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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한국서 활동하는 中 ‘반상의 철녀’ 루이내웨이 9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한국서 활동하는 中 ‘반상의 철녀’ 루이내웨이 9단

    장강삼협(長江三峽), 삼국지의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도도히 흐르는 장강(양자강)에 빼어난 경치의 서능협(72㎞), 무협(44㎞), 구당협(33㎞)을 말한다. 웅장함과 험준함, 오묘함이 극치를 이루는 대자연의 창조물이다. 위·촉·오 세나라가 삼협의 꼭짓점에 있었다는 것만 상상해도 어느 정도인지 그림이 절로 그려진다. 1987년 여름, 장강의 삼협을 유영하는 선상(船上). 내로라하는 중국과 일본의 고수들이 참여한 바둑대항전이 벌어졌다.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날 오후. 대표선수로 참가한 루이내웨이, 장쉬엔, 요다 노리모토, 이마무라 등이 숙소 근처에 산책을 나섰다.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요다가 루이에게 속기바둑을 한번 두자고 불쑥 제안을 했다. 이어 둘은 흑백돌을 가리고 숙소 복도에서 서로 마주 앉았다. 그런데 날이 어두워지자 요다 9단이 밝은 곳으로 자리를 옮기자고 해 속기바둑은 요다의 방에서 계속됐다. 가토 9단과 장주주 9단 등이 구경꾼으로 관전했다. 그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루이를 찾는 전화였다. 중국 지도부에서 저녁회식이 있으니 참석하라는 것이었다. ●‘싼샤 사건´으로 日유학길 올랐다가 한국행 이튿날 바둑대항전은 모두 끝나고 중국팀이 합계성적에서 일본에 패했다. 그런데 루이는 중국 지도부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다. 일본 기사의 방에 들어가지 말라는 훈령을 어겼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 지도부에서는 “여류기사는 일본 남자 기사들의 방에 가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데다가 루이가 그걸 깜빡 잊고 요다의 방에서 바둑을 둔 것이 화근이었다. 동료 프로기사 장주주 9단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루이는 반성문까지 썼고 나중에는 국수전 등 주요 기전의 참가자격을 박탈당했다. 중·일 바둑계에서는 이를 샤(三峽)사건이라고 한다. 결국 견디다 못한 루이는 2년 뒤 장주주와 함께 중국 국가대표팀을 떠났다. 장주주는 미국으로, 루이는 일본 유학길에 올랐던 것이다. 루이는 일본에서 살아 있는 전설 오청원(吳淸源) 9단의 제자가 돼 바둑공부를 더 할 수 있었으나 각종 기전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일본기원측이 루이가 일본 여류기전을 싹쓸이할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6년을 그렇게 보내다 장주주와 결혼, 미국을 거쳐 1999년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이듬해 조훈현 9단을 눌러 외국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국수전 우승을 차지, 파란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한국기원의 정식기사가 되면서 제2의 인생길을 걷게 됐다.“바둑 둘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 집이다.”고 말하는 그는 자서전 ‘우리집은 어디인가’(마음산책)를 펴낼 정도로 비록 중국 국적이지만 한국생활에 많이 익숙해지고 있다. 올해 44세의 루이내웨이(芮乃偉).18세에 중국 국가 대표선수가 됐고 35세에 9단으로 승단, 세계 바둑 역사상 여성으로는 최초로 입신(入神)의 경지에 올랐다. 그래서 세계 바둑계에서는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불세출의 여류기사”라는 찬사와 함께 ‘반상의 철녀’라고 부른다. 가을바람이 감미롭게 스치던 지난주, 서울 성동구 홍익동에 위치한 한국기원 프로기사 대국실에서 루이를 만났다. 그는 “한국말을 잘 못하는데….”라며 수줍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인터뷰 도중 간간이 한자를 써가며 이해를 도와주려는 ‘친절한 철녀’였다. 한국생활이 어떠냐고 했더니 “(한국에 온 지)8년이 됐다. 프로기사 생활을 할 수 있는 한국이 좋고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이어 남편과 같은 방향의 바둑인생을 사는 게 즐겁다며 해맑게 웃었다. 자택도 한국기원 바로 옆에 마련했단다. 근황을 물었다. 대국이 없는 날에는 오전 10시쯤 기원 연구실에 나와 공부를 하거나 다른 프로기사들의 대국을 지켜보고, 또 집에 돌아가서는 남편과 함께 복기(復碁)를 꼭 한다. 이창호 9단, 유창혁 9단 등과 기원에서 복기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럴 때 점심식사를 기원 옆 작은 식당에서 하는데 하얀 쌀밥이 바둑돌로 보일 때가 많단다. 집에서는 바둑TV를 시청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기보를 검색한다. 남편과 바둑을 두면 누가 이기느냐고 했다.“남편은 내가 다음 돌을 어디에 둘지 아는 것 같고, 반대로 나는 그걸 잘 모른다. 그런 것으로 봤을 땐 내가 남편보다는 머리가 나쁜 것 같다.”며 웃는다. 알다시피 루이 부부는 세계 최강의 9단 커플이다. 한살 연상인 남편은 산시성(山西省)의 타이위안(太原) 출생으로 1978년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1984년과 1985년에 벌어진 중·일 바둑대항전에서 일본의 고수들을 차례로 물리쳐 중국 국민들에게 ‘항일영웅’으로 추앙받았다. ●세계최강 9단 커플… 한국기원 옆에 ‘둥지´ 루이와는 국가대표 시절 알게 됐고 싼샤사건으로 가까워지면서 결혼에 골인했다. 루이와 서울에 정착할 때까지 10년 넘게 외국을 돌아다녀 ‘바둑집시’라는 말도 듣는다. 루이는 “남편은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한다. 집에 DVD와 음향기기까지 설치해 영화감상을 자주한다.”면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서 함께 영화보는 재미가 그만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대표를 떠난 10년 동안은 정말 무척 괴로웠지요. 특히 일본에서 바둑을 가르치는 노동으로 연명하며 견뎌야 했던 세월은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인지 요즘 한국에서는, 내몫이 아닌 것 같은 행복과 평화, 그리고 한국의 친구들이 실감나지 않을 때가 많아요. 남편이 있고, 우리 집이 있고, 새로운 삶을 열어준 바둑친구들이 있어 아주 행복해요.” 한국의 바둑기사 중에서는 목진석 9단과 김승준 9단과 친하다. 특히 김성룡 9단, 박승철 5단, 김영삼 7단 등은 중국어 실력이 상당한 수준이어서 기사실에 같이 있을 경우 한국말과 중국어를 섞어가며 열띤 토론도 마다하지 않는다. 여자기사 중에는 중국어를 비교적 잘하는 이지현 3단, 한해원 2단 등과 가깝게 지낸다. 루이 부부는 경희대 국제교육학원에 입학,2년여 동안 한국어를 배웠다. 한·중·일의 바둑수준에 대해서는 “한국과 중국이 엇비슷하고 일본은 좀 어렵다.”면서 한국은 힘이 센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향의 가족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지난달 중국에서 양가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했다.”면서 바둑은 어릴 적 아마초단인 아버지한테 배웠고 남동생이 아마5단의 실력이라고 귀띔했다. 상하이에서 태어난 루이는 평소 집요하게 파고드는 성격으로 집중과 인내력이 필요한 바둑에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아예 바둑선수가 되려고 체육중학에 진학했으며 1년반 만에 상하이 시대표에 발탁되면서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남들은 전투형이라고들 합니다. 제가 어떻게 두는 것인지 잘 몰라 일단 싸움부터 걸다 보니 그런 얘기를 듣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두터운 바둑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에게 인생의 좌우명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하얀 종이 위에 다음과 같이 막힘없이 써내려갔다. 蝸牛角上爭何事(와우각상쟁하사):달팽이 뿔 위에 싸워서 무엇하리. 石火光中寄此身(석화광중기차신):부싯돌 번쩍이듯 찰라에 기대 사는 몸. 隨富隨貧且歡樂(수부수빈차환락):부귀든 가난이든 그대로 즐길 일이니. 不開口笑是癡人(불개구소시치인):크게 웃지 않는 그가 어리석구나.-백거이(白居易)의 시 중에서.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3년 상하이 출생 ▲76년 상하이 체육중흥학교(바둑훈련반) 입학 ▲78년 상하이 시대표 ▲80년 중국 국가대표 ▲88년 여성최초로 9단승단 ▲90년 일본 유학 ▲99년 한국기원 객원기사 ▲2000년 제43기 국수전 우승 ▲01년 한국기원 정식기사
  • 이명박 후보 “재건축 규제 완화해야”

