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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을 넘어서] (2)이제는 경제다

    ■‘경제4강' 民·官 함께 나서자 월드컵 4강 진입을 ‘경제 월드컵’으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이 붉은악마의 응원 열기 못지않다.정부와 기업들은 한달 전만 해도 예상치 못했던 성과로 부랴부랴 포스트 월드컵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부 주도가 아닌 민·관 합동 또는 민간주도-정부지원 형태로 포스트 월드컵이 짜임새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코리아 브랜드를 높이고 동북아 중심국가로 발돋움하려는 국가적 전략을 짚어본다. ◇자만할 때 아니다= 프랑스가 1998년 월드컵을 치르기 전,290억달러였던 외국인 투자가 월드컵 이후 390억달러로 늘어났듯 외국인 투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현재 150억달러인 외국인 투자자금은 월드컵이 끝나면 두 배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도 월드컵 4강 덕을 톡톡히 봤다.한 예로,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대회 개최전에 32%에 불과하던 현대자동차의 인지도는 67%로 껑충 뛰었다.붉은악마의 열광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응원문화는 어느새 우리나라를 상징하는대표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런저런 숫자에 만족하면 월드컵 대회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현대경제연구원 박동철(朴東哲) 거시경제실장은 “월드컵 열기는 대회가 끝나는 대로 금방 식게 마련”이라며 “기회를 놓치지 말고 경제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들은 월드컵대회 개최 또는 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둬 국가의 인지도가 높아졌다.그러나 이를 경제도약의 발판으로 연결시키지 못해 세계 금융불안의 진앙이 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建) 전무는 “88서울올림픽도 스포츠 이벤트로는 성공했지만 코리아 브랜드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는 실패했다.”고 상기시키면서 이번 기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코리아 브랜드는 제품과 경쟁력 업그레이드= 코리아 브랜드의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제품의 질과 경쟁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상승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주훈(金周勳) 연구위원은 “일본제품은 1964년 도쿄올림픽을 개최하기전에 ‘싸구려’라는 인식을 받았으나 고부가가치화에 힘을 쏟아 세계적 고급제품으로 성장시켰다.”면서 제품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박 실장은 “정부 주도의 포스트 월드컵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붉은악마 응원단을 젊은층이 이끌었던 것처럼 W(월드컵)세대,시민단체 등이 폭넓게 참여하는 민·관 합동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북아 허브전략 발판으로= 월드컵 개최는 우리나라가 ‘동북아 허브(중심축)’로 우뚝 설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남덕우(南悳祐) 전 총리(산학재단이사장)는 “월드컵 때 결집된 거대한 국민적 에너지를 승화시켜 나가면 ‘동북아 허브’ 건설은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역설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국제적인 인천국제공항과 부산·광양항 개발로 동북아 교역과 물류의 허브가 될 수 있는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다.세계적 수준의 통신인프라와 정보기술(IT) 산업기반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동북아 허브의 실현은 넘어야 할 산이 한 둘이 아니다.단순한 국제적인 물류기지가 아니라,21세기의 새로운 경제질서 창출을 주도하는 것으로,정치·경제등 모든 분야의 기존 질서를 무너뜨려야 한다. 교육제도 개선,각종 무역규제 철폐,외국기업 세제혜택 등 각 분야의 문호개방이 전제되고 내·외국인의 차별 폐지도 고려해야 한다.무역협회 양수길(楊秀吉) 박사(전 OECD대표부 대사)는 “‘투자천국’‘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를 외치는 구호는 난무하지만,이를 위한 내부적인 인프라는 걸음마 단계”라며 “히딩크 축구에서 보듯 선진화된 기법과 문화를 체득해 우리 것으로 만드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개방적 경제체제 전환에 따른 의식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한 예로 월드컵기간 동안 물류수송,관광객 유치 등에 큰 관심을 갖지 않은 탓에 성과가 기대치를 밑돈 것도 관광·서비스 인프라 구축에 대한 기본인식이 덜 돼 있음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주한 미상공회의소 제프리 존스 회장은 “싱가포르·홍콩 등과 같은 국제적 허브항을 만들려면 자본주의 개념에 대한 철저한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정리해고 등을 포함한 노동시장의 유연성,외환관리규제 철폐,소득세 부담 경감 등의 법·제도 개선을 통해 외국인이 매력을 느낄 때 동북아 허브는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정현 주병철기자 jhpark@ ■현오석 무협 무역연구소장 “홍보·마케팅 전담기구 마련해야” 한국축구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월드컵 4강까지 오르자 세계인의 시선이 ‘대∼한민국’으로 집중되고 있다.대사관 등 외국에 나가 있는 정부기관이나 기업의 해외지점을 통해 ‘메이드 인 코리아’의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현오석(玄旿錫·사진)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은 27일 “월드컵대회를 통해 국가의 이미지 개선은 물론,무역·수출·투자 등 경제 전반에 걸쳐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면서 “지금이야말로 ‘포스트 월드컵’에 온 국민적 역량을 모아야 할 절호의 기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4강 진출로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무협 해외사무소나 KOTRA해외무역관 등에서 한국과 국산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좋아지고 있다는 희소식이 연일 들어오고 있습니다. 당장 수출 주문이 늘거나 계약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동안 ‘코리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우리 제품의 우수한 품질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그동안 한국은 ‘6·25전쟁’‘노조파업’‘정권부패’‘외환위기’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습니다.그러나 월드컵을 통해 우리는 질서정연한 역동성과 넘치는 에너지를 전 세계에 보여줬습니다.특히 대회를 진행하면서 나타난 우리의 정보기술(IT)에 대해 외국인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4강 신화 못지않게 ‘치안과 질서가 완벽한 나라’‘IT코리아’‘비즈니스 코리아’의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준 계기가 된 것이지요. ◇88올림픽과 비교한다면. 올림픽은 서울이라는 도시 중심의 아마추어 행사였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는 별로 거두지 못했습니다.월드컵은 스포츠산업과 통신·방송 등에 있어 전 세계 기업들이 모여 이윤을추구하는 ‘경제 이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특히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습니다.올림픽 이후에는 소비가 급증하고 해외여행이 증가하는 등 흑자관리 소홀로 내실화된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올림픽의 교훈을 바탕으로 월드컵 이후에는 일시적인 효과에 머물지 않도록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조 4000억원을 투자해서 17조원에 이르는 경제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습니다.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서울시의 경제효과로 6조원,고용창출도 9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국가 홍보효과와 경기부양효과 등은 월드컵의 큰 수확입니다.월드컵 개최도시 지역경제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포스트월드컵 대책은. 9월 부산아시안게임과 연계해 월드컵 효과를 지속시키고,해외 바이어를 초청해 월드컵 개최도시에서 수출상담회를 갖는 등 정부와 민간차원에서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특히 월드컵 때 방한한 바이어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 ‘코리아붐’을 이어가는 발판으로 삼아야 합니다.외국인의 직접투자도 적극 유치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홍보·마케팅 공식기구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합니다.축구에 열광적인 남미 등을 대상으로 수출마케팅을 강화하고,한국의 스포츠·문화상품을 무역과 연결시켜 실질적인 수출로 이어지도록 계획을 추진해야 합니다.삼성·LG·SK 등 대기업을 포함한 주요 수출기업도 월드컵 이미지를 십분활용,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월드컵 성공을 카타르시스에만 머물게 하면 안 됩니다. ◇코리아브랜드 육성방안은. 브랜드는 물건 그 자체보다 문화·디자인 등이 집약된 복합 무역상품입니다.기본 브랜드는 바로 ‘국가’입니다.기업과 제품이 국가브랜드보다 많이 알려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월드컵을 계기로 ‘코리아’라는 국가브랜드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월드컵 이후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국가 이미지는 개선됐지만 외국기업들이 실제로 활동하기 더 어렵다면 효과가 있겠습니까? 외국인들이일하기 좋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어 무역·수출·투자확대로 이어지게 해야 합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히딩크식 경영 ‘훌륭한 리더가 조직을 바꾼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한 거스 히딩크 국가대표팀 감독의 독특한 용병술 때문에 유행하고 있는 말이다.히딩크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 사람의 훌륭한 리더가 조직과 사회를 얼마나 탈바꿈시킬 수 있는가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히딩크 신드롬’‘히딩크 경영학’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낸 그의 리더십은 의외로 간단하다.철저하게 경쟁원칙을 지킨 게 승리의 출발점이었다. 대표팀 23명을 마지막 순간까지 확정짓지 않으면서 경쟁을 유도했다.자발적 훈련으로 이어지게 한 것이다. 공정경쟁원칙은 대표선발 때마다 훼손됐다는 잡음이 일었으나 이번에 그가 ‘한 수’가르쳐준 것이다. 김광림(金光琳) 특허청장은 “우리 사회는 경쟁 외적 요소로 좌우되는 예가 허다하다.”며 “모든 분야에서 경쟁원리로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히딩크의 리더십을 본받을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의 탁월한 ‘집중과 선택’ 능력도 본받아야 할 교훈으로 여겨지고 있다. 철저하게 준비한 자신만의 독특한 훈련프로그램으로 선수들에게 때론 가혹하게,때론 인간적으로 다가갔다. 지난 25일 준결승전(독일전)을 앞두고 그는 “우리 선수들은 개처럼 싸웠다.”고 말했을 정도다. 다만 중요한 결심을 할 때는 반드시 코칭스태프들과 토론을 거쳐 정확한 분석정보를 골랐다.하루하루 선수들의 개인적인 기량과 컨디션,문제점 등을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상대 팀의 경기를 비디오로 분석해 장·단점을 족집게처럼 끄집어내는 치밀함을 보였다. 대신 선수들에게는 스스로 깨닫게 했고,나이와 엄격한 선후배 관계 때문에 비효율적으로 이뤄지던 경기운영 행태를 깼다.예전 같으면 후배가 골문 앞에서 슈팅을 날릴 때 선배의 눈치를 봐야 했지만,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설기현이 미국·포르투갈전에서 수차례 결정적인 슛을 실수했을 때 관중석에서 ‘설기현 퇴장’소리가 들렸지만,히딩크는 꿈쩍도 안 했다.선수에 대한 신뢰감이 컸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탈리아전에서 동점골을 뽑아내 히딩크의 믿음에 화답했다. 현대모비스 박정인(朴正仁) 회장은 “감독(CEO)과 선수(직원)의 신뢰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의 당당한 소신도 두고두고 회자된다.2001년 5월31일 컨페드컵에서 프랑스에 0대 5로 패했을 때 ‘오대영’이란 오명을 얻었지만 “축구는 감독이 하는 것이 아니라,선수가 하는 것”이라고 되받으며 자신의 훈련방법에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과의 경기가 끝났을 때는 “패자의 변명을 좋아하지 않는다.반성할 것이다.”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강한수(姜翰秀) 박사는 “히딩크 리더십을 기업경영에 접목한다면 글로벌 리더십 확보,구조조정을 통한 활로개척,목표치 상향조정을 위한 역량극대화,신뢰를 기반으로 한 자율적 리더십 확립 등으로 요약된다.”며 “히딩크 리더십이 특히 CEO(최고경영자)들의 가슴에 와닿는 것은 냉철한 판단으로 생각하는 바를 소신있게 실천으로 옮겨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이끌어낸힘겨운 과정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월드컵/꿈은 계속된다/한국, 전차군단 獨에 아쉬운 패배

