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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논술공부의 첫걸음/황현산 문학평론가·고려대 불문과 교수

    대학 선생들이 모인 곳에 가면,1학년들에게 한 과목 가르치는 것보다 3,4학년들에게 두세 과목 가르치는 것이 훨씬 더 쉽다는 말을 가끔 듣게 되는데, 내 경험으로도 그렇다. 대학생이라면 다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본지식을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고 교정하고 보충해 주는 일이 힘들어서도 그렇고, 학생들이 지식을 수용하기만 하다가 지식을 생산하기도 해야 하는 새로운 수업 형태에 아직 적응하지 못해서도 그렇다. 특히 인문사회 계열 학과에서는 선생과 학생의 나이가 한 해라도 더 멀어질수록 공유하는 경험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점도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를 불러온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성적이 발표되고 나면 또 한바탕 홍역을 치른다. 신입생들의 처지에서는 전문지식을 대상으로 처음 치러보는 논술형 시험이라서 그 채점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의혹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불안을 느끼게 마련이다. 나는 예전에 성적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에게 답안지를 앞에 놓고 구절구절 부족한 부분을 설명해 주곤 하였으나 그 결과가 늘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학생들은 대체로 말과 지식으로 선생을 이길 수는 없으니 고개를 끄덕이긴 하지만 마뜩찮은 얼굴을 하고 돌아갔던 것이다. 그런데 이 일도 오래하다 보니 나름대로 방법이 생겨났다. 이제는 학생이 찾아오면 그 학생의 답안지와 모범답안에 가까운 다른 학생의 답안지를 함께 내주어 그 둘을 비교하여 읽게 한다. 학생은 곧바로 의혹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품기까지 한다. 좋은 답안에서 자기가 썼어야 할 말만을 읽은 것이 아니라 자기가 쓸 수도 있었을 말을 읽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학의 신입생 모집에서 논술고사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알려지자 쉽게 수그러들 수 없는 논란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여기서도, 아니 여기에서야말로, 채점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빠질 수는 없다. 대학이 그 많은 시험지를 단기간에 채점하는 과정에 실수가 없겠으며, 채점 담당 교수들의 주관과 성향에 따른 개인적 편차가 성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묻는 선을 벗어나서, 교수들이 논술 답안을 채점할 능력이나 있느냐는 식의 막말이 공적인 지면에까지 오르고 있다. 의혹이 여기에 이른 데는 대학과 교수 사회가 이런저런 연유로 그에 합당한 권위를 잃은 탓도 있고, 한 시대의 나쁜 기억이 이 땅의 사람들에게 깊고 넓은 피해의식을 안겨 준 탓도 있다. 잃어버린 권위는 잃어버린 사람들이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로 얼버무릴 수 있지만, 피해의식은 만사에 대한 불신이 사회적 숙명론으로까지 이어진 것이어서 개개인의 결단밖에 다른 해법이 없다. 데카르트는 그의 유명한 ‘방법서설’을 시작하면서 모든 인간이 골고루 가진 것이 양식이라고 했다. 하나를 하나라고 아는 인식능력,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라고 아는 이해력, 길고 짧은 것을 대보아 긴 것을 길다 하고 짧은 것을 짧다 하는 분별력 같은 것이 바로 그 양식이다. 인간은 이 간단한 능력을 발전시켜 인공위성도 띄우고 한글도 만들고 ‘오이디푸스 왕’ 같은 비극도 쓰고 민주적인 제도도 마련했다. 한 인간이 자기 힘으로 인공위성을 만들지는 못해도 그것이 어떻게 하늘에 떠 있는지는 이해한다. 인간은 자기가 쓰지 않은 ‘오이디푸스 왕’을 보면서 그 저자보다 더 감동할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의 양식을 믿으면서 다른 사람의 양식을 믿기에 민주적으로 살 수 있다. 우리에게 피해의식을 심어준 사람들은 만인이 가졌을 이 양식에 대한 의혹을 일종의 제도로 삼는다. 논술고사는 이 양식을 발전시키고 검증하는 일이다. 그래서 논술력을 기르려는 학생은 자신의 양식과 타인의 양식을 먼저 믿어야 한다. 논술고사에 임하는 학생은 자신의 양식에 비추어 진실인 것이 채점하는 교수에게도 진실이라고 믿어야 한다. 그것이 논술 공부의 첫걸음이다. 황현산 문학평론가·고려대 불문과 교수
  • “세계최대 은행 CEO가 꿈이에요”

    특목고 학생이 금융권 종사자들도 따기 힘들다는 증권투자상담사 시험에 전국 최연소로 합격해 화제다. 대구외고 영어과 2년 차승훈(17)군이 최근 발표한 제65회 증권투자상담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 자격증은 증권사에서 투자상담사로 활동하려면 반드시 소지해야만 하는 필수 자격증. 은행·증권 등 금융계 직원이나 취업준비생이 도전하는 시험으로, 특목고 학생이 응시한 것부터 이례적이다. 시험이 도입된 1977년 이후 그동안 고등학생 취득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 차군은 중학교 때부터 경제학에 매력을 가져 경제학 서적이나 경제신문을 즐겨 읽었다. 대구외고에 진학한 뒤에는 아예 용돈 7만원으로 주식투자를 했다. 처음 투자한 주식투자에서 원금의 절반밖에 건지지 못하는 등 쓴 맛을 보았다. 주식투자에 실패한 뒤 모의증권 투자에 푹 빠졌다.“1등을 하면 100만원을 준다기에 종자돈도 마련할 겸 도전했는데 역시 어렵더군요.” 증권투자상담사는 1학년 겨울방학 때 아버님이 도전해 보라고 권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증권사의 주식동향 이메일이나 경제연구소의 보고서 등 경제자료를 접하고 금융 흐름에 대한 안목을 키우면서 시험을 준비했다. 학교 공부와 증권투자상담사 시험준비를 병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지난 2학기 중간고사가 증권투자상담사 시험과 겹치면서 학교 성적도 크게 떨어졌다. 차군은 대학은 경제나 경영학과를 지원하겠다는 생각이다. 졸업후 자신의 꿈인 세계 최대 은행의 CEO가 되기 위해서란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독자의 소리] 소풍 단골장소마다 혼잡 짜증/박동현

    소풍갈 곳이 놀이공원밖에 없을까? 요즘 소풍철을 맞아 각급 학교가 단체로 아침 시간 지하철을 이용하는 탓에 승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는다. 대합실 입구부터 밀려드는 학생들로 혼잡과 소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들은 대합실 내에서 뛰고 소란을 피울 뿐 아니라 큰 소리로 떠들기 일쑤다. 전동차 역시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몇 개 학교가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소풍을 갈 경우 지하철 대합실에서부터 전동차안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루고 미어터지는 것이다. 게다가 서로 먼저 자리에 앉으려 하고 어른에게 양보하는 법도 없다. 소풍은 교육의 연장이다. 오가는 길에서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체 이동을 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그러나 서로가 불편이 없도록 조금 지혜를 발휘했으면 좋겠다. 중학교에 다니는 딸아이의 경우에 중간고사를 치르고 하루 놀이공원으로 간다고 했다. 지하철내 번잡을 피하기 위해 개별로 출발한다고 했다. 또 공원에서 늦게까지 더 놀 경우 부모 동의를 얻어오라는 쪽지까지 갖고 왔다. 문제는 서울 주변에 소풍 장소가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몇몇 이름있는 대공원과 놀이공원이 전부이다. 몇몇 체험 장소 등이 있지만 인원이 제한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한 곳으로 수많은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모여들어 더욱 혼잡을 이루고 제대로 된 소풍의 취지가 반감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당국은 자치구마다 제대로 된 현장체험 학습장 등을 만들어 어린 학생들이 늘상 가던 놀이 공원이 아니라 주변 체험학습장을 수시로 드나들며 소풍 대신 진정한 현장 체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 박동현<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 [옴부즈맨 칼럼] 신문 이젠 디자인이다/하태현 이화여대 언론학부 3학년

    지난주 이슈는 단연 북한 핵실험이었다. 반면 대학생들의 이슈는 추석 연휴가 끝남과 동시에 밀려오는 과제와 중간고사였다. 졸업반들에게는 자신의 취업과 연관되는 학점관리, 잘 쓴 자기소개서가 더 큰 관심사였다. 아침 등교시간 대학생들의 손에는 신문 대신 시험범위 내의 프린트와 교과서, 족보 등이 쥐어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대학생들에게 북한 핵실험은 관심 밖의 문제일 수밖에 없었다. 이게 바로 미래의 신문 독자들의 모습이다. 또한 요즘 대학생들은 학보사에서 발간한 신문보다 내일신문사의 주간지인 ‘대학내일’을 더 좋아한다. 내용의 차이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컬러풀하고 과감한 디자인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이번 주에도 독자들이 아차 하고 놓치기 쉬웠던 사회의 여러 사건들을 다뤘다.“日 불임부부들 원정 한국 대리출산 성행” “‘제주의 자랑’ 생태마을, 살기엔 2% 부족하다” “도로명 새주소 실효성 있을까?” “리콜급증 차값은 ‘억’ 품질은 ‘헉’” 등이 그 예다. 이런 기사들을 지나치지 않았던 건 바로 그래픽의 힘인 듯하다. 특히 “논술학교 ‘학교 침투’ 고액수업 성행”이나 “日 불임부부들 원정 한국 대리출산 성행” 기사는 1면에 눈에 띄는 그래픽으로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했다. 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 어려울 수도 있는 “경제 ‘원고의 덫’에” “은행들 OTP 딜레마”와 같은 경제기사는 큼직큼직하게 그려놓은 기사관련 그래픽 등으로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긴다. 옷과 휴대전화는 물론 책도 디자인을 보고서 고르는 경우도 있다. 이는 TV와 컴퓨터로 인해 영상과 그래픽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기사와 관련된 재미난 그래픽은 글 읽기를 싫어하는 요즘 젊은이들로 하여금 신문을 읽고 싶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특히 1면의 과감한 그래픽은 신문 구매를 유발하는 데에도 효과가 크리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신문 1면의 리드가 중요했다면, 요즘은 그에 못지않게 사진과 그래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래픽은 갈수록 더 중요한 요소가 되어 가고 있다. 사진보다 그림으로 대처함으로써 사실감과 현장감이 떨어질 염려도 있지만, 만화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는 그림이 더 읽기 편할 수도 있다. “불만질주 수입차” 기사처럼 한 주제의 글을 세 개의 큰 제목으로 나눠 사흘에 걸쳐 싣는 것도 좋았다. 긴 글을 싫어하는 젊은이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논술학원”기사에서 수험생, 학부모의 고충을 담은 인터뷰 기사는 기자가 간접적으로 전달해주기보다 인터뷰 대상자의 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함으로써 보다 더 생생하게 현장감을 느끼게 했다. 그래픽과 새로운 형식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보다 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하는 서울신문의 정성이 돋보였다. 정치, 국제면에도 기사와 관련된 재미난 그림들이 많이 들어간다면 젊은 독자들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ne Time Password)라는 생소한 경제용어도 따로 설명공간을 만들어 해석해주는 것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데 아주 유용할 것이다. 요즘은 질 못지않게 형식도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좋은 질의 기사를 독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쉽고 재밌게 전달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는 것도 언론의 몫이라 생각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오래 가는 옷보다는 천이 별로더라도 그 순간 예쁜 옷을 택한다. 이러한 면에서 서울신문은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젊은이들 사이에 재미있고 읽기 쉽다는 소문이 퍼지면 미래의 독자층인 젊은이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하태현 이화여대 언론학부 3학년
  • [자녀교육 Q&A] 짧은 시간단위로 여러과목 공부해야

