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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시다 日 총리 “윤 당선자에 축하, 새 정권과 대화해보고 싶다”

    기시다 日 총리 “윤 당선자에 축하, 새 정권과 대화해보고 싶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에 대해 “환영한다.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면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새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서 건전한 한일관계는 불가결하다”면서 “윤 당선인과의 전화 회담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쌓아온 한일 우호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한일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의 리더십에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두 나라의 역사 문제에 대해선 기존 일본 정부의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강제노역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의 자세가 바뀌지 않는 한 일본의 입장은 앞으로 달라지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이런 상태로 방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지키는 것이 기본”이라며 “이런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건전한 관계를 되찾도록 새 대통령, 새 정권과 긴밀히 의사소통하도록 노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런 생각을 갖고 앞으로 새 정권의 움직임을 보고 싶고, 새 정권과 대화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제노역과 일본군 위안부 등 역사 문제로 두 나라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 한국 정부는 일본과 함께 해법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은 이 문제들이 2015년 위안부 합의와 1965년 한일기본조약으로 해결됐다며 ‘우리가 수용할 해결책을 한국이 가져오라’고 버티고 있다. 한편 중국 매체들은 윤석열 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주목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논평에서 미·중 간 전략 경쟁 상황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어떻게 확보하고, 북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난제에 마주했다면서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악화일로인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것도 새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봤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이 한미동맹 강화를 바탕으로 무력을 강화해 한국을 수호하자고 주장했고, 한국 안보에 필요하다면 미국 주도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확대 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와도 더 협력하길 원한다고 발언했다고 소개했다. 환구시보는 또 “한국은 현재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쪽도 먼저 선택하지 않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한중은 수교 30년 만에 양국의 경제적 정치적 상호 신뢰 구도가 형성됐고, 중국이 한국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이자 경제 파트너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한국 정치인은 없다”면서 “한국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경제적 이익을 지키면서 그에 맞는 외교 정책을 수립해야 미래의 지향점에 부합할 수 있다”고 했다. 나아가 신문은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 한 발언이 실제로 실행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윤 당선인이 취임한다고 해서 한중 관계가 크게 후퇴하진 않을 것”이라는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하며 평가를 마무리했다. 중국신문망은 한국 새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매체는 “윤 당선인은 외교적으로 한미동맹을 우선시하고 한일 안보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한중 관계에선 안보 문제가 경제 문제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감하고 중대한 외교 사안에 강경하고 급진적인 윤 당선인의 발언은 그의 외교 분야에 대한 인식의 단면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민의힘은 북한에 대해 더 강경해지고 중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관측했다. 신문은 “전문가들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한국의 노력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지 않지만, 윤 당선인은 고조하는 반중 정서를 활용했고 동맹인 미국과 더 밀착할 것임을 공약했다”면서 “그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중국에 기울어지면서 수십 년 이어진 한미 동맹을 약화했다고 비판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젊은 유권자들은 치솟는 집값과 높은 실업률, 불평등과 젠더 정치에 환멸을 느꼈다”며 “윤 당선인은 불평등, 미·중과의 관계, 김정은의 핵 야심을 해결할 권한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 ‘6전 5패’했던 서울, 부동산 실정에 표심 갈렸다

    ‘6전 5패’했던 서울, 부동산 실정에 표심 갈렸다

    윤 당선인, 서울에서 50.5%로 승리90년 이후 대선서 보수당 6전5패했던 곳세 부담 늘어난 강남3구·마용성 등서 이겨주택 소유 여부에 따라 표심 갈린 경향결국 서울이 역대급 박빙이었던 20대 대선 승부의 균형을 갈랐다. 서울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중도진보 성향 정당에 더 많은 표를 줘왔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 지쳐 ‘정권교체론’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유주택자들은 세금 부담이 커졌고, 무주택자들은 너무 오른 집값 탓에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졌기 때문이다. 민심의 ‘화약고’가 된 부동산 문제는 윤석열 당선인도 공들여 다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서울에서 50.5%의 지지를 얻어 이재명 후보(45.8%)를 4.7% 앞섰다. 전국 득표율 격차(0.73%)보다 더 벌어졌다. 보수정당 대선 후보는 1992년 이후 치러진 앞선 6번의 선거에서 5번을 패했다. 서울이 진보 정당에게는 ‘텃밭’이었던 셈이다. 보수정당 후보가 이겼던 건 2007년 17대 대선으로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53.2%를 득표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23.5%)를 여유있게 제쳤었다. 자치구별 득표율을 보면 부동산 문제에 지친 서울 민심이 더 극명히 드러난다.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지지세가 강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포함해 15개 자치구에서 윤 당선인이 더 많은 표를 얻었다. 직전인 2017년 대선에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5개 자치구 모두에서 승리했고, 박빙이었던 2012년 대선에서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강남3구와 강동, 용산 등 5개구에서만 이겼었다.이번 대선에서는 ‘한강벨트’ 지역인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과 광진, 강동, 동작 등에서도 윤 후보가 우세했다. 또, 양천, 영등포, 중구, 종로, 동대문 등에서도 더 많은 표를 가져갔다. 이들 지역 대부분은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높은 곳들인데 문재인 정부가 주택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를 강화하면서 정부 비판 여론이 커졌다. 지상파 3사(KBS·MBC·SBS)가 한 심층 출구조사에서도 주택 소유 여부에 따라 갈린 표심이 확인됐다. 무주택자의 지지 후보를 보면 이 후보가 52.2%로 윤 당선인(43.7%)을 앞섰지만 유주택자의 표심은 달랐다. 1주택자의 50.2%가 윤 당선인을 지지해 이 후보(46.5%)를 앞섰고, 2주택 이상 소유자 역시 윤 당선인(51.4%)을 더 많이 지지했다. 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부동산 정책에 지친 유권자들을 의식해 주택 공급 확대와 세제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최장 2년간 한시적 면제해주고, 보유세를 책정할 때 기준이 되는 주택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돌려놔 세부담을 줄여주겠다고 했다. 또 임기 5년 안에 수도권에 130만~150만호 등 전국 250만가구의 주택을 공급(인허가 수 기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재명 후보 역시 주택 311만호 공급 공약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의 한시적 완화 등의 공약을 내놨지만 정권심판론을 피하지 못했다.
  • 전교생이 뭉쳤다… 교정 담장, 거리예술이 되다

    전교생이 뭉쳤다… 교정 담장, 거리예술이 되다

    “아이들이 등하교때, 선생님들이 출퇴근때 벽화를 보며 잠시나마 뿌듯함을 느끼고 행복을 충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서귀중앙여자중학교의 밋밋하고 칙칙했던 통학로 담장이 전교생들의 열정을 불태워 화려한 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교문 앞 담장 벽화는 양덕부 교장이 지난해 10월 미술교사인 송수일(61) 선생에게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교장은 출근할 때마다 학교 정문 긴 담벼락이 삭막하게 느껴졌고 무언가 따뜻함으로 채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처음엔 페인팅으로 그림을 그리려고 했다. 그러나 송 선생이 부조를 빚고 타일에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 더 오래 갈 수 있겠다는 깜짝 제안으로 거사(?)를 도모했다. 다행히 학교에는 도자기 굽는 가마도 있었다. 505명의 전교생이 하나가 되어 동참했다.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2~3개월을 매달렸다. 겨울방학하기 전인 10월부터 미술 수업을 통해 직접 귀면 부조를 빚고 타일에 제각기 개성 넘치는 그림을 그려 넣었다. 귀면(鬼面)이란 귀신 얼굴 문양으로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액운을 물리치는 의미가 있다. 귀면 부조 760여 점과 타일 작품 3000여 점은 그렇게 탄생됐다. 처음엔 360장 정도면 채워질 것 같은 벽면이 길이만 60m를 넘는 대형 작업이어서 200장을 더 만들어야 했다. 2, 3학년 학생들이 추가로 더 그렸고 송 선생은 방학동안 내내 학교에 나와 재벌구이를 해야 했다. 설상가상 학교 가마는 크지 않아서 한번 구울 때 150장 밖에 굽지 못하는 흠이 있었다. 더욱이 굽고 나서 3~4일은 식혔다가 다시 구워야 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고작 두번 굽는게 한계였다. 결국 본교 졸업생 중 공방하는 이진미씨의 도움을 받아 나머지 작품 절반도 구워 마침내 새학기 전에 빛을 보게 됐다. 사실 교장 선생과 송 선생은 아이러니하게도 올해 동시에 퇴임을 앞두고 있는 상황. 특히 송 선생은 경기 수지중학교 교사로 있다가 교환교사로 제주에 내려와 서귀중앙여중과는 2년째 인연을 맺고 있었고 은퇴를 코 앞에 두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겨울방학 내내 그는 가마 앞을 떠날 수 없었다. 마지막 수업을 하듯, 마지막 열정을 불태웠다. 벽화를 뒤로 하고 교정을 떠나는 순간, 감회가 남다를 법도 한데 송 선생은 “교장 선생님이 학교에 부임한 지 일년도 안 돼 새학교처럼 교정이 180도로 달라졌다”며 “그 열정 바이러스에 전염된 듯 나와 학생들이 모든 걸 쏟아부은 듯 하다”며 모든 공을 교장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돌렸다.
  • [사설] 대한민국 미래 여는 선택의 날 밝았다

