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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어뱅크 “휠 훼손한 직원은 대리점 업주…가맹 해지”(영상)

    타이어뱅크 “휠 훼손한 직원은 대리점 업주…가맹 해지”(영상)

    차량 블랙박스에 휠 훼손 장면 고스란히 찍혀타이어뱅크 측 “사실관계 확인돼 가맹 해지” 타이어 정비업체 직원이 타이어 교체 고객의 자동차 휠을 일부러 망가뜨리고 휠 교체를 권유한 ‘사기 영업’이 사실로 밝혀졌다. 휠의 찌그러진 부분을 미심쩍게 여긴 피해자가 차량 블랙박스를 뒤져 훼손 당시 장면을 찾아내 이를 인터넷에 공개해 논란이 됐는데, 타이어업체 본사 측이 문제의 대리점 측에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문제의 행위가 실제로 있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본사 측은 해당 대리점과의 가맹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보배드림’ 뜨겁게 달군 ‘타이어뱅크 고발합니다’ 21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타이어뱅크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지난 20일 타이어뱅크에서 타이어 4개 교체 중 휠이 손상됐다면서 휠 교체 권유를 받았다. 1개는 손상됐고, 나머지는 부식됐다고 하더라”면서 “다음에 와서 교체하겠다고 했더니 ‘너무 위험해서 그냥 가시면 안 된다’면서 중고라도 구매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후 자동차 휠 사진을 자동차 동호회 카페에 올렸는데 ‘손상 부위가 이상할 만큼 깔끔하다’면서 마치 일부러 공구로 휠을 찌그러뜨린 듯한 고의 손상이 의심된다는 답변을 동호회 회원들로부터 받았다는 것이다.글쓴이는 “그 말을 듣고 휠을 자세히 보니 휘어진 부위가 일자 드라이버 같은 것으로 일부러 찌그러뜨린 것 같아 블랙박스 영상을 전부 뒤졌다”고 전했다. 블랙박스에서 찾아낸 영상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겨 있었다. 정비공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주위를 한번 살펴보더니 순식간에 스패너로 글쓴이의 자동차 휠을 망가뜨린 장면이 고스란히 찍힌 것이다. 그 남성은 이후 태연하게 망가뜨린 휠에 타이어를 끼워 넣었다. 당시 다른 직원이 곁에 있었지만 이를 보고도 제지하는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글쓴이는 “고객의 생명을 담보로 저런 장난을 칠 수가 있는지 정말 어이없다”면서 “혹시라도 기존에 피해 보신 분 중에 사고 나신 분들은 없을까 생각도 들었다”며 분노했다. 이 글이 올라온 뒤 보배드림 게시판에는 비슷한 경험담이 쏟아졌다. 이후 해당글이 업체명을 명시했다는 이유로 신고를 당해 게시판에서 사라지자 이에 분노한 누리꾼들은 업체명 ‘타이어뱅크’를 ‘타이어은행’ 등으로 바꾸며 제보 내용을 계속 올리기도 했다.“사실 맞다” 타이어뱅크 사과…휠 훼손한 사람은 대리점 업주 결국 타이어뱅크 본사가 나서 공식 사과했다. 타이어뱅크는 첫 입장문을 통해 “이 건에 대해 본사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타이어뱅크를 믿고 찾아주신 고객님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해당 사업주와 가맹 계약을 즉시 해지하고 피해 고객에게 보상하겠다”면서 “추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맹사업주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후 타이어뱅크는 재차 공지를 올려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사업주가 고의로 휠을 파손한 점을 확인해 즉시 가맹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서 스패너로 휠을 훼손한 사람은 해당 대리점의 사업주였다. 타이어뱅크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타이어뱅크를 믿고 찾아주신 고객님들께 고개숙여 사과드린다”며 “해당 사업주가 고객에 대한 피해 보상을 진행하지 않을시엔 본사에서 직접 사과하고 피해 보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맹사업주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타이어뱅크는 타이어 특화유통점으로 현재 전국에 약 43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직영점은 없고 모두 위수탁계약을 통한 대리점으로 운영 중이다. 매달 사업주들에게 ‘고객들에게 불법적인 행위를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글쓴이는 사업주와 해당 직원 등을 상대로 사기 등 혐의로 형사고소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어엿한 한국인… 트랙에 뜬 샛별 ‘라이언 킹’의 질주

    어엿한 한국인… 트랙에 뜬 샛별 ‘라이언 킹’의 질주

    부모 콩고 출신… 2018년 국적 취득훈련 2년도 안 돼 고교생 적수 없어100m 10초79·200m 21초69 우승신체 성장 중… 발목 힘·근육 등 발달“목표는 태극마크·김국영 기록 경신”한국 육상 남자 100m에서도 9초대를 기록하는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고교 단거리 유망주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17·원곡고)가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비웨사는 지난 20일 경북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41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남자 고등부 200m에서 21초69로 맨 먼저 결승선을 밟았다. 비웨사는 전날 열린 남고부 100m 결승에서도 10초79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올해 세 번째 우승을 거뒀다. 한 달 전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에는 0.1초 뒤졌지만 나쁘지 않은 기록이었다. 200m 우승 소감을 묻자 그는 “아직까지는 100m가 더 자신 있다”며 “코치님이 잘 지도해 주신 결과”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히려 그는 “아직까지 시합에 나가면 긴장을 많이 해서 연습한 동작이나 자세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보완점을 말했다. 비웨사의 기록이 아직 성인 선수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성장 속도는 놀랍다.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 2018년 겨울 이후 불과 1년 반 만에 고교 정상에 섰다. 지난해 4월 생애 처음 출전한 전국대회인 춘계 중고육상대회 100m에서 11초14를 기록한 뒤 올 8월 추계대회에서는 10초69로 기록을 단축시켰다. 김동훤 코치는 “비웨사는 유전적으로 타고났다”면서 “발목 힘이 좋고 단거리 육상에 필요한 속근육과 잔근육이 잘 발달해 있으며 회복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가 장차 한국 육상의 간판인 김국영(29·광주광역시청)을 넘어 한국 남자 100m 육상을 세계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비웨사의 신체 성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78㎝였던 키는 1년 새 181㎝로 자랐고 몸무게도 59㎏에서 62㎏으로 늘었다. 기록 단축을 위한 하드웨어가 준비되는 것이다. 김 코치는 “신체 조건이 완성되고 앞으로 4~5년 뒤 기량이 무르익을 것 같다”며 “한국 기록을 넘을 때쯤 100m 9초대 진입도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2003년 경기도 안산에서 태어난 비웨사는 콩고 출신 이주민 부모에게 타고난 신체 능력과 멋진 이름을 물려받았다. 부모님과 콩고 모국어인 불어로 말하지만 그에게는 한국어가 모국어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된장찌개’라고 했다. 그에게 이름 뜻을 묻자 “비웨사는 놀라운 것을 보여 주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가사마는 사자”라며 “합치면 라이언 킹, 위대한 사자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일의 목표는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라며 “나중에는 김국영 선수의 기록을 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 사진 예천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코로나 감염 세계 2위 인도, 최악의 대기오염까지 ‘이중고’

