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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 정책
    202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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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언대] 용인 난개발 책임 건설사만의 책임인가

    최근 경기도 용인 지역의 난(亂)개발이 사회문제로 불거지면서 신문지상에는 온통 이에 대한 책임공방으로 시끄럽다.‘서로가 네 탓’이라고 우기며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는 것을 보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심지어 용인지역 수해 원인을 둘러싸고 난개발로 인한 것인가 아닌가를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의 갈등도 곧 법정으로 비화될 것같다. 시비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업계가 검찰의 수사 대상으로 지목되는등 모든 난개발의 책임이 주택건설업체로 귀착되고 있다. 난개발의 모든 책임이 주택업체에 전가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이는 객관성을 잃은 처사다. 주택건설업체에서는 관련 법령 테두리 안에서 각종 복잡한 인·허가를 받아적법하게 주택사업을 벌였다는 목메인 항변을 하고 있다.한마디로 ‘법대로했는데 왜 우리가 난개발의 주범으로 몰려야 하는가’라는 얘기다. 주택업체들이 난개발에 대한 일말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일관성없는 정책수립으로 주택업체들로 하여금 준농림지를 난개발토록 한 정부와세수확보를 위해 인·허가를 남발해 온 지방자치단체의 잘못이 더 큰 것이아닌가 싶다. 주택업체가 사익을 추구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공익을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뒷짐지고 있었던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눈 앞의 이익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지금 내린 정책 결정이 우리 후손들에게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난개발 책임소재의 규명도 ‘공동책임은 무책임’이라는 결론에 이를지 모른다.그렇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검찰 수사,감사원 감사,정부 실태조사 등은 단시간에 처리돼야 하지 않을까. 최근들어 전세값이 크게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수사,감사,조사로 공백현상을 보이는 지자체의 행정을 빠른 시일 내 원상 회복시켜야한다.아울러 위기의 주택산업을 살리고,서민들의 집 장만을 쉽게 해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한다. 김준우[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 새 경제팀 출범 이후 선회 조짐

    금융개혁의 틀이 바뀌는 것인가. 진념(陳념)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 등이 취임일성으로 ‘시장자율에 의한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을 강조하면서 그동안 정부주도로 이뤄진 금융개혁의 틀이 “개혁보다는 안정을 더 추구하는 쪽으로바뀌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특히 진 장관의 경우,예금부분보장제 상향조정 검토 등 기존 경제팀의 정책과는 방향을 달리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이같은 의문점을 증폭시키고 있다. ■예금부분보장제 진념 재경부 장관은 지난 7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예금부분보장제는 가야할 방향이나 예금 보호한도를 2,000만원에서 상향조정하는것을 포함, 모든 방안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이같은 입장표명은 전임자의 발언에 비춰보면 상당히 상향조정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둔 것이다.새경제팀은 시행시기를 제외한 상향 조정문제 등 모든 것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금융권에서는 금융개혁의 틀이 바뀌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것이다. 그러나 예금보호한도액이 2,000만원에서더 올라가면 그동안의 금융개혁은상당부분 후퇴될 전망이다.정부는 예금보호한도가 계좌당 2,000만원으로 정해지면 비우량 은행의 예금이 우량은행으로 몰리게 되고 이는 금융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금융지주회사제 “불량은행의 지주회사 편입을 반대한다”는 진 장관의 발언은 기존 정책과는 큰 차이가 있다.발언 그대로라면 불량은행들은 1차 구조조정 때처럼 퇴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정부의 기존 입장은 한빛 조흥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을 금융지주회사 방식으로 통합한다는 것이었다.예금보호 한도가 축소되는 내년이후 급격한 예금이탈로 자생력을 잃게 될 것으로 우려되는 불량은행들의 ‘피난처’로서 금융지주회사라는 핵우산을 만들겠다는 것이 전임 경제팀의 구상이었다. 금융당국의 정책담당자들은 진장관의 발언에 대해 크게 비중을 두는 것 같지 않다.‘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금감위의 한고위관계자는 “부실은행의 클린뱅크화를 강조한 것 아니겠느냐”며 진장관의 발언의미를 애써 축소해석하는모습이다. ■금융권 반응 은행권은 벌집 쑤신 듯 술렁거리고 있다.부실은행은 부실은행대로,우량은행은 우량은행대로 정부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진장관과 친분이 있는 한 시중은행장은 “같은 값(공적자금)이면 우량은행에 줘서 대규모 리딩뱅크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간신히 ‘합병 위험권’에서 벗어났다며 안도하던 한미·하나·신한 등 후발우량은행들은 또 다시 위험에 노출되자 좌불안석이다.국민·주택은행은 “정부 뜻을 정확히 모르겠다”면서도 싫지만은 않은 기색이어서 묘한 대조를이뤘다. 박현갑 안미현기자 eagleduo@. *정부 현대해법 원상복귀. 현대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급변하고 있다.진념 신임 재정경제부장관이 지난 7일 ‘시장자율에 따른 해결’ 원칙을 밝힌지 하루만에 다시‘정부주도에 의한 이번주내 해결’로 바뀌었다. 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진념(陳념) 재정경제부 장관,이근영(李瑾榮) 금감위원장 내정자는 7일 오찬모임에서 기업·금융 구조조정을 시장자율에 따라 추진한다는 입장정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이같은 입장정리는 곧바로 시장에 개혁후퇴로 받아들여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등 시장불안 요인으로 가시화됐다. 그러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8일 국무회의에서 이번주 내로 현대문제를정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부의 현대해법이 ‘원상회복’되는조짐이다. 금감위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이와 관련,“7일 경제팀의 입장정리는 교과서적인 발언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8일 채권단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조속한 계열분리 일정제시▲현대건설의 구체적 자구책 등 3개 사항을 ‘동시에 모두’ 만족시킬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문서로 현대측에 통보했다.금융당국은 정부측요구사항을 문서화함으로써 예상되는 현대측의 지연작전을 미리 봉쇄하려는입장이었으나 경제팀 교체로 잠시 보류된 상태였다. 한편 현대측으로서도 이같은 정부의 입장변화에 따라 대책안을 서둘러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현대측은 개각설이 나오면서부터 개각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분위기가 여기저기서 감지됐다는 게 금감원 시각이다. 실제로 현대측에서는 경영개선대책 발표시기가 9일에서 이번주말이나 내주초로 늦어질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따라 현대문제가 이번주내로 해결될지 여부가 주목된다.그러나 채권단이 현대측에 요구한 자구안 제출시한이 오는 19일까지여서 현대가 이를 빌미삼아 이번주내로 내지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현갑기자
  • 1인 물 사용량 1분기 2ℓ감소

    환경부는 공공기관 절수기 설치 등을 통해 올 1·4분기에 98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00만t(214억원) 가량 물 사용량이 줄었다고 4일 밝혔다.이는 올 절수 목표량 2억7,000만t의 15.9%에 해당하는 것이다. 1인당 물 사용량도 유수량(有水量·계량기에 감지돼 요금을 내는 양) 기준으로 98년 1·4분기 276ℓ에서,IMF 뒤 경기가 회복된 지난해는 287ℓ로 늘었다가,올해는 274ℓ로 줄었다. 용도별로는 98년 기준으로 가정용이 2.3%,업무용이 4.9%,대중탕 등 욕탕1종이 4.6%,고급 사우나 및 증기탕 등 욕탕2종이 16.0% 각각 감소했다.그러나경기 회복에 따라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공업용수 사용량은 98년보다 오히려 35% 늘었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부터 세종로·과천·대전 등 3개 정부청사,국회,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에 수도꼭지 및 변기에 절수기를 설치하고 중수도를 설치할것을 권장해 왔다.그 결과 올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의 물이절약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주봉현 수도정책과장은 “올 하반기 서울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절수기 설치사업이 시행되면 올 목표량 뿐 아니라,2006년 절수목표 7억9,000만t(98년 대비 13.5%)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호영기자 alibaba@
  • [흔들리는 주택사업](3)집 지을 땅이 없다

    “준농림지에 공동주택을 지어도 좋다고 해서 땅을 샀는데 이제와서 집을지어봤자 손해볼 수 밖에 없도록 규제를 강화한 것은 ‘앓느니 죽으라’는것 아닙니까” 정부의 일관성없는 준농림지 정책에 대한 S건설 K사장의 하소연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경기도 용인시 수지읍에 3만여평의 준농림지를 매입,사업추진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었다.그러나 올들어 용인지역의 무분별한 개발이 사회문제화하면서 사업추진이 전면 보류됐다. 때 맞춰 준농림지를 구입한 건설업체들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정부의 난(亂)개발 방지대책이 터져나왔다.이에 따라 준농림지를 준도시지역으로 바꿀 수 있는 국토이용계획변경 주체가 용인시에서 경기도로 바뀌고 국토이용계획변경 조건도 한층 더 까다로와졌다.또 준농림지역내 3만평 이상 연접개발시 기반시설 기준이 대폭 강화되고 준도시지역 취락지구내 개발계획 수립도힘들어졌다. S사의 경우 종전까지만 해도 국토이용계획변경을 통해 용적률 200%를 적용,30평형 기준으로 최대 2,000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관련법규가 바뀌다 보니 국토이용계획변경 여부조차 불투명해졌다. K사장은 “사업을 포기하고 땅을 되팔자니 계약금으로 지불한 돈을 모조리 날릴 수밖에 없다”면서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바꿔대는 정부가 원망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준농림지 구입업체 줄도산 예고=이같은 고민은 S사 K사장만 안고 있는 게아니다.주택업체가 보유한 준농림지는 지난 7월말 현재 250만평을 웃돈다.특히 금싸라기라고 믿고 구입했던 용인 일대 준농림지 42만4,000여평이 순식간에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에 따르면 대형업체 8개사가 50만평,중소업체 92개사가 200만평의 사업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지역별로는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이 153만평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14만평,충남 10만평,경북 6만평 등의 순이었다.강원 전북 전남 충북 대구 등지의준농림지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상환(金尙煥) 한국주택협회 진흥부장은 “준농림지를 구입해 두고도 밝히기를 꺼려한 주택업체까지합하면 주택업체 보유 준농림지는 300만평을 웃돌 것”이라며 “계약금과 기납입 중도금만 따져도 줄잡아 1조원 이상이 준농림지에 잠겨 있다”고 전했다. ◆공공택지만으론 택지난 불가피=정부가 내놓은 난개발 방지대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준농림지엔 더 이상 집을 짓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건설교통부는 올해 주택공급 목표인 50만가구를 짓는데 필요한 택지를 1,700만평으로 산정하고 있다.이 가운데 850만평은 지자체와 토지공사 등 공공기관이 공급하고,나머지는 민간 건설업체가 자체 조달할 것으로 예상했다.25만가구를 지을 수 있는 공공택지의 경우 지자체 361만평,토지공사 308만평,주공 103만평,수공 79만평 등이고 연말까지 이들 택지가 공급되는데는 일단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간 건설업체들이 자체 조달할 것으로 예상했던 택지의 상당량이 준농림지여서 택지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민간부문에서 상반기중 17만가구가 공급되긴 했지만 준농림지에 대한 건축규제를 대폭 강화한 6월 이후 월별 주택공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3,000가구 가량 줄어들고 있다. 한편 올해 토지공사가 공급했거나 공급할 예정인 공동주택지는 전국 11곳 75만3,584평이다.이 가운데 수도권에 있는 택지는 용인 죽전·신봉·동백지구 등 3곳으로 모두 합쳐 봐야 46만6,639평에 불과하다.더욱이 토지공사가 수도권 택지의 인기가 높다는 점을 악용해 오랫동안 팔리지 않던 평내·호평지구내 공동주택지를 함께 구입하거나 토지대금의 70%를 2개월 이내에 납부하는 주택업체에 우선 순위를 부여,주택업체들의 빈곤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
  • [흔들리는 주택산업](2)주택금융이 없다