    정말 잘 싸웠다.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판이었다.바닥난 체력을 추스른 한국 축구가 ‘전차군단’독일을 맞아 온몸을 던지는 투혼을 불살랐지만 끝내 눈물을 뿌렸다. 세계축구를 주름잡아온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파하며 결승행을 눈앞에 두고 있던 한국은 25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준결승전에서 후반 30분 미하엘 발라크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빼앗겨 0-1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54년 스위스대회에 참가한 이후 48년만의 첫 승에 이어 16강·8강·4강 신화를 이룩한 한국은 내친 김에 결승에 진출하려던 꿈을 아쉽게 접어야만 했다. 한국은 오는 29일 오후 8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터키의 준결승전 패자와 3·4위전을 갖는다. 브라질과 터키는 26일 오후 8시30분 사이타마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독일은 오는 30일 오후 8시 일본 요코하마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에 진출해 지난 90년 이후 12년만에,7번째 정상 도전에 나선다. 독일은 이번에 우승컵을 안을 경우브라질이 갖고 있는 통산 최다우승(4회)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 2000여 관중과 서울 250만명 등 전국 397곳 650만명의 길거리 응원을 등에 업으며 한국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체력적인 부담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16강전과 준준결승을 연거푸 연장 승부로 치르고 스페인전 뒤 불과 이틀의 휴식시간을 가진 한국 대표팀에 정상적인 체력을 기대하는 것이 애당초 무리였다. 한국은 전반 8분과 17분 이천수와 박지성 등이 좋은 찬스를 얻었지만 독일 골키퍼 올리버 칸의 선방으로 허공에 날렸다. 한국의 골키퍼 이운재 역시 여러 차례 독일의 좋은 기회를 선방해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후반 30분 오른쪽을 파고든 올리버 노이빌레의 센터링이 수비수 뒤로 어물어물 흐르는 틈을 타 달려오던 발라크에게 오른발 슛을 허용,이운재가 한번 쳐냈으나 다시 발라크의 왼발에 걸려 그만 골네트에 빨려들고 말았다. 후반 26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은 이천수가 드리블해 수비보다 수적 우위와 좋은 위치를 점한 공격수가 여럿 있었으나 이천수가 돌파를 고집하는 바람에 프리킥을 얻는 데 그쳐 황금같은 기회를 허공에 날려 아쉬움을 남겼다. 동구의 강호 폴란드를 완파하며 출발선을 박차고 나선 뒤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뿜어내며 4강까지 질주해 온 ‘폭주기관차’ 한국의 엔진이 종착역 요코하마를 눈앞에 두고 박동을 멈추고 만 것이다. 송한수 김재천기자 onekor@
  • 철거작업 한창 난곡지역 르포/달동네 자취 담으려 외지인 북적

