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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정책 홍보 통계 짜맞추기?

    건설교통부가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를 발표하면서 주택정책 성공을 홍보하기 위해 통계자료를 입맛에 맞춰 분석,발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교부는 지난 24일 서울 강남 3개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평당 평균 가격이 1927만원이라고 발표했다.그러나 500가구 이상·분기별 10건 이상 거래된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강남 3구의 평당 가격은 2663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초구의 경우 건교부가 발표한 6월 현재 빌라 등을 포함한 전체 아파트 평당 평균가는 1711만원이었지만 홈페지에 공개된 아파트 평당가는 2587만원에 이른다.송파구의 경우도 비슷하다.건교부가 발표한 송파구의 6월 아파트 평당가는 1760만원이었지만 홈페이지에 공개된 아파트의 평당 가격은 2365만원이었다. 그래서 건교부의 발표는 체감 아파트 가격과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평균가격이 낮게 발표된 것은 상반기에 거래된 비싸지 않은 소형 빌라들까지 모두 포함,평균값을 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 빈도가 낮은 소형 빌라나 값싼 아파트까지 모두 더해 분석한 평균가를 시세인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정확한 아파트값 정보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 3구 아파트값 하락률 통계도 입맛에 맞춰졌다는 지적이 나온다.홈페이지에서 공개한 단지 변동률은 3월 평당 2903만원에서 6월에는 2663만원으로 8.3% 내렸다.그러나 건교부는 모든 아파트 거래치를 기준할 경우 같은 기간에 14.4%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교부가 24일에는 3·30대책의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강남지역 평당 가격이 2000만원도 안 된다는 의미없는 통계를 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자나 시장이 필요로 하는 통계를 내서 정책에 반영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건교부 홈페이지에 실린 매매가격은 국민은행이나 시세 정보업체가 분석한 시세보다 높다.국민은행이나 시세정보 업체에서도 최소 100가구 이상 단지를 기준으로 통계를 만든다. 건교부도 전날 자체 홈페이지에 500가구 이상·분기별 10건 이상 거래된 아파트의 실거래가격만 공개하는 것은 이 정도 규모는 되어야 부동산 자료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 담합 막아 집값안정 기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 담합 막아 집값안정 기대

    24일 아파트 실거래가를 공개한 것은 부동산 거래시장의 일대 혁명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실거래가 통계 구축으로 부동산 투기를 막고 건전한 거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을 만한 조치다. 실거래가 공개 대상이 13만가구에 불과하지만 부르는 값 중심으로 형성돼온 아파트 시장을 보다 투명하고 과학적인 시장으로 바꾸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금까지 부동산 시장은 매도자 중심으로 이뤄졌다. 거래가도 공개되지 않았다. 매수자는 매도자가 제시한 가격을 기준으로 협상을 통해 매매가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정보업체들이 제공하는 가격 역시 집주인이 내놓은 가격을 부동산중개업자들이 그대로 올려 놓은 수치에 불과했다. 그러다 보니 값이 뛸 때는 시세와 실거래가격이 수억원의 차이가 났고,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 틈을 타서 담합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실거래가 공개로 아파트값 담합을 종전보다는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정확한 가격이 공개돼 부녀회 등이 인위적으로 아파트값을 올리면 금방 드러난다. 매도·매수자에게 정확한 거래 정보가 제시됨으로써 함부로 가격을 올리거나 담합하는 행위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정부가 벌써 했어야 할 일”이라며 “매매가와 호가 사이에 발생했던 부동산 버블(거품)이 제거되고 정확한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가격 변동의 추이를 파악할 수 있어 부동산 정책의 효율성이 높아지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파트값이 모두 드러남에 따라 가격을 낮춰 신고하는 사례도 상당부분 사라질 수 있게 됐다. 또 집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정확한 가격 정보를 확인한 뒤 접근할 수 있어 매도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가격 협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실거래가 공개를 계기로 시장이 투명해지고 아파트값도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쿠바는 지금] (하) 돈벌이에 뛰어든 혁명이후 세대들

