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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자유화 배경과 전망

    ◎“외자 5년간 1천억불 유입”… 「속도조절」 관건/수출기업 싼자금 쉽게 구해 경쟁력 제고/통화증발·물가상승 등 부작용 만만찮아 경제의 개방화·자유화는 우리가 거스를 수 없는 국제적인 대세이다.싫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길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개방화·자유화에는 많은 비용과 희생이 따른다는 점이다.성공하면 미국·일본·유럽 국가들처럼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지만,실패하면 남미 국가들처럼 만성적인 경제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따라서 자본 자유화는 그에 뒤따르는 불안과 후유증을 우리 경제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속도 조절」을 하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다. 우리 경제는 상품과 서비스에 관한 한 개방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그러나 국내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거나,외국 자본이 국내로 들어오는 것은 정부가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자본에 관한 한 아직 국내외 간에 높은 장벽이 가로놓인 셈이다. 이 장벽을 사이에 두고 국내외 자본시장의 여건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자본을 국내 시장에서 놀리면 연간 12∼14%의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해외 시장에 갖고 나가면 연간 4∼6%의 수익밖에 얻지 못한다.우리 경제는 실질 성장률이 7∼8%에 이르지만,세계 경제 특히 선진국 경제는 2∼3%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국자본은 보다 높은 수익을 찾아 필사적으로 국내로 들어오려 하고,국내 기업들은 이자가 싼 외자를 들여오기를 갈망한다. 이런 상황에서 장벽을 헐고 자본시장을 개방하면 외자의 유입이 급격히 늘어난다.재무부는 외환제도를 개혁하는 95∼99년의 5년동안 매년 1백50억∼2백억달러가 순유입(유입­유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자의 유입액이 늘면 국내 경제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우선 국내 기업들은 금리가 싼 자금을 필요할 때 손쉽게 쓸 수 있다.그만큼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대외 경쟁력이 강화된다. 반면 외자가 유입되는만큼 해외 부문에서 통화량이 증발돼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상대적으로 국내 민간신용 부문은 위축되고 중소기업의 부도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환율도 영향을 받는다.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관리에 보다 비중을 둘 경우 원화의 평가절상을 피하기 어렵다.지금까지는 무역수지에서 적자가 나면 환율이 올라가(원화의 평가절하) 무역수지 적자폭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무역수지 적자」→「원화의 평가절상」→「무역수지 적자폭 확대」의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물가·환율·통화량 등 거시경제의 주요한 정책변수들을 정책당국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진다는 얘기이다. 박영철금융연구원장은 『자본 자유화 과정에서 예상되는 경제 불안과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에 정부의 모든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앞으로 금융정책과 재정·산업·무역정책간의 정책협조(폴리시 믹스)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가 외환제도 개혁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라고 꼽았다. 재무부의 이정재재무정책국장은 『외환 자유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나라들은 공통적으로 자유화 과정에서 대규모의 재정흑자를 유지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재정이 너무 경직적이고 SOC(사회간접자본) 확충 등 시급한 재정수요들이 많기 때문에 재정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운 실정이므로,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자유화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발심」 개혁방안 요약/일반기업 해외부동산 취득 내년에 허용/수출입 은행인증 96년부터 신고제 전환/외국인 투자상한 98년엔 완전자유화 검토 금융산업발전 심의위원회 산하 외환제도 개혁소위(위원장 박영철 금융연구원장)가 8일 내놓은 「3단계 외환제도 개혁방안」의 내용을 간추린다.1단계는 95년,2단계는 96∼97년,3단계는 98∼99년에 시행한다. ○경상거래 자유화 ▷개인 부문◁ ▲해외여행 경비=항목별 한도를 폐지하고 총 경비한도제를 도입한다(1단계).일정 금액 이내에서 자유화(신고제)한다(2단계).한도를 폐지한다(3단계). ▲해외 이주비=일정 금액 이내에서 자유화(신고제)한다(2단계).현재는 이주정착비가 세대주 10만달러,세대원 1인당 5만달러이고,투자사업비가 가구당 30만달러이다.95년에는 현행 틀을유지한다. ▷기업활동 부문◁ ▲수출입 관련 수수료(커미션)=은행인증(서류심사)만으로 금액 제한 없이 지급할 수 있다(1단계).은행인증제도를 신고제로 전환,완전 자유화한다(2단계).다만 탈세를 막기 위해 일정 금액 이상은 국세청에 통보한다.현재는 수출입 대금의 10%(또는 20만달러)로 제한 돼 있다. ▲해외사무소의 활동비 사용=용도 및 금액 한도를 없애 완전 자유화한다(2단계).역시 탈세를 막기 위해 일정 금액 이상은 국세청에 통보한다. ▲수출 선수금=연 단계적으로 한도를 확대한다(1∼2단계).한도를 수출대금의 30%까지 확대해 사실상 자유화 한다(3단계).현재는 수출실적의 5%(중소기업은 10%)이다. ▲연지급(외상)수입=외상 기간을 단계적으로 연장해 3단계에서 국제 관례인 1백80일까지로 늘린다.현재는 수출용은 1백50일,내수용은 60일(일본 등 동남아 인근 지역은 각각 60일과 30일)이다. ○자본거래 자유화 ▷기업의 해외자금 조달◁ ▲상업차관 도입=시설재 도입용에 한해 SOC(사회간접자본) 투자기업 및 고도기술을 가진 외국인투자 기업(이상 1단계),일반 기업(2단계)의 순으로 허용한 뒤 완전 자유화한다(3단계).현금차관은 허가제로 한다.지금은 한전 등 공기업에만 허용한다. ▲해외증권 발행=국내 기업의 해외 주식시장 상장(1단계),CB(해외전환사채) 등 주식과 연계된 증권의 발행(2단계),양키본드 등 주식과 연계되지 않은 증권의 발행(3단계)의 순으로 자유화 한다.지금은 연간 발행한도를 미리 정하는 한도관리 방식이며,재무구조와 경영실적이 우수한 기업의 자본재 도입용과,해외 투자 및 해외 사업용만 허용한다. ▲외화 대출=용도제한을 완화하고,융자비율 규제는 없앤다(1단계).지금은 용도를 제조업 및 SOC용 시설재,해외투자,중소기업의 기술도입비,항공기 및 중고선박 도입용으로 제한한다.융자비율도 용도에 따라 70∼1백%로 제한하고 있다. ○국내 증권시장 개방 ▲주식시장=외국인의 투자한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며,3단계에서 한도를 폐지,완전 자유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채권시장=펀드를 통한 간접투자(1단계),중소기업이 발행한 무보증 장기채에 대한 직접투자(2단계),국내 상장채권에 대한 직접투자(3단계)의 순으로 외국인의 투자를 허용한다. ○해외부동산투자 기관투자가가 아닌 일반기업도 해외 부동산을 자산운용의 목적(기업활동에 직접 필요하지 않는 부동산)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일정 금액 이내에서 자유화(신고제)한다(1단계).2∼3단계에서 금액 제한을 없애 완전 자유화 한다.개인은 3단계에서 금액제한을 두어 부분 자유화 한다.1∼2단계는 허가제를 유지한다.현재는 3년이상 해외 체류자에게 30만달러 이하인 주거용 주택의 구입을 허용한다.
  • 21세기 우리의 주택 어떤 모습일까

    ◎유명건축가 21인,이상적인 단독·연립 청사진 제시/전통가옥 장점·미래 주거형태 접목/연립/세대간 독립성 유지… 공동공간 등 마련/단독/가족의 단란 도모… 가변적 공간 활용 다가오는 2000년대 우리의 주택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그간 양적 공급에만 급급해온 주택정책의 편향성으로 획일적이고 몰개성한 공동주택이 범람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하고 풍요로운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공간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토지개발공사는 최근 분당 신도시개발과 함께 대표적인 건축가들에게 의뢰,단독주택과 연립주택등의 이상적인 청사진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달말부터 일반에 분양될 것으로 알려진 이 주택들은 국내 건축가 21인(강석원 공일곤 김석철 김원 김인철 김종성 도창환 류춘수 민현식 박연심 승효상 엄덕문 원정수 윤승중 이성관 장석웅 장세양 조건영 조성룡 지순 황일인 안건혁씨 등)이 심혈을 기울여 설계한 우리 주택의 이상형. 건축가 개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이 돋보이는 주택들로 추상적인 미래형 주택의 청사진으로 그치지 않고 실건축물로 지어져 주택전람회를 통해 일반에 널리 공개됨으로써 바람직한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1인의 건축가들이 10채의 단독주택과 10동,1백90가구 규모의 연립주택형 공동주택 청사진으로 제시한 2000년대 주택의 기본구도는 우리 전통가옥의 장점과 미래 주거형태를 접목,결코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으며 미래지향적인 주거모델을 도출한다는 것이다.현재 우리의 주거문화는 가치관의 혼란과 서구 형식의 분별없는 직수입으로 공동체적 삶을 바탕으로 한 우리 고유의 주거문화가 파괴된 실정이다. 이같은 전제에서 건축가들이 청사진으로 제시한 공동주택에서 공통적으로 공동체 개념을 유지하도록 배려하고 있다.가구간의 독립성을 유지하되 가구사이에 공간을 두거나 복도나 계단,또는 공동공간 등으로 가구와 가구간의 관계에 역점을 둔 것이 그러한 대목이다. 단독주택에서는 이웃과 이웃과의 관계가 아닌 가족구성원간의 관계에서 공동체개념이 적용되고 있다.가족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되 가족의 단란을 도모하고부모의 자녀교육을 원활하게 돕는 공간의 배려에 역점을 둔 부분들이 바로 그것.특히 노부모를 모시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에 임한 3세대 동거형 주택들이 그러한 측면에서 주목되고 있다. 단독주택 설계에서는 또한 가변적인 공간의 활용에 신경을 쓴 흔적들이 눈에 많이 띈다.이는 자녀의 성장에 대비한 것일 뿐아니라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재택근무와 창의적 여가활동을 위한 공간 확보를 위한 것이다.설계를 맡은 건축가들은 이밖에 기존의 공법·재료·기술에 대한 현실적 해석과 적절한 기술의 개발노력도 포함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용건축사는 『이번에 제시된 주택들이 미래형주택의 전형이 될순 없겠지만 이를 계기로 주거문화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주거문화 창출을 위한 논의가 활성화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주공·상은/한양 「합리화지정」 건의/건설·재무부에