    [사설] 대한민국 미래 여는 선택의 날 밝았다

    오늘은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지도자를 뽑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대선후보들과 선거운동원들은 오늘 0시를 기해 치열한 선거전을 끝냈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겸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번 선거는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4, 5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유권자들은 36.9%라는 사상 최고치의 투표율로 새 대통령에 대한 열망을 표현했다. 높은 사전투표율은 오미크론을 피해 분산 투표를 하려는 심리가 작용했겠지만, 문재인 정부와 다른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더 컸기 때문에 가능했다. 후보 지지율을 담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에 따라 유권자들은 지난 3일부터 판세의 향방을 알 수 없다. 그런 와중에 6일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이 담긴 김만배 녹취록이 공개됐고, 7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전 비서가 ‘대법원 로비’ 녹취록을 공개했다. 흑색선거와 마타도어가 막판까지 범람한 선거였다. 정책과 비전 선거를 기대한 유권자들로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흑색선거전은 건강한 정치감각을 가진 주권자의 투표 의욕을 떨어뜨리기 십상이다. 정치 혐오를 불러 기권을 유도하는 정치권의 전략과 모략에 유권자들이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다. 소신과 양심에 따라, 최악을 피해 차악을, 최선이 없다면 차선을 선택하는 것이 선거다. 박빙의 선거라는 점을 부각해 ‘전략적 투표‘’를 강요해서도 안 된다. 투표로 자신의 책임과 권리를 다하는 현명한 유권자가 대한민국 최후의 보루다. ‘유능한 프로‘’를 강조하는 이 후보의 정치교체, ‘정직한 머슴’을 강조하는 윤 후보의 정권교체, ‘복지국가’를 이루겠다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양당제 혁파’가 눈에 띈다. 그러나 이참에 기호 1, 2, 3번이 아닌 대선후보들과 그들의 공약에도 눈길을 주며 다당제 미래를 꿈꿔 보자.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바로잡을 후보, 양극화를 좁힐 후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후보, 기후·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후보,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국제 지형의 변화를 읽고 국익을 지킬 수 있는 후보, 무엇보다 차별과 혐오 대신 국민 존중과 통합의 구심점이 될 후보를 찾아 투표해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힐 수 있다. 최선이라 판단한 후보에게 표를 던지면 어떤 결과든 승복하는 게 민주주의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유권자, 당신의 손에 달렸다.
  • [사설] 대한민국 미래 여는 선택의 날 밝았다

    [사설] 대한민국 미래 여는 선택의 날 밝았다

    오늘은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지도자를 뽑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대선후보들과 선거운동원들은 오늘 0시를 기해 치열한 선거전을 끝냈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겸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번 선거는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4, 5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유권자들은 36.9%라는 사상 최고치의 투표율로 새 대통령에 대한 열망을 표현했다. 높은 사전투표율은 오미크론을 피해 분산 투표를 하려는 심리가 작용했겠지만, 문재인 정부와 다른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더 컸기 때문에 가능했다. 후보 지지율을 담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에 따라 유권자들은 지난 3일부터 판세의 향방을 알 수 없다. 그런 와중에 6일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이 담긴 김만배 녹취록이 공개됐고, 7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전 비서가 ‘대법원 로비’ 녹취록을 공개했다. 흑색선거와 마타도어가 막판까지 범람한 선거였다. 정책과 비전 선거를 기대한 유권자들로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흑색선거전은 건강한 정치감각을 가진 주권자의 투표 의욕을 떨어뜨리기 십상이다. 정치 혐오를 불러 기권을 유도하는 정치권의 전략과 모략에 유권자들이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다. 소신과 양심에 따라, 최악을 피해 차악을, 최선이 없다면 차선을 선택하는 것이 선거다. 박빙의 선거라는 점을 부각해 ‘전략적 투표‘’를 강요해서도 안 된다. 투표로 자신의 책임과 권리를 다하는 현명한 유권자가 대한민국 최후의 보루다. ‘유능한 프로‘’를 강조하는 이 후보의 정치교체, ‘정직한 머슴’을 강조하는 윤 후보의 정권교체, ‘복지국가’를 이루겠다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양당제 혁파’가 눈에 띈다. 그러나 이참에 기호 1, 2, 3번이 아닌 대선후보들과 그들의 공약에도 눈길을 주며 다당제 미래를 꿈꿔 보자.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바로잡을 후보, 양극화를 좁힐 후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후보, 기후·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후보,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국제 지형의 변화를 읽고 국익을 지킬 수 있는 후보, 무엇보다 차별과 혐오 대신 국민 존중과 통합의 구심점이 될 후보를 찾아 투표해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힐 수 있다. 최선이라 판단한 후보에게 표를 던지면 어떤 결과든 승복하는 게 민주주의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유권자, 당신의 손에 달렸다.
  • 李도 尹도 추경 공언했지만… 새 정부 발목 잡을 ‘인플레 딜레마’

    李도 尹도 추경 공언했지만… 새 정부 발목 잡을 ‘인플레 딜레마’

    9일 대선을 통해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경제정책 패러다임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우선적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착수할 전망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우리 경제 최대 뇌관으로 떠오르면서 추경을 통한 돈풀기는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대선 종료 후 2~3주 뒤 출범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세제 개편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새 정부는 오는 6월 발표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임기 5년간의 경제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 편성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와 비슷한 시점에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해 2차 추경과 2020년 3차 추경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거의 동시에 발표됐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16조 9000억원 규모의 추경(1차)이 미흡하다며 집권 시 최우선적으로 2차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최대 50조원이 거론되는 2차 추경은 소상공인 추가 지원과 경기 활성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리면서 추경을 통한 돈풀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추경 편성을 위해 발행하는 국채가 시중금리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나 금리를 자극하지 않는 적정 규모를 설정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가 출범하면 경제와 관련해서는 세제를 손보는 작업에 중점을 둘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경제 공약은 세제 개편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부동산 세제는 두 후보 모두 감세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양도소득세의 경우 두 후보 모두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종합부동산세는 ‘양도세처럼 일시적 2주택자 혜택 도입’(이 후보), ‘부담 완화 조치를 시행하고 궁극적으로 재산세와 통합’(윤 후보) 등의 방안이 거론됐다. 금융 세제에서도 두 후보 모두 감세를 주장했다. 가상자산 수익은 두 후보가 나란히 5000만원까지 비과세를 약속했다. 윤 후보는 주식 양도세 폐지까지 공약으로 제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인수위 업무보고가 시작되면 새 정부의 구체적인 주문이 나올 것인데, 우선은 세제가 화두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 보세요, 자연 그대로… 두세요, 자신 그대로

