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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가주택 고액 양도세 재산권 침해 위헌소지”이석연 변호사 제기

    6억원 이상 아파트에 ‘1가구 1주택’을 불문하고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헌법 규정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전 사무총장인 이석연(李石淵) 변호사(본사 명예논설위원)는 29일 서강대 경제대학원에서 열린 ‘헌법과 시장경제’라는 특별강연에서 “경제 정의 및 경제 민주화 명목의 국가 법령과 제도,정책이 헌법적 한계를 벗어나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변호사는 “정부의 1가구 1주택 양도세 부과 방침이 입법화되면 소급 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를 금지한 헌법 규정에 어긋날 수 있다.”며 “부동산 투기 억제라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한다 해도 수년 또는 십 수년간 아파트를 보유,거주한 사람에게 귀책사유에 관계없이 가격이 상승했다는 이유로 고액의 양도세를 새로 부과하는 것은 재산권과 행복추구권,거주이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과잉입법(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예산으로 본 우리부처 새해 업무] (2)행정자치부

    행정자치부는 내년도 지역의 균형발전과 재해예방,전자정부 구현 등 국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살아가는데 역점을 두고 올해보다 8.3% 증액된 19조 8092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국가행정’과 ‘지방행정’의 양대 기능을 조화시키고 이를 행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게 주요 업무인 행자부의 새해 사업에는 부처 특성상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국민들의 삶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많다.또한 예산의 대부분이 지방교부금과 인건비,기본사업비 등으로 편성되지만,투자사업비도 6조 5384억원에 이른다. ◆접경지 및 소도읍등 지역균형 개발 그동안 정부 개발정책에서 소외됐던 접경지역과 소도읍 등을 중점적으로 개발한다.접경지역 지원사업과 지방 소도읍 육성사업 10개년 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2012년까지 각각 1조 4000억원과 2조원을 투입한다. 접경지역에는 우선 내년에 시범사업비 143억원을 투입해 도로,하수도,배수로 정비 및 노후 주택개량,지역 특화마을 조성,복지시설 확충 등에 쓴다. 지방 소도읍 육성사업으로 전국 194곳을 선정,도로·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 확충과 농림·어업 등 지역산업육성,주민 생활환경 개선을 한다.내년에 300억원을 우선 지원해 읍지역을 주변 농어촌의 거점지역으로 육성한다.도서주민의 열악한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도서종합개발사업에도 올해보다 21%늘어난 1214억원을 투입해 낙후,소외된 지역개발을 추진한다. 특히 농어촌 균형개발을 위한 특별회계의 양여금 4조 9189억원을 투입해 농어촌도로 등 1300㎞ 확·포장과 교량 건설,하수종말처리사업 등 수질오염방지사업,청소년육성사업 등을 편다. ◆재해 예방 및 안전관리시스템구축 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재해예방 및 안전관리 대책분야에 1467억원을 투자한다. 우선 상습침수지구 등 537개 재해위험지구를 조기에 정비하기 위해 올해보다 42% 늘어난 총 850억원을 투자해 재해위험 요인을 근원적으로 해소한다.국가안전관리종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에도 180억원을 투자한다. 또 특수대형 재난·재해에 대한 신속한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479억원을 들여 소방헬기 2대,특수구조장비 503점 등 119구조·구급 장비를 대폭 확충한다. ◆전자민원 서비스체제 구축 전자정부 구현과 전자민원 서비스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정보화 사업부문에 693억원을 투자한다. 중앙 및 지방행정기관의 전자문서 유통을 본격 실시하고,지적·환경·건축·세정 등 시·군·구 21개 업무에 대한 행정정보화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전자정부구현을 위해 500여억원을 투입한다.정보화촉진기금 등을 들여 안방전자민원서비스체제를 구축,인터넷을 통한 4000여종의 전 민원사무에 대한 안내와 400여종에 대한 인터넷 민원신청서비스 등을 실시한다. 농어촌 등 정보소외지역의 주민들이 전자정부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내년 6월까지 100여개의 정보화시범마을을 조성할 예정이다. ◆무의탁 고령자 응급지원시스템 20억원을 들여 돌보는 사람없이 홀로 생활하는 무의탁 노인 2만 3824명에게 응급신고용 무선호출기를 구입,보급한다.질병·사고 등 응급사항이 발생하면 가까운 119구조대와 연결돼 긴급지원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1996년부터 시작됐다.올해까지 6만 3262명에게 무선호출기를 보급했다. ◆직무훈련과 후생복지 세계화·전문화 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직무수행 능력배양을 위해 407억원을 투입해 5600여명을 국내외 대학원 및 교육훈련기관에 직무교육을 실시한다. 공무원 후생복지 강화를 위해 공무원 건전단체 육성,공무원 체육·문화대전지원,퇴직공무원 지원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조현석기자 hyun68@
  • 난개발 팔당호 르포/ 팔당 상수원 1급수 ‘먼 얘기’

    정부는 수도권 2000만 주민들의 식수원인 팔당호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이는 1998년 11월 팔당상수원의 수질관리 종합대책과 99년 2월 한강특별법 제정·시행 등 정부의 지속적인 수질개선노력에도 불구하고 개발사업이 무분별하게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특히 경관이 좋은 지역에는 어김없이 음식점·숙박업과 전원주택 등이 편법으로 들어서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난개발 실태와 정부의 보완대책,팔당상수원 관리·감시체계 등을 알아본다. ◆마구잡이개발로 몸살앓는 팔당호 팔당호는 푸른빛을 띠는 호수와 울긋불긋한 단풍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한다.팔당호는 겉으로 보기엔 건강한 모습이었다.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한강환경감시대를 찾아 감시대원들과 함께 육로로 팔당호를 둘러보았다. 팔당지역엔 그다지 많은 공장지대가 없지만 감시대원들은 남양주시에 있는 식품회사와 주변 공장에 들러 폐수배출 시설에 대한 점검과 시료채취 등을 했다.다시 가평 골프장에 들러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주변 음식점들에 대한 홍보활동도 폈다.대부분의 업소주인들은 감시대원들을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건네며 아무 이상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반면 한 주민은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단속만 하려든다.”고 푸념하며 “저렇게 산을 까뭉개는 일부터 막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주민이 가리키는 강 건너편을 바라보니 7∼8개로 뻗어나온 산줄기 능선이 벌겋게 패어 흉물처럼 보였다. 대원 가운데 한 사람이 편법으로 용도변경해서 짓고 있는 전원주택들이라고 설명했다.현장에 가보니 가관이었다.건축자재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산자락이 마구 파헤쳐져 장마철을 무사히 넘긴 것만도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미 완공된 주변 전원주택들도 비어있는 곳이 많았다.어떤 곳은 세일(SALE)이라고 써붙인 광고문도 보였다.집을 지었지만 생활이 불편해 되팔려고 내놓은 것들이라는 설명이었다. 경기 가평군 외서면 대성리와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양서면 양수리 등의 산자락은 벌겋게 벗겨진 채 편법 건축물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어둠이 깔리자 음식점과 러브호텔 등에서흘러나오는 불빛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저곳에서 쏟아지는 생활하수로 팔당호가 얼마나 중병을 앓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2급수에 머물고 있는 팔당호 정부의 수질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에는 수많은 러브호텔과 전원주택,음식점 등이 보란듯이 들어서고 있다.이런 이유로 팔당호수질을 1급수로 끌어올린다는 정부의 계획은 아직까지도 지켜지지 않은 채 2급수(1.4ppm)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규모 식품접객 업소 및 숙박시설은 90년 2819개에서 2000년 1만10개로 10년 동안 무려 3.5배 증가했다.또 경기도 7개 시·군에서 허가를 내준 건축건수도 99년 2412건에서 2000년 4266건,2001년 4191건에 이른다. 한강환경감시대가 올들어 오·폐수 배출업체 등을 적발한 건수만도 900여건.특히 이 가운데는 허용기준을 수십배 초과하는 중금속 등이 포함된 폐수를 무단방류해 업주가 구속되는 사례도 있었다.이밖에 불법 어로행위와 쓰레기방치,행락객들의 무분별한 오염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생계형 소규모 공장이나 가축사육 농가에서 나오는 분뇨,마석가구단지 성생공단(나환자촌) 등은 주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쳐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소규모 축산(소·개·돼지) 농가에서 발생하는 축산폐수에 대해서는 규정이 애매해 단속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난개발 방지 보완대책 상수원 보호를 위한 보완대책은 무엇보다 난개발 방지에 초점이 맞춰졌다.건교부는 ‘국토이용에 관한 법률’을 내년부터 적용,3년동안 토지용도를 재분리하는 과정에서 상수원지역은 최대한 개발억제 구역으로 묶겠다는 구상이다.또 산림청도 ‘산지관리법’을 보완,무분별한 산지훼손을 최대한 막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또 팔당상수원 보호를 위해 수계지역에 위치한 7개 지자체를 1개로 통합관리하는 ‘광역도시계획’을 시행한다.이에 따라 남양주·광주·용인·이천·가평·양평·여주 등의 지자체는 내년부터 광역도시계획법에 따라 환경 친화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산림법도 강화돼 준농림지나 산림의 용도변경은 물론 지역개발·건축요건이 까다로워진다.법이 제대로 적용되면 그동안 성행하던 소규모 필지분할이나 차명허가·나대지 방치 등이 사라질 전망이다. 일정규모 이상의 산지전용을 할 때도 산림청 또는 시·도 산지관리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받도록 했다. ◆기타 상수원 수질개선 대책 상수원 구역 감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감시대를 정규조직화하는 한편,전문인력을 통한 중앙정부·지자체간 유기적인 합동단속 체계를 마련했다. 환경부는 또 하천별로 오염부하량 한도를 정하는 ‘오염총량관리제’의 조기 시행을 위해 물이용부담금 할당량을 늘리는 등의 인센티브제도 도입할 방침이다.수변구역의 환경유해 사유지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지속적으로 토지를 사들인다는 복안도 마련했다.올해 414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토지매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진상기자 jsr@ ■한강감시대 정유순 대장 “단속보다 주민들 환경의식 중요” “상수원을 오염시키는 행위를 단속하는 것이 감시대의 주된 임무지만 여건상한계가 많습니다.단속에 앞서 지자체와 주민들의 환경 보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도권 2000만 주민의 젖줄인 팔당상수원을 감시하고 있는 한강감시대 정유순(54·서기관)대장은 조직개편과 더불어 한층 넓어진 관할구역에 대한 감시활동의 어려움부터 토로했다. 한강감시대는 팔당호 상수원을 비롯 한강유역의 환경오염 방지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1997년 10월 발족됐다.정유순 대장은 2000년 10월부터 감시대 바통을 이어받아 2년째 감시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순찰은 물론 상수원에 오염물질 배출이나 쓰레기 무단투기 등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면 즉시 현장에 출동합니다.따라서 24시간 근무조를 편성,언제든 현장에 출동 준비태세를 갖춰놓고 있습니다.” 감시대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출동때는 군대의 작전을 방불케 한다.하지만 단속방법은 결코 요란하지 않다.상습적으로 배출하는 오염배출업소나 오염의심지역에 들렀다가 문제점을 파악한 뒤 바람처럼 사라진다.그래서 ‘카메오’란 별칭도 얻었다. 그는 “단속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에게 환경에 대한 공감대를 가질 수 있도록 설득,이해시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며 “대원들에게도 단속을 위한 단속이 아니라 계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쓰기를 좋아해 감시활동에서 보고 느낀 점들을 시·산문 등으로 정리하기도 한다.그래서 지역내에서는 문학인으로도 꽤 이름이 알려졌다. 유진상기자 ■상수원 관리 문제점은/ 감시인력 부족… 전문성도 떨어져 정부 대책대로 법이 집행된다면 내년부터 팔당호 주변에는 투기분양을 목적으로 한 주택건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러브호텔은 물론 소규모 숙박시설도 마찬가지다.나대지가 방치돼 자연경관 훼손은 물론 오염물질들이 강물로 흘러드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지금도 각종 법규의 중복규제로 재산권행사에 피해를 보고 있다며 법시행을 반대하고 있어 얼마만큼 실효를 거둘수 있을지 의문이다.또 7개 지자체를 한데 묶어 통합된 광역도시계획법을 적용하는 것도 지자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나서 만들어지는 대책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질책한다. 특히 10월초부터 산업단지 등에 대한 환경부의 지도·점검 업무권한이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됨에 따라 봐주기식 단속 등으로 업무가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지자체의 한 간부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때마다 불법행위가 이뤄져왔다.”며 “이번 대책 역시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상수원보호를 위한 감시기능을 강조하면서 턱없이 부족한 인원과 예산도 문제다.한강유역환경청 한강감시대의 경우 인력은 직제개편과 더불어 배속된 14명과 서울시 파견공무원 등을 합쳐 62명에 불과하다.공익요원 38명을 합쳐 100명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감시구역은 거의 남한땅의 3분의 1을 맡고 있다. 예산도 7억 6000만원으로 대부분 인건비와 장비관리 유지비 등에 쓰이고 있어 낡은 단속차량을 교체하거나 감시장비를 마련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무엇보다 대부분의 인력들이지자체에서 파견돼 전문성 등이 부족해 효율적인 감시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문정호(文廷虎) 수질보전국장은 “보완대책은 상수원구역에 무분별한 편법 건축허가 관행을 막을 수 있도록 각 부처가 의견을 모아 법안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 [밀레니엄] 미국발 부동산 거품론 확산