    ◎빠르면 내주중 결정 (주)한양을 인수키로 한 대한주택공사와 한양의 주거래 은행인 상업은행은 7일 한양을 합리화업체로 지정해 달라는 건의서를 건설부와 재무부에 각각 냈다. 정부는 이에따라 재무부와 건설부의 발의로 빠르면 다음주 중 산업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정재석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를 열어 한양을 산업 합리화 업체로 지정할 방침이다.정부 당국자는 『한양의 처리문제를 조속히 매듭짓는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며 현재 관계부처에서 합리화 지정과 관련된 기준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공은 지난 해 6월 상업은행과 한양을 인수하는 가계약을 맺었으나,합리화업체 지정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본계약 체결을 미뤄오다 이 문제의 해결에 대한 가닥이 어느정도 잡히자 지난 1일 합리화업체 지정을 전제로 한양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맺었다.
  • 주공,한양인수 본계약 체결/정부,곧 「합리화업체」 지정

    ◎산정심 열어 2∼3주내 결정/산은,한양부채 1천5백억 탕감 정부는 상업은행과 주택공사가(주)한양에 대한 인수 본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곧 산업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한양을 산업합리화 업체로 지정할 예정이다. 한리헌경제기획원차관은 1일 『상은과 주공의 한양에 대한 자구노력 내용을 검토해 본 뒤 산업합리화 업체 지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그는 『한양에 대한 합리화 지정은 앞으로 2∼3주안에 결정될 것으로 본다』며 『이를 위해서는 합리화 요건을 새로 만들어야 하며,현재 관계부처에서 구체적인 요건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양이 현행 지정요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산정심에서 지정요건을 일부 개정하되 합리화 지정에 대한 특혜 의혹을 없애기 위해 상은과 한양 등의 자구노력을 최대한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합리화 지정에 따른 세금 탕감액은 당초 알려진 2천억원에는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합리화 업체로 지정되면 한양은 상업은행이 탕감해 주기로 한 1천5백억원에 대해 익금면제혜택과 양도소득세의 50%를 면제받는다. 13개 경제부처 장관들이 위원인 산정심(위원장 정재석부총리)은 위원장이 회의 5일전까지 일시·장소·안건 등을 각 위원에게 서면으로 통지하고 심의회에 제출된 안건은 원칙적으로 10일 이내에 올리도록 돼 있다.따라서 재무부가 금주 말이나 내주 초에 산정심 개최를 요구할 경우 빠르면 정기 국회 개회일인 오는 10일을 전후,늦어도 추석 직전까지는 회의가 열릴 전망이다. 이에 앞서 상은과 주공은 이날 상오 (주)한양과 한양목재·한양공영·한양산업 등 3개 계열사를 주공이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인수조건은 상업은행이 한양의 자산초과 부채 4천4백13억원 중 1천5백억원을 탕감하고 나머지 2천9백13억원은 연 3.47%에,5년거치 10년 분할상환으로 받기로 했다. 지난 6월9일의 가계약 때에는 2천억원을 탕감하고 나머지는 연 5.5%에 5년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이었다.부채 탕감액이 5백억원 줄어든 대신 금융조건이 완화된 셈이다. 상업은행은 또 한양 계열 3사의 주식 4백60만주는 주당 1원에 넘기기로 했다. 주공은지금까지 상업은행이 한양에 빌려준 대출금에 연대보증을 서는 한편 한양이 보유한 분당의 상가 등 부동산을 5년 내 처분,우선적으로 대출금을 갚기로 했다. ◎한양의 앞날은…/「합리화」 예정된 수순… 빠른 회생 예상/파문 최소화 “고육책”… 특혜시비 불씨는 여전 「한양」의 처리문제가 마침내 가닥을 잡았다. 기존의 선 산업합리화지정,후 본계약체결 방식의 순서를 바꿔 본계약부터 체결했다.조삼모사식 해법이 동원된 셈이다.여기에 지난 6월 가계약 당시 합의했던 부채 탕감액을 2천억원에서 1천5백억원으로 줄이는 「화장」을 했다.남은 일은 약 2천여억원으로 추정되는 세금감면을 위한 합리화 지정 뿐이다. 가계약체결 이후 3개월간 표류한 끝에 본계약이 체결된 것은 특혜 시비 등 논쟁의 소지가 있음에도,한양을 살리는 방안은 「산업합리화 업체 지정」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물론 명분이나 규정대로 한다면 한양이 파산하든 말든 방치하는 것이 원칙이다.그러나 사회 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합리화를 전제로 본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혜라는 의혹이 따른 지난 80년대의 합리화와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인수기업을 공기업인 주공으로 정했고,상업은행과 한양에는 다소 가혹한 자구노력을 부과했으며,부채 탕감액도 삭감하는 조치를 동원한 것으로 이해된다. 최대 걸림돌이었던 제3자인수 및 산업합리화 지정문제의 가닥이 잡힌만큼 앞으로 법정관리 개시 등의 절차를 통해 한양은 빠른 속도로 갱생의 길을 찾을 전망이다.또 지난 15개월동안 한양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겨운 자구노력을 했던 상업은행 역시 무거운 짐을 벗고 정상화의 발길을 재촉 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업은행의 경우 지금까지 한양으로 인해 1백%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회수의문 손실이 4천8백억원에서,탕감키로 한 부채 1천5백억원만 추정손실로 잡히게 돼 부채규모가 크게 줄게 됐다. 한양의 회생을 위해서는 합리화 지정 외에 대안이 없는 것은 분명하나,문민정부의 첫 부실기업 정리라는 점에서 또 한차례의 논란은 불가피 할 것 같다.과거와 달리 기업주를 완전히 배제했을 뿐 아니라 투명성이 보장되는 「공론화」의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무모한 경영으로 거덜난 기업을 규정을 고쳐가며 두번씩이나 합리화업체로 지정한 것이 과연 온당하느냐는 시비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또 한양이 파산했을 경우 세금을 한 푼도 못 받게 된다는 반론에도 불구하고,합리화로 인한 2천1백억원의 세금감면 혜택이 결과적으로 국민의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비판도 따를 전망이다.
  • 연말목표 억제선 이른 물가(사설)

    올들어 8월말까지 소비자물가가 6% 올라 연말목표억제선에 도달했다.지난 7월중의 소비자물가가 0.9% 오른데 이어 8월중에도 0.8%가 올라 물가불안이 증폭되고 있다.9월중에도 추석이 끼어 있어 물가동향이 심상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기동향 역시 물가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상반기중 실질경제성장률이 8.5%를 기록,경기가 확장국면을 지나 과속성장으로 진입하고 있지 않느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상반기 경제성장률이 적정수준인 잠재성장률 7%선을 훨씬 넘어서면서 시중에 과소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여기에다 전세가격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면서 가을철에 들어서면 주택 등 부동산가격이 상승세로 반전하지 않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가가 농산물작황부진과 같은 공급애로와 과소비같은 수요증대 등 양측면에서 협공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공급애로와 수요증가로 야기되고 있는 물가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급과 수요를 조정하는 길밖에 없다.농산물의 공급확대와 총수요관리를 통한 안정기조유지가 그것이다.이 대책은 상당한 시간과 투자를 필요로 한다. 당장의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추석물가부터 매듭을 풀어나가야 한다.추석 제수품목의 가격안정을 비롯하여 생필품가격과 개인서비스요금의 안정이 시급한 과제이다.정부는 예년보다 빨리 추석물가 안정대책을 내놓았다.그러나 공급확대에 의한 근본대책이 아니라 행정력을 동원한 물가억제방식이어서 그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공급부족물품은 과감히 수입하여 물가불안요인을 제거하고 서비스요금은 인플레기대심리의 제거를 통해서 안정화시켜야 한다. 최근 수년동안 소비자물가상승의 주범은 농산물가격이다.8월중 소비자물가상승률 0.8%가운데 과일과 채소류가격상승이 0.73%포인트를 차지하고 있다.물가당국은 농산물가격이 오르면 언제나 기후나 재해탓으로 돌리고 있다.당국은 농산물가격의 상승을 자연탓으로 돌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채소 등 밭작물이 어떤 기후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밭의 관개수로사업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특히 고랭지채소·양념채소·시설원예 등의 경우 그것은 더욱 시급하다.유통구조의합리화도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총수요관리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통화·환율·재정 등 거시경제운용면에서 안정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한다.통화를 많이 풀었다가 인플레우려가 나오면 통화를 환수하는 냉·온탕식 통화관리는 지양돼야 한다.환율도 적절한 절상이 필요하다.정부의 안정의지가 강하면 기대심리에 의한 인플레는 차단할 수가 있다.따라서 정부가 물가안정을 경제운용의 최우선순위에 둘 것을 제의하고 싶다.
  • “「월드컵 유치」 범정부차원 지원체제 구축”(국무회의:29일)