    보세요, 자연 그대로… 두세요, 자신 그대로

    “영화는 극장이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라는 닫힌 공간에서 짜인 시나리오대로 강요하는 측면이 있지만 미디어아트 영상은 열린 공간에서 긴 설명 없이도 위로와 공감을 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포도나무를 베어라’, ‘터치’, ‘사랑이 이긴다’ 등의 예술영화로 유명한 민병훈 감독은 7일 미디어아트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디어아트 작가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민 감독은 ‘영원과 하루’라는 제목의 전시에서 제주도의 자연을 재해석한 영상 작품 20점을 선보이는 중이다. 4년 전부터 제주 애월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거의 매일 카메라를 들고 나가 제주의 숲과 바다 등 자신만의 숨은 명소 스무 곳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초고속 촬영 기법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압축한 자연의 이미지들을 보노라면 묘한 편안함과 안도감마저 느껴진다. “제 인생의 가장 힘든 순간에 자연에서 큰 위로와 치유를 받았어요. 삶의 해답은 휴대폰이나 노트북이 아니라 우리 지구의 자연에 있다고 생각해요.” 민 감독은 영상을 통해 자신이 체험한 ‘자연 명상’을 전달하기로 마음먹었다. 영화감독답게 비나 눈이 내리거나 새싹이 움틀 때, 태풍이 지나간 뒤 하늘이 열리는 순간 등을 포착해 몰입감 있게 전달한다. “우리는 자연의 시간 안에 자신을 잠깐 맡겨 둘 여유조차 없이 살아가고 있어요. 관객들이 온전히 멍 때리면서 내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입니다. 예술의 핵심은 해답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것이니까요.”자신의 정체성은 영화감독이라고 밝힌 그는 현재 예술영화 두 편의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멀티플렉스의 스크린 독과점 등 한국 영화의 현실을 비판해 왔던 그는 앞으로도 예술가의 자존감을 잃지 않고 작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영화를 만들 때 자본의 노예가 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상업성과 대중성이 중요해지다 보니 영화들이 자극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죠. 관객수로만 영화를 판단하고 흥행에만 집착하는 순간 영화인 모두가 우울해질 거라고 봐요. 영화는 게임이 아니잖아요?” 민 감독은 “기존의 배급 방식으로 제 영화가 소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는 제가 스스로 배급사가 돼 원하는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 찾아가는 영화관으로 의미 있게 교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서울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아이프라운지에서 열린다. 출품작을 모티브로 대체불가토큰(NFT) 작품 10점도 만들었다. 민 감독은 앞으로 영화뿐만 아니라 공공 미디어아트로도 대중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병원이든 터미널이든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영상으로 소통하고 싶어요. 이번 전시의 제목처럼 영원이 될 수도 있는 오늘 하루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 대통령 누가 되든, 1주택 종부세 완화 ‘산 넘어 산’

    대통령 누가 되든, 1주택 종부세 완화 ‘산 넘어 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일제히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바로잡겠다”고 똑같이 약속했다. 9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누가 당선돼도 이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까. 7일 민주당 대선 캠프에 따르면 이 후보는 1주택자와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부동산 세금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주택 한 채를 장기 보유한 저소득층이나 노인 가구에 대해 종부세 납부를 연기하고, 이직이나 취학 등으로 일시적인 2주택자가 되거나 부모의 집을 물려받아 다주택자가 된 사람에 대해선 종부세가 중과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의도치 않은 집값 상승이나 상속에 따른 ‘억울한 종부세’ 납부를 막겠다는 취지다. 윤 후보도 단기적으로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1주택자 세율을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 수준으로 인하하고, 1주택 장기 보유자는 연령과 상관없이 주택 매각·상속 시점까지 납부를 연기할 방침이다. 윤 후보는 이 후보와 달리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도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장기적으로는 종부세를 폐지하고 재산세와 통합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전액 지방자치단체에 교부금으로 배정되는 종부세가 폐지되면 수도권과 지방 간 세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 또 부동산 투기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커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존폐 문제도 논란거리다. 전속고발제는 기업의 공정거래 관련 사건을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재판에 넘길 수 있도록 한 제도로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과 함께 탄생했다. 기업 경영에 대한 무분별한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공정위가 또 하나의 권력기관으로 떠오르는 발판이 됨과 동시에 공정위와 기업 간 유착 논란까지 일면서 폐지론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대선에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재계의 반발로 슬그머니 유지됐다. 두 후보 모두 공정한 경제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공정위 전속고발권을 대수술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폐지와 함께 공정위의 인력 확대도 약속했다. 기업을 상대로 한 검찰 수사·기소가 제약된다는 이유로 폐지를 주장했던 윤 후보는 보다 엄정하고 객관적인 전속고발권 행사를 강조하면서 의무고발요청권과의 조화로운 운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의무고발요청제는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지 않기로 한 사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조달청 등이 고발을 요구하면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하는 제도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와 마찬가지로 새 정부도 공약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검찰 수사 이전 행정적 조사 단계가 생략돼 기업 사주에 대한 일반인 혹은 경쟁사의 검찰 고발이 남용될 소지가 있다. 공정위 조사와 검찰 수사가 중복되면 기업은 양쪽에서 조사를 받아야 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로 인해 검찰과 공정위의 행정력이 낭비될 가능성도 커진다. 의무고발요청권 역시 기업 경영에 큰 부담이다.
  • HS애드 ‘SBI가 찾은 SBI’ 캠페인, 아시아 2관왕 쾌거

    HS애드 ‘SBI가 찾은 SBI’ 캠페인, 아시아 2관왕 쾌거

    LG계열 광고회사 HS애드가 기획·제작한 SBI저축은행 캠페인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권위 있는 광고제 스파이크스아시아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7일 HS애드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SBI가 찾은 SBI’ 캠페인은 대중 스스로가 주위에 있는 SBI를 생각하고 찾는 과정에서 ‘SBI’ 세 글자를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SBI 이니셜을 가진 가족, 친구, 가게, 반려동물 등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상 이야기를 소비자로부터 응모받았다. SBI저축은행은 5000여건의 사연 가운데 5건을 선정해 TV 광고로 선보였다. 경기고 평택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병일씨, 민물 새우의 충청도 방언인 새뱅이, 방학동 도깨비 시장 도너츠 맛집 상범이네, 열정 넘치는 연극배우 신병이씨, 반려묘 식빵이 등이 주인공이다. 사람, 동물, 가게, 방언 등 경계를 넘어 모두 SBI라는 이니셜을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SBI 캠페인은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소셜 앤 인플루엔서’ 부문 은상과 동상을 수상했다. 기억하기 쉽지 않은 SBI저축은행라는 기업명을 대중과의 공감대 형성 과정에서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파이크스 아시아 소셜 앤 인플루엔서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디 어글로 구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심사기간 동안 진실함, 책임감, 진정성의 개념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HS애드 관계자는 “기존의 기업 PR캠페인이 주로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구조였다면, ‘SBI가 찾은 SBI’캠페인은 소비자가 직접 소재를 제공하여, 광고에 출연하는 소통형 캠페인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과 호평을 받은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기업이나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단순히 전달하기보다는, 시장과 소비자를 움직일 수 있는 차별화된 메시지와 크리에이티브로 소통하는 캠페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누가 당선돼도 종부세 완화·전속고발권 대수술… 과연 가능할까

    누가 당선돼도 종부세 완화·전속고발권 대수술… 과연 가능할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일제히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바로잡겠다”고 똑같이 약속했다. 9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누가 당선돼도 이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까. 7일 민주당 대선 캠프에 따르면 이 후보는 1주택자와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부동산 세금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주택 한 채를 장기 보유한 저소득층이나 노인 가구에 대해 종부세 납부를 연기하고, 이직이나 취학 등으로 일시적인 2주택자가 되거나 부모의 집을 물려받아 다주택자가 된 사람에 대해선 종부세가 중과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의도치 않은 집값 상승이나 상속에 따른 ‘억울한 종부세’ 납부를 막겠다는 취지다. 윤 후보도 단기적으로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1주택자 세율을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 수준으로 인하하고, 1주택 장기 보유자는 연령과 상관없이 주택 매각·상속 시점까지 납부를 연기할 방침이다. 윤 후보는 이 후보와 달리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도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장기적으로는 종부세를 폐지하고 재산세와 통합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전액 지방자치단체에 교부금으로 배정되는 종부세가 폐지되면 수도권과 지방 간 세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 또 부동산 투기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커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존폐 문제도 논란거리다. 전속고발제는 기업의 공정거래 관련 사건을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재판에 넘길 수 있도록 한 제도로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과 함께 탄생했다. 기업 경영에 대한 무분별한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공정위가 또 하나의 권력기관으로 떠오르는 발판이 됨과 동시에 공정위와 기업 간 유착 논란까지 일면서 폐지론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대선에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재계의 반발로 슬그머니 유지됐다. 두 후보 모두 공정한 경제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공정위 전속고발권을 대수술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폐지와 함께 공정위의 인력 확대도 약속했다. 기업을 상대로 한 검찰 수사·기소가 제약된다는 이유로 폐지를 주장했던 윤 후보는 보다 엄정하고 객관적인 전속고발권 행사를 강조하면서 의무고발요청권과의 조화로운 운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의무고발요청제는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지 않기로 한 사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조달청 등이 고발을 요구하면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하는 제도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와 마찬가지로 새 정부도 공약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검찰 수사 이전 행정적 조사 단계가 생략돼 기업 사주에 대한 일반인 혹은 경쟁사의 검찰 고발이 남용될 소지가 있다. 공정위 조사와 검찰 수사가 중복되면 기업은 양쪽에서 조사를 받아야 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로 인해 검찰과 공정위의 행정력이 낭비될 가능성도 커진다. 의무고발요청권 역시 기업 경영에 큰 부담이다.
  • 집값 잡는 묘수 있나…제주 토지공개념 도입? 밴쿠버 같은 ‘빈집세’ 도입?

