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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군 범죄(임춘웅 칼럼)

    최근 미군범죄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건 유감스러운 일이다.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녀자가 희롱을 당하고 적지않은 시민들이 술취한 미군병사들에 의해 폭행을당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일로 국민감정이 심히 불편한 터에 미군대변인이란 사람이 국방부 기자실에 불쑥 나타나 미군이 오히려 희생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그는 피해를 당했다는 한국인이 치료를 요할만큼 상처를 입었다는 증거가 없고 지하철에서 미군이 성희롱을 한일도 없거니와 미군이 오히려 한국인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항변했다.이 대변인은 더 나아가 『우리는 주한미군이 관련되면 사소한 사건이라도 부정적인 견해로 사건을 확대시키려는 그룹이 있다는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그는 또 『이런 불공정하고 악의에 찬 견해에는 참을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참으로 곤혹스러워지는 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한국의 신문들이 고의적으로 「악의에 찬」 오보를 하고있는지,미군대변인이 사실을 잘못 알고있는지 알 길이 없게 돼버린 상황이다.둘중의 하나는 잘못돼있는데 사실을 가릴 길이 막연하다.한국에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를 수사할 방도가 한국에 없는 것이다.이런일은 어느쪽이 진실인지 밝히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다.이런 사소한 일로 한국인의 반미감정을 유발시킬 수도 있고 한국과 미국의 우호관계에 적지않은 상처를 안겨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이유는 간단하다.「한·미행정협정」때문이다.미군범죄자는 미국측의 요구가 있으면 한국은 언제나 피의자를 미국측에 인도해야 된다.미군은 범죄를 저질러도 미군부대로 피신하면 한국의 수사권이 미치지 못하게 돼있다.공무상 일어난 범죄에는 우리정부가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다.「한·미행정협정」이 그렇게 돼있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근본적으로 불평등협정인 「한·미행정협정」이 개정되지 않으면 시정이 안될 성질의 것들이지만 이번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행정협정상의 규정 이전에 한·미 양국이 나서서 사건의 전말을 공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어느 집단,어느 조직에나 범법자가 있게 마련이다.주한미군도마찬가지일 것이다.4만여명이나 되는 미군에 범죄자가 없을수 없다.통계를 보아도 매년 한국에서 일어나는 미군범죄는 2천여건을 상회하고 있다.대부분이 단순범죄들이다.한국과 미국,국가간의 문제도 아니고 양국간 국가이익이 걸린 문제도 아닌 것이다.그런데 이런 단순범죄들이 「한·미행정협정」으로 해서 국가간의 문제로 확대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이런일들이 행정협정으로 은폐되고 호도되는 것은 사태를 더욱 나쁘게 만들 뿐이다. 이번 문제만이라도 양국은 합동조사반을 구성해서 사태의 진상을 밝혀야 옳다.그렇지 않으면 한·미간에 국민감정의 골만 깊어지는 더 큰 불행을 자초하게 될지도 모른다.
  • 미,한반도 대상 모의 「컴퓨터전」/「대초원의 전사」워게임 한창

    ◎북 기습남침 대비… “인명피해 최소화”/지도부서 위성통해 전황파악·지휘 미국이 한반도를 가상전쟁지역으로 설정,21세기형 컴퓨터 전쟁연습에 한창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은 「대초원의 전사」로 명명된 이 워 게임 모델을 통해 북한의 기습남침에 대응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미래형 전쟁지휘체계를 개발중이다. 이 워 게임은 단위부대와 전쟁지도부가 모든 전쟁상황을 위성이나 조기경보통제기(AWACS)등을 통해 동시에 지켜볼 수 있도록 돼있다.또 전쟁지휘부가 화면을 보면서 일선부대나 포대·항공기·전함등에 즉시 임무를 부여,공격력을 집중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다음은 미국 캔자스주의 포트 리븐워드기지에서 지난주부터 진행중인 「대초원의 전사 워게임」을 보도한 캔자스 시티 스타지의 현장보도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가상의 상황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증대되면서 북한군이 국경선에서 기습공격에 나섰다.서울은 곧 포위상태에 들어갔으며 주한미군 병력은 북한군 남하를 저지하고 있다.이때 최첨단 통신및 무기체계를 갖춘 특수이동타격대가 동원되면서 모의전쟁이 시작된다.이 타격대는 21세기 전쟁이 어떤식으로 전개될지를 보여주게 된다. 유럽주둔 미군사령관 윌리엄 크라우치대장은 이와 관련,『이번 가상전은 앞으로 20∼30년 또는 그 이후 시점을 대비해서 가장 효율적인 조직·기술·무기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모의전을 위해 기지에 상주하는 1천3백명 전원이 지난주부터 매일 12시간씩 컴퓨터앞에 매달려 있으며 독일 그라펜보르에서부터 조지아주 포트 베닝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지의 전산망이 서로 접속돼 있다. 이번 작전에서는 북한을 오렌지랜드로,한국은 블루랜드로 명명하고 있다. 이 가상작전에는 한국장교와 프랑스·영국장교들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가상작전에서는 「피닉스」라고 불리는 컴퓨터시스템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이 컴퓨터 시스템은 첩보위성·정찰기 등으로부터 얻은 각종 전술자료를 사단·연대·대대와 심지어 일선중대까지 직접 공급해 준다.이같은 정보전달체제는 지금은 실현불가능하지만 2010년이면 실전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컴퓨터 시스템이 완료되면 특정 사단의 모든 야포를 단일목표물에 발사하는데 현재 40∼50분이 소요되던 것이 10분으로 단축된다. 특수이동타격대의 가상병력구성은 아직은 실험단계이다.이 타격대는 보통의 사단보다 약 3분의1 큰 규모이며 몇개의 여단으로 구성된다.그러나 현재의 여단과 달리 스스로 중화기부대와 정찰,항공,포대및 방공부대를 포함하고 있다.이 타격대는 오는 2010년 미육군이 갖출 것으로 예상되는 정밀유도 사정거리 2백80㎞의 다탄두로켓과 같은 무기들을 구비하고 있다.이 무기는 한꺼번에 탱크 6대를 거의 실수없이 격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부대들은 미군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전쟁의 속도를 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금까지 보지 못한 작전을 펼칠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미군에 폭행·구금모녀/국가상대 1억 손배소

    지난해 10월 주한미군 영내에 사는 딸을 만나고 나오다 미군병사 5명에게 폭행과 불법구금을 당한 김금순(66·여)씨와 딸 설은주(31)씨는 24일 국가를 상대로 1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 「한·미행협」개정돼야 한다(사설)

