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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국제 ‘新기후체제’ 한국이 주도하려면/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기고] 국제 ‘新기후체제’ 한국이 주도하려면/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얼마 전 올해 말 유엔 기후변화회의가 열릴 예정인 프랑스 파리의 한 대학 강연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환경문제라고만 생각하는 것은 근시안적 생각이라고 했다. 환경, 재정, 경제성장 문제 등을 동시에 다루는 게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의 핵심은 저탄소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3%의 새로운 시장을 서로 선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기후변화를 내세운 새로운 세계 정치경제 질서를 주도하는 것이다. 이미 유럽연합(EU), 미국, 중국은 자국의 저탄소 경제 정책을 바탕으로 세계 저탄소 경제질서를 구축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토록 치열한 각축장에서 이들 경제대국 및 온실가스 배출국에 맞서 우리의 영향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영향력이 비슷한 중견국 간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저탄소 창조경제 질서 형성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주도하는 중견국 외교협력체인 믹타(MIKTA)가 제격이다.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 호주와 우리가 참여하는데 합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EU의 절반, 즉 전 세계 배출량의 8% 정도다. 이들 모두 주요20개국(G20) 회원국들로서 의장국 역할을 해 오고 있기도 하다. 또 이들 대부분은 벌써 우리나라가 유치국이기도 한 기후변화대응 신경제질서 형성의 근간 기구들에 참여하고 있다. 개도국 저탄소 창조경제 성장전략의 수립을 도와줄 수 있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에서 우리는 유일한 상임이사국이요, 최대 예산 기여국이다. 다른 회원국들도 이사회 의장 또는 사무총장을 배출했다. 개도국의 저탄소 창조경제 성장계획 및 이행에 필요한 재원 조달을 해 줄 녹색기후기금(GCF)에서 다수 국가가 의사 결정을 하는 이사회 이사국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저탄소 창조경제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3G 협력체에서 믹타는 큰 목소리를 동시에 낼 수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내에서도 그동안 유엔 포스트 2020 신기후체제 합의에 관한 논의에서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 새로운 경제성장 전략의 추진이 가능하고 이런 맥락에서 저탄소 개발전략 등이 논의돼 오기도 했다. 우리는 기존 협상 그룹에 더해 믹타 회원국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저탄소 창조경제 성장 전략이 주류화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의 시작은 6월까지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원국들이 제출하기로 한 자국의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담은 소위 자발적기여방안 (INDCs)을 속히 제출하는 것에 달려 있다. 기존 교토의정서상 국가에 온실가스 감축의무 부담을 지우는 것이 실패로 드러나면서 향후 각국이 자국에서 실현 가능한 방안을 자발적 기여에 담는 것을 선진국과 개도국이 공히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최소한 의무인 자발적 기여를 최대한 속히 제출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자신 있게 중견국으로서 글로벌 기후변화 레짐의 형성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국제사회는 우리에게 신기후체제 형성 과정에서 중견국으로서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 [시론] 줄타기 외교와 동아시아 안전망/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전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

    [시론] 줄타기 외교와 동아시아 안전망/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전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문제가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AIIB는 영국이 참여를 선언하면서 자연스레 상황이 정리됐고 이제 초점은 사드로 넘어갔다. 또 하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 지난 21일 개최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다. 일본과의 역사 문제로 여전히 앞길이 험난하지만, 3년 가까이 멈췄던 한·중·일 협력의 모멘텀을 되살린 것만으로도 다행스런 일이다. 이 두 가지는 한국 외교의 애로(隘路)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 주고 있다. AIIB와 사드 문제에서는 한국이 줄타기 외교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동적으로 강대국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주도적으로 입장을 정하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너무 자조적(自嘲的)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안보의 기본이 한·미 동맹에 있으니 어느 정도 줄서기는 불가피하며,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병행하기 위해서는 균형을 잃지 않는 줄타기의 감각도 갖출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균형외교는 적절한 방향이다. 그러나 균형외교가 지속적인 안정성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강대국의 권력정치 속에서 균형점 자체가 유동적이며, 국력에 따른 위계질서 속에 한국과 같은 비강대국의 입지가 매몰돼 버릴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자기 보전을 추구하는 양자관계 중심의 외교를 넘어서 동북아와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게 잡는 외교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과거처럼 강대국의 전횡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므로 지역 차원의 다자외교에서는 비강대국도 의미 있는 역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이 양자관계 중심의 외교를 넘어서는 첫 번째 단계가 바로 한·중·일 협력이다. 한·중·일협력사무국(TCS)이 서울에 소재하고 있으며, 중·일 양국의 불편한 관계 덕분(?)에 한국이 3년째 계속 의장국을 맡고 있는 데서 보듯이 한·중·일 협력은 지역 강국 사이에서 한국이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동북아에 한정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지역 협력의 판도로서는 너무 협소하다. 지역 협력의 범위를 동아시아로 넓혀 보면 한국에 좀 더 의미 있는 역할 공간이 열린다. 중국의 급속한 대두에 따라 동아시아에서 힘의 균형이 변화하는 가운데 새롭게 형성되는 지역질서가 조화롭고 안정된 모습이 되도록 하는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이 지역의 새로운 질서 구축을 강대국들이 일방적으로 주도하지 않도록 한국은 역내 비강대국들과 사통팔달의 네트워킹을 구사하면서 고민을 공유하고 공통된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 현재 한국 정부가 운영 중인 중견국협의체(MIKTA)와 차별화해 동아시아 차원의 다양한 소다자(minilateral) 네트워킹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그물망 짜기 작업은 줄서기와 줄타기의 위험을 덜어 줄 안전망을 마련하는 일이기도 하다. 한편 중요한 외교 현안에 대해 동아시아 질서라는 차원의 판단 기준을 추가하는 것이 유용하다. 예를 들어 AIIB가 동아시아에서 중화질서의 재래(再來)를 불러오는 일이 없도록 거버넌스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대북 억지력의 차원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긴장과 군비경쟁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오는 4월 다시 한번 관심이 집중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도 한·일 양자 관계의 차원보다는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라는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동아시아를 넓게 조감하는 지역 협력의 외교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실용적이고 유연한 자세가 대전제다. 단호하게 대응할 사안과 실용적으로 협력할 문제를 분리해 대응해야 하고, 양자 관계와 지역 협력을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 우선 눈앞의 과제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문제다. 역사 문제에 중점을 두는 중국은 아베 담화를 보고 나서 정상회의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일본은 정상회담과 역사 문제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도 역사 문제에서 일본에 할 말은 많지만, 한·일 양자 관계와는 분리해 한·중·일 지역 협력의 모멘텀을 살려 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한·중·일 협력은 한국 외교가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히기 위한 좋은 훈련장이기도 하다.
  • [열린세상] 한국 외교는 대북 치중외교에서 벗어나야 한다/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한국 외교는 대북 치중외교에서 벗어나야 한다/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남북관계가 순조로울 때 한국 외교는 성공한 것이며, 그로 인해 한국 외교도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게 된다’라는 것은 한국 외교가의 상식이었다. 이처럼 한국 외교는 대북 위협을 봉쇄하기 위한 대북외교에 치중돼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북치중 외교는 1970년대까지 북한의 위협이 가장 큰 위협으로 다가왔던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또한 한국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의 특수한 상황도 반영됐다. 한국이 모든 면에서 북한보다 우위에 섰던 1980년대 이후에도 한국은 남북관계를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대북 통일외교에 치중한 측면이 있었다. 이제 한국 외교는 대북 치중외교를 넘어서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고 역할을 확대하는 외교로 거듭나야 한다. 한국이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대북 통일 외교는 앞으로도 우리의 중요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국이 세계 제13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현 시점에도 한·미동맹을 통한 대북외교에 매몰되면 다양한 형태의 국제적인 위협과 도전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의 국제질서는 미국이 과거와 같은 패권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불투명하고 불안정한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최근 국제정세는 미국 이외의 국가들의 부상(중국, 인도 등)이 두드러지며 다양한 형태의 패권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 즉 각 국가들은 철저한 국익 계산을 중심으로 이슈에 따른 새로운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국제질서는 불확실한 시대에 접어들게 된 것이다. 미국 추종적인 외교를 했던 일본을 보더라도 일본은 미·일동맹에만 의존하지 않고 인도, 러시아, 호주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다양한 외교를 확대하고 있다. 더욱이 한·미·일 공조체제하에서도 일본이 북한과의 교섭을 서두르는 것은 대북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계산도 맞물려 있다. 한편 이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다양한 형태의 위협(그 예로 테러, 에너지, 환경, 질병 등)도 나타나면서 국제질서의 혼돈이 가중되고 있다. 동북아에서도 중국의 부상에 따른 환경문제, 에너지 전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것은 한국에 중대한 위협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한국의 국가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위협 요인을 새롭게 정의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불투명하고 다양한 국제질서의 위협 속에서 한국의 생존전략은 복합적인 대응과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 점에서 중견국인 캐나다와 호주의 외교는 우리에게 교훈을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는 강대국들이 생각하지 않고 있는 비전이나 객관적 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려 한다. 흔히 캐나다는 미국의 외교정책을 추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캐나다는 미국의 외교정책과는 달리 독자의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 예로 쿠바나 중국에 대한 캐나다의 입장은 미국과 다르며 영국 이상으로 중립적이다. 캐나다는 독자의 중립적 외교정책으로 인해 각종 국제분쟁의 조정자로서 그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한편 호주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외교적인 영향력을 확충하고 있다. 최근 호주는 창의적 중견국 외교를 주창하면서 아태지역 내 개도국들이 갖고 있는 불만과 선진국의 지나친 국익중심주의를 적절히 조화시키면서 자신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이 두 국가의 사례는 한국의 외교가 국제사회에서 독자적인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북외교에만 함몰되지 말고, 단기적 국익추구를 넘어선 지구 전체의 거버넌스와 이익을 도모하는 모범국가가 돼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한국이 강대국과 약소국들 간의 소통과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협력을 촉진하는 중개자 역할을 할 때 우리의 대북정책도 더욱더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영향력 확대는 남북한체제 경쟁을 종식시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 길은 많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외교 지평을 확대하면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생존전략이 될 것은 분명하다.
  • “美 대북 정책 유연성 발휘 여지 있어”