    ■다큐·사진작가드 마지막 철거민 애환 촬영/학계 빈민가 논뭄발표…외국언론도 조명 서울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달동네 ‘난곡(蘭谷)’이 철거를 앞두고 새롭게조명받고 있다. 난곡의 본 모습을 학술자료나 기록,영상 등으로 남기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외지인들이 몰려와 영화나 사진을 촬영하거나 학술 연구자료를 수집하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은 난곡의 일상이 되고 있다. 특히 6·13지방선거 일정과 일부 철거 대상 주민들의 항의로 재개발 작업이 중단된 틈을 타 난곡을 찾는 이들이 더욱 늘고 있다.재개발 정책에 관심을 가진 벽안(碧眼)의 해외 비정부기구(NGO) 회원들이 난곡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기도 한다. ‘난초 가득한 골짜기’란 뜻의 난곡은 서울 관악구 신림7동 산101 일대를 가리킨다.2500여 가구의 터전이었던 난곡에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재개발 작업으로 인해현재 200가구 주민 600여명만이 남아 있다.재개발 과정에서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거나 갈 곳이 없는 세입자와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학계에서는난곡에 사는 주민들의 세대를 잇는 ‘빈민사’가 주요 연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학계에서는 봉천동과 사당동,청계천 등 판자촌이 헐릴 때마다 쫓겨난 영세민들의‘안식처’인 난곡의 재개발 정책을 연구한 논문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핀란드 출신의 인류학자 얀센은 올해 초 며칠 동안 난곡에서 먹고 자며 주민들의 생활상을연구해 갔다.조만간 관련 논문도 발표할 예정이다. 단국대 사회과학부 조명래(趙明來) 교수는 “저소득층의 터전인 난곡이 사라지는것을 시발점으로 서울은 ‘중산층의 도시’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재개발 이전난곡 마을의 학술적 가치를 평가했다. 조 교수는 이어 “난곡 주민들이 생존근거로 삼았던 이 곳을 떠나기가 쉽지 않다.”면서 “앞으로 이들의 생존 방식을 중심으로 도시 빈민 문제의 해결책을 연구하는 것도 주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영화계에서도 난곡을 무대로 한 작품이 잇따르고 있다.‘해적,디스코왕 되다’‘챔피언’‘복수는 나의 것’ 등이 곧 사라질 난곡의 마지막 모습을 필름에 담았다. 한 영화업자는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21세기 서울에 남은 달동네를 필름으로 간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국 BBC 등 일부 해외 언론도 난곡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나 기획물을 만들기위해 취재 활동을 마쳤거나 계획하고 있다. 일본과 필리핀·말레이시아 등의 시민단체가 연대한 ‘아시아주거연합’ 회원들이 난곡 마을의 강제 철거를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기 위해 국내 빈민단체와 공동 활동을 펴고 있다. 그러나 난곡 주민들에게는 갑작스러운 외지인의 관심이 달갑지만은 않다.난곡을단순한 흥미거리나 연구대상이 아닌 삶의 터전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시각이 아쉽다는 것이다. 난곡 세입자주거 대책위원장 하주택(49)씨는 “영화 촬영이나 연구활동을 위해 난곡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민들의 삶과 지역의 역사를 고려한 재개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윤창수 강혜승기자 geo@ ■50년대말 판잣집정비 시초/부동산 투기수단으로 전락/달동네 재개발 변천사 주거환경 개선사업은 50년대 후반부터 등장했다. 한국전쟁 뒤 대도시의 국공유지와 사유지에 무단으로 들어선 판잣집을 뜯어내는‘철거정책’을 노후·불량주택 정비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도시 기능에 장애를준다는 이유로 시작된 철거정책은 도시인구 집중과 함께 도심 외곽의 구릉지 등에대규모 ‘달동네’를 새로 조성하는 데 한몫했다. 서울시의 도시외곽 이주정책은 60년대 말∼70년대에 들어 극에 달했다.서울 외곽과 경기도 성남시 일대의 달동네는 당시 서울 청계천 주민들이 대거 옮기면서 형성됐다.철거민이 떠난 자리에는 시민 아파트 등이 들어섰다.청계고가 옆과 서울시내구릉지 정상에 서 있는 낡은 아파트가 당시에 지어진 것들이다. 서울시의 불량주택 외곽이주 정책은 그러나 국공유지 고갈과 70년대 초 경기도 광주시에서 일어난 이주단지조성 주민들의 폭동사태로 규모가 축소되고 후속사업도제동이 걸렸다.대신 주민이 사업비를 부담하는 현지 개량사업과 무허가 건물의 양성화사업이 추진됐다. 70년대 말부터는 개발방식도 다양해졌다.주민들 스스로개발하는 자력재개발,AID차관 재개발이 등장했다.건설업체가 끼어들어 공동주택을 짓는 위탁재개발 방식이등장한 것도 이때다.그러나 주민 부담능력과 공공지원 부족이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재개발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린 것은 신군부가 들어서고 83년 ‘합동재개발’ 방식이 도입된 이후다.땅이나 주택을 갖고 있는 주민들이 건설업체와 협력,입주할 주택뿐 아니라 여유분을 지어 일반에 분양하고 분양 수입을 재개발 비용으로 충당하는 방식이다.정부나 주민은 별도의 부담을 하지 않아도 돼 반겼고,건설업체도일감 확보 차원에서 수주전에 적극 뛰어든 결과 재개발 사업이 후끈 달아올랐다.그러나 달동네 재개발사업은 부동산투기가 불어닥치면서 주거환경 개선 본래의 목적보다는 투기수단으로 전락했고,입주 능력이 없는 주민들은 다시 길거리로 내몰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 ■터전잃고 술·화투로 소일/월드컵 열기로 시름 잊어/난곡주민 24시 동네가 철거되고 삶의 터전이 사라져 가는 서울 관악구 신림7동 산101 난곡 주민들은 힘든 달동네 생활을 근근이 견뎌 나가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취로사업 현장에서 일하고 일당 2만원을 벌어오는 것은 그래도 나은 경우다. 힘이 없는 노인들은 휑하니 비어 있는 이웃집에서 주운 전깃줄 등을 내다 팔면서하루하루를 보낸다.비가 오거나 궂은 날에는 동네 구멍가게에 모여 화투놀음을 하거나 옛날 힘들게 살던 시절 얘기로 소일한다. 최근에는 가게에서 월드컵 경기를 함께 보는 것이 새로운 일과가 됐다.일부 주민은 언제 철거될지 모른다는 시름을 잊고 한국팀을 힘껏 응원하기도 한다. 자식도 없이 혼자 사는 안순남(69) 할머니는 “경로연금 등으로 매달 나오는 30만원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면서 “함께 남아 있는 노인 7명이 유일한 벗”이라고 말했다.안 할머니가 살고 있는 골목에는 함께 살던 10여가구가 모두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갈 곳이 마땅치 않아 혼자 남은 안 할머니는 “언젠가는 누군가 되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매일 아침 저녁으로골목길을 청소한다. 난곡 마을은 지난 67년 정부의 ‘판자촌 철거정책’ 방침에 따라 영등포구 대방동에서 쫓겨난 철거민 100여 가구가 옮겨오면서 형성됐다.이후 서울역 뒷골목이나 용산 등 서울 각지에서 철거민들이 속속 이주하면서 저소득층 밀집거주 지역으로 자리잡았다. 당국에서는 올해 말까지 철거를 완료하겠다고 여러차례 통보해 왔지만 재개발 보상 문제에 따른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앞날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난해 다른 동네로 이사간 뒤에도 옛정 때문에 날마다 난곡에 놀러온다는 김정례(68) 할머니는“멀쩡한 집을 왜 부수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윤창수 장세훈기자 shjang@ ■””가난하지만 정은 부자인 동네””/철거반대 주민 최병화씨 “난곡은 가난하지만 정 하나만은 부자인 사람들이 사는 곳입니다.” 난곡 철거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최병화(50·사진)씨는 언어장애가 있는 둘째딸 혜지(12)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장애아인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당장 살 집을 구하는 일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지난 2월 결성된 ‘난곡세입자 다모임’의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찬바람이 여전하던 지난 2월 최씨는 마을 주민이 한 명도 없을때 불도저가 들이닥쳐 빈 집들을 무차별 공격하는 데 충격을 받았다. 그 길로 달려나가 불도저를 막아내면서 철거 반대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전세 보증금 500만원으로는 서울 시내 어디에서도 집을 구할 수 없어 난곡에 눌러앉았다는 최씨는 “은행 대출까지 받아 임대아파트로 이사갔던 난곡 주민들 중에는 임대료와 관리비를 못내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다시 난곡으로 돌아오고 싶어도 살던 집이 모조리 부서져버려 올 수도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5월에는 빈집에 혼자 살다가 집이 부서지는 바람에 옷이며 가재도구가 모두흙더미에 파묻혀 버린 40대 남자가 술만 마시다 숨지기도 했다고 한다. 최씨는 “난곡 주민들의 요구는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철거 과정에서끊어진 골목 가로등을 복원하고 장마철에 파리·모기가 들끓지 않도록 방역작업을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박지연기자 anne02@
  • 월드컵/화끈한 뒤풀이 승리를 부른다

    단순한 승리의 세리머니가 아니었다. 환희와 흥분의 도가니를 연출한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선 유럽과 남미의 축구 선진국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화려한 세리머니가 연출됐다.130년 이상의 클럽전통을 갖고 있는 나라들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관중과의 일치된 호흡은 외국인조차 혀를 내두르는 장관이었다. 특히 안정환의 골든골로 승부가 갈린 직후부터 펼쳐진 10여분의 세리머니는 한국대표팀의 성격을 압축한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감동 그 자체였다. 이날 페널티킥 실축으로 인해 지옥을 다녀온 안정환은 골든골이 터진 순간 예의 ‘반지 세리머니’를 연출하며 코너킥 지역으로 달려와 몸을 솟구쳤고 이내 달려온 동료 선수들은 그에게 다이빙,사람 키만한 산이 쌓여졌다. 연장까지 117분의 혈투를 방금 끝낸 선수들은 힘이 남아 도는지 그라운드를 내달렸고 관람석을 꽉 채운 4만 1000여 ‘붉은악마’들은 선수들에게 태극기와 붉은 머플러 등을 던져 주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트레이드 마크격인 ‘어퍼컷 세리머니’를 두번이나 연출한뒤 잔디 위에 어깨를 걸고 깡총깡총 뛰고 있던 선수들을 맞았다. ‘약방에 감초’인 이천수 차두리 등 신세대 스타들이 다음 차지였다.둘은 몸에 태극기와 머플러를 휘감은 채 그동안 갈고 닦아온 현란한 춤솜씨를 마음껏 과시했다.히딩크 감독은 벤치에 편안한 동작으로 앉은 채 이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권위주의적인 축구 문화가 지배하던 시절에는 꿈도 못 꿀 일.히딩크 감독은 “우리는 서로를 믿고 있고 이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말해왔다.한국 축구의 오늘을 있게 한 ‘붉은악마’를 비롯한 국민들에 대한 보답의 뜻이 세리머니에 담겨 있었다. 대전 김성수기자 sskim@
  • 월드컵/ 스타플레이어 - 골든골 안정환, 제몫하는 킬러 고비마다 한방