    ‘소비의 버팀목인가,재앙의 전주곡인가.’ 주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를 지탱해 온 부동산 가격상승이 꼭지점에 이르렀다는 논쟁이 일고있다.가계부채가 누적돼 있는데다 규모가 큰 부동산시장 버블(거품) 붕괴의 폭발력은 주식시장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부동산의 버블붕괴는 소비위축과 경기침체,디플레(물가하락과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저금리 추세를 타고 미국과 마찬가지로 주택가격이 급등한 영국,호주,스페인,이탈리아도 ‘미국 부동산발 세계 공황’ 얘기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올들어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미국의 부동산 버블 논쟁의 허실,일본의 사례,우리의 부동산 버블 가능성 등을 짚어본다. ■미국 - 버블 붕괴땐 소비위축→세계불황 “실수요따른 일시적 현상”낙관론도 ◆ 거품이 꺼진다 뉴욕,로스앤젤레스,워싱턴 등 미국 대도시의 주택가격은 지난해 말보다 18∼20%씩 급등했다.1.75%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돈이 부동산으로 집중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들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연체율 상승과 신규 주택 착공 감소는 버블붕괴의 조짐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사람이 이자를 한달 이상 내지 못한 연체율은 2·4분기에 4.77%였다.1분기의 4.65%보다 0.12%포인트 높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부실화돼 가고 있다는 얘기다. 은행이 담보주택을 경매로 처분하는 경우도 1.23%(64만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주택착공도 1분기 172만가구를 정점으로 2분기 166만가구,3분기 170만가구로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부동산시장이 식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부동산대출 보험사들은 최근들어 보험료를 0.5∼1.5% 포인트 인상하면서 버블붕괴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는 “미국은 9·11사태 당시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소비는 부채증가 등 상당한 비용을 전제로 이뤄진 방종에 가까운 것으로 결국 눈물로 마감할 것”이라며 집값 버블붕괴를 경고했다.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도 최근 “장기 호황을 누렸던 미국 주택시장이 냉각될 조짐이 있다.”고 보도했다.부동산 거품의 붕괴 수위는 부동산지수 7.5인데,미국 대도시의 지수는 5∼7.5로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전했다. ◆ 부동산 시장은 정상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은 투기수요보다는 실수요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버블붕괴를 우려할 단계가 아니라는 반론도 강하다.지금은 60세 안팎이 된 베이비붐 세대(제2차 세계대전 전후 출생한 세대)가 생활이 안정되면서 고급주택을 구입하고 있다.이민자들도 생활의 안정을 누리면서 주택구입에 나서는 바람에 집값이 오른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은행협회는 “신규주택 구입자들이 급격히 늘어난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면서 “연체율은 높은 수준이 아니고 경기침체기에서 벗어나고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택가격 상승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반박했다.JP모건은 대출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주택수용지수가 2분기 132.6으로 과거평균치인 122.7을 웃돌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버블붕괴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모기지리파이낸싱(Refinancing) 붐’이란 보고서도 미국의 버블붕괴 가능성이 적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모기지 리파이낸싱’은 예를 들면 대출자가 3%의 이자로 대출받은 뒤 2.5%의 낮은 이자로 바꾸거나,50만달러(약 6억원)짜리 집을 담보로 10만달러를 빌렸다가 집값이 70만달러로 올라 추가로 4만달러를 대출받는 것이다.한은은 리파이낸싱 신청건수를 지수로 환산한 리파이낸싱 지수가 올 2월까지만 해도 1271에 불과했으나 7월에 4748로 급등한 뒤,10월에는 6793으로 상승하면서 붐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리파이낸싱 붐은 미국의 주택담보 대출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보이기 때문”이라면서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재정경제부 산하 국제금융센터도 당분간 미국 주택시장 경기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강문성(姜文盛) 연구위원은 “붕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첫째,일본의 주택가격은 5년동안 두배 올랐지만 미국은 20% 올라 주택가격 상승에서 차별성이 있다는 것이다.둘째, 주택가격이 하락해도 미국의 금융시장이 부실을 흡수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들었다. 박정현기자 jhpark@ ■한국 - 올 가계대출 40조원 부동산 유입 가격상승 2∼3년 지속땐 위험커져 우리나라의 부동산 버블 우려는 최근의 세계적 디플레 조짐과 맞물려 더욱 깊어지고 있다.버블 가능성을 우려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한국은행이다.한은은 최근 1년동안 가계대출 증가액 67조원 가운데 약 40조원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하면서 버블붕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박승(朴昇) 한은 총재는 “저금리와 충분한 유동성 공급이 부동산 가격 급등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최근의 부동산가격 상승은 지난 88∼90년 거품형성기와 비숫하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전체 가구의 51%인 750만 가구가연평균 소득의 1.5배나 되는 5000만원의 가계대출을 받았다는 사실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도 버블붕괴론 쪽에 서있다.최근 내놓은 ‘주택가격 급등의 영향과 대책’이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집값 급등세가 2∼3년간 지속될 경우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한은 관계자는 “최근 서울 강남의 아파트가격이 소폭 하락했지만 부동산 투자자들은 일시적인 하락으로 보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버블론에 대해 재정경제부 등은 강하게 반박한다.전윤철(田允喆) 경제부총리는 최근 “부동산 버블은 아직 우려할 수준에 있지 않다.”면서 “우리나라 부동산 버블은 외국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고 버블문제가 발생해도 통화·재정정책의 여유가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 값이 급등했을 뿐이고 전국적으로는 95년을 100으로 봤을 때 올해 주택지수 119정도면 크게 오른 게 아니라는 얘기다. LG경제연구원은 “주택시장의 버블가능성 지수는 2분기에 0.75로 부동산경기가 호황이었던 90년 1분기의 1.66에 비해 크게 낮다.”며 버블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적인 주택가격 지수도 2분기에 76으로 90년 125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라는것이다.부동산 값이 지난해부터 급등하기는 했지만 90년대에 오랜 조정기간을 거쳤기 때문에 버블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박정현기자 ■일본 - '거품'대응 실기…부동산 폭락 10년 침체·금융기관 부실 초래 부동산 버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10년 장기불황이라는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미국 달러화 고평가로 국제적인 무역불균형을 타개하기 위해 엔화 환율을 낮추기로 한 플라자합의(1985년)에다 공정할인율(금리) 인하 등의 국내 수요 진작책은 주식·토지 등의 자산가격에 불을 붙였다. 일본 기업들이 엔고를 틈타 해외의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것도 이 즈음이다. 85년말 1만5000엔을 밑돌던 닛케이 지수는 89년말 4만엔을 넘어섰다. 땅값지수도 85년말 30에서 90년에는 105까지 치솟았다. 80년대말 엔고경기는 서서히 내리막 길을 걷고 있었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경기부양정책을 폈다. 89년에 부랴부랴 금리를 올리고 부동산 대출을 규제하는 등 긴축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버블'은 이미 부풀대로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주춘 연구위원은 “”91년부터 거품이 걷히기 시작한 일본경제는 부동산가격 하락, 성장률의 급속한 하락, 디플레이션 등을 겪으면서 장기침체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가격하락은 결국 금융권의 부실채권을 늘려 금융기관이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함정호 금융경제연구원장은 “”일본은 장기호황으로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 자산가격 버블에 뒤늦게 대응함으로써 버블붕괴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일본은 충분히 거품에 대응할 수 있었는데도 실기했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주가 하락기인 2000년 6.5%이던 콜금리(연방기금금리)를 내리기 시작해 11차례에 걸쳐 1.75%까지 인하하면서 신속하게 버블붕괴에 대응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버블붕괴 과정에서 미국기업들은 즉각 감량 경영을 했지만 일본 기업들은 고용을 늘리는 등 확장 경영을 계속했다. 즉 일본은 적극적인 구조조정 대신 확장 경영을 편 결과 일시적으로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었지만 10년 장기불황을 맞았다. 89년 1억엔(10억원)까지 치솟았던 23평형 아파트 값은 3000만엔선까지 급락했다. 박정현기자
  • “브라질 디폴트 선언 없다”룰라 대통령 당선자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는 28일(현지시간)첫대 국민 연설을 통해 ‘뉴 브라질’의 탄생을 천명했다. 룰라 당선자는 이날 연설에서 자신의 집권 동안 국가 채무에 대한 디폴트(채무 불이행) 선언은 없을 것이며 정책수행에 있어 빈곤 퇴치를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5000만 브라질 국민의 빈곤과 주택문제 등의 당면과제를 안게 된 룰라 당선자는 “브라질이 새로 태어날 것이라고 낙관한다.”면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으로 해 지속적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한편 과감한 사회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룰라 당선자는 기아,주택,보건 등을 다루는 ‘사회 비상대책’부서를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차기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사항을 포함,현 정부가 이미 체결한 국제협약의 의무사항을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IMF가 요구하는 긴축재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공기금 사용을 억제하는 등 긴축재정을 유지하며 반 인플레 정책을 통해 재정적 책임성을 유지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브라질과아르헨티나 등으로 구성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미주 대륙에서 강화하겠다고 밝힌 룰라 당선자는 농업보조금 지급 등 보호무역의 장벽을 철폐하기 위해 국제협상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임을 발표했다. 이어 유권자들은 경제적 발전을 모델로 하는 사회를 기대하며 표를 던진 만큼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외국의 생산적 투자도 원한다고 밝혔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가계 빚 연체 비상] (4)금융정책의 실패와 교훈