    ▶저는 중2 여학생입니다. 이번 주에 학교 중간고사를 봤는데 준비했던 것만큼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어요. 제 친구들은 영어, 수학에서 대부분 100점을 받았는데 저는 이번에도 3∼4문제씩 틀렸어요. 암기과목이라 할 수 있는 한문, 사회 등도 나름대로 공부는 열심히 했는데 점수가 같이 공부한 친구들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전 밤 1시까지 잠 안 자고 공부했는데 밤 11시까지만 공부한 친구들보다 점수가 낮아요.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공부를 못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첫째, 쉬운 문제를 틀리는 것의 원인으로는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 또는 시험 시간의 지나친 긴장으로 인한 실수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학생의 경우는 두 가지 다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벽 1시까지 공부를 하는데도 성적이 안 나온다는 것은 공부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그것은 아마도 학생이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 하는’ 방식으로 공부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 아주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을 묻는 문제는 잘 답할 수 있지만, 전체 개념을 묻거나 상황에 대한 이해를 묻는 문제에는 의외로 취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은 앞으로 공부할 때 ‘하나도 놓치지 말고 다 외워야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공부한 것 중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앞에서 공부한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등을 스스로 묻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많이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즉, 무조건 많이 담으려 애쓰기보다는 조금 담더라도 중요한 것을 골라 담고 그 의미와 용도를 잘 이해하는 쪽으로 공부방법을 바꾸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둘째, 더 많이 공부하는데도 친구들보다 성적이 안 나올 때는 공부한다고 앉아는 있지만 실제로 집중하는 시간이 적은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3시간동안 앉아 있지만, 책은 눈으로만 볼 뿐 머릿속으로는 막연한 걱정을 하는 것은 아닌지, 또는 잘 외워지지도 않는 내용을 억지로 붙들고 앉아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부는 무조건 오래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대개는 40∼50분이 적절한 시간이고 아무리 길게 잡아도 1시간30분 정도까지 입니다. 따라서 한 과목을 오래 붙들고 앉아 있기보다는 여러 과목을 짧은 시간단위로 번갈아 공부하는 것이 더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도움말 한국청소년상담원 이호준 선임상담원 ●자녀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궁금하신 사항을 eagleduo@seoul.co.kr로 보내주시면 성실히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이용 바랍니다.
  • 중고생들 빼앗긴 한가위

    중고생들 빼앗긴 한가위

    고3 수험생 조모(18·서울 목동)양은 이번 추석에 충북 제천의 큰집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 대신 학원 특강에 등록했다. 조양은 “중간고사가 끝나긴 했지만 모의고사에서 사회탐구 영역 점수가 계속 낮게 나와 집중적으로 특강을 듣기로 했다.”면서 “친구들 중에도 추석을 학원에서 보내려는 애들이 많다.”고 했다. 딸의 공부를 지원하기 위해 조양의 어머니도 계획을 바꿔 서울에 남기로 했다. 중3 서모(15·경기도 분당)양도 올 추석에는 대구 할머니댁에 가지 않는다. 이달 말 외국어고 시험을 앞두고 학원에서 10월3일부터 5일까지 추석특강이 있다. 서양은 “외고 입시가 이달 말이고 중간고사도 끝나지 않았다. 외고를 준비하는 애들 중 시골에 가는 경우는 절반도 안될 것”이라고 했다. 예년보다 긴 추석 연휴를 실력보강의 기회로 삼으려는 중고생들로 학원가가 때아닌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대목을 잡으려는 입시학원들의 계산도 맞아떨어졌다. 수험생 입장에서 이번 주말부터 계산하면 추석의 마지막까지 최소 7일(30·1·3·5·6·7·8일)이 확보된다. 서울 강남 대치동과 목동, 노량진 등을 중심으로 학원가에는 ‘추석 프로젝트 특강’‘추석 원샷특강’‘단기 속성강의’ 등 다양한 이름의 강의들이 등장했다. 지난 17일 서울 노량진 A학원에는 새벽부터 학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다음달 3일과 5~8일까지 닷새 동안 진행되는 단기 추석특강에서 유명 강사의 수업을 등록하려는 학생들이었다. 대기표만 2000장이 넘게 배포됐다. 학원 관계자는 “인기 강사의 특강은 등록 첫날 오전에 마감됐다.”고 전했다. 고향이 대전인 재수생 정모(20)씨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회탐구 영역 수강증을 끊었다.“고3들까지 학원가로 대거 몰려 수강 접수창구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최고 인기 강사의 강의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추석 동안 5점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인기 있는 과목은 단기특강의 효과가 높다고 알려진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이다. 대치동 강남M학원의 ‘추석 5일 완성반’은 지난주 이미 사회탐구가 마감됐고 과학탐구도 90% 정도 찼다. 학원측은 “사탐과 과탐은 학생들이 소위 몰아치기만으로 성적이 비교적 많이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목동 등지에서는 학생을 10,15명 단위로 묶어 가르치는 ‘소그룹 추석 특강’이 인기다. 목동 S학원은 추석연휴 5일간 6시간씩 과목당 총 30시간의 집중강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급기야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는 ‘○○학원 ○○○ 강사의 추석 수강증 웃돈 주고 삽니다.’는 글까지 등장했다. 목동 S학원 관계자는 “한 과목을 며칠에 몰아 집중적으로 강의할 경우 학생이 배웠던 것을 잊지 않는 등 학습효과도 크다.”면서 “특히 중위권 학생은 소그룹 집중 강의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특강 무용론’도 나온다. 목동에서 10년째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보습학원 원장은 “단기특강은 학생의 조급한 마음과 학원의 상업적인 계산이 만난 것일 뿐 경험상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면서 “조급함을 벗고 쉴 때는 푹 쉬어 주는 것도 수험생에게 필요한 공부법”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이재훈기자 whoami@seoul.co.kr
  • [오늘의 눈] 대학 글로벌전략과 입시전략/박현갑 사회부 차장

    최근 대학가에 글로벌화 경쟁이 한창이다.5년 안에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일부 대학들의 캐치프레이즈는 자못 비장하기까지 하다. 격려라도 하듯 교육부에서는 어느 경영전문대학원 과정에 외국인 학생들이 몇명이 들어왔다는 식의 사소한 것까지도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잠시 눈을 대학입시로 돌려보면 안타까운 모습뿐이다. 고2학생들은 ‘내신대란’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중간고사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8대입전형 요강에도 귀를 곧추 세우고 있다. 전체 대학별 전형윤곽이 나와야 구체적인 학습전략을 세울 수 있어서다. 지난해 말 2008 대입전형에서 논술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도됐으나 구체적인 비중은 나오지 않았었다. 하지만 주요 대학들은 학생들의 이런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2008 대입전형 요강을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가 지난 8일 발표하고 그 전날 부산대가 공개한 게 고작이다.13일 보도된 주요대학들의 입시요강은 언론의 취재결과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당초 7월 14일까지 받기로 했으나 중·소규모 대학들을 중심으로 절반 정도만 들어와 8월 14일로 한 차례 접수시기를 늦췄고 그 결과,4분의 3정도가 냈다.”면서 “그러나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학들은 여전히 전형요강을 내지 않고 있어 15일까지로 마감을 다시 늦춘 상태”라고 말했다. 왜 그럴까? ‘눈치작전’ 때문이다. 한정된 신입자원을 놓고 경쟁하다 보니 섣불리 모집전략이라 할 수 있는 전형요강을 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대학 입시 관계자는 “그렇게 비판할 수 있겠으나 다른 대학시험을 준비하다 우리 대학으로 올 수도 있어 섣불리 발표했다가 신입생 모집만 그르칠 수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대학들 입장도 이해 안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먼저 학생들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발은 땅에, 시선은 하늘로’ 두듯 대학만 쳐다보고 있는 예비 수험생들의 심정도 헤아리지 못하는 대학이 세계 100대 대학에 들 수는 없다. 박현갑 사회부 차장 eagleduo@seoul.co.kr
  • [맞춤형 교육통신]

    ●종로학원(www.jongro.co.kr)은 KT 소니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와 함께 수능 학습 시스템인 U러닝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달부터 본격 서비스하고 있다. 올 수능 전 영역을 최종 점검할 수 있는 ‘파이널 매치포인트 강좌’를 PC와 PSP를 통해 인터넷과 무선 초고속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서나 수강할 수 있다.(02)2631-0126. ●비타에듀(www.vitaedu.com)는 고 1·2 학생을 위해 짧은 시간에 개념과 문제풀이를 익힐 수 있는 ‘내신 안심궤도 2학기 중간고사 특강’ 20여개 강좌를 최근 시작했다. 강좌당 5∼7강으로 짧고, 수강료는 1만∼2만원대로 싼 편이다. ●두산에듀클럽(www.educlub.com)은 최근 특수목적고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파이널 특목고 실전강좌’를 마련했다.‘수학&과학 실전강좌’는 전국 과학고의 기출 문제를 유형별로 정리하고, 출제경향을 분석했다.‘외고 실전강좌’는 구술면접에서 출제되는 창의사고력 문제와 서울 지역 6개 외고의 영어듣기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4만~7만원.(02)2104-8300.
  • [자녀교육 Q&A] 수행평가 대비하는데 꼭 학원 보내야 하나요

