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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정부 첫 부자증세… 최대 3500억 더 걷는다

    소득세 최고세율(38%)을 적용받는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구간이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최고세율은 그대로 둔 채 적용 구간을 넓혀 고소득자로부터 세금을 더 걷겠다는 구상으로, 이는 박근혜 정부의 첫 ‘부자증세’인 셈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29일 이런 과표조정에 대해 사실상 의견 접근을 이루고 세부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여야가 2011년 말 최고세율을 당시 35%에서 38%로 올리면서 3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는 ‘한국판 버핏세’를 도입한 지 2년 만의 소득세 체계 개편이다. 민주당은 최고세율의 과표를 ‘3억원 초과’에서 ‘1억 5000만원 초과’(이용섭 의원안)로 낮추자고 주장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2억원 초과’(나성린 의원안)까지는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모두 과표구간을 하향 조정하자는 부분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부자증세를 반대해 오던 여권이 ‘부자증세’에 합의한 이유는 그간 세법 개정안 논의에서 각종 비과세·감면 축소 방안이 당초보다 후퇴해 정부의 내년도 세입예산안에 3000억~4000억원 정도 세수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과도한 세 부담에 대해 정부·여당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2억원 초과’로 결정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크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것도 부자증세 효과인데 과표구간을 낮추면 엄청난 세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또는 의료비·교육비 등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등을 야당이 수용할 경우 1억 5000만원 초과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소득세 과표구간 중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3억원 초과’ 기준을 ‘1억 5000만원 초과’로 내리면 3500억원, 2억원 초과시 1700억원의 세금을 각각 더 걷게 된다. 과표 1억 5000만원과 3억원 사이에 있는 7만 4000명의 소득세가 늘어난 결과다. 법인세는 과표 1000억원 초과 대기업에 대한 최저한세율(각종 감면혜택을 받더라도 최소한 내야 하는 세율)이 현행 16%에서 17%로 1% 포인트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최저한세율은 지난해 말 14%에서 16%로 2% 포인트 인상된 데 이어 1년 만에 또 인상되는 것이어서 재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16%에서 17%로 1% 포인트 올리게 되면 세수효과는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글로벌 시대] 동북아 안보 불안과 북한/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동북아 안보 불안과 북한/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현재 동북아의 안보는 매우 불안한 상태이다. 그 배경에는 G2국가로서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중국의 패권 추구와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 그리고 집단자위권을 들먹이면서 군사적 대국화를 꿈꾸는 일본이 있다. 이들 3국의 이해득실은 상충하고 있는데다가, 특히 주권과 국익이 걸려 있는 해상의 영유권을 둘러싼 중·일 간의 갈등은 경제적 상호 의존과는 달리 외교·군사적으로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중·일 두 나라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창설과 방공식별구역에 따른 견해 차이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더욱 이 지역에서의 안보는 북한의 무모한 도발과 핵 위협으로 흔들리고 있다. 과거 3차에 걸친 핵실험을 불문에 부치더라도 지난 19일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한국 보수단체의 반북 시위가 그들의 ‘최고 존엄’을 건드렸다는 이유로 “예고 없이 타격하겠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청와대 국가안보실로 보내왔다. 우리 정부도 국방부 정책기획실 명의로 20일 ‘북측이 도발 시에는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는 내용의 답신을 발송했다고 한다. 이러한 동북아지역의 안보불안을 감안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안보장관회의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설치를 지시했고, 20일 청와대는 NSC 상무위와 사무처를 설치한다고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이 지역의 안보가 얼마나 불안한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특히 김관진 국방장관은 “내년 1월 하순부터 3월 초에 북한의 도발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했고,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도 북한의 “도발 위협이 위험 수준에 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문제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나 도발 위험 수준을 어떻게 무산시키느냐에 있다. 그간 땀과 눈물 그리고 피로 이룩한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의 위업, 그리고 찬란한 유·무형의 건설이 내외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도전에 대한 효과적인 응징을 위해서는 남남갈등으로부터 국민총화를 이끌어내고 한·미동맹과 한·중 간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통해 북한에 대한 강력한 외교·군사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 북한의 무력 도발은 남북한 간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제성을 띨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미·중과의 공조·협력은 불가피한 그들 두 나라의 과제이기도 하다. 이 같은 안보 위기를 잘 극복하기만 하면 다음과 같은 체제 말기적 현상들을 고려할 때 머지않아 북한에 의한 도발이나 위협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왜냐 하면 이른바 ‘지식인들의 탈주 내지 이반 현상’은 고 황장엽 비서를 비롯해서 시작된 지 이미 오래라는 사실이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지고 있는 북한은 감이 저절로 물러 감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렇다. 뿐만 아니라 피폐한 경제기반과 헐벗을 대로 헐벗은 인민들로는 전쟁을 치를 수 없는 ‘전쟁 수행 능력’상의 문제점과 최근 고모부 장성택을 숙청할 수밖에 없었던 김정은의 취약한 군력 기반과 그 같은 패륜적 행태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북한사회 전반에 만연돼 있는 ‘도덕적 불감증’ 등은 인류 역사상 체제 말기에 나타나는 현상들로 북한에서는 이런 것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북한이 자초하고 있는 체제 붕괴에 대비해서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하다.
  • 朴정부 첫 부자증세… 최대 3500억 더 걷는다

    소득세 최고세율(38%)을 적용받는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구간이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최고세율은 그대로 둔 채 적용 구간을 넓혀 고소득자로부터 세금을 더 걷겠다는 구상으로, 이는 박근혜 정부의 첫 ‘부자증세’인 셈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29일 이런 과표조정에 대해 사실상 의견 접근을 이루고 세부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여야가 2011년 말 최고세율을 당시 35%에서 38%로 올리면서 3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는 ‘한국판 버핏세’를 도입한 지 2년 만의 소득세 체계 개편이다. 민주당은 최고세율의 과표를 ‘3억원 초과’에서 ‘1억 5000만원 초과’(이용섭 의원안)로 낮추자고 주장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2억원 초과’(나성린 의원안)까지는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모두 과표구간을 하향 조정하자는 부분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부자증세를 반대해 오던 여권이 ‘부자증세’에 합의한 이유는 그간 세법 개정안 논의에서 각종 비과세·감면 축소 방안이 당초보다 후퇴해 정부의 내년도 세입예산안에 3000억~4000억원 정도 세수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과도한 세 부담에 대해 정부·여당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2억원 초과’로 결정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크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것도 부자증세 효과인데 과표구간을 낮추면 엄청난 세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또는 의료비·교육비 등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등을 야당이 수용할 경우 1억 5000만원 초과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소득세 과표구간 중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3억원 초과’ 기준을 ‘1억 5000만원 초과’로 내리면 3500억원, 2억원 초과시 1700억원의 세금을 각각 더 걷게 된다. 과표 1억 5000만원과 3억원 사이에 있는 7만 4000명의 소득세가 늘어난 결과다. 법인세는 과표 1000억원 초과 대기업에 대한 최저한세율(각종 감면혜택을 받더라도 최소한 내야 하는 세율)이 현행 16%에서 17%로 1% 포인트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최저한세율은 지난해 말 14%에서 16%로 2% 포인트 인상된 데 이어 1년 만에 또 인상되는 것이어서 재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16%에서 17%로 1% 포인트 올리게 되면 세수효과는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암 극복한 찬민이는 이제 축구선수를 꿈꾸지요