    금융감독위원회는 가계대출의 위험가중치를 당초 계획보다 훨씬 높은 70∼90%(현행 50%)로 올리는 등 가계대출 억제 후속조치를 다음주에 발표할 예정이다.그러나 전문가들은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과 함께 콜금리 인상 등거시정책에 손질을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금리인상도 이미 한박자 늦었지만 이제라도 단행해 시장의 거품(버블)을 점진적으로 터뜨림으로써 경제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의 안이한 상황인식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혈안이 된 것은 지난해초부터.은행권의 가계대출은 2000년말 105조원에서 지난해말 154조원으로 50% 가까이 급증했다.이때부터 일본식 부동산 버블을 닮아간다는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가계대출로 인한 내수(소비) 증가와 부동산경기 회복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워서였다.오히려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선진국보다 낮다고 낙관했다.이는 주택금융(모기지론)이 훨씬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발달돼 있는 선진국의 특성을 간과한 인식이었다.재벌들까지 카드시장 진입을 허용해 카드사들의 과당경쟁을 부추겼다.최근 연체율 급증은 채무자들의 잘못과 함께 업계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무분별한 경쟁 탓이다. ◆강공책,그러나 ‘뒷북조치’ 가계대출이 올들어 9월말 200조원을 넘어서면서 2년만에 두배로 급팽창하고 카드연체율이 두자릿수(9.2%)에 육박하자 금감위는 그제서야 ‘칼’을 빼들었다.주택담보대출의 담보비율을 전국적으로 60%로 제한하는 등의 ‘10·11조치’는 그러나 전형적인 뒷북조치다.이미 가계대출은 둔화세로 접어든 뒤였다.가계대출 급증세의 위험을 일찍부터 경고해온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싱가포르는 2∼3년전부터 부동산 양도세를 강화하는 등 거품에 대응해왔다.”면서 “우리 정부도 좀 더 일찍 가계대출 및 카드대출 규제에 나섰어야 했다.다만 늦게나마 금감위가 ‘총대’를 멘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 실기(失機)? 그러나 금감위의 미시정책만으로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금융연구원 박종규 연구위원은 “최근의 부동산시장 거품은정부가 내수부양을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한 저금리 기조를 적기에 환원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한국은행은 지난 5월 콜금리를 단 한차례 인상(4.0→4.25%)하는데 그쳤다.이달 초에 금리인상을 재차 검토했으나 재정경제부의 반대와 주가 급락 등의 악재에 밀려 끝내 포기했다.금감위 관계자는 “이제는 과다한 규제성 정책보다는 금리조정 등의 근본적인 거시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기급랭 조짐속에도 규제 필요 9월 산업생산이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보이는 등 경기 냉각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일각에서는 정부의 전방위 가계대출 억제로 내수마저 꺾이면서 경기 둔화를 채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金京源) 상무는 “경기 급랭의 조짐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들고 있다.”면서 “앞으로 선거정국 등이 겹치면 각종 부동산 경기억제책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겠지만 절대 정부가 굴복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여론에 밀려 고삐를 다시 풀었다가는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오히려 지금 당장은 아프겠지만(경기둔화) 다음달초에 금리를 한번쯤 올려 인위적으로 곪은 부위(거품)를 터트리는 것도 대응책이라고 제시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자영업자 면세범위 대폭 확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28일 조세정책과 관련,“신용카드 사용 확대로 과표 투명성이 높아진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최저소득세율을 9%에서 6%로 낮추고,최저소득세 과표도 조정해 연간 1조 5000억원의 세금감면혜택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노 후보는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연설문에서 “또 소규모 자영업자들에 대한 세무조사 면제범위를 대폭 확대해 이들의 세금불안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주택정책에 대해 노 후보는 “전·월세 인상을 통제하고 국민임대주택을 매년 15만호 공급하는 한편,최소 주거기준을 제정해 달동네 불량주거지 환경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그는 “경영상의 이유로 조기퇴직한 사람들에 대한 퇴직소득공제액을 인상하고,퇴직금 예금엔 평균금리보다 3% 정도 높은 이율을 보전토록 하는 특별금고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노 후보는 영·유아 보육료 절반의 국가지원 등을 통해 현재 55% 수준인 보육수요 충족률을 5년내 100% 달성하는 목표도 제시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금융빚 총 2천만원 이하 신용불량 1년초과자 구제

    다음달 1일부터 여러 금융기관에 빚을 진 채무자의 신용회복을 돕는 개인워크아웃제도 접수가 시작된다.이 제도의 가장 큰 목적은 빚을 탕감받는 것이 아니라 채무자가 빚을 갚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본인이 대상자인지 먼저 확인해야 신용불량자만 신청자격이 있다.거래은행이나 신용평가회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다음으로 신용회복지원위원회의 홈페이지(www.pcrs.or.kr)를 방문,체크리스트(자가진단표)를 활용해 자신이 구제 대상인지 확인한다. 당장 접수 가능한 1단계 대상자(10만명 정도로 추산)는 5개 이상 협약 가입 금융기관의 총 채무액이 2000만원 이하이면서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지 1년이 지난 경우다.본인이나 직계존비속,배우자가 최저생계비(4인가족 98만 9719원) 이상의 수입이 있어야 한다.또 1개 금융기관에 진 빚이 전체 채무의 70%를 넘지 않으면서 사채 등으로 빌린 돈이 20% 이하여야 한다. ◆‘버티기 연체자’는 아웃 신용회복지원 대상자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갚을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다.고의성이 없는 신용불량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연체되기 두 달 전 채무가 총 채무액의 30% 이상인 경우 등은 제외된다. 은행,보험,신용카드,상호저축은행,농·수협중앙회 등 협약가입 기관에 진빚은 워크아웃 대상이지만 기술신용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농·수협단위조합 새마을금고,신협 등 비가입 기관에 빚을 졌을 때는 해당되지 않는다. ◆신용회복의 시작 채무자는 빚을 가장 많이 지고 있는 금융회사를 찾아 자체 개인워크아웃제를 적용해 달라고 신청해야 한다.이 단계에서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에만 협약가입 금융회사들이 설립한 사무국에 신청할 수 있다.이 때 해당 금융회사와 접촉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와 부채증명서 등을 내야 한다. 사무국은 해당 금융회사에 신청서 접수사실을 알리게 되고,그순간 해당 회사는 빚독촉 등 일체의 채권행사 및 담보권 행사가 금지된다. 그 뒤 신청자의 부채 규모나 재산상태 등과 변제계획안을 검토한 뒤 지원안을 작성,심의위원회에 넘기게 된다. 심의위원회는 신청자의 적격 여부를 확인한 뒤 변제계획안을 수립,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최장 5년 동안 상환기간 연장,채무감면,이자율 인하 등이 계획안에 포함된다.변제계획안은 금융회사로부터 신용대출 등의 무담보 채권은 과반수 동의를,주택담보 등 담보채권은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최종 확정된다.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꼴 없어야 신용회복지원위원회 한복환(韓福換) 사무국장은 28일 “개인워크아웃제도는 선의의 채무자가 빚을 갚도록 최대한 도움을 주는 제도이지,빚을 전액 탕감해 주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이 채무조정안을 지키지 않거나 허위 사실을 기록한 사람은 금융문란자로 등록돼 5년 동안 금융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개인워크아웃 자가진단표 나도 신용 회복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 (신용회복지원위원회가 제시한 체크리스트로,아래 항목중 ‘아니오’가 한개라도 있으면 부적격자) 1.최저생계비 이상(4인 가족 98만 9719원)의 수입이 있는가. 2.신용불량자 등록 뒤 1년 이상 지났는가. 3.5개이상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총 2000만원 이하인가. 4.1개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전체 금융기관 채무액의 70% 미만인가. 5.협약 가입 대상이 아닌 금융기관에 진 빚이 총채무액의 20% 미만인가 . 6.개인사업자로서 사업으로 인해 진 빚이 총채무액의 30% 미만인가. 7.내지 않은 세금이 총채무액의 30 %미만인가. 8.아래에 해당하는 빚이 총채무액의 40% 미만인가. 협약 가입 대상이 아닌 금융기관에 진 빚,사업성 채무액,개별금융기관 채무조정액,정책자금대출 9.개인사업자일 경우 어음이나 수표가 부도거래처로부터 받은 거래대금이 아닌가. 10.신용회복 지원을 받은 적이 없는가. 11.신용회복 신청을 해 최근 1년 사이 거부된 적은 없는가. 12.신용회복 신청을 3회 이상 하지 않았는가. 13.개별 금융기관에서 받은 채무조정을 지켰는가. 14.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거나 은닉하지 않았는가. 15.도박,투기 사행성으로 빚을 졌는가. 16.대출의 무효,취소 등의 분쟁상태에 있지 않은가. ※10∼13번은 제도 시행 이후에 해당됨.
  • [대한포럼] 난개발과 공무원

