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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간 국지적분쟁 가능성 상존”

    2012년 4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에서 명칭을 바꿔 한국군 주도로 최초로 이뤄지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18일 예비역 장성 800여명이 처음으로 참관하는 가운데 5일간 일정으로 시작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남북간에 국지적 분쟁 가능성은 상존하는 만큼 철저한 대비 태세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남쪽 사회를 이념적으로 분열시켜 국력 결집을 방해하려는 북한의 시도는 계속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대응책도 강구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미 양국 군은 연합 훈련 사상 최초로 한측 합동군사령부(JFC)와 미 한국사령부(US KORCOM) 등 각각 독립된 사령부를 편성했다. 김태영 합참의장과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이 이를 각각 지휘한다. 합참 관계자는 “전작권 전환에 대비해 상반기에 한·미연합사령관 주관으로 전시증원(RSOI) 연습 및 독수리훈련(FE)을 실시한 데 이어 합참의장 주도 하에 UFG 연습을 실시하게 됐다.”며 “닷새간 진행되는 훈련은 북한군 공격을 가상한 방어 위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특히 UFG 연습에는 김관진 전 합참의장(예비역 대장)과 윌리엄 클라우치 예비역 대장이 각각 양측 ‘동맹구조 선임 관찰관’으로 참여했다. 선임 관찰관은 연습의 진행과정을 관찰해 그 결과를 합참의장과 주한미군사령관에게 보고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미연합사령부는 지난달 10일 유엔사 군사정전위를 통해 UFG 연습 일정을 북측에 통보했다. 그동안 북측은 예년과 달리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다가 이날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이 담화에서 UFG 연습을 ‘북침전쟁 연습’으로 규정하고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예비역 장성들도 이상희 국방장관이 주관하는 ‘예비역 장성 초청행사’ 일환으로 이날 처음으로 UFG 연습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진경호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미군 송유관 매립지 23곳 토양오염 심각

    미군 송유관 매립지 23곳 토양오염 심각

    주한미군기지에 유류를 공급했던 한국종단송유관(TKP)이 매설된 지역 중 11개 지방자치단체 23곳의 유류 토양오염 수준이 환경부가 정한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육군에 따르면 천안 소사리의 경우 총석유계 탄화수소(TPH)가 9889㎎/㎏ 검출됐다. 이는 환경부가 정한 토양오염우려기준 ‘가’ 지역(농업) 기준치 500㎎/㎏의 20배,‘나’ 지역(공업) 기준치 2000㎎/㎏의 5배 가까이 되는 수치다. 또 연기 소정면 소정리의 TPH가 7024㎎/㎏, 경북 김천시 지자동에서 5910㎎/㎏, 영동 고당리에서 5268㎎/㎏씩 검출되는 등 모두 21곳에서 TPH가 ‘가’(농업) 지역 기준치를 넘었고 이 중 ‘나’(공업) 지역 기준치까지 넘은 지역도 10곳에 달했다. 아울러 BTEX(휘발유에 포함된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 등 4개 성분)가 기준치(80㎎/㎏)를 초과한 연기 조치원읍 신안리(898㎎/㎏), 대전시 노은동(115㎎/㎏)까지 포함하면 모두 11개 지자체 23곳에서 TPH나 BTEX가 기준치를 웃돌았다. 이는 육군 TKP사업단이 토양오염전문기관인 자연환경연구소에 위탁해 2006년 9월부터 지난 7월까지 철거 대상인 348㎞ 주변지역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jun88@seoul.co.kr
  • [Seoul In] 어린이 영어교실 수강생 모집

    도봉구(구청장 최선길) 주한미군과 함께하는 어린이 영어교실의 제 4기 수강생을 다음달 5∼10일 모집한다. 대상은 초등학교 2∼3학년으로 선착순 20명이다. 주한미군 2사단 캠프 레드크라우드 알파중대원 중에서 미국 현지 대학에서 영어 관련 과목을 전공한 병사 2명과 카투사 1명이 강사로 나선다.10월2일부터 12월18일까지 3개월 과정으로 3개월 수강료는 3750원이다. 교육체육과 2289-8806.
  • [한·미 정상회담-의제별 주요 내용] 주한미군 분담금 개선은 美 차기정부로 넘겨

    6일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의 회담 뒤 발표된 공동성명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차기정부와 발표하게 될 한·미동맹 미래비전의 ‘징검다리’ 성격을 지닌다. 지난 4월 방미 때 발표한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합의사항과 비교해 볼 때 이번 공동성명은 한·미동맹에 대해 훨씬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4월 발표한 합의사항을 기반으로 군사안보 협력뿐 아니라 전 분야에 걸친 동맹으로 확대한다는 기본 정신에 대해서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4월 정상회담이 21세기 한·미동맹의 이정표였다면 이번 공동성명은 이정표가 제대로 서 있는지 재확인하는 수준에서의 입장발표였다고 할 수 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한·미 동맹이 지난 50여년간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해 왔다.”고 평가하고 “한·미동맹을 전략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구조로 발전시켜 나갈 것”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한미 연합방위력을 강화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및 주한미군 기지이전과 재배치에 관한 합의를 지속적으로 이행함으로써 한·미동맹의 기본적인 임무를 더욱 발전시켜나간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지난 4월 회담에서 다뤘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개선이나 주한미군의 지위변경 등에 대한 문제는 공동성명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내년 출범할 미국의 새 행정부와 논의하는 것으로 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MB “이것이 독도” 부시 “나도 압니다”

