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죽음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교량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5월 1일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재현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친필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918
  • 교향곡 1번·3번·4번…5월은 말러의 계절

    교향곡 1번·3번·4번…5월은 말러의 계절

    구스타프 말러(1860~1911)를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이라면 이번 주가 무척이나 설렐 듯하다. 한 주 동안 3개 교향악단에서 각기 다른 말러 교향곡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심포니 송이 나선다.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은 심포니 송은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과 말러의 부드러움을 찾아서’ 공연을 개최한다. 이 공연에서 심포니 송은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말러 교향곡 제5번 4악장 ‘아다지에토’와 말러 교향곡 제4번을 선보인다. ‘아다지에토’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돼 한국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서서히 파도처럼 밀려오는 선율이 빚어내는 감동이 말러의 서정을 제대로 느끼게 한다. 2부에서 선보일 말러 교향곡 제4번은 어린이의 꿈을 떠올리게 하는 평온한 풍경을 그리는 1악장부터 시작해 장난기 넘치는 에너지를 담은 2악장, 삶과 죽음의 신비를 되새기는 3악장, 소프라노 솔리스트와 함께 천국에서의 영원하고 순수한 기쁨을 노래하는 4악장으로 이뤄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이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나선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올해 두 번째 ‘마스터즈 시리즈’로 오는 23일 경기 수원 팔달구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제1번을 선보인다. 말러가 29세에 작곡한 1번 교향곡은 다른 말러 교향곡들의 토대가 되는 작품이다. 그의 다른 교향곡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곡으로 ‘말러 입문용’으로 인기가 많은 편이지만 말러의 교향곡 중에 1번이 가장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지휘를 맡은 김선욱은 “말러 교향곡 1번은 제가 어릴 때 지휘자를 꿈꾸며 스코어(총보)를 보고 피아노로 치던 곡”이라며 “오랫동안 바라왔던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자 동시에 말러의 음악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첫 관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한 주를 마무리 짓는 일요일인 26일에는 KBS교향악단이 제802회 정기연주회로 7년 만에 말러 교향곡 제3번을 선보인다. 메조소프라노 오카 폰 데어 다메라우가 독창자로 참여하고, 고양시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고양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교향곡 3번은 말러의 9개 교향곡 중 가장 길고 감성이 풍부한 작품으로 돋보이는 곡이다. 6개 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인간 경험과 존재의 신비에 대한 심오한 탐구를 표현하고 있다. KBS교향악단은 2017년 제714회 정기연주회로 이 곡을 선보인 바 있다. 강력한 호른 소리로 시작되는 1악장의 오프닝은 삶의 기쁨과 복잡성의 본질을 포착하는 동시에 말러의 개인적인 불안을 암시하기도 한다. 초원에서 피어난 꽃들과 깊은 원시림 속 새들의 노랫소리가 2, 3악장에 걸쳐서 아름답게 펼쳐지고 4악장에 이르면 알토 독창이 어두운 밤의 세계, 즉 죽음과 피안의 세계가 지닌 깊은 고독과 신비를 노래한다. 영롱한 이미지와 천사의 목소리로 구성된 5악장은 기쁨과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천상의 영역을 묘사한다. 어린이 합창과 여성합창, 알토 독창 등이 목관악기와 하프, 글로켄슈필과 어우러져 환희로 가득 찬 천상의 세계를 맑고 아름답게 표현한다. 마지막 6악장은 우주를 하나로 묶는 영원한 힘으로 느릿한 호흡의 아다지오로 교향곡을 부드럽게 마무리한다. 오카 폰 데어 다메라우가 KBS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시대 최고 메조소프라노로서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과 협연한 그는 이번 KBS교향악단과의 무대에서 천상의 아름다움을 선보일 예정이다.
  • [이붕우의 뒷모습 세상] 꽃보다 초록

    [이붕우의 뒷모습 세상] 꽃보다 초록

    그해도 동백이 붉게 피었다. 남쪽 바다를 건너온 봄바람이 꽃샘바람을 몰아내자 꽃들은 한 시절을 고하고 잎을 떨구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푸른 잎을 보았다. 초록으로 겨울을 견디고 푸른색으로 무장한 잎들이 반짝반짝 햇빛에 빛나던 순간이다. “아, 참 곱다.” 얼른 잎을 만져 보았다. 매끌매끌하다. 두툼하고 탄력 있는 생명체가 손끝에 잡힌다. “잎이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구나.” 꽃보다 잎이 강렬히 내 가슴을 파고들었다.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 초입 때 일이다. 이른 봄에 피는 꽃들은 잎보다 먼저 핀다. 그래서 초봄에는 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와 산수유, 연분홍 벚꽃과 하얀 목련이 거리낌 없이 자태를 뽐낸다. 겨울꼬리가 자취를 감추고 산들바람이 불어올 즈음 초록이 점점 융성해지면서 산과 들은 텅 빈 시절은 온데간데없이 초록으로 한껏 부풀어 오르고 논과 밭, 나의 정원조차 푸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이때 잎을 먼저 틔우고 나중에 꽃을 피우는 꽃나무는 이른 봄꽃만큼 주목받지 못한다. 장장 백일 동안 붉은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조차 꽃 대접보다는 나무 대접을 받기 십상이다. 초록 세상인 것이다. 꽃이 생명의 번식이라면 잎은 생명을 유지하고 번성하게 하는 생명의 엔진과도 같다. 꽃은 제 몫을 다하면 곧 시들어 떨어지지만 잎은 제 나무를 위해서든 벌레와 동물의 먹잇감이 되든 뭇 생명체를 살리는 헌신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 오랜 과정에서 헤지고 부서지고 다치면서도 또 나고 자라며 가을걷이까지 견디다 겨울이 되면 홀연히 사라져 어딘가에서 어느 생명체의 뿌리가 된다. 초록의 운명이다. 아이가 웃는다. 아비가 아이를 보며 웃는다. 그 아비의 아비가 둘을 번갈아 보며 빙그레 웃는다. 아이가 꽃같이 예쁘다. 그 아비는 초록과 같아 가슴 찡하다. 그 아비의 아비는 뿌리가 되어 기쁘다. 누구나 꽃 같은 시절이 있고, 초록 시절이 있고, 뿌리에 감동하는 시절이 있다. 그래서인가 눈을 감으면 자꾸만 내 고향 강원도 산골로 달려간다. 자갈밭 귀퉁이 진달래가 분홍빛을 토해낼 무렵이었다. 엄마는 목련꽃을 닮은 하얀 치마저고리를 곱게 갈아입고 시장 병원으로 가셨다. 이따금 오는 시골 버스를 신작로 옆 돌 위에 걸터앉아 기다리던 엄마의 뒷모습이 살아 있는 엄마의 마지막 모습이다. 목련꽃이 봄비에 꺾이고 초록 세상이 시작되던 때 엄마는 죽음의 얼굴로 돌아오셨다. 들썩거리는 어른들 어깨 사이로 힐끗 쳐다본 안방에 뉘인 얼굴은 엄마가 아니었다. 흰 얼굴에 검은 얼굴을 뒤집어 쓴 싸늘한 얼굴. 소년은 초록 세상으로 달아나고 말았다. 그때부터 나는 꽃이 피면 떨어지는 게 싫어 꽃보다 초록이 되고자 했다. 그 탓인가, 나는 운명처럼 어느 초록 세상에 한동안 갇혔고 헤진 초록이 되어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이제 나는 꽃도 좋고 초록도 좋은 세상에 산다. 꽃을 보고 기뻐하고 초록을 보고 감탄하는 뿌리의 시작과 끝이 되는 삶을 산다. 그녀가 떠난 오월, 나의 정원에 들어섰다. 꽃이 있고 초록이 있다. 둘을 번갈아 본다. 그 순간 내게서 초록의 임무가 끝난 게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내 뒷모습이 저들의 뿌리가 되는 마지막까지 말이다. 초록은 거부할 수 없는 나의 운명이다. 이붕우 작가‧전 국방홍보원장
  • 의료계 측 변호사 “전공의들, 정신 차리고 투쟁해라”

