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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테네 2004] 여자핸드볼 무패행진 승승장구

    ‘어게인 88∼92’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한국 여자핸드볼대표팀이 올림픽 2연패의 영광을 아테네에서 재현할 태세다. ‘죽음의 B조’ 예선 첫 경기에서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거함 덴마크와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앙골라 스페인 프랑스를 잇따라 무찌르며 조 1위(3승1무)로 8강에 진출했다.오는 27일 오전 1시30분 A조 4위로 턱걸이한 브라질(1승3패)과 4강 티켓을 다툰다. 브라질은 힘이 좋은 데다 평균 신장이 176.4㎝으로 한국보다 5.4㎝나 높다.180㎝가 넘는 선수가 5명이다.높이가 다소 부담스럽지만 스피드와 조직력이 떨어져 한국 핸드볼여전사의 금빛 가도에 걸림돌이 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시드니올림픽 당시 8강전에서 만나 35-24,11점 차로 꺾었고,99년 노르웨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조별리그에서도 27-20으로 제친 터라 마음이 한결 가볍다.이 때문에 준결승에서 맞붙게 될 프랑스-헝가리전 승자에 벌써부터 신경이 쓰인다.이미 프랑스를 30-23으로 눌렀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 챔피언이라 만만히 볼 수는 없다.또 A조 2위(3승1패) 헝가리에는 지난해 12월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준결승전에서 치열한 공방끝에 38-40으로 패배했었다. 예선 4경기를 통해 135골을 터뜨려 팀 득점 1위를 차지한 한국은 화끈한 공격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다는 전략이다.각 24골과 22골로 득점 랭킹 4·5위에 오른 레프트 백 이상은(29)과 라이트 윙 우선희(26)의 ‘쌍포’가 공격의 선봉이다.바르셀로나에서 금 맛을 경험한 ‘아줌마 듀오’ 오성옥(32)과 임오경(33)은 관록의 ‘한방’으로 힘을 보탠다. 이들은 “후배들과 힘을 모아 은퇴하기 전에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아테네 2004] 날 키워준 누나야 金으로 보답할게

    김정주(23·원주시청)가 한국 복싱 부활의 펀치를 날렸다. 김정주는 23일 페리스테리 올림픽복싱홀에서 열린 69㎏급 8강전에서 후안 카밀로 노보아 아구이나가(콜롬비아)를 25-23으로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동메달을 확보했다.시드니올림픽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던 한국은 8년 만에 메달맛을 보게 됐다. 경기 뒤 김정주는 “저를 키워준 누나에게 금메달을 걸어드리겠습니다.”며 흥분했다.경기가 열린 복싱홀에는 많은 콜롬비아 관중 속에 김정주의 작은 누나 미숙(24·대학생)씨가 혼자 태극기를 흔들며 목청을 높였다.누구도 메달을 예상하지 못했기에 응원단도 없었다.김정주는 ‘져도 본전’이란 생각으로 글러브를 휘둘렀고,3회전까진 18-13으로 앞섰다.마지막 4회전 들어 아구이나가의 반격이 거셌다.4회전 1분1초에는 맹공에 밀려 다운을 당하기도 했다.캔버스에 쓰러진 그가 떠올린 사람은 큰 누나 정애(30·대학 조교)씨. 아버지는 그가 진주 가람초등학교 5학년때 간암으로,어머니는 중앙중학교 3학년때 그가 아마추어 데뷔전을 치르는 동안 심장마비로 각각 세상을 떠났다.이 바람에 큰 누나가 가장으로서 그를 뒷바라지했다.정애씨는 역도 장미란을 응원하러온 원주시청 직원들과 함께 아테네에 왔으나 정작 그가 메달권에 진입한 이날 일정에 따라 출국하는 바람에 경기는 보지 못했다. “일어나라는 누나의 응원이 귓전을 때리는 것 같았다.”는 그는 “우승 포상금으로 작은 누이를 시집 보내겠다.”는 말로 출사표를 대신했다.오는 28일 쿠바의 롤렌조 아라곤 아르멘테로스와 맞붙는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아테네 2004] 美 게이틀린 남100m 9초85 금메달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23일 새벽 5시10분(이하 한국시간) 메인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8만여 관중들의 숨소리가 멎었다.스타팅블록에 잔뜩 웅크린 8명의 사내들은 탄창에 장착된 총알이었다.어깨 근육을 움찔거리며,숨을 한껏 들이마신다.그리고 마침내 ‘탕-’.눈을 깜빡하기도 전에,들이마신 숨을 내쉬기도 전에 바람처럼 트랙을 날았다.9초85.무려 4년을 기다린 승부가 갈린 데는 10초도 채 안 걸렸다. 미국의 신예 저스틴 게이틀린(22)이 ‘인간 탄환’을 가리는 육상 남자 100m 결승에서 30m 지점부터 치고 나간 뒤 막판 가슴을 들이밀며 결승선을 통과,프란시스 아비크웰루(포르투갈·9초86) 모리스 그린(미국·9초87)을 사진판독 끝에 따돌리고 금메달을 움켜 쥐는 파란을 연출했다. 사진판독 끝에 메달 색깔을 가린 것은 지난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서 앨런 웰스(영국)와 실베오 레오나르드(쿠바)가 10초25의 같은 기록으로 골인한 이후 24년 만이다. 팀 몽고메리(미국)의 세계기록(9초78)에는 못 미치지만 숀 크로퍼드(미국)의 올 시즌 최고기록(9초88)을 0.03초 앞당긴 게이틀린은 “지상 최고의 레이스였다.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실감할 수 없다.내 생애 가장 흥분된 경주였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게이틀린은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기 전까지 그저 ‘복병’일 뿐이었다.지난해 세계실내선수권 60m와 올해 체코 그랑프리대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디펜딩챔피언 그린의 그늘에 가려 있었고,준결승도 조 2위로 통과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그러나 30m지점부터 옆 레인의 경쟁자들을 반발짝 앞서는 총알 질주를 했고,골인 순간 가슴을 쭉 들이미는 짜릿한 마무리로 아테네의 최고영웅이 됐다. 스프린터의 산실 캘리포니아주가 아닌 뉴욕 출신으로 한 때 매리언 존스와 팀 몽고메리(이상 미국)를 지도한 명코치 트레버 그레이엄의 조련을 받은 그는 185㎝,83㎏의 빼어난 체격에 순발력과 스피드를 겸비한 유망주로 세 차례나 미국 주니어챔피언을 지냈다.그레이엄은 미국 육상계를 뒤흔든 최대 약물 스캔들의 ‘휘슬 블로워(내부 고발자)’로 밝혀져 화제다.그레이엄은 23일 “지난해 6월 한 코치에게서 합성 스테이로드(THG) 주사제를 받은 다음 고민 끝에 반도핑기구(USADA)에 이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전미대학선수권 100·200m를 석권하면서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한 게이틀린은 2001년 금지약물 암페타민 양성 반응으로 1년 간 트랙에 서지 못했고,지난해에는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그러나 지난해 9월21일 모스크바챌린지대회(총상금 240만달러)에서 100만(11억6000만원)달러가 걸린 남자 100m에서 10초05로 우승,상금 50만달러를 움켜쥐면서 ‘빅매치에 강한 선수’로 주목 받았다.당시 세계기록(9초78) 보유자 몽고메리는 10초19로 3위에 그쳤다. 지난 7월에는 자신의 최고이자 시즌 4위인 9초92를 기록해 ‘아테네의 주역’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window2@seoul.co.kr
  • [아테네 중계석] 여자배구 조3위로 8강 진출