    “美 대북 정책 유연성 발휘 여지 있어”

    “지난 10여년간 북한 관련 상황을 볼 때 미국 정부의 ‘전략적 인내’ 대북 정책이 왜 나왔는지 이해하지만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중동 등에 쏠려 ‘아시아 회귀·재균형’ 정책이 비판을 받고 있는데, 매일 드러나지는 않아도 아시아 관련 정책은 미 정부 내에서 항상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에서 38년간 근무하다가 지난달 은퇴한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KEI) 신임 부소장은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KEI 사무실에서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미 정부의 대북, 아시아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주영국 미대사관에서 일하다 최근 귀국한 그는 2009~2012년 주한 미대사관에서 부대사로 일하면서 한·미 관계를 다뤘다. 특히 한국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이 KEI 부소장 자리로 옮긴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오늘이 한글날인데, 한글날을 축하한다”며 한국의 전통음악 등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토콜라 부소장은 “한·미 관계는 매우 견고하다. 미국은 한국을 린치핀(수레나 자동차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축에 꽂는 핀)으로 평가한다”며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대사가 많은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1세로 최연소 주한 미대사가 되는 리퍼트 대사와 관련, “영국 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대통령 측근인 40대 초반 대사와 함께 일했는데 그는 새로운 분위기와 에너지를 불러일으켰다”며 젊은 대사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토콜라 부소장은 “한국이 ‘믹타’(MIKTA·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 등 중견 5개국)에 참여해 중견국으로서 외교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에 관심이 많다”며 “한·미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중견 5개국 경제분야 등 단합된 외교력 보일 것”

    “중견 5개국 경제분야 등 단합된 외교력 보일 것”

    미국 워싱턴에서 한국 주도로 중견 5개국 대사 모임이 발족했다. 미국이 포함되지 않은 외교 협의체가 워싱턴에서 만들어진 것은 이례적으로, 중견국들의 단합된 외교력이 얼마나 작용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동아시아연구소와 연세대가 워싱턴 SAIS 회의실에서 공동주최한 ‘한·터키 관계 및 중견국 외교’ 콘퍼런스에 참석한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는 오찬 연설 전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터키, 호주 등 4개국의 워싱턴 주재 대사들과 최근 준비 모임을 갖고 중견 5개국 대사 모임을 발족했다”며 “한국 주도로 만든 만큼 한국 측이 간사를 맡아 1년간 활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에서 발족한 중견 5개국 대사 모임은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5개국 외교장관들이 출범한 ‘믹타’(MIKTA·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 등 중견 5개국) 협의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이뤄졌다. 안 대사는 “믹타 의장국은 지난해 멕시코에 이어 올해 한국이 맡게 됐다”며 “이달 하순 유엔총회에서 5개국 외교장관들이 다시 만나 믹타 협의체의 역할과 리더십을 담은 ‘비전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게이 툰세르 주미 터키대사관 차석대표는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며 개인적인 인연을 소개한 뒤 “터키와 한국은 다양한 협력을 강화해 왔으며, 중견 5개국 모임에 참여함으로써 경제 협력은 물론 시리아·이라크·우크라이나 등 터키 인근 지역이 겪고 있는 국제적 도전에 더 많은 협력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朴정부 외교, 노무현정부 ‘동북아 균형자론’ 전철 피하려면