    코로나 감염 세계 2위 인도, 최악의 대기오염까지 ‘이중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인도가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대기오염과도 싸워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CNN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겨울 시즌을 앞두고 다음 작물을 키우기 위한 위해 의도적으로 경작지를 불태워 화전(火田)을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독한 연기는 인도 대기를 오염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화전을 만들면서 생기는 연기와 차량에서 배출되는 매연, 발전소와 건설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등이 결합하면서 대기 중 독성 비중이 높아지는데, 이는 뉴델리와 같은 대도시에서 더욱 심각하다. 당국은 대기오염이라는 심각한 공중보건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했다. 여기에 10월 말∼11월 중순 힌두교 최대 축제이자 현지 가장 큰 명절인 디왈리 축제가 예정돼있어 코로나19 확산 위험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2019년 세계 대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30개 도시 중 21개 도시는 인도에 있다. 특히 뉴델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도시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대기질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수준의 20배에 달했다.하버드대학이 올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대기오염 수준이 높을수록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도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대기오염은 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폐를 주로 훼손하는 만큼 대기오염이 심한 환경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증세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뉴델리의 한 내과 전문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데다 오염수준까지 급증함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 및 심각도가 증가할 위험도 높아졌다”면서 “뉴델리에서는 더 많은 농작물을 태울 것이며, 디왈리 축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대기오염 정도가 심각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 당국은 대기오염 수준을 낮추기 위해 스모그 프리 타워(정전기를 활용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를 잡아내는 대형 공기정화탑)를 설치 계획을 세우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완공까지는 아직 수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지 시간 20일 오전 기준,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는 759만 7063명, 누적 사망자 수는 11만5197명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타이어 교체 중 휠 망가뜨리고 “위험하니 휠도 바꾸시라”(영상)

    타이어 교체 중 휠 망가뜨리고 “위험하니 휠도 바꾸시라”(영상)

    차량 블랙박스에 휠 훼손 장면 고스란히 찍혀타이어뱅크 측 “사실관계 확인되면 가맹 해지” 타이어 정비업체 직원이 고객의 자동차 휠을 일부러 망가뜨리는 장면이 차량 블랙박스에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 단순히 타이어를 교체하러 온 고객에게 휠이 망가져 있었다며 안전상의 이유로 휠까지 교체하도록 권한 것이다. 21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타이어뱅크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지난 20일 타이어뱅크에서 타이어 4개 교체 중 휠이 손상됐다면서 휠 교체 권유를 받았다. 1개는 손상됐고, 나머지는 부식됐다고 하더라”면서 “다음에 와서 교체하겠다고 했더니 ‘너무 위험해서 그냥 가시면 안 된다’면서 중고라도 구매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후 자동차 휠 사진을 자동차 동호회 카페에 올렸는데 ‘손상 부위가 이상할 만큼 깔끔하다’면서 마치 일부러 공구로 휠을 찌그러뜨린 듯한 고의 손상이 의심된다는 답변을 동호회 회원들로부터 받았다는 것이다.글쓴이는 “그 말을 듣고 휠을 자세히 보니 휘어진 부위가 일자 드라이버 같은 것으로 일부러 찌그러뜨린 것 같아 블랙박스 영상을 전부 뒤졌다”고 전했다. 블랙박스에서 찾아낸 영상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겨 있었다. 정비공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주위를 한번 살펴보더니 순식간에 스패너로 글쓴이의 자동차 휠을 망가뜨린 장면이 고스란히 찍힌 것이다. 그 남성은 이후 태연하게 망가뜨린 휠에 타이어를 끼워 넣었다. 당시 다른 직원이 곁에 있었지만 이를 보고도 제지하는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글쓴이는 “고객의 생명을 담보로 저런 장난을 칠 수가 있는지 정말 어이없다”면서 “혹시라도 기존에 피해 보신 분 중에 사고 나신 분들은 없을까 생각도 들었다”며 분노했다.이 글이 올라온 뒤 보배드림 게시판에는 비슷한 경험담이 쏟아졌다. 이후 해당글이 업체명을 명시했다는 이유로 신고를 당해 게시판에서 사라지기도 했지만 결국 타이어뱅크 측은 공식 사과했다. 타이어뱅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건에 대해 본사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타이어뱅크를 믿고 찾아주신 고객님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해당 사업주와 가맹 계약을 즉시 해지하고 피해 고객에게 보상하겠다”면서 “추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맹사업주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타이어뱅크는 타이어 특화유통점으로 현재 전국에 약 43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직영점은 없고 모두 위수탁계약을 통한 대리점으로 운영 중이다. 매달 사업주들에게 ‘고객들에게 불법적인 행위를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글쓴이는 사업주와 해당 직원 등을 상대로 사기 등 혐의로 형사고소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어뱅크 측은 “해당 사업주가 합의를 보기 위해 피해자와 만날 것으로 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대로 가맹 해지 등을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신고하면 ‘배달 테러’…국내 최대 ‘원조 온라인 사기단’ 조직 잡았다

    신고하면 ‘배달 테러’…국내 최대 ‘원조 온라인 사기단’ 조직 잡았다

    국내 최대 규모이자 원조 온라인 물품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범죄단체조직, 협박 등의 혐의로 강모(38)씨 등 30명을 검거하고 이중 1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내 원조 온라인 사기단인 이들은 강씨를 주측으로 3명의 사장단을 꾸리고 조직원 모집책 1명과 통장 모집책 4명, 판매책 32명을 꾸려 2014년 7월부터 사기 행각을 이어갔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필리핀에 사무실을 차리고 2020년 1월까지 장장 6년에 걸쳐 5000여명을 상대로 49억원대 사기행각을 벌였다. 범행 수법은 치밀했다.32명의 판매책은 네이버 중고나라와 블로그, 중고거래 사이트에 냉장고와 TV, 휴대전화, 상품권 등 대대적인 판매 글을 게시했다.가짜 명의의 사업장이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포털사이트에 업체 등록까지 했다.판매물품은 전자기기에서 명품시계, 상품권, 여행권, 골드바, 농막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았다. 가격도 1개당 4만5000원에서 최대 3120만원까지 광범위했다. 이들은 기존 대포통장 방식과 달리 실제 통장 명의자를 섭외해 돈세탁에 이용했다. 대부분 주부들인 통장 주인들은 자신들이 재택근무 알바 형태로 정당한 일을 한 것으로 착각했다.최종 수익금의 80%는 사장단 3명이 챙기고 나머지 20%는 모집책과 판매책이 나눴다. 이들은 피해자가 추적을 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면 곧바로 보복에 나섰다. 이미 확보한 피해자의 이름과 연락처, 집주소를 활용해 ‘배달테러’를 자행했다.이들은 피해자 거주지 주변 피자와 치킨, 중국집 등에 전화해 수십만원 상당의 음식을 피해자 집으로 배달시켜 치를 떨게 했다.이 과정에서 애꿎은 배달업체가 고스란히 피해금액을 떠안았다. 경찰은 검거 당시 사장단은 고급 외제 차량을 타고 필리핀에 부동산까지 투자하는 등 호화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오규식 제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보복테러로 피해자들을 협박해 그동안 장기간에 걸친 범행이 가능했고 이들 조직에서 파생된 다른 신생조직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49억 중고 사기’ 일당 붙잡혀... “알몸 사진 보내라” 피해자 우롱하기도

    ‘49억 중고 사기’ 일당 붙잡혀... “알몸 사진 보내라” 피해자 우롱하기도

    7년간 약 5000명을 상대로 수십억원대의 온라인 중고물품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1일 제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중고 물품을 판매한다고 속여 수십억 원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 방해 혐의)로 강모(38)씨 등 14명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혐의로 나머지 1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지난 2014년 7월 31일부터 올해 1월 18일까지 온라인 중고 장터에서 이동식 주택과 가전제품, 상품권 등을 판다고 속여 피해자 5092명으로부터 모두 49억원가량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1인당 적게는 4만원, 많게는 3000만원까지 피해를 봤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있지도 않은 매장을 포털사이트에 허위 등록하고, 위조한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을 활용해 피해자를 안심시켰다. 또한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고 “지금 구매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겠다”며 소비자 심리를 교묘히 이용했다. 이들은 필리핀에 사무실을 두고, 대포통장으로 돈을 받아 이 돈을 가상화폐 또는 해외거래소 등에 넣어 수익금을 세탁하는 방식으로 경찰 수사망을 피해왔다.특히 이들은 피해 신고를 막기 위해 사기 범행 과정에서 알게 된 피해자 인적사항을 이용해 협박까지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주소지로 수십만원 상당의 음식을 배달시키거나, 피해자 연락처를 온라인 무료 나눔 게시판에 올려 전화 수십통이 걸려오도록 하는 식이었다. 피해자가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하면 나체 사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부당하게 챙긴 돈으로 외제 차를 몰거나, 필리핀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2년여간 추적 끝에 온라인 물품 사기 조직 40여 명 중 30명을 검거했으며, 나머지 10명은 국제형사기구 인터폴이 적색 수배 중이다. 오규식 제주청 사이버수사대장은 “해외로 도주한 공범을 끝까지 추적해 잡고, 범죄수익금 전부는 회수할 방침”이라며 “또 이번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다른 해외 사기 조직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수능 앞두고 맞히려 했는데”… 사망자 속출에 커지는 독감 백신공포