    한동안 주춤했던 주택업체 부도가 올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금융위기 이후 주택업체는 97년 241개,98년 650개가 부도나는 등 줄부도를 맞았다.지난해 부도업체가 93개에 그치는 등 안정세를 찾는 듯 했으나 올들어 다시 부도업체가 늘고 있다.올들어 상반기에만 부도 또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업체는 모두 70곳으로 이대로가면 지난해 수준을 웃돌 것으로전망된다.제조업체의 경기정점논의가 나오는 것과 달리 주택업체가 제2의 금융위기를 맞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5월 이후 상황악화=분양부진으로 야기된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주택업체들은 금융기관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다.현대건설사태가 불거진 지난 5월 이후부터는 주택업체의 회사채 발행이 올 스톱된 상태다.만기가 도래한 회사채의 연장이 이뤄지고 있지만 극히 일부에 그치고있고 그나마 이자율은 제조업체에 비해 휠씬 높은 편이다. 최근 회사채를 연장한 B사의 경우 11% 이자율에 1.79%의 스프래드를 적용,표면금리 12.9%에 차환발행에 성공했다.모 제조업체가 비슷한 시기에 8%의표면금리로 차환에 성공한 것에 비하면 무려 4.9%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주택업계에서는 B사가 차환시 표면금리 12.79%를 웃도는 금리를 약속했을것으로 믿고 있다.그러나 이들은 이렇게라도 신규 회사채 발행하거나 차환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람이다. 회사채만 중단된 것이 아니다.제조업체에서는 이뤄지는 어음할인이나 운전자금의 지원이 주택업체에는 전혀 제공되지 않고 있다. 회사이름을 밝히기 꺼려하는 주택업체 임원은 “금융위기 직후에는 할인율이 30%에 달하더라도 어음할인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이마저 끊어졌다”며 “지금의 상황은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운전자금 역시 우량담보나 있으면 몰라도 대부분의 업체가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실제로 금융기관들은 업종별로 신용을 5개 등급으로 구분하면서 주택업체는 최하위인 5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신용등급 분류가 이 지경이니 주택업체에 대출이 이뤄질리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업을 하려해도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이뤄지지 않아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최근에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이뤄진 예는요진산업이 경기도 고양시에 짓는 55층짜리 주상복합타운 한곳 뿐이다. ◇소비자 금융도 없다=물론 이같은 푸대접은 주택경기가 좋지 않은데 기인한다.또 일정부분은 주택업체의 방만한 경영에도 있다.그러나 이 상태로라면주택경기가 살아난다해도 그 때까지 버틸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게 주택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처럼 공급자 금융이 막히면 수요자 금융이라도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수요자 금융 역시 별반 다를 게 없다.대표적인 수요자 금융으로는 국민주택기금이 있지만 기금이 부족할 뿐아니라 시장도 왜곡돼 있어 실질적인 수요창출에는 별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올해 중형을 포함,국민주택 건설에 모두 1조8,339억원을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7월 31일 현재 실적은 25% 수준인 4,604억원이 나가는 데 그쳤다. 청약저축가입자들은 국민주택을 원하지만 주택업체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으려면 신용보증을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까다로운 데다 분양가 규제를 받는 것이 싫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최근에 지어지는 국민주택은 수요자가 원하는 서울이나 수도권 요지가 아닌 지방 등분양성이 떨어지는 곳에 지어지기 일쑤다. 물론 수요자 금융 중에 시중은행에서 이뤄지는 대출이 있기는 하지만 금리가 여전히 비싸고 신규 분양자들이 대출받기도 쉽지 않다.결국 공급자 금융과 소비자 금융이 모두 경색되면서 주택업체와 주택수요자 모두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주택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국민주택기금 운용제도가 개선돼야 하고 또 주택업체에 대한 금융조달 기법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최근 출시되고 있는 금전신탁에 의한 파이낸싱 기법의 활성화나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택사업의 중도금을 대상으로 하는 ABS(자산담보부증권)발행의 활성화도 대안 중의 하나라는 지적이다.그러나 주택업계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정부와 금융권의 정책적인 배려라고입을 모으고 있다. 김성곤기자
  • [흔들리는 주택산업](1)얼어붙은 시장

    주택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집이 팔리지 않아 주택업체들의 돈이 마른 지오래다.주택건설자금은 물론,수요자 금융까지 씨가 말랐다.집지을 땅도 없다.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허용한 분양권 전매는 가수요만 부추기고 있다.한마디로 주택산업이 사면초가(四面楚歌)의 형국이다.위기에 몰린 주택산업,그실상과 대책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지난달 31일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오리역 인근의 D건설업체 아파트 모델하우스(견본주택) 현장.‘중도금 대출이자 입주시 일괄 납부’라는 대형 현수막이 수요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하룻동안 이곳을 방문한 사람은 30여명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용인시 구성면에 공급하는 아파트 1,000여가구의 청약을 받았다.청약통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3순위까지 기다린 결과 평균 80%를웃도는 분양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아직도 주인없는 아파트가 많이 남아 있는 눈치다.“계약률이 80% 정도 된다”는 회사 관계자의 말과 달리 현지 중개업자들은 “계약률이 50%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건설업체들은 용인지역에서 이 정도만 분양하면 성공작으로 친다.다른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파리만 날리고’ 있다. 같은 시기 경기도 광주에서 400여가구를 내놓은 S사는 대대적인 광고전에도불구하고 청약률이 10%를 밑도는 바람에 쓴맛을 다셔야 했다.재차 분양을 했지만 자금위기설까지 퍼진터라 수요자들의 발길을 잡는 데 실패했다. 실제 용인지역의 무분별한 개발이 사회문제로 불거지면서 이 일대 신규 분양아파트의 모델하우스에는 수요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시장상황이 이러니 주택업체들은 죽을 맛이다.새 아파트를 내놓았다가 팔리지 않을 경우 부도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는 게 주택업계 현실이다. 전광삼기자 hisam@. *박길훈 주택건설협회장 “정책부재·시장경색 큰 문제”. “지금 주택업계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 자체가 무의미할 만큼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구조신호도 없고 탈출구도 막힌 상태입니다” 중소 주택건설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 박길훈(朴吉訓) 회장은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주택업체들의 연쇄부도가 불가피하다”며 “다만도산 행렬이 시작될 시기만 남겨두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협회 소속 3,000여 회원사들은 당초 올 한해동안 18만여가구의 아파트를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상반기에 공급한 아파트는 60여개 업체의2만여가구 뿐.그것도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져 계약률은 절반에도 못미쳤다. 박 회장은 주택산업이 이처럼 어려워지고 있는데 대해 “주택업체들의 방만한 경영 탓도 있지만 정책부재와 시장경색이 더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난(亂)개발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책만 보더라도 마치 주택업체가 난개발의주범인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회장은 “준농림지제도의 도입이 주택공급과 경기 진작에 적잖게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 파괴’라는 이유로 죄악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실화된 주택공제조합이 대한주택보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부실책임이 없는 주택업체들에게 출자금의 85% 감자를 요구,자금난을 가중시켰다는 게 중소 주택업체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박 회장은 “국민의 정부가 과연 중소업체와 주택경기를 살릴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주택산업의 파산은 곧 서민경제의 붕괴를 의미한다”고강조했다. 전광삼기자. *연쇄도산 먹구름. 주택건설업체의 어려움은 비단 신규 분양시장 침체에서만 비롯된 게 아니다.강도높은 토지이용규제가 잇따라 나오면서 주택사업 전망은 한마디로 ‘먹구름’이다.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가 줄어든데다 사업 타당성이 떨어져 준농림지를 사놓고 사업승인을 받지 못한 업체들은 파산위기에 처했다. [흔들리는 주택업계]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 회원사 3,051개사 중 올들어 단한가구라도 주택을 공급한 업체는 60개 뿐이다.외환 위기 직전인 97년 상반기 2,970개 회원사 가운데 12%인 356개 업체가 주택을 공급한 것과 비교하면현재 중소 주택업체가 안고 있는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대형 건설업체도 별로 낫지 않다.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몇몇 업체가 3만여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했지만 분양에 성공한 아파트는 수도권 일부에불과하다. 그나마 청약자 가운데 60% 이상의 계약률을 기록한 곳은 찾아보기힘들다. 협회 관계자는 “올해 주택사업으로 재미를 본 업체는 삼성물산 LG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 7∼8개 업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땅을 갖고 있는 업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용인에 부지를 마련한 한 건설업체 임원은 “어렵사리 돈을 빌려 땅값을 치렀는데 분양성이 떨어지고 준농림지 규제가 강화되는 바람에 사업을 포기해야 할 형편”이라며“집을 지어 손해를 보느니 차라리 은행이자를 무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낮은 계약률,사업성 하락은 곧 업체의 자금난으로 이어지고 도산으로 치닫는다.특히 자금력이 약한 중소 주택건설업체들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걸으며 부도위기를 넘기고 있다. 주택건설 전문업체인 우방이나 현대건설의 자금난도 주택업계의 불황과 무관하지 않다.㈜우방의 한 임원은 “분양만 잘되고 중도금만 제때 들어오면우방위기는 아무 것도 아니다”며 우방사태가 주택업계의 흔들림에서 왔음을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도미노 현상] 우려 건설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몇몇 대형 업체가 올해를 넘기지 못하고 쓰러질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협회 관계자는 “분양시장 침체와 사업여건 악화 등으로 중소 주택업계 전체가 도산위기를 맞고 있다”고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한 업체가 쓰러질 경우 맞보증사는 물론 하도급업체들까지 줄줄이 파산하는 ‘도미노’ 현상을 걱정하고 있다.주택업체의도산으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입주예정자들에게 넘어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전광삼기자 hisam@
  • 은행원들 ‘썰렁한 여름’

    샐러리맨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휴가철이지만 은행원들에게는‘그림의 떡’이다. 은행권은 지난 11일 총파업 이후 뒤숭숭한 분위기를 지금까지 추스리지 못하고 있다.그런데다 오는 9월 정부의 은행경영 심사에 이어 본격적인 대량해고가 있을 것이란 소문이 나돌면서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자구계획서 제출이 코 앞에 닥쳐 매일 불안한 마음으로 야근에 시달리는 은행원들은 올 휴가철이 더 없이 슬프다.한빛 조흥 제일 서울 외환은행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이 이에 해당된다. 한빛은행 노사대책국장 이영섭씨(40)는 28일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이후 늘어난 업무량 때문에 1명이 휴가로 빠지면 2∼3명이 매일 밤샘 근무를 해야 하는 실정”이라면서 “감히 휴가를 가겠다고 말하는 ‘간 큰’ 동료는 찾아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200여개의 지점이 인력 부족으로 증원을 신청한 상태인데 다시 구조조정에 들어가 감원을 해야 한다니 난감하다”면서 “휴가는커녕 후생복지비로 지급된 급여까지 반납해 은행 재무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토로했다. 여름 휴가를 포기한 외한은행 본점 양 모 대리(27·여)는 “요즘 은행원들은 어느 직장인보다도 스트레스와 격무에 시달리기 때문에 며칠 푹 쉬고 싶지만 산더미처럼 쌓인 일을 동료에게 차마 맡길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은행권의 휴가는 7월 초부터 시작되지만 대부분 직원들은 총파업으로 휴가를 떠나지 못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1만1,000여명의 직원들 가운데 27일까지 휴가를 다녀온 직원은 300여명에 불과하다.조흥은행 역시 6,886명 중 986명만 다녀왔다. 휴가를 떠난 사람들도 대부분 2∼3일 만에 돌아온다.일부 은행은 6일의 휴가일수를 3일로 단축 결정했다. 국민은행 노조 정책실장 지용성씨(37)는 “회사에서 직접적으로 휴가를 제한하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분산 휴가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은인사 이동 등 불이익을 우려해 2∼3일만 휴가를 보내고 나머지 기간은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은행 서울 K지점에는 1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나 아직 한 사람도휴가를 가지 못했다.직원 이모씨(33)는 “생존권을위해 총파업까지 했지만대량 감원 사태가 또 올 것이란 소문에 마음을 졸이고 있다”면서 “휴가철이 빨리 지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푸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뉴패러다임 경영 CEO에 듣는다] 한미은행 申東爀행장