    [쿠바는 지금] (하) 돈벌이에 뛰어든 혁명이후 세대들

    |아바나(쿠바) 최병규특파원|관광가이드 야세르 포르투온도(50)는 쿠바혁명 직전 태어난 세대다.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사회주의 혁명으로 바티스타체제가 붕괴되기 3년 전인 지난 1956년 쿠바섬의 남동쪽 ‘올긴’에서 1녀1남의 둘째로 태어났다. 카스트로의 고향 ‘비란’과 멀지 않은 곳이다. 아버지가 소작농이었던 까닭에 집안은 몹시 궁핍했다. 혁명 직후 농지개혁법이 발표된 뒤 대지주의 토지와 미국계 기업의 대농원 등이 몰수됐다고는 하지만 ‘혁명의 혜택’은 수백㎞ 떨어진 시골구석에까지 미치지 못했다. 혁명과 거의 동갑내기에 가까운 그의 이후 삶은 혁명 47년에 걸친 굴곡의 역사와 궤를 같이 했다. 수도 아바나로의 ‘상경 러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70년대 초반에 그는 홀로 유학길에 올랐다. 아바나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한 그는 1986년 졸업 뒤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과의 미사일 분쟁에 이어진 경제봉쇄조치로 경제가 곤두박질쳤지만 옛 소련과의 ‘경제적인 연대’는 남아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가정을 꾸렸다. 살림은 비록 ‘배급 티켓’에 의존했지만 그들에겐 무상으로 제공받는 의료와 교육 혜택이 있었다. 그러나 1990년 소련 연방의 해체는 쿠바 경제는 물론, 그의 가정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질 좋은 설탕과 맞바꾸던 옛 소련의 석유 공급은 연방 해체와 동시에 끊겼다.“1993년은 쿠바 최악의 해였다.”고 그는 기억을 더듬는다. 소련이 사라지면서 휘발유도 사라졌다. 앞마당에 세워둔 54년식 크라이슬러 자동차의 녹은 더 두꺼워졌고, 국가 전력이 바닥나 하루에 16시간씩이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13년 뒤, 그는 현재 관광가이드로 일하면서 그런 대로 ‘사람다운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아내 역시 이제는 사탕수수를 대신해 국가 제1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두 자녀도 대학을 졸업한 뒤 돈벌이에 나섰다. 지난해 신층 주택가인 ‘베다도’ 지역으로 집을 옮기는 등 살림이 핀 건 외국관광객이 바꿔다 준 CUC(Cuban Conertible Peso·쿠바 태환화폐) 덕분이다. ●CUC, 쿠바경제의 인공심장 쿠바는 이중화폐 제도를 갖고 있다.CUC와 내국인용 페소(Peso)다. 그러나 현재 쿠바의 경제를 지탱하며 큰 틀을 잡고 있는 것은 CUC다. 지난 90년대 초반 미국의 기나긴 경제봉쇄조치에 대항해 탄생한 CUC는 당초 외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전용 화폐’였다.“미국 달러화의 덕은 보지만 언젠간 그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는 이른바 ‘갱생과 저항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포스트 카스트로’의 윤곽을 점치게 할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CUC는 이후 약 10년간 미국 달러와 함께 쓰여졌지만 쿠바정부는 지난 2004년 아예 공식적으로 사용을 금지시켰다. 공항이나 시내의 ‘카데카(환전소)’에서 미국 달러는 CUC보다 10%가량 가치가 떨어진다. 여기에 약 8%의 환전수수료까지 뗄 경우 미국 달러의 화폐가치는 더 떨어진다. 비록 쿠바 밖에서는 인정해주지 않는 화폐로 한낱 휴지조각에 불과하지만 CUC는 분명 지구에서 5개밖에 남지 않은 사회주의국가 가운데 하나인 쿠바의 허약한 경제의 피를 돌게 하는 ‘인공심장’이다. 외국관광객을 상대로 한 직업을 가지고 있고, 이 때문에 내국인용 화폐인 쿠바 페소보다 25배 가까이 가치가 높은 CUC를 벌어들이는 포르투온도는 “쿠바는 CUC 덕분에 지금의 나 만큼이나 나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한다.“그러나 CUC가 없다면 쿠바경제는 상당히 숨쉬기 곤란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사실 CUC의 사용은 그와 같은 ‘특수 계층’뿐만 아니라 적어도 아바나시 절반 이상의 일반인들에까지 확산돼 가는 추세다. 생수나 신문, 하잘 것 없는 기념품 따위를 살 때에도 ‘페소’를 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올드아바나의 명동격인 ‘오비스포’거리는 물론,‘베다도’ 구역 슈퍼마켓 물건의 가격표에도 모조리 CUC가 박혀 있다. 미국의 ‘자본무기’에 대항해 탄생한 CUC가 도리어 퇴색한 사회주의의 옷을 갉아먹고 있다는 생각은 과장일까. ●더욱 벌어지는 계층간 격차 CUC 사용의 확산과 함께 변화하는 쿠바의 모습은 옛 시가지의 재건축 바람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의 아바나시는 20년전 일본 관광객이 처음 발을 들인 그 때의 모습이 아니다. 방파제를 차고 넘는 파도 아래로 달려가는 클래식 카의 뒷모습과 줄지어 선 낡은 식민지풍 건물들의 흑백사진 풍경은 앞으로는 흔하지 않을 듯싶다. 말레콘을 따라 줄지어 있는 센트로지역의 건물들은 요즘 새 단장이 한창이다. 물론 뼈대는 그대로 유지한 채 흉물스럽던 겉모습을 새 옷으로 갈아 입히는 일이다. 포르투온도는 “지난해부터 쿠바정부는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15만가구의 집을 더 짓도록 했고, 이와 함께 기존의 옛 건물들에 대한 리노베이션도 추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바나의 진정한 변화는 더욱 벌어지는 계층간의 격차다. 생활 수준에 따라 4개 권역으로 뚜렷하게 나눠지는 아바나시는 자본없이는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사회주의의 무력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표본이다. 빨랫물이 줄줄 떨어지는 올드아바나의 골목길에는 아직도 구걸로 연명하는 사람들이 널려있다. 반면 베다도 구역의 나이트클럽에서는 젊은 ‘아바노’들이 쿵쿵거리는 80년대 팝송을 즐기고 일반 노동자 임금의 몇 배에 이르는 고급 럼주를 마시며 그들만의 삶을 즐긴다. 말끔한 ‘윤다이(현대)’차를 모는 귀족들이 있는가 하면, 시 외곽 정류장에선 2시간 만에 도착한 버스를 타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는 풍경이 다반사다. 공장에서 빼돌린 고급 시가를 권하는 남자 ‘삐끼´들과 유럽의 신랑감을 구하기 위해 끈적한 눈짓을 던지는 ‘히네테라(창녀)’들을 아바나 거리에서 만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모습은 가난에 묶인 쿠바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상징돼 왔다. 사회주의 혁명 47년째를 보내고 있는 쿠바. 그리고 또 다시 침묵에 들어간 피델 카스트로의 존재에 대한 불확실성, 지금 아바나는 언제나처럼 같은 모습이지만 관광가이드 포르투온도의 요동친 삶처럼 치열한 ‘삶의 투쟁’이, 그리고 변화에 대한 욕구가 속에서 꿈틀대는 것처럼 보인다. 말레콘 방파제 밖 카리브해는 지금은 잠잠하지만 언젠가 ‘변화의 태풍’이 휘몰아칠 것이 확실하다. 남은 질문은 과연 그때가 언제일까하는 것뿐이다. cbk91065@seoul.co.kr ■ 시장경제 활성화 가능성 한국제품 인기도 치솟아 라울 카스트로(75) 국방장관이 이끄는 쿠바 체제에서 한국과 쿠바간의 교역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형 피델에 비해 실용주의 성향이 강한 그가 경제정책을 지휘할 경우 한국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지 우리 기업인들의 표정도 긍정적이다. 라울 체제가 확립되면 정치적으로는 큰 변동이 없겠지만 민간 부문에선 시장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도 한국 제품은 빠르게 쿠바 사회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삼성·LG 가전을 중심으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쿠바인의 평가는 후하다. 현지 신차의 20%가량이 한국산이며, 에어컨과 냉장고도 지난해 1억 5000만달러(약 1500억원)의 수출 및 수주액을 기록했다. 쿠바는 이웃 미국의 오랜 경제봉쇄 속에서도 꾸준히 ‘개혁 정책’을 펴왔다. 게다가 피델 카스트로가 한국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피력한 점도 쿠바 진출에는 보약이다. 그는 지난달 권력이양 직전 아바나의 현대중공업 공사장을 찾아 한국인의 부지런함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현대중공업이 7억 5000만달러(약 7500억원) 규모의 디젤발전기 544대를 수주할 당시 일본을 제친 데는 오직 피델의 한마디,“한국인의 추진력을 믿는다.”였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북한보다 낫다는 지론이다. 코트라(KOTRA)가 지난해 9월 아바나에 무역관을 설치한 이후 쿠바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지난 5월 쿠바 국영기업 20여곳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교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의 쿠바 수출은 4387만달러, 쿠바로부터의 수입은 100만달러였다. 제3국 생산 제품과 3국 경유 간접수출까지 합치면 쿠바 수출은 연간 1억달러에 이른다. 현대중공업 발전기의 쿠바 수출이 본격화하면 연간 4억달러는 훌쩍 넘어선다. 지금까지 수출된 품목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타이어, 에어컨, 건설용 중장비, 의료용 살균기 등이다. 쿠바의 에너지혁명 정책에 따라 앞으로 각종 전력생산 설비와 절전용 기자재, 의료기기 수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쿠바의 한국 수출은 백신 및 생명공학 기술협력을 비롯해 럼주, 과일주스, 수산물 등이 가능성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10·끝) 전문가죄담-노사정 나아갈 길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10·끝) 전문가죄담-노사정 나아갈 길

