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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삼 민자최고위원 연설의 의미

    ◎「안정 바탕위의 개혁」 의지 표출/합당 당위성 설명,공감대 형성 역점/원칙론만 언급,구체정책 제시 미흡 민자당 김영삼최고위원의 26일 국회대표연설은 의도된 「미완성대표연설」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야당정치인에서 여당정치인으로 자리를 바꾼 뒤 처음 갖는 국회대표연설에서 YS(김최고위원)는 원고의 양과 비중의 대부분을 자신의 「정치적 변신」 해명,즉 합당 당위성 설명에 할애했다. 연설문의 뒷부분에서 주로 언급되고 있는 정책방향이나 의지 등은 그 자체로서 의미를 지녔다기 보다는 합당 당위성을 거증하기 위한 소품으로서의 성격이 보다 강하다. 말하자면 YS의 이날 대표연설은 민자당최고위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설명에 주력하면서 최고위원으로서의 생각과 역할은 여백으로 남겨둔 것으로 해석해야 할 듯싶다. 김최고위원의 이날 대표연설이 특별히 관심을 끌었던 것은 두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합당으로 여당 정치인으로 변신한 YS의 여권내 위상이 어떤 것인가를 대표연설에서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며 또하나는 민자당과 YS의 정책의지가 처음으로 공식화된다는 의미를 들 수 있다. 대표연설의 초점이 합당 당위성 설명에 모아짐으로 해서 이런 기대들은 상당부분 빗나간 셈이다. 정책노선과 관련해 김최고위원은 여러 군데서 개혁을 강조하고 있음이 눈에 뛴다. 『사회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비민주적 잔재들을 말끔히 씻어내면서 일련의 개혁조치들을 심도있게 부단히 실행해 나가겠다』고 다짐한 부분이라든지 국가보안법과 국가안전기획부법의 전향적 개정약속,남북군축협상 촉구,금융실명제의 차질없는 시행 및 세제개혁 추진 등이 이에 해당하는 부분들이다. 그러나 김최고위원은 동시에 노사관계를 언급하면서 사보다는 노의 인식전환을 우선해 촉구하고 있다. 교육문제와 관련해 『교육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바탕위에서 그 책임도 강조되도록 하겠다』는 부분과 『노사현장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노사 어느쪽을 막론하고 공권력을 엄정히 집행함으로써 노사관계가 법질서의 테두리안에서 규범화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점은 YS가 여당정치인으로의 인식을 대전환한 결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정책의지면에서 YS의 대표연설은 종전 여당대표의 연설원고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개혁을 강조한 만큼 같은 비중으로 안정을 언급하고 있고 초미의 관심사인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군축협상촉구외에는 전향적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비록 김최고위원과 민자당이 의도적으로 「미완성대표연설」을 내놓았다는 고려를 하더라도 이같은 전향적 정책의지 부재는 정책사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는 점과 더불어 대표연설에 알맹이가 없지 않느냐는 지적을 낳게하고 있다. YS는 여당의 최고위원으로서 국정전반을 총체적으로 짚고 넘어간 셈이다. 반면 개별 정책사안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 해서 아직 여권내에서 뚜렷한 위상이 결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구 여권이 적극적으로 김최고위원의 위상을 정해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YS 스스로도 위상의 조기정착에 급급해 하지 않은 복합요인에 의한 결과로 여겨진다. 연설문 작성위원들에 따르면 구 여야의원들이 고루 연설문작성에 참여한 탓도 있겠지만 청와대와의 수정작업은 한차례에 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와의 수정작업은 문구조정에 그쳤을 뿐 구체적인 정책사안에 대한 언급요구나 게재요구가 서로간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정책사안의 대표연설 언급은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아래서나 또는 연설자의 강력한 의지로 표명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연설의 알맹이라 할 수 있는 이같은 구체정책 사안에 관한 긴밀한 당정협조 또는 YS의 요구가 없었다는 점은 여권내 그의 위상에 관한 논의가 여전히 「진행중」임을 반증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민자당의 대표연설이 정책비전 제시보다 합당 당위성 설명에 비중이 두어지지 않았느냐 하는 점은 대표연설후의 YS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YS는 국회대표 연설이 끝난 후 『소신을 갖고 했다』고 밝히고 『여러 가지 말을 하는 사람이 있지만 합당이 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해 스스로 정계개편 해명에 초점을 맞췄음을 시사했다. 대표연설문 작성에 참여한 민정계의 최재욱의원도 『제일 앞부분에 합당에 대한 이유를설명했다』고 말하고 『창당정신인 민주ㆍ번영ㆍ통일순으로 풀어나갔다』고 밝혀 연설문의 구조가 합당 당위성 설명위주로 짜였음을 시인하고 있다. YS는 합당부분에 대해 『세계사의 조류속에서 우리에게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초미의 과제가 정국안정이며 정치안정을 통해서만 경제ㆍ사회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개혁과 혁신도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합당 당위성 설명은 사실은 지난 1월 청와대에서의 합당선언때부터 나왔고 국민들에게도 낯익은 단어의 배열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민자당이나 YS가 합당 당위성 설명에 주력한 것은 대국민 공감대 제고가 더 필요하다는 점과 함께 다음날 있을 김대중 평민당총재의 대표연설을 의식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특히 YS로서는 발빠르게 여당정치인으로서의 「지향하는 바」를 설명하기 보다는 지나간 과정을 좀더 분명히 해명해두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유리하게 가꿀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들을 감안할 때 이날의 대표연설로 여당정치인 YS의정책노선이나 여권내 위상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의 정치적 위상이나 정책의지 표시는 다음 대표연설로 미루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김최고위원 연설(요지) “각종 사회악에 강력대응… 법 질서 확립/토지공개념ㆍ실명제 등 차질없이 시행” 이제 세계는 새로워지고 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세계의 물결은 개혁과 개방과 화해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으며 그것은 한반도의 반쪽인 북한 사회에도 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세계사의 조류는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 달라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가 안정되어야 경제ㆍ사회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며 개혁과 혁신도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 구성원의 다수를 이루면서도 제각기 흩어져 힘을 분산시키고 있는 온건중도 민주세력의 대결집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지역분열에 따른 갈등,민주대 반민주라는 도식에서 비롯된 정치적 갈등을 과감히 해소하지 않는다면 경제ㆍ사회적 불안은 가속화되어 불행한 사태가 야기될 것이라는 깊은 우려를 금치 못했다. 나는 이같은 상황에서 정쟁과 대결의 정치를 극복하고 대화의 정치,동반의 정치를 위한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그것은 이제까지의 정치구도를 단순히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난날의 어둡고 파행적이었던 정치질서를 발전적으로 극복,청산하는 역사적 과업으로 이는 한국 정치의 질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일대 혁신인 것이다. 이번 민주자유당의 창당에 대한 평가는 가까이는 92년의 총선을 통해 나타날 것이며 길게는 후일의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의회민주주의 요체는 대화와 타협에 의해 얽히고 설킨 정치현안의 매듭을 풀어나가는 것이다. 오랫동안 야당에 몸담았던 경험에 비추어 결코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묵살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특히 평민당의 김대중총재와는 오랫동안 정치생활을 함께해온 동지로서 앞으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우리의 공동목표인 민주발전과 통일의 길을 열어나갈 것이다. 이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장기수와 시국관련 구속자 석방문제는 국민화합 차원에서 가능한 한 그 폭을넓혀 나가도록 하겠으며 이 시대의 아픔이었던 광주문제도 희생자의 명예가 회복되고 보상될 수 있도록 하겠다. 국가보안법과 안기부법은 시대상황에 맞게 전향적으로 고쳐 나갈 것이며 지방자치제도 차질없이 실시해 나가도록 하겠다. 또한 공무원사회의 자기혁신이야말로 국민과 정부사이의 신뢰를 이룩해주는 요체라는 점에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신분은 확고히 보장되도록 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도덕적 무질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사회공동체의 기반마저 흔들려가고 있다. 특히 집단방화는 국민에 대한 테러행위라는 점에서 강력한 대응이 요구된다. 앞으로 우리 모두가 도덕과 윤리의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며 국민이 마음놓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공권력을 정상화하고 법질서를 확립하도록 할 것이다. 교육현장의 권위주의와 획일주의를 개선하기 위해 학교운영을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운영하게 할 것이며 교사들이 학교운영에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번 회기내에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을 통과시켜스승으로서 존경과 충분한 대우를 받도록 하겠다. 앞으로는 기존정책의 문제점을 직시하여 이를 과감히 시정함으로써 경제의 자생력을 키우고 활력을 찾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나가도록 하겠다. 우리당은 경제정책의 기조를 성장과 안정의 조화에 두고 다음과 같은 시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첫째,물가안정 기반을 확립하고 경제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각종 제도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기 위한 토지공개념 관련시책이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할 것이며 92년까지 2백만호의 주택을 건설하여 주택가격의 안정과 국민주거환경의 획기적 개선을 도모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금융실명제도 차질없이 시행할 것이며 조세부담의 형평을 기하기 위한 세제개혁도 추진해 나갈 것이다. 둘째,경제력을 키우기 위해 기업인들의 투자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 셋째,산업평화의 정착이 경제난국의 극복의 관건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진통을 겪고 있는 노사관계를 하루속히 안정시켜 나가도록 하겠다. 넷째,낙후부문에 대한 지원확대로 형평증진과 균형발전을 도모하도록 하겠으며 이를위해 이번 임시국회에서 농어촌발전 특별조치법과 농어촌공사 설립및 농지관리기금 설치법을 제정토록 하겠다. 또한 지하철 건설확장 등 대도시의 교통난을 해소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생산ㆍ투자 등 민간의 경제활동 영역에 있어서는 정부의 규제와 간섭을 배제하여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도록 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하겠다. 세계의 탈이념화,탈냉전화 조류에 맞춰 남북간의 상호교류와 경제협력은 물론 군축협상도 본격화해야 하며 앞으로 수년내에 남북평화공존의 시대가 도래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오는 3월 소련을 다시 방문하는 길에 북방외교의 영역을 더욱 넓혀 통일외교로 이어지는 발판을 마련하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 “타협의 신정치”… 안정통치 기반구축/6공 2년… 치적과 과제