    암 극복한 찬민이는 이제 축구선수를 꿈꾸지요

    11세 소년 김찬민이 건네준 공으로 스타 선수들이 공을 찼다. 29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제11회 하나은행과 함께하는 셰어 더 드림(Share the Dream) 축구(풋살) 경기’. 가장 돋보인 이는 2003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만들어 연말마다 뜻깊은 행사를 열어 온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나 손흥민(레버쿠젠), 김신욱(울산)과 같은 스타들이 아니었다. 다섯 살 때 암의 일종인 악성 림프종 4기로 확인돼 꼬박 1년을 병실에 누워 보내야만 했던 김찬민이 매치볼 키드로 나와 이날 경기에 쓰일 공을 심판에게 전달했다. 찬민이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을 통해 기부금을 전한 홍명보장학재단과 수많은 헌혈 증서들을 양보한 이들의 도움 덕에 항암치료를 견뎌내고 이제 공을 차고 뛰어놀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 찬민이는 프로축구 K리그 스타로 구성된 희망팀과 해외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된 사랑팀이 벌인 경기를 1만 3000여 관중과 함께 지켜보며 즐거워했다. 풋살 국가대표 출신으로 잘 알려진 사랑팀의 김영권(광저우)이 자책골을 포함해 6골을, 희망팀 교체 선수 정대세(수원)가 4골을 몰아넣었다. 하프타임 때 1점을 놓고 진행된 캐넌슛 토너먼트에서는 손흥민이 상대의 연이은 실축에 힘입어 우승, 사랑팀에 1점을 선사했다. 전·후반 25분씩 50분 동안 이어진 경기 끝에 희망팀이 사랑팀을 13-12로 따돌렸다. 세리머니 대결도 팬들을 즐겁게 했다. 조직적으로 준비한 흔적이 역력한 희망팀은 봅슬레이 세리머니, 정대세-여민지의 결혼 세리머니, 원기옥 세리머니 등으로 좌중을 웃겼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아베 신사참배 파장] 한·중과 관계 최악…美도 비난, 오바마 방일에도 영향 가능성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난 26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2013년 세밑의 일본 정국은 물론 세계를 뒤흔든 뉴스였다. 한국·중국 정부의 거센 항의는 물론 미국까지 “실망”이란 표현으로 아베 총리를 비판했다. 게다가 러시아 외무부와 유럽연합, 타이완까지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난하는 성명 혹은 논평을 낼 정도로 많은 국가들이 아베 총리의 행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중국의 격렬한 반응은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참배 뒤 가진 비공식 모임에서 일본이 남수단의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 참가한 한국군에 실탄 1만발을 제공한 것과 관련, 한국 정부가 감사를 표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설정한 중국, 실탄 제공에 감사해하지 않는 한국과는 더이상 나빠질 게 없다고 내린 판단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탄력을 줬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미국이 주일대사관을 통해 참배 몇 시간 만에 즉각 비난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 아베 총리는 주일 미국대사관의 비판 성명과 관련해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는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역사문제 등에서 일본이 신중한 처신을 통해 주변국과 사이좋게 지내고 긴장을 완화하도록 권유해 왔다. 지난 10월 일본을 방문한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야스쿠니가 아닌 지도리가부치 전몰자 묘원을 찾은 것도 ‘일본 지도자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말라’는 미국의 암묵적인 메시지였다는 점에서 동맹국 일본 총리의 돌발적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향후 미·일 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재임 내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2001년 4월~2006년 9월)는 한국·중국 등 아시아를 무시하고 미국 일변도의 외교로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맹반발을 받았다. 그럼에도 고이즈미 총리는 당시 보수적인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밀월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일 관계의 전성기를 누렸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비록 27일 오키나와현이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을 공식 발표했지만 어디까지나 미·일 양자 현안이 해소됐을 뿐이다. 북한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과 함께 한국·중국과의 대립으로 동북아 긴장이 지속되면 내년 4월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아베 총리가 올해 동남아 전 국가를 돌았지만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외교전략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이래저래 아베 정권의 2014년 국제적 행보에는 난관이 예상된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 ‘이자율 年34.9%’ 대부업법 등 77건 통과