    28년 만의 메달 획득을 노리는 한국 여자배구가 준준결승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4강 진출을 노린다.한국은 23일 여자배구 A조 예선 최종전에서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하고 0-3(19-25 18-25 23-25)으로 완패했다.한국은 그러나 예선 전적 3승2패를 기록,조 3위로 8강에 올라 24일 B조 2위 러시아와 맞붙게 됐다.
  • [이창구 기자의 아테네 리포트] 코치·감독에게도 박수를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드립니다.” 시상대에 오른 선수의 이 한마디에 감독과 코치들의 노고는 눈 녹듯 녹는다.메달은 선수들이 따지만 뒤에는 언제나 감독과 코치들의 열정적인 ‘조언’이 있다. 여자 탁구의 이에리사 감독과 현정화 코치는 하루 만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이은실-석은미조와 김경아-김복례조가 준결승에서 맞붙은 지난 19일 두 사람은 코치석이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즐겼다.함박웃음을 터뜨리는 둘은 영락없는 어머니와 딸의 모습이었다.그러나 다음날 동메달 결정전에서 김-김조가 중국에 패하자 코치석에 있던 이 감독의 다리가 휘청거렸다.이어진 결승전 때 코치석에 앉은 현 코치도 이-석조가 중국에 완패하자 눈물을 뚝뚝 흘렸다. 지난 18일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 나선 박성현과 이성진(이상 전북도청)의 뒤에는 서오석 감독이 자리 잡았다.당초 백웅기 코치가 나갈 예정이었지만 백 코치는 이번이 서 감독의 마지막 올림픽임을 알기에 영광의 순간을 느끼라며 등을 떼밀었다.서 감독은 전북도청 감독으로 ‘별 볼일 없던’ 박성현과 이성진을 발탁해 키운 아버지 같은 존재.서 감독은 스트레스성 당뇨 때문에 곧 병원 신세를 져야 할지도 모른다. 금메달 보증수표로 여겨졌던 김동문(삼성전기)-나경민(대교눈높이)조의 탈락으로 ‘지옥’으로 떨어졌던 배드민턴 김중수 감독은 지난 20일 가장 행복한 감독으로 바뀌었다.남자 복식 결승에서 우리 선수끼리 만나자 “이런 감독이라면 100년도 하겠다.”고 말했다.펜싱 남자 에페의 이일희 코치는 이상엽 선수 한 명을 위해 올림픽에 나섰지만 8강에서 꿈이 꺾였다.둘은 12년간 태릉선수촌에서 동고동락한 사이.이 코치는 “하늘이 하는 일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장한 선수들의 얼굴만큼이나 감독·코치의 얼굴도 기억해 주자. window2@seoul.co.kr
  • [아테네 2004] 女100m ‘무명의 반란’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지구촌의 눈과 귀가 쏠린 아테네올림픽 육상 여자 100m에서 ‘무명의 스프린터’ 율리야 네스테렌코(벨로루시)가 깜짝 우승했다.한국은 양궁 남자 단체전 2연패를 일궈낸 데 이어 탁구 남자단식에서 유승민(삼성생명)이 은메달을 확보했다.북한도 여자탁구에서 김향미가 세번째 은메달을 따냈다. 네스테렌코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에서 10초93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로린 윌리엄스(미국·10초96),베로니카 캠벨(자메이카·10초97) 등 우승후보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하는 파란을 연출했다. 네스테렌코는 미국이 보이콧으로 불참한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 이후 여자 100m 금메달을 싹쓸이해온 아성을 24년만에 깨뜨렸다. 장용호(예천군청)-임동현(충북체고)-박경모(인천계양구청) 트리오가 나선 한국 남자 양궁은 21일 밤 파나티나이코 양궁장에서 열린 단체전 결승에서 복병 타이완을 251-244로 따돌리고 시드니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정상을 밟았다. ▶관련기사 13∼15면 22일 밤 갈라치올림픽홀에서 열린 탁구 남자단식 준결승에서는 유승민이 노장 얀 오베 발트너(39·스웨덴)를 4-1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23일 오후 8시 왕하오(중국)와 금메달을 다툰다.여자 단식에서 북한의 김향미와 한국의 김경아(대한항공)가 나란히 은·동메달을 목에 걸었다.그러나 축구는 이날 새벽 테살로니키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8강전에서 프레디 바레이로(2골),호세 카르도소에게 먼저 3골을 내줘 후반 이천수의 2골에도 불구하고 2-3으로 져 사상 첫 메달의 꿈을 접었다. window2@seoul.co.kr
  • [아테네 2004] 유승민 “23일은 金”