    요즘 일산역을 둘러보면 가슴이 갑갑해진다.일산 역사는 신도시가 들어서기 전 그대로 낡은 1층 건물인데,주변에는 25층짜리 고층 아파트들이 빙빙둘러 빼곡하게 들어서고 있다.어떤 때는 항공 사진이라도 찍어 건축허가 관청에 배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일산 신도시 사람들은 삶의 질과 주거 환경이 점점 나빠지고 있음을 느낀다.일산역 주변 구시가지를 비롯해 고양시 탄현지구,가좌·대화지구,파주시 교하지구,운정지구,봉일천과 금촌의 아파트 단지 등이 속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들 지역은 도로,학교,시장,공원 등 기반시설의 상당 부분을 신도시에 의존하고 있다.분당,평촌,산본 신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럼에도 시·군·구의 건축허가 관청은 마구잡이 개발이나 위법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최근에 건설업자와 공무원 등 57명이 뇌물로 얽힌 것으로 드러난 경기도 용인의 난개발도 편법이었지만 서류상 외양은 적법했다.건설업자 한명이 소규모 주택 건설은 간단한 건축허가만 받고 기반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점을 악용,대규모 아파트를 지으면서 친인척 등 명의로 20가구 미만의 주택을 짓는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일산 구시가지 주변도 비슷하다.고양시가 구시가지 주변을 10여개 지역으로 나눠 건설업체에 사업승인을 함으로써 난개발을 부추겼지만,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만약 고양시가 구 시가지를 하나의 도시계획지구로 지정해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린 뒤 건설업체에 사업을 승인했다면 난개발이라는 비난은 듣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아 각 건설업체는 도시기반시설은 갖출 필요 없이 아파트 단지와 진입로만 건설하면 그만이다. 난개발은 법적 개념일 수 없다.우리 삶과 생활 환경이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난개발은 주변에 사는 사람까지 불편하게 만든다.난개발 지역에 입주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기쁘겠지만 곧 건축허가 관청과 공무원을 비난할는지도 모른다.최근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초고층 주상복합 거주지인 타워 팰리스가 입주자를 맞기 시작했다.하지만 타워 팰리스가 분양사의 설명대로 ‘꿈의 궁전’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한다.교통이 문제이기 때문이다.일부 부동산 업자들은 주변 지역의 교통 정체가 심해 출근시간에 타워 팰리스의 지하주차장을 빠져 나오는데 30분 가까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만약 개발이 우리의 생활을 불편하게 한다면,설사 법에 저촉되지 않더라도 난개발이다. 서울과 수도권이 난개발되고 있는 것은 주택건설촉진법 때문이라고 한다.주택건설촉진법은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건설업체가 사업승인을 받으면 국토이용계획이나 도시계획 관련법상의 도시기반시설을 갖추지 않고도 짧은 기간에 가능한 한 많은 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만든 법이다.주택의 공급만을 생각한 개발시대의 ‘특별법’이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수요자 위주로 생각해야 한다.우리의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섰다.정부도 주택건설촉진법을 개정,주택의 질적 수준향상 정책 등을 담은 ‘주택법’을 국회에 상정했다고 한다.정부는 개발 지역에 입주한 사람들이 그 지역을 사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현재와 같은 개발 방식은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고,삶의 질을 떨어뜨려 사람을 떠나게 만드는 것이고,그 지역을 슬럼화하는 것이다.건설업자는 이윤 동기에 따라 초고층으로 지을 수밖에 없다.난개발을 막는 데는 당국이 앞장서야 한다.건축허가 관청이나 공무원 실명제를 도입하는 것도 난개발을 막는 제도적인 방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
  • [가계 빚 연체 비상] (3)연체 가계빚 어떻게 터질까

    1986년부터 4년동안 일본에서는 폭발적인 가계대출 붐이 일었다.경제에 대한 낙관론에 저(低)금리 기조가 맞물린 결과였다.자금의 태반은 부동산과 금융자산으로 향했다.금융기관들은 부동산과 증권에 대한 대출을 무차별적으로 확대했다.주택금융전문회사까지 차려 대출경쟁을 해대는 바람에 전체 은행대출 중 부동산 투자분의 비중이 84년 6%에서 90년 11%로 증가했다.이로인해 닛케이225 주가지수는 85년 말 1만 3000대에서 89년 말 3만 9000선으로 3배로 뛰었고,실질지가(地價)지수 역시 85년 말 30선에서 90년말 105가 됐다.‘버블(거품)경제’의 절정이었다.이런 버블은 90년 이후 자산가격 급락으로붕괴됐고 오늘날까지 10여년간 이어지는 장기불황의 원인이 됐다. 국내에서도 이런 상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경제 체질이 크게 약화되고 있는 탓이다.특히 가계부채의 상당부분이 부동산과 같은 자산에 묶여 있어 디플레이션 등 다양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가계대출 중 절반은 부동산에 투자되어있는 것으로 당국은 추정한다.5년전 외환위기이후 경기 촉진을 위해 부동산 투기 억제 규제를 푼 탓에 은행 돈으로 아파트를 사놓는 투기가 성행한 결과이다.나머지 대출 가운데 상당부분은 주식투자로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정보통신 붐을 타고 월급쟁이들의 ‘벤처 투자’가 유행했다.벤처붐은 꺼졌고 주가는 추풍낙엽처럼 하락했다.부동산 값은 정부가 대대적인 억제에 나서자 주춤하고 있다.앞으로 부동산값마저 떨어질 경우 대출받은 돈으로 집을 여러채 사둔 사람들의 경우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가계부채가 과도할 경우,자산가격의 하락은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이를테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산 아파트의 값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아파트 보유자들의 부채상환 능력은 급격히 떨어진다.이 경우 은행들은 신규 대출을 줄이고 대출금의 회수에 나선다.그 결과로 부채상환을 위한 자산매각이 잇따르게 되고 매물이 넘치면서 다시 자산감소를 부추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또한 자산소득 감소로 ‘부(富)의 효과’가떨어지면 소비가 줄고 연쇄적으로 물가하락·임금감소·실업증가 등 전형적인 디플레이션 현상으로 이어지게 된다.한국은행 고용수(高瑢秀) 아주팀장은 “일본의 장기 디플레이션을 불러온 주요요인 중 하나가 자산구입을 위한 과도한 가계대출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자산가격변동과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물가가 안정돼 있을 경우,경제주체들은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차입(대출)을 통한 주식·부동산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자산버블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고 밝혔다.이미 미국과 일본이 이런 상황을 경험했으며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그러나 정부는 국내에서는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충격이 외국에 비해 덜할 것으로 보고 있다.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부동산가격에 대한 기대심리가 매우 높고 소비의 급격한 위축 가능성도 적어 일본과 같은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반면 한국금융연구원 이명활(李銘活) 부연구위원은 “경기상승기보다 경기하강기에는 전반적으로가계부채 상환능력이 떨어져 누적된 문제가 폭발하게 된다.”면서 “가계대출 규모가 더욱 커지게 될 내년에는 걱정스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 [개혁 모범 지자체를 가다] 대구시