    서울신문은 노사 상생의 정신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9개를 선정, 시리즈로 연재했다. 특히 파업이나 외환위기의 어려움, 워크아웃의 위기상황, 구조조정 등 ‘과거의 아픔’을 딛고 노사가 하나가 된 기업들을 찾았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노사가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정길오 한국노총 홍보선전본부장,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의 좌담을 통해 노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정부의 역할 등을 짚어봤다. 좌담은 우득정 논설위원의 사회로 지난 21일 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사회 서울신문이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시리즈’를 통해 노사협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높인 기업들을 소개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노사관계는 여전히 산업화시대의 후진적 관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노사관계는 근본적으로 어떤 것인지부터 말해달라. -정길오 본부장 많은 사람들이 노사관계는 비대립적이고 협력적이어야 한다는 가정하에 본다. 하지만 노사관계는 근본적으로 대립적일 수밖에 없다. 갈등이 빚어졌을 때 어떻게 합리적으로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갈 것인가가 중요하지 대립적 노사관계 자체를 부정하는 가정은 잘못됐다. -이동응 전무 맞다. 노사관계는 기본적으로 대립적이다. 대립이 갈등·투쟁으로 확대되느냐, 대화와 타협을 통한 조정으로 가느냐가 다를 뿐이다.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법과 원칙, 대화와 타협을 내세우는데 정부 성격마다 조금씩 다르다.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면 법과 원칙은 안 지켜도 된다는 오해가 생긴다. 정부가 무조건 개입하라는 게 아니고 대화를 주선하되 현장에서 일어나는 불법행위는 초기에 진화해줘야 한다. -배규식 본부장 우리나라는 노사갈등 못지않게 사회적 갈등도 심각한 편이다. 합리적인 해결을 위한 시스템이 부족한 탓이다. 노사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상당수 사회적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사회 노사 협력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은 무엇인가. -정 본부장 노사협력 장애물은 조정장치 등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탓이 크다. 정부주도의 노·사·정만 있지 노사간 대화가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1960년대 이후 노사분규 건수를 줄이는 실적위주의 노동정책을 고집해온 것도 실패다. 사용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이 미흡한 상태에서 노조의 경영 참여를 배제한 채 협력만 요구하고 있다. 무분규 선언 기업들은 노조의 경영 참여, 성과급 배분 등의 문제가 해결된 사업장들이다. 많은 사용자들이 ‘기업은 내 것이다.’라는 후진적 의식을 갖고 있다. 노동계 역시 80년대 민주화투쟁과 결부된 노동운동, 이념과 결부된 운동이 아직도 주류여서 이념과 명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배 본부장 우리는 노사갈등이 기업 내부화되면서 서로 옥죄려고만 한다. 노사가 장기적인 이익보다는 단기적 이익에 치중한다. 또 한 쪽이 힘 있을 때 상대를 코너에 밀어붙인다. 지금은 당하지만 나중에 두고보자는 ‘악감정’이 남게 된다. 노조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노동배제적인 경험이 뇌리 속에 뿌리박혀 사용자에 저항하는 분위기다. 사용자는 원래부터 노조에 부정적인데다 노조에서 저항적으로 나오니까 용납하지 않는다. 노사분규 건수는 줄었지만, 잠재적 노사갈등이 합리적으로 해결되느냐는 다른 문제다.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는 여전한데 정부는 분규건수를 줄이는 데 치중하고 있다. 대기업 노조들은 중장기적이나 거시적으로 보지 않고 단기적 이익에 치중한다. -사회 노사관계의 기업 내부화냐 외부화냐는 산별노조 전환과 맞물려 있는데 어떻게 보나. -이 전무 기업들은 노사관계가 기업 외부화되면 더 큰 혼란을 불러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산별노조 문제도 기업별 교섭을 정치문제로 확산하고, 노조에 산별이라는 갑옷을 입혀놓는 것이라고 걱정한다. 지금은 노동권 문제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노사관계가 효율성, 합리성, 형평성을 갖추느냐가 중요하다. 과거처럼 탄압이나 보호만 얘기하면 대화 자체가 안 된다. -정 본부장 임금, 노동조건, 복지는 주로 기업 내에서 결정하는데 사용자가 압박받을 수밖에 없다. 기업단위 노조는 노조간 경쟁으로 좀 더 많은 임금인상을 따내려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산별노조 내에서 임금·근로조건을 결정하다 보면 노조도 중소기업·비정규직 임금인상에 초점을 맞추고 대기업 임금인상은 자제할 것이다. 복지문제도 기업단위 갈등에서 국가단위로 빠져나올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산별전환은 아무리 임금이 높아도 주택, 사교육비, 사회보험, 조세 등의 문제가 남아 있는 한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노조의 외형이 커지고 전투적으로 바뀌는 것만 걱정한다. -배 본부장 기업별 노사관계가 남아 있는 가운데 산별노조가 추가된 셈이어서 사용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건 인정한다. 여전히 우리나라 노사는 기업별 단위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사용자들은 불안해할 뿐 고민의 흔적이 별로 안 보인다. 노동계도 산별로 덩치는 키워놨는데 거시경제와의 조율 등에 대한 고민 없이 노동계 이익에만 쏠려 있다. -사회 참여정부 들어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는데도 노사간 신뢰 구축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뉴딜 정책을 내걸고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도 열심히 뛰어다니지만 신빙성, 진정성을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가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그 노력도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 아닌가. 정부의 역할도 필요한 부분이 있을텐데. -배 본부장 최근 포항 건설노조, 사내하청 등 비전형적인 노사분규가 일어나고 있는데 기업 내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다. 비정규직 문제도 노조가 조직화된 부분만 터져나오고 있고, 비조직화된 부분 갈등은 폭발 직전으로 누적되고 있다. 노동시장 체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으면 큰 사회적 불만이 터져나올 것이다. -이 전무 구조적 측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시장의 문제도 있다. 타워크레인, 화물연대, 레미콘 등은 과거 시장이 좋을 때 너도나도 달려들어 공급이 늘어나니까 경쟁이 치열해져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 임금격차 문제도 시장 입장에서는 비정규직 임금으로도 얼마든 노동력을 공급받을 수 있으면 당연히 저임금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임금격차가 정규·비정규라는 구조적 측면보다는 일자리 부족이라는 노동시장의 수요공급 측면도 강하다. -배 본부장 시장경제가 완전한 형태는 많지 않다. 수요나 공급 독점자가 횡포 부릴 가능성이 있다. 건설플랜트 문제는 포스코라는 독점적인 수요자와 건설노조라는 인력 공급 독점자 구조여서 자유경쟁 구조가 아니다. 노사가 독점적인 힘을 이용하려고만 한다. 시장경제에만 맡겨놓으면 너무 불공정한 게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 -사회 일자리 창출이나 소득 양극화 문제를 얘기할 때 주로 노동계 탓으로 돌리는데 어떻게 보나. -정 본부장 한국노총의 ‘변신’에 대한 여론 반응은 안타깝다. 노사정 모두 변해야 하는데 노동계가 먼저 변하겠다고 나서니까 같이 변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그래 노조가 문제였어.’라고 팔짱만 끼는 분위기다. 노동계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먼저 바꾸겠다고 선언했으면 사측이나 정부도 같이 나서줘야 하는데 수수방관하고 있다. 여론은 그동안 노조가 잘못됐었다는 부분만 부각시키고 있다. -배 본부장 한국노총의 변신이 이용득 위원장 개인을 넘어서서 조직 내에서 충분한 공감을 얻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민주노총은 너무 분배에 집착하는데 의제를 좀 바꿔야 한다. 일자리 만드는 것 못지않게 일자리 지키는 것도 중요한데 사용자 탓도 있지만 노동계의 인식이 너무 약하다. 노조는 국내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해외투자를 막는 식으로 나오고 있으나 그런 방식으로는 기업들의 해외 이탈을 막을 수 없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회사의 정책을 단협 합의사항으로 정해 ‘족쇄’를 채우기보다는 숙련도, 노동력 고급화, 품질개선 등으로 노조가 일자리를 지키려는 노력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 정리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Seoul In]

    양천구(구청장 이훈구)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자치 능력 배양과 구정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제 1기 양천구 정책 아카데미’ 수강생 25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연세대 행정대학원에 위탁·운영하는 정책 아카데미는 다음달 13일부터 내년 1월까지 4개월(16주) 과정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진행된다. 교과목은 정치와 행정, 사회, 문화, 교육, 경제, 지방자치 등 6개 분야,26개 과목으로 편성돼 있다. 수강을 원하는 구민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거주지 동사무소나 양천구청 자치행정과(2650-3291)에 신청하면 된다. 수강료는 5만원. 성북구(구청장 서찬교) 주택재개발예정지인 성북2동 29일대 5622평(1만 8585.99㎡)에 대한 건축허가를 제한한다. 재개발을 앞두고 가구수를 늘리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2009년 8월까지 이 지역은 건축물을 신·증축, 대수선, 용도변경할 수 없다. 성북2동은 빈부가 공존하는 대표적인 곳으로 낡은 주택 76동이 밀집돼 있다. 문의 (02)920-3661∼4. 강북구(구청장 김현풍) 다음달 5일∼26일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보건소 4층 강당에서 산모를 위한 건강관리법, 출산법, 육아생활 등을 강연한다. 아기엄마 산부인과 장재열 원장, 보건소 이혜연 영양사, 출산준비 전문가 김영자씨 등이 강연에 나선다. 참가비는 무료. 가족보건팀 944-0765. 동대문구(구청장 홍사립) 다음달 15일 서해의 절경 선유도와 고군산 열도를 일주하는 향토문화탐방 참가자 85명을 선착순 모집한다.15일 오전 7시 청량리역을 출발, 군산항→선유도→고군산도→망주봉→떡바위→천공굴→선유낙조 등을 유람하는 당일 코스다. 참가비는 3만 7000원. 식사 제공. 동대문문화원 2241-9300. 서초구(구청장 박성중) 24일 오후 3시 서초동 1360의 26에서 보육정보센터 및 직장 어린이집 건립 기공식을 갖는다.2007년 7월 준공하는 이 센터에는 장난감 도서관, 보육실, 상담실 등 영유아 보육을 위한 세부시설이 들어선다. 서초구청 공무원 자녀를 포함해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되며 특히 장애 아동을 위한 놀이치료센터가 마련된다.
  • [씨줄날줄] 메르켈과 유럽병/육철수 논설위원

