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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오는 날의 맛 스캔들-수제비

    비오는 날의 맛 스캔들-수제비

    “수제비를 뗄 때 파르르 떨리면서 떨어진 쪽의 부드러운 맛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죠.도톰하면서 쫀득한 맛도 그만이고요.” 수제비 마니아로 자처하는 이지현(40·경기도 고양시 행신2동)씨는 “꿀꿀하고 비오는 날,수제비가 절로 생각나지요.”라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의 한 수제비집에서 수제비를 먹던 이씨는 “수제비는 반죽을 그냥 뜯어 넣지만 맛과 분위기는 칼국수와는 아주 다르다.”고 수제비 예찬론을 폈다.그는 “‘수제비 잘하는 사람이 국수도 잘한다.’는 속담이 있잖아요.”라며 “수제비는 칼국수보다 격이 높은 음식”이라고 단정했다.수제비는 기계화하기 어렵다는 것도 고품격 음식이란 증거로 들이댔다. 같이 수제비를 먹던 친구 이연수(40)씨는 “관계가 애매한 사람들과 식사할 때 국수는 후루룩거리고 국물이 튀어 불편하지만 수제비는 밥처럼 조용히 떠서 먹을 수 있어 좋다.”고 거들었다. 우리의 가장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수제비는 이들처럼 두터운 마니아층을 두고 있다.반면 수제비라면 한사코 고개를 돌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비오는 날,“오늘 점심,수제비 어때요?” 누군가의 제안에 “난 수제비 안 먹어.”라고 단호히 자르는 이도 있다. 이런 이들은 어릴적 보릿고개를 넘길 때 지겹도록 먹었던 기억 때문이란다.40대 이상에겐 어려웠던 시절의 아련한 향수로 남아 있다.애호박이나 감자 등 맛을 돋우는 야채도 없이 간장으로만 만든 장국 수제비를 너무 자주 먹어 질린 탓이다. 수제비는 국수가 다양화되면서 변형된 것으로 조선시대부터 먹기 시작했다.칼국수처럼 반죽한 다음 뚝뚝 뜯어 넣고 감자나 채소류를 겅중겅중 썰어 넣은 것이 수제비다.바쁜 농사일에 쫓기던 농민들이 칼국수보다 손이 덜 가는 수제비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보리와 밀 수확이 끝나고 유두(음력 6월15일) 전후가 되면 농가에서 햇밀로 수제비를 해 이웃과 나눠 먹었다.닭을 잡아 닭육수를 내거나 애호박과 감자 등을 넣기도 했다.해안가에선 바지락으로 시원한 국물을 내기도 했다.지금도 그런 풍속이 내려오는 곳이 있다. 수제비는 강가나 호숫가 지방에서 더욱 발달했다.얼큰한 생선 매운탕에 떼어 넣은 수제비는 양념이 흠뻑 밴 데다 쫄깃하게 씹히는 맛까지 있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수제비에 대한 기록은 1935년 발간된 ‘신영양요리법’에서 처음 보인다.당시의 이름은 ‘수접이’.밀가루에 소금을 넣고 물로 반죽해 손을 얇게 뜯어서 끓는 장국에 넣어 익혀 먹는 음식이란 게 책의 설명이다.박미혜(40) 생활음식 연구가는 “장국은 쇠고기 국물이나 멸치국물을 내고,감자·호박·양파·파 등의 채소를 넣기도 하여 국물과 건더기를 함께 먹는다고 했는데 요즘의 조리법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선 수제비를 ‘뜨더국’으로 부르고 있다.반죽을 손으로 일일이 뜯어서 만든다고 붙인 이름같아 재밌다. 수제비집을 운영하는 김태종(44)씨는 “수제비를 항아리에 담아 내는 이유는 따뜻하게 유지하려는 보온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수제비는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과거의 어려웠던 시절을 이야기하며 먹는 정서적인 음식”이라고 추켰다. 이런 수제비가 요즘 변신 중이다.카레수제비·치즈수제비 등도 생겨나고 있다.서울 가양동 중앙문화센터에서 버섯얼큰수제비를 만들어 보인 박씨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것이 낙지 수제비를 조금 변형해 ‘낙지 수제비볶음’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냄비에 수제비 반죽을 얇게 떼 넣어 익힌 다음 건져 찬물에 식혀둔다.그리고 낙지는 먹물을 떼고,굵은 소금으로 문질러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양념장에 버무려 둔다.팬에 갖은 야채와 양념 낙지를 넣고 볶다가 수제비를 넣고 익혀내면 된다는 설명이다. ●버섯얼큰수제비(4인분) 재료 쇠고기 100g,표고버섯 2장,새송이버섯·느타리버섯·팽이버섯·호박 각 50g씩,양파 ⅓개,쑥갓 30g,고추 1개,대파½대,다시마·멸치 국물 5컵,쇠고기 양념(간장½큰술,설탕·다진 마늘·청주 1작은술씩,후춧가루·참기름 약간),수제비 반죽(밀가루 2컵,물 1컵,소금 1작은술),양념장(고춧가루 1큰술·고추장·간장·다진 마늘 1작은술씩,소금·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수제비는 밀가루와 물·소금을 넣고 잘 치대어 반죽한 뒤 비닐 봉지에 담아 냉장고에 30분가량 넣어 숙성한다.(2)쇠고기는 채썰어 갖은 양념을 한다.(3)표고버섯·새송이버섯·양파·호박은 굵게 채썰고 느타리·팽이버섯은 먹기 좋게 뜯는다.쑥갓은 4㎝ 길이로 썰고 고추·대파는 어슷하게 썬다.(4)냄비에 다시마·멸치 국물을 넣어 끓으면 쇠고기와 수제비를 떼어 넣고 나머지 재료와 양념장을 넣어 끓인다 ●아욱수제비 재료 아욱 200g,된장 2큰술,고추장 1큰술,고춧가루 약간,간장·다진 마늘 1작은술,대파 ⅓대,다시마 1장,멸치 10마리,수제비 반죽 만드는 법 (1)아욱은 질긴 껍질을 벗기고 적당히 썰어 놓는다.(2)냄비에 물 9컵·다시마·멸치를 넣고 된장을 푼 다음 아욱을 넣고 끓인다가 수제비를 조금씩 떼어 넣는다.(3)수제비가 위로 뜨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수제비 맛이 通한 집들 ●삼청동수제비-서울 삼청동사무소 옆 02)735-2965 서울 삼청동에서 총리 공관보다 더 유명하다는 삼청동 수제비.문을 연지 26년째지만 한결같은 맛으로 1년 내내 문전성시를 이루는 집이다.손으로 일일이 떼어 넣는 쫄깃한 수제비와 같이 감자·애호박·양파·당근·부추 등을 듬성듬성 썰어 넣었다.멸치·조개로 맛을 낸 담백한 국물은 가끔 별식으로 찾기엔 이만한 게 없다.김가루를 뿌려 항아리에 담아 내오는 수제비(5000원)에 풋고추를 숭숭 썰어 넣은 양념장을 얹어 땀을 흘리며 먹는 맛은 겨울은 겨울대로,여름은 여름대로 맛이 달라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별미다.찹쌀 수제비(6500원)도 있다.감자를 직접 갈아 그대로 붙인 감자전(5000원)도 많이 찾는다.서대문 적십자병원 앞에 분점(722-1349)도 있다. ●손국시-서울 논현동 도산공원 맞은편 02)542-6808 부촌 강남에서도 수제비는 인기있는 식단이다.논현동 도산공원 맞은편 손국시의 간판 메뉴는 수제비와 칼국수다.주인 김일선씨는 “재래식 된장을 체에 거른 다음 소금·양파를 이용해 장국을 낸다.”고 말했다.밀가루에 소금을 넣고 손반죽해 냉장고에 숙성한 다음 즉석에서 끓인다.쫄깃쫄깃한 맛이 그만이다.수제비와 칼국수가 각 5000원이지만 양이 푸짐하다.두세 명이 가면 수제비와 칼국수를 주문,골고루 맛볼 수 있다.반찬으로 나오는 밥풀 양념을 쓰는 경상도식 김치 겉절이도 일품이다. ●두레-서울 대학로 종로약국 사이골목 02)743-6339 수제비가 치즈와 어울릴까? 대학로 KFC 맞은편 종로약국 사이골목의 두레에서는 그 답을 엿볼 수 있다.이 집의 얼굴 메뉴인 치즈수제비(5000원)에는 뚝배기에 나오는 뜨거운 수제비 위에 슬라이스 치즈 1장을 덮었다.청양고추의 매운 국물 맛을 살짝 녹은 치즈가 부드럽게 감싸 고소하다.또한 1년 삭힌 김치를 잘게 썰어 넣은 김치수제비(5000원)는 칼칼한 맛이 좋다.수제비스페셜(5500원)은 김치수제비에 치즈 1장을 덮어 나오는 것으로 칼칼한 김치가 느끼해지는 듯한 치즈 뒷맛을 깨끗이 갈무리해준다.멸치 장국에 황태·무·다시마 등을 넣고 끓여낸 까닭에 무게감이 있다. ●항아리 수제비-고양시 무원초교 정문 맞은편 031)971-5467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무원초등학교 정문 맞은편의 항아리 수제비는 담백한 장국과 졸깃한 수제비로 이름을 얻고 있다.사장 김태종(44)씨가 지난 95년 서울 신촌에서 수제비 가게를 크게 하던 친구 어머니로부터 직접 배워 차렸다.수제비에서 조금만 변형하면 칼국수가 되지만 수제비만 고집하며 반죽도 흔한 반죽기를 쓰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빚는다.반죽을 섭씨 영상 4도에서 하루 숙성한다.그래서 수제비 건더기가 졸깃하고 찰지다.이 집의 간판 메뉴인 항아리 수제비(5000원)를 권할 만하다.밴댕이 새끼처럼 넓적한 멸치의 한 종류인 ‘띠포리’로 장국 육수를 내 국물 맛이 깔끔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깊다.물론 양파·생강·다시마·마늘 등도 들어간다.항아리 수제비에 들어가는 야채 대신에 1년된 묵은 김치를 잘게 썰어 넣은 김치 수제비(5000원)도 얼큰한 맛으로 많이 찾는다.한가지 특징은 메기 수제비(6000원).민물 고기인 메기의 살만 발라 깻잎 등을 함께 수제비에 넣고 얼큰하게 끓여 내는 방식이다.매운탕을 먹고 난후 수제비를 넣어 끓여 먹는 것과는 다르다.김씨는 “수제비는 사실 쉬운 음식이어서 가게 주인들이 편하게 만들려는 유혹에 쉽게 빠지만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야 제맛이 난다.”고 말했다. ●이집도 맛나요 이밖에도 낙지로 유명한 무교동4거리의 우정낙지(720-7991)는 점심시간에 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통낙지한마리 수제비(5000원)를 낸다.수제비만 먹을 경우의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밥도 곁들여 낸다.여의도에 분점(782-7991)도 냈다.창동역앞의 종로항아리수제비집(996-3552)은 눈물이 쏙 빠지도록 얼큰한 수제비로 유명하다.순창 고추장을 쓰는 까닭이다.매운 음식을 싫어하는 이를 위해 담백수제비도 있다.모두 10년 전 가격인 4000원 그대로다.쌍문동의 밀락(900-9710)은 매콤한 김치 수제비(4000원)가 유명하다.김치 수제비에는 감자 대신에 달콤한 고구마가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인사동 4거리에서 우리은행 맞은편의 이 얼큰한 조벡이 수제비(723-5958)는 제주도식 수제비를 낸다.조벡이는 제주도 사투리로 해물과 야채를 맵게 끓여 내는 것으로,조벡이 수제비는 5000원이고 감자·김치·홍합 수제비 등이 4000원.양재동의 메기대감(3461-4008)은 어른 서넛 분량의 메기 매운탕(2만 9000원)을 먹고 난 다음 수제비를 끓여 먹는 것이 별미다. 사진 강성남·김명국기자 snk@seoul.co.kr
  • [위협받는 식탁] “돈 된다면…” 내던진 식품윤리

