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마당/새 대통령의 숙제
온 나라를 긴장과 흥분으로 몰아넣었던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열흘.잔치가열렸던 집 마당의 화톳불이 꺼지듯 뜨거웠던 열기는 서서히 식고 있다.그러나 잔치가 끝났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거기에서 생성된 에너지를모아 새 시대를 여는 동력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이와 관련,지금 각계에서는 저마다 새 대통령에 바라는 기대를 쏟아놓고 있다.물론 대권의 향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네티즌들의 목소리도 높다.포털사이트 다음(www.daum.net)은 ‘당선자에게 바란다’라는 기획특집을 마련,주요 현안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문항에 따라서는 2만 명이 넘게 응답한 이 설문조사를 통해 그들이 가진 생각의 일단을 읽어본다.
◆SOFA개정 시급한 과제
‘대미 관계에 대한 정책 방향은?’이라는 설문에 대한 응답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개정 70.7%,주한 미군 단계적 철수 20.8%,현재의 한·미 관계 유지 5.8%,주한미군 전력 증강 1.7%,기타 1.0%로 나타나 네티즌 10명 중7명이 SOFA개정을 대미 관계의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네티즌은 의견쓰기난에 “지금 우리의 현실은 북한보다 미국에 더 오금을 못 펴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어떤 나라에도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ID 꼬장)고 촉구했다.반면에 “미국에 대한 적대가 아니라 우리의권리를 찾자는 것인데 흐름이 잘못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며 “모두가 냉철한 분별력을 갖자.”(ID 빠다)는 의견도 많았다.
◆분배정의 실현에 최우선을
‘가장 시급한 경제관련 현안은?’이라는 설문에는 분배정의 실현 42.5%,높은 경제성장 20.0%,부동산가격 안정 19.0%,신용불량자 축소 16.3%,기타 2.2%의 응답이 나와 절반 가까이가 분배정의의 실현을 절실하게 기대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네티즌들은 “그동안 기업주나 재벌들은 엄청난 이익을 가져가면서도 구조조정이나 원가절감은 항상 열심히 일한 근로자들의 몫이었다.”며 “이제부터는 이익의 분배도 선진국형으로 달라져야 한다.”(ID 신나라)고 밝혔다.
◆정부조직부터 개혁을
‘최우선 개혁 대상은?’이란 설문의 답변은 정부조직 59.4%,재벌 20.1%,언론 13.8%,노동조합 5.0%,기타 1.7%로 나와 절반 이상이 정부조직의 개혁을급선무로 꼽았다.
한 네티즌은 “우리 공직자들은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면서 “모든 분야의 공직사회를 개혁하지 않으면 이 나라는 영원히 약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ID 요술방망이)고 주장했다.또 다른 네티즌은 “아무리 대통령이 잘해도 언론이 왜곡보도하고 국민분열을 조장하면 될 일도 안 된다.”(ID 통합)며 언론개혁을 촉구했다.
◆민간교류로 남북관계 물꼬
‘대북한 관련 최우선 과제는?’이라는 설문에는 남북 민간교류 강화 38.2%,북한의 경제문제 공동해결 25.7%,북한의 군비확장 및 무기수출 견제 24.7%,김정일 위원장 답방성사 10.2%,기타 1.2%로 응답해 남북문제는 민간교류 확대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네티즌이 많았다.
핵문제 등 긴장국면을 바라보는 시각으로는 “미국이 중유공급을 중단시킨조치가 북한을 벼랑끝으로 몰아가고 있다.”(ID 남일선생)며 유화책을 펴야한다는 주장이 많았다.하지만 “대화로 북한을 잡아두기는 불가능하다.”면서 “북한이 자꾸 이런식으로 나오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ID 대한민국)는 강경론도 상당수 쏟아졌다.
◆부정부패 없는 ‘클린 대통령’
‘우리가 바라는 새 대통령의 이미지는?’이라는 설문에는 부정부패 없는클린 대통령 55.5%,안정적인 성장을 이룩한 경제대통령 27.7%,외교·안보에능한 파워대통령 13.6%,예술·문화에 관심있는 문화대통령 1.9%,기타 1.3%의 답변이 나와 절반 이상이 부정부패 일소를 최고의 덕목으로 꼽았다.
네티즌들은 의견쓰기에서 “서민들을 위한 대통령이 되어달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항상 처음 가졌던 마음가짐을 잃지 않는 것”(ID 원칙과상식)이라고 주문했다.
이호준기자 sag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