    집값 잡는 묘수 있나…제주 토지공개념 도입? 밴쿠버 같은 ‘빈집세’ 도입?

    캐나다 밴쿠버는 2017년부터 빈집세(Empty Homes Tax)를 부과하고 있다. 6개월 이상 거주하거나 6개월 이상 임대했을 경우 빈집세를 면제 받는다. 만약 빈집세 신고 기한을 넘길 경우 주택 소유주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되며 공시지가의 1%인 빈집세도 추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가 널뛰는 부동산값을 잡기 위해 제주 토지공개념 도입이나 캐나다 밴쿠버 ‘빈집세’ 같은 추가 과세 및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1일 제주도청에서 ‘제주형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 과제 발굴’ 착수 보고회를 열고 다음 달까지 정책 초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7일 밝혔다. 앞서 언급한 캐나다 밴쿠버의 ‘빈집세’ 외에 홍콩 및 마카오 ‘취득 제한’, 중국 하이난 ‘부동산 규제’, 상가포르 ‘취득세 중과’ 등의 제도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를 통해 건축 및 도시계획과 세제 분야에서 유형별, 가격대별 균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할 예정이다. 도는 발굴 과제들을 국세 및 지방세법, 기타 법령에 반영하고 도시계획 및 건축 등 관련 조례에 근거를 명시해 정책 결정권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방세 특례 등을 통해 실 보유 외의 투기성 자본 유입에 대한 규제 방안도 필요할 경우 검토해 권한 이양을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토지 공개념 제도와 유사한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도내 토지를 취득하고도 실제 거주하지 않거나 생산 활동에 이용되지 않는 경우 중과세하거나 취득 자체를 못하도록 규제하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인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다. 부동산을 투기 대상이 아닌 실소유 및 실거주를 위한 자산으로 볼 수 있도록 인식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건국대학교에 용역을 의뢰, 오는 6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제주지역은 2010년에서 2017년까지 인구 유입이 지속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2018년 이후 2020년까지 투기성 거래에 대한 규제 강화와 정주 여건 악화에 따른 이주 유인 감소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규제 지역인 제주로 투자자금 유입 등이 이뤄지면서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가격과 거래량에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이 이어지면서 전국적인 모습과 달리 변동성이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섬이라는 특수성에 따른 공급 여건과 이주민 유입, 비규제 지역 등의 요인으로 이 같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발생하고 지역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최명동 제주도 일자리경제통상국장은 “제주도 현실에 맞는 부동산값을 잡을 수 있는 제도는 다 검토 대상”이라며 “이번 기회에 제주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분석하고 투기성 자본 규제와 가격 안정을 위한 행정 및 제도적 정책 방향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삼성 스마트폰 러시아 수출? “경제 영향이냐 국제 공조냐”

    삼성 스마트폰 러시아 수출? “경제 영향이냐 국제 공조냐”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무력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직접 삼성전자에 러시아 사업중단을 요청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정부는 기업과 일반 시민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비전략물자인 최종재에는 수출제재가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으나 애플 등 미국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우리 기업에도 국제 공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삼성전자에 러시아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삼성전자에 보낸 서한과 함께 “세계의 재계 리더, 기업, 단체들은 우리가 어떤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는지 분명히 알고서 말과 행동으로 우리를 극적으로 돕고 있다”며 삼성 제품과 서비스의 공급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침략자를 막을 수 있는 단 하나의 해결책은 없지만 이런 노력이 침략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기업들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1일 러시아에서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포드, 폭스바겐,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여기에 가세했다. 또 삼성전자의 사업 중단이 러시아 국내 여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측면도 있다. 미하일로 장관은 서한에서 “이런 행동은 러시아의 젊은이 등이 수치스러운 침략을 선제적으로 멈추도록 동기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스마트폰 등의 수출을 중단하기엔 한국 경제에서 대러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과 북핵 문제 등 중장기적인 한러 관계의 과제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 삼성의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위로, 수출을 중단한다면 도리어 샤오미와 화웨이 등 러시아 우방 중국 기업에 반사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미측과 대러제제 관련 의견을 주고 받으며 러시아 일반 국민에 대한 2차 피해를 피하기 위해 미국의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역외통제 품목에서 최종 소비재는 빠져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반영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중간재인 반도체는 수출 제재 대상에 해당되지만 스마트폰은 해당되지 않는다. 특히 미국이 지난 4일 FDPR 예외국에 한국을 포함시키기로 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구체적인 경제제재 범위을 결정하는 권한은 다시 우리 정부와 기업에 돌아온 모양새다. 우크라이나 부총리의 삼성전자 사업 중단 요청과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6일 “비전략물자인 최종재의 경우 대러 수출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수출 통제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이기보다는 삼성전자가 결정할 문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문과생 어쩌나”...기업 올 상반기 채용 10명 중 6명은 이공계생 구해

    “문과생 어쩌나”...기업 올 상반기 채용 10명 중 6명은 이공계생 구해

    올 상반기 기업 채용시장에서도 대졸 취업준비생들과 문과생들의 입지가 대폭 좁아지게 됐다. 특히 기업들이 이공계 전공자들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올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인원 10명 가운데 6명은 이공계 졸업자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에 신규 채용으로 계획하는 인원 가운데 이공계와 인문계 졸업생 비중을 묻자 이공계 비중이 61.0%라는 응답이 나왔기 때문이다. 인문계열은 36.7%, 의약·예체능 등 기타 전공계열은 2.3% 순으로 자리했다. 기업들이 대졸 취업자에 희망하는 전공과 일반대학 졸업자의 전공 비중과 비교하면 ‘심각한 불균형’이 드러난다. 실제 지난해 4년제 일반 대학 졸업자 가운데 이공계열 비중은 37.7%였던 반면 인문계열은 43.5%였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자 가운데 의약·예체능 등 기타 전공계열 비중은 18.8%였다.이에 대해 산업구조 변화와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연구개발(R&D)의 중요성도 커지며 기업들은 이공계 인력을 영입하는 것이 절실하나 대학 전공 구조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청년층의 취업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출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정책팀장은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는 만큼 대학에서도 문이과를 통합해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는 등 학과 구조를 개편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업들이 경력직 채용을 늘리는 것도 대졸자들의 취업문을 더욱 좁히고 있다. 기업들은 올 상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인원 10명 가운데 3명(29.7%)을 경력직으로 뽑겠다고 밝혔다. 신규 채용에 경력직을 50% 이상 뽑겠다는 기업은 15.7%, 40~50% 미만으로 뽑겠다는 기업은 20.0%에 이르렀다. 수시채용 확대 기조도 이어지며 경력직 채용 추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신규 채용에 수시채용을 활용하겠다는 기업은 10곳 중 6곳 이상(62.1%)이었다. 대기업 채용시장 전망은 올 상반기에도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의 절반은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거라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전체의 42.1%, 신규 채용을 아예 하지 않는 기업은 7.9%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신규채용이 없는 기업 비중은 지난해 동기(63.6%)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취업시장이 워낙 좋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인 것으로 보인다”며 “일자리 시장이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며 여전히 어렵지만 일부 기업들은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도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금감원, 지난해 공시의무 위반 87건 조치...비상장 비중 70%로 증가세