    의료계 측 변호사 “전공의들, 정신 차리고 투쟁해라”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 의료정책을 놓고 의료계의 법적 대리인을 맡은 변호사가 전공의를 향해 “정신 차리고 투쟁하라”고 비판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전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전공의 너희들이 법리를 세우기 위해 무엇을 했나”라며 “수많은 시민이 낸 탄원서 하나를 낸 적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는 전날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의료 심포지엄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이 “대한민국의 법리가 무너져 내린 것을 목도하니 국민으로서 비통한 심정”, “재판부의 판결이 아쉽다”라고 토로한 것을 두고 낸 메시지로 풀이됐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구회근·배상원·최다은)는 의료계가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배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와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 변호사는 이번 소송에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및 의대생들의 입장을 대리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우리는 18세 때 서울대에 입학해서 전두환의 총칼 앞에 맞서서 싸웠다. 수많은 동지들의 죽음을 딛고 전두환을 타도했다”며 “전공의 너희들은 무엇이냐, 유령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도 전쟁 중이니 정신 차리고 투쟁하라. 그래야 너희들의 그 잘난 요구사항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낙동강 전선에 밀려서도 싸우지 않고 입만 살아서 압록강 물을 마시고 싶다면 그건 낙동강 전투와 인천상륙작전 등 무수히 죽은 전사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오늘(5월 18일)은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일이다. 정신 차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 독재에 맞서서 투쟁하라.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19일 추가 입장문을 통해 “전공의들을 공개 비판한 취지는 ‘내부총질’이 아니고, 의대 소송에 가장 소극적이고 비협조적인 전공의들을 질타하려고 한 것”이라며 “남은 2주간이라도 적극 참여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대 관련 소송을 승리하기 위해 대법원, 서울고법에 소송대리인인 제가 의료계 편만 드는 게 아니라는 뜻을 전하기 위함”이라고도 덧붙였다. 의대 증원 관련 소송을 대리하는 이 변호사는 법원 결정이 나온 바로 다음 날인 17일 즉시 재항고했다. 이 변호사는 사건의 쟁점이 잘 알려진 만큼 대법원이 서둘러 진행한다면 신속히 결정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군견과 남의 고양이 싸우게 한 70대 벌금형…고양이는 숨져

    군견과 남의 고양이 싸우게 한 70대 벌금형…고양이는 숨져

    자신이 키우던 퇴역군견을 다른 사람의 고양이와 싸우게 만들어 고양이를 숨지게 한 7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단독 신동일 판사는 재물손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72)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춘천의 한 카페 인근에서 자신이 키우던 퇴역군견인 말리노이즈를 B씨의 고양이를 싸우게 하고, 군견이 고양이를 다치게 하는 모습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싸움 도중 군견이 고양이의 목을 물어뜯고 입에 문 채 끌고 가는 모습을 보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누구든 노상 등 공개된 장소에서 동물을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 신 판사는 “피고인은 자신이 사육하는 개가 피해자의 고양이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을 방치해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한 점, 동종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셰퍼드와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말리노이즈는 지능이 높고 길들이기 쉬워 군견 외에도 경찰견·구조견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견종으로 알려져 있다. 군견은 다치거나 양성훈련 중 탈락하거나 나이를 먹으면 퇴역 절차를 밟게 된다. 퇴역한 군견은 육군 군견 교육대와 공군 군견 훈육 중대 등을 통해 민간에 무료로 분양하기도 한다.
  • “소수 존중하라” 극단의 위선… 도전장 받아든 美 민주주의

    “소수 존중하라” 극단의 위선… 도전장 받아든 美 민주주의

    2020년 11월 3일 미국 대선이 끝난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이를 뒤엎기 위해 여러 곳을 압박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급기야 이듬해 1월 6일 국회의사당에 난입한다. 미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 주는 장면이다. 정치 분야 스테디셀러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트럼프가 ‘상호 관용과 이해’, ‘자제’와 같은 민주주의적 문화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지적한 저자들이 이번에는 극단적인 소수가 득세하는 미국 민주주의 체제의 한계를 분석한다.저자들은 앞선 책에서 민주주의의 죽음은 갑작스러운 쿠데타나 계엄령 선포 같은 게 아니라 합법적인 것처럼 보이는 선거를 통해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책에서는 소수의 극단주의자가 어떤 과정을 통해 세력을 얻는지 그리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다룬다. 저자들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이들로 겉으로는 민주주의자처럼 보이는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들’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반대 세력을 맹렬하게 비난하지만 자신과 관련한 세력이 폭력적이거나 반민주적인 행동을 보였을 때는 묵인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묵인이 지속되면 극단주의자들은 대놓고 발톱을 드러낸다. 여기에 인터뷰나 토론회 등에 극단주의자들을 불러 이른바 시청률 장사, 클릭 장사를 하려는 언론이 가세하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한다. 이렇게 힘을 얻은 극단주의자들과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들은 ‘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법의 허점을 노리고, 법을 과도하게 해석해 사용하며, 법 집행 시에는 선택적으로 법리를 적용하고,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새로운 법을 만들기도 한다.저자들은 신성불가침 영역이라 여겨지는 미국 헌법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한다. 인구수에 비례하지 않은 의석수, 간접선거나 다름없는 선거인단 제도 탓에 남부와 백인의 표만으로 다수 의석과 대통령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2000년 조지 W 부시, 2016년 트럼프는 경쟁자보다 더 적은 표를 얻고도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런 제도를 만들어 낸 헌법의 과거를 따라가 보니 노예 소유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타협과 반다수결주의의 산물이었다는 이야기다. 다수가 아닌 특정한 소수의 편을 들어 주는 제도는 다수의 의지를 뭉개 버린다. 트럼프가 임명한 대법관들로 구성된 대법원이 헌법에 보장된 임신 중단권을 폐기하고, 선거구를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구획하는 게리맨더링에 관해 판단을 미룬 사례가 대표적이다. 필리버스터 역시 소수의 지배를 강화하는 무기다. 투표권 확대, 임신 중단권, 총기 규제 등을 위한 법안이 50% 이상 표를 받았지만 필리버스터로 인해 가로막혔다. 저자들은 반민주적인 극단주의자를 막아 내는 진보와 보수의 연합 그리고 반민주 세력을 축출할 수 있는 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극단주의자들의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병폐를 치료하기 위한 약은 더 많은 민주주의’라는 미국의 개혁가 제인 애덤스의 말을 들어 다수의 의견을 반영하고 다수에게 힘을 실어 주는 제도부터 수립할 것을 강조한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지금 우리의 현실 등을 돌아보게 될 터다. 자기 가족에게만 관대한 법을 적용하려는 대통령, 대통령의 잘못에도 침묵하는 여당 그리고 그들을 띄워 주는 보수 언론과 이에 호응하는 지지자들에 이르기까지. 이들 탓에 우리의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이들 대신 다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 140점 중 개인 소장품만 126점… 미술사에 남을 ‘뭉크의 보석들’