    안정환이 한국 축구의 ‘새로운 해결사’로 우뚝섰다.지난 10일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동점골을 뽑아낸데 이어 18일 이탈리아전에서 다시 미국전의 복사판이다시피한 감각적인 헤딩골을 터뜨렸다.한국을 사상 처음 월드컵 8강에 끌어올리는 골이었다. 이날 안정환은 전후반에 걸쳐 국민들의 기대를 배반이나 하듯 시랑스런 게경기를 했다.페널티킥을 실축하는가하면 몇차례 있었던 찬스도 그에 이르면 허무하게 끊어지곤 했다. 그러나 연장전에 터진 골은 글자 그대로 황금과 같은 골든골이었다.한국 최고의 스타로 국민의 열망을 충족시키는 순간이었다.그것도 패배의 수렁에서 간신히 벗어난 한국팀에 완벽한 광명을 찾아준 소중한 ‘한방’이었다. 그는 축구에 ‘오빠부대’를 등장시킨 주역이다.‘꽃미남’이니 ‘반지의 제왕’이니 하는 축구실력과 무관한 병명도 그래서 나왔다.그러나 이런 스타성은 멋진 플레이에 집착하다보니 오히려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히딩크 감독도 처음에는 안정환에 냉담했다.몸싸움을 좋아하지 않는데다 수비 가담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불만이었다.히딩크 감독은 그러나 최근 “이제는 제몫을 하는 선수가 됐다.”고 평가를 바꾸었다.미국전 골은 히딩크 감독의 믿음에 대한 안정환의 첫번째 보답이었다고 할 만하다.인정환을 바꾸어놓은 것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보낸 두 시즌의 경험이었다.이른바 ‘빅 리그’에 진출했다지만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게다가 대표팀에서도 믿음을 주지못한 위기감이 그를 달라지게 했다. 안정환은 100m를 12초에 주파하는 빠른 발이 강점.짧은 거리에서 보여주는 순간스피드는 일품이다.서울 대림초등학교 시절 축구에 입문한 뒤 남서울중과 서울기공 아주대를 거쳤다.프로축구에 뛰어 든 98년에 당장 ‘베스트 11’에 선정됐다.이듬해에는 최고영예인 MVP가 됐다.2000년 7월 부산 아이콘스에서 이탈리아 페루자로 임대됐다. 안정환은 이날 세리에A 선수가 대부분인 이탈리아 대표팀에 패배를 안기는 결정타를 날림으로서 그동안 이국땅에서 겪은 소외감을 완전히 털어냈다. 대전 송한수 김성수기자 onekor@ ■안정환은 누구 ◇생년월일 1976년 1월 27일 ◇출생지:경기도 파주 ◇출신교:대림초-남서울중-서울기계공-아주대 ◇가족관계:부인 이혜원씨 ◇체격:177㎝ 71㎏ ◇혈액형:AB형 ◇별 명:테리우스,꽃을 든 남자 ◇주력(100m):12초 ◇특기사항:경기 있는 날은 절대 머리를 감지 않는다 ◇주량:소주 1병 ◇팬레터 주소:서울 강남구 삼성동 153-29 감령빌딩 ㈜이플레이어 ◇취미:등산,여행,당구(250) ◇경력:94년 청소년대표,97년 부산 동아시안게임·월드컵상비군,2000년 국가대표
  • 교통사고 대처 요령/ 오토바이 횡단보도 U턴 사고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며 오토바이로 물건을 배달하고 있습니다.얼마전 고객의 주문을 받고 배달을 나갔다가 급한 마음에 횡단보도에서 U턴을 하다가 맞은편 승용차와 충돌,부상을 당했습니다.그런데 중앙선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아무런 치료비도 못받고 있습니다.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요.-서울 신림동 이우현(가명·40). 차로가 있는 도로에서 불법 U턴하여 반대 차로로 넘어가는데 대해 중과실 중앙선 침범을 적용하는 것은 반대차로 정상 진행차량의 신뢰 보호에 목적이 있습니다. 횡단보도에는 통상 중앙선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어도 횡단보도에서 U턴하거나 회전할 경우에도 중앙선 침범의 적용을 받게 됩니다. 횡단보도로 회전할 경우,반대 차로의 정상 진행 차량과 사고를 낼 위험성이 큰 운전행위이므로 반대 차로 정상 진행차의 신뢰 보호를 위해 이는 10대 중과실의 중앙선 침범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1995.5.12.대법원 판결 95도 52). 결국 이번 사고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다쳤어도 오토바이 운전자의 중앙선 침범에의한 사고이므로 자력으로 치료문제 등을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두 교통정보연구소장 (www.sagoq.co.kr.(02)489-2380)
  • 6.13선택/ 이명박 서울시장 당선자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 이명박(李明博·61·한나라당) 서울시장 당선자가 ‘서울신화 창조’에 나선다. 13일 지방선거에서 386세대의 선두주자인 김민석(金民錫·38) 후보를 제치고 서울의 ‘자치 사령탑’에 오른 이 당선자는 “기쁨보다 책임감이 앞선다.”며 “이번선거에서 나타난 시민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해 시정에 반영하고 서울의 새 신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경제활성화로 활기찬 서울’‘사람중심의 편리한 서울’‘서민을 위한 따뜻한 서울’이라는 3대 목표를 우선 순위에 따라 착실히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청계천 복원공약에 대해 “결코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면서 취임후 2년동안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본격 복원 작업에 착수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60∼80년대 한국 경제개발 의 선봉에 섰던 샐러리맨의 우상이다.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건설에 공채 1기로 입사해 불과 5년만에 이사,12년만에 사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인천제철 등 6개 계열사의 회장을역임했다.그의 극적인 인생역정은 방송 드라마 ‘야망의 세월’로 표출되기도했다. 경북 포항의 가난한 농부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이 당선자는 포항중과 동지상고시절 풀빵장사를 하며 고학으로 고려대에 진학했다.청계천 헌책방 주인의 도움으로 공부했고 3학년때는 상대 학생회장으로 1964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굴욕외교’라며 반대하는 6·3시위를 주도하다 복역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특히 그는 이태원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이번 선거에서도 이태원의 환경미화원을 찾아 애로 사항을 청취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92년 민자당 전국구의원으로 정계에 발을 디딘 이 당선자는 95년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나섰다가 정원식(鄭元植) 후보에게 패했다.96년 4·11총선때는 종로에서 당선됐으나 선거비용 초과지출 등으로 의원직을 상실했었다. 그는 이화여대 메이퀸 출신인 부인 김윤옥(55)씨와의 사이에 1남3녀를 뒀다. 조덕현기자 hyoun@
  • [굄돌] 스님과 ‘붉은악마’

    지난 4일 폴란드를 완파해 전국이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을 때 우리 산사도 예외가 아니었다.나는 세상 사람들과 좀 거리가 가까워서,‘붉은 악마’응원복을 입은 600여 청년불자들과 함께 조계사 대웅전 앞에 특별히 설치한 멀티비전으로 월드컵 중계를 보며 어울렸다.그러나 깊은 산중에 사는 스님들에게도,건국이래 최초의 큰 잔치이며 우리 생애 또 있을지 모르는 행사이기도 하고,우리의 16강 진출이 가능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어 모두들 텔레비전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런데,두 가지 해프닝이 생겼다.이 기간이 하안거 결제 중인데 결제는 전통적인 용맹정진 수행기간이라서 그 기율이 자못 엄격하다.그래서 예전에는 결제 중에 돌아 다니는 승려는 죽여도 괜찮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있을만큼 엄격히 출입을 제한하고,신문이나 TV는 물론이고 경전을 보는 것마저 금할 정도다.그런 선방의 수좌들이 축구경기 시청을 허용한 사건이 그 하나이다.두번째는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축구경기를 보던 수많은 대중,특히 스님들이 골인할 때와 2대0으로 승리가결정되었을 때 청년불자들과 어울려 덩실덩실 춤을 춘 것이다. 사실 우리가 행자생활을 마치고 승려가 되는 첫 관문인 사미계를 받을 때 반드시 지키겠다는 맹서를 하고 받는 사미10계 중의 하나가 춤추고 노래하는 데는 구경도 가지 말라는 것이었다.그런데 구경이 아니라 직접 춤까지 추었으니 어떠했겠는가.너무나 좋아서 같이 뛴 사람들은 그러지 않았지만,세상 사람들이 다 같은 것이 아니어서 조용히 관전하다시피한 응원객 중에는 스님들이 좀 가볍지 않은가 하는 반응을 하는 이가 있었다. 부처님 당시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부처님께서 영취산에서 설법을 하시자 하늘에 사는 음악의 신인 건달바가 멋진 선율로 탄주를 하였다.다들 그윽히 음악에 취해있는데 부처님보다도 나이가 많은,그래서 무게를 잡아야 했던 사리불이라는 제자가 갑자기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춘 것이었다.사람들이 나이값도,수행값도 못한다고 수군대자 부처님께서는 건달바의 음성공양에 맞춰 사리불은 춤공양을 한 것이며,전생에 악사를 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이야기해서 대중을 진정시켰다. 나도 건달바의 음악과 사리불의 춤이 신심과 정진 의지를 북돋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또,부처님께서는 아함경에서 기쁠 때 껄껄 웃고 슬플 때 꺼이꺼이 우는 것이 바람직한 삶이라고 하셨다.아쉽게 비긴 미국과의 경기에 이어 포르투갈과의 경기도 대중과 어울려 경기를 보고 이기면 신나게 춤을 추어야겠다.아예 ‘붉은 악마’티셔츠도 입고 할까? 법현 스님/ 불교종단협 사무국장
  • 월드컵/ 스타플레이어 동점골 안정환 - ‘킬러본색’ 진정한 해결사