    ●큰 아이가 초등 6년입니다. 과외를 따로 시키지 않았는데 학교 성적은 잘 나오는 편입니다. 그런데 주위에서 중학교에 가면 내신성적으로 고등학교를 가고 수행평가라는 게 있는데 점수 비중이 높으니 피아노 학원에도 보내고 미술, 농구도 시키라고 하네요. 도대체 수행평가라는 것이 어떤 것이고 얼마나 준비해야 하는지 또 학원을 안 다니면 안되는지 도움이 될 수있는 자세한 내용을 부탁드립니다. -수행평가는 구체적인 상황에서 학생이 실제로 행동하는 과정이나 결과를 평가함으로써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평가입니다.2002년부터 전국 초중고에서 시행중입니다. 수행평가는 미리 준비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음악과에서 악기 연주 실력을 평가할 경우, 주어진 수업 시간 내에 열심히 배운 학생이면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정도의 내용을 평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물론 실질적으로 평소에 책을 많이 읽은 학생은 토론이나 글쓰기 평가에서, 미술 기초가 탄탄한 학생은 그리기 평가에서 같은 시간을 배워도 성취도가 조금 높을 수는 있겠지만, 큰 차이는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기본점수를 많이 주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평균점수가 만점의 85% 정도 되고, 성의가 있는 학생은 만점의 90% 정도는 충분히 받기 때문에 점수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과거에는 수행평가 기본점수를 70% 주는 것으로 했다가 학생들이 수행평가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나와 지금은 이 지침을 없앴습니다만 그래도 어느 정도 기본점수를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필고사에서 점수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승복을 하지만 수행평가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학교에서의 수행평가 비중은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30% 정도를 차지합니다. 쉽게 말해 중간고사 성적을 산출할 때, 지필시험으로 70%를 반영한다면 나머지 30%는 수행평가로 반영하는 것이죠. 하지만 체육·음악·미술 등의 예체능 과목은 대체로 수행평가 비중이 높아서 7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 실기평가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학기 초에 1년간의 수행평가 계획서를 학부모에게 안내해 주는 만큼 예체능의 경우, 주말을 이용해 틈틈이 익히는 것도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도움말 : 남부호 교육부 초중등교육정책과 교육연구관, 윤웅호 서울시교육청 교원정책과 장학사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위대한 밥상’ 전도사 한영실 숙명여대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위대한 밥상’ 전도사 한영실 숙명여대교수

    약식동원(藥食同源). 먹는 것이 바르지 못하면 병이 생기고, 또 식(食)을 바르게 하면 모든 병이 낫는다. 음식을 잘 먹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질병을 다스릴 수 있다는 선인의 지혜가 빛나는 진리로 다가온다. 문득 피천득 선생이 생각난다. 올해 97세인 선생에게 최근 건강비결을 물었더니 “아침은 혼자서, 점심은 친구와, 저녁은 적과 함께 하라.”는 말로 대신했다. 아울러 ‘음식=약´을 몸소 실천한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시’까지 번역·출간할 만큼 “괜찮게 살고 있다.”며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는다. 맞다. 하루 세끼 먹는 음식만 잘 관리해도 무병장수를 누릴 수 있다. 다행히 요즘들어 ‘웰빙 바람’으로 그 어느때보다 국민 모두가 음식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국민적 운동’에 불을 지핀 사람이 있다. 이른바 ‘위대한 밥상의 전도사’‘비타민 교수’라는 별명이 붙었다.TV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그렇지만 평소 강연이며 외국 원정까지 나가서 한국의 전통 음식을 꾸준히 알려 한국의 대표적 ‘전통음식 박사’로도 통한다. 바로 한영실(50·식품영양학과) 숙명여대교수다. 지난 주 이 대학 연구실에서 만났다. 먼저 최근 프랑스에 다녀온 얘기부터 나왔다. 한 교수는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토고전이 열리던 지난달 13일 프랑스 파리의 아클리마타시옹 공원에서 ‘한·프랑스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아주 특별한 전시회’를 열었다.‘비빔밥으로 맛보는 한국 음식’이라는 주제로 비빔밥, 불고기, 잡채, 누룽지, 오이채, 식혜, 떡, 한과 등을 선보였다. “음식의 고장 파리에서 한국전통음식 전시회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3일 동안 열렸는데 첫날만 하더라도 파리 시장, 파리 7대학총장 등의 현지 정·관·언론계 인사를 비롯,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프랑스인 300여명이 참석해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특히 단체로 초청된 현지 초등학생들은 오이채와 가늘게 썬 계란 노른자를 보고 다들 경악스러운 표정을 짓더군요.” 이 행사를 위해 3.5t에 이르는 요리 재료를 한국에서 직접 꾸려 공수할 만큼 정성을 들였다. 또 ‘신토불이’의 정신과 빨강, 노랑, 하양, 파랑, 검정 등 오방색을 소개하는 등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 건강을 추구하는 한국 음식문화를 마음껏 보여주었다. 봄 청자, 여름 백자, 가을 도자기, 겨울 유기그릇으로 준비된 밥상을 본 현지 인사들은 한국인의 지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내년 한·일 첫 음식교류전 개최 이 소식은 일본까지 전파됐다. 최근 일본 국제교류제단에서 ‘한·일 음식교류전’을 갖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한 교수는 준비기간이 필요하니 내년쯤에 좋겠다는 답신을 보냈다. 한·일간 최초의 음식교류전이 열릴 전망이다. 한 교수는 TV의 프로그램 ‘위대한 밥상’ 출연과 강연, 그리고 책 발간 등을 통해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다. 그렇다면,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할까.“그런 질문 자주 받아요. 청소와 빨래는 맡긴 적이 있지만 음식은 직접 해요. 아침에는 된장찌개를 해서 식구들과 꼭 먹고요. 토마토를 사다가 냉장고에 넣고 오미자차를 직접 만들고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김장부터 시작해 식구들을 위한 ‘건강 밥상’을 일일이 챙긴다고 했다. 김치 담그는 솜씨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72)한테 배웠다고 했다. 멸치젓, 새우젓을 담그는 것은 물론 배추 살 때 가장 맛있는 것을 꼼꼼히 고르는 법도 익혔다. 품질 좋은 배를 골라 김치에 버무리고 남은 것을 불고기에 재는 지혜도 터득했다. 딸 넷 중 첫째이기에 자연스럽게 어머니따라 요리를 가까이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고등학교와 대학시절에는 김장과 고추장 담그는 일로 미팅 한번 제대로 못했단다. 또 메주 쑤는 날, 두부 만드는 날, 술 담그는 날이면 어김없이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와 함께 했다. 한 교수는 “남들이 공주과라고 얘기하지만 저는 무수리(궁중의 여자 종)로 컸어요.”라며 웃는다. 또 전형적인 양반집 스타일의 아버지 밑에서 자라 찌개 하나라도 자글자글 소리가 나야 했고, 숟가락을 놓자마자 재까닥 누룽지가 나와야 했다. “어릴 적 꿈은 가수였어요. 집안 행사에 식구들이 모이면 남자들은 다들 가수 뺨치게 노래를 잘했어요. 할아버지나 부모한테 ‘(한 교수를 가리켜)얘는 노래 못하지만 쟤(남동생)는 노래를 잘해’라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아버지도 음악을 무척 좋아해 외출시에는 꼭 LP판을 사올 정도였어요.” 한 교수는 결혼 후에도 노래를 정식으로 배우고 싶어 남편과 함께 노래방에 가서 패티김 노래를 열창하곤 했다. 이때마다 남편한테 “감칠맛 없이 꼭 선생님 같이 부른다.”는 평을 받아 노래 배우기를 포기했다. ●장수집안 외가 영향으로 식품영양학 전공 한 교수가 식품영양학과를 선택한 것은 어머니의 강력한 권유에서 비롯됐다. 외가쪽이 장수집안이었는데 어머니는 늘 그 이유에 대해 섭생을 잘해서 그렇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음식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만병을 예방한다는 지론을 폈다. 어머니는 지금도 방송을 보면서 일일이 모니터를 해주고 아이템까지 제공해줄 만큼 관심이 높다. 결혼에 대해 슬쩍 물었더니 “스물여덟의 나이에 선을 봤어요. 두번째 만날 때 시아버지께서 ‘둘다(남편도 교수) 바쁘니 중간고사 볼 때 식을 올리자.’라는 제안에 친정 아버지도 ‘수업을 안 빼먹어도 좋으니 그리 합시다.’고 답해 허걱했지요.”라며 웃는다. 화제를 바꿔 직장인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어떤 음식습관이 필요하느냐고 물었다. 지체없이 “먹는 일보다 더 바쁜 게 어디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출근 길이 바쁘다고 아침을 대수롭지 않게 생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란다. 또 젊을 때는 아침 한끼정도야 건너뛰면 어쩌랴 하겠지만 이는 건강을 야금야금 잃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하루 세끼 ‘잘 먹는 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라고 거듭 강조한다. 이어 “한끼 안 먹고 폭음, 폭식하다보면 어느날 한꺼번에 건강을 잃어버리지요.”라고 했다. 한 교수는 음식 칼로리 조절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지난 91년 둘째 아이를 낳고 몸무게가 72㎏으로 늘어 좋아하던 테니스도 못하고 무릎관절과 허리통증에 시달렸다. 고민끝에 음식에 대한 칼로리를 계산하게 됐고 매끼마다 밥 서너숟가락을 덜어내는 습관을 길들여나갔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매일 칼로리 가계부를 적었다. 반찬으로는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와 야채류를 먹었다. 점심에 많이 먹으면 저녁때 조절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한 지 8개월 만에 14㎏을 줄였다. 이에 대해 “한밤 중에 라면이 생각날 때면 차라리 칼로리가 낮은 미역국을 드세요.”라고 권한다. ●“여름 전통 보양식 삼계탕·콩국수가 으뜸” “여름에는 뭐니뭐니 해도 조상의 지혜가 듬뿍 담긴 전통적인 삼계탕과 콩국수를 자주 드시면 좋습니다. 오랫동안 연구를 해봐도 우리의 전통 보양식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여기에 토마토와 수박 등을 적절하게 곁들이면 그만이지요.” 한 교수가 TV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것은 자신의 저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음식상식 100가지’라는 책이 계기가 됐다. 제작팀들이 이 책을 보고 연구실로 찾아와 출연제의를 하게 됐던 것.2년반째 출연 중인 한 교수는 “시청률 20% 이상 올렸는데도 출연료는 더 안 올려주더군요.”라며 웃는다. 현재 ‘위대한 밥상’ 제4권째 출판 준비 중인 한 교수에게 돈을 얼마 벌었느냐고 하자 “책(1,2,3권)은 10만권 이상 나간 것 같고요.”라고 한 뒤,“뉴욕과 도쿄, 파리 등 해외에 우리나라 전통 음식연구원을 내려고 돈을 꼬박꼬박 모으고 있어요.”라고 부연했다. 건강유지의 비결을 묻자 하루 일과로 대신한다.6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7시30분 출근한다. 점심에는 밖에서 먹고 약속이 없을 경우 집에 돌아와 저녁 7시30분에 식사한다. 그런 다음 운동화를 신고 40분 동안 동네(서울 도곡동) 산책을 한다. 잠자리에 드는 밤 12시까지는 미처 읽지 못했던 그날 신문을 훑어본다. 한 교수는 거의 막힘없는 달변이다. 이유를 물었더니 초등학교 시절에 한국단편전집과 중학교때 세계문학전집을 읽었던 것이 도움이 됐단다. 지금도 화장실과 부엌에 책 10여권이 놓여 있을 정도로 독서를 좋아한다. 또 방학때마다 제자들과 함께 책20권 읽기 운동을 벌일 만큼 독서 예찬론자이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이것이 궁금해요] 성적 떨어진 자녀 꾸중·재촉은 역효과