    한국과 미국 사이에 아직도 한·미행정협정(주한미군 주둔및 지위에 관한 한·미 행정협정·SOFA) 같은 불공정한 협정이 존재함으로써 한·미 우호에 역기능적 작용을 하고 있음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잇따라 일어난 미군범죄가 그것을 말해준다.문제의 한·미행정협정보완,개정론이 또다시 대두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66년 체결된 이 협정은 당시만해도 양국관계의 한 진전으로 평가됐었다.그 이전에는 대전협정(50년)과 마이어협정(52년)에 따라 주한미군은 치외법권적 특권을 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당시는 냉전적 대결구도가 극에 달하던 한반도상황도 협정내용의 결정에 적지아니 작용했다.이 협정은 91년 1차개정을 거쳤으면서도 불평등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독소조항은 ▲한국의 전속적 재판권을 제한하고 있는 22조2항 ▲한국의 구속수사권을 제한하고 있는 동5항 ▲형집행권을 제한하고 있는 동7항 등이다.이 협정은 미군범죄가 발생해서 한국이 수사권을 행사해도 미국이 신병인도를 요구하면 언제든 넘겨주어야 하는 반주권적 조항까지도 내포하고 있다. 미국이 91년 개정에서도 이러한 불공정한 협정을 관철할 수 있었던 것은 양국간의 법인식의 차이,한국사법제도를 믿을 수 없다는 명분등을 내세웠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한국의 사법제도 또한 어느 기준에서나 크게 발전했다. 어느 집단에나 단순한 범죄자는 있게 마련이다.이런 단순범죄가 행정협정 같은 불공정한 협정으로 해서 부당하게 비호되고 그것이 한국인의 반미감정을 유발하는 사태는 양국에 다같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우리정부가 이 협정의 개정작업을 서두르고 이양호국방장관이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이번 미군범죄사건과 관련,항의서한을 보낸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차제에 양국정부는 기본적으로 불평등협정인 이 협정을 상호주의와 호혜평등의 원칙에 따라 과감히 개정해야 할 것이다.그것이 양국관계의 앞날을 위한 최선의 길임을 아울러 강조해둔다.
  • 이번엔 성폭행/클럽 여종업원 야산 끌고가

    【의정부=김명승 기자】 최근 서울과 춘천에서 미군들이 한국인을 집단구타한 데 이어 경기도 의정부에서도 미군 사병이 미군클럽의 한국인 여종업원을 때리고 성폭행했다. 23일 경기도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하오9시30분쯤 의정부시 고산동 116 일명 「뺍벌」 야산 공동묘지에서 주한미군 2사단 소속 노엘터드 마이클 이병(19)이 부대 인근 D 미군전용클럽 여종업원 조모씨(20)를 주먹으로 때린 뒤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조씨는 콧등과 입술 등이 터지고 어깨와 다리 등에 전치 2주의 타박상을 입고 의정부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23일 퇴원했다. 마이클 이병은 이날 미군클럽에서 맥주를 마시던 중 평소 안면이 있는 조씨에게 비디오대여점으로 테이프를 빌리러 나가자며 밖으로 유인,3백여m 떨어진 야산으로 끌고갔으며 조씨가 이에 소리치며 반항하자 얼굴 등을 때리고 성폭행한 뒤 달아났다.
  • 미군범죄 규탄 시위/서울·춘천/관련자 처벌·공개사과 요구

    ◎재발방지 촉구 서한/SOFA 한국대표 「주한미군 범죄 근절을 위한 운동본부」와 23개 회원단체 및 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회원 1백여명은 23일 하오2시 서울 용산구 주한미군 기지 1번 출입구 앞에서 최근 잇따르고 있는 주한미군의 한국인 폭행사태와 관련한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또 『앞으로 미군들의 파렴치한 작태에 대해서는 모든 힘을 동원해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밝힌뒤 ▲미군의 대국민 공개사과 ▲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배상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개정 등 4개항을 미군당국에 촉구했다. ◎미 대사관에 전달 정부는 23일 최근 주한미군의 범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과 관련,사건재발방지에 힘써달라는 유감서한을 외교경로를 통해 주한 미대사관측에 전달했다. 이번 유감서한은 SOFA(주한미군 지위에 관한 한미협정)합동위원회 한국측 대표인 임성준 외무부 미주국장의 명의로 미측 대표인 도널드 아이버슨 주한미군부사령관 앞으로 보내졌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최근 빈발하는 미군범죄가 기존의 한­미 우호관계를 저해할우려가 크다는 판단에 따라 사건재발방지 차원에서 취해졌다고 외무부의 한 당국자가 밝혔다. 외무부는 이 서한에서 『최근 빈발하는 미군들의 범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 미군당국의 적반하장/박재범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23일 상오 국방부 기자실에서는 최근 주한미군이 잇따라 저지른 사고와 관련,이례적으로 주한미군측의 입장발표가 있었다. 주한미군 대변인 설리번 대령은 냉랭한 표정으로 미리 준비한 2쪽짜리 영문발표문을 30여분에 걸쳐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고 주한미군의 한 관계자가 곧바로 이를 통역했다. 주한미군측의 이날 입장발표는 전날 이양호 국방부장관이 주한미군의 시민폭행사고에 대해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에게 항의성 서한을 보낸 뒤라 한층 관심이 집중됐다. 주한미군측은 우선 『지난주말 일어난 지하철 여승객폭행사고 등에 대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이번 사건 등에 대한 한국언론의 보도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주한미군측은 이어 『현시점에서 보면 지하철사건은 「술취한 미군의 행패」가 아니고 「정당한 희생자(Properly…Victims)」로 묘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주한미군의 논거는 『관련 한국인이 상당한 치료를 요한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었으며 『지하철에서 성폭행은 없었고 오히려 주한미군이 한국인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논리가 이어졌다. 주한미군의 주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우리는 주한미군이 관련되면 사소한 사건이라도 부정적인 견해로 사건을 확대시키려는 그룹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런 불공정하고 악의에 찬 견해에는 참을 수 없다(Cannot be distracted)』고 말했다. 주한미군측은 끝으로 『(우리가)여기에 주둔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국민의 평화 때문이며 (우리는)한국이 원하고 미국이 필요로 하는 한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측의 입장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기자실은 미묘한 분위기에 빠져들었으며 이 분위기는 발표가 끝난 뒤에도 한참 계속됐다. 그것은 지하철 여승객성폭행사건에 대한 주한미군의 주장이 사실인가 아니면 억지인가 하는 진실의 문제 때문만은 아니었다.「우리는 절대 잘못이 있을 수 없다」는 식의 「무오류성」을 떳떳이 내보이는 미군 특유의 그 오만함에 질린 탓이었다.주한미군의 입장발표가 계속되는 동안 국방부 이웃 주한미군사령부 앞길에서는 한국경찰이 시위에 대비,검문을 강화하고 있었다.
  • 미군 잇단 폭행 관련 이 국방 유감서한

    일부 주한미군병사들의 한국인 폭행사건과 관련,이양호 국방장관이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유감을 표명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이 장관은 이날 발송한 서신에서 『최근 극히 일부 주한미군병사들의 비신사적 행위로 인해 한국민과 언론에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음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주한미군의 한반도평화를 위한 헌신적인 노력이 손상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미,대북 핵협상 관련/주한미군 증강 돌입

    【도쿄 AFP 연합】 미국은 교착상태에 빠진 대북 핵협상을 둘러싼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주한 미군의 단계적 군사력 증강계획의 첫 단계에 돌입했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21일 보도했다.
  • 여성희롱·폭행 미군/오늘중 출석요구서/주한미군 “유감”

    서울 중부경찰서는 21일 지하철역 구내에서 술에 취해 여승객을 희롱하다 이에 항의하는 시민을 집단폭행한 주한 미8군 헌병대소속 에이브라함 앤더슨상병(21)등 미군 5명에 대해 22일중으로 출석요구서를 보내기로 했다. 이에앞서 주한미군은 이날 『충심으로 유감의 뜻을 표한다』는 성명을 냈다.
  • 미 국무부 대북발언 잇단 번복/단순 실수인가 계산된 포석인가