    우리 정부가 혼돈의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에서 국익을 위해 균형외교의 시험대에 올라섰지만 나침반도 없이 안갯속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과거 ‘동북아 균형자론’을 앞세웠던 노무현 정부의 균형외교가 국내외에서 고립되며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전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노무현 정부 균형외교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주변국의 오해를 사지 않는, 절제와 명민한 대응 그리고 큰 그림의 전략적 사고와 냉철한 판단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노무현 정부의 균형외교는 중장기적으로 미국이 동북아에서 철수해 힘의 공백 상태가 발생하면 중국과 일본 간 역내 패권 경쟁을 막고 중재할 수 있는 군사력 등을 배양해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는 당시 한·미 동맹을 부정한다는 오해와 함께 “우리가 무슨 힘이 있어 미·중 간의 균형자가 되는가”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한·미 동맹 위주의 외교안보 전략을 펼침에 따라 이 구상은 폐기됐다.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7일 “노무현 정부 균형외교가 미국을 버리고 중국편을 들어 고립을 자초한다는 식으로 왜곡됐다”면서 “한·미 동맹과 중국과의 동반자관계를 균형 있게 편다고 보면 노무현 정부와 비슷하겠지만 현 정부는 구체적 행동에 대한 논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의 균형외교는 균형자보다는 한·미 안보동맹을 기초로 한 ‘조율’(alignment)에 역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의 국력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의욕을 내세우기보다 변화하는 미·중 관계에서 치우침 없이 유연하고 실리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흥규 아주대 정외과 교수는 “한국은 강대국이 아닌 중견국가라서 현실적으로 미·중에 대한 지렛대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강대국 사이에서 완전한 균형을 이루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강대국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유연하고 명민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다자외교에서 안보적으로는 미국의 편을 들고, 대신 중국의 입장도 고려해 중국의 다자구상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시론] 한·중 정상회담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한·중 정상회담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진핑 주석의 1박2일 방한에 미국, 일본은 물론이고 수많은 국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올해 들어 미·중 간의 경쟁이 과거와는 전혀 새로운 수준으로 전이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의 선택이 주목되기 때문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급격한 부상에 대응해 아시아·태평양지역 재균형 전략을 들고 나와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미 지역 강대국의 지위를 상실하기 시작한 일본은 아베 정권 들어 미국에 대한 강력한 편승정책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그 존재감을 인정받고, 지역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적 선택을 단행했다. 일본은 미국에 대해 자신의 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이 결국 중국편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적극 개진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재균형 전략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대응하고 있다. 우선은 ‘새로운 강대국 관계’ 수립을 제안하고 있다. 미국의 지위에 직접적인 도전을 하지 않을 테니, 중국을 동등하게 대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미국의 아·태외교에 대한 역포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시 주석은 첫 순방지로 러시아 및 아프리카를 택했으며, 미국의 앞마당인 남미에 공을 들이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전통적인 지역 라이벌이었던 인도를 포함한 서남아를 거쳐 유럽 각국을 순방하면서 환대를 받았다. 왕이 외교부장은 동남아를 차례로 방문했다. 중국 지도자들의 방문외교 동선을 보면 미국의 아·태외교를 역으로 포위하는 양상이다. 더 주목할 것은 중국이 예상보다 빨리 미국과 일본을 배제하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의 새로운 안보’,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 ‘신실크로드’ 구상 등을 차례로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이 구상들이 실현된다면 중국은 명실상부하게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핵심적인 허브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표방한 이래 이처럼 대담하게 전방위에 걸쳐 전 세계를 염두에 둔 전략을 추진한 적이 없었다. 한국은 중국의 이러한 세계전략의 가장 상징적이고 중요한 시험공간이 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과의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유대를 과시함으로써 중국의 대(對)세계전략에 한국이 호응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보여주려 할 것이다. 한국은 예상보다 빨리 다가온 미·중 사이에서 ‘진실의 순간’에 직면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의 파장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한국은 당연히 그 “진실의 순간”을 회피하면서 우리의 관심사인 북한문제 등에서 성과를 가져오려 할 것이고, 중국은 자신의 세계 전략적인 구도에 한국이 순응하도록 유도하려 할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이 어렵고 중차대한 순간에 한국의 외교안보 지도부가 한때 거의 기능정지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와 총리인준 사태 해결에 몰두했고 외교안보 라인은 사령탑 없이 우왕좌왕했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 중국과 일본의 무력충돌 가능성 등 동북아 전체가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상황이다. 한·중 정상회담은 이 시점에서 더 이상 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사적인 함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중견국인 우리의 선택은 모든 강대국들을 모두 다 충분히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고 한 강대국만을 위한 편승외교를 하는 것도 더 이상 시대에 걸맞지 않다. 모든 강대국들이 조금씩 불만을 가지되 다 우리를 필요로 할 수 있게 하는 외교를 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이 우리와의 유대를 중시할 때, 한·중 간 분쟁의 여지가 강한 사안들에 대해 과감히 의제를 제기하고 그 차이를 해소함으로써 한·중 관계 백년의 초석을 닦는 기회의 시기로 활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외적으로는 화려한 수사로 가득차지만 내실은 없는 외화내빈이거나, 아니면 전략적 기회의 시기를 놓치고 전략적 오판으로 점철된 최악의 정상회담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 “계층 등 5개 부문 갈등 MB정부 때보다 완화”