    “2차 세계대전 직후 패전국 독일의 산업시설은 35%가 파괴됐고, 대도시의 주택은 60%가 없어져 550만명이 길거리에 나앉았다. 어른 1인당 하루 식량배급량은 예전의 절반인 1100㎉로, 기아와 질병을 겨우 면할 수준이었다. 패전국 국민에겐 말 그대로 절망(Stunde Null)뿐이었다.”(정해본 저 ‘독일현대사회경제사’) 그런 독일이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마셜플랜과 한국전쟁 특수,GATT 가입, 유럽석탄철강공동체의 창설 덕분이다. 이어 1955년 주권회복과 함께 10년 동안 그 유명한 ‘라인강의 기적’을 이루어낸다.1963년,‘경제기적의 아버지’로 불리는 경제장관 에르하르트는 “전후시대의 종결”과 “정돈된 사회건설”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때 이미 독일은 성장둔화와 함께 한쪽에선 병들어가고 있었다. 당시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독일경제에 ‘영국병’이 스며들 조짐이 보인다.”고 간파했다. 배 부르고 등이 따스하면 게을러진다던가. 독일은 60년대 초 노동자들의 ‘인간화 운동’으로 근로시간 단축, 임금인상 목소리가 높아졌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깨지고 개혁은 주춤거렸으며, 실업률은 1972년 1.1%에서 1982년 8%까지 치솟았다. 복지지출도 70년대 중반엔 재정의 34%까지 확대되었다. 놀고 먹는 복지 ‘독일병’은 이후 20년 이상 독일경제를 괴롭혔다. 그래서 독일의 경제학자 기르슈는 영국병과 독일병을 뭉뚱그려 저성장과 고실업을 일컫는 ‘유럽병’이란 말을 만들어낸다. 이 병이 만연한 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경제의 3대 축은 대표적 ‘환자’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는 최근 실업률이 떨어지고 성장률이 오르자 “독일은 더 이상 유럽병 환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정부가 법인세 인하, 기업 세액공제 확대, 노조의 경영참여 축소 등 친(親)시장정책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라는 것이다. 동독 출신 메르켈이 좌파정책을 멀리하고 시장경제를 뚝심있게 살려나가는 리더십을 어디서 배웠는지 궁금하다. 그가 유럽병을 고쳐 ‘독일의 대처’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 겠다. 메르켈의 경제정책은 한국의 국가지도자와 노조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 같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泰 ‘탈북자 10만명 입국대기설’ 긴장

    최근 태국이 탈북자들의 대거 탈출 근거지로 부각된 가운데,22일 밤 한인교회의 보호를 받고 있던 탈북자 175명이 태국 현지 경찰에 의해 이민국으로 연행돼 파장이 예상된다. 태국 주재 미대사관에서 10여명이 미국행을 요구하며 두달여 동안 머물고 있고 NGO사무실 등에도 20여명이 있는 등 모두 260여명의 탈북자들이 현재 태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의 앨런 사우어브레이 인구·난민·이주 담당 차관보가 안토니오 구티에레스 유엔난민고등판무관과 함께 다음주 태국을 방문, 탈북자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3일 보도했다. 사우어브레이 차관보의 태국 방문은 탈북자들의 미국행 절차 등과 관련한 문제 협의로 지난 5월 태국에서 6명의 탈북자가 공개적으로 난민지위를 얻어 미국행에 성공한 이후 미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의 수가 점증하는 데 따라 이뤄진 것이어서 미 행정부의 탈북자 정책의 적극성과 관련, 주목된다.●태국 정부의 골칫거리 ‘탈북자’ 태국 방콕의 호이쾅 경찰서는 주태국 한국대사관 근처에 있는 2층짜리 주택을 급습, 이곳에 기거하며 제3국행을 기다리고 있던 탈북자 175명을 경찰차 등 버스 3대에 태워 이민국 수용소로 강제 연행했다.이들 중 16명은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서 발행한 여행증명서를 갖고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3년 전부터 가족단위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중국과 라오스를 거쳐 태국으로 밀입국한 이들이다. 방 10개짜리 주택에 탈북자들이 급증하고, 은신하는 이들 특유의 수상한 거동을 보이자 현지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급습이 이뤄졌다. 탈북자들의 연행거부로 3시간 동안 대치했다고 한다. 탈북자는 부녀자가 대부분이며 이 중에는 어린이와 임산부와 장애인, 심장병 환자 등이 끼어 있다.●태국 “공개적 미국행, 북한 자극” 태국 정부는 지난 5월 탈북자 6명의 미국행이 공개적으로 보도되자, 북한과의 관계가 어려워진다면서 미측에 불만을 토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콕 주재 북한 대사관측이 태국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는 얘기도 있다. 미국 역시 탈북자들을 적극 수용했을 때의 부작용을 우려, 난민자격 심사에 상당히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정부는 그동안 탈북자 처리 문제에 중국과 달리 묵인해 오는 등 관대한 편이었다. 교도 통신은 수왓 툼롱시스쿨 태국 이민국 국장의 말을 인용,“최근 10만명의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인근 국가를 거쳐 태국으로 입국하려 한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태국 이민국 경찰의 말을 인용해 “올해 들어 태국으로 들어온 탈북자가 40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정부는 “태국 탈북자 사태 해결에 노력하겠다.”는 공식 반응만 내며 신중하게 대응 중이다. 지난 2004년 7월 480여명의 탈북자가 베트남을 통해 입국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북한이 10개월 간 당국간 대화를 중단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허용석 세제실장 “부동산 거래세 추가 인하… 양도세는 유지”

    허용석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22일 KBS1라디오에 출연,“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있지만 부동산 정책을 바꾸는 것은 시장에 주는 시그널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면서 “거래세는 재정 여건이 허용하는 한 계속 낮춰가겠지만 양도소득세율은 조세형평 차원에서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소득자 실효세율이 14%인데 주택양도시의 양도세 부담을 시뮬레이션해 보면 7∼15% 수준으로 나와 근로자 세부담과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 [2006 세제 개편안] 年소득 1700만원이하 31만가구 최대 80만원 지급

    재정경제부가 21일 발표한 2006년 세제개편안은 저출산 대책과 사회안전망 확보를 염두에 둔 참여정부의 정책 의지가 담겨 있다. 자녀가 많은 근로자 가구일수록 소득공제 혜택을 많이 보게 한 것이나 저소득층 근로자를 위한 장려세제(EITC)를 도입한 게 대표적인 예다. 또한 변호사와 의사 등 고소득 전문층을 겨냥해 증세 논란을 희석시키면서 복지정책 재원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깔렸다. 그럼에도 독신 가구나 자녀가 적은 맞벌이 가구 등은 세부담이 증가,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세율 개편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눈길 끄는 개편안을 짚어본다. ●세파라치 도입·가산세 강화 내년부터 신용카드 사용이나 현금 영수증 발급을 거부하는 업소를 신고하면 건당 5만원의 포상금을 받는 이른바 ‘세(稅)파라치’ 제도가 도입된다. 신용카드로 거래할 때 추가요금을 요구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신고자는 증빙자료를 첨부해야 한다. 또한 탈세 제보도 신고 대상이 현행 5억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포상금은 1억원 한도에서 징수된 세액의 2∼5%이다. 아울러 세금을 신고하지 않았거나 적게 신고한 불성실 납세자에게는 가산세가 2∼4배 오른 40%로 중과된다. ●신규주택 비과세 특례제도 축소 외환위기 이후 침체된 건설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98년 5월부터 2003년 6월까지 지어진 주택에 부여한 비과세 특례 가운데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은 내년 말까지만 인정된다. 즉 감면대상 신축주택 이외에 다른 주택을 1채 보유하고 있어도 지금은 1주택으로 간주, 양도시 세금을 물리지 않고 있지만 2008년 1월부터는 2주택자로 보고 양도세를 물린다. 다만 신축주택 구입 이후 5년간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감면제도는 그대로 유지된다. 재경부는 감면대상 신축주택은 서울과 5대 신도시 등에 걸쳐 60만가구에 이르지만 현재 특례축소 대상 가구가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양도시 실거래가가 6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은 감면대상이 아니다. ●근로장려세제(EITC) 도입 연간 총소득이 1700만원 이하인 근로자 가구는 해마다 최대 80만원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차상위 계층의 근로 유인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생활보장제도 보호를 받는 기초 수급자는 대상에서 뺐다.EITC는 내년부터 도입하되 세금을 환급받는 세액공제의 일종이기 때문에 실제 지급되는 시기는 이듬해 8월이 된다. 무주택자이면서 18세 미만의 자녀를 2명 이상 부양하고 일반 재산 합계액이 1억원 미만인 31만가구가 우선 대상이다. 소득파악이 어려운 자영업자와 농어민 가구는 2013년부터 적용된다. 소득구간별 지원금액은 ▲800만원 이하이면 근로소득의 10% ▲800만∼1200만원은 80만원 ▲1200만∼1700만원은 1700만원에서 근로소득을 뺀 금액의 16%로 정했다. ●경조사 공제 확대 등 서민층 지원 부양 가족의 혼인이나 장례 비용은 건당 1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혼인은 20세 이하, 장례는 60세(여자는 55세) 이상으로만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불합리한 조항이라며 연령 제한을 삭제,20세 초과의 혼인이나 60세 미만의 장례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내년 65세 이상인 고령자가 역모기지 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 비용을 연간 200만원 범위에서 소득공제해 주기로 했다. 내년 1월1일 이후의 대출부터 적용된다. 아울러 상속받는 농지에 대한 증여세를 5년간 합산해 1억원까지 면제해 주고 3자에게 양도할 때에는 물려준 증여자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세를 과세하도록 했다. ●기본관세율 개편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품목간 세율의 불균형을 고치기 위해 1999년 이후 처음 개편했다. 수입에 의존하는 철광석과 아연, 유연탄 등은 1%에서 0%로 내리는 등 기초원자재 310개 품목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관세가 없는 원자재 품목의 비중은 23.9%에서 54.5%로 높아진다.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의 기본 관세율은 5%에서 3%로 인하되지만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원유 1%,LNG 1%,LPG 1.5%의 할당·잠정 관세율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디지털 캠코더와 현상하지 않은 필름의 관세율을 8%에서 0%로 내리고 설탕은 40%에서 30%로 조정하기로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서울 미세먼지로 年 최대 2만여명 조기 사망