    [한·미 정상회담] MB “이것이 독도” 부시 “나도 압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번 만남에서도 개인적인 친밀함을 과시했다. 두 정상은 일정 내내 서로의 어깨와 허리를 두드리는 등 스킨십을 하는가 하면 여러 차례 웃음을 터뜨리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당초 부시 대통령은 오후 1시10분쯤 일정을 마치고 용산 주한미군 사령부로 떠날 예정이었으나 정상회담과 오찬에서의 대화가 길어져 20여분 늦은 1시32분쯤 청와대를 떠났다. ●로라 여사 한우 갈비 먹어 정상 내외가 함께한 오찬에는 예정대로 한우 갈비와 미국산 스테이크가 동시에 제공됐다.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한우와 미 소고기를 같이 먹었으며 로라 여사는 한우를 먹었다.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미 지명위원회(BGN)가 독도의 영유권을 신속히 수정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는 도중 벽에 걸린 지도에서 독도를 가리키며 “이것이 독도입니다(This is Dokdo island).”라고 하자, 부시 대통령이 웃으며 “저 것인가요?(Is that?)”이라고 한 뒤 “나도 압니다(I know).”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오찬 도중에도 독도 문제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설명했고 부시 대통령도 이를 진지하게 경청했다고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전했다. 공동기자회견 후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조슈아 볼턴 백악관 비서실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비준을 총괄하는 파트너로서 이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레임덕 세션 기간에 한·미 FTA를 집중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 이름 새긴 골프백 선물 평소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태극기와 성조기가 교차된 문양이 새겨진 골프백과 퍼터를 선물했다. 골프백과 퍼터에는 ‘His Excellency President Lee Myungbak(이명박 대통령 각하)’라고 새겨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라 여사도 김윤옥 여사에게 백악관에서 제작한 은쟁반을 선물했다. 이 대통령은 답례로 자개무늬 디지털 액자와 삼어도(三魚圖) 문양의 책갈피, 영문 번역 한국소설 2권을 선물했다. 김 여사는 로라 여사에게 십장생 무늬를 자수한 책 커버와 신사임당 그림 2점을 자수로 새긴 책갈피를 준비했다. ●퍼스트레이디 한국문화 환담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양국의 퍼스트레이디는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을 관람했다. 김 여사는 로라 여사, 큰딸 바버라와 함께 한국의 온돌과 김장문화, 혼례와 돌, 환갑잔치 등 한민족 생활사와 한국인의 일상을 소개하는 전시실을 방문했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일정이 끝난 뒤 용산 미군기지 내 콜리어필드 체육관에서 열린 장병격려 행사에 참석해 “55년 전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래 우리 군은 동맹인 한국군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 왔다.”면서 “미국이 한반도에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한·미 동맹은 현대의 위대한 성공 스토리”라면서 “전 세계에서 열린 자유사회와 폐쇄된 은둔사회의 차이를 한반도만큼 극명하게 보여 주는 곳이 없다.”고 했다. 김상연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北 통미봉남’ 봉쇄엔 공조·FTA는 숙제로

    [한·미 정상회담] ‘北 통미봉남’ 봉쇄엔 공조·FTA는 숙제로

    6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양국간 그리고 대북정책 및 다자외교무대에서의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데 논의의 초점이 모아졌다. ●다자외교무대 실질적 협력 강화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감안, 양국 정부는 큰 틀의 변화를 모색하기보다는 기존 외교협력 기조를 확인하면서 생활밀착형 실질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진력했고, 공동성명을 통해 그 결과를 담아냈다. 향후 한·미 동맹의 성격과 방향을 결정할 ‘한·미 전략동맹 미래비전’ 채택을 다음으로 미룬 대신 대학생 연수취업(WEST) 프로그램 가동, 한·미 우주항공분야 협력 추진과 같은 합의를 마련한 것이 이를 말해 준다. 지난 4월 미 캠프데이비드에서의 정상회담에서 외교·안보분야에 비중을 둔 한·미 동맹의 스펙트럼을 경제·사회·문화 분야로 확대시켜 나가기로 한 데 따른 부분적 진전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4월 이후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넉 달도 안돼 세 차례나 회담을 가졌으나 눈에 띄는 합의는 내놓지 못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4월 회담이 한·미 우호관계 복원에 비중을 뒀고,7월 회담은 일본 도야코 G8정상회의 과정에서 약식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지난 세 차례 회담에서 두 정상이 거둔 실질협력 확대의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대북정책 긴밀 협력 재확인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봉쇄할 명시적 합의를 마련한 점을 성과로 꼽는다.‘북한과의 관계와 관련한 긴밀한 협력과 정책조율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는 공동성명의 언급은 곧 대북정책에서 한·미간 보폭차이를 방지하고, 북한의 한·미 분리전략을 차단하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한 치의 빈틈도 없는 공조태세를 거듭 확인함으로써 북한의 통미봉남이 허구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미 관계 정상화를 북한 인권개선과 연계할 것임을 공동성명에 담은 점은 향후 북·미 관계 및 한반도 정세 변화와 맞물려 주목되는 대목이다. 북핵 문제가 폐기·검증의 2단계 과정이 완료되는 시점을 맞아 북한 인권문제가 주된 현안으로 부상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한·미 양국 정부가 보다 공세적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 임기 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의회 비준의 가능성을 남겨 놓은 점도 관심을 가질 대목이다. 부시 대통령은 “의회와의 관계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미 대선 이후 크리스마스 때까지의 ‘레임덕 세션’ 때 미·콜롬비아 FTA와 함께 처리토록 집중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쇠고기 추가협상·테러 공조 부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이나 전략적 유연성 문제 등 민감한 안보현안은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데다 갖은 악재에 시달려 온 이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아프가니스탄 지원 문제와 더불어 양국간 미해결 현안으로 남은 셈이다. 특히 쇠고기 추가협상과 미 지명위원회의 독도명칭 번복 등 부시 대통령에게 두 가지 ‘선물’을 받아든 이 대통령으로서는 국제무대에서의 대테러 공조 등과 함께 부시 행정부 이후까지 계속 외교적 부담으로 안고 가야 할 현안인 것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北·美 북핵검증 이견… 11일 시한 넘길 듯