    한국학술연구원(이사장 박상은)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회 국가대전략회의를 열어 정치선진화, 사회통합, 외교안보통일 등 3개 연구분과별로 박근혜 정부 1년의 국정상황 전반을 평가하고 향후 과제들을 논의했다. 정치선진화 연구분과 발제자로 참여한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안철수 의원이 자기 스스로 ‘함께할 수 없는 정치세력’으로 규정했던 민주당과 통합한 것은 정치개혁을 추진하려는 의지를 뒤로 미뤄둔 채 현실 정치에서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행태로, 자신이 주장하는 새 정치를 추진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회통합 분야 발제자로 나선 이현우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부터 박근혜 정부 1년차인 2013년까지 4년간 이념, 계층, 자본과 노동, 세대, 지역, 지방과 수도권 등 6개 갈등 항목에 대한 국민들의 체감 인식을 조사한 결과 박근혜 정부 들어 이념을 제외한 5개 갈등 항목에 있어서 심각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외교안보통일 분과에서 김태환 국립외교원 경제통상연구부 교수는 “우리의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 그리고 잠재적 소셜파워를 적극 활용한 ‘중견국 공공외교 패러다임’을 만들고, 이를 선도함으로써 외교 다변화를 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열린세상] 외교안보 평가 전략기획팀을 만들자/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외교안보 평가 전략기획팀을 만들자/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박근혜 정부는 1년 전 북한 정세가 불확실한 가운데 동북아 역내 불안정이 증가하고 미·중 간의 대결이 격화되는 격동기의 대외환경 속에 출범했다. 요즘 ‘정도전’과 ‘사카모토 료마’라는 변환기의 개혁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박근혜 정부가 처한 대내외 환경이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 1년을 맞아 정부 스스로 매긴 국정과제 점수에 의하면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합격점으로 나와 있다. 대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외교안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 것을 보면 정부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설득력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협력 구상, 중견국 외교 등이 격동기의 국가전략으로 타당하다고 지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박근혜 정부 취임 첫해인 2013년부터 북한의 위협적 도발이 시도되었지만, 단호함과 일관성 있는 대처로 국민들과 국제사회를 안심시켰다는 것이 높게 평가됐다. 그리고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를 모두 성공적으로 관리하면서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관계의 개선을 성공한 것도 성과로 보았다. 즉 한·미정상회담과 한·중정상회담의 성공적인 추진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를 이끌어 냈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박근혜 정부는 지난 1년간 외교안보 정책에서 성공적인 정착을 하였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이루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지금부터 박근혜 정부는 실행전략과 로드맵을 만들어 실천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다. 앞으로 박근혜 정부가 외교안보 정책에서 내세울 만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첫째, 통일 시대의 구축을 위한 준비 작업이 구체화돼야 한다.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은 북한 내의 불확실성에서 연유되었지만, 통일에 대한 지나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통일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애초 박 대통령이 주창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과의 연관 고리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서는 작은 통일에서 큰 통일로 이어지는 것을 상정하면서 신뢰 형성을 위한 점진적인 접근법을 상정하고 있다.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서는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내기 위한 기능주의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 점에서 통일 대박이라는 장기적인 목표와 대북정책의 점진적이고 기능적인 접근법을 연결해주는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동북아 안보정책의 틀 속에서 미·중관계의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목표로 하는 전략적 한·미동맹의 강화와 한·중관계의 내실화라는 양면전략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한국이 원하는 동북아 안보전략이 있어야 한다. 현재는 미·중 경쟁 속에서 미·중 양국이 공히 한국을 끌어안으려는 유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한국은 상황적인 이익을 보고 있다. 앞으로 미·중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는 한국이 생각하는 동북아 안보전략이 있어야 한다. 한국의 동북아 안보전략이 없으면 자칫 미·중으로부터 양다리 작전을 하는 기회주의 국가로 오인돼 한국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 점에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업그레이드하여 동북아 안보전략을 첨가시켜야 할 것이다. 셋째, 최악으로 치닫는 한·일 관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일관계의 갈등은 한·미동맹과 한·중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는 균형외교에 발목을 잡고 있다. 동북아의 최근 상황은 양자 간의 관계가 독립적으로 작동하기보다는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한·일관계 악화는 중국이 대일 견제를 위해 한국을 이용하려 하고 있으며, 그 결과 국제사회는 한국이 중국편향적인 외교를 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일본의 전략적 가치를 냉정히 따져 한·일관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외교 안보전략을 구체화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전문가 집단과의 연계가 절실하다. 예를 들어 중장기적인 국가전략을 모색하는 ‘전략기획팀’을 만들어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주변 국가들과 다양한 형태의 전략 대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 대북문제 국제 공조체제 강화

    외교부가 6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올해 외교 전략의 방점은 북한에 대한 국제적 공조체제 강화에 있다. 주요국과 다층적이고 전략적인 소통체제를 강화해 북한에 대한 대응력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다. 동맹인 미국과는 대북 대응에서 포괄적 공조체제가 강화된다. 이를 위해 한·미 간 정상외교, 2+2(외교·국방장관) 회담 등을 통해 북한 정세 협의체제도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초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북한 정세 협의체제를 강화키로 결정했고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 대니얼 러셀 동아태 차관보,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미국 고위 인사가 연쇄적으로 방한했다. 존 케리 국무부 장관도 이달 중순 서울을 찾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4월 방한도 추진되고 있다. 중국과의 전략대화체제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올해 방한 등을 통해 업그레이드한다는 방침이다. 중국과 차관급 전략대화가 올해 2차례 열리고, 지난해 서울에서 열렸던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회담의 후속 조치로 김 실장의 방중도 추진될 예정이다. 정부는 일본, 러시아, 유럽연합(EU), 아세안 등과도 대북 대응체제를 구축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유형별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응을 사전에 준비하는 ‘맞춤형 유엔 안보리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 정세가 유동적이고 리더십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상태”라면서 “북한이 좀 더 책임 있는 행태를 보이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 기반 확충을 위한 관련국과의 네트워크도 강화해 우리 주도로 지난해 출범한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 등 우방국과의 통일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북한과의 외교 업무를 겸임하고 있는 서울 주재 21개 주한 공관과의 네트워크 협의체인 ‘한반도 클럽’(가칭)도 발족할 예정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글로벌 시대] 재난구호와 국제정치/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글로벌 시대] 재난구호와 국제정치/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어제의 공동체는 처참하게 사라졌다. 단란한 가정을 함께 꾸며온 7000여명의 처자식, 남편, 부모, 형제들은 온데간데없다. 삶의 터전을 허망하게 날려버리고 망연자실해 있는 400만 이재민의 눈앞이 캄캄하다.”, 40여일 전 초강력 태풍 하이옌이 할퀴고 지나간 초토화된 필리핀 레이테 섬에서 전해온 참상이다. 재난 대처는 타이밍이 생명이다. 동시에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국가의 이미지를 고양하는 공공외교의 중요한 현장이다. 미국,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은 기동성 있게 대규모 구호에 나섬으로써 외교의 비중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 웅변해 주고 있다. 우리 정부는 재해 발생 나흘 만에 5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 결정에 이어 향후 3년간 2000만 달러의 재건복구 지원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4차에 걸쳐 긴급구호대를 파견하여 의료지원 활동에 주력해 왔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며칠 후면 한국군 520명 병력이 필리핀 태풍 피해지역에서 구호와 재건활동을 펼치게 된다. 향후 구호병력 파견의 기동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회의 사후 동의제 도입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아울러 아세안+3(한·중·일) 및 동아시아정상회의 등 지역 내 다자협의체제에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재난관리, 인도적 지원 및 긴급대응 훈련에 적극 참여해 역내 재해대처 능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미·중·일 등 주요 이해당사국들이 보여준 재난구호 외교 현장의 대차대조표를 관찰하면서 앞으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미국은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재해 나흘 만에 피해지역에 급파하고 6000여 명의 병력이 투입돼 수색, 구조, 구호와 의료지원 활동을 전개했다. 나아가 골드버그 신임대사는 미 국무부 역사상 가장 이른 아침 시간에 선서식을 마친 후 조기 부임하여 미국의 필리핀 긴급지원을 재난현장에서 진두지휘했으며, 케리 국무장관은 지난주 이번 태풍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타클로반시를 방문하여 초기 긴급구호는 물론 중·장기 재건 과정에서도 이재민들과 늘 함께할 것임을 천명함으로써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신뢰의 추를 하나 더 달아주었다. 일본 또한 자위대함정과 1000여명의 병력을 신속 파견하여 구호활동에 집중함으로써 필리핀을 통해 아세안의 마음을 일본으로 돌리는 징검다리를 놓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아베 총리 취임 원년의 동남아 10개국 방문성과와 ‘12·14 일-아세안특별정상회의’ 성과를 접목시켜 입체적 총합외교를 구현했다. 이는 대중국관계에서 동남아를 우군화하려는 일본의 전략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라 하겠다. 이에 반해 중국은 처음 10만 달러 지원을 발표함으로써 속좁음을 드러내 주요 2개국(G2)으로서 면모에 구김살을 가게 했다. 또한 남중국해 도서 영유권을 둘러싼 필리핀과의 분쟁과 인도주의적 위기상황을 분리 대처할 수 있는 외교적 유연성과 성숙함을 보여주지 못해 지금까지 정성껏 가꿔 온 아세안 외교가 더욱 빛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 같다. 우리의 이니셔티브로 중견국 외교에 시동이 걸렸다.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주요 이슈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중견국으로서 우리의 목소리를 훨씬 더 효과적으로 내기 위해서는 도덕적 권위가 뒷받침돼야 한다. 재난의 현장에 빨리 달려가 마음 어린 나눔의 미덕을 실천하는 노력은 이러한 권위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 [전문] 안철수 기자회견 “새정치 추진위 출범, 정치세력화 시작’