    [이것이 궁금해요] 성적 떨어진 자녀 꾸중·재촉은 역효과

    1. 초등학교 4학년인 딸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이해력이 많이 떨어져 고민입니다.1학기 기말고사에서 수학은 20문제 중에 6개를 맞았습니다. 지난번 중간고사를 잘 못봐 이번 시험을 앞두고는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는데…. 아이가 풀이 많이 죽어 있습니다.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막막합니다. 성적이 예전보다 떨어졌을 때는 부모가 가지는 실망감 보다 더 큰 실망감과 좌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노력한 만큼의 보상이 없으면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상실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급한 나머지 자녀를 꾸짖거나 재촉하면, 부모자녀 간 싸움으로 번지기도 하며 우울과 불안 같은 불안정한 정서가 자녀 마음에 생길 수 있습니다. 성적이 떨어진 자녀를 위해서는 부모님께서 희망의 메시지를 잘 전달해야 합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성적이라는 것은 오르고 내리기 마련입니다. 이번 성적이 떨어졌다고 해서 다음 성적도 계속 내려간다는 법은 없습니다. 성적이 떨어진 이유를 자녀가 전적으로 자신의 무능력 탓으로 생각하게 되면, 자신감을 많이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자녀가 순전히 자신이 무능력해서 성적이 떨어졌다는 생각보다는 다른 이유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상황들을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험이 준비한 것과 잘 맞지 않았을 수도 있고, 시험 당일 너무 긴장했기 때문일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상황적인 요인을 설명하고, 자녀가 여러 측면에서 이번 실패를 이해하도록 돕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습 능력에 있어서 지능이 차지하는 면이 크기는 하지만, 지능이라는 것은 심리환경적인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부모님께서 걱정하시는 자녀의 이해력이라는 부분은 지능의 한 기능에 포함되며 심리환경적인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학습능력과 관련된 이해력이 걱정이 된다면, 한번쯤 지능 관련 심리검사와 상담을 받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국청소년상담원(02-730-2000,2231-2000)으로 전화하시면 가까운 청소년센터와 상담 관련 정보를 많이 얻으실 수 있습니다. 2. 청심국제중학교 신입생 모집을 경기도로 제한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또 서울 국제중 2개교가 내년 3월 설립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서울지역 국제중 설립은 언제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먼저 신입생 모집 제한에 대한 설명입니다. 외국어고 지역제한은 현재로서는 당초 예정한 대로 2008학년도부터 한다는 데 입장변화가 없습니다. 이와 별도로 국제중 신입생 모집을 제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현재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참고로 경기도 청심국제중의 경우, 지난해 신입생을 선발하면서 정부에서 금지한 필기시험을 통해 뽑았다는 문제점이 제기돼 현재 조사중에 있습니다. 다음으로 서울에 국제중 2개교가 들어설지 여부도 현재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설립인가권은 교육청에 있으나 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기도 하거든요. 자세히 말씀드리면 시교육청은 영훈학원과 대영학원으로부터 보완서류를 받아서 검토중에 있습니다. 검토 이후 문제가 없으면 8월에는 시 교육위원회에 학교설립계획승인 신청건을 상정할 계획입니다. 안건동의가 이뤄지면 본 계획승인을 위한 신청을 해당 학교법인에서 다시 하게 됩니다. 교육청에서 건물이나 교육과정 설비, 교사 완비 등을 따져보고 본인가 계획을 내주게 됩니다. ■ 도움말 서울시교육청 학교운영지원과 강선동 담당직원, 한국청소년상담원 손재환 선임연구원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교육에 대한 각종 궁금증을 풀어 드리는 코너입니다. 초중등 교육은 물론 대학교육에 이르기까지 궁금하신 사항을 eagleduo@seoul.co.kr로 보내주시면 상세히 안내해드리겠습니다.
  • [이것이 궁금해요] 학교 안전사고 보상법안 국회 계류중

    ●중1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입니다. 학교에서 중간고사 시험을 봤는데 모든 과목에서 이해력과 응용력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배운 것은 잘하는데 안 배운 것에 대해서 특히 그렇습니다. 조금있으면 기말고사가 다가오는데 아이 공부를 어떻게 지도해야 하나요? 학업 수행에는 심리정서적인 영향이 매우 큽니다. 그래서 자녀의 학업 수행이 저조하다면, 우선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선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가 신뢰하는 관계인지 살펴보시고, 자녀에게 공부에 대해서 지나친 압력을 주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녀가 평소 이야기를 잘 하지 않으려 한다거나, 집에 오면 방에만 있고 싶어 한다면, 부모 자녀간의 신뢰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은 것일 수 있습니다. 또한 평소 자녀와의 대화 주제가 공부에만 치우쳐 있다면, 자녀가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의 학업수행에 대해서 위로해 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적이 잘 오르지 않을 때, 우선 속상한 사람은 자녀일 수 있습니다. 지적수행 능력은 성격과 같은 심리적인 요인도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이해력이나 응용력이 부족하다면 이들 수행능력과 관련한 심리정서적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것을 객관적으로 평가해보고 개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반기부터 새로운 법에 의한 학교안전사고보상제도가 시행된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되나요? 당초 오는 9월1일 시행을 목표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하여 국회에 제출했는데 국회 일정상 시행시기는 늦추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법에서는 현행 민법의 규정에 의한 사단법인 형태로 설립·운영되고 있는 각 시·도 학교안전공제회 설립·운영의 특별법적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학교안전사고와 관련한 치료 및 보상에 대해 법으로 보호를 받게 됩니다. 학교안전 사고에 대한 예방교육 강화, 안전점검 실시 의무화를 통해 사전에 사고발생을 억제하고 학교현장에서 학생의 부주의, 우발적인 충돌, 미성년자인 점 등 특수성을 감안하여 과실 책임을 묻지 않는 방향으로 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모 대학 사회계열 학과에 입학한 대학 신입생입니다. 현재 다니는 대학이 적성에 맞지 않을 뿐더러 원하는 의과대학에 가려고 주말에 입시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금전적으로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은 데다 재수한다고 해서 꼭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어서인지 부모님은 알게 모르게 저에 대한 고민이 많아 보이십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진로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보는 것은 건설적인 것 같습니다. 먼저 현재 하고 있는 입시 공부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져 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진로를 다시 정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바라보아야 하는 불안한 상황이지만, 목표가 분명하다면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나의 진로에 대해서 내가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결과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마음 때문에 결정을 하지 못한다면, 더 좋은 미래를 성취하기가 그만큼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 도움말 교육부 박노화 교육행정사무관 한국청소년 상담원 손재환 선임상담원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시범 운영 중계평생학습관