    “수능 앞두고 맞히려 했는데”… 사망자 속출에 커지는 독감 백신공포

    전국 곳곳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건이 속출하며 확산되자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접종 안전성을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수능을 앞두고 감기 등을 예방하기 위해 독감 백신을 맞히려던 학부모가 아예 접종을 포기하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대전 서구 둔산동 Y내과 관계자는 21일 서울신문와의 전화통화에서 “얼마 전까지 하루 100통씩 넘던 백신 접종 문의가 요즘은 30통으로 줄었다”면서 “유료 백신이 떨어진 것을 알고 전화를 하지 않는 것일 수 있지만 지역에서 사망자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두려워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래서인지 ‘어느 회사 백신이냐’부터 묻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대전에서는 지난 19일 오전 8시 55분쯤 서구 관저동 A(82)씨가 동네 한 내과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뒤 하루가 지나 숨지고, 같은 날 유성구 지족동에 사는 70대 여성도 백신 접종 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시민들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 둔산동에 사는 주부 최모(50)씨는 “40여일 후 수능을 보는 아들이 감기에 걸릴까봐 독감 백신을 맞히려고 했는데 좋지 않은 일이 잇따라 벌어져 생각을 바꿨다”면서 “대신 감기 등에 걸릴까봐 아들에게 건강보조 식품을 열심히 먹이고 있다”고 했다. 이날 상하면 주민 B(78)씨가 독감 백신을 맞고 숨진 전북 고창지역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특히 노인인구가 많아 독감예방접종을 적극 권유했던 고창군청과 보건소에는 백신 안전성을 묻는 전화가 하루종일 빗발쳤다. B씨가 백신을 맞은 해당 민간병원은 21일부터 휴원에 들어갔다. 하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고창군 공무원 C씨는 “부모님이 독감 주사를 맞았는데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는 보도를 보고 이상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면서 “중고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무조건 백신 접종을 보류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전주시 서신동에 사는 주부 김모(45)씨는 “최근 보도를 접하고 가족들과 상의한 결과 생명을 위협하는 독감 예방주사를 맞느니 전 가족이 감기 예방에 더 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씁쓰레했다. 이호 전북대 법의학 전문교수는 “독감 주사를 맞고 숨지는 것은 쇼크사다. 접종 하루나 이틀 뒤면 백신 바이러스가 체외로 빠져나간 뒤 사망한 것”이라며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부검에서 또다른 원인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숨진 B씨에 대한 국과수의 1차 부검 결과는 ‘사인 미상’으로 나왔고, 자세한 검사 결과는 한달 뒤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독감백신 사망 사건은 지난 19일 독감 백신을 접종한 제주도 60대 남성이 하루 뒤 숨지고, 대구에서도 지난 20일 백신을 맞은 70대 남성이 이튿날 목숨을 잃는 등 속출하는 상태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고창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한국 육상의 미래 ‘라이언 킹’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

    한국 육상의 미래 ‘라이언 킹’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

    한국 육상에도 남자 100m에서 9초대를 기록하는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한국 육상의 미래 ‘라이언 킹’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17·원곡고)가 “제일의 목표는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비웨사는 지난 20일 경북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문체부장관기 전국육상대회에서 남고부 200m 경기에서 22초 69로 맨 먼저 결승선을 밟았다. 그는 전날 남고부 100m 결승에서 10초79로 1위를 기록하며 올해 세번째 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비웨사는 아직 성인 선수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성장 속도가 놀랍다.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지 불과 1년 10개월만에 고교 정상에 섰다. 지난해 4월 생애 최초로 출전한 전국대회인 춘계중고육상대회에서 100m 11초14를 기록했지만 올 8월 추계중고육상대회에서 100m 10초69로 기록을 단축시켰다. 그를 지도하는 김동훤 원곡고 코치는 “비웨사의 발전은 아직 극히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발목 힘이 타고났다. 단거리 육상에 필요한 속근육과 잔근육이 잘 발달돼 있으며 회복력이 뛰어나다”고 했다.2003년 경기도 안산에서 태어난 비웨사는 콩고 출신 이주민 부모에게 타고난 신체 능력과 멋진 이름을 물려 받았다. 그에게 이름 뜻을 묻자 “비웨사는 놀라운 것을 보여주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가사마는 사자”라며 “합치면 라이언 킹, 위대한 사자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비웨사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쭉 경기도 안산에 살아 온 토종 한국인이다. 부모님과 콩고 모국어인 불어로 말하지만 그에게는 한국어가 모국어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된장찌개’라고 했다. 2018년 정부 당국으로부터 모친의 귀화가 받아들여지면서 비웨사가 엘리트 육상 선수로 성장할 길도 열렸다. 대한민국 국적으로 대한육상연맹에 선수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체육 특기생으로 원곡고에 진학해 체계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동계훈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했다.비웨사의 신체 성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78cm였던 키는 1년 새 181cm로 자랐고, 몸무게도 59kg에서 62kg로 늘었다. 김 코치는 “신체조건이 완성되고 앞으로 4~5년 뒤 선수로서 기량이 무르익을 것 같다”며 “김국영 선수의 한국 기록을 넘을 때쯤 100m 9초대 진입도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앞으로 자신을 보며 코리안 드림을 키울 이민자 가정 출신 선수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비웨사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자신이 증명하는 것밖에는 길이 없는 것 같다”는 다소 냉정한 대답을 내놓았다. 이는 부모님의 걱정 어린 반대, 아프리카계 한국인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선을 딛고 나아가고 있는 자신을 향한 말이기도 했다. 그는 “제일의 목표는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라며 “나중에는 김국영 선수의 기록을 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예천 글·사진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결국 이별… 입양 글 올린 제주 미혼모 아이 보육시설로

    결국 이별… 입양 글 올린 제주 미혼모 아이 보육시설로

    ‘아이 입양’ 게시글 파장을 낳은 미혼모의 아이가 돌봄 보육 시설로 보내졌다. 제주도는 미혼모 A씨가 혼자 힘으로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지난 19일 아이를 지역 보육 시설로 옮겼다고 20일 밝혔다. 미혼모와 아이는 지난 13일 출생한 지 6일 만에 헤어졌다. 미혼모 A씨는 산후조리원을 나와 미혼모를 지원하는 지원센터에 입소했다. 도는 파장이 커지면서 산후조리원에 있는 다른 산모들도 큰 충격을 받는가 하면 사회적 비난도 계속돼 A씨를 미혼모 지원센터로 옮겨 보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는 종합 건강진단을 했고 산모에게는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등 전문가들이 집중적으로 돌보고 있다. A씨는 갑작스런 출산 후 아이 아빠와 자신의 부모 도움을 받을 수 없고 본인도 소득이 없어 아이 양육을 위한 경제적 부담을 느껴 친권 포기를 통해 아이를 합법적으로 입양 보내는 절차를 밟아 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의 미혼모들은 주변의 시선으로 제주를 떠나고 싶어 하고 제주 미혼모시설에는 타 지역 미혼모들이 와 있는 등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미혼모 보호 제도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점검하고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한 중고 물품 거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20만원의 판매금액과 함께 ‘36주 된 아이 입양합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이불에 싸인 아이 모습이 담긴 두 장의 사진이 게시됐다. 이 글을 올린 미혼모 A씨는 경찰 면담에서 입양 기관과 상담을 하던 중 입양 절차가 까다롭고 오래 걸려 이런 게시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택배 아저씨가 일 대신 삶을 멈췄다, 이번엔 직장 갑질 못 견디고…