    [전문] 안철수 기자회견 “새정치 추진위 출범, 정치세력화 시작’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28일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를 출범하겠다면서 정치세력화를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 낡은 틀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면서 독자적인 정치세력화 구상을 밝혔다. 다음은 안 의원의 기자회견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 이제 저는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함께, 가칭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를 출범, 공식적인 정치세력화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지금 우리나라 정치는 건강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어도 해상에서는 미국과 중국과 그리고 일본이 방공식별구역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패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고, 일본은 중의원에서 특정 비밀보호법을 통과시키며 공공연한 무장을 공식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어도를 실효지배중인 우리는 그곳을 방공식별구역으로 설정조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핵무장을 지속하는 북한까지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치는 극한적 대립만 지속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삶은 또 어떻습니까?. 육아와 교육 거주와 일자리 노후문제에 이르기 까지 어느하나 엄중하지 않은 문제가 없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4천달러를 넘었다는 소식에 환호는 커녕, 오히려 한숨 소리만 더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정치에서 국민의 삶이 사라진 탓 입니다. 이제는 현실 정치인이 된 저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저도 여기에 무한책임을 느끼며,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반성의 바탕위에서 “낡은 틀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첫 걸음을 디디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 세계사에서 기득권과,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양극화 되었던 냉전은 역사의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이념. 소득. 지역. 세대 등 많은 영역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거기다 냉전의 파괴적인 유산까지 겹쳐 나라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소망하는 정치는 민생정치요 생활정치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국민의 절실한 요구에 가치 있는 삶의 정치로 보답하고자 합니다. 오늘 날 전 세계가 바로 이 삶의 정치의 경쟁시대에 돌입했습니다. 삶의 정치란 바로 기본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국가 목표는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에 따라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건설하고 평화통일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정치개혁을 비롯한 경제사회 교육 분야의 구조개혁을 단행하지 않을 수 없으며 지금 우리는 그 구체적 정책을 면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치는 정의의 실현이며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의 핵심은 공정입니다. 공정은 기회의 평등과 함께 가능성의 평등을 담보하면서 복지국가의 건설을 지탱해주는 중심가치입니다. 복지는 해석과 방법논쟁으로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보편과 선별의 전략적 조합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복지는 이념투쟁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좌우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실질적 복지로 삶의 정치를 구현해야 합니다. 또 평화는 인권과 함께 우리가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이며 정의와 복지의 실현을 위한 필수적인 환경입니다. 그리고 평화통일정책의 수립과 실천은 헌법의 명령이며 천년 넘게 통일국가를 유지해온 조국에 대한 우리세대의 역사적 사명입니다. 이것이 기본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패권을 지향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더 이상 조용한 아침의 나라도 아닙니다. 아무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군사력과, 매력적인 문화의 힘을 가진 역동적인 중견국가입니다. 더욱이 우리 국민은 백척간두에서 나라를 살려낸 경험이 풍부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세계가 주목하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두가지 난제를 모두 이루어냈습니다. 나라를 절대빈곤에서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만들었고 피와 땀과 눈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아시아 최초의 국가로 만들었습니다.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각자 존중의 대상이지, 적이 아닙니다. 저희들은 극단주의와 독단론이 아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정치공간이며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논의구조,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춘 국민통합의 정치세력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시작이 반이라고 했습니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것은 국민의 힘입니다. 우리는 국민의 마음을 정성껏 읽고 국민의 소리를 진심으로 듣겠습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 정치의 핵심을 찌르는 링컨의 말입니다. 그 세 가지 가치를 한데 담아 가는 길을 “국민과 함께” 로 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저희들과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동북아 샌드위치’ 한국, 역발상 외교 필요하다