    ◎“중유공급­경수로 연계”몇 시간만에 수정/한국입장 고려않고 대북협상 집착인상 미 국무부는 장관과 대변인의 발언을 연일 주워담는다고 쩔쩔 맨다. 더욱이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과 켄 번스대변인 발언의 「정정 해프닝」이 미북한간의 핵협상이 준고위급회담으로 채널을 바꾸는 등 새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일어나 뒷맛이 개운찮다. 18일 상오 크리스토퍼장관은 상원세출위원회의 해외활동소위에 출석,북한핵문제에 관해 미치 매코넬 위원장(공화·켄터키)과 일문일답을 펴는 도중에 대북 추가중유제공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혔다.그는 『북한이 중유를 다시는 전용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는한 당초 오는 10월로 예정된 추가중유제공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며 또한 경수로문제도 한국이 만족할 만한 정도로 완결되지 않으면 중유에 관한 논의는 물론 어떤 추가제공도 있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답변전후를 보면 경수로는 한국형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거듭 강조함으로써 북한이 한국형경수로를 받지않으면 오는 10월 선적할 2차 중유 10만t은 제공되지않은 것으로 이해되었다. 이같은 크리스토퍼 장관의 발언은 콸라룸푸르의 북·미 준고위급회담을 하루 앞두고 나옴으로써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일단 이해되었고 외신들도 이를 중요기사로 즉각 타전했다. 그러나 이날 하오 국무부측은 프레스 가이드를 통해 크리스토퍼 장관의 이같은 의회증언을 정정,『북한이 중유의 불전용을 입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우리와 합의를 하면 중유제공을 재개할 것』이라며 『중유공급은 다른 문제와 연계되어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크리스토퍼 장관의 「실언」은 대북 강경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의회의 다그침에 주눅이 들어 너무 앞선 발언을 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그런데 지난 15일의 번스 대변인의 콸라룸푸르회담 의제에 관한 답변의 정정은 한가닥 의구심을 낳게했다. 번스 대변인은 당일 정례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콸라룸푸르회담에서 미북한간의 군사접촉이나 평화협정문제가 논의될 수 있겠는가』고 묻자 이렇게 답변했다.그는 『비록 그것들이 공식의제인지는 몰라도(경수로 이외에) 다른 문제들을 논의한다 해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번스 대변인은 경수로문제가 주의제가 될 것이며 자신은 미측 대표인 허바드 동아태부차관보와 의제에 관해 얘기를 나눈적은 없다고 첨언했다. 그러나 번스 대변인이 『…놀라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그같은 사실을 소극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당일 하오 국무부측은 역시 프레스 가이드를 통해 『허바드 대표가 「적절한 다른 관심사항」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나 미북한간의 평화협정은 논의하지않을 것이며 군사정전위가 군사접촉의 적절한 창구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미 국무부의 장관과 대변인의 발언정정이 모두 경수로협상과 관련한 대단히 민감한 사항이어서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엔 뭔가 미심쩍다.한국의 입장과 배치되거나 아니면 한국의 입장을 강화시켜주거나 하는 차원을 떠나서 북한과 협상을 벌이는 미국의 마음이 한갈래가 아니라 여러갈래로 흩어져있는 「문어발 속마음」이 아닐까 우려된다. ◎크리스토퍼 국무 미 상원 일문일답 내용/“북 핵봉 재장전땐 제재 불가피”/연락사무소 개설 경수로 협상과 연계/통상적 한미 합훈은 안보차원서 필요 워런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은 18일 미상원 세출위에 출석,북핵문제에 관해 의원들과 즉석 질문답변을 벌였다.다음은 이날 일문일답중 한국 관련부분을 요약한 것이다. ▲미치 매코넬 위원장=로드 동아태차관보는 지난번 증언 때 미북한관계와 남북한관계는 병행하게 발전 되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연락사무소의 개설과 추가중유제공문제는 어떻게 되고 있나. ▲크리스토퍼 장관=남북대화재개는 제네바합의사항이므로 우리는 북한의 태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남북대화의 정확한 시기등은 미북한간에 논의할 사항의 하나라고 생각된다.합의이행 자체도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게될 것으로 보나 북한이 협상을 계속하는 한 핵동결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북한이 만약 핵연료를 재장전하거나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우리는 유엔을 통해 제재를 강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북한이 소량의 중유를 무기공장은 아니지만 제철공장에 전용한 사실이 우리 정보기관들에 의해 포착되었다.앞으로 이같은 전용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지 않는 한 추가중유제공은 없을 것이다. ▲매코넬 위원장=오는 7월에 10만t의 중유를 선적,북한에 보낼 것인가. ▲크리스토퍼 장관=차기 선적시기는 오는 10월이다.그러나 경수로문제가 만족할만큼,이 문제는 한국이 만족할만한 정도로 완결될 때까지는 2차 중유제공은 물론 그같은 문제를 논의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이 대목은 추후 수정,사실상 삭제되었음) ▲매코넬 위원장=북한은 그들의 핵동결을 협상카드로 사용하고 있는가. ▲크리스토퍼 장관=핵협상이 실패하거나 경수로를 획득하지 못할 경우 그들은 다시 핵개발의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다.북한에 대한 중유추가제공은 이의 전용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어야 한다.북한과 연락사무소개설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이는 협상의 진전과 연계되어 있다. ▲매코넬 위원장=한국이 북한에 대해 경수로를 제공해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에 변함이 없는가. ▲크리스토퍼 장관=우리는 다른 여러가지 대안들을 검토해 보았으나 오직 유일한 대안은 한국형을 제공하는 것뿐이었다.앞으로 정확하게 무엇이라고 명명할 것인지,어떤 기술을 제공할 것인지는 협상에 맡겨야할 것이다. ▲매코넬 위원장=5메가와트 원자로를 재가동할 것이라는 보도들이 있는데. ▲크리스토퍼 장관=협상이 깨지면 북한은 핵무기개발로 돌아갈 것이다.그러나 우리의 협상입장이 결코 취약한 것은 아니며 기본적으로는 핵동결이 계속될 때만 협상을 진행시키는 것이다.제네바합의를 이행시키는 것이 미국 뿐 아니라 세계의 안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으로 본다. ▲매코넬 위원장=한미합동 군사훈련은 어떤 사항을 상정하는가. ▲크리스토퍼 장관=특별한 한미군사훈련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주한미군사령관이 밝혔다.그러나 통상적인 차원에서의 합동훈련은 한미양국의 안보강화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본다.
  • 북­미 콸라룸푸르회담 전망/한·미·일/「경수로 공조」 시험대에

    ◎북,경수로 타결보다 정치회담 획책/“북동결 해제” 무기로 이간 기도할듯 토머스 허바드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국장과 김계관 북한 외교부 부부장간의 「준고위급」회담이 19일부터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다. 「준고위급회담」이라는 명칭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이번 회담은 성격 자체가 매우 모호하다.즉,이번 회담은 지난달 21일 베를린에서 결렬된 경수로전문가회담의 「격을 높인 전문가회담」이라는 성격이 있는 반면,「갈루치­강석주」고위급 회담의 「격을 낮춘 정치회담」이라는 측면도 갖고 있다. 회담의 성격 규정은 회담 기간동안 논의될 의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게 된다. 이번 회담을 경수로전문가회담의 연장선상으로 이해한다면,그 의제는 경수로형의 문제로 귀결된다.쉽게 말하면 북한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제공하는 한국형경수로를 받아들이고 한국의 중심적 역할을 수용하느냐의 여부가 관건이 된다. 경수로형의 채택에 대한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KEDO와 북한간에 맺게될 경수로 공급협정에 경수로의 국적명기 여부가 논란의 핵심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이것은 우리정부가 바라는 이번 회담의 성격이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움직임으로 볼 때 이번 회담의 성격이 경수로형의 채택에 국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갈루치­강석주」회담에 앞선,혹은 그를 대체하는 정치회담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그렇게 되면 회담 의제는 경수로형과 함께 제네바 북미합의가 규정하고 있는 남북대화,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 이행방안,북미연락소 개설,대북 경제제재 완화,중유 조기제공,북한의 핵동결 해제등 포괄적인 사안으로 넓어지게 된다. 북한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문제를 들고나올 가능성이 높다.미국과의 직접협상을 통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이를 주한미군철수로 연결시키는 것이 북한의 전략이다. 회담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한국과 일본 정부도 콸라룸푸르에 당국자들을 파견,회담전후에 미국과 3국의 입장을 조율하게 된다. 북미 양측은 본회담에 앞서 19일열리는 예비회담에서 향후 일정과 의제에 대한 의견을 조정하게 된다.여기서 나타나는 북한의 태도에 따라 이번 회담의 전체적인 성격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이번 회담 기간중 「핵동결 해제」를 무기로 한·미·일간의 공조체제를 흐트러뜨리는 시도를 계속하며 협상을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어가려는 전술을 구사할 것이라는 점이다.따라서 북한의 공세적 회담전략에 대해 한·미·일 3국이 얼마나 굳건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느냐에 따라 회담의 전체적인 그림이 달라질 것 같다.
  • 부산항 8부두/군시설 새달 민간에 개방