    [아테네 2004] 유승민 “23일은 金”

    얀 오베 발트너의 노련미만으로는 ‘탁구 신동’의 폭풍 같은 스매싱을 막을 수 없었다.세계 랭킹 3위 유승민(22)은 22일 갈라치올림픽홀에서 열린 남자단식 준결승전에서 39세의 노장 발트너(스웨덴)를 4-1(11-9 9-11 11-9 11-5 11-5)로 가볍게 제압했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 결승에 오른 것은 지난 88서울올림픽 단식에서 유남규(현 농심삼다수 감독)가 우승한 이후 16년 만이다.남자 탁구는 시드니대회 노메달에 그친 한을 풀게 됐다. 유승민은 위력적인 포핸드 드라이브와 서브를 테이블 좌우로 작렬시켰다.발트너는 ‘녹색 테이블의 여우’라는 별명답게 예리한 커트와 속공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명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결국 노장은 신성의 ‘제물’이 됐다.유승민은 세트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춘 3세트 초반 스매싱과 서브에이스 2개 등을 묶어 4-0으로 앞서기 시작했다.왕년의 스타 발트너도 10-5로 뒤진 상황에서 테이블 끝에 걸치는 드라이브 등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한 점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유승민의 서브 에이스에 끝내 무너졌다.이후 페이스는 완전히 유승민 쪽으로 넘어갔다.발트너의 스타일을 읽은 유승민은 범실은 줄인 채 쉴새없이 스매싱을 꽂으며 가볍게 두 세트를 따냈다.유승민은 23일 세계 최강 왕리친을 꺾은 세계 4위 왕하오와 겨룬다.금메달을 놓고 ‘한·중전’을 벌인다.유승민은 지난 1999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 때 왕하오를 한차례 꺾은 적이 있으나 성인대회에선 올해 코리아오픈 준결승을 포함,6전전패를 기록 중이다. 한편 교민 30여명과 남북한 선수들의 열렬한 공동 응원 속에 펼쳐진 탁구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북한의 ‘기둥선수’ 김향미(25)는 세계 1위 장이닝(중국)에게 0-4로 완패했다.한국의 김경아는 3·4위전에서 싱가포르 리지아웨이에 4-1로 역전승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아테네 2004] 윤미진 아쉬움 털어

    “다시 시작해야죠.” 한국 여자양궁의 대들보 윤미진(21)이 마침내 활짝 웃었다.이틀 전 믿어 의심치 않던 개인전 금메달 후보였다.그러나 8강전에서 타이완의 위안슈치(20)에게 덜미를 잡혀 아픔을 맛봤다.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준결승에 이은 연패여서 충격이 더욱 컸다.그나마 동갑내기 친구이자 라이벌인 박성현과 대표팀 막내 이성진(19)이 금·은메달을 따낸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경기장을 벗어나며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힘내라는 교민 자원봉사자의 격려를 받고서야 “단체전에서 잘 할게요.”라며 간신히 입을 열었고,20일 묵묵히 활을 당긴 끝에 그 약속을 지켜냈다. 역시 그녀는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서야 어울렸다.윤미진은 박성현 이성진과 나란히 금메달을 들어보이며 아테네에 온 이후 가장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윤미진은 단체전 2연패를 달성하며 생애 세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그리고 대선배 김수녕(33)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김수녕은 올림픽에 3회(1988·1992·2000년) 출전해,금 4,은 1,동 1개로 한국스포츠 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목에 건 슈퍼스타.김수녕은 29세때 윤미진과 함께 시드니대회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내 개인전 동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추가했다. 김수녕에 견주면 이제 대학 3년생인 윤미진은 적어도 두차례 이상 올림픽 참가가 가능하다.물론 끊임없는 자기관리와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 양궁 사상,아니 세계 양궁 사상 처음으로 개인·단체 2연패 달성이라는 꿈은 물거품이 됐지만 이제 그녀의 목표는 김수녕을 뛰어넘는 것으로 정해질 것이다.윤미진의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이미 시작됐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창구기자의 아테네 리포트] 은메달의 의미