    한반도 안팎의 외교안보 지형이 빠른 물살을 타기 시작하면서 우리에게 가해지는 외교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과 일본의 군사 동맹이 한층 강화되고 있고, 이에 힘 입어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 가까이 지속돼 온 동북아 전후 체제가 근본적 변화를 맞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실제로 중국의 패권 저지를 목표로 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제 강화와 일본의 집단 자위권 확보 움직임은 머지 않아 동북아에서 중무장한 미·일 군사동맹과 중국의 군사력이 맞서는 신냉전 체제의 막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경제적 협력과 군사적 대립의 중층 구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이른바 아시아 패러독스의 상황에서 우리 외교는 이처럼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북한과의 대치 속에서 미·중 양국의 지원과 협력이 절실한 처지로 어느 쪽 손도 들어주기 힘든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것이다. 최근 방한한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의 행보가 보여주듯 우리에 대한 미국의 MD 체제 참여 요구는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반면 북한에 대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은 이에 맞서 자신의 대북 영향력을 한국에 대한 외교적 압박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조용하면서도 능동적인 대응이 절실하다. 어제와 그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정부 대응이 너무 미온적이라는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물론 목청을 높이는 것도 외교적으로 의미 있는 대응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될 수 없는 게 외교이기도 하다. 일본의 재무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되, 이를 넘어 일본의 재무장이 한반도 안보의 역학관계에 미칠 장단기 명암을 면밀하고 냉정하게 따지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일본의 미군기지가 한반도 유사시 북에 대응할 우리의 후방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 반면 일본의 군사력 강화가 종국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김을 강화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 등 득실 양면을 두루 살펴야 하는 것이다. 미·중 대립에 대해서도 박근혜 정부가 표방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적극 펼쳐보일 기회의 장으로 삼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동북아 중심의 지정학적 가치와 남북 간 체제 대립이라는 전략적 가치를 십분 활용해 우리의 존재 가치를 극대화하는 치밀한 노력이 펼쳐져야 한다. 종국의 지향점은 동북아의 평화를 유지하는 균형추로서의 한국일 것이다. 중견국으로서 미·중 양국의 대립을 완충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의 지속적 협력과 지원을 이끌어내 남북 간 대치를 평화적 국면으로 전환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 지난한 과제다. 그러나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다. 초당적 합의와 협력이 뒷받침돼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 “한반도 방위 주도권 강화속 실리외교가 해법”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집무실 책상에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대응을 담은 두 개의 보고서가 놓여 있다. 복수의 당국자에 따르면 윤 장관은 올 초부터 일본 문제를 다루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시나리오별 우리의 ‘전략적 포지션’과 대응 수위를 짜는 데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이 일관되게 일본의 재무장을 응원하며 이해관여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한반도 유사시 안보 협력이 절실한 우리가 집단적 자위권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대북 ‘레버리지’인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에 힘을 보태는 건 피해야 하는 딜레마적 상황이다. 정치·외교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한국 외교의 위기이면서도 기회 요인도 적지 않다고 진단한다. 김기정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미국과 일본이 빠르게 결속해 한국의 외교적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는 점은 위기가 된다”면서도 “우리가 중국과 미·일 동맹 구조 간 긴장을 전략적으로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레버리지를 구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반도에 대한 우리의 ‘오너십’을 강화하며 실리 외교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수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국제 안보질서에서 신뢰는 현실적인 외교 수단이 되지 않는다”며 “한국군의 전력구조 개혁 등을 통해 한반도 방위의 주도권을 강화하면서 안보 이익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재무장 수순에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국민이 불안해할 수 있는 현안에 대해 정부가 입장을 밝혀야 하고 미·중 양국에 대해서도 한·미 간, 한·중 간 양자 이익이 상호 충돌하거나 경쟁 관계에 있지 않다는 점을 적극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일 정치력 발휘도 강조됐다. 정성윤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는 “아베의 일본이 우리와의 외교적 복원과 대북 공조를 원하는 상황인 만큼 아베를 관리해야 한다”며 “일본을 적으로 돌리는 건 우리의 안보 위협 대상과 미래의 경쟁국을 혼동하는 오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독자적 지역 전략인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중견국(미들파워) 리더십’을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박종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내 중견국의 공통된 이슈를 주도하는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아세안 세일즈외교] 선진·개도국 입장조율 역할 세일즈·동반성장 외교 2막

    [아세안 세일즈외교] 선진·개도국 입장조율 역할 세일즈·동반성장 외교 2막

    6일부터 시작된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8일간의 해외 순방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세일즈 외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아·태지역 국가들 간 정책 공조의 장이자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7%, 교역량의 48%를 점유하는 등 세계 경제에 막중한 비중을 갖는 아·태지역 국가들 간의 경제협력을 논의하는 장으로 부상했다. 청와대 측은 이번 다자외교를 통해 참가국 정상들과 신뢰를 구축하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입장을 조율하는 중견국으로서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는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APEC 발리 정상회의는 박 대통령의 아·태지역 다자 정상외교의 첫 무대가 된다. 박 대통령은 다자 및 양자 회담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APEC 내에 구축된 우리의 글로벌 리더십을 보다 공고하게 하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세계 무역의 활성화를 위하여 다자무역 체제의 발전과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진전을 위한 국제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역내 경제의 연계성 제고를 위한 방안도 제시한다. 박 대통령은 특히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대한 적극적인 경제적 ‘구애’ 방침도 세웠다. 지난해 기준으로 아세안은 우리와의 교역 규모로는 제2위(1311억 달러), 우리의 투자 대상으로는 제1위(43억달러)로 우리 경제의 핵심 협력파트너이다. 이번 아세안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협력 기반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로 국빈 방문하는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대국이자 풍부한 에너지와 자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생산 기지는 물론 소비 시장으로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올해로 수교 40년째인 양국 관계를 더욱 확대,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2006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이후 커다란 진전을 이루고 있는 양국 관계를 더욱 공고화할 수 있는 향후 40년간의 새로운 공동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 기간 중 양국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투자 포럼을 통해 한국 기업의 진출 확대와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가 추진 중인 순다대교, 수카르노 공항철도 등 대규모 인프라 국책사업에 한국 기업의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포스코와 롯데케미컬 등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역내 국가 정상들과 주요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 소통함으로써 세일즈 또는 동반성장 외교의 제2막을 연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발리(인도네시아)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朴대통령, 2차 다자·세일즈 외교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6일부터 13일까지 6박8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를 잇달아 방문한다. 지난달 러시아, 베트남 방문에 이어 ‘다자·세일즈 외교’ 2탄 성격이다. 박 대통령은 오는 6일 출국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8일에는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제8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기 위해 브루나이를 찾는다. 이어 10일부터는 인도네시아를 다시 국빈 방문한다. 박 대통령이 이 기간 만나게 될 각국 정상급 인사만 24명에 이르며, 이 중 세일즈 외교의 초점은 동남아 지역 10개국 모임인 아세안에 맞춰져 있다. 4차례 다자 회의는 물론 인도네시아와의 양자 회담까지 순방 일정이 모두 아세안 회원국들과 접촉하는 것으로 짜였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3일 브리핑에서 “APEC 정상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선진국과 개도국 간 입장을 균형 있게 조율하는 중견국 리더십을 발휘하는 한편, APEC 회원국과 양자 회담을 통해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면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동아시아 공동체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우리의 핵심 경제파트너로 부상한 아세안과의 교역 확대 기반을 적극 조성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창간 특별기획] 한반도는 美·中 새판짜기 핵심… 전략적 외교로 주도권 펼쳐야