    이명박 후보 “재건축 규제 완화해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는 12일 부동산 공급확대를 위해 재건축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징병제 폐지와 모병제 도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지역이든 도시를 재개발해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면 공급확대를 통해 융통성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강남을 지칭해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수요자들이 문화적 혜택을 받고 양질의 주택을 공급받고 싶어 하는 만큼, 신도시를 만들어 주택 공급량만을 늘리기보다는 기존 도시에서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도 신도시와 기업도시를 해서 전국에 약 1억 5000만평정도 공사가 시작됐거나, 시작되려고 한다. 보상비로 현금이 100조원 가까이 풀리고 있는데, 이것이 부동산 투기를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부동산 세제와 관련,“투기 목적의 주택 보유에 대한 중과세는 반대하지 않지만, 한 사람이 장기적인 거주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1주택에 중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집권할 경우 종합부동산세제를 조정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최우선 국정과제로 민생을 꼽은 뒤 “지금 경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 특히 내수진작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진국가가 되려면 조그만 것에도 법이 지켜져야 하는데, 사방에 기초질서가 무너졌다.”며 씁쓸해했다. 신정아 사건에 대해서는 “소위 권한이 남용됐느냐 하는 법적 차원에서 따질 것은 엄밀하게 따져야 하지만 개인 사생활이 흥미 위주로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가 어디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느냐가 중요한데, 노 대통령은 지금 남북정상회담하랴 야당 후보 고발하랴 너무 바쁜 것 같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청와대가 자신을 고소한 데 대해 “5년 임기 중에 유사 발언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대꾸할 필요가 없고, 비난하면서 맞상대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며 무대응 입장을 이어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공무원 성범죄땐 파면·해임

    앞으로 공무원들이 성범죄를 지으면 최고 징계 수위인 파면과 해임 등 중징계를 받는다. 또 성범죄는 징계의 수위를 경감해 주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행정자치부는 이 같은 내용의 공무원징계 양정 등에 관한 규칙 일부를 개정해 13일부터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우선 공무원의 성범죄 근절을 위해 현행 ‘공무원 징계 양정 등에 관한 규칙’ 징계 양정 기준 중 성범죄 행위를 세부적으로 분류해 성폭력 행위에 대해서는 정계 양정을 1단계 상향조정했다. 특히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면 최소 감봉 이상의 징계를 하도록 했다. 공무원의 징계는 중징계(파면·해임·정직)와 경징계(감봉·견책) 등이 있는데, 미성년자 성범죄자에 대해서는 아예 견책을 제외시켜 감봉이상의 처벌을 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적으로 성폭력을 했을 때는 파면하도록 했다. 또 비위의 정도가 무겁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가볍고 고의가 있는 성폭력은 해임하도록 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는 파면·해임등을 하도록 했다. 특히 다른 비위에 대해서는 대부분 감경규정을 두지만 성범죄에 대해서는 이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에 규칙을 바꾸면서 그동안은 남성 공무원들에 대해서만 성폭력 범죄를 적용했으나 앞으로는 이 규정을 여성 공무원에게까지 확대하기로 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성숙한 응원문화 아쉽다

    필자는 지난주 이 지면을 통해 축구장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했다.선수들끼리의 과도한 몸 싸움을 경계하고, 모든 선수들이 건강하게 주어진 열정의 시간을 아름다운 기록으로 채워 나가기를 당부했다. 안타깝게도 이번주 역시 우리 축구 문화의 그릇된 양상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다름아닌 안정환과 FC서울 팬과의 말다툼 사건이다. 지난 10일 수원의 안정환은 서울과의 2군 경기에서 서울 서포터스의 야유를 참지 못하고 관중석으로 올라가 항의를 하다가 퇴장당했다. 물론 우리는 기억한다.1990년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장 에릭 칸토나가 자신을 야유하는 팬을 향해 발길질을 해 자신의 축구 인생에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는 것을. 재기의 몸부림 끝에 2군에서 새로운 마음을 다지던 안정환도 이 사건으로 뜻하지 않은 고통의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는 또 기억하고 있다.FC바르셀로나에서 뛰던 루이스 피구가 맞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후 처음 가진 바르셀로나 원정 경기에서 한 때는 자신을 열광적으로 응원하던 팬들이 온갖 야유를 퍼붓고, 심지어 물병을 투척하는데도 꿋꿋이 자신의 경기를 펼쳤던 늠름한 모습을.언제나 함박 웃음을 잃지 않는 호나우지뉴도 팬들의 극성스러운 비난에 오히려 웃음으로 대처하며 경기를 펼쳤다는 것을.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안정환에게 왜 당신은 피구나 호나우지뉴처럼 늠름하게 버티지 못했느냐고 따끔하게 비판을 해야 하는가. 왜 당신은 흥분을 자제하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벗어나 관중과 말다툼을 벌였느냐고 지적해야 하는가. 물론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여러 정황을 두루 고려하지 않고 선수가 관중석으로 올라가 말다툼을 벌인 행위만을 두고 말한다면 그렇게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프로축구가 열리는 현장에서, 그것도 각 팀의 서포터스 석에서 경기를 관전해 본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감히 말하고자 한다.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서포터스 석은 욕설이 끊이지 않는 위험한 유희의 장이다. 심판들은 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딸뻘되는 여학생들이 거친 욕설을 퍼부을 때 심한 자괴감에 빠진다. 원정 경기에 나선 골키퍼는 상대 서포터들이 등 뒤에서 퍼붓는 욕설을 지속적으로 들어야 한다.심지어 골키퍼의 등을 향해 동전을 던지는 위험한 놀이도 벌인다. 도저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난무하기도 해 그 쪽으로는 연인이나 가족들이 가서 앉지도 못한다. 이런 정황을 두루 살피건대 순간 격분한 안정환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경기와 무관한 조롱, 그것도 가족을 향한 야유까지 들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심각한 언어 폭력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되는 상태까지 이른 것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정당민주주의가 흔들린다] 당원 ‘경선 불청객’ 전락

    [정당민주주의가 흔들린다] 당원 ‘경선 불청객’ 전락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당원들은 철저히 배제됐다. 여론조사 결과 반영은 민의수렴이라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당원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통로가 사라지면서 정당민주주의의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당원제와 여론조사의 문제점, 대안 등을 짚어 본다. 여론조사가 당원 투표를 대신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방식으로 한국 정당정치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 정당이 대중과 정치권을 잇는 소통의 장으로서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당이 앞장서 당원을 배제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흥행에 치중… 정당정치 파산 연세대 김호기(사회학) 교수는 11일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를 위해 예외적으로 사용한 여론조사가 이번 대선 경선과정에서 투표보다 중요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면서 “확률에 불과한 여론조사가 투표의 가치를 넘어서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성공회대 조현연(정치학) 교수는 “당원과 핵심지지층을 무시하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벌이는 인기투표는 정당 정치를 파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당, 75만명중 3000명만 선정 원내 1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은 옛 열린우리당으로부터 승계받은 75만여명의 당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예비 경선(컷 오프)을 선거인단 여론조사, 일반국민 여론조사 등 여론조사 방식으로만 치렀다. 선거인단 여론조사 대상자 1만명 가운데 3000명을 승계 당원 몫으로 정했지만 선정 기준이 불분명할뿐더러 정당민주주의의 기본인 직접 투표 절차도 생략됐다. 1만명 가운데 여론조사 유효 응답자가 4714명에 불과했다. 선거인단을 자처한 사람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지 후보가 없다.”고 밝히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된 것으로 결국 동원된 ‘유령 선거인단’이 다수였음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난 9일 심야에 당원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당헌을 개정, 본 경선에서도 여론조사를 10% 반영하기로 했다. 본 경선에서는 당원과 비당원 구분 없이 아무나 선거인단에 참여할 수 있어 당원의 존재 의미는 사라졌다. ●“정당 의사결정 왜곡한 흉물” 지난달 20일 막을 내린 한나라당 경선에서도 당원, 대의원 등 ‘당심’에서 앞선 박근혜 전 대표가 탈락하고 여론조사 ‘민심’에서 앞선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인천에서 5년째 한나라당 당원협의회(옛 지구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모(53)씨는 “여론조사는 참여민주주의라는 탈을 썼지만 정당의 의사결정을 왜곡한 흉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재테크 칼럼] 아파트 증여가액 산정 기준은