    이번에는 라면이란다. 이른바 ‘쓰레기 단무지’로 만든 불량 만두에 이어 유통기한이 지난 김치를 주원료로 한 라면이 충격을 주는 것은,한국인에게 이들 먹을거리가 밥과 다름없는 주식(主食)의 반열에 오른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직은 라면에 만두라도 서너개 넣을 수 있는 형편인 것을 다행스러워하며 김치나 단무지를 나누어 먹었던 서민들이 느끼는 상실감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검찰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10일 밝힌 단속 내용을 보면 이제 한국은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는 단 한 가지도 찾기 어려운 나라가 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의 라면에 들어간 김치는 유통기한이 지난 것은 물론 중국산을 한국산으로 둔갑시키기까지 했다.이 김치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국수를 공급하는 업체에도 속여서 팔았다.뿐만 아니다.우리밀 살리기운동이 벌어지면서 전국에 설립된 국산농산물 전문매장에 공급된 ‘우리’ 통밀스낵에는 미국산 깐밀이 40%나 들어 있었다.농촌살리기단체와 대형할인매장,종교단체 매장에 공급된 통단팥빵과 팥찐빵에도 중국산 팥앙금이 40%나 쓰였다. ‘순국산고춧가루 100%’라고 표시된 고춧가루는 국산고추에 중국산고추도 아닌 고추씨만 역시 40%나 들어갔다.대형 식품유통업체에서 판매된 돼지갈비는 국산돼지고기 40%에 수입산 돼지고기 60%가 섞였다. 임산부의 산후조리에 효과가 있다는 호박액과 호박죽도 베트남과 뉴질랜드산 수입호박을 섞어 ‘신토불이’와는 거리가 멀었다.우리 몸에는 우리농산물이 좋을 것이라는 소비자의 기대를 배반하고,우리농산물이 수입농산물보다 훨씬 비싸더라도 우리 농가를 살리겠다는 애국심을 철저히 능욕한 셈이다. ‘김치 사건’이 터진 이날 전북에서는 치킨집과 피자집,제과점에서 쓰는 포장용지에서 ‘형광증백제’가 검출됐다.형광증백제란 종이나 섬유를 하얗게 보이게 하려고 첨가하는 약품으로 피부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발암물질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는 볼트를 넣어 무게를 부풀린 중국산 냉동참조기가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에 적발됐다.지난달 19일에는 운동장에 깔거나 얼어붙은 도로에 염화칼슘 대신 뿌리는 공업용 소금을 식용으로 유통시킨 수입업자와 이 소금으로 젓갈을 만들어 판 식품가공업자가 붙들렸다. 지난 2월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납땜과 공업용 본드가 묻어나는 불량 떡시루를 만들어 판 업소와 이 불량 시루를 다시 공업용 본드로 수리하여 떡을 만든 떡집이 단속에 걸렸다. 지난해 연말에는 공중화장실을 청소할 때 쓰는 공업용 이산화염소로 살균한 횟감용 한치와 문어가 백화점과 일식당 등에 유통되기도 했다.식품 안전 관리가 선진화하기는커녕 엉터리 식품 제조 수법이 갈수록 엽기화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각 부문이 조금씩 선진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만,가장 먼저 선진대열에 합류했어야 할 식품 안전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은 부끄러움에 앞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지난해 864t의 한국산 냉동만두를 수입한 일본정부가 이날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결국 한국의 엉터리 식품 관리가 국제적 망신으로 비화했음을 뜻한다.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 [위협받는 식탁] “돈 된다면…” 내던진 식품윤리

    [위협받는 식탁] “돈 된다면…” 내던진 식품윤리

    이번에는 라면이란다. 이른바 ‘쓰레기 단무지’로 만든 불량 만두에 이어 유통기한이 지난 김치를 주원료로 한 라면이 충격을 주는 것은,한국인에게 이들 먹을거리가 밥과 다름없는 주식(主食)의 반열에 오른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직은 라면에 만두라도 서너개 넣을 수 있는 형편인 것을 다행스러워하며 김치나 단무지를 나누어 먹었던 서민들이 느끼는 상실감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검찰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10일 밝힌 단속 내용을 보면 이제 한국은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는 단 한 가지도 찾기 어려운 나라가 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의 라면에 들어간 김치는 유통기한이 지난 것은 물론 중국산을 한국산으로 둔갑시키기까지 했다.이 김치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국수를 공급하는 업체에도 속여서 팔았다.뿐만 아니다.우리밀 살리기운동이 벌어지면서 전국에 설립된 국산농산물 전문매장에 공급된 ‘우리’ 통밀스낵에는 미국산 깐밀이 40%나 들어 있었다.농촌살리기단체와 대형할인매장,종교단체 매장에 공급된 통단팥빵과 팥찐빵에도 중국산 팥앙금이 40%나 쓰였다. ‘순국산고춧가루 100%’라고 표시된 고춧가루는 국산고추에 중국산고추도 아닌 고추씨만 역시 40%나 들어갔다.대형 식품유통업체에서 판매된 돼지갈비는 국산돼지고기 40%에 수입산 돼지고기 60%가 섞였다. 임산부의 산후조리에 효과가 있다는 호박액과 호박죽도 베트남과 뉴질랜드산 수입호박을 섞어 ‘신토불이’와는 거리가 멀었다.우리 몸에는 우리농산물이 좋을 것이라는 소비자의 기대를 배반하고,우리농산물이 수입농산물보다 훨씬 비싸더라도 우리 농가를 살리겠다는 애국심을 철저히 능욕한 셈이다. ‘김치 사건’이 터진 이날 전북에서는 치킨집과 피자집,제과점에서 쓰는 포장용지에서 ‘형광증백제’가 검출됐다.형광증백제란 종이나 섬유를 하얗게 보이게 하려고 첨가하는 약품으로 피부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발암물질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는 볼트를 넣어 무게를 부풀린 중국산 냉동참조기가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에 적발됐다.지난달 19일에는 운동장에 깔거나 얼어붙은 도로에 염화칼슘 대신 뿌리는 공업용 소금을 식용으로 유통시킨 수입업자와 이 소금으로 젓갈을 만들어 판 식품가공업자가 붙들렸다. 지난 2월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납땜과 공업용 본드가 묻어나는 불량 떡시루를 만들어 판 업소와 이 불량 시루를 다시 공업용 본드로 수리하여 떡을 만든 떡집이 단속에 걸렸다. 지난해 연말에는 공중화장실을 청소할 때 쓰는 공업용 이산화염소로 살균한 횟감용 한치와 문어가 백화점과 일식당 등에 유통되기도 했다.식품 안전 관리가 선진화하기는커녕 엉터리 식품 제조 수법이 갈수록 엽기화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각 부문이 조금씩 선진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만,가장 먼저 선진대열에 합류했어야 할 식품 안전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은 부끄러움에 앞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지난해 864t의 한국산 냉동만두를 수입한 일본정부가 이날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결국 한국의 엉터리 식품 관리가 국제적 망신으로 비화했음을 뜻한다.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Top 셀러]죽도 ‘테이크아웃’ 대열 합류

    백화점·할인점 등에는 가공식품 외에도 즉석에서 끓여 파는 죽 제품도 많이 있다.제품 대부분을 포장해 가져갈 수도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동지팥죽·호박죽·녹두죽 4000원,잠실점은 전복죽 4000∼6000원,깨죽·잣죽을 3500∼4500원에 선보였다.현대백화점 본점·무역센터점·천호점·신촌점·미아점·목동점은 호박죽·팥죽·녹두죽·잣죽·전복죽을 3000∼8000원에 내놓았다. 신세계 이마트는 호박죽·잣죽·검은깨죽·팥죽을 1690∼2190원에 출시했다.롯데마트 영등포점은 호박죽·동지팥죽·전복죽 3000∼4000원,도봉점은 호박죽·동지팥죽·전복죽 3500∼4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오! 수정, 얼짱 아나운서 강수정