    서울 미세먼지로 年 최대 2만여명 조기 사망

    미세먼지가 호흡기 질환은 물론이고 사람의 수명까지 단축시킨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왔다. 그러나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소장 신동천)가 이번에 내놓은 사망 위해도 연구결과는 새삼스러운 데가 있다. 가장 최근의 서울 대기질 오염수준을 토대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단·장기적 조기 사망자 수를 구체적으로 산출해 냈다는 점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용역 연구결과여서 앞으로 정부가 수도권 대기질 개선정책을 펴는 데 근거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공해연구소는 지난해 서울시내 주택가 등 27곳에 설치된 미세먼지 자동측정망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서울시민 1만명 가운데 급성사망 위해도 2.45명, 만성사망 위해도 20.7명이라는 수치는 매일의 24시간 측정치 가운데 ‘중간값’을 이용해 도출해낸 것이다. 중간값 이상의 오염지역 주민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확률이 이보다 훨씬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재앙´ 수준 연구팀은 서울시민의 조기 사망이 경제적 손실을 얼마나 초래하는지도 조사했다. 서울시민 140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 다달이 1만 8150원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 이를 토대로 산출한 서울시민 한 명의 생명가치액은 4억 5000여만원. 신동천 소장은 “미세먼지의 급·만성 사망에 따른 손실비용은 급성일 경우 연간 1조 1111억원, 만성은 9조 3886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서울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경기도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2000만명)로 확대하면 손실비용은 무려 연간 2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서울시의 미세먼지 농도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경기도·인천의 조기 사망자 및 손실비용은 서울시보다 더 많거나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초 발표돼 충격파를 던진 경기개발연구원 보고서(‘미세먼지로 인한 수도권 사망자 연간 1만 1127명, 손실비용 10조 3865억원’)보다 훨씬 더 심각한 내용이다. 미세먼지가 환경·인체 영향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가히 ‘재앙적’ 수준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경유차 대책, 뾰족수 없나 미세먼지 배출의 최대 주범은 자동차다. 전국적으로는 자동차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전체의 43%가량이지만, 서울은 이보다 훨씬 높아 전체 배출량의 73%나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이 때문에 수도권대기질 개선정책의 중점을 자동차에 두고 있다. 하지만 여건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편이다. 자동차 수는 최근 30년 만에 무려 118배나 폭증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1970년대 13만여대에 불과했던 자동차 등록대수가 지난해 1539만대로 늘었다. 연료 종류별 증가 내용을 살펴보면 심각성은 더 커진다. 자동차 미세먼지 배출량의 70∼80%를 차지하는 경유차의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체 자동차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2001년 31.4%에서 지난해엔 36.7%로 껑충 뛰었다. 이와는 달리 휘발유차는 확연히 줄어들고 있으며, 미세먼지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LPG 차량은 소폭 증가에 그치는 실정이다(그래프 참조). 지난해 5월부터 허용된 경유 승용차 시판 정책이 이런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정부도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인 대책을 내놓긴 했다. 경유차 소유주를 상대로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저공해 엔진(LPG)으로 개조 ▲조기 폐차 등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배출가스 정기검사와 수시검사 그리고 환경개선부담금 부과를 각각 3년 동안 면제한다는 솔깃한 ‘당근’도 제시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성과는 신통찮다. 올해 안에 “3644억원의 예산을 들여 12만 5000대의 경유차를 개선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달 현재까지 28%(3만 5000대)만 달성했을 뿐이다. 환경부 옥선경 사무관(교통환경기획과)은 이에 대해 “지난해처럼 연말에 개선사업에 동참하는 차량이 대폭 늘 것으로 보여 좀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보다는 지금 추세에 비추면 “애초 계획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더 지배적이다. 경유차 개선사업의 실적 부진도 문제지만 저감장치를 부착한 차량에 대한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자동차 10년 타기 시민운동연합’의 임기상 대표는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제대로 부착하지 않거나 일부 장치를 제거한 채로 운행하는 등의 부작용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장치부착 차량을 골라 현장조사를 해보니 상당 수가 매연을 줄이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이에 대한 사후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저감장치 제작사가 실질적인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리콜 제도’의 전면적인 도입 같은 강력한 추가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한미 FTA·뉴딜은 엇갈림 정책”

    “한미 FTA·뉴딜은 엇갈림 정책”

    요즘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뉴딜’을 내걸고 있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잡겠다는 목적은 같은데,FTA는 외부의 충격을 강조하고 뉴딜은 내부의 타협을 더 중요시 하는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엇갈림에 대해 이국영 성균관대 교수의 의견을 들었다. 이 교수는 독일에서 제3세계 발전이론을 전공한 정치학자다. 평등과 분배를 중시하는 복지국가야말로 자본주의 성장의 원동력이었다는 ‘자본주의의 역설’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종속 vs 쇄국’, 생산적 FTA 논의를 막는다 “한·미FTA 하면 싼 제품이 들어오니까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올라간다는 말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는 뒤집어 말해 비싸게 생산해오던 기존 일자리는 줄어든다는 얘기입니다. 이 플러스 마이너스를 실제 비교해봤는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한·미FTA 논란에서 가장 위험한 논리는 ‘안 하면 바보된다.’,‘하면 종속된다.’는 식의 극단적 주장이다. “유럽연합(EU)으로 상징되는 유럽경제통합과정을 보면 경제통합으로 인한 수혜자가 누구냐, 피해자는 누구냐, 그렇다면 수혜자의 이득을 어떻게 피해자들에게 나눠주느냐가 논쟁의 핵심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정치인들은 정책을 내놨고 국민투표를 통해 승인받았습니다. 이런 생산적 논쟁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게 제일 큰 문제입니다. 극단적인 반대론도 문제지만, 밀어붙이기식으로 FTA를 추진하면서 ‘그러면 쇄국하자는 것이냐.’는 식으로 이들을 몰아세운 정부와 시장주의자들의 책임이 더 큽니다.” 이 교수는 ‘안 하면 바보된다.’는 논리에도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정부에서는 중국·일본·한국·타이완 빼고는 다 FTA를 했다 하는데, 거꾸로 말하면 이들 나라는 성공적인 수출드라이브 때문에 굳이 FTA를 할 필요가 없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외려 이들 국가에 밀리거나 밀릴 것 같으니까 미국이나 유럽은 NAFTA나 EU 방식의 경제통합이라는, 다른 방법을 찾았다는 설명도 가능합니다.” ●진정한 ‘뉴딜’이나 고심하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요즘 들고나온 ‘뉴딜’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강하게 비판했다. 대공황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식의 ‘족보있는 정책’인 줄 알았는데 내용을 보니 재계와 노동계의 타협안에 불과하더라는 것. 그런 수준의 뉴딜이라면 “그걸 하겠다고 나선 기존의 노사정위원회가 왜 실패했는지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교수는 진정한 뉴딜 정책을 하고 싶다면,‘작은 정부’·‘균형재정’의 신화에서 벗어나라고 주문했다. 복지비용을 ‘낭비’가 아닌 ‘투자’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수라는 것.“대기업 노조 얘기가 나오면 흔히 안정적인 고임금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독식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도 그 월급으로 집 사고, 애들 키우고, 가르치려면 빠듯하다고 합니다. 잘리면 갈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주택비·양육비·교육비에다 실업대책까지 모두 개인 부담이라 그렇습니다. 국가가 탁아소나 양로원을 확대하고, 장기임대주택을 늘리고 실업대책도 세운다면 이런 사회적 비용 부담이 줄게 되고, 그러면 임금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도 더 커집니다.” 또 모두가 그토록 애타게 부르짖는 ‘일자리 창출’도 사회복지 부문에서 대대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런 개념이 진지하게 논의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예산 비중이 최소 15∼17%(미국·일본)에서 최대 25∼30%(유럽)에 이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이 1980년에 이미 19%였는데 한국은 고작 6∼7% 수준이다. 그렇게 목매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장 못미치는 분야가 바로 복지부문이라는 것. 대안으로서 이 교수는 비례대표제 확대를 제안했다.“어차피 1년반 임기내 사회경제적 개혁을 못하겠다면 그 기반이 될 수 있는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는 것만 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여성부·청소년위 통합