    ◎「5공 멍에」 벗고 비능률적 4당체제 타파/부단한 경제개혁ㆍ민생치안 확립 급선무 노태우대통령이 25일로 취임 2돌을 맞았다. 지난 2년간이 6공화국의 기반을 닦은 통치토대 구축단계였다면 남은 임기 3년은 본격적인 통치에 가속력을 붙여 나가는 집권결실단계라고 할 수 있다. 노대통령의 집권 1기에 해당하는 지난 2년의 치적은 한마디로 민주주의의 하부구조라 할 수 있는 정치제도분야에 있어 민주화를 구축한 것이다. 6공출범과 함께 오랜 권위주의 통치체제는 점차 붕괴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국민들의 욕구는 엄청난 폭발력으로 분출했다. 역사의 전환기에 흔히 나타나는 사회기강 해이현상이 두드러졌고 이 과정에서 공권력은 무력화되었다. 과격한 노사분규가 빈발했고 급기야는 자유민주주의체제 도전ㆍ전복세력까지 등장했다. 더욱이 4ㆍ26총선으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초래된 4당체제의 여소야대는 정쟁과 5공청산문제로 일관,전환기적 혼란상황을 더욱 부채질했다. 노대통령은 이같은 상황을 맞아 인내와 자제 그리고 대반전의 결단으로 정치위기를 극복했다. 한동안은 무능과 방치로 여겨질 만큼 혼란상황에 대처를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힘에 의존하는 강경 대응수단을 선택하지 않고 국민의 각성과 공감대가 이뤄지는 때를 기다렸다가 전격적으로 통치의 기반을 구축했던 것이다. 6공출범의 원죄처럼 노대통령 정부의 멍에가 되어왔던 5공청산문제를 작년 「12ㆍ15」 여야 대타협으로 매듭을 지었다. 또한 정치가 생산적이 되지 못하고 걸핏하면 교착상태에 빠지게했던 여소야대의 4당구조 정국을 타파하여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의 통합을 이룩해냄으로써 안정적인 통치를 위한 정치의 틀을 마련했다. 5공청산ㆍ3당통합을 통해 노대통령은 비로소 본격적인 집권구상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통치체제를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년은 또 6ㆍ29선언 실천의 연장선상에서 정치제도의 민주화는 물론 언론ㆍ인권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한 진전을 보였다. 6공정부의 최대 외교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북방정책도 헝가리 폴란드 유고슬라비아와의 수교,소련과 영사관계 수립,중국과의 교류,교역협력관계 구축 등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노대통령의 집권5년이 앞으로 역사에 어떻게 기록되고 평가되느냐는 지금부터 시작되는 남은 임기3년 동안에 무엇을 이룩하고 무엇을 남기느냐에 달려있다. 그런 의미에서 집권결실단계의 과제는 크게 보아 민주ㆍ번영ㆍ통일의 목표에 얼마나 근접하게 다가가느냐 하는 것이다. 각종 법령ㆍ제도의 민주화와 함께 정치운영,경제,사회 각분야에 실질적인 민주화를 어떻게 정착시켜 나가느냐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예를 들어 흑백논리에 의한 투쟁과 대결의 정치를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로 끌어 올리고 자유민주주의의 바탕이 되는 건강한 시민사회를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다. 번영을 위해서는 안정위의 개혁을 부단히 추구해야 한다. 또 지역간,계층간,세대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모든 정책수단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이미 노대통령은 경제정의 실현을 위해 토지공개념 확대,금융실명제의 단계적 실시,종합토지세제의 도입 등 경제적 개혁조치를 추진하고 있으나 과연 굴절없이 본래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주택 2백만호 건설,서해안개발사업,농어촌종합대책,고속전철건설 등 전국의 반나절권 교통망 구축,교육개혁 등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차질없이 이뤄질지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 통일의 기반조성도 공산국가의 개혁,개방과 자유화 추세로 주변 여건은 좋아졌지만 북한의 고집스런 폐쇄성 때문에 계속적인 남북 신뢰회복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대통령이 당장 해결해야할 당면과제도 결코 적지 않다. 3당통합으로 정치가 나라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특정지역의 고립화라는 문제를 안고 있으며 비록 민자당이라는 하나의 정당으로 모이긴 했지만 3정파가 얼마나 조화를 이뤄 결속될지도 불투명하다. 또 노사ㆍ이념간의 대립이나 갈등이 계속 내연하고 있고 경제의 하강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밖에 민생치안,교통난해소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노대통령은 집권 3년째를 맞아 우선은 당면 경제위기부터 풀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금년 6월까지는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지방의회선거를 어떻게 우리 민주주의의 한단계 도약의 계기로 만드느냐도 당면과제라 할 수 있다. 집권전반기의 노대통령이 「물대통령」으로 불리었다면 후반기의 노대통령은 확실히 국정을 장악,2천년대의 청사진을 실현할 수 있는 강력한 「불대통령」으로 불리기를 기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노대통령이 지금까지 진실로 때를 기다렸다면 그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된다. 여소야대의 족쇄도 풀어졌고 나아가야할 목표도 분명히 정해진 이상 과감한 실천력만 뒤따르면 남은 임기 3년은 성공적으로 수행될 것 같다.
  • 유민 한일합섬 구로공장 생산부 염색과/노태우대통령에 바란다

    ◎근로자 복지향상ㆍ사회악 조속 근절을 밝고 풍요로운 내일을 위해 3당합당의 어려운 결단을 내린데 대해 먼저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이제 여대야소로서 정치권이 어느정도 안정됐으니 국민의 복지,그 가운데서도 우리 근로자들의 안정된 생활과 복지향상을 위해 보다 많은 정책적인 배려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나기시작한 「경제위기」현상을 누구보다 먼저 몸으로 느끼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작업현장에서 맡은 일을 묵묵히 열심히 하려는 다짐들을 굳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각오를 하고 있는 대다수 근로자들은 올들어 부쩍 심화되고 있는 생활의 어려움으로 의기소침해 있는 실정이다. 날로 치솟는 집값ㆍ전세값과 피부로 느껴지는 물가상승은 우리들에게 절망감만 느끼게 할 뿐이다. 영동등 서울의 번화가에는 하룻밤에 몇십만원의 술값이 듣다는 술집 등이 즐비하지만 우리 근로자들은 몇십만원의 월급을 받기 위해 한달내내 작업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한켤레의 면장갑이 다 해져 못쓰게 됐을 때 다시 새것을 지급받는 것에 큰 기쁨을 느낄정도로 우리들의 꿈은 소박하다. 이를 위해서는 말뿐이 아닌 무주택근로자에 대한 주택공급이 최우선으로 보장돼야 하겠으며 어렵더라도 의무교육을 고등학교로까지 확대하는 용단을 내려야 하겠다. 무엇보다도 우리들이 열심히 일하는 뜻을 사회가 소중하게 인식해 주고 그래서 우리들도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도록 부탁하고 싶다. 지금 사회 전반에 만연된 사치ㆍ과소비ㆍ향락의 풍조와 일확천금을 노리는 부동산 투기행위는 우리 근로자들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사회악이기 때문에 반드시 근절시켜 주시기를 바란다. 또한 전국의 많은 작업현장에는 열악한 작업환경과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저임금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이 아직도 상당수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 이들도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고맙겠다.
  • 한승조 고려대 교수/노태우대통령에 바란다

    ◎정치안정등 실현 국민 여망 충족기대 노태우정권이 들어선지 2년,현정부의 활동과 치적을 전체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이다. 그러나 정부ㆍ여당이 내세웠던 공약이나 정책목표에 비추어 본다면 그동안 성취된 것이 너무나 적었다. 경제 및 물가안정,민생치안,주택난해소,산업평화와 사회질서,사회복지의 확충,지방자치,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접근,이런 당면문제를 젖혀둔 채 비생산적인 5공비리문제로 계속 물고 늘어지는 야권앞에 오금을 못펴고 끌려만 다니다 허송한 것이 지난 2년의 행적이었다. 그러나 이것을 현정부의 무능으로 돌리기에는 그동안의 상황ㆍ여건ㆍ노정부출범의 입지조건이 너무 불리했던 것이 사실이다. 첫째는 대통령선거의 결과가 보여준 36.6%라는 협소한 지지기반이 노정권의 기백을 처음부터 꺾어 놓았다. 둘째 여소야대의 정국아래 야권에 의하여 계속 시달림을 당해야 했다. 셋째 6공에 와서 기세가 등등해진 재야와 운동권의 공격과 질서파괴행위에 강력하게 대처할 처지도 못 되었다. 그러나 노정부가 출범 3년째를 맞이하면서 이러한 상황이 크게 변하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 첫째 현재 한국국민의 3분의2는 정치 경제 사회의 안정을 갈망하고 있다. 현정부가 중산층의 갈망을 충족시켜 줄수 있다면 정부와 여당의 지지기반은 확대될 수가 있다. 둘째 이번 3당통합은 정국을 안정시키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문제는 그 거대여당을 어떻게 강화ㆍ발전시키며 당원들의 이념적ㆍ행동적 통일을 성취하느냐 하는 것이 당운영 성패의 관건이 된다. 이해 관계로 뭉친 집단은 반드시 갈라지고 흩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재야운동권의 활동은 전반적으로 하강세로 들어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그중의 과격파의 행동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는 법과 질서를 유지할 수 있어야만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넷째 정부는 언론계의 동향에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건전한 언론을 보다 적극적으로 키워야 한다. 앞으로 노정부의 전망은 이런 문제의 성패에 좌우될 것이다.
  • 「비전 2000」에 담긴 노대통령의 90년대 국정 구도

    ◎남북한 평화 정착… 통일의 길 연다/부동산 투기 등 근절,골고루 잘사는 사회로/정치ㆍ경제ㆍ사회등 모든 분야서 민주화 가속/민주ㆍ문화주의 정책 결합,「인간다운 삶」 추구 정부는 늦어도 90년대 중반까지는 북한에서도 오늘날 소련,동구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과 같은 본질적인 개혁의 바람이 일어날 것이며 폐쇄와 고립의 문을 열고 우리가 제의하고 있는 공존과 협력의 길에 호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보처가 오는 25일의 노태우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22일 발간한 「비전2000,노태우 대통령의 국정구도」라는 제목의 소책자(55쪽)는 이같은 전망과 함께 『한마디로 90년대에는 우리 남쪽에서 금강산과 백두산으로 수학여행을 가고 북쪽에서 설악산과 한라산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상쾌한 일들이 자연스럽게 여겨질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 「비전 2000」 책자는 노대통령이 지향해 나갈 90년대 5대 과제로 ▲제도적 민주주의에서 실질적 민주주의로의 정착 ▲골고루 잘사는 사회건설 ▲민주화정책과 문화주의정책의 결합 ▲외교ㆍ안보체제 강화 ▲평화통일의 큰길 개척을 제시하면서 그 구체적인 실천방안 등을 열거하고 있다. 「비전 2000」은 특히 노대통령이 지난 2년간 강력한 민주화 정책을 추진,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정치제도 분야에서의 민주주의를 수립한데까지 끌고왔다고 지적한 뒤 앞으로의 임기 3년 동안 정치제도 분야에서는 물론 정치운영 분야에서의 민주주의,경제분야에서의 민주주의,사회분야에서의 민주주의를 포함하는 이른바 실질적 민주주의의 정착,포괄적인 민주화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음은 이 책자의 요지. ▷실질적 민주주의◁ 앞으로 실시될 지방의회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는 더욱 민주적으로 실시하며 관권선거니 타락선거니 하는 용어 자체가 사라지도록 할것이다. 직업 공무원제도를 확립하고 관료제도가 정치적 외풍을 타지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이다. 지방자치제가 중앙의 정당정치 가운데 흔히 있을수 있는 병폐가 지방에서 되풀이 되는데 이용되지 않도록 하겠다. ▷골고루 잘사는 사회건설◁ 부동산 투기를 막고 불로소득을 없애기 위해 토지공개념 관련법률과 종합토지세제를 차질없이 시행하고 금융실명제를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또 제2단계 세제개혁도 추진,조세부담의 형평을 기하고 늘어나는 복지 수요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것이다. 92년까지 주택 2백만호 건설 목표를 반드시 달성,10년 정도 직장생활을 한 사람이면 누구든지 쉽게 내집을 마련할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92년까지 16조원을 투입,농어촌 종합발전 대책을 추진,농어촌의 근본적인 구조개선을 이루고 살기좋은 농어촌으로 생활환경을 크게 개선할 것이다. 우리가 힘을 합해 안정기조 위에서 성장을 계속한다면 10년후인 2천년에는 수출2천억달러,국민소득 1만5천달러의 선진복지국가 수준에 반드시 도달할 것이다. ▷민주화 정책과 문화주의 정책 결합◁ 모든 국민이 문화를 골고루 나눠갖는 「문화의 향수권」과 누구나 그것을 자유롭게 창조하는 「문화의 참여권」을 뒷받침하기 위해 92년까지 문예진흥기금 3천억원을 조성한다. 앞으로는 「잘 살아보자」는 구호대신에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구호로 바뀌게 될 것이다.문화발전 10개년 계획을 강력히 추진,선진문화 복지국가를 건설할 것이다. ▷외교ㆍ안보체제 강화◁ 소련ㆍ중국과의 국교를 수립할 것이다. 국군을 중심으로한 국방체제를 다지고 한미 안보체제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잘 유지되도록 노력한다. 90년대는 주한미군 감축이 있을 것이나 한미 양국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우리 안보체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이 기간중에 한국군이 평시 작전권을 행사하게될 것이며 군사정전위 수석대표직을 우리 국군장성이 맡게 될 것이다. ▷평화통일의 큰길 개척◁ 남북한 사이에 인적ㆍ물적 교류와 협력이 활발해질 것이며 이것을 통해 상호 신뢰가 쌓임과 아울러 민족의 동질성이 회복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북한 간의 정치ㆍ군사회담이 깊이있게 진행되어 상호 군비통제와 불가침 협정체결 등을 포함한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중요한 조처들을 취할수 있게 될것이다. 여기서부터 민족의 평화적 재결합을 위한 즉 궁극적 통일을 위한 길이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 임대료 안정ㆍ투기억제방안 공청회 지상중계