    ■ 아테네올림픽 특별취재단 이창구기자(체육부) 김명국차장(사진부) 김태충차장 조병모 위원석기자(이상 스포츠서울 스포츠부) 김용습(〃 사회부) 강영조기자(〃 사진부) 유도 남자 100㎏급의 장성호(26·마사회)는 20일 새벽 금메달을 염원한 많은 사람들을 적잖이 실망시켰다. 일본의 ‘유도영웅’ 이노우에 고세이가 일찌감치 탈락한 데다 8강전에서 이노우에와 이 체급 최강을 다투는 이스라엘의 아리엘 제비를 이긴 터였다. 결승에서 만난 벨로루시의 이하르 마카라주는 한 수 아래의 실력으로 평가돼 금메달은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준결승까지 시원한 한판승을 뽐낸 장성호가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무너졌으니 지켜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허탈했을까.경기를 막 마친 장성호에게 소감을 물었다.“금메달을 못 따서 죄송하지만 저의 땀과 눈물이 밴 참으로 소중한 메달입니다.제가 메달을 딸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습니까.” 사실 최고의 ‘드림팀’으로 구성된 이번 유도대표팀에서 메달 가능성이 가장 낮게 평가된 선수가 바로 장성호다.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이노우에의 아성이 워낙 견고했고,덩치 큰 유럽 선수들은 왼팔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장성호보다 체력이 월등히 좋았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한국선수단에 유난히 은메달이 많이 나온다.사격에서는 금메달 후보들이 줄줄이 낙마했고,진종오 이보나가 의외의 은메달을 땄다.양궁에서 은메달을 딴 이성진은 “금메달보다 오히려 맘이 편하다.”고 했다.‘무명’의 김대은은 남자체조 개인종합에서 은메달을 따며 체조사를 새로 썼다.금메달을 노리기에는 역부족이던 역도의 이배영은 자신의 각본대로 경기를 운영,무난히 은메달을 땄다. 어떤 선수의 은메달은 금메달보다 더 값져 보이고,어떤 선수는 지켜보는 이들을 실망시기면서 은메달을 딴다.은메달은 그 가치가 선수마다 달라 보이지만 금메달보다 훨씬 쉽게 잊혀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남은 올림픽 기간에도 제각각의 가치를 지닌 은메달이 더 나올 것이다.그때마다 안타깝다며 장탄식을 내쉬기보다는 은메달 속에 녹아 있는 선수의 땀과 눈물을 헤아려보자. window2@seoul.co.kr
  • [아테네 2004] 남복 12년만에 정상 스매싱… 20일 우리끼리 金 다퉈

    아테네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결승전은 한국선수끼리 펼치는 4년 만의 리턴매치다. 20일 밤 11시 금메달을 놓고 격돌하는 20년지기 김동문-하태권조와 같은 소속사 1년 선배이자 한국 대표팀의 최고참 듀오 이동수-유용성조.한국 배드민턴을 대표하는 이들 4명은 모두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 무대다. 4년 전 시드니올림픽 때 준결승에서 맞붙어 선배인 이-유조가 김-하조를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가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고,김-하조는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4명중 금메달 맛을 본 선수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혼합복식에서 길영아와 조를 이뤄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박주봉-나경민조를 누른 김동문.이번 대회 혼합복식 8강 탈락의 한풀이에 나선 김동문과 생애 첫 금메달 고지에 오른 하태권,시드니올림픽 은메달의 애석함을 풀기 위해 4년간 절치부심한 이동수와 유용성.모두 한치의 양보 없이 전력을 다할 것이 분명하다. 준결승전에서 3번시드의 김-하조는 엥 하이안-플랜디 림펠리(인도네시아)조를 맞아 첫 세트 초반 3점차 리드를 당했으나 강력한 스매싱을 앞세워 8-8에서 전세를 뒤집은 뒤 내리 7점을 따내 기선을 제압했다.2세트에서는 안정된 네트플레이와 전방위 공격을 뽐내며 단 2점만을 내준 채 승부를 결정지었다. 시드를 배정받지 못한 이-유(세계 9위)조는 5번시드의 옌스 에릭센-마르틴 룬드가르트조의 높이에 눌려 첫세트를 9-15로 내줬으나 이후 과감한 네트플레이를 펼치며 15-5,15-3으로 거푸 세트를 건져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이어 2연속 결승에 진출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아테네 중계석] 탁구 이은실·석은미조 銀 확보

    한국 탁구 여자복식의 에이스 이은실-석은미조가 19일 아테네 갈라치올림픽홀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김경아-김복례조를 4-0(11-6 12-10 11-7 11-2)으로 완파,결승에 진출했다.이-석조는 20일 밤 10시 세계 최강 장난-장이닝(중국)조와 금메달을 놓고 맞붙는다.한편 남자복식 이철승-유승민조는 8강에서 마주노프 드미트리-스미르노프 알렉세이(러시아)조에 1-4로 패해 준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 [아테네 2004]배드민턴 남복 金·銀 ‘예약’