    시범 운영 중계평생학습관

    빈부 격차가 벌어지면서 교육 양극화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쪽 아이들은 여러 개의 전문화된 학원 수업에다 수백만원대 과외까지 받고 있지만 다른쪽 아이들은 몇만원대의 학습지조차 받아보기 버겁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회 복지로 다가가는 제도적 장치. 교육 양극화 해결을 위해 힘찬 첫걸음을 내디딘 서울 중계평생학습관의 ‘학습도움방’을 참관해봤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노원구 중계3동 중계평생학습관 제4강의실. 학교 정규수업을 마친 중학교 1학년생 18명이 모여 중원중 오진주(27·여) 교사가 내준 수학 쪽지 시험지를 열심히 풀고 있다. 이날이 학습도움방이 열린 첫날이기 때문에 오 교사는 아이들의 실력을 시험해 보기위해 정수의 덧셈과 문자의 계산, 방정식 등 수학의 기초를 가늠하는 문제가 담긴 쪽지 시험을 냈다. 하나도 풀지 못하는 아이부터 그럭저럭 풀어내는 아이까지 다양한 수준이 모였다. 오 교사가 “여러분이 학교 수업시간에 설명이 너무 빨라서 따라가지 못했던 부분을 여기서 충분히 복습할 수 있을 겁니다. 학교보단 인원이 적으니까 나도 최대한 많이 봐줄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같은 시간 제2강의실.24명의 중1년생들이 모여 상계중 박민선(49·여) 교사의 수학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제2강의실 수업은 옆교실보다 학생들의 호응이 더 뜨겁다. 박 교사가 “방정식이 뭐예요.”라고 물으니 학생들이 입을 모아 “미지수가 무엇이냐에 따라 참이 되기도 하고 거짓이 되기도 하는 식”이라고 또박또박 답한다. 이 학생들은 제4강의실 학생들보다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더 우수한 아이들이다. 박 교사는 “학교 수업보다 약간 더 느리게 진행해서 이해하기 쉽게 만들 테니 잘 따라와라.”고 충고한다. 중계평생학습관 학습도움방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사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예·복습을 도와줌으로써 교육 격차를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인근 중원중, 중평중, 하계중, 한천중학교 1학년 학생들 가운데 기초생활보호대상자나 중식지원대상자, 결손가정 자녀 50명을 추렸다. 상계중 김부용(41·여) 교사와 상경중 양상순(43·여) 교사, 중원중 김희진(41·여) 교사와 중계중 박윤우(23·여) 교사 등 6명의 현직 교사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EBS교재를 토대로 학생들에게 국어와 영어, 수학 과목을 가르친다.50명의 학생들을 지난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절반씩 월수금-화목금 두 반으로 나눈 뒤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하루 3교시 수업을 연다. 수업만이 아니다. 소속 학교들과 연계해 사회복지사와 청소년상담센터 등의 협조를 받아 청소년 시기에 겪을 어려움에 대해 상담도 해주고 저녁 식사도 무료로 제공해준다. 강의실 문을 언제나 열어두기 때문에 수업이 없는 날에도 학습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계 학습도움방은 서울시교육청 예산 4000만원을 지원받아 서울 시내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12일에는 용산도서관도 인근 초등학교 5학년을 대상으로 학습도움방을 개설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들 2개 학습도움방의 운영 상태를 살핀 뒤 내년부터 시립과 구립도서관 등에 학습도움방 개설을 적극적으로 장려할 계획이다. 중계평생학습관 구희석 관장은 “한번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연달아 학습 의욕을 잃게 되기 때문에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움방을 꾸렸다.”면서 “특기 적성 교육이 중심이 된 방과후 학교와는 달리 일단 정규 수업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저소득층 학생들의 공부를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호응도 좋다. 하계중 1학년 조모(13)군은 “이제까지 제대로 학원에 다녀본 적도 없는데 현직에 계신 선생님들이 직접 가르쳐 주니까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고 힘이 난다.”고 말했다. 한천중 1학년 임모(13)양은 “학교 수업이 따라가기 벅찰 때가 많았는데 선생님들이 핵심만 짚어줘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도서관·복지관 운영 배움터 곳곳에 학습도움방은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지만 서울시내 도서관과 수도권 각종 시설에는 갖가지 배움터들이 운영되고 있는 교육의 장이 많다. 서울 강동도서관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후 3시10분부터 50분 동안 중국어 교실 ‘니하오 차이나’를 연다.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중국어 회화와 중국노래 배우기, 중국문화 알기 등의 커리큘럼으로 중국을 가르친다. 이 도서관은 또 ‘타임머신 역사기행’이라는 이름으로 매월 첫째와 셋째 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3시30분까지 역사 기행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자칫 딱딱하게 접하기 쉬운 역사를 구연 이야기식으로 풀어서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8월까지 열린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은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동시를 통한 어린이 독서지도’ 프로그램도 개설하고 있다.(02)483-0178,0728. 정독도서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초등학교 4∼6학년생 20명을 대상으로 ‘논술 기초 및 글쓰기 지도’ 프로그램을 연다. 동국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서울예대와 중앙대, 명지대 등에 출강하고 있는 김두임씨가 아이들을 가르친다. 또 매주 토요일 초등학생 전학년을 대상으로 한 ‘초등학생 관련 우수영화감상’ 프로그램도 함께 개최한다.(02)2011-5771. 종로도서관에서는 매월 둘째와 넷째 주 토요일에 중학교 1∼2학년이 참가할 수 있는 ‘청소년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02)737-1704. 강남도서관에서는 매월 첫번째 토요일 고등학생 20명을 대상으로 ‘도서관과 함께하는 선정릉 기행’ 프로그램을 연다. 고등학생들에게 현장에서 정확한 역사 지식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02)3448-4744. 인천시 세화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매일 방과 후 인근 연수초등학교의 저소득층 가정 5∼6학년 아동 20명을 대상으로 ‘에듀피아 클래스’를 열고 있다. 전액 무료 교육으로 개인별 능력 차이를 고려한 국·영·수 학습지도 프로그램을 갖췄으며 미술과 영어, 일본어와 한자, 독서지도 등 특별 교육도 실시한다.(032)813-2791∼4. 인천시 북부교육청에서는 GM대우가 참여하는 무료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인근 청천중학교 희망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3시50분부터 1시간여 동안 GM대우측에서 초빙한 강사들이 영어회화와 독해, 포토샵 등을 가르친다.(032)503-3902.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학습도우미 중계중 박윤우교사 “넘치는 의욕에 비해 집안 사정 탓에 공부 방법을 찾지 못하는 아이들이 안타까워 이렇게 나왔습니다.” 중계평생학습관이 개설한 학습도움방의 학습도우미로 나선 중계중 박윤우(23·여) 교사는 지난 2월 대학을 갓 졸업하고 다음달 일선 학교에 부임한 ‘초보’ 선생이다. 학습도우미 교사 6명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박 교사는 ‘짧지만 길었던’ 지난 석달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다 학습도우미 자원봉사로 나서게 됐다. 영어 과목을 맡고 있는 박 교사는 대학 시절 야간 학교나 공부방에서도 자원봉사를 했다. 석달 동안 학교에서 만난 저소득층 아이들이 학습 의욕에 비해 수업 진도 따라가기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그 아이들을 위한 공부모임을 만들 계획도 짰다. 이때 마침 학습도움방이 생긴다는 서울시 북부교육청의 공고가 학교에 나붙은 걸 보고 선뜻 자원봉사를 지원했다. “‘강북 속의 강남’이라는 노원구에는 저소득층 자녀도 많기 때문에 교육 격차가 큽니다. 넉넉한 집안 아이들에 비해 수업시간에도 왠지 모르게 적극성과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아이들을 위해 보충 교육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죠.” 박 교사는 학습 분야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또래 상담에도 나설 예정이다. 학습도움방이 공부 분야에만 매진하면 아이들이 흥미를 잃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공부하려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꾸준히 가르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합니다. 또 학습도움방에 대한 홍보도 제대로 되어야 교사들의 참여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고1·2학년은 지금 ‘내신전쟁’

    ‘중간고사 준비는 보름 이상, 기말고사는 한달 이상.’ 국내 온라인 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가 최근 전국 고교 1·2년생 9029명을 대상으로 내신대비 학습시간을 온라인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설문조사에는 전국 1535개 고교의 1·2년생 9029명이 참여했다. 이미 치러진 1학기 중간고사 공부기간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4338명)가 ‘보름 이상’이라고 답했다.‘15∼21일’이라는 응답자는 32.8%였다. ‘기말고사 준비는 언제부터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5.2%(4083명)가 ‘한달전부터’라고 말해 중간고사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는 것으로 파악됐다.이어 ‘시험보기 3주전’(37.5%),‘시험보기 2주전’(13.0%)순이었다. 메가스터디측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중간고사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기말고사 준비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학생들은 수학을 가장 어렵게 생각하며 이에 따라 제일 열심히 공부할 과목으로 꼽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간고사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을 수학으로 꼽은 응답자는 전체의 31.2%를 차지, 가장 많았다. 이어 국어(21.9%), 영어(19.7%)순이었다. 또 기말고사 준비과정에서 가장 집중할 과목으로는 절반에 가까운 47.2%가 수학을 꼽았다. 이어 영어(21.6%), 국어(15.4%)순이었다. 손은진 본부장은 2일 “2008학년도 입시부터 내신반영 비율이 높아진다는 소식에 고 1·2년생들이 입시준비한다는 생각으로 내신시험을 준비하는 분위기”라면서 “6월말∼7월초에 시작되는 기말고사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박현갑기자eagleduo@seoul.co.kr
  • [이것이 궁금해요] 학교 영어강사 수준 학원에 뒤지지 않아

    [이것이 궁금해요] 학교 영어강사 수준 학원에 뒤지지 않아

    ●딸 애가 중학교 1학년입니다. 얼마전 중간고사를 봤는데 영어점수가 형편없이 나왔어요. 그래서 학원에서 보충학습을 받도록 하고 싶은데 어떤 곳이 좋은지 알려주세요. 문법을 중시하며 우리 식으로 가르치는 곳이 좋은지, 문법보다 회화 등 실용에 중점을 둔 교육방식을 주로 하는 곳이 좋은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한 차례 시험 결과만을 가지로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본질적으로는 회화중심으로 가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현행 학교시험은 대체로 읽기와 문법중심이라 학교성적을 올리겠다면 단기적으로는 문법중심으로 공부하는게 내신향상에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회화라 하더라도 문법도 들어가 있으니 회화중심 교육을 권하고 싶습니다. 정부에서도 듣기·말하기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영어교육 정책을 바꾸고 있습니다. 문법의 경우,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으나 듣기 말하기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대비해야 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자아이를 둔 학부모입니다. 성격이 너무 온순해 다부진 성격으로 바꿔주기 위해 태권도 학원에 보내려고 하는데 아이가 가기 싫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빠나 엄마가 동기유발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아이가 싫다고 하는데도 무리하게 가라고 종용하면 교육적인 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자녀에게 어떤 운동 종목이 맞는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용한 아이라면 우선 운동에 관심을 갖게한 다음 천천히 유도할 필요가 있죠. 이런 경우, 운동학원-태권도 학원이든 유도, 합기도 학원이든-에 들어간 이후에도 꾸준하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운동학원의 경우, 관장이 아니라 사범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원생들이 기능적으로 동작을 잘못 취하면 얼차례도 주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미리 관장하고 자녀 특성등에 대해 상담을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 아빠나 엄마도 자녀가 집에 돌아오면 “너 태권도 학원다니더니만 달라졌다. 운동이 재미있나 보다.”며 격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생을 둔 학부모입니다. 방과후 학교에서 원어민 강사와의 영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관심있으면 참가하라고 학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수업은 하루 50분씩이며 원어민 강사는 하루 15분내지 20분정도 가르친다고 되어 있고요. 나머지는 한국인 강사가 가르치고요. 비용은 10만원입니다. 그런데 조금 더 돈을 내더라도 영어전문 학원에 보내는 게 낫지않나 생각돼서요. ▶일단 가격의 경우, 민간의 경우, 학교에 비해 한 두배 비싼 게 아닙니다. 원어민 강의가 그렇다는 것이죠. 일반 학원의 경우, 대체로 일주일 2∼3차례 하면서 25만원에서 30만원을 받습니다.ECC나 SLP 등이 그렇죠. 가격에 대비하면 학교가 엄청 싼 것이죠. 다음으로 강사 수준을 봐야 합니다. 사설학원 강사는 학부모가 검증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학교 강사는 비자문제에서부터 학력 자격 등을 꼼꼼히 검증하기 때문에 강사수준은 일반학원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다 할 수 있습니다. 특기적성 강사로 받으려면 서류가 굉장히 까다롭고 채용 신체검사도 받습니다. 공무원에 준하는 자격을 갖춰야 하죠. 프로그램도 좋습니다. 게다가 자녀가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바로 공부하고 갈 수 있다는 것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학년별, 수준별로 수업하는지 점검하고 강사수준도 살펴보고 가격도 대비한 다음에 결정하면 됩니다. ■ 도움말 교육인적자원부 박상화 연구사, 서울시교육청 임세훈 장학사, 서울교대 부속초등학교 김수정 교사.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성적비관 중고생 자살 잇따라

