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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톈안먼 민주항쟁의 마지막 흔적 역사의 뒤안길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톈안먼 민주항쟁의 마지막 흔적 역사의 뒤안길로

    중국 베이징 중심가 톈안먼(天安門) 광장을 핏빛으로 물들인 중국 민주주의 항쟁의 마지막 흔적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비운의 지도자’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전 공산당 총서기의 유족이 베이징 둥청(東城)구 왕푸징(王府井)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푸창후퉁(富强胡同) 6호’ 사합원(四合院)에서 이삿짐을 싼 까닭이다. 자오쯔양 유족들이 푸창후퉁 6호를 떠난다는 것은 이 옛집의 자오쯔양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지난 5일 평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 라오바이싱(老百姓·일반 서민)들이 그의 흔적을 찾아 추념하며 톈안먼 민주화 운동을 떠올리는 일이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다. 사실 중국에서는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흔적을 찾아보기가 그리 쉽지 않다. 중국 본토 인터넷을 검색하면 자오쯔양 옛집 퇴거 소식은 찾을 수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 당국이 인공지능(AI)를 활용해 톈안문 민주화 운동 관련 콘텐츠를 거의 완벽하게 온라인에서 통제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톈안먼 광장의 상흔은 평소 일반인들은 접근 자체가 어려운 금단의 공간이 되고 있는 셈이다. ‘ㅁ’자로 닫힌 형태의 중국 전통 주택양식인 사합원 형태의 푸창후퉁 6호는 중국 공산당이 1949년 10월 1일 사회주의 중국을 건국한 이후 중국 공산당 소유의 관저였다. 1987년까지 당총서기를 지냈던 개혁파 지도자 후야오방(胡耀邦·1915~1989)도 한동안 베이징시 시청(西城)구 후이지쓰후퉁(會計司胡同) 25호 사합원에서 머물렀다. 중국 공산당은 사망한 국가 지도자 주택관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자오쯔양의 딸인 왕옌난(王雁南· 본명 趙亮)과 남편 왕즈화(王志華)가 머물고 있던 푸창후퉁 6호 사저를 당중앙판공실이 회수할 예정이다. 시진핑(習近平) 당총서기는 앞서 2016년 11월 30일 당중앙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당과 국가 지도자 예우와 관련된 규범을 통과시켰다. 당시 정치국 회의에서는 사무실·사저·관용차·교통편·비서 규모·휴가 격식 등 당과 국가 지도자에 대한 대우 수준을 규정하고 당과 국가 지도자가 퇴임한 뒤 적시에 사무용 관저에서 퇴거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톈안먼 민주화 운동은 1989년 4월 후야오방 전 당총서기가 사망하자 이를 추모하는 대학생·시민들이 그에 대한 명예회복 등을 요구하며 톈안먼 광장에 몰려들면서 시작됐다. 당시 당총서기였던 자오쯔양은 무력 진압을 결정한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실각했다. 그는 실각한 이후 2005년 1월 사망할 때까지 16년 가까이 이 집에 가택연금 생활을 했다. 자오쯔양은 후야오방과 함께 덩샤오핑의 후계자로 주목받았으나, 당총서기였던 1989년 5월 톈안먼 민주화 시위로 궁지에 몰리며 결국 권좌에서 쫓겨나야 했다. 자오쯔양은 회고록에서 “1989년 6월3일 밤 가족과 함께 마당에 앉아 있다가 총소리를 들었다”며 “세계를 놀라게 한 비극은 피할 수 없었으며 결국 발생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학생운동이 반당분자와 반사회주의 세력들의 계획된 음모라고 규정하고 배후 지도부와 향후 계획, 당내 결탁 세력 등을 알아내기 위해 고심했다”며 “그러나 나는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지 우리의 단점을 고칠 것을 요구한 것이지 정치체제 자체를 전복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학생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을 동원한 당총서기가 되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자오쯔양은 1989년 5월19일 새벽 비장한 마음으로 톈안먼 광장에 섰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당시 장면을 보면 그가 빨간색 메가폰을 잡고 학생들과 시위 참가자들에게 행한 7분 가량의 연설은 여전히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준다. “우리가 너무 늦게 왔습니다. 미안합니다. 당신들이 우리들에게 어떤 것을 말하고 비판하건 가치가 있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대학생들에게 단식 중단을 요구하며 “대화의 문은 열려 있고 당신들이 제안하는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냉정하게 생각하기를 간곡하게 부탁 드립니다”라고 설득하는 그의 마지막 연설을 50대 이상의 중국인들이 적잖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자오쯔양은 30시간 가량의 육성 녹음테이프를 남겼다. 그의 절친한 친구 3명이 몰래 중국 밖으로 갖고 나간 것을 녹취한 것으로 그의 사후 회고록 ‘국가의 죄수’(Prisoner of The State)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간됐다. 이 책에서 자오쯔양은 무력 진압을 주도한 강경 보수파 리펑(李鵬) 총리의 당지도부 내부 모임 발언이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실리도록 배후 역할을 해 시위가 격화됐고, 덩샤오핑이 권력을 상실할까 조바심을 내 민주화 시위에 대한 무력 진압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자오쯔양은 이른바 개혁파로서 덩샤오핑의 후계자로 유력했기에 실각의 정치적 파장은 더욱 컸다. 이후 6월 4일 무력 진압이 현실화됐고 권좌에 쫓겨난 그는 가택 연금을 당하다가 2005년 1월 별세했다. 작고한 뒤에도 자오쯔양의 유골은 사저를 떠나지 못했다. 자오쯔양의 묘지가 개혁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체제 세력의 성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한 탓이다.이런 까닭에 자오쯔양은 이 세상을 떠나서도 통상적으로 중국 최고 지도자들이 사망 후 안치되는 베이징 근교 바바오산(八寶山) 혁명공묘 지도자 구역에 안치되지 못했다. 2015년 중국 당국은 그의 매장을 허락했으나 베이징과 멀리 떨어진 허난(河南)성 고향을 요구하는 중국 당국과 이에 반대하는 유족 사이의 긴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결국 2019년 10월 18일 그의 부인 량보치(梁伯琪·1918~2013)와 베이징 도심에서 북쪽으로 멀리 떨어진 창핑(昌平)의 민간 묘지 천수원(天壽園)에 합장됐다. 매장 의식은 물샐 틈 없는 보안 속에 비밀리에 치러졌다. 자오쯔양 사망 후 해마다 6월 4일을 비롯해 그의 생일(10월 17일)과 기일(1월 17일), 중국 전통명절인 칭밍제(淸明節·4월 5일 전후) 등 기념일이 되면 자오쯔양의 푸창후통 집에는 공안 당국의 삼엄한 감시와 통제에도 아랑곳 없이 적지 않은 지지자와 추모객들이 찾았다. 2019년에는 자오쯔양의 옛집 부근 곳곳에 출입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얼굴인식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고인의 옛집 서재에는 고인의 사진과 기록물, 소장품들을 보관한 소규모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고 고인의 유해도 2019년 10월 부인과 합장하기 전까지 이 집에 안치돼 있었다. 후야오방의 후손 역시 2019년 5월 19일 그가 생전에 머물던 후이지쓰후퉁 25호 사합원에서 퇴거했다. 공산당 내 대표적 개혁파였던 후야오방은 1989년 4월 15일 사망했는데, 그 추모 물결이 6·4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그를 추앙하던 베이징대 등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보수파에 대한 비난 등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들이 확산됐다. 마침내 후야오방의 장례식을 계기로 그의 명예 회복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이 집회를 갖고 여기에 라오바이싱들이 가세해 민주화운동의 거센 불길이 타올랐다. 자오쯔양 유족이 사저를 떠나는 모습이 알려진 계기가 된 것은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기자 가오위(高瑜·77)가 지난 4일 올린 트위터였다. 가오위는 칭밍제 당일 자오쯔양 푸창후퉁 집에서 짐을 싸는 모습을 과거 자오쯔양 유족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올렸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자오쯔양의 생전 사진과 2018년 그의 기일에 찍은 사진, 사합원 정문과 유족이 싼 이삿짐까지 모두 4장의 사진을 올렸다. 원로 여성 언론인인 가오위는 톈안먼 민주화 운동 직후 6년간 옥고를 치렀고 이후 중국 정부의 언론 조치를 담은 문건을 폭로해 다시 징역형을 선고받은 반체제 인사이기도 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키워드로 본 한 달간의 선거 이슈