    한미은행 신동혁(申東爀·61) 행장은 21일 “빠르면 8월초에 한미은행과 하나은행이 공동 추진해온 전산자회사가 출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요즘 한미은행을 ‘작지만 믿을 수 있는 은행’에서 ‘크고 알찬 은행’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을 통해 5,000억원 규모의 DR(해외주식예탁증서) 발행을 추진중이다.“DR발행이 성공하면 한미은행은 자본금 1조3,000억원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자기자본비율이 16%대로 껑충 올라 초우량은행으로 거듭 나게 된다”며 그간걸림돌이 돼온 양측의 지분구성 문제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달안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행장은 한일은행 행장직무대행 시절 상업은행과의 합병작업을 성사시킨뒤 지난해 한미은행장으로 옮겨앉았다.직원들은 3,200명 은행의 장(長)으로있기에는 ‘그릇’이 너무 크다는 말을 곧잘 한다.도쿄·바레인·홍콩 등 해외근무를 오래해 국제금융분야에 해박하고,영어와 일어를 우리말처럼 자유롭게 구사한다.전남 강진 출신으로 서울대 상대를 졸업했다. ■전산자회사 설립은 어떻게 진척되고 있습니까. 지난달 27일 업무제휴를 맺은 뒤 매주 수요일 양측 실무추진위원회가 만나논의를 진전시키고 있습니다.일단 설립자본금은 그렇게 크게 하지 않기로 했다.양쪽에서 각각 5억원씩 출자,10억원선에서 출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사무실도 두 은행의 기존 공간을 활용키로 하는 등 경비를 최대한 줄일 방침입니다. ■기존 공간이란 구체적으로 어디를 말하는 것인가요. 가령 우리 은행의 전산센터가 있는 인천영업본부 건물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인천영업본부는 옛 경기은행 본점 건물입니다.2년전 경기은행을 인수하면서 우리 은행이 아예 본점건물을 샀습니다.내 생각 같아서는 거기에 (전산자회사를)뒀으면 싶지만 하나은행이 동의해야겠지요. ■전산 전문회사는 왜 자회사 설립에서 제외시켰나요. 완전히 배제시킨 것은 아니고 일단 당사자인 두 은행이 회사를 설립한 뒤에필요하면 그때가서 제3자를 참여시키기로 한 것입니다. ■대표이사 구성은.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하되,상임은 한사람만 둘 생각입니다. ■합병을 전제로 한 IT(정보기술)공유가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두 은행간의합병을 기정사실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데요. 거듭 말하지만 합병 약속은 없었습니다.한빛은행이 (상업·한일은행의)IT를통합하는데 1년이 걸렸습니다.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IT부터 합치면 나중에 합병을 하게 되더라도 수월해지는 측면이 없진 않겠지만 반대로 서로를알게 되면서 갈라서는 것도 수월해집니다. ■한미은행이 독자생존에서 갑자기 합병 고려로 돌아선 배경에 대해 의아하게 여기는 시각이 많은데. 한미은행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이즈(규모)를 키우는 일입니다.알짜배기우량은행이라고는 하지만 자본금이 8,000억원대에 불과합니다.자본금을 증자하든지 M&A(인수합병)를 해야만 합니다.처음부터 합병을 선언하면 직원들의동요도 있을 것입니다.합병은 ‘선택’이지만 덩치를 키우는 것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당초 3자 연대도 검토한 것으로 알고있는데요. 김행장(김승유 하나은행장)과 업무제휴 얘기를 처음 나눈 것은 ADB(아시아개발은행)총회가 열린 치앙마이에서였습니다.나중에 얘기가 좀 더 진척되면서 ‘둘이서 이럴 게 아니라 하나를 더 끼우면 어떻겠느냐’는 얘기를 솔직히 나눴습니다.그런데 신한은행은 재일교포 주주들의 반대가,국민은행은 양쪽 직원들의 거부감이 문제가 됐습니다.주택은행은 외국인주주인 ING베어링이 하나은행의 대주주인 알리안츠와 경쟁관계라는 점에서 하나쪽에서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지요.그러다보니 둘 밖에 안남았습니다. ■칼라일 컨소시엄의 DR발행이 늦어지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칼라일과 JP모건의 지분배분을 놓고 다소 진통을 거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그러나 지분구성이 마무리돼 조만간 금감위에 승인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DR발행가는 합의한 대로 6,800원입니다. ■경영철학이 있다면. 철학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고,변화를 주도하는 사람이 되자는 게 평생 지론입니다.‘예스맨’보다는 톡톡 튀는 색깔있는 직원이 많아졌으면 합니다.한미은행은 적어도 영업면에서 차별화를 주도해왔다고 자부합니다.의사카드·약사카드 등 개인구매카드를 최초로 도입했으며 경락(경매낙찰)자금대출,여성중소기업인 우대제도 등도 우리가 처음으로 시작했습니다.모바일뱅킹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도 최초입니다.덕분에 기네스북 인증서를 받았지요. 사이버 재테크상담사인 ‘나한미’ 대리를 고용해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주도했다고 생각합니다.그 공을 인정해 얼마전 나한미 대리를 지점장으로 승진발령(?)을 냈습니다. ■대내외적으로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대응전략은 무엇입니까. 우리 은행의 전통적 강점인 중소기업과 리테일(소매금융)을 양축으로 삼을작정입니다.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비중은 57%(대출액 5조3,840억원)로 시중은행중 가장 높습니다.앞으로도 출자전환 옵션부 대출을 확대하고 신용위주의대출로 전환하는 등 중소기업 대출정책에 최우선순위를 둘 계획입니다.핵심역량사업인 신용카드사업에도 투자를 확대해 리테일 마케팅과 연계할 방침입니다. 안미현기자 hyun@
  • 용인 죽전지구 亂개발 차단

    최근 토지소유자들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지정을 청원한 경기 용인시죽전지구내 일부 토지가 그린벨트보다 개발규제가 더 강한 보전녹지나 공원으로 지정된다. 건설교통부는 20일 토지소유자들의 청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던 당초 입장을 번복,이같이 결정했다.이에따라 건교정책이 환경단체 등의 민원에 밀려갈팡질팡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전녹지 지정 과정 건교부는 지난 18일 경주 김씨 종중 등 토지소유자들이 용인 죽전지구내 토지를 지구에서 제외해 그린벨트로 지정해 줄 것을 청원한 것과 관련,현행법상 그린벨트 지정이 어려워 공원이나 보전녹지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보전녹지로 지정될 경우 신축 건물에 대한 건폐율과 용적률이 각각 20%,80%로 적용돼 그린벨트(건폐율 20∼40%,용적률 100%)보다 강력한 건축규제를 받게 된다.또 공원으로 지정되는 땅은 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 건립이 원천 봉쇄된다. 이를 위해 건교부는 개발주체인 토지공사,용인시 등과 협의해 지구내 제외대상면적을 확정한 뒤 용인시가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를 공원 또는 보전녹지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토지소유자들이 청원한 30만평 가운데 지구내에 포함된토지는 16만7,000평”이라며 “청원대상 토지 가운데 공원이나 자연녹지로지정될 면적은 전체 16만7,000평의 절반 수준인 7만∼8만평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감정적 정책결정 우려 이번 결정은 건교부가 주민들의 요청이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에 따라 더 강력한 규제방법을 선택했다는 지적을받고 있다.즉 건교부는 주민들이 이 땅을 그린벨트로 묶어달라고 한 것은 택지개발지구에 포함될 경우 시가의 10분의 1밖에 보상을 못받기 때문에 순순히 택지로 내놓지 못하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향후 조성될 택지·산업단지 개발과정에서 토지소유자들의 집단민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공공개발사업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우려한 나머지 건교부가 선수를 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환경관련부처 및 환경단체의 건의와,현지 주민들의 요청을 있는 그대로 수용한 것일 뿐 감정적으로 정책을 결정했다는 지적은 말도안된다”고 반박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행정포커스/ 공기업개혁

    *제대로 돼가나. 현 정부는 98년 2월 출범 직후부터 공기업의 경영혁신을 밀고나가고 있다. 공기업은 국민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주인의식이 없어 방만하고비효율적인 경영이 이뤄졌다는 분석에서다. ●개혁 방향과 성과 기획예산처는 크게 세갈래로 나눠 공기업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첫째는 인력감축이다.공기업 구조(인력)조정 대상 19개사(13개 정부투자기관과 6개 정부출자기관)의 직원들은 지난 97년말에는 16만6,000명이었지만올해말에는 12만5,000명으로 줄어든다.4명중 한명꼴로 직장을 떠나는 셈이다. 둘째는 민영화다.민영화를 통해 보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영화 대상 공기업은 모(母)기업 기준으로 11개다.이중 대한송유관공사는이달중 ㈜SK,LG정유 등 정유 4개사에 정식으로 넘어갈 예정이다.이에 앞서지난 98년에는 국정교과서,지난해에는 한국종합금융이 각각 민영화됐다.모기업과 자회사를 포함해 14개 공기업이 민영화됐다.20일 현재 민영화나 지분매각을 통해 9조5,000억원의 매각수입을 올렸다. 셋째는 운영시스템 등 제도개선이다.지난해부터 재무제표,경영실적평가 등경영공시 제도를 도입해 공기업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게 이런 차원에서다.2급 이상 직원 및 계약직까지 연봉제를 확대했다.오는 9월부터는 1급(처·실장)의 20%는 개방형으로 임용한다. 한국통신의 전보배달업무,도로공사의 통행료징수업무 등 사업분야로까지 외부위탁(아웃소싱)도 대폭 확대했다.퇴직금 누진제도도 없어졌다.기획예산처는 내년부터는 자율 및 책임경영체제가 구축된 공기업들에 대해서는 인사,예산,조직에 관한 자율권을 줄 방침이다. ●걸림돌과 향후 전망 하지만 곳곳에 걸림돌이 널려있어 공기업 개혁은 쉬운 게 아니다.정치권,주식시장,개혁피로증,일부 공기업 최고경영인의 의지부족과 노조의 반발,낙하산인사 등 변수가 많은 탓이다. 한국전력은 자회사로 분할해 매각하려고 했지만 관련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도 못해 민영화는 지지부진한 상태다.한국중공업도 정부지분 51%를 지난해에 경쟁입찰을 통해 처분할 계획이었으나 아직까지도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포항제철,한국통신,담배인삼공사,가스공사 등도 주식시장이 좋지않아 민영화일정은 불가피하게 지연되고 있다.이런저런 이유로 공기업의 민영화 일정은늦어지는 것이다. 경제가 조금 나아진데 따른 기대심리 확산도 개혁에는 악재다.대충 개혁을끝내려는 기류도 만만치않다.경제가 좋아지는데 무슨 구조조정이냐는 반발도 거세다.집권초에는 퇴직금 누진제 폐지 등을 밀어붙일수 있었지만 지금의여건은 그렇지도 못하다.올 연말까지 9,000명의 인력이 감축될 계획이지만올 상반기에는 감축된 직원이 거의 없다. 박종구(朴鍾九) 기획예산처 공공관리단장은 “공기업을 민영화한다는 기본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주식을 외국에 싸게 팔 수 없어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라며 “올해에 하드웨어적인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일하는방식과 운영 등 소프트웨어적인 개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태헌기자 tiger@. *지표로 본 정부투자기관. 겉으로 드러난 지표로만 보면 13개 정부투자기관의 지난해 경영실적과 재무구조는 전년보다는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지난해의 순이익은 1조8,394억원으로 전년보다 44.5%(5,666억원) 늘어났다. 순이익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은 한국전력의 전력판매량이 증가한데다 주택공사가 한강 외인아파트를 처분해 특별이익이 생긴 게 주 요인이다.한전과 주택공사의 순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3,661억원과 1,122억원 늘어났다.이런 특수요인을 빼면 정부투자기관의 순이익은 두드러지게 늘지는 않은 셈이다. 기획예산처가 평가한 13개 정부투자기관의 지난해 경영개선실적은 평균 73점으로 전년보다 2점 높아졌다.전년과 비교한 ‘상대평가’이므로 실적이 소폭이지만 향상된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 싶다. 수자원공사,한국전력,농업기반공사(옛 농어촌진흥공사)는 상위권을 유지했다.한전과 농업기반공사는 각각 3,4위로 전년보다는 한단계 떨어졌지만 상위권을 지켰다.경기가 회복되면서 실적이 뚜렷하게 호전된 도로공사가 2위로전년보다 4단계나 껑충 뛴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사장만의 평가에서도 전체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사장부문에서는 농업기반공사가 1위,한전이 2위,수자원공사가 3위다.최고경영자(CEO)의 능력에 따라 기관의 실적도 대체로 일치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생산원가를 크게 밑도는 수돗물 요금이 31% 올라 수익성이 향상된데다 1,080억원의 신규사업 투자규모를 유보하면서 부채비율을 45%에서 41%로 낮춘 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도로공사는 경기가 살아나면서 고속도로 이용차량도 덩달아 늘어 실적이 좋아졌다.통행료수입 증가 등에 따라 매출액은 전년보다 1,971억원 늘었다. 정부투자기관의 경영실적을 평가한 이우용(李宇鏞) 경영평가단장(서강대 교수)는 “공기업 경영혁신과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감축과 비용절감이 이뤄져경영효율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곽태헌기자 *이달말 2단계 개혁 본격 가동. 대통령 소속의 정부혁신 추진위원회가 설치돼 공공부문 개혁이 보다 탄력을 받게됐다.이르면 이달말 위원장과 위원을 선임해 제 1차 회의를 갖고 2단계개혁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 민간인 13명과 행정자치부장관,기획예산처장관,중앙인사위원장,국무조정실장,대통령 정책기획수석,시도지사 협의회장은 당연직 정부위원이다. 개혁에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민의견을 반영하는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는데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진념(陳념) 기획예산처 장관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건의해 이뤄졌다고 한다. 기획예산처 박인철(朴寅哲) 재정개혁단장은 “앞으로 공공부문 개혁의 핵심과제인 지식전자정부를 앞당겨 작지만 효율적으로 봉사하는 정부를 구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곽태헌기자. [기고] 공기업 개혁과 민영화. 공기업은 주인의식이 부족하여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비핵심분야에까지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대하거나,관리계층이 비대화되고 생산성 증가율을 초과하여 임금이 인상되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비능률을 치유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주인정신을 찾아주고 시장기능이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공기업에 있어서도 비능률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이 시도됐으나 민영화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하여 공익성이 강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과감히 민영화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전통적인 공기업이라고 알려진 전력·가스·철도 등도 외국에서는 민영화를 하고있다.이에 따라 정부는 민영화에 역점을 두고 공기업 개혁을추진하고 있다.이제까지 국정교과서,KTB 등 14개 공기업의 민영화를 완료하였다.이와같은 민영화는 과거 정부와 비교해 볼때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민영화에 대한 우려나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그 중 하나가 알토란같은 공기업을 외국인에게 매각하는 것이 국부유출이라는 주장이다.그러나 공기업 지분매각을 국부유출이라고 보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외국인 투자유치는 선진기술과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국내경제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민영화나 외국의 투자유치 후에 구조조정을 우려하여 일부 근로자 등이 반대하는 경우가 있으나,회사가 망하면 전체 근로자가 모두 해고되는 경우도발생할 수 있다.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국내총생산(GDP)중 외국인 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10.5%인데 비해 우리의 경우는 3.5%로 낮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러하다. 뿐만 아니라,실제로 민영화 추진과정에서 정부는 결코 헐값매각을 하지는않았다.예컨대 해외에서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통해 공기업 주식을 매각했을때 국내가격보다 평균 14.7%의 프리미엄을 확보한 바 있다. 민영화와 관련된 또 다른 우려는 경제력 집중에 관한 것이다.물론 경제력집중 및 사적독점의 폐해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경계하여야 한다.중요한 것은 경제력 집중의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민영화 과정에서 적절한 보완책을 강구할 수 있는 한 민영화 자체를 반대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소유지분 한도를 유지하고,소액주주 보호를 강화하며 경영을투명하게 하는 등 경제력 집중 완화를 노력하고 있다.또한 독점기업인 한국전력의 경우에도 여러회사로 분할하여 민영화를 추진함으로써 독점의 폐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영국은 90년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단행한 이후 경쟁 체제 구축에 따른 전력산업의 효율성 증가로 10여년간 전기요금은 18.4% 하락했지만 수익성은 개선되고 서비스수준이 향상돼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국내에서는 살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비능률적인 공기업을 그대로 가지고있다면,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효율은 결국 납세자의 부담이다.공기업의 비능률을 제거하려면 시장기능에 맡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민영화하는 것이필요하다. 崔鍾璨 기획예산처 차관
  • [녹지를 가꾸자] 옥상녹화 사업