    안정환이 해냈다.그것도 후반 교체투입돼 ‘큰 일’을 냈다.안정환의 성공이자,거스 히딩크 감독이 거둔 작전의 개가였다.안정환으로서는 그동안 이름뿐인 ‘한국최고의 스타’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진정한 스타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긴 머리를 날리며 그라운드를 휘젓다가 슈팅을 성공시킨 뒤 반지에 키스를 하는 '골 세리머니'는 최근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지난달 16일 가진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2골을 터뜨린 장면은 그의 감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그가 이번에도 큰 일을 해냈다.그것도 패배의 수렁으로 빠져들던 한국에 희망을 되살려준 소중한 ‘한방’이었다. 그는 축구에 ‘오빠부대’를 등장시킨 주역이다.그러나 이런 그의 스타성은 일부 전문가로부터 멋진 플레이에 집착하다 보니 오히려 타이밍을 놓치는 등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도 처음에는 안정환에게 냉담했다.몸싸움을 좋아하지 않는데다 수비가담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불만이었다.히딩크감독은 그러나 최근 “안정환은 그동안 TV가 만들어낸 스타였으나,이제는 제몫을 하는 선수가 됐다.”고 평가를 바꾸었다.안정환이 바랄 수 있는 최상의 찬사였다.미국전 골은 히딩크 감독의 믿음에 대한 안정환의 보답이라고 할 만하다. 인정환을 바꾸어놓은 것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보낸 두 시즌의 경험이었다.이른바 ‘빅 리그’에 진출했다지만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던데다,한국대표팀에서도 믿음을 주지못한 위기감이 그를 달라지게 했다.공을 잡는 순간부터 슈팅까지 혼자서 다 해치우려는 개인주의도 개선됐다.최근에는 대표팀에서 가장 간결한 슛동작을 보여주는 선수가 됐다. 안정환은 100m를 12초에 주파하는 빠른 발을 갖고 있다.특히 20∼30m 정도의 짧은 거리에서 보여주는 순간스피드는 그를 일찌감치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케 했다.부산 대우 시절 안정환을 발탁한 이차만 감독은 “문전에서의 슈팅력은 말할 것도없고 경기의 흐름을 읽는 감각,순간 판단력 등에서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다.”고 말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서울 대림초등학교 시절 축구에 입문한 뒤 남서울중과 서울기공 아주대를 거치면서 ‘엘리트코스’를 밟았다.93년 고교대표,94년 19세 이하 청소년대표,97년동아시아대회 및 하계유니버시아드대표를 지냈고,같은 해 월드컵대표팀 상비군에도 들었다. 프로축구에 뛰어 든 98년에 당장 ‘베스트 11’에 선정됐다.이듬해에는 최고영예인 MVP가 됐다.2000년 7월에는 부산 아이콘스에서 이탈리아 페루자로 임대됐다.그는 이번 대회에서의 맹활약으로 페루자 팀에서도 주전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커졌다.이국땅에서 “왜 내가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는지 모르겠다.”던 서글픔도 날려보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 박준석기자 pjs@ ●프로필 생년월일 1976년 1월 27일 출생지 경기도 파주 출신교 대림초-남서울중-서울기계공-아주대 가족관계 부인 이혜원(25)씨 체격 177㎝ 71㎏ 혈액형 AB형 별명 테리우스,꽃을 든 남자 주력(100m) 12초F 특기사항 경기 있는 날은 절대 머리를 감지 않는다 주량 소주 1병 취미 등산,여행,당구(250) 경력 94년 청소년대표,97년 부산동아시안게임·월드컵상비군,2000년 국가대표
  • 월드컵/ 한·미전 이모저모 - 관중들 PK실축에도 격려 박수

    ●‘붉은 악마’와 관중들은 열광적이면서도 절제된 응원태도를 보였다. 경기장 북측 스탠드에 자리잡고 있던 붉은악마가 대형 태극기를 펼치자 전 관중이 환호하며 응원은 절정을 이뤘다.미국에 실점하고 페널티킥을 실패해도 흥분하지 않고 오히려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내용상 미국을 압도하고도 1-1로 비긴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침통한 표정으로 퇴장.선수들은 자유취재가 허용된 믹스트존을 지나는 동안 기자들의 질문에 응하지않고 바쁘게 경기장을 떠나 마치 진 선수들을 연상케 했다.이들은 숙소인 경주 현대호텔에 도착해서도 당초 미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가질 계획이던 축하파티도 취소하고 포르투갈-폴란드전을 시청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부상을 딛고 선발 출장했다 후반 10분 안정환과 교체된 황선홍은 “선취골을 내준 뒤 마음이 급하다 보니 경기가 잘 안 풀렸다.”고 분석.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을 기회를 무산시킨 최용수는 “열심히 했는데 아쉽다.”며 “평가전에 자주 나서지 못해 경기감각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고개를 떨궜다. ●황선홍을 밀어 페널티킥을 내준 미국 수비 제프 어구스는 “페널티킥은 오심”이라고 주장.어구스는 “한국은 좋은 포지션에 있을 때 상대를 넘어뜨리고 자신도 넘어진다.”면서 황선홍이 넘어진 것을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말했다. 브루스 어리나 감독도 “심판 판정에 대해 말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국이 2002한·일 월드컵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첫팀으로 기록됐다. 10일 미국전에서 전반 38분 황선홍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이을용이 왼발슛했으나 미국 골키퍼 브래드 프리덜의 손에 걸려 득점에 실패했다. 전날까지 페널티킥은 8개팀이 10개를 얻어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 ●대구 종합경기장에 모인 7만 관중과 300여㎞ 떨어진 서울 시청과 광화문 일대에 모인 14만명의 응원단이 동시에 입체 응원을 펼치는 장관을 연출. 경기장 관중들이 경기 도중 ‘아리랑 목동’을 부르는 모습이 대형 LED전광판을 통해 방송되자 시청과 광화문에 모인 장외 응원단들도 함께 박자에 맞춰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한국 대표팀 선수들을 성원했다. 응원단은 경기내내 선수들의 모습을 좇으면서도 관중들이 ‘필승 코리아’ 등 잘 알려진 응원가들을 부를 때면 함께 구호를 외치는 등 거리는 떨어져 있지만 혼연일체의 모습을 보였다. 대구 김재천기자 patrick@
  • [일본에선] “새 역사 썼다” 잠못 든 日열도

    [도쿄 황성기특파원·간노 도모코 객원기자·요코하마 신인하 객원기자] “가자,16강이 보인다.”,“21세기 러·일 전쟁에서 다시 일본이 이겼다.”,“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요코하마(橫浜) 경기장은 승리에 취하고 취했다.스탠드를 물들인 푸른색 물결과 일장기의 나부낌은 그칠 줄 몰랐다.일본팀이 러시아전을 승리로 이끈 9일 일본 열도는 환호했다.그리고 울었다.4일의 첫 월드컵 승점(벨기에전 무승부)에 이어 첫승리.감격 또 감격이었다. 요코하마와 도쿄(東京),오사카(大阪)의 거리는 밤늦게까지 일본의 첫 승리,16강에 바짝 다가선 것을 자축하며 잠들 줄 몰랐다. ●요코하마 경기장= 후반 5분.22살의 꿈나무 이나모토 준이치(稻本潤一)가 결승골을 터뜨리자 경기장을 가득 채운 ‘울트라 닛폰’ 6만 6000여명은 “해냈다.”며 일제히 환호했다.일본 축구가 아시아의 무대를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쉴 새 없는 공세,일본의 주도권이 이어지자 관중들의 열광은 하늘을 찔렀다.후반26분 ‘일본 정신’의 상징 나카야마 마사시(中山雅史·34)가 출장하자장내의 열광은 최고조로 올랐다. 그리고 경기 종료 휘슬.장내는 역사의 한 장에 첫 승리를 새긴 일본팀 11명 전사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일제히 기립,갈채를 보냈다. 경기장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모리 요시로(森喜朗)·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 등이 관전했으며,한·일 친선대사인 김윤진과 후지와라 노리카(藤原紀香)도 일본팀을 응원했다. 한 방송사 아나운서는 “선수 11명뿐만 아니라 7만여명에 가까운 관중과 함께 싸운 경기였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 관중(20)은 “역사의 증인이 될 수 있어 기뻤다.”면서 “일본과 한국이 나란히 결승 토너먼트에 가자.”고 상기된 표정이었다. ●잠들지 않는 도쿄= 도쿄 시내의 신주쿠(新宿)를 비롯,시부야(澁谷),에비스 등에는 승리를 자축하는 젊은이들이 밤늦게까지 ‘닛폰,닛폰’을 외치며 열광했다. 이날 에비스의 한 스포츠 카페에서는 일본팀이 1골을 터뜨리자 장내에 있던 일본인과 영국인 등이 너나 할 것 없이 껴안고 기뻐했다. 이들은 경기가 끝나자 도로로나와 일본의 승리를 기뻐하는 시민들과 합류,거리를 가득 메우며 승리를 만끽했다. 한 시민은 “이대로라면 우승도 문제없다.”면서 “10일 미국과 한판 승부를 펼치는 한국도 선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부야의 하치코 광장에는 3000여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승리를 자축했다.요요기(代代木) 국립경기장에서 대형 화면을 통해 경기를 지켜본 4만 8000여명의 관중들도 경기가 끝난 뒤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밤늦게까지 무리를 지어 돌아다녔다.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곳곳에서 엄중한 경비를 펼쳤으나 충돌은 없었다. 신주쿠역에는 응원객들이 한쪽 플랫폼에서 ‘닛폰,차차차’를 외치면 건너편 플랫폼에서 ’닛폰,차차차’로 응수하며 열기를 돋웠다. marry01@
  • 월드컵/ C조 코스타리카-터키, 지루한 경기 종료직전 동점