    29일 국무회의는 이영덕국무총리가 해외순방으로 자리를 비워 정재석경제부총리가 대신 주재했다.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유치를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이민섭문화체육부장관은 『재무부의 협조를 얻어 조세감면규제법상의 공공법인의 범위와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의 정부업무대행단체의 범위에 유치위원회를 포함시키겠다』고 보고. 이장관은 『또 월드컵축구대회 경기용품과 대회장 건설 및 제작을 위한 시설기자재 수입에 대해 세금을 면제하고 유치신청서 제출 때 국세 및 외환에 대해 정부가 특별 보증을 설 계획』이라면서 각 부처의 협조를 요청. 이장관은 『개최도시 선정때 지방자치단체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20개 후보경기장을 국제축구연맹에 제시하고 유치신청서 제출때 경기장 숙박 안전등에 대해서도 정부가 특별히 보증을 설 방침』이라고 언급. ○…오명교통부장관은 분당선 수서∼오리간 전철 개통과 관련,『수도권 대중교통시설의 확충이라는 측면 말고도 분당신도시와 성남시 및 수도권 동남부지역 주민들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 ○…이총리는 정부총리가 대신 읽은 당부를 통해 상반기 정책평가에 관해 언급,『각 부처에서는 이번 평가결과 지적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철저한 보완과 개선노력을 기울이라』고 지시. 이총리는 이어 월드컵 유치와 관련,『월드컵축구대회는 올림픽에 버금가는 국제경기대회로서 우리국민의 관심이 지대할 뿐아니라 2000년대 우리나라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관련부처에서는 범정부차원의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유치위원회의 활동을 적극 지원해 대회유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 해 달라』고 당부. 이총리는 9월 「교통의 달」 행사와 관련,『지난번 제주 항공기사고와 삼랑진 열차사고는 우리 모두에게 교통사고예방에 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교통부를 중심으로 내무부등 관계부처와 민간단체가 힘을 모아 내실있게 추진하고 모든 국민이 적극 동참하는 가운데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힘쓰라』고 지시. ▲검찰청법(개)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행할자와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개) ▲소년원법(개) ▲유전공학육성법(개) ▲발명진흥법 시행령(제) ▲임대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개) ▲귀순북한동포보호법 시행령(개) ▲교통부와 그 소속기관직제(개) ▲기상청과 그 소속기관직제(개) ▲국가정보연수원설치령(제) ▲94년도 일반회계 예비비지출안
  • 주택거래동향 15일마다 점검/정부

    ◎부속토지도 전산망입력… 투기 파악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가려내기 위해 앞으로 전국의 일반 토지 뿐 아니라 주택과 그 부속토지의 거래동향도 15일마다 파악하기로했다. 26일 건설부에 따르면 주택 거래의 경우 반드시 부속토지와 함께 소유권이 이전되는 점을 활용,현재 한국토지개발공사에 설치된 토지거래 전산망에 주택부속 토지가 거래됐는지 여부를 함께 입력해 토지와 주택거래 동향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이를 위해 토지거래허가대장,부동산매매계약서 검인대장,부동산교환계약서 검인대장 등에 주택부속 토지를 구분해 전산망에 입력토록 각 시·군·구에 지시했다. 따라서 이 달부터 토지거래 전산망에 전국 각지의 토지거래 내용이 입력되면 주택이 거래됐는지의 여부도 자동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대상 주택은 단독주택,다세대주택,연립주택,아파트 등 모든 주택이다. 토지거래 전산망에는 전국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토지거래 내용을 15일마다 매월 2차례씩 입력되고 있어 투기발생 여부는 물론 그때그때의 거래동향을 면밀히 파악할수 있다.따라서 주택부속토지를 구분해 입력하면 주택의 거래동향 역시 15일마다 파악돼 투기억제와 주택공급 등 필요한 정책을 제때 세울 수 있다.
  • 상반기 GNP성장률의 의미와 과제

    ◎수출·설비투자 주도… “견실 성장” 신호/제조업 등 대부분업종 “균형“”… 상승세 지속/소비 급상승… 수요의 성장주도 재현 우려 한은이 발표한 올 2·4분기의 GNP는 외형적으로 우리 경제가 견실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1·4분기에 비해 성장률이 0.8%포인트 떨어짐으로써 과열의 문턱을 비켜났을 뿐 아니라 성장의 내용에서도 수출과 설비투자가 주도하는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준다.또 생산 부문에서는 제조업이,지출 부문에서는 무역과 정보산업이 주도하는 것도 앞날을 밝게 하는 대목이다. 계절적 요인 또는 정책적인 선택 문제 등으로 성장이 둔화된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업종이 고르게 뻗어나는 것도 지금의 성장세를 지탱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생산농가의 감소와 가뭄 등으로 전 분기 보다 8%포인트나 떨어진 농림어업과 다세대 주택의 건설부진으로 5.2%포인트가 줄어든 건설업을 제외하면 2·4분기의 성장률은 이달 초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추정한 대로 9%에 가까웠을 것으로 보인다.과열로 달음질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얘기이다. 아직까지는 GNP 성장률을 밑돌고 있지만 소비증가율도 심상치 않다.경기 상승기에 나타나는 승용차·가전제품 등 내구용품의 소비 뿐 아니라 음료품·오락서비스·해외여행 등 과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항목의 소비도 상승곡선이다.은연중에 먹고 노는 풍조가 퍼져 나가는 중이다. 이같은 소비추세에 연말 억제목표인 6%를 넘어선 물가와 14%(올 1∼5월)를 넘는 임금 상승률,국제 원자재값의 오름세 등이 한데 어우러질 경우 경기는 걷잡을 수 없는 과열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지난 80년대 말처럼 수요가 성장률을 주도하는 악순환이 재연될 수도 있는 셈이다. 1·4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경공업이 회복세이기는 하나 성장의 견인차는 역시 중화학공업이 떠맡고 있다.산업의 선진화라는 관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엔고라는 외풍 덕분에 성장의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에서 마음을 놓을 처지는 아닌 것 같다.자력으로 경쟁력을 지닌 것이 아니라는 얘기이다.중국 등 후발 개도국의 물량 공세로 경공업과 중공업 간의 불균형도 갈수록 심화되는 느낌이다.이는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현재 내세우는 통화긴축·흑자예산 편성 등 총수요 관리정책은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 GNP내용분석/가뭄 여파,채소류 생산 격감,“뒷걸음”/농업/중화학 활황·경공업 회복… 10.2% 신장/제조업/이통 등 호조… 오락관련 26.4% 급상승/서비스 올 2·4분기의 GNP 내용을 보면 농어업의 주름살이 가장 두드러졌다.한해 등으로 보리와 마늘·양파 등 채소류의 생산 감소 및 축산물의 생산 부진으로 농업이 전 분기의 4.8% 성장에서 마이너스 4.6%로 뒷걸음쳤다.연근해 및 원양어업도 크게 줄어 어업도 3.4%에서 마이너스 3.4%로 밀려났다. 작년 3·4분기 이후 8%를 웃도는 성장률로 경기회복에 한 축을 담당했던 건설업도 공공부문은 제 속도를 유지했으나 아파트의 분양가 인상(7월 초)이 늦어지는 등의 이유로 주택건설 물량이 격감하면서 전 분기의 8.2%에서 3%로 크게 둔화됐다.GNP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도 전 분기의 8.6%에서4.6%로 낮아졌다. 반면 경기상승을 주도하는 중화학공업의 고도 성장세가 전 분기에 이어 지속되고,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섬유와 의복 등 일부 경공업이 내수와 선진국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증가세로 돌아섬에 따라 제조업은 전 분기보다 다소 높은 10.2%가 신장했다. 서비스업도 전 분기와 비슷한 10.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철도와 지하철의 파업으로 육상운송이,고객예탁금 감소 등으로 금융 보험업이 다소 부진했다.이동통신과 정보통신 등이 호조를 보였고,특히 여가를 즐기는 수요가 급격히 늘며 오락관련 서비스업은 작년 3·4분기 6.2%,4·4분기 14.4%,올 1·4분기 25.3%,2·4분기 26.4%로 급상승 곡선을 그렸다. 설비투자는 전 분기(20.2%)에 비해서는 15.4%로 다소 둔화됐으나 비교시점인 작년 2·4분기의 성장률(마이너스 1.1%)이 1·4분기(마이너스 11.8%)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을 감안하면 활발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2·4분기의 성장을 선도한 수출은 전 분기의 두배에 가까운 17.9%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자동차·전기전자·화학제품등 중화학공업 제품과 직물·타이어 등 일부 경공업 제품 등 상품수출이 전 분기의 2.5배인 16.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데다 여객과 화물운임 등 용역수출도 25%나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입 증가율도 전 분기보다 약간 높은 19.1%의 강세를 지속했다.원유도입은 소폭 줄었으나 소비재(24.6%)와 자본재(23.1%)의 수입이 크게 늘었다. 1·4분기 중 본격적인 경기확장과 함께 4천56억원이 늘었던 재고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농산물의 재고가 줄고,공산품의 재고도 내수 및 수출 증가로 줄면서 9천1백70억원이 감소했다.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설비투자가 생산능력으로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공급애로 현상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미분양주택 임대 전환 유도/공시지가표준지 배로 늘려