    경기도 분당과 서울 광장동 등에 주택을 가지고 있던 A씨는 늘어나는 보유세와 처분시 2주택 중과세율을 피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주택을 장남에게 증여할 예정이다. 시세는 7억원을 넘나들지만 주택공시가격은 5억 3000만원 정도로 돼 있어 증여 신고를 할 때 시세로 신고해야 하는지, 공시가격으로 기준을 삼아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 세금은 일정한 경제행위에 따른 소득이나 자산의 크기에 소정의 세율을 적용해 정해진다. 현금을 증여한다면 액면금액 자체를 증여재산의 크기로 볼 수 있어 고민할 필요는 없지만 부동산을 증여하면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재산가액은 달라진다. 세법에서는 상속·증여재산이 부동산이면 평가의 기준은 증여 당시의 시가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시가란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된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말한다. 대가를 주고 받지 않는 증여 때 ‘시가’ 산정은 양도처럼 소유권 이전에 대한 계약금액이 없기 때문에 계산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 법에서는 아파트의 경우 건교부 장관이 결정 공시한 공동주택가격, 토지의 경우 개별공시지가, 일반 건물의 경우엔 매년 국세청장이 고시하는 방법을 통해 시가를 대신한다. 그런데 개별 공시지가나 국세청의 기준시가는 시가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어려워 통상 시가보다 20∼40% 낮게 고시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부동산으로 증여할 때는 실질가치에 미달하는 평가가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담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지난 2004년 포괄주의제도가 도입되면서 증여일로부터 3개월을 전후하여 증여부동산과 용도·위치·평형 등이 유사한 부동산의 거래가 있으면 그 거래가액(매매사례가격)을 증여가액으로 볼 수 있도록 변경됐다. 물론 이러한 원칙을 도로접면과 위치·형상이 제각각인 상가나 토지에는 적용하기가 어렵지만 동일평형 동일향 동일구조로 대량으로 공급되는 아파트는 인근지역 거래시세 파악이 쉽고, 그 가액을 증여가액으로 적용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다. 매매사례가액도 수급상황과 급매물 유무에 따라 시세가 일정하지 않지만 증여시점 3개월 전후로 매매 사례가 있는 아파트를 증여한다면 체결 가격이나 적어도 시세 하한가 이상을 기준으로 신고하는 것이 적절하다. 사례의 경우에서 아파트 증여 때 매매사례가액을 무시하고 기준시가로 신고한다면 지난해까지는 신고불성실 가산세를 감면해 주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각 세법에 산재된 가산세 규정이 국세기본법에 통합 규정되면서 가산세 면제규정이 없어졌다. 매매사례가액을 무시한 기준시가로 신고하면 자칫 일반과소신고 가산세(10%)를 추가 부담할 수 있다. 이신규 하나은행 가계영업본부 전문가팀장·세무사
  • [한국인의 질병] (2) 심혈관질환 유발원인 ‘고지혈증’

    [한국인의 질병] (2) 심혈관질환 유발원인 ‘고지혈증’

    코미디 스타 김형곤의 사망과 가수 방실이의 사례에서 보듯 심혈관질환은 한국인의 일상에 드리운 현실적인 공포이다. 누구나 두려워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은 크게 부족하다. 그러는 가운데 심혈관질환이 더 치명적으로 우리를 노리고 있다. 심혈관 질환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혈관이고, 다른 하나는 혈액의 문제이다. 동맥경화 등으로 혈관이 좁아져 혈류를 방해하거나,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생긴 혈전이 혈관을 틀어막아 문제를 만든다. 이 두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병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딱딱하거나 좁아진 혈관은 쉽게 혈전에 틀어막히기 때문이다. ●혈전이 문제이다 혈전이란 혈소판 덩어리이다. 혈소판은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잘 엉기지 않지만 핏속에 중성지방과 LDL콜레스테롤이 많아 혈액의 농도가 필요 이상으로 진해지면 서로 엉겨붙어 피떡이라는 혈전을 만든다. 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지방 섭취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심각한 원인인 고지혈증은 예전보다 잘 먹고, 잘 살아서 생긴 선진병이기도 하다. 고지혈증을 말하려면 심혈관 질환을 포괄적으로 거론해야 한다. 상관성이 크기 때문이다.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심혈관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16.6명 꼴로 134.5명인 암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특히 동맥경화 등으로 관상동맥이 막혀서 생기는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률이 계속 높아져 1995년 인구 10만명당 13.1명이던 것이 2005년에는 27.5명으로 무려 110%나 증가했다. 관상동맥질환이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경화에 의한 질환으로,40대 돌연사의 주범인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그 대표적인 예다. 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도 눈길을 끈다. 여성 10만명당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67.3명, 심장질환 38.2명 등이다. 뇌혈관질환의 경우 16.2명인 남성보다 훨씬 높다. ●위험인자 관리가 중요 이런 심혈관 질환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위험인자 관리가 필수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승우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심혈관질환의 다양한 원인 중에서도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 흡연, 비만 등을 중요한 위험인자로 봅니다.WHO(세계보건기구)의 ‘세계건강보고서’에 따르면 고혈압과 고지혈증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세계적으로 매년 900만명에 이르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고혈압 유병률이 인구 1000명 당 57.68명으로 관절염 다음으로 높아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한순환기학회에서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를 따로 제시했다. 박 교수는 특히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문제인데, 고혈압으로 탄력을 잃은 동맥 혈관에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쌓여 뇌졸중과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신장 및 눈질환 등을 만든다고 경고했다. “고지혈증 문제도 심각합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250㎎/㎗ 이상이면 관상동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급증하며, 이 상태에서는 동맥경화성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200㎎/㎗ 미만인 사람보다 5배나 높아집니다.” ●예방이 최선 심혈관질환은 예방이 최선의 대책이다. 특히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과 섭생은 무엇보다 훌륭한 예방책이다. “운동은 심장의 순환기능을 향상시켜 심근경색과 협심증을 예방하고, 혈관을 확장시켜 고혈압과 동맥경화도 막아줍니다. 또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줄여주기도 하고요.” 그러나 운동도 격에 맞아야 한다.“운동 목적이 심혈관질환 예방이라면 중등도 이상, 즉 일상적인 활동보다는 좀 더 힘겨운 운동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자주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주 4회,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해야 하며, 종목은 빠른 걷기, 달리기나 수영, 등산,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운동이 적당합니다. 권장 운동량은 운동 초급자는 최대 맥박수의 40∼50% 수준으로 30분, 중·상급자는 최대 맥박수 60∼70% 수준으로 45분 정도가 적당합니다.” ●주목받는 아스피린 요법 그러나 운동이나 균형잡힌 식습관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경우, 특히 혈전 관리가 과제라면 WHO와 미국심장협회가 권장한 아스피린 요법도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박 교수는 조언했다. “미국심장학회가 전 세계 35개국에서 심근경색 및 뇌졸중 위험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100㎎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심장병 위험도를 44%, 뇌졸중 위험도를 48%나 감소시킨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뿐 아니라 저용량 아스피린이 폐 색전증과 심부정맥혈전증 발병률도 33% 이상 낮췄다는 보고도 있었지요.” 박 교수는 심혈관 질환은 이제 국가가 관리할 때라고 지적했다.“인구 고령화와 생활습관의 변화로 환자수가 급증하는 등 발생 규모가 매우 크고 영향력이 치명적이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질환의 심각성을 알고 자구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건 좋은데, 그렇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은 게 현실입니다. 서구 선진국들이 정부 차원의 관리를 통해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크게 감소시켰다는 점을 정부가 눈여겨 봐야지요.”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심혈관 예방에 좋은 음식·나쁜음식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5회 이상, 이것이 어렵다면 가능한 한 자주 과일과 야채를 섭취하는 등 균형잡힌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과일과 야채에는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영양소와 식이섬유가 많고 칼로리가 적어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녹황색 채소나 과일이 좋은데, 주스류보다 있는 그대로 먹는 것이 좋다. 곡물에도 복합 탄수화물과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 등이 많은데, 특히 현미류는 LDL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식후 포만감이 지속되어 과식에 의한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육류는 저지방의 살코기 위주로 먹되 튀김이나 패스트푸드 등 기름에 튀긴 음식과 중국 음식에 많은 쇼트닝, 마가린 등에도 트랜스지방 등 많은 콜레스테롤이 함유돼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아스피린 요법은 미국심장학회(AHA)는 최근 ‘하루에 한 알의 저용량 아스피린(100㎎)을 복용함으로써 매년 5000명에서 1만명에 이르는 미국인이 심혈관질환으로 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WHO는 아스피린을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도대체 아스피린이 왜 이렇게 주목을 받는 걸까. 사실, 아스피린처럼 적응증이 드라마틱하게 확대되고 있는 약도 드물다.100여년 전, 해열·진통제로 개발돼 심혈관질환 예방약으로까지 발전했다. 박승우 교수는 아스피린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는 주성분인 아세틸살리실산의 역할에 있다고 설명한다.“이 성분이 혈전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프로스타글라딘 합성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즉, 아세틸살리실산이 혈액을 응고시켜 출혈을 멎게 하는 혈소판의 기능을 억제해 혈전 생성을 막는 것이지요.” 박 교수는 40대 이후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성인병을 가졌거나 흡연과 음주, 고지방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사람은 저용량 아스피린이 도움이 된다며 이렇게 지적했다.“특히,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들은 합병증으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4배나 높으므로 더 신경을 써야지요.” 심혈관질환 예방용으로 먹는 ‘아스피린 프로텍트’가 따로 공급되고 있지만 사용할 때 조심해야 할 점도 있다. 습관적으로 과음하는 사람이나 위장이 예민한 사람은 의사의 조언을 받아 복용해야 한다. 또 아스피린이 혈액을 굳지 않게 하는 효과를 가진 만큼 수술을 앞둔 사람은 수술 5일쯤 전부터는 복용을 멈춰야 한다. 지혈작용이 방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에서 출산을 앞둔 여성, 천식환자 등도 가능한 한 복용을 피하는 게 좋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新 라이벌전] (20) ‘화장품 맞수’ 아모레퍼시픽 vs LG생활건강