    4일 오후 7시쯤 서울 노원구 중계1동 한 아파트 화단에서 이 아파트 7층에 사는 중학생 S(13·1년)양이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조모(59)씨가 발견했다. 조씨는 “동네 할머니가 아파트 화단에 누군가 쓰러져 있다고 해서 가 보니 여중생이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S양이 이날 중간고사를 마친 뒤 시험성적이 좋지 않아 괴로워했다는 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3일 밤 11시30분에는 서울 구로구 고척동 한 단독주택에서 고교생 C(16·2년)군이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C군의 책상 위에서는 “엄마, 아빠 미안해요.”라고 적힌 유서와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등이 적힌 노트가 발견됐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특목고등 시험문제 이미 학교홈피 공개

    특목고등 시험문제 이미 학교홈피 공개

    국·공립 주요 대학들이 2008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학생부 반영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대신 교육인적자원부에 고교 내신 신뢰도를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앞서 교육부는 내신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시험 문제 공개를 꺼내 들었다. 이번 중간고사부터 전국 일반계 고교는 인터넷등에 시험문제를 공개해야 한다. 고교 1학년은 듣기평가 등을 뺀 일반시험 8개 과목,2·3학년은 8∼9개 과목이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모처럼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총이 한 목소리를 냈다. 출제에서부터 채점 이후 공개에 이르기까지 학교 시험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짚어 본다. 고등학생들은 고교 3년 동안 12번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본다. 한 학기별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각 한차례씩 본다. 이 시험을 통해 내신이 결정된다. ●출제는 교과협의회나 순번제로 교사들로서는 내신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는 데다 문제 공개방침으로 부담이 그만큼 늘어났다. 현재 시험문제는 대부분 교과협의회에서 공동출제한다. 규모가 작은 학교인 경우, 담당교과목 교사가 혼자 내기도 한다. 또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내는 경우도 있다. 교육부 박희동 연구사는 “문항별로 교사가 나눠 내는 경우 등 출제하는 방식은 다양하다.”고 말했다. 공동출제하는 이유는 난이도 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교사마다 수업진도가 다를 수 있는데다 관점이 다를 수 있어서다. 교육부 박상화 연구사는 “과 단위로 각자 문제를 낸 뒤, 함께 모여 중복되는 문제를 추려내고 오답시비는 없는지 등을 거친다.”고 소개했다. 문제 출제 때 교과연구용 도서나 출판사에서 펴낸 참고서 등을 참고한다. 한 때 출판사에서 나온 문제를 고스란히 베껴 문제가 생긴 이후 베끼는 경향은 거의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한편 영어·수학 등 일부 교과목에 한해 진행되고 있는 수준별 이동수업의 경우, 수업은 상·중·하로 나눠 진행하지만 시험문제는 동일하다. 하지만 하위수준의 학생들도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배점은 낮지만 평이한 문제를 많이 내는 경우가 있다. ●출제에서 인쇄까지 일주일 정도 소요 시험문제 출제에서 인쇄까지는 학교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략 일주일 정도 걸린다. 시험문제가 완성되면 외부인 출입이 금지되는 등사실 등에 안전하게 보관한다. 시험문제 도난 사건 이후 시험보관에 대해서는 학교마다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학생들이 문제를 푼 이후에는 채점을 하게 되는데 학생들의 이의신청을 받는다. 서울시 교육청의 경우, 서술형 평가를 40% 이상 출제하도록 하고 있어 문제출제는 물론 채점에도 신중을 기하지 않을 수 없다. ●“공개하니 교사들 신중하게 출제” 현재 서울시내 학교들 가운데는 특목고 등 사립을 중심으로 이미 시험문제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 학교들이 적지 않다. 서울고의 경우,2003년부터 학교 홈페이지에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를 공개하고 있다. 학원에 다니지 않는 학생들을 위한 배려 차원이다. 입시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은 학원을 통해 사실상 기출문제를 모두 확보한다. 학교는 이 때문에 기회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시험이 끝난 뒤 학생들이 가져가는 시험 문제를 아예 인터넷에 공개했다. 서울고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등록하면 누구나 시험문제를 담아갈 수 있다. 이 학교 박기명 3학년 부장은 “출제를 맡은 교사들이 책임을 느끼며 완성도를 고려해 신중하게 문제를 낸다.”면서 “시험 문제를 공개하면 외부 학교와 비교당할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더 중요하다.”고 공개배경을 설명했다. 특수목적고인 대일외고도 3∼4년 전부터 학교 홈페이지에 시험문제를 공개해 오고 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문제 타당성에 대해 질의가 많아 아예 공개를 결정했다고 한다. 출제 교사가 면밀하게 검토한 뒤 문제를 내도록 자극을 주기 위해서다. 김대용 교감은 “시험 문제의 오류를 막는 효과가 있어 장기적으로는 책자로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라면서 “하지만 시행하기에 앞서 저작권 등 내부 합의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교간 서열화 우려돼 하지만 강남지역 등 일부 학교를 빼면 사정은 달라진다. 건대부고 이군천 교감은 “교육청은 평균점수를 70점 내외로 잡으라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학교 사이에 우열차이가 있어 학교간 서열화가 우려된다.”면서 “이번 시험부터 출제 교사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서울 D고 교무부장은 3일 “오늘 시험이 끝나 주요과목 위주로 다음주에 시험문제를 공개할 방침”이라면서 “저작권 문제가 있는 등 여러가지로 부담이 크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어 학습자료 형태로 공개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미 기출문제 유통돼 시중에서는 이미 학교 기출문제가 유통돼 왔다. 학원뿐만 아니라 학교 앞 문구점들이 기출문제를 책자로 묶어 알음알음 보급해 왔다. 아예 한 온라인 교육업체는 기출문제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사이트를 운영하다 법원의 저작물 반포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내신성적을 객관적으로 내기 위해 교사들이 노력을 기울여 출제한 문제의 창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사유를 밝혔다. 박현갑 이유종기자 eagleduo@seoul.co.kr ■ ’시험문제 공개’ 교육부 입장 교육인적자원부의 김영윤 초중등교육정책과장은 시험문제 공개에 대해 “2008학년도부터 학교 성적이 중요해 투명한 관리를 위해 인터넷 공개 등을 의무화했다.”고 밝힌다. 내신 부풀리기 의혹을 받아왔는데, 시험문제를 공개함으로써 시험의 공정성, 투명성, 그리고 신뢰도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지난달 10일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 학업성적관리담당 장학관 회의를 열고 시험문제, 평가기준, 평가내용 등을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결정했다. 남부호 연구관은 “인문계 고교는 투명성 제고를 위해 공개하라는 것이고 나머지 실업계나 중학교 등의 경우, 학교장 자율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중간고사가 이달초부터 20일까지 실시되고 있다.”면서 “시험을 실시하기 전에는 시험계획, 시험실시 횟수를 공개하고 시험을 본 다음에는 문제와 답을 공개하게 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공개로 인해 교사들이 다소 부담을 느끼겠지만 공개함으로써 앞으로 문제를 내는데 신경을 많이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사들이 시험문제를 출제할 때 신중을 기할 것이고, 결국은 반복 출제, 문제 베끼기, 엉터리 문제 출제 등이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전교조에서 주장하는 교사의 평가권 침해주장에 대해서는 다른 주장을 편다. 남 연구관은 “우리가 말하는 평가권과 전교조가 주장하는 평가권은 다르다.”면서 “공개를 할 경우, 교사들에게 다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이번 기회에 자신이 맡은 교과에 대한 전문성을 발휘, 당당하게 평가하면 오히려 교사 평가권이 강화된다.”고 밝혔다. 또 시험문제를 공개하게 되면 학원에서 하는 내신대비 쪽집게 과외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학원에 가는 이유가 학교에서 나올 만한 문제유형을 알고 싶어서 가는 것인 만큼 문제공개로 이러한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다만 공개시 교사에게 있는 저작권 침해문제가 나올 수 있다며 지역교육청에서 단속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공개 반대 전교조·교총 전국교직원 노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대표적인 교육단체는 중간·기말고사 문제 공개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혜숙 전교조 위원장은 지난달 말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많은 현안이 있으나 상견례 자리인 만큼 아주 시급한 것만 말씀드린다.”며 시험지 인터넷 공개의 부당성을 제일 먼저 제기했을 정도다. 하지만 문제 공개에 접근하는 방식은 사뭇 달랐다. 전교조는 시험문제를 공개하면 결과적으로 학교와 교사를 비교해 ‘서열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교총은 전체 학교가 ‘정형화’되는 것에 심각한 우려의 뜻을 전했다. 전교조 이민숙 대변인은 “시험 문제가 공개되면 학교들끼리 비교하게 된다.”면서 “고교 내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학교간에 차이가 존재하며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학력차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시험문제를 인터넷에 공개하면 수업이라는 과정이 빠진 채 시험문제를 통해 겉으로 드러난 결과만을 평가해 교사의 자율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총은 일단 “정부가 나설 일이 아니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시험문제 공개는 정부가 단위학교의 평가권을 침해하고 결과적으로 전국 고등학교의 시험문제가 한 가지 틀로 정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재갑 대변인은 “현실적으로 교육과정은 동일하나 학교별 차이를 고려해 문제 공개로 어떤 폐단이 발생할지에 대해 분석과 검토가 이뤄졌어야 한다.”면서 “부작용을 고려해 공론화 등의 과정이 빠진 채 탁상행정으로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교총은 의무적인 공개보다는 자율적으로 공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또 정부가 시험문제를 공개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것은 학교 운영 자율성을 침해하는 연장선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길섶에서] 초비상/한종태 논설위원