    ◎다세대주택 건립 확대ㆍ대학기숙사 증설 시급/개인보유실태 전산화… 중개업 공영화 바람직/공공기관은 「국민주택」… 25평이상 민간자율로 ▷임대료등록 및 조정제도화 방안◁ ▲박응격한양대교수=임대료 문제는 개인이 택지나 주택 소유를 지양하는 방향으로 주택정책이 바뀌어야 해결될 수 있지 강제적인 행정조치를 통해서는 근본적인 치유가 어렵다. 단순한 법제정 보다는 다세대주택 건립을 확대하고 대학기숙사를 증설하는등 제반 보완정책이 뒤따라야 할것이다. ▲하성규중앙대교수=임대료 통제나 동결 등은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따라서 중산층이나 극빈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공정임대료도입제도가 필요하다. 외국의 경우 세입자들이 의무를 불이행하는 등의 하자만 없으면 계속 거주할 수 있다. ▲유재현한샘주거환경연구소장=우리의 임대주택시장은 비공식 임대가 95∼98%에 이르고 있긴 하지만 주택시장 상태를 고려할 때 정부정책이 규제의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그러나 전국을 대상으로 하기보다 문제가 되는 도시에만 한정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좋으며 처벌규정도 형사적 처벌이 아닌 재산상의 불이익을 준다거나 원상복귀를 명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덕승YMCA시민중계실장=긴급특별대책을 세우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이사철인 4월이 되면 대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임대료등록제가 서울 뿐 아니라 지방 대도시에도 적용돼야 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이와 같은 사항들도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철수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감사=등록제도는 행정수요가 많아 도입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조정제도는 규제ㆍ제재차원이 아니기 때문에 실시가 가능하다. 다만 등록ㆍ조정제도를 도입한다면 대상주택에 재산세 감면등 혜택을 주는 것이 이들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정병욱법무부법무심의검사=임대차보호법에 등록제 뿐아니라 정부의 공시제도,반환청구소송등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이같은 제도로 함께 병행되어야 국민의 호응은 물론 효력을 발휘할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단위별로 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에는 반대다. 현재 사법적인 조정위원회가 차지차가 조정법에 따라 법원에 설치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극 활용하면 될 것이다. ▲박인제변호사=임대료 안정을 위한 법률적인 제도 마련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하지만 과세표준외에는 통계가 없는 현실에서 곧바로 등록제등을 실시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주택의 위치나 크기,시설등에 대해 면밀히 분석한 결과,적정 고시가격을 마련한 뒤 시행해야 할 것이다. ▷가격안정ㆍ가수요 억제 위한 공급 체계◁ ▲권동수 주택은행부행장보=신규 주택은 무주택자에게 우선 분양돼야 한다. 이를 위해 개인의 주택보유 실태에 관한 전산화가 이루어져야 하나 무주택기간 등에 따른 점수제는 행정수요가 엄청나기 때문에 어렵다. 다만 청약예금에 이미 가입한 사람들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전체 공급량 50%만 무주택자에게 분양하고 나머지는 청약예금가입자에게 분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중수 국민경제제도연구원부원장=최근의 집값및 전ㆍ월세 폭등은 재산보유과세및 토지공개념의 의지가 후퇴한데서 비롯된다. 주택은 공공재이므로 주택시장을 공공시장과 민간시장으로 분리,정부는 공공시장을 통해 연령이 높고 가족수가 많은 무주택자에게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근로자주택기금을 설치,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강구해야 한다. ▲배병효 매일경제신문편집국장=공급확대ㆍ공급체계의 개선ㆍ유통시장의 단속 등 3가지만 잘하면 주택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이밖에 부동산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일원화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부당행위에 대한 단속이 강화돼야 할것이다. 부동산 중개업의 기능제고를 위해 중개업 공영화 방안도 검토해 봄직 하다. ▲심현영 현대산업개발사장=주택부 또는 주택청의 설립이 필요하다. 택지공급의 확대를 위해 국민주택 규모의 택지 구입시 양도소득세 등을 감면해주고 일정규모(18평 또는 25평)미만은 공공주택으로 정부가 무주택자에게 공급하고 그이상 규모는 민간부문에 맡기는게 좋을 것이다. ▲송윤호씨(목동아파트거주시민)=물량을 늘리는 것으로는 주택문제를 해결 못한다. 1가구2주택보유자에 대해 5천만원 내지 1억원정도 특별소비세를 물려야 한다. ▲이용희 경제기획원지역투자계획과장=국민주택규모의 공급체계는 공공기관이 맡고 그 나머지는 민간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 민간공급부문의 가격선도에 의한 국민주택의 가격상승을 막기 위해 대형 호화주택에는 중과세해야 한다. 국민주택규모 분양시 무주택자에 대한 점수제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택의 가수요를 억제하려면 보유과세를 강화해야 한다. ▲김경환 서강대교수=주택분양 방식을 고치는 것만으로 주택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잘못이다. 장기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길 밖에 없다. 주택시장의 정보유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각 시ㆍ군ㆍ구별로 주택정보센터를 설치,운영하는게 좋겠다.
  • 종토세,최고세율 선별 적용/당정 개정안/투기성 지역만 5%로

    ◎은행ㆍ호텔ㆍ병원은 2%… 별도 종합과세 정부와 민자당은 21일 현행 5%인 종합토지세 최고세율을 비투기성 토지와 병원ㆍ은행ㆍ호텔 등 서비스산업의 경우에는 2%로 인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방세법 개정안을 마련,이를 이번 임시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정부와 민자당은 이날 상오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강영훈국무총리와 박태준 민자당최고위원 대행을 비롯한 고위당정인사들이 참석한 당정회의를 갖고 지방세법 개정방향을 논의,골프장 등 고급위락시설ㆍ2백평이상의 개인보유택지ㆍ부재지주농지ㆍ기타 나대지 등 투기성 토지에 대해서는 현행 0.2∼5%의 종합토지세율을 적용하되 나머지 비투기성 토지에 대해서는 0.3∼2%로 세율을 인하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현행 10단계인 세율구조를 비투기성 토지에 대해서는 9단계로 조정,실제 부과세액이 낮아지도록 했다. 당정은 은행ㆍ호텔ㆍ병원ㆍ보험회사 등 3차 서비스산업에 대해서도 과다한 세금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세율을 0.2∼5%에서 0.3∼2%로 낮추고 별도 종합과세키로 했다. 민자당의 김용환정책위의장은 이날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개정된 현행 법안을 그대로 시행할 경우 과다토지보유자를 규제한다는 당초 입법취지에서 벗어나 1가구1주택을 소유한 서민층에게도 상당한 세부담 증가를 가져다 줄 수 있다』면서 『이같은 인식에 따라 보완책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윤 정책소위 위원은 『서비스산업등에 높은 세금을 부과했을 경우 그 궁극적 부담자는 일반 서민이 된다』면서 『특히 과세표준율 현실화ㆍ지가상승ㆍ토지누진세 등 3가지 현상이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면 걷잡을 수 없는 조세저항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당정이 종합토지세제를 보완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측에서 조순부총리와 김태호내무ㆍ이규성재무ㆍ권영각건설ㆍ박철언정무1장관,문희갑청와대경제수석 및 이연택행정수석비서관 등이,당측에서 박준병사무총장ㆍ김용환정책위의장ㆍ김동영총무와 이승윤ㆍ김동규의원 등이 참석했다.
  • 히로뽕 사범 연76%씩 폭발적 증가/형사정책연구원의 분석과 대책

    ◎수요 늘자 양산체제로… 폭력조직이 장악/90%가 주사기 사용,AIDS확산 우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1일 펴낸 히로뽕에 관한 종합연구보고서 「메스암페타민(히로뽕)사범의 실태와 대책」은 우리나라의 히로뽕문제를 「급성전염병이 전파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하면서 나름대로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보고서에서는 지난해 4월 현재 우리나라의 히로뽕 남용인구를 13만명으로 추산,현재와 같은 증가ㆍ확산추세를 방치한다면 오는 92년쯤이면 1백만명선에 육박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경고를 하고 있다. 이는 인구40명에 1명꼴로 멀지않아 바로 우리주변에도 히로뽕 중독자가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이 보고서는 특히 우리나라 히로뽕중독자들의 90%정도가 정맥주사를 쓰고있는 사실에 비추어 히로뽕남용집단이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의 「온상」이 될 것이라고도 지적하고 있다. 조사결과 우리나라 히로뽕사범은 90%정도가 2명이상의 집단을 이루어 1회용주사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습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수부장검사팀이 제시한 히로뽕문제의 전망과 대책을 간추려 본다. ▷전망◁ 마약ㆍ대마ㆍ향정신성의약품(히로뽕 등 )을 일컫는 마약류사범은 지난 80년부터 10년동안 연평균 20%정도 증가에 그쳤으나 유독 히로뽕사범은 연평균 76%의 높은 증가율을 보여 가히 「기하급수적」이라 할만하다. 히로뽕사범인 전체 마약류 사범가운데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80년에는 10.5%에 불과했지만 88년에는 86%에 이르렀다. 히로뽕은 이미 국내 전지역ㆍ전계층에 퍼져 있는데 우선 공급측면에서는 국내재고량이 계속 유통되고 제조규모의 거대화,폭력조직에 의한 공급독점,신종약물의 확산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부산지역에는 80년대초 일본수출용으로 제조된 뒤 8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와 일본이 동시에 단속을 강화하자 선적되지 못한 재고가 상당량 남아 있어 당국의 감시가 완화될 때마다 시중에 공급되고 있다. 히로뽕이 널리 확산되기 전만해도 영세제조업자들이 공급을 전담했으나 최근 수요가 많아지면서 대량생산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제조기술이 발달한데다 거물급원료공급자의 자본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종전까지는 유흥업소의 이권개입으로 자금을 조달하던 폭력조직이 유흥업소의 영업시간이 제한된데다 폭력사범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새로운 자금원을 물색,채산성이 확실하고 범행은폐가 순쉬운 히로뽕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해 곧 공급을 독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폭력조직과 일본의 폭력단,하와이의 한국계 히로뽕판매조직,미국 본토의 오토바이 갱단이 제휴할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마약시장은 이제까지 아편ㆍ대마ㆍ히로뽕 등에 국한됐었으나 90년대에는 미국에서 널리 복용되고 있는 코카인ㆍLSDㆍ헤로인 등이 보급될 소지가 많다. 우리나라는 아직 주사법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주사흔적을 없애고 환각속도를 높이기 위해 하와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흡연법과 일본ㆍ태국의 정제형 복용법도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대책◁ 약물남용의 근본원인을 이루는 문제들,즉 빈곤ㆍ실업ㆍ불평등ㆍ소외계층ㆍ향락산업의 팽창 등 부정적 요인이 다각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나아가 수사와 검거활동,예방교육과 치료,갱생지원과 국가간 협력 등이 하나의 연결고리를 이뤄야만 문제를 호전시킬 수 있다. 우선 공급억제 측면에서는 공항과 항만의 밀수입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제조기술자와 전과자의 명단을 파악,이들이 더이상 히로뽕에 손대지 않도록 특별관리를 해야 한다. 특히 제조기술자를 범죄의 유혹으로부터 보호하려면 취업ㆍ결혼ㆍ질병치료ㆍ자녀교육ㆍ주택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하며 이들을 위협하는 폭력조직에 대한 단속이 필요하다. 또 중독자의 사후관리에 중점을 둬 현재 여러곳에 분산 수용돼 있는 남용사범들을 한곳에 모아 치료와 교육을 병행하고 출소후의 보호관찰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이나 공무원들의 정기건강진단때 약물복용검사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회적으로는 학교교육ㆍ국민교육을 통해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마약중지동맹」같은 단체를 만들어 사회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 「평화 배당금」 싸고 미서 “용도 논쟁”

