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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지상파 CBS방송 성공 이끈 미디어 거물...잇따른 성폭행 의혹 폭로에 사임

    미 지상파 CBS방송 성공 이끈 미디어 거물...잇따른 성폭행 의혹 폭로에 사임

    부진에 허덕이던 CBS를 미국 내 시청률 1위의 지상파 방송사로 이끈 미디어업계 거물 레슬리 문베스(68) 최고경영자(CEO)가 성폭행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CBS 이사회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문베스가 CEO, 이사회 의장, 회장 자리에서 모두 물러난다고 밝혔다. 1995년 CBS엔터테인먼트 사장으로 시작해 2006년 CEO에 오른 문베스는 세계적으로 마니아를 양산한 범죄수사 드라마 ‘CSI’ 등 프로그램으로 콘텐츠의 질을 향상시킨 것은 물론 쇠퇴해가던 TV·라디오 방송국을 디지털 플랫폼의 성공적인 프로그램 제공자로 변화시켜 20년 넘게 CBS코퍼레이션을 이끈 중심 축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다수의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과 성희롱을 일삼하온 사실이 폭로되면서 파국을 맞게 됐다. 미 시사주간지 뉴욕커는 지난 7월 30일 문베스가 30여년에 걸쳐 여성 6명에게 강제로 입맞춤 등 신체 접촉을 하고 직장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도록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피해 여성 중 한 명인 일리나 더글라스는 1997년 CBS방송의 한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는데 문베스가 강제로 키스를 요구했고 이를 회피하자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첫 보도 이후 CBS 이사회는 독립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법률회사를 고용해 문베스의 성폭력 의혹에 관한 자체 조사를 벌여왔으나 문베스의 즉각적인 업무 중지와 퇴출 요구는 거부했었다. 그러나 뉴욕커가 이날 문베스의 추가 성폭행 의혹을 잇따라 보도하면서 CBS 이사회는 수 시간 만에 사임을 발표하는 성명을 냈다. 이와 함께 문베스의 퇴직금 중 2000만 달러(약 225억원)를 ‘미 투’ 운동과 성별 임금 격차 해소 관련 단체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추가 보도에는 문베스가 피해자들에게 강제로 성관계를 요구한 것은 물론 자신의 신체를 노출하고 물리적 폭력과 협박을 사용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들 피해자는 모두 실명으로 피해 사실을 고발했다. 문베스는 이에 대해 뉴요커에 보낸 성명에서 “기사에 실린 끔찍한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 진실은 내가 CBS에 오기 전인 25년여 전 이 여성들 중 3명과 합의된 성관계를 한 것이며, 난 여성의 커리어와 발전을 방해하는 데 내 지위를 사용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반박했다. 문베스는 약 1억 달러로 추산되는 거액의 퇴직금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이번 조사가 끝날 때까지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일단 빈 손으로 물러나게 됐다. 여성 단체들은 문베스가 거액의 퇴직금을 챙길 수 있다는 보도에 강력 반발하고 나서기도 했다. 문베스는 대학 졸업 후 뉴욕 네이버후드플레이하우스에서 연기 공부를 한 뒤 ‘600만불의 사나이’ 등 많은 드라마와 연극에 출연했다. 그후 브로드웨이에서 연극 제작자로 변신했다가 1985년 로리마TV의 영화 및 미니시리즈 담당 이사, 1993년 워너 브로스TV 사장을 거쳤다. 그는 CBS 앵커 겸 방송제작자인 중국계 미국인 줄리 첸과 2004년 재혼 후 낳은 아들 1명을 포함해 네 자녀를 두고 있다. 한편 CBS 이사회는 임시 CEO로 조이 이아니엘로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중국 보복의 전조인가?”

    “중국 보복의 전조인가?”

    “중국의 보복이 시작되는가?” 중국 대륙에 진출한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등 미국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매출이 급속히 하락하는 바람에 ‘중국의 불매운동’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밀리는 기색이 역력한 중국이 민족주의 정서가 강화되면서 중국의 소비자들이 미국계 프랜차이즈 대신 중국계 토종 프랜차이즈를 주로 찾아 맥도날드 등 미국 프랜차이즈 업체의 매출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는 게 SCMP의 분석이다. 물론 아직 중국의 조직적인 불매운동 움직임은 포착된 것은 아니다.현재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미국계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는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KFC, 버거킹, 피자헛 등이다. 중국 진출 최대 프랜차이즈 업체인 KFC는 현재 중국 전역에 82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66억 달러(약 7조 3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위인 맥도날드는 지난해 3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스타벅스는 3400개인 중국 내 매장을 오는 2020년까지 해마다 600개씩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2분기 스타벅스의 매출은 2% 하락했다. 전년 같은 기간의 7% 증가에 대비하면 급격하게 하락했다. 스타벅스 뿐만 아니다. 피자헛, KFC 등도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반면에 중국 토종 브랜드인 ‘루이싱(瑞幸·luckin) 커피’가 온라인 주문과 배달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 얻는 등 외국 브랜드와 달리 중국 브랜드의 성장세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토종 브랜드가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 점도 있지만 중국의 민족주의 정서가 미국계 프랜차이즈의 매출 둔화를 불러오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조직적인 미국 프랜차이즈 불매운동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토종 브랜드들은 “우리 것을 먹자”는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하는 광고를 활용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미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인 적도 있다. 2016년 7월 미국이 필리핀을 자극해 남중국해 분쟁을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가자 미 대표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였다. 당시 맥도날드와 KFC 등은 모두 1% 이상 매출이 줄었다. 그러나 공산당이 주도하는 조직적인 불매운동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 공산당이 “미국에 대해 보복을 하겠지만 미국의 개별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지는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까닭이다. 사정이야 어떻든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미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한 조직적인 불매운동이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SCMP는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매년 25㎝씩 가라앉는 도시는? 아시안게임 여는 자카르타!

    매년 25㎝씩 가라앉는 도시는? 아시안게임 여는 자카르타!