    ◎국방부/극심한 화물 적체 숨통 트게/컨테이너 연25만개 처리/수영비행장 3만평도 야적장 활용 부산항 8부두의 2개 육군전용 선석이 다음달초부터,2개 미군전용 선석이 다음달말부터 각각 민간에 컨테이너하역부두로 개방된다. 국방부는 18일 부산항의 극심한 화물체증현상을 덜기 위해 부산시 남구 감만동 8부두의 군전용선석을 컨테이너하역부두로 활용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군작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안에서 다음달부터 부산 수영비행장의 활주로 일부 3만여평을 민간컨테이너야적장으로 쓸 수 있도록 하고 97년말 완공되는 진해항 군탄약부두도 수출입컨테이너항으로 민간에 개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부산시 동구 좌전동 미군 제55보급창부지 6만8천여평 가운데 2만5천여평을 컨테이너 야적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주한미군측과 협의중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이번에 부산8부두가 민간 개방되면 부산항 컨테이너물량의 약 6.5%인 연간 약25만개의 컨테이너를 추가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산8부두는 총면적 1만7천8백평에 안벽길이 6백60m로 1만∼1만5천t급 선박 4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으며 그동안 원양어선에 한해 민간에 개방됐었다. 또 수영비행장 활주로 3만평이 컨테이너야적장으로 개방되면 이미 민간컨테이너야적장으로 쓰고 있는 활주로 외곽지역의 12만5천평과 함께 모두 15만평이 야적장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이 면적은 부산항 배후 컨테이너장 야적물량의 42%수준인 연간 1백25만개를 수용할 수 있다.
  • 클린턴행정부의 북핵딜레마/윌리엄테일러 미국제전략연구소 수석 부소장

    북한은 클린턴 미 정부가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반도에 위기상황이 조성되는 것을 피하려한다는 점을 간파,미국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면서 한·미관계를 와해시키려 하고 있다고 윌리엄 테일러 미국 국제전략연구소(CSIS)수석 부소장이 15일 워싱턴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주장했다.다음은 기고문 내용이다. 북한은 클린턴 미행정부 및 지난해 10월 이루어진 제네바 핵합의를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있다.실제로 평양측은 핵합의에 따른 관련 의제와 회담 시기등 모든 면에서 기선을 제압하고 있다. 워싱턴은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를 채택하는 것외에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하지만 평양은 한국형 경수로와 기술자 모두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미국이 새 대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핵협상은 무효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핵합의때 한국과 대화를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만약 대화가 추진되지 않는다면 미국도 합의를 이행할 수 없다고 워싱턴은 밝혔다.이에 북한은 「적절한 조건」이 갖추어 지지 않는다면 한국과 대화를할 수 없다고 답하고 있다.게다가 북한은 이같은 「적절한 조건」이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기 위해 한국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 비난을 계속하며 지난달 베를린 경수로 회담의 일방적 결렬을 선언했다.또 판문점에서 폴란드 중립국감독위원회를 철수시킴으로써 53년 체결한 휴전협정을 보기좋게 위반했다.북한은 미국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임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클린턴 행정부를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넣음으로써 클리턴 정권을 초조하게 하고 있다. 미국은 이같이 외교적 교착상태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그러한 교착상태를 어떻게 풀것인가.워싱턴은 이같은 상황에서 꼼짝 못하고 말 것인가. 최근 클린턴 진영의 외교정책이 결단성을 띠고 있다고 일부에서는 말한다.그러나 이같은 말을 과신하지 말라.공화당 후보들이 내년 대통령 선거 후보를 위해 줄지어 서 있듯이 클린턴도 재선을 준비하고 있다.그의 재임기간동안 가장 취약했던 부분은 외교정책분야였다.따라서 그는 외교정책의 결단력이 없다는 대중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분투중이다. 현재 긴급성과 중요성에서 가장 중요한 외교정책의 문제는 평양과의 교착상태다.클린턴 대통령이 내년 대선이 실시되기 전까지 외교정책 차원에서 우려하는 것은 지난해 여름과 같은 핵위기상황으로 되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으로서 다행한 일은 제네바 핵합의가 영변의 핵폐기물처리장 두곳에 대한 사찰이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난 한참뒤인 앞으로 5년이내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평양측에서 미국이 한반도 위기를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는 결론을 쉽게 내린 점을 들 수 있다.따라서 전통적인 외교수법으로 보아 평양은 한미 동맹관계를 분열시키면서 미국의 「양보」를 계속 얻어내려 할 것이다. 「양보」는 무엇을 말하는가.더 많은 외국지원금,한·미군사훈련중단,북미평화조약,미국의 북한 인정,미·북한 무역및 미국의 북한투자에 대한 제한 완화,주한미군철수,남북통일을 위한 과정에서 한국의 북한 인정 등이다.평양은 핵합의의 이행을 위한 「적절한 조건」이 만족되었다고 결론을 내리기 전에 많은 사항들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으로부터의 많은 양보 문제를 떠나서 「적절한 조건」의 중요한 측면이 있다.그것은 북한이 지하 깊숙이 감추려고 하는 핵무기 개발계획이다.북한은 이미 5메가와트의 원자로를 건설하겠다거나 외국의 압력은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핵무기계획의 모호성을 이용,많은 수확을 거둬들였다. 북한 관료의 관점에서 볼때,그들이 『핵무기를 소유하고 있다거나 핵실험을 하겠다』라고 선언하는 것은 미국·한국 등과의 관계에서 강력한 힘을 가져 남북대화를 위한 「조건」을 더욱 「북한에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 된다.그리고 이는 지도자 김정일의 지위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지난 몇달 동안 김정일이 관심을 갖고 노력한 군부에 대한 그의 지도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편 미 의회의 공화당원들과 한국정부의 보수주의자들은 클린턴 정부가 평양측에 제시하는 양보조건들과 핵문제에 관한 북한의 비타협적인 태도를 예의 주시할 것이다. 북한이 매번 「브링크맨십」(일촉즉발의 마지막순간까지 밀어붙이는 외교전략)을 유지하는 동안 클린턴 행정부는 핵협정에 있어 나약성을 보인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그렇지만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에서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없는한 미국 정부가 선거 이전에 핵위기로 되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그것이 미국외교의 고전적인 딜레마다.
  • 남북협상 전야(새로 쓰는 한국현대사:19)