    금감원, 지난해 공시의무 위반 87건 조치...비상장 비중 70%로 증가세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자본시장법상 공시의무 위반에 대해 87건을 조치했다고 밝혔다. 조치 대상 회사 중 비상장 법인의 위반비중이 7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73개사의 공시 위반행위 87건에 대해 제재 조치했다고 밝혔다. 제재의 수위는 중조치가 21건, 경조치가 66건이다. 중조치는 공시 위반의 동기가 중과실·고의로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공시위반을 제재하는 것으로 과징금, 증권발행제한, 과태료가 그에 해당한다. 경조치로는 경고와 주의가 있다. 위반 기업 가운데 상장법인의 비중은 30.1%, 비상장법인은 69.9%로 나타났다. 공시위반으로 조치된 상장법인 비중은 2019년 52.4%, 2020년 40.4%로 감소해 공시제도에 대한 이해가 점차 정착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비상장법인 비중은 2019년 47.6%, 2020년 59.6%에서 지난해에도 10%포인트 이상 늘어나는 등 증가하는 추세다. 위반이 발생한 공시의 종류는 사업보고서 지연제출 등 정기공시 위반이 35건으로 가장 많았다. 주요사항공시와 발행공시 위반이 각각 25건과 18건으로 뒤를 이었다.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회사의 공시능력 강화를 계속해서 유도할 계획이다. 특히 자금 조달 관련 공시위반이 불공정거래와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면 불공정거래 조사부서와 협력해 신속하게 조사 후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상장법인이 ‘감사 전 재무제표 제출’ 의무를 위반한 사례도 최근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이날 공개한 ‘감사 전 재무제표 제출 의무 위반실태 분석 및 유의사항’에 따르면 2019 회계연도에 비상장법인의 위반 건수는 182건으로, 2018 회계연도(75건)의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외부감사법 적용 대상이 되는 주권상장법인·금융회사·대형비상장법인 등은 감사 전에 재무제표를 감사인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 제출할 의무가 있다.
  • ‘多多益山’ 이리저리, 거닐수록 빠져든다… ‘一喜一味’ 요리조리, 먹을수록 입맛돈다 [이우석의 미시여행]

    ‘多多益山’ 이리저리, 거닐수록 빠져든다… ‘一喜一味’ 요리조리, 먹을수록 입맛돈다 [이우석의 미시여행]