    ‘이자율 年34.9%’ 대부업법 등 77건 통과

    국회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대부업법 개정안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 개정안 등 74건의 법률안과 3건의 동의안 등 총 77건을 처리했다. 이날 처리된 안건은 여야 이견이 없는 비쟁점 법안들이다. 여야 간 ‘빅딜’ 가능성이 있는 외국인투자촉진법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전월세 상한제법 등 부동산 관련 법안 등 쟁점 법안들은 모두 30일 본회의로 미뤘다. 이들 쟁점 법안은 국정원 개혁 법안과 새해 예산안 처리 문제와 맞물려 있어 내년 2월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법안은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현행 연 39%인 대부업의 이자율 상한선을 연 34.9%로 인하하도록 한 것이다. 이 법안은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줄여 주기 위한 것이지만, 대부업체들의 저신용자 대출을 줄이도록 해 진짜 어려운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날 함께 통과된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개정안은 올해 말까지 적용되는 법 적용 시한을 2015년까지 2년 연장했다. 기촉법은 부실 위험 기업을 골라내 채권금융회사 주도로 경영을 정상화하는 제도다. 이날 통과된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개정안은 새누리당이 민생탐방 후속 조치로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법안이다. 개정안은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의 상장 주식 투자한도(출자금 총액의 20%)에서 코넥스시장에 대한 투자는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소기업 주식 전용 시장은 코넥스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자녀 연령을 현행 만 6세 이하에서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로 상향 조정한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과 쌍둥이 이상 다태아를 출산할 경우 출산휴가를 현행 90일에서 120일까지 늘리는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이 출자·출연한 법인이 개성공단에 기업을 설립하면 국내 법인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 개성공업지구지원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이 밖에 담배에 불을 붙인 상태에서 일정 시간 흡입하지 않으면 스스로 꺼지는 ‘저발화성 기능’을 의무화한 담배사업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또한 석유사업법 개정안은 종합보세구역에서 수출만을 목적으로 석유제품을 혼합할 경우 가짜석유제품 제조 행위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국군부대 파견 연장 동의안 3건은 소말리아 해역과 아랍에미리트(UAE), 아프가니스탄 등에 배치된 국군부대의 파견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택시 과잉공급 지역의 신규 발급을 금지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택시 감차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한 택시발전법을 가결했다. 법안에는 승차 거부나 카드결제 거부, 도급택시 운행 등의 위법행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여야, 국정원 개혁안 의견 접근… 27일 최종 타결 시도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된 오는 30일 여야 이견이 있는 쟁점 법안들의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여야는 성탄절인 지난 25일 양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등의 회동을 통해 국가정보원 개혁법안과 예산안, 민생법안들을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실제 처리 여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최대 쟁점이 되는 국정원 개혁법안은 26일 여야 간사 협의과정에서 의견 접근을 보고 합의문 문구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27일 간사 협의를 재개해 최종 타결을 시도할 예정이다. 여야는 우선 현재 의원들이 겸직하는 겸임 상임위인 국회 정보위원회를 전임 상임위로 바꾸기로 했다. 이럴 경우 국정원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국정원 예산의 세부항목까지 보고받고 심의하는 방식으로 예산안 통제 방식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보위원의 비밀 열람권도 국정원이 거부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국가안보에 직결되는 내용 등만 예외조항을 두기로 했다. 국정원의 사이버 심리전은 정부 정책의 홍보활동은 금지하는 규정을 넣기로 했다. 국회와 정당, 언론기관 및 정부기관을 상대로 한 정보관(IO)의 정보수집 활동에 대해서는 불법 활동을 금지하는 조항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새해 예산안은 보류된 ‘박근혜표 예산’을 상당 부분 정부 원안대로 처리하기로 가닥을 잡은 만큼 여야 이견이 조정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안을 연계 처리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부분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여야가 중점을 두고 있는 법안들은 ‘빅딜’ 형식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외국인 투자 촉진법과 관광진흥법,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법안 등을 시급한 민생 법안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전월세 상한제와 남양유업법, 철도 민영화금지 법제화 등을 주장한다. 쟁점 법안을 놓고 논의할 시간이 실질적으로 하루 이틀 정도밖에 남지 않은 만큼 막판 양당 원내 지도부의 결단으로 ‘정치적 거래’가 이뤄질 수도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여야 ‘빅딜’… 핵심 부동산 대책도 상임위 차원서 협의 계속

    여야 원내대표가 25일 새해 예산안과 주요 민생법안 처리 문제 등에 대한 ‘빅딜’을 시도했지만 결국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여야는 30일 본회의를 열고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법안 처리를 합의했지만 내용적으로는 지난 3일 당대표와 원내대표 간의 ‘4자 회담’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국정원 개혁법안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연계된 예산안 처리도 불투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확실성을 제거한 자체는 성과로 볼 수 있다. 이날 회담에서도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4자회담 합의문에 국정원 개혁 및 기타 사안들은 내년 2월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국정원 개혁입법을 2월로 미루자고 주장했고,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연내 처리를 명시한 합의 위반이라고 맞섰다. 결국 큰 틀에서 민주당의 의견이 받아들여졌다. 이날 회담은 여야 모두 중점처리 법안을 놓고 치열한 ‘빅딜 기싸움’도 병행했다. 새누리당은 외국인투자촉진법, 관광진흥법 등을 들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법안과 함께 현안인 철도민영화 금지 법제화, 쌀 목표가격 등의 합의를 요구했다. 정성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철도 민영화 논란과 관련, “우리는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법으로 보여주는 것만큼 좋은 게 어디 있냐고 했고, 새누리당에서는 ‘힘들다. 조건부 면허 발급이면 충분한 게 아니냐’고 했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이날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합의를 위한 시도는 계속한다. 외촉법은 산업통상자원위 차원에서, 쌀 목표가격 문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차원에서 가동 중인 여야정 6인 협의체에서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또 새누리당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분양가상한제 폐지와 민주당의 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등 각자의 핵심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상임위 차원에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 원내수석부대표는 “결론을 낸 것이 아니고 1㎝씩 가까워지는 것”이라며 “다만 1m도 안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예산안 문제는 많이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산하 예산안조정소위는 감액심사에서 보류된 120여건의 사업 가운데 80여건에 대한 논의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창조경제와 일자리 관련 법안 등 상당수 예산은 정부안을 유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첫 ‘가계부’인 내년도 예산안에 국정과제 예산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민주당 측도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수용한 것이다. 다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새마을운동·국가보훈처·군 사이버사령부 관련 예산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불가피하다. 여야의 예산 대결은 국회 통과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새해 아파트값 보합세 띨 것” 51%

    “새해 아파트값 보합세 띨 것” 51%

    새해에는 아파트값이 보합 내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아파트 전셋값은 여전히 강세를 띨 전망이다. 한국감정원은 정부 및 공공기관·부동산전문가·공인중개사 등 962명을 대상으로 내년도 아파트값 움직임을 설문 조사한 결과, 하락세가 멈출 것으로 분석됐다고 24일 밝혔다. 조사 결과 아파트값이 보합세를 띨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50.9%)이 절반을 넘었다. 응답자의 29%는 상승을 점쳤고, 추가 하락을 예상한 답은 21%에 그쳤다. 평균 가격 변동률은 0.9% 상승할 것으로 분석돼 올해와 비슷하거나 지역별 소폭 상승이 전망된다. 아파트값이 보합세를 띨 것으로 전망한 근거로는 주택경기의 불확실성(46.6%), 상승·하락요인의 혼재(26.8%), 정책의 불확실성(17.8%) 등을 들었다. 따라서 일반 경기회복과 투자·소비 활성화,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원활한 국회 통과가 뒷받침되면 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감정원은 분석했다. 전셋값 강세는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점쳤다. 다만 올해와 같은 급등 현상은 상당히 진정될 것으로 봤다. 응답자의 69.7%는 전셋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 10명 중 7명은 여전히 아파트 전셋값이 강세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전셋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4%에 불과했다. 26%는 올해와 비슷한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전셋값 상승률은 그러나 올해와 달리 연간 3.2% 정도로 예상됐다. 올해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은 11월 말 현재 6%에 이른다. 전셋값 상승 전망 근거로는 전세 선호 증가(48.3%), 전세 공급 부족(38.9%) 등을 꼽았다. 아파트값 상승이 불확실해 전세 수요자의 구매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 집주인들이 임대수익률이 높은 월세를 선호, 전세 물량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전셋값이 강세를 띨 수밖에 없는 구조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월세시장도 올해와 비슷한 상황이 예상된다. 응답자의 45.5%는 보합세를 점쳤다. 상승(27.4%), 하락(27.1%)을 전망한 응답자 비율은 비슷했다. 이에 따라 월세가격 변동률도 연간 0.2%로 큰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합 원인으로는 상승·하락 요인의 혼재(48.7%), 주택경기 불확실성(31.4%), 정책의 불확실성(10.5%) 순으로 나타났다. 박기정 감정원 연구위원은 “새해 주택시장은 전국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거시경제 여건의 변화, 금리 상황 등 시장 변동성 요인들도 내포돼 있다”며 “주택시장이 회복되려면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로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의 법률 개정안이 잠자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또 “전셋값 안정을 위해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나 월세 수요로 분산시킬 수 있는 경제적 유인을 제공해 수급불균형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서울광장] 위대한 대통령은 무엇이 다른가/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위대한 대통령은 무엇이 다른가/진경호 논설위원