    140점 중 개인 소장품만 126점… 미술사에 남을 ‘뭉크의 보석들’

    “이번 뭉크전은 아시아 미술사에 남을 최고의 회고전이 될 것입니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 전시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전시 큐레이터인 디터 부흐하르트(53)는 출품되는 작품의 규모와 중요도를 강조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대’, ‘최초’ 수식어가 가득한 이번 전시의 의미를 숫자로 풀어 봤다.이번 전시는 뭉크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유럽 밖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 전시다. 뭉크 미술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의 희귀 걸작을 포함해 개인 소장자들이 지닌 뛰어난 회화, 드로잉, 판화 등의 작품을 촘촘하게 담아 모두 140점을 선보인다. 이 중 미술관이나 박물관, 혹은 공공기관 소유가 아닌 개인 소장자(갤러리, 개인 컬렉션 포함)에게서 모은 작품이 126점에 달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뭉크의 잘 알려진 작품 외에도 개인 소장자들이 가지고 있던,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석과 같은 작품이 공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른 전시의 경우 개인 소장작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 각각의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유럽 밖 최대 규모 뭉크전큐레이터 맡은 부흐하르트 美·유럽서 16회 걸쳐 기획 양수진 전시 코디네이터는 “개인 소장자마다 작품에 대한 보험, 전시 조건 등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시가 한두 곳의 미술관 등과 계약을 맺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뭉크전은 그만큼 공을 들였다고 할 수 있으며 관람객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작품 소장처만 23곳 달해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희귀 걸작들 만날 수 있어 전시를 기획하고 전 세계에서 작품을 모은 부흐하르트 큐레이터의 역할이 컸다. 그는 2003년부터 20년 넘게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16회에 걸쳐 뭉크 전시를 기획하고 연구해 왔기 때문에 개인 소장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의 작품 소장처는 23곳에 달한다.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을 포함해 미국, 멕시코, 스위스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뭉크의 작품들이 이번 전시를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다.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 대부분이 아시아에서 공개된 적이 없지만 특히 전 세계 어디서도(노르웨이 뭉크미술관 제외) 전시된 적이 없는 4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그중 첫 번째 작품은 ‘뱀파이어’(1895)의 파스텔 버전으로 어둡고 소용돌이치는 선과 섬세한 색채를 사용해 극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특징이 있다. 수작업으로 채색한 이 버전에서는 미묘하고 미완성처럼 보이는 무심한 재료 사용을 통해 여과되지 않은 감정을 효과적으로 강조했다. ‘표현적으로 그린 헨리크 입센의 유령 세트 디자인’(1906~1907)도 최초로 공개된다. 뭉크는 헨리크 입센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으며 입센의 작품을 크게 존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표현주의 풍경화 ‘해안의 겨울’(1915)과 ‘옐로야의 봄날’(1915) 역시 처음으로 대중과 만난다.이번 전시에서 전 세계에 딱 두 점밖에 없는 뭉크의 대표작 ‘절규’(1895) 채색판화를 아시아 최초로 만날 수 있다. “내가 기억해 낼 수 있는 지난 시간들 내내 나는 깊은 불안감으로 고통을 겪어 왔고, 내 예술을 통해 그것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뭉크의 언급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작품 ‘절규’는 표현주의를 넘어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뭉크는 판화에 에디션 넘버와 서명이 포함된 판본을 제작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판화 위에 작가가 다시 채색해 작품의 독자성을 부여한 채색판화는 유화와 동일한 지위를 지니며 매우 높은 희소성을 가진다. 이런 작업은 뭉크가 최초로 시도한 기법으로 수정, 유약, 불투명한 액센트를 추가하는 것부터 새로운 그림 요소를 도입하는 것까지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채색판화 두 점 가운데 이번에 전시된 ‘절규’는 노르웨이 라이탄 패밀리 컬렉션이 소유한 작품이다. 또 다른 하나는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뱀파이어’ 등 4점 첫 공개대표작 ‘절규’ 채색판화도아시아 최초로 감상할 기회 이 밖에 전시에서는 뭉크가 과거 직접 기획했던 전시명이자 평생에 걸쳐 완성한 핵심 프로젝트인 ‘생의 프리즈’를 이루는 대표 작품들이 대거 공개된다. 사랑을 주제로 한 ‘마돈나’, ‘키스’ 등을 비롯해 공포와 죽음을 다룬 ‘절규’, ‘불안’, ‘카를 요한 거리의 저녁’, ‘병든 아이’, ‘임종의 자리에서’를 포함한 20점의 작품으로 시리즈를 구성한다. 부흐하르트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에서 뭉크의 다양한 주요 작품들을 심층적으로 해석하고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제작 방식을 소개할 예정”이라며 “뭉크의 독창성과 예술성이 미술사에 미친 중대한 영향을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시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며,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 카카오톡 예매하기, 티몬, 네이버 예약하기 등에서 가능하다.
  • 절망의 붓질에도 사랑의 순간은 있었다