    키워드로 본 한 달간의 선거 이슈

    ‘부동산, 단일화, 성폭력, 생태탕·페라가모.’ 지난 한 달간 정치권은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전에 없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이 촉발한 부동산 파문이 선거운동 기간 내내 주요 의제로 자리했다. 막판 여야 간 네거티브 공방이 심화하면서 ‘생태탕’과 ‘페라가모’(패션 명품 브랜드)가 선거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지난달 2일 기자회견을 열고 LH 직원들이 경기 광명·시흥 등의 지역에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의 폭로로 시작된 LH 사태는 선거 전체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근소하게 앞섰으나, 이를 계기로 판세가 뒤집혔다.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이 LH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사의 표명을 했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일부 민주당 의원의 투기 의혹과 박주민 의원,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월세를 올려 받았다는 소식이 더해지자 민심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선거 초반 정치권을 뒤덮은 또 다른 키워드는 단일화였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간의 단일화 기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후보 등록 마감일을 넘겼다. 양측은 줄다리기 끝에 단일화 방식에 합의했고, 여론조사 결과 오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졌다. 여권에서는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 열린민주당의 김진애 전 의원 등을 꺾고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단일 후보로 결정됐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발생한 선거인 만큼 성폭력도 주된 이슈였다. 지난달 16일 진행된 박 전 시장의 성폭력 피해자 기자회견은 파문을 일으켰다. 피해자는 자신을 ‘피해호소인’이라 칭하며 2차 가해를 가한 여당 인사들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박 후보가 사과하고 그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했던 고민정·남인순·진선미 의원이 박 후보 캠프를 떠났다. 선거운동 후반부 민주당은 국민의힘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특히 오 후보가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당일 먹고 입었다는 생태탕과 페라가모 신발이 화제가 됐다. 급기야 6일 포털사이트의 관심도 순위에서는 생태탕과 페라가모가 박영선 후보를 앞서는 촌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 대결은 뒷전으로 밀렸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키워드로 본 재보궐…‘부동산·단일화·성폭력·생태탕’

    키워드로 본 재보궐…‘부동산·단일화·성폭력·생태탕’

    ‘부동산, 단일화, 성폭력, 생태탕·페라가모.’ 지난 한 달간 정치권은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전에 없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이 촉발한 부동산 파문이 선거운동 기간 내내 주요 의제로 자리했다. 막판 여야 간 네거티브 공방이 심화하면서 ‘생태탕’과 ‘페라가모’(패션 명품 브랜드)가 선거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지난달 2일 기자회견을 열고 LH 직원들이 경기 광명·시흥 등의 지역에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의 폭로로 시작된 LH 사태는 선거 전체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근소하게 앞섰으나, 이를 계기로 판세가 뒤집혔다.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이 LH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사의 표명을 했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일부 민주당 의원의 투기 의혹과 박주민 의원,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월세를 올려 받았다는 소식이 더해지자 민심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선거 초반 정치권을 뒤덮은 또 다른 키워드는 단일화였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간의 단일화 기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후보 등록 마감일을 넘겼다. 양측은 줄다리기 끝에 단일화 방식에 합의했고, 여론조사 결과 오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졌다. 여권에서는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 열린민주당의 김진애 전 의원 등을 꺾고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단일 후보로 결정됐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발생한 선거인 만큼 성폭력도 주된 이슈였다. 지난달 16일 진행된 박 전 시장의 성폭력 피해자 기자회견은 파문을 일으켰다. 피해자는 자신을 ‘피해호소인’이라 칭하며 2차 가해를 가한 여당 인사들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박 후보가 사과하고 그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했던 고민정·남인순·진선미 의원이 박 후보 캠프를 떠났다. 선거운동 후반부 민주당은 국민의힘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특히 오 후보가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당일 먹고 입었다는 생태탕과 페라가모 신발이 화제가 됐다. 급기야 6일 포털사이트의 관심도 순위에서는 생태탕과 페라가모가 박영선 후보를 앞서는 촌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 대결은 뒷전으로 밀렸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대출, 한도 나왔습니다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대출, 한도 나왔습니다