    [창간 특별기획] 한반도는 美·中 새판짜기 핵심… 전략적 외교로 주도권 펼쳐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달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국제 질서의 축으로 ‘신형(新型) 대국관계’ 정립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중 신형 대국관계는 향후 박근혜정부의 외교적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신문은 17일 김흥규 성신여대 교수와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의 대담을 통해 한반도 안보 지형에 미칠 영향을 진단하고 우리 외교 전략을 모색했다. 두 교수는 한반도가 미·중 간 전략적 이익이 교차되는 주요 지역으로 부상하고, 미·중이 새판짜기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한반도 주도권을 전개하는 한국의 전략적 공간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미·중 신형 대국관계 현실화될까. -김흥규 교수(이하 김흥규) 중국은 후진타오 체제까지는 발전도상국으로 인식했지만, 시진핑 시기부터 스스로를 강대국으로 인식하고 있고, 이 맥락에서 신형 대국관계 수립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현실적인 중국의 부상을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호혜 평등의 입장에서 상호 핵심 이익을 존중하자고 주장한다. 신형 대국관계는 향후 세력전이의 판도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중국은 2020년 이전에 경제적 총량 규모에서 미국을 추월하겠지만, 미 중앙정보국(CIA) 보고서나 중국 내부 평가를 보면 미국과의 군사적 대등 시기는 2030년 이후다. 중국은 2020년까지 전략적 기회의 시기로 보고, 미국이 이끄는 국제질서의 틀 안에서 경쟁할 것이다. 세력전이가 본격화될 향후 10~20년 사이가 신형 대국관계가 크게 시험받는 시기가 될 것이다. 미·중이 핵을 사용하는 전면적 대결은 불가능한 시대다. 중국의 핵전략은 미·소 간 냉전을 가능하게 했던 ‘상호확증 파괴 능력’(Second Strike Capability)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중국의 탄도핵은 50기 이하다. 신형 대국관계의 요체는 중국이 미국에 대한 군사적 도전을 하지 않는 대신 중국의 핵심 이익은 챙기겠다는 의도다. -김현욱 교수(이하 김현욱) 신형대국관계가 미·중 간 협력하는 관계로 나가자는 것이지만, 양국의 속내는 다르다. 2010년 미·중 갈등기를 겪고 난 후 미국이 적극적인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펴기 시작했다. 신형 대국관계는 중국이 미국에 대해 좀 더 균등한 패권국으로 성장할 때까지 시간을 벌려는 의도가 크다. 즉, 중국은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무디게 만들기 위해 대국관계를 제시했다. 향후 5년, 길게 보면 10년까지 신형 대국관계가 유지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 주도의 국제 체제에 중국을 편입하려고 하기 때문에 신형 대국관계는 오랜 기간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시진핑 체제의 중국 외교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김흥규 시진핑 체제의 핵심 외교 기조는 ‘신형 대국관계’와 ‘균형’이란 개념으로 요약된다. ‘신형 대국관계’는 미국과의 협력에 방점이 있고, ‘균형’은 경쟁에 방점이 있다. 시진핑 주석이 방문한 국가를 보면 러시아, 아프리카, 남미였고, 리커창 총리는 인도, 파키스탄, 독일, 동유럽을 방문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동남아시아를 먼저 찾았다. 그림을 그려보면 미국이 재균형 정책으로 집중하고 있는 아시아를 역으로 포위하는 구도다. 시진핑 외교는 미국과의 조정과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경쟁에 나서는 기조다. -김현욱 신형 대국관계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 소위 G2(주요 2개국) 관계가 신형 대국관계이다. 미·중은 이미 상호 경쟁과 협력 속에서 국제 사회를 이끌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자국 위주의 국력, 인프라, 소프트 파워 개발을 통해 미국 중심 체제에 실질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시기가 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목표일 것이다. 이를 위해 군사적으로 중국을 압박해 나갈 수 있다. -김흥규 과거 미국은 중국을 지역적 차원의 ‘이해상관자’로 대우하면서 상응하는 책임을 요구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을 글로벌 차원의 ‘이해상관자’ 지위로 격상했다. ‘신형 대국관계’에 대한 미국의 긍정적 태도는 대중국 전략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신형 대국관계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김흥규 신형 대국관계에서 한반도는 미·중의 전략적 이익이 교차되는 지역이고, 양국 간 협의·조정·타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결을 회피하면서 주변국 외교를 강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고, 한국이 그 대상이다. 중국 내 전략사고에서 과거 완충 지대가 북한뿐이었다는 생각이 강했다면, 이제는 한반도 전체를 완충 지대로 보고 있다. 중국이 왜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을 중시했고,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제스처를 보이는지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은 물론이고 한국에 대한 영향력도 확대해 한반도 전체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한다. 한·중 관계는 중국의 남북한 균형정책 속에서 북·중관계와 맞물려 갈 수밖에 없다. -김현욱 신형 대국 체제에서 미·중 양국은 한반도에서의 갈등 상황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북한을 전략적 완충지대로 여겼던 건 미국의 대 중국 압박 정책에 대한 대응이었다. 신형 대국관계로 미·중 간 적대관계를 어느 정도 청산할 수 있다. 중국은 한국을 전략적으로 중시하고 북한에 대해 채찍도 쓸 수 있다. 즉,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는 미·중관계 변화로 인한 것이다. 한국이 한·미·중 3자 공조의 공간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 북·중 관계를 전망하면. -김흥규 북·중관계에 혁명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시진핑 체제에서 일어난 2013년 2월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중국은 북한과의 정상 국가관계를 전면적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북한이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해치면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인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북핵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까지는 대미 카드로 효용성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북한의 핵무장을 막지 않으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자체가 상실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아직은 중국이 북한을 포기할 만한 객관적, 구조적 조건들이 변한 건 없다. 중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태도는 물론이고 한·중, 미·중관계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중국의 고민은 김정은이 김정일만큼 전략적 사고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이 자신의 전략적 이익을 존중할 것인지에 대한 불신 속에서, 김정은 정권이 중국에 전략적 부담이 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김현욱 3차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가 변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중국은 비핵화를 대북정책의 우선 순위로 격상했다. 그렇지만 이런 변화가 시진핑 시대의 근본적인 대북정책의 변화인지는 미지수다. →우리의 외교 전략을 조언해달라. -김흥규 국제 관계에서 우리(한국) 위상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정권 초에는 늘 원대한 목표와 이상을 제시하고도 정권 말이 되면 전형적인 ‘약소국 외교’로 돌아섰다. 현재의 국제 관계를 이상이나 당위성 차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중견국이고, 그렇다고 강대국의 게임에 피동적으로 움직이는 약소국도 아니다. 분명한 한계는 있지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공간도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 외교가 쉬운 답만 찾는 근시안적 처방을 추구하면 안 된다. 약소국이 가장 적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초강대국과의 동맹 외교다. 그러나 미·중 간 세력전이가 일어나는 상황에서는 단기적인 생존 전략일 뿐 중·장기적으로는 치명적일 수 있다. 복잡하고 불가측한 국제 정치를 읽어내고 전략적 사고를 하면서 유연하게 미·중과의 공통 이익을 찾아 나가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 외교의 인적·조직적 자원을 확충하며 전략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 -김현욱 우리가 중국에 밀착해도 한·미동맹은 중시해야 한다. 중국이 왜 한국에 대해 칙사 대접을 할까 생각하면 결과적으로는 미국과의 관계 때문이다. 한·중 관계가 중국의 대미 정책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한·미동맹을 축으로 중국과 북한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 중국으로서는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계속 상기시키는 이유가 된다. 중국과의 신뢰를 확장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해야 하지만 우선적으로 중요한 건 한·미동맹이다. 미·중이 한반도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 미·중관계가 악화되면 한반도가 그 갈등의 희생양이 되거나 휩쓸릴 수 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궁극적 목표는 남북통일이다. 한반도 비핵화는 남북통일로 가기 위한 프로세스다. 결국 남북관계의 정상화가 중요하다. 남북관계는 미·중 사이에서 우리가 한반도 상황의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는 궁극적인 해답이 아닐까 싶다. 정리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흥규 교수는 -현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및 민주평통 상임위원 -서울대 외교학과 학사 및 석사 -미국 미시간대 정치학 박사 -前 청와대 정책자문위원 및 국가정보원 중국 정책자문위원 ■ 김현욱 교수는 -현 국립외교원 교수 및 미주연구부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미국 브라운대학교 정치학 석박사 -전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기고] 물 협력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대한민국/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