    [아테네 2004]배드민턴 남복 金·銀 ‘예약’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한국이 배드민턴 남자복식 금·은메달을 확보했다.남자 유도 중량급의 간판스타 장성호(26·마사회)는 아쉬운 은메달에 머물렀다. 한국은 19일 밤(이하 한국시간) 아테네 구디체육관에서 잇따라 열린 배드민턴 남자복식 준결승전에서 김동문-하태권조(삼성전기)가 인도네시아의 엥 하이안-플랜디 림펠리조를 2-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선착한데 이어 이동수-유용성조(삼성전기)도 덴마크의 옌스 에릭센-룬트가르트 한센조에 2-1로 역전승을 거둬 20일 밤 11시 우승을 다투게 됐다. 한국 배드민턴이 올림픽 남자복식 결승에서 맞붙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이로써 한국은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 박주봉-김문수조 이후 12년만에 남자복식 정상에 복귀하게 됐다.아테네 아노리오시아홀에서 열린 유도 남자 100㎏급 결승에서는 장성호가 벨로루시의 이하르 마카라주에게 1분16초 남기고 다리잡아 메치기 절반을 내줘 은메달에 머물렀다. 장성호는 8강전과 4강전에서 거푸 역전 한판승을 거둬 기대를 부풀렸으나 상대의 노련미에 휘말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windoe2@seoul.co.kr
  • [아테네 2004] 장성호, 결승서 벨로루시 마카라주에 무릎

    [아테네 2004] 장성호, 결승서 벨로루시 마카라주에 무릎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아쉬움이 너무 컸다. 19일 아테네 아노리오시아홀에서 열린 남자 100㎏급 결승을 앞두고 분위기는 장성호에게 유리해 보였다.강력한 우승후보로 장성호가 가장 껄끄럽게 생각해온 일본의 이노우에 고세이(26)가 중도탈락했기 때문.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한 이노우에는 8강전에서 엘코 반더게스트(네덜란드)에게 업어치기 한판으로 패한데 이어 패자 준결승전에서도 밀려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1회전에서 화끈한 한판승을 거두며 진군을 시작한 장성호는 고비인 아리엘 제비(이스라엘)와의 8강전에서 막판 역전 한판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진출했다.4강전에서도 한판승을 거둬 금메달에 성큼 다가선 것 같았다.그러나 여기까지가 다였다.8강전에서 체력을 거의 소진한 장성호는 이하르 마카라주(벨로루시)와의 결승전에서 1분22초를 남기고 절반을 빼앗기며 패색이 짙었다.종료 14초를 남기고 유효를 얻었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장성호는 ‘꽃미남’ ‘천재 유도선수’ ‘비운의 사나이’ 등 많은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이야기다. 장성호의 왼쪽 팔은 쭉 펴지지 않는다.어렸을 때 다친 팔꿈치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평생 안고 가야할 장애가 됐다.‘약골’이란 소리가 듣기 싫어 시작한 유도였다.한쪽 팔의 힘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은 유도선수로서는 치명적이다.지난 16일 73㎏급에서 금메달을 딴 이원희가 이상적인 유도선수라고 평가받는 이유는 왼쪽과 오른쪽의 힘과 기술이 똑같기 때문이다. 상대들도 장성호의 약점을 모를 리 없었다.언제나 장성호의 왼쪽을 집중 공략했다.그래서 항상 우승 문턱에서 무너졌다.1999세계선수권에서는 2위,2001세계선수권에서는 3위,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2위.지난 시드니올림픽 1회전에서는 힘 한 번 못쓰고 한판패를 당했고,2003세계선수권을 불과 1주일 앞두고서는 허리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window2@seoul.co.kr
  • [아테네 2004] 박성현은 누구

    ‘신의 땅에서 활의 여신으로 거듭나다.’ ‘대기만성’ 박성현이 ‘신들의 고향’ 아테네에서 여신 아르테미스로 거듭 태어났다.아르테미스는 제우스의 딸이자 태양의 신 아폴론의 쌍둥이 남매로 활 솜씨가 매서웠다. 첫 근대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사용된 파나티나이코 양궁 경기장은 그녀가 2인자 껍질을 깨고 1인자로 거듭나기에 가장 어울리는 장소였다. 에게해와 인접해 바람 빠르기가 초당 2.5∼4m를 넘나들고 회오리도 자주 일어나 과녁 한 가운데 화살을 꽂기가 힘든 곳이었지만 170㎝의 키에 몸무게 72㎏의 탄탄한 체격에서 시속 196㎞의 화살을 뿜어내는 ‘파워 슈터’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여자 선수로는 드물게 남자 선수 못지 않은 강궁을 사용하는 박성현.70인치(약 178㎝) 길이에 당기는 힘이 무려 44.5파운드(약 20㎏)나 되는 활,탄탄한 기본기와 과감한 플레이가 그녀의 무기였다. 박성현을 이야기하려면 ‘국내 1인자,국제 2인자’라는 꼬리표를 달아 준 동갑내기 윤미진과의 관계를 먼저 꺼내지 않을 수 없다. 국제양궁협회(FITA) 랭킹 2위인 그녀는 태릉선수촌에서 연습할 때나 국내대회에서는 세계 1위 윤미진을 앞섰지만 국제대회만 나가면 번번이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라이벌을 넘어서기 위한 노력이 오늘의 영광을 이룰 수 있었다.박성현은 은근히 아테네 결승에서의 라이벌전을 그려 왔지만 윤미진이 8강전에서 타이완의 위안슈치에게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이어 또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성사되지는 않았다. 박정복(53)씨와 강순자(49)씨 사이에서 딸 부잣집 막내로 태어나 1993년 군산 소룡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활을 잡았다. 전북체고 때만 해도 그저 신체조건이 좋고 양궁을 즐기는 소녀 궁사로만 여겨졌을 뿐 이렇다 할 성적은 없었다. 세상에 이름을 처음 알린 것은 고교를 갓 졸업한 2001년 3월 종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국가대표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면서부터. 어찌 보면 이른 나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고교시절 이미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을 쏜 윤미진에 견주면 오히려 늦은 도약. 이후 크고 작은 국제 경험을 쌓으며 실력도 쑥쑥 자라났다.그해 5월 코리아국제양궁에서 개인 3위,단체 1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7월 유럽그랑프리 3차리그에서는 개인전 2위를 거머쥐더니 윤미진이 참가하지 못한 9월 세계선수권에서는 ‘맏언니’ 김경욱(33·모비스)을 연장 접전 끝에 누르고 우승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듬해부터 윤미진과 팽팽한 맞수 관계를 유지했다.7월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맞대결을 벌여 1위를 내줬으며,8월 아테네 프레올림픽에서도 윤미진과 준결승에서 마주쳐 동메달에 그치는 등 1인자의 그늘에 가렸다. 같은 달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드디어 맞수를 꺾고 정상에 올랐으나 국내에서 열린 데다 대회의 위상도 낮아 흡족한 결과는 아니었다. 올해 들어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렵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꾸준히 1위를 유지,일찌감치 아테네 출전을 확정한 박성현은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에서 마침내 자신을 활짝 꽃피웠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아테네 2004] 여자 양궁 세계를 쐈다