    섣부른 판단은 흔히 사람을 편협하게 만든다.강수정(27)아나운서와 마주 앉고 나서야 그녀에 대한 빗나간 선입견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뉴스가 아닌 오락 프로그램속에서 이른바 ‘얼짱’아나운서로 인기를 끄는 그녀를 볼 때마다,내세울 매력은 겉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인터뷰 내내 지어 보이는 표정과,선택하는 단어마다에 겸손함과 반듯함이 묻어난다.내숭이 없이 솔직 해보인다.기사화를 전제로 한 건조한 대화에서 보여주는 의례적인 겸양이라기보다는 천성인 듯 하다. “솔직히 말하면 아나운서실에서는 ‘얼짱’이 아니라 ‘얼빵’으로 통해요.평소 ‘어리버리’하고 빈틈이 많거든요.” KBS 2TV ‘일요일은 101%’의 ‘MC대격돌-여걸 파이브’ 코너 등을 통해 보여지는 조금은 흐트러진,하지만 인간적인 모습은 실제 자신과 딱들어맞는다.그런 부담없고 정감어린 모습에 시청자들이 호감을 갖는 것일 게다. 아나운서란 수식어에 걸맞게 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진 않았을까.어린애처럼 순진한 대답이 돌아온다.“저 진짜 책 많이 읽거든요.취미가 독서라니까요.그런데 예능프로그램만 주로 맡은 때문인지 이지적인 이미지가 동료들보다 덜한 것 같아요.약점이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너무 예쁘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은 ‘너무 웃긴다’는 말을 더 많이 듣는다고 한다.“친숙하게 느껴주시니 만족해요.” 지난 2002년 1월 KBS아나운서 공채 28기로 입사했다.1년간의 부산 총국 순환근무를 마치고 서울로 복귀하자마자 ‘얼짱’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스타 반열에 올랐다.팬클럽 회원만도 현재 4만명.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실패의 쓰라림으로 방황했던 시련의 시기가 있었다.본인 스스로도 그때가 지금까지의 삶에서 최대의 고비였다고 고백한다.“2년 넘도록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채널까지 모두 7번을 도전했죠.SBS에서는 두번이나 연속해서 낙방했어요.”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결국 목표를 이뤄냈다. 어릴적 꿈은 비디오가게 주인이나 카페 여사장이 되는 것이었다.좋아하는 영화와 책을 실컷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하지만 돌이켜보면 초등학교때부터 남다른 ‘끼’를 가지고 있었다.“평소 말없이 조용했지만,학예회 등에서는 먼저 나서서 연극도 하고 춤도 췄어요.”하지만 완고한 성격의 부모님 때문에 그 ‘끼’를 잠시 가슴속에 묻어야 했다.대학(연세대 생활과학부)에 입학해서도 4년내내 밤 10시 ‘통금(통행금지)시간’을 칼(?)같이 지킬 정도로 ‘범생이’로 살았다.졸업이 가까워질 무렵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매력으로 다가왔다.“이유는 모르겠어요.그냥 무작정 하고 싶더라고요.” 지금의 그녀를 키운 것은 8할이 부모님이었다.“테이프가 늘어져서 못쓰게 될 정도로 제 방송 장면을 꼼꼼히 모니터하시는데,철저하게 칭찬만 하시는 게 흠이에요.제가 세상에서 제일 방송을 잘한다나요.(웃음)”의기소침하지 않고 자신있게 방송을 하라는 격려이자 배려임을 그녀는 잘 알고 있다. 그녀는 아나운서이기 이전에 여자다.이젠 평생의 반려자를 찾을 나이가 된 것일까.“대학 졸업 후 남자친구를 사귀지 못했어요.그런데 올봄들어 기대고 싶은 ‘남편’같은 존재가 그립더라고요.”이상형이 궁금해졌다.“성실한 ‘모범생’스타일이 좋아요.‘얼짱’보다는,공부 잘할 것처럼 생긴 남자 있잖아요.(웃음)” 현재 4개의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중인 그녀는 신설되는 심리버라이어티쇼 ‘속보이는 마음(토요일 오후 11시)’에서 이홍렬,탁재훈과 함께 공동 MC를 맡는다.“제가 떠나면 그 프로그램의 성격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인 입지를 지닌 진행자가 될 겁니다.영화프로그램이나 시사 프로그램,제 이름을 내건 라디오 DJ를 통해 이미지 변신도 하고 싶어요.”‘욕심짱’인 그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시시콜콜한 질문과 대답을 통해 강수정 아나운서의 또 다른 매력을 알아봤다. 나만의 보물1호 -초등학교때부터 써 온 비밀일기장 7권과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3마리 감추고 싶은 비밀 -쉽게 상처받는,조금은 소심한(?)성격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싫은 것 -다리 6개 달린 벌레(곤충)는 모두 안좋은 기억 -고교2학년때 시험 전날 만화책 빌려보다 어머니에게 들켜 ‘죽도록’ 혼난 일 노래방 18번 -원준희의 ‘사랑은 유리같은 것’ 성형수술하고 싶은 신체부위 -그냥 살빼고 싶어요(웃음) 첫사랑 -중2때 만난 같은 학교 1년 선배 오빠.좋아하면서도 한마디 건네지 못했다.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멋지게 대시 해볼 텐데… 최악의 소개팅 -대학 2학년때.머리에 비듬이 덕지덕지 붙어있던 남자였는데,2시간 동안 잘난 체하는 소리만 듣다가 간신히 자리를 빠져나왔다.˝
  • ‘교수가 된 광부’ 펴낸 권이종 청소년개발원장

    “우리 청소년들에게 뭔가 남겨 주고 싶어 고민하다가 희망과 용기·사랑을 줄 수 있는 지난날의 광원 생활을 소개하기로 했습니다.또 기성세대가 과거에 무척 고생했다는 얘기도 전해주고 싶었고요.” 독일 광원 출신으로 교수가 된 권이종(64·교원대) 한국청소년개발원장.그는 이 달에 3년 임기의 개발원장을 마친다. 교수 정년도 1년여밖에 안 남았다.그는 기성세대가 갈수록 사회에서 밀려나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이래저래 그의 용기를 자극한 요인이라고 했다. 그래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독일에서 광원 생활을 한 자신의 삶을 공개하기로 했던 것.최근에 펴낸 ‘교수가 된 광부’(이채 刊)라는 책에 이같은 내용을 켜켜이 담았다.1960년대 한국 광원들이 독일로 떠나게 된 역사적 배경 등도 상세히 기록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개인사를 뛰어넘었다. “40년 전의 기억과 각종 자료 등을 토대로 썼지요.독일에 간 광원은 모두 7936명이었고 이중 27명이 사망했습니다.나머지 동료들은 세계 도처에 뿔뿔이 흩어져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직업병으로 사경을 헤매기도 하고,가난에 허덕이는 동료도 많습니다.” 그는 광원 파견의 배경에 대해 “1964년 박정희 대통령의 독일 공식방문과 뤼프케 대통령의 방한 등을 통해 독일에서 차관을 얻어다 쓰게 되자 정부에서 광원과 간호사를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또 ‘라인강의 기적’을 모델로 경제를 부흥하고자 정부에서 십수년에 걸쳐 많은 인력을 파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1940년 4월 전북 장수군 산서면의 촌에서 태어났다.전주신흥고를 나와 군 복무까지 마친 1964년 “가난 때문에” 독일행을 자원했다.그가 근무한 곳은 메르크슈타인 아돌프 광산.지하 수천미터 40도가 넘는 지열 속에서 3년을 죽도록 일했다.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매일 삶과 죽음이 오락가락했다.새벽 4시에 일어나 막장에서 삽질을 시작할 때마다 극심한 공포감이 밀려왔다.”면서 “끼니는 빵과 과일 몇 개로 때웠고 사고가 있을 때마다 기적적으로 살아 남았다.”고 회고했다. 그 상황에서도 학업의 뜻을 굽히지 않은 그는 아헨 교원대학교에 진학해 교육자의 길로 들어섰다.72년 학사학위를 받았고 79년에는 박사학위까지 받았다.교사자격증도 취득했다.독일에서 한글학교 등 청소년운동에 힘을 기울이다 19년간의 독일 생활을 접고 귀국했다.국내에서는 전북대 교수를 거쳐 2001년 6월 선거를 통해 청소년개발원장에 뽑혔다.그는 지난 세월을 회상하면서 “파란만장한 삶에서 어려움과 애환이 많았지만 그래도 지나고 보니 괴로움보다는 즐거움이,슬픔보다는 기쁨이,힘들던 기억보다는 신나던 일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시인과 선승, 어울려 세상을 논하다

    시인은 세상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가치를 추슬러 형상화하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한다.속세를 떠난 선승(禪僧)은 인간의 보편적인 진리와 가치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린다.그래서 시인과 선승은 승과 속을 떠나 언제든지 어울릴 수 있는 ‘도반’이다. 동국대 석좌교수인 신경림(69) 시인과 강원도 설악산의 백담사 회주 오현(72 )스님.신 시인이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의 치열하고 힘겨운 삶을 실천이라는 덕목과 생명력으로 살려낸 순박한 문인이라면,오현 스님은 승속을 넘나드는 기행과 필력으로 승가의 이목을 받았던 괴팍한 선승이다.언뜻보면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두 사람이 세상을 보는 눈은 도반의 그것이었다. 지난 10일 저녁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 만해마을.조계종 출판사인 ‘아름다운 인연’이 처음 낸 책 ‘신경림 시인과 오현 스님의 열흘간의 만남’의 주인공인 시인과 선승이 책 출간을 맞아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책은 지난해 6월부터 연말까지 10여차례에 걸쳐 시인이 백담사로 스님을 찾아 여행·사랑·환경·욕망·통일·전쟁·문학 등 7개의 테마를 놓고 솔직하게 대화한 것을 옮긴 기록이다. 두 사람은 오랜 여행 끝에 목적지에 도착한 동행자가 서로에 대한 믿음을 확인한 것처럼,세상을 향해 묻어 두었던 가슴 속의 절규를 속시원히 털어낸 듯 편안해 보였다.우선 시인이 “시는 시정잡배들이 세상의 밑바닥에서 하는 소리인데 선승이 잘 이해해서 고맙다.”는 말로 운을 떼자 스님은 중국 명(明)대의 현인 원호문의 글로 답했다.“시위선객첨금화/선시시가절옥도(詩爲禪客添錦花/禪是詩家切玉刀) 시인이 선승을 만나니 비단으로 덮이고 선승이 시인을 만나니 옥칼을 다듬어 주네.”시인의 승속을 넘나드는 경지를 극찬한 말이다. “세상의 평가대로 ‘괴승’으로 알았는데 세상을 보는 눈이 정확하고 날카롭다.”고 시인이 말을 잇자 스님은 “신 시인의 시에는 세상 사는 사람들에 관한 모든 그림이 있고 그것은 불교의 선시(禪詩)에 다름 아니다.”라고 대꾸했다. 그럼에도 시인과 선승은 어쩔 수 없는 경계를 갖고 있는가 보다.시인이 “사람이 욕심이 없다면 무슨 발전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욕심은 결국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동력이 아닌가.”라고 묻자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꽃과 나무가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맺으려고 하는 것처럼 모든 생명체는 나름대로의 욕심을 갖고 있지만 그것은 근본적인 생명의 욕구일 뿐 그 욕심의 정도를 자제해야 하며 특히 사람은 적게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열흘간의 만남’은 두 사람의 인생역정과 세상을 향한 말을 가감없이 전한다.“인생은 여행과 같다고 했는데 그 종착역인 죽음이 온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라는 스님의 물음에 시인은 말한다.“죽음은 죽음으로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죽음이 마냥 두려운 것만은 아니고 즐거운 것이 될 수도 있겠지요.” 두 사람의 알려지지 않은 연애 경험담도 들어 있다.시인이 ‘죽도록’ 사랑했던 소녀에 대한 짝사랑과 연상의 여인에 대한 연민과 실패를 고백하자 선승은 출가 직후 절집 공양주 딸과 나누었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들려준다. 인생을 시처럼 살고,시를 인생처럼 쓰는 선승과 시인은 결론 짓는다. “문학의 감동은 삶을 얼마나 생동감 있게 재구성했느냐에서 오는 것입니다.그리고 쓰지 않고는 못사는 사람만이 쓰는 것이지요.” 인제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CEO 칼럼] ‘주5일 사회’ 아직 갈길 멀다/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