    ◎군축으로 남는 국방비 놓고 군침/보수파,「감세」 선호… “교육ㆍ주택 투자” 주장도/백악관선 “불가”… 시장들 “도시사업 보조” 요구 「평화 배당금」이 언제,얼마만큼 미국예산안에 계상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 수년간 미국정치를 시끄럽게 만들것 같다. 워싱턴의 국회의사당과 각지의 시청건물에서,그리고 로비단체와 상아탑에서는 소련과 동구의 급격한 변화가 미국의 국방비를 얼마나 감축시킬 것이며 이 「횡재」를 어디에 쓸것인가를 전망하느라고 벌써부터 열을 올리고 있다. 오직 백악관만이 이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평화배당금이 신기루와 같은 환상이며 잘못된 기대를 낳게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부시행정부의 국방예산안은 시대에 뒤진 것이 아닌가? 부시대통령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아먹지 못하는 귀머거리가 아닌가? 얼마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질문을 받고 부시는 『미국 국민들은 이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과 같은 격동기에 하룻밤 뒤에 무슨일이 일어날지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지난주의 뉴스는 평화배당금에 관한 예측을 한껏 부채질했다. 놀랍게도 소련이 부시의 유럽주둔군 감축제의를 받아들인 것이었다. 이에따라 앞으로 미국은 유럽주둔병력의 근 3분의1에 해당하는 8만명의 철수가 가능해졌다. 이 철군으로 절약될 예산은 연간 70억∼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부시대통령이 지난달 의회에 보낸 91회계연도 예산안에는 이같은 철군계획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 예산안에서 부시대통령은 국방비지출을 현 연도의 2천8백70억달러에서 내년에는 2천9백20억달러로,95년엔 3천50억달러로 늘려서 책정할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이 금액은 인플레를 감안할 경우 연2%씩의 비율로 축소 조정된 것이다. 부시행정부측 계산에 의하면 95회계연도의 국방비 3천50억달러는 인플레를 고려할때 현 연도에 비해 약4백50억달러가 줄어든 지출 규모다. 미의회에선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의원들까지도 부시대통령에 대해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 45년간 미국의 군사정책은 핵대학살을 초래할 수 있는 소련의 서구침공에 대응하는 방위에 그 기초를 두었다. 그러나 지금 소련의 위협은 감소일로에 있고 소련의 가상 침공루트에 위치한 동독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에선 공산주의가 붕괴되고 있어,이같은 군사정책은 시대착오적인 것이 돼버렸다. 때문에 미의회는 부시가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많은 군사비를 삭감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상원청문회에서 『다음 세기에 들어설때가지 펜터건 예산의 절반을 안전하게 삭감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증언한 전국방장관 로버트 맥나마라와 브루킹스연구소 안보문제 전문가 윌리엄 카우프만의 견해에 미의원들은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 「횡재」의 활용방안은 기본적으로 ▲감세 ▲재정적자 축소 ▲3조달러의 국가채무 상환개시등 3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감세를 선호하고 있다. 미국이 체제의 우월성을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이 낸 세금 덕분이었으므로 이제는 국민들에게 어느정도 보상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공화당 보수주의자들의 논리다. 이들은 냉전의 전리품이 정부로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보수주의 진영의 정책연구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은 최근 11가지 감세방안을 내놓았다. 사회정의를 위해 활동하는 로비스트들은 평화배당금의 용도로 교육ㆍ주택ㆍ마약퇴치ㆍ복지사업 등을 선정해놓고 있다. 의회의 회계감사기관인 GAO는 교량과 고속도로의 개수에서부터 항공교통 통제시스템의 현대화,노후핵무기 공장의 정화 및 현대화에 이르기까지 행정부가 외면할 수 없는 사업목록을 마련해 놓고 있다. 또 지난달 소집된 미전국시장회의는 이 돈을 도시사업 보조에 써야한다고 역설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돈을 감세나 지출에 충당하지 말고 연방예산 적자축소와 국가채무상환에 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게 할 경우 이자율이 떨어지고 국가저축이 늘어나며 투자와 생산성이 증대돼 결과적으로 모든 미국인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난달 실시된 뉴욕타임스­CBS뉴스 공동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미국인의 62%가 평화배당금은 마약ㆍ무주택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써야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21%는 적자 축소에,10%는 감세에 써야 한다고 각각 응답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실망하게 될지 모른다. 미국방예산의 많은 부분은 이미 향후 수년간 계속사업 등에 묶여 있다. 군사기지 폐쇄,무기계약중단,해외주둔군 재배치 등은 장기적으로 예산절감의 효과를 가져오지만 우선은 추가지출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역사는 평화배당금이 생각했던 것처럼 길게 남아돌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월남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1968년에서 월남전이 종전된 다음해인 1976년 사이에 미국방예산은 3천20억달러에서 1천9백50억달러로 줄어들었으나 곧 다시 늘어났었다.
  • 임시국회 여야 대표연설 어떤 내용 담을까

    ◎“새 정치질서 확립”… 당위성 부각 총력/정책비전 제시,생산적 국회상 역설 민자/합당 부당성ㆍ민생불안 등 집중 공박 평민/「여대야소」 첫 대결에 연설일정까지 신경전 정계개편후 처음 열리는 제148회 임시국회를 앞두고 민자ㆍ평민 양당은 대표연설을 통한 기선제압및 대국민 이미지제고 전략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오랜 야당생활 기간동안 숙명적인 라이벌로서 경쟁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던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과 김대중 평민당총재가 각각 여야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대표연설을 하게 돼 관심을 끌고 있다. 민자ㆍ평민 양당은 이번 대표연설이 정계개편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기준을 제공한다는 측면과 향후 여대야소 정국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대결장이란 점에서 연설문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민자당은 대표연설에서 여당의 강력한 정국주도 의지를 강조하는 한편 일련의 개혁입법및 민생문제 해결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생산적인 국회상을 부각시키려는 반면 평민당은 민생불안등 정치적 책임과 3당합당에 따른 개혁의지 퇴조를 주로공격,유일야당으로서 확고한 야당상을 정립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TV로 중계될 대표연설을 놓고 민자당은 각당이 하루씩 이틀간에 걸쳐 대표연설을 하자는 입장인 반면 평민당은 하루에 대표연설을 함께 하도록해 첨예한 대결모습을 부각시키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어 팽팽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민자당은 김최고위원의 대표연설에서 평민당의 집중포화가 예상되는 3당통합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하는 한편 거대여당이 내놓을 수 있는 정책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생산적인 국회모습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특히 김최고위원이 여당으로서 처음 대표연설에 나서는 만큼 평민당이 김최고위원의 야당총재시절 민주화개혁 주장을 들먹이며 3당통합의 부당성과 개혁의지 퇴조를 집중공격할 것에 대비한 논리적 반격도 준비중이다. 김최고위원은 대표연설에서 평민당의 공격을 맞받아 싸운다는 정면대응 방법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선의의 정책 경쟁을 강조함으로써 3당통합이 평민당의 주장처럼 「혁명적인 국민배신행위」가 아니라 「정치안정을 통한 끊임없는 전진」이란 역사성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민자당은 이번 대표연설에서 평민당과의 정치공방보다는 당면한 물가안정등 경제불안대책ㆍ방화사건 등 치안부재ㆍ주택난 및 교통난해소 등에 대한 집권여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거대여당의 독주를 우려하는 일부국민들의 부정적 시각을 불식시킬 수 있다는 관점에서 연설문을 작성하고 있다. 연설문에는 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ㆍ광주보상법 등 정치관련 법안과 교통대책 및 환경관련법안 등 민생관련문제들의 회기내 처리의지를 포함시켜 평민당측의 개혁의지퇴조 공격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김최고위원은 김용환정책의장ㆍ박희태대변인ㆍ강인섭 전민주당부총재ㆍ박관용ㆍ최재욱ㆍ서상목ㆍ윤재기의원 등 각 정파별로 구성된 연설문기초위원들과 3차례의 회의를 통해 3정파의 입장이 연설문에 고루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김최고위원을 비롯한 연설문기초위원들은 김최고위원이 3정파의 조화된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표연설이 아니라 집권여당의 정국주도능력을 과시함으로써 거여소야의 신정치질서 정착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4당구조하에서 70석의 「지분」 이상으로 정국주도권을 행사해온 평민당 김대중총재는 이번 대표연설에서 4당체제를 깬 정계개편의 부당성을 지적하는데 전력을 쏟을 예정이다. 평민당의 3당통합 저지 4단계 전략과 관련해 볼 때 김총재의 이번 대표연설은 1단계 홍보선전전의 대단원인 동시에 2단계 원내투쟁에 대비,소속의원들에게 부여하는 지침의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다. 3당통합의 부당성 추궁,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 개폐 등 법적 청산,각종 사회악 척결 및 민생문제해결 등을 이번 임시국회의 주요 과제로 압축하고 있는 평민당은 이들 모든 현안들을 「인위적인 3당통합」 저지와 연계시킨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이를 위해 김총재는 이번 대표연설에서 3당통합을 『대의정치에 대한 쿠데타』라는 식의 「직접화법」으로 비난하는 것은 물론 법적 청산과 민생문제에서의 여권의 「반민주성」을 부각시키는 「간접화법」으로도 3당통합의 부당성을 지적한다는 속셈이다. 특히 법적 청산과 관련,과거 민주당 시절 국가보안법등의 폐지를 주장했던 민자당 김영삼최고위원을 집중 공략함으로써 「민주­반민주구도」로 정국흐름을 유도해 3당통합을 기정사실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여론의 흐름을 차단한다는 계산이다. 또 3당통합이후 경제정책기조가 「성장론」에 치우쳐 토지공개념의 확대도입,금융실명제 조기실시 등 개혁조치가 후퇴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3당통합의 「야합성」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총재는 투자의 우선순위나 국민경제 전체에 대한 균형감각으로부터 「면책」된 야당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주택임대료 폭등,민생치안부재,소외계층에 대한 복지투자 등에 대한 적극대처를 촉구함으로써 여야개념이 뚜렷한 국민의식을 증폭시켜 거여소야의 불리를 극복하고 「여야 1대1구도」 정립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평민당이 김총재와 김영삼최고위원의 대표연설을 같은날 잇따라 갖자고 제의한 것도 「여야 1대1구도」를 TV등 언론매체를 통해 집중 부각시키겠다는 계산을 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표연설문 기초를 위해 지난 17ㆍ18일 서울 목동 친지집에서 생각을 정리한 김총재는 20일 당무지도합동회의에서 당내의견을 수렴한 뒤 항상 그랬듯이 연설문을 직접 작성할 것으로 보인다.〈김경홍ㆍ구본영기자〉
  • 수권능력 불투명…안정보수 선택(일본 「보혁 새정국」:상)

    ◎사회당,「비전」 제시못해 추격 주춤/군소정당 대패… 양당체제로 진입/“동구변혁등 능동대응” 국민의식도 작용 일본국민은 최후의 순간 보수안정을 선택했다. 불리한 상황속에 스타트한 집권자민당이 안정다수 의석을 획득,대승속에 막내린 제39회 일본 중의원선거결과는 한마디로 일본국민들의 「위기감의 표현」으로 집약될 수 있다. 지난해 7월 참의원선거에서의 「여야역전」이래 일본정국은 구심점을 잃고 있던 상태였다. 야당측은 「악법 소비세폐지」를 내세워 정부ㆍ여당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으며,미일무역마찰,농정실패,정치개혁,토지ㆍ주택문제등을 이슈로 국민속에 파고 들었다. 도이 다카코(토정다하자) 사회당위원장이 리드해 온 야당측의 「추격바람」은 거셌던 반면,참의원에서의 여소야대현상은 계속 자민당의 정국운영에 제약요소로 작용해왔다. 가이후(해부)정권은 취약한 당내기반으로 인하여 정국을 주도하지 못했다. 중의원 해산ㆍ총선거일정 결정및 앞으로의 정국운영 방향도 다케시타(죽하)전총리ㆍ가네마루(김환) 전부총리등 당내 실력자에 의해 결정되었으며,국민적 불만의 표적인 소비세개선안 작성때도 주도권을 갖지 못했었다. 더구나 그의 불분명한 대외정책으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응하기 어려울것이라는 평을 들을 만큼 가이후총리의 외교역량에 대한 의문과 불안은 대단했다. 참의원에서의 여소야대현상을 해소하기에는 향후 6∼12년이 소요되며,그동안에는 야당과의 타협과 협조가 불가피하다. 더구나 지난 연말이래의 국제정세는 동구의 민주화개혁,몰타 미소정상회담을 통한 동서화해구축등 급변이 계속됐으나 일본은 국내정국에 얽매여 국제정세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따라서 일본 국민들의 위기감은 팽배해갔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체제선택문제」를 쟁점으로 부각시켰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의 자민당의 승인이 체제선택문제가 유권자들에게 어필했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시대감각에 뒤진 선거 슬로건이었다는 지적도 없지않았다. 최대의 승인은 역시 위기상황 아래서의 일본 국민들의 단결의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측은 비전있는 뚜렷한 정책을 국민들에게 제시하지 못했으며 야당간의 선거협력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본 최대의 노동단체 「신운합」(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의 정치적 영향력도 일본국민들에 의해 거부되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중증근강홍)전총리를 낙선시키기 위해 신운합이 (군마) 3구에 내세웠던 시라이시(백석건일)후보는 낙선됐다. 신운합은 당선이 불확실한 야당후보를 연합후보로 내세워 당선시킨뒤 본래의 소속 정당으로 복귀시킨다는 전략을 추진하려 했으나 각당의 반응이 여의치 않았으며 마땅한 인물도 없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신운합은 군마3구 이외에도 오사카(대판) 1ㆍ6구,효고(병고)5구 등에서 후보를 내세웠으나 효고5구의 요시오카(길강현치)후보만이 당선하는데 그쳤다. 야당간의 선거협력이 부진했던것은 사회당의 후보 대량공천(공인 1백48명,추천 10명)으로 야당간 경합이 격화되었으며 종래 선거협력의 중심추진체 역할을 맡아왔던 공명당이 일련의 의혹사건 관련으로 소극적인 자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도이위원장의 개인적인 인기에 힘입은 사회당은 종전 의석 83석을 크게 늘린 1백36석을 획득한 반면,공명당은 54석에서 45석으로 부진했으며 공산당도 26석에서 16석으로 10석이나 줄었다. 해산당시 25석을 확보하고 있던 민사당은 14것으로 대패,창당이래 30년만의 최대 위기를 맞아 나가스에(영말영일)위원장의 진퇴 문제로까지 발전했다. 사회당을 제외한 일본야당이 이처럼 군소정당으로 전락한 것은 사회당이외의 야당은 야당으로서의 메리트를 잃었다는 의미이며 앞으로의 일본 정국이 양대2당 체제로 접근,운영되리라는 것을 뜻한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해산당시의 의석 2백95석을 유지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는 훨씬 많은 2백75석을 얻음으로써 「복조의 현상」을 나타냈다. 여기에 자민계 보수 무소속의원 15명을 합치면 당분간 안정된 단독정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전후35년간 지속돼온 자민당 일당지배체제가 앞으로도 계속되리라는 전망은 사회당을 비롯한 야당측의 정책부재에 기인한다. 야당측의 최대 공격목표였던 소비세는 국민생활에 어느정도 정착되어 수정작업만이 남았으며,리크루트 스캔들은 이미 「풍화」되었음을 이번 선거는 실증했다. 새로운 정책의 제시없이 소비세 폐지ㆍ리크루트 비판만으로는 선거에 승리할 수 없었다. 가이후 도시키 자민당총재는 선거결과가 밝혀진 19일하오 NHK­TV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국민들이 자민당의 정책을 지지하고 장래를 충분히 인식한 가운데 다시 정권을 담당하도록 맡겨준 것』이라는 소감을 피력했다. 비전의 제시가 없는 정치구호,비판을 위한 비판만으로는 사회당 도이위원장의 말처럼 산은 움직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 「방화」 극렬운동권 범행 추정/당정회의