    ‘대구사랑운동’은 대구시가 시민단체와 손잡고 성공시킨 민·관 협력 시민운동이다. 자치제 실시 이후 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민·관 협력운동을 벌였지만 대부분 관 주도에서 벗어나지 못해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이 사실.그러나 대구시는 관이 주도하고 민간이 단순히 참여만 하는 형태의 민·관 시민운동은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상호 불신과 갈등 관계였던 시민단체를 자치시정의 파트너로 수용한 것. 민간의 이해와 협조 없이는 효율적인 시정 추진이 어렵다는 대구시와 시민의 개혁 요구를 시정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 1996년 초 민·관 시민운동기구인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가 탄생했다. 대구 경실련 등 대구지역 17개 시민단체를 비롯한 사회단체,상공회의소,대학,종교단체,지역 언론,대구시와 구·군 등 모두 136개 기관·단체가 대거 참여했다.시장과 시민단체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상임위원회·실무위원회가 구성됐다. 시민회의는 ▲역사와 전통 지키기 ▲문화와 예술 사랑하기 ▲녹색도시 가꾸기 ▲지역경제 키우기 ▲지역사회 일꾼 키우기 등을 기본 어젠다로 분야별 실천과제를 선정,민·관 협력 시민운동에 본격 착수했다. 98년부터 시작된 담장 허물기운동은 민·관 협력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민간이 먼저 제안하고 대구시가 수용한 이 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 대성공을 거뒀다. 일반주택과 학교,병원,종교기관,관공서,방송국 등 201곳이 자발적으로 담장을 철거하고 이 곳에 10㎞,13만 3000㎡의 소공원을 조성했다.시는 설계와 건물당 3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며 이를 뒷받침했다. 경찰서와 법원까지 스스로 담장을 허물게 한 이 운동은 올해 고교 교과서에 민·관 협력 시민운동의 성공 사례로 게재됐고 지난 8월 남아공화국에서 열린 환경정상회의에서도 소개됐다. ‘토요알뜰장터’도 민·관 협력 시민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시가 공원지역에 무료장터를 개설하고 시민들이 중고물품을 싸게 사고 파는 알뜰장터는시민·사회단체가 자리 배정,교통 정리,장터 청소,질서 유지 등을 맡아 시민환경의식 제고에도 한몫했다.달마다 시민단체가 나서 지역별로 환경상태를 평가하는 ‘시민단체 도시환경 평가단’ 운영도 시민들의 친절,질서,청결의식을 높였다는 평가다. 시는 민·관 협력 시민운동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사단법인 대구사랑운동 지원기금’을 설립,현재 2억 2500만원의 기금을 마련했고 2005년까지 20억원을 조성,시민운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민·관 협력 시민운동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시가 최근 시민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4.6%가 대구사랑운동이 대구의 명예와 자긍심을 높였다고 답했다. 계명대 도시공학과 김한수 교수는 “민간이 주도하고 관이 지원하는 대구사랑운동은 사회개혁의 새로운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권오곤 자치행정과장 “시민 참여로 행정개혁에 가속도” ‘대구가 달라졌습니다.’ 대구시 권오곤(權五坤) 자치행정과장은 27일 “대구사랑운동은 시와 시민단체의 관계를 불신과 갈등 관계에서 비판적 협력 관계로 승화시켰다.”면서 “이는 지역발전을 가속화하는 에너지가 됐다.”고 말했다. 행정이 모든 것을 주도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권 과장은 “행정개혁은 시민들의 시정 참여가 활발할 때 가속도가 붙는다.”면서 “민·관 협력 시민운동은 행정기관 스스로 개혁의 고삐를 죄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운동은 정책의 입안과 집행 등 전 과정을 시민단체가 주도하고 행정은 지원만 하는 등 다른 시민운동과 차별화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권 과장은 “대구사랑운동으로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는 시민 의식이 개혁·개방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 상반되는 美경기 전망/ “침체 내년까지 지속”vs “내년 3~3.5% 성장”

    ■“침체 내년까지 지속”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 경제가 여전히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지난해 경기 침체에선 벗어나고 있으나 회복의 속도가 더딘 가운데 제조업 활동과 소매 지출이 정체를 빚고 있다.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2개 지역 연준의 경기동향을 취합해 23일 발표한 ‘베이지 북’에 따르면 지난 2개월간 주택을 제외한 소비·제조·노동 등 대부분 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FRB 관계자들은 내년까지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11월6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RB가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말한다.한편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1995년 이래 컴퓨터와 통신기술 분야의 혁신으로 미국의 생산성은 연 2.5%씩 증가했으며 이같은 생산성은 몇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특히 정보통신(IT) 분야의 경우 기술이 다시 향상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소비지출 모든 지역에서 소매 지출이 약세를 보였다.특히 무이자 판매로 여름내내 호황을 유지하던 자동차 판매는 일부 지역을 빼곤 매우 부진했다.관광 지출도 중부지역만 괜찮았을 뿐 나머지 지역에선 감소했다.상무부는 앞서 9월 중 소매지출이 1.2% 감소,3025억달러에 그쳤다고 발표했다.전미소매업연맹(NRF)은 연말 지출을 작년보다 줄일 것이라는 소비자가 33%에 달한다고 밝혔다. ◆제조업과 농업 지난 2년간 고전을 면치 못한 제조업 활동은 중부 지역에서의 미미한 상승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어렵고’‘정체’됐으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시카고 지역에서는 중장비 부문의 수요감소가 두드러졌다.운송,신규주문,자본회전율,고용 등이 모두 침체를 나타냈다.특히 기업주들이 자본지출 증가에 주저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농업의 경우 가뭄으로 많은 지역이 어려움을 겪은 반면 밀감과 설탕 재배는 강수량이 많아 작황이 좋다.그러나 습도가 지나쳐 콩의 생산은 저조했다. ◆노동시장과 물가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용이 정체됐다.해고가 줄고 있으나 신규 고용은 유보된 상태다.임금 상승은 둔화되고 있으며 서비스 분야의 임금이 감소되는지역도 있다.물가는 안정된 상태지만 건강,보험,운송 부문에서는 전 지역에서 크게 올랐다.9·11 테러 여파로 건강과 보안에 관련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서부지역의 항만파업으로 운송비용은 급증했다. ◆부동산과 금융 주택시장은 여전히 양호했다.건설중인 신규주택 규모는 184만채로 1986년이래 16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1971년 이래 사상 최저치인 6.09%로 떨어진 데 힘입었다. 그러나 상가건물과 일반 건설활동은 둔화되고 있다.금융의 경우 가계대출은 강세지만 기업대출은 취약하다.생명보험사의 경우,보험금 증가로 자금 수요가 늘고 있으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대출을 억제하고 있다.소비자 신용은 나빠지고 있으며 항만 파업의 여파로 서부지역의 일부 기업들은 채무 불이행이 우려된다. ◆단기금리 전망 현재 은행간 단기금리에 적용되는 연방기금 금리는 41년만의 최저치인 1.75%.그러나 12월분 연방기금의 선물금리는 1.63%로 현 금리보다 0.12포인트 낮다.시장은 금리가 0.25% 떨어질 확률을 50%로 본다는뜻이다. mip@ ■“내년 3~3.5% 성장” 최근 미국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존 테일러(56) 미국 재무부 차관(국제담당)은 24일 “미국 경제는 생산성 증가와 고용안정에 힘입어 이미 경기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방한중인 테일러 차관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원장 司空壹) 주최 조찬세미나에 참석해 ‘미국 경제현황과 세계 경제의 앞날’이란 강연에서 “미국은 내년에 3∼3.5%의 성장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이 디플레 조짐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통화정책으로 조절할수 있다.”고 강조하고 “한국은 환율과 인플레 정책에서 신흥국가들에게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테일러 차관은 스탠포드,프린스턴,컬럼비아 대학의 교수를 지냈다.다음은 강연 및 문답 요약. ◆미 경제는 회복중 미국은 지난해 4·4분기 경기 침체기에서 벗어나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서서히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다.미국은 9·11 테러사태 이후 금리를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통화정책을 잘 유지하고 있고 감세로 인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효과를 보고 있다.재정적자 우려가 있지만 투자와 저축의 단기적 불균형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감세정책을 유지할 것이다. 이런 정책으로 소비와 투자는 늘고 실업률은 낮아졌으며 생산성 증가도 70∼80년대의 두 배 수준에 이른다.내년에 생산성은 2∼2.5% 늘어나고 고용은 1% 확대돼 경제 성장률은 3∼3.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다만 올 4분기는 3분기에 비해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수는 있지만 경기순환의 패턴에 따른 것이지 경제전망이 비관적으로 돌아서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라크전이 터지면 경제가 충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테러에 대한 우려가 리스크(위험)를 높이고 기업과 소비자들이 미래에 대해 신중하게 보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럼에도 미국은 9·11 사태이후 신속하게 정책대응을 해온 경험이 있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세계 경제 위기에 빠지지 않을 것 전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 조짐이 보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경우 장기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처이기 때문에해외 자본의 투자는 계속될 것이다.통화정책을 유동성에 집중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반면 일본은 디플레가 계속돼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금리도 너무 낮아 금리정책은 효과가 낮고 할수없이 통화량을 증가시키고 있지만 총통화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아 문제다.일본이 디플레를 끝내기 위해서는 은행권의 부실채권을 먼저 털어내야 한다. 하지만 세계경제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전망하지 않는다.중국,러시아 등의 신흥국가들이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이웃국가의 악재에 영향을 받는 ‘전염효과’가 나타나는 패턴도 달라졌다.90년대 말 러시아위기 때는 각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졌지만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위기 때 멕시코는 충격에서 잘 헤쳐나왔고 유럽과 아시아의 신흥시장들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한국은 신흥국에 모범적 최근 한국의 정책 변화는 신흥시장에 아주 좋은 선례를 남기고 있다.인플레이션 억제책이나 외환보유고를 높인 일련의 정책들은 좋은 조치로 평가된다.부실채권을 적절히 정리해 국가신용도를 개선한 것도 훌륭하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5년보유·25.7평이하 ‘6억 주택’ 양도세 비과세案 추진

    6억원 이상의 ‘고가(高價)주택’이라 하더라도 전용면적이 국민주택 규모(25.7평) 이하이거나 구입한 지가 5년이 지났을 경우에는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이 국회 다수당인 한나라당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이는 정부가 지난 11일 ‘부동산시장 안정대책’(10·11조치)을 통해 밝힌 6억원 이상 주택 양도세 과세강화 방침을 크게 누그러뜨린 것으로 민주당 및 정부와의 협의결과가 주목된다.여야와 정부는 24일 오전 ‘민생경제정책협의회’를 열어 이 문제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23일 “1가구1주택에 따른 비과세 대상인데도 집값이 6억원이 넘는다는 이유만으로 양도세를 내야 한다면 부득이 주택 이전 등 투기목적이 없는 사람들의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투기목적으로 보기 힘든 6억원 이상 주택의 양도에 대해서는 면적과 기간에 따라 양도세를 면세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전용면적 25.7평(분양면적 기준 약 33평) 이하 주택은 양도시점의 집값이 6억원 이상이어도 양도세를 물리지 않고 ▲25.7평은넘지만 현행법상 고급주택 기준인 45평 이하인 중간규모는 보유기간이 5년 이상일 경우 양도세를 면세할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장기보유에 따른 양도차익 특별공제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정부방안의 보완을 추진 중이다.즉,▲3년 이상 보유 10% ▲5년 이상 보유 15% ▲10년 이상 보유 30%인 현행 양도차익 공제율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그러나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국민주택 규모 등 면적에 따른 비과세 범위확대에 대해 민주당은 부동산투기 억제라는 당초의 정책 취지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주병철 김태균 김미경기자 bcjoo@
  • 저소득층 저축률 급감