    올해, 다시 말해 5년마다 한 번씩 맞는 새 정부 출범 첫해인 올해에도 어김없이 대통령을 묘사하는 키워드는 ‘불통’이 될 모양이다. 야당은 연신 주술을 외듯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불통’을 읊조리고 있고, 안녕들 하신지 묻기 바쁜 세상은 온통 ‘불통’이란 단어로 안부를 전한다. ‘불통’은 이제 세상의 모든 모순과 불의, 그리고 내 고단한 삶의 시발(始發)을 뜻하는 모태어가 된 듯하다. 억울할 법도 해 보인다. 불통이라니, 아니 얼마나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박 대통령의 입을 대신하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그 큰 입으로 ‘자랑스러운 불통’이라는 형용모순의 해괴한 표현까지 끄집어낸 걸 보면, 그래서 뭇매를 자청한 걸 보면 청와대의 분기탱천이 가늠된다. 박 대통령이 정녕 ‘불통령’인지는 따져볼 여지가 있다. 시장과 산업현장 등을 돌며 만든 박 대통령의 ‘깨알수첩’과 네티즌들의 거친 욕설까지도 끌어안은 청와대 홈페이지, 그 어느 정부에서보다 많은 성과를 거둔 민원해결 실적 등은 청와대가 주장하듯 분명 ‘소통의 증거들’이다. 역사와의 대화 못지않게 바닥 민심과의 소통을 무겁게 생각하는 게 정치인 박근혜의 캐릭터인 듯도 하다. 그러나 정작 소통은 이런 ‘증거’가 아니라 ‘인식’에 의해 존재 여부가 가려진다. 소통이라 말하고 불통이라 듣는다면 둘의 관계는 불통이다. 투입요소가 아니라 산출 결과에 의해 소통과 불통이 결정되는 것이다. 대중권력에 기반한 현대 정치에서 대통령의 리더십 또한 마찬가지다. 아무리 초인적 능력을 발휘한다 한들 대중이 외면하면 그만이다. 정치학자 노이슈타트의 말처럼 ‘설득’(소통)과 ‘흥정’(정치력)의 능력을 갖춰야 비로소 리더십이 빛을 보는 것이다. 정치학자 그린슈타인이 2000년 펴낸 역저 ‘위대한 대통령은 무엇이 다른가’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있어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부터 빌 클린턴까지 11명의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을 ‘대중과의 소통’, ‘조직·인사 능력’, ‘감성지능’ 등 6개 항목으로 나눠 분석한 이 연구에서 대통령 평가는 결국 소통에서 갈렸다. 조직·인사 능력이 형편없었던 루스벨트와 별다른 실적도 없고 사생활이 문란하기 짝이 없던 존 F 케네디, 정치 경험이 일천한 로널드 레이건이 역대 가장 뛰어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건 바로 대중과의 소통과 정치력에서 탁월했기 때문이었다. 통찰력과 조직관리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나 상황파악 능력이 뛰어났던 리처드 닉슨 등이 인색한 평가를 받은 것도 소통에서 문제를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취임 첫해 성적표가 50% 안팎의 지지율로 마무리될 듯하다. 한국 갤럽의 지난 16~19일 조사에선 48%, 리얼미터의 16~20일 조사에선 51.8%로 국정지지도가 내려앉았다. 대선 때 얻은 득표율 51.6% 언저리를 맴도는 수치다. 지난 2월 취임 이후 열 달 동안 쉼 없이 달렸건만, 5차례의 해외 순방 등을 통해 26개 나라 정상과 30차례에 걸쳐 회담하고 이를 통해 그들과 신뢰를 쌓고, 그 힘으로 북한발 안보위기와 요동치는 동북아의 격랑을 헤쳐왔건만, 게걸음 치던 경제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건만, 박 대통령에 대한 민심은 시큰둥하다. 게다가 불통이란다. 시쳇말로 본전도 제대로 못 건진 셈이다. 불통 비난에 담긴 메시지는 둘 중 하나다. 소통 방식이 잘못됐거나, 야당의 덧씌우기 공세에 패했거나…. 무엇이든 새 정부의 청와대는 프레임 전쟁에서 지고 있다. “공약의 완급을 조절한다”는 정부의 주장은 “공약 파기”라는 야당의 딱지 붙이기에 파묻혔고, 작금의 철도파업 논란의 와중에선 ‘공기업 민영화’가 이제 더는 입 밖에 내서는 안 될 금기어가 돼 버렸다. 이 홍보수석은 국정 홍보와 대통령 이미지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억울해할 게 아니라 긴장해야 할 때다.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을 자처한다면 말이다. jade@seoul.co.kr
  • 외촉법 등 쟁점 법안 연내 처리 안갯속

    법안·예산안 처리를 위한 올해 마지막 국회 본회의(30일)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쟁점 법안들은 아직도 상임위 문턱에서 헤매고 있다.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본회의는 오는 26일과 30일 두 차례만 남아 있어 사실상 이번 주가 법안 처리의 데드라인이다. 야권이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 발의라는 초강수를 둔 데다 국정원개혁특위에서 법안을 예산과 연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쟁점 법안들의 운명도 안갯속이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협조를 당부한 투자 활성화를 위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 ‘경복궁 옆 7성급 호텔’ 등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 등의 처리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들 법안이 경제활성화와 무관한 ‘재벌특혜 법안’이라고 맞서며 부자감세 철회 법안, 남양유업법(대리점거래공정화법), 중소기업 일감 몰아주기 과세대상 제외 등 ‘을(乙)살리기 법안’을 먼저 통과시켜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부동산 법안 역시 새누리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위한 주택법·소득세법 개정안,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을 요구하는 반면 민주당은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을 선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법 제정안 역시 여야의 입장 차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소득하위 70%에 대해 국민연금과 연계해 최대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내용이지만 야당은 공약 후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국정원개혁특위가 개혁 법안을 예산안과 연계하면 쟁점 법안 역시 직격탄을 맞게 되고, 야권이 앞세운 대선개입 의혹 특검 역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국 여야 지도부가 막판 물밑협상을 통한 ‘패키지딜’로 주요 법안들을 결판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개관 한 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회 가보니