    여성가족부와 청소년위원회가 단일 조직으로 통합된다. 이름은 여성청소년가족부로 의견이 좁혀졌다. 또 노동부는 고용노동부로, 문화관광부는 문화관광체육부로 이름이 바뀐다. 건설교통부의 주택업무는 차관급의 본부로 격상이 추진된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15일 “여성가족부와 청소년위를 통합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미 두 기관이 통합에 합의했으며, 조만간 통합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자부는 정부 조직이 축소되는 기관 통합인 만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두 기관이 통합되면 차관급 자리가 1개 줄어든다. 여성가족부와 청소년위가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양쪽 모두 조직이 작아 업무추진에 어려움이 있는데다, 기능도 중복되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부 장관을 지낸 한명숙 국무총리가 임명된 이후 통합논의에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청소년 관련 단체 등은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행자부는 또 노사문제 조정 업무보다는 고용 업무의 비중이 많아진 노동부를 고용노동부로 바꾸는 내용도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과거 문화체육부였던 문화관광부에 다시 ‘체육’을 넣기로 한 것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거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건교부에 차관급의 주택 관련 본부장을 신설하는 안과 중앙인사위원회 사무처장을 정무직으로 격상하는 안도 해당부처에서는 강력히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정부내에서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행자부 관계자는 “주택본부의 신설과 인사위 사무처장의 정무직화, 우정청 신설, 그리고 건교·환경부 통합 등은 대통령이 정책적으로 결정을 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강남 주택거래 47% 급감

    올 2·4분기 동안 강남 등 서울시내 10개 투기과열지구의 주택거래 신고건수가 1분기에 비해 3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전체적으로는 부동산거래가 20.5% 증가한 점으로 미뤄 강남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아파트 등 주택거래 신고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동산실거래가의 신고 건수가 96.0%나 증가, 올해부터 시행 중 실거래가 의무신고제가 빠르게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25개구의 부동산거래 건수는 1분기 8만 9243건,2분기 10만 7529건으로 상반기 동안 모두 19만 6772건으로 집계됐다.2분기 거래가 1분기에 비해 20.5% 늘었다. 2분기 부동산거래 건수 가운데 실거래가를 신고한 건수는 6만 7703건으로 62.9%를 차지했다.1분기의 실거래가 신고율이 38.7%에 불과한 점과 비교하면 24.2%포인트 증가한 셈이다. 부동산거래의 증가 건수를 감안하지 않고 실거래가 신고건수를 따지면 3개월 사이 96.0% 증가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 10개 투기지역의 전용면적 18평 이상 아파트에 적용되는 주택거래신고 건수는 2분기에 성동구만 27.6%(208건) 늘었을 뿐 강남구 47.3%(983건) 등 나머지 9곳이 모두 줄었다. 감소율은 ▲용산 14.5%(389건) ▲마포 20.3%(223건) ▲양천 41.5%(832건) ▲영등포 24.3%(118건) ▲동작 29.2%(70건) ▲서초 37.5%(1028건) ▲송파 41.4%(851건) ▲강동 11.7%(610건) 등이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으로 매매 자체가 둔화된 탓으로 분석됐다. 상반기에 관할구청에 접수된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내역을 검증한 결과 대부분(88.0%)이 적정 가격을 신고했으나 5.8%는 취득세 등을 줄이기 위해 적정가보다 낮게 신고했다. 신고자는 중개업자 77.2%, 매매인 16.5%, 대리인 6.3% 등이다. 신고 방법은 인터넷 신고가 58.5%로 방문 신고(41.5%)를 앞질렀다.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는 거래가를 허위로 낮추는 행위를 막고 매매실태 파악을 위해 지난 1월부터 도입했다. 거래가를 허위로 신고하거나 신고기한인 매매후 30일을 넘기면 취득세의 3배를 과태료로 물린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거래가를 제때 신고하는 경우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고, 신고가를 속이는 경우도 매우 적어 신고제가 조기에 정착하고 있다.”고 말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콜금리 인상 得? 失?

    콜금리 인상 得? 失?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은 우리 경제에 득(得)이 될까, 실(失)이 될까.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집행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콜금리 인상은 다분히 경기와 역행하고 있는 듯하다. 통상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금리를 내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콜금리 인상의 효과는 정부가 경제정책을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의 설비투자와 수출 등에 타격을 주고 가계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이미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리기로 결정함으로써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권에 빚을 진 사람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금융비용을 견디지 못해 부동산 매물이 쏟아질 경우 부동산시장이 얼어붙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는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을 도울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다. 지금까지 저금리 기조하에서 금리효과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금리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실제 한은도 저금리기조가 지속되면서 금리가 소비·투자 등 실물경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사태가 계속되자 고민을 거듭한 게 사실이다. 민간경제연구소인 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해부터 3∼4차례의 보고서를 통해 경기부양을 위한 저금리 기조가 사실상 실효가 없다는 점을 주장해왔다. 콜금리 인상으로 또한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키고, 물가상승 압력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효과도 얻었다는 게 중론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경기가 안 좋은데 금리를 올렸다고 비난하는 것은 최근의 시장메커니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며 “당분간 금리를 더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 금리인상에 따른 부작용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려되는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재정집행외에 부동산 관련 세금을 낮추거나 유예해서 소비쪽으로 돈이 돌도록 해야 소비위축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 조용현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정책이 반대로 가는 것 같지만, 금융긴축의 중단이라는 점에서는 사실상 같다고 봐야 한다.”면서 “금융긴축의 경기억제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미분양아파트 7년만에 최대

    아파트 재고가 넘쳐나고 있다. 13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6만 4365가구로 늘어났다.7년 만에 최대 물량이며, 이 중 20% 가까운 1만 2249가구는 공사를 마친 뒤에도 집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방 아파트 미분양이 심각하다.수도권 미분양 물량이 9343가구인데 비해 지방은 5만 5022가구에 이른다. 지방 미분양 물량은 외환 위기 직후인 1999년 6월(5만 7808가구)이래 최대 규모다. 전국 미분양 물량도 지난해 2월(6만 4644가구)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많다. 문제는 미분양 아파트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인다는데 있다. 한달 전과 비교해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수도권이 18.2%, 지방은 8.7%, 전체 10% 늘었다.1년전과 비교해 수도권이 2.8% 감소한 반면 지방은 무려 33.4%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9381가구로 가장 많다. 다음은 경기(7583가구), 충남(7259가구), 부산(6523가구), 대구(6162가구), 강원(5854가구), 경북(5067가구)순이다. 팔리지 않는 아파트가 산더미처럼 쌓인 원인은 ‘경기침체+고분양가+과잉공급’ 탓으로 보인다. 경기가 장기간 불황에 빠지면서 소비자들의 아파트 구매 욕구가 떨어졌고, 주택 정책이 부동산 관련 세금 중과 등 실수요자 위주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의 자업자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을 감안하지 않고 분양가를 높게 매긴데다, 분양성을 따지지 않고 무리하게 밀어내기식 공급을 강행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공급은 5만 800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 4000가구)보다 31.1% 줄었지만, 지방은 12만 3000가구로 15% 증가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강원 관광세 신설 세수입 보완