    애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일주일 전부터 집안에는 초비상이 걸린다. 중3 아들과 중1 딸이 시험을 잘 치르도록 하기 위한 배려에서다. 집안의 모든 안테나와 주파수가 두 녀석의 컨디션과 학습 정도에 맞춰진다. 신나게 뛰어놀던 막둥이도 뭘 아는지 이때만큼은 걸음걸이마저 신중해진다. 엄마, 아빠는 한명씩 붙잡고 문제풀이를 도와주는데 여간 힘드는 눈치가 아니다.“우리 때와는 난이도가 확 차이나네.” 학원과 독서실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두 녀석도 부쩍 야윈 모습이다. 성적이 뭔지…. 새벽 2시쯤 집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곯아떨어진다. 안쓰러운 생각에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뽀뽀를 해준다. 하지만 이런 마음도 잠시, 이른 아침이면 기숙사 사감처럼 목청을 한껏 키운다. 꿀잠을 자는 녀석들을 깨워 학교 가기에 앞서 아침을 제대로 먹여야 하는 까닭이다. 애들도 고생, 부모도 고생이다. 한데, 이 짓을 얼마나 더 해야 하나. 막둥이까지 생각하니 어이쿠!십년이 넘네. 그때 아들과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아빠, 시험 잘 봤어.”“그래∼. 잘 했다. 오늘 뭐 사줄까.”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수준별 이동수업

    수준별 이동수업

    학생마다 학습능력이 똑같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학교에서는 어떻게 하면 이들의 학업능력을 높일 수 있을까.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마련한 대책 가운데 하나가 수준별 이동수업. 올해부터 전국 중·고교의 53%까지 확대된다. 수준별 이동수업이 학생들에게 어떤 효과가 있는지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 중인 3개 학교의 수업현장을 찾았다. ●예일여고… 4명 단위 협동학습으로 서로 격려 “여러분, 다음 중 어떤 게 이 단어와 뜻이 같을까요.”학생들은 교사가 가리킨 대형 PDP TV 화면 속 ‘매터(Matter)’란 단어를 종이사전과 전자사전에서 찾기 시작했다. 곧이어 ‘컨서언 어바웃’(Concern about)이 정답이라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나온다. 6일 오후 은평구 구산동 예일여고 1학년2반. 영어 수준별 이동수업이 한창이다. 상-중-하 3단계 중 중간수준인 ‘로즈반’이다. 윤종은(31) 교사는 “학생들이 단어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하고 이해하고 암기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하는 수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수업에 대한 학생 참여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같은 시간 영어 상급반인 ‘튤립반’에서는 유현정(29) 교사가 지난 시간에 설명한 관계대명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지문을 예로 들면서 학생들의 독해능력과 어휘실력을 점검하고 있었다. 특히 세계의 자선단체에 관련된 지문을 통해 학생들은 영어 외에 사회 영역 공부도 간접적으로 하고 있었다. 이 학교의 영어·수학 수준별 이동수업은 1학년 15개 모든 반에서 이뤄지고 있다. 진단고사를 통해 학생들은 상-중-하로 나뉜다. 하지만 반 이름은 로즈, 릴리, 바이올렛 등 꽃이름으로 해 위화감을 줄이고 있다. 중급반 김모(16)양은 “통합수업을 한 중학교 때에는 상위권 위주로만 수업이 진행돼 궁금해도 질문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수준별 수업이라 진도에 맞추기가 쉽다.”면서 “영어와 수학에 대해 잃었던 자신감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만의 특징은 학생 4명이 1개 조를 이뤄 얼굴을 마주보고 수업하는 협동학습. 교사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학생이 있으면 서로 힘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등 끼리끼리 격려도 해준다. 상급반에 속해 있는 박모(16)양은 “조를 이뤄 하는 수업은 집중력을 높여주고 모르는 것은 친구들끼리 물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예일여고는 1학기 중간·기말 고사 결과에 따라 2학기에 반을 다시 편성한다. 하급반 이모(16)양은 “친구들 보기에도 그렇고 하급반에 속해 있는 게 창피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1학기 시험을 잘 봐서 2학기에는 기필코 중반으로 올라 가겠다.”고 말했다. ●동대문중… 성과좋아 학급 늘리고 교사도 증원 6일 오전 동대문구 전농동 동대문중학교에서는 교사들이 다음달 시작될 2차 수준별 영어·수학 이동수업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하고 있었다. 동대문중은 곧 치르게 될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을 토대로 반을 나눠 수준별 이동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2004년부터 2·3학년 영어·수학 과목에 한해 심화반(상급)-기본반(중급)-보충반(하급) 등 3단계로 나눠 했던 수준별 수업을 심화반-기본반-보충반-기초반의 4단계 구분으로 세분화한다. 학생 개인들에게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특히 하급반 학생들의 기초실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김군대 교감은 “기초반 학생 수를 15명까지 줄여 학생들을 더 자세히 개별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학급 수는 학년당 9개에서 12개로 늘어난다. 반이 늘어나는 만큼 영어·수학 시간강사를 1명씩 더 채용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에 예산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김 교감은 “수준별 이동수업을 위한 영어·수학 학습자료를 우리 교사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었다.”면서 “많은 학교로부터 이 학습자료를 보여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유민(28) 교사는 “학기 전 수준별 이동수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0% 이상 학생들이 만족감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는 “수준별 수업을 하지 않는 과학·사회에 비해 영어와 수학은 학급간 평균 점수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비슷한 수준의 집단이어서 토의학습 및 소집단 학습이 가능해지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성수중… 희망자만 실시해 높은 열의 7일 오전 성동구 성수1가 성수중학교 3학년 도약(하급)반. 노진숙(32) 교사의 지도에 따라 학생들이 영어단어를 받아쓰고 뜻을 적어가며 반복적으로 단어를 외우고 있었다. 노 교사는 “하급반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반복수업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하급반에서 다른 반으로 올라가는 학생들에게 선물을 주는 등 학습동기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각 3학년 성취(상급)반에서는 직접 학생들이 영어지문을 읽고 해석하도록 하는 수업이 진행됐다. 실력을 바탕으로 성취-향상-도약 등 3단계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고 있는 성수중에서는 희망하는 학생들에 한해 이를 실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열의는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하지만 수업할 수 있는 교실과 교사가 부족해 40여명 정도의 학생들은 수준별 수업을 듣고 싶어도 못 듣는 상황이다. 수준별 수업은 현재 3학년 6개반,2학년 3개반,1학년 3개반에서 실시되고 있다. ●평가방법의 한계… 심화학습 효과 반감 수준별 이동수업에 문제점은 없을까? 일선 교사들은 수준별 이동수업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평가의 한계와 하급반 학생 지도라고 입을 모은다. 수준별 수업에서 중급반 이하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중간·기말 등 내신관련 평가 문제들을 모두 교과서 본문에서만 내야 한다. 자연히 문제의 난이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교사들이 심화학습을 위해 만들어 오는 부교재의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전반적인 학력수준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예일여고 윤종은 교사는 “교육부에서 수준별 이동수업과 관련된 평가문제를 빨리 해결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은 교사들이 준비해온 부교재에 대해 높은 기대감과 관심을 나타내지만 당장 내신시험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업무부담도 문제다. 수준별 수업이 세분화될 수록 교사 수요는 늘지만 현실적으로 그에 맞춰 교사를 채용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밖에 반 편성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거부감이나 위화감, 인원 배정의 형평성 문제, 이동수업으로 인한 분실물 발생 등도 수준별 이동수업의 성공을 위해 극복할 점들로 꼽힌다. 동대문중 송유민 교사는 수준별 반 편성 이후에도 교실 내 수준별 수업 실시, 특별 보충수업의 적극적인 운영, 하급반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해 상-중-하급반 학습자료 공유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외국에선 어떻게 하나? 미국·영국 등 외국 학교에서도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하고 있을까. 그렇다. 교육인적자원부가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영국·독일·일본 등에서는 대부분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고 있다. ●미국 미국의 경우, 주마다 사정이 다르나 초등학교 때부터 수준별 이동수업이 이뤄진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에는 교실을 옮기지 않고 같은 교실 안에서 소그룹별로 같은 교사가 가르치는 좁은 의미의 수준별 이동수업이 이뤄진다.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의 경우, 방과후 시간 등을 이용, 별도 과외수업도 해준다. 마찬가지로 보통학생보다 뛰어난 학생에 대해서는 특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엄밀한 의미의 수업이동은 중등단계에서부터 이뤄진다. 미국의 중ㆍ고교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담임교사 제도와 자기 교실이라는 개념이 없다. 대학생들처럼 학생들이 교과목별로 교실을 찾아 다니며 수업받기때문이다. 교과목을 학생수준에 따라 기본(basic), 보통(regular), 심화(advanced)등 3∼4단계로 학생 선택에 따라 실시한다. 수업은 교과 전용실에서 받는 게 일반화되어 있다. ●영국, 독일, 일본 영국도 초등학교 때에는 같은 반내에서 모둠별 학습이 이뤄지고 고학년 때에는 영어·수학 등 일부 과목에 한해 과목별 이동수업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중학교 과정부터는 능력에 따른 반 편성을 토대로 수준별 이동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전 과목을 대상으로 반을 나누는 능력별 반편성(streaming)과 특정 과목만을 대상으로 하는 과목 수준별 반편성(setting)으로 나눌 수 있다. 영국은 이 수준별 교육시스템을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체제(SATs)와 연계운영하고 있다. 이 평가결과에 따라 학교장 인사고과에 반영된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강영혜 박사는 “해마다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학교장 성과를 평가하는데 학생들의 성적이 당초 계약시점보다 좋지 않게 나오면 계약기간을 단축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한편 독일은 중등학교에서 학교간 교육과정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다. 과목별 수준별 수업 도입시기를 학교법에 명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이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수준별 이동수업은 학생의 성적에 따라 2∼3개의 집단으로 나누어 운영한다. 일본은 초·중학교 때에는 전국적으로 동일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한다. 하지만 고교에서는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에 따라 교육과정을 차별화한다. 나가노시의 경우, 학교판단에 따라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의 수학과 국어, 중학교의 수학과 영어교과에서 학생이 30명 이상인 학급에는 교원1명을 추가로 배치하고 있다. 오사카시의 경우, 초등 5·6학년과 중학교 전 학년에서 수준별 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주말탐방] 영어마을