    ◎김구·김규식 잇단 제안… 하지,“북 음모” 비난/평양,인민군창설 선포… 「정치 제스처」 드러나 남한에서 남북협상론은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이 서울에 들어온 지 얼마 안되어 머리를 들었다.1948년1월26일 남북정치지도자 연석회의를 제안한 김구의 담화로 시작되어 다음날 같은 맥락의 김규식의 담화로 이어졌다.남한과도정부 민정장관 안재홍도 이에 동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미군정의 반응은 냉랭했다.미군정사령관 하지는 공산주의자들의 음모라는 비난과 함께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김일성,18일전 선제안 우리는 여기서 하지의 불편한 심기를 한번쯤 읽어보아야 할 것 같다.남북정치지도자 연석회의는 일찍이 북한이 제안한 사안으로 김일성이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한 사실에 주목했을 것이다.특히 남한의 민족주의자들이 남북정치지도자 연석회의를 제안하는 담화가 나오기 직전 1월8일의 김일성의 발언에 주목했다. 김일성은 이 발언에서 『전민족적 통일전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미제국주의를 추종하지 않는 우익민족주의세력,특히 김구와 대담하게 합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여러 증언을 종합하면 김일성은 1월13일 자신의 발언과 부합되는 내용의 편지를 김구와 김규식에게 보낸 것으로 되어 있다. 남한의 좌익세력들도 물론 가세했다.2월초 홍명희의 비밀방북도 그런 움직임의 하나인 것이다.그는 북한에 머물면서 남한의 단독정부수립에 반대하는 세력과의 이면통합활동을 벌이기로 합의하고 서울로 돌아왔다.그리고 나서 김구·김규식·조소앙·여운홍등과 접촉했다. 홍명희는 이보다 앞서 1947년11월에도 북로당위원장 김두봉의 편지를 통해 남한의 단독정부수립에 반대할 것과 광범한 세력과의 연대로 통일전선을 강화해야 된다는 주문을 받았다.이 시기에 공산주의진영의 민전도 남북을 부지런히 넘나들었다. 이 무렵 북로당은 대남연락부장 임해(임해)를 서울로 밀파했다.남한의 정치상황을 체크하고 2월25일 평양으로 돌아갔다.그는 민전확대회의에서 『김구와 김규식의 남북협상제의는 애국적 결단』이라고 극찬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소련의도와 먼 거리 북로당은 이 보고를 토대로 남북협상 주요대상의 연합을 적극 모색한다는 정치노선을 채택한다.주요대상은 과거 반탁진영에 속한 우익세력 가운데 단정에 반대하는 그룹을 지칭한 것이다.북한이 남북연석회의를 정치적 공작차원에서 계획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남북협상 움직임은 사실상 이율배반적 정치제스처에 지나지 않았다.남북협상론이 본격적으로 대두한 2월 북한은 이미 작성해놓은 헌법초안에 대한 지지결의대회를 확산시키고 있었다.그리고 인민군 창설까지 선포하고 난 뒤였다.이러한 북한의 정치행보는 북한을 볼셰비키화하는 소련의 뚜렷한 목표를 따른 것이어서 수정할 수 없는 것이었다. 서울에 온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의장 메논이 두 이데올로기의 장단점을 취사선택한 한국적 정치조직의 탄생을 기대한 적이 있다.그러나 북한을 볼셰비키화하려는 소련의 의도와는 거리가 멀었다.유엔임시위원단의 입북을 거부한 이유도 여기 있다. 유엔총회가 유엔감시하의 남한 단독선거를 결정한 것은 1948년2월26일이다.그러니까 북한이 서둘러 취한 일련의 조치,헌법초안에 대한 이른바 전인민적 토의와 지지결의라든가 인민군창건 선포등이 있고 나서다. 2월10일에는 국호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하는 임시헌법초안이 공포되었다.이렇듯 북한은 정권수립과정을 재빨리 밟아나갔다.그들대로의 단독정권의 기틀을 남한보다 먼저 다져놓은 것이다. 그리고 나서 북한에 독자적 공산주의정부를 수립하는 것은 민족자결원칙에 충실한 민주적인 동시에 민족의 분열을 막는 구국적 대책이라고 선전했다. 김일성은 인민군창설을 정식으로 선포하는 열병식 연설에서는 「북조선 민주기지에 의거한 무력통일」의도를 처음 드러내 보였다.이때 남로당은 북한정권수립을 지원하기 위한 2·7폭동을 일으켰다.김일성의 열병식 연설에 나타난 민주기지에 의한 무력통일은 당시 남한의 2·7폭동과 맞물린 것이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어내려오는 북한의 통일전략이다.남북의 역량을 3으로 볼 때 남북혁명세력을 2,나머지 1을 남한의 보수세력으로 계산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이를 가리켜 흔히 「1+1/2전략」이라 부른다. 소련이 유엔감시하의 남북총선거를 반대하면서 미·소 양군의 철수를 주장한 이면에도 이 전략이 깔려 있었다.미·소 양군이 철수하고 한반도문제를 한국인에게 자율적으로 맡겨야 한다는 소련의 주장은 북조선공산당(북로당)과 북조선인민위원회,남한의 남로당을 포함하는 좌익세력을 신뢰한 데서 비롯됐다. 1948년3월9일 북한의 민전 중앙위원회에 참석한 김일성은 소련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그는 소련의 주장을 지지하는 것은 물론 남한의 단독정부수립에 반대하는 투쟁을 광범위하게 펼치자고 선동했다. 이러한 남북의 정치상황 속에서 3월25일 북한의 9개 정당과 단체이름으로 내놓은 성명문이 평양방송의 전파를 탔다.「남조선 단독정부수립을 반대하는 남조선 정당·사회단체에 고함」이라는 성명문이었다.조국의 민족통일을 위해 투쟁하는 남한 정당·사회단체들을 4월19일 평양에서 여는 「전조선 정당·사회단체대표자 연석회의」(남북연석회의)에 초청한다는 형식으로 발표되었다.그 속에 포함된 남한인사는 좌·우·중간파 15명이었다. ○북,대외적 선전거리로 어떻든 북한은 정부수립으로 가는 모든 절차를 갖추어놓은 상태에서 남북협상을 절호의 선전기회로 삼았다.이 성명이 나온 이틀 뒤인 3월27일 「소범위 지도자연석회의」소집에 동의한다고 김일성과 김두봉이 연서했다. 김구가 주도한 한독당과 김규식을 중심으로 하는 민족자주연맹은 자신들의 협상제의를 전적으로 무시해버린 북한태도에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북한 민전이 사실상 단독결정으로 준비하고,또 개최할 남북연석회의에 초청객으로 참가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심했다.결국은 참가를 결심했고,김일성과 김두봉이 연서한 남북연석회의 초청편지는 2월27일 밤 김구와 김규식에게 전달되었다.이 편지는 공개적으로 온 것이 아니라 북로당 연락부 요원이 직접 가지고 내려와 좌익계열의 성시백을 통해 전달했다.편지내용은 흰 인조견에다 썼다고 한다. 북한은 남북연석회의 소집을 발표한 나흘 후인 3월28일부터 평양에서 북로당 제2차 대회를 열었다.이 날짜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연석회의에 앞서 북한의 정치세력을 과시하는 한편 회의에서 기선을 잡자는 술수를 깐 것이다. ◎“북,남공산주의자에 「단선 방해」 지령”/UNTCOK작성 「공당 활동」/“미군 철수” 주장… 정세분석 협조도 거부/우익계 대동청년단 등에도 “붉은 손길” 한반도정치문제가 유엔으로 넘어가 유엔한국임시위원단(UNTCOK)이 서울에 들어온 19 48년의 봄은 혼란스럽게 다가왔다.남북총선을 위해 입북하려는 한국임시위원단을 저지한 북한은 남한 단독선거를 방해하려는 온갖 투쟁수단을 동원했다.서울신문 특별취재반은 최근 미국에서 기밀이 해제된 UNTCOK 관계문서를 입수,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 문서는 48년1∼3월 사이의 한국인의 정치활동을 주한미군사령부 정보처(G­2)와 방첩대(CIC)의 정보보고및 평양의 대남방송내용을 통해 분석한 것이다.남한의 공산주의자들은 UNTCOK의 임무를 혁명적 방법으로 반대한다고 전제한 이 문서는 모스크바와 평양의 지령에 의해 군대철수를 주장하고 있다고 적었다.이어 남한의 정세를 기록하기 위해 좌익계열의 허헌 등 4명을 UNTCOK에 나오도록 초청했으나 이를 거부했다는내용도 보인다. 그리고 38선이 지나가는 경기도 옹진반도의 공산주의활동을 소상히 기록했다.공산주의자는 성인인구의 10%에도 못미치지만 우익에 극력하게 침투,효과적인 간첩행위를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도 들추어냈다.또 공산주의를 배격하고 있는 우익계 대동청년단과 민족청년단체에까지 침투한 공산주의자들의 2·7폭동에 대해서도 상세히 기술했다.이 2·7폭동은 주모자들의 검거로 행동반경이 위축되는 듯하다가 3·1절과 3월25∼29일 사이에 재개되었다는 것이다. 이 문서에는 소련에 의해 통합된 임시헌법의 초안내용,인민군의 창군행진,남한단독선거에 반대하는 군중의 숫자를 평양방송이 연일 선전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이와 더불어 평양방송이 3월25일 방송한 북한 민전의 남북연석회의 제안내용을 전하면서 이 역시 소련의 전략으로 평가했다. 끝으로 북한사람들은 한반도를 소련이 지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확신있게 분석하고 남한에 장차 수립될 단독정부가 장래 통일을 실현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이는 6·25 당시 남하한 인구를 보면 실증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한 것이다. □특별취재반 황규호 문화부 부국장급 이용원 〃 기자 김성호 〃 〃 김경운 조사부 〃
  • 「미·북 평화협정 대응방안」 평통정책 포럼