    북중미지역예선 1위팀과 유로2000 8강팀간의 경기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의 졸전이었다. 두 팀 모두 수비수들의 불안한 공 처리와 잦은 백패스,문전처리 미숙 등 수준 이하의 플레이를 펼쳤고,월드스타라는 하칸 쉬퀴르(터키)와 파울로 완초페(코스타리카)마저 엉성한 플레이로 일관해 스탠드를 가득 메운 3만여명의 관중과 텔레비전을 통해 경기를 지켜본 팬들을 실망시켰다. 전반은 지루한 미드필드 공방전 속에서 코스타리카가 다소 우세했다.터키는 이렇다 할 기회조차 만들지 못하고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터키는 후반 시작과 함께 맹렬한 공세를 펼쳤고 11분 선제골을 잡았다. 미드필드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하산 샤슈가 아크 부근에서 코스타리카 골문을 등지고 가슴으로 트래핑,달려 들어오는 엠레 벨로졸루에게 넘겨주었다. 벨로졸루는 골지역 오른쪽에서 왼발로 슈팅을 날렸으나 공이 상대 수비를 맞고 나왔고 이를 다시 잡아 수비를 따돌리며 오른발로 터닝 슛,골문을 갈랐다. 적극적인 반격에 나선 코스타리카는 41분 스티븐 브라이스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넘어지며 오버헤드킥으로 패스한 볼을 터키 골키퍼와 수비진이 그대로 흘려버렸고 이를 윈스턴 파크스가 무인지경의 골문에 가볍게 차넣어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인천 송한수 김성수기자 onekor@ 양팀 감독의 말 ▲알렉산데르 기마라에스 코스타리카 감독= 매우 어려운 경기였다.하지만 공격적이고 힘있는 플레이로 무승부를 이뤄 만족한다.승점 4를 확보해 16강을 향한 유리한 고지에 섰다.또 다른 승점을 얻기 위해 브라질전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브라질전은 선수들로서는 한번 해보기를 원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이다. ▲셰놀 귀네슈 터키 감독= 전반전과 후반 1골을 넣을 때까지 경기를 잘했으나 코스타리카의 견고한 수비를 더이상 뚫지 못했고 빠른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골 넣을 기회를 만들려고 했으나 많은 기회를 갖지는 못했다.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16강을 향한 대열에 있으며 다음 경기인 중국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
  • “법인세 단계 인하 필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6일 법인세율 인하와 연결납세제도 도입,청주·약주의 알코올 도수 제한 폐지 등 69건의 세제개선안을 정부에 건의했다.전경련은 기업의 조세관련 애로사항과 개선의견을 종합한 ‘2002년 세제개편 종합건의서’에서 30여개 세목을 통합·축소하고 세무조사 대상 선정을 객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인세율을 단계적으로 내리고 연결납세제도를 조속히 도입,지주회사의 설립과 기업분할 등 다양한 형태로 사업을 재편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을 촉구했다. 해외 자회사나 국내 법인으로부터 수입배당금을 받을 때 생기는 이중과세 문제는 세액공제를 통해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경련은 법인간의 과세형평을 위해 결손금의 이월 공제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현재 중소기업에만 허용하는 결손금의 소급공제(1년)를 대기업에도 적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에너지절약시설에 대한 세액공제 기한과 중소기업 자금난 완화를 위한 기업어음제도 개선관련 세액공제기한을 각각 올해 말에서 2005년말까지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밖에 승용차의 특별소비세 탄력세율 적용기한을 8월 말에서 12월 말까지 연장하고 청주·약주의 알코올 도수 제한을 폐지할 것을 건의했다. 박건승기자 ksp@
  • [2002 길섶에서] 범선

    돛 폭에 바닷바람을 가득 받아 대양을 건너던 항양(航洋) 범선은 이미 백년 전에 동력 기관선에 바다를 내줬다.지금도 시속 60㎞로 먼바다를 가르는 범선대회가 열리곤 하지만 범선은 박물관의 백분의 일 축소판 전시물로 전락했다. 그러나 범선은 모형일지라도 역동감이 남다르다.마스트에 스무개가 넘게 촘촘히 가로질러 있는 돛들은 서로 긴장의 음계를 이룬다.터질 듯 팽팽한 돛들은 목청이 터져라 바닷바람을 부르는 것 같다. 현대 선박은 이런 거추장스러운 돛에서 해방됐다.엔진을 완벽히 숨겨버린 선박은 간결하면서도 완결미가 넘친다.맨 가슴팍을 드러낸 범선이 제 인생담을 과장스레 떠벌려대는 근대문학적 인물이라면,속을 알 수 없는 현대 선박은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소설 주인공 같다. 모형 범선을 본다.흉중과 배포를 백퍼센트 드러내던 구시대적 인간형이 그리워진다.물론 선거철을 맞아 주위에 갑자기 많아진 헛바람 든 자기 선전형과는 다르다. 김재영 논설위원
  • [데스크칼럼] ‘첫승 함성’ 정치체증도 씻어내길