    은행에 볼일이 있어서 2층 대출창구에 갔을 때의 일이다. 일반 창구보다 대출 쪽은 아무래도 공기가 더 무겁다. 이곳에는 필요한 돈이 부족해서 오는 이들이 대부분인 데다가 돈을 내어 줄지 말지의 칼자루를 은행이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레이더는 멈추지 않는다. 그 와중에 세차게 돌아가는 시각과 청각, 공감각! 어떤 아주머니께서 주부 대출을 알아보고 계신다. 뚜렷한 직업은 없지만, 간간이 식당 같은 데에 알바(아르바이트)를 나가신다고 한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그마저도 일감이 끊겨 어려웠다고, 그래서 대출을 좀 받고 싶다고 직원에게 힘없이, 그러나 소상히 이야기하신다. 은행 직원이야 그저 기계처럼 이 아주머니 신용이 대출이 가능한 정도인지 알아보고, 한도가 나오면 절차를 밟고, 아니면 돌려보내는 것이 일일 것이다. 그런데도 아주머니 상황을 끝까지 다 들어주는 데 내가 다 고마워졌다. “그럼 핸드폰에 저의 은행 앱 깔려 있으세요?” “제가 콤퓨타를 잘 몰라서요.” 뒷모습만 봐도 바싹 얼어 있다는 것을 알겠다. 한숨도 제대로 못 쉰다. 저분께 대출이 조금이라도 나올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코가 석 자인데도 아주머니를 바라보면서 마음으로 잠시 빌었다. 그 옆 코너에는 퀵 아저씨가 씩씩하게 앉아 계신다. “통장 주머니 드릴까요?” 모든 대출 절차가 마무리되어서 통장까지 새로 나왔나 보다.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여기 제 통장 주머니 따로 다 있습니다!” 우렁찬 목소리, 그동안 엄숙한 은행 2층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활기다! 마지막으로 마무리 지으면서 대출 이자율 확인하고, 날짜를 확인하는 듯 두런두런 설명을 듣는다. 안전한 오토바이 운행을 위해 강력하게 무장한 뒷모습에서 광채가 나는 것 같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꾸 고맙다신다. 그리고 통장을 받아들고 나가면서도 깍듯이 인사를 닦으신다. 담당 직원한테뿐 아니라, 옆자리 직원분들, 심지어 한 바퀴 개선 행진하듯 돌며 내게도 인사하고 나가신다. 풉! 하고 웃음이 나왔다. 우리의 퀵배달 아저씨, 대출 실행되기 전까지 얼마나 마음을 졸이셨을지! 만약 이 은행에서 안 된다고 해도 다른 해결책이 있으면 그나마 다행인 삶이다. 그러나 어떻게 쫓기다 보니 여기에만 간절히 매달려야 할 형편이 될 때도 있다. 코로나 시국, 자영업자들 또는 여럿 모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하셨던 분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벌써 1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는 줄다리기다. 다행히 지난 2월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어서 이제 다음주쯤이면 두 번 접종으로 면역이 생기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한다. 늘 반복되는 답답한 마무리지만, 어서 코로나가 역사책의 이야기로만 남겨지기를 바라며.
  • “봄철 나들이로 이동량 늘어” 또 400명대…거리두기 2.5단계 범위

    “봄철 나들이로 이동량 늘어” 또 400명대…거리두기 2.5단계 범위

    신규확진 463명…사흘째 400명대 중반이동량 증가…또다른 재확산 위험 요인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 421명 국내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19일 신규 확진자 수는 400명대 중반을 나타내 사흘 연속 400명대를 이어갔다. 최근 크고 작은 집단감염으로 수도권에서 연일 3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데다 전국적으로 봄철 나들이와 소모임이 늘면서 이동량도 증가하고 있어 또 다른 재확산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3차 대유행이 안정화된 이후 시행할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가다듬고 있지만,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어 적용 시점을 고심 중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63명 늘어 누적 9만 7757명이라고 밝혔다. 전날(445명)보다 18명 늘었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본격화한 3차 대유행의 여파는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던 신규 확진자 수는 설 연휴 직후 잇따른 집단발병으로 600명대까지 치솟았다가 300~400명대로 내려왔으나 최근 지인모임·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면서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주간 하루 평균 439명꼴로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약 421명으로,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범위에 속해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441명, 해외유입이 22명이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보면 서울 144명, 경기 153명, 인천 23명 등 수도권이 총 320명으로, 전체 지역발생의 72.6%를 차지했다. 비수도권은 경남 42명, 강원 30명, 전북 15명, 대전 7명, 부산·충북 각 6명, 대구·경북 각 4명, 충남 3명, 광주·울산 각 2명 등 총 121명이다. 최근 유행 상황을 보면 가족·지인모임, 직장, 목욕탕 등 일상 공간 곳곳에서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 경남 진주시의 한 목욕탕(목욕탕 2번 사례)과 관련해서는 방문자, 종사자, 가족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연이어 나와 지금까지 총 199명이 확진됐다. 거제시의 유흥시설 관련 확진자는 58명으로 늘었다. 강원 속초에서는 체조원과 어린이집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속출하며 최근 이틀 새 30여명이 확진됐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2명 늘어 누적 1690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73%다.백신 1차접종 66만명…주말 2차접종 시작 한편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며 “약 66만명이 1차 접종을 했다”고 이날 밝혔다. 강 1총괄조정관은 “이번 주말부터는 2차 접종까지 마치는 사람이 나올 것으로 기대돼 ‘집단면역’으로 가는 길이 조금씩 보인다”면서 예방접종에 참여해 달라고 강조했다. 강 1총괄조정관은 현재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대해 “코로나19와의 팽팽한 줄다리기에서 중요한 승부처”라고 진단하며 “지금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4차 유행’이라는 고통의 시간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고 희망하는 ‘일상 회복’이라는 시간을 더 빨리 맞이할지가 결정된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대선 뇌관 될라”… 여야 특검·전수조사 수싸움

    “대선 뇌관 될라”… 여야 특검·전수조사 수싸움

    민주, 후보도 전수조사… 재보선 뒤집기국힘, 특검 대상 늘리고 국조에 靑 포함수사·재판 연말까지 가면 대선에 ‘변수’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으로 촉발된 ‘부동산 투기 의혹’ 전반을 다룰 특검 도입과 국회의원·고위직 공직자·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원 등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국정조사를 두고 동상이몽을 꾸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론을 두고 기싸움을 시작했다. 민주당은 특검과 전수조사를 통해 4·7 재보궐 선거의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반면 국민의힘은 ‘LH 사건’을 부각시켜 승기를 굳히겠다는 계산이다.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17일 국회에서 특검과 국정조사,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등의 추진 방향을 논의했으나 입장 차만 확인했다. 김성원 수석부대표는 “상대 입장을 확인하고 각 당 지도부에 보고한 뒤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특검은 문제가 된 ‘토지’를 중심으로 하고, 전수조사는 별도 기관에서 ‘사람’을 중심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 모든 선출직 공직자와 재보선 후보까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최대한 범위를 넓혀 판세를 뒤집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국민의힘은 여권이 LH 사태 수습 방안으로 내놓은 특검의 수사 대상·규모를 최대한 크게 하자는 입장이다. 또한 특검과 국정조사의 동시 추진을 주장한다. 하태경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공직자는 싸그리 다 했으면 좋겠다. 시의원, 구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이번 기회에 한번 정치권에 대대적인 개혁이 자연스럽게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에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한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했다. 국정조사 대상에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공무원까지 포함시켰다. 김성원 수석부대표는 “공정이 무너진 대표적 사례”라면서 “국민적 분노를 풀어 드려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전수조사·국정조사·특검을 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을 찾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강력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문제로 대한민국 사회가 폭발하면 모든 정책이 결국 허사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라리 LH나 건설부 주택국(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 같은 것을 없앨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검 수사 시작은 재보선 이후로 예상되는 데다 수사와 재판까지 고려하면 대선 국면까지 이어지는 이슈인 만큼 협상 과정에서 줄다리기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여든 야든 정치적 유불리를 가늠하기 어려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형국인데 대선주자와 지도부, 유력 정치인과 직계가족의 투기 사실이 드러나는 쪽은 치명상을 입게 된다. 대선 구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吳·安 여론조사 기싸움 계속… 투표용지에 둘 다 이름 올릴 수도