    미륵도 탐냈을 사통팔달의 도시… 기름진 땅만큼 걸음마다 보물… 이리역 폭발 아픔 뒤로하고 보석처럼 반짝반짝전주 뺨치는 황등비빔밥·칼칼 낙지곱창볶음 일품… 40년 노포 안줏거리·곰돌이 호두파이에 ‘훈훈달달’전북 익산시는 도내에서 두 번째, 호남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다. 인구 기준이다. 약 28만명으로 광주광역시, 전주시, 전남 순천시에 다음간다. ‘다다익산’(多多益山)이다. 철도와 도로 교통도 좋다. 호남선과 전라선이 교차하고 충남 천안부터 이어진 장항선이 이곳에 종착한다. 호남고속도로를 비롯해 1번과 23번 등 국도와 지방도가 사방팔방 얽혀 있다. 금강과 만경강이 흐르는 너른 땅이다. 옥토의 드넓은 곡창지대 호남평야가 펼쳐졌다. 1970년대엔 이리수출자유지역이 생겼다. 당연히 사람이 많이 모여들었다. 익산군과 이리시는 1995년 통합됐다. 하지만 여전히 이리로 기억하는 이들도 많다. 그만큼 유명했던 까닭이다. 이리는 산짐승 이름과 같아 기억하기 쉽다. 이리는 원래 솜리, 솜니, 솝리 등으로 불렸다. 이리(裡里)의 뜻이 ‘속 마을’이란 뜻이라 그랬다. 작은 농촌 마을이던 솜리는 일제강점기 쌀 수탈 계획에 따라 갑자기 철도교통의 중심지가 되며 부쩍 성장했다. 호남선과 전라선이 차례로 놓이고 군산항까지 연결해 호남평야의 쌀을 깡그리 거둬 일본에 실어날랐다.●옛이름 ‘이리’와 지금의 ‘익산’ 하지만 익산이 중요한 지정학적 지위를 갖게 된 것은 사실 그보다 2000년 이상 먼저 일이다. 마한과 백제의 여러 유적으로 미뤄 볼 때, 이 지역은 일찌감치 발달한 고도(古都)였다. ‘익산 출신’인 무왕이 사비성(충남 부여)에서 익산으로 천도까지 시도했을 정도다. 앞서 기원전 청동기 시대에는 고조선 준왕이 내려와 건마국을 세웠고 이는 마한의 첫 수장국(수많은 소국 중 맹주 역할을 하는 국가)으로서 국력을 과시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백제역사유적지구로 등재된 미륵사지를 비롯해 왕궁리 궁성 유적, 익산 쌍릉 등은 한반도 고대사에서 익산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였는지를 알려 주는 유적이다. 익산(益山)의 뜻은 ‘첩첩 산이 많다’는 의미지만 실제 익산에는 그리 높은 산이 없다. 오히려 김제와 더불어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광활한 들이 많다. 북부 함열과 동부 금마 쪽이 원래 익산의 중심이었는데 이리역이 생겨난 이래 시내 중심이 바뀌었다. ● 지역 역사 송두리째 바꾼 ‘폭발사고’ 살기도 좋은 땅이다. 큰비도 눈도, 심지어 태풍도 거의 없고 강이 둘이나 지나니 가뭄 걱정도 없는 곳이다. 폭염과 혹한도 없다니 얼마나 좋은가. 재해라고는 딱 하나, 굉장히 유명한 ‘인재’(人災)가 있었다. 1977년 11월 11일 일어난 이리역 폭발 사고는 사망 59명, 부상 1158명에 이재민 1647가구 7800여명이 발생한 국내 최악의 화약 폭발 사고였다. 당시 한국화약의 화물열차에 실려 있던 다이너마이트와 뇌관 등 폭발물 40t에 호송 책임자가 켜 놓은 촛불이 옮겨붙어 대형 폭발로 이어졌다. 반경 500m 이내 건물이 깡그리 무너지고 폭발 지점인 이리역에는 지름 40m에 깊이 15m의 거대한 구덩이가 생겨날 정도였다. 초대형 폭격을 맞은 정도의 규모다. 기관차가 700m 떨어진 민가까지 날아갔다. 이 사고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사라진 역사(驛舍)는 물론이며 지역의 역사(歷史)까지 달라졌다. 코미디언 고 이주일도 이 사고와 인연이 깊다. 사고 현장과 가까운 삼남극장 지붕이 무너졌다. 이날 ‘가수 하춘화 리사이틀’이 펼쳐지고 있었는데 날벼락을 맞은 하춘화를 당시 무명이던 이주일이 들쳐업고 구해 낸 것. 이 인연으로 이주일은 하춘화 전속 사회를 맡게 됐고 이후 국내 최고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다. 공중분해된 이리역은 1년 후 당시 위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새로 지었다. 인근 창인동 익산군청은 건물에 금이 가 2년 후 함열읍으로 이전했고 남성여중과 남성여고, 남성고도 영등동 소라산으로 옮겨야 했다. 건물 9000여 채가 무너졌으니 한마디로 폭발 사고 한 방이 도시 자체가 재건되는 계기가 된 셈이다. 통합시가 익산시로 이름이 바뀌게 된 것에도 당시 재난이 연상된다는 여론도 한몫했다고 한다. ●고대사 품은 ‘국보급 도시’ 풍요의 땅 익산에는 보물도 많다. 앞서 언급한 고대 한국사의 국보급 문화재는 국가가 공인한 보물이다. 여기에다 ‘보석 도시’란 예명에 맞게 금은보석 세공 등 보석가공산업이 일찍부터 발달했다. 석재로 유명한 황등석도 보석이다. 국가 공인 4대 종단 중 하나이자 국내 최대 토종 종교인 원불교를 열고 익산 땅에 잠든 소태산 대종사, ‘원불교의 바티칸’ 격인 익산 중앙총부도 익산시의 보석이라 할 수 있고, 호남에서 가장 큰 사학인 원광대학교도 미래의 보석이 아닐 수 없다.● 대각의 종교 ‘원불교’ 성지 익산을 설명하며 원불교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현재 국방부에서 군종 병과를 인정하는 종교는 가톨릭, 불교, 개신교, 원불교뿐이다. 원불교는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 대각(大覺)의 종교로 1916년 소태산 대종사가 창시해 100여년의 역사를 지켜왔다. 이 원불교의 중앙총부가 익산 신룡동에 있다. 원불교의 교법을 편 전법성지(傳法聖地)인 이곳엔 중앙총부뿐 아니라 영모전, 대각전, 박물관, 원음방송 등이 함께 있다. 소태산 대종사 성탑, 정산종사 성탑, 성비 등도 자리하고 있다. 주변엔 원불교대학원대학교, 상주선원, 문화원, 퇴임 교무 정양소 수도원, 원로원 등이 갖춰져 있다. 일반인도 언제나 드나들 수 있도록 개방된 공간이라 익산시 관광 스탬프 코스로 지정돼 있다. 익산 시내 중심가와 가깝고 탁 트인 가람의 경내 분위기나 박물관, 솔숲 산책로 등이 좋아 이른 봄기운을 받으며 둘러보기에 딱이다. 원불교가 창시된 4월 28일 대각개교절에 맞춰 시민 참여 행사도 열 계획이다. 원광대가 시작된 ‘유일학림’ 등 건축물들은 조선 말기 건축 양식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건축사적 가치도 높다. 소태산 대종사가 설법에 사용했던 탁상과 수첩, 교전 등 성품, 물품들이 박물관에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원광대 교정은 봄꽃과 건축물, 인공호수 등이 어우러진 분위기가 아름답기로 소문났다. 인터넷과 언론 등을 통해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로 여러 번 선정될 정도로 유명하다. 상징인 봉황탑을 재치 있게 해석해 ‘닭다방’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호수 위 카페와 산책로, 오솔길, 대학박물관 등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돼 있어 교정을 둘러보다 쉬어 가기 안성맞춤이다.●모양도 이야기도 빛나는 보석박물관 국정교과서에 익산이 여러 번 나온다. 국사 교과서엔 마한·백제·미륵사지·원불교 등이, 지리 교과서엔 보석산업이 나온다. 보석 광산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보석 가공업체가 몰려 있다. 백제의 귀금속 가공술에 그 뿌리가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보석박물관에는 11만점의 보석과 원석, 공예품 등이 있다. 옆에는 보석을 보고 구입할 수 있는 보석산업센터가 함께 위치했다. 보석이라 하면 그저 반지, 목걸이와 왕관에 붙이는 형형색색의 돌덩이만 연상했는데 둘러보니 참 많은 종류가 있다. 식물성 호박부터 동물성 산호, 여러 광물이 보석의 범주에 든다. 다이아몬드, 수정, 옥 등 다양한 보석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보석은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바다색을 표현할 때 주로 쓰는 사파이어와 에메랄드 색조차 정확히 구분하지 못했던 필자가 매우 똑똑해져서 나올 수 있었다. 얼마나 현명해졌는지 살짝 자랑하자면 다음의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슈퍼맨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 북극으로 부모의 유물을 찾아갈 때 등장하는 크립토나이트는 수정이 아니라 집섬(Gypsum)이나 녹주석의 일종인 아쿠아마린을 닮았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또한 영화에서 마녀들이 요술이나 예언을 행할 때 쓰는 둥근 구슬은 호랑이 눈알을 의미하는 호안석(虎眼石)이 분명하다.● 익산의 상징 ‘미륵사지’ 익산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보물은 역시 미륵사지(사적 제150호)다. 백제 사찰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된다. 무려 3탑3금당 방식으로 다른 절터에 비해 2~3배 이상의 규모와 형식을 자랑한다. ‘서동’ 백제 무왕이 639년 창건했다는 기록까지 등장하니 이래저래 익산의 상징이다. 신라 황룡사와 고구려 금강사에 대응할 만큼 백제 대표 호국사찰로 꼽히는 절이며 백제의 가장 거대한 석탑을 품은 옛 절터다. 무너져 내려 반만 남은 미륵사지 석탑(서탑)은 더할 익(益)자를 모티브로 한 익산시 로고로도 쓰일 만큼 강력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서동요’의 진실은 과연 실제 보물도 쏟아졌다. 2009년 미륵사지 서탑 해체 과정에서 첫 번째 심주석 안에 봉안된 사리병과 금제사리봉영기, 구슬 등 사리장엄구 9900여점이 나왔다. 세세하고 정교한 조각과 문양으로 가득한 사리병은 백제금동대향로에 견줄 만큼 아름다운 걸작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특히 금판에 붉은 글자를 새긴 사리봉영기는 미륵사 창건에 관한 기록을 분명히 전하고 있다. 이로써 미륵사가 백제 무왕 재위 시절인 기해년(639년)에 창건됐음이 밝혀졌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무왕의 왕후가 신라 선화공주가 아니라 백제 귀족인 사택씨 가문임도 함께 드러나 ‘서동요’ 이야기가 허구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백제판 남자 신데렐라’ 서동의 성공담이 사라질 수 있는 ‘불상사’를 낳은 셈이다. 이후 일부다처설, 후처설 등이 대두되며 아직까진 서동 설화가 유지되고 있지만 사리봉영기에 선화공주 이름이 정확히 기록돼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 무왕릉으로 추정되는 익산쌍릉에선 신라제 토기가 출토돼 서동·선화공주 결혼설이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아무튼 미륵사는 여러 차례의 보수를 거쳐 조선 중후기까지 건재했지만 숭유억불책과 자연재해, 세월의 풍파를 견디지 못하고 17세기 들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기록이 전한다. 1990년대 초반 동탑을 서탑의 모양에 상상을 더해 복원(?)했지만 고증에 대한 근거도 없고 너무 급조해 만든 티가 난다. 21세기 들어 복원에 들어간 서탑만큼은 원래 석재를 최대한 사용하며 없는 형태를 상상해 만들지 않기로 했다. 젠가(블록빼기 게임)를 하다 망한 것처럼, 그나마 무너진 모습 그대로 유지하는 형식으로 복원을 마친 후 2019년 일반에 공개한 서탑에 더 많은 이들이 몰린다. 현재 미륵사지 석탑은 국보로, 미륵사지당간지주는 보물로 지정돼 있다. 2015년에는 유네스코위원회가 익산 미륵사지와 왕궁리 5층 석탑 등 유적, 공주·부여의 유적들을 ‘백제역사 유적지구’란 이름으로 묶어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다.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지난해 초 미륵사지 지하 공간에 개관한 국립익산박물관은 미출토 유물과 백제의 여러 유물을 모아 전시 중이다. 내부엔 다양한 전시기법을 사용해 한눈에 익산의 여러 유적과 그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세대불문 미각 깨우는 맛의 고장 물산이 풍요롭고 도시 규모가 제법 되는 익산이라 ‘먹는 보물’도 많다. 전주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황등비빔밥을 파는 여러 노포를 비롯해 푸짐한 인심이 돋보이는 부송국수, 칼칼한 낙지곱창볶음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동서네 낙지, 수제만두로 유명한 태백칼국수, 매콤한 콩나물국밥을 파는 별미집 등이 유명한 식당들이다.곰 얼굴 모양의 귀여운 호두파이와 다양한 종류의 타르트를 만들어 파는 ‘빵곰언니와 호두파이 공장’은 전국적으로 젊은층에게 널리 알려진 디저트집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입소문을 타고 순례객을 양산하고 있다. 1982년 ‘역전할머니맥주집’에서 출발한 ‘호프 노포’ 엘베강도 익산역 앞을 지키고 있다. 맛집들은 창인동 중앙시장과 영등동, 원대입구(대학로), 모현동, 부송동, 황등면 등에 골고루 분포돼 있어 이동하기 편리하다. 마한의 첫 수장국으로 시작, 백제의 마지막 도읍이 됐을 곳. 그리고 근대 문화와 산업의 중심지 이리로부터 지금의 보석 도시 익산. 역사를 거슬러 봐도 언제나 풍요로움이 넘쳐나던 곳이다. 이리저리 돌아보며 ‘다다익산’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가기 전에 이건 꼭! -미륵사지와 익산박물관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눈높이를 낮춘 전시물부터 다양한 체험까지 가능한 어린이박물관도 함께 있다. 왕궁리 유적 박물관은 현재 휴관 중이다. -서동공원 경내 마한박물관에는 율촌리 고분 출토 옹관 등 다양한 유물을 전시 중이다. 웅포면 입점리고분전시관은 익산 지역에 살았던 백제 귀족의 무덤에서 발굴한 금동관모와 장신구 등의 복제품이 전시돼 있다. -원광대 박물관도 알짜배기다. 마한과 백제 유물부터 옹기, 회화, 민속, 불교 예술 등을 모아 놓은 종합박물관이다. 천주교 유적지도 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해를 모신 나바위 성지가 익산에 있다. 백제의 석불로 국가 중대사에 앞서 땀을 흘린다는 익산석불좌상도 삼기면 석불사에 있다. 놀고먹기연구소장
  • “교수님 꿈 꾸렴” 제자 상습 성희롱·추행...경남 국립대 교수 해임