    ◎건설위 정부답변/투기막게 거래허가제 확대 국회 건설위는 18일 김우석건설부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가뭄대책과 안정적인 물공급방안,부동산투기억제방안등에 관해 보고를 듣고 정책질의를 벌였다. 김장관은 이날 보고에서 헌법재판소의「토초세 헌법불합치 결정」이 토지공개념제도에 미칠 영향과 관련,『택지소유상한제나 개발부담금제도는 특별히 보완할 것이 없다』면서 『다만 공시지가 표준지의 정밀성을 높이기 위해 30만필지인 표준지수를 60만필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장관은 그러나 『토초세완화에 따른 부동산투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지역을 확대하고 토지종합전산체제를 연내에 구축,단속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미분양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재해대책에 대해서는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 7월말 9개 다목적댐의 평균저수율이 36.6%로 예년 평균치인 58%에 크게 못미쳤다』면서 『앞으로 물아껴쓰기 범국민운동의 전개와 절수형 수도기기의보급에 힘쓰고 장기적으로 수문조사와 댐및 광역상수도 확충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1t에 2백90원인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수돗물값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하겠다』고 말했다.
  • 「한양합리화」 처리 “3부3색”/한양 지원 무엇이 문젠가

    ◎특혜시비·부도후유증이 부담/「뜨거운 감자」 인식… 밀고당기기/주공선 지연땐 인수포기 선언… 결단의 주사위 던져야 거대 부실기업인 (주)한양의 산업합리화 업체 지정 여부를 둘러싸고 과천 청사가 난기류에 휩싸였다. 이 문제와 관련된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및 건설부가 서로 밀고 당기는 가운데 한양을 떠맡기로 한 주공과 거래 은행인 상업은행까지 가세,중구란방의 혼전을 보이고 있다. 부실기업의 합리화 지정 논의는 문민정부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따라서 한양문제는 정부가 부실기업을 원칙에 따라 부도를 낼 지,아니면 산업합리화 업체로 지정해 세금을 탕감해 줄 지를 가르는 첫 사례가 된다.부실기업 정책의 시금석인 셈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크게 봐서 주무 부처인 건설부와 재무부가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양을 합리화 업체로 지정,각종 세금을 탕감해 주자는 입장인 반면 경제기획원은 문민정부에서 부실기업에 특혜를 주어 국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대하는 입장이다. 건설부는 적극적으로나서지 않은 채 재무부에 처리를 미루고,재무부는 다시 기획원의 눈치를 보며 서로가 「뜨거운 감자」를 만지지 않으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건설부의 강길부 주택국장은 『한양문제는 기본적으로 주거래 은행인 상은과 재무부가 1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합리화 지정이 어렵다면 다른 방안을 강구해 주공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무부의 윤증현 금융국장은 『기획원과 주공,한양을 감독하는 건설부가 계속 침묵으로 일관해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며 조기 매듭을 주장했다. 반면 기획원의 한리헌차관은 『재무부가 합리화 이외의 대안은 없는 지를 충분히 검토한 뒤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며 좀 더 두고 보자는 입장이다.「3부3색」인 셈이다. 그러나 주거래 은행인 상은은 다급하다.장광소상무는 『한양의 합리화 지정이 늦어질수록 많은 이해 당사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주공의 입장도 어려워진다』며 빠른 결단을 주장했다. 주공도 급하기는 마찬가지이다.김동규 사장은 『한양의 합리화 지정이 지연될 경우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이렇게 보면 합리화 지정에 찬성하는 소리가 압도적이다.따라서 이 문제를 결정하는 산정심을 쥔 기획원의 태도 여하가 관건이다.기획원이 승인하면 한양의 합리화 지정은 사실상 끝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한양을 책임지고 산정심에 올려 처리할 부처가 없는 현실이다.과감히 총대를 메는 부처가 없다는 얘기이다.공연히 특혜시비를 불러일으켜 정치적 부담을 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양의 합리화를 기정 사실화하고 세금 및 은행부채 탕감과 상환연기,자구노력 범위 등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하던 부처간의 회동조차 뜸해졌다.어떻게 하면 여론의 화살을 피할까를 궁리하는 국면으로 바뀐 셈이다. 지난 6월 말까지 적자가 4천4백억원이나 되는 한양 합리화 문제는 여러 각도에서 봐야 하는 복잡한 사안이다.합리화가 결정되면 지난 86년에 이어 「합리화 특혜 재수생」을 낳는 첫번째 기록이 되며,부도처리하면 협력업체의 연쇄 부도와 아파트 입주차질 등 엄청난 후유증이 뒤따른다. 어떤 방향으로든 정부가결단의 주사위를 던져야 한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지적이다.부처적 복지불동을 비난하는 여론이 높다.
  • 수령목소리 흉봤다 이튿날 사형/“인권동토”북한의 실상/통일원보고서