    택배 아저씨가 일 대신 삶을 멈췄다, 이번엔 직장 갑질 못 견디고…

    과로로 인한 택배 노동자 사망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20일 또 한 명의 택배 노동자가 숨졌다.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에서 일하던 40대 후반의 택배기사는 생활고와 대리점 갑질 행태를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에 따르면 김모씨는 이날 오전 3시쯤 일터인 물류터미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년여 전부터 부산에서 홀로 지내며 택배 노동자로 일하던 그는 동료에게 A4 용지 3장 분량의 자필 유서를 남겼다. 김씨는 “억울하다. 우리는 이 일을 하려고 국가시험에, 차량 구입에, 전용 번호판까지 (부담하지만) 현실은 200만원도 못 버는 일을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런 (배송)구역은 소장(기사)을 모집하면 안 되는데도 보증금을 받고 권리금을 만들어 팔았다”고 토로했다. 노조에 따르면 김씨는 권리금 약 300만원과 보증금 500만원을 지점에 내고 배송구역을 할당받았다. 권리금은 로젠택배 대리점들이 택배기사에게 요구해 온 잘못된 관행이라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하루 200여개의 물량을 배송하던 김씨는 구역 내 주요 거래처가 타지로 이사해 수익이 줄어드는데도 대리점이 신경을 써 주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은행권에서 신용이 떨어져 생각도 안 했던 원금과 이자 등 한 달에 120만원의 추가 지출이 생기고 있다”면서 “빨리 그만두고 직장을 알아봐야 하는데 (대리점이) 나는 안중에도 없음을 알았다”고 털어놨다. 열악한 노동 환경도 그를 옥좼다. 김씨는 “한여름 더위에 하차 작업은 사람을 과로사하게 하는 것을 알면서도 중고로 150만원이면 사는 이동식 에어컨을 사주지 않았다”며 “20여명의 소장(기사)들을 30분 일찍 나오게 했다”고 적었다. 또 “화나는 일이 생겼다고 하차 작업 자체를 끊고, 먹던 종이 커피잔을 쓰레기통에 던지며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소장을 직원 이하로 보고 있음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일을 그만두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노조 관계자는 “대리점 측은 김씨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면서 그만두려면 직접 대신할 사람을 구하고 나가라고 강요했다. 김씨는 본인 차량에 직접 구인광고를 붙이고 배송을 했다”면서 “일방적으로 그만둘 경우 손해배상을 하게 하는 계약서 때문에 김씨가 일을 멈출 수 없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람을 구하거나 자기들(지점장 등)이 책임을 다하려고 했다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은 없었을 것”이라며 “다시는 저와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게 시정 조치를 취해 주시면 좋겠다”며 유서를 끝맺었다.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 관계자는 “김씨는 오는 11월 계약이 종료될 예정이었고, 퇴사 시 후임자를 데려와야 하는 조건은 계약서에 명시된 것”이라며 “대리점의 갑질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은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로젠택배 본사는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50대 택배기사 ‘생활고와 대리점 업무부당’ 유서남기고 극단선택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에서 일하던 50대 택배기사가 대리점의 업무 부당과 생활고를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20일 전국택배노동조합과 경남 진해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8분쯤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에서 A(50)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강서지점 관리자는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가주동 로젠택배 강서지점 하치장에서 A씨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와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에 자필로 쓴 유서를 촬영해 함께 일하던 동료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자필로 쓴 4장의 유서 가운데 1장은 가족에게 쓴 것으로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고 다른 3장에는 택배 사업장에 대한 불만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에서 A씨는 ‘우리(택배기사)는 이 일을 하기 위해 국가시험에, 차량구입에, 전용번호판까지(준비해야 하는데도), 현실은 200만원도 못 버는 일을 하고 있다’고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런 구역은 소장(기사)을 모집하면 안 되는데도 (대리점은) 직원을 줄이기 위해 소장을 모집해 보증금을 받고 권리금을 팔았다’고 밝혔다. A씨는 ‘한여름 더위에 하차작업은 사람을 과로사하게 만드는 것을 알면서도 150만원이면 사는 중고 이동식 에어컨을 사주지 않는다’, ‘화나는 일이 생겼다고 하차작업 자체를 끊고, 먹던 종이 커피잔을 쓰레기통에 던지며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소장을 직원 이하로 보고 있음을 알았다’는 등 사내에서 겪은 부당함도 토로했다. 그는 ‘3개월 전에만 사람을 구하든지, 책임을 다하려고 했다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은 없었을 것’이라고 억울함을 표시했다. 주변 동료 등에 따르면 김씨는 수입이 줄어 은행권 신용도가 낮아지자 다른 일을 구하기 위해서 퇴사를 희망해 사망 직전까지 본인 차량에 ‘구인광고’를 붙이고 운행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앞으로 쓴 유서에는 ‘생활고에 시달려 빚이 많으니 상속을 포기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올해 2월 부터 로젠택배 강서지점과 계약을 맺고 개인사업자로 택배 배달 일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 관계자 등을 상대로 A씨가 유서에 밝힌 내용 등을 포함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 관계자는 “김씨는 오는 11월에 계약이 종료될 예정이었고, 퇴사할 때 후임자를 데려와야 하는 조건은 계약서에 명시된 것”이라며 “대리점의 갑질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은 억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집 잘 봐 주십쇼” 성공보수에 중개 뒷돈도…임대차‘방임법’인가[아무이슈]

    “집 잘 봐 주십쇼” 성공보수에 중개 뒷돈도…임대차‘방임법’인가[아무이슈]