    서울시와 시민단체가 ‘자가용 승용차 자율요일제’를 실시한 지 1년이 돼 간다.월·화·수·목·금 5일 중 하루를 골라 자기 차를 하루 쉬게 함으로써 교통난을 완화하고 대기를 맑게 해서 선진 도시처럼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을 늘려가자는 운동이다.나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수요일에 차를 몰지 않기로 했다. 덕분에 택시를 많이 타다 보니 자연히 택시 기사분들의 애로도 알게 됐는데,그 중 하나가 과로였다.그들은 대개 하루 12시간씩 주 6일 근무한다고 했다.어떤 때는 일주일 내내 12시간씩 일하기도 한다.그것도 거의 쉼없이 일년 내내 일해야 된다는 것이다.주당 근로시간이 72시간 내지 84시간이 되고,연간 근로시간으로는 3600시간 내지 4200시간이나 된다.이런 기사분들이 서울에만 5만명이 넘는다고 했다. 정부와 기업,시민사회가 주 5일,주 40시간,연간 2100시간 근로방식을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으로 선언했지만,이렇게까지 큰 괴리를 보이는 분야가 있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비단 택시기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복지사와 소방 공무원,경찰도 주 72시간 이상의 격무와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본인의 건강과 안전,생명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가정까지 그러한 위협 속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주 56시간 이상을 일년 내내 근무하는 것이 사실상 불법인데도 정부나 언론,시민사회,기업,학계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제조업 생산직 근로자의 19%가 주 60시간을 초과하는 초장시간 근로를 하고,22%가 주 52시간 이상 60시간을 일하고 있다.사실상 전체 근로자의 41%가 불법적 또는 비인간적 수준의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근로는 우선 개인과 가정을 극도로 피폐하게 만든다.어디 그뿐인가.연간 1만여명이 산재사고나 교통사고로 죽어가고 있다.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수십조원에 이른다. 이제 생각과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정치·경제·사회지도층이 모두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우리 사회를 무엇보다 건강한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우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의 하나가 되려고 했던 것도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OECD국가 가운데 연간 근로시간이 가장 많다는 멕시코가 연간 1945시간이다.세계 초일류 국가라고 할 수 있는 미국·캐나다·일본의 연간 근로시간은 1800시간 안팎이다.복지 사회 국가라고 하는 독일·덴마크·프랑스 등에서는 연간 1500시간 정도 일하고도 개인이나 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상당수 서비스 업종과 제조업에서 연간 3600시간 내지 4200시간까지,그야말로 죽도록 일해야 고용이 유지되는 현재의 근로방식은 이제 하루빨리 시정돼야 한다. 물론 이렇게 과로를 하더라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개인과 가정이 행복할 수 있고,사회적 불행이나 부담이 되지 않고,생산성 저하나 경쟁력 상실의 원인이 되지 않아,개인의 퇴직 후와 나라의 미래가 불안하거나 위협 받지 않는다면,설령 불법적이라 하더라도 지난 세월처럼 눈감고 갈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제는 불법적 초장시간 근로는 엄격히 제한되고,상생의 대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더구나 주 5일 근로가 사회적 합의로 채택된 이상 삶의 질 향상과 평생학습을 통한 평생 건강과 평생 고용의 확보,그리고 획기적인 국제경쟁력 향상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평생 재충전이 가능한 사회,평생학습이 가능한 기업으로 재창조돼야 할 것이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
  • [이집이 맛있대]일산 죽전문점 ‘어가행렬’

    ‘죽도 코스가 있다.’ 일산신도시에 자리잡은 ‘어가행렬((대표 유은희·43·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715의7)은 한방과 땅콩,전복죽을 차례로 맛보고,버섯냉채와 떡 등 궁중요리도 음미해 볼 수 있는 전통 죽전문점으로 정평이 나있다. 한가지 메뉴를 주문할 수도 있지만 코스를 선택할 경우 경우 맛깔스럽게 담긴 소량의 죽들을 돌아가며 먹을 수 있고,곁들여 나오는 각종 요리가 특이한 향과 색깔로 포장돼 먹는 재미마저 느끼게 한다. . 코스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한방죽.얼핏 흰죽 정도로 보이지만 맛과 향이 숨어있다찹쌀과 맵쌀을 섞어 갈아 센불에 끓인 뒤 약한불에 뜸을 들일때 쯤 노폐물을 제거하는데 특효라는 치자액즙을 섞는다.느릅가루와 6년근 인삼이 가미돼 맛과 향을 조절한다. 땅콩죽은 땅콩과 쌀을 으깨어 끓여내고,전복죽은 전복을 깨끗이 씻은 뒤 표고와 다시마 등을 우린물에 쌀가루를 넣어 우려낸다.코스에 곁들여 나오는 음식도 그냥 지나칠 것이 없다. 샐러드에는 들깨소스가 가미되고,버섯묵냉채는 한천을 데쳐내 잣소스로 맛을 낸다.버섯을 주재료로 한 탕수육도 맛볼수 있고,백년초를 이용한 물김치,북어를 갈아 양념한 북어보푸라기(궁중음식),생땅콩조림,멸치복음,오징어젓 등도 함께 나온다.디저트는 전통차.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美·英 이라크포로 학대 일파만파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군과 영국군이 이라크 포로를 죽도록 패거나 성적 고문 등을 가했다고 두 나라 언론이 잇따라 보도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진위 여부의 논란이 일고 있으나 정보를 캐기 위한 미군 당국의 지시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양국 언론들은 전했다.미·영 연합군이 가혹행위를 알면서 눈감아 줬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성행위 강요·군용견 위협하는 미군 미 시사 월간 뉴요커는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의 안토니오 타구바 소장이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미군 병사들이 ‘가학적이며 외설적이고 무자비한’ 학대를 가했다고 1일 보도했다.뉴요커는 특히 가학행위에 가담해 조사를 받고 있는 헌병 6명 가운데 1명인 아이반 프레데릭의 일기장을 공개하며 “군 정보당국이 정보를 얻기 위해 벌이는 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화학전구를 깨뜨려 포로들의 머리위로 화학물질을 붓고 알몸의 포로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빗자루 손잡이나 의자로 때리고 상처난 곳을 찔렀다.군용견을 풀어 겁주고 실제로 물게 한 경우도 있다.여군이 보는 앞에서 발가벗긴 뒤 자위행위를 하게 했으며 빗자루 손잡이를 항문에 집어넣기도 했다. CBS방송도 보고서를 토대로 두건을 씌운 포로의 양손을 전깃줄에 연결시켜 상자위에 세워 놓은 뒤 “떨어지면 감전돼 죽을 것”이라고 협박했다는 사진과 증언을 내보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포로들은 화장실이나 환기시설이 없는 감방에 알몸으로 사흘씩 방치되기도 했다고 전했다.프레데릭이 가학행위를 상관에 보고했으나 “신경쓰지 말라.”는 대답만 들었다고 보도했다. ●오줌세례 퍼붓는 영국군 영국의 타블로이드판 일간지 ‘데일리 미러’는 1일 영국군 병사가 이라크 포로의 맨 몸에 오줌누고 소총으로 사타구니를 찍는 등 4장의 사진을 실었다.BBC방송이 랭커셔연대 관계자들을 인용,사진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신문은 가혹행위에 가담했다 자책감에 시달린 두 병사로부터 사진과 증언을 확보했다며 일축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 주둔하고 있는 랭커셔연대 소속 영국군 병사들은 지난해 9월 바스라 부두에서 18∼20세로 보이는 이라크 청년을 절도 혐의로 붙잡았다.병사들은 그에게 두건을 씌우고 손을 뒤로 묶은 뒤 트럭안에서 8시간 동안 폭행을 가했다.소총 개머리판으로 머리와 무릎,손·발가락,팔꿈치 등을 때렸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면 입속에 총구를 들이대며 죽이겠다고 위협했다.턱이 부서지고 이빨이 빠져 피를 쏟으며 누워있는 이라크인의 복부에 한 병사는 오줌을 눴다.거의 의식을 잃을 때까지 때린 뒤 부둣가에 던져 버렸다.다른 병사는 장교들이 포로나 구금자들에 대한 가혹행위를 못본체 한다며 “하지말라.”보다 “제거하라.”고 말한다고 했다.이라크 포로들을 다리 위에서 던지는 장면이 목격돼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mip@seoul.co.kr˝
  • ‘카드덫’ 은행원의 눈물