    절망의 붓질에도 사랑의 순간은 있었다

    ①‘입맞춤’에 몰두판화 10점·회화 12점 이상은밀하고 낭만적 키스 그려②‘원본’과 ‘복제’ 사이판화에 색 더해 독자성 부여고독한 인물 군상 내면 투영③‘손상’도 작품의 과정곰팡이·새의 배설물 그대로썩은 캔버스마저 작품 일부 ‘불안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 ~1944)는 왜 키스에 몰두했을까. 오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은 그간 국내에 불안과 우울의 화가로만 알려졌던 뭉크의 이색적인 면모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작 ‘절규’ 외에도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던 감각적인 그림들이 아시아 최초로 한국의 관람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뭉크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는 개인 소장 대표작 3점을 소개한다.입맞춤은 사랑의 가장 극적인 방식이다. 뭉크는 1880년대부터 죽기 직전까지 키스라는 주제에 몰두했다. 남녀가 키스하는 모습을 그린 뭉크의 작품은 판화로는 10점, 회화로는 12점 이상으로 확인된다. 그중에서도 1892년작 유화 ‘키스’는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그림 중 하나다. 창가 오른쪽에서 열정적으로 키스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보인다. 투명한 속성을 지닌 창문은 흔히 그림에서 외부 세계와의 연결을 상징한다. 하지만 그림 속 주인공들은 세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 순간 내 앞에 있는 사람과 격렬한 사랑을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다. 이들은 오직 서로에게만 굴복한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세계적인 큐레이터 디터 부흐하르트는 “뭉크가 이해한 ‘함께함’은 개인성을 잃는 대가로만 얻어지는 것”이라며 “일시적일 수밖에 없기에 그 뒤로는 항상 이별과 질투, 우울과 절망, 죽음이라는 주제가 따른다”고 설명했다. ‘키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화가인 오스트리아의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와도 종종 비교되곤 한다. 클림트를 상징하는 그림이기도 한 ‘키스’는 화려한 장식과 사실적인 인물 표현이 돋보인다. 관능적인 사랑의 환희가 절실히 드러나는 순간을 극적으로 포착했다. 그러나 뭉크는 작품 속 인물의 심리를 반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오직 둘만의 은밀하고 낭만적인 사랑의 순간을 그리고 있다.채색판화 ‘카를 요한 거리의 저녁’(1896~1897)은 뭉크가 예술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판화는 분명 ‘복제가 가능한’ 예술이다. 그러나 뭉크는 판화에 색을 더하는 방식으로 나름의 독자성을 부여했다. 원본과 복제 사이 어딘가에 자신이 지향하는 예술이 있다는 것을 채색판화를 통해 드러낸 것이다. 뭉크는 이 기법을 활발히 시도했는데, 이 그림은 뭉크가 수작업으로 채색한 유일한 판화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의 배경인 카를 요한 거리는 노르웨이의 수도 중심부에 있는 번화가다. 이곳을 정처 없이 헤매는 불안한 도시인들의 모습을 담았다. 고독한 인물 군상은 사실 뭉크 내면의 불안감을 표상한다. 그러나 뭉크는 개인의 서사를 보편적인 감정으로 잇는 데 탁월한 역량을 갖춘 작가다. 이 그림을 통해 뭉크는 묻는다. 당신도 나처럼 불안하지 않으냐고.유화 ‘붉은 집’(1926~1930)은 뭉크만의 철학과 독특한 기법을 확인할 수 있는 그림이다. 그는 ‘손상’도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으로 봤다. 캔버스가 썩고 곰팡이가 피고 얼룩이 생겨도 그 역시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그가 이렇게 작품을 극단적으로 처리하는 기법을 ‘로스쿠어’(Rosskur)라고 한다. ‘붉은 집’ 오른쪽 아래 모서리에서는 새의 배설물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전체적으로 분포된 작은 곰팡이 반점까지도 확인된다.
  • 살인자의 심장에 스며든 온기…삶의 의미를 일깨우다

    살인자의 심장에 스며든 온기…삶의 의미를 일깨우다

    65세. 여성. 살인청부업자. 짤막한 설명만으로도 도무지 평범하지 않을 것 같은 삶의 기운이 풍긴다. 무대 한쪽에서는 조용히 방역(살인)이 이뤄지고 좁은 골목길을 겨우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처럼 한쪽에서는 따뜻한 보통의 삶이 슬몃슬몃 비친다. 삶과 죽음, 빛과 어둠이 한데 뒤엉킨 현실 세계의 수많은 찰나가 스쳐 가는 동안 살인청부업자는 비로소 못다 했던 삶의 쓸모에 대해 생각한다. 심장에 서서히 스며든 온기와 함께. 구병모 작가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파과’는 보기 드문 캐릭터인 늙은 여성 청부업자가 등장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변화를 마주하게 된 살인청부업자 ‘조각’의 삶을 긴장감 있게 좇으며 인생의 의미를 일깨운다. 살인청부업자로서 늙어버린 몸이 예전 같지 않은 것도 당혹스럽지만 그보다 조각을 당황하게 하는 건 마음의 태도다. 평생 정(情)이라고는 모르고 살았던 차가운 심장을 지녔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마음을 조금씩 주기 시작하면서 부정하고 싶은 변화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타인을 죽여야만 자신이 사는 인생을 평생 살아온 조각에게 이런 상황은 낯설고 난감하기만 하다.조각의 삶에는 두 축의 세계가 엮여 있다. 20년 전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조각을 쫓는 투우를 포함한 방역업자들과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강 박사와 그의 가족이다. 강 박사네 가족을 통해 조각의 마음에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삶에 대한 그리움이 번지고 그들의 삶을 자신의 것처럼 지켜주려고 나선다. 투우는 어릴 적 마주했던 조각이 남긴 어지러운 감정들의 퍼즐을 맞춰야 하지만 자신의 기대와 달리 점점 변해가는 조각을 보고 실망하게 된다. 뮤지컬은 소설의 흡인력 넘치는 문장들을 무대 예술로 탄탄하게 바꿔놓으면서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원작 소설이 조각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것을 뮤지컬에서도 내레이션 등을 통해 조각의 목소리를 극대화했고 어린 조각과 늙은 조각을 같은 무대에 등장시키면서 관객들이 조각의 내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무대 장치를 다층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원작의 풍성한 서사를 담아낸 동시에 실감 나는 영상이 작품의 배경을 관객들에게 생생하게 전한다. 강렬한 음악 역시 귀를 사로잡는 요소다. 살인청부업이 직업인 늙은 여성을 통해 ‘파과’는 삶과 죽음, 존재의 의미에 대해 다른 작품보다 더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가 전하는 ‘착하게 남을 돕고 살자’는 주제는 어찌 보면 뻔하지만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이 뻔하지 않아 작품성이 돋보인다. 살인청부업을 소재로 하는 만큼 긴장감 있는 액션도 볼거리로 꼽힌다.제목 ‘파과’는 한자에 따라 부서진 과실(破果)이나 여자 나이 16세(破瓜)를 의미한다. “우리 모두 깨지고 상하고 부서져 사라지는 ‘파과’(破果)임을 받아들일 때, 주어진 모든 상실도 기꺼이 살아내리라 의연하게 결심할 때 비로소 ‘파과’(破瓜)의 순간이 찾아온다”는 설명처럼 삶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이 관객들에게 쉽게 지워지지 않는 여운을 남긴다. 어떤 삶을 살든 사람이기에 지니게 되는 온기가 관객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감싸는 작품이다.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주인공 조각은 차지연·구원영, 투우는 신성록·김재욱·노윤, 강 박사는 지현준·최재웅·박영수가 맡았다.
  • 뭉크, 생애 처음 마련한 내집에서 평온을 얻다 [으른들의 미술사]

    뭉크, 생애 처음 마련한 내집에서 평온을 얻다 [으른들의 미술사]