    강원도는 정부의 주택거래세 인하에 따른 세수부족 등을 관광세 등 새로운 세원을 발굴해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11일 강원도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주택거래세율 인하로 타격을 입은 세수 확보를 위해 관광세 등 대체 세수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기자간담회에서 “주택거래세 인하로 각 시·도가 재정에서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됐다.”며 세수부족 해소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구체화되고 있다. 정부가 주택거래세 인하에 따른 부족분을 교부세로 보충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로서는 일시적인 방책에 불과해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거론되는 방안은 국세 가운데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하거나 새로운 지방세원을 발굴하는 방법 등이다. 도는 이 가운데 새로운 세원 발굴에 관심을 두고 있다.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각종 쓰레기가 넘쳐나고 도로가 혼잡해지는 것에 대한 원인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의 관광세를 신설하는 방안이다. 주로 관광시설 이용요금 가운데 10%, 스키장과 골프장 이용료의 10% 정도 부과한다는 방안으로 현재 행정자치부와 협의중이다. 서울·경기도 등 일부 광역시·도는 신세원 발굴보다 국세 가운데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방안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방세였던 종합부동산세를 일방적으로 국세로 전환한 데다 사전에 지자체와 협의없이 주택거래세율을 인하한 정부가 시·도 의견을 쉽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다. 김 지사는 “정부가 주택거래세 인하에 따른 반사이익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세수부족을 정책적으로 메울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호우·홍수·폭염 보도 ‘미흡’/심재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한반도를 둘러싼 기상변화를 올해의 국내 최대뉴스로 꼽을 만하다. 지난 5월 고비사막에서 불어온 황사가 한반도를 덮치더니 7월 들어 태풍 ‘에위니아’가 제주를 포함, 남부지역을 강타했다. 이어 중부지역에 장마전선에 따른 집중호우가 쏟아졌고,35도를 상회하는 불볕더위가 전국에 몰아쳤다. 이번 여름 물난리로 수도권에선 고양시가 399㎜에 이르는 물폭탄을 맞았으며, 한강둔치가 4년만에 전부 잠겼고, 안성천 지류의 제방이 무너졌다. 평촌과 인제에선 마을이 순식간에 없어지는 산사태가 발생, 또다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장마가 걷히자 이젠 ‘한낮의 폭염이 열대야’로 이어지면서 8월중순까지 불볕 더위가 맹위를 떨칠 것이라고 한다. 이같은 기상변화를 다룬 서울신문의 뉴스보도 성적은 얼마나 될까. 언론학 전공자로서 개인적인 평가를 해보면 100점 만점에 63점으로 합격선을 넘었다고 본다. 하지만 집중호우와 홍수에 이어 새로 시작된 폭염에 대한 스트레이트 기사는 평균 49점 정도로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 우선 TV보도와 비교해 새로운 정보가 별로 없었다. 인쇄매체의 자연재해 보도라면 노란색 비옷으로 한껏 멋을 낸 TV기상캐스터보다는 한 차원 높은 분석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독자가 현장에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필력이 있어야 한다. 단신의 스트레이트에서도 독자가 꽉 찬 긴장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신문의 보도는 외신기사를 읽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과연 일산의 물폭탄 기사와 전국을 강타한 폭염기사가 ‘발로 뛰며 얻어낸 기사’일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현장의 긴박감을 느낄 수 없었다. 신문은 무엇보다도 재난극복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는 감동을 독자에게 선사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사회구성원이 재난 보도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재난수습에 필수적인 신문 고유의 ‘주변환경 감시’를 제대로 할 수 없다. 이해가 서로 다른 집단의 자본을 끌어내 국가 위기를 극복하며 ‘사회 공동체’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해낼 수도 없다. 물론 재난보도도 다른 스트레이트처럼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그리고 어떻게”라는 5W1H에 초점을 맞춰서 기사를 쓸 수밖에 없다. 재난의 와중에서 피해상황을 한눈에 파악하는 게 생각만큼 쉽지도 않다. 하지만 인쇄매체가 전자매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피해가 어떻게 발생했으며 왜 그런 피해가 났는지에 대해서 분석적인 시각을 제공해야만 한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싸고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기상변화와 자연재해에 대해 서울신문은 왜 그런 변화가 일어났으며, 정부는 어떠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에 대해 독자들에게 보다 설득력있는 기사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7월21일자 서동철 공공정책부장의 ‘수해대책마저 양극화하나’라는 데스크 시각과 7월29일자 이종락기자의 ‘재해보험 확대로 국고손실 줄여야’와 ‘외국의 재해보험 경우는’이란 기획기사가 눈에 띄었다. 특히 이기자가 보도한 ‘연 2만원 내면 최고 2700만원 보상’이란 풍수해 보험기사는 서울신문이 캠페인을 벌여도 좋을 정도로 훌륭한 기사였다. 물론 이 보도는 서울신문이 특종한 기사는 아니다. 하지만 다른 경쟁사가 일주일전 이런 내용을 단발성 가십으로 다룬 반면에 서울신문은 이를 재해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제시했다. 사실 선진국에선 재해보험이 없다면 주택융자를 받을 수 없다. 신문의 재난 보도는 피해규모를 정확히 파악해 보도하는 것 이상으로 재난이 왜 발생했으며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책까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신문을 포함해 국내 어느 언론도 최근 한반도에 대규모 재난을 동반하는 기상변화가 왜 그렇게 빈번히 일어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지 못했다. 심재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shim@korea.ac.kr
  • [Zoom in서울] 강남·강동구 국민임대주택단지 무산 이후

    ‘국민임대주택단지 무산에 왜 자치구가 반색하는 것일까.’ 정부의 국민임대주택건설사업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앙도시계획위원회(중도위)로부터 개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강동구 강일 3지구와 강남구 세곡 2지구의 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자치구와 주민들은 “취소 결정은 당연한 것”이라고 환영하면서 “정부가 무리하게 목표에 매달려 강행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부적합 판정으로 서민층의 주거안정 정책 기조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국민임대단지를 꺼리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서민층 주거안정보다는 지역의 슬럼화 등을 우려한 근시안적인 결정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강동구,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 강동구는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강일 3지구를 국민임대주택단지로 지정하자 수차례 취소 의견을 냈다. 주민 3만 8000여명은 “특정 자치구에 임대주택을 집중시키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구에 청원을 내며 구와 구의회를 압박했다. 구의회도 임대주택 건립 취소 결의문을 냈다. 강동구의 반대 이유는 정부가 추진 중인 임대주택 건설계획이 강동구에 집중돼 있다는 것. 강일 3지구에 1860가구의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고덕지구 3620가구, 강일 1·2지구 6312가구 등과 합쳐 모두 1만 1812가구가 강동구에 지어진다. 이는 10만호 건설 목표인 서울시 전체 물량의 11.8%로 적정수준인 4%를 훨씬 넘어선다는 지적이다.2010년 완공예정인 강동 1·2지구는 1만 385가구 가운데 60.7%인 6312가구가 임대아파트다. 한 주민은 “임대주택이 많아지면 동네가 슬럼화될 우려가 있고, 이들에 대한 복지예산도 구에서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표정 관리하는 강남구 강남구는 드러내놓고 반색을 하지 않지만 반기는 분위기다. 정부는 당초 헌인릉 주변인 세곡 2지구 16만 5000평에 들어서는 4740가구 가운데 3140가구를 국민임대로 지을 계획이었다. 구와 구민들은 “수요도 없는 임대주택이 많아지면 땅(그린벨트)도 버리고, 동네도 슬럼화된다.”면서 “땅에는 그에 걸맞은 개발 정책이 필요한데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대보다는 분양을 선호하는 최근 추세에 맞춰 서민들마저 국민임대주택을 외면하면서 임대주택이 곳곳에서 남아돌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분양했던 고양일산 2지구 538가구도 현재 56%만 계약됐고, 음성 금왕지구와 서산 예천지구, 부산 서외지구, 담양 백동지구 등의 계약률도 30∼60%에 머물고 있다. 그마저도 해약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은행권 “만기5년이면 고정금리 담보대출 可”

    은행권 “만기5년이면 고정금리 담보대출 可”