    개관 한 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회 가보니

    #1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이날은 미술관 측이 개관전을 언론에 공개한 지 딱 한 달째 되는 날이다. 다시 찾은 미술관은 한파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사람들로 붐볐다. 중년의 단체 관람객을 제외하면 미대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나 가족 단위 관람객이 다수를 차지했다. 외국인 관람객은 없었다. 다른 대형미술관처럼 오디오가이드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작품 설명을 듣는 이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물 흐르듯 이어져야 할 관람객의 동선도 부자연스러웠다. 일부는 우왕좌왕했고, 에스컬레이터나 승강기를 찾기 위해 지하 1층의 홀을 다시 한 바퀴 도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띄었다. 관람객 김은경(30·서울 도봉구 창동)씨는 “입장권을 끊었는데도 전시장마다 다시 검표를 받아야 하는 데다, 어디에서 무슨 전시를 하는지 사전에 확실히 숙지하지 않으면 헤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2 1층 중앙 출입구 바로 옆 카페테리아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미술관은 한산해도 카페는 발 디딜 틈 없다”는 입소문이 돌 정도다. 이탈리안 음식점에 임대된 이 카페는 관람객을 마치 이탈리아의 한 도시에 온 듯한 착각에 빠뜨렸다. 서구적 인테리어에 천장에 잇닿은 음료 메뉴판은 ‘Acqua Panna’, ‘Green Tea’ 등 온통 알파벳으로 도배됐다. 반면 이웃한 푸드코트는 차를 마시기 위해 들른 단 두 명의 관람객만 눈에 띌 만큼 한산했다. 한 미술 전문가는 “근현대 한국 미술의 메카를 자처하는 서울관이 고유한 음식 문화를 소개하기보다 이탈리아나 스페인 요리로 서구적 분위기를 돋우는 건 유감”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개관 한 달을 맞은 서울관은 평일에도 하루 2000~4000명의 관람객이 찾을 만큼 단박에 명소로 자리 잡았다. 서울관은 독립된 8개의 전시실 외에도 영화관, 도서관, 각종 편의시설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하지만 운영은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온라인 사전 예약제, 친절한 서비스 등은 호평받지만 비생산적인 관람 동선, 취약한 교통 접근성 등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시내 한복판의 미술관이 어떻게 대중과 호흡하며 문화 복지를 구현할지 고민해야 할 때라는 이야기다. 가장 큰 과제는 자연스러운 관람 동선 확보다. 개관부터 ‘관람자 중심형 미술관’을 내세웠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날 일반 관람객 한 명이 전시를 보기 위해 미술관에 머문 시간은 1시간 안팎이었다. 이 중 상당 시간이 길을 찾는 데 허비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술 전문가들조차 서울박스 바로 옆에 전시된 백남준의 ‘달은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이다. 1965~1967’(1996년)의 존재를 모르고 지나칠 정도다. TV모니터 12개로 구성된 작품에 대한 설명은 가로세로 10㎝ 안팎의 작은 안내판 하나에 불과했다. 이는 미술관이 개관 당시 국내에 처음 도입한 분도형 동선 탓이다. 작품에 몰입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채택한 일종의 분산형 네트워크다. 미술관 측은 “국내에는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다 보니 정착 때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관은 분산형 전시를 위해 6개의 외부 출입구를 모두 개방해야 하지만 여태껏 개방된 곳이 중앙 출입구 한 곳에 불과한 것도 한몫했다. 개관전인 ‘자이트가이스트’전, ‘연결-전개’전 등 전시장별로 따로 입장권을 끊는 개별권 제도도 혼란을 부추긴다. 관람객은 통합권을 끊더라도 전시장을 이동할 때마다 입구에서 다시 입장권 확인을 거쳐야 한다. 미술관 측은 “내년까지 지하철 검표대처럼 스캐너 방식의 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미술계가 큰 기대를 걸어 온 접근성도 기대치를 밑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근 지하철역이나 일반 버스 정류장에서 서울관을 찾으려면 족히 20분은 걸어야 한다. 2시간 간격의 광역 셔틀버스가 하루 네 차례 운행되지만 서울·과천·덕수궁관을 연결할 따름이다. 실질적인 연계교통수단은 마을버스 뿐이며 대부분의 관람객은 택시나 승용차를 이용하는 형편이다. 2460억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된 미술관 안에서 사설 갤러리나 다름없는 ‘아트존’을 운영하는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서울신문 12월 13일자 22면>. 미술관 측이 밝힌 판매 수수료는 30% 선. 500만원짜리 공예품을 팔면 미술관이 150만원을 챙기는 구조다.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서울관은 하나의 통합된 공간이라기보다 개별적 공간으로 채워진 느낌”이라며 “세계 어느 미술관도 이처럼 전시 동선이 복잡하지 않다. 관람객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굿모닝 닥터] 술·담배는 디스크에도 ‘독’

    “허리 디스크에는 어떤 음식이 좋고 나쁜가요.” 환자들에게서 자주 받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허리에 특별히 좋거나 나쁜 음식은 없다. 전체적으로 신체에 좋은 음식이 뼈에 좋으니 허리에도 좋다. 단, 허리 건강을 해치는 나쁜 식습관은 있다. 흡연은 허리 건강에 가장 나쁜 습관이다. 담배를 피우면 체내 모세혈관이 수축해 디스크의 영양 상태가 나빠진다. 한번 나빠진 디스크는 재생되지 않으므로 허리디스크에 담배는 천적이라고 봐도 된다. 특히 골융합 등의 고정술을 받은 환자가 담배를 피우면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혈관이 수축해 뼈의 생성과 융합을 방해하므로 당연히 회복이 더디다. 술도 나쁜 기호식품이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척추 신경에 염증이 있는 상태여서 술을 마시면 염증이 심해질 뿐 아니라 신경주사 등 비수술치료의 효과도 크게 떨어뜨린다. 또 술에 취하면 허리를 지탱하는 방어기전이 무력해져 허리의 인대·근육·디스크 등에 쉽게 손상을 입거나 상태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현재 디스크 치료 중이라면 당연히 술을 멀리해야 한다. 커피가 디스크질환을 악화시킨다는 증거는 없지만 카페인이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다공증을 악화시킨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지나치지 않게 마시는 게 현명하다. 변비와 비만을 예방하는 식습관도 중요하다. 변비가 오면 배변할 때 복압이 치솟아 디스크를 악화시키기 쉽다. 게다가 뚱뚱할수록 디스크에 실리는 하중과 스트레스가 더 커진다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한두 달 사이에 급격히 체중이 불어나면 위험도는 훨씬 큰데 이 때문에 디스크 탈출증이 와 수술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적당한 식사량 유지와 꾸준한 운동은 어떤 치료보다 좋은 약이다. 매일 일정 시간을 걷고 맨손체조를 생활화하면 비만 예방은 물론 허리 근력까지 강화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안용 서울우리들병원장
  • 예상 못한 곳에서 만난 예술…짜릿한 그 느낌 아~ 예술이네