    吳·安 여론조사 기싸움 계속… 투표용지에 둘 다 이름 올릴 수도

    가상 대결 여부·유선전화 비율 쟁점이번 선거에 당 생명 걸려 위기감 작용양측 데드라인 오늘로 보고 협상 재개 29일 투표지 인쇄 전까지 합의 가능성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17일에도 4·7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가상 대결 여부와 유선전화 여론조사 포함 여부 등을 두고 팽팽히 맞서며 18일 오전까지 합의점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단은 이날 밤늦게까지 협상을 진행했지만 난항을 겪으면서 당초 약속했던 17~18일 여론조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양당은 이날 여론조사 문항과 유선전화 조사 비율을 두고 줄다리기를 계속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이 선호한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에 동의하면서도 오·안 후보가 각각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맞서는 방식의 가상대결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상 보수 측에 유리한 유선전화 비율도 10%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경쟁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가상대결 방법이 필요하며, 이 부분이 받아들여진다면 유선전화 10%는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가상대결 방식이 어렵다면 민주당 박 후보와 대결해 야권 단일후보 중 오세훈, 안철수 누가 더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조항을 쓰되 유선전화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부족하다면 경쟁력 조사와 함께 적합도 조사도 동일한 방식으로 해서 50대50으로 반영하자는 수정 제안을 드린 상태”라면서 “이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두 후보가 약속했던 일정을 넘기면서까지 지난한 협상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이번 선거에 각 당의 생명이 걸렸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파장에 이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까지 여권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서울 선거가 야권에 유리하게 흘러가자 국민의힘으로선 제1야당의 이름을 건 승리가 절실해졌다. 단일 후보로 국민의당의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면 정치권에서 영향력이 소멸할 가능성이 큰 안 후보 측도 절실하긴 마찬가지다. 양측은 18일 오전을 데드라인으로 보고, 후보들에게 입장을 물은 뒤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 총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데드라인은 18일까지로 본다”면서 “접점을 찾기를 기대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일각에서는 단일화 실패로 ‘3자 구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양측은 패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19일까지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아도 이후 협상을 계속할 전망이다. 투표용지 인쇄(29일) 전까지만 단일화하면 야권 단일화 효과는 유효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후보 등록 마감일인 19일 이후 단일화가 성사되면 투표용지에는 두 후보의 이름이 모두 들어가되 사퇴한 후보의 칸은 무효표가 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대선 뇌관 될라”…여야 특검·전수조사 각론 신경전

    “대선 뇌관 될라”…여야 특검·전수조사 각론 신경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으로 촉발된 ‘부동산 투기 의혹’ 전반을 다룰 특검 도입과 국회의원·고위직 공직자·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원 등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국정조사를 두고 동상이몽을 꾸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론을 두고 기싸움을 시작했다. 민주당은 특검과 전수조사를 통해 4·7 재보궐 선거의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반면 국민의힘은 ‘LH 사건’을 부각시켜 승기를 굳히겠다는 계산이다.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17일 국회에서 특검과 국정조사,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등의 추진 방향을 논의했으나 입장 차만 확인했다. 김성원 수석부대표는 “상대 입장을 확인하고 각 당 지도부에 보고한 뒤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특검은 문제가 된 ‘토지’를 중심으로 하고, 전수조사는 별도 기관에서 ‘사람’을 중심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 모든 선출직 공직자와 재보선 후보까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최대한 범위를 넓혀 판세를 뒤집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국민의힘은 여권이 LH 사태 수습 방안으로 내놓은 특검의 수사 대상·규모를 최대한 크게 하자는 입장이다. 또한 특검과 국정조사의 동시 추진을 주장한다. 하태경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공직자는 싸그리 다 했으면 좋겠다. 시의원, 구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이번 기회에 한번 정치권에 대대적인 개혁이 자연스럽게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에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국정조사 대상에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공무원까지 포함시켰다. 김성원 수석부대표는 “공정이 무너진 대표적 사례”라면서 “국민적 분노를 풀어 드려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전수조사·국정조사·특검을 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을 찾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강력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문제로 대한민국 사회가 폭발하면 모든 정책이 결국 허사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라리 LH나 건설부 주택국(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 같은 것을 없앨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검 수사 시작은 재보선 이후로 예상되는 데다 수사와 재판까지 고려하면 대선 국면까지 이어지는 이슈인 만큼 협상 과정에서 줄다리기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여든 야든 정치적 유불리를 가늠하기 어려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형국인데 대선주자와 지도부, 유력 정치인과 직계가족의 투기 사실이 드러나는 쪽은 치명상을 입게 된다. 대선 구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사설] 뒤늦은 한미 방위비 타결, 한미동맹 다지는 계기 돼야

    1년 반 넘게 표류하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어제 타결됐다. 양국 정부가 아직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46일 만에 타결됐다는 점에서 양측이 서로 크게 불만이 없는 선에서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한미 양측 협상 대표들은 5년 다년 계약으로 전년 대비 13% 인상하는 합의에 근접했었다. 하지만 사업가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전년 대비 5배 인상’이라는 터무니없는 증액을 요구하며 재가를 거부하는 바람에 지금껏 타결이 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동맹 관계를 돈으로 접근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집권 시 ‘동맹 복원’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양측이 뒤늦게나마 협상을 타결 지은 것은 안도감과 함께 향후 동맹 관계도 안정적인 궤도로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한편에서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낮은 분담금을 요구한 대신 대(對)중국 압박에 동참을 요구하는 청구서를 나중에 한국에 내밀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방위비 협상을 다른 사안과 연계시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방위비 협상 표류 과정은 되풀이돼서는 안 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동맹을 누가 더 이익을 챙기느냐는 식의 금전적 득실로만 따지는 발상은 동맹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한국전쟁에서 군사동맹으로 시작된 한미동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경제공동체로까지 확대됐다. 그런데도 미국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액수를 놓고 한국을 압박했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물론 국민의 혈세를 집행하는 것인 만큼 외교 당국은 꼼꼼하게 국익을 위해 협상에 임하는 게 맞다. 그래도 동맹의 기본적 가치를 훼손할 정도여선 안 된다. 유사시 서로의 안전을 지키는 동맹국이 분담금 액수 때문에 줄다리기를 하다가 협상 기한을 1년 반이나 넘겼다면 비정상적이다. 이런 맹탕 동맹으로 한미 관계가 전환된다면 두려워할 나라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
  • 吳·安, 단일화 협상팀 구성… ‘룰의 전쟁’ 시작됐다