    최근 경기도 성남에 전세를 안고 아파트를 마련한 A씨는 중개인에게 10만원 상당의 명품 브랜드 향수를 건넸다. A씨는 “요즘 좋은 물건 선점하기가 쉽지 않은데 계약도 잘 끝났고 앞으로 관계를 잘 트려고 선물했다”면서 “(임대)사업자는 아니지만 (부동산 거래에) 워낙 큰돈이 오가기도 하고 세입자도 있다 보니 더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조공’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임대차법’ 이후 부동산 중개소의 목소리가 커졌다. 집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데다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갈등 중재 등 주택 수요자의 중개인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예비 임대인이 잘 봐달라는 의미로 중개인에게 선물 ‘조공’을 하거나 예비 세입자가 울며 겨자 먹기로 ‘성공보수’를 내건 사례도 잇따른다. 일각에서는 ‘잘 봐주겠다’며 웃돈을 요구하는 중개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틀리면 면박에 대놓고 웃돈 요구하기도 대전에서 빌라 전·월세를 주고 있는 임대인 B씨는 중개사의 은근한 웃돈 요구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호소했다. B씨는 “더 챙겨주면 나중에 더 잘하겠다고 하는데 안 챙겨 주면 제대로 (중개를) 안 해주겠다는 얘기 아니냐”면서 “임대 소득세에 (건물 관리 등을 위한) 인건비 증가에, 세입자 관리도 스트레스인데 부동산 눈치도 봐야 해서 힘들다”고 말했다. 목소리도 커졌다. 치솟는 아파트 가격에 빌라라도 구매할 요량으로 서울의 한 부동산에서 상담을 받게 된 회사원 C씨는 상담 당일 계약을 압박하는 중개인 때문에 식은땀을 흘렸다. 중개인은 “오늘 아니면 기회가 없다”며 세부 주소도 알려주지 않은 채 C씨를 몰아갔다. 그러나 해당 매물은 ‘불법용도변경’ 건축물이었다.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C씨에게 중개인은 “중개해봤자 얼마나 번다고 이런 수고를 하는지 모르겠다. 보지도 않고 돈부터 입금하는 사람도 있는데, 좋은 기회를 줘도 판단을 못 하느냐”며 핀잔을 줬다. B씨는 “너무 황당했지만 요즘 워낙 물건이 없다고 하니까 (시간을 내 준 중개인에게) 미안하기도 해서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말했다.●영세 중개업자의 변…시장 얼어붙어 ‘투잡’까지 영세 중개업자들의 불만도 크다. 고가 아파트를 중개하며 수천만 원을 챙기는 중개업자는 일부 사례일 뿐 현실과 전혀 다르다는 호소다. 서울 서초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는 “‘저쪽 부동산에서는 0.4%를 받는데, 왜 여기는 0.5%를 받느냐. 낮추지 않으면 여기에서 거래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경쟁을 붙이니 우린 0.3%밖에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개 수수료는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서울을 기준으로 매매 거래가에 따라 0.4~0.9% 사이(임대차 계약은 0.3%~0.8%)다. 중개만으로는 돈벌이가 안 돼 ‘투잡’을 뛰는 일도 있다. 강서구의 한 중개사는 “도배 일을 하거나 배달 일을 같이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고 말했다. 최근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며 8월 기준 부동산중개업소는 개업(1302건) 건수만큼 폐업(1028건)하거나 휴업(69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에 일도 늘었다. 9억 이상 주택 매매 시 요구되던 자금조달계획서, 증빙서류 등이 거래가와 상관없이 투기과열지구 전역으로 확대 적용됐기 때문이다. B씨는 “중개사들이 (자금조달) 내역을 잘 알고 있으니 코치해주거나 대리 작성을 해 주는데 거래에 수반이 되는 것이라 따로 비용을 받지는 않지만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차법 개정에 따라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도 중재하는 일도 중개사 몫이 됐다. ●직거래 앱 등장, 시장 포화에 ‘각자도생’ 막막 이들은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직방, 다방 등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직거래가 늘고, 기업형 중개업소들이 생기면서 중개업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8월 말 기준으로 개업 공인중개사는 10만 9800명에 달한다. 중구의 한 중개사 B씨는 “물건이 없어 하나라도 (물건을) 잡으려면 임대인이 원하는 요구 사항을 다 들어줘야 하고 동시에 임차인의 수긍도 받아야 한다”면서 “기형적인 시장을 만들어 놓은 정부 정책도 문제고 직방, 다방 등에 내야 하는 광고비 까지 (중개인들도)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했다. 한국판 뉴딜 정책 중 하나로 제시된 ‘중개인 없는 부동산 거래’도 중개업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지만 정책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은 20일 오전 기준 2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닷새 연속 두 자릿수’ 신규 확진 58명…위험요인 여전히 산재

    ‘닷새 연속 두 자릿수’ 신규 확진 58명…위험요인 여전히 산재

    지역 발생 41명·해외 유입 17명지역 발생 나흘 만에 50명 아래로경기 28명·서울 11명·인천-강원 3명부산-경북-충북-충남 2명최근 요양·재활병원을 연결고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20일 일일 신규 확진자는 50명대를 나타냈다. 지난 16일 이후 닷새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하지만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고 초중고 등교 인원도 3분의 2로 확대된 데다 가을 단풍철을 맞아 등산·나들이객도 늘어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요양·재활병원 고리로 집단감염 이어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8명 늘어 누적 2만 5333명이라고 밝혔다. 전날(76명)보다 신규 확진자 수가 18명 줄어 5일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이달 1일부터 일별 확진자 수는 77명→63명→75명→64명→73명→75명→114명→69명→54명→72명→58명→98명→91명(입항 후 되돌아간 러시아 선원 11명 제외)→84명→110명→47명→73명→91명→76명→58명으로 100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58명 가운데 지역 발생이 41명, 해외 유입이 17명이다.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 발생 확진자는 전날(50명)보다 9명 줄어 50명 아래로 떨어졌다. 50명 미만은 지난 16일(41명) 이후 나흘 만이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은 서울 11명, 경기 22명, 인천 3명 등 수도권이 36명이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강원 2명, 부산·대전·충남 각 1명이다. 주요 감염 사례를 살펴보면 고령자가 많아 감염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요양·재활병원 등에서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광주시 ‘SRC재활병원’과 관련해 전날 정오 기준으로 10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61명으로 늘었다. 추가 확진자는 간병인 2명, 기존 확진자들의 가족·지인 7명, SRC재활병원 인근 특수학교인 광주새롬학교 학생 1명 등이다. 서울 도봉구 정신과전문병원 ‘다나병원’에서도 격리 중이던 2명이 추가로 확진돼 지금까지 총 67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 사례의 경우 이틀 전 14명이 새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73명으로 증가했지만, 전날에는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 밖에 서울 송파구 잠언의료기기’(누적 35명), 인천 남동구 카지노 바 ‘KMGM 홀덤펍 인천 만수점’(16명) 등 여러 곳에서 확진자가 1∼2명씩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해외 유입 확진자 17명 중 미국이 최다 해외 유입 확진자는 17명으로, 전날(26명)보다 9명 줄었다. 이들 가운데 3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다. 나머지 14명은 경기(6명), 충북·경북(각 2명), 부산·강원·충남·경남(각 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유입 추정 국가는 미국이 7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중국 2명, 아랍에미리트·인도·이라크·벨기에·영국·루마니아·멕시코·케냐 각 1명이다. 확진자 중 내국인이 3명, 외국인이 14명이었다. 지역 발생과 해외 유입(검역 제외)을 합하면 서울 11명, 경기 28명, 인천 3명 등 수도권이 42명이다. 전국적으로는 10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3명 늘어 누적 447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76%다. 확진 이후 상태가 악화한 위증·중증환자는 전날보다 7명 줄어 71명이다. 이날까지 격리 해제된 확진자는 98명 늘어 누적 2만 3466명이 됐다. 격리돼 치료 받는 환자는 43명 줄어든 1420명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총 249만 1311건이다. 이 가운데 244만 6599건은 음성 판정이 나왔다. 나머지 1만 9379건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전날 이뤄진 검사 건수는 1만 2085건이다. 전날(4697건)보다 7388건 늘었다. 전날 검사 건수 대비 양성률은 0.48%(1만 2085명 중 58명)로, 직전일 1.62%(4697명 중 76명)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여성들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어떻게 밀려났을까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여성들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어떻게 밀려났을까