    북한이 지난달 말 제출한 핵프로그램 신고서뿐 아니라 남측의 주한미군기지 등에 대한 ‘동시 핵사찰’을 주장하며 핵 검증 이행계획서에 대한 합의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증 주체 및 대상, 방법 등에 대해서도 북·미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북핵 6자회담 비핵화 실무그룹회의 개최도 늦춰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시한인 11일이 무효화될 가능성이 높다. 6자회담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5일 “북한이 지난달 6자 수석대표회의에 이어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북·미 회동에서도 ‘남북 동시 사찰’을 주장하며 미측이 제시한 검증 이행계획서 초안에 대해 합의하지 않고 있다.”며 “6자 수석대표 회의에서의 합의사항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6자 수석대표들은 지난달 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한 검증체제를 수립하기로 합의’했으며,‘검증체제는 6자의 전문가들로 구성’된다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북측이 제출한 핵 신고서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검증한다는 표현은 북측의 ‘남북 동시 사찰’ 주장을 반영한 것”이라며 “북측이 남측에 대한 사찰도 요구함에 따라 검증 주체도 북한을 포함한 6자 전문가들로 명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는 누구나 보기에 북한의 핵 신고서 검증에 국한되는 것”이라며 “핵실험을 한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원자력의 평화적 사용 모범국으로 확인받은 우리측을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11일은 데드라인이 아니라 최소한의 소요 기간이므로 그 때까지 핵 검증체제가 합의되지 않으면 미 행정부가 테러지원국 해제를 의회에 통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북한은 테러지원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오늘 한·미정상회담] 부시, DJ·盧와 대립 MB와 우의

    [오늘 한·미정상회담] 부시, DJ·盧와 대립 MB와 우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번째다.2002년 2월 처음 방문해 김대중(얼굴 왼쪽)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고,2005년 11월 방한해 노무현(오른쪽) 대통령과 회담했다. 이번 방한이 사실상 임기 중 마지막이고 보면 부시 대통령은 8년의 재임 기간 세차례 방한해 세 명의 한국 대통령과 회담하는 셈이 된다. 지난 6년에 걸쳐 3년 간격으로 이뤄진 부시 대통령의 방한은 한·미 관계와 한반도 주변 정세의 굴곡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지난 두 정권에서의 방한은 북핵 및 한·미 안보동맹의 변화와 맞물려 양국 모두에 적지 않은 긴장과 부담을 안겨 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국의 민주화 세력과 미국 우익을 대변하는 보수정권의 낯선 만남이라는 점에서 이질감이 적지 않았고, 한·미 양측은 현안에 앞서 정권간의 이런 심적 거리를 좁히는데 진력해야 했다. ●DJ·부시 ‘악의 축´ 발언 양국 급랭 2002년 2월 이뤄진 부시 대통령의 첫 방한은 앞서 그가 연두회견에서 북한을 겨냥해 한 ‘악의 축’ 발언으로 한반도 전체가 급속히 얼어 붙는 상황에서 이뤄졌다.2박3일의 방한 일정을 끝내고 부시 대통령이 떠난 뒤 김 대통령은 “유난히 힘들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을 만큼 심적 부담이 컸다.“북한과 전쟁할 의사가 없다.”는 말로 한반도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등 나름대로 한국 정부의 우려를 달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선(先)변화를 요구하는 기조를 유지했다. 그리고 그 이후 한반도는 좀처럼 해빙의 계기를 잡지 못한 채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국면으로 치달았다. ●盧·부시 두 정상 심적 거리감 실감 2005년 11월 방한에서는 주한미군의 지위변화, 이라크 자이툰부대 파병 연장 문제로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특히 주한미군을 유사시 역외지역에 파병하는 전략적 유연성 문제가 회담의 긴장도를 높였다. 회담은 그러나 의외의 성과를 냈다. 북핵 해결을 전제로 6자 회담을 역내 다자안보협의체로 전환하고,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길을 열어 놓았다. 방한을 마치고 돌아간 부시 대통령이 다음 달 노 대통령에게 방한 기간의 환대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친필서한을 보내 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이례적인 서한은 그만큼 한·미 관계와 두 정상간 심적 거리를 반증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권교체와 함께 등장한 이명박 대통령을 찾는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이런 점에서 앞서 두 차례의 방한과는 차이가 있다. 보수정권의 가치와 기독교 신앙에 뿌리를 둔 인생철학의 공유는 두 정상의 발걸음을 비교적 가볍게 하고 있다. 다만 한·미 동맹 미래비전 채택을 다음으로 미룬 데서 보듯 임기말 대통령의 방한이라는 외교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상간 거리는 크게 좁혀졌으나, 주고 받는 웃음만큼 회담의 실질적 성과까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오늘 한·미정상회담] ‘미래지향적 한·미동맹’ 큰 틀 담는다