    한 해에 무려 25㎝씩이나 지반이 내려앉는 지역을 끼고 있는 무시무시한 도시는? 오는 18일 제18회 하계아시안게임의 막을 올리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다. 1000만명이 모여 사는 이 도시는 해마다 산불로 인한 연무, 극심한 공기 오염, 하수구 같은 수질로 악명 높은데 앞으로 32년쯤 뒤에는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길 것이란 끔찍한 경고까지 나와 있다. 원래 늪지에 건설된 이 도시는 자바해가 끊임없이 밀려와 뭍을 갉아먹고 13개의 강물이 흘러 홍수가 일상 다반사가 됐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 거대한 도시가 차츰 땅 밑으로 가라앉는 것이라고 영국 BBC가 12일(현지시간) 전했다. 반둥공과대학에서 지난 20년 동안 자카르타의 지반 침식을 연구한 헤리 안드레아스는 “자카르타가 수면 아래 잠길 가능성은 웃어넘길 문제가 아니다”며 “우리의 예측 모델에 따르면 2050년이면 북자카르타의 95%가 물 아래 잠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전조가 시작됐다. 북자카르타는 10년 동안 2.5m가 가라앉았다. 이는 해안을 낀 전 세계 대도시의 평균 침하 폭의 곱절이 넘는다. 자카르타의 연간 침하 폭은 1~15㎝이며 이미 시의 절반 가까이가 해발고도 아래 위치해 있다.특히 북자카르타가 심각한데 무아라 바루 지구에는 통째로 폐가가 된 건물이 있는데 어업회사가 소유했다가 포기했는데 1층 베란다 빼대만 남아 있다. 1층 바닥에는 물이 잔뜩 고여 있다. 자동차로 5분 거리의 노천 생선시장 건물 중에도 금간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건물이 적지 않다. 중국계 자본이 뛰어들어 이곳을 고급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는 노력도 한창이다. 자카르타의 다른 지역도 천천히 진행될 뿐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자카르타의 지반은 매년 15㎝씩 가라앉고, 동자카르타는 10㎝, 자카르타 정중앙은 2㎝, 남자카르타는 1㎝ 가라앉고 있다. 세계의 바다를 낀 대도시는 어디나 예외없이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 상승이라는 위험에 맞닥뜨리고 있지만 자카르타는 그 속도를 훨씬 뛰어넘어 전문가들도 놀라게 한다. 그런데도 자카르타 시민들은 날마다 마주하는 일상이라 여겨 별달리 놀라지도 않고 대책 마련의 목소리를 내지도 않는다는 것 때문에 또한 번 전문가들을 놀라게 만든다.원인은 지하수를 과다하게 뽑아 쓰기 때문으로 모아진다. 먹는 물이나 씻는 물 등등으로 무분별하게 관정을 파 쓰기 때문이다. 대다수 지역에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아 모두들 각자 관정을 파 지하수를 쓰고 있다. 바람 빠진 풍선처럼 지하수가 비워지면 지반이 내려앉는 식이다. 단독주택 소유자건 대형 쇼핑몰 주인이건 마음대로 관정을 파게 하는 느슨한 규제도 한몫 한다. 당국은 자카르타만 바깥 바다 32㎞에 걸쳐 17개의 인공섬들을 만들고 연안에 담을 세워 도시를 구하는 프로젝트에 400억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네덜란드와 한국 정부도 팔을 걷어붙여 인공 산호를 만들어 바닷물 높이를 낮추고 강물의 범람을 막는 계획을 돕고 있다. 이렇게 하면 비가 올 때 문제가 됐던 범람을 막을 수는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 환경단체 등은 지난해 보고서를 내 인공섬 계획이 지반 침하를 막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 물연구소 델타레스의 얀 얍 브링크먼은 “오직 한 방법 밖에 없으며 모두가 그걸 알고 있다”며 “모든 지하수 개발을 중단시키고 빗물이나 강물, 인공 저수지에서 가져오는 수돗물 등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아니에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덜 극적인 방법에 기대고 있다. 법적으로 허용된 양만큼만 지하수를 퍼올리게 하고 이른바 ‘배수구’라 불리는 방법을 해보자는 것이다. 구멍을 뚫을 때 그 구멍을 통해 지상의 물이 지하로 스며들 수 있게도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도쿄가 50년 전에 시도했던 이 방법은 너무 비싸게 든다는 문제점이 있다. 일본 정부는 당시에 지하수 개발을 전면 금지했고 기업들은 쓰는 만큼 관정 비용을 대게 했다. 그 결과 상당히 지반 침하에 제동이 걸렸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자카르타 주민들이다. 그들 대다수가 그저 운명처럼 지반 침하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소피아 포르투나는 “여기 사는 건 위험한데 이곳의 모든 사람들이 그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50대 여성, 미군 장성 사칭 SNS 연인에 속아 수천만원 날려

    울산에 사는 50대 여성 A씨는 페이스북을 이용하다 낯선 외국인 남성으로부터 대화 신청을 받았다. 이 남성은 자신을 중국계 미국인이고, 이라크에 파병된 특수부대 소속 장성이라고 소개했다. 남편과 이혼한 A씨는 이 남성과 서로 사진을 주고받으며 수시로 연락했다. A씨는 남성과 약 2개월간 SNS상에서만 대화를 주고받았을 뿐 전화 통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을 ‘내 사랑’이라고 부르는 남성의 달콤한 말에 그의 존재를 전혀 의심치 않았고, 그가 군에서 은퇴하면 결혼할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남성은 A씨에게 “이라크에서 나가려면 외교관을 통해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면서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했다. 또 “군 은퇴 자금으로 받을 예정인 39억원을 당신에게 주겠다”며 “자금을 받으려면 수수료가 필요하다”면서 재차 돈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지난달 3차례에 걸쳐 5만달러(5600만원 상당)를 울산시 남구의 한 은행에서 송금했다. A씨는 지난 8일에도 모 은행 남구 야음동지점에서 언니 명의로 3만 5000달러(3900만원 상당)를 또다시 남성에게 송금하려 했다. 자신은 이미 5만달러를 보내 해외송금 제한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기 사건과 유사하다고 생각한 지점장이 A씨의 송금을 미루고, 남부경찰서 야음지구대로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야음지구대 경찰관들은 이를 사기 사건으로 보고 A씨를 설득해 돈을 보내지 않도록 조처했다. 경찰 확인 결과, 신원 미상의 사기범이 실제 미군을 사칭해 A씨를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기범이 사칭한 군인은 실제로 미군에서 36년간 근무하다 지난해 퇴직했고, 이런 내용이 기사화된 것으로 경찰관이 확인했다. 경찰은 사기범이 A씨에게 준 사진도 이 미군의 얼굴을 도용한 것으로 밝혀냈다. A씨는 경찰관이 포털사이트에서 진짜 인물을 검색해 보여 주자 그제야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번 사건은 사기범이 유명한 군인을 사칭해 SNS 사용자를 대상으로 친분을 쌓고, 믿음을 갖게 한 뒤 결혼을 빙자해 돈을 요구하는 신종 금융사기인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수법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미군을 사칭한 사기가 SNS를 통해 빈발하고 있다”면서 “SNS상에서 개인정보나 금품을 요구할 때에는 범죄를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중국 산업 스파이 속속 체포결과 발표하는 미국 FBI

    중국 산업 스파이 속속 체포결과 발표하는 미국 FBI

    지난 3일 미국의 쌀 관련 기술을 훔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두 명의 중국 농업 연구원이 기소됐다. 미국 대배심은 류쉐쥔(49)과 쑨웨(36)가 무역 기밀과 기술을 훔치려 했다는 미 아칸소 검찰의 기소를 받아들였다. 아칸소주 리틀록의 연방수사국(FBI) 요원 다이엔 업처치는 “류와 쑨에 대한 기소는 우리의 무역 비밀과 기술을 훔치려 하는 이들에게 확실한 경고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미국은 최근 농업 부문 고위급 공무원들에게 의심스러운 활동에 대한 보고와 경계 태세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농업 관련 국가 및 경제 안보에 대한 위협이 커졌다는 것이 이유로 다분히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분석된다.  류와 쑨은 아칸소와 캔자스의 쌀 연구 및 생산 시설을 방문했으며 중국으로 귀국하는 길에 그들의 짐에서 훔친 쌀 종자가 관세 요원에 의해 발각됐다. 이 종자는 벤트리아 바이오사이언스라는 기업이 만들어낸 것으로 특별한 단백질 성분을 쌀에서 추출해 의약품 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근무하던 중국계 미국인도 회사 기밀을 빼돌려 중국으로 유출한 혐의로 체포됐다. 홍콩 명보는 5일 미 FBI가 지난 1일 GE 직원인 정샤오칭(55)을 회사의 핵심기술과 관련된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뉴욕 주에 있는 자택에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민인 정샤오칭은 중국 국적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FBI는 4년에 걸친 수사 끝에 그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정샤오칭은 2014년부터 GE의 산업기밀을 담은 수천 개의 파일을 빼돌린 후 이를 중국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석양 풍경 등을 담은 평범한 디지털 사진에 이진법 코드로 데이터를 은밀하게 심는 이른바 ‘스테가노그래피’ 수법으로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유출한 정보에는 GE의 에너지·발전 분야 계열사인 GE파워의 터빈 기술 등이 담겨 있었다고 미 법무부는 밝혔다.  FBI에 따르면 정샤오칭은 지난 2년간 다섯 번이나 중국 난징 출장을 다녀왔고, 그의 자택에서는 기술 정보를 제공하는 개인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상 내용을 담은 안내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는 FBI 심문과정에서 스테가노그래피 수법으로 5∼10차례 회사 정보를 유출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산업기밀을 유출한 혐의가 인정돼 유죄판결을 받으면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25만 달러에 달하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정샤오칭은 2015년 남동생이 중국 난징에 항공기술회사를 설립했으며, GE의 기술을 이 회사에서 사용하려 했다고 밝혔다. 중국 회사는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로부터 자본 투자를 받았다. 정샤오칭은 중국 정부의 인재육성 프로젝트인 ‘천인계획’에 선발된 인재로 미국의 기밀 항공발전 기술을 중국 관련 분야에 이식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명보는 전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견제구로 비상 걸린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견제구로 비상 걸린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