    뭉크는 파리에서 작품을 헐값에 처분한 돈으로 1897년 7월 고국 노르웨이에 돌아올 수 있었다. 뭉크는 오스가르스트란에 집을 마련했다. 오스가르스트란(Åsgårdstrand)이라는 의미는 ‘신들의 해변’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해안선으로 유명한 곳이다. 뭉크는 1889년 매년 여름 이곳을 찾았다가 반해서 아예 이 집을 구입한 것이다. 비록 집값의 절반 이상을 친구들로부터 빌린 돈으로 산 집이지만 생애 처음 마련한 내집이었다. 이 해변은 부드러운 해안선을 따라 이어졌으며 신비스러운 생동감이 있었다. 이 해변은 뭉크가 밀리와 첫 키스를 나눴던 숲이 근처에 있었다. 뭉크 스스로 “나는 이 해변가에 있을 때 그림을 그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할 정도로 이 해안선은 뭉크 작품 전반에 등장한다. ‘삶의 프리즈’ 연작 가운데 ‘멜랑콜리’와 같은 많은 작품들 속 구불구불한 선은 이 해안선이 배경이다. 이 집은 뭉크 인생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가장 노릇을 하게 해준 곳이다. 뭉크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뭉크는 실질적인 가장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뭉크는 화가로서 인지도는 높지만 벌이가 시원챦아 제대로 된 가장 노릇을 못하고 있었다. 더욱이 남동생 안드레아스가 사망하고 여동생 레우라마저 상태가 심각해 정신병원 신세를 져야 할 형편이라 뭉크의 어깨는 무거웠다. 꽃으로 가꾼 내집새집이 생기자 카렌 이모가 가장 반겼다. 늘 궁핍한 안살림을 책임져야 했던 카렌 이모는 내집이 생기자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카렌 이모는 정원을 꽃으로 가꾸기 시작했다. 뭉크는 꽃에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누군가 꽃을 보내오면 신경질을 낼 정도로 싫어했다. 뭉크는 꽃은 인간보다 빨리 시들고 죽기 때문에 죽음을 연상시키는 꽃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그만큼 뭉크는 어머니와 누나, 아버지의 죽음을 연상시키는 모든 것이 싫었다. 뭉크는 더 이상 죽음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뭉크 작품에 꽃이 없는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뭉크는 이때만큼은 즐거워하는 이모를 배려해 이모가 꽃으로 정원을 장식하도록 했다. 이제 유럽을 떠도는 뭉크에게도 돌아갈 따뜻한 안식처가 생겼다. 이제 뭉크는 오스가르스트란 집에서 인생 2단계를 맞았다. 다리 위의 소녀들뭉크는 오스가르스트란을 배경으로 ‘다리 위의 소녀들’을 제작했다. 다리로 보이지만 사실 이것은 항구로 이어지는 둑 난간이다. 난간 끝에 있는 흰색 저택과 한 덩어리 나무는 뭉크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배경이다. 세 소녀가 난간에서 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긴 머리와 모자 땋은 머리의 소녀들은 10대 여학생들 모습이다. 하양, 빨강, 초록색은 여학생들의 발랄한 심리 상태를 말해준다. 소녀들의 재잘거림이 들리는 듯하다. 이처럼 뭉크의 작품 가운데 소소한 일상 생활을 그린 작품은 드물다. 늘 신경이 날카롭게 서 있던 뭉크에게 소소하게 지나는 일상은 없었다. 늘 비난, 언쟁, 격정과 폭력으로 마음 편할 날 없는 뭉크는 생애 처음 마련한 집에서 이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뭉크는 이 작품을 30여 년간 유화 7점을 포함해 12점 그렸다. 그때마다 소녀들의 모습이 다르다. 묶은 머리, 땋은 머리, 길게 늘어뜨린 머리 모양, 옷 색깔도 다르고 자세도 다르다. 시차만큼이나 소녀들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나이 들었다. 뭉크도 그림과 함께 자연스레 나이 들었다. 이번 전시에서 ‘다리 위 소녀들’과 이를 변형시킨 ‘다리에서’를 포함해 목판화 5점이 선보인다. 특히 ‘다리 위 소녀들’ 판화본의 붉은색은 각각 다르게 채색되었다.
  • 돌아온 윤이나, 첫 두산매치플레이 도전에서 2022년 대상 수상 김수지 제압

    돌아온 윤이나, 첫 두산매치플레이 도전에서 2022년 대상 수상 김수지 제압

    윤이나(하이트진로)가 처음 출격한 두산매치플레이 대회 첫 경기에서 산뜻하게 승리를 챙기며 16강 진출 전망을 밝혔다. 윤이나는 15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컨트리클럽(파72·6384야드)에서 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매치플레이(총상금 9억원) 첫날 3조 1차전에서 2022년 대상 수상자 김수지(동부건설)를 3개 홀을 남기고 4홀 차로 제쳤다. 이번 대회 최고 죽음의 조로 꼽히는 3조에서 서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승점 1점을 챙긴 윤이나는 무승부로 0.5점을 받은 임희정(두산건설)과 최민경(지벤트)을 제치고 조 선두로 나서며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매치플레이는 홀마다 일대일로 승부를 가려 많은 홀을 이긴 선수가 승자가 되는 경기 방식이다. 64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4명씩 1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펼친다. 이기면 승점 1점, 비기면 0.5점, 패하면 0점을 받는다. 또 각 조 1위가 16강에 올라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을 가린다. 투어 3년 차인 윤이나는 두산매치플레이 출전이 처음이다. 루키 시즌이던 2022년 징계로 시즌 절반만 소화하면서도 장타퀸, 버디퀸을 차지했던 윤이나는 이 대회에는 나서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징계 때문에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두산매치플레이는 2010년 이정민(한화큐셀)이 ‘루키 우승’을 기록한 적이 있으나 기본적으로 신인 출전이 쉽지 않은 대회다. 신인은 출전 자격을 얻으려면 대회 직전까지 상금 순위 상위권(60위 내)에 올라야 한다. 투어에 적응해야 하는 시즌 초반 치러지는 대회라 신인에게 문이 더욱 좁을 수밖에 없다. 2022년에는 이예원(KB금융그룹), 마다솜(삼천리), 권서연(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에는 방신실(KB금융그룹)과 김민별(두산건설)이 신인으로 출전했고, 올해는 이동은(SBI저축은행)이 나서고 있다. 윤이나는 “초등학생 때 호주에서 매치플레이를 두 번 했는데 한 번은 우승했다. 국가대표 때도 한일전에서 세 번 다 이겨서 한국팀이 승리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매치플레이에 대한 기억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오랜만의 매치플레이라 즐겁게 했다는 윤이나는 “매치플레이에선 평소보다도 더 공격적으로 치려고 하는 편”이라면서 “5일 동안 7라운드를 해야 하므로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2조에 묶여 둘 중 한 명은 떨어져야 하는 이예원과 이정민도 나란히 승리를 거두며 승점 1점을 쌓았다. 시즌 2승의 이예원은 18개 홀을 모두 돌며 박도은(노랑통닭)을 1홀 차로 제쳤지만, 시즌 1승의 이정민은 13개 홀만 소화하며 지한솔(동부건설)을 6홀 차로 제쳤다. 이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갖고 있으며, 이번에는 최고령 우승을 노리는 이정민은 “그린이 어려운 편이라 버디를 하기가 쉽지 않은데 전체적으로 아이언 샷이 잘 붙어서 짧은 버디 찬스를 만들 수 있었다”면서 “매치플레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 드라이브, 아이언 샷 미스가 있을 수는 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상대 선수가 쉽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이런 부분을 잘 알기 때문에 끝까지 위압감을 주면서 플레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이나와 장타 대결이 기대되는 방신실은 6조에서 조아연(한국토지신탁)에게 1홀 차로 무릎을 꿇어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이번 대회 유일한 신인인 이동은은 12조에서 박주영(동부건설)을 상대로 18개 홀을 모두 치르며 접전을 펼쳤으나 1홀 차로 패했다.
  • “유아인, 심각한 우울 증상” 마약 처방 의사 법정 진술