    [오늘 한·미정상회담] ‘미래지향적 한·미동맹’ 큰 틀 담는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만남은 4개월 새 이번이 3번째다. 한달 만의 만남인데도 두 정상은 나눌 이야기가 많다. 두 정상은 6일 오전 1시간가량 청와대에서 확대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는 미국 측에서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 조슈아 볼튼 대통령 비서실장, 제임스 제프리 NSC 부보좌관, 케빈 설리번 홍보보좌관, 도나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데니스 와일더 NSC 선임보좌관이 배석한다. 우리 측에서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이태식 주미 대사, 정정길 대통령 실장,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박병원 경제수석, 이동관 대변인, 김숙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배석할 예정이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합의사항을 가지고 청와대 내 녹지원에서 공동선언을 발표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6일 발표하는 공동선언문에는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인 발전 방향에 대해 큰 틀에서의 합의 사항이 담길 전망이다. 당초 밝힐 예정이었던 ‘한·미동맹 미래비전’은 아직 협의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관계로 내년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 발표하기로 했다. 공동선언문에는 6자회담과 북한의 비핵화 3단계 진입을 위한 한·미간 공조방안과 함께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의 해결을 위한 협력방안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를 통해 ‘통미봉남’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G8 정상회담에 이어 ‘포스트 2012’ 기후변화 체제에서의 협력방안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위한 협력방안 등 범세계적 문제에 대해서도 합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미국측이 정상회담에서 한국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요청할 듯한 언급을 한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의 입장은 긍정적이지 않다. 공동성명에 이 문제를 적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밖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비준, 한국인 비자면제프로그램 조기 완결, 한국 대학생 취업연수 프로그램(WEST) 추진, 항공우주분야 협력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공동 선언문에 담기지는 않겠지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따른 주한미군의 지위 변경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 대해서도 양 정상은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한편 청와대는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청와대는 이날 청와대 앞길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거는 등 환영 무드를 고조시키는 한편 주변 경호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부시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반미 촛불 집회와 맞불집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돌발 상황에 대비해 경호처와 민정수석실도 비상근무 체제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4월 방미 때 부시 대통령 내외로부터 기대 이상의 환대를 받았다는 점을 감안해 답례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사설] 한·미정상, 미래의 큰 그림 다시 그릴 때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늘 정상회담을 한다. 이 대통령의 취임 이후 세 번째 갖는 회동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 또한 작지 않다. 우리 역시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에 걸맞은 결과가 나오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늬만 정상회담이 아닌 실질적 회담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양측이 각별히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무엇보다 미국측이 성의를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본다. 지난 4월 정상회담 때 합의한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의 연장선에서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동맹국에 대한 예우차원에서도 그렇다. 두 나라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에 대한 큰 틀의 원칙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양측이 조율한 결과로 여겨지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지금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를 비롯해 북한의 비핵화 3단계 진입을 위한 공조, 한국인의 미국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 등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다. 여기에 독도 사태와 금강산 여성관광객 피살사건도 짚고 넘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다. 이처럼 의제가 많다 보니 자칫 소리만 요란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그럼에도 미국은 자기네 국익을 먼저 챙긴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은 “우리는 한국인들이 아프간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 한국군 파병을 공식 요청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돕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군 파병은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라크 파병 문제도 있는 터라 신중할 필요는 있다. 따라서 동맹국에 대한 미측의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 부시 대통령의 결단을 지켜 보아야 할 이유다.
  • 아프간 재파병 요청할 듯

    아프간 재파병 요청할 듯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동맹 발전 방향의 틀과 원칙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미국 캠프데이비드 회담,7월 일본 도야코 G8(선진8개국) 정상회의에 이어 이 대통령 취임 후 세번째인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SMA)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 양국간 현안을 집중 논의한다. 특히 한·일간 현안인 독도 사태와 남북간 경색을 초래한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 아울러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전날 서울로 향하는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 한국군은 정말로 다른 지역에서 자유를 지킬 수 있는 세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 정상회담에서 아프간 재파병을 요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청와대는 부시 대통령이 재파병 문제를 거론할 경우 의료지원이나 민간차원 지원을 확대하는 수준에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미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군이 철수한 이상 미국이 재파병을 요청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비공식으로 요청하더라도 이라크 파병은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하며, 아프간에 대해서도 경찰 훈련요원 파견을 검토 중인 만큼 수용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에는 ‘한·미 동맹 미래비전’의 원칙 외에 대학생 인턴취업(WEST) 프로그램·비자면제프로그램(VWP) 등 양국간 동맹·교류 강화를 위한 실질적 합의가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될 WEST(Work,English Study,and Travel) 프로그램은 매년 최대 5000명의 대학생들이 18개월간 미국에 머물면서 어학연수를 하고 인턴으로 취업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양국간 인적 교류 활성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WEST 프로그램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한국에 처음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내년 실시가 목표”라고 말했다. WEST 프로그램이 시행되면 대학생 및 졸업 직후 취업 예정자들이 미국에서 5개월간 자비로 어학연수를 한 뒤 12개월간 인턴취업을 하고 한달간 관광을 할 수 있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5일 저녁 부인 로라 부시 여사와 동생 마빈 부시, 딸 바버라 부시 등 가족과 함께 서울공항을 통해 1박2일 일정으로 입국했다. 진경호 김미경기자 jade@seoul.co.kr
  • 靑 경호대·美SS팀 ‘합동작전’