    ‘옥상을 녹지로 활용하자’ 급격한 도시화로 어디를 보나 푸른색을 보기가 어렵다.서울시만 보더라도 607㎢에 이르는 전체 면적 가운데 49%(295㎢)가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덮여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주택,빌딩,상업지구 등이 서울 전체 면적의 58%를 차지해 녹지공간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도심에 녹색공간을 확보하려는 여러가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이중 옥상을 녹지로 가꾸자는 아이디어가 눈길을 끈다.특히 옥상녹화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장점이 많다. 도심을 푸르게 할 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기존 옥상 표면보다 20℃정도 낮아열섬현상을 줄인다. 겨울에는 보온효과로 냉난방비를 줄이는 1석2조의 효과도 거두고 있다.건축물 옥상을 완전 녹화하면 건물 냉난방에너지를 연간 16. 6% 정도 절감할 수 있다. 이밖에 빗물을 정화시키는 한편 저장해 도시 홍수를 예방한다.강력한 햇빛을 가려 건물수명도 늘리고 공기를 깨끗하게 한다. 결국 도시 비대화와 개발에 따른 자연녹지 훼손 피해를 보충하고,생태계 복원에도크게 이바지한다. 옥상녹화 사업은 80년대초부터 에너지 절약과 도시 경관을 꾸미기 위해 추진됐지만 그동안 지지부진했다가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나서면서 힘을얻고 있다. 정부도 옥상녹화를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발표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옥상에 조경시설을 설치할 경우에도 혜택을 주기로 했다.옥상조경면적의 3분의2를 대지내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조경시설면적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면적만큼 지상 조경시설을 줄이고 주차장 등 다른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옥상조경시설에 필요한 흙 깊이도 1m에서 50cm로 낮아져 화초나 높이 2∼3m 이하 관목도 심을 수 있게 됐다. 전국에서 가장 더운 지역 가운데 하나인 대구시는 이를 극복하는 방법의 하나로 옥상녹화를 권하고 있다.이를 위해 신천하수처리장 인근 2만평에 잔디포지를 만들어 올 가을 잔디를 심어 키운 다음 내년부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무상공급하로 했다.시유지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유휴지에도 새로운 포지를 만들어 일반 주민들에게도 나눠줄 계획이다. 부산시는 녹지율이 1.3%로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최하위인 불명예를 벗어버리고 녹색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지난해부터 옥상녹화를 추진하고 있다.시는내사랑부산운동추진협의회와 부산녹색연합 등과 공동운영위원회를 구성,시민운동으로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다. 성남시도 도심지역 공공청사,백화점,병원,업무용 빌딩 등의 옥상 92곳에 조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삭막한 도심 옥상이 점차 바뀌고 있다. 콘크리트 바닥에 울창한숲이 들어서고,텃밭이 마련돼 배추 상추 고추가 자란다.민물고기와 개구리가서식하고 잠자리 나비 벌 등이 날아드는 자연생태공원까지 선보였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경동보일러 사옥 12층 옥상에는 지난 4월 자연생태공원 ‘하늘동산 21’이 문을 열었다.160여평 규모에 연못,습지,야생화초지,관목덤불숲이 자연상태 그대로 꾸며졌다.담쟁이 범부채 은방울꽃 석창포 등 근처 불곡산의 식물 80여종도 옮겨 심었다.인공습지에는 피라미 붕어등이 노닐고 개구리 3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대구 시민들은 대백프라자 옥상에서더위를 식힌다.소나무 아래 앉아 잠시자연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세상백화점도 7층 옥상에 나무와 꽃을 심고 벤치를 설치해 놓았다.경기 구리 LG백화점도 9층 옥상에 400여평 규모로 천연잔디 공원을 조성해 놓았다.잔디 위엔 조각작품을전시하고 비치파라솔 등이 설치돼 있어 인근 주민들의 쉼터 역할도 하고 있다.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도 옥상에 산책길을 만들었다. 경기 부천시 원미동사무소 3층 옥상도 아담한 공원으로 만들어졌다.인근 상일동사무소 옥상은 아예 텃밭으로 꾸며 배추를 심고 있다. 고양시 일산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3층 옥상은 연구원건물답게 다용도로 활용하고 있다.250여평 규모에 화초,관목 등을 심었고,생활하수를 끌어 올려정화하는데 이용하고 있다. 이밖에 서울 은평구 구파발역 인공폭포 관리사무소와 송파구 성내동 중앙병원,서초구 양재동 농협종합유통센터,경기 수원시 영통 황골우체국이 모범적으로 옥상녹화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안근영연구원은 “옥상녹화는 녹지가 부족한 도시생태계를개선하는 한편 쓸모없이 버려져 있는 옥상을 개발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외국의 사례. 옥상녹화는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법제화를 서두르는 등 활발하다.외국에서는 옥상녹화 전문업체도 많아 가정에서 쉽게 옥상을 녹지로 가꿀 수 있다. 독일은 정부 차원에서 옥상녹화를 적극 지원해 주고 있다.일년동안 700만㎡ 이상의 삭막한 옥상을 파릇파릇하게 만들고 있다.이에 관한 기술을 깊이 있게 개발,다른 나라에 수출까지 한다.베를린에서는 시가 녹화비용의 50%를 부담하고 나머지 50%도 융자를 해준다. 일본도 환경보전과 도시녹화의 한 방법으로 옥상녹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는 공공건물이나 환경공생형 집합주택 등에서 이뤄졌던 옥상녹화가일반주택에까지 널리 퍼지고 있다.옥상을 정원이나 텃밭으로 이용하는 주택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도쿄 북구의 ‘도시건축물 녹화추진 사업조성금 교부제도’처럼 일본에서도옥상녹화를 위해 보조금을 주는 지자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50여개 기업으로 구성된 ‘옥상개발연구회’가 구성되는 등 민간부문에서도 활발한 활동이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옥상녹화 기술이 최근 수년간 빠르게 발전했다.빗물을 이용한 자동살수시스템이나 관리가 필요없는 방법 등 다양한 기술이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북유럽을 비롯한 대부분 선진국가들도 옥상녹화를 주요 정책사업의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김영중기자. *걸림돌은 무엇인가. 옥상녹화는 장점이 많이 있지만 걸림돌도 많다. 우선 옥상녹화는 심어논 나무와 꽃이 햇빛과 바람에 그대로 노출돼 관리가어렵고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서울 종로구 제일은행본점 빌딩 6층 옥상에 160여평 규모로 ‘공중정원’이조성돼 있다. 직원 한명이 상주하며 계속 관리해줘야 하는데다 관리비용도연간 500만원 이상이나 들어간다. 시설비용도 1㎡당 방수시설을 포함해 15만원 정도 지출해야 한다. 건물 옥상은 지상보다 상당히 강한 바람이 분다.강한 바람은 땅의 수분을빼앗아 식물이 말라 죽기 쉽다. 옥상녹화를 시공하기 전에 필수인 구조안전진단과 누수문제를 해결하는데도상당한 비용이 든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옥상녹화사업 대중화 방안을 찾고 있다.시는 ‘조경시설 관리조례’를 조만간 개정해 옥상녹화에 필요한 구조안전진단 비용과 옥상녹화시설 마련 비용 등의 일부를 지원해줄 예정이다. 시는 이와 함께 올해 안에 설치비와 관리비용이 적게 드는 ‘보급형 옥상녹화모델’을 만들기 위해 건설기술연구원에 의뢰,연구중에 있다.또 구조안전진단도 쉽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의뢰해 놓고 있다. 한편 상당수 빌딩들이 옥상에 식물을 심고 있지만 조경 중심이라 생태적 효과는 거의 없고 건물 안정성만 해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건축주들은 건물의 옥상에 임시 조경시설이나 녹지공간을 확보한뒤 준공검사가 끝나면 그대로 방치하거나 용도를 변경하는 사례가 많아 사후관리를 위한 철저한 지도감독이 요구되고 있다. 김영중기자
  • [서민경제를 살리자](4)넘기 힘든 은행 문턱