    중국의 ‘중국제조 2025’ 전략에 맞춘 첨단기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첨단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중국 자본의 자국 기술기업 투자를 잇따라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지이신문의 영문판 자매지 닛케이아시안리뷰는 30일 독일 정부가 중국 기업의 정밀기계업체 라이펠트메탈스피닝 인수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의 라이펠트 인수는 공공질서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탓에 금지됐다고 독일 여당의 한 관계자가 설명했다. 독일 경제부는 다음 달 1일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직원 200여 명을 둔 강소(强小)기업인 라이펠트는 항공우주와 원자력 산업에 쓰이는 첨단 정밀기기를 생산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로켓을 만드는 데 쓰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기술 경쟁력이 뛰어나다. 인수를 추진한 중국 기업은 원자력 관련 장비를 취급하는 옌타이타이하이(煙臺臺海)그룹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는 앞서 27일 정책금융기관인 독일재건은행(KfW)을 동원해 송전회사 ‘50헤르츠’의 지분 20%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재건은행의 지분 인수는 중국 국가전망공사(國家電網公司·SGCC)의 지분 인수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다. 50헤르츠는 독일 4대 송전회사 중 하나로 SGCC가 올해 초부터 지분 매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다. 독일 정부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정부는 주요 에너지 시설 보호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외국 자본의 기업 인수와 관련해 강화된 규제를 처음으로 적용한 것이다. 지난해 7월 독일은 EU 밖에 있는 해외 기업의 투자나 인수가 공공질서나 국가안보를 위협할 경우 전략적으로 주요 기업의 지분 25% 이상을 외국 기업이 인수하지 못하게 이를 거부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제정했다. 외국 기업의 인수·합병(M&A)이 공공질서나 국가안보를 저해하는지 조사하는 기간도 2개월에서 4개월로 늘렸다. 이 규정은 중국의 첨단기술 확보 시도를 정조준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설명했다. 독일의 움직임이 핵심 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선별 또는 억제하려는 미국과 유럽의 조치 중 일부라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의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중왕(忠旺)그룹의 미 알루미늄 기업 알레리스 인수와 중국계 사모펀드 캐넌브리지의 미 반도체 기업 래티스반도체 인수를 잇따라 불허했다. 미국은 이어 지난 주에는 의회를 통해 자국 기술과 관련된 해외 투자와 거래에 대한 심사 절차를 강화했다. 영국 정부도 국가 안보를 침해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기업이나 특허, 기타 자산에 대한 해외 인수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할 계획을 발표했다. 후오타리 미코 독일 싱크탱크 메르카토르중국학연구소(MERICS) 연구원은 “중국의 해외 자산에 대한 욕구로 인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선진국들이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택시요금 100만원 더 낸 승객 찾아내 돌려준 택시운전사

    택시요금 100만원 더 낸 승객 찾아내 돌려준 택시운전사

    높은 윤리의식을 지닌 한 택시 운전기사가 손님이 실수로 더 많이 낸 택시비를 돌려주기 위해 애를 쓴 사연이 알려져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다. 지난 23일 월요일 중국 산시성 시안 거리를 달리던 택시기사 장펭은 자신의 ‘위챗 월렛’(WeChat wallet)을 확인하던 중 깜짝 놀랐다. 자신이 태웠던 손님 중 한 명이 65위안(약 1만 7000원) 요금을 6500위안(약 107만원)으로 잘못 지불한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위챗 월렛은 중국의 모바일 지급·결제 서비스인 위쳇페이로 입출금 받은 돈을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모바일 통장이다. 은행 계좌 사용 수수료, 카드 수수료가 들지 않아 이를 사용하는 택시 운전기사들이 늘고 있다. 장씨는 지난 기록을 바탕으로 기차역에서 호텔로 데려다준 단체 손님 4명이 과한 요금을 지불했을 것이라 추측했고, 잘못 낸 택시비를 돌려주기 위해 역추적에 나섰다. 우선 자신의 택시회사 차량 배치 담당자에게 해당 단체 손님들을 찾아낼 수 있는지 물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오자 그는 손님들을 내려다 준 호텔에 아직 머물고 있는지 알아보는 게 빠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호텔 접수처로 달려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한 장씨는 손님들이 호텔에 있다는 정보를 알아냈고, 손님과 재회해 자초지종을 말해주었다. 시안을 처음 방문한 중국계 미국인 손님 리우는 “위챗페이, 알리페이와 같은 모바일 결제 방식은 낯설다. 사용 방법을 잘 모른다”면서 “미국에서 돈을 지불할 때처럼 하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소수점을 잘못 인식해 뜻하지 않게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됐다”고 밝혔다. 답례를 하고 싶었던 리우는 6300위안(약 103만원)만 돌려달라고 했지만 택시운전사 장씨는 말도 안된다며 돈을 다 돌려줘야한다고 고집했다. 장씨가 극구 사양하자 리우는 “믿을 수가 없다. 모른 척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는 정말 정직했다. 6500위안(약 107만원)은 정말 큰돈이다. 나는 어제 그가 돌려준 돈 덕분에 무척 기뻤다”며 장씨에게 진심을 전했다. 사진=셔터스톡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무역전쟁 중에… ‘진격의 페북’ 7억 대륙 공략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페이스북이 최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자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10년 만에 재진출을 추진하는 것으로 지난해 기준 인터넷 사용자 7억 7200만명에 이르는 중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8일 중국 기업신용정보공시시스템에 자본금 3000만 달러(약 338억원)의 페이스북 자회사 ‘롄슈 사이언스 앤 테크놀로지’가 등록됐다고 25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등록처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의 본사가 위치한 항저우다. 전체 지분은 페이스북 홍콩 지사가 보유한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이날 법인 설립과 관련, “우리는 중국의 개발자, 혁신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혁신 허브’를 항저우에 구축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개발자와 사업가들의 혁신과 성장을 지원하는 연수와 워크숍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중국에 처음 진출했다가 1년 만인 2009년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대규모 유혈충돌 당시 반정부 시위 세력의 목소리가 페이스북을 통해 나왔다는 이유로 당국에 의해 차단된 페이스북이 이번에는 우회로를 택해 재진입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는 현지 인재 양성, 기업과의 제휴 등 방식으로 중국 진출 기반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페이스북이 자사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이 차단당한 상황에서도 자회사를 설립한 건 재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고 풀이했다. 페이스북 모바일 메신저 와츠앱도 지난해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서비스가 차단됐다. 중국계 미국인 부인을 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015년 칭화대에서 중국어로 연설을 했고 2016년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 앞에서 조깅하는 사진을 올리는 등 끊임없이 중국 시장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페이스북 자회사 설립 소식이 알려진 24일 저녁부터 중국 기업신용정보공시시스템에서 법인 등록정보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NYT는 “페이스북이 중국 재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얼마나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배우 정양 셋째 임신, 수영복 입고 ‘완벽 D라인’ 과시 “임신 5개월 차”