    “‘카드 덫’에 발목 잡힌 당신은 끝내 몰락하고 말 것이다.” 신용불량자 400만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암울한 묵시록이다. 시중 한 대형은행의 여의도 지점에서 기업들을 상대로 여신·대출 업무를 담당하는 과장이자 세 자녀의 아버지인 백모(39)씨.그는 과장으로 승진한 지 한달 만에 근무하던 지점에서 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9일 구속됐다.금융 전문가인,15년 경력의 은행원도 ‘카드빚 탈출’에 결코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경찰서 유치장에서 만난 백씨는 “은행원이라서 카드의 생리를 잘 안다고 자신했지만 내 자신을 파멸시킬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긴 한숨을 토해냈다.백씨는 “지난 3년 동안 죽도록 일하면서도 20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며 살아야 했던 지옥 같은 생활이 끝나 차라리 후련하다.”고 말했다. ●카드 연체이자만 1억 7000만원 백씨는 5년 전부터 카드를 하나둘씩 발급받기 시작했다.지점 선·후배 간에 관행처럼 이뤄지던 후배에 대한 빚보증 2000만원도 카드 대출로 해결했다.주식투자를 위한 종자돈과 부족한 용돈도 카드 현금서비스를 통해 마련했다.직업이 은행원이어서 카드의 신용대출 한도가 일반인보다 월등히 높은 3000만원이었다. 그때까지 백씨는 자신이 카드를 컨트롤할 수 있다고 믿었다.보너스를 받아 정산을 해 이자도 많지 않았다.하지만 카드가 늘어날수록 씀씀이도 커졌다.2001년 백씨의 지갑 속에 든 신용카드가 20장으로 늘어났다.백씨가 지난 5년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고 쓴 돈만 2억 2000만원.하나 둘씩 연체가 되자 연 20%가 넘는 이자가 달라붙기 시작했다.5년 동안 백씨에게 날아온 이자만 1억 7000만원.백씨는 “이자를 갚아도 갚아도 안 됐고 집이나 직장에 말도 꺼내지 못한 채 혼자서 고민했다.”면서 “한순간에 미쳤다.”고 후회했다. ●“카드빚 탈출은 불가능했다” 백씨는 기자에게 “카드가 무섭다.한번 이자가 무섭게 붙기 시작하면 내 능력으로도 막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결제일마다 현금서비스로 이자를 막다가 한도가 차면 다른 카드로 다시 현금서비스를 받아 메우는 식이다 보니 나중에는 원금은커녕 이자만 돌려막는 악순환이 계속됐다는 것이다.결국 막다른 골목에 몰린 백씨는 고율의 이자가 부과되는 캐피털과 사채 사무실의 문까지 두드리는 신세가 됐다.절망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예금청구서 위조해 5억원 출금 서울 모 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한 백씨는 1989년 한 시중은행에 입사했다.백씨는 98년 자신이 다니던 은행이 합병된 후 정리해고의 광풍에서도 살아남았다. 깔끔한 업무처리 능력을 인정받은 것.지난달에는 과장으로 승진,노른자위인 여의도 지점에서 여신·대출을 담당했다.백씨는 지난 22일 예금청구서를 위조해 은행에서 보관하던 5억원을 동서 명의로 개설한 통장에 입금했다.백씨가 직접 전산에 정상 대출로 입력해 직원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백씨는 입금된 5억원 가운데 3억 9900만원을 곧바로 인출,카드빚을 갚는 데 썼다. 백씨의 범행은 그러나 이날 저녁 지점 결산을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백씨는 지점장에게 범행을 실토했고 26일 지점장과 함께 경찰서에 출두할 때까지 나흘 동안 본점 검사부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백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카드 이자 갚을 날짜가 다가오자 초조함에 은행 돈에 손을 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현재 카드 돌려막기로 버티고 있는 잠재적 신용불량자만 300만∼40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 [보러갑시다]

    ●미 술 ■ 인사동 고미술축제 28일∼5월4일 인사아트센터(02)736-1020.인사동 문화지구 지정 2주년 기념전.청동여래좌상·분청 연화문 매병·해강 김규진 ‘세죽도’·운보 김기창 ‘바보산수’등 ■ 모정이 있는 그림·조각전 5월16일까지 청작화랑(02)549-3112.구자승·이숙자·오용길·김병종·전뢰진·윤영자 등 중견·원로작가 31명. ■ 문범 작품전 25일까지 pkm갤러리(02)734-9467.‘우연한 풍경’을 주제로 한 평면작품. ■ ‘20세기 7인의 화가들’전 30일까지 노화랑(02)732-3558.박수근·이중섭·김환기·도상봉·오지호·이상범·변관식 등 대가들의 대표작. ■ ‘재미있는 디자인’전 5월2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02)580-1539.어린이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키워줄 디자인 놀이전. ●뮤지컬 ■ 프라미스 25일까지 잠실올림픽주경기장(02)337-8474.예수그리스도의 생애를 그린 미국 초대형뮤지컬. ■ 판타스틱스 5월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소극장(02)762-0010.톰 존스 작·김달중 연출,최용민 추상록 출연.순수한 청춘의 사랑을 그린 소극장뮤지컬. ■ 7인의 천사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507-0888.김정숙 작·권호성 연출,김정렬 이재훤 출연.희망을 찾아 지상에 내려온 천사의 이야기. ■ 파우스트 27일∼5월3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743-7252.괴테 작·이재성 연출,김장섭 한애리 출연.파우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국 악 ■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방기준 ‘보성제 심청가’ 24일 오후3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74-3507. ■ 한동희스님 육법공양 29일 오후 4시·7시30분 호암아트홀(02)747-2760. ● 어린이 ■ 돌아온 부리부리 박사 24일∼5월30일 정동극장(02)751-1500.70년대 인형극 ‘부리부리박사’를 무대화.현대인형극회. ■ 태양을 찾는 아이들 5월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02)382-5477.사라진 태양을 찾아 떠나는 해바라기 마을 아이들의 모험담.극단 사다리. ● 콘서트 ■ 김목경 콘서트 23일 오후8시 폴리미디어 씨어터 1544-1555. ■ 신승훈 광주 콘서트 24일 오후7시30분 광주 염주체육관 1544-1555. ■ 안치환 콘서트 24일 오후7시,25일 오후4시 한전아트센터(02)3486-3000. ■ 엠씨더맥스·아야카 조인트 콘서트 24일 오후5시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02)3453-8063. ■ 한대수 콘서트 24일 오후7시 폴리미디어 씨어터 1544-1555. ■ 한영애 콘서트 25일 오후7시30분 클럽 사운드홀릭(02)3142-4203. ■ 이미자 함양 콘서트 29일 오후 3시·6시 함양실내체육관 1588-0766. ●무 용 ■ 한국의 명인명무전 23∼25일 오후7시30분 호암아트홀(02)2278-5452.김문숙 김진흥 등 인간문화재급 원로 춤꾼들의 무대. ■ 움직임과 접촉 23일 오후7시30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3141-1770.최데레사무용단의 ‘움직임과 테크놀러지’연작 시리즈. ●연 극 ■ 햄릿 23일∼5월30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764-8760.셰익스피어 작·이성열 연출,김영민 장영남 장두이 출연.햄릿과 클로디어스의 대결을 부각시킨 정통 비극. ■ 프랑크와 슈타인 5월2일까지 아트홀스타시티(02)745-0308.소설 ‘프랑켄슈타인’을 각색한 마니미스트 남긍호와 홍콩출신 와이킷 탕의 마임극. ■ 아니마 25일까지 LG아트센터(02)2005-0114.영국 인류학자 데스먼드 모리스의 ‘털없는 원숭이’에서 영감받은 캐나다 ‘4D 아트’의 홀로그램 연극. ■ 의자는 잘못없다 5월9일까지 삼일로창고극장(02)319-8020.선욱현 작·김태수 연출.의자에 얽힌 욕망과 집착. ■ 해일 5월2일까지 대학로 행복한극장(02)747-2090.이해제 작·연출,유지태 오달수 출연.두 인민군의 사투. ●클래식 ■ 마시모 콰르타 무반주 바이올린 독주회 23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6303-1919.바흐 파르티타 2번,파가니니 무반주 카프리스 등 연주. ■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23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31)392-6422. ■ 한국가곡연구회 정기연주회 24일 오후3시 영산아트홀(02)2265-9235. ■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29일 오후7시30분 KBS홀,30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81-2242. ■ 김현남 바이올린 독주회 25일 오후3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84-1496. ■ 제2회 아르모니아 앙상블 정기연주회 27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874-7773. ˝
  • [보러갑시다]