    ◎“사회혼란 노려 조직적 암약”/전세입주자 금융지원 확대/「임대등록제」는 장기적 검토 정부와 민자당은 17일 상오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민자당 출범 후 첫 고위당정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최근 계속되고 있는 방화사건 등의 조기해결로 민생치안을 확고히 하고 전세금안정ㆍ경제난국 극복대책을 적극 실시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상배 내무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의 방화사건은 사회혼란을 조성키 위한 운동권 극렬학생그룹 또는 시국불만 극렬분자가 2∼3인으로 조를 편성해 일정지역을 담당,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현재 경찰관 1만4천1백15명,방범원 4천90명,방위병 및 헌병 2천3백84명,협력단체 및 공무원 1만1천96명 등 1일 3만1천6백85명의 인원을 동원해 범인검거 및 범죄예방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내무차관은 『지난 14일 충주시장관사 방화용의자로 검거된 연제택씨를 조사한 결과 의식화학생 박모씨의 사주를 받아 방화했다고 밝혔으며 이 배후인물을 체포하면 방화전모를 알 수 있을것』이라면서 『16일 현재까지 서울에서만 모두 1백23건(피해액 1천4백81만원)의 방화가 발생했으나 모방범죄가 발생하는 대신 연쇄조직범행은 줄어드는 추세이며 곧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내무차관은 『지난 16일부터 순찰기동대 및 소방기동대 8천3백대를 주축으로 30∼40세의 민방위대원 50만명이 자율방범순찰조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에서는 3천여 소방공무원,2천2백명의 의용소방대원,7천7백여 명예소방관이 범인검거시까지 비상근무중』이라고 말했다. 이내무차관은 ▲경찰관ㆍ방범원은 1만1백51개소의 취약지역에 2인1조 잠복근무 ▲서울시는 전 파출소당 1대씩 방범순찰차를 배치하는 등 순찰차 1천대 긴급구입 ▲지ㆍ파출소 및 검문소 등에 9백87대의 컴퓨터단말기 설치 등으로 범죄예방체제를 갖추겠다고 보고했다. 조순 부총리는 전세ㆍ월세값 안정대책과 관련,『5% 이상 인상을 강제적으로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투기가 심한 특정지역,전문적인 임대업,기업화한 중개업자 등을 대상으로 행정력을 총집중해 단속을 펴겠다』고 말하고 『장기적으로는 주택 2백50만호 및 영구임대주택건설 등을 차질없이 건설하고 주택이 주거가 아닌 투자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는 풍토에 제동을 걸겠다』고 보고했다. 조부총리는 이를 위해 ▲전세ㆍ월세 입주자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주거목적 주택구입시 금융지원 확대 ▲기업의 사원주택건설시 금융ㆍ세제지원 확충 등의 시책을 펴나가고 전국의 임대차 관련사항에 대한 통계작업을 신속히 마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부총리는 또 아파트에 대한 투기적 가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미성년자나 부녀자 명의의 아파트분양 신청은 사전에 자금출처를 철저히 조사,아파트 투기를 방지하며 주택청약저축 가입자 위주로 되어있는 아파트분양 방법을 실수요자 위주로 전환하는 등 아파트분양 방법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부총리는 이밖에 임대등록제는 장기적으로 공청회 등을 거쳐 시행여부를 결정하겠으며 근본적인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해 시중의 유동성자금 흡수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고위당정회의에는 당측에서 박태준최고위원대행ㆍ박준병사무총장ㆍ김용환정책위의장ㆍ김동영총무ㆍ박철언정무1장관 및 이승윤ㆍ김동규의원이,정부측에서 강영훈국무총리ㆍ조부총리 및 이규성재무ㆍ허형규법무ㆍ권영각건설장관ㆍ고건서울시장ㆍ이내무차관ㆍ최창윤 청와대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 가속되는「통독」기류… 그 진로와 파장/독일문제 전문가 3각 인터뷰

    ◎“「하나의 독일」 최대 고비는 4강 합의”/「이념」보다 「경제격차」가 더 큰 장애물/안보위협 없는한 「헬싱키체제」 유지/대결상황 극복… 「통합유럽」 형성에 큰 기대/양독 국민의 열망이 「통일 기운」 무르익게/한반도에 큰 영향 파급될듯…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최근 통독 움직임이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앞질러 뜀박질하고 있다. 또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움직임과 남북 대치상황에도 변화의 싹이 엿보이고 있다. 독일 문제 권위자인 정용길교수(동국대ㆍ정치학),이삼열교수(숭실대ㆍ정치철학)와의 삼각 인터뷰를 통해 통독 움직임의 배경과 문제점,통일독일의 모습,그리고 통독문제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등을 다각적으로 조망해 본다. ­통일문제가 왜 이토록 숨가쁘게 진행되는가. ▲정교수=최근 동독의 주요도시에서 통일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이에 3월18일로 예정된 동독총선에서 현 모드로브 총리가 이끄는 독일사회주의당(공산당 후신)은 승리를 위한 포석으로 종전의 소극적 입장에서 적극적 입장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통일의꿈을 버리지 않던 서독이 범세계적인 화해분위기와 소련ㆍ동구의 개혁등에 적응하여 다시한번 그들의 강력한 통일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덧붙여 그동안 양독은 교류를 통한 공존ㆍ신뢰 기반을 구축해 통일에 대해 거부감이 전혀 없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교수=독일 통일이 가시권내에 들어오게 된것은 동서독 정부도 미소 등 강대국도 아니요 오로지 동서독 국민들의 힘이었고 의지였다. 아무리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이 동독을 민주화 시키고 개방화 시켰더라도 소련이나 미국은 독일의 통일까지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베를린 장벽을 헐고 몸으로 통일을 실천한 독일의 민중들이,특히 동독의 민중들이 냉엄한 국제정치의 현실을 변화시켜 이제 통일을 가능한 것으로 만들었다. 동서독 국민 모두가 지금이 통일을 위한 최선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못하면 상당히 오랜동안 통일을 이룰 수 없다는 관점을 갖고 통일을 서둘게 된 것이다. ­독일이 통일되는데 있어 장애요인과 극복해야할 문제점은. ▲정교수=독일통일은 유럽의 안정과 평화를 해치지 않는 범위안에서,또 나토와 유럽공동체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안에서,그리고 현 국경선의 존중이 포함된 유럽안보협력회의의 헬싱키선언을 따른다는 조건하에서만 가능하다. 독일내 상황을 보면 동독은 경제문제가 시급한데 시장경제에 너무 취약해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 동독 이주자들로 인해 서독은 실업ㆍ주택ㆍ교육ㆍ이념의 문제로 갈등현상이 빚어지고 있는데 통일논의가 시작되면 이밖에 많은 문제가 나타날 것이다. ○동서 일방밀착 우려 ▲이교수=내ㆍ외적 요인이 있다. 독일의 주변 강대국들은 통일독일이 너무 큰 세력이 되는 것을 두려워할 뿐 아니라 동서유럽 어느 한쪽에 밀착되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 따라서 4강의 합의나 유럽안보협력회의의 결의를 거쳐서만 통일이 가능할텐데 양진영에서 동의를 어떻게 얻어내느냐가 최대의 난관이다. 내적인 장애요인으로는 이념문제보다는 경제문제일 것이다. 당분간 상품교역과 물가에 혼란이 생길 것이다. 또 서독경제가 여력이 있다해도 1천8백만 동독인에게 서독시민과같은 사회보장ㆍ복지혜택을 주기는 역부족이다. 화폐나 경제통합에서 단계적 조치가 불가피한데 이를 어떻게 양쪽 경제에 큰 타격과 혼란을 주지 않으면서 추진하느냐가 최대의 어려움일 것이다. 집이 부동산으로 재산이 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의 통합은 과도적인 단계와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통일후 독일의 정치ㆍ경제체제는 어떤 모습을 띨 것인가. ▲정교수=통일독일의 정치체제는 국가연합단계를 넘어 연방제가,경제체제는 서독 또는 유럽공동시장이 추구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오는 3월 동독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크며 동독 공산당은 차츰 약화돼 오랜 시일이 지나면 서독 공산당처럼 될 수도 있다. 서독의 정치제도는 통일 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나 동독에서는 기반이 약한 기민당ㆍ자민당보다는 사민당이 통일후 세력확장의 가능성이 높다. ▲이교수=이 문제는 아직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지금으로서는 양독 모두 연방제를 선호하기 때문에 복합국가나 복합체제의 양태를 띠게 될것 같다. 동독의 총선결과가 나오면 보다 뚜렷이 예측할 수 있을것 같다. ­독일통일이 유럽정세에 미칠 영향은. ▲정교수=당분간 헬싱키체제가 지속될 것이다. 동구의 다른나라들에 안보적 위협이 없는 상태로 독일이 통일된다면 동구국가들은 이념보다는 경제발전에 주력할 것이고 따라서 EC나 서방과의 관계가 밀접해질 것이다. ○중부유럽시대 도래 ▲이교수=독일의 통일방식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유럽의 질서나 동구권에 주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되든 2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첫째 유럽에서의 독일의 위치와 세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며 중부유럽이 유럽의 핵을 이루는 역사가 다시 찾아오게 될 것이다. 둘째,독일통일은 하나의 유럽을 만들어 가는데 크게 기여하게 돼 유럽의 분단과 대결 상황이 크게 극복될 것이다. ­한반도 분단상황과 관련,독일의 통일이 갖는 의미는. ▲정교수=독일은 1ㆍ2차대전의 전범국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통일을 떳떳히 주장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꾸준히 인적ㆍ물적 교류를 해 결국 베를린 장벽을 헐어내고 사람들이 오고가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독일 역사를 보면 그들은 항상 국가연합 또는 연방제를 채택했기 때문에 오늘의 독일 상황은 거의 통일된 것이나 다름없다. 독일국민들은 통일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고 또 통일을 쟁취할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통일이 어려운것을 알기때문에 우선 실현 가능한 교류부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고,또 통일은 쟁취할수 있는 대상이라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꾸준히 노력하여 이제 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것은 맹목적 통일지상론이나 패배적 분단고정론에 빠져있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더욱이 한반도의 분단은 우리의 죄값이 아니기 때문에 분단극복을 위한 노력이 아쉽다. 우리가 독일로부터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은 우선 남북한은 이제부터라도 동서독과 같이 상대방을 아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서독은 인적ㆍ물적 교류는 물론 상대방측 TV까지 시청함으로써 공동문화권ㆍ생활권을 향유했다. 이것이 독일인들로 하여금 큰 충격없이 통일을 받아들이게 하는 힘이 됐다. 이에 비해 남북한은 이데올로기를 통해 상대방을 보기 때문에 실체와 거리가 먼 것을 보게 되고 있다. 당장 통일이 다가와도 굉장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생길 정도다. 또 하나는 정치지도자들의 역할 문제다. 동서독 관계에서는 서독의 브란트가,베를린 장벽 제거에는 크렌츠의 역할이 컸다는 것을 생각할때 남북한 정치 지도자들의 교류 및 통일의지가 아쉽다. ○남북 공존체제 절실 우리 민족은 강대국에 의해 국토가 점령되자 점령국을 추종하는 엘리트간에 분열이 있었고 결국 전쟁을 치렀다. 이제부터라도 분단으로 고통받는 남북한 국민을 위해 남북한 정치 지도자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무엇인가를 해야 된다. ▲이교수=독일의 통일과 화해는 한반도 통일에 큰 영향을 주게될 것이며 많은 자극과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이다. 무엇보다 통일이 가능하다는 희망과 국민적인 의지를 심어주게 될 것이다. 다만 한반도에서는 아직 독일방식의 통일을 성급히 기대할 수 없다고 본다. 북한의 국민들이 동독의 국민들처럼 개방과 민주화를 실천할만큼여건이 성숙하지도 않았고 그 이전에 이뤄져야 할 남북한의 평화적 관계가 수립되지도 못했다. 독일의 경우를 보면서 다시 한번 평화가 통일의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따라서 남북한은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공존과 평화체제 수립에 매진해야 한다. 북한에 앞서 우리측이 과감하게 먼저 평화적 제안들을 하는것이 필요하리라 본다.
  • “단속ㆍ규제 일변도… 역작용 우려”/전세값ㆍ부동산대책… 전문가진단