    [新 라이벌전] (20) ‘화장품 맞수’ 아모레퍼시픽 vs LG생활건강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아모레퍼시픽은 흔들리지 않는 1위다.LG생활건강은 그 뒤를 추격하는 2위다. 아모레퍼시픽은 2위와의 매출액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LG생활건강과 비교되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LG생활건강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LG생활건강의 실적이 최근 2∼3년간의 공격경영으로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월등히 앞서, 주가 상승세는 LG생활건강이 우세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아모레퍼시픽은 LG생활건강보다 매출액은 26%, 영업이익은 2.3배, 순익은 2.6배 앞선다. 올해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은 7042억원을 팔아 1559억원의 영업이익,1140억원의 순익을 남겼다. 반면 LG생활건강은 5752억원을 팔아 665억원의 영업이익,43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부문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LG생활건강은 포화상태인 생활용품 쪽이 주력이다.LG생활건강에서 화장품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의 37% 수준이다. 전체 화장품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아모레퍼시픽이 35%,LG생활건강은 10% 정도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의 추격이 매섭다. 지난 2004년 LG생활건강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도 뒤지는 등 고전했으나 2005년부터 실적이 호전됐다.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1180억원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싼 화장품이 잘 팔렸기 때문이다. 상반기 화장품 부문만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54% 늘었다. 그래서 주가상승률은 LG생활건강이 앞선다. 아모레퍼시픽이 태평양에서 아모레퍼시픽으로 회사를 분할한 지난해 6월 말부터 5일까지의 주가상승률은 77%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주가상승률은 무려 103%나 된다. ●서경배 사장=성공한 2세 vs 차석용 사장=잘나가는 전문경영인 고(故) 서성환 회장의 차남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지난 1997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양손 경영’과 ‘브랜드 강화’ 등의 전략으로 아버지가 물려준 회사를 발전시켜 부동의 업계 1위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5년부터 수입 화장품이 밀려든 데 이어 1997년 외환위기까지 닥치면서 경영 환경이 어려워졌지만 대형마트, 인터넷쇼핑몰, 로드숍 등 대중 경로와 백화점, 방문판매 등 고급 경로에 모두 대응하면서 위험을 분산시키고 시장도 키워냈다. 특히 설화수, 헤라, 라네즈, 아이오페, 마몽드 등 기존 제품을 히트 브랜드로 변신시켜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2000년 이후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매년 10% 이상씩 늘고 있다. 서경배 사장은 지금도 해외 시장을 돌며 제품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젊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등 앞서가는 최고경영자(CEO)로 꼽히고 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은 평직원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한 샐러리맨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1985년 미국 P&G 본사에 입사한 이후 P&G-쌍용제지, 한국P&G, 해태제과 등에서 CEO를 거친 ‘브랜드 전문가’로도 통한다.2005년 1월 취임한 이후 ‘집중과 선택’을 모토로 매출을 늘리기 위한 해외 주문자상표부착(OEM) 수출이나 저가 브랜드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68만원짜리 최고가 제품 출시, 빅모델 기용 등 프리미엄 제품군 강화를 위한 고가 마케팅에 주력했다. 그러나 공격 경영에 고삐를 죄다 보니 최근 경쟁사 방문판매원을 조직적으로 대거 빼간다는 내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되는 등 잡음도 적지 않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세수 올 11조원 더 걷힐듯

    세수 올 11조원 더 걷힐듯

    올해 세금이 잘 걷혀 세입예산이 11조원 초과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세수초과분은 나랏빚을 갚는 데 주로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세수추계가 무려 8%나 차이가 나 ‘주먹구구식 세수추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상반기 79조… 전년비 24%↑ 국세청은 6일 올해 6월말까지 모두 79조 3674억원의 세금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5조 4996억원,24.3% 늘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에 세수는 1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세입예산인 139조 3833억원보다 11조원(7.9%) 이상 초과한 규모다. ●소득세 45% 늘어 최대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 20조 3315억원 ▲법인세 17조 9466억원 ▲부가가치세 20조 2250억원 ▲특별소비세 2조 9731억원 ▲상속·증여세 1조 4697억원 ▲기타 15조 178억원 등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가장 많이 증가한 세목은 소득세로 44.8%나 늘었다. 국세청은 주택 공시가격 상승 등으로 종합부동산세가 5000억원, 실가과세로 양도소득세가 3조 9000억원 늘어나는 등 제도개선 효과로 4조 4000억원이 증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진납부 세수가 전년보다 14조 7000억원(24.9%) 늘어난 73조 7000억원에 이르렀다. 현금영수증제도의 정착과 신용카드 사용 증가로 세원의 투명성이 높아졌고, 탈루 혐의가 있는 고소득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로 성실신고가 증가한 것도 상반기 세수실적 호조의 이유라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정부 “나랏빚 갚는 데 쓸 것” 한편 김석동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발생하는 세수초과액은 국가재정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거나 국가채무를 상환하는 등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주로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올해 예산안에서 계획됐던 적자국채 중 미발행분 1조 3000억원은 발행하지 않을 방침이며 나머지 9조 7000억원의 초과세수는 내년도 결산 후 국가재정법의 세계잉여금 처분절차에 따라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4조 2000억원을 먼저 정산한 뒤 나머지는 공적자금 상환(1조 7000억원)과 국가채무 상환(3조 8000억원) 등의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올해 양도세 초과징수 예상액 3조 9000억원 가운데 3조원가량은 중과세를 앞두고 발생한 거래 증가에 따른 것으로 내년에는 오히려 2조원가량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아직 부동산시장도 완전히 안정된 것으로 볼 수 없어 양도세 완화 등의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균미 이영표기자 kmkim@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35) 명과 후금의 정세 Ⅲ