    5일 방한하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 대한 경호가 사상 최대 규모로 펼쳐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부시 대통령 방한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최대 외빈행사인 만큼 부시 대통령측 미 비밀검찰국(SS)과 함께 경호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경호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다자정상회의가 아닌 단일정상회담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경호 대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달 중순 경호처와 경호부대 소속 군 병력, 경찰 등으로 부시 대통령 전담 경호대를 발족한 데 이어 부시 대통령의 예상 숙소와 이동 경로 등을 중심으로 테러 가능성에 대비한 검문검색 활동을 벌여왔다. 경호처는 부시 대통령이 방한한 뒤에는 부시 대통령 가족에게 제공되는 모든 음식에 대해 안전도를 점검하는 검식활동도 벌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부시 대통령의 동생 마빈 부시와 딸 바버라 부시 등 가족에 대한 경호는 미 SS경호팀이 전담하고, 경호처가 부분적으로 협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경호처 중심의 경호와 별개로 경찰은 5∼6일 예상되는 반미시위에 대비, 숙소 및 이동 경로 경비에 7000여명, 시위 대응에 1만 6000여명 등 2만 3000명의 경찰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부시 대통령의 숙소는 철저히 보안에 부쳐진 가운데 서울 도심의 한 호텔이 거명되고 있으나 용산 주한미군 기지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 내외는 부시 대통령 가족에게 줄 선물로 자개무늬 디지털액자와 십장생 문양 자수의 책 커버, 전통문양 보석함 등을 준비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사설] 부시 방한 반미시위 구실돼선 안 된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내일 방한한다.6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기 위해서다. 두 정상간의 회담은 이번이 세번째다. 부시 대통령이 독도문제에 있어 한국영토임을 확인토록 해준 만큼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하겠다. 그러나 갈 길은 아직도 멀다. 당장 주한미군의 방위비분담 조정이 중요 의제가 될 듯하다. 우리로선 최대한 협상력을 발휘해 미측의 요구를 낮춰야 한다. 이밖에 평택미군기지 이전비용 추가 부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비준 등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외교에 있어서는 국익을 가장 우선시한다.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회담을 소홀히 준비해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이 어제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한 것은 잘한 일이다. 모레 회담 당일까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우선 올해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선정한 뒤 집중할 필요가 있다.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국제회의 등에서 한·미 정상이 더 만날 기회는 있다. 하지만 11월부턴 미국 대선이 본격화돼 부시 대통령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회담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부시 방한 반대 시위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주도로 그제 열린 밤샘 촛불시위에서는 13명이 연행됐다.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시위대와 경찰간에 큰 충돌이 없어 다행이었다. 부시 대통령이 방한하는 5일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이 각각 대규모 집회를 갖는다고 하니 걱정이다. 여기에 종교단체까지 가세할 예정이라고 한다. 자칫 보혁(保革)간 충돌도 예상된다. 또 반미시위가 확산될 경우 정상회담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 진정 나라를 위한다면 시위를 자제하기 바란다.
  • [박재규 통일산책]남북대화의 복원이 필요하다