    배우 정양 셋째 임신, 수영복 입고 ‘완벽 D라인’ 과시 “임신 5개월 차”

    배우 정양이 셋째를 임신했다. 15일 배우 정양(38)이 셋째 임신 소식을 전했다. 정양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임신 5개월. 이번엔 스튜디오 만삭 사진 대신 친구가 여행지에서 찍어준 사진으로 대체. 셋째는 더욱 빠른 속도로 커지는 배에 하루하루가 놀랍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임신 사실을 알렸다. 정양이 공개한 사진에는 홍콩 마카오 한 워터파크에서 수영복을 입고 물놀이를 즐기는 그의 모습이 담겼다. 볼록 나온 배가 눈길을 끈다. 한편 정양은 지난 2000년 방영된 MBC 시트콤 ‘세친구’로 얼굴을 알렸다. 인기 배우로 자리매김한 그는 2012년 중국계 호주인 남성과 결혼하며 배우 활동을 접었다. 정양 남편은 4살 연상으로, 금융업계 종사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2016년 첫아들을 얻고, 이듬해 둘째 아들을 출산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짝퉁 상품도 모자라 짝퉁 매장까지 낸 중국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짝퉁 상품도 모자라 짝퉁 매장까지 낸 중국 기업들

    한국 매장인양 꾸며놓은 중국계 브랜드 생활용품점들이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루고 있다. 한국 드라마나 K-POP, 영화, 게임 등 한류에 힘입어 나날이 높아지는 한국의 위상에 편승해 베트남과 필리핀은 물론 터키와 호주, 러시아, 캐나다, 멕시코 등 세계 전역에 이들 매장이 들어서며 성업 중인 것이다.한국 매장을 흉내낸 무무소(MUMUSO)와 일라휘(ilahui), 미니굿(MIMIGOOD) 등 중국계 브랜드 생활용품점이 베트남 지역에서만 거의 100개에 이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 자료를 인용해 지난 7일 보도했다. 무무소는 한국에도 많은 매장을 보유한 다이소처럼 다양한 생활용품을 저가로 파는 유통 브랜드다. 판매하는 물건도 화장품, 캐릭터 상품, 세면 용품·세제 등 생필품, 간식 거리, 전자 제품, 수납 용품, 사무용품 등 거의 똑같다. 특히 한국 뷰티상품인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네이처리퍼블릭, 코스모코스의 꽃을든남자 등의 제품을 베낀 제품들이 팔려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한국 유통소매점으로 보이지만 정작 한국인들이 이용에 어색해 하는 게 이들의 출신 성분을 알려주는 유일한 단서”라고 전했다. 그만큼 한국 소매점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베트남 사회 저변에 짙게 깔린 반중(反中) 감정을 비껴가면서 한류를 타고 형성된 한국 제품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악용하고 있는 얘기다. 한국의 특정 브랜드의 패키지를 모방하고 있는 만큼 이를 오인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경우 한국산 제품들의 이미지가 훼손될 공산이 크다. KOTRA에 따르면 무무소는 2016년 12월 베트남에 진출해 하노이와 호찌민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 27개 매장을 열었다. ‘무궁생활’(木槿生活)이라는 한글 상표와 한국을 뜻하는 ‘Kr’을 브랜드에 붙였다. 무무소는 자체 웹사이트에 한복을 입은 여성들을 올려놓고는 “무무소는 패션에 특화한 한국 브랜드”라고 ‘당당하게’ 소개하고 나섰다. 2014년 11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설립된 무무소는 “한국과 호주, 필리핀, 중국, 말레이시아 등 수많은 국가에 체인이 있다”며 한국 특허청에서 받은 것이라며 홈페이지에 무무소와 무궁생활 상표등록증을 올려놓기도 했다. 제품 설명에 상표를 ‘MUMUSO-KOREA’라고 적은 스티커를 붙여놓기도 했다. 필리핀에서 무무소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무무소는 같은 기간 38개의 매장을 열었다. 수도 마닐라 매장의 한 직원은 서울에 둔 회사 주소가 거짓임이 밝혀졌음에도 “우리는 한국 회사”라는 주장을 폈다고 FT는 전했다. 마닐라의 무무소 매장을 한국 브랜드로 알고 찾은 메일리 타불라는 사람들이 한국 사람에 대해 말할 때는 “한국인들의 피부를 먼저 떠올리고 고품질 뷰티 제품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K-팝 팬이라는 하이디 고페즈도 한국 브랜드 때문에 매장을 찾게 됐고 “한국 분위기 때문에 매장에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무무소는 터키에서도 영업을 개시했다. 무무소는 최근 터키 유력 언론인 휴리예트가 ‘한국 브랜드’로 소개했다. 지난 6월엔 캐나다 밴쿠버에도 매장을 냈다. 무무소는 앞서 호주와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 멕시코 등에도 진출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무무소는 UAE 홈페이지에서는 버젓이 한국 패션점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러시아 진출 계약식에서는 태극기를 준비하고 공식 홈페이지에는 “한국에 갈 시간이 없으면 무무소로 오세요”라고 적어 놓기도 했다. 무무소 본사는 이와 관련해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2016년 9월 베트남에 진출한 일라휘도 ‘연혜우품’이라는 한글 상표를 쓰고 ‘Korea’를 브랜드에 붙인 채 영업을 하고 있다. 28개 매장을 개설해 베트남의 매장 수로는 가장 많다. 일라휘 측은 “2010년 설립해 아시아 지역에 1000개 이상의 매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삼무’라는 한글 상표를 함께 사용하는 미니굿도 2016년 9월 베트남에 매장을 처음 연 뒤 현재 15곳으로 확장했다. 미니굿은 매장 곳곳에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한국어 안내판을 달아놨고, 제품 설명란에 흔히 원산지를 표시하는 것과 달리 ‘미니굿 코리아’가 디자인했다고 적어놨다. 태국에서는 아르코바(Arcova)가 ‘코리안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를 표방하며 중국산 제품을 한국 제품으로 속여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매장은 한국 아이돌 가수의 음악을 종일 틀어놓고 어설픈 한국어가 적힌 중국산 저가제품을 내다팔고 있는 공통점이다. 이중 상당수는 한국이나 일본 유명 제품을 본뜬 ‘짝퉁’ 상품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지인들은 이들 매장이 한국 기업이 운영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은행원인 20대 베트남 여성은 “주로 쿠션이나 캐릭터 디자인 상품을 구해하기 위해 무무소에 들린다”며 “무무소의 제품들이 사실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한국 기업들이 유통을 관리하니 품질이 크게 저질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코트라 호찌민 무역관 관계자도 “베트남은 지적재산권 개념이 이제 형성되는 단계라 단속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한국이나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중국계 브랜드가 한국매장으로 위장하는 까닭은 간단하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한류 덕분이다. 여기에다 한국이 일본과 달리 이들 지역과 역사적 악감정이 적고, 중국처럼 영토분쟁에 휩쓸리지 않는 점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한국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삼성은 베트남 최대의 외국인 투자자이며, 베트남 전역에서 현지인 10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음악과 영화, 도서, 게임 등을 포함한 한국 문화 콘텐츠의 올해 세계 수출 규모가 전년보다 9% 가까이 늘어난 73억 달러(약 8조 12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화장품의 경우 세계 전체 매출액이 2009년 4억 5100만 달러에 그쳤으나 지난해 40억 달러로 10배나 폭증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한국 화장품을 쓴다는 것이 신분을 과시하는 상징일 정도다. 이 때문에 중국계 브랜드의 짝퉁 제품에 이어 짝퉁 홈페이지까지 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중국 업체와의 ‘짝퉁 홈페이지’ 소송에서 최종 승리하면서 알려졌다. 국내 화장품 업체가 짝퉁사이트 업체와의 상표권 소송에서 이겨 배상금을 받아낸 것은 처음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월 라네즈 브랜드의 공식 홈페이지처럼 꾸민 짝퉁 사이트를 운영한 중국 A업체를 상대로 상표권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1심에서 승소했고 이후 A업체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해당 사이트는 아모레퍼시픽이 운영 중인 라네즈 공식 홈페이지와 유사한 도메인을 사용하면서 디자인을 도용했다. ‘다이궁(代工·보따리상)’ 등을 통해 몰래들여온 제품이 해당 사이트에서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중국 브랜드의 가짜 한국 매장들이 활개를 치는 데 대해 “한국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사드(THAAD·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중국 본토에서 한국 제품 및 기업들이 쫓겨난 빈자리를 이들 기업이 대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짝퉁 기업이 원조 기업을 위협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애플 짝퉁’으로 시작한 샤오미는 창업 3년 만에 중국 시장 판매량에서 애플을 뛰어넘었다. 9일 홍콩 증시에 상장한 샤오미는 4년래 기술 부문에서 세계 최대 규모인 47억 2000만 달러를 조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문 대통령,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인도에서 만날까