    [병자호란 다시 읽기] (35) 명과 후금의 정세 Ⅲ

    1626년(인조4, 천계6) 1월23일 누르하치는 영원성으로 들이닥쳤다. 그가 이끄는 병력은 20만이라는 설도 있고,13만이라는 설도 있다. 어쨌든 누르하치의 대병력이 나타나자 영원성의 전면에 머물던 명의 관민(官民)들은 경악했다. 대릉하(大凌河), 소릉하(小凌河), 행산(杏山), 탑산(塔山) 등지의 명군 지휘관들은 가옥과 곡식을 불태우고 도주했다. ●영원대첩(寧遠大捷)의 실상 누르하치는 영원성에 대한 공격에 앞서 자신이 데리고 온 한인(漢人) 포로를 풀어 성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를 통해 누르하치는 원숭환에게 항복할 것을 요구했다.“우리는 20만의 대군이다. 성은 분명히 함락될 것이다. 여러 관인들이 항복한다면 높은 관작을 주겠다.”고 했다. 원숭환의 회답은 간단했다.“그대는 무슨 까닭으로 갑자기 공격해 왔는가? 나는 성을 사수할 것이다.” 1월23일, 누르하치는 공격을 명령했다. 후금이 자랑하는 철기(鐵騎)의 돌격이 시작되었다. 방패를 손에 쥔 경보병(輕步兵)들을 비롯하여 후금군 병사들이 성을 향해 개미 떼처럼 몰려들었다.20만이라고 큰 소리치는 대병력이었다. 영원성의 원숭환 병력은 대략 1만 정도에 불과했다. 중과부적(衆寡不敵)이었다. 병력 수만 보면 승패는 이미 끝난 셈이었다. 성으로부터 홍이포의 포격이 시작되었다. 사격은 정확했다. 포탄은 벽력같은 굉음을 내며 돌격해 오는 누르하치 병사들의 대열 중간으로 떨어졌다. 사방으로 피가 튀었다. 성벽을 기어오르던 병사들도 쏟아지는 화살 앞에 나가 떨어졌다. 후금군의 사상자가 속출했다. 1월24일, 누르하치는 전차(電車)를 투입해 다시 총공격에 나섰다. 포격을 피하기 위해 참호를 파야 했지만 날은 춥고 땅은 꽁꽁 얼어 있었다. 다음날에도 후금군은 희생을 무릅쓰고 돌격을 계속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누르하치는 흥분했다. 그는 병사들의 선봉에 서서 전투를 독려했다. 홍이포의 포탄은 누르하치라고 해서 피해가지는 않았다. 굉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누르하치는 부상을 입고 쓰러졌다. 스물 다섯부터 전장을 주유했던 누르하치였다. 그동안 누르하치는 명군보다 몇 배나 많은 병력을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연전연승했다. 거기에 철기의 기동력이 더해지면서 명의 오합지졸들은 후금군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1619년 사르후 전이 그러했고, 이후 줄곧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달랐다. 홍이포의 가공할 위력 앞에서는 후금군의 신속한 기동과 병력의 집중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 더욱이 원숭환은 그동안 상대했던 명군 지휘관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인물이었다. 그 스스로 영원성을 점찍어 성벽을 수축하고 군량을 비축해온 ‘준비된 지휘관’이었다. 그는 전투가 시작되기 전, 여러 장수들과 혈서를 써서 수성(守城)을 맹세했다. 원숭환의 탁월한 영도 아래 만계(滿桂), 조대수(祖大壽) 등 부하 장수들도 선방했다. 연이은 공격에도 함락되지 않자 누르하치는 병력을 거둬 심양으로 철수 길에 올랐다. 청실록에서는 유격(遊擊) 2명, 비어(備禦) 2명이 전사하고 500명의 병사들이 죽었다고 적었다. 영원성의 승리가 남긴 영향은 컸다. 이후 후금은 함부로 산해관을 넘보지 못했다.1641년(崇禎 14) 홍승주(洪承疇)가 송산과 행산전투에서 무너질 때까지 산해관 앞의 영원을 거쳐 금주(錦州)에 이르는 요새와 성채들은 후금의 서진(西進)을 차단했다. ●전투 부상 후유증으로 누르하치 사망 1626년 8월, 누르하치는 영원성에서 입은 부상의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윽고 후금의 버일러(貝勒)들은 홍타이지(皇太極)를 새로운 한(汗)으로 옹립했다. 그는 누르하치의 여덟번째 아들이었다.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지만 여덟 번째 아들이 최고 권력자로 즉위했다는 사실 자체가 명이나 조선의 눈으로 보면 이채로운 것이었다. 무조건 장자가 계승하는 관행으로 보면 말이다. 홍타이지(1592~1643)는 잘 알려진 것처럼 훗날 제위에 올라 태종(太宗)이 되고, 병자호란을 일으켜 인조에게서 치욕적인 항복을 이끌어냈던 인물이다. 그의 모친은 몽골족 여자였다. 누르하치가 1615년 황(黃), 홍(紅), 남(藍), 백(白) 등 사기(四旗)를 확대하여 팔기(八旗)를 창설했을 때, 스물 두 살의 홍타이지는 정백기(正白旗)를 관할하는 버일러가 되었다. 그는 이 무렵부터 다이샨(代善), 아민(阿敏), 망굴타이(莽古爾泰) 등 그의 형들과 더불어 ‘사대 버일러(四大貝勒)’로 불리면서 정무에 공동으로 참여했다. 홍타이지는 누르하치를 수행하여 전장을 누비면서 탁월한 전공(戰功)을 쌓았다. 특히 1619년 사르후 전투에서 그가 세운 전공은 혁혁하여 누르하치는 ‘내 아들 홍타이지는 사람들이 의지하기를 인체로 치면 마치 눈과 같은 존재’라고 찬양했다. 홍타이지는 무략(武略)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여진족의 지도자로서는 드물게 한문에도 능통했다. 홍타이지가 개인적으로 탁월한 인물이고, 추대에 의해 한으로 즉위했지만 즉위 직후 그의 위상은 보잘것이 없었다. 일견 만장일치에 의해 옹립이 이루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즉위 직후 당장 그의 사촌형 아민이 삐딱하게 나왔다. 아민은, 홍타이지를 한으로 인정하지만 자신은 소속 기인(旗人)들을 이끌고 독립하겠다고 통보했다. 홍타이지는 긴장했다. 아민의 독립을 허락하면 나머지 각 기들도 전부 이탈하려 들 것이고, 그럴 경우 후금의 연맹 조직이 붕괴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즉위 직후 그는 아민을 설득하는 데 진땀을 흘려야 했다. ●권력강화를 위한 홍타이지의 노력 아민을 겨우 설득했지만 홍타이지의 앞길은 첩첩산중이었다. 누르하치 시대 만주족은 분권(分權), 합의제(合議制)에 기초한 전통적인 부족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누르하치의 권력이 강화될수록 각 버일러들은 자신의 권력이 왜소해지지 않을까 두려워했고, 당연히 누르하치를 견제하려 들었다. 부족제의 전통이 강한 상황에서 홍타이지는 더욱이 서열상 사대 버일러 가운데 맨 꼴찌였다. 나머지 버일러들이 누르하치의 후계자로서 막내인 홍타이지를 옹립한 것은 이유가 있었다. 한의 권력을 억제하고 전통적인 부족제 본래의 통치체제로 돌아가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즉위 직후 홍타이지는 백관들로부터 조하(朝賀)를 받을 때 세 명의 형들과 나란히 앉아 남면(南面)했고, 제례(祭禮)를 거행할 때도 그들과 동렬(同列)에 섰다. 그것은 사실상 공동 집정이었다. 홍타이지는 이름만 한일 뿐 실제 가지고 있는 권력 면에서는 세 명의 버일러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홍타이지는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나섰다. 그 과정에서 그는 한인(漢人)과 몽골인들에게 주목했다. 당시 후금 사회에는 많은 한인과 몽골인들이 있었다. 정복 과정에서 포로로 획득하거나 귀순해 온 사람들이었다. 누르하치는 한인들을 좋게 봐주지 않았다. 그들을 복속시키려고 위해 탄압을 일삼았다. 만주인들이 그들에게 약탈을 자행해도 그다지 문제삼지 않았다. 자연히 만주인들과 한인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다. 한인들은 침학을 피해 도망치는 것은 물론, 만주인 관인들을 암살하거나 우물에 독을 풀기도 했다. 무리를 지어 반란을 일으켰다. 홍타이지는 한인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책을 바꾸었다. 만주인 귀족이나 관원들이 한인들을 함부로 약탈하는 것을 금지했다. 한인과 만주인들을 분리시켰다. 한인들의 거주 지역에 만주인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한인 관리들을 시켜 그들을 통제하도록 했다. 능력 있는 한인들을 발탁하여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중앙집권 체제를 구축하려 했다. 홍타이지의 포용정책에 힘입어 많은 한인들이 관직에 진출했다. 한인 관료들의 경륜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홍타이지의 권력은 강화되었다. 1627년 무렵, 홍타이지는 산해관을 향한 서진을 잠시 멈추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힘썼다. 동시에 배후의 위협을 제거하려고 시도했다. 그것은 조선에게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조선민중과 함께한 ‘일본판 쉰들러’

    조선민중과 함께한 ‘일본판 쉰들러’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도쿄 신주쿠의 고려박물관에서는 후세 다쓰지(1880∼1953) 변호사를 위한 특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조선인 민중과 함께 살았던 인권변호사전’이라는 제목처럼 후세 변호사는 일제 강점기인 1911년 “조선의 독립운동에 경의를 표한다.”라며 조선 독립의 정당성을 옹호한 데다 인권탄압에 맞섰다. 3차례에 걸친 변호사 자격 박탈과 두차례의 옥고도 치렀다. 때문에 ‘일본판 쉰들러’라는 별칭도 붙었다. 해방 이후에는 재일 한국인들을 위한 변호활동을 활기차게 펼쳤다. 전시회에는 후세 변호사의 일제 강점기 조선과 관련된 활동 일지 및 내용, 당시 신문 스크랩 등이 판넬로 제작돼 진열됐다. 후세 변호사가 사용했던 법복과 성경, 변론문, 지난 2004년 한국 정부로부터 외국인으로는 처음 받은 건국훈장 등도 포함돼 있다. 특히 1923년 관동대지진을 계기로 심해진 조선인 핍박과 학살, 일본 왕세자의 결혼식에 폭탄 투척을 기도한 의열단원인 박열 의사 부부에 대한 변론 등의 자료 등은 상세하게 기록, 전시했다. 박열 의사는 23년 동안 투옥됐다가 일본의 무조건 항복과 함께 풀려났다. 동양척식회사의 나주 농민수탈사건과 관련, 나주를 방문해 ‘합법적인 사기사건’이라고 규탄, 농민들의 편에서 부당성에 항거한 내용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려박물관 부이사장인 세키구치 수미코(79)는 “3일 과거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에게 못된 짓을 저질렀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다.”면서 전시회의 주최 배경을 설명했다. 또 “판넬에 들어갈 사진과 내용을 담기 위해 나주를 직접 찾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방학 때에는 매일 30∼40명의 일본 학생들이 찾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주로 일반인들이 관람하고 있다. 전시회를 찾은 다카하시 히토미(50)는 “한국과 일본의 역사와 함께 후세 변호사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다음달 21일까지다. hkpark@seoul.co.kr
  • 대안은 없나