    “유아인, 심각한 우울 증상” 마약 처방 의사 법정 진술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8)씨 등에 대한 5차 공판이 열린 가운데, 유씨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가 “유씨가 심각한 우울 증상을 보여 처방했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14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과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씨와 지인인 미술작가 최모(33)씨의 5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유씨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의사 오모씨는 유씨가 2021년 6월 29일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총 46차례 내원했다고 밝혔다. 오씨는 “유씨가 수면에 어려움이 있고 만성적인 우울감을 느끼며, 사람들을 만날 때 심장이 두근거림이나 답답함이 있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오씨는 유씨에 대해 “촬영 현장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말을 했으며, 죽음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었다”면서 “‘안절부절 못 하겠다’, ‘불안하다’, ‘집중이 안 된다’ 등의 말을 해 차트에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연예인들은 약물 처방이나 수면 조절 등을 이야기하는 것에 비해 유씨는 1~2시간 동안 상담하며 우울감을 표현했다”면서 “증상이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돌이켰다. 한편 유씨는 지인에게 마약을 권유했다는 증언에 대해 부인했다. 유씨는 이날 법원에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지인에게 대마 흡연을 권유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 지난달 열린 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유씨의 지인인 유명 유튜버 A씨는 “유씨가 ‘너도 한 번 핡 때 되지 않았느냐’며 대마 흡연을 권유했다”고 증언했다. 유씨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프로포폴을 180여 차례 투약하고 다른 사람의 명의로 40여차례에 걸쳐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 중국 한 호수 하룻밤 새 물고기 ‘8톤’ 폐사…이유는? [여기는 중국]

    중국 한 호수 하룻밤 새 물고기 ‘8톤’ 폐사…이유는? [여기는 중국]

    중국 하이난성의 하이커우시(海口市) 호수에서 간밤에 죽은 물고기들이 떠올랐다. 현장에서 죽은 물고기들을 건져내던 작업자들의 말에 따르면 12일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건져올린 물고기 무게만 무려 8톤에 달한다. 14일 중국 현지 언론 신문신보(新闻晨报)에 따르면 하이커우시 홍청호수(红城湖)에는 여전히 죽은 물고기들이 남아있었다. 호수 전체를 가득 찰 정도였던 죽은 물고기들은 대부분 처리된 상태였지만 여전히 호수 곳곳에 꽤 많은 양의 물고기가 남아 있다.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인근에도 썩은 물고기 냄새로 가득했다. 12일 쓰레기 운반차 두 대가 쉴 새 없이 그물로 물고기를 건졌고 현재는 일부 환경미화원이 배를 타고 그물망으로 나머지 작업을 하고 있다. 죽은 물고기들이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은 12일 온라인을 통해 퍼지기 시작했다. 사실 12일 이전부터 몇몇 죽은 물고기들이 한두 마리씩 올라오고 있다가 12일 오전에 갑자기 수만 마리 죽은 물고기가 떠올랐다. 수거된 물고기는 식당 음식물과 함께 ‘무해화 처리’했다는 것이 현지 도시 환경 서비스 회사의 설명이었지만 시민들은 갑자기 많은 양의 물고기가 한꺼번에 죽은 것에 의문을 가졌다. 이 호수는 소금기가 포함된 호수 즉, 반함수호(半咸水)다. 따라서 이 호수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은 모두 어느 정도 염도에 적응한 상태. 그러나 지난 2일과 6일 강한 폭우의 영향으로 많은 빗물이 호수로 유입되어 염도가 급격히 낮아져 물고기 생활 환경이 변화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폐사한 어종 모두 반함수 어종인 것으로 알려져 신빙성을 더했다. 그러나 하이난 현지 언론인 생방송하이난(直播海南)에서는 이번에 폐사한 어종이 반함수어가 아닌 청어였다고 주장했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서식하는 담수어인 청어가 높은 파도에 홍청호수까지 떠내려와 변화된 염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 게다가 죽은 물고기들은 당일에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죽은 당일에는 바닥에 있다가 다음날 부패가 되면서 일제히 수면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실제로 물고기들의 집단 폐사는 11일 경에 일어났을 것이라는 추정했다. 한편 홍청호수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에는 수십만 톤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고 2014년과 2015년에도 각각 죽은 물고기떼가 수면 위에 나타난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해수가 호수로 유입되어 염도가 높아진 것이 원인으로 확인된 바 있다.
  • ‘영원한 햄릿’ 고 김동원 선생 흉상 제막식 열려

    ‘영원한 햄릿’ 고 김동원 선생 흉상 제막식 열려

    ‘영원한 햄릿’ 연극배우 고(故) 김동원 선생의 18주기 추모식과 흉상 제막식이 13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렸다. 고인은 1951년 극단 신협 시절 대구 키네마극장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햄릿 역을 열연해 ‘한국의 햄릿’, ‘영원한 햄릿’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배재학교 재학 중 연극 ‘고래’ 등에 출연해 배우 인생을 결심한 고인은 1994년 국립극단 ‘이성계의 부동산’을 끝으로 은퇴하기까지 영화와 연극 등 300여편에 출연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세일즈맨의 죽음’, ‘파우스트’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였다. 1990년 보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서울시문화위원, 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 국립극장 연극 분야 명예종신단원, 예술원 연극·영화·무용분과 회장 등을 역임했다. 흉상 제막식에는 고인의 3남인 가수 김세환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배우 박정자, 손숙 등이 참석했다.
  • 경쟁 상대 사고로 죽자 “네가 죽였지” 악플…마라톤 영웅의 눈물

    경쟁 상대 사고로 죽자 “네가 죽였지” 악플…마라톤 영웅의 눈물

    “네 아버지가 죽였다며?” “그의 죽음의 배후에 당신이 있지?” ‘올림픽 2연패’와 ‘세계신기록 보유’ 등 금자탑을 쌓아올린 마라톤 영웅도 근거 없는 악플로 인한 고통을 피해갈 수 없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가 “온라인에서의 악성 댓글로 가족들이 위협받고 있다”고 고백했다. 동료이자 경쟁 상대였던 캘빈 킵툼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네가 킵툼을 죽였다”는 근거 없는 비난이 자신뿐 아니라 자녀들에게까지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킵초게는 지난 7일(현지시간) BBC스포츠 아프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SNS)에서 사람들이 나보고 ‘그(킵툼)의 죽음에 연루돼 있다’고 말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킵툼은 지난해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 35초를 기록해 종전 킵초게가 세웠던 세계신기록(2분 1초 39)를 갈아치우며 세계 마라톤계에 ‘신성’으로 떠올랐다. 육상계에서는 30대에 접어든 킵초게가 아닌 킵툼이 인류 최초로 ‘서브2(2시간 이내 풀코스 완주)’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것으로 점쳐졌지만, 지난 2월 12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 충격을 던졌다.킵툼이 사망한 뒤 그는 동료를 잃은 슬픔과 함께 SNS에서의 ‘사이버 폭력’까지 감내해야 했다. 악플러들의 표적은 킵초게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기숙학교에 다니는 딸이 SNS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아들들이 SNS에서 ‘네 아버지가 죽였다’는 말을 듣는 건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케냐의 시골에 살며 SNS를 하지 않는 어머니까지 이같은 사이버 폭력을 알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어머니는 ‘그냥 잘 지내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다”면서 “SNS가 어디에나 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악의 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악플이 자신의 경기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도쿄 마라톤에서 2시간 6분대에 결승선에 도착하며 10위에 머물렀던 당시 “3일 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SNS 계정을 열어 둘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인류 최초로 올림픽 마라톤 3연패를 한 인물’로 역사책에 기록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연기 경력 900년, 죽음서 삶을 배우다…무대 위의 ‘믿보배’, 미장센까지 엿보다