    [아테네 2004] 여자 양궁 세계를 쐈다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한국 양궁의 사상 첫 전종목 석권을 향한 진군이 시작됐다.박성현(21) 이성진(19·이상 전북도청)이 나란히 금·은메달을 거머쥐며 한국의 올림픽 여자 개인전 6연패를 일궈냈다.사격 여자 더블트랩에서는 ‘육군 중사’ 이보나(23·상무)가 값진 은메달을 보탰다. 박성현은 18일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이성진과 마지막 한 발을 남길 때까지 동점을 이루는 명승부를 펼친 끝에 110-108로 이겨 금메달을 차지했다.한국은 시드니올림픽 2관왕 윤미진(21·경희대)이 8강전에서 위안슈치(타이완)에게 덜미를 잡히는 위기를 딛고 양궁 최강국 면모를 다시 한번 뽐냈다. 마르코풀로사격장에서 열린 여자 더블트랩에선 이보나가 결선합계 145점으로 킴벌리 로드(미국)에게 1점 뒤져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지난 16일 트랩에서 ‘깜짝 동메달’을 딴 이보나는 한국선수단에서는 맨 처음 혼자 2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갈라치올림픽홀에서 열린 탁구 여자복식 8강전에서는 이은실(삼성생명)-석은미(대한항공)조와 김경아(대한항공)-김복래(마사회)조가 각각 북한의 김현희-김향미조,크로아티아의 타마라 보로스-코넬리아 바디아조를 누르고 준결승에서 만나 은메달을 확보했다. 한편 남자축구는 테살로니키 카프탄조글리오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리와의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3으로 뒤진 후반 11분부터 7분 사이 조재진의 연속골과 상대 자책골로 극적인 무승부를 이뤄 8강에 합류했다.한국은 말리와 1승2무(승점 5)로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차에서 밀려 조 2위가 됐다.한국 축구가 올림픽 8강에 오른 것은 지난 1948년 런던대회 이후 56년 만이다. window2@seoul.co.kr
  • [아테네 2004] 박성현·이성진 신궁 대결… 마지막 한발서 金·銀 갈려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4엔드도 막바지에 치달았다.점수는 100-100,화살 주머니에는 단 한 발씩만이 남았다.주어진 시간은 40초.잠시 숨을 고른 박성현이 시위를 놨다.활은 왼손에서 핑그르르 돌았고,그녀의 손을 떠난 마지막 화살은 과녁을 향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았다.두런두런 웅성거림이 이어지던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양궁경기장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마침내 ‘딱’ 소리와 함께 정중앙에 꽂힌 화살이 부르르 떨리자 그리스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이어 이성진이 날린 화살은 8점에 머물렀다.신은 마침내 박성현에게 생애 첫 월계관을 허락했다. 사흘 동안 펼쳐진 토너먼트전에서 웃음 한자락 조차 내비치 않던 포커 페이스 박성현이었지만 18일 밤 시상대 맨 꼭대기에 올라서자 활짝 웃음을 터뜨렸다. 기대를 모은 디펜딩 챔피언 윤미진은 8강전에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패배를 안긴 위안슈치(20·타이완)에게 105-107로 또 무릎을 꿇었다. 신이 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 2연패를 허락치 않은 것.그러나 이성진이 4강전에서 위안슈치를 104-98로 가볍게 꺾어 언니의 빚을 대신 갚아 주었다. 지난 1984년 LA올림픽에 첫 출전한 이후 여자양궁 개인전 6연패를 달성한 한국은 88년 서울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금·은·동을 휩쓴 것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개의 태극기를 동시에 아테네 하늘에 휘날렸다. 지난 12일 랭킹 라운드에서 세계신기록(682점·72발)을 세우며 금빛 예고를 한 박성현은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이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고,결승에 이르기까지 만나는 상대마다 10점 이내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앨리슨 윌리엄슨(33·영국)과의 준결승은 그녀의 솜씨가 더욱 빛난 한판.3엔드 첫 슈팅에서 과녁 한 가운데 숨은 TV중계 카메라의 렌즈를 뚫어 한국 양궁의 트레이드 마크인 ‘퍼펙트 골드’를 관중들에게 선사했다. 대표팀 막내와 치른 결승전이 오히려 피말리는 접전이었다.1엔드 첫 발에서 10점을 꽂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2엔드 들어 동생이 3발 모두 10점 만점에 쓸어 담는 바람에 53-56으로 역전을 당했다. 위기의 순간에서 박성현의 뚝심이 빛났다.꾸준히 9∼10점을 쏜 박성현은 4엔드 두번째 슈팅에서 10점으로 마침내 동점을 이뤄냈고,결국 마지막 한 발에서 승부를 갈랐다. / window2@seoul.co.kr
  • [아테네 2004] 弓女 윤·이·박 트리오 金빛사냥