    ◎등록제 비현실적… 공급시장 위축 소지도/임대주택 많이 짓고 전담부서 만들어야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주택 전세값 안정대책은 5백만 세입자대책으로는 미흡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망라하고 있으나 실제 새로운 것이란 과다인상에 대한 제재와 임대료등록 및 조정제도의 도입 뿐이다. 그만큼 정책수단 동원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냈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전세값 상승에 심리적으로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으나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데다 오히려 부작용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진모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주택의 수요와 공급에 큰 격차가 없으면 이들 조치들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지만 주택공급이 원천적으로 크게 모자라는 상황에서는 단속과 규제일변도의 조치는 이중계약을 조장하며 전세시장만 왜곡시킬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전세값을 터무니없이 올린데 대한 합동단속만해도 그렇다. 무려 2천여명을 동원하여 앞으로 3개월간 단속한다고 하지만 우선 얼마만큼 부당사례가 단속될지 의문이다. 전세시장에서는 집주인이 강자이고 세입자는 약자일 수밖에 없는 속성임을 감안할때 설령 과다한 인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잘 노출되지 않기 마련이다. 또 임대료를 부당하게 올렸을때 임대소득에 대해 소급과세하겠다는 것도 부당인상의 개념이 모호해 엄포용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많다. 임대료등록제도 역시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식 발상이라는 지적들이 많다. 이장우 부동산중개업협회 홍보실장은 『그동안의 관행을 무시하고 등록을 하게 하는등 절차를 까다롭게 하면 전세를 내놓으려 했다가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전세공급량만 줄이는 부작용을 낳을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단독주택에서 나오는 방한칸짜리등 서민층용 전세나 월세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 이실장의 설명이다. 이렇듯 등록제의 도입은 비현실적이라는 시각들이 많은데 관계부처회의에서 이를 확정하지 못하고 공청회를 거친 후 실시여부를 결정짓기로 한 것도 바로 이같은 실효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등록제가 말로는 쉬우나 전국적으로 5백만가구 이상인 전세등록제를 실시할 경우 업무의 방대함과 복잡성 등으로 현 행정부 조직으로는 맡을 부서조차 마땅치 않다. 다만 중앙임대료 조정위원회는 운영여하에 따라 상당한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가 도입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려 당장의 전세값 폭등을 잡는데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전세값폭등 및 아파트값 상승은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서울지역의 주택이 크게 모자라는데다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하다 이제는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됐다. 최악의 경우 전세값 인상동결등 극약처방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부작용이 일어날 것은 뻔한 일이다. 이제 정부는 이번의 전세값 파동을 교훈삼아 주택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해온 응급처방이나 땜질식 정책을 지양하여 예방적이고 장기적 차원에서 전면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된다. 오진모회장은 『전세값 문제는 주택차원에서 해결해야겠지만 지방으로부터의 서울인구 유입이 계속되면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인구유입억제 등의 부수적인 처방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회장은 또 서울지역의 아파트가 크게 모자라 전세값이 뛰고 아파트값이 오르는 것이라면서 재개발 및 재건축 등으로 우선 공급물량을 늘리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근식 서울시립대교수도 물량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전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다한 임대료 인상을 규제하면서 임대주택을 많이 짓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돈서 아주대교수는 전국의 세입자가 5백만명이 넘는 것은 우리의 현실임에도 세입자문제를 다루는 전담 행정부처가 없다고 지적하고 차제에 주택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행정체제도 확대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소,사유재산 허용법안 마련/국영기업 주식발행 포함/최고회의 심의

    ◎대규모 사기업 설립은 금지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특약】 소련은 15일 사유재산을 합법화하는 커다란 진전을 이룩했다. 레오니드 아발킨부총리는 이날 각종 재산의 사유화를 합법화시키는 법률초안을 인민최고회의에 제출했다. 소련의 개혁정책 추진이후 코페레티브(협동조합기업)라는 형태로 사유재산제도가 나타나기는 했으나 법령으로 인정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발킨부총리는 『중요한 것은 사유재산을 포함한 각종재산의 합법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률초안은 이번회기에 처리될 예정인데 시민이 주택과 개인용품뿐 아니라 트랙터나 농장 장비같은 자본재를 소유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률초안은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를 금지함으로써 대규모 사기업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 초안은 또 국영기업의 주식발행을 허용하되 외부인사가 아니라 소속노동자들에게만 판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치솟는 전세값… 5백만 가구 어디로/셋방 실태와 문제점 긴급진단

    ◎세입자 “한꺼번에 30% 인상 웬말… 살곳 마련 아득”/집주인 “2년 규정ㆍ물가상승 감안,다른 방법 없다”/당국자 “공급부족 원인… 시장기능에 맡길수 밖에”/미 저소득자엔 보조금 지급/일 한번 입주하면 멋대로 못 올려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계기로 연초부터 일기 시작한 전세값 폭등 현상이 그칠줄 모르면서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세실태,외국의 세입자 보호대책과 함께 세든 사람,세놓는 사람의 억울함과 변명,관계부처 및 전문가의 시각을 정리해 본다. ▷전세실태◁ 주택보급률면에서 보면 지난해말 70.9%로 그렇게 심각한것 같이 보이지 않았지만 10가구 가운데 거의 5가구가 집이 없어 세들어 살고 있다. 건설부가 추정한 지난해말 전세가구수는 전국적으로 5백4만7천가구로,전체가구의 46.5%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세분해서 살펴보면 전세 2백49만가구,월세 2백13만가구,기타 42만7천가구이다. 이는 85년의 4백45만가구에 비해 59만가구가 늘어난 것이다. 시도별로는 서울ㆍ부산등 큰도시의 주택문제가 심각해 부산ㆍ인천은주택보급률이 60%에 못미치고 있다. 서울도 보급률은 60.9%에 이르고 있지만 전체가구의 57%가 세들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및 주택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단칸방에 4명이상 사는 가구도 13%에 이르고 있다. ▷세입자의 말◁ ◇임형배씨(35ㆍ회사원ㆍ성남시 성남동 103의13)=전세값 인상부담을 못이겨 서울에서 성남시로 이사온지 2년이 됐다. 성남에서는 전세금 1천2백만원을 주고 12평크기의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가족은 아내와 유치원을 다니는 딸 2명인데 생활비는 교육비를 포함해서 40여만원 정도 든다. 물론 올해도 전세값 인상을 예상해 다소 저축을 해놓은 상태이긴 하다. 한 1백만원 정도 될것이다. 그런데 며칠전 집주인이 찾아와 『앞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전세집 계약이 2년으로 되니 미리 전세값을 올려야겠다』며 4백만원 인상을 요구했다. 집없는 사람이 내집 마련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인데 전세값마저 천정부지여서 분통이 터진다. 얼마나 더 이사를 다녀야 할지를 생각하니 암담하기만 하다. ▷집주인의 변◁ ◇백연기씨(40ㆍ서울 서초구 반포동)=8천만원을 주고 아파트를 샀다. 전세를 사는 사람은 그 아파트값이 5천만원일때의 전세값을 내고 살고 있다면 형평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 내 경우가 그렇다. 또 신도시 아파트 분양을 받기위해 아파트를 전세주고 나도 전세를 살고 있는 실정이다. 전세값 인상문제를 놓고 집주인만을 매도하는 것은 부당하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아파트평수를 늘리거나 내집다운 내집을 마련할 길이 없다. 사실 세입자가 찾아와 『인상액인 1천만원을 마련할 길이 없다』며 값을 내려달라고 부탁할때 미안한 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물론 조금 깎아주긴 했지만 부담은 될 것이다. 하지만 나도 어렵게 장만한 집이다. 나만 손해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주위사람들 모두 전세값을 엄청나게 울리는데 혼자서만 가만히 있을순 없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앞으로 2년동안 전세입주가 보장되는데다 해마다 인상폭도 5%로 제한되기 때문에 물가상승등을 예상한다면 지금 올리지 않고서는 달리 방법이 없는것 아닌가. ▷복덕방의 시각◁ ◇강세창씨(35ㆍ극동공인 중개사)=분당ㆍ일산등 신도시 건설에 따라 대규모 아파트분양이 예상돼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던 작은 아파트를 팔고 전세를 구하려하기 때문에 전세값의 폭등현상이 빚어지고 전세값의 폭등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전세입주 희망자는 갑자기 늘었는데 전세매물은 이에 비해 적어진 꼴이 되버린 것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면 값이 뛰는 것은 당연한 경제원칙이다. 게다가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이에따른 오름세 심리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그렇지 않아도 매물이 없어 값이 폭등하는 판에 앞으로 계약기간은 2년으로 묶이게되니 미리 물가인상등을 감안한 건물주들이 너도나도 값을 올려버렸다 이를 틈타 일부 부동산업자들 또한 구입만 해놓으면 입주하려는 사람이 많아 값이 뛰니까 매점매석하고 있으며 매물이 귀하다는 이유로 중개수수료를 엄청나게 올려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신도시 분양이 시작되면 전세값은 내리리라고 본다. 문제는 부동산 정책을 실물경제에 대한 연구없이 책상머리에서 입안한다면 앞으로도 이런 문제는계속 뒤따를 것이다. ▷경제기획원 입장◁ 폭등하는 전세값을 잡기 위해서는 주택물량 공급을 확대해 수급균형을 유지하는 방법 이외에 단기적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수단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경제기획원의 기본 시각이다. 시장기능에 맡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배경에서 현재 검토되고 있는 전세값 안정대책으로는 ▲주택임대차계약 등록제 ▲임대차보호법의 합리적인 개정 ▲과다한 인상을 요구하는 주택소유자에 대한 임대실태 추적,조사 및 부동산 임대소득세를 소급,추징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들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경우처럼 현재의 행정력 수준으로는 별로 실효성을 갖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건설부 입장◁ 올들어 서울지역 전세값은 지난해말에 비해 15∼30% 올랐고,강남지역은 더욱 심해 40%까지 오른 곳도 있다. 전세값이 상승한 것은 여러가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원천적으로 주택공급이 크게 모자라 수급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현재 건설부로서는 유감스럽게도 주택공급을 늘리는 길 외에 현실적으로 전세값 폭등을 진정시킬 묘책을 갖고 있지 못하다. 건설부는 공급증대에 최대의 역점을 두어 서울과 신도시지역의 아파트공급을 늘리고 분양시기를 더욱 앞당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도시 지역에 대한 주택상환 사채발행을 촉진하고 선분양제도의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또 토지만 수용되면 사업승인이 나가기전이라도 분양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국세청의 입장◁ 그동안 아파트등 부동산의 투기여부 조사에만 전념하고 있던 국세청은 연초부터 전세값이 폭등하는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자 부랴부랴 실지조사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전세값 폭등이 사회 문제로 떠 오르자 전세값을 대폭 올린 집주인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올린 금액만큼 소득으로 처리해 과세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투기조사반을 서울 강남등 급등지역에 투입,실지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만간 계획을 별도로 세워 오는 5월 소득세 신고마감 이전에 조사를 끝낼 방침이다. 그러나 임대료 상승분에 대해 과세한다고 하지만 집주인이 소정의 세금을 납부하더라도 그 이상의 전세금을 받겠다고 생각하면 별 도리가 없을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또 과세분이 전세값에 전가돼 오히려 인상을 부추길 우려도 있다는것. ▷외국의 전세값 통제사례◁ 대부분의 국가는 우리나라보다 주택사정이 좋기 때문에 전세값 인상이 우리처럼 큰 사회문제로까지 번지지 않고있다. 그런데도 집주인이 임대료를 멋대로 올리지 못하도록 여러가지 제동장치를 갖추고 있다. 외국의 임대료 통제정책은 큰 부작용을 낳지 않고 실효를 거두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처럼 주택이 크게 부족하지 않고 수급이 어느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또 외국에서는 세입자들이 철저하게 보호돼 세든 사람이 옮기지 않는 한 집주인이 일방적으로 이사가라고 할 수 없게 돼 있다. 미국 뉴욕시의 경우 집주인이 임대료를 올리려면 시임대료통제국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뉴욕시는 이같이 임대료 인상을 통제하는 한편,세입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저소득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극빈가구에 대해서는 실제 임대료와 세입자소득의 30%와의 차액에 대해 주택수당형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영국은 1915년부터 임대료인상을 규제해오다 임대료통제를 완화하기위해 1965년부터 공정임대료 제도를 도입했다. 공정임대료란 집주인이 주택부족으로 받게되는 불공정이득을 배제하고 산출한 준시장적임대료로 시공무원이 산정,제시한다. 산정된 공정임대료는 등록되어야 하며 집주인은 그 이상을 받을 수 없다. 서독은 주택사정이 좋은 편이나 임대주택제도가 잘 돼있어 60%이상이 임대주택에 살고 있다. 임대료는 정부가 「비용개념」에 의해 임대료를 책정해주고 그중의 일부를 재정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일본도 도쿄와 같은 큰 도시에서는 전세ㆍ월세값이 비싼 편이지만 한번 입주하면 집주인 멋대로 올릴 수 없게 통제를 하고 있다. ◎전문가의 견해/“「임대」 공급만이 안정의 첩경/극약처방은 부작용만 초래” 주거안정은 서민복지의 제1조다. 그런데 최근 전국의 집값,전세값이 폭등하여 서민들의 주거를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 경제여건이나 정책방향에 가장 민감하게 흔들려 온 것이 주택시장이며 일부 투기꾼이나 중개업자에 시달려 온 것도 주택시장이다. 그만큼 우리 주택시장은 구조가 취약하였었다. 따라서 주택시장의 정보시스템을 확립하여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장안정을 꾀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택 특히 임대주택의 보다 안정적 공급이 시장 안정의 첩경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다만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정부가 전세값을 다스리기 위해 극약처방을 하는 것은 더 큰 부작용을 낳고 사태를 그르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순리에 의해 대처해 줬으면 한다.
  • 강도­대문방화 연쇄발생과 수사실태 점검