    연기 경력 900년, 죽음서 삶을 배우다…무대 위의 ‘믿보배’, 미장센까지 엿보다

    “(연극 ‘햄릿’과 ‘맥베스’를) 경쟁으로 보면 경쟁이겠지만 관객은 볼 수 있는 거리가 많아서 굉장히 행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배우 황정민) 한여름 밤 ‘연기 천재’들이 벌이는 셰익스피어 대전이 펼쳐진다. 연극 ‘햄릿’과 ‘맥베스’가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내세워 관객과의 만남을 예고했다.●새달 9일 햄릿… 배우 24명 총출동 신호탄을 쏘는 것은 햄릿이다. 다음달 9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막이 오르는 연극 햄릿은 배우 이호재, 박정자, 전무송 등 원로배우부터 강필석, 이충주, 루나 등 요즘 뮤지컬과 연극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까지 총 24명의 배우가 참여한다. 연기 경력만 합쳐서 900년에 달한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은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고뇌하는 덴마크 왕자 햄릿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이해랑(1916∼1989) 선생이 1951년 첫선을 보인 이후 수많은 연출가와 배우에 의해 재창작됐다. 신시컴퍼니의 햄릿은 2016년 이해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작품으로 처음 선보였다. 당시 햄릿 역의 유인촌 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이해랑 연극상을 받은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가 됐다. 2022년엔 초연의 원로배우는 조연과 앙상블로 물러나고 햄릿 역의 강필석 등 젊은 배우들을 앞세우는 파격을 선보인 바 있다.●맥베스… 황정민 2년 만에 연극 복귀 그런가 하면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오르는 맥베스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은 황정민을 비롯해 김소진, 송일국 등을 앞세웠다. 셰익스피어의 대표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왕이 될 것이라는 마녀의 예언을 듣고서 국왕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뒤 서서히 파멸해 가는 이야기다. 배우 황정민의 ‘리차드 3세’(2022년) 이후 2년 만의 연극 복귀작이다. ●관록의 손진책·양정웅 연출도 기대 배우들만큼이나 손진책(햄릿), 양정웅(맥베스) 두 관록 있는 연출가의 무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이 세 번째인 손 연출은 앞서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죽음으로 시작해 죽음으로 끝나는 햄릿은 삶을 어떻게 진지하게 살 것인가를 죽음을 통해 반추한다”며 “2022년 공연은 죽음을 바라보는 인간 내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인물들을 죽은 채로 살아있는 ‘사령’(死靈)으로 그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코리올라누스’,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 밤의 꿈’ 등을 연출하며 ‘셰익스피어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양 연출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2004년 LG아트센터에서 선보였던 맥베스는 원작보다는 개인적인 재해석이나 동양적인 모습을 시도했었다”며 “이번에는 아름다운 대사와 압축미가 있는 비극을 셰익스피어 연극 본연의 맛과 현대적인 미장센이 함께 느껴질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시루섬에 ‘스토리’ 입혀, 2000만 관광시대 열 것”

    “시루섬에 ‘스토리’ 입혀, 2000만 관광시대 열 것”

    “서양에 타이태닉 정신이 있다면 한국에는 희생·헌신·협동으로 죽음의 위기를 극복한 영웅담인 ‘시루섬 정신’이 있습니다. 이를 단양의 정신으로 계승·발전시키고 ‘육해공을 망라한 체험 레저’ 관광을 통해 올해 1100만명, 앞으로 2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어 갈 겁니다.” ●지역 특화 스포츠 ‘성장 어젠다’ 김문근(67) 단양군수는 지난 10일 충북 단양군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전국 생활인구 7개 시범지역 중 등록인구 대비 체류인구 비율(8.6배) 1위를 달성한 비결에 대해 “관광·체험 생활인구의 적극 유입을 군정 제1과제로 삼고 공직자와 주민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소백산과 월악산 기암절벽, 남한강 등 수려한 경관을 즐길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과 수상스포츠 등 지역 특화 스포츠를 성장 어젠다로 삼은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시루섬 정신’ 스토리텔링화 ‘시루섬 정신’이란 1972년 남한강 홍수 당시 12.6㎡(약 3.8평) 남짓한 원형 물탱크 위에서 주민 200여명이 14시간을 버텨 구조된 기적을 뜻한다. 배경인 시루섬을 종합관광지로 개발해 생태와 역사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 단양군의 복안이다.김 군수는 “요즘은 관광도 체험과 스토리가 어우러져야 한다”면서 “52년 전 수해와 관련된 희생과 감동의 영웅담을 스토리텔링화하고 다음달 유네스코 실사단이 방문하는 세계지질공원을 현장 교육 프로그램으로 만들면 관광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또 “전국 패러글라이딩 수요의 70~80%를 감당하는 패러글라이딩 착륙장을 더 완벽하게 만들어 국제대회를 유치하고 남한강에서 오는 24~26일 모터서프 아시안컵 대회, 10월에 플라이보드 세계대회를 열면 많은 사람들이 항공과 수상 스포츠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생활인구 유입으로 관광 활성화 김 군수는 ‘생활인구’ 도입이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 군수는 “인구가 적어 재정자립도가 약한데 기존의 등록인구·면적 중심에서 통신·카드 실적 등 객관적 지표로 정부가 재정을 지원(교부세)하는 생활인구 지표가 반영되니 투자 여건이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때 9만명이 넘던 인구가 2만명대로 줄어든 건 결국 청년들은 마땅한 일자리가 없고 중장년층은 보건·의료와 교육·문화 서비스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 “시멘트산업의 이산화탄소 저감 종합실증센터와 탄소포집활용(CCU)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국가 차원의 응급의료 시스템 구축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 서울 강북구 보건소 공무원 사망… ‘직장 내 괴롭힘’ 유서 남겨

    서울 강북구 보건소 공무원 사망… ‘직장 내 괴롭힘’ 유서 남겨

    서울시 강북구 보건소 소속 50대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가족들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강북구는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12일 강북구에 따르면 구청 보건소 소속 A씨가 지난 1일 사망했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강북구 관계자는 “유족 측으로부터 (A씨에 대한 상사의) 갑질이 있었다는 내부 비리 고발 제보가 들어와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감사 단계는 아니지만 조사를 통해 확인되면 서울시 인사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다”고 했다. 유족은 A씨가 우울증과 외상을 호소하며 병가를 냈고 이후 연장을 신청했지만 요청한 기간만큼 허가를 받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강북구지부에 “억울한 죽음을 명명백백히 밝혀 달라”며 진상규명 요구서도 제출했다. 공무원 내부 커뮤니티에는 A씨를 추모하는 글도 올라왔다. 최근 악성 민원과 조직 내 부당한 갑질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사례만 10명에 이르면서 경직된 공무원 조직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난 2월 경남 양산시 보건소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B씨의 경우 양산시 공무원 노조는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공무원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밝히겠다”고 했다. 지난 3월 경기 김포시 공무원의 사망 사건에서는 공무원의 신원과 악성 글을 온라인 카페에 올린 민원인 2명이 경찰에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 정현철 직장갑질119 사무국장은 “공무원은 현재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을 때 신고 단계부터 혼란을 겪고 있다”며 “위계질서가 강하고 민원인의 갑질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근로기준법 적용과 공직사회 특성을 반영한 보완책이 신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 이식받은 美 60대 환자, 두달 만에 숨져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 이식받은 美 60대 환자, 두달 만에 숨져