    ‘열려라 노다지.’ 대회 초반 노다지 캐기에 차질을 빚고 있는 한국선수단에 세계 최강 태극 궁사들이 금빛 청량제를 잇따라 선사한다.한국 양궁대표팀은 18일부터 나흘간 벌어지는 ‘골드 시리즈’에 나선다.88서울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4종목 가운데 최고 3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은 이번에 사상 첫 전 종목 석권을 꿈꾼다. 물론 파나티나이코 양궁경기장의 상상을 초월하는 돌풍이 가장 두려운 적으로 부상했다.그러나 한국 여자양궁의 호적수 나탈리아 발레바(35·이탈리아)와 시드니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사이먼 페더웨이(35·호주) 등이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거푸 64강전에서 탈락했지만 디펜딩챔피언 윤미진(21·경희대)과 박성현(21·전북도청) 막내 이성진(19·전북도청) 등 태극 전사들은 이변없이 16강에 안착했다.여궁사 트리오가 먼저 금 시위를 당긴다.18일 하루 동안 개인전 16강부터 결승까지 줄줄이 치러지는 것. 지난 12일 랭킹라운드에서 박성현이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1∼3위를 한국이 휩쓸어 대진도 환상적이다.출전 선수 3명은 4강에 올라야만 마주친다. 4년 전 시드니에서 여고생의 나이로 2관왕(개인·단체)을 차지한 윤미진은 다양한 국제 대회를 통해 쌓은 노련미와 담력,오조준(풍향에 따라 조준을 달리하는 것) 능력이 탁월해 누구나 인정하는 금메달 0순위다.라이벌 박성현은 지난해 세계선수권과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이어 윤미진과 결승에서 맞붙길 고대한다.특히 근력이 뛰어난 박성현은 여자 선수중 가장 무거운 활을 사용,상대적으로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게 강점이다.또 막내들이 금맥을 캐는 ‘큰 일’을 저질렀던 역대 대회에 비춰 이성진도 주목된다.언니들에 견줘 겁없이 활 시위를 당길 수 있는 게 큰 무기다.19일에는 임동현(18·충북체고) 박경모(29·인천 계양구청) 장용호(28·예천군청) 등이 올림픽 사상 남자 개인전 첫 금 사냥에 나선다. 대진은 그리 좋지 않다.랭킹라운드에서 각각 1·4·5위를 차지해 8강에서 박경모와 장용호가 집안 싸움을 벌이고 승자가 준결승에서 임동현과 격돌한다.그러나 누가 결승에 오르든지 금메달을 목에 걸기에 손색이 없다.20일과 21일 단체전에서도 한국 양궁의 금빛 행보는 계속돼 여자는 5연패,남자는 2연패에 각각 도전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아테네 2004] 셔틀콕 김동문­하태권등 2개조 4강