    ●미 술 ■ 김병종 작품전 18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생명의 환희를 노래한 50여점. ■ 허미자 작품전 28일∼5월4일 하나아트갤러리(02)736-6550.자연의 서정을 담은 유화 27점. ■ 문범 작품전 25일까지 pkm갤러리(02)734-9467.‘우연한 풍경’을 주제로 한 평면작품. ■ 해외여성작가 3인전 23일까지 국제갤러리(02)735-84494.가다 아메르(이집트)·쉬라제 후쉬아리(이란)·수 윌리엄스(미국)등 3인의 추상작품. ■ 임효 개인전 22일까지 선화랑(02)734-0458.생성과 상생을 주제로 한 한국적 미감의 세계. ■ ‘월 워크스’전 24일까지 카이스갤러리(02)511-0668.고낙범·성낙희·이미경 등 작가 8명이 펼치는 벽화세계. ●뮤지컬 ■ 7인의 천사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507-0888.김정숙 작·권호성 연출,김정렬 이재훤 출연.희망을 찾아 지상에 내려온 천사의 이야기. ■ 나부상화 5월9일까지 세우아트센터(02)742-0917.우봉규 작·박근형 연출.전등사 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 천국과 지옥 5월2일까지 대학로게릴라극장(02)763-1268.남미정 작·연출.오펜바흐의 오페레타를 원작으로 한 퓨전 뮤지컬. ■ 투맨 무기한 연강홀(02)708-5002.유준상 김영호 출연.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두 남자의 눈물겨운 형제애. ●국 악 ■ 가야금앙상블 ‘사계’연주회 19일 오후8시 LG아트센터(02)2263-3620. ■ 가야금사중주단 ‘여울’ 콘서트 20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599-6268. ●어린이 ■ 뮤지컬 노빈손 아마존 어드벤처 16∼27일 서울교육문화회관대극장(02)2215-5878.타악을 활용한 환경과학뮤지컬. ■ 태양을 찾는 아이들 17일∼5월5일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02)382-5477.태양을 찾아 떠나는 해바라기 마을 아이들의 모험담.극단 사다리. ●콘서트 ■ 서영은 콘서트 16일 오후7시30분 컬트홀(02)567-1318. ■ 김범수 대구 콘서트 17일 오후 4시·7시30분 대구시민회관 대강당(053)422-4224. ■ 노브레인 대구 콘서트 17일 오후6시30분 스페이스 콩코드 1544-1555. ■ 이적 콘서트 16·17일 오후7시30분,18일 오후6시 폴리미디어 씨어터 1544-1555. ■ 정태춘·박은옥 콘서트 16일 오후7시30분,17일 오후 3시·7시,18일 오후3시 제일화재 세실극장(02)3272-2334. ●무 용 ■ 한국 무용계를 이끄는 4인의 안무가 16일 오후8시,17일 오후6시 LG아트센터(02)2005-0114.안성수 김은희 허용순 박호빈 안무. ■ 머스 커닝햄 인 서울 16일 오후8시,17일 오후6시 세종문화회관대극장(02)537-0300.현대무용의 살아있는 전설.20년만의 내한공연. ■ 파리 컨서버토리 주니어발레단 초청공연 16일 오후7시30분,17일 오후5시 한국예술종합학교내 크누아홀(02)520-9096.전석 무료. ●연 극 ■ 해일 21일∼5월2일 대학로 행복한극장(02)747-2090.이해제 작·연출,유지태 오달수 출연.낙오된 두 인민군의 사투. ■ 인생차압 19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74-3507.오영진 작·강영걸 연출,장민호 서희승 출연.한국적 전통연희로 표현하는 해학극. ■ 죽도록 달린다 5월2일까지 아룽구지극장(02)765-5476.서재형 연출,홍성경 김정석 출연.프랑스의 고전 ‘삼총사’를 이미지극으로 각색. ■ 피그말리온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399-1795.버나드 쇼 작·임경식 연출,강지은 김신기 출연. ■ 갈매기 5월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80-1300.안톤 체호프 작·그리고리 지차트코프스키 연출,정재은 오만석 출연. ●클래식 ■ 금호 원전연주 시리즈 16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6303-1915.마사키 스즈키 초청 하프시코드 연주회. ■ 아주 특별한 콘서트 18일 오후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588-7890.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들의 첫 연주회. ■ 김민 귀국 바이올린 독주회 20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92-5727. ■ 소프라노 박정원 초청독주회 16일 오후6시 한전아트센터(02)3486-0145. ■ 최선윤 귀국 비올라독주회 18일 오후7시30분 금호아트홀(02)584-1496. ■ 테너 나승서 독창회 20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497-1973. ■ 부천시립합창단 음악의 선물 16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0일 오후7시30분 부천시민회관대공연장(032)320-3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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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 ■ 김병종 작품전 18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생명의 환희를 노래한 50여점. ■ 문범 작품전 25일까지 pkm갤러리(02)734-9467.‘우연한 풍경’을 주제로 한 평면작품. ■‘팝 컬처’전 5월16일까지 갤러리 세줄(02)391-9171.파스칼 몽테유 등 현대 프랑스 작가 8인의 사진전. ■ 해외여성작가 3인전 23일까지 국제갤러리(02)735-84494.가다 아메르(이집트)·쉬라제 후쉬아리(이란)·수 윌리엄스(미국)등 3인의 추상작품. ■ ‘월 워크스’전 24일까지 카이스갤러리(02)511-0668.고낙범·성낙희·이미경·홍승혜 등 8명의 작가들이 펼치는 벽화세계. ● 뮤지컬 ■ 클럽 하늘 18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02)2274-3507.박일규 연출.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각색한 뮤지컬.가요,힙합,재즈 댄스와 동춘서커스단의 묘기가 어우러진 총체극. ■ 나부상화 5월9일까지 세우아트센터(02)742-0917.우봉규 작·박근형 연출.전등사 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 점프 11일까지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02)501-7888.이준상 연출,무술 가족과 2인조 도둑이 펼치는 유쾌한 코미디. ■ 천국과 지옥 5월2일까지 대학로게릴라극장(02)763-1268.남미정 작·연출.오펜바흐의 오페레타를 원작으로 한 퓨전 뮤지컬. ● 국악 ■ 국악꽃 향기 12일∼6월21일 월 오후7시30분 삼청각 일화당(02)399-1760.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상설공연. ■ 고보석 거문고 독주회 10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6303-1919. ● 어린이 ■ 시계 멈춘 어느날 5월9일까지 목동 브로드홀(02)382-5477.어린이 눈높이에서 바라본 전쟁에 관한 세가지 시각.극단 사다리. ■ 애기똥풀 11일까지 연우소극장(02)745-0308.부모의 자식 사랑을 그린 가족인형극. ● 콘서트 ■ 웅산 콘서트 9일 오후8시,10일 오후 3시·8시 폴리미디어 씨어터(02)6248-0430. ■ 정태춘 박은옥 콘서트 9일 오후7시30분,10일 오후 3시·7시,11일 오후3시 제일화재세실극장(02)3272-2334. ■ 유리상자 콘서트 9일 오후7시30분,10일 오후 4시·7시30분 대학로 라이브극장(02)3662-4433. ■ 추억의 7080밴드 콘서트 10일 오후 5시·8시,11일 오후 4시·7시30분 세종문화회관 1544-4463. ■ 휘성 콘서트 10일 오후7시,11일 오후5시 경희대학교평화의전당 1544-0737. ■ 김범룡 콘서트 10∼11일 오후 4시·7시30분 남대문메사팝콘홀(02)597-2896. ■ 대니정 콘서트 10일 오후8시 소울얼라이브(02)3442-7222. ■ 김동률·성시경 외 콘서트 10일 오후6시 세종대학교 대양홀(02)3444-5020. ■ 자전거 탄 풍경 인천 콘서트 11일 오후 3시30분·7시 인천종합예술문화회관대극장(032)327-9010. ■ 거북이 대구 콘서트 14일 오후8시 대구 밀리오레점 지하1층 아미쿠스 레스토랑(053)243-2024. ● 무용 ■ 우리춤 스타 초대전 9일 오후8시,10일 오후5시 호암아트홀(02)2263-4680.서영님 전은자 윤미라 강미선 등 중견 한국무용가 4명의 춤판. ■ 드림 앤 비전 댄스페스티벌 18일까지 창무포스트극장(02)338-6420.젊은 안무가들을 위한 포스트극장의 기획공연.한상률 박수진 등 12명 출연. ● 연극 ■ 죽도록 달린다 5월2일까지 아룽구지극장(02)765-5476.서재형 연출,홍성경 김정석 출연.프랑스의 고전 ‘삼총사’를 이미지극으로 각색. ■ 피그말리온 12∼25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399-1795.버나드 쇼 작·임경식 연출,강지은 김신기 출연.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의 원작. ■ 갈매기 14일∼5월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80-1300.안톤 체호프 작·그리고리 지차트코프스키 연출,정재은 오만석 출연.러시아 대표 작가의 4대 장막극중 하나. ■ 의자는 잘못없다 5월9일까지 삼일로창고극장(02)319-8020.선욱현 작·김태수 연출,김경수 배수백 출연.의자 하나를 둘러싼 해프닝을 통해 물질만능주의 세태를 풍자. ● 클래식 ■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즈 창단연주회 13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780-5054. ■ 피터 야블론스키 피아노 리사이틀 13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544-1555. ■ 소노레 앙상블 정기연주회 11일 오후3시 금호아트홀(02)586-0945. ■ 정유미 바이올린 독주회 10일 오후3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3436-5929. ■ 한국리스트연구회 정기연주회 11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782-4445. ■ 바리톤 이상녕 독주회 13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2265-9235.˝
  • 출발만 요란했던 측근비리 특검