    서울 마포구 신촌에 사는 K씨는 최근 전셋집을 조금 늘리려다 포기했다.이사를 하려면 3,000만원이 더 있어야겠기에 은행을 찾았다.그러나 창구직원은 “전세자금을 대출받으려면 연간소득이 대출자금보다 많거나 최소한 같아야한다”는 것이다. K씨의 연간소득은 2,500만원.현재 살고 있는 전셋집이 5,000만원짜리임을강조해 봤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보증인을 세워도 안된다고 했다.다만 2,000만원까지는 보증인을 세우면 대출이 가능하니 1,000만원은 다른 은행에 가서알아보라는 설명이었다. 월세로 살고 있는 주부 L모씨(31·서울 신림동)도 같은 경험을 했다.서민들의 전세자금을 전세금의 절반,최대 5,000만원까지 빌려준다는 정부 발표를듣고 2,000만원을 빌리기 위해 은행을 찾아갔다가 실망하고 말았다.은행 직원은 남편의 연간소득인 1,200만원 내에서만 대출받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은행들의 대출 행태는 발표한 내용과는 크게 달라 서민들은 골탕을 먹기 일쑤다. 모은행의 저리 영세사업자금을 융자받기 위해 최근 은행을 찾은 A모씨는 “3,000만원을 빌려준다는 은행측 발표를 보고 찾아갔다가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해 융자받지 못했다”며 “은행의 생색내기로 실제로 대출을 받기는 어렵다”고 분개했다. 대출을 받더라도 이자가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경기 의정부 P모씨는14% 이상의 이자로 대출받은 신용대출금 1,800만원의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고통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신용평가시스템(CSS)에 의한 사이버 대출도 사실은 서민들의 대출받는 길을 더 좁혀놓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직업·경제적인 형편 등에 비추어 무담보 신용대출을 받을 만한 서민들은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은행 문턱이 높아 서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신용카드나 캐피털회사의최고금리가 18∼19%나 되는 고리 자금을 쓰게 된다. 돈없는 서민들은 이처럼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대출을 못받아 발을 동동구르지만 대출을 받더라도 고금리 때문에 생활고를 겪는다. 그나마 사정은 더 나빠지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최근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자금을 대출해주는 주택은행과평화은행에 근로자 주택자금대출 급증에 따른 보증한도 초과를 우려해 주택금융 신용보증 한도를 축소하라고 통보했다.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못해주면당장 담보를 대지 못하는 서민들이 주택자금을 대출받는 길은 막혀버린다. 연대보증제도도 더 까다로워졌다. 은행들은 이달부터 보증인 1인당 보증한도를 1,000만원까지로 제한했다.즉,5,000만원을 대출받으려면 5명 이상의 보증인을 세워야 한다. 현재 평화은행 등을 통해 주택구입자금과 전세자금을 빌려주고 있지만 자금도 부족하고 서민들이 이용하기엔 담보나 금리면에서 문턱이 여전히 높다.금리가 7%대의 저리라고 하지만 서민들에겐 10%대와 큰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적어도 서민용 자금 대출금리를 5%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저리의 신용대출 또는 정부보증 대출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서민들의 주택 중도금 대출과 근로자 주택구입자금,전세자금의 금리를 소득에 따라 3∼7%대로 차등화해 저소득층에게 실질적 혜택을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성진안미현기자 sonsj@. *서민금융정책 虛實. 외환위기 이후 더욱 깊어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로떠오르고 있다.정부는 이런 소득분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5월17일 중산·서민층의 재산형성을 지원하는 내용의 세금감면 저축상품을 허용했지만서민들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서민 대책/ 서민의 재산을 불리도록 하겠다는 게 주요내용이다.노인·장애인들을 위해 한사람당 2,000만원 한도 내에서 비과세 저축상품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노인들은 내년부터 한사람당 6,000만원을 들수 있는 세금우대종합저축과 함께 8,000만원의 세금우대혜택을 받게 된다.부부의 경우 최고 1억6,000만원까지 혜택을 받는다. 한해 3,000만원 이하의 급여를 받는 근로자가 가입할 수 있는 근로자우대저축은 당초 올해말 시한에서 2002년까지 연장된다.농어민목돈마련저축의 비과세 시한도 마찬가지로 연장된다. 서민층의 내집마련을 돕기 위해 주택저당 차입금의 대출이자에는 연 180만원한도 내에서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연금납입액의 소득공제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근로자가 대학원에 진학하면 교육비에 소득공제를 해준다. ◆실효성/ 한국조세연구원 현진권(玄鎭權) 연구위원은 “비과세나 세금우대저축상품으로는 조세형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현 연구위원은 “가진 돈이 없는 저소득층에게 감세나 세금우대 혜택을 주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저소득층을 위한 지출정책을 펴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납세자운동본부는 “소득분배 개선이 실효를 거두려면 사후적 혜택보다는 사전적인 분배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금융개혁 어떻게

    정부와 금융산업노조간에 금융개혁의 큰 원칙이 합의됨에 따라 은행 구조조정을 위한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졌다.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이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밝혔듯 연내 금융지주회사 출현을 위해서는 갈길이 바쁘기 때문이다. ■부실은행 선정 9∼10월이면 은행의 운명이 결정된다.잠재부실이 반영된 6월 반기결산 결과를 토대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에 미치지 못하는 은행들은 8월말쯤 1차 부실은행으로 분류된다. 1차 부실은행들은 9월말까지 자구계획(경영정상화계획서)을 제출해야 한다. 자구계획에는 인력과 조직 감축 계획이 당연히 포함된다.강제적인 인력감축이 아니라,은행 스스로 인력 감축을 하게 된다. 경영평가위원회는 9월말 자구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지주회사 대상 부실은행으로 분류된다. 재경부 이종구(李鍾九)금융정책국장은 “9월에 자구계획을 받고나면 10월20일쯤이면 지주회사로 묶일 대상은행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회사 설립 금융지주회사를 11∼12월쯤에 설립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공적자금을 투입한 뒤 지주회사로 묶을지,지주회사로 묶고난 뒤 공적자금을투입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분명한 것은 우량은행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BIS 자기자본비율 10%까지 끌어올려 국민·주택·하나·신한은행처럼 우량은행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정부 관계자는 “우량은행으로 이뤄지는 지주회사출현은 다른 은행들의 합병을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걸린 은행들 9월말까지 경영정상화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은행은 상반기 결산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8%에 미달하는 은행과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이다.이 기준대로라면 평화 광주 제주 한빛 조흥 외환서울 제일은행이 해당된다. 평화 광주 제주은행은 6월말 결산 BIS 자기자본비율이 8% 밑으로 추락했다. 각각 4%,7%,6.3%로 추정된다.금융지주회사로의 편입이 확실시된다. 다만 제주은행은 중앙종금과 합병절차를 밟고있어 다소 유동적이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빛 조흥 외환 서울은행도 불안하다.6월말 결산 BIS 자기자본비율 추정치가 외환·한빛 9%,조흥·서울 10%로,‘데드라인’인 8%는간신히 넘길 전망이다.하지만 여기에는 금융감독원에 추가로 보고한 잠재손실액이 반영돼 있지 않다. 잠재손실액을 단순반영할 경우 한빛·외환은 8%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 가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한빛은행.잠재손실액이 7,769억원으로 9월말까지 추가로 쌓아야 할 충당금만도 7,654억원이다. 외환은행은 올 연말까지 4조3,000억원의 부실채권 매각계획이 이미 잡혀있다며 연말까지 BIS 자기자본비율 10% 달성은 문제없다고 장담한다. 조흥은행도 잠재손실액이 0원으로 나와 ‘제외’를 자신하고 있다.서울은행은 7,670억원의 잠재손실을 반영할 경우 BIS 자기자본비율이 8%에 턱걸이하게 되지만 이미 도이체방크와 경영자문계약을 체결,정상화 계획을 진행중인만큼 정부가 ‘유예기간’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제일은행은 뉴브리지캐피탈에 매각돼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현 안미현기자 hyun@. *추가 소요액 어느정도. 공적자금 추가조성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가용재원은 모자라는데 쓸 곳은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번 노·정 합의를 통해 은행권에 넣어야 할 전체 공적자금 규모는약 10조원. ▲예금보험공사 대지급금 4조원 ▲러시아 경협차관 미수금 1조4,800억원 ▲수출보험공사 보증금 4,400억원 ▲공적자금 투입은행 등의 BIS비율을 10%로 맞추기 위한 자금 4 조원 등이다. BIS비율을 10%로 하기 위해 후순위채 매입 등을 통해 공적자금을 지원해야할 은행들은 서울(1조원),한빛(1조∼2조원),기타 부실한 지방은행(1조원)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99년말 현재 이들 은행의 BIS자기자본 비율은 8∼9%선으로 나왔으나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파악한 잠재부실을 반영하면 실제 비율은모두 8%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재원이다.지난 5월말 현재 자산관리공사는 가용재원이 4조7,000억원이며 예금보험공사는 6조4,000억원으로 10조원선이나 모두 사용처가 정해져있는 상태다. 반면 정부가 밝힌대로 향후 소요될 공적자금은 올해 20조원,내년 10조원 등약 30조원으로 현재 가용재원으로는 아무리 잘 활용한다하더라도 중과부적인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10조원의 자금소요가 추가로 생겨 국회동의를 통한 공적자금추가조성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장관,이용근(李容根) 금감위원장도 이같은 사정을 예견이라도 한듯 최근들어 공적자금의 국회동의를 통한 추가조성쪽에 무게실린 발언을 하고 있다. 한편 정부가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과 스스로 정상화가 어려운 은행 가운데 6월말 기준으로 BIS비율 10%를 달성하기 어려운 은행에 대해서 10%를 달성할 수 있는 만큼 공적자금을 투입하겠다고 합의를 해준 것은 결과적으로이들 은행의 구조조정을 더디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즉, 4조원 가까운 공적자금을 투입하게 되면 추가 구조조정이 필요한 이들은행을 금융 지주회사방식으로 묶는 과정에서 인원 정리를 최소화하는 효과는 거둘 수 있는 반면 지주회사로 묶는데 따른 시너지효과는 그만큼 반감될수 있다는 것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금융파업 타결국면/ 파업서 타협 합의까지

    금융총파업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예고된 것은 6월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파업은 10시간 만에 끝났지만 파업준비는 한달여를 끌었다. [금융지주회사법이 파업 시발점] 정부가 금융지주회사법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노조는 총파업을 결심했다.그러나 ‘설마 은행이 파업이야 하겠느냐’는 회의론이 높았다.금융노조 산하 22개 금융기관이 7월3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일제히 실시하고,금융결제원마저 파업에 가담키로 함으로써 총파업은 ‘현실’이 됐다. [노조 정치투쟁전략으로 선회] 그 사이 노조의 투쟁전략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강제합병 철회’의 경제투쟁에서 ‘관치금융 청산’의 정치투쟁으로돌변한 것이다.강제합병 철회만으로는 우량 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을 총파업 대열로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지도부 내부의 판단 때문이었다.그러나 이는 결국 정부의 노선 변화를 야기,지도부의 발목을 잡았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6일 금융개혁은 한치도 늦출 수 없다는 원칙을 천명했고,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온 이헌재(李憲宰)재경부장관,이용근(李容根)금감위원장은초강경으로 돌아섰다. [노사정위원회의 중재로 협상 시작] 극한으로 치닫던 노·정을 테이블에 주저앉힌 것은 노사정위원회였다.김호진(金浩鎭)노사정위원장이 양쪽을 분주히오간 끝에 ‘7일 1차 협상’을 이끌어냈다. 마침 이 장관은 이날 일본 출장이 예정돼있었다.노조는 이 장관이 오지 않으면 협상에 참석하지 않겠다고버텼다.협상이 시작하기도 전에 깨질 판이었다.이 장관은 일본 출장을 취소했다.마침내 7일 오후 5시 서울 명동회관에서 노·정 대표 4명이 각각 마주앉았다.다섯시간에 걸친 ‘진지한’ 대화가 이뤄졌다.그러나 주로 노조가 설명하고 정부가 반박하는 쪽이었다. [노조 서서히 균열] 한미·수협 노조가 파업불참을 공식선언했고, 개표결과제일·평화은행의 파업찬성률은 과반수에도 못미쳤다. 일요일인 9일,오후 2시에 같은 장소에서 노·정이 다시 만났다.이번에는 정부가 주로 설명하고 노조가 반박하는 쪽이었다.그러나 5시40분쯤 이용득 노조위원장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왔다.결렬이었다.그날 밤 이용근 금감위원장이 명동성당 농성장을 찾아갔지만 40여분을 기다렸어도 이용득 노조위원장은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 시각,이 위원장은 명동성당 부근 모처에서 총파업투쟁전략을 짜고 있었다. [평행선을 달리는 노·정협상] 그러는 사이 시시각각 D-데이는 다가오고 있었다.마침내 파업 하루 전날인 10일,파업참가 은행의 노조원들이 연월차휴가원을 제출하기 시작했다.동시에 국민·주택·조흥은행 등 본점 직원들이 잇따라 파업불참을 선언했다.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결국,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돌입시각 0시를 2시간 남겨두고 노·정은 다시마주앉았다.그런데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노조측 대표인 김철홍(金喆弘) 주택은행 노조위원장이 “위원장님!”하고 거칠게 불렀다.일부 은행에서 전야제 참석을 막기 위해 조합원들을 감금하고 있다는 항의였다.일순,협상장에는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았다.기자들을 서둘러 회담장 바깥으로 내쫓았다. [김호진 위원장의 기지가 돌파구] 기자들이 나가자 김호진 노사정위원장은이 장관과 이용득 노조위원장을 불렀다.“이런 식으로는 도저히 협상이 안됩니다.솔직히 1·2차 협상은 협상이 아니라 성토였습니다.협상 방식을 바꿔보면 어떻겠습니까.실무위원회를 구성해거기서 현안을 논의해봅시다” 양측 대표단이 술렁거렸다.정부가 먼저 ‘OK’를 냈다.그러자 노조측에서물었다.“정부에서 뭔가 진전된 보따리를 준비해 왔느냐” “일단 들어보라” “다 들어봤다가 우리가 받을 게(수용) 없으면 어떡하느냐” “그때는 본회의를 다시 열어 논의하자”.결국 노조측도 수용했다.이종구 재경부 금융정책국장과 윤태수 금융노조 홍보분과위원장이 주축이 된 4명의 실무위원회가즉석에서 만들어졌다.이때가 10일 밤 11시50분. 실무회담은 다음날 새벽까지 정회·재개를 거듭했지만 끝내 결렬되고 말았다. [벼랑끝 대치에서 타결로] 노조는 11일 새벽 5시 연세대에서 파업을 공식선언했고,정부는 오전 8시30분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다.그러면서도 실무협상은 계속 가동됐다.오후 1시,이용근 금감위원장과 이용득 노조위원장이 명동성당에서 다시 만났다.두 사람은 문을 걸어잠그고 담판에 들어간 지 2시간여만에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안미현기자 hyun@
  • [서민경제를 살리자](3)조세 정책 방향