    문 대통령,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인도에서 만날까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와 싱가포르를 순방하는 일정 중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5일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오는 9일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삼성 관련 일정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이 공장은 삼성전자가 6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해 만드는 인도 최대의 핸드폰 공장”이라며 “지금 인도 내 핸드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이지만, 중국계 기업들과 시장점유율 1%를 두고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현대차가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대통령이 직접 충칭공장을 방문해 격려한 적도 있다”면서 “이런 흐름에서 이번 (순방에서도) 경제와 기업이 매우 큰 이슈”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전세계 국가 중 인도시장을 제일 먼저 개척해 성공한 국가가 한국이다. 자동차 시장은 현대, 전자시장은 삼성과 엘지가 개척해 세계적 성공사례로 회자됐다”며 “그러나 우리 기업과 국민이 중요성을 망각하는 사이 중국과 일본이 엄청난 투자와 물량공세를 해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이 잃어버린 시장을 회복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준공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할 가능성도 크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사절단에는 윤부근 부회장 등이 들어가 있지만, 이 (일정은) 개별기업의 일정이기 때문에, 그 기업의 최고위급이 참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의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문 대통령이 삼성그룹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괜찮은가’라는 질문에는 “왜 오면 안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전문경영인이 다 오기 때문에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양대노총 위원장을 만났을 때 마힌드라 그룹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쌍용차 문제 해결과 관련해 논의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양국 핵심 기업인들이 모인 한·인도 CEO 라운드 테이블에 마힌드라 회장도 참석하기 때문에 문 대통령과 조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쌍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별도의 미팅이 예정돼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진핑 “맞으면 때린다”… 中, 대미보복 예고

    시진핑 “맞으면 때린다”… 中, 대미보복 예고

    트럼프 “작년 적자 8000억弗 우리가 중국을 건설했다” 주장 對中 관세 보복 거듭 강력 시사“한 대 맞으면 한 대 때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폭탄에 이어 대중 투자제한·수출통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미 반격을 공개 천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시 주석은 지난 21일 글로벌 최고경영자(CEO)협의회 소속 CEO 20명과 만나 “서양에는 누군가 당신의 왼뺨을 치면 다른 뺨도 대라는 개념이 있다”며 “우리 문화에서는 ‘주먹’으로 돌려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을 열 것”이라며 중국과 무역 갈등을 빚지 않는 국가들을 우대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회의에는 골드만삭스와 프로로지스, 하얏트호텔 등 미 기업과 폭스바겐, 아스트라제네카 등 유럽 기업의 CEO가 참석했다. 글로벌CEO협의회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참석하는 게 관행이지만 올해에는 이례적으로 시 주석이 주재했다. WSJ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는 데 대해 시 주석이 ‘전투적 접근’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트위터에 “무역은 반드시 공평해야 하며 더이상 일방통행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올린데 이어 25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주지사 지지유세에서는 “지난해 우리는 무역 분야에서 8170억 달러(약 913조 4060억원)를 잃었다. 물론 (적자의) 가장 큰 부분은 중국”이라며 “우리가 중국을 ‘건설’했다”고 주장하면서 대중 관세 보복을 거듭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은 오는 30일 발표할 예정인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대미 투자 제한 조치가 중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25일 밝혔다. 중국 기업은 물론 미국의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훔쳐 가고 도용하려는 모든 나라의 기업에 해당하는 조치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므누신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이런 입장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투자 제한과 관련한) 성명은 중국에 특정한 게 아니라 우리 기술을 훔쳐 가려고 시도하는 모든 나라를 겨냥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WSJ 등은 전날 미 정부가 중국으로의 첨단기술 유출을 막고자 중국계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산업상 중요한 기술’에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보도를 축소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26일 전했다. 보도지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 정부 고위관리의 발언 및 논평을 그대로 보도하지 말고, 미 언론매체의 무역전쟁 관련 보도에 대해 중국 상무부의 답변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보도하도록 했다. 지침에는 “끝까지 갈 각오를 하라”는 류허(劉鶴) 부총리의 내부 발언도 포함돼 있어 전쟁을 꺼리기보다는 지구전 체제로 들어가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피플 인 월드] 중국계 바이오 사업가, 언론재벌로 변신

    [피플 인 월드] 중국계 바이오 사업가, 언론재벌로 변신

    美 6대 일간지 LAT 등 인수 “독자 원하는 콘텐츠 내놓을 것” 미국 6대 일간지 중 하나인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샌디에이고 최대 신문인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 스페인어 일간 ‘호이’ 등 3개 매체 소유권을 18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넘겨받는 중국계 패트릭 순시옹(65)은 암 치료제 개발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제약바이오 사업가이자, LA 지역 최고 부호이다.미 언론들은 이날 순시옹이 잔금을 치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순시옹은 이들 매체가 소속된 ‘캘리포니아 뉴스 그룹’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게 된다. 외과의사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가 신문사를 인수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순시옹은 17일 LAT에 실린 ‘독자들에게 드리는 편지’에서 “이번 인수는 지극히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밝혔다. 미 타임지 편집국장을 지낸 노먼 펄스틴은 “그가 많은 돈을 벌기를 기대한다고 보진 않지만 분명히 사업을 운영하듯 그룹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면서 “순시옹은 사람들이 돈을 내더라도 보길 원하는 콘텐츠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LAT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16년 LAT를 소유한 미 언론재벌인 트롱크 주식회사에 투자하면서부터다. 순시옹은 적대적 인수·합병 위기를 맞았던 트롱크에 7050만 달러(약 778억여원)를 투자해 트롱크와 LAT를 지켰다. 이후 트롱크의 LAT 경영권이 약화되자 지난 2월 약 5억 달러를 들여 인수하기로 했다. LA 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올해 집계된 순시옹의 자산은 216억 달러로,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를 제쳤다. 미국 내 자산 순위 55위, 전 세계 151위이다. 한의사였던 그의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피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정착했다. 남아공에서 태어난 순시옹은 수도 요하네스버그 종합병원에서 인턴을 마친 뒤 31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8년간 UCLA 의대 교수로 활동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유방암 치료제인 ‘아브락산’을 개발하면서 억만장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거대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인 ‘난트웍스’를 설립해 캘리포니아 지역 병원 6곳을 인수하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숨겨진 패를 읽어라” 치열한 정보전