    70여명의 수사팀과 26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석달 동안 진행된 특검 수사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특검이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된 결과다.김진흥 특검도 수사를 마치면서 급조된 특검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300억說등 3대의혹 수사 ‘허탕’ 김 특검은 “국회가 기본적인 사항도 틀린 특검법을 만들어 수사에 혼선을 줬다.”고 포문을 열었다.‘정치공세의 도구’로 쓰인 특검법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검법 제정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그러나 얼마나 급했는지 법에 명시된 숫자도 틀리고 규정도 불명확하다.”고 말했다.양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이 청주 키스나이트클럽 실소유자인 이원호씨에게서 1억 5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예로 들며 아무리 조사해도 맞지 않아 국회에 연락했더니 1억 500만원을 잘못 표기한 것이라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특검법의 불명확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김 특검은 “‘×× 관련사건’이라고만 표시해 주관적 해석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농협 사기대출 사건을 맡았던 이우승 특검보가 중도사퇴한 이유도 수사 범위가 불명확해 파견 검사와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었다. ●“정쟁도구 전락” 특검 무용론도 특검팀 관계자는 아무 근거도 없이 특검법에 ‘300억원’ ‘95억원’이란 숫자를 적시해놓아 실체 없는 의혹을 밝힌다고 ‘죽도록’ 고생했다고 푸념했다.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가 근거 없는 의혹을 캐는 데 남용돼 ‘정쟁의 도구’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따라서 제대로 운용되도록 특검제도를 개선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대한변호사협회 김갑배 법제이사는 “검찰과 특검이 중복해서 수사하지 말고,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수사 초기부터 특검이 맡는 방안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최도술·이영로 13억 수수’ 전부 새로 밝혀낸 부분은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노무현 대통령의 고교 선배인 이영로씨가 받은 불법자금 13억 5280만원이 전부다.특검법에 명시된 300억·95억·50억원 등의 의혹은 모두 ‘사실무근’으로 결론내렸다. 최 전 비서관이 받은 불법자금은 대선 전 6000만원과 대선 후 4억 3100만원,민주당 경선자금 1억 2000만원 등 모두 6억 1100만원이다.이씨가 받은 것으로 드러난 돈은 7억 4180만원.지난해 4월 부산 B건설과 D건설로부터 각 3억원을 받았다. 청주지검의 수사외압 논란은 당초 의혹을 제기한 김도훈 전 검사의 ‘백기투항’으로 끝났다.특검팀은 “수사외압의 근거는 김 전 검사의 오해와 풍문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김 전 검사도 이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김재천 정은주기자 patrick@seoul.co.kr˝
  • 儒林(58)-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儒林(58)-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일개 갖바치에 불과한 피장에게 ‘학문에 관해 묻거나 같이 자면서 시국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기록은 이긍익(李肯翊)이 편찬한 사서 ‘연려신기술(燃藜室記述)’에도 나오고 있는데,어쨌든 뛰어난 인물이면 상민이건 천민이건 첩의 자식인 서얼이건 가리지 않고 과감하게 발탁하여 등용하자는 조광조의 신분철폐사상으로 인해 그런 파격적인 일화가 싹틀 수 있었던 것이다. 조광조가 그 수수께끼의 피장에 관한 소문을 들은 것은 1년 전인 중종 13년 봄이었다.이 무렵 조광조는 부제학이었는데,과거제도를 시험으로 뽑지 않고 추천으로 하는 천거과(薦擧科)로 뽑자고 공식적으로 발의하고 있었던 것이다.조광조는 이 혁신적인 제도를 발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기록은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땅이 작아 본래 인물이 적은 데다 여기에 또 서얼과 사천(私賤)을 분별하여 그들을 쓰지 않습니다.중국에서는 귀천을 가리지 않고 오직 고루 쓰지 못함을 걱정하고 있는데,어찌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시행조차 못하고 있나이까.” 결국 조광조는 현실의 벽이 너무 두꺼웠으므로 어쩔 수 없이 천거의 대상을 양반계층에만 국한시킬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조광조와 일개 갖바치와의 이러한 파격적인 우정은 조광조가 얼마나 신분보다는 인물위주로 사람을 평가하는가를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도성 안 수표교 근처에 남다른 인격을 지닌 피장 하나가 있다는 말을 들은 조광조는 하인을 데리지 않고 홑몸으로 그 피전을 방문하였다.작은 점방 안에는 기골이 장대한 사람이 가죽으로 물건을 만들고 있었다.그 갖바치가 문리까지 틔어 사물의 조리를 깨달아 모르는 것이 없다는 소문이어서 조광조는 일부러 변복을 하고 점방을 찾았던 것이었다. “어인 일로 오셨나이까.” 짐승의 가죽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있던 갖바치가 조광조를 보고 물어 말하였다.이에 조광조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그대가 가죽을 잘 다룬다고 하니 가죽 다루는 솜씨를 보러왔네.” 난데없는 조광조의 대답에 힐끗 조광조를 일별하고 나서 갖바치는 한참을 말없이 가죽을 다뤄 물건을 만들 뿐이었다.한참동안 묵묵히 일만 하던 갖바치가 오랜 후 다시 입을 열어 물었다. “하오면 가죽의 겉을 다루는 솜씨를 보러 오셨습니까,아니면 가죽의 속을 다루는 솜씨를 보러 오셨습니까.” 갖바치의 질문에 조광조는 뜨끔하였다.속마음을 들킨 때문이었다.피전 안에는 갖바치가 용도에 따라 쓰는 가죽들이 매달려 있었다.쇠가죽과 돼지가죽,거북이가죽과 뱀가죽. 그뿐인가. 염소가죽과 두꺼비가죽도 걸려 있었다.갖바치의 말은 단순한 것 같지만 깊은 뜻을 담고 있었다.이를테면 쇠가죽은 겉으로만 보면 소의 가죽에 지나지 않는다.그러나 쇠가죽의 속을 보면 그것은 소의 가죽이 아니라 소의 마음이 되는 것이다.마찬가지로 뱀가죽은 겉으로 보면 뱀의 가죽에 지나지 않지만 뱀가죽의 속을 보면 그것은 뱀의 마음이 되는 것이다.그러므로 ‘가죽의 겉을 다루는 솜씨를 보러 오셨는가, 아니면 가죽의 속을 다루는 솜씨를 보러 오셨는가.’라는 갖바치의 질문은 조광조가 이곳에 다만 자신을 미천한 갖바치로서 가죽을 다루는 솜씨를 보러온 것이냐,아니면 겉은 갖바치이지만 속마음,즉 자신의 진면(眞面)을 보러온 것이냐고 묻는 일종의 준엄한 선문이었던 것이었다.이에 조광조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내가 그대를 찾아온 것은 피리를 보기 위함이오.” 피리(皮裏).이는 가죽의 내부,즉 심중을 가리키는 말로 내가 찾아온 것은 가죽 다루는 솜씨가 아니라 그대의 마음이라는 선답이었던 것이다. 그러자 갖바치는 껄껄 소리내어 웃으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하오면 나으리께오서는 양추(陽秋)를 보러 오셨소이다 그려.”
  • 儒林(58)-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일개 갖바치에 불과한 피장에게 ‘학문에 관해 묻거나 같이 자면서 시국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기록은 이긍익(李肯翊)이 편찬한 사서 ‘연려신기술(燃藜室記述)’에도 나오고 있는데,어쨌든 뛰어난 인물이면 상민이건 천민이건 첩의 자식인 서얼이건 가리지 않고 과감하게 발탁하여 등용하자는 조광조의 신분철폐사상으로 인해 그런 파격적인 일화가 싹틀 수 있었던 것이다. 조광조가 그 수수께끼의 피장에 관한 소문을 들은 것은 1년 전인 중종 13년 봄이었다.이 무렵 조광조는 부제학이었는데,과거제도를 시험으로 뽑지 않고 추천으로 하는 천거과(薦擧科)로 뽑자고 공식적으로 발의하고 있었던 것이다.조광조는 이 혁신적인 제도를 발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기록은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땅이 작아 본래 인물이 적은 데다 여기에 또 서얼과 사천(私賤)을 분별하여 그들을 쓰지 않습니다.중국에서는 귀천을 가리지 않고 오직 고루 쓰지 못함을 걱정하고 있는데,어찌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시행조차 못하고 있나이까.” 결국 조광조는 현실의 벽이 너무 두꺼웠으므로 어쩔 수 없이 천거의 대상을 양반계층에만 국한시킬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조광조와 일개 갖바치와의 이러한 파격적인 우정은 조광조가 얼마나 신분보다는 인물위주로 사람을 평가하는가를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도성 안 수표교 근처에 남다른 인격을 지닌 피장 하나가 있다는 말을 들은 조광조는 하인을 데리지 않고 홑몸으로 그 피전을 방문하였다.작은 점방 안에는 기골이 장대한 사람이 가죽으로 물건을 만들고 있었다.그 갖바치가 문리까지 틔어 사물의 조리를 깨달아 모르는 것이 없다는 소문이어서 조광조는 일부러 변복을 하고 점방을 찾았던 것이었다. “어인 일로 오셨나이까.” 짐승의 가죽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있던 갖바치가 조광조를 보고 물어 말하였다.이에 조광조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그대가 가죽을 잘 다룬다고 하니 가죽 다루는 솜씨를 보러왔네.” 난데없는 조광조의 대답에 힐끗 조광조를 일별하고 나서 갖바치는 한참을 말없이 가죽을 다뤄 물건을 만들 뿐이었다.한참동안 묵묵히 일만 하던 갖바치가 오랜 후 다시 입을 열어 물었다. “하오면 가죽의 겉을 다루는 솜씨를 보러 오셨습니까,아니면 가죽의 속을 다루는 솜씨를 보러 오셨습니까.” 갖바치의 질문에 조광조는 뜨끔하였다.속마음을 들킨 때문이었다.피전 안에는 갖바치가 용도에 따라 쓰는 가죽들이 매달려 있었다.쇠가죽과 돼지가죽,거북이가죽과 뱀가죽. 그뿐인가. 염소가죽과 두꺼비가죽도 걸려 있었다.갖바치의 말은 단순한 것 같지만 깊은 뜻을 담고 있었다.이를테면 쇠가죽은 겉으로만 보면 소의 가죽에 지나지 않는다.그러나 쇠가죽의 속을 보면 그것은 소의 가죽이 아니라 소의 마음이 되는 것이다.마찬가지로 뱀가죽은 겉으로 보면 뱀의 가죽에 지나지 않지만 뱀가죽의 속을 보면 그것은 뱀의 마음이 되는 것이다.그러므로 ‘가죽의 겉을 다루는 솜씨를 보러 오셨는가, 아니면 가죽의 속을 다루는 솜씨를 보러 오셨는가.’라는 갖바치의 질문은 조광조가 이곳에 다만 자신을 미천한 갖바치로서 가죽을 다루는 솜씨를 보러온 것이냐,아니면 겉은 갖바치이지만 속마음,즉 자신의 진면(眞面)을 보러온 것이냐고 묻는 일종의 준엄한 선문이었던 것이었다.이에 조광조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내가 그대를 찾아온 것은 피리를 보기 위함이오.” 피리(皮裏).이는 가죽의 내부,즉 심중을 가리키는 말로 내가 찾아온 것은 가죽 다루는 솜씨가 아니라 그대의 마음이라는 선답이었던 것이다. 그러자 갖바치는 껄껄 소리내어 웃으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하오면 나으리께오서는 양추(陽秋)를 보러 오셨소이다 그려.”˝
  • [술따라 맛따라] 제주 오메기술·고소리술