    씀씀이가 커지면서 저축률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외환위기 이후 저소득층과 30대 이하의 저축률 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격차가 커졌는데도 소비패턴은 크게 변하지 않아 소득계층간 저축률 차이는 확대되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저축률 변화와 요인’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가구 가운데 소득 하위 30% 계층의 저축률은 지난 97년 9.7%(흑자)에서 올 상반기에는 -3.4%(적자)로 낮아졌다.예를 들면 한달에 100만원 벌어 9만 7000원 저축했으나 이제는 저축은커녕 3만 4000원의 빚을 지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상위 30%의 부유층은 97년 37.5%를 저축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36.1%를 저축해 여전히 높은 수준의 저축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저축률 차이는 97년 27.8%포인트에서 올 상반기 39.5%포인트로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됐으나 소비패턴은 변하지 않아 소득계층간 저축률 차이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함께 저금리 기조 아래 씀씀이가 커진 20대 후반의 저축률은 97년 34.1%였으나 23.9%로 10.2%포인트 줄었다.저축률 감소율은 30대 초반 8.0%포인트,30대 후반 5.8%포인트,40대 초반 2.0%포인트로 연령이 낮아질수록 저축률이 감소하는 경향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전반적인 저축률 하락은 주택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내집 마련을 위한 저축의 필요성이 줄었고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언제라도 돈을 꿀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은은 경제 성장의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저축을 통한 투자재원이 확충돼야 한다고 지적하고,중·저소득층의 재산 형성이 이뤄지도록 정책을 펴야한다고 촉구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오피니언 중계석/ 주택금융, 저소득층에 초점을-주택관련 법규 전면 손질해야

    주택의 공급확대로 주택보급률이 크게 향상됐다.그러나 아직도 소외계층의 주거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주택정책의 목표를 수정하고,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금융 활성화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22일 서울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대한주택공사 창립 4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주거복지 실현과 재원조달방안’의 주제발표 내용을 간추린다. ■주택금융, 저소득층에 초점을 어느 국가나 국민의 주거안정은 매우 중요한 정책목표다.주거복지에 관한한 가장 앞서 있는 미국에서도 저소득층이나 최초주택구입자 등 신용위험이 큰 주택구입자들의 신용보완을 위해 정부기구인 연방주택청(FHA)에서 모기지보험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방재정에서 이를 보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주택공급 확대 정책으로 주택보급률은 향상됐고 주거면적도 크게 늘었다.그러나 그동안 주택정책의 초점이 중간소득계층에 집중돼 저소득층의 주거불안은 상대적으로 나아지지 않은 게 현실이다.따라서 정책목표를 최저주거기준의 설정 등 질적 주거수준의 개선으로 전환,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때문에 공공주택금융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국민주택기금의 운용은 저소득계층의 주거안정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무주택자의 전세임차자금이나,정부의 지원을 받아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차상위 소득계층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국민주택기금은 임대주택 건설지원과 영세민 주거안정자금의 기능 등 직접적 지원을 담당해야 한다.즉,내집 마련을 위한 최소한의 자기자본 축적도 힘든 소득계층에 대해서는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이나 임차자금의 저리융자 같은 지원이 필수적이고 이러한 직접적인 자금지원은 계속적으로 국민주택기금이 담당해야 한다. 당분간 주택건설공급이 확대되어야 할 수도권에서 주택건설업자에 대한 금융지원도 불가피하나,장기적으로 이같은 직접금융은 민간금융기관에서 담당해야 한다. 민간주택금융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주택자금대출에 따르는 신용위험을 줄여야 하며 이는 모기지보험이나 보증을통해 달성될 수 있다. 김관영/ 한양대교수 ■주택관련 법규 전면 손질해야 주택정책의 흐름은 경기진작,투기억제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공급을 늘리기 위한 정책에 치우친 나머지 소외계층의 주거안정과 주택의 품질확보는 뒷전으로 밀렸다.주택부문의 지나친 규제는 시장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특히 토지이용 관련 규제와 분양가 규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주택 과소비의 억제,주택산업의 육성 등을 위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면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조세,금융 등 간접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또한 주택과 토지정책은 거시경제정책과의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 바람직한 주택정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첫째,주택관련 법규를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한다.주택건설촉진법,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등은 주택이 턱없이 부족할 때 만든 법이다.이제는 주택보급률 100% 시대에 걸맞은 법규로 정비돼야한다.공급적인 측면보다 소외계층의 주거안정과 주택의 품질확보에 우선하는 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주택산업의 육성이다.특히 경쟁력과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업체들이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주택금융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다.세제개편도 주택산업의 육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국세와 지방세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호화주택의 건설을 억제하고,중산층 및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의 건설을 늘려야 한다. 셋째,과거와 같이 정부의 직접적인 시장개입은 더이상 의미를 잃었다.조세제도와 주택금융을 적절히 사용하는 등 간접개입으로 주택정책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끝으로 정부의 역할은 주택부문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고 조정하고 촉진하는 역할이 되어야 한다. 고철/ 국토연구원 토지.주택실장
  • [밀레니엄] 고령화사회 고용대책