    한국과 폴란드전이 열린 4일 밤,전국 곳곳에서 한국인들이 대거 군집한 것은 새롭게 보는 ‘사회현상’이었다.단일 체육행사를 수천만명이 지켜보고 열광한 것은 체육에 문외한이고 월드컵 대회 자체에 심드렁했던 사람으로서 전율이 느껴지는 경험이었다.월드컵 대회가 열리기 전만 해도 국민들이 냉담하다는 주최측의 우려도 기우였다. 경기가 열린 부산은 물론이고 서울과 다른 지방 도시에서도 무수한 인파들이 몰려 ‘대∼한민국’이라고 외치며 박수를 짝짝짝 쳤다.경기를 보러 가는 군중들을 위해 열차 전세칸이 동원되고 평촌 신도시 공원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는 수천명이 모였다. 잠실야구장에 실제 경기를 보러 간 것이 아니라 스크린에 나오는 축구 생중계를 보러 수만명이 모여 상대편 없는 응원전을 벌인 것도 아마 경기장이 생긴 이래 처음일 것이다.경기를 보고 돌아가는 거리의 관중 때문에 밤늦게까지 지하철과 버스가 북적대고 월드컵 신드롬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그렇게 많은 인파가 단일 행사로 모인 것은 얼마만인가.얼핏 떠오른것은 1987년6·10항쟁이었다.권위주의 정권에 반대해 자발적으로 일어난 군중들,그 울분,열기와 함성은 대단했다. 그것은 무너뜨려야 할 상대를 향한 궐기였으며 나라를 바로세우려는 군중들의 힘의 분출이었다. 학생들과 정치인들의 시위에,마침내 지켜보고 있던 넥타이를 맨 샐러리맨들과 중산층이 움직이면서 폭발적으로 커졌던 그 항쟁.적어도 6·10항쟁 이후 10여년간 한국-폴란드전만큼 대규모로 국민 에너지를 분출시킨 행사는 없었지 않았나 싶다. 88년 서울 올림픽도 이번과 같은 대규모 군중과 열기를 끌어모으지는 못했다. 그동안 외환위기로 찌들고 벤처 붐의 붕괴로 실망하고 이런저런 정권들의 신물나는 썩은 구석들을 보며 진저리치느라 가슴의 응어리들만 쌓여왔다.샐러리맨들은 일찍 집에 들어가거나 거리에서,주부들은 가족들과 함께 각각 TV를 통해 축구경기를 보며 오랫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상당부분 풀어지는 감을 느꼈을 것이다. 한국인은 한-폴란드 전의 뿜어오르는 열기를 통해 새로운 한국의 모습을 실감한 셈이다.외환위기 때 집에있는 금가락지를 들고 나와 금모으기 운동을 벌인 것처럼 우리나라가 잘 되어야 한다고 진심으로 기원하는 마음을 발견했다.패스도 없고 공만 내질러온 ‘뻥 축구’에서 벗어나 우리도 노력하면 조직플레이와 기교있는 수준높은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또 한국-폴란드전의 응원열기와 대규모 군집은,한국사회가 대형 TV와 스크린과 인터넷 등의 발달로 새로운 일체감을 실감한 기회였다.우리 축구팀이 이기라고 응원하는 데 담긴 국민들의 여망을 지도자들은 기억해야 한다.그 열기가 부디 앞으로 축구에서 이기는 것뿐아니라 나라가 잘되는 쪽으로 분출되도록 열어주어야 한다. 이상일 경제팀장
  • 李·盧 거친 발언 ‘구설수 부메랑’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투박하고 거친 어투가 연일 화제다.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후보는 과거 농담성 발언이 최근 다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대선 후보의 일거수일투족,말 한마디는 전 국민에게 관심의 대상이다.그런 것을 아는 노후보가 왜 투박한 발언을 계속하는지,그리고 이 후보는 ‘언어순화’를 통해 득을 보고 있는지 등과 함께 그들의 심리분석까지 곁들여 대권주자들의 ‘독설(毒舌)’을 집중분석한다. ◆ 이회창 후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최근 언행은 조심스러운 편이다. 민감한 사안이나 정책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그에게는 돌발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코멘트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정도다.2차례의 당내경선과 대선도전,오랜 당 총재 경력을 통해 정치적으로 가다듬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 그도 한때 ‘과격한’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한 사석에서 기자를 향해 ‘창자를 뽑아버리겠다.’고 농담했던 발언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지난 97년 대선 직전에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다소 풀어진 분위기속에’나눈 얘기 중 일부로 전해진다. 폭탄주를 마시면서 “내 기사 똑바로 쓰지 않으면 재미없어.”라는 말로 기자들과 농을 주고 받으면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그는 이에 대해 최근 한 토론회에서 “실수였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 즈음에 이 후보는 “○○기자는 ○○일보의 암적인 존재”라거나 “그렇게 신문을 만들면 내가 대통령이 된 뒤에 재미없을 것”이라는 말을 기자들에게 했다는 소문도 있었다.아직 제대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최근에는 “당시 이 후보가 K대 출신기자에게 ‘그 대학을 나오고도 기자가 될 수 있느냐.’고 했다.”고 한 언론관련 매체가 보도,또다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 후보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으며,측근들은 “해당 대학 출신의 기자가 얼마나 많은데 그런말을 했겠느냐.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당시 한나라당 출입기자 중에는 “이 후보가 술자리에서 종종 과격한 발언을 했었다.”고 기억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상당수는 “그같은 발언을 문제삼을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분위기를 전한다. 아무튼 요즘 이 후보에게 이런 실수를 찾기는 어렵다.실언(失言)으로 인해 두고두고 괴롭힘을 당하지 않으려는 인식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창자’발언은 뒤늦게 알려지면서 그의 강한 이미지와 맞물려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 노무현 후보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연이어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실언(失言)이냐,의도된 발언이냐에 대한 궁금증이 당안팎에서 일고 있다. 노 후보는 이번주 발매된 ‘뉴스메이커’와 인터뷰에서“한보청문회를 계기로 검찰내에 이회창 후보 지원세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은‘검찰길들이기’라고 주장하며 강력히 비판했고,검찰 일각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왔다. 노 후보는 지난 28일 인천 부평역 앞에서 열린 정당연설회에서는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남북대화 하나만 성공시키면 다 깽판쳐도 된다.”고 말해,한나라당이즉각 “무자격,무자질을 드러낸 것”이라고 공격했고 민주당은 “말꼬리잡기식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는 등 공방이 벌어졌다. 29일에는 부산역앞 정당연설회에서 한나라당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후보를 비판하면서 “(지역개발을 위해) 손발을 맞춰야 되겠는데 안시장,배짱 쑥 내고…”라고 말할 때의 ‘안시장’이 ‘에이 썅’이란 비속어로 발언한 것으로 일부에서 보도됐다.그러나 민주당은 연설장면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에이 썅’이란 발언은 없었다.”고 해명했다.해당 언론에는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노 후보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거친 발언을 계속하자 ‘계산된 행동’이라는 해석도 나온다.“인간적 매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고도로 계획되고,계산된 발언”이라는 것이다.신선함과 솔직함으로 대표되는 ‘무현스러움’을 부각시키려는 득표전략의 일환이란 풀이다. 노 후보측도 30일 “대중과 호흡하는 연설자리에서는 대중적 속어를 사용,친근감을 높이는 연설기법의 하나”라고 설명,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노 후보의 거친 발언과 “나도 옥탑방을 몰랐다.”라는 등의 솔직한 발언에 대해 ‘무현스러움’의 표출이라고옹호하는 것이 주류다.찬성론자들은 “노후보의 솔직함과 친근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발언들이며 실언은 고치면 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언행을 보다 다듬어 대권후보로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도 만만치 않다. 이지운기자 이춘규기자 taein@ ■'대선주자 독설' 전문가 분석 최근 언론에 잇따라 보도된 대통령후보들의 과격발언을 정신분석학적으로 보면 어떨까? 전문가들은 최근 문제가 된 언행만 보더라도 이회창 한나라당·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성격과 살아온 길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한다.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상일(李相壹·43) 박사는 “이회창 후보는 위험 상황에서 상대편을 제압하려는 ‘과시행동’을 많이 하는 반면,노무현 후보는 복잡한 상황에서 극단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양가(兩價)행동’을 한다.”고 분석했다. 이 박사는 “동물은 상대방에게 겁을 주기위해 자신의 몸집을 부풀리는데,이 후보는 말로써 자신을 부풀린다.”면서 “이 후보의 ‘창자’발언은 무의식적인 과시행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 후보가 발언할 때 손을 자주 쓰는 특징이 있는데,이는 불안심리를 보여주는 동시에 과시심리를 나타내는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노 후보에 대해선 다른 해석을 내렸다.그는 “노 후보 의경우,경선과정을 거치면서 피로와 갈등,자존심의 손상 등으로 화가 난 것을 참고있는 상태”라면서 “특히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감정조절에 실패할 때 ‘깽판’같은 발언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후보의 삶 또한 발언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정치인의 정신분석을 연구하는 백상창(白尙昌·68·세계정신분석정치학회 부회장) 박사는 “이 후보는 오랜 기간법조인 생활을 했기 때문에 자신의 기준에 어긋난 사람을증오하는 특징이 있다.”면서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기자들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용암처럼 분출될 때,‘창자’발언 같은 원시적인 감정표현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노 후보는 돈이 없어서 중학교 진학을 거절당할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히스테리적인 면모가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그는 “노 후보는 핍박과 냉소속에서 자랐다고 스스로 밝힌 만큼,기존의 제반질서와 엘리트에 대한 반발심과 반항심이 많다.”면서 “전통에 대한 무의식적 증오감은 노후보의 과격한 습관과 연관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노 후보의 발언을 계산된 것으로 평가하기도했다.백 박사는 “일반적 정치심리로 보면,정치인들은 자신이 원래 낮은 출신임을 강조하려고 스스로 저질스러운행동을 하거나 은어를 사용하기도 한다.”면서 “노 후보의 ‘깽판’같은 과격발언도 계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만화경] 테레사 수녀와 신유박해