    ‘미시오 크리스티(Missio Christi)’와 ‘미시오 데이(Missio Dei)’ 기독교에서 크게 나누는 선교의 두 형태다.‘미시오 크리스티’가 예수의 복음을 충실하게 전하는 교리적 선교라면 ‘미시오 데이’는 교리와 상관없이 하나님 사랑의 참 뜻을 나누는 선교로 구별된다. 궁극적인 예수의 복음전파를 앞세우는 ‘미시오 크리스티’에 비해 ‘미시오 데이’는 하나님 앞에 평등하게 존귀한 모든 사람을 조건없이 섬겨야 한다.´는 보편적 인류의 가치를 중시한다. 흔히 슈바이처 박사와 테레사 수녀의 봉사와 사랑은 이 ‘미시오 데이’로 여겨지며, 그래서 기독교인이면서 종교를 초월한 성자·성녀로 추앙된다. 한국 주류 개신교의 선교는 ‘미시오 크리스티’에 치우쳐 있다.‘땅끝까지 하나님 말씀을 전한다.’는 전통 보수의 구원관이 짙은 교회와 선교단체일수록 ‘미시오 크리스티’에 충실하다. 한국 개신교계에서도 종전의 교리 지상주의를 벗어나 사랑과 평화를 앞세운 봉사로 접근하는 교회와 선교단체는 늘고 있다. 이번 피랍사태를 낳은 분당샘물교회도 비난과 질시를 받긴 했지만 교계에서는 비교적 앞선 형태의 선교방식을 택한 대표적 교회로 인식되어 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사역에 중점둬야 교단 가운데서도 외국의 현지 교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현지교회가 필요로 하는 선교에 치중하거나 현지 에큐메니칼 기구며 교회협의회와 협의를 통해 선교활동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사역을 위해 해당 국가의 목회자를 국내에 초청하기도 한다. 모두 현지인과의 신앙갈등을 줄여 협력체제를 지키는 공통점을 갖는다. 문제는 ‘예수의 지상명령’을 따라 대상을 가리지 않는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복음전파에 무한경쟁을 벌이는 교회의 목회자와 선교사, 교인들이다. 바로 교계에서 이번 피랍사태를 계기로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다. 지난달 27일 박종화(경동교회), 손인웅(덕수교회) 목사 등 중진 목사 7명은 “한국교회가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인 선교 봉사활동을 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무엇보다 도움과 사랑의 손길을 펴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사역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선언했다. 한국 선교의 문제점을 공식적으로 시인하고 방향틀기를 제안한 것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해외선교협의회는 “선교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교리 선교를 다시 주장했다.‘선교는 예수의 지상명령이자 기독교인의 당위’임을 확인한 것으로, 개신교인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문제는 ‘어떻게 선교하느냐’이다.“하나님 복음의 절대진리를 모든 사람이 공유해야 한다.”며 ‘개인의 구원’이 아닌 ‘함께하는 구원’을 강조하는 한국 주류 개신교계의 입장에서 그 해법 찾기는 간단치 않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남의 문화와 정서를 인정하지 않는 선교는 ‘문화적 폭력’인 만큼 남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으로 본다. “신앙은 개인의 영역에서 머무는 것이기 때문에 공적인 영역으로 끌어들여 강제해선 안 된다.”“하나만 아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선교가 자기 삶을 던져 헌신하는 희생을 전제로 할 때 이왕이면 사람들 간의 분노와 적개심을 해소하고 평화를 찾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포교보다 일상속 봉사실천에 관심을 그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초창기엔 공격적이었지만 성찰의 단계를 거쳐 토착지에서 신앙갈등을 줄여나간 북유럽 중심의 개신교나 천주교 선교에 주목한다. 정복지역에서 토착화와 피식민지인의 교화역할을 선교사가 맡았던 점이다. ‘미시오 데이’를 실천하는 ‘개척자들’이나 ‘작은예수회’같은 단체들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개척자들’은 기독교 정신에 기초하지만 포교나 교회성장 전략이 아닌 자발적 가난을 통해 고통받는 지역에 평화를 심는다는 원칙을 지켜나간다. 1937년 캐나다 출신 선교사들이 시작해 전 세계에 퍼진 천주교 ‘작은 형제회’도 소외된 이웃을 위해 분노하지 않고 종교가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삶을 일상속에서 실천해가는 단체 중 하나로 꼽힌다. 채수일 한신대 교수(선교학)는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선교를 정당화하는 근본주의 성경해석에 치우친 한국 주류 개신교의 목회자나 선교사들이 국내 교파의 교리를 그대로 이식해 해외에서 갈등이 심해졌다.”며 “타종교, 타문화의 존중과 대화야말로 오히려 신앙을 풍성하게 하고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의료사고 구제법 꼭 제정하길

    의료사고 피해구제 절차 등을 담은 ‘의료사고피해구제법안’이 그제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1988년 일부 의사들이 법 제정 필요성을 제기한 뒤 20년 만에 첫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이번 법안은 그동안 의료계와 시민단체 사이에 첨예하게 맞섰던 ‘과실의 입증책임’을 전문가인 의료인들이 지도록 했다. 의료계의 ‘방어진료 조장’이나 의료비 상승 우려 주장보다는 환자의 권익보호를 중시한 셈이다. 이밖에 임의적 조정전치기구인 의료사고 피해구제위원회를 설치하고 종합보험에 가입한 의료인에 대해 중과실을 제외하고 형사처벌을 면제토록 한 특례조항을 두고 있다. 우리는 이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과실 입증책임을 환자측에 부여한 결과, 환자 가족들은 경제적·정신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진료기록을 확보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1심 평균 2년 7개월,2심 평균 3년 10개월에 이르는 소송으로 피해구제 절차를 포기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아직 정확한 의료사고 통계조차 없다. 대략 의료사고의 6∼7%만 소송까지 가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의사들 역시 이미지 손상 등을 우려해 환자 가족들의 항의 정도에 따라 보상액을 달리하는 임기응변식 대처로 얼버무려 왔다. 의료계는 최근의 판결이 의료인에게 과실 입증책임을 강화하는 추세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번 법안은 이러한 추세의 반영인 것이다. 특히 날로 더해가는 의료인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의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도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은 반드시 필요하다. 정치권은 20년 만에 첫 단추를 꿴 환자권익 옹호법안이 또다시 표류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 뇌졸중 위험 높이는 유전인자 세계 첫 규명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사람의 유전자 중에서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를 찾아내고 유전자 내 특정 위치의 염기서열 변이가 뇌졸중 위험과 관련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향후 관련 연구가 진행되면 유전학적으로 뇌졸중 위험이 높은 사람을 예측해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한림대 일송생명과학연구소 이채영 교수팀은 29일 신경계와 심장 혈관계 조절에 관여하는 신경 펩티드 Y(NPY) 유전자가 뇌졸중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과 관련이 높으며 이 유전자 내의 특정 위치 2곳의 염기서열이 바뀌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뇌졸중 위험이 5.7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특정 유전자(NPY)가 혈전 등이 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한 것으로 미국심장협회(AHA)가 발행하는 국제저널 ‘스트로크(Stroke)’ 10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뇌졸중 위험과 관련한 통계유전학적 연구를 진행하는 곳은 이 교수팀을 포함해 3∼4곳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허혈성 뇌졸중 치료를 받은 환자 271명과 55세 이상의 일반 건강검진자 455명의 NPY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 비교해 NPY 유전자 내에 45가지의 염기서열 변이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특정 위치 2곳(C4112T,A6411C:A,T,G,C는 유전자를 구성하는 염기 아데닌, 티민, 구아닌, 시토신)의 변이가 허혈성 뇌졸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을 밝혀냈다. 이 교수는 “C4112T와 A6411C 위치의 염기서열이 바뀐 사람은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5.7배나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허혈성 뇌졸중 가운데 발생빈도가 높은 대동맥경화증(LAA) 및 작은 동맥 폐쇄와 관련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와 작용 메커니즘 연구가 병행되면 상당한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CEO칼럼] 긍정의 힘, 추임새 운동/신상훈 신한은행장