    최근 몇년 사이에 계층간 소득 불균형은 20년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국제통화기금(IMF) 사태는 가난한 사람을 더 빈곤 속으로 몰아넣었다. 지난해 1.4분기에 저소득층의 소득은 3.1% 감소했다.그러나 부유층은 2.4%증가했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소득불평등도가 높음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지난해초 0.37로 역시 최악이었다.올해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정부는 중산·서민층을 위한 세제 지원책을 시행했거나 할 계획이다.지난해소득공제 한도를 9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높이고 서민층의 공제율도 올려봉급생활자의 세부담을 30%가량 줄였다.TV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특소세도내렸다. 또 올해에는 노인·장애인들을 대상으로 2,000만원까지 비과세저축을 신설할 예정이다.주택담보 대출금 이자의 소득공제도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효과’는 크지 않다.가령,저축할 돈이 없는서민들을 위해 비과세저축을 신설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세제 전문가들은 더 획기적이고 본격적인 세제 개편을 주장한다.근원적으로는공평 과세,탈세 방지,사회복지 정책을 통해 빈부 격차를 해소해야한다고제안하고 있다. 서민층의 세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활동을 펼쳐온 민주당 장재식(張在植)의원은 근로소득세를 종합소득세에서 분리,저율로 과세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소득공제를 통한 세금 경감 방식은 세법만 복잡해질 뿐 실제 효과는 적다는얘기다.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세제도 고쳐야한다고 말한다. 한양대 나성린(羅城麟)교수(경제학·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장)는 서민들을위한 세제 개선책 몇가지를 들었다. 우선 소득세 면세점을 더 높이는 방안이다.또 비과세 저세율 저축상품을 더많이 만드는 것도 가능한 방안이라고 소개했다. 중고차를 많이 타는 서민들을 위해 자동차 세제도 개편해야한다고 했다.새차나 중고차나 자동차세는 일률적으로 똑같기 때문이다.소형자동차의 1년치자동차세는 20만9,000원으로 오래된 중고차의 차값이나 비슷하다. 서민들을 위한 소득공제 제도를 신설하는 방안도 있다.예를 들면,맞벌이하는 서민들의 탁아 비용을 소득공제 대상에 넣는 것이다. 다만 이런 제도들을 새로 만드는 게 반드시 좋지만은 않다고 나교수는 지적한다. 서민을 위한 새로운 세제를 자꾸 만드는 것은 세금 체계를 왜곡시키고 복잡하게 만들어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게 세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누진세율도 과도하게 높일 수 없다.고소득층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하면 근로의욕을 잃게 만들어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서민을 위한 특별세금 감면제도를 시행하기 보다는 공평과세를 통해세금을 잘 걷어 공적부조를 통해 서민을 지원하는 게 올바른 길이라는 지적이다. 경실련이나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들은 금융소득종합과세의 하한선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추고 주식양도 차익에도 과세할 것을 주장한다. 간접세 비중이 높은 것도 시정해야할 부분으로 꼽는다. 조세연구원 현진권(玄鎭權) 연구위원은 “우리의 조세정책은 불투명하다는데 큰 문제점이 있다”며 “세금을 정확히 내는 토양을 만들고 투명성과 형평성을 확보,소득재분배를 통해 지출면에서 서민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손성진기자 sonsj@. *부유층에 약한 조세정책. 국민연금을 도시지역으로 확대 실시했던 지난해 4월 근로자들과 서민들은분통을 터트렸다.1,500여명의 변호사,의사가 웬만한 근로자보다 적은 정도가아니라,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과세특례 혜택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의사·변호사같은 전문직 고소득자는 수입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세금의 ‘구멍’이 되고 있다.한국조세연구원의 현진권(玄鎭權)연구위원은 “자영자의 경우 소득의 10∼20%만 과표로 잡힌다”고 말한다.근로자들과 조세형평성에 문제가 제기되자 정부는 부랴부랴 자영자소득파악위원회를 설치했다. 노동·시민 사회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지난해 8월 금융소득 종합과세제 실시와 과세특례 및 간이과세제도 폐지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정책건의안을 만들었다.외환위기 이후 높은 이자율을 이용해 돈있는 사람이 재테크로 돈을 버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조세형평의 한 축이었다. 문제는 당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다시 불거졌다.위원회 위원들도 모르게 보고 내용이 바뀌었던 것.건의안의 핵심인 금융소득 종합과세제 부분이 빠지고,2001년부터 시행하도록 하는 과세특례제 폐지가 ‘향후’로 변경됐다.참여연대 납세자운동본부 하승수(河昇秀) 실행위원장은 “나중에 알고 보니 재정경제부에서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위원들은 공개질의서를 내고 총리면담을 요청하고 나섰다.국회에서 과세특례제 연기를 검토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과세특례를없애고,금융소득 종합과세는 2001년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매듭지어졌다.조세당국이 부유층에 약한 사례 가운데 하나다. 하승수 위원장은 “조세개혁제도는 정부에서 조금 후퇴하고,국회에 가면 많이 후퇴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치적인 고려와 기득권의 반발을 우려하기때문”이라고 말했다.정부가 지난 5월 ‘2000년 세제개혁안’을 내놓았지만시민단체는 불만스럽다.참여연대는 “주식거래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은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금융총파업/ 2차협상 주변 이모저모

    9일 노정 2차 협상이 결렬된뒤 금융산업노조는 총파업 준비에 들어가는 등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회담이 결렬된 뒤 이용득(李龍得) 금융노조위원장은 재협상 파트너로 ‘책임있는 사람’을 거론했다.‘책임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묻는 기자들의질문에 이위원장은 “알아서 판단하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금융노조는 명동성당 앞에 천막을 치고 총파업 준비에 들어갔다.관계자는“10일 밤 명동성당에 집결해 총파업 전야제를 할 것”이라면서 “4만여명이 들어가기에는 비좁지만 가장 효율적인 투쟁 장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위원장도 회담이 결렬된뒤 곧바로 명동성당으로 향해 총파업 준비 사항을점검했다. ◆일부 은행이 노조원들이 파업에 불참한다고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측은 서명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주택·국민은행 노조는 “파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 반드시 파업을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은행 김철홍 노조위원장은 “전산직원들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각서를쓴 것은 사용자들이 이들을 7시간동안 억류했고 본점 노조원들이 파업불참을 선언한 것은 파업에 참여하면 파면시키겠다고 은행측이 협박했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오히려 파업수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국민은행도 본부 소속 노조원 1,500명을 포함해 본부직원 2,297명이 파업에 불참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노조 이정규(李正圭) 홍보부장은 “은행측에경위를 확인한 결과,본부직원들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말했다. ◆금융산업노조측은 “은행 전산실 직원들이 파업에 들어가면 전산망이 하루는 견딜 수 있지만 둘째날부터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관계자는 “첫날은 대체인력 투입으로 전산망 가동에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영업시간이 끝난 뒤 작업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면 업무한계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측은 여론이 반드시 노조측을 비난하지만은 않는다는 조사가 있다고 공개했다.금융노조 관계자는 “모방송의 여론조사 결과 62%가 이번 파업을 자제해 줄 것이란 조사가 나왔지만 모신문의 조사에서는 82%가 정부정책이 잘못됐다는 응답을 했다”고 말했다. 안미현 조현석기자
  • [금융 총파업 쟁점](2)구조조정

