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제3세계수출 “불티”(경제화제)
◎작년 동남아·남미에 3천대 판매/포니·봉고주종… 1년새 5배 늘어/외화 획득·산업쓰레기처리 등 “일거양득”
중고자동차가 불티나게 수출되고 있다.
폐차 직전의 차와 출고된지 6∼8년된 중고차들이 약간의 수리과정을 거쳐 동남아와 러시아·남미·아프리카지역에 수출돼 선풍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1년부터 시작된 중고차 수출은 계속 불어나 올들어서는 전국 60∼70개 업체가 매달 3천여대의 각종 차량을 수출하고 있으며 바이어들로부터 수출주문이 쇄도하고 있으나 이들이 요구하는 중고차를 구입할 수 없어 주문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지역에 있는 중고차수출업체들이 지난해 수출한 중고차만도 3천1백17대로 91년의 4백96대에 비해 무려 5백28%나 급증했다.
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국산 중고자동차는 포니2·스텔라·프레스토·구형 르망등 사양길에 접어든 소형승용차와 그레이스 12인승 봉고,기아 베스타 승합차,아시아 콤비 25인승 버스,45인승 대형버스,봉고 트럭,4,5톤 복사트럭등 10여종에 이르고 있다.
수출가격은 소형차의 경우 2천∼3천달러(FOB기준)정도이며 대형버스는 대당 2만달러에 수출되기도 한다.수출마진율이 초기에는 20∼30%쯤 됐으나 현재는 국내업체가 난립하면서 출혈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5∼10% 수준으로 낮아졌다.
노마랑(대표 김용배)은 지난해 러시아·필리핀·베트남·가봉·페루·볼리비아·칠레등에 중고자동차 5백여대,1백5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올해는 5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또 다른 수출업체인 한보자동차도 지난해 승용차 뿐만 아니라 화물차·건설중장비·덤프트럭등 8백여대,2백만달러어치를 러시아·캄보디아·미얀마등지에 팔았다.
한남엔지니어링(대표 유재환)은 일본제 중고자동차가 판을 치고 있는 러시아 극동지역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가을 하바로프스크에 중고자동차 수리 합작공장을 설립,전초기지를 마련했다.러시아는 특히 오는 95년 1월 1일부터 오른쪽 운전대 자동차의 사용을 전면 금지시킬 계획이어서 우리나라 중고자동차의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중고자동차 수출은 외화가득률을 높이고 산업쓰레기 제거등 국가산업에 대한 기여도가 큰데도 이에 관한 산업분류 조차 돼 있지 않아 무역금융은 물론 정부의 지원을 전혀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
한 수출업자는 『일본은 20년 전부터 정부가 세제감면 혜택등을 주며 중고자동차 수출을 장려해 현재는 총 수출차량의 4% 수준인 연간 30만∼40만대를 수출하고 있다』면서 『중고자동차를 많이 수출할 경우 부품수출도 크게 늘어나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고자동차를 폐차시키면 30∼40%정도만 고철로 재활용이 가능하고 플라스틱·폐타이어·비닐등 나머지 50∼60%는 산업쓰레기로 남아 전세계가 골치를 앓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