    ◎재판절차 없이 구금·고문 예사로/당·보위부·안전부등서 3중감시 북한주민들의 참담한 인권 실태가 통일원이 귀순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국제기구들의 조사결과 등을 종합해 펴낸 「북한의 인권실태」보고서에 의해 백일하에 드러났다. 통일원이 9일 국회 외무통일위에 제출한 이 보고자료는 최근 국제사면위가 폭로한 북한내 정치범수용소 수용자들의 비참한 인권유린 상황도 재확인하고 있다. ▷자유권적 인권 침해◁ 공정한 재판절차없이 피의자를 구금하거나 고문 등 비인간적 처벌을 자행하고 있다.특히 김일성부자의 지시나 당정책을 어겼을 때 처벌의 가혹함을 주민들에게 주입시키기 위해 인민재판식 공개재판을 실시하기도 한다. 정치범 및 그 가족들에 대한 처벌은 더욱 가혹해 「특별독재대상구역」이라는 수용소에 감금해 매일 12시간 이상 강제노동을 해야 한다. ▲사례=83년 김일성신년사 발표를 집단 시청하던 중 한사람이 김이 쉰 목소리를 내자 「돼지 멱따는 소리처럼 꽥꽥 거린다」고 무심코 내뱉었다.그는 다음날 소리없이 불려가 특수처리대에 의해 사형당했고 그의 가족까지 추방당했다(90년 귀순자 이덕남증언). ▷사생활비밀과 자유침해◁ 당·국가안전보위부·사회안전부 등 3중 감시체제로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사상동향을 철저히 감시하고 무단침입해 점검하는 등 사생활 침해가 비일비재하다.5호담당제를 통해 5호담당 지도원이 각 세대의 동태를 감시한다. ▲사례=평양시의 한 젊은 부부의 집이 유일사상 검열원의 김일성부자 초상화와 도서에 대한 불시검열을 받게 됐다.이 때 3살짜리 아기가 싼 오줌때문에 김일성노작 맨 앞장의 초상화가 젖어 있는 것이 발견되는 바람에 불경죄에 걸려 산간벽지로 추방됐다(89년 귀순자 고운기 증언). ▷평등권 침해◁ 해방이후 여러차례에 걸친 주민성분 조사를 통해 주민들을 3계층 51개 부류로 세분했다.이에 따라 특권,식량배급,교육뿐만 아니라 일반범죄에 대한 처벌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차별대우가 적용된다. ▲사례=당정간부들은 직위에 따라 국가로부터 주택·가전제품·식료품 등의 일용품을 전용상점 등을 통해 보장받고 가족수와 관계없이아파트도 우선 배정된다.이들에게는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어도 제대로 법적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하지만 일반 노동자는 방 한칸에 한 세대가 살림을 하는 것은 보통이며 남의 집에 임시로 방을 만들어 살림을 하는 사람도 많다(88년 귀순자 소영식 증언).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취업희망자의 의사보다는 당정기관의 조정·통제에 의해 이뤄진다. ▲사례=형제간이라도 직업때문에 어쩔수 없이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동생이 나이가 들어 군대에 나가게 됐을 때 형은 제대해 탄광으로 강제배치되는 등 형제간에도 군대갈 때쯤 헤어지면 다시 못만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90년 귀순자 신광호 증언). ◎북 「정치범수용소」 실태/탈출 기도자등 연15명 공개총살/하루 15시간 강제노역… 거의가 영양실조/「요덕」선 치료못받아 매년 40∼50여명 병사 북한이 정치범을 특별수용한 것은 지난 58년 연안파 숙청사건 연계자 및 그 가족을 교화소가 아닌 특정지역에 집단수용함으로써 시작됐다.북한식 수용소군도인 정치범수용시설을 북한당국은 「○○호 관리소」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나 주민들간에는 「특별독재대상구역」「종파굴」「정치범집단수용소」「유배소」 등으로 불려지고 있다. 현재 수용소는 함남·함북·평남·평북·자강도 등 5개도에 12개소가 설치돼 있으며 수용인원은 20여만명으로 추정된다.도별로는 ▲함남에 요덕,단천,덕성 ▲함북에 온성(2개소),회령,화성,부령 ▲평남에 개천,북창 ▲평북에 천마 ▲자강도에 동신수용소가 있다.수용소의 면적은 각각 51∼2백50㎦로 5천명에서 5만명까지 수용되고 있다. 수용소는 통상 완전통제구역과 혁명화구역으로 구분돼 수용자의 죄질에 따라 격리된다.완전통제구역은 반당·반혁명분자,종파분자,해외도주 기도자 등을 종신수용하며 혁명화구역엔 불순 북송교포,당정책위반자,자유주의 성향자 등이 수용돼 일정기간(1∼5년)이 지나면 심사결과에 따라 출소가 가능하다. 수용소의 경비는 삼엄해 각 수용소엔 3∼4m 높이로 2,3중의 외곽철책선과 탈주가 용이한 곳에는 고압전기철조망과 지뢰밭이 설치돼있다.감시망루에는 AK자동소총과 수류탄 및 기관총으로 무장한 감시원이 군견과 함께 외곽순찰을 하고 있다. 수용소에 들어가면 공민증을 압류당하고 친지면회및 서신연락금지 등 외부와접촉이 차단된다.이와함께 선거권등 기본권이 박탈되고 배급및 의료혜택은 물론 결혼및 출산도 금지된다.수용자들은 상오5시반까지 아침식사를 하고 작업준비를 완료한후 5인조로 짜여져 하오9시까지 작업을 한후 10시부터 학습교육을 받는다.하오6시에 담당 보위원이나 감독,인민반장 등이 할당된 작업결과를 중간점검하고 미달시는 연장작업을 시킨다.작업과 학습시간을 제외하고는 2명이상 모여다니지 못하며 수용자로 위장한 정보원을 잠입시켜 행동을 감시하고 있다. 수용소안에서의 식량배급은 형편없어 대부분 영양실조에 걸려있다.게다가 중노동에 시달려 폐렴,결핵,간염,페라그라병을 앓는 사람이 많다.그러나 의사가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해 요덕수용소의 경우 해마다 40∼50명이 병으로 사망한다. 밤 10시부터는 통행이 금지되는데 적발되면 1개월간 중노동에 처해진다.도주기도자나 보위원구타자등 매년 15명가량이공개총살된다. 정치범수용소외에 모든 시·군에 설치된 각종 노동교화소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는 주민들을 강제구금해 중노동을 시키고 있다.
  • 15개월째 겉도는 「한양합리화」/우득정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법원은 작년 5월 한양의 재산보전 신청을 받아들였다.한양의 산업합리화업체 지정 문제는 그 이후 지금까지 15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새정부 이후 첫번째로 맞은 부실기업 처리라는 점도 있지만 80년대에 단행된 무리한 합리화 정책의 후유증이 정책당국자의 결정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 같다.특혜시비로 얼룩졌던 80년대의 정책과 달리 문민정부다운 「논리」를 내세우고 싶은 게 당국자들의 욕심일 것이다.도랑도 치면서 가재도 잡고 싶은 셈이다. 그러나 명분도 살리고 실리도 챙길 수 있을 것 같은 모범답안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지 않다.당국자들이 양수겸장의 묘안에만 골몰하는 동안 하도급 업체의 부도가 늘어나며 한양의 소생기회가 더욱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세월이 약이 아닌 줄 뻔히 알면서도 정책결정을 미뤄 온 결과이다.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지난 주 합리화 지정으로 결국 부담을 지게 되는 불특정 다수의 국민의 동의를 얻는 절차로,당사자들의 「피눈물 나는」 자구노력을 촉구했다.죽도록고생을 시켜야 재범을 하지 않는다는 징벌효과를 노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물론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실을 간과한 듯 하다.문제의 핵심은 한양을 부도처리할 수 없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거대 기업이 쓰러질 때의 후유증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하다.결국 해결책은 어떻게 하면 특혜시비를 줄이면서 한양을 살릴 수 있느냐로 모아진다. 특혜 및 명분 문제는 이미 지난 해 재산보전 신청 당시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살아남는다」는 선례를 막기 위해 기업주(배종렬 전 회장)를 경영에서 완전 배제시킨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인수주체 역시 공기업인 주택공사이므로 부실기업 정리 방식이 과거와 달라진 것 또한 분명하다. 지난 날 경제부처의 장관을 지낸 L씨는 『1백%가 충족되기를 기다리다가 잃는 기회비용과,51%가 옳다고 선택했을 경우의 위험을 비교하면 51% 정책의 신속성을 택하겠다』고 말했다.정책의 결정권을 쥔 고위 당국자들이 되씹어 볼만한 교훈이다.
  • 바람직한 입양제도 개선방향(사설)

    보사부가 5일 마련한 「입양특례법 개정법률안」의 기본방향은 잘된 것이라고 우리는 본다.입양아도 친자로 입적시킬수 있게 하고 입양가정에 국민주택우선분양권과 양육비·의료비·교육비등 재정적 지원을 해주며 가정위탁보호제도를 도입한다는 것등 개정내용은 부진한 국내입양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국내입양이 활성화되면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도 자연스럽게 씻을수 있을 것이다. 개정안의 친자입적제 도입은 국내입양의 걸림돌을 제거한 것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현행법은 양자를 호적에 친자로 입적시키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바로 그것이 혈통을 중시하는 우리사회에서 국내입양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입양기관을 통하지 않고 산부인과나 조산소등에서 비밀리에 아기를 데려가 집에서 출산했다고 속이고 친자녀로 호적에 입적시키는 불법비밀입양이 성행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입양가정에 대한 재정지원도 한걸음 앞선 것이다.국내입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부는 지난 88년부터 입양가정에 대한 주택자금(최고3천5백만원)융자,소득세의 인적공제혜택등 재정지원을 해오긴 했으나 상징적인 수준의 것이었다.개정안의 양육비·의료비·교육비 지원은 입양아의 복지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장애아나 형제의 동시입양등 특수한 경우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는 그 혜택이 확대되도록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본다. 가정위탁보호제도는 입양이라는 부담감없이 타인의 아동을 길러봄으로써 입양을 자연스럽게 수용할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입양확대에 꼭 필요한 제도다.미국의 경우 장애아동을 입양한 가정의 70%는 위탁가정이었다.그런만큼 이 제도의 적극적 활용은 입양에 대한 우리사회의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바꾸게 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입양아의 사후관리기간을 6개월로 정한 것은 너무 짧다고 생각된다.공개입양보다는 비밀입양을 선호하는 우리사회의 분위기탓이긴 하겠지만 최소한 1년이상은 돼야 할 것이다.아울러 입양가정에 대한 사전 입양준비 교육의 강화와 관련업무를 담당할 인적자원의 양성방안도 마련하고 입양기관 이외의 기관을 통한 불법입양 방지대책도 보완해야 한다. 한편 당국이 96년부터 해외입양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을 철회한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본다.유니세프의 「아동권리에 관한 세계협약」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아동은 집단시설보다는 가정에서 양육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그러나 우리나라 요보호 아동의 64%가 시설에 수용돼 있고 전체 입양아중 국내입양 비율은 33%에 불과한 것이 우리 현실이다.고아수출국이라는 불명예를 벗는것도 중요하지만 입양정책은 무엇보다 당사자들의 행복한 삶과 장래성을 위하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
  • 입양아 친자입적 허용/보사부/국내입양 촉진방안 마련… 내년 시행

    ◎양부모에 아파트분양 우선권/양육·의료·교육비 국가서 보조/「96년부터 해외입양 금지」 결정은 철회 국내입양 활성화를 위한 친자입적제가 도입되고 입양가정에게는 국민주택분양 우선권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보사부는 5일 국내입양을 적극 도모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입양아특례법 개정안을 마련,정기국회상정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6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법의 명칭을 입양촉진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으로 바꾸면서 종전에는 입양아를 「양자」로만 호적에 입적할 수 있던 것을 양부모의 희망에 따라 「친자」로도 입적할 수 있게 했다.또 국내입양이 촉진되도록 입양가정에 국민주택분양 및 임대시 우선권을 부여하고 입양아의 건전한 양육을 위해 양육·의료·교육비등 양육보조금을 입양가정에 지급키로 했다. 양부모 자격은 현행 입양아 양육을 위해 재산을 충분히 소유해야 한다는 규정외에 양부모의 한쪽이 25세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개정안은 특히 의료기관에서 음성적으로 입양을 시키는 현상을 막기위해 반드시 자격을 갖춘 입양알선기관을 거쳐 입양을 하도록 명시하고 입양기관은 입양아가 양부모밑에서 제대로 적응하고 있는지 입양후 6개월동안 사후관리하도록 했다. 보사부는 입양사업 개선대책과 관련,보육원에서 자라거나 유기된 아이를 데려다 1년이내의 범위에서 양육하는 「가정위탁보호제도」를 도입하고 위탁보호아동을 생활보호대상자로 책정,거택보호에 준하는 생계비등을 지급해줄 방침이다. 또한 96년부터 입양대상아동에 대한 전산관리망을 구축,입양알선기관과 전국 13개 공립아동상담소간에 입양아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 국내입양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보사부는 아동은 집단수용시설보다는 가정에서 양육되어야 한다는 「아동권리에 관한 세계협약」(91년 가입)의 정신을 수용,향후 시설보호대상아동의 국내입양을 유도하고 국내입양,국외입양,시설보호순으로 입양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기로 했다. 보사부는 이에따라 「96년부터 혼혈아와 장애인을 제외한 일반아동의 해외입양을 금지한다」는 89년의 내부결정을 사실상 철회했다. 보사부 관계자는 이와관련,『입양제도가 불우아동이 건전한 가정에서 자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아동복지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막으면 아동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비인도적인 결과가 초래된다는 국내외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 전반적 성과/얼마나 뿌리내렸나(금융실명제 1년:1)