    ◎전국서 범죄 기승… 민생치안 “화급”/최신장비ㆍ인력 보강,범죄 기동화에 대응해야/“즉각 출동ㆍ즉시 검거”… 경찰공조체제 구축 절실 최근 서울시내에서 미장원 강도사건과 주택가 방화사건이 잇따르고 있으나 경찰은 범인의 윤곽은 커녕 사건의 실마리조차 잡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두 사건의 범인들은 경찰을 아예 무시한듯 서울 전역을 누비며 계속 같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이들을 본딴 모방범죄까지 나타날 조짐을 보여 사건이 빨리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사회혼란을 불러 일으킬 우려마저 낳고 있다. ▷미장원 강도사건◁ 지난해 12월22일이후 지난 6일까지 발생한 11차례의 미장원 강도사건은 범행수법이나 인상착의로 보아 같은 범인들의 소행일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들의 범행에서 드러난 공통점은 ▲2인조 복면강도에다 가스총과 칼을 사용하고 ▲하오 6시를 전후하여 범행하며 ▲인명은 살상하지 않고 ▲주로 손님들의 옷을 모두 벗겨놓고 달아난다는 점 등이다. 또한 범인들은 ▲키가 1백75㎝ 정도 ▲마른 체격 ▲짧은 머리모양 ▲호남말씨를 쓴다는 유사점을 갖고 있다. 이밖에도 범인들이 하루에 두차례씩 4번이나 범행을 저지르는 대담성을 보이고 있는 것도 다른 범행과 다른 점이다. 이번 사건에서 최대의 의문점은 이들이 지난달 29일 새벽에 있었던 서울 구로구 구로동 「샛별」 룸살롱 종업원 집단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명수배된 조경수(24)와 김태화(22)의 2인조이냐 아니냐하는 대목이다. 경찰은 수사경험이나 범죄심리상 두차례에 걸쳐 5명을 살해한 범인들이 쫓기는 형편에 다시 미장원을 대상으로 수차례의 강도행각을 벌일만큼 여유를 가질 수 없다는 점과 이들의 범행이 금품을 노린 것이 아니라 모두 술집 여종원들과의 동침시비에서 발단,잔인하게 흉기를 사용하는등 인명을 살상하지 않고 돈만을 노리는 미장원범죄의 양상과는 크게 다르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뛰는 범인ㆍ기는 경찰 그러나 일부 수사관들은 이들이 지난해 12월 중순 몇차례 미장원을 턴뒤 「샛별」 룸살롱에서 사건을 저지르고도피자금이 달리자 계속 미장원 강도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두 범행을 저지른 범인들의 키ㆍ체격ㆍ말씨 등이 비슷하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방화사건◁ 지난달 26일부터 일어나 보름동안 80여건이나 계속되고 있는 주택가 방화사건은 당초 발생때는 수법이 비슷해 동일범의 소행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점차 대상지역이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대문이나 창문 뿐만 아니라 방안에 까지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고 어떤 경우는 여러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계속 사건이 일어나자 경찰은 정신이상자나 불평분자가 장난삼아 불을 지르던 것이 몇십명 또는 몇개그룹의 새로운 모방 범죄자들까지 등장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특히 미장원 강도사건보다 방화사건을 더 심각하게 여기는 까닭은 미장원 강도는 한정된 대상을 노리지만 방화범들은 불특정 다수의 가정집에 불을 질러 안심하고 잠자던 주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밖에도 경찰은 성격이상자 등의 「불장난」 정도 수준이 아니라 불순세력이 사회혼란을 노려 계획적으로 저지르는 방화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문제점 민생치안에 큰 구멍이 뚫렸다. 최근들어 미용실 강도와 가정집 방화사건이 연일 꼬리를 물고 발생,온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는데도 「기는 경찰」은 「뛰는 범인」의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우와좌왕 하는 모습이다. 치안당국은 기회있을 때마다 「민생치안확립」을 부르짖으며 방범비상령ㆍ특별경계령ㆍ집중단속령등 갖가지 이름의 「령」을 발동하고 있으나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축소조작 비일비재 이같은 현실에 대해 범죄문제 전문가들이나 경찰관계자들은 무엇보다도 경찰내부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80년대이후 급격한 도시화ㆍ산업화로 범죄유발 환경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범죄의 질과 양면에서도 흉포화ㆍ기동화ㆍ대형화ㆍ집단화 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최근 민주화ㆍ자율화 분위기에 편승,사회 각 분야에서 온갖 욕구가 분출되면서 치안수요는 급격히 늘어났는데도 경찰의 인력과 장비는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박봉과 과다한 업무에 따른 사기저하 및 우수자원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한 자질부족 등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민생치안이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장 심각하면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경찰의 인력부족이다. 현재 우리나라 경찰관 1명의 담당인구는 6백35명인데 비해 일본은 5백52명,서독 3백77명,프랑스 2백57명 등으로 그동안의 인력보강에도 불구,기본적으로 경찰인력의 절대수가 모자라는 실정이다. 더욱이 지ㆍ파출소 근무직원 한 사람이 담당하는 인구를 계산하면 3배가 넘는 2천70명에 이르며 하루 근무시간도 일본의 2배인 16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공공기관 및 주한외국공관등 주요시설의 경비에 뺏기는 인력만도 전경이나 의경을 제외하면 전체 인력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민생치안을 한층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경찰집계에 다르면 지난 84∼88년의 5년동안 시위진압등 사회안정을 위한 경비동원인력 연평균 6백25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인력은 이밖에도 갖가지지시에 따른 교통단속ㆍ풍속사범단속 등에도 쉴새없이 동원되고 있어 치안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경찰장비가 노후됐거나 부족한 것도 민생치안을 어렵게 하는 문제점이다. 범죄는 기동화ㆍ광역화하고 있는데 이를 예방하거나 범인을 검거하기 위한 장비는 아직도 미흡한 형편이다. 이처럼 인력과 장비의 부족 등이 경찰당국의 범죄예방 및 범인검거를 어렵게 하는 외형적인 요인이긴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경찰의 수사행태라 할 수 있다. 수사경찰의 고질적인 병폐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강력사건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보고체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큰 사건이 터지면 관할 경찰서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경찰의 속성 때문에 아예 상부에 보고 조차 하지 않고 쉬쉬하거나 사건을 축소 조작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관할내에서 발생한 사고가 즉각 상부에 보고되지 않는 이상 이웃 경찰서나 시ㆍ도간에 수사공조체제가 이뤄질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사기진작 대책 시급 이번의 미용실 강도사건의 경우도 보고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음으로서 같은 사건이 잇따라 터지게 했을 뿐만 아니라 공조수사를 할 수 없도록 만든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 당국은 경찰이 민생치안 확립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오는 92년까지 2만1천여명을 증원,경찰관 1명의 담당인구를 선진국 수준인 4백45명으로 낮추고 「즉각 출동,즉시 검거」를 위한 112신고 즉시 대응체제(C3시스템)를 전국 주요도시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인력확보나 장비보강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경찰 스스로가 사명감을 갖고 치안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수당등 복지후생 부분을 강화하고 근무시간을 줄여주는등 사기진작과 함께 자질향상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이다. ◎전문가의 진단과 대책/「민영치안제도」 활성화 바람직/선진사회 진입의 과도기현상 반영/고발ㆍ자구등 시민정신 함양 급선무 ▲송복교수(연세대 사회학ㆍ본사논평위원)=산업사회가 진행될수록 범죄도 다양화ㆍ광역화ㆍ대규모화ㆍ포악화 되게 마련인데 최근의 미장원 연쇄강도사건ㆍ연쇄방화사건은 이러한 특징을 보여준다. 우리사회는 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산업사회가 성숙되지 않아 범죄도 단순했었으나 80년대 후반부터 선진사회ㆍ안정사회로 진입하는 과도기에 접어들면서 범죄도 과도기 사회현상을 반영,성숙된 산업사회형태의 범죄와 미성숙산업 사회형태의 범죄가 뒤섞여 발생하고 있다. 범죄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는 사회스스로 대체능력을 길러야 하는데 우리사회는 아직 이 대체능력이 부족하다. 서구사회의 강력한 고발정신은 훌륭한 대체능력의 본보기이다. 또 산업사회에서는 경찰력만으로는 범죄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국가공영치안제도 이외에 민간차원의 대체능력이라 할 수 있는 민영치안제도도 활성화 돼야 한다. ▲서재근교수(동국대ㆍ경찰행정학)=최근의 방화사건은 변태성욕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 변태성격자에 의한 방화는 특정인을 해치려는 목적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불을 지름으로써 사람들이 놀라는 것을 보고 쾌락을 느끼려는데서 일어난다. 미국의 경우 방화사건 가운데 특히 변태성욕자의 범행이원한에 의한 것보다 훨씬 많아 방화이유의 첫째로 꼽히고 있다. 불을 지르고 싶은 충동은 도시화ㆍ핵가족화ㆍ분배불균형등 고도산업사회에서 파생하는 갈등요인과 개인의 욕구불만,부적절한 주변환경 등이 상승작용을 일으킬 경우 행동으로 이어진다. 연쇄 방화사건이나 미장원 강도사건은 매스컴 등의 영향에 의해 신종범죄수법의 개발,파급속도가 빨라진데서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이정수검사(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기적으로 우리의 정치ㆍ경제ㆍ사회가 균형 있게 발전하고 안정을 되찾아야 이같은 사건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교육이 제자리를 찾아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시민정신을 함양시키는 기능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첫째,경찰의 범죄예방활동과 수사력이 강화돼야 하며 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둘째,검찰과 법원은 강력사범을 장기간 격리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셋째,시민의 협조와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범죄피해가 있으면 반드시 신고하는 풍토와 그들이 검거돼엄한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한편 민간자율 방범단체를 적극 육성해 금융기관ㆍ기업체ㆍ아파트 등에서 이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 “땜질 주택정책”… 값만 부추긴다