    ‘못 먹는 오메기술,권하지나 맙서예,달이 동동 밝거들랑,날 만나러 옵서예’남제주 지역에 전해내려오는 민요가창의 한 구절이다.오메기술이 예로부터 제주 사람들의 생활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노래다.논이 귀한 제주에선 각 가정에서 쌀 대신 좁쌀로 술을 빚어마셨는데,그 대표적인 것이 좁쌀 막걸리인 오메기술,그리고 오메기술을 증류해 만든 소주 고소리술이다.남제주군 표선면 성읍민속마을로 가서 오메기술 및 고소리술 기능 보유자(제주 문화재 11호)인 김을정(78)씨를 만났다. “취재할 게 뭐 있다고.그냥 남들보다 오래 오메기를 빚었다고 문화재로 지정까지 해주네.맛이야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하지.” 어릴 때는 친정 어머니와,출가후엔 시어머니와 함께 오메기술을 빚었다는 김씨는 천상 시골 할머니 모습 그대로다.60년 넘게 술을 빚었다.김 할머니도 여느 술도가집과 마찬가지로 좋은 술맛의 첫째 조건으로 누룩을 꼽는다. 오메기술은 보리와 밀을 껍질째 갈아 반죽한 누룩을 쓴다. “망태기에 반죽한 누룩을 짚풀과 함께 넣어 한 달쯤 띄우면 곰팡이 꽃이 피어요.노랑이나 빨강꽃이 피면 제대로 띄운 거예요.검은 꽃이 피면 썩는 중이고요.” 그런데 좋은 누룩을 띄우는 게 결코 쉽지 않다.누룩 반죽도 매일 뒤집거나 위치를 바꾸어줘야 한다.바람이나 습기를 골고루 받게 해야 누룩이 썩지 않고 곱게 뜨기 때문.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여름이나 겨울보다는 봄·가을에 띄워야 좋은 누룩이 나온다고. “제대로 띄운 누룩으로 오메기술을 빚으면 시큼하면서도 달고 구수한 맛이 나요.잘 익은 토종 참외의 맛과 비슷해요.누룩이 안 좋으면 감칠맛은 없고 시금털털한 맛만 나고요.” 오메기술은 이렇게 띄운 누룩가루에 차좁쌀을 갈아 반죽한 떡으로 빚는다.이 차좁쌀떡이 바로 오메기다.오메기떡은 제주에서 전통적인 요깃거리였다. 오메기를 잘게 부수어 누룩가루와 섞어 술독에 담그면 오메기술 빚기는 끝난다.봄·가을의 경우 1주일 정도 익히면 15도 정도의 탁주가 나온다.요즘 같은 겨울엔 보름 정도 발효시켜야 한다. 고소리술은 오메기술을 증류한 소주다.주도는 30도 남짓.맛과 향이 중국 고량주와 비슷하다. 그러나 강약의 차이랄까.향이 고량주처럼 코끝을 찌르는 대신 부드러움이 느껴지고,목으로 넘어갈 때는 순한 청주처럼 편하다.고량주에 비해 단맛도 약간 덜한 느낌이다. 김 할머니는 오메기술과 고소리술 주조 기능을 보유한 인간문화재지만,정작 판매를 위한 주조허가는 받지 못했다.제주에서 유통되는 오메기술은 모두 다른 업자들이 공장에서 대량으로 주조한 것이다. 김 할머니는 아직도 집안에 솥단지와 맷돌,술독,소줏고리 등을 갖춰놓고 전통방식 그대로 술을 빚는다.차조와 보리 농사도 인근 밭에서 직접 지으니,술의 모든 재료를 자급하는 셈. 유통업체에 술을 판매하지는 않지만 김 할머니 집을 직접 찾아오는 이들에겐 술을 한두 병씩 판다.공장술은 제맛이 안 난다며 제대로 된 오메기술을 맛보러 오는 사람들이다.이럴 때마다 김 할머니는 꼭 쌀뜨물처럼 멀건 막걸리를 오메기술이라며 파는 사람들이 영 못마땅하다.오메기술은 1.5ℓ 1병에 1만원,고소리술은 1병에 1만 5000원. “오메기술은 신 김치를,고소리술은 흑돼지 구이를 곁들여 마셔야 제맛이 야.”자리에서 일어서는 기자에게 술 한 병을 들려주며 이야기하는 김 할머니의 얼굴에 손자를 챙기는 듯한 자상함이 묻어 있다.(064)787-1360. 글 남제주 임창용기자 sdragon@ ■ 이렇게 빚어요 재료:차조,누룩(보리·밀을 빻아 만든 것). 1.차조를 곱게 간다. 2.끓는 물을 부어 반죽을 한 후 도넛 모양의 떡을 만든다.(샛노란 좁쌀보다 색깔이 흐린 것이 찰기가 많아 좋다.) 3.펄펄 끓는 물에 떡을 넣고 20∼30분 삶는다.(떡이 익으면 물 위로 떠오른다.) 4.떡을 건져낸 후 식기 전에 손으로 으깬 뒤 다시 물을 넣어 끈끈한 묽은 죽상태로 만든다.(삶은 떡을 그대로 두면 오메기떡이 된다.) 5.죽 상태의 오메기에 누룩가루를 버무려 술독에 담는다.(좁쌀과 누룩의 비율은 4대1 정도.물은 좁쌀 1말의 경우 3되 정도 넣는다.) 6.겨울엔 10∼15일,봄·가을엔 일주일 정도 발효되면 주정이 포말을 일으키며 터지는 술익는 소리가 난다. 7.침전물 위로 뽀얀 좁쌀 청주가 고이면 잘 저어 좁쌀 탁주인 오메기술을 완성한다. 8.오메기술을 증류기에 놓고 증기로 만들어 식히면서 액체를 받아내면 고소리술이 완성된다.(좁쌀 1말 기준으로 오메기술은 1말,고소리술은 석되 정도 나온다.) ˝
  • [쌍심지 켠 선거사범 단속]달라진 선거 풍속도

    오는 제17대 총선의 선거운동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불법 선거운동의 감시 강화와 유권자들의 선거의식 변화 등으로 과거를 답습하는 구태의연한 선거방식으로는 승산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게다가 후보자와 유권자들을 감시하는 불법선거 전문 신고꾼이 대거 가세해 추세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인터넷 이용 사이버 선거운동 인기 선거운동 기법도 바뀌었다.무엇보다도 선거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선거운동이 단연 인기다.인터넷 세대인 20∼30대를 겨냥한 선거기법이다.대다수의 후보들이 이미 인터넷에 유권자들과의 ‘대화의 방’을 개설,젊은 층과의 쌍방향 대화에 나서고 있다. 자원봉사자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돈이 아닌 ‘발로 뛰는’ 선거운동이 득표에 가장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그래서 자원봉사자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는 말이 무성하다. ●‘감시망 벗어나기’ 혈연·지연 캠프도 등장 후보 가족과 친척·친구 등 혈연·지연 위주의 선거캠프도 등장했다.돈이 거의 안 드는 데다 경쟁후보들의 감시도 따돌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대구 달서구에 출마예정인 박모(45)씨는 “자금부족에다 감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족과 친척 위주의 캠프를 차려 운영중”이라고 밝혔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어필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도 선거 홍보전의 총아로 떠오를 전망이다.후보마다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참신한 문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후보들이 돈을 안 쓰겠다는 것은 아니다.쓸 만큼 쓰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과거와 같이 ‘돈봉투’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는 대신 약발받을 확실한 유권자를 골라 집중 투자한다는 것이다.불법 선거운동 단속이 대폭 강화된 것을 의식한 탓이다. 한 후보측 관계자는 “돈과 조직 없이는 선거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다만 과거보다 ‘판이 조금 적고,은밀’한 것이 다르다.”고 말했다. ●식당·온천 등 썰렁… ‘선거특수’ 잠잠 ‘걸리면 죽는다.’는 불안의식도 정치권에 확산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 출마할 한 후보(47)는 “돈 선거에 대한 검경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며 “과거처럼 선거운동을 하다가는 당선되자마자 배지를 떼야 할 형국”이라고 했다. 후보들의 돈 안 쓰는 분위기로 선거 특수가 사라진 것도 특징이다.이맘때면 북적대던 식당가는 파리만 날리고 있다.관광버스·온천업 등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 식당 주인 정병진(45·경북 경산시 중방동)씨는 “2000년 총선때는 흥청망청식의 선심성 접대로 짭짤한 재미를 봤으나,이번에는 후보들이 그 흔한 식사 대접조차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유권자들 “선거판 돈은 극약” 유권자들의 의식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치러진 경북 의성축협조합장 선거에서 단돈 5만원을 받은 조합원을 포함해 141명이 무더기로 입건된 충격적인 사건은 유권자들에게 좋은 교훈이 됐다. 김모(52·경북 의성군)씨는 “축협장 선거때 후보측이 건넨 돈을 무심히 받았다가 전과자 신세가 됐다.”며 “선거판의 돈은 이젠 ‘눈먼 돈’이 아니라 바로 극약”이라고 단언했다. ●전문 신고꾼들, 일제히 업종 변경 각종 위법행위 신고 전문꾼(×파라치)들에게는 이번 선거가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선거사범을 최초 신고하는 유권자에게 최고 5000만원까지의 포상금을 내걸었기 때문이다.종전의 ‘카파라치’와 ‘쓰파라치’‘팜파라치’ 등이 최근 일제히 선거부정 행위를 단속하는 ‘선(選)파라치’로 업종을 변경,활동에 들어갔다.실제 서모(38·대구시 동구 도동)씨는 이달부터 대구지역 관내 음식점과 지구당,행사장 등을 돌며 위법 선거 행위를 몰래 촬영하고 있다.그는 지난해 경산지역에서 생활폐기물 투기 행위 72건을 신고해 포상금 180만원을 챙기는 등 ‘베테랑’ 신고꾼이다.서씨는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챙기기 위해 선파라치로 변신했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포항지역에서 그동안 자동차 매연 과다 차량을 적발해 신고해 온 김모(45·포항시 죽도동)씨도 최근 선파라치로 전업,선거현장을 누비고 있다.김씨는 지난해 이들 차량 850여대를 적발해 신고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들은 선거판에서 ‘한 건’만 잘 하면 수년간의 수입을 일순간에 챙길 수 있다며 연일 표적 사냥에 나서고 있다.깨끗한 선거에 ‘일조’한다는 자부심도 있다. 여기다 각종 선거 때마다 인원동원으로 큰 재미를 봤던 선거브로커들도 총선 파라치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천∼수만명이 모이는 후보 합동연설회와 정당 연설회가 없어져 ‘찬밥’신세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경찰에 중대 정보를 주고 반대급부를 얻는 ‘경·민 유착형’ 총선 파라치들의 등장도 예고되고 있다. 전국 정리 김상화기자 shkim@˝
  • [차이야기] 솔잎차-중풍등 성인병예방에 도움

    우리 조상들은 소나무와 평생을 함께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소나무로 대들보를 세운 집에서 태어나 소나무 장작으로 불을 때어 생활했다.송판(松板)으로는 가구를 만들어 집안을 꾸미고,구황이 들 때는 소나무 속살을 벗겨 떡을 만들고 죽도 쑤어 먹었다.생을 마감하는 순간에는 소나무로 만든 관과 함께 땅으로 돌아갔다. 우리와 친근해서일까.솔잎은 체질에 관계없이 우리 나라 사람 누구에게나 잘 맞는다.그래서 솔잎으로 만든 차는 맘껏 즐겨도 부담이 없다. 예로부터 솔잎은 중풍을 예방하고 고혈압 등 성인병을 다스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장기간 복용하면 복부 비만을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또 야뇨증이 있는 사람이 솔잎차를 마신다. 가늘고 여린 새 솔잎을 따서 2∼3분간 데친 다음 말려서 잘게 썰면 된다.이렇게 만든 솔잎을 1 티스푼 정도 넣고 90℃ 이상의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내 마신다.취향에 따라 꿀을 넣어도 된다. 나길회기자 ■ 도움말 신성숙 차가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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