    ◎가·차명예금 6조2천억원 실명 전환/「익명비리」 추방·세수증대에 기여/차명거래 차단등 대체입법 시급 사람은 제도를 만든다.그러나 만들어진 제도는 다시 사람의 의식과 행동을 지배한다.새로운 제도를 만들어가는 노력은 공동체의 구성원들을 변화시켜 정치·경제·사회 전반의 개혁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따라서 제도개혁은 자기개혁의 다른 표현이며 그 성패는 구성원 개개인의 변화의 정도에 따라 좌우된다.금융실명제는 새정부가 추진한 최대의 제도개혁이자,정부와 국민 모두에 대한 자기개혁의 요구였다.실명제가 지난 93년 8월12일 전격 단행된 이후 지난 1년 동안 금융기관과 고객,기업과 소비자,정치인과 유권자들의 의식과 행태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금융실명제는 모든 금융거래를 거래자의 실명으로 하도록 의무화한 제도이다.따라서 이미 실명으로 거래해 온 대다수의 국민들은 새 제도가 시행됐다 해도 달라질 게 별로 없다.주 대상은 2% 미만의 부유층이다.이들이 남의 이름으로 소유하고 있는 금융기관 예금계좌의 명의를 자기 이름으로 바꾸도록 한 것으로,검은 돈(비실명 금융자산)을 추방하는 조치였다. 실명제 1년에 대한 평가의 1차적인 기준은 비실명 금융자산의 실명전환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실명제가 단행된 작년 8월12일 현재 전 금융기관에 들어있는 가명예금은 2조8천3백42억원이며,지난 1년간 이 중 98%인 2조7천7백8억원이 실명으로 전환됐다.미전환액 5백57억원은 대부분 10만원 전후의 소액 휴면성 계좌들이다. 문제는 차명예금이다.차명예금은 실명으로 위장돼 있기 때문에 예금주와 이름을 빌려 준 사람 이외에는 차명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때문에 전체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실명전환율도 집계할 수 없으며 실명전환 금액만 집계된다.이 금액이 3조5천49억원이다.가·차명예금을 합치면 모두 6조2천8백34억원의 얼굴 없는 검은 돈이 제 얼굴을 드러낸 셈이다.이같은 전환 실적은 실명제의 출발이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었음을 말해준다. 실명제는 또 「비실명」의 그늘 아래 묵인됐던 불합리한 제도와관행을 개선하는 작업을 촉진시켰다.모든 돈에 주민등록증이라는 꼬리표를 달아 투명성을 확보했다.출처가 감춰짐으로써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더라도 그다지 죄의식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과거에 관행으로 용인해주던 「익명의 편리성」을 추방했다.이에 따라 실명제는 단지 금융권의 개혁으로 그치지 않고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의 「총체적 개혁」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를 제공했다. 정치 분야에서도 실명제 이후 선거 과정 및 선거자금의 투명화를 위한 노력이 커지고 있다.통합선거법 등 관계 법령의 정비로 정당의 수입과 지출 내역이 공개되고 각급 공직자 선거에서 후보자의 선거비용 실사가 가능해졌다.정치인별 후원회가 조직되는 등 정치자금의 조성 과정도 제도화,양성화됐다. 사회 및 경제 분야에서도 무자료 거래가 위축되고 사채자금이 점차 제도권으로 흡수되는 등 실명화 시대에 부합하는 의식과 행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무자료 거래로 과표를 줄여 탈세하는 편법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실명제 1년만에 과표 양성화나 이로 인한 세수증대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는 어렵다.경기 변동,세제의 변화 등 다른 요인들이 과표 및 세수에 미친 영향과 정확히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표 양성화나 세수 증대에 미치는 실명제의 영향을 어림해 볼 수는 있다.지난 1월 말 마감한 작년도 2기분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실적은 1년 전보다 18.1%가 늘어,이 기간의 경상 성장률(11.2%)을 크게 앞질렀다. 또 올해 내국세의 징수목표와 비교한 세수 진도율이 지난 6월 말까지 49.7%로 1년 전(46.8%)에 비해 2.9%포인트 앞서가고 있다.이런 통계들은 실명제가 무자료 거래를 위축시키고 과표 양성화를 촉진시켜 세수증대에 기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실명제 도입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잘못 인식했던 것처럼 실명제가 지하경제와 탈세,검은 돈 등 모든 경제악을 일거에 몰아낼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는 아니다.사채 시장은 실명제 직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었다.그러나 요즘 개인이나 중소 상인을 대상으로 1·5배 가량 높은 이자율에 소액 거래가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일부 금융기관에서는 아직도 차명을 이용한 위장 실명거래가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금년 초에 발생한 장영자씨 사건도 금융기관과 그 종사자들의 실명거래 관행이 아직 확고히 정착되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실명제의 빠른 정착을 위해서는 차명거래 방지 대책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오는 96년 소득분에 대해 97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이뤄지면 차명거래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종합과세 이전까지는 차명거래 방지를 위한 다각적인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이밖에 현재 긴급명령 형태로 돼 있는 실명제의 대체입법도 서둘러야 할 과제의 하나이다. ◎금융시장/사채시장 위축… 중기부도 늘어/부동산/거래 건수·면적 감소… 가격 안정/주식시장/투기 줄고 기관투자가 장세 주도/실명제 이후 분야별 변화 ▷실명전환 및 확인 실적◁ 지난 6월 말까지 가·차명 계좌에서 실명으로 전환한 예금액은 총 6조2천8백34억원이며 실명을 확인한 예금은 전체 금액의 92.4%,계좌 수의 76.5%이다. 가명 예금의 실명 전환율은98%(금액기준)로 2조8천3백42억원(63만1천계좌) 가운데 2조7천7백85억원(59만8천계좌)이 전환됐다.계좌당 5백80만원이 실명으로 전환된 셈이며 아직 3만2천9백계좌,5백57억원은 가명으로 남아있다. 차명에서 전환한 예금은 3조5천49억원이며,자금출처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발행한 10년 만기 장기산업채권에 3백32건·1천1백42억원이 청약됐다.실명 예금 중 1억3천4백17만3천 계좌·3백74조7천7백51억원이 실명 확인됐다. 기관 별로는 투자금융회사의 가명 예금 전환율이 99·8%로 가장 높고 은행 98%,증권 97·8%,투신 91·8%이다.차명에서 전환한 예금은 은행 1조3천7백14억원,증권 3천3백25억원,보험 3천3백77억원,투신 2천7백10억원,투자금융 2천8백74억원이다. ▷금융시장 동향◁ 중소기업의 부도를 막기 위해 통화공급이 늘어나 93년 9월 말의 총통화(M₂)증가율은 평잔 기준으로 21.5%까지 치솟았다.그러나 10월부터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 11월 말 18.4%,지난 6월 말 15.9%로 안정세이다. 한때 급등세이던 금리는 93년 9월 중순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장단기 금리 모두 실명제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다.하루짜리 콜 금리는 93년 10월 16%까지 올랐으나 지난 6월 말 12%대로 떨어졌다.3년 만기 회사채의 유통수익률도 한때 14.3%에서 지난 연말 12.21%로 낮아진 뒤 지난 6월 말 12.4%를 지켰다. 사채시장의 위축으로 중소기업의 부도율은 93년 7월 0.11%에서 8월 0.12%,10월 0·16%,12월 0.17%로 높아져 지난 6월 말 0.17% 수준이다.93년7월과 올 6월을 비교하면 부도업체는 7백21개에서 8백48개로,부도액은 5천3백억원에서 7천5백42억원으로 늘었다. 사채시장은 소액 가계자금을 위주로 일부 거래가 이뤄지나 크게 위축됐다.큰 손들도 사라졌고 명동의 암달러상도 크게 줄어 거래가 한산하다.금리도 제도권과 연동,지난 해 9월 월 1.46%(연 17.52%)이던 사채금리가 11월 1.25%,지난 1월 1.28%,지난 6월 1.19%로 갈수록 낮아졌다. 환율은 지난 해 8월12일 8백9원10전에서 12월 말 8백8원10전,지난 1일 8백2원60전으로 낮아졌으나 실명제의 영향은 없다.금융기관의 여수신도 2금융권 중심으로 일시 위축되는 듯 했으나 10월부터 정상을 되찾았다. ▷부동산·금값◁ 부동 자금이 부동산과 귀금속으로 몰려 값이 급등하리라는 우려는 완전히 빗나갔다. 실명제 직후 전국의 토지 거래실적은 오히려 크게 줄었다.국세청의 자금출처 조사강화 방침 및 주택전산망의 가동 등으로 시중 자금이 부동산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실명제 직후인 지난 해 3·4분기의 전국 땅값은 전 분기보다 2.64% 떨어졌고 올 들어서도 계속 안정세이다.실명제 직후인 지난 해 9월 한 달 동안의 전국 토지거래 실적도 5만7천4백43건에 44.716㎦로 전년 같은 기간의 5만8천2백15건 66.139㎦에 비해 거래건수와 면적이 모두 줄었다. 주택가격도 매매의 경우 지난 해 8월 전 달보다 0.3% 떨어진데 이어 지금까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건설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자금흐름이 투명해져 실명제가 부동산 시장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보았다. 한편 금의 도매 값은 실명제 직전인 7월에 돈쭝당 평균 4만1천2백원에서 8월에 4만1천6백86원으로 4백86원이 올랐다.그러나 두 달 뒤인 10월에 4만4백12원으로 떨어졌고올 7월에도 4만1천2백24원으로 큰 변화가 없다. ▷주식시장◁ 금융실명제 이후 지난 1년 동안 주식시장은 실명제의 영향이 거의 없었다. 시행 직후 사흘간 무려 60포인트가 떨어지기도 했지만 곧 70포인트가 반등,충격에서 헤어났다.올 초에는 연일 폭등세를 보여 당국이 위탁증거금 신설 등 3차례에 걸쳐 안정책을 쓰기도 했으며,2월2일에는 연 중 최고치인 9백74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졌다. 최근 주춤거리는 것은 증시의 주변 여건이 나빠진 탓이지 실명제와는 무관하다.한마디로 증권시장에서는 실명제는 이미 멀고 먼 옛날의 얘기가 돼버렸다. 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연기한 조치가 증시에는 결정적으로 도움이 됐다.또 은행거래와는 달리 실물 증권을 매매하는 경우에는 실명 확인이 없이 당사자 간에 거래할 수 있는 점도 다르다. 바뀐 것도 있다.장세를 기관투자가들이 이끌어가는 것이 그것이다.검은 돈을 가진 큰손들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뒤 차익을 챙기는 음성적 투기는 사라지고 기관투자가들이 장세를 주도하고 있다.지하의음성적 투기꾼은 사라지고 제도권 금융기관의 몫이 커진 셈이다.
  • 전기료인상 거론할 때인가(사설)