    할리우드 최고의 영예라는 아카데미상이 만들어진 것은 1929년. 그런데 그중에서도 소위 핵심 경쟁부문에 속하는 감독상을 여성이 받은 것은 2010년 캐스린 비글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위키피디아에는 여배우들이 받는 상과 달리 ‘성이 구분되지 않은(non-gendered)’ 부문에서 여성들이 받은 역사를 따로 정리해 두고 있다. 소위 ‘카메라 뒤에서 일하는’ 이들 부문에서 여성들이 상을 받기 시작한 것은 꽤 근래의 일인데, 그중에서 두 부문에서만큼은 여성들의 활약이 일찍부터 두드러졌다. 하나는 ‘의상상’이고 다른 하나는 ‘편집상’이다. 두 부문 모두 1940년대부터 여성 수상자들이 등장했다. 의상상을 일찍부터 여성들이 받은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재단과 재봉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졌고, 영화 스튜디오들도 의상 작업은 여성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편집상은 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졌을까? 영화가 디지털화된 요즘과 달리 과거에는 필름 편집(editing)은 물리적인 필름을 손으로 일일이 잘라 붙여야 하는 수작업이었고, 이는 재봉일과 비슷한 작업으로 분류됐다. 따라서 초창기부터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편집실은 거의 예외 없이 여성들이 가득한 장소였다. 여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니 뛰어난 영화편집자도 여성들 중에서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남성은 사람들 주목받는 하드웨어 몰려 여성들이 할리우드의 필름 편집실로 진출해서 커리어를 개척하고 있던 1940년대, 또 다른 영역에서 여성들의 진출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바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이었다. 지금은 전형적인 ‘남초 영역’으로 불리는 프로그래밍 분야를 개척한 것은 여성들이었다. 사람의 언어를 0과 1로 이루어진 컴퓨터의 언어로 바꿔 주는 컴파일러(compiler)를 만든 그레이스 호퍼 같은 여성들이 2차 대전에 급진전한 컴퓨터의 발전을 주도했다. 1960년대 미항공우주국이 달에 보낸 아폴로 우주선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총책임자는 마거릿 해밀턴이라는 여성이었다. ‘프로그래머’라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남성을 떠올리게 되는 요즘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그 이유는 할리우드의 편집일을 여성들이 도맡았던 것과 다르지 않다. ‘프로그래밍은 단순하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이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관련 작업은 여성들에게 맡기고 남성들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하드웨어에 몰려들었다. 1967년에 나온 한 기사는 “비서직이 아니면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유망한 직업으로 프로그래밍을 추천했고, 1980년대 중반만 해도 미국 대학교의 컴퓨터 전공에서 여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37%에 달했다. 하지만 그때 정점을 찍고 컴퓨터 분야에서 여성들이 밀려나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산업에 돈이 몰려들면서 남성들이 밀려들기 시작한 것. 빌 게이츠와 스티브 워즈니악, 스티브 잡스 같은 남성들이 ‘컴퓨터 천재’로 묘사되고, 프로그래밍은 남성들의 전유물로 묘사되기 시작하면서 실리콘밸리에서 여성들은 빠르게 사라졌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여성 프로그래머들이 남성과의 실력 경쟁에서 밀려난 거 아닌가?” 여성들은 과학기술(STEM) 분야, 그중에서도 특히 수학, 컴퓨터와 같은 분야에서 남성들보다 타고난 능력에서 뒤진다는 주장도 그런 의문을 뒷받침한다. 이런 종류의 주장을 했던 대표적인 인물이 하버드대학교의 로런스 서머스 경제학 교수다. 29세의 나이에 하버드 역사상 최연소 정교수가 되고, 미국 재무장관을 역임한 ‘천재’로 통하는 서머스는 총장의 자리까지 올랐다가 ‘여성과 남성은 수학적 능력에 타고난 차이가 존재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가 교내외에서 큰 비판을 받고 총장직에서 사퇴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서머스의 주장을 옹호했다. 서머스는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수학적 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두 집단의 능력이 보이는 ‘표준편차와 가변성이 다르다”고 했다는 거다. 이는 쉽게 말해 남녀 학생의 평균 수학점수는 비슷해도 제일 잘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남학생이라는 얘기다. 그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을 한 것도 아니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 수학점수 최상위 학생들은 2대1로 남학생이 많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럼 서머스의 주장이 맞는 걸까? ●서머스 교수 “여성과 남성 수학적 차이 존재” 또 다른 연구가 있었다. 이번에는 미국에서 아시아계 남녀 학생들의 수학 성적을 조사했는데 최상위 학생들 중 남녀 비율은 0.9대1로 여학생이 높았던 것이다. 그럼 여성이라도 아시아계 여성들은 수학적 능력을 타고나는 걸까? 그렇지 않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내가 고등학생이던 시절만 해도 한국에서 수학점수는 중고등학교 남학생들이 높은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결국 집과 학교, 사회 환경에서 아이들이 접하는 젠더 역할과 능력에 대한 편견이 점수에 반영된다는 거다. 이런 편견은 중고등학교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다. 모든 편견적 요소를 고려해도 대학교 때까지의 실력을 고려하면 미국의 공대 박사 과정에는 여성이 적어도 33%는 돼야 정상인데, 실제로는 1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여성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엔지니어는 남성’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회에서 온갖 장벽을 뛰어넘고 학부 교육까지 마쳐도 (서머스 교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남자 교수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아도 너무나 고된 일이기 때문이다. 1960년대 미국에서는 사회적 편견이 교사와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 주는 두 번의 실험이 있었다. 한 실험에서는 교사에게 아이들의 아이큐를 실제와 다르게 알려 주고 시간이 흐른 후에 아이큐를 다시 측정했더니 교사에게 아이큐가 높다고 알려 준 그룹의 아이들은 아이큐가 올라갔고, 낮다고 알려 준 아이들의 아이큐는 내려갔다는 것이다. 교사가 자기가 알고 있는 아이큐에 따라 아이들에 대한 기대치를 다르게 가졌고, 교사의 무의식적 차별 대우에 아이들의 실력이 변화한 것이다(이런 일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똑같은 80점대의 점수를 받아도 아시안계 아이들에게는 교사가 “더 잘할 수 있는데 떨어졌다”는 반응을, 히스패닉이나 흑인 아이에게는 “참 잘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이런 차별 대우가 후자 집단의 성적 하락을 부추긴다는 연구가 있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교사가 초등학생들에게 “파란눈을 가진 아이들은 똑똑하고 성실한데, 갈색눈을 가진 아이들은 멍청하고 게으르다”고 말하자 하루 이틀 만에 갈색눈을 가진 아이들의 수행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며칠 뒤 “선생님이 잘못 알았다”면서 “사실은 갈색눈의 아이들이 똑똑하다”고 하자 곧바로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결국 교사가 가진 편견은 교사의 언행 변화와 학생들의 자신감이라는 두 가지 통로로 아이들의 실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여성 엔지니어 차별 상상 초월 남자아이들과 똑같은 능력을 타고난 여자아이들은 미디어에서 본 대로 프로그래머들은 모두 남성이라고 생각하며 자라고, 학교에 가서는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교사, 교수들로부터 자신의 능력을 의심받고, 직장에 가서는 온갖 성차별과 성희롱을 겪게 된다. 실리콘밸리의 여성 엔지니어들이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교육환경에서 자라고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문화에서 일하는 남성 엔지니어들로부터 받는 차별은 상상을 초월한다. 여성 프로그래머들은 아무리 경력이 길어도 일단 무시하고 들어가는 남성 프로그래머들에게 화를 내지 않는 법을 배워야 살아남는다는 것이 한 베테랑 프로그래머의 말이다. 물론 그게 끝이 아니다. 이렇게 사회적 편견 속에서 교육을 받고, 일터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남성과 경쟁을 해야 하는 여성들이 집에 돌아오면 이번에는 ‘아내의 역할, 엄마의 역할’이 기다리고 있다. 아카데미 편집상을 최초로 받은 여성 앤 보첸스(1940)는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고, 그다음 여성 수상자 바버라 매클린(1944)은 폭스 영화사의 편집총책임자까지 올랐지만 병에 걸린 남편을 간호하기 위해 은퇴했다. 더이상 설명이 필요할까? 돈이 되는 산업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인류의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지적 능력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온갖 장애물과 굴레를 씌워서 밀어내는 것은 비겁한 반칙이다. 남성 중심의 소프트웨어 업계는 그렇게 만들어지고 유지된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오늘의 눈] 원치 않았던 임신 책임 여성에게만 묻는 사회/손지민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원치 않았던 임신 책임 여성에게만 묻는 사회/손지민 사회부 기자