    “교수님 꿈 꾸렴” 제자 상습 성희롱·추행...경남 국립대 교수 해임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희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은 경남의 한 국립대 교수가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해당 학교 측에 따르면,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당 교수에 대한 해임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사건으로 해임된 교수 A씨는 학생들에게 ‘어제 교수님 꿈꿨다 Yes or No?’, ‘앞으로 꾸고 싶다 Yes or No?’, ‘Lovely한 모습 보고 생각해보겠다’, ‘교수님 꿈꾸렴’ 등 과도하게 친밀한 문자를 보냈다. 이렇게 피해를 봤다며 학교 측에 구체적 진술을 한 학생만 현재 7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까지 고려한 총 피해자는 십수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 학생들은 ‘무릎을 만졌다’, ‘머리를 쓰다듬었다’, ‘손을 쥐거나 하이 파이브를 계속했다’ 등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을 미끼로 만남을 종용해 사적인 이야기를 물어보거나 신체접촉을 한 사례도 있어 다수의 학생들은 교수를 피하기 위해 휴학을 해야 했다. 학교 측은 최초 신고가 접수된 뒤 해당 교수에게 조심하라는 주의를 줬음에도 계속 유사한 일이 반복돼 중과실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징계위원들이 비위 정도를 보고 징계양정에 따라 해임이 적절하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인권센터에서 중징계 요청을 했고 최초 경고 뒤 유사한 일이 반복된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 [열린세상] 정치공학적 계산만 난무하는 대한민국/이성모 동북아협력인프라연구원장

    [열린세상] 정치공학적 계산만 난무하는 대한민국/이성모 동북아협력인프라연구원장

    우리나라 사회간접자본(SOC)이 본격적으로 확충되던 1970년대 이후 국가 교통물류체계는 물론 국가 기간산업은 대혁신을 이루었다. 이로 인한 전후방 효과는 세계 초일류의 반도체산업, 자동차산업, 조선산업 부문 등에서 ‘한류열풍’의 주역을 담당해 왔다. 지속적인 SOC 확충이 한국의 선진국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 집단이 우리나라 SOC는 과투자라느니, 개발독재의 반사회적, 반시대적, 반환경적 토건사업이라는 등 감성적 구호로 뒤덮어 그 가치를 왜곡해 왔다. 이러한 분위기는 SOC를 통한 국가 발전의 근간을 흐트러뜨리고 국가의 존망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 국가균형발전이란 명분으로 지역적 편향성과 정파적 요인이 작용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대한 해소책으로 2003년 지역균형발전이 국가 어젠다로 설정됐지만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선거 표심을 의식한 정치공학적 계산의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그간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방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으로 특정 기업과 기관이 지방으로 이전됐다. 가족이 이산되고, 기업 간의 집적이익 창출의 효과가 감소하며, 국가 경쟁력 창출의 시너지효과도 줄어드는 등 국가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로 이어졌다. 정치권의 정파적 계산은 다수와 힘의 논리를 앞세운 현재에 더욱 과감해지고 있다. 국가 장래는 안중에도 없고 ‘지르고 보자’식 논리로 이끌어 가는 저급한 정치공학적 행태로는 온 나라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기업도시, 혁신도시도 좋다. 하지만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확실한 개념 정립과 국토 전반에 걸친 장래 밑그림을 그려 단계적 실천계획을 다듬고, 파급효과와 발전의 역량을 모니터링하며 보완해 나가는 정책적 배려가 급선무다. 귀를 닫은 정치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다시피 한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백서 같은 보고서로 소임을 하는 유명무실한 존재가 돼 버린 것일까. SOC 사업을 반국가적 토건사업으로 매도하던 정권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균형발전을 앞세워 대형 토건사업 20여건을 발표한 것은 선거 표심을 향한 초법적 처사로 볼 수밖에 없다. 이들 사업의 실행에는 정책 수립에서부터 오랜 시간이 들어가고 천문학적 재정도 투입돼야 한다. 현재도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국민과 소상공인에게 수십조원의 현금을 주고 있는데 이들 대형 사업이 부를 경제 혼란에 대처할 방안은 있는지 의문이다. 이러한 책임 회피성 정치는 정치권 스스로 국가 백년대계를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지금껏 정치권에서 외쳐 온 지역균형발전이란 구호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술수에 불과했음이 전국 시군구 약 40%의 지역소멸 가속화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들이 외쳐 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 같은 공약도 같은 맥락이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후보들이 말하는 GTX 공약은 결국 수도권 인구 집중과 부동산 투기 등으로 지역 불균형 심화만을 불러올 것이다. 일련의 공약을 보면 지역균형발전은 정치권의 구호로 남을 뿐 지역 멸절(滅絶)을 부채질해 인구 소멸을 앞당길 것이다. 대선에서 특정 공약에 소요될 천문학적 비용으로 지역발전 계획을 수립할 게 아니라 지방 상생을 위한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선진 의식의 문턱을 넘으려면 정치집단이 후진적ㆍ정치공학적 술수에서 조속히 탈피하는 길밖에는 없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정치권의 무소불위적ㆍ이중적 행태를 감시해야 할 때다.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인문 정책의 실종/우석대 명예교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인문 정책의 실종/우석대 명예교수

    ‘논어’의 ‘태백(泰伯)편’에는 ‘민가사유지 불가사지지’(民可使由之 不可使知之)라는 말이 있다. “백성을 이치에 따르게 할 수는 있으나, 그 이치를 다 이해시킬 수는 없다”는 말이다. 공자(기원전 551~479)는 도덕(道德)과 명령(命令)과 정교(政敎)로 백성을 인솔할 수는 있어도 백성에게 일일이 이유를 알려 이해시키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말한다. 공자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 구절을 근거로 공자가 우민(愚民)정치를 옹호했다고 공격한다. 과연 그럴까. 자구(字句) 풀이에서 벗어나 세계사를 바라보면 다른 해석도 가능할 것 같다. 공자는 기원전 5세기 사람이다. 인쇄혁명이 15세기에 있었으니 공자는 그보다 무려 2000년 전 사람이다. 인구 대부분이 문맹자였던 시대다. 활자 미디어를 통한 지식 확산이 불가능한 역사적 조건이다. 공자도 시대의 아들이다. 제아무리 공자라도 극복할 수 없는 시대적 한계가 있다. 공자는 지도자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음을 고심 끝에 털어놓은 것 아닐까. 이끌고 갈 수는 있되 일일이 이해시킬 수 없는 답답함을 토로한 건 아닐까. 언론학자와 역사학자들은 인쇄혁명 없이는 루터의 종교개혁도, 프로테스탄티즘과 ‘근대적 개인’의 등장도 불가능했으리라고 본다. 공자는 일일이 설득하고 이해시켜 가면서 민중을 이끌어 갈 수 없는 시대를 살았다. 공자 이후 1500년 넘게 흐른 중세 유럽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럽의 민중은 예배와 미사가 거행되는 동안 그저 서서 바라보고 있으면 됐다. 예배도 미사도 모두 라틴어도 진행됐는데, 민중은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할 필요도 없었다. 인쇄혁명을 넘어 정보혁명의 시대다. 공자처럼 “이치를 다 이해시킬 수 없다”고 변명할 수 없는 시대다. 지도자의 비전과 목표를 대중과 공유하고 설득하지 않으면 안 되는 민주 사회다. 정책결정권자라면 ‘보편과 상식’에 대한 ‘자발적인 동의’를 얻어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계사와 현대사 등 인문 교육이 절실하다. 이건 기성세대의 의무이기도 하다. 안토니오 그람시의 ‘헤게모니’ 개념을 참고할 일이다. 젊은 세대의 우경화 원인 중 하나가 인문 정책 실종에 있다고 보기에 하는 말이다.
  • 합천·고령 이틀째 산불로 600㏊ 피해, 날 밝자 진화헬기 47대 투입