    구조조정은 필연인가. 은행 구조조정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정부는 인식하고 있다.구조조정을 해야하는 이유는 부실화 된 은행의 건전성을높이기 위함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은행의 부실 규모를 노출시켰다.은행들의 추가 부실 규모는 총 3조9,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부실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바로 구조조정이다.부실을 방치하면 금융시스템이 와해되고 우리 경제는 또다시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각도에서 구조조정을 해야하는 이유로 국제경쟁력이 거론된다.기업이통합으로 대형화되면서 금융기관도 덩치를 키우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다.글로벌 시대에 초대형 은행들과 겨루기 위해서는 우리 은행들도 합치지 않을수 없다는 논리다. 구조조정의 촉진제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예금부분보장제이며,바탕은 금융지주회사법이다.금융지주회사법은 현재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고 정부도 반드시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 제도를 통해 정부는 공적자금 투입 은행들을 통합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통합을 하더라도 감원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감원없는구조조정은 ‘넌센스’라고 전문가들은 본다.결국은 감원이 따를 것이고,또감원이 있어야 구조조정의 의미가 있다고 지적한다.때문에 감원하지 않는다는 정부 해명을 노조가 곧이 듣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금융노조의 시각은 다르다. 구조조정도 관치금융에서 뿌리를 찾는다.정부가 부실기업에 정책대출을 강요해 부실과 구조조정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주장이다.따라서 부실의 책임을정부가 져야한다는 것이다. 금융노조측은 구조조정은 100% 시장의 자율에 맡겨야한다는 입장이다.은행장 책임하에 자율적으로 운영해서 실적이 나쁘면 자동 퇴출되는 시장논리를따라야 한다는 것이다.금융노조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해서 안된다는 것이아니라 시장원리에 따라 자율에 맡기라는 것”이라며 “부실은행을 강제로통합하는 것은 부실만 키울 뿐”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회사법 제정에도 금융노조가 참여했어야 한다고 말한다.지주회사도결국은 산업자본이 지배할 것으로 본다. 감원은 절대불가다.1차구조조정에서 많은 인력이 떠나 오히려 부족하다는것이다.‘감원은 없다’고 하는 정부의 말을 ‘거짓말’이라고 돌려세운다.1차 구조조정에서 32% 감원을 합의했지만 실제로 40%가 줄어 약속이 지켜지지않았다고 노조측은 주장했다. 손성진기자 sonsj@. *국내은행 경쟁력 진단. 국내은행들이 선진금융으로 거듭나기 위한 금융개혁 작업이 ‘총파업’ 암초를 만나 휘청거리고 있다.계속되는 구조조정으로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은행원들의 입장에도 공감이 간다.그러나 우리 은행들의 경영실적은 지금 손쓰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하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는 ‘위험신호’를 보내오고 있다.이대로는 국내은행들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내 은행의 현주소 금융감독원이 지난달에 펴낸 ‘99년 은행경영통계’에 따르면 국내 17개 일반은행(시중은행 11개,지방은행 6개)은 총자산 대비당기순이익 비율(ROA)이 평균 마이너스 1.31%를 기록했다.ROA와 더불어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자기자본 대비 당기순이익 비율(ROE)도마이너스 23.13%였다.ROE는 외환위기 직전인 96년부터 4년 연속,ROA는 97년부터 3년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선진국의 경우 통상 ROE가 10∼20%,ROA는 1∼3% 정도 돼야 우량은행이라고평가받는다.이에 견줘볼 때,국내 은행들의 경영지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선진국 수준의 범주에 드는 은행은 주택은행 단 한 곳(ROE 21.61%,ROA 1.02%)뿐이었다.우량은행으로 분류되는 국민,하나,신한,한미 은행은 간신히 마이너스를 면한 정도였다. ■1인당 생산성도 적자 17개 일반은행의 1인당 당기순이익은 평균 마이너스6,900만원이었다.작년에 은행원 한사람이 평균 7,000만원씩의 적자를 낸 셈이다.반면 국내에 진출해있는 18개 외국은행 지점들은 직원 한사람당 1억5,000만원의 이익을 냈다.1인당 순익 1위를 차지한 주택은행도 5,700만원으로외은지점 수준에는 턱없이 못미친다.물론 외은지점들이 도매금융 중심의 ‘타깃 마케팅’을 한다는 점에서 단순비교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1인당 총자산도 국내 일반은행은 73억원,외은지점은 139억9,000만원,1인당 대출금은 국내 일반은행 29억원,외은지점 30억8,000만원이었다. ■세계 100대 은행에 단 한곳도 못들어 뱅커지가 지난 4일 발표한 ‘99년 세계 100대 은행’에서 우리나라는 올해도 역시 100위 안에 한 은행도 들지 못했다. 반면 합병으로 탄생한 유럽의 BNP파리바스와 스페인의 방코 빌바오 비즈카야는 각각 14위,25위를 기록했다.이들 ‘성공한 합병사례’는 우리에게시사하는 점이 많다. 일본은행들도 ‘합병을 통한 생존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다이치간교(第一勸業)·후지(富士)·니혼고교(日本興業) 은행이 합병을 선언,자산 1조3,810억달러의 세계1위 은행이 된다는 목표를 추진중에 있다. 금융연구원 김병연(金炳淵) 은행팀장은 “미국은 80년대 이미 은행구조조정을 끝냈고 유럽과 일본은 90년대초부터 강도높게 구조조정을 추진중”이라면서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구구조정 속도는 너무 늦다고 지적했다.정보기술과 신용위험분석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새로운 업무진행방식을 도입하는등 지금 탈바꿈하지 않으면 미래의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경고다. 안미현기자 hyun@. *각계원로 “관치금융 청산위 결성”. 전국금융산업노조의 총파업 방침에 대해 종교계 및 재야 원로들이 대화를촉구하는 등 각계의 중재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김승훈(金勝勳)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고문을 비롯한 각계 원로 30여명은5일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관치금융 근절책을 마련하는 대신 노조는 최후까지 대화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히고 ‘관치금융 청산과 한국금융 산업발전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를 결성하기로 했다.이 위원회는 앞으로 노조측에 서서 정부와의 중재역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금융지주회사법 유보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 이용득(李龍得)위원장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부총재 등과 노조측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 총재 등이 금융지주회사법에 대해좀더 시간을 두고 연구할 필요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유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금융지주회사법을 통한 은행권 2차 구조조정은 전면 보류돼야 한다”며 금융지주회사법 대신 독일식 금융체제인 은행자본주의를 도입하자고정부측에 제안해 눈길. 조현석기자 hyun68@. *李龍得 금융노조위장·李容根 금감위원장, 두번째 악연. 금융총파업 강행과 저지문제로 머리싸움이 한창인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과 이용득(李龍得) 금융 노조위원장이 1차 은행구조조정 때도 정부와노조의 간부로 맞부딪친 적이 있어 화제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98년 9월 중순.5개 은행 퇴출에 이어 7개 은행에 대한조건부 구조조정에 관한 금융노련과 은행간의 협상이 진전을 보지못하자 금감위 간부들이 측면지원에 나서면서 만났다는 것이다.당시 두 사람은 금감위상임위원과 금융노련 부위원장 신분이었다. 현재 두 사람이 처한 여건은 당시와는 많이 다르다.지금은 두사람 모두 협상의 직접적인 당사자라는 점이다.98년 당시에는 노조와 은행간의 협상이었다. 그러나 쟁점은 당시나 지금이나 다를게 없다.98년의 경우 인원감축이 최대현안이었다.이번에는 노조측이 관치금융 철폐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인원감축이 현안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권한이 당시와는 비교할 바가 아닐 정도로 세졌다는 점도 같다.당시에는 산별노조 체제가 아니여서 협상권을 노련위원장이 위임받는 실정이었으나 지금은 노조위원장 1명에 각 은행별 지부장만이 있을 뿐이다.이 금감위원장은 당시 상임위원에서 현재는 막강한 금감위의 최고사령탑이다. 두사람은 이름까지 비슷해 기연.그러나 스타일은 크게 다르다는게 주변의지적이다.이 노조위원장은 달변에 강성으로 알려지고 있다.반면 이 금감위원장은 화통하면서도 시장전체를 감독해야하는 만틈 신중하다는 평이다. 사상 초유의 금융대란을 눈앞에 둔 이 위원장이 이 노조위원장을 어떤 식으로 설득할 지 주목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지방자치5년 현주소와 문제점](4)亂개발…산·숲이 사라진다

    5일 오전7시30분 경기도 용인시 구성면 마북1리 칼빈대학교 앞 4거리. 393번 지방도와 연결되는 폭 5m가량의 좁은 도로는 인근 현대자동차연구소쪽으로 가려는 출근버스와 반대편으로 진행하는 차량들로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었다. 주변에는 L,S,H아파트 등 4곳에서 아파트 건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어서대형 덤프트럭이라도 통과할 때면 차량 20여대가 뒤엉켜 10여분간 꼼짝할 수가 없다. 인근 G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모씨(41·회사원)는 “1,000여 가구의 주민들이 승용차 2대가 겨우 비켜갈 수 있는 비좁은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며 “도로는 그대로 둔채 아파트만 세우는 정책이 도대체 어디 있느냐”고 비난했다. 김씨가 98년 입주할 때만 하더라도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으나 최근 아파트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도로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매일 교통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주말에도 인근 H골프장을 찾는 승용차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 바람에 마북리주민들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구성지구를 비롯 수지,죽전 등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용인서북부지역주민들도 김씨와 같은 고충을 겪고 있다. 수지읍 풍덕천리에서 버스를 이용해 출근하고 있는 김성근(39·회사원)씨는“분당 오리역까지 버스로 간 뒤 전철로 출근하고 있는데 교통이 막힌다는이유로 버스운행시간이 들쭉날쭉 한데다 30∼40분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지각하기 일쑤”라고 말했다.용인시는 최근 구성지구에서 풍덕천 4거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분당으로 이어지는 왕복 6차선 도로를 개통하는등 부분적으로 도로를 확충하고 있으나 아파트가 속속 완공되면서 교통난이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수지읍 상현리 토박이인 문모(52·농업)씨는 90년대 중반들어 마구잡이로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인구가 배 이상 늘어났지만 도로망은 개발 이전과 크게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재 18만명인 지역 인구가 내년에는 47만명,2006년에는 85만명으로5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교통대란은 불보듯 뻔하다는게 교통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지역에선 물건사기도 힘들다.인근 분당의 경우 대형쇼핑센터가 앞다퉈 들어서고 있지만 용인에는 수지지역에 단 한 곳밖에 없다. 종합병원도 없어 동네의원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들은 수원 등 종합병원이 있는 도시로 가야 하고 스포츠 센터나 극장 등 문화시설은 분당에서 찾고있다. 용인지역 학교들은 대부분 공사중이다.아파트 옆에 학교가 없거나 완공되지않아 인근 학교에서 더부살이 수업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수지읍 수지2지구 정평중학교는 첫 수업부터 인근 풍덕고등학교의 신세를져야 했다. 8학급 336명의 학생들은 5개월째 풍덕고교의 교실 8개를 빌려 수업을 받고 있다. 5층 골조만 올려진 상태에서 아직 내부공사가 진행중인 정평중학교는 우선이달중 1·2층을 완공해 수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지만 학교는 공사장이나다름없다. 이지역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등·하교길에 공사 차량이 쉴새없이 오가는 도로의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어 가슴을 조일 수밖에 없다. 수지읍 수지 2지구에 사는 학부모 이모(38·여)씨는 “아파트 옆에 학교가없어 2㎞나 떨어진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매일 10여개 이상의 횡단보도를 건너고있다”고 한숨지었다. 특히 이 지역 아파트 단지 공사가 2002년까지 계속될 예정이어서 공사소음으로 인한 수업지장과 등·하교 사고위험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용인교육청 관계자는 ”내년중 수지와 구성지역 학생들을 수용하기위해 당장초·중·고 13개교가 필요하지만 예산부족으로 정상개교할 학교는 2∼3개교에 불과해 교실대란은 몇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용인은 이제 더 이상 과거의 용인이 아니다.용인은 사라졌다.산과 숲과 새와 전원은사라져가고 소음과 먼지, 교통난과 훼손된 자연이 대신 자리를 잡았다.공사가 완료되고 주민 입주가 끝나면 먼지는 가라앉겠지만 교통난 해결과 훼손된자연의 치유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비용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용인 김병철기자 kbchul@. *주민들 애끓는 호소 “고통의 나날… 입주 포기하고파”. “용인지역 난개발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동안 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했습니까.” ”입주를 포기하고 아파트를 내놓을까 생각중입니다.” 최모씨(38·회사원·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용인시 구성면 마북리 H아파트를 분양받았으나 입주를 미루고 있다. 분양받을 당시 가족들이 기대했던 호젓한 전원형 아파트는 없고 사방이 아파트와 공사 현장으로 둘러싸여 삭막하기 그지 없었기 때문이다.이른 아침부터 단지내 도로를 통과하는 덤프트럭은 소음과 함께 뿌연 먼지를 일으키고있고 입주 전에 완공됐어야 할 학교들은 언제 개교할지 기약이 없다. 최씨는 “내년과 후년에 잇따라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걸리는데다 교통전쟁을 치러가며 서울 강남의 직장으로 출·퇴근할 생각을 하니 차라리 입주를 포기하는 편이 났겠다”고 말했다.450가구를 분양한 이 아파트는 입주율이 40%에 머물고 있다.“지금도 의료대란을 겪고 있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수지읍 풍덕천리 수지2지구 S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모(29)씨는 어린 딸이행여 큰 병이라도 날까 항상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3월 딸이 심하게 아파 여러차례 종합병원이 있는 수원까지가야했다”며 “10만명을 수용한다는 대단지에 종합병원 조성계획이 없다는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생활불편은 비난 최씨와 이씨만의 문제는 아니다.용인서북부지역 주민들은 도로,상하수도,학교 등 기반시설과 공공시설 부족 등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18일 구성면 마북리 L아파트 주민 55명은 난개발에 대한 정신적,물질적 책임을 물러 용인시를 상대로 수원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내는 상황까지 이르렀다.함께 소송을 낸 주민 박모(43·여)씨는 “만신창이가 된 용인의 모습은 건설교통부와 경기도·용인시 등 관련기관의 부실행정이 빚어낸 공동 작품”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전문가 조언] 준농림지 행위제한 강화해야. 경기도 용인지역의 난개발은 정부정책의 허점에서 비롯됐다고 볼수 있다.아파트 연면적이 9만5,000㎡이하이면 교통영향평가를 받지 않아도 되고 사업규모가 2,500가구 이하일 경우 의무적으로 학교용지를 확보하지 않아도 되기때문에 건설업자들이 제도의 허점을 노리고 기준이하 면적의 아파트로 앞다퉈 허가를 받은 것이다.또 지난 93년 국토이용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준농림지역에 대해 보전을 주로 하되 개발이 허용되는 곳’으로 애매하게 규정하고공동주택 건설을 허용,난개발을 부추겼다. 이같은 난개발 폐해에 대한 심각성을 뒤늦게 인식한 정부가 국토이용관리체계 개편을 주요 골자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다.‘선계획 후개발’의 원칙을적용한 이 대책이 법 개정을 통해 실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4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따라서 이같은 과도기 동안 난개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몇가지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준농림지역에서의 행위제한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준농림지역에서는 6층 이상의 중·고층 아파트 건설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저층 공동주택만을허용해야 한다.둘째 국토이용계획법상의 용도지역 변경기준을 강화해야 한다.아파트 건설을 위해 준농림지역을 준도시지역으로 변경할 경우 세대규모,면적만을 고려하지 말고 기존 도시지역의 개발용량과 주택보급률 등을 고려해야 한다.셋째 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도시계획구역에 편입하여도시기본계획의 방향에 맞도록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넷째 공공시설 설치기준의 보완이 필요하다.난개발에 따른 부작용이 공공시설 및 기반시설 부족현상으로 가시화되고 있어 기반시설의 확충방안과 비용부담 기준이 큰 쟁점이 되고 있다.우선적으로 개발규모에 따라 공공시설 설치기준을 구체화하고 용지 확보및 재원 등 실질적인 공공시설 확보기준을 마련하여 기반시설 확보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지자체가 개발승인을 남발하는것을 막아야 한다. 이성룡 경기개발연구원·박사. @
  • [금융 총파업 쟁점](1)官治논란