    “저게 사람이냐, 임신을 원치 않으면 몸을 잘 간수해야지.” “(아이) 생산자가 책임져라. 왜 사회가 책임지나.” “저 미혼모를 돕자는 건 인신매매범을 돕자는 것 아닌가.” 한 여성에게 악플이 쏟아졌다. 이 여성은 지난 16일 중고 물품 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당근마켓에 ‘36주 아기를 20만원에 입양 보낸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여론이 여성에게 손가락질하는 사이 아이 엄마의 사연이 드러났다. 아이 아빠도 없고, 부모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처지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고, 여기에 산후우울증까지 더해져 감당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충동적으로 판매 글을 올린 것을 후회한다는 내용이다. 36주라는 아기도 낳은 지 3일 된 신생아였다. 사실 철부지 엄마의 잘못이라고 욕하고 손가락질하는 건 쉽다. 덮어놓고 아이 엄마를 비난하고, 법에 따라 철저히 처벌한다고 이런 일이 사라질까.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기저귀·분유 지원, 취업성공패키지 지원, 수도·전기요금 등 지원, 통신비 감면 등 정부가 시행 중이라고 선전하는 미혼모 지원 정책들이다. 그러나 정부가 선전하는 사회안전망은 어느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신생아는 당근마켓으로 나왔고, 엄마는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입건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미혼모 지원 정책은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야 한다. 원치 않은 임신을 한 미혼 여성의 입장에서 말이다. 어떤 배경에서 아이가 태어났든, 미혼모가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런 사건은 또 발생할 수 있다. 그저 알아서 키우기만을 바라는 사회에서는 엄마도, 아이도 행복할 수 없다. 정부는 실제 미혼모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결혼하지 않고 임신한 여성이 아이를 낳기 전 무엇을 가장 걱정하는지부터 들어야 한다.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아이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방법,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방법, 절망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여성이 아이를 인생의 짐으로 느끼지 않고, 계속해서 키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sjm@seoul.co.kr
  • 막막한 입양… 어디에도 기댈 곳 없었다

    막막한 입양… 어디에도 기댈 곳 없었다

    부모·아이 아빠 도움 못 받고 소득도 없어두려움 속 입양 상담… 높은 허들에 좌절원희룡 “현행 입양절차·미혼모 지원 점검”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인 ‘당근마켓’의 ‘아이 입양 게시글’의 파장으로 입양 절차 등 미혼모 보호 및 지원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개인의 책임도 있지만,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19일 현행 입양특례법 등에 따르면 현재 미혼모가 아이를 입양 보내기 위해 친권 포기 과정을 거치려면 반드시 출생 신고를 한 후 입양관련 기관과 상담해야 한다. 또 7일간의 숙고 기간을 거쳐야 한다. 이는 부모나 아이를 낳은 미혼모에게 입양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미혼모가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출산 예정일보다 이르게 갑작스러운 출산을 하게 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이 입양 글을 올렸던 미혼모 A씨는 경찰 면담에서 출산과 산후조리 중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 입양 기관과 상담을 하던 중 아이 출생신고 등 입양 절차가 까다롭고 오래 걸려 이런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현재 미혼모는 관련 기관 등에서 출산을 돕고 산후조리원과 연결해 산후조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산후조리원 비용은 1주일에 100만원 이상 들어가지만, 정부나 자치단체의 지원액은 70만원 정도다. 이연화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연구위원은 “미혼모 대부분은 부모 재산으로 인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등록이 안 된 경우가 많아 한부모 지원법에 따른 의료비와 생계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아이 입양 게시글’을 올린 A씨도 아이 아빠와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데다 자신도 소득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부모 등 직계가족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미혼모가 산후조리 과정에서 아이 출생 신고를 하고 입양을 보내는 절차를 밟는 것은 어려운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면서 “현행 입양 절차와 미혼모 보호 및 지원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혼모 A씨가 지난 16일 오후 당근마켓에 20만원의 판매금액과 함께 ‘36주 아이 입양합니다’라는 글과 이불에 싸인 아이 모습이 담긴 두 장의 사진을 올리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당근마켓에 올라온 36주 아기, 제주 보육시설 입소

    당근마켓에 올라온 36주 아기, 제주 보육시설 입소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당근마켓에 자신이 3일 전 낳은 아이 입양 글을 올렸던 제주의 20대 산모 아기가 19일 제주의 한 아동보육시설에 입소했다. 산후조리원에 머물던 산모와 아기는 입소 4일째인 이날 퇴소했으며, 아이를 엄마와 분리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경찰의 판단에 따라 보육시설 입소가 결정됐다. 산모는 실제 출산일까지 임신 사실을 몰랐다가 출산 이틀 전부터 산통을 느꼈고 지인 권유로 산부인과에 방문해 출산 당일에서야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당근마켓은 36주 된 아이를 거래하겠다는 게시글이 올라온 사건에 대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근마켓은 판매 게시글이 올라올 때마다 인공지능(AI) 필터링과 인력 모니터링으로 걸러내고 있지만 아이를 판매하겠다는 게시글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AI가 학습한 정보가 없는 탓에 아이 입양 게시글을 거르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 16일 오후 6시 36분쯤 당근마켓 서귀포시 지역 카테고리에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되어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판매 금액으로는 20만원이 책정됐다. 당근마켓 측은 오후 6시 40분쯤 다른 이용자의 신고를 접수하자마자 글을 올린 산모에게 게시글을 삭제해 달라고 메시지를 발송하고, 해당 글을 강제 비공개 처리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아이 입양 글이 보도되자 18일 페이스북에 “제주에 사는 분이어서 책임감도 느낀다”면서 “분노하는 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비난하기보다 사회가 도와주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 이어 한 생명의 엄마로서 아기를 낳은 것은 칭찬받고 격려받아야 할 일이며, 혼자서 키울 수 없다면 입양절차 등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 여성가족 부서에 따르면 아기 엄마가 출산 이후 병원에서 의뢰가 와서 입양기관과 미혼모 시설에서 상담도 이루어진 경우였다며, 무엇이 합법적 입양절차를 밟는 것을 가로막았을까라고 원 지사는 의문을 제기했다. 원 지사는 “미혼모 보호와 지원 실태를 다시 점검하겠다”며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 사회적 비난까지 맞닥뜨린 여성에 대해 보호와 지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장난 아니었던 당근마켓 아기, 또 올라오면요?” [이슈픽]

    “장난 아니었던 당근마켓 아기, 또 올라오면요?” [이슈픽]