    예상 못한 곳에서 만난 예술…짜릿한 그 느낌 아~ 예술이네

    연말을 맞은 미술계에 ‘색깔 있는’ 전시가 잇따르고 있다. 개성 있고 수준 높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미술관이나 갤러리 외에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독특한 거리 설치미술까지 형형색색의 미술품들이 풍성한 겨울을 약속한다. 서울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내년 3월 2일까지 이어지는 ‘애니미즘’전은 근대 역사를 되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을 만들어준다. 사람만이 영혼을 지니며 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사회 시스템에 반기를 든 전시다. 세계 최초로 ‘자연’에 헌법적 권리를 부여한 에콰도르의 토착민 운동을 소개하는가 하면 정신과 물질 등 이원론적 세계관을 표현한 데카르트 저서의 삽화, 진공관 속에서 새가 살 수 있는지에 대한 17세기 과학실험을 담은 그림 등이 망라됐다. 2010년 벨기에에서 출발한 전시는 베를린, 뉴욕 등을 거쳐 이번에 한국을 찾았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시·도립 미술관들의 릴레이 사진전도 관심을 끈다. ‘미술관 속 사진 페스티벌’이란 이름의 사진전에는 서울·대전·광주시립미술관과 경남도립미술관이 참여했다. 지난 6일 대전시립미술관에서 테이프를 끊은 전시는 ‘사진, 한국을 말하다’란 주제 아래 ‘비판’ ‘행동’ ‘공동체’ 등의 담론을 놓고 사진을 통한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배영환, 김태동, 주명덕 등의 작가가 참여하며 내년 4월 16일까지 열리는 경남도립미술관의 ‘사진과 도시’전을 끝으로 여정을 마무리한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이자 미술작가인 존 루빈과 돈 웰스키가 참여하는 프로젝트 그룹 ‘컨플릭트 키친’도 한국을 찾았다. 다소 황당한 느낌까지 주는, 연말 미술계에서는 첫손에 꼽히는 별난 전시다. 이들은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조그마한 테이크아웃 음식점을 운영한다. 이곳에선 미국이 ‘테러지원국’이라고 규정한 이란, 아프가니스탄, 베네수엘라, 쿠바 등의 요리를 직접 만들어 판다. 지난달부터는 북한 요리를 판매하고 있다. 루빈 교수는 “음식을 매개로 그 나라의 문화, 정치 등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놓다 보면 증오나 오해가 풀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만드는 김치, 해물파전, 떡볶이, 메밀국수, 된장찌개 등의 요리는 한국 여성단체인 ‘조각보’ 회원들로부터 전수받은 것이다. 컨플릭트 키친은 첫 방한 일정으로 지난 9일 서울 홍대 앞에서 요리교실을 열었다. 북한 음식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12일까지 한국에 머문 작가들은 북한이탈주민을 만나고,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는 등 남북 화해를 위한 촘촘한 발걸음을 이어갔다. 개인전으로는 벨기에의 3대 화가인 쿤 판덴브룩(40)의 두 번째 국내 개인전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13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갤러리 바톤에서 열리는 전시에선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회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젊은 나이에 현대미술계에 큰 영향을 끼친 작가는 벨기에 정부가 38세 때 대형갤러리 ‘스맥’에서 회고전을 열어줄 만큼 유럽에서 인지도가 높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던 작가는 지구촌 곳곳을 떠돌며 인간이 흔적을 남긴 도로, 다리 등 교통 구조물 들을 훑었다. 무관심했지만 익숙한 공간과 사물을 기하학적인 선과 면이 강조된 유화의 이미지로 탈바꿈시켰다. 전시에선 2011년 서울을 찾아 촬영했던 이미지를 기반으로 그린 ‘광교 #1’, ‘종로구’, ‘중구 #1, 2’ 등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이 벨기에와 같은 조에 속하면서 더 친숙함을 느끼게 됐다”면서 “건축학을 공부한 덕분에 다양한 측면에서 사물을 보며 실존주의적 입장에서 작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하철 1호선 서울시청역 지하 보도에서 오는 22일까지 전시되는 설치 미술품 ‘인권을 보호합시다’도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뉴스 분석] 면피성 국회… 법안 ‘벼락치기 통과’

    올해 정기국회는 결국 10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밀어내기’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전날까지 단 한 건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했던 여야는 100일간의 회기 마지막 날인 이날에야 비로소 34건의 법안을 무더기로 처리했다. 국민의 비난을 우려해 부랴부랴 법안들을 통과시켰지만 ‘역대 최악의 저효율’ 국회라는 평가는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저효율 국회는 법안 숫자에서도 확인된다. 2009년부터 최근 5년간 정기국회 법안 통과 건수는 2009년 108건, 2010년 30건, 2011년 55건, 2012년 117건 등 매년 평균 77.5건이다. 올해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마저도 전날까지 입법 실적이 한 건도 없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속성으로 법안 심사를 하고 이날 본회의에 ‘면피용’으로 올린 법안들이다. 본회의에서도 찬반 토론을 한 법안은 한 건에 불과했고 2분 30초마다 한 건씩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주마간산’ 식이었다. 처리된 법안들을 살펴보면 여야의 ‘밀어내기·면피용 법안 처리’는 더 분명해진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주택법 개정안 등을 처리했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 등 여야 간 의견차가 큰 법안들은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외국인투자촉진법, 기초연금법안, 근로시간단축법안 등 쟁점 법안들은 11일부터 시작하는 12월 임시국회로 논의 시점을 미뤄 놓았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정기국회의 한 달가량을 국회 밖에 머물며 협상보다는 ‘투쟁’에 집착했고, 새누리당은 야당과의 협의보다는 ‘단독 개회, 장관 임명안 처리’ 등 자기 노선을 고집하며 정치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여야가 직무를 유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기록에 남을까 봐 정기국회 마지막 날 무더기로 법안을 졸속 처리해 체면은 차렸을지 모르지만 이는 그대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졸속 심사 법안으로 인해 국민들이 직접 피해를 입거나 미비한 제도가 만들어지는 것은 정치권을 불신하게 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며 “임시국회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는 정기국회에서 보여 줬던 정쟁과 반목을 재현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최지우 “제 별명이자 한계 ‘멜로의 여왕’ 이젠 넘어섰어요”