    [박재규 통일산책]남북대화의 복원이 필요하다

    남북관계는 더욱 냉각되어 가고 있는 데 반하여 북·미관계는 핵신고서 검증체제, 의무이행 감시체제 등의 구성에 합의하는 등 진전을 보이고 있다. 북한과 미국이 북핵진전을 이끌고 6자회담은 이를 추인하는 행태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북·미간의 상호조율된 조치들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북한은 핵신고서 제출과 함께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하였으며, 미국은 대북 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와 함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의회에 통보하였다. 오는 11일 부시행정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예정이다. 향후 1주일이 동시행동의 원칙에 토대를 둔 북·미간 상호 조율된 조치 이행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이후 북한의 신고내역 중에서 북한의 진정한 해결노력 여하에 따라 테러지원국 해제를 예정보다 지연시킬 수도 있음을 내비췄다. 핵 검증체계에 대한 미국정부의 신중하면서도 단호한 입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 또한 미국의 구체적 검증 조치 요구 등을 감안하여 주한미군의 핵 검증을 비롯한 남북한의 동시 검증을 주장한다. 남측이 이미 1990년대 비핵화를 선언하였고, 매년 IAEA를 통하여 검증을 받고 있는 사실을 잘 아는 북한이 동시 검증을 요구한 것은 협상전략의 일환이다. 북한이 탈(脫)테러지원국이 된다면 미국의 수출관리법을 비롯한 여러 관련법의 적용으로 그동안 전략물자 수출금지를 비롯한 무역 및 원조에 대한 각종 제한과 국제금융기구 가입 제한 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정상국가로서 국제사회의 혜택을 받기에는 테러지원국 해제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유엔 차원의 제재를 비롯하여 양자·다자차원의 제재들이 곳곳에 상존해 있다. 공산국가 및 인권탄압국 등에 적용되는 미국 국내법상의 규제들도 현존하고 있다. 테러지원국 해제가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에 필수적인 필요조건은 되지만 충분조건은 아닌 것이다. 한반도에 냉전구조가 해체되고, 이어 평화제제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균형적 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냉전해체 과정에서의 한 축이었던 북·미관계는 ‘동시행동의 원칙’에 의해 하나씩 진전되는 듯하다. 그러나 다른 한 축인 남북관계는 상호 비난과 함께 국제사회에서 다시금 냉전시대의 대결구도로 회귀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 개원 연설을 통해 남북간 전면적인 대화 재개를 제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망 사건이란 돌발변수로 남북관계는 꼬일 대로 꼬여만 가고 있다.6·15와 10·4 선언 이행문제 논의를 포함한 대통령의 대북대화 제의에 대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국 성명의 ‘10·4 선언’ 삭제 파문으로 진정성에 의문을 가지는 듯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전 정부와의 지나친 차별화와 북한 길들이기 식의 대북접근이 문제를 야기시킨 근원임을 지적한다. 남북관계 개선과 진전을 위해서는 ‘대화의 틀’이 마련되어야 한다. 상생·공영의 대북정책도 ‘대화의 틀’이 있어야만 추진·달성될 수 있다.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북한 길들이기는 자극과 오해만 유발할 뿐이다. 대화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유지 없이 북한 길들이기는 성공하지 못했음을 역사적 경험이 보여주고 있다. 냉전시기 중국과 소련도 북한 길들이기에 성공하지 못했다. 탈냉전시기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도 정권 초기에 북한 길들이기를 시작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북한과 미국은 지속적인 대화와 상호 조율된 조치를 이행했을 때만이 진전으로 나아갔다. 남북간 상생·공영을 위한 남북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기대한다. 대북테러지원국 해제 이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균형적·병행적 발전만이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현실화할 수 있다. 박재규 경남대 총장·전 통일부 장관
  • 비핵화 3단계·독도 논의 불가피

    비핵화 3단계·독도 논의 불가피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6일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대북문제, 북핵 6자회담 등 양국간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5개월 만에 세 번째다. 한·미 정상이 이처럼 짧은 기간에 세 번이나 만난 적은 거의 없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미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대화가 잘 통하는 사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져 생산적인 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쇠고기 파동’으로 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 데다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이번 회담은 큰 틀에서 양국 간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지난 4월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부시 대통령 방한 때 발표하기로 한 ‘한·미동맹 미래비전’은 다음 회담으로 미루고 대신 ‘공동 성명’을 내기로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미래비전은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비전이기 때문에 신중한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한·미 동맹의 큰 방향에 대해서 공동성명으로 언급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의제로 예상돼 온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과 주한미군의 지위변경 문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진 차원의 회의가 연말까지 계속되므로 정상회담 의제는 아니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만 “변화하고 있는 안보환경에 적응하고 미래 안보수요에 맞도록 동맹을 강화하는 미래지향적 발전 방안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회담에서는 큰 틀의 합의만 하고 구체적 내용은 내년 새로운 미 행정부가 들어선 뒤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북핵 6자 회담과 대북정책 등 동북아 정세에 대한 의견교환도 이뤄진다. 양 정상은 6자회담의 성과를 평가하고 비핵화 3단계 진입을 위한 양국 공조방안도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7월11일 이 대통령이 국회 개원연설에서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것과 관련,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금강산 관광객 사망사건의 해결을 위한 협력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청와대측은 대북문제에서 한·미 간의 공조를 강화하고 ‘통미봉남’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독도 문제 역시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공식 의제는 아니지만 부시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 지명위원회의 독도 오기가 신속하게 수정된 것에 대해 이 대통령과의 환담 도중에라도 자연스럽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범세계적 문제와 관련해서는 도야코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포스트 2012’ 기후변화대책의 일환으로 저탄소 청정에너지 관련 한·미간 협력방안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비준과 비자면제 프로그램의 조기 완결 방안을 위한 협력과 함께 한국 대학생의 미국 내 취업, 연수 프로그램(WEST)의 도입 추진, 항공우주분야 협력 방안도 의제에 포함된다. 한편 부시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와 함께 장녀 바버라, 막내동생 마빈 부시 내외가 동행한다. 로라 여사는 김윤옥 여사와 별도 환담을 갖고 국립민속박물관을 함께 관람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특파원 칼럼] 知韓派를 키우자/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知韓派를 키우자/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미국발’ 독도 사태를 계기로 국내에서는 독도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 같다. 외교부나 총리실에 독도문제를 전담하는 상설 전담 부서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재외공관 별로 잘못된 표기를 바로잡고 모니터링하는 작업의 필요성, 수집·파악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작업까지 요구도 다양하다.‘인기 없는’ 독도 전문가의 양성과 지원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들린다. 이런 직접적인 해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지한파’를 조용히, 지속적으로 키워나가는 노력이다. 비단 독도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각종 국제적인 현안에서 우리의 주장을, 설득을 펴나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때문이다. 언론들이 지적한 것 가운데 하나가 일본의 로비력이다. 얼마나 깊숙하게 ‘친일’,‘지일’ 인맥을 구축했는지 구체적으로 실체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미 의회도서관의 독도 주제어 변경 움직임도 ‘지일’ 인맥에 의해 촉발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과 일본 등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정부와 관련 단체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각국에 자국 알리기 활동을 해오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대학생들의 정기적인 교류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 관리해오고 있다. 60년 가까이 우리 대학생과 학자들을 지원하여 한국에 든든한 ‘지미파’ 인맥을 구축한 미국의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반대의 경우도 가능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도 유사한 프로그램이 없지는 않지만 보다 활성화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한파’ 인맥 넓히기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해 시작도 하기 전부터 주춤거릴 필요는 없다. 이미 뿌려져 있는 잠재적인 ‘지한´ 인맥을 키워나가는 한편 정부와 학계·민간 차원에서 인적 교류를 늘리고 정보 교환을 활성화하고 지원하는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한국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우리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작은 노력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외교관들도 해외 현지 네트워크 구축·관리가 주요 업무의 하나가 돼야 한다. 이렇게 구축된 네트워크는 개인 차원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확대·관리해야 한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고 있는 것도 ‘지한파’를 키워나갈 수 있는 좋은 토대가 된다. 미국의 경우 풀브라이트 프로그램 참여자들과 평화봉사단원들은 주요한 지한파 잠재 인맥이다. 올해 처음 실시한 한·미 양국 대학생 교류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과 학자들, 한국 관련 연구를 하는 외국인 학자들도 우리의 중요한 인적 자산이다. 미국에 있으면서 놀란 것은 예상 밖으로 한국과 관련된 미국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워싱턴이라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한국전쟁 참전군인 가족이나 주한미군 복무자를 종종 만난다. 역사적으로 아픈 상처인 한국전이 당사자를 너머 후세들에게도 한국과의 연결 고리가 되고 있다. 직접 확인한 발전된 한국의 모습은 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경험으로 남는다. 지한파를 지속적으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일관된 정책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예산은 시급성이 떨어지고 당장의 성과가 도출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삭감하거나 아예 없애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기업들도 지한파 인맥을 구축하는 데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지한파를 키우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늦었다고 생각되는 지금, 시작해야 한다. 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kmkim@seoul.co.kr
  • [美 독도 표기 복원] 한·미관계 전화위복?긴장요인?