    장난이 아니었던 신생아 판매 글글 올렸다가 바로 삭제 ‘뒤늦은 후회’“아기 아빠 없고 입양 상담 중 화가 나”원희룡 제주도지사 “보호·지원 약속”20대 산모가 중고 물품 거래 유명 애플리케이션인 ‘당근마켓’에 36주 된 아기를 팔겠다는 판매 글을 올린 사건과 관련해 미혼모단체에서 범죄행위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해당 미혼모에 대해 맹목적 비난보다는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앞서 미혼모 A(26)씨는 16일 오후 당근마켓에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되어있어요. 입양가격으로 20만원’이라는 글과 함께 아기 사진 2장을 올렸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기 아빠가 현재 없는 상태로 출산 후 미혼모센터에서 아기를 입양 보내는 절차 상담을 받게 돼 화가 나 해당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신생아 판매 글…김도경 대표 “비난보단 도와줘야”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입양 절차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빨리 해결하려고 당근 마켓에 판매 글을 올렸다는 게 정말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범죄행위인데 본인이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A씨를 비난하기보다 먼저 심리상담 등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 엄마의 심리상태에 대해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아이를 키웠을 경우 더 좋지 않은 결과가 생길 수 있다면 분리하거나 입양도 고려해봐야 한다”며 “정말 키우겠다고 하면 관련된 도움을 주겠지만, 정말 못 키우겠다는 입장이라면 입양이 될 수 있도록 그 절차는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입양을 고려하는 많은 미혼모들이 사실은 아기를 직접 키우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경제적·환경적 조건만 갖춰지면 미혼모들은 스스로 아기를 돌볼 의지가 있지만, 미혼모를 지원하는 정책은 부실하다고 전했다. 한부모가족지원법에서는 한 부모의 월 소득이 152만원 미만일 경우 아이가 18살이 될 때까지 월 20만원을 지급한다. 김 대표는 “엄마들이 얘기하는 가장 큰 문제는 지금 당장 집도 없는데 아기랑 어디서 뭘 먹고 사냐는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아주 가난한 미혼모들만 들어갈 수 있는 미혼모 시설을 제외하고는 미혼모만을 특별히 지원하는 정책은 없다. 가장 힘든 건 가족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실태를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학습한 여성들은 아이를 낳기 전부터 포기할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사회가 아이를 키울 수 있게” 원희룡 제주지사는 해당 사건을 접한 후 “비난하기보다 사회가 도와주는 것이 먼저”라면서 미혼모와 입양 제도 점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 지사는 18일 페이스북에 “온라인 마켓에 아기 입양 글을 올린 미혼모 기사를 보고 너무 놀랐다. 한편으로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제주에 사는 분이어서 책임감도 느낀다”며 “미혼모로 홀로 아기를 키우기 막막하고 세상에 혼자 남은 것 같은 두려움에서 그런 것 같다”고 해당 산모를 감쌌다. 또 “분노하는 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한 생명의 엄마로서 아기를 낳은 것은 칭찬받고 격려받아야 할 일이다. 혼자서 키울 수 없다면 입양 절차 등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이어 “미혼모 보호와 지원 실태를 다시 점검하겠다”며 “4명의 아이를 입양해서 키운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님은 현 입양특례법상 입양을 보내기 위해서는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것 때문에 입양절차를 꺼리게 되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과 함께 전반적인 미혼모와 입양 제도 점검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주셨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 사회적 비난까지 맞닥뜨린 여성에 대해 보호와 지원을 하겠다”며 “필요한 경우 심리적인 치료도 제공하겠다. 관련 기관들과 함께 최대한 돕겠다”고 강조했다. 당근마켓 “재발방지책 마련할 것” 당근마켓은 19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신고가 접수된 즉시 해당 글을 비공개하는 등 조치했으나, 앞으로는 이 같은 글을 사전에 걸러낼 방안도 찾겠다고 밝혔다. 당근마켓은 반려동물·주류·가품(짝퉁) 등 거래 금지 품목을 인공지능(AI)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걸러내고 있다. 그러나 아이를 판매하겠다는 게시글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AI가 학습한 데이터가 없는 탓에 A씨 게시글을 거르지 못했다고 한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이런 경우에 대한 대응 강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 기술팀 등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앞서 당근마켓 측은 다른 이용자의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A씨에게 ‘거래 금지 대상으로 보이니 게시글을 삭제해 달라’고 메시지를 발송했다. 이어 당근마켓 측에서 해당 글을 강제 비공개 처리했고, A씨를 영구 탈퇴 조처했다. 한편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실제로 미혼모였고, 원하지 않았던 임신 후 혼자 아이를 출산한 상태에서 육체적·정신적으로 힘에 부친 나머지 이런 글을 작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산후조리원에서 퇴소하면 아동복지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지만, 수사와 별개로 유관 기관과 함께 작성자와 아이를 지원할 방법도 찾을 계획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20만원에 아이 입양’ 당근마켓 “AI가 차단 못했다…대책 마련”

    ‘20만원에 아이 입양’ 당근마켓 “AI가 차단 못했다…대책 마련”

    생후 36주 아기 ‘20만원에 입양’ 게시글당근마켓, AI가 거래금지품목 인지 차단“처음 나온 사례라 AI 학습 데이터 없어”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생후 36주 된 아이를 거래하겠다는 게시글이 올라온 사건에 대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근마켓은 19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신고가 접수된 즉시 해당 글을 비공개하는 등 조치했으나, 앞으로는 이 같은 글을 사전에 걸러낼 방안도 찾겠다고 밝혔다. 앞서 16일 오후 6시 36분쯤 당근마켓 서귀포시 지역 카테고리에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되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이불에 감싼 아이 사진도 함께 올렸고, 판매 금액으로 20만원을 책정했다. 당근마켓 측은 오후 6시 40분쯤 다른 이용자의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A씨에게 ‘거래 금지 대상으로 보이니 게시글을 삭제해 달라’고 메시지를 발송했다. 이어 오후 6시 44분쯤 당근마켓 측에서 해당 글을 강제 비공개 처리했고, A씨를 영구 탈퇴 조치했다. 이 글을 올린 A씨는 실제 싱글맘으로 확인됐고, 출산과 산후조리 중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 입양 기관 상담 중 입양 절차가 까다롭고 오래 걸려 이런 게시글을 올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해당 글을 올린 행동임을 깨닫고 곧바로 글을 삭제하고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경찰 등에 말했다. 당근마켓은 반려동물·주류·가품(짝퉁) 등을 거래 금지 품목으로 정해놓고 인공지능(AI)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걸러내고 있다. 판매 게시글이 올라올 때마다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거래 금지 품목 여부를 확인하고,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정확도를 높인다. 그러나 아이를 판매하겠다는 게시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AI가 학습한 데이터가 없는 바람에 A씨의 판매글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는 것이 당근마켓의 설명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이런 경우에 대한 대응 강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 기술팀 등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산후조리원에서 퇴소하면 아동복지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지만, 수사와 별개로 유관기관과 함께 작성자와 아이를 지원할 방법도 찾을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투철한 시민의식으로 경제와 방역 두 마리 토끼 잡자

    정부가 이달 말부터 국민 1000만명 이상에게 ‘할인 상품권’ 개념의 소비쿠폰을 나눠 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숙박, 관광, 공연, 영화, 전시, 체육, 외식, 농수산물 등 8개 분야 쿠폰을 업소에 제시할 경우 일부 할인해 주는 식이다.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내수를 살리기 위해 국민들의 소비를 유도하려는 것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각종 문화, 관광, 미술·박물관 행사를 열어 소비를 촉진할 계획이다. 전국 초중고 학교들도 오늘부터 등교 인원을 3분의2 수준으로 확대한다. 특히 비수도권은 여건에 따라 밀집도를 조정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놔 모든 학생이 매일 학교에 가는 ‘전면 등교’도 가능하다. 온라인 수업 지속에 따른 학습 격차 심화와 사회성 결여를 해소하는 교육 정상화의 수순이다.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12일부터 1단계로 조정되면서 ‘일상으로의 복귀’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민이 생계의 위협과 불편을 감내하면서 방역에 적극 협력한 결과로, ‘셀프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경우 언제든 다시 암흑과도 같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수 있다. 당초 정부는 지난 8월 여름휴가철을 기점으로 소비쿠폰을 뿌릴 계획이었으나 8·15 광복절 집회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계획을 접은 바 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한다면 언제든 해당 계획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방역과 일상을 동시에 잡는 게 불가피해졌다. 경제를 위해 방역을 포기할 수도 없지만, 방역을 위해 경제를 무한정 포기할 수도 없다. 최근 청년 일자리가 대폭 줄어든 통계를 고려해야만 한다. 국민이 경제활동을 활발히 하면서도 각자 방역을 철저히 하는 책임감을 발휘한다면 ‘K소비’라는 성공사례가 만들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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