    상공자원부는 절전과 발전소 건설재원확보를 위해 하반기에 전기요금을 올리고 피크타임 때 전기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요금체계도 개편할 방침이다.상공자원부장관은 『정부의 물가억제정책 때문에 전기요금이 2년째 동결됐다』면서 『하반기중 경제기획원과 협의하여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공자원부는 요즘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전력소비가 크게 증가,전력비상이 걸리자 지난 93년 11월에 확정한 장기전력수급계획을 불과 8개월만에 재조정하고 요금도 인상하겠다는 것이다.당국이 장기계획을 몇달만에 수정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요금을 올리겠다니 더 납득이 가지 않는다.설사 전력시설 재원마련을 위해 요금인상이 불가피할지라도 가뭄으로 나라 전체가 온통 비상이 걸려 있는 이 때 인상을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일부 농산품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선풍기와 에어컨 등 냉방용품이 품귀현상 속에서 값이 뛰어 소비자들의 불쾌지수가 한결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살인적인 더위로 산지에서 농산물 출하가 급감하면서 상추·오이·배추 등 채소값은 불과 보름사이 2∼4배가 뛰었다.특히 주부들은 더위로 「식탁물가」가 위협을 받고 있는 이 때 정부가 공공요금을 인상하려 하느냐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하반기에 상수도료·고속도로 통행료·의료보험수가 등의 공공료금이 인상을 기다리고 있다.전기요금은 당초 공공요금 인상계획에 포함되어 있지가 않다.공공요금 인상은 개인서비스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것이 하나의 관례처럼 되어 있다.특히 상수도료와 전기요금의 인상은 개인서비스요금 인상에 결정적인 구실을 제공한다.그때문에 소비자들은 이들 요금인상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다른나라와 비교해서 결코 싼 편도 아니다.산업용과 농사용은 외국에 비해 약간 싼 편이나 주택용과 일반업무용은 외국보다 훨씬 비싸다.주택용과 업무용의 경우 한국을 100으로 할 때 대만이 88과 93,미국 80과 72,프랑스는 108과 69 등으로 한국보다 요금이 싼 편이다.이 수치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앞서 한전당국이경영합리화를 통해서 요금인상 요인을 흡수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하겠다. 또 관계당국은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해서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냉방용품을 비롯한 가전제품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단계에서는 요금인상이 절전으로 연결되지가 않는다.그보다는 정부가 전력비상을 계기로 요금을 인상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다.발전시설자금은 전체 사회간접자본의 확충과 관련하여 보다 근본적인 재원확보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 고령화가 사회구조 급변 초래/정년연장 등 대책 시급/KDI 보고서

    ◎ 앞으로 정년제 조정,노인인력의 가용 직종 개발,노인 단독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 등 노인복지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노인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고령화 현상이 사회구조,제도,가치관 등 급속한 사회적 변화와 결합돼 빠른 속도로 복잡하게 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한국의 노령화 추이와 노인복지 대책」이라는 보고서(민재성·유일호·최성재·김용하 연구원)를 통해 우리나라의 인구 형태는 후진국형 피라미드 구조에서 선진국형 종형 구조로 급속히 바뀌고 노인부양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따라서 노인들을 위한 사회복지 대책으로 고령자의 취업을 늘리는 등의 소득정책과 노인건강 진단제도 개선 및 확대,노인의 시청각보조장비 구입에 대한 의료보험 처리를 포함한 의료보건 정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고령자 취업 촉진을 위해 정년제 조정,노인인구 가용직종 개발,노인에대한 재교육·재취업 활성화 정책 등이 필요하며 공적 연금제도도 국민연금대상 확대,연금 수급연령 상향조정,여성 연금권 보완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농어촌 회생” 의지 구체화/농특세 사업확정 의미·요약

    ◎경쟁력 강화부문에 집중 투자/첨단기술 개발에 3천억 투입/농수산물 집하장 4천곳 신설 정부가 농특세의 투자대상 사업을 확정지은 것은 15조원의 사용처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농특세는 국민성금격인 특별한 재원인 만큼 별도의 법까지 제정,사용처를 명시함으로써 농어촌을 위기에서 건져내겠다는 의지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확정된 21개의 사업은 42조원이 투입되는 기존의 농어촌 구조개선 사업을 일부 보강하는 측면도 있으나,대부분 신규사업으로서 농특세의 용도를 한정했다.이달 말까지 사업별 투·융자계획이 나와봐야 분야별 비중을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사업의 숫자로 미뤄보면 경쟁력 강화부문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분야별로 대상사업의 내용을 간추린다. ◇농림어업 경쟁력 강화=10년간 3천억원을 투입,유전공학과 전자제어·기계설비 등의 농림수산과 관련된 분야에서 각종 첨단기술을 개발한다.전문 영농인력의 육성을 위해 농수산 전문기술대학 5개교를 설립,전문대학과 같은 학력을 인정한다.현장 실습을 중심으로하는 자영 농수산고교도 2∼3개 세워 개방대학 형태로 운영한다. 2004년까지 물류센터 20개소와 간이 집하장 4천개소 및 산지 종합포장센터 35개소를 세워,농수산물의 유통구조를 개선한다.과거 필지당 6백∼9백평 크기로 정리한 진흥지역 안의 논 20만㏊를 기계화 농업을 위해 필지당 3천평으로 다시 정리한다. 현재 1천7백50억원인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의 규모도 정부가 연간 7백억원씩 10년동안 7천억원을 출연,1조원으로 늘린다.농어민에 대한 정책자금의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이다. ◇생활환경개선 및 산업기반 확충=농어촌 지역의 생활용수를 해결하기 위해 우물물을 마시는 50가구 이상의 5천개 마을에 지하수를 개발한다.아직 정비되지 않은 농어촌 도로 3만4천㎞ 중 2만7천㎞를 확·포장한다.농어촌 도로의 확·포장률은 26%에서 85%로 높아진다. 농어촌의 불량 주택 50만동을 현대식 주택으로 집중 개량하며,농공단지의 폐기물 처리시설도 군당 1개소로 늘린다. ◇농어민 후생복지=매년 1만명씩의 농어촌 출신 대학생에게 학자금을 융자해 주며,도청 소재지에 농어촌 출신 학생을 위한 학사 9개소를 건립한다.
  • 독일에선:4(녹색환경가꾸자:59)