    [CEO칼럼] 긍정의 힘, 추임새 운동/신상훈 신한은행장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잘되면 내 탓, 안되면 남의 탓”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주변에는 남이 잘되기보다는 안되기를 은근히 바라고 칭찬보다는 비난하기를 더 좋아하는 경향이 없지 않은 것 같다. 이른바 네거티브 현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고 건설적 창조를 가로막음으로써 자신이 속한 사회나 조직의 진화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끝내 자신에게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반면 꿈과 소망을 이루는 마법의 법칙이 있다면 바로 긍정과 칭찬의 힘이 아닐까 싶다. 마음에서 긍정의 기분이 일면, 내면에 존재하는 모든 에너지를 올바른 방향으로 쏟게 만듦으로써 능력을 극대화시키고 종종 불가능한 일조차 현실화시킨다. 이처럼 똑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난다. 결국 대부분의 차이는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개인이 모여 이루는 조직과 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맹목적인 비판은 마음의 상처를 주는 반면 긍정의 힘은 칭찬과 배려를 통해 타인에게까지도 가능성의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다행히 우리 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성숙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남 탓하고 뒷다리 잡는 ‘부정의 문화’를, 상호 배려와 칭찬 그리고 격려하는 ‘긍정의 문화’로 대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한 공감의 구체적 발로가 바로 추임새 운동이 아닐까 싶다. 판소리 중 ‘얼씨구’ ‘잘한다!’ 등 고수(鼓手)의 추임새가 소리의 흥을 살리고 극적 요소를 북돋워주듯이 남을 칭찬하고 배려하고 존중하자는 것이다.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경쟁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업 역시, 구성원의 신뢰와 긍정의 에너지를 바탕으로 하기에 예외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난해 4월1일, 뿌리가 다른 두 은행이 하나되어 새롭게 출발한 통합 신한은행 또한, 내재된 갈등요인을 치유하고 희망찬 미래를 함께 열기 위해서는 통합과 포용의 조직문화가 절실하였다. 이에, 리더들이 솔선수범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2006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기해 실천선언문을 채택하고 임원과 부서장 전체가 빠짐없이 서명하는 것으로 추임새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인트라넷에 추임새 게시판을 구축하는 한편, 칭찬과 격려의 메시지 보내기 등을 실천하면서 추임새 문화의 전파에 노력하였다. 직원들의 관심과 참여도 뜨거워 하루 동안에만 수백 건의 칭찬글이 올라왔고 칭찬릴레이가 쉼 없이 이어졌다. 나 역시 아침에 출근하여 기쁜 마음으로 제일 먼저 추임새 게시판을 찾는데 사연 하나하나를 읽노라면 마음이 저절로 따뜻해지고 유쾌해진다. 최근에는 한 지점장이 출근길에 쓰러진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힘내십시오. 꼭 이겨내고 빨리 돌아오십시오.’등등 쾌유를 비는 응원의 댓글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도 했다. 하나의 칭찬이 또 다른 칭찬의 연결고리가 되어 은행 내에 긍정의 메아리, 웃음의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전파되는 이른바 선순환적 파급효과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존중과 격려, 칭찬과 코칭의 추임새 운동이 우리사회에 널리 전파됨으로써 행복한 선진사회를 앞당기길 소망한다. 긍정적인 관심과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세상도 아름답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신상훈 신한은행장
  • 李후보 “내주 朴 前대표 만나겠다”

    “다음주쯤 연락해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려고 한다.”“누가 혁명을 하나. 인위적으로 한나라당 인적쇄신을 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것이다.” 대선 후보 확정 뒤 거침없이 당 개혁 목소리를 높이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23일 발언이다. 이 후보는 ‘선 화합, 후 개혁’을 내세우며 당 쇄신의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인적쇄신론’에 대한 당 안팎의 우려를 부인하며 일단락시켰다. 이어 박 전 대표와 만날 시기에 대한 고민을 경선 뒤 처음으로 털어놓으며 화합 의지를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는 27일 캠프 인사들과 저녁을 함께하기로 해, 자연스럽게 이때쯤 칩거를 끝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둘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중대합의가 나올지는 미지수지만, 둘의 만남으로 당을 양분시킨 경선 체제가 일단락되는 상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후보는 이날 기회가 닿을 때마다 ‘화합 메시지’를 꺼냈다. 오전 캠프 해단식 인사말에서 그는 점령군처럼 행동하지 말고 ‘승자의 자중과 겸손’을 보일 것을 신신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가장 중요한 것은 화합”이라면서 “우리끼리는 편하게 얘기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들으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고 한다. 당원들에게 보낸 당선 사례에서도 그는 “절체절명의 과제인 정권교체를 위해 세 분의 후보는 물론 이 분들을 지지했던 모든 분들과 손잡고 정권탈환의 대장정에 나서겠다. 모든 갈등은 용광로에 넣어 녹이겠다.”고 ‘화합’을 재차 강조했다. “당의 색깔과 기능을 모두 검토해야 한다.”고 주창하던 이 후보가 ‘선화합 후 쇄신’ 입장을 강조하는 것은 이 후보측이 당을 점령하려 한다는 ‘점령군 논란’이 생길 정도로 당내 반발이 거세서다. 이날 박 전 대표 캠프 고문이던 김용갑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 후보가 당 색깔을 바꿔 정체성을 좌측으로 옮기겠다고 한 것은 보수세력 가슴에 못을 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재섭 대표도 “지금 경선을 해 놓고, 이긴 쪽, 진 쪽을 놓고 무슨 살생부를 놓고 억지로 치고 하는 그런 개념의 인적교체 청산에는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 후보측에서는 대선에서 고른 지지를 얻고 한나라당을 전국 정당으로 만들려면 당 조직을 후보 중심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당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지지율 50%를 넘는 이 후보의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요인이 돼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당의 변화가 대선 승리의 ‘필요조건’이라고 이 후보가 인식하는 한 어느 정도의 인적쇄신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는 끊임없는 논쟁거리가 될 전망이다.홍희경 김지훈기자 saloo@seoul.co.kr
  • 中언론 “李후보는 친일파” vs 日 “對北정책 기대”

    中언론 “李후보는 친일파” vs 日 “對北정책 기대”

    지난 19일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이명박 후보가 선출되자 주변국인 일본·중국 언론들은 이 소식을 발빠르게 전하며 높은 관심을 표시했다. 일본의 주니치신문은 21일자 사설에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치열했던 경선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신문은 첫 단락에서부터 “12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향해 움직이는 한국의 각 정당은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비롯해 동북 아시아의 안정을 위해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어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은 ‘대북 융화 정책’으로 ‘한층 교류가 활발해졌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으나 (정작 주변국은)한국의 일방적인 대북 협력과 한정된 교류에 그친 지원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개발을 야기했다고 보고있다”며 각 진영의 대북 정책에 주목했다. 아울러 “한국은 일본과 함께 자유와 민주주의를 기본이념으로 하는 나라이다.”며 “한나라당이 동북 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위한 책임감을 염두에 두고 북한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 ‘시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요미우리신문도 ‘포스트 노무현 정권이 대북 정책 변화시키나’라는 22일자 사설에서 “한나라당은 과거 대통령 선거를 위한 여론 조사에서는 우세하다가도 최종 판국에서는 분열되는 양상을 되풀이해왔다.”며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도)한나라당의 당내결속이 끝까지 유지될지가 관건”이라며 차기 정권이 지향하는 대북 정책을 주시했다. 한편 같은날 중국의 ‘신화통신’은 “이명박 후보가 서울 시장으로서 재직했을 당시 서울의 중국식 명칭을 ‘한청’(漢城)에서 ‘서우얼’(首儿)로 바꿔주기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이명박 후보는 일본인으로부터 ‘친일파’라고 불리운다.”며 “그가 일본에서 태어나 ‘아키히로’라는 일본식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아버지도 친일파로서 ‘쓰키야마’(月山)이라는 성(姓)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재테크 칼럼] 연금보험으로 노후 계획하기