    최지우 “제 별명이자 한계 ‘멜로의 여왕’ 이젠 넘어섰어요”

    “이제 ‘멜로의 여왕’이라는 한계를 깬 듯한 느낌이에요. 앞으로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캐릭터에 꾸준히 도전하고 싶어요.” 최근 종영한 SBS 월화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로 연기 변신에 도전한 최지우(38).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숱한 작품에서 ‘눈물의 여왕’으로 멜로의 중심에 서 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무표정한 미스터리 가정부 박복녀 역을 맡아 새로운 연기 전환점을 맞았다. 3일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드라마를 끝낸 소감부터 물었다. “복녀는 철저하게 캐릭터로 승부해야 했기 때문에 참 힘들었어요. 대사도 거의 없는 데다 눈빛 연기가 대부분이었죠. 심하게 무표정하다 보니 심통 나고 화난 사람같다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중저음의 말투가 편하고 익숙해지면서 초반의 들뜬 목소리가 잡히기 시작하더군요.”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은 드라마 ‘가정부 미타’를 리메이크한 이번 작품에서 그는 상처 입은 한 가정을 해부한 뒤 회복시키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 특히 회색 패딩점퍼를 입고 모자를 눌러쓰고 표정도 없이 ‘네, 그것은 명령입니까’의 단답형 대답만 하는 최지우의 연기는 큰 화제를 모았다. “예전에는 잘 울고 또 주로 내면을 표출하는 캐릭터였지만 이번엔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다 나중에 터뜨려야 했죠. 물론 여배우로서 손해 보는 점도 많았어요. 늘 모자를 쓰고 있어서 조명이 제대로 닿지 않는 데다 심지어 눈이 퀭해 보이기도 했어요. 삼복더위 때부터 패딩점퍼 네다섯벌을 입고 촬영을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모자를 쓰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더라고요.” 원작 드라마를 보고 가슴에 파고드는 메시지와 가슴 아픈 과거를 지닌 복녀의 캐릭터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다는 최지우. 그는 “일본 원작의 주인공 미타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박복녀를 저만의 방식대로 살리고 싶었다”면서 “특히 후반부에 해결과의 장면에서 모성애가 있고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려 애썼다”고 말했다. ‘지우히메’라는 별명으로 올해 10년을 맞은 일본 내 한류를 촉발시킨 주인공인 그는 사실 국내 활동은 다소 주춤했다. 혹시 ‘한류스타’라는 명예가 굴레로 작용한 것은 아닐까. “어느 순간 한류스타로서의 입지를 내려놓고 자유로워졌어요. 그런 수식어에 발목이 잡힌다면 그건 교만이죠. 제가 와 닿지 않는 연기를 해서 평가가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한류 배우들이 그렇지만 저도 우리나라에서 먼저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이 컸고, 선택에 신중하다 보니 공백이 길어졌어요. 그런데 공백이 너무 커지면 저도 보시는 분들도 적응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꾸준히 제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해외에서 주로 활동하느라 국내 활동이 뜸한 사이 주변에서 연기를 그만뒀냐는 이야기까지 들었다는 그는 “모든 여배우가 언제까지나 꽃이기를 바라지만 선배 연기자들을 보면서 세월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받아들이고 내려놓으려 애쓴다”며 “앞으로 겁내거나 움츠리지 않고 다양하게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후 수많은 후배 한류스타가 나와도 꾸준히 응원해 주는 한류팬들이 고맙다는 최지우. 이제 후배들을 챙기는 맏언니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는 그에게 결혼 계획을 묻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면서 웃는다. “저는 독신주의자는 아니에요. 아이도 좋아하고요. 하지만 결혼에 안달하거나 조바심 내지 않고 현재를 즐기고 싶어요.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거잖아요. 물론 눈가에 주름은 생기겠지만 그 나이에 어울리는 연기로 대중과 소통하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공포정치와 대중친화’ 두 얼굴의 통치술

    개혁·개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북한 사회를 철저히 통제하면서도 따뜻한 지도자 이미지를 얻기 위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공포’와 ‘대중 친화’라는 양면의 통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체제를 이탈한 주민에게는 채찍을 들고, 순응하며 살아가는 주민에게는 당근을 주는 ‘두 얼굴의 통치술’은 1국가 2체제(자본·사회주의)에 가까운 경제 실험에도 불구하고 북한 사회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4월 김일성 주석 생일 100주년을 맞아 진행된 대규모 열병식에서 20여분간 육성연설을 하는가 하면 스스럼없이 웃고 손을 흔들며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혔다.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 단 한차례 육성을 공개하고 대중과도 일정한 거리감을 두며 ‘신비화’를 추구했던 것과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훈련 중 숨진 군인의 묘지를 직접 참배하고, 사병들과도 사진 촬영을 하는 등 밀착형 행보로 충성심을 끌어냈다. 반면 주민 통제는 더욱 강화해 지난 10월에는 ‘불순 출판선전물을 몰래 보거나 유포시키는 자들을 엄격히 처벌함에 대하여’란 제목의 포고문을 발표하고 불순 영상물 관련자들을 ‘계급적 원수’로까지 규정해 공개적으로 처형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유야무야되기는 했지만 체제 부정적인 당 간부 자녀들이 반발 세력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9월 해외주재 외교관들에게 자녀들을 1명만 남기고 귀국시키라는 명령을 하달하는 등 관리들에게도 감시의 칼날을 번뜩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혁·개방에 다가설수록 이 같은 사회적 통제가 더욱 잔인한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시에 김 제1위원장의 거침없는 대중 스킨십 역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랩이 가요의 장식이 된 시대… ‘1세대’ 가리온, 힙합을 노래한다