    민주평통자문회의는 15일 서울 장충동 사무처 회의실에서 「미·북관계 평화협정 제기,그 대처방안」에 관한 전문가 정책포럼을 갖는다.북한에 대한 한국형경수로 공급문제가 북한의 거부로 교착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이 포럼은 최근 북한이 펼치고 있는 평화협정체결 공세에 담긴 뜻을 집중해부하고 정책 대응방안을 모색하게 된다.포럼에서 발표될 최대권 서울대교수의 「평화협정의 법적 성격과 대응」이라는 논문과 김구섭 한국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의 「한반도 평화체제,체결가능성과 한계」라는 논문 내용을 간추려 본다.. ◎최대권 교수 서울대법대/“남북기본합의서 UN에 등록을”/유엔 결의로 남북당사자가 체결해야 한반도의 평화상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언뜻 볼때 평화협정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는 첫째 6·25전쟁이 법적으로 과연 전쟁이냐,둘째 비록 전쟁이라 하더라도 평화협정이 없으면 평화상태는 수립되지 아니하는 것이냐,셋째 전쟁상태를 종결시키는 평화협정의 당사자는 누가 되는 것이냐,넷째 6·25전쟁을 마무리짓고 평화상태를 수립하는 데 필요한 평화협정의 내용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등의 의문점이 규명돼야 한다. 6·25전쟁은 실질적으로는 전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법적으로 이해하자면 북한이 일으킨 「평화에 대한 위협 또는 침략행위」에 대하여 국제연합이 UN의 기치하에 UN사령관의 지휘에 따라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고 회복」하기 위해 취한 조치로서의 싸움이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휴전협정을 대체하는,평화협정에 상당하는 어떠한 조치가 필요하다면 UN이 취할 수 있는 조치의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며 만약 평화협정이 요구된다면 오히려 UN과 북한 및 중국 사이에서 맺어져야 한다.그러므로 미국이 개별국가의 자격에서 북한과 평화협정의 이름으로 휴전협정을 대체하는 협정이나 합의를 행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백보를 양보해 6·25때 실제로 군대를 파견해 공산군과 싸운 실질적인 전쟁당사자로 말한다면 UN군 기치하에 군대를 파견해 싸운 미국을 비롯한 한국등 16개 참전국을 거론해야 한다. 남북간 진정한의미의 평화협정이란 남북 양측이 각각의 실체를 받아들이는 공존체제의 승인이며 이것을 담보하고 증명하는 장치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헌법적으로 지금 남북이 모두 상대방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경우에 따라 결국엔 남북이 서로 국가로까지 인정하지 않으면 안될는지 모르나 설령 서로를 국가로서 받아들이지는 못하더라도 상대방의 실체를 인정하고 들어가면서 평화체제의 구축을 합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상정할 수 있는 통일달성의 최선의 시나리오는 남북 사이에서 진정한 의미의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미국등 참전 16국 및 중국과 주변국가인 러시아와 일본이 국제보장적 차원에서 이에 참여하며 이렇게 해서 형성된 평화체제를 유엔차원에서 담보하는 유엔 결의를 얻어내는 길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남북기본합의서가 현상태에서 이룩할 수 있는 평화협정이라해도 무방하다고 생각된다.평화협정 이행 의사와 진전노력을 담보하기 위해 평화협정은 더 큰 국제법체제(UN체제 포함)에 연계시키는 것이 보통이며 이같은 관점에서 남북합의서도 UN과 연계시키면 좋을 것이다.즉 UN헌장 102조에 따라 남북합의서도 UN에 등록하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제안이다. ◎김구섭 실장 국방연구원/“정전협정 폐기는 교전관계 의미”/한반도 전쟁때 미 개입 차단이 북 속셈 북한은 50년대와 60년대에 한국에,70년대에는 미국에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또 80년대에는 한국을 옵서버로 참석시킨 3자회담을 주장하기도 했다.이후 90년대에 들어서는 한국과는 불가침선언을 체결하고 미국과는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다. 물론 현재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평화협정은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 북한간에 체결돼야 한다는 내용이다.한국은 휴전협정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휴전협정 체결 후 40여년간 정전상태가 지속돼 왔는데 오늘날 새삼스럽게 한국전쟁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다.또 휴전협정은 군사적 성질의 조약으로서 교전자가 협정의 당사자가 되며 교전 쌍방의 군사령관이 교전자를 대표해 체결하는 것이 통례이며 이 휴전협정은 모든 교전당사국들에게 적용된다. 한국 휴전협정의 체결 「서명자」는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관인 팽덕회,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일성,유엔군 총사령관 클라크였고 휴전협정의 「당사자」는 당연히 한국전쟁의 교전당사자들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당사자는 한국과 참전 16개국이 일방이 되고 북한과 중국이 타방이 된다.북한은 조약당사자와 조약서명자를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정전협정 폐지,대미 평화협정체결」이라는 북한의 주장이 현재의 남북간 대치상황 속에서 관철된다면 남북관계를 규율하는 큰 틀이 사라져 우리 안보는 심각한 우려상태에 빠져들 수도 있다.정전협정이 폐지되면 유엔사령부가 해체되어야 하고 미북 관계의 정상화로 주한미군의 주둔명분이 약화될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평화협정에서 한국이 배제될 경우 남북관계는 정전협정의 파기로 전쟁상태가 회복되어 결과적으로 교전관계가 되고,미북 관계는 평화협정으로 관계정상화를 이루게 된다.그러므로 북한의 속셈은 한반도내 내전상태를 유도하고 미국의 개입을 차단시키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북한의 이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유엔 총회나 안보리에 해결을 요청하는 한편 정전협정 체결 당시 유엔측 참여국들이 북한에 외교적·경제적 압력을 행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우리측 입장을 선명하게 정립해야 하고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지속하되 한국군의 위상증대와 독자능력증대에 힘써야 한다. 현단계에서는 군사정전협정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대미평화협정 반대 및 군사정전위 기능회복에 노력하면서 북한의 의도를 사전에 봉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최신 전차 등 1개 중여단 장비/미,8월까지 한국 배치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최신형 전차,장갑차 등 1개 중여단 규모의 장비를 이달 중순부터 주한미군기지에 사전배치할 예정인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군사문제에 정통한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한반도에 사전배치할 1개 중여단 장비를 이달 중순께부터 부산항 등을 통해 가져와 8월말까지는 배치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이는 한미안보회의에서 미1개 중여단 규모 장비의 한반도 사전배치에 합의함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장비는 후방지역 주한미군기지에 배치되며 도입될 장비 가운데는 미군의 주력탱크인 M1A1(에이브람스)전차 1백30여대를 비롯,M2(브래들리)전투보병차량,자주포 등 각종 신형장비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남한 공산당 막바지 투쟁(새로 쓰는 한국현대사:18)