    吳·安, 단일화 협상팀 구성… ‘룰의 전쟁’ 시작됐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8일 단일화를 위한 ‘3+3’ 실무협상단을 구성하며 야권 후보 단일화의 첫 단추를 끼웠다. 지난 7일에는 두 후보가 전격 회동해 후보 등록일(18~19일) 전 단일화를 마무리하자고 뜻을 모았다.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두 후보 모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지지율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만큼 단일화 세부 협상에서는 난관이 예상된다. 오 후보와 안 후보는 7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1시간 30여분간 만나 실무협상단을 즉각 구성하고 가능한 한 후보 등록일 전에 단일화를 마무리하자고 합의했다. 배석자 없이 이뤄진 첫 대면 회동이었다. 오 후보는 “왜 정치를 하느냐부터 허심탄회하게 많은 말을 나눴다”며 “정말 이분과 한번 해볼 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사소한 것 가지고 실랑이하는 모습은 보이지 말자, 만약 합의가 잘 안 되면 후보들이 나서서 풀자는 점에서 서로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두 후보가 예상보다 빨리 만나 원칙적 합의를 이룬 것은 선거를 한 달여 남긴 만큼 기싸움으로 국민 피로도를 높이는 것을 막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 후보를 상대로 양측 모두 경쟁력을 보이고 있어 각자 자신감도 충만한 상태다. 다만 단일 후보의 기호 문제와 여론조사 문항 및 조사 대상 등 단일화의 구체적인 방식을 놓고서는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모든 시민에게 투표권을 주는 ‘개방형 시민 경선’을 주장하고, 국민의당은 기존 여론조사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정양석 사무총장, 성일종 의원, 권택기 전 의원이 협상 실무자로 나선다. 국민의당은 이태규 사무총장, 정연정 배재대 교수, 이영훈 전 국회부의장 비서실장을 내세웠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는 4·7재보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도 띄우며 선거 채비를 완료했다. 상임부위원장은 주호영 원내대표,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 유승민 전 의원이 맡게 됐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吳도 예측 못한 승리… 민심은 ‘강경보수’ 대신 ‘중도실용’ 택했다

    吳도 예측 못한 승리… 민심은 ‘강경보수’ 대신 ‘중도실용’ 택했다

    吳 “文정권 심판… 선거 반드시 승리할 것”당내 “중도 확장성 吳, 본선 경쟁력 인정”吳 “분열은 패배” 안철수 “野 이기는 선거”양측 단일화 경선룰 협상 줄다리기 예상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이 4일 오세훈 후보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당사자들도 결과에 대해 예측하지 못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치권에서는 당내 막강한 조직력을 지닌 나경원 전 의원의 우위를 점쳤으나 정작 민심은 탄핵 사태 이후 지리멸렬한 기존 보수 대신 ‘중도실용’을 택했다. 오 후보는 이날 경선 결과 발표 직전에 소회를 밝히면서 “막판에 박빙으로 흘러갈 걸 알았다면 더 일찍 (출마) 결단을 했을 텐데…”라며 마치 패배를 전제로 한 듯한 입장을 내놨다. 오히려 나 전 의원이 “원 없는 선거를 한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지난달 예비경선은 물론 네 차례 맞수토론에서도 계속 밀렸던 오 후보의 역전승이었다. 결과를 접한 오 후보는 “4월 7일은 무도한 문재인 정권에 준엄한 심판을 하고, 경고의 메시지가 문재인 대통령의 가슴팍에 박히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사느냐, 무너져 내리느냐의 갈림길에 선 선거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100% 여론조사 방식 탓에 상대 진영 지지자들이 약체 후보를 택하는 ‘역선택’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중도 확장성을 지닌 오 후보가 본선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은 “국민의힘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대다수 유권자가 이제는 합리적이고 중도 지향적인 인물이 서울시장으로 적당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중도·실용·개혁 등을 부각하며 기존 보수정당 후보들이 ‘우클릭’에 치중하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서던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특히 오 후보는 자신을 중도와 보수를 모두 품는 ‘볶음밥’에 비유하며 포용성을 강조했다. 오 후보의 이런 전략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등 이번 보궐선거는 물론 향후 대선까지 이어지는 노정에서 보수정당의 근본적 변화를 바라는 민심과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와 안 후보는 야권 최종 단일화를 위한 협상에 곧장 돌입할 예정이다. 양측은 100% 시민 여론조사에는 공감대를 갖고 있지만 조사 문항을 두고 여전히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고 있다. 또 안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됐을 경우 국민의힘에 입당해 기호 2번을 달지, 현 상태로 기호 4번으로 출마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오 후보는 “분열된 상태에서의 선거는 패배를 자초하는 길”이라며 단일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안 후보는 “야권 전체가 이기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최종 단일화 절차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일인 오는 18~19일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북한인권재단 압박에 속내 복잡한 통일부…대화 물꼬는 안 트이고

    북한인권재단 압박에 속내 복잡한 통일부…대화 물꼬는 안 트이고

    북한인권법 제정 5주년이지만 인권재단 등 무소식 北 자극할까...국제인권대사·기록물 발간 등 미뤄 野 “재단이사 추천해야”...정치적 이해 따라 좌지우지 3일 북한인권법 제정 5주년을 맞았지만 법안의 핵심 내용이었던 북한인권재단 설립부터 북한인권기록물 발간,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임명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정부에 대한 압박도 커지고 있다. 통일부는 재단 출범과 관련한 질문이 나올 때 마다 “국회에 뜻을 모아 달라”며 공을 넘기고 있으나, 다수 여당과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될 일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건 북한과 물꼬부터 터야 하는 현 시점에서 자극이 될 만한 일은 미루겠다는 의미다.북한인권법은 2005년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처음 발의한 이후 11년 만인 2016년 3월 통과했다. 그만큼 여야 이견이 크고 남북관계 분위기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사안이라는 얘기다. 헌법상 북한 주민도 우리 국민인 만큼 국제사회에서도 심각하게 우려를 표명하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우리나라가 책임지고 보호하겠다는 의미이지만, 북한 내부 문제에 직접적이고 공개적으로 관여하는 것인 만큼 남북관계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엔 없다. 정부 내부에서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법이 북한 인권에 대한 질적인 문제 제기 보다는 정치적 이해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경향도 있다고 본다. 재단 이사회 구성만 하더라도 법 시행 첫해 총 12명의 이사 추천이 진행됐으나 상근 이사직을 놓고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다 흐지부지 되면서 출범이 무산됐다. 재단 이사는 국회에서 여야 교섭 단체가 각각 5명을 추천하고, 정부가 2명을 추천할 수 있다. 지성호 “이사 추천하면 1달내 임명해야” 개정안 발의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지난달 24일 야당몫의 인권재단 이사 5명을 단독 추천한 데 이어, 지성호 의원이 지난 2일 인권재단 이사가 추천되면 통일부 장관이 1개월 이내 임명하도록 하는 북한인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와 여당은 나머지 이사 추천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지만, 법 이행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면서 입장이 점점 궁색해지고 있다.특히 민주주의와 인권 회복 등 가치 외교를 강조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으로 미국은 3년 만에 유엔 인권이사회에 복귀하고, 북한인권결의안 지지 촉구를 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우리 정부에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 정부는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공동 결의안을 상정할 때 2년 연속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北 “내정 간섭” 반발...국제단체 “반인도적 범죄 추궁” 북한은 유엔에서 인권 문제가 거론되자 외무성 홈페이지 글을 통해 “국권 침탈”, “내정 간섭”이라며 강력 반발했다.한편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서 공개한 국제 인권단체들의 북한 인련 관련 보고서에는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가 북한의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간한 지 7년이 지났지만 북한 인권 문제는 진척이 없다는 의견들이 담겼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북한 정권이) 북한 인권 상황과 관련한 유엔 결의를 거부하고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에도 협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으며,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총회가 북한인권결의를 통해 북한 정권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필요성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 의회 등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배경에는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과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면서 “최소한의 법 이행을 통해 우리 정부가 인권을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모습은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바이든 행정부의 첫 군사행동은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 타격 “22명 사망”