    北 최대 인력 투입 회담 최종 점검 한·중·일도 물밑 정보 수집 총력 美정보기관, 中첩보 활동에 촉각 ‘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각국이 치열한 정보전에 돌입했다. 중요한 회담일수록 내밀한 ‘작전 회의’나 교섭 내용, 공개되지 않는 합의 사항들을 먼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한 만큼 회담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은 물론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이 모든 외교자산을 동원해 물밑에서 정보 수집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회담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은 가용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의전과 경호 및 현지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한 미대사관 직원들은 이달 초부터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이 10일 전했다. 백악관은 정상회담이 확정된 직후부터 한국어가 능통한 외교관들을 싱가포르에 급파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과 조 헤이긴 미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이 의전과 경호 등에 대해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게다가 북·미 간에는 상대 카드를 읽기 위한 첩보전도 전개될 공산이 크다. 일본은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과 6자회담 수석대표인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이날 싱가포르에 급파했다. 일본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정보 수집을 위해 두 사람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정부도 청와대뿐만 아니라 외교부 등 관계부처 인력을 현지에 파견해 회담 정보를 수집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은 특히 중국의 정보 수집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첩보 활동 차단이 중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고 NBC방송이 지난 8일(현지시간) 전했다. 전직 미 관리는 중국은 싱가포르에서 뛰어난 첩보 수집 능력을 갖고 있다며 “중국 측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회의에서 무슨 말이 나오고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NBC는 미 관리들이 자신을 접대하는 현지 식당이나 술집 웨이터들이 중국 쪽에 매수될 가능성을 우선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는 중국과의 교류가 왕성한 곳이다. 북한과 미국 양쪽 모두와 관계가 좋아 정상회담 장소로 낙점됐지만 중국계가 많은 ‘화교 국가’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싱가포르 ‘등거리 실리외교’ 트럼프·김정은 사로잡았다

    싱가포르 ‘등거리 실리외교’ 트럼프·김정은 사로잡았다

    1965년 독립 이후 모든 나라와 친교 한국보다 北과 먼저 통상대표부 설치 美항공모함 정박 창이해군기지 조성 폼페이오 “북·미 정상회담 유치 감사”“싱가포르가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흔쾌히 유치해 줘서 감사하다. 싱가포르는 정직하고 중립적인 중재자, 주최자 역할을 할 역량이 충분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를 방문한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을 극찬했다. 그 자리에서 발라크리슈난 장관은 “우리는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역내 긴장 완화와 평화 증진을 바랄 뿐”이라고 겸손한 어조로 화답했다.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최국인 싱가포르의 외교적 위상이 격상하고 있다. 발라크리슈난 장관은 워싱턴 일정을 마친 뒤 7일에는 중국 베이징을 거쳐 북한 평양을 방문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북·미 회담 관련 의전·경호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 14일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전화통화로 북·미 회담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주인공 격인 남북한, 미국 외교 당국자들만큼이나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서울의 1.2배 크기(719㎢)에 불과한 소국 싱가포르가 ‘세기의 담판’을 빛낼 주최국이 된 건 건국 이래 반세기 가까이 고수해 온 ‘등거리 실리외교’라는 전략적 산물로 평가된다.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싱가포르는 북쪽으로 말레이시아, 남쪽으로는 인도네시아라는 두 개의 지역 강대국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태평양에서 인도양으로 나아가는 전략적 요충지인 말라카 해협을 연안에 두고 있는 섬나라다. 이 해로는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에도 지정학적 중요도가 높다. 싱가포르가 독립 이후 분쟁이나 갈등을 지향하기보다는 친선·친교 전략으로 모든 나라와 우호를 다져 온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 사회의 전방위 대북 제재로 외교적 고립에 처한 북한조차 싱가포르는 정치·외교적 부담이 적은 우호국이었다. 북한은 한국보다 3년 가까이 앞선 1968년 1월 싱가포르에 통상대표부를 설치해 돈독한 관계를 맺어 왔다. 싱가포르도 2008년 11월 북한과 투자 보장 협정을 체결하고 투자 방문단을 조직하며 대북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양국 교역 규모는 2013년 6084만 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2016년 1299만 달러로 떨어졌다. 그동안 싱가포르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에 이어 북한의 7번째 교역국일 만큼 주고받는 게 많았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교역이 전면 중단된 상황인 만큼 북한의 비핵화가 본격화되면 교역이 재개될 가능성도 크다. 싱가포르는 경제·군사적 측면에서 미국과도 관계가 깊다. 싱가포르는 역내 안전을 위한 지역 내 미군 주둔을 지지해 왔다. 그 일환으로 싱가포르 해안에 미 항공모함이 정박할 수 있는 창이해군기지를 조성했다. 그 결과 2001년부터 미 항공모함들이 창이기지를 드나들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할 ‘항행의 자유’ 작전에 나서고 있다. 반전도 있다. 싱가포르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주도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에 맨 처음 동참한 21개국 중 하나다. 2014년 10월 AIIB 창립 양해각서 체결식보다 3개월이나 앞선 7월부터 참여 의사를 공고히 했다. 싱가포르 인구의 74%가 중국계이고, 중국은 싱가포르의 최대 교역국이다. 싱가포르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누구보다 바라는 국가다. 정상회담과 관련된 장소들에 대해 이례적으로 ‘특별행사구역’으로 규정해 경호와 보안에 만전을 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양측 모두에 대한 배려가 담긴 ‘동등한 의전’을 강조하고 있다. 그레이엄 옹웹 싱가포르 라자나트남 국제연구소(RSIS) 박사는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북한이 국제 무대에서 불량국가로 취급받고 늘 주권을 두고 싸워 왔지만 이곳에서 북한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싱가포르는 주최국으로서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동남아 시장서 삼성을 깨기 위해 총공세 펴는 스마트폰 중국 3인방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동남아 시장서 삼성을 깨기 위해 총공세 펴는 스마트폰 중국 3인방