    ◎수급 불균형으로 아파트값 다시 “들먹”/일손부족으로 거래동향 제대로 파악못해/주택청등 신설,중장기 종합대책 재검토를 최근 주택전세값이 크게 오른데 이어 아파트값이 다시 들먹이자 주택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주택행정체제도 확대 개편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계,주택 및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해 4월 신도시 계획발표 이후 고개를 숙였던 아파트값이 다시 심상치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면서 차제에 주택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아파트값이 서울 일부지역에서 고개를 들고 전세값이 폭등한 것은 지난해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부작용 및 증권시장부양자금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도 원인이 있다. 그러나 일관성이 없고 땜질식 주택정책 시행과 함께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조차 제때제때 파악하지 못해 뒤늦게 허겁지겁 대책이란 것을 내놓는 허술한 행정체제에 더 큰 원인이 있다. 현재 정부는 92년까지 2백만가구를 짖는다는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3년후 주택보급률을 72.9%까지 끌어올린다는 의욕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이 엄청난 물량공급 계획은 앞으로의 주택수요를 조사하여 세운 것이지만 88년부터 폭등세를 보이기 시작한 아파트값을 진정시키는데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데서 이미 정책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건설목표 가구수에 맞춰 지역적으로 건설가구수를 안분하는데 그쳤을 뿐 주택수요와 부동산 거래동향 등을 감안,지역에 맞는 현실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파트값이 올라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때 급조해서 나온 것이 바로 분당ㆍ일산 신도시 건설계획이었다. 이들 신도시 건설계획은 초기에 아파트값을 일시 안정시키는데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효험도 1년이 채 못되어 점차 무력해지고 있다. 신도시계획 발표와 함께 서울지역에도 아파트를 많이 짓도록 해야 했음에도 아파트 분양가 현실화를 질질끌다 뒤늦게 함으로써 정책효과를 반감시켰다. 오진모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요즈음 주택전세값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은주택 임대차보호법 개정이 계기가 됐을 뿐이며 근본적인 원인은 서울지역의 아파트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있다』고 분석했다. 또 아파트값도 전세값에 치받혀 오른면도 없지 않으나 서울지역의 아파트 공급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에 언제든지 오를 잠재요인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택전문가들은 주택건설을 활성화하기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기능을 특화하되 가능한 한 빠른 시일안에 민간 아파트의 공급촉진에 제약요인이 되는 것을 없애주고,공공부문에서는 소득에 맞게 임대료를 낼수 있는 저소득층 임대아파트를 많이 지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부의 주택정책이 갖고있는 또다른 문제는 공급을 늘리고 촉진한다고 하면서도 여러가지 걸림돌이 많아 소기의 목적달성이 어렵게 돼 있다는 점이다. 첫째가 분양가격 문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땅값 연동방식을 도입,8년만에 분양가격을 어느정도 현실화 했으나 주택건설업체들은 땅값산정을 감정평가사의 감정가격으로 계속 규제하자 땅값이 비싼 서울이나 수도권지역의 아파트 건설을 계속꺼리고 있다. 또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양도소득세 면세기간 연장 등으로 매물 출회를 막아 공급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주택행정체제에도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박돈서 아주대 교수는 의식주 문제중 의식문제는 해결되고 주 문제에 대한 욕구가 갈수록 커지고 이것이 사회문제화하고 있는데도 건설부의 1개국에서 주택문제를 다루고 있는데서부터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주택국에는 4개과가 있으나 근로자 주택건설 추진등 그때그때 주어지는 일만 처리하는데도 쩔쩔매고 있다. 주택정책을 세우는데 크게 고려해야할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지역의 아파트값이 이미 한달 전부터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음에도 주택국에서는 한참 뒤에야 들먹이고 있음을 알아채고 그때서야 부랴부랴 신도시 아파트 분양을 앞당긴다는등 대책마련에 나서는 부산을 떨고 있다. 또 최근에 마련한 근로자주택건설 계획만 해도 사전에 건립목표 가구수를 세운 뒤에야 근로자 주택보유 실태 등을 조사하는등 순서가 뒤바뀐 일을 예사로 하고있는 것이다. 국토개발연구원의 이건영 연구위원은 장기적이고 효과적인 주택정책을 세우려면 주택보유 실태,수요 및 거래동향 등에 대한 자료부터 충실하고 정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현재 경제기획원이 5년마다 시행하고 있는 주택센서스 외에 필요할 때마다 대도시 지역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주택공급을 촉진하려면 세제,금융등의 대책까지 종합적으로 강구되어야 하는만큼 주택행정체제에 이같은 기능을 수행하거나 관계부처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택행정 기능의 강화와 관련,박돈서 교수는 한시적으로 주택자문위원회를 설치하고 주택청을 신설해야 한다고 내세웠다. 박교수는 주택청 신설이 어려우면 건설부 주택관련 기구와 기능을 강화,세입자 대책등 주택에 대한 모든 일을 관장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 민주자유당 출범에 바란다(사설)

    온 국민의 주시속에 드디어 민주자유당이 공식 출범했다. 여당인 민정당과 야당이었던 민주ㆍ공화 등 3당이 9일 합당대회를 갖고 신당을 탄생시킴으로써 정국은 과거 여소야대의 4당체제에서 거대여당과 야당의 양당체제로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새 여당은 국가의 발전을 도모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와 자세로 참 정치를 구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선 신당이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정치의 안정과 발전이다. 정치의 안정으로 경제와 사회의 안정을 도모하고 민주화와 개혁정책을 시대상황에 맞춰 본격 추진함으로써 발전을 기하는 것이야 말로 많은 국민이 바라는 점이다. 불안정하고 비효율적인 정치구도가 내외의 문제에 대처하고 해결방안을 찾는데 맞지 않다는 민자당의 명분론을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정치의 안정이 다수의석의 확보에만 있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일부 국민들은 오히려 원내의석의 3분의2를 넘는 2백16석의 거대여당의 출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혹시 국민 다수의 의사나 이익에 반해 힘으로 밀어붙이는 횡포는 없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과 정치부패의 가능성에 대한 염려 등이다. 민자당은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는 최선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 민자당이 정치의 안정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많겠지만 우선 다양해지는 사회구조에 맞춰 각계의 이해를 표출시키고 조정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각계각층의 이해를 대변할 정치적 창구가 아직 없기 때문에 거대의석을 가진 집권당이 이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 진보세력이 의회에 진출하여 이 기능의 일부를 담당할 수 있도록 부축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도 인색치 말아야 할 것이다. 당장은 평민당등 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느냐가 중요하다. 여러가지 상황으로 보아 평민당의 투쟁적 자세가 예상되나 힘의 과시보다는 논리와 명분의 과시로,감성보다는 이성으로 대응하는 등 건전한 관계정립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의 민주적 체질을 강화해 나가는 문제이다. 우선 정국운영에 있어 편의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이는 개혁의지가 충만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또 이질적인 3당이 통합하는 데서 나올 불협화음을 최소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집안싸움이 정국의 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계보형성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일본의 파벌정치가 보여온 정경유착등 부패요인과 단점을 잘살펴 미리 피해나가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 정당구조가 갖는 취약점인 하향식체제를 과감히 개선하고 당내 민주화를 활성화시키는 획기적 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한다. 이와 함께 정치의 안정과 맞물려 있는 경제ㆍ사회적 안정시책을 강력하게 펴나갈 것을 당부한다. 범죄ㆍ교통ㆍ환경ㆍ주택ㆍ교육 등의 문제들을 과감히 해결해나가고 안정위주의 경제시책을 펴 우선 국민이 안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시대상황에 맞춰 정치의 순기능을 높이고 역기능과 부작용을 줄여 참정치의 틀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정치발전과 직결된다. 민자당의 분발을 바란다.
  • 「성장우선」ㆍ「개혁고집」 마찰/조부총리 「사임설 파문」의 저변

    ◎경제정책 변화조짐에 “실의”/공개념등 후퇴땐 물러날듯/「독대」땐 실명제등 강화 건의… 청와대 향배가 변수 신당의 출현과 함께 시작된 당ㆍ정간의 경제정책기조를 둘러싼 논쟁이 급기야 정부 경제팀총수인 조순부총리의 「사임설 파문」으로까지 증폭되고 있다. 당사자인 조부총리는 8일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없다』고 사임설을 공식 부인하고 이날 아침 총리공관의 장관회의에 이어 낮에는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의 인구ㆍ주택 총조사 본부현판식에까지 참석하는 등 일상업무를 예정대로 진행시켜 외견상으로는 자신의 「사임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조부총리의 심중 깊숙한 곳까지 알만한 그의 측근들은 이같은 겉모습과는 상반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조부총리는 고도성장과정에서 왜곡된 경제의 개혁(경제민주화)를 이룩해 보겠다는 열망을 갖고 입각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자신의 소신을 펼수 있는 「정치여건」이 마련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지 물러나겠다는 입장』이란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그의 진퇴를 결정짓는 관건은 색깔면에서 「보수대연합」의 성격을 띠고 있고 구조면에서는 여소야대에서 여대야소로 바뀐 현재의 「정치여건」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그의 「사임설 파문」은 상황에 따라 현실로 재현될 가능성이 항상 내재돼 있는 상태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같은 배경때문에 이번 「사임설 파문」은 그 자신이 공식으로 부인했음에도 여전히 『멀지 않아 물러나게 될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조부총리는 8일 기획원 조사통계국의 「인구ㆍ주택총조사본부」 현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사표제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현재 사임의사가 없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만 얘기하자』고 말해 사임의사를 적극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에 앞서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종합토지세 관계장관회의에서 조부총리를 만났던 한 참석자는 그의 사임설에 대해 『전날(7일)총리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조부총리가 완곡한 표현으로 사임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정황들을 종합해보면 그는 사표제출의절차를 밟지는 않았지만 일단 사의는 표명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사의표명이 사실이라면 3ㆍ4월 개각설이 나도는 상황에서 이것이 청와대쪽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아는 그가 왜 민감한 시기에 사의표명을 하고 나선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묻는 질문에 대해 조부총리의 한 측근은 『그가 입각을 결심한 가장 큰 동기는 6공화국의 개혁의지를 믿었기 때문』이라면서 『개혁의지가 변색되면 사임하겠다는 것이 그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조부총리는 지난 1일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신당(여대정국)의 출범에 따른 정치안정화를 바탕으로 경제개혁을 더욱 가속화 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건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입각이후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가급적 발언을 삼가온 조부총리의 평소 언행에 비추어 볼때 이같은 발언은 극히 이례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그는 3공식 「성장드라이브정책」으로의 전환을 주장하는 신당측 경제팀을 상대로 앞으로 전개될 정책논쟁에 있어 정면으로 맞부딪쳐 나갈 것임을 선언한 것이 아니었겠느냐는 해석이 설득력 있게 나올 수 있다. 그가 최근들어 갑자기 신당쪽에 대해 거의 무모할 정도의 자신감을 과시해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두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나는 청와대측이 공식적으로는 정부와 신당 사이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내심 조부총리의 개혁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에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하나는 신당출범에 따른 정책기조의 전환이 거의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부총리가 「명예로운 퇴진」의 명분을 찾기위한 운석을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조부총리는 그간 몇차례의 기자간담회에서 신당쪽의 「성장위주정책전환」 주장을 「사견」으로 격하시키면서 『신당의 정강정책도 결국은 개혁에 역점을 두게 될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지난 1일의 청와대 「독대」에서는 조부총리의 개혁의지에 대해 노대통령도 상당부분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들은 전자의 분석을 뒷바침 해주고 있다. 그러나 어느쪽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것 같다. 조부총리와교분이 두터운 학계인사들은 『그의 입각은 현상유지 보다는 현상변화성향이 강하게 마련인 야대정국 상황이 그의 개혁의지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3당통합으로 여대정국으로의 복원은 개혁론자로서의 그의 입지를 극도로 약화시킨 셈』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조부총리의 사임의사 간접표명을 비롯한 일련의 언행들은 신당쪽에서 나타나고 있는 「성장드라이브정책」으로의 전환및 이에 따른 토지공개념ㆍ금융실명제등 경제개혁정책의 상대적인 퇴조 움직임에 강력한 쐐기를 박기위한 몸부림인 것만은 분명하다. 신당은 만성적인 정치불안구조인 여소야대정국은 안정구조인 여대야소 정국으로 역전시키는 정치적 개가를 올린것이 수출ㆍ투자의 촉진등 경제 활성화로 연결돼 정치적 지지기반을 넓히는데 기여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같은 구도를 갖고 있는 신당의 경제팀에게는 「안정」과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않는 조부총리의 존재가 장애물로 인식됐을 수도있다. 당ㆍ정간에 가열되고 있는 「정책논쟁」에 대해 경제기획원의 한 관계자는 『경제라는 이름의 마차」를 앞뒤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두마리의 말』에 비유했다. 반대로 달리는 두마리의 말이 어떤 조정과정을 거쳐 어느 지점에서 힘의 균형점을 찾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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