    바이든 행정부의 첫 군사행동은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 타격 “22명 사망”

    이란이 미국의 시리아 내 친이란 민병대 공습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란 외무부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시리아 동부에 대한 미국의 불법적인 공격은 인권과 국제법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 정부는 시리아 영토를 끊임없이 침략하고 있으며, 미군은 시리아로 불법 침입해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시리아의 천연자원을 약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리아 영토에 불법적으로 설치된 미군 기지들은 테러리스트를 훈련시키고 있으며, 그들을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새 미국 행정부의 이번 공격은 시리아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노골적으로 침해한 것”이라며 “군사적 긴장과 역내 불안정을 가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군은 지난 25일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군사행동에 나서 시리아 동부 이라크 국경 인근의 친이란 민병대 시설을 공습했다. 미 국방부는 공습으로 카타이브 헤즈볼라(KH), 카타이브 사이드 알슈하다(KSS)를 포함한 친이란 민병대들의 여러 시설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공습에 따른 사상자를 밝히지 않았으나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미군의 공격으로 적어도 2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시리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의 여파로 내전이 발생해 지금까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러시아와 함께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으며 시리아 전역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가 대치하고 있다. 다만, 이란은 공식적으로는 시리아 정부에 대한 군사 지원을 부인하고 있다. 미군이 군사행동에 나선 날, 오만 해상에서는 이스라엘 화물선 헬리오스 레이호 선체에 원인 모를 폭발이 일어났다. 이스라엘은 폭발의 원인을 이란의 공격으로 추정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27일 국영방송 칸(Kan)과 인터뷰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의 시설과 이스라엘 시민을 타격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고 당시) 선박의 위치가 이란과 가까웠던 점이 사건의 배후를 이란으로 평가하게 된 배경”이라며 “다만 지금은 초기 조사 단계다”라고 덧붙였다. 현지 채널13 방송도 이스라엘 국방부 관리들은 이번 사건이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 공격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이스라엘과 미국 조사팀이 며칠 안에 사고 현장에 도착해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해군이 운영하는 해사 무역기구(UKMTO)는 지난 25일 밤부터 26일 새벽 사이 오만 인근 해상에서 이스라엘 국적의 자동차 운반선 MV 헬리오스 레이 호에 폭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 관리들은 당시 폭발로 이 선박의 선체 양쪽 흘수선 위쪽에 구멍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 선박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부를 둔 레이 쉬핑 소유로 알려졌다. 칸 방송은 이 선박의 공동 소유주를 인용해 폭발로 생긴 선박의 구멍 지름이 1.5m에 이른다면서 미사일이나 기뢰 공격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한 이란 핵합의에 복귀하는 것에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미국과 이란 정부가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저커버그 “콘텐츠 사용료 못 낸다”… 호주서 페북 ‘뉴스 공유’ 차단

    페이스북이 전선을 옮겨 호주 정부와의 싸움에 불을 질렀다. 페이스북은 18일 호주에서 뉴스 서비스를 중단했다.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가 구글과 페이스북으로 하여금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조만간 통과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의 일이었다고 이날 AP,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호주 매체들이 올리는 뉴스 콘텐츠를 보거나 공유할 수 없게 됐고, 호주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해외 매체들이 올린 소식들도 볼 수 없게 됐다. “시드니에서는 이날 오전 9시 뉴스가 차단되고 있는 것 외에도 화재 및 구조 뉴사우스웨일스, 기상국, 주 경찰국의 페이지가 모두 깨끗이 지워졌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특히 코로나19 공중 보건 정보가 있는 주 정부 페이지도 차단된 것에 많은 관리들과 국회의원들이 분노했다”고 NYT는 전했다. “마크 저커버그가 호주인들이 어떤 뉴스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검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지난 몇 달간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열심히 싸워 왔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8월부터 ‘뉴스 공유 차단’으로 압박해 왔고, 구글은 “법안이 통과되면 호주에서 검색 엔진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구글은 최근 다른 접근 방법을 보이고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구글이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 소속 언론사들에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한 계약을 이날 공개한 것에 주목했다. “수년간 두 인터넷 대기업은 뉴스 매체를 거의 똑같이 대해 왔지만, 대응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글은 지난 15일에는 호주의 대형 미디어 기업인 ‘세븐 웨스트 미디어’와도 뉴스 사용료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은 “우리는 수년간 뉴스 회사를 돕기 위해 투자했으며, 곧 더 많은 파트너십을 발표하기를 희망한다”며 뉴스 매체에 ‘회유적인 제스처’를 보내는 중이다. 한편 조시 프라이덴버그 호주 재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오늘 아침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와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 길을 찾기 위해 대화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안철수-금태섭 TV토론 무산... 이견 보인 세 가지 쟁점

    안철수-금태섭 TV토론 무산... 이견 보인 세 가지 쟁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무소속 금태섭 무소속 후보의 TV 토론회가 끝내 무산됐다. 양측은 실무 협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번주에 첫 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두 후보는 토론 횟수에서 이견을 보였다. 두 후보는 이날과 25일 두 차례 TV 토론을 진행하기로 합의했지만, 단일화 TV 토론은 1회만 할 수 있다는 2002년 대선 당시 선관위 유권 해석이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또한 TV토론을 중계하는 방송사 문제에서도 의견이 달랐다. 안 후보와 금 후보가 서로 다른 종편 중계를 원했고, 줄다리기 끝에 제3의 종편사 중계가 타진됐지만, 그마저도 무산됐다. 토론 포맷에 있어서도 안 후보는 발언 시간을 엄격히 제한하는 주도권 토론 형식을, 금 후보는 사회자 개입을 최소로 하는 자유 토론 형식을 각각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차례 실무 협의를 거친 양측은 세부적인 토론 형식을 두고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단일화 협상의 본론인 여론조사 방식은 논의하지도 못했다. 이에 제3지대 단일화 자체가 엎어지거나 그 대안으로 국민의힘 후보와 안 후보, 금 후보가 ‘3자 대결’을 통한 최종 단일화를 시도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지지부진한 협상이 안 후보와 금 후보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결과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사설] 한미, 방위비 협상 타결로 동맹강화 첫 단추 꿰길