    지난 3월 29일 밤, 세계 최대의 불교 건축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보루부드르사원은 화려한 조명 불빛 아래 젊음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 비보(Vivo)가 신제품 ‘V9’ 출시에 맞춰 인도네시아의 중국계 가수 아그네즈 모(Agnez Mo)를 비롯해 현지 유명 가수들이 총출동한 콘서트를 곁들인 갈라쇼를 개최해 젊은이들을 유혹한 것이다. 비보의 V9 출시 행사는 현지 TV 방송국 12곳의 전파를 타며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 행사는 비보뿐만 아니라 오포(OPPO), 화웨이(華爲·Huawei) 등 스마트폰 중국 3인방의 인도네시아 시장 장악을 알리는 ‘축포’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동남아시아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올인’하고 있다. 특히 중국 3인방이 동남아 시장에서 일제히 약진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1위 자리 수성마저 위태로운 형국이다. 아시아 경제전문지 닛케이 아시안 리뷰,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등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동남아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수익성에 아랑곳 없이 광고와 판촉에 막대한 돈을 퍼부으며 공을 들이고 있다고 지난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지난해 중국 3인방의 동남아 시장 전체 판매량은 삼성을 간발의 차로 따돌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3개 업체는 동남아 주요 신흥 5개국(인도네시아와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 모두 2980만대(시장 점유율 29.6%)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삼성의 2930만대(29.1%)를 50만대나 넘어섰다. 2016년에는 삼성이 2330만대(23%)를, 중국 업체들이 2180만대(21.5%)를 각각 판매해 삼성전자가 소폭 앞섰으나 불과 1년 만에 전세가 뒤집힌 것이다. 이들 3대 업체의 판매대수는 2013년과 비교했을 때 무려 20배나 증가하면서 삼성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동남아 시장에 총공세를 펼치는 것은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중국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판매량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처음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4개월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4월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16.7%가 줄어들었고 올해 1~4월 중국내 누적 출하량도 23.7%가 감소한 1억 2200대에 그쳤다. 이 가운데 중국산 브랜드 출하량도 전년보다 25.1%나 감소했다. 여기에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스마트폰 업체를 내쫓으려 하고 있는 데다 중싱(中興·ZTE)의 경우 미국이 천문학적인 벌금(17억 달러·약 1조 8200억원)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져 결국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광대한 미국 시장의 공략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FT는 “중국 업체들은 세계 제1위의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국내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미·중 통상갈등이 격화되면서 미국 시장보다는 인도와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려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남아 시장에서 이들 3인방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주요인은 엄청난 물량 공세 덕분이다. ‘스타 파워(star power·유명인을 이용한 인기몰이)’를 통해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동시에 대도시에서 시골에 이르기까지 판매망을 구축하는 등 철저한 물량 작전을 펴고 있는 것이다. 지하철역과 쇼핑센터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는 현지 유명 배우가 중국 제품 광고판을 점령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태국 방콕 중심가 상업지구로 진입하는 거리와 수쿰윗 지하철역 등에는 이들 광고판으로 도배를 하다시피 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대형 쇼핑몰 ITC쿠닌간에 있는 스마트폰 판매점 공간은 온통 녹색의 오포와 파란색의 비보 간판들이 채우고 있다. 매장 주인은 “중국 업체들은 판촉물을 공짜로 주는 것은 물론 광고 수수료도 내준다”며 “진열된 50대의 스마트폰 모두 오포와 비보 제품 뿐”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에 제품을 협찬하는 간접광고(PPL)에도 적극적이고 제품 프로모션에 필요한 물품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체험마케팅을 강화해 현지인들과 친밀도도 높이고 있다. 비보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과 2018년, 2022년 월드컵 스폰서 계약도 맺었다. 동남아에 축구가 인기가 있는 만큼 브랜드 파워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오포와 비보의 광고비에는 상한선이 없다”며 “민간 기업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은 판매 보조금 등을 지원하며 오프라인 매장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마트폰 전문 판매점의 간판 순서조차도 매장 관리자에게 웃돈을 줘서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배치한다. 판매점은 물론 영업사원에게도 1대당 수백엔(수천원)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미얀마에서는 오포와 비보 스마트폰 15대를 주문한 매장에 인테리어 장식과 함께 판촉사원 1명도 파견하기도 했다. 젠슨 오이 IDC 애널리스트는 “중국 업체들은 매장 단위의 판매 장려금 외에 영업사원 개인에게도 장려금을 지급한다”며 “스마트폰 1대를 팔았을 때의 수익이 삼성보다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판매점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중국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2015년 태국의 오포 판매점은 2000개를 밑돌았으나 지난해 9월에는 1만 개를 넘었을 만큼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저가정책 전략도 한몫한다. 비보의 신제품 V9의 가격은 1만 1000바트(약 36만 8000원)로 2015년 출시된 구형 모델인 아이폰6(1만 8500바트)보다 훨씬 저렴하다. V9은 6.4인치의 패블릿급 대화면 사이즈와 안면인식기능 등을 탑재해 품질 면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한 여성은 “아이폰·오포·비보 간 차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오이 애널리스트는 “동남아 시장에서 휴대전화 가격은 100 달러~150 달러(약 10만 7000~16만원) 선으로 책정돼 있다”면서 “구형 아이폰 조차 이 부분에서는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애플의 아이폰은 지난 한 해 동안 동남아 시장에서 450만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2016년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오포와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비록 처음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저가폰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렸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오포 R9 등과 같은 신제품은 애플의 아이폰, 삼성의 갤럭시 못지 않은 첨단 스펙을 갖추고도 가격은 휠씬 싸기 때문에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칠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된다. 이들 3인방이 보여주는 공격적 마케팅은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가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윤을 감소시키는 부작용으로 연결된다. 더욱이 동남아 시장 규모가 정체된 상황은 수익적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의 고민을 가중시킨다. IDC는 올해 동남아 시장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4% 증가한 1억 5000만대 수준으로 추산했다. 오이 애널리스트는 “오포와 비보가 정말로 돈을 잘 벌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집계한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수익 상위 10개 모델에 중국 업체는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전체 10개 중 8개가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로 채워진 가운데 최신 제품 아이폰X가 전체 이익의 35%를 독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사면초가 속에 빠진 대만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사면초가 속에 빠진 대만

    대만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하나의 중국‘을 내세운 중국이 수시로 무력 위협을 가하고 있는 데다 몇 안 남은 수교국들마저 잇따라 관계중단을 요구하는 바람에 외교적 고립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중국산 보복관세 품목에 대만산 중간재들로 만들어진 상품들이 상당수 포함되면서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만이 사면초가(四面楚歌) 속에 빠진 형국이다. 중국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 수호이(SU)-35기가 지난 25일 새벽 전략폭격기 훙(轟)-6K 편대와 함께 대만 남부의 바스해협을 통해 서태평양에 진출하면서 대만 순찰비행을 했다고 중국 중앙(CCTV)가 보도했다. 중국 공군은 이어 대만군이 실시한 한광(漢光) 군사훈련에 맞춰 윈(運)-8 전자정찰기를 대만해협 상공에 파견해 훈련 상황을 정탐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중국 해군이 중국과 가장 가까운 대만의 진먼다오(金門島)에서 65㎞ 떨어진 푸젠(福建)성 앞 해상에서 실탄훈련을 강행하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중국의 이 같은 군사 행동은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지난 2016년 집권한 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관계가 급속히 냉각된 상황에서 미·중 간의 갈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양안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이 때문에 중국이 오는 2020년 이후 대만을 무력 침공할 가능성을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설득력을 얻으며 양안관계에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제임스 파넬 스위스 제네바 안보정책 싱크탱크(GCSP) 연구원은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중국은 건국 100주년을 기념해 통일대업을 완성하려 할 것”이라며 “2020~2030년은 중국이 대만에서 군사행동을 감행할 수 있는 ‘걱정되는 10년’”이라고 주장했다. 리처드 피셔 국제평가전략센터(IASC) 선임연구원도 “중국군이 이르면 2020년 중반 대만에 대한 무력행사에 나설 것”이라며 “미국이 대만에 공중급유기를 제공해 중국군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만 무력침공 가능성은 지난해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1인 절대권력을 공고히하면서 서방 일각에서 본격 제기됐다. 중화민족의 부흥과 영토주권 수호를 강조해온 시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이나 덩샤오핑(鄧小平)에 필적할 만한 업적을 세우고 장기 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르면 2020년 대만 무력통일에 나설 것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미·중이 통상전쟁을 봉합한 지난 19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충돌하더니 미국이 그간 회자됐던 대만 무력침공설에 불을 지피면서 또다른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대만의 외교 고립도 심화되고 있다. 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가 24일 대만과의 외교관계 중단을 선언했다. 대만은 이달 들어서만 수교국을 2개나 잃으면서 남은 수교국이 18개로 쪼그라들었다. 1961년 대만과 수교했던 브루키나파소는 1973년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으며 단교했다가 1994년 다시 대만과 복교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미국 등 이념이 같은 나라들과 경제·안보 분야에서 실질관계를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역설했지만, 집권 2년 만에 4개국과 관계가 단절됨에 따라 외교 실패 논란을 피해 가기 어려운 형편이다. 여기에다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총회 참석도 무산되는 ‘아픔’도 맛봤다. 대만은 지난 21∼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71회 WHO 총회에 초청장을 받지 못해 참석이 무산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WHO 총회에 공식 초청을 받지 못한 것이다. 중국에 수교국을 빼앗기며 국제사회 활동폭이 크게 위축된 대만은 WHO 총회 참석을 외교공간 확보의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사활을 걸어왔다. 대만 정부는 보건의료 영역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기술을 보유했다며 총회 참석 의사와 그 정당성을 꾸준히 피력했다. 희귀병에 걸린 베트남 소녀가 대만에서 치료를 받은 뒤 새 삶을 찾는다는 내용의 단편영화 ‘아롼의 작문 수업’(阿巒的作文課)을 제작한 점을 내세우기도 했지만 WHO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만은 친중국계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이 집권하던 2009년부터 중국의 동의를 얻어 ‘중화타이베이’(Chinese Taipei)라는 명칭으로 옵서버 자격을 얻어 WHO총회에 참석해왔다. 하지만 양안관계가 악화되며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WHO측에 압력을 넣어 참석이 불허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점도 대만의 걱정거리다. 싱가포르 투자은행 DBS는 국내총생산(GDP) 성장 추진력이 정점을 찍었다며 1분기 GDP가 전 분기 3.3% 성장에 못 미친 3.0%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 전자제품 주기가 정점에 도달했고 대만의 반도체 매출도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미·중 사이에서 수출 주도의 성장을 해온 대만이 미국의 고율관세 품목에 자국산 중간재들로 만들어진 완성품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직격탄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 기업들은 주로 부품과 원자재, 반조립 제품을 중국 생산기지로 수출한 다음 이를 완성품으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사업 모델을 갖추고 있다. 대만의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은 무려 79.9%나 되고 대만산 전자부품의 대 중국(홍콩 포함) 수출 비중도 55%에 이른다. 미국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1333개 품목 중 상당수가 첨단 기술 제품군임을 감안하면 대만 전자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대만 기업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인건비 등을 줄이기 위해 생산 및 조립라인을 대거 중국 본토로 이전한 상태다. 이런 대중 의존구조로 대만의 지난해 대중국 수출은 양안관계가 경색된 속에서도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GDP)이 6.9%로 반등한 덕분이다. 마톄잉(馬鐵英) DBS그룹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대만 브랜드의 컴퓨터 및 휴대전화의 해외 생산비율은 90%에 이른다”며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대만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대만 기업과 청년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유인책을 강화해 대만을 곤궁에 빠뜨리고 있다. 지난 2월 중국의 대만판공실은 중국 내 대만 기업이 중국 기업과 똑같은 세금 감면을 받도록 하는 한편 그동안 막혀 있던 회계사 등 전문 직종 134개 자격증 시험을 개방해 대만인들에게도 응시할 기회를 제공하도록 했다. 대만 유학생에 대해서는 입학 규제를 줄이면서 지원은 늘리고 있다. 2005년 대만 유학생에게 본토 학생보다 더 많은 등록금을 내도록 한 규정을 철폐한데 이어 2010년에는 대만 고교 졸업 예정자가 중국에서 별도의 시험을 보지 않고 대만 입시 성적만으로 중국 대학에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최근에는 중국 교육부가 ‘대만 유학생들이 중국 내 취·창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전담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중국에서 유학하는 대만 학생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2011년 6000여명이었던 중국 내 대만 유학생은 2016년 1만 2000여명으로 2배로 늘었다. 대만 유명 구직사이트인 ‘104인력은행’이 지난달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18~24세 청년 3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69%가 “중국 본토에서 취업하길 원한다”고 답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싱가포르에 등장한 ‘가짜 김정은’