    [기고] 물 협력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대한민국/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

    사람들은 물 문제를 이야기할 때 흔히 ‘이제 물을 물 쓰듯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한다. 그만큼 인류 생명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자원인 물의 안정적 확보와 관리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11억여명의 인구가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해마다 180만여명의 어린이가 오염된 식수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홍수, 태풍, 쓰나미 등 물 관련 재해도 강도가 세지고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안정적인 물 공급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물 수요가 보유 수자원의 10%를 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40%가 넘는 ‘심각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 이러한 현실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정부도 ‘지속 가능한 물 관리’, ‘건강한 물 환경 조성’ 등을 국정 과제에 반영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협력 노력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유엔은 올해를 ‘국제 물 협력의 해’로 정했고,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물 관련 국제회의가 개최된다. 이 중 하나로 19~20일 이틀간 태국에서는 ‘제2차 아·태 물 정상회의’가 열린다. 아·태 지역의 각국 정상 및 각료급 인사와 주요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아·태 물 정상회의는 사회, 경제, 환경, 재해 등 다양한 측면에서 물 문제를 조망하고, 참가국들의 대응 의지를 결집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물 문제가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논의돼야 함을 강조하고, 재난 복원력 증진과 물 복지 실현을 위한 실질적 해결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나아가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 개최, 개도국과 물 관리 분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한 호혜적인 파트너십 구축 등을 통한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기여 의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정 총리의 참석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한·태 양국 간 물 관리 사업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위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 총리는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와 별도의 양자회담을 하고, 태국의 물 관리 국책사업 수주를 위한 우리 기업의 노력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둘째, 제7차 세계물포럼의 성공적 개최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 물 분야 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세계물포럼은 2015년 우리나라 대구·경북에서 개최된다. 행사의 성공적 개최에는 이웃 국가들의 협조가 가장 중요한 만큼 정부는 세계물포럼의 아·태 지역 축소판인 이번 회의를 활용해 역내 국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요청할 예정이다. 제2차 아·태 물 정상회의는 정 총리의 첫 번째 해외 외교 활동으로서 엄중한 한반도 정세에도 흔들림 없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서 국제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 준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세계 물 시장 진출도 활성화되고, 블루 골드인 물의 시대가 가까이 다가오기를 희망한다.
  • [韓·美 정상회담] 52년이 빚은 차이

    중국의 국가 지도자들은 미국 워싱턴의 내셔널프레스클럽(NPC)에서 연설을 한 전례가 없다. 베테랑 기자들의 모임인 NPC에서 쏟아질 공격적인 질문 공세에 시달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런 자리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자처했다. 1961년 11월 첫 미국 방문에서다. 43세 때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실내에서도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사람을 대하던 박 전 대통령으로서는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다. 미리 준비한 원고를 잘못 읽어 “실례합니다”라는 말을 두 차례나 해야 할만큼 긴장했다. 그럼에도 그는 ‘후진국의 군사 정변’에 우호적일 리 없는 미국 기자들에게 스스로를 노출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길은 그 당시 NPC에 서는 것 말고는 없었다. 52년 뒤 그의 딸은 굳이 그런 자리를 통해 알려야 할 필요가 없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워싱턴을 찾았다. 미국 공중파TV CBS가 찾아와 인터뷰를 하며 한국 대통령의 입국을 전국에 알리고, 상·하원에서 동시 연설을 할 만큼의 위상을 갖게 됐다. CBS방송은 6일(현지시간) ‘이브닝 뉴스’를 통해 박 대통령의 방미 사실과 인터뷰 내용을 리포트 형식으로 보도하면서 “박 대통령은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됐다”고 소개했다. 아버지는 외국의 민항기와 군용기를 번갈아 타며 네 번의 기착 끝에 워싱턴에 입성했지만 딸은 전용기 편으로 13시간30분 만에 뉴욕에 도착했다.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 파병을 제안하면서 차관을 제공해 달라는 박 전 대통령의 요청을 차갑게 거절했다. 딸은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의 회장들을 이끌고 미국을 찾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사절단에 삼성·LG 등 재계 거물이 포함된 사실을 크게 보도했다. 보잉사 등 7개 미국 기업들은 3억 8000만 달러를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에서는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악수했다. 이 자리에서 “유엔의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 성장한 만큼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십수명의 한국직원들과 사진도 찍었다. 미국에는 별도로 6·25 참전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朴대통령 방미] 朴대통령 “한국경제, 北 위협 정도로 흔들리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계 금융시장의 심장부에서 북핵 리스크 잠재우기에 나섰다. 4박6일 일정의 방미 첫날인 5일(현지시간)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가진 동포 간담회에서다. 박 대통령은 “요즘 여러분께서도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것 때문에 걱정이 크실 것”이라고 운을 뗀 뒤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이 안정을 유지하고 있고, 국내외 기업들도 투자 확대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대북 안보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어 “우리 정부의 빈틈없는 안보태세와 국제사회와의 굳건한 공조 강화를 통해 단호하고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 채권에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수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사례로 들면서 “이는 우리 경제가 북한의 위협 정도로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가 알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세계 금융의 심장인 뉴욕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발 안보위기로 불거질 수 있는 세계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엔 뉴욕과 뉴저지 인근에 사는 동포 30만명을 대표해 450여명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오전 뉴욕 맨해튼에서 ‘한국 투자 신고식’을 개최해 보잉사와 커티스라이트, 올모스트 히어로스 등 7개 미국 기업으로부터 3억 8000만 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뉴욕 방문과 관련해 뉴욕경찰(NYPD)이 이례적으로 입체적 경호를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뉴욕경찰이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숙소인 월도프 호텔에 이르기까지 헬기를 띄우고 교통통제를 하는 등 입체적 경호를 펼쳤다”면서 “우리나라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나 다른 국가 정상의 방문을 보아 왔던 외교부 쪽에서도 뉴욕경찰의 입체적 경비는 처음 경험하는 일이어서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뉴욕의 유엔본부를 방문해 반기문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고 “유엔의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이제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서 행복한 지구촌 건설을 위해 기여하겠다”며 적극적 역할을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면담 직후 유엔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 70여명을 만나 “국제기구 등 해외 진출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높아진 기대에 부응해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돕고 글로벌 인재 양성을 능동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욕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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