    한국과 미국이 엊그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재개했는데 벌써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한 달여 만에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의 과도한 인상 요구로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졌던 방위비 협상은 우리 국민의 감정까지 자극하면서 동맹의 가장 약한 고리가 될 우려가 컸던 것 아닌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연설을 통해 ‘동맹 복원’을 특별히 강조한 만큼 방위비 협상의 조속하고도 원만한 타결을 통해 느슨해진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지난해 3월 타결 일보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양국 협상팀은 2019년 분담금(1조 389억원)에서 13%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몽니’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로 인해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이 무급휴직 ‘유탄’을 맞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려 5배나 인상하라고 다그치면서 미군 철수 엄포까지 놓는 등 ‘청구서’ 내밀기에만 몰두했다. 그의 이른바 ‘무임승차론’은 동맹을 돈의 가치로 환산함으로써 국내에서는 동맹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였다. 오죽했으면 바이든 대통령조차 대선 후보 시절부터 그런 행태를 ‘갈취’라고 비난했겠는가. 한미 양국은 11개월 만에 재개된 협상을 통해 13% 인상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통 큰 양보’ 기대감이 없지는 않지만 이미 양측 협상팀 사이에서 합의된 수치라는 점에서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에 타결하는 협정의 유효기간은 3~5년 정도는 돼야 한다. 매년 협상할 경우 양측의 줄다리기로 인한 소모전 폐해가 이미 확인된 것 아닌가. 이번 협상을 조속히 타결해 양측이 호혜의 동맹 관계를 확실히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기 바란다.
  • “4차 지원금, 3월 말 선별 지급”… 기준 낮춰 최대 200만명 더 준다

    “4차 지원금, 3월 말 선별 지급”… 기준 낮춰 최대 200만명 더 준다

    연매출 4억→10억원, 5인 이상도 검토이낙연, 지원 금액 올리는 “두텁게” 강조 추경, 3차 때보다 많은 10조원 안팎될 듯전국민 지원금은 코로나 진정된 후 검토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4차 재난지원금을 다음달 하순에 선별 지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전 국민 지급(보편 지원)은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맞춤형 선별 지급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민주당의 방안이 일단 보류된 셈이다. 다만 당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으면 전 국민 지원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기획재정부와 재충돌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2월 추경 편성, 3월 추경 처리, 3월 말 지급’이라는 로드맵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추경 규모에 대해선 “좀더 촘촘히 살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편성해야 하므로 3차 재난지원금보다는 조금 더 규모가 커져야 할 것”이라며 “본예산의 지출을 조정하되 불가피하게 국채 발행을 통해 재원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 간 이견이 불거졌던 전 국민 지원은 포함하지 않는다. 김 원내대표는 “소비 진작용 재난지원금 지급은 코로나가 진정된 이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면서 “추경 편성의 과정을 놓고 보면 당장 지급하지 않을 재정을 긴급 편성하는 건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3차 지원금을 받은 분들의 개별 지원금을 늘리는 게 아니라 매출한도 기준을 넘거나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지원받지 못한 사각지대 커버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경 규모는 3차보다 커질 것”이라며 “기재부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차 지원금 때 정부 지침에 따른 집합금지 업종 소상공인 24만명에게 300만원, 영업제한 업종 81만명에게 지원금 200만원을 지원했다. 또 매출이 줄어든 일반 업종 175만명에게는 100만원을 지급했는데, 연 매출 4억원 이하로 사업장을 제안했다. 연 매출 4억원은 월 매출 3300만원 수준으로 지나치게 지원 대상이 좁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매출 기준을 연 매출 10억원까지 올려 지급 대상자를 100만~200만명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매출과 함께 지원 대상 여부를 가르는 근로자 수 기준도 손질이 유력하다. 현재 제조업은 10인 미만, 서비스업은 5인 미만만 대상 범위에 포함되는데, 해당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두텁게’(지원하는 방안)는 정부와 한바탕 줄다리기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해 개별 지원액 확대 가능성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가 사각지대 해소의 ‘넓은 지원’을 강조했는데, 이 대표는 지원 금액을 올리는 ‘두텁게’를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또다시 충돌할 수도 있다. 당정청은 이날 비공개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조속한 지원금 지급에는 뜻을 모았다.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 부총리,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머리를 맞댔다. 앞서 정부는 3차 지원금 당시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4조 1000억원을 포함해 7조 8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4차 지원금 목표가 사각지대 해소에 있는 만큼 피해업종 지원 전체 금액이 늘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 기타 피해계층까지 포함해 9조~10조원 안팎이 거론된다. 기재부는 3차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됐던 사각지대 규모와 소요 예산을 종합해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46%까지 오르면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당정청은 일단 4차 지원금에서 전 국민 위로금 지급을 제외했으나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들면 곧바로 소비진작 위로금 논의에 착수할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논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서울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2년 내내 ‘싸강’인가” … 등록금 반환 갈등에 대학 ‘엑소더스’까지

    “2년 내내 ‘싸강’인가” … 등록금 반환 갈등에 대학 ‘엑소더스’까지

    코로나19 여파로 대학들이 올해도 비대면 강의를 이어가면서, 대학 생활 2년을 모니터 앞에서 보내게 된 대학생들이 불만을 넘어 허탈감을 드러내고 있다. 숭실대가 올해 1학기 ‘등록금 반환’의 물꼬를 트면서 다른 대학들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숭실대학교는 4년제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2021학년도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총 10억원 규모로 올해 1학기에 등록한 학생 전원에게 지급하며, 지급 시기와 방식, 학생별 지급액 등은 추후 결정한다. 숭실대가 사실상 처음으로 올해 1학기 등록금을 반환하면서 다른 대학으로 여파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대학들은 등록금 인하를 주장하는 학생들의 요구에도 올해 1학기 등록금을 동결한데다 지난 2학기 등록금 반환에 대한 논의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학의 등록금 반환 근거가 되는 개정 고등교육법이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다. 각종 재난으로 대학 학사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학이 등록금을 감면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강제 사항이 아닌 탓에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학생들과 재정난을 호소하는 대학들 간 줄다리기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대학 2년을 ‘싸강(사이버 강의)’으로 흘려보내게 됐다”는 자조마저 나온다. 교육부가 새학기 초등학교 저학년의 등교를 확대하는 등 초·중·고등학교의 학사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지원하고 있지만 대학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침을 내놓지 않았다. 교육부가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자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비대면 강의를 하라”로 지침을 내린 뒤 대학들은 무기한으로 비대면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대학들은 이번 1학기도 대부분의 강의를 비대면으로 진행할 계획이며 연세대는 1학기도 ‘전면 비대면’ 방침을 세웠다. 대학가에서는 2학기에도 정상적인 대면수업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과 만나 “대학에서는 비대면 교육이 내실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질 관리에 더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교육부는 대학의 비대면 강의를 지원하기 위해 전국 10개 대학에 권역별로 ‘원격교육지원센터’를 마련하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원격수업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비대면 강의의 질에 대한 자율 관리 체계를 마련하도록 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비대면 강의에 수백만원의 등록금을 내야 하는 학생들의 불만을 잠재우긴 어려운 상황이다. 대학생들은 코로나19로 길게는 2년간 정상적인 대학 생활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대학에 대한 소속감을 잃어가고 있다. 군입대나 휴학 등으로 돌파구를 찾는 한편, 2022학년도 대입에서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비율이 확대되면서 일찌감치 ‘반수’의 길을 택하고 있다. 서울의 한 4년제 대학에 다니는 양모(20)씨는 “대학 강의는 대충 듣고 고시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다”면서 “3학년이 돼 대면강의가 재개돼도 정상적인 캠퍼스 생활은 불가능할 것 같아 각자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또 쌍용차 핑퐁게임… P플랜 ‘안갯속’