    ‘캘커타의 성녀’ ‘가난한 이들의 성녀’ ‘살아있는성자’….지난 97년 87세를 일기로 삶을 마감한 테레사 수녀가 회자될 때마다 으레 따라붙는 수식어다.수식어 그대로,테레사 수녀가 생전에 변함없이 일관한 삶의 모토는 ‘낮은 데로 임하기’였다.고교 교사시절 “한가하게 가르칠 수만은 없다.”는 말과 함께 인도 캘커타의 빈민구제에뛰어든 그는 죽음에 임박해서도 “나를 가난한 사람들처럼 죽어가게 내버려 둬 달라.”고 호소하며 치료를 거부했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서만 ‘다른 이에 대한 섬김의 모범’으로 받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희생’과 ‘무소유’의 전범이었다.가진 것이라곤청색띠를 두른 수녀복과 낡은 헝겁가방 속에 든 성경 한권이 전부인 테레사 수녀였다.“내가 하는 일이란 거대한바다 속의 작은 물방울”이라는 말과는 달리, 1950년 캘커타 빈민가에 창설해 그의 분신격이 된 ‘사랑의 선교회’는,이제 100여 국가에서 500개 단체로 늘어나 테레사식 사랑을 실천하고 있으며 소속된 수녀만도4000명에 달한다. 로마 교황청이 내년 봄 테레사 수녀를 시복(諡福·사망후 복자로 인정함)키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때맞춰 국내 가톨릭도 226명을 시복·시성(諡聖) 추진 대상자로 확정했다고 한다.관례로 볼 때 테레사 수녀의 시복·시성은 가톨릭사상 최단 시일 내에 이루어지는 것이다.이에 비해 우리가톨릭이 시복·시성 대상자로 확정한 이는 1801년 신유박해 때의 순교자가 대종을 이룬다.사후 5년도 채 안돼 복자와 성인의 반열에 오르는 테레사 수녀에 비하면 우리 순교자들은 200년 만에 인정받을 기회를 얻은 셈이다. 가톨릭에서 사후 교황청으로부터 복자와 성인의 품위를받는 것은 최고의 명예다.국내에선 지금까지 103명이 성인 품위를 받았고 대부분은 각종 박해 때 목숨을 잃은 순교자들이다.교황청은 시복·시성의 조건으로 기적과 순교의증거를 들지만, 이번 대상자들은 탄압과 박해의 악조건 속에서 민중과 부대끼며 ‘낮은 데로 임하다 목숨을 버린’순교자들인 만큼 어렵지 않게 반열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95년 영국과 독일에서 동시에 출간된 뒤 한국에도번역소개된 수상집 ‘단순한 길’에서 테레사 수녀는 자신을 가장 낮은 곳에 두기로 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선한 인간이 가난에 허덕이고 타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죄악이자 질병이다.이기적으로 살기엔 우리에게 주어진 날들이 너무나도 짧다.” 종교적 양심을 지키느라 죽음을 택한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이 가톨릭계만의 관심사가 아닌 까닭을 설명하는 말이다. 김성호기자kimus@
  • 인천 작년 잘못거둔 세금 134억

    인천시가 잘못 거둬들인 지방세가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과·오납된 지방세는 133억 8300만원으로 2000년 67억 8600만원에 비해 배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과·오납을 세목별로 보면 ▲취득세 53억 4400만원(596건) ▲등록세 42억 7500만원(155건) ▲주민세 24억 5900만원(2228건) ▲지방교육세 7억 4300만원(4569건) 순이다. 과·오납 발생원인은 소송패소가 68억 7000만원(1587건)으로 가장 많았고,납세자 착오납부 38억 6500만원(9438건),국세경정처분(국세 납부에 따른 지방세 혜택) 21억 7400만원(1158건) 순이다.공무원의 잘못이 인정된 부과착오도 4억 7400만원(3216건)이나 됐다. 특히 취득세와 등록세의 과·오납이 많은 것은 중과세 처분에 따른 이의신청 및 소송 등에서 패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책/ 우리말의 수수께끼

    보통 우리말,즉 ‘국어’에 관한 이야기라 하면 딱딱하거나 뻔한 내용일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다.언어학 자체가 그리 흥미로운 주제가 못되는 데다 우리말에 대해서는 일단‘순수성을 지켜야 한다.’거나 ‘무조건 사랑해야 한다.’는 식의 당위적 태도가 널리 유포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말의 수수께끼’(박영준·시정곤·정주리·최경봉지음,김영사)는 국어에 대한 이런 선입관을 훌훌 털어 버리고 ‘우리말 우리글과 함께 뛰고 뒹굴며 부담 없이 즐기는’ 가운데 우리말의 실체를 입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중 국어학’ 책이다. 저자들은 모두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강단 국어학자들.상아탑에 갇혀있던 전문지식을 새 모양으로 산출시켜대중과의 공유를 선언한 학자들의 책답게 철저하게 대중의 눈높이에서 출발한다. 우선 누구나 알 것 같으면서도 실은 잘 모르는 사실들에대해 하나하나 물음표를 치면서 비밀을 풀어주는 전개방식이 독특하다.이두는 설총이 만들었나? 훈민정음은 과연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이 스스로 만든것일까? 다른 나라 문자를 모방한 것은 아닐까? 훈민정음은 모든 백성들에게 환영을 받았을까? 왜 한글은 알파벳처럼 풀어쓰지 않는것일까? 독자들은 책을 통해,신라의 대학자 설총은 이두를 만들었다기보다 기존의 표기법을 집대성했을 것이며,세종대왕은 그 자신이 훌륭한 언어학자로 직접 훈민정음을 창제했다는 것 등을 확인하게 된다.또한 훈민정음은 고대 인도계 문자를 참고했을 수 있다는 것,훈민정음을 만든 주요 목적의 하나가 한문의 발음 표기였기 때문에 음소문자이면서도 처음부터 음절단위로 ‘모아쓰기’를 했다는 것도새롭게 알게 된다. 다음으로 책은 갈등과 애증의 인간 드라마 속에 우리말 이야기를 녹여 넣어 자칫 건조해지기 쉬운 소재에 감동과 흥미라는 양념을 친다.세종대왕과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의갈등.강직한 성리학자였던 최만리는 “근거도 없는 훈민정음을 창제하는 것은 조선을 곧 오랑캐로 만드는 것”이라며 언문 창제 반대 상소를 올린다.세종대왕은 최만리를 크게 꾸짖었지만 상소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최만리가 낙향하자 부제학 자리를 비워두고 그를 그리워 했다.또 1933년 첫 한글맞춤법통일안이 탄생하기까지에는 박승빈과 최현배의 첨예한 학문적 논쟁이 있었다.한글의 ‘소리’에 초점을 맞춘 박승빈의 ‘정음파’와 ‘글’에 초점을 맞춘최현배의 ‘한글파’는 사흘간의 공청회에서 논리싸움을벌였는데 현대문법적 인식이 뚜렷했던 ‘한글파’가 승리함으로써 표음주의 표기시대가 가고 형태주의 표기법이 정착되었다. 책은 ‘역사 속으로 떠나는 우리말 여행’이라는 부제를달고 있지만 결코 옛날 얘기로 그치지 않는다.오늘날 세계 언어학계에서 한글의 위치를 소개하는가 하면 ‘속도’를 중시하는 인터넷 채팅 현장에서 일상화되고 있는 문자축약 현상과 컴퓨터 자판의 부호들을 문자처럼 활용하는 ‘이모티콘’(emoticon) 사용의 언어학적 의미도 살핀다.인류는 다시 그림문자를 썼던 원시로 회귀하고 있는 것일까?언어의 역사는 인간의 마음을 보다 잘 표현하고자 했던 인간 욕망의 역사.‘우리말의 수수께끼’는 적절한 지적 흥미와 학문적 엄격함을 맛볼수 있는 보기 드문 책이다.1만900원. 신연숙기자 yshin@
  • ‘고이즈미 신사참배’보복/ 中해군함정 訪日 연기

    중국 정부는 23일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청장관의 베이징(北京) 방문과 중국 해군 함정의 일본 방문을 각각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와 관련,중국 정부가 구체적인 대응조치를 통해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쿵취안(孔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해 “중국 인민들의 감정을 손상시킴으로써 중·일관계를 상처나게 했다.”며 “현 상황에서는 나카타니 방위청장관의 방중과 중국 해군 함정의 방일이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나카타니 방위청장관의 방중은 27일로 예정돼 있으며,중국해군 함정은 오는 5월14∼17일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쩡칭훙(曾慶紅) 공산당 조직부장의 일본 오이타현 방문(25일)과 일본 공명당 대표단의 베이징 방문(27일)은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은 지난해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농산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발동 등 중·일관계가 급랭됐으나,고이즈미 총리가 지난해 10월 방중때 과거에 대한 ‘반성의 뜻’을 전달하면서 점차 회복돼오는 와중에 발생,중국측이 극도의 ‘배신감’을 느낀 데서 비롯된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않을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소식통들의 일반적인 전망이다.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단행했지만 패전일인 8월15일 참배를 배제한 데다,오는 9월 중·일 수교 30주년을 맞는다는 점을 들어 중·일관계가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일간의 교류 중단이 지난해와는 달리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나카타니 장관의 방중과 중국 군함의 일본 방문을 연기하는 군사 부문에만 한정됐다는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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