    ◎「국대안반대투쟁」선동… 미군정 곤경에/UN임시위 입국에 다급… 「2·7폭동」결행/경찰서 공격·수송기관 파업… 빨치산운동 계기로 □특별취재반 ▲황규호(문화부부국장급) ▲이용원( 〃 기자) ▲김성호( 〃 〃) ▲김경운(조사부 〃) 해방공간에서 남한의 공산주의자들은 해가 바뀔 때마다 그 얼굴을 달리했다.이는 공산주의 운동의 강력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투쟁은 극렬쪽으로 치달았다. 1947년의 공산당 투쟁은 남로당이 전해 가을에 주도한 국대안반대투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3·22총파업과 7·27투쟁으로 이어졌다.이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박헌영이 이끄는 남한 공산주의자들이 몰락이냐 재기냐의 기로에서서 선택한 사건들이라 할 수 있다.다시 말하면 전해의 투쟁전략,신전술에 따른 9월파업과 10월 폭동에서 잃어버린 입지를 생존차원에서 만회하려는 궁여지책이었던 것이다.어떻든 그 결과는 남로당,즉 남한 공산당의 붕괴를 자초했다. ○전국적 동맹휴학 지시 우리는 여기서 47년부터 유혈 폭력화되기 시작한 남한 공산주의자들의 일련의 조직적 투쟁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그 하나가 미군정 법령 102호로 발효된 「국립서울대학교 창설에 관한 법령」이 도화선을 이룬 국대안반대투쟁이다.이 사건은 조선공산당의 조종을 받은 학원내 세포들이 전국적인 동맹휴학을 선동한 46년 9월에 일어났다.미군정이 국립 서울대학교을 창설하면서 미군정법령 102호를 통해 직접적인 학원 간섭의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서울대 상대 공대 사범대 학생들이 동맹휴학에 들어간 것이 시발이 되었다.이어 9월5일 서울대 이공학부 교직원 38명이 총사직을 결의했고 1947년으로 접어들면서 반대투쟁을 본격화함으로써 군정을 곤경에 빠뜨렸다. 이 국대안은 일부 여론에서도 반대입장을 밝혔지만 이처럼 전국적인 규모로 확산된 것은 조선공산당의 역할이 컸다.그리고 그 배후에는 소련이 버티고 있었다.당시 북한에 주둔했던 소련군 사령부 교육담당관 니콜라이 그즈노프 소좌가 남로당 위원장에게 내린 지령이 바로 그 사실을 입증한다.그 내용은 『소련의 입장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남조선 인민들은 남로당의 계획밑에서 광범한 혁명을 일으킬 임무가 있다.남조선에 있는 모든 학교에서는 광범위하고도 조직적이며 맹렬한 투쟁을 일으키는데 있어 제 1차로 동맹휴학을 합법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276명 피검… 지방당 타격 「국립서울대학교 창설에 관한 법령」발표는 1차 미·소 공위 결렬후 미군정의 정책에 정면 반대하는 소위 신전술을 폈던 조선공산당에게 호기로 작용했다.그래서 좌익학생단체인 민주학생연맹(민학련)과 학원내 당 세포를 통해 국대안 반대투쟁을 대대적으로 벌일 것을 지시했던 것이다. 1947년에 접어들면서 미·소 공위재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남로당은 공위에서 소련의 입장을 우위에 두기 위해 당세확장에 나서는 한편 정치투쟁을 보다 강화했다.미군정도 이에맞서 2월 한달동안 좌익계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검거하자 남로당은 3월10일 전평과 지방당을 조직적으로 가동시켰다.이것이 바로 3월 22일 서울 부산 광주 인천 부평 대구 등 주요도시와 공업지대에서 24시간 파업에 들어간 3·22총파업이다. 남로당은파업을 통해 노동자 권리보장과 박헌영 체포령 취소,구속 전평간부 즉시 석방,좌익신문 정간 취소 등을 구호로 내걸었다.이 파업으로 2백 76명이 피검되는 등 남로당은 지방당 조직이 큰 피해를 입었다.설상가상으로 우익으로부터도 종전보다 더 심한 공격을 받는다.남로당으로서는 이 3·22파업의 후유증 청산이 절실했다.그래서 남로당은 후유증 청산과 5월21일 재개된 미소공위에서 유리한 입지확보를 노려 당원 5배가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그러나 공위가 다시 교착상태에 빠지자 공위의 성공을 확신했던 남로당은 당황한 나머지 공위 진전을 위한 군중동원을 기도하기에 이른다.이는 7월27일 전국에서 열린 「미소공위경축 임시정부 수립촉진 인민대회」로 나타났다.전국적으로 열린 인민대회에서는 모두 남로당의 지시에 따라 결정서를 채택했는데 미소공위에 직접 전달되었다.이 결정서는 반탁진영 때문에 공위가 난관에 봉착했다는 것과 실력으로 우익 테러를 분쇄할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다.또 미소공위 협의 대상에서 민전이 가장 적합한 단체라고 강조한 결의서는 임시정부 수립에서 반탁진영을 제외시킬 것과 국호는 인민공화국으로 해야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당시 소련대표 스티코프는 이에 보조를 맞춰 8월 1일 덕수궁 석조전 회의실에서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가졌다.그는 이 회견에서 『공위의 급속추진을 고대하고 있는 조선인민들의 간절한 요청을 달성하기 위해 공위 본회의에서 반탁투쟁위원회에 가입한 소수정당 및 단체문제로 업무의 지연을 일으킬수 없으므로 1백47개 정당,단체에 대한 개별 조사를 시작할 것을 제의했다』고 밝혔다.이 개별조사 대상 정당 및 단체문제는 미소공위 결렬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남로당의 7·27투쟁은 일사분란한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공산당은 아무런 수확을 거두지 못했다. ○남로당의 몸부림 무위로 미소공위가 결렬되고 한국문제가 유엔에 이관돼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이 1948년 1월8일 서울에 들어오면서 남로당은 다급해졌다.남한만의 단독선거는 곧 남로당 거점 상실을 의미한 상황에서 극렬 저지투쟁은 최선책일 수 밖에 없었다.2월7일 민전과 전평을 내세워 전국에 걸쳐 조직적인 폭동 파업을 결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미국 버클리대 교수를 역임한 R A 스칼라피노는 자신의 저서 「한국공산주의 운동사」에서 이렇게 전한다.『엄청난 폭력을 수반한 파업이 일어나자 수송기관들은 태업에 들어갔고 숱한 경찰서가 공격을 받았다.정부관리들이나 보수파의 지도자 가운데 5명이 죽고 13명이 부상,납치됐다.파업 참가자 가운데 28명이 죽고 10명이 부상당했으며 1천4백89명이 체포됐다』. 미군정의 마지막해 1948년의 2·7폭동은 남로당이 무장투쟁 전술을 도입한 계기가 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2·7폭동은 각 지방에 「야산대」라는 무장게릴라 조직(빨치산)을 만들어낸 계기가 됐던 것이다.거의 전쟁이나 다름없었던 제주도 4·3사태도 그 흐름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평가될 수 있다.그러나 남로당의 저지투쟁은 무위로 끝났고 마침내 제주도르 제외한 남한 전역에서 5·10선거가 치러졌다. ◎서울신문 특별취재반 CIC문서 발굴/“하지가 박헌영에 도망칠 시간 주었다”/“체포땐 미소공위 재개에 걸림돌”판단/46년 10월 월북… 남로당 「10월 폭동」지령 해방정국에서 남한 공산주의 운동을 주도한 박헌영은 미군정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한 존재였다.그래서 체포령을 내렸지만 실제 붙잡지 않고 쫓아버렸다.이는 서울신문 특별취재반이 미국립공문서 보존관리국(NARA)에서 찾은 주한미군사령부 방첩대(CIC)문서를 통해 밝혀냈다. 이 문서는 1946년 11월 12일 한미공동소요대책위원회 13차회의에서 보고된 「박헌영의 구속영장에 관한 장택상의 진술」.의장(김규식을 지칭)이 박헌영을 체포하는데 경찰이 실패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수도경찰청장 장택상이 답변한 형식으로 되어 있다.장택상은 여기서 박의 체포명령은 결코 못 받았다고 전제하면서 얼마후 CIC의 니스트 대령으로부터 찾아보라는 말은 들었다고 답변하고 있다. 그러나 하지 장군으로부터 니스트 대령의 하는 일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명령이 있었다는 사실을 증언한 장택상은 하지 장군이 박에게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을 일부러 벌어 준 것으로 보았다.따라서 박이 체포령을 피해 도망갔는데 이 대목은 하지장군과 러치 장군,맥그린 대령 등이 증명할 수 있다고 장택상은 덧붙였다. 미군정 최고책임자 하지가 박헌영 체포를 지연시킨 까닭은 아마도 소련을 의식한 배려로 풀이될 수 있다.박헌영의 체포는 자칫 미소공위 재개에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는 판단과 함께 박이 숨어버린다면 공산당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어떻든 박헌영은 그해 10월초 체포령을 피해 북으로 넘어갔다.그동안의 증언을 종합하면 박은 38선이 가까운 해주에서 남한공산당을 조종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소위 국대안반대투쟁과 10월 폭동을 해주에서 지령함으로써 하지가 노린 공산당 무력화 노력은 실패했던 것이다.
  • 북의 평화협정 계략(사설)