    [美 독도 표기 복원] 한·미관계 전화위복?긴장요인?

    미국의 독도 표기 원상복귀는 한·미 관계의 전화위복이 될까, 긴장요인이 될까. 지난주 미국 지명위원회(BGN)에 의해 ‘미지정 지역’으로 변경됐던 독도의 영유권 표기가 일주일 만인 30일 오후(현지시간) ‘한국’(South Korea)과 ‘공해’(Oceans)로 원상회복되면서 껄끄러워졌던 한·미 관계가 한시름을 덜게 됐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라 독도 표기가 전격적으로 원상복귀됨에 따라 일단 오는 6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개방 파동 이후 한·일간 독도 영유권 문제에 미국이 개입하는 인상을 심어주면서 공동 이익의 확대를 모색하는 ‘전략적 동맹 관계’ 발전을 추진하자던 지난 4월 정상간 합의가 무색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미 동맹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맹관계 재정립 필요” 목소리 높아 일본이 중학교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면서 촉발된 독도 문제가 미국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한국령 표기 변경으로 이어지면서 한·일간 갈등이 한·미간 갈등으로 옮겨갔다.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미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우리측은 미측에 원상복귀를 끊임없이 요구, 결국 부시 대통령이 나서 사태를 수습하기에 이르렀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측이 영토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국제적 불문율을 깬 것이기 때문에 서둘러 조치한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측의 반미 감정 유발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측이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했다는 관측도 제기돼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오히려 독도 문제가 긴장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겉으로는 독도 문제 해결로 한·미 관계가 전화위복이 됐다고 하면서 우리측에 이를 앞세워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다.”며 “쇠고기 파동과 독도 파동이 서로에게 적지 않은 상처를 준 것은 틀림 없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 지위변경 등 美 입김 세질듯 이번 정상회담에서 독도 표기 문제가 주요 의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도 정상간 첨예한 현안에 대한 협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측이 밝힌 정상회담 주요 논의 사항인 주한미군 지위 변경 및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지원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 등에도 미측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될 소지가 높다. 특히 주한미군 지위 변경 문제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및 주한미군 규모 유지 등에 따른 방위비 추가 부담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 당국자는 “방위비 분담은 협상이 별도로 진행되고 있어 정상회담에서 깊이있게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주한미군 규모 유지 등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평화 구축 동참 문제는 곧 파병 연장 및 추가 파병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안 실리적 협상 통해 전략적 접근을” 한·미 관계 복원이나 한·미 동맹 강화라는 구호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양국간 현안에 대한 실리적 협상을 통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기정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한·미간 방위비 분담이나 무기 구매,MD,PSI 등은 철저한 실리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한·미 관계 강화가 결과론적으로 도출돼야 하지만 과정에서 전략적 구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독도 표기 복원] ‘표기 복원’에 대가 오갔나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오는 6일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주한미군의 지위변경,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정착을 위한 지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의회 비준동의 문제 등을 중점 논의한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30일(현지시간) 부시 대통령의 한국, 태국, 중국 순방에 따른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양국 관심사가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와일더 선임보좌관의 기자회견은 미국 지명위원회(BGN)가 부시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독도 표기를 ‘주권 미지정지역’에서 ‘공해의 한국령’으로 원상회복시키는 조치를 취한 직후에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정착을 위한 지원에 있어 한국이 파병하는 문제를 포함하여 상당한 사전조율이 이루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와일더 보좌관은 이날 “한·미 정상은 그동안 이뤄진 (양국관계의) 인상적인 발전과 주한미군의 (지위) 변경문제는 물론 한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세계 다른 지역의 평화구축을 하는 일에 미국과 동참하는 문제 등 21세기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시장 개방을 강력하게 지지해준 데 사의를 표시할 것이라고 와일더 보좌관은 덧붙였다. kmkim@seoul.co.kr
  • [씨줄날줄] 제2의 애치슨 라인/김인철 논설위원