    [재테크 칼럼] 연금보험으로 노후 계획하기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연금보험 가입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연금보험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각종 세제혜택을 고려해 들면 노후를 위한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어떤 상품을 어떻게 가입하느냐.’에 따라 노후에 손에 쥐는 돈의 액수가 크게 다른 만큼 가입요령을 꼼꼼히 점검해둘 필요가 있다. 먼저 연금보험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입해야 유리하다. 예를 들어, 같은 연금보험에 가입해 10년 동안 보험료를 내고 60세부터 똑같은 금액을 연금으로 받는다고 치자.20대에 가입할 때 보험료 부담이 100이라면 30대에 가입하면 부담이 150,50세가 되면 부담이 400을 넘는다. 또 연금보험에 가입할 때는 자신이 낼 수 있는 금액 이상으로 가입하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20∼30대는 결혼, 내집마련, 육아 등 돈 들어갈 곳이 많은 시기다.‘없는 셈 치고 연금 개시일까지 계속 묻어둘 수 있는 여력’을 잘 따져본 뒤 가입액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연금상품은 크게 세제적격 상품과 세제비적격 상품으로 나뉜다. 세제적격 상품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세제비적격 상품은 소득공제 혜택은 없지만 10년 이상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대표적 세제적격 상품으로는 연금저축보험이 있다. 연간 보험료의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직장인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중도 해지시 중과세되고 나중에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 소득세를 내야 한다. 반면 변액연금보험과 일반연금보험은 세제비적격 상품이다.10년 이상 유지시 이자소득세와 연금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따라서 주부나 자영업자, 혹은 고액의 연금설계를 원하는 고객에게 맞다. 결국 당장 소득공제 혜택을 통해 이득을 볼 것이냐, 추후 연금 수령 때 세금을 내지 않는 혜택을 누릴 것이냐의 선택이다. 연금을 받는 방법도 잘 골라야 한다.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계속 받는 종신형,10·15·20년 등 일정기간만 받는 확정기간형, 생존 시에는 연금을 받다가 사망하면 유가족이 목돈을 받는 상속형 등이 있다. 자신의 경제상황과 니즈를 잘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요즘에는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종신형을 선택하는 고객이 많이 늘고 있다. 연금보험에 가입할 때는 중도인출과 추가납입 기능이 있는 상품을 골라야 재테크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최근에는 주식시장 활황과 함께 변액보험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변액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보험금을 더 얹어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투자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면 가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변액보험에 가입할 때는 고객에게 보험금을 제때 내줄 수 있을 만큼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안정적인 보험사를 선택해야 한다.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을 보면 어떤 회사가 우량한지 어느 정도 판단이 가능하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지고 있는 각종 채무에 대한 이행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다. 변액보험이 운용하는 펀드의 성적표도 꼭 점검해야 한다.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에서 매일 공시하는 회사별 펀드 운용 수익률을 참조하는 것이 좋다. 보험사 연금보험에 가입한다면 보험료를 조금 더 내더라도 보장 관련 특약을 활용, 사망·재해·질병 등도 함께 보장받는 것도 잊지 말자.
  • [박기철의 플레이볼] 본즈 약물의혹의 교훈

    지난 주 배리 본즈는 행크 에런의 통산 홈런 기록 755개를 깼다. 현대에서 세워진 대기록 가운데 통산 기록으로서 중요한 것을 들면 칼 립켄 주니어의 연속 경기 출장, 피트 로즈의 통산 최다 안타와 에런과 본즈의 통산 홈런 기록이다. 칼 립켄의 기록은 전 미국이 축하무드였다. 피트 로즈 역시 도박 사건이 전혀 냄새도 피우지 않을 때라 떠들썩한 분위기는 같았다. 그런데 에런과 본즈는 둘 다 찜찜한 구석을 남겼다. 1974년 에런이 베이브 루스의 기록 714개를 돌파할 때와 올해 본즈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국 사회의 시각을 대변하는 것은 커미셔너의 발언과 태도다. 그것이 옳고 그름은 별 관계가 없다.1974년 당시의 커미셔너 보위 쿤도, 올해의 커미셔너 버드 리그도 신기록의 현장에는 있지 않았다. 타이 기록을 세울 때는 모두 있었다는 점은 같다. 하지만 다른 점을 살펴보자. 에런의 신기록 현장에 대리인을 보냈을 때 전 관중과 언론은 야유를 보냈다. 또 에런이 홈구장에서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 원정 경기 출장을 보류하겠다고 했을 때 쿤 커미셔너는 원정 경기에 출장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올해 본즈가 신기록을 홈구장에서 세우기 위해 원정 경기를 쉴 때 리그 커미셔너는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신기록 현장에 커미셔너가 없었다고 비난하는 언론도 없었다. 에런은 흑인이 백인의 기록을 깬 죄밖에 없다. 커미셔너는 팬과 언론의 주류였던 백인 루스 팬들의 눈치를 기술적으로 맞췄다. 본즈는? 이미 세월이 많이 변해 백인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또 본즈가 깨뜨린 기록 보유자 에런은 흑인이다. 본즈의 죄야 만천하에 알려진 약물 의혹이다. 리그는 그냥 현장에 없는 것으로 사태를 덮고 싶어했다. 현장에 있어 봤자 약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기록을 인정할 것이냐 등의 대답하기 힘든 질문만 나올 게 뻔했다. 프로야구에 커미셔너 제도가 도입된 이유는 1919년 발생한 ‘블랙삭스 스캔들’ 때문이다. 당시는 선수들이 도박꾼에게 돈들 받은 게 문제가 됐다. 초대 커미셔너 보위 쿤은 법원에서 모두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된 선수 8명을 영구 추방하면서 메이저리그 이미지 개선이란 자리 값을 톡톡히 했다. 그 이후 커미셔너들도 도박에는 강력한 철퇴를 가했다. 요즘은 도박 관련 징계가 없다. 대신 약물이 관심사다. 최근 불거진 약물 파동은 일개 선수가 아니라 야구 자체의 이미지를 훼손시킨다는 점에서 도박보다 심각하다. 우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미리 제도를 갖추면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혹시 제도가 갖춰진 이후 약물 사건이 일어나도 선수 하나의 잘못으로 국한된다. 다른 선수나 구단에까지는 피해가 가지 않는다.본즈처럼 대기록을 세워놓고도 찜찜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게 모든 구단과 선수에게 득이 된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염주영 칼럼] 농지제도 개혁 필요하다

    [염주영 칼럼] 농지제도 개혁 필요하다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은 농사짓는 사람이 농지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오랜 세월 우리 농업을 지배해온 이데올로기다. 지주의 가혹한 수탈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줌으로써 농민을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농업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지금에도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우리 헌법은 경자유전을 농지제도의 기본원칙으로 선언하고 있다. 농지법은 그 헌법정신에 따라 농지제도의 구체적인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골자는 두가지다. 하나는 비농민의 농지 소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농지의 전용을 엄격히 금지하는 것이다. 두가지 규제를 합치면 ‘농지는 농민만 소유하고, 농민은 농사만 지어라.’는 말이 된다.2005년 농지법 개정으로 규제가 일부 완화됐지만, 경자유전의 헌법 정신에 따라 본질적인 내용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경자유전이 지향하는 가치는 소중하다. 소유집중을 완화시키는 경제개혁이며, 부의 고른 분배를 통해 사회정의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농업도 여러 산업 가운데 하나이며, 산업인 이상 주변 여건이 달라지면 거기에 적응해 가야 한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과거의 농업은 ‘수지 맞는 산업’은 아니라 해도 최소한 ‘보호 받는 산업’이었다. 손해가 나더라도 정부가 보전해 줄 테니 걱정 말고 열심히 농사를 지어라고 했던 것이다. 정부의 농업 보호가 전제됐기에 ‘농지는 농민만 소유하고, 농민은 농사만 지어라.’는 정책이 가능했다. 그러나 전제가 달라지면 얘기는 정반대로 바뀌게 된다. 자유무역협정(FTA) 체제에서 농업은 ‘수지 맞추기 힘든 산업’일 뿐 아니라 ‘보호 못받는 산업’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손해가 나도 정부가 보전해 줄 수 없게 됐다. 그래도 ‘농지는 농민만 소유하고, 농민은 농사만 지어라.’고 할 수 있을까. 경자유전의 원칙이 지금도 농민의 이익과 합치된다고 할 수 있는가. 그것이 아니라면 농민을 농지에 붙들어 매는 것은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다. 따라서 경자유전의 원칙에 기반한 현행 농지제도는 대폭 개혁돼야 한다. 농지제도의 개혁은 농업의 존속 기반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추진돼야 할 것이다. 농업이 ‘보호 못받는 산업’으로 변했지만 농업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누가 농지를 가져야 하는가. 그 답은 수입 농산물과의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농업경영인들이다. 그들에게 농지를 몰아 주어야 한다. 몰아주려면 내놓아야 한다.FTA 시대는 농업도 글로벌 경쟁에 참여하게 됨을 의미한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농지의 고른 소유보다는 집중과 선택이 유리하다. 농업도 규모의 경제를 추구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규모화를 통해 대농을 키워야 한다. 새로운 농지제도는 단순한 ‘경자유전’이 아니라 ‘유능한 경자유전’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잠재력을 기대할 수 없는 농민에게는 퇴로를 열어 주어야 한다. 소유제한을 완화해 농지를 제값에 팔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특히 농지 전용을 폭넓게 허용해 농민이 자기 땅에서 도시의 선진자본·기술과 결합해 비농업 분야에서 소득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농지투기가 일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장치를 강구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지제도가 FTA 시대에 맞게 시급히 개혁되기를 기대한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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