    정전협정에 대한 북한의 파괴공세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군사정전위 대표철수및 중립국감독위 체코·폴란드대표 추방에 이어 이번에는 판문점 중감위 북측사무실을 폐쇄했다.모든것이 일방적으로 취해진 조치다.묵과해선 안될 중대한 정전협정및 남북기본합의서 위반이요 무시라 생각한다. 정전협정 무력화로 한반도평화를 위협함으로써 미국과의 평화협정체결및 관계정상화를 촉진시킨다는 것이 북의 목적이다.그를 통해 북한체제에 대한 미국의 보장을 받아내며 한·미간을 이간하고 한국을 고립시킬 뿐 아니라 주한미군 철수요구의 명분도 강화한다는 것등이 그 저의로 분석되고 있다. 북의 이번 조치는 따라서 5월중에 있을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정전협정의 북·미 평화협정으로의 대체문제를 본격 거론하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보아야 할것이다.그러나 거듭 강조하지만 이번 고위급회담은 경수로 지원등 교착상태에 빠진 제네바합의 이행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사실을 북한은 물론 미국도 결코 잊어서는 안될것이다.특히 한국의 안보이해와 직결되는 정전협정문제가 거론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우리는 북핵 과거규명과 개발동결 문제가 미국과 북한만의 회담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실 자체도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북핵문제도 우리가 제일의 이해당사자이며 정전협정의 경우는 더 말할것도 없다.핵회담에서도 우리의 이해는 존중돼야 하겠지만 특히 정전협정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우리가 참석하지 않고 동의하지 않는 어떤 정전협정의 논의나 변경합의도 있어서는 안되며 무효라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다. 김영삼 대통령도 4일 지적했듯이 한반도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문제는 전적으로 남북한간의 문제이지 북한과 미국이 논의할 문제는 아닌 것이다.남북기본합의서도 현 한반도휴전체제의 당사자가 남북한임을 명시하고 있다.평화체제는 휴전체제의 당사자인 남북한이 해결해야할 과제임을 거듭 강조한다.
  • 중감위활동 계속 수행/파·스위스·스웨덴대표 3개항 합의

    중립국감독위 북측대표인 폴란드와 유엔측 중감위대표인 스위스·스웨덴등 3개국 대표단은 4일 북한의 정전체제 와해기도에도 불구하고 정전협정에 따른 중감위활동을 계속 펼쳐나가기로 결의했다. 국방부 초청으로 방한중인 폴란드 중감위대표인 크리스토프 옵차렉소장을 비롯한 이들 대표단은 이날 서울 주한미군영내 유엔사령부 군사정전위 비서처 회의실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3개항의 공동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은 ▲북한의 강제축출조치로 판문점 북측지역에서 철수한 폴란드대표단은 일단 바르샤바에서 중감위활동을 계속하고 ▲중감위는 폴란드대표가 불참한 상태에서는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으며 ▲폴란드대표는 앞으로 3개월마다 또는 필요시 한국을 방문,중감위회의에 참석한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이들은 또한 북한의 강압에 의해 폴란드대표단이 지난 2월 북한에서 철수했으나 북한의 이같은 조치는 명백한 정전협정위반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이같은 내용의 결의문을 5일중 군사정전위 유엔측 수석대표인 황원탁 소장과 북한측에 전달키로 했다. ◎북 중감위 일방폐쇄/정전협정 위반행위/유엔사 경고 주한 유엔군사령부는 4일 북한이 판문점 북측지역 중립국감독위 사무실을 봉쇄한데 대해 성명을 발표,『이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정전협정의 토대를 허물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분명한 정전협정 위반행위』라고 경고했다. ◎정전협정 무효화 책동/정부 “즉각 중지” 촉구 정부는 4일 최근 북한의 중립국감독위 해체기도와 관련,통일원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정전협정 무효화 책동을 즉각 중지하라』고 북한측에 촉구했다. 통일원 김경웅대변인은 이날 전날 북측이 이른바 「인민군 판문점대표부」의 성명으로 중감위 사무실 폐쇄조치를 발표한데 대해 『이는 현 정전협정을 무효화시키고 그들이 말하는 평화보장체제를 북·미간에 교섭해 보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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