    ◎“벌목보다 더 심는다”… 울창한 삼림 보존/줄기만 하던 숲 91년부터 증가/목재수요 3분의1 수입 충당/산림의 64% 병들어… 85년이후 토양오염 방지 힘써 독일의 전체 삼림면적은 약 10만7천㎦ 정도.남한과 비슷한 면적의 땅덩어리가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다.이는 독일 전국토의 30% 정도로 전국토중 삼림이 차지하는 비율이 유럽에서 가장 높다.그럼에도 불구,독일은 외국으로부터 목재를 수입하고 있다.독일은 연간 4천만㎥ 정도의 나무를 벌채하고 있다.이는 독일 국내수요의 3분의2에 불과하다.나머지는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전국토의 30% 차지 연간 강우량은 약 8백37㎜(옛 서독,옛 동독지역은 6백7㎜) 정도에 불과하지만 한국에서처럼 호우가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고 연중 고루 비를 뿌리는 독일의 기후는 울창한 삼림조성에 적합한 여건을 제공해주고 있다.그러나 문명 발달의 대가로 숲이 사라지게 된 것은 독일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었다.전국토중 주택·도로·공장지대 등 주거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50년대 8%선에서 90년대로 들어서면서 12%로 껑충 뛰어올랐다.독일인들은 숲이 사라지는데 대한 경각심을 느끼기 시작했고 83년부터 숲을 되살리자는 거국적인 운동이 펼쳐지기 시작했다.풍부한 삼림자원에도 불구하고 목재를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이다. ○61년보다 2% 늘어 이같은 독일인들에게 지난 91년 아주 반가운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수백년 이래 계속 줄어들기만 하던 삼림면적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바로 그것이다.91년 독일환경부가 조사한 결과 독일의 삼림면적은 30년전에 비해 2천5백㎦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는 전체삼림의 2% 정도에 해당하는 것이다.이처럼 숲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삼림을 벌채하는 자는 반드시 벌채면적 이상의 삼림을 재조성하도록 의무화한 삼림보존법이 효력을 나타낸 때문으로 여겨졌다. ○나무 건강상태 삼분 그러나 이같은 반가움도 한때.뒤이어 발표된 또다른 조사결과는 이들의 기쁨을 즉각 앗아가 버리고 말았다.삼림면적 자체는 늘어났지만 삼림의 상태는 악화되고 있다는게 나중에 발표된 조사결과의 골자였다.독일은나무의 손상정도를 나뭇잎의 고사률에 따라 심각한 손상(나뭇잎 고사율이 25% 이상),약간의 손상(나뭇잎 고사율 10∼25% 사이),건강(고사율 10% 미만) 등 3가지로 나누고 있는데 이 조사에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겨우 36%였을뿐 심각한 손상이 25%,약간의 손상이 39%로 삼림 전체의 64%가 죽어가고 있음이 드러났다.이를 되살리는게 독일 환경정책의 새 과제로 떠올랐다. 아마존 원시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서 알 수 있듯이 숲은 단순히 목재를 공급하는 자원만은 아니다.대도시의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휴식의 터를 제공할 뿐만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대기를 정화하는 1차적인 원천이 바로 숲이며 숲이 있음으로써 토지의 침식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숲은 또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함으로써 기후변화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공기나 물과 마찬가지로 숲도 우리에게 주어진 것으로 여겨졌으나 이제 숲은 적극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된 것이다. 삼림이 대기를 정화하는 1차 원천이라면 물을 정화하는 1차적 원천은 바로 땅이다.땅은 또한 자연의 균형상태를 유지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그러나 대지는 흔히 「만물의 어머니」라고 불리면서도 환경보호분야에선 오랫동안 아주 소홀한 대접을 받았다.대기정화라든가 수자원보호,쓰레기 처리,자연보호운동 등 다른 환경보호운동을 잘 하면 토양도 자동적으로 보존될 것으로 여겨져 왔다.그러나 공해물질의 배출을 억제하고 쓰레기와 폐수를 철저히 처리하는 한편 자연보호구역을 계속 확장하는 등 지속적인 환경보호운동을 펼치는데도 불구하고 토양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이는 종합적인 토양보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해물질 처리규제 토양의 구조변화에 특히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대규모 농업활동에 따른 비료와 농약의 사용,채광을 위한 대규모 굴착사업,도로및 대형빌딩 건설등에 따른 건축폐기물의 처리,쓰레기매립에 따른 유해물질 축적 등이다.따라서 토양보호를 위해서는 농업에서부터 건축,채광,쓰레기 처리에 이르기까지 인간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다각적인 노력이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독일에서도 토양보호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85년에야 최초로 종합적인 토양오염 방지를 위한 연방정부 차원의 토양보호 개념이 마련됐다.독일정부는 이를 위해 86년 건축법과 식물보호법에 토양보호를 위한 관련조항을 보완한 것을 시작으로 88년 위험물질처리법,89년 지역개발계획법,90년 광산법과 대기정화법 등에 토양보호 관련 조항을 삽입하는 등 법정비에 나섰으며 종합적인 토양보호를 위한 새로운 토양보호법을 마련하고 있다.
  • 국토­상처받기 쉬운 갈대/지명관(시론)

    요즘 서울과 춘천 사이를 자주 오가면서 나는 이상하게도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한 파스칼의 말을 되씹곤 한다.그는 「자연속에서 가장 연약한 것」이 인간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말을 했다. 그가 살고있던 17세기에는 아직 자연이란 거대한 힘을 가지고 인간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그러니까 자연을 한번 정복하고 싶다는 것은 인간의 간절한 소원이었다.나는 경춘선 차창에 기대어 소양강 강물을 내려다보고 그너머 병풍처럼 이어지는 검푸른 산들을 바라본다. 그러다가 저 강물 저 산들,그리고 춘천을 감싸고 있는 호수들이 언제까지 저렇게 깨끗하고 시원하게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생각에 잠기는 것이다.정말 오늘에 있어서는 최대의 자원이란 자연그대로의 산과 물과 공기가 아니겠는가. 지금은 자연이 인간들 앞에서 그지없이 무력하게 놓여져 있다.인간보다 연약한 것이 자연이다.또는 인간이나 자연이나 우리 국토나 다같이 「하나의 갈대」처럼 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것이라고 해야한다.그러므로 이 모두가 정답고 부드러운 손길을 필요로 하고있다. 우리 정부는 2001년까지 8년간에 걸쳐 1조1천5백억원을 들여 「백제문화권」의 「대개발」을 서두른다고 하더니 이제는 또 마찬가지로 2001년까지 총7조3천9백1억원을 들여서 「제주도 국제관광지 개발」에 힘쓴다는 것이다.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역균형개발법」을 시행하여 서해안도 남해안도 동해안도 그야말로 거의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개발을 하고 각지역을 대도시와 연결시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국토개발」이 이번에는 지방자치단체의 구상과 실천노력을 중심으로 해서 전개된다고 하니 가히 「획기적인 변화」라고 자화자찬할만 하다.이렇게 21세기를 향하여 밝은 구상을 보여주면서 한걸음 한걸음씩 건설해 간다고 하니 정부관리의 복지불동도 이제는 끝난 것인가 하고 기대를 걸게된다.그러니까 그 정책에 대해서 여기에 이것저것 따져보자는 것이 아니다.다만 우리의 자연,우리의 국토는 우리의 몸과 같이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것이라는 현대적인 자연관을 가져달라고 부탁하고 싶다.자연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의 몸보다도 상처를 받으면 영원히 또는 오랫동안 아물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지방자치단체의 이니셔티브로 그러한 개발이 진행된다고 하니까 우리의 지방자치가 어느정도의 권한과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고 묻고 싶어진다.일본에서는 스스로 「삼할자치」라고 하고 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가 공해없는 기업을 유치하기 위하여 토지를 제공해주고 사립대학인데도 부지를 제공하며 교사건축비마저 마련해주는 예가 적지않다. 그리고 이번의 국토개발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민자를 유치한다고 했는데 일본의 동북지방에 있었던 한가지 예를 소개하고 싶다.어떤 대건축업자가 20여만평에 고급주택지를 조성하려고 했다.그러나 그 지역이 외진 곳이라 시내에 있는 여자대학에 8만평이라는 토지를 제공해서 그 지대를 밝은 지역으로 만들었고 고급주택지를 조성하는데 성공했다.이처럼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아름다운 지역을 함께 만들수 있는 마음가짐과 지성이 아쉽다고 말하고 싶다. 끝으로 일본이 경험한 좀더 중요한 이야기를 하나만 더하려고 한다.1970년대초 토건업자 출신인 다나카 가쿠에이총리때 얘기다.그는 고도성장에 의한 도시집중을 피하려고 「일본열도 개조론」을 전개했다.초과밀도시에서 공장을 지방으로 재배치하고 여러지방에 25만인구의 도시를 건설해가며 전국을 1일 행동권으로 하는 교통망으로 연결한다는 것이었다. 그 주장에 일본국민도 상당히 흥분했었다.그러나 한해에 물가가 16%나 뛰고 지가는 42%나 폭등했던 것이다.거기에다가 그러한 국토개조론의 전제가 되었던 고도성장이 사실은 끝나가고 있었고 오일쇼크등 대외적인 조건도 악화되었다.이리하여 그 거대한 토건업자적인 꿈은 그야말로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전국에 그 상처만 남기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에게도 2백만가구 아파트건설은 좋았지만 그것으로 임금이 폭등하고 농촌에서 노동력을 구하기 어렵게 된 쓰라린 경험도 있지 않았던가.건설도 개발도 좋다.그러나 복잡한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탁상공론이 돼서는 안된다.국민도 자연도 국토도 무리하게 거칠게 다루면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가 진노하는 법이다.그렇지만 문민정부의 국토개발은 그런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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