    미국에서 유전자를 변형한 돼지의 신장을 이식받은 60대 남성이 두 달 만에 숨졌다. AP 통신은 11일(현지시간) 말기 신장 질환자 리처드 슬레이먼이 미 바이오기업 e제네시스의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 받은 지 두 달 만인 이날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지난 3월 16일 슬레이먼은 62세의 나이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에서 유전자를 변형한 돼지 신장을 이식받았다. 앞서 뇌사자에게 돼지 신장을 이식한 사례는 있었지만 살아있는 사람 몸에 돼지 신장을 이식한 것은 슬레이먼이 처음이다. 또 과거에 두 남성이 유전자 변형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적이 있지만 몇 달이 지나 숨졌다.MGH 이식팀은 슬레이먼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 “(슬레이먼이) 신장 이식의 결과로 사망했다는 어떤 징후도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의료진은 이 돼지 신장이 최소 2년은 기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슬레이먼의 가족은 “이종 이식을 이끈 의사들의 엄청난 노력 덕분에 우리 가족이 그와 7주 이상을 함께 더 보낼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또 슬레이먼이 이식 수술을 받은 것은 생존을 위해 이식이 필요한 수천명에게 희망을 주려는 뜻도 있었다며 “슬레이먼이 그 목표를 달성했고 그의 희망과 낙관주의는 영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10만명 이상이 장기 이식 대기자 명단에 올라가 있다. 이 중 대부분은 신장 환자로, 매년 수천명이 자신의 이식 차례가 오기 전에 숨진다.
  • 남편이 밀어 절벽 아래 추락한 中 여성…5년 뒤 사고 현장 다시 찾은 이유는

    남편이 밀어 절벽 아래 추락한 中 여성…5년 뒤 사고 현장 다시 찾은 이유는

    태국 여행 중 남편이 절벽에서 밀어 목숨을 잃을 뻔했던 한 중국 여성이 5년 만에 사고 현장을 다시 찾아 구조대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사업가 왕 누안누안(37)은 2019년 6월 남편과 태국 파탬 국립공원을 방문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남편이 34m 높이 절벽 아래로 밀어 추락한 것이다. 당시 임신 중이던 왕씨는 사고로 17개의 뼈가 부러졌다. 끝내 배 속 아기는 유산됐다. 수년간 여러 차례 수술을 받고 재활 치료에 집중해 다시 걸을 수 있게 된 왕씨는 사고 5년 만인 지난 4월 파탬 국립공원을 다시 찾았다. 왕씨는 당시 자신을 구조해준 직원들과 포옹하며 감사 인사를 했다. 또 5년 전 사건을 조사한 현지 경찰에겐 중국어와 태국어로 자수를 놓은 비단 깃발을 전하기도 했다. 왕씨는 “예상치 못한 친구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됐다”며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준 사람들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그는 “10년, 20년 후에야 사고 장소에 돌아올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지만 10년은 너무 길다”면서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에 영상을 올리고 “내가 살아남은 건 기적 때문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나를 최선을 다해 도우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왕씨가 올린 영상들은 ‘좋아요’ 수 90만개를 받으며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한 네티즌은 “당신의 강인한 정신력은 모두에게 영감을 주었다. 존경한다”고 댓글을 남겼다. 한편 왕씨의 남편 류사오동은 왕씨의 재산을 갈취해 도박 빚을 갚으려고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류씨는 지난해 6월 태국 법원에서 징역 33년 4개월을 선고받았다. 왕씨는 지난해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 극락도 락, 힙한 불교에…“뉴진스님 입국금지” 호소한 나라

    극락도 락, 힙한 불교에…“뉴진스님 입국금지” 호소한 나라

    “극락도 락(樂)이다.” 불교의 가르침을 EDM으로 전파하고 있는 DJ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해외로 진출한 가운데 말레이시아가 “뉴진스님의 입국을 막아달라”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실제 오랜 불교 신자인 개그맨 윤성호는 조계사 오심 스님의 가르침을 받고 뉴진(New進, 새롭게 나아가다) 법명을 받았다. EDM 리듬에 “고통을 이겨내 극락왕생”을 외치며 ‘힙한 불교’에 앞장서고 있다. 뉴진스님은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댄스클럽에서 승려복을 입고 공연했는데 이를 두고 위카시옹 말레이시아 국회의원은 8일 “(뉴진스님의 공연은) 불교의 가치와 가르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라며 “신성을 존중하기 위해 이민국, 경찰 등에 뉴진스님의 입국을 막도록 지시해 줄 것을 내무부 장관에게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DJ가 공연 중 불교 승려로 위장해 종교적 감수성을 선동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불교계가 어떤 아티스트의 공연을 막을 의도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말레이시아 청년불교협회(YBAM)에도 뉴진스님의 공연이 불교의 생활 방식을 ‘해롭고 무례하게 만들었다’며 관련 민원이 여러 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중국인 협회 회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그(뉴진스님)의 행위는 2주 후 베삭데이(부처님의 탄생, 깨달음, 죽음을 기념하는 축제)를 기념하는 불교계에 상처를 줬다”고 비난했다. 말레이시아의 국교는 이슬람교로, 전체 인구의 60% 정도가 무슬림이고, 20%는 불교도다. 무슬림 중 대부분은 말레이계지만 중국계는 불교 신자가 대부분이다. 뉴진스님은 베삭데이 하루 전인 오는 21일 쿠알라룸푸르에서 한 번 더 공연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이러한 반발로 인해 말레이시아 입국 및 공연 여부가 불투명해졌고, 결국 두번째 공연은 취소됐다. 위카시옹 의원은 이 소식을 전하며 “불교 승려를 사칭하는 개인 공연은 국가의 종교적 조화를 보존하기 위해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나 한국 불교계는 뉴진스님이 ‘젊은 불교’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직접 고른 헤드셋과 염주를 선물하기도 했다. 뉴진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오는 12일 서울 조계사 앞길에서 열릴 연등회에서 공연을 펼친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9일 “스님들이 너무 엄숙하고 경건하고 무겁다고 보는 젊은이들이 많다”며 “젊은이들에게 다가가서 마음을 평안하게 해 주는 첨병 역할을 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불교문화 확산을 위해 연등회를 “(브라질의) 삼바 축제 못지않은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신라 때 시작된 연등회는 2012년 국가무형유산, 202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에 등재된 불교계 대표적인 문화행사다. 진우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마음의 평안’으로 해석했다. 그는 “극락 세상을 살아도 내가 불편하면 지옥이다. 개개인이 마음을 깨치고 스스로 평안을 만드는 것이 현대 사회의 문제를 풀어가는 유일한 길”이라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내 마음을 평안하게 할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세계에서 스트레스가 가장 많은 나라에서 벗어나려면 불교 중흥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진우 스님은 세계 각지에서 전쟁 포성이 이어지고 저출생 고령화, 스트레스, 빈부 격차, 청년 세대의 좌절감 등이 사회 문제가 되는 것을 거론하며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온 국민이 모두 부처님의 대자비와 지혜 속에서 내 마음의 평안과 세상의 평화를 일구어 가시길 간절히 축원한다”고 덧붙였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