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본고사 없고 선발권 완전 자율화(세계화 외국에선)
미국의 대학입시가 한국과 가장 다른 점은 대학별 본고사가 없고,신입생 선발권을 전적으로 해당대학 자율에 맡겨 어느 누구도 간섭하거나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대학입시가 우리처럼 고등학교교육을 좌지우지하는 법이 없다.대학입시가 고교교육을 더욱 알차게 한다.고교 성적이 대입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학입시는 대체로 ▲수능고사성적(SAT1,SAT2) ▲고교성적(GPA) ▲고교생활평가(봉사활동실적,고교상담교사및 일반담임추천서,본인의 에세이) 등 세가지 성적의 합계로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일류대학에 진학하려면 이 세가지 성적이 골고루 우수해야 한다.
한국의 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SAT1은 영어,수학 성적으로 11학년(고2)말이나 12학년(고3)초에 12차례 칠 수 있다.SAT2는 과목의 심화정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영어작문(문법도 가능),수학1 혹은 수학2(이과계통),과학이나 제2외국어중 선택 1과목 등 총3과목을 응시해 나온 성적을 말한다.SAT1,2는 미전역에서 문제은행식으로 공동출제된다.
GPA는 그야말로 해당학생의 고교성적이다.그대로 응시대학에 제출된다.대학에 따라서는 고교 이수 과목의 내용을 평가,별도로 점수를 환산한다.
고교생활평가는 해당학생이 사회에 얼마나 봉사했느냐는 사회활동평가를 포함,전적으로 본인이 정직하게 기술해야 한다.대학마다 다르긴 하나 대개 고교상담교사 1명과 일반교사 2명의 추천서를 요구한다. 각 대학이 신입생 선발에 있어서 수능시험성적을 얼마나 반영하고 고교성적을 어떤 비율로 고려하느냐는 등의 문제는 전적으로 해당대학의 선발목표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수년전 워싱턴 일원에 있는 한 고교에서 전교 1등을 하는 한 교포 자녀가 그보다 성적이 다소 떨어진 학생과함께 하버드대 의대를 지원했는데 자신은 떨어지고 다른 학생은 합격했었다.하도 어이가 없어 알아본 결과 하버드대측은 『두학생 모두 성적은 그 정도면 합격선이나 1등학생은 헌혈한 기록이 없는데 비해 다른 학생은 헌혈기록이 있었다.우리는 의대생으로 선발하는데 있어 헌혈하는 정신을 중시한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한 학생이 몇개 대학을 지원하든 제한은 없으나 수도 워싱턴외곽의 명문고교인 버지니아주의 랭리고교에서는 대개 한 학생이 상위권,안전권,하위권 각2개씩 모두 6개 대학에 지원서를 낸다.입학허가가 나오면 대학진학비용,장학금,학교수준,전공희망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선택하는 것이다.
◎프랑스/입시 백% 논술… 대학 유급제 철저
프랑스의 입시철은 5월.새학년이 9월부터 시작되는 학제상의 차이 탓이다.하지만 입시전쟁도,과외전쟁도,눈치전쟁도 찾아볼 수 없다.
따뜻한 봄에 치르는 시험은 바칼로레아.흔히들 대학입학 자격시험이라고 부르지만 이 시험에 합격한 뒤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이 30%를 웃돈다.따라서 대입시험이라기보다는 중등교육 졸업시험이라는 편이 정확하다.
또 사회에 진출하면서 운전면허증과 함께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자격증이다.7월초가 되면 시험 결과가 나온다.20점 만점에 10점 이상으로 합격만 하면 대학입학자격이 주어진다.
어느 대학이든 지원할 수 있고 미니텔이라는 컴퓨터망을 통해 입학신청을하면 그만이다.「전쟁」 한번 치르지 않고 대학생이 될 수 있는 「천국」이 바로 프랑스이다.
하지만 이 시험은 전부 논술로 치러지고 있고 시험문제 수준은 상당히 높다는 평이다.첫번째로 치러지는 철학의 제목은 「비합리성이란 항상 모순적인가」「사르트르의 자유에 대한 한 구절을 논하라」는 식이다.그중 1개를 택해 무려 4시간 동안 아는 지식을 총동원해 논리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1주일 뒤에는 오전·오후 각 4시간씩 하루 두과목씩의 시험을 3일에 걸쳐서 치른다.수학·물리·역사 등 6개 과목에 대해 진땀을 흘리며 사고와 표현력을 발휘한다.
때문에 수업시간의 공부만으로는 부족하고 평소에 책을 많이 읽어 깊이있는 사고를 쌓아두지 않으면 안된다.또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해야 한다.
『고등학교를 마친 프랑스인들의 수준이 때로는 한국의 대학졸업자에 버금가는데 놀란다』 바칼로레아를 통과한 이른바 고졸 출신 프랑스인 여비서를 쓰고 있는 한 교포사업가의 말이다.그만큼 아는 것도 많고 표현력도 좋으며 업무처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프랑스 학생들의 경쟁다운 경쟁은 바칼로레아 이후 대학입학에서 시작된다.한 학년 올라갈 때마다 40% 정도가 유급되고 여기에 속하지 않으려는 경쟁은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파리11대학의 1학년 프랑수아 두메이루군은 『수업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것 이외에는 고등학교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3년 과정의 대학을 마칠 때면 입학 당시에 비해 30% 만이 남는다.
프랑스 시험제도는 가능성이 있는 학생에게는 철저히 기회를 준다는데 특징을 찾을 수 있다.바칼로레아에서 8∼10점을 받은 학생들에게는 3차례의 구제 기회가 남아 있다.
대학에서도 중간고사·기말고사에 이어 커트라인에 근접한 학생들에게는 구두시험의 기회를 준다.이런 기회는 억울한 경우를 없앤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실제 겪는 학생들은 공부에 지칠 정도로 끝없이 공부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