    랩이 가요의 장식이 된 시대… ‘1세대’ 가리온, 힙합을 노래한다

    인터넷이 없던 1990년대 중후반, 힙합에 매료된 이들은 PC통신의 동호회를 통해 기호를 공유했다. 신촌의 ‘마스터플랜’이라는 클럽에 실력 있는 래퍼들이 모여들면서 언더그라운드 문화가 꽃피었고 한국 힙합의 역사가 시작됐다. 1998년 이 ‘마스터플랜’에서 뭉쳐 결성된 듀오 가리온(MC메타·MC나찰)은 한국 힙합 1세대를 개척한 힙합계의 ‘큰형님’이다. 랩이 대중가요의 장식품 취급을 받고 생존을 위해 대중과 타협하며, 듣기 편한 힙합 음악들이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쓸기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가리온이 지난달 29일 15주년 기념 앨범을 발표했다. 제목은 ‘다시 힙합’. 가요계에 힙합이 대세라는 지금 왜 ‘다시 힙합’일까? 이들의 메시지는 대중가요와 다를 바 없어진 힙합을 반성하고 ‘진짜’ 힙합을 고민하자는 것이다. “힙합이 대중화되고 힙합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건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힙합은 진실된 에너지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지금은 발라드나 말랑말랑한 멜로디 위에 사랑에 대한 가사를 입히는 천편일률적인 힙합 음악만 쏟아지고 있어요.”(MC 메타) 래퍼로서의 삶과 힙합 신에 대한 성찰을 랩으로 풀어내 온 가리온은 앨범 발매에 앞서 공개된 ‘거짓 2013’에서 힙합계의 현 세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힙합이 힙합이 아니면 힙합이 아니지”라고 일갈하며 “내 밑바탕은 이 문화에 깊은 애정이며 내 목표는 오직 하나,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의 랩 실력!”이라고 자신한다. 그 외에도 ‘그래서 함께하는 이유 2013’, ‘파라독스’ 등 총 5곡의 수록곡에 힙합 신에 대한 반성과 같은 길을 걸어가는 이들을 향한 애정을 담았다. 가리온의 15년은 힙합의 정신을 지키려는 고집과 뚝심으로 일궈낸 역사다. 이들은 미국 힙합의 복제품이기를 거부하고 한국적 힙합에 대한 실험을 거듭했다. 가리온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우리말 랩이다. 영어 가사나 추임새를 배제하고 우리말의 각운을 이용한 라임을 구체화해 우리말만으로도 충분히 예술적인 랩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또 잦은 앨범 발매보다 언더그라운드 공연을 활동의 중심에 두고 힙합 클럽이 사라져가는 홍대를 지켜왔다. 이들이 말하는 힙합의 정신은 창조성과 다양성 위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다. 지금의 ‘팔리는 힙합’에 힙합 정신의 결여를 지적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언더그라운드 힙합을 고집하던 친구들이 생활고 탓에 메이저로 전향하곤 합니다. 하지만 메이저 회사에서 요구하는 트렌디한 음악에는 창조성도 다양성도, 자신의 이야기도 없어요. 때문에 초창기부터 메이저와 선을 그은 우리만의 시장을 만들고 키워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래야 우리와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후배들에게 떳떳해질 수 있거든요.”(MC 메타) 가리온은 오는 14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에서 15주년 콘서트 ‘뿌리 깊은 나무’를 연다. 또 내년에는 4년 만의 정규 3집 앨범을 낸다. 또 이들은 진정한 힙합을 지켜가려는 후배들을 위해 과거 ‘마스터플랜’과 같은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회사(피브로사운드) 사무실의 연습실을 개방해 누구나 자유롭게 공연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은 “힙합이 삶 속에 녹아있고 그 에너지로 살아가는 ‘힙하퍼’(Hiphoper)라는 용어를 다시 끄집어고자 한다”면서 “힙하퍼들이 살과 살을 맞대며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경기 사립中·高 사택 재단이사장 독점사용 논란

    경기지역 일부 사립학교 이사장이나 설립자의 자녀들이 교내 사택을 개인 주택처럼 장기간 독점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서울신문 취재 결과 드러났다. 공립학교 관사는 지역교육청 또는 해당 학교에서 입주 순위 등과 관련한 자체 규정을 두고 관리하고 있는 반면, 사립학교 내 사택은 서울삼육고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 별도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2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253개 중·고 사립학교 중 교내에 사택이 있는 곳은 14개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여주제일고, 여주 세정중, 고양제일중, 평택 진위고의 이사장 또는 설립자의 자녀들이 교내 사택을 개인 주택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정중을 비롯한 일부 학교의 사택은 혈세(교육환경개선사업비)를 지원받아 지었다. 제일고는 4개의 사택 중 2곳을 김연수 이사장과 딸인 김소영 교감이 수년째 1채씩 사용 중이며 다른 1곳은 중학교 교장이 18년째 사용 중이다. 학교 측은 “밤에 학교시설 관리차원에서 관리자들이 입주해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세정중은 교육환경개선사업비를 지원받아 2002년 개축한 사택을 민수일 이사장이 10여년째 사용하고 있으며, 고양제일중 사택은 보영학원 강성화 이사장 겸 교장이 2008년쯤부터 제 집처럼 사용하고 있다. 반면 구리 서울삼육고는 1970년에 신축된 사택 10채를 자택이 멀거나 생활이 어려운 비정규직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는 학교법인 지침에 따라 교직원들에게 전세자금대출을 지원해주는가 하면, 학교장 재량에 따라 급여가 적어 집값이 비싼 구리시내에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비정규직 직원이나 영선직원(시설관리직 소사), 재단에서 파견돼 학생들의 인성지도와 상담을 맡고 있는 교목·부목 등에게 무상 임대하고 있다. 이 밖에 안양 신성고는 사택 전체를 원어민교사가 사용하도록 하다가 2009년쯤부터는 집이 먼 교사 4명이 사용하도록 배려했으며, 수원 중앙기독중과 화성 송산중, 남양주 심석고 등 기타 다른 학교들도 외국인교사나 외국인 학생들 주거용으로 사용 중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공립학교는 교원들이 순환근무를 하기 때문에 교내외에 관사가 필요해 공정성 차원에서 자체 규정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나, 사립학교는 사택 관리규정이 별도로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혀 사택 입주 자격과 입주 순위, 전기요금 등 관리비 부담 주체 등을 명문화하는 규정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창의 경기도교육의원은 “사택을 보유한 대부분의 학교가 도심지에 위치하는데도 이사장이나 학교장이 개인주택 용도로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교직원들의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원거리 통근 교직원이나 원어민교사 숙소로 활용되도록 용도 전환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부고] 박영식 대한민국 학술원 회장

    [부고] 박영식 대한민국 학술원 회장

    교육부 장관을 지낸 박영식 대한민국 학술원 회장이 지난 23일 오후 6시 30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79세. 고인은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1958년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에모리대에서 분석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임용된 고인은 연세대·광운대 총장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제34대 대한민국 학술원 회장을 맡았다. 저서로는 ‘서양철학사의 이해’ ‘인문학 강의’ ‘전환기의 대학’ 등을 남겼다. 학술원 회장으로 일하며 학술원을 대중과 호흡하는 열린 기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학술원 시민공개강좌를 마련해 학계와 시민사회의 연계를 꾀했고, 우수논문 발굴·지원 등 기초학문 육성에도 힘을 쏟았다. 학술원은 국내 학술 발전에 공을 세운 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1954년 설립한 국가기관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영희씨와 딸 형지(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학장)씨, 사위 김범수(연세대 정보대학원 부원장)씨가 있다. 장례는 연세대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7시 30분. 장지는 경남 김해 선영이다. 장례예배는 같은 날 오전 8시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열린다. (02)2227-7550.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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