    싱가포르에 등장한 ‘가짜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분장한 중국계 호주인 대역배우 ‘하워드 X’가 27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 후보지 중 한 곳인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하워드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면 가장 친한 친구가 될 것”이라며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하워드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장에서도 김 위원장으로 분장해 트럼프 대통령으로 분장한 인물과 기념 촬영을 한 바 있다. 싱가포르 AFP 연합뉴스
  • 가짜 김정은, 싱가포르에 등장… “두 정상, 가장 친한 친구 될 것”

    가짜 김정은, 싱가포르에 등장… “두 정상, 가장 친한 친구 될 것”

    북미 정상회담 예정지인 싱가포르에 ‘가짜 김정은’이 등장해 성공적인 회담 개최를 기원했다고 채널뉴스 아시아 등 현지 언론이 28일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전날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에 김 위원장과 비슷한 모습을 한 남성이 나타나 회담장 후보지인 마리나 베이 샌즈(MBS) 호텔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며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 위원장 분장을 한 이 남성은 자신을 ‘하워드 X’로 부르는 호주 국적의 중국계 대역배우로,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장에 등장해 인공기를 흔들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코스프레’ 인물과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하워드는 “내 생각엔 두 정상이 마주 앉아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왜냐하면, 그들은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번 만나면 곧바로 가장 친한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지도자로 부상하면서 자신이 대역배우로 주목을 받으면서 인생이 바뀌었다면서 “지금 내 체형은 평상시 수준이다. 김 위원장은 나보다 더 뚱뚱한데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워드는 끝으로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트럼프 대통령 코스프레로 유명해진 데니스 앨런과 다시 싱가포르에 올 예정이라면서 “이봐 트럼프 나는 벌써 싱가포르에 와서 당신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싱가포르-대만 라인/진경호 논설위원

    [씨줄날줄] 싱가포르-대만 라인/진경호 논설위원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싱가포르가 낙점된 배경으로 이곳이 지닌 정치적 중립성과 편의성, 인프라 등이 꼽힌다. 싱가포르는 무엇보다 북·미 양국과 국교를 맺고 있는 나라다. 남북한은 1975년 8월과 11월에 각각 수교했다. 2016년 대북 교역액이 1299만 달러(약 144억원)로, 북한의 7번째 교역 상대국에 오를 만큼 비교적 북한과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중립적 요소로 분류될 항목들이다. 평양에서 비행거리가 약 4700㎞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기를 타고 갈 수 있는 데다 대규모 국제회의가 빈번한 도시로서의 인프라와 안전성 역시 높은 점수를 줄 만한 나라다.그러나 이런 표면적 요소 말고도 최근 미국과 북한, 중국의 움직임을 고려하면 미국이 싱가포르를 선택한 지정학적 이유가 따로 있을 개연성도 엿보인다. 바로 싱가포르가 미국과 중국의 동아시아 패권 경쟁이 첨예하게 펼쳐지고 있는 동아시아 ‘싱가포르-대만 라인’의 핵심축인 점을 감안했을 가능성이다. 싱가포르는 중국계 인구가 74%에 이르지만 전통적으로 1995년 수교 이후 줄곧 중국과 일정한 거리를 둬 온 나라다. 반면 미국과는 ‘해상위협 대응 연합군사훈련’(CARAT)이라는 이름 아래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과 함께 연례 군사훈련을 벌일 만큼 경제적, 외교적, 안보적으로 가깝다. 지금도 미국의 연안초계함과 해상초계기가 싱가포르에 상시 주둔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장악 시도에 맞서 둥사군도(중국 대 대만), 중사군도(중국 대 대만ㆍ필리핀), 난사군도(중국 대 대만ㆍ필리핀ㆍ베트남ㆍ브루나이)를 중심으로 ‘항행의 자유 작전’(FONOPs)을 앞세운 안보·경제 지원을 통해 역내 주변국들과 일종의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중국 동진(東進) 차단선의 양 끝점이 대만과 싱가포르인 것이다. 이곳에서 중국의 전통혈맹인 북한의 핵무장을 해제시킨다면 그 자체로 동북아뿐 아니라 동남아 남중국해 주변국들에 ‘미국의 힘’을 보여 주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이 중국과 불편한 관계인 몽골도 회담 후보지로 검토했고, 김 위원장이 부랴부랴 중국 다롄으로 날아간 이유가 시 주석으로부터 싱가포르 회담 개최에 양해를 받으려 했던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는 상황이고 보면 ‘싱가포르’의 함의는 뜻밖에 커진다. 동북아 냉전 체제와 동남아 미·중 패권 경쟁이 만나 소용돌이치는 아우라지가 되는 셈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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