    합천·고령 이틀째 산불로 600㏊ 피해, 날 밝자 진화헬기 47대 투입

    경남 합천에서 발생해 도경계를 넘어 인접한 경북 고령군까지 번진 합천·고령 산불 진화작업이 1일 날이 밝으면서 본격적으로 재개됐다.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일출과 동시에 전국에서 산불진화 헬기 47대와 산불진화대원 2030명이 산불현장으로 투입돼 진화를 위해 총력대응 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전날 합천에서 발생해 고령으로 번진 산불은 이날 오전 8시 30분 현재 진화율이 50%로 오전 중에 큰 불을 끄는 것을 목표로 총력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5시 40분쯤 합천군 율곡면 노양리 산불발생 현장 주변에 산불진화를 위한 현장통합지휘본부를 설치해 산림청장이 현장에서 진화작업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산림청과 경남도는 산불이 2개 광역자치단체 지역으로 확산됨에 따라 산림보호법 제37조에 따라 산림청장이 통합지휘를 한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28일 오후 일몰로 날이 어두워짐에 따라 소방헬기를 철수하고 산불진화작업을 지상진화체계로 전환해 방화선을 구축하고 산불 확산을 막는데 주력했다. 전날 밤사이 인명과 주택 등의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마을 인근에 소방인력 724명을 배치하는 등 민가주변 보호에도 집중했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산불 피해 위험이 우려되는 주변 민가 주민 150명(합천 45명, 고령 105명)이 28일 밤사이 마을회관과 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산림청은 전날 오후 5시 30분을 기해 발령한 ‘산불 3단계’를 이날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산불 3단계는 관할 기관 뿐만 아니라 인접 기관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산불 진화를 하는 대응단계다. 소방당국도 주변 시도의 소방력을 동원하는 ‘동원령 1호’를 발령한 상태다. 산림당국은 합천·고령 산불로 지금까지 산림 소실 등 산불 영향구역이 축구장 면적(0.714㏊) 850개에 해당하는 60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산림청과 경남도는 이날 오전 중으로 공중과 지상에 진화가용 장비를 최대한 투입해 안전하고 신속하게 주불을 진화하도록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특히 산불발생 인근 주민은 최대한 산불현장과 거리를 두어 대피해 인명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합천 산불은 전날 오후 2시 26분쯤 합천군 율곡면 노양리 산에서 발생해 강한 바람을 타고 도 경계를 넘어 경북 고령으로 확산됐다.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표현과 사라지는 기억들 [클로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표현과 사라지는 기억들 [클로저]

    광복 77주년·삼일절 103주년…여전한 문제들복잡한 한반도 정세 대처, 우리 모두의 과제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기사를 쓸 때 가장 난감한 경우는 따옴표 관련한 건입니다. ‘위안부’는 영어로 ‘comfort women’으로 변역됩니다. ‘위안을 주는 여성들’이라니. 일제 치하 한국에서 강제 징용됐던 여성, 남성들을 생각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표현입니다. 또한 ‘정신대’라는 말 역시 일본군이 지칭하는 누군가 무엇을 솔선수범해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부적절합니다. 그 누구도 당시 솔선수범해 일본 천황을 위해 ‘위안부’ 피해자가 되진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난감한 표현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왜 따옴표가 붙는지를 이해하면 기사 쓰기 시 첫 줄에 따옴표를 썼다고 그 다음 줄부터 따옴표를 뺀다는 그 관행은 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한 인용의 의미가 아니라는 걸 의식적으로 깨달을 필요가 있으니까요. 통일성 역시 중요한 문제여서 이러한 규칙을 위한 규칙은 때로 현실 위에 있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부단히 기록하며 규칙 뒤에 있던 맥락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죠. 본 기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표기를 이어가겠습니다. 돌아와서,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돼 반인륜적인 피해를 당한 할머니들은 아직도 제대로 사과를 받지 못했습니다.여성가족부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여성가족부 장관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사망에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유족은 인적사항에 대한 비공개를 요청했죠. 또한 장례 절차를 마무리한 후 피해자의 사망 사실을 알렸습니다. 자, 이제 현재 남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단 12명입니다. 확인된 피해자 240명 중 228명이 사과를 받지 못하고 눈을 감았고 단 12명이 살아 계십니다. 일본은 1944년 여자정신근로령, 조선인 징병제를 실시해 한국의 여성, 남성을 강제 징용했습니다. 한반도를 삼킨 것으로 모자라 중국, 미국으로 야욕을 뻗어가며 부족한 노동력, 병력을 함부로 탈취한 것입니다. 또한 노동력이라 부를 수도 없는 반인륜적 만행도 저질렀죠. 위안소의 경우는요. 1931년 일본군 ‘위안부’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했고 이후 1944년 여자정신근로령을 활용하기 전부터 만들어진 기록들도 존재합니다. 그러니 여자정신근로령은 이전부터 존재하던 일본의 만행을 합리화하기 위한 것인 셈이죠. 군수공장에 취업을 알선할 것처럼 사람들을 모집해 속여 끌고 간 겁니다. 일본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을 따랐다고 주장합니다. 민가에 들어가 이들을 끌고 나왔다는 증거가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들은 거짓 공고를 내어 한국의 소년·소녀들을 속였습니다. 역사엔 증거가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모집을 일본군과 각 지역 경찰이 관여한 증거가 드러난 1938년 일본 육군 병무국 병무과의 ‘모집방법문서’, 1945년 근로정신대로 끌려간 피해자가 일본 후지코시 주식회사로부터 받은 신분증에 적힌 ‘정신대’ 소속 신분증 등은 모두 증거가 됩니다. 실제 이 피해자의 소속은 ‘위안소’였거든요. 더 중요한 증거는 명백한 사실을 토대로 한 피해자의 목소리입니다. 첫 증언이 나온 것은 1991년입니다. 현대의 우리는 피해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다소 익숙합니다만 그 때는 달랐습니다. 증언 자체를 창피로 여겨 삼가는 경우도 많았으며 그 때문에 일본측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끌어간 사실이 없다고 우기는 일이 지금보다 수월했죠. 주한 일본대사관이 당시 “증인이 나오면 몰라도 인정할 수 없다”고 우기기까지 했습니다. 첫 증언자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첫 증언으로 일은 달라졌습니다. 할머니는 그 해 8월 14일 최초로 피해 사실을 알렸고 이는 후에 2017년에 이르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됐죠. 할머니의 증언은요. 결성된 1990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증언의 목소리를 찾으면서 연결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피해자들이 전면에 나서는 게 어려운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각기 다른 ‘위안소’에 배치돼 서로의 존재를 몰라 ‘나만 숨기면 되는 문제’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 후 용기를 낸 피해자들이 하나 둘 늘어났죠. “내 아픔을 드러내 후세의 사람들은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할머니가 증언의 이유로 밝힌 말입니다. 이후 피해 할머니들의 신고는 더 들어왔죠. 이전까지 광복 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소녀들은 일본군에 의해 사살되거나 돌아와서도 상처를 그저 숨기고 살아야 했던 겁니다. 물론 광복 후 1945년 11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나서기도 했습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조직된 한국부녀공제회가 쓴 명부에 ‘위안부’가 포함된 여성의 이름은 총 776명입니다. 모든 소녀들이 돌아오지 못했고요. 일부는 전쟁 포로가 되기도 했고요. 사망한 이들도 다수라는 걸 생각하면 이는 전체 피해자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죠. 또한 현재 확인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수 역시 200명대인 걸 생각하면 말입니다. 우리가 아는 건 정말 ‘새발의 피’일 겁니다. 1945년 8월 15일 독립된 조선을 맞은 후 2022년. 이제 8월이 되면 광복 77주년이 됩니다. 그보다 앞서 3월 1일. 1919년 3월 1일 삼일절로부터 103주년이 되는 날이 다가옵니다. 고초를 겪은 용기있는 사람들, 안팎으로 독립을 도왔던 이들 덕분에 광복을 이뤘지만 시간이 흐르며 기억·증언은 사라져 갑니다. 강제 동원을 기억해야 할 이들은 일본의 반성하지 못한 이들이지만요. 그들이 아직도 깨닫지 못했다면 우리 역시 잊지 말고 기록해야 합니다. 3·1운동은 대한민국임시정부 헌법에 ‘대혁명’으로 표기돼 있습니다. 대중과 비폭력으로 전개된 전국 만세시위.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로 그저 ‘독립’을 외쳤던 용기있는 사람들처럼 우리 역시 분노하되 냉정한 머리로 우리의 오늘을 위해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겠습니다. 한반도 정세에 대처하는 것, 모두 우리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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