    관치금융인가,건전성 감독인가.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측이 관치금융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이번 금융 총파업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금융노조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관치금융을 끝장내고 잘못된 금융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마지막 결단으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금융당국은 그러나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감독업무를 하고 있을 뿐 정부가 금융을 지배하는 일은 없다”고맞서고 있다. 노조측은 자신들의 입장을 구체화하기 위해 그동안 파악한 관치금융 사례도몇가지를 제시했다.금감원 부원장 출신의 국민은행장 선임과 10조원 규모의채권전용 펀드 강제할당, 대우 기업어음 매입강요 등이다. 금융당국의 한 간부는 노조가 문제삼은 채권전용펀드 조성자금의 은행강제할당이나 종금사 지원 등에 대해 “그대로 놔두면 시장이 붕괴되는데 어쩌란말이냐”며 반문한다.시장을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그냥 팔짱만끼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정부는 이같은 시장개입을 ‘건전성 감독’으로 표현했다. 관치금융 문제는사실상 금융계의 해묵은 문제다.관치금융은 인사관여와 정책금융 등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으며 이 둘은 상호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사문제는 은행장 선임문제다.정부는 그동안 시중은행장 인사에 관여하지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정부의 입김이 예전보다는덜 하지만 아직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한은행 이외의 은행장 인선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정부가 은행장 인사에 알게 모르게 관여해온 것은 무엇보다도 정책금융 공급수단으로서 은행을 인식했기 때문이다.정책금융 문제는 60년대 중공업 위주의 경제개발을 추진하면서부터 구체화됐다고 볼 수 있다.자기자본이 모자라고 직접금융시장이 발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발전을 도모해야 할 정부로서는 자연스럽게 은행을 통한 자금지원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10조원 규모의 채권전용 펀드 조성도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이같은 시장개입이 가져올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금융구조조정을 시행해야한다고 강조한다.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은행에 대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적용 및 새로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 적용 등을 통해 이같은 관치금융 시비는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라면서 “금융 구조조정은 현재의 금융여건상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지적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금융노조 투표 중간집계. 11일 금융 총파업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찬성률이 90%를 상회하는 것으로잠정집계됐다. 신한·제일은행을 제외한 금융노조 산하 금융기관 지부와 외환은행,은행연합회 등 총 22개 금융기관이 3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끝내고 개표를 진행중인 가운데 4일 오후 2시30분 현재 95% 가량의 노조원이 투표에 참가해 90%이상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28일 일찌감치 투표를 끝낸 조흥은행의 경우 노조원 5,691명 가운데 5,400명이 투표에 참가,89%가 총파업에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표작업이 진행중인 국민은행은 90% 가량의 찬성률을 보이고 있고 한빛은행은 9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외환·서울·평화은행은 각각 92%·94%·95% 수준.중앙종금과의 합병선언으로 총파업 동참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던 제주은행도 90%대를 웃도는 것으로나타났다.주택·기업 등 일부 은행은 지방 영업점의 투표함 이송이 늦어져개표집계가 지연되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
  • [서민경제를 살리자] (1-2) 건설경기와 실업 함수

    실업의 위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건설현장이다.건설경기가 살아나면건설인력들로 정신없이 북적대고,경기가 가라앉으면 찬바람이 도는 곳이 건설현장이다. 건설업은 자동차 등 주요 기간산업 못지않게 고용흡수력이 크다.특히 건설분야 종사자들의 상당수가 일용직 근로자들이어서 경기 호·불황에 따라 전체 실업에 주는 파급효과는 어느 업종보다 직접적이고도 충격적이다. [실업에다 저임금] 미장기술자인 최상현씨(35,서울 관악구 봉천동)는 지난 3월 이후 일거리가 없어 손을 놓고 있다.비록 일당은 적더라도 꾸준히 일할수 있는 곳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건설 유휴인력이 급증했다.일용직뿐 아니라 최씨와 같은 기능직들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허송세월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여파는 노임도 크게 떨어뜨려 이들의 주머니를 더욱 가볍게만들었다.IMF체제 이전만 해도 일당 6만∼10만원 선이던 일용직들의 하루 임금은 요즘 4만∼7만원에 불과하다.‘잘나가는’ 기능직들 역시 한참 좋을 땐한달에 700만∼1,000만원까지 수입을 올릴 수 있었으나 요즘엔 300만원을 챙기기도 어렵다. 주택 건설현장은 더욱 심하다.주택경기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주택공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이에 따라 일당 3만∼4만원인 잡부역 자리도 ‘하늘의 별 따기’다. [10만채 줄면 실업자는 23만명 늘어] IMF 한파에 따른 건설업체 부도로 실업률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경험을 우리 경제는 갖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전용면적이 25.7평인 아파트 1가구를 짓는데 필요한 인력은 매달 25일 근무를 기준으로 연간 최소 2.38명이다. 따라서연간 10만채를 지을 경우 연간 고용인구는 최소 23만8,000명이 늘어난다. 주택산업연구원 이동성(李東晟)원장은 “주택공급이 연간 10만가구 감소할경우 건설분야에서만 12만∼13만명의 기능인력과 8만2,000명의 건축자재 생산인력이 실업을 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97년 이후 주택공급량을 살펴보면 97년 57만가구,98년 35만가구,99년42만가구 등이었고 올해도 45만가구를 넘기 어려울 전망이다.따라서 IMF체제이후 주택건설현장에서만 97년을 기준해 98년 50만명,99년 30만명이 넘는 실업이 발생했고 올해도 최소 25만여명의 실업이 생긴다고 봐야 한다. 5월말 현재 전체 실업인구(82만8,000명)를 감안할 때 엄청난 숫자가 아닐수 없다. 전광삼기자 hisam@. *올 추경예산과 서민정책.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으로 2조3,898억원을 편성,지난주 국회에 제출했다. 올해 추경은 저소득층 지원에 중점을 둔 게 특징이다.한나라당은 선심성 추경이라고 비판하지만 기획예산처는 저소득층의 생계안정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올해 추경중 지난해 내국세가 예상보다 더 걷혀 지방교부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정산한 1조1,145억원을 빼면 ‘순수한’ 추경규모는 1조2,753억원.이중 60%인 7,538억원이 저소득층 생계안정을 위한 예산으로 배정됐다.저소득층의 지원의지를 읽을 수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지난 4월부터 조기 시행돼 3,349억원이 추가로 지원된다.당초보다 6개월 앞당겨 실시된 데 따른 것이다.100만명 수준의 자활보호자에게 월 5만∼15만원을 지급키로 해 기존 생계보호자 54만명을 포함하면 154만명에게 생계비가 지원된다. 저소득층 학생과 노인에 대한 급식지원으로 총 264억원이 책정됐다.16만4,000명의 저소득층 초·중·고등학생들에 대한 점심지원을 토·일요일까지 확대하는 데에도 156억원이 들어간다.또 1만9,000명의 결식 초·중·고등학생의 저녁과 미취학아동 3,000명의 점심과 저녁으로 71억원이 배정됐다.움직일수도 없어 경로식당에서 무료급식을 할 수 없는 1만7,000명의 노인들에게도점심식사 배달예산으로 37억원이 책정됐다. 저소득층 의료비로도 2,354억원이 지원된다.지난해 생긴 170만명의 의료보호환자에 대한 진료비 체불액으로 활용된다.저소득층 중·고등학생 18만7,000명의 교과서대금으로도 71억원이 나간다. 하반기에는 14만명의 근로취약계층에게 공공근로사업 일자리를 주기 위해 1,500억원을 배정했다.상반기에는 32만명에게 공공근로사업을 지원했다. 기획예산처 김영주(金榮柱) 사회예산심의관은 “경기가 나아져도 혜택을 제대로 볼 수 없고 갈수록 소득격차가 심해지는 그늘에 있는 계층을 지원하기위한 목적으로 추경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민층 지원확대를 위한 이번 추경예산도 당장은 ‘급한 것에 제한적으로 지원’될 수밖에 없다.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엔 미흡한 것이다.따라서 예산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정책배려가 배가돼야 한다는 지적들이 많다. 곽태헌기자 tiger@. *서민층 구분 어떻게. 정부부처마다 매년 서민층을 위한 정책들을 쏟아낸다.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엔 ‘생산적 복지’라는 새로운 개념까지 등장했다. ■서민층은 누구? 그러나 서민정책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경계선이 없다.서민정책을 추진하는 관련 부처에서도 “정부내에서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도 서민계층의 명확한 개념은 없다”고 밝힌다. 넓게는 부유층이 아닌 계층을 모두 서민층이라고 할 수 있다.좁게는 부유층,중산층,빈곤층으로 나눌 때 중산층과 빈곤층의 사이를 서민층이라고 부른다.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서민층을 굳이 구분하자면 중산층에 해당되지 않고극빈층에도 속하지 않는 계층”이라고 했다. 빈곤층은 4인가족 기준 한달평균 93만원 이하의 소득을 가진 가구를 말한다.까닭에 한달 평균 93만원의 소득은 서민층의 하한선에 해당된다.통계청이내놓는 도시근로자 소득 10분위 구분으로 볼 때 9∼10분위는 부유층에,5∼8분위는 중산층에 속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서민층은 최저생계비 이상을 받고 5분위 평균 임금 이하에 해당되는 계층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5분위의 한달 평균임금은174만7,500원.따라서 서민층은 월소득 93만∼174만원인 가구인 셈이다.그러나 통계청 관계자는 “소득만으로 서민층을 구분할 수 없으며 학력,재산,직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왜 서민층을 지원하나 IMF체제 이후 깊어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서민층과 중산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심화시켰다.박탈감은 사회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재경부 관계자는 “사회를 안정시키고 국민들을 통합할 수 있는사회정의를 위해 서민층 지원은 당연하다”고 설명한다.더불어잘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때문에 서민들이 일자리를 갖고,사회보장을 받으면서 재산형성을 할 수 있는 정책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기고] “건설경기 부양 새 패러다임이 필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전후해 건설산업만큼 타격을 입은 산업도 없을 것이다.정보산업은 침체에서 활황국면으로 바뀌었고,제조업도 IMF 체제이전의 수준을 회복했다.그러나 건설산업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IMF 체제를겪을 정도로 상황이 나쁘다. 2년 연속 10% 수준의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0년 1·4분기 건설투자실적에 따르면 주거용과 비주거용이 전년동기보다 각각 11. 3%,7.6% 줄었으며 토목용도 3.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건설산업은 수주산업이기 때문에 불황의 그림자가 다른 산업에 비해 더 짙다.IMF 체제 이후에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건설업체가 5% 수준이라는 건설협회 자료는 건설산업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말해준다.그리고 건설부문에서약 35만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어 국민경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IMF 당시에는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정부는 건설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적어도 IMF 이전 수준으로 유지했다.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조치도 취했다.그러나 최근에는 재정상의 어려움과 시장에 의한건설업체수의 조정만을 강조하고 있을 뿐 제대로 된 건설경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산업은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붕괴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마저 팽배해 있다.전문가들도 우리 건설산업이 자생력을 잃어가고있으며 이는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있다. 건설산업 위축은 특히 고용 면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건설투자가 1조원 감소할 경우 약 3만6,000명이 일자리를 잃는 것으로 추산된다.그래서건설투자가 3년 연속 마이너스성장으로 치닫는 것은 막아야 한다.정부차원에서 건설경기대책을 세워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정부가 건설경기 부양조치를 취하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다.그렇지만 패러다임을 바꾸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건설경기대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건설금융을 활용하여 시의적절하게 민간 스스로 건설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여건을 정비하는 것이라 하겠다.즉 정부가 직접투자를 하지않고 건설금융을 활성화시켜서 민간 스스로 건설투자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이 때 정부는 장애요인을 찾아서 제거해주면 된다. 정부 내에 건설산업전문가와 금융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운용하여 구체적인대책을 마련하면 좀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늦기 전에 해야 한다는 점이다.건설금융 여건조성을 더 이상 미룰 경우 사후약방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金 宰 永 국토연구원 건설 경제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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