    [아테네 2004] 셔틀콕 김동문­하태권등 2개조 4강

    ‘전화위복으로 삼겠다.’ 배드민턴의 ‘확실한 금’으로 여겨지던 김동문(삼성전기)-나경민(대교눈높이)조가 8강 탈락의 충격을 추스르고 금사냥에 다시 이를 악물었다. 하태권(삼성전기)과 짝을 이뤄 남자복식에 출전한 김동문은 17일 아테네 구디체육관에서 벌어진 8강전에서 젱보-상양(중국)을 2-0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안착했다.또 이동수-유용성조(삼성전기)는 말레이시아의 강호 충탄푹-리완화조에 2-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합류했다.이로써 김-하조와 이-유조는 각각 다른 조에 편성돼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도 있다. ‘꿈의 복식조’로 불린 혼합복식의 김동문-나경민.지난 16일 8강전에서 수차례 정상권에서 격돌했지만 단 한차례도 패한 적이 없던 덴마크의 라스무센-올센조에 0-2의 무참히 무너져 국내 배드민턴 관계자들을 경악시키며 팬들에게는 허탈감마저 안겼다. 김-나조의 8강 탈락은 4년전 시드니대회때 무명이나 다름없던 장준-가오링조(중국)에 당한 악몽과 흡사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물론 라스무센-올센조가 김-나조를 철저히 분석,열심히 싸운 것도 있지만 일부 관계자들이 우려한 ‘시드니 악몽’ 재현이 현실로 드러난 것. 한 관계자는 “시드니 당시 극도로 내성적인 나경민과 김동문이 국민적 기대의 부담감에 가위가 눌리고 배탈이 날 정도로 시달렸다.”면서 “결국 중국의 신예에 역전 당하자 몸이 돌덩이처럼 굳어 움직이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같은 경우라고 진단했다.하지만 혼복 탈락으로 인한 김-나조의 결별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김동문은 단짝 하태권과 남자복식에서,‘셔틀콕 여왕’ 나경민은 ‘악바리’ 이경원(삼성전기)과 여자복식에서 금메달에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남복 세계 4위 김동문-하태권은 이미 1998년부터 호흡을 맞춰온 단짝이다.남복에는 강호들이 즐비하지만 하디안토-율리안토(인도네시아) 등 우승후보를 연파한 이동수-유용성(삼성전기),차세대 간판 김용현(당진군청)-임방언(삼성전기)조와 파상 공세를 편다면 한국의 금메달도 충분하다. 2001년부터 손발을 맞춰온 여복 세계 3위 나경민-이경원은 내심 금메달을 노리던 ‘히든 카드’.현재 8강에 진출한 나-이조는 세계 1·2위인 중국의 가오링-황수이,양웨이-장지웬조와 기량차가 크지 않은 데다 최근 나경민조가 가오링-황수이조를 격파한 적이 있어 심기일전이 기대된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아테네 올림픽] 이원희 첫金 메쳤다

    [아테네 올림픽] 이원희 첫金 메쳤다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3·마사회)가 화끈한 한판승 행진을 펼치며 마침내 한국선수단 첫 금메달을 움켜쥐었다. 또 북한의 ‘유도영웅’ 계순희(25)와 ‘여자 헤라클레스’ 이성희(26)는 나란히 은메달을 따냈다. 이원희는 아테네올림픽 개막 4일째인 16일 밤(이하 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 아노리오시아홀에서 열린 유도 남자 73㎏급 결승에서 2003세계선수권 3위인 러시아의 비탈리 마카로프를 맞아 줄곧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종료 9초를 남기고 안뒤축 걸기 한판으로 마무리,한국선수단 ‘금메달 1호’의 주인공이 됐다.남북한 동반 금메달의 꿈을 부풀린 계순희는 여자 57㎏급 결승에서 독일의 이폰네 뵈니슈에게 효과 1개 차이로 아깝게 져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48㎏급 금메달의 영광을 재현하는데 실패했다. 준결승에서 몰도바의 빅토르 비볼을 맞아 경기 시작 1분24초만에 불의의 기습을 당해 절반을 내줬으나 상대의 방심을 틈타 11초 뒤 전광석화 같은 공격으로 한판승을 낚은 이원희는 마카로프와의 결승에서 우세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2분36초와 5분53초 거푸 유효를 보탠 뒤 9초를 남기고 업어치기에 이은 안뒤축 걸기로 한판승을 따냈다.이원희는 앞서 준결승까지 3경기 중 2경기도 한판으로 장식하는 화끈한 공격력을 보였다. 이에 앞서 한국의 이보나는 이날 마르코폴로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여자 트랩 결선에서 83점을 쏴 호주의 수전 발로그(88점)와 스페인의 마리아 퀴타날(84점)에 이어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보탰다. window2@seoul.co.kr
  • [아테네 2004] 암투병 할아버지 “우리장손 장하다”

    남북의 오누이가 나란히 따낸 유도 금·은메달에 잠 못이룬 16일 밤이었다.손에 땀을 쥐게 하는 5분간의 승부,승리가 거의 확정됐음에도 시합종료까지 투혼을 발휘해 한판승을 일궈낸 이원희 선수에게 국민들은 일제히 환호를 보냈다. ●이 선수 집은 환호성의 도가니 “드디어 해냈다.” “대∼한민국 만세.” 이원희(23) 선수가 유도 73㎏에서 기다리던 첫 금메달을 따내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이 선수의 집 거실에서 손에 땀을 쥐며 경기를 지켜보던 20여명의 친척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이 선수의 부모님과 누나는 그리스 현지에서,이 선수의 집에는 서울 성동구 용답동에 살고 있던 할아버지 이갑용(80)씨와 할머니 이명숙(79)씨 등 친척들이 모여 응원전을 벌였다. 결승전에서 시종 이 선수가 상대 러시아의 마카로프 선수를 리드하다 시합 종료 몇초 직전 시원한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자 일제히 “원희,이겼다.”를 외치며 서로 얼싸안았다.초등학교 때부터 13년 동안 경기장을 따라다니면서 응원해온 이 할아버지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원희가 해낼 줄 알았다.온국민이 성원해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눈물을 흘렸고,이 할머니는 덩실덩실 춤을 췄다. 이 할아버지는 위암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지만 “원희의 시합을 보고 오면 몸이 가벼워진다.”면서 “역시 우리 장손이 장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준결승전에서 상대선수에게 절반을 내주자 “괜찮다.아직 시간이 많다.”고 스스로를 격려하다 이 선수가 결국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역전하자 “역시 한판승의 사나이다.”라며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이 선수의 작은아버지 상철(44)씨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것은 아무나 따는 것이 아닌데 그동안 고생했던 결과가 나온 것 같아 정말 기쁘다.”면서 “다른 선수들도 선전해 많은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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