    [주말탐방] 영어마을

    오는 3일 경기도 영어마을 파주캠프가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에서 마침내 문을 연다. 무려 850억원을 들여 만든 영어캠프는 43개의 건물이 들어서 마치 유럽의 작은 마을을 옮겨놓은 듯한 풍경이다. 원어민 강사 100명과 한국인 강사 50명이 수업을 맡는다. 레스토랑, 편의점, 커피숍 등 상업시설에서도 원어민이 점원으로 일한다. 길거리에선 음악이 연주되고 연극공연이 펼쳐진다. 개장에 앞서 구리여중 2학년 200명이 지난달 20∼25일 5박6일간 시범수업에 참여했다. 영어회화학원도 다닌 적이 없는 토종 여중생 이준희(13)양의 체험일기를 통해 파주 영어마을을 미리 가봤다. ■ 구리여중2년 이준희양 체험기 ●프롤로그 첫 입소 학교로 뽑혔다. 기쁘고도 두렵다. 캠프에선 영어만 사용해야 한단다. 원어민 얘기를 알아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어학연수를 다녀온 아이들에게 눌려 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오면 어쩌나.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인지 반 41명 가운데 25명만 신청했다. 일단 부딪쳐 보자. #1일째:영어로만…일주일이 걱정이다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캠프는 영국 궁전과 닮았다. 영화나 다른 나라로 여행온 듯싶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들어서니 원어민이 수첩을 주며 뭐라고 묻는다. 순간 당황했다. 어렵사리 여권이라는 걸 알았다. 여기서 일주일을 어떻게 살지 덜컥 겁부터 났다. 기숙사는 4명이 같은 방을 쓴다. 아래에 책상, 위에는 침대가 놓여 있다. 집보다 깨끗하다. 대학생이 된 기분이다. 전공과목인 과학·음악·드라마·오락 가운데 드라마를 선택했다. 우리 조는 5명, 담임은 ‘신시아’라는 한국인이다. 그러나 절대 한국어를 하지 않는다. 담임이 원어민인 조도 많다. 옷을 갈아입고 은행으로 갔다. 여권을 보여주니까 20달러를 준다.5박6일간 사용할 가짜돈이다. 이 돈으로 서점에서 교재를 샀다. 점원이 모두 원어민이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는 책장에 영어가 붙어 있어 어렵지 않았다. #2일째:말 안 통해 속상…집에 가고싶다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손바닥만 한 디지털카메라로 동영상을 찍고 컴퓨터로 편집하는 것이다. 작동방법이 간편하다. 감독, 카메라감독, 배우 역할을 나눠 돌아가며 촬영한다. 나는 학생 2명이 아침에 지각해 선생님에게 꾸중듣는 내용을 담았다. 영어 대사를 쓰면 선생님이 틀린 부분을 고쳐줬다. 몇몇 친구들이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 영어로만 말하니까 하고 싶은 얘기를 다할 수 없어 가슴이 답답하단다. #3일째:단어 더듬더듬, 그런데 말이 통했다 선생님들이 참 친절하다. 원어민들은 길거리에서 만나면 모르는 사람에게도 ‘Hi’하며 인사한다. 레게머리를 한 선생님이 있는데, 만져보며 어떻게 머리를 감느냐고 물어봤다. 화내지 않고 친절하게 답해줬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백인 선생님도 있다. 아프리카에는 모두 흑인만 사는 줄 알았는데. 정말 아프리카에서 왔냐고 했더니, 그렇단다. 흑인 선생님들은 처음에 왠지 무서웠다. 그러나 이제 친근하다. 웃을 때도 귀엽고, 다정하다. 수업시간에 발표를 많이 한다. 학교에서는 틀릴까봐 가만히 있었다. 여기선 다들 어눌하니까 오히려 용기가 생긴다. 단어만 말하면 선생님이 문장으로 고쳐주고, 여러번 반복해서 말하도록 시킨다. 이해하지 못한 것은 쉬는 시간에 친구들에게 물어본다. 서로 말을 맞춰 보면 다 알아들을 수 있다. #4일째:게임하다 보니 문장이 술술 저녁에는 게임을 많이 한다. 의자빼기가 가장 재미있다. 선생님이 문제를 내면 벽에 붙어 있는 정답 종이를 찾아오는 게임도 하고, 허리를 뒤로 굽혀 낮은 봉을 지나가는 림보게임도 했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알파벳으로 단어를 만들고, 영어문제를 듣고 화이트보드에 답을 적는 골든벨도 했다. 게임하며 반복해 듣는 문장들은 자연스레 외우게 된다.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해 먹는 수업을 했다. 첫날 받은 돈으로 계산했다. 웨이터가 주문이 끝났는데도 가지 않고 계속 서 있었다. 친구들이 팁을 줘야 한다고 알려줘서 1달러를 줬다. 아침에는 빵과 주스, 점심에는 스파게티 등 서양음식, 저녁에는 한식이 나온다. 뷔페식이라 맘껏 먹을 수 있다. 처음에는 서양음식이 맛있더니 점점 저녁이 기다려진다. 엄마가 해주던 반찬이 정말 그립다. #5일째:영어 수다가 자연스러워졌다 친구랑 밤 늦게까지 수다를 떨다가 늦잠을 잤다. 매일 오후 유니세프 회관에서 만들던 비누를 오늘 마무리했다. 가난한 아이들에게 보내는 선물이다. 비누를 녹인 뒤에 향과 색깔을 첨가하고 별, 장미 등 예쁜 틀에 넣어 모양을 만든다. 포장한 뒤 만드는 방법 등을 영어로 적었다. #6일째:영어도 한국어 같은 그냥 말이다 선생님과 정이 들어서 헤어질 때 많이 울었다. 선생님이 안아주며 잘 가라고, 영어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데 나도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일주일이 정말 빨리 갔다. 여름방학 캠프가 2주일에 60만원이라는데 친구들끼리 꼭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영어가 한국어처럼 그냥 말이라는 걸 깨달았으니까 더 이상 겁나지 않는다. ●에필로그 이제 영어시간에 시계를 보지 않는다. 더이상 지루하지 않다. 선생님이 단어나 문장을 설명하면 입으로 따라해 본다. 눈으로, 머리로 알아도 입 밖으로 말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으니까. 문법이 틀려도 괜찮다. 자신감이 생겼다. 열심히 영어를 익혀서 엄마랑 꼭 해외여행을 떠날 거다. 정리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준희양은 - 성적 중상위권 영어 안 좋아해 이준희양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영어를 배웠다. 그러나 영어회화 학원에 다니며 공부한 적은 없다. 원어민과 대화를 나눈 경험은 인사동에서 우연히 길을 알려준 것뿐이다. 성적은 중상위권이지만, 영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입소 첫날 이양은 다소 의기소침했단다. 쏟아지는 영어에 당황한 것. 묻는 말에 간신히 대답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몰라보게 달라졌다. 수업시간 발표가 많아지고, 게임할 때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영어를 공부가 아니라 놀이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 서울·경기 프로그램 차이 서울시와 경기도가 영어마을을 나란히 열었다. 서울시는 3월27일 강북구 수유동에, 경기도는 3일 파주시 탄현면에 개원한다.2004년에 시작한 송파구 풍납동 풍납캠프와 안산시 대부도 안산캠프까지 합치면 서울 주변에 영어마을이 4곳으로 늘었다. 영어마을의 특장점을 알아본다. 파주캠프가 건평 1만 1058평으로 최대 규모다. 교육생 550명을 한번에 수용한다. 시설은 놀이동산과 닮았다. 놀이기구 대신에 수영장, 축구장, 도서관, 공연장, 미술관, 경찰서, 우체국, 서점 등이 있다.43개 건물이 모두 따로 세워져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건평 4397평인 안산캠프는 파주캠프가 완공될 때까지 영어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 역할을 맡았다. 강사 57명, 교육생 200명이 수업한다. 반응이 좋아 캠프운영은 계속된다. 경기도는 2008년까지 양평군 용문면에 300명을 수용할 양평캠프를 세울 계획이다. 서울 수유캠프는 3760평, 풍납캠프는 3868평이다. 규모가 적어 공공·상업시설은 가상공간이다. 방을 호텔, 은행, 방송국, 우체국, 비행기로 꾸며 돌아다니며 체험하도록 했다. 수유캠프는 기숙사를 완공하지 못해 6월까지 통학해야 한다. 서울 영어마을은 위탁운영 체제다. 풍납캠프는 헤럴드미디어가, 수유캠프는 YBM에듀케이션이 맡고 있다. 경기 영어마을은 재단법인 경기도문화원이 운영한다. 그래서인지 참가비가 다소 싸다.5박6일 프로그램의 경우 서울은 16만원, 경기도는 8만원이다. 특히 경기 영어마을은 1박2일 주말 프로그램의 경우 도민은 3만원, 타 시·도민은 6만원으로 차등을 둔다. 캠프마다, 프로그램마다 참가대상이 다르다. 서울은 초등 5∼6년생이 대상인 반면 경기도는 중학 2년생이다. 자연히 수업방식도 달라진다. 중학생을 가르치는 경기도는 드라마, 음악, 오락, 과학 등 4가지 전공 중 한 가지를 골라 가르친다. 초등생이 대상인 서울은 상황별 체험학습 위주다. 서울, 경기 모두 평일에는 지자체에 속한 학교별로 단체를 받는다. 개인별 입소는 방학이나 주말만 가능하다. 주말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풍납캠프는 초등 3년∼중학 1년생, 수유캠프는 초등 5년∼중학 2년생이 대상이다. 반면 파주캠프는 초등 3∼6년생으로 제한했다. 가족 프로그램은 수유와 안산에서 진행한다. 등록은 선착순이다. 수유·안산·파주의 일일체험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파주캠프는 어린이 체험관에서 힙합댄스, 동화책 만들기를 진행한다. 어린이 영어 뮤지컬도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성인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경기도내 중등영어교사에게 4주간 영어 재교육을 무료로 해준다. 군 장병들도 1년에 두차례씩 중학교 중간고사 기간에 입소한다. 선발은 국방부가 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원어민 강사는 원어민 강사는 300여명에 달한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침대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미국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아일랜드 등 6개국 출신이다. 실력이 뛰어나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도 뽑았다. 한국인 입양아도 포함돼 있다. 수유캠프는 원어민 35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현재 16명만 확보했다. 꾸준히 늘려갈 방침이다.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초등학생과 활발하게 움직이며 영어를 가르쳐야 하기에 나이 제한을 둔단다. 교사 2명이 학생 15명을 맡는데, 원어민과 내국인 각 한 명을 원칙으로 한다. 파주캠프는 원어민 강사 80명을 선발했다. 영어마을이 알려지지 않은데다 강사(교사 포함)경력과 국제영어교사 자격인증서(TESOL)를 가진 원어민을 뽑으려고 인사팀이 일부 국가에는 직접 찾아가 면접했다. 풍납캠프는 원어민 35명, 안산캠프는 원어민 31명을 고용하고 있다. 인적사항이 홈페이지에 자세히 적혀 있다. 월급은 원어민의 경력에 따라 220만∼320만원이나 수당 등을 합치면 연봉 평균 4600만원 수준. 모두 캠프 내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계약은 1년마다 평가를 통해 갱신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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