    한국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는데 일터에서는 60대는 물론 50대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다.공기관과 기업의 감원기준이 나이로 정해져 이들이 지난 수년간 집중 밀려난 탓이다.우리 사회는 이들의 원숙한 사회 경험을 재활용할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미·일의 노령층 재고용 실태와 한국의 후진성을 진단해본다.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 서둘러야 “외환위기가 몰아닥쳐 금융권마다 구조조정 회오리바람에 휩싸였을 때 감원 기준이 무엇이 될 것인지를 놓고 조직원들은 저마다 마음졸였다.하지만 인사담당자들에겐 답이 빤히 보였다.정년이 코 앞인데다 생산성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는 고령자 순으로 정리할 수 밖에 없었다.비용절감 측면에서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 통념상으로도 가장 무리없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한 은행 관계자의 회고다. 요즘의 고용시장 자화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령화 사회의 급속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의 연령 차별은 여전히 뿌리깊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7%를 돌파한 우리나라의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오는 2020년에는 15%를 뛰어넘을 전망이다.세계적으로 유례없이 가파르게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불행히도 이들이 갈 곳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노동연구원 허재준(許裁準) 박사에 따르면 외환위기가 발생한 97년 말 10인 이상 사업체의 55세 이상 상용 근로자수는 97년 초에 비해 7만 2000명 감소했다. 전체 55세 이상 근로자의 19.5%로 다섯명중 한명꼴로 직장을 잃은 셈이다.이 가운데 경기가 호전된 2000년 이후 회복된 자리는 5만 4000개였다.허 박사는 “외환위기를 겪으며 사회에서 가장 먼저 내몰린 노년층이 그 이후에도 좀처럼 직업현장으로 복귀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유럽 등이 오래 전부터 고령화 고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년 철폐 등 시스템 구축작업을 차곡차곡 진행해온 반면 우리사회의 대응 수준은 안일하기까지 하다. 최근 들어서야 정부와 여당 등을 중심으로 정년 연장,고령자 취업비율에 따른 보조금 지급 등 정책 대안들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은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보장과 고령자 고용대책을 혼동한 데서 나온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연공서열급 폐지,임금피크제(생산성 증감에 따라 급여가 연동돼 오르내리는 임금 설계) 도입 등 시장지향적 고용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정부는 무기력하기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이같은 정책 부재가 결국 외환위기로 내몰린 고령자들을 다시는 직업현장에 되돌아오지 못할 가장 큰 피해자로 만들어버렸다. 고령화 고용문제는 전체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떼어 생각할 수 없다.숭실대 경제국제통상학부 조준모(趙俊模) 교수는 “최근 공직자 정년 연장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합리적 인사평가제,생산성에 따른 급여체계 등이 정착되지 않고서는 늘어난 정년이 오히려 고용시장 진입장벽을 더욱 높이는 역효과를 불러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기존 조직 문화에선 일단 정규직으로 취직만 되면 정년까지 철밥통을 보장받았다.소속 자체가 진입장벽인 이런 고용구조 아래에서는 외부인력들은 아무리 능력자라도 일거리 얻기가 별따기다.내부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은 뒷전이다.오랫동안 기득권에 안주하다 정년퇴직한 이들이 갈 곳은 집과 노인정뿐일 수 밖에 없다. 일부 고령자들의 직업의식도 문제라는 지적이다.조 교수는 “일본에선 퇴직한 은행 지점장들이 창구에서 세금받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면서 “‘이만큼의 직위에 올랐던 내가 허드렛일은 할 수 없다’는 권위 의식이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일본에선 - 서비스분야 ‘노인천국' 개인저축 절반이 노인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은 세계 제1의 ‘노인천국’이다.노령화와 노령화 정책 모두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노인도 많지만 노인들이 살기에 편한 곳이 바로 일본이다. 지난 9월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은 2362만명이다.총 인구 1억 2647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8.5%로 선진 7개국(G7)가운데 가장 높다.75세 이상은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5.4명에 1명 꼴인 노인은 21세기 중반에 이르면 3명에 1명꼴로 급속히 늘어난다.이를 감안해 일본 정부는 2000년부터 고령자를 겨냥한 ‘골드 플랜 21’을 시행하고 있다. 골드 플랜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장기요양 보험인 ‘개호(介護)보험’을 축으로 하고 있다. 나라가 보험재정의 50%를 부담하는 개호보험은 가족이 꺼리는 노인 봉양을 사회가 떠맡는 것이다.재정의 나머지 절반은 40∼64세의 연령층과 65세 이상 노인연금 일부를 보험료로 전환해 충당하고 있다.노인 스스로가 보험료 일부를 부담하는 셈이다. 일본은 1970년대 초반 노인보험료를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정책을 내놨다가 실패했다.노인이 급속히 늘어난데다,노인 의료비가 전체 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컸던 것이 계산 착오였다.하지만 개호보험으로 노인들은 노후 걱정없이 보낼 수 있게 됐다. 노인의 일자리도 상당하다.통계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아르바이트는 어디서든 손쉽게 구할 수 있다.유료 도로의 톨게이트 징수원의 상당수는 노인이고,운전이 괜찮을까 싶은 백발의 노인들이 태연하게 택시를 몬다.뿐만 아니라 청소원,경비원,식당 등 사회 구석구석에서 노인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생산성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 서비스 분야에서 노인을 고용하는 측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꼼꼼하고 성실하게 일해주는 이들이 고맙다.최근에는 ‘60세인 정년을 65세로 늘려야 한다.’고 일본 최대의 노조인 렌고(連合)가 제기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노인 복지정책은 빈틈없지만 일본의 고민은 크다.노령화로 국가의 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를 적게 낳는 소자화(少子化)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노령화로 일본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계산도 있다. 그래도 일본의 노인은 천덕꾸러기는 아니다.총 개인저축 1411조엔(약 1경 4110조원)의 절반을 이들 노인이 쥐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들의 지갑에서 돈을 끌어내기 위한 각종 실버산업이 10년 장기 불황을 겪는 일본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의 한 축이다. marry01@ ■미국에선 - 정년퇴직 법으로 금지 채용도 나이제한 없어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에는 정년이란 게 없다.구조조정에 따른 정리해고는 가능하지만 나이가 차면 무조건물러나야 하는 퇴직제도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용에서의 연령차별금지법(ADEA)’이 확고하기 때문이다.1967년 미 의회가 제정한 이래 1980년대 중반까지 정년을 70세로 연장했다.1987년 1월부터는 공공이나 민간부문 가릴 것 없이 정년제를 폐지했다.다만 소방관이나 경찰관 등 특수직은 나이를 이유로 해고할 수 있다. 근로자를 채용할 때도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미 신문의 구직란에 ‘몇살 이상 또는 이하’라는 표현은 실을 수가 없다.한국의 신입사원 채용처럼 ‘몇년 이후 출생자’로 자격을 제한했다가는 기업주가 당장 쇠고랑을 차거나 벌금을 물게 된다.페루에서 최근 워싱턴 주변으로 이민온 마리오 아퀴나스(58)는 자동차 판매업소의 경리사원으로 취직했다.면접만 간단히 치른 뒤바로 다음날부터 일을 시작했다.주당 530달러씩 한달에 2300달러 가량을 번다.나이에 비하면 적지 않는 보수다.젊은 사람들에게 밀려 일자리를 찾지 못하던 페루의 현실과는 너무 다르다. 나이를 빌미로 근로자의 일할 권리를 포기하도록 강요하거나 암묵적인 압력을 가한 것으로 비춰질 경우 불법행위로 처벌받는다.불가피하게 조기 퇴직을 실시할 경우 인센티브에 대한 정보를 모든 사원에게 정확하고 공평하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퇴직은 쉽지 않다. 이런 탓에 공공기관이나 지역 도서관,관광센터,대형 쇼핑몰의 안내소 등에서 백발 노인들의 일하는 모습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경쟁력과 취업기술이 없는 노인들을 위해 연방 및 주·지방 정부가 마련한 일자리다.별도의 예산으로 수당을 지급한다.55세 이상이 가능하지만 60세 이상의 저소득층이 우선 대상이다.공공기관이나 비영리법인 등에서 노인들의 전문직 경험을 활용하는 프로그램도 많다.수당은 없지만 교통비와 식비를 지급하기 때문에 노인들의 여가활동으로 활용되고 있다.노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레크레이션·관광·식사제공 프로그램은 카운티 단위의 자치단체가 무료로 운영한다.65세 이상의 저소득층 노인에게는 생활비와 임대주택을 제공한다.한달에 임대료와 주택관리비 등을 빼고 나면 500달러 안팎을 용돈으로 쓸 수 있다.물론 고소득 퇴직자들은 골프를 즐기거나 여생을 휴양지 주변에서 보낸다. 유럽 국가들은 정년을 65세로 늘리고 있다.조기 퇴직하면 국가의 사회보장부담이 늘기 때문에 기업주가 되도록 근로자의 정년을 채우게 하는 추세로 발전하고 있다.5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조기퇴직을 강요당하는 한국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딴 판이다. mip@
  • 새정부 출범 앞두고 조직개편론 대두 정부개혁실·통상교섭본부 긴장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에 위기감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정부 조직개편론이 나올 때마다 존·폐 대상 ‘0순위’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국민의 정부와 함께 의욕적으로 출범한 정부개혁실과 통상교섭본부는 정책 추진과정에서 적지않은 문제점을 표출돼 왔음을 감안,그간의 성과를 각계 각층에 알리는 등 정체성 확보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개혁실 정부개혁을 총괄하는 정부조직으로 기획예산위원회에 설치된 정부개혁실은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공무원 인력감축,공기업 민영화,정부출연연구기관의 통폐합,책임운영기관제도 도입 등 굵직굵직한 정부개혁작업을 추진했다.특히 제2차 정부조직 개편(1999년 3월)에 의해 기획예산위가 기획예산처로 승격하면서 ‘정부개혁의 칼날’을 더욱 세울 수 있었다. 그러나 과거 어느 정권도 손대지 못했던 공공부문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큰 저항을 받았다.주택공사와 토지개발공사의 통폐합,철도와 가스산업의 민영화 등은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답보상태에 있다.정권 후반기 들어 공공개혁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혁신추진위원회 김동건(金東建) 위원장과 기획예산처 김경섭(金敬燮) 정부개혁실장은 정권교체와 개혁지속 여부에 관한 선진국들의 사례를 조사하기 위해 영국과 아일랜드 등을 다녀오기도 했다.아울러 공공개혁 추진사례를 정리한 영문판 공공개혁백서를 발간하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공동으로 공공개혁에 대한 국제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대외 홍보에 나섰다. 김경섭 실장은 “새 정부가 정부개혁을 한단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의 정부가 추진한 공공개혁의 경험을 토대로 보다 결합적이고 전략적인 개혁정책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상교섭본부 외교통상부내 통상교섭본부 직원 역시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다.통상교섭본부의 개편 필요성을 주장하는 요지는 ‘무난한 해결’을 중시하는 외교와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는’ 통상은 양립하기 힘든 면이 많아 실무부처에 통상권을 이양하거나,외교와 분리된 별도의 통상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DJ 정부가 1998년 외교와 통상을 합쳐 외교통상부를 출범시킨 이후 계속 제기돼온 단골메뉴이다.게다가 지난 7월 한·중 마늘분쟁 이후 통상협상력 부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직원들은 또한 새 정부가 들어서는 시기를 전후해 사회 각 분야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수 있는 통상업무가 산적한 상황이어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상충이 자칫 통상교섭본부의 조직개편 논의로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실제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부문 협상,DDA 서비스부문에 대한 우리측 양허안 제출시한 등이 내년 3월에 집중돼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 3龍 주말행보/ 李 젊은 유권자들과 ‘대화마당’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20일 이른 새벽에야 KBS토론회를 마치고도 오전부터 강행군을 이어갔다.그는 감기 기운에도 불구하고 오전 11시 한국청년회의소(JC) 50주년 기념식,오후2시 당 2030위원회 해오름제에 참석했고,뒤이어 당 직능단체모임에 달려갔다. JC 기념식에서는 ‘정치는 법률에 기반을 두며….’라는 이 단체의 신조를 거론하며,“나라의 운명은 청년의 힘에 달려있다.”면서 “이 나라에 법과 원칙이 살아 숨쉬는 탄탄한 기반을 만들자.”고 역설했다. 특히 젊은 유권자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 후보는 2030위원회에서 ▲청년실업해소 ▲여성 지원정책 ▲젊은 세대의 내집마련 대책 ▲공교육 개선 등 이들을 위한 공약들을 쏟아냈다. 한나라당은 이 위원회를 통해 1만명의 자원봉사대를 결성,1인당 1만원씩의 회비를 납부케 하고,1만명이 100표씩을 모아 100만표를 확보하는 ‘만만백’ 캠페인을 실시키로 했다. 이 후보측은 최근 잇따른 젊은이들과의 만남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하는 데 큰 성과를 거두었으나,아직 적극적인 호감을 이끌어내는 데는 미흡하다는 판단 아래,대책 마련에 부심중이다.또한 전날 KBS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주택 문제 등 경제분야에서 일부 수치에 혼란을 겪는 등 오랜 관록에 비해 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보완책 마련에 돌입했다. 이지운기자 jj@
  • KDI 전망·해법 “금리 올리고 재정 긴축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7일 발표한 내년도 한국경제전망은 ‘순항속의 풍랑’으로 요약된다.올해보다는 못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견조한 흐름세를 탈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에 상륙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대외변수 못지 않게 내부적인 위험 요소도 주목하고 있다.노동시장에서의 실업률과 임금,외환시장에서의 환율,부동산가격 등은 인플레이션 기대의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반면 금융시장에서의 금리·주가 등은 반대 방향(디플레)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추락하는 지표들 그동안 경기부양의 버팀목이었던 총소비증가율이 올해 6.8%(추정치)에서 내년에는 4.7%로 급감하고,총고정투자 역시 증가율이 6.1%에서 6.0%로 둔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총수출(물량)도 10.2%→9.8%로,총수입(물량)은 14.1%→11.6%로 증가율이 각각 둔화된다.경상수지는 상품수지규모(127억달러→93억달러)의 급감으로 흑자가 43억달러에서 3억달러로 크게 줄어 적자로 반전될 위기에 놓였다.반면 소비자물가는 2.9%→3.6%로,실업률은 3.0→3.2%로 각각 증가할 전망이다. ◆대외변수도 불안 세계경제의 회복지연 가능성이 큰 변수다.미국경제는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주가·주택가격 등 자산가격의 추가 하락이 걱정이다.유럽연합(EU)과 일본경제의 소비 증가세가 둔화조짐을 보이는 등 세계경제의 내년도 성장률은 2∼3%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세계경제가 1%포인트 하락할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0.5%∼1.0%포인트 떨어뜨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KDI의 해법은 해외의 위험 요소들이 가사화하지 않을 경우 보수적인 통화·금리정책을 통해 위험 요소를 줄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특히 한국은행의 총액한도대출적용 금리를 상향 조정해 시장 실세금리와의 격차를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고 KDI는 주문했다. 현 단계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재정확대가 요구되지 않고 있는 만큼,재정정책은 중립적 혹은 다소 긴축적인 재정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주병철기자
  • [밀레니엄] “IMF 일방 처방 빈곤·혼란 초래”