    사전 회생 계획 무산땐 구조조정 불가피자금난 악화에 평택공장 가동·중단 반복 유동성 위기 탓에 벼랑에 몰렸다가 기사회생을 노리던 쌍용자동차의 운명이 다시 미궁에 빠졌다. 회생의 키를 쥔 산업은행이 “돈만 넣는다고 회사를 살릴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쌍용차 인수 의지를 밝힌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에 “구체적 사업 계획을 달라”고 압박하고 있어서다. HAAH 측은 자신들이 2억 5000만 달러(약 2800억원)를 쌍용차에 투자할 테니 산은도 같은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맞선다. 산은과 외국 투자자 사이의 ‘핑퐁 게임’이 또 시작됐다. 최대현 산은 선임부행장은 2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협상차 방한했던) 잠재적 투자자(HAAH)가 P플랜에 대한 의사 결정을 못 하고 출국해 산은도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면서 “만약 사업 계획의 타당성 미흡 등으로 P플랜(사전 회생 계획 제도) 진행이 어려워지면 쌍용차는 통상의 회생절차를 밟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P플랜은 전체 빚의 절반이 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 절차 개시 전까지 사전 계획안을 제출하고 법원의 심리·결의를 통해 인가를 받는 방식이다. 일반적 회생 절차보다 신속하다. 쌍용차는 이 방식을 희망한다. 만약 통상의 회생 절차에 돌입하면 대규모 구조조정 등이 불가피해서다. P플랜에 돌입하려면 주채권자인 산은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산은은 HAAH가 구체적 계획을 내놔야 승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안영규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잠재적 투자자에게 자금 조달 증빙을 요구했으나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HAAH는 중동과 캐나다의 투자사 3곳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으로부터 쌍용차 투자금을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산은 측은 쌍용차의 10년간 누적 적자가 1조원이 넘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경영 계획을 마련하라고 HAAH와 쌍용차를 압박한다. 안 부행장은 “자동차 산업은 신차 생산을 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에 새 투자자가 장기 계획을 세우고 설비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런 계획 없이 산은이 쌍용차를 지원하면 경제 논리와 사회적 논리 사이에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산은이 쌍용차를 그대로 무너지게 두진 않을 것’이라는 계산하에 최대한의 지원을 끌어내려는 HAAH와 외국 자본의 ‘먹튀’를 막으려면 구체적 투자·사업 계획을 확보해야 한다는 산은 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라인은 지난 1일부터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쌍용차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는 산은에 조속한 자금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또 쌍용차 핑퐁게임…산은 “구체 계획 내야 투자 결정”

    또 쌍용차 핑퐁게임…산은 “구체 계획 내야 투자 결정”

    ‘인수 희망’ HAAH, 산은에 2800억원 지원 요청산은 “지속가능한 사업계획 있어야 P플랜 등 가능”산은 부행장 “돈 넣는다고 회사 살릴 수 있지 않아”쌍용차 조립라인, 협력사 부품공급 중단에 차질유동성 위기 탓에 벼랑에 몰렸다가 기사회생을 노리던 쌍용자동차의 운명이 다시 미궁에 빠졌다. 회생의 키를 쥔 산업은행이 “돈만 넣는다고 회사를 살릴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쌍용차 인수 의지를 밝힌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에 “지속가능한 구체적 사업계획을 달라”고 압박하고 있어서다. HAAH 측은 자신들이 2억 5000만달러(약 2800억원)을 쌍용차에 투자할테니 산은도 같은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달는 입장이다. 산은과 잠재적 투자자 사이의 핑퐁 게임이 또 시작됐다. 최대현 산은 선임부행장은 2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협상 차 방한했던) 잠재적 투자자(HAAH)가 P플랜에 대한 의사결정을 못하고 출국해 산은도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단계”라면서 “만약 사업계획 타당성 미흡 등으로 P플랜 진행이 어려워지면 쌍용차는 통상의 회생절차를 밟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P플랜(사전 회생 계획 제도)은 채무자가 진 빚의 절반 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 절차 개시 전까지 사전계획안을 제출하고 그에 따라 법원의 심리·결의를 통해 인가를 받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회생 절차보다 신속하다. 쌍용차는 이 방식을 희망하고 있다. 만약 통상의 회생절차로 돌입하면 대규모 구조조정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P플랜 돌입을 위해서는 주채권자인 산은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산은은 HAAH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놔야 P플랜 승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안영규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잠재적 투자자에게 자금 조달을 어떻게 할지 증빙을 요구했으나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HAAH는 중동과 캐나다의 투자사 3곳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서 쌍용차 투자금을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생계획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아 증빙 자료를 만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산은 측은 쌍용차의 10년간 누적적자가 1조원이 넘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경영 계획을 마련하라고 HAAH와 쌍용차를 압박하고 있다. 안 부행장은 “자동차 산업은 연구개발부터 신차 생산을 하는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새 투자자가 장기 계획을 세우고 설비 투자를 할 수 있어야 이 과정이 가능하다”면서 “이런 계획없이 산은이 쌍용차를 지원하면 경제논리와 사회적 논리 사이에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산은이 쌍용차를 그대로 무너지게 두진 않을 것’이라는 계산 하에 최대한 지원을 이끌어내려는 HAAH와 외국 자본의 먹튀를 막으려면 구체적 투자·사업 계획을 확보해야 한다는 산은 간 줄다리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라인은 지난 1일부터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대기업 부품업체와 일부 영세 중소 협력업체가 미결제 대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부품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쌍용차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는 산업은행에 조속한 운영자금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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