    1950년 1월12일 당시 딘 G 애치슨 미 국무장관이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깜짝 연설을 했다. 소련과 중국의 세력 확장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태평양 방어선은 “알래스카 알류샨열도에서 일본-오키나와를 거쳐 필리핀으로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이 결과 남한은 ‘애치슨 라인’으로 불리는, 미 방위선에서 제외됐다. 그 6개월 전인 1949년 6월30일 주한미군이 철수한 데 이어 나온 조치였다. 그리고 5개월여 뒤인 6월25일 한국전이 발발했다. 북한이 소련과 중국의 협조 아래 남침했음을 보여주는 사료들이 속속 발굴되고 있지만, 애치슨 라인은 남한이 위기에 처하더라도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것이란 오판을 낳기에 충분했다. 미국이 김일성에게 남침을 감행토록 빌미를 주었다는 주장이 지금도 제기되는 이유다. 한국전 당시 종군기자로 활약했던 존 리치 전 미 NBC 방송 부사장은 지난 25일 정전 55주년을 맞아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가진 강연에서 “애치슨 라인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은 커다란 실수(Great Mistake)였다.”고 회고했다. 미 정부는 자국의 지명위원회(BGN)가 최근 한국령 독도를 ‘주권 미지정’으로 변경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원상회복 조치를 요구하자 지록위마(指鹿爲馬)식의 강변을 늘어놓고 있다. 곤살로 갈레고스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 정부의 입장과 관련이 없으며, 미 정부의 입장은 변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 역시 “전문가들이 정치적 고려 없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수십년간 사용해온 한국령 표기를 주권 미지정으로, 리앙크루 바위섬의 변형된 표현의 순서를 다케시마-독도로 바꿔놓고서 ‘미국은 중립’이라고 주장하는 미국인들에게 한국민들은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무지렁이로 보이는 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눈 길 어지러이 가지마라/오늘 내가 지난 발자국 훗날 뒷사람의 길이 될지니” 조선 후기의 선비 이양연이 남긴 야설(野雪)이 새삼스럽게 기억나는 아침이다. 오늘의 갈지(之)자 행보가 일본의 독도 야욕을 부추기는 ‘제2의 애치슨 라인’이 되었다는 오점을 남기지 않도록 미국의 현명한 조치를 당부한다. 김인철 논설위원 ickim@seoul.co.kr
  • 삼각산도 타고 노래도 뽐내고

    강북구 우이동 일대에서 ‘삼각산 국제산악문화제’가 열린다. 30일 강북구에 따르면 산악문화제는 다음달 30일부터 이틀동안 삼각산 아래 그린파크호텔 주변에서 구청과 서울시산악연맹 공동 주최로 펼쳐진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주한미군, 산을 좋아하는 외국인 등도 참가해 나름대로 국제적 면모를 갖췄다. 산악문화제는 국가지정 명승 10호인 삼각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를 널리 알리고, 자연생태보존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연례행사다. 30일 오후로 예정된 전야제에는 그린파크 백운각에서 ‘삼각산의 밤’을 주제로 요들송 공연, 어린이합창단 공연, 강북구민 노래자랑 등이 펼쳐진다. 노래자랑은 MC 허참의 진행으로 가수 남진, 현숙 등이 출연한다. 예선을 거친 주민 15명도 노래방에서 익힌 솜씨를 뽐낸다. 특히 이날 밤 백운각 옆 솔밭공원이 가족 캠핑장으로 개방된다.100년 이상의 소나무 사이에서 친한 사람들끼리 하룻밤을 텐트나 캠핑카에서 보낼 수 있는 기회다. 31일 오전 7시30분에는 본 행사인 국제등반대회가 열린다. 맑은 아침공기를 마시며 육모정고개∼영봉∼하루재∼능선∼영신 등 삼각산의 절경을 돌아보는 코스다. 남녀 개인과 가족 부문으로 나눠 개인은 9.1㎞, 가족은 7.6㎞의 능선을 타고 넘는다. 정해진 코스를 짧은 시간에 완주한 참가자에게는 부문별로 1·2·3위 순위를 가려 우승패와 상금을 준다. 등반대회는 자연보호운동을 겸해 열리기 때문에 출발전 지급받은 산 흙을 뿌리가 훼손된 나무 등에 뿌리고 돌아와야 한다. 참가자에는 식수와 함께 흙 2㎏이 든 배낭을 준다.가족캠핑과 등반대회는 행사 진행을 위해 사전에 인터넷 홈페이지(www.samgak.or.kr)를 통해 다음달 1일부터 22일 사이에 접수해야 한다. 참가비는 가족캠핑 1만원, 등반대회 개인 1만 5000원,3인 이상 2만원이다. 강북구 관계자는 “산악문화제는 1993년 산악마라톤대회에서 출발한 행사로 국내 산악인이나 주한미군 사이에서도 잘 알려진 행사”라고 소개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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