    ■노벨경제학상 스티글리츠에 듣는다 세계는 싫든 좋든 선진국 주도의 ‘세계화’로 가고 있다.경제발전과 생산확대를 위해 ‘세계화가 대세’라는 주장도 많다.반면 세계화를 반대하는 대대적인 시위도 빈발한다.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미 컬럼비아대 교수가 최근 방한해 15일 기자회견을 가졌다.때마침 국내에서 발간된 ‘세계화와 그 불만’(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s·세종연구원 출간)저서내용과 기자회견 내용을 간추려 싣는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세3회 세계지식포럼’(매일경제 주최)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가 세계화를 개혁하는 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계경기 전망은. (세계경제를 이끄는) 미국경제에 비관적인 전망이 많다.주식시장이 큰폭으로 하락해 많은 사람들이 자산을 잃었다.대 이라크전쟁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지금까지는 통화정책이 소비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지만 향후 전망은 부정적이다.지난 2년간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미국인들의 낙관적인 경향이 약해지고 있다. 미래 상황은 예측 불가능한 것이다.자기 리스크관리를 하지 않으면 언제고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 전세계적으로 디플레 압력이 더 큰가,인플레 압력이 더 큰가. 글로벌경제로 가면서 디플레 압력이 커지는 추세다.일본에서는 이미 심각하게 현실화됐다.분명한 것은 디플레인지,인플레인지 명확히 규정한뒤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다.일본은 디플레가 심각한데도 인플레적인 사고로 대응하다 실패를 거듭했다. IMF(국제통화기금)가 1980년대 남아메리카에서 썼던 디플레 치유 중심의 처방을 90년대말 동아시아에 적용한 것도 비슷한 오류다. ◆ 한국에서는 가계부채가 큰 문제다.어떤 처방이 가능한가. 가계부채는 기업부채만큼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가정에서는 부채가 늘면 지출을 쉽게 줄일 수 있다.그러나 가계부채가 늘면 통화량이 늘기 때문에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 평균소득 대비 부채비율만 볼게 아니라 부채비율이 높은 일부 부문은 금리가 오를 경우,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염두에 둬야 한다.주택담보대출때 대출자가 상환 기간·방법 등을 유연하게 바꿀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금리인상때 리스크 관리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 미국의 경제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부시 행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전세계가 고통을 받고 있다.미국이 기침만 해도 세계가 흔들린다는데 미국은 지금 독감에 걸려 있다.부시 행정부는 2년간 경제정책을 잘못 관리했다.경기침체를 직접 일으켰다고 할수는 없지만 잘못 운영한 것만은 사실이다.나는 미국에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으나 부시정부는 이를 외면했다. ◆바람직한 세계화는 어떤 것인가. 한국 등 동아시아는 세계화의 혜택을 본 사실상 유일한 지역이라고 할수 있다.수출시장이 보장됐던 게 가장 큰 이유다. 반면 남아프리카,중남미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컸다.중남미는 IMF식 개혁의 모범사례로 평가받았지만 현재 50∼60년대 성장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국제기구들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요한 탓이다. 동아시아는 세계화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왔으므로 세계화의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혜택없이 소외만 받은 지역에서 세계화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한국이 목소리를 더욱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제3세계 경제개발에 천착해온 저명한 경제학자로 이론과 현실감각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줄곧 미국과 IMF가 주도하는 세계화를 비판,반세계화 진영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해 왔다.93년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의장으로 정부개혁을 주도했다.97년 세계은행 부총재로서,아시아 외환위기에 대한 IMF의 고금리 처방을 강력하게 비난했다.“환자가 다르면 처방도 달라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당시 한국이 저금리정책으로 전환,경기를 부양할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직선적인 성격으로 “IMF에는 일류 대학을 나온 3류학생만 모여 있다.” “IMF는 미국의 손아귀에 쥐여 있다.”고 비판하기도했다.지난해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 1943년 미국 인디애나주 출생 ◇ MIT박사 ◇ 예일·스탠퍼드·옥스퍼드·프린스턴대 교수 ◇ 미국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부총재 ■저서 '세계화와 그 불만' 요약 - 한국등 동아시아국 '세계화' 개혁 주도를 ◆ 세계화의 두 얼굴 세계화는 전세계인의 평균 수명 연장과 생활수준의 향상을 가져왔다.서구사람들은 개발도상국에 세워진 나이키(미국의 스포츠용품회사)공장의 저임금을 인력 착취로 본다. 개도국 사람들은 나이키 일자리를 커다란 혜택으로 생각한다.세계화 비판론자들은 종종 이런 양면성을 간과한다.이들 비판론자들보다 세계화 주창자들의 시각은 훨씬 더 불균형하다.세계화 지지자들은 개도국이 성장을 통해 빈곤을 극복하고 싶다면 반드시 ‘개발’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외친다.분명한 것은 그런 방식의 세계화를 통해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됐고,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생활하는 극빈자는 더욱 늘었다는 점이다.90년대 세계 전체 소득은 연평균 2.5%가 높아졌지만 빈곤층은 오히려 1억명이 늘었다.선진국은 개도국에게 공업제품 시장의 개방을 강요하면서 개도국의 섬유·농산물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개도국에는 산업보조금 축소를 요구하면서자국에는 수십억달러의 농업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 IMF의 위선과 무능 IMF(국제통화기금)는 오랫동안 ‘동아시아의 경제기적’을 믿었다.그러나 정작 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지자 “아시아 국가들의 제도는 썩었고,정부는 부패하다.”고 목청을 높였다.투자·저축 등 각국의 정책적 성과는 무시됐다.한마디로 IMF의 처방은 대부분 실패했다.인도네시아·태국·러시아등 IMF를 따른 나라들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않다.‘IMF의 모범생’으로까지 불리웠던 태국은 GDP(국내총생산)가 아직도 경제위기 이전보다 낮고 기업구조조정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잘못된 진단과 함께 구조조정을 망치는 조치들 때문이었다. IMF는 그때마다 해당 국가가 필요한 개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개별국가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것뿐 아니라 만병통치식 접근법을 취한다는 것이 문제이다.IMF는 인플레이션을 막겠다며 대부분 나라에 재정긴축과 금리인상을 강요했다.자국 사정을 들어 은행 개방에 반대했던 에티오피아에 IMF는 “개혁에 뜻이 없다.”며 자금지원을 중단하기도 했다.이런 IMF의 접근법은 ‘식민종주국’의 행동처럼 보인다.위기국가에는 팽창적인 통화·재정정책을 통해 경제를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로 이끄는 게 맞다.부채상환 동결 등도 필요하다.시장주의자들은 정부가 시장보다 비효율적이라고 말하지만 이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도 필요하다. ◆ 잘못된 통치구조 가장 큰 문제는 국제기구에 소속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다.가난한 사람들에게 발언권을 주어야 할 사람들이 상부 보고기관의 사고방식에 얽매여 있는 것이다.실제로 국제기구들은 선진국이나 개별국가의 상업·금융 이익에 의해 지배된다.IMF에서 발언권이 있는 각국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미 재무부 사람들은 자국 금융계를 대변한다.WTO의 통상장관들은 자국 수출·생산업체들의 이해에 좌우된다.골드만삭스 출신인 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장관과스탠리 피셔 전 IMF 부총재는 임기를 끝낸 뒤 모두 시티그룹으로 갔다.투명성은 IMF같은공공기구에 더없이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비밀주의가 실수를 숨겨주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한다.국제기구는 ‘햇볕은 가장강력한 방부제’라는 속담을 명심해야 한다. ◆ 아찔했던 IMF의 한국 프로그램 97년 외환위기때 한국의 경제학자들은 IMF가 강요하는 정책들이 재앙을 몰고 올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한국의 경제관료들은 침묵했다.공개적으로 이견을 표하기가 두려웠던 것이다.당시 IMF는 자체 지원금 외에 “한국경제를 의심하고 있다.”는 따위의 말 한마디로도 한국투자를 위축시키고 차입금리를 폭발적으로 상승시킬 위력이 있었다.IMF는 정치의 영역에까지 간섭했다.중앙은행이 독립적이라고 해서 더 좋다는 증거도 없는데 “한국은행을 더욱 독립적으로 만들라.”고 종용했다.특정 일본상품에 대해 시장개방 일정을 앞당기라는 주문까지 했다.한국은 은행 폐쇄와 반도체 과잉설비처분 등 IMF의 처방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다.대규모 은행 폐쇄 대신 자본재확충에 주력했고,기업구조조정을 정부가 주도했다.환율도 낮게 유지했고 반도체 설비도 처분하지 않았다.그 덕에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회복세를 보일 수 있었다. ◆ 인간적인 세계화를 향하여 세계화의 폐해는 세계화 자체에 있는 게 아니다.IMF,WTO(세계무역기구)등 국제기구 뒤에 숨은 권력들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다.선진국은 세계화를 단순한 경제현상으로 본다.개도국에게 세계화는 문화적 정체성과 전통적 가치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선진국보다 훨씬 심각하다.지금까지의 방식으로 세계화가 제시되는 한 그들에게 세계화는 ‘공민권 박탈’만을 의미할 뿐이다.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들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국제사회가 주어야 한다.국제기구들은 세계화를 작동시키기 위해 그들이 반드시 해야할 역할만 담당하는 고통스러운 자기 변화에 착수해야 할 시점이다. 김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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