    은행들이 현행 담보인정비율(LTV) 규제의 기준이 되고 있는 만기 10년을 5년으로 낮추면 변동금리부 대출 이자와 비슷한 고정금리부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금융감독원에 밝힌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현재 금감원과 시중은행들은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현행 LTV 규제에 따르면 만기 10년 이내 대출의 경우 주택투기 지역에서는 집값의 40%, 비투기지역은 60%까지 받을 수 있다. 만기 10년 이상이면 지역에 관계없이 60%까지 가능하다. 투기지역은 전국 77개 지역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도시는 물론, 웬만한 대도시가 해당된다.LTV 규제 기준을 10년으로 정한 것은 은행 빚으로 집을 산 뒤 짧은 기간에 되팔아 시세차익을 올리는 투기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은행들은 “10년을 5년으로 낮추더라도 LTV 자체를 완화하는 것은 아니며, 투기지역의 6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서는 소득에 따라 대출액이 제한되는 총부채비율(DTI) 규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등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6월 말 현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2조원을 돌파했고, 이 가운데 98.9%가 변동금리부 대출이다. 이들 대부분은 만기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연계돼 있어 3개월 단위로 이자가 변한다. 최근 CD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주택담보대출자들은 ‘이자 폭탄’에 무방비 상태인 셈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최근 시중은행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변동금리부 대출의 비중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LTV 규제 기준 10년에서 5년으로 낮춰 달라.” 금감원과의 협의에서 시중은행들은 투기지역 만기 5년 이상의 대출에도 LTV를 60%까지 허용해 주면 경쟁력있는 고정금리부 대출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A은행 관계자는 “금감원과 소비자들은 만기가 길고 금리가 변동금리와 비슷하게 낮은 고정금리 상품이 나오길 바라지만 정기예금 등 은행의 수신 만기가 대부분 1년 미만이어서 현재로서는 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내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은행이 만기 10년 이상 상품의 금리를 낮게 고정시키기에는 리스크(위험)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LTV 40% 한도 내에서는 원하는 아파트를 구입할 수 없어 대부분의 고객이 10년 이상의 장기 변동금리부 대출로 LTV를 60%까지 끌어 올린다.”면서 “대출금을 갚는 방식도 대부분 만기 후 일시 상환이어서 3년의 거치 기간(이자만 내는 기간)이 끝나면 다른 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거나 집을 팔아 차익을 챙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밝혔다. 그는 “LTV 60% 허용 범위가 5년 이상으로 늘어나면 은행들이 5년 만기 국고채를 기준으로 현재보다는 금리가 낮은 고정금리형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대안 중 하나” B은행 고위 관계자도 “은행들은 향후 5년 정도의 금리를 전망해 대출 상품을 개발하고 있고, 그 정도 기간의 금리 변동은 헤지(위험 회피)할 능력이 있다.”면서 “LTV 규제 기준을 5년으로 낮추면 현재의 변동금리부 대출의 금리와 엇비슷한 만기 5∼8년짜리 고정금리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 실현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LTV 규제 기준이 5년으로 줄면 자칫 가계대출이 단기화돼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LTV 규제 자체가 완화되는 것으로 오해를 살 소지가 있어 현 정부의 주요 정책과제인 ‘부동산 투기 억제’에 반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정금리부 대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기 후 일시상환을 원리금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거치 기간을 짧게 하고, 원리금 분할상환방식으로 유도하며, 장기 대출 위주로 주택자금을 공급해야 한다는 3대 원칙의 틀 속에서 LTV 기준 시한 변경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공직 초대석] 취임 4개월 이용섭 행자부 장관

    [공직 초대석] 취임 4개월 이용섭 행자부 장관

    요즘 정부에서 가장 바쁜 부처의 하나가 행정자치부이다. 무엇보다 폭우로 커다란 피해가 발생한 만큼 복구가 시급하다. 매년 엄청난 적자를 내고 있는 공무원 연금 문제도 연말까지는 개선대책을 매듭지어야 한다. 당장 9월부터는 새로 출범한 공무원노조와 단체교섭에 나서야 한다. 수해복구 작업을 독려하고자 여름휴가도 미룬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을 4일 오후 정부중앙청사 장관실에서 만났다. ▶취임한 지 4개월이 지났는데 -행정자치부가 나아가야 할 비전과 목표를 새롭게 정립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들을 수립하는데 힘썼다. 직원들이 자기 업무에 긍지를 가지고 일 할 수 있도록 행정자치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주력했다. ▶가장 역점을 둔 일은 -정체성을 정립하는 일이었다. 직원들이 업무에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일터 만들기’도 했다. 매주 수요일은 ‘가정의 날’로 야근을 못하게 했다. 가정에 봉사하도록 한 것이다. 대신 금요일은 ‘행자부의 날’로 지정해 일찍 출근하고 늦게까지 일을 하도록 시스템화했다. 희망인사시스템도 도입해 상향식 문제해결형자율팀도 운영했다. 앞으로 10대 과제를 선정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공직사회의 혁신 체감지수는 -지난 5월 설문조사에서 공무원의 84%가 혁신 성과를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반 국민은 50%만이 체감했다. 공무원과 국민과의 격차가 매우 크다. 국민과 공무원 모두 전자정부쪽에서 성과를 느끼나, 행정 효율성 분야는 체감을 못한다. 국민들은 전자정부의 수준은 80%가 향상됐다고 답한 반면 행정의 효율성 향상에는 39%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방안은 -급격한 고령화와 장기간 낮게 책정된 부담률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공무원연금 재정이 어려워졌다. 국민부담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피력한 것이다. 공무원연금의 수지를 맞추기 위한 방안을 단순하게 얘기하면 세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연금납부액을 인상하는 방안, 연금급여 지급액을 줄이는 방안, 정부가 계속해서 지원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만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재정부담수준, 공무원의 신뢰보호, 국민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과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세 가지 방안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선에서 아주 정교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퇴직자·재직자·미래공무원 등 연금수급 대상자별로 각자의 상황이 감안된, 차별화된 맞춤형 개선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운용이나 지급형식도 현재와 같이 퇴직금에 상당하는 지급액과 사회보장적 성격의 지급액을 함께 운용할 것인지, 구분할 것인지 등도 검토돼야 한다. ▶공무원노조는 연금법 개정을 반대하는데. -현행 공무원연금을 계속 유지하면 연금재정 적자가 매년 증가한다. 정부보전금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올해 8452억원, 내년 1조 2921억원,2010년엔 2조 4598억원을 보전해 주어야 한다. 공무원연금제도의 개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세부담을 늘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이해와 양보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공무원노조 단체가 합법과 법외노조로 양분됐는데 -일부 공무원노조 단체는 노조 설립신고를 하지 않은 채 대정부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정부는 합법전환과 불법노조 자진탈퇴 명령을 내렸고 설득을 하고 있다. 그 결과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9월중 합법노조로 전환키로 결의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소속 일부도 합법화하고 있다. 합법노조에는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불법단체에는 사무실 폐쇄 및 소속 공무원 징계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정부대표로서 교섭원칙은 -공무원노조를 교섭의 대등한 당사자로 인정하고 성실하게 협의하겠다. 상생적 노사문화 구축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정당한 요구는 적극 수용·검토할 것이나, 부당·불법적인 요구는 한계를 명확히 하겠다. ▶장마와 수해로 많은 피해가 났다. 대통령은 행자부가 주도해 제대로 된 복구를 하도록 지시했는데. -중앙부처 합동조사반의 정확한 피해조사 결과를 가지고 복구계획을 세워 조기에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수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범정부적 차원의 근원적 복구계획과 정책적 대안을 수립하겠다. 산간 계곡의 급경사지에는 사방댐을 대폭 늘려 토사 유입을 차단할 것이다. 하천변이나 급경사지에 있는 주택은 안전한 곳으로 집단이주시킨다. 물론 주민들이 동의를 해야 한다. 반복적인 피해를 막자는 것이다. 이번에 새로 난 물길은 가능한 한 물길로 살릴 계획이다. 자연에 순응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토지를 매입하고 하천폭을 최대한 넓혀 홍수 소통을 원활하게 할 생각이다. 하천폭보다 좁고 낮은 교량과 교각 간격이 좁은 교량은 장대교량으로 설치해 수목이 걸리지 않도록 하겠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복구를 하겠다. 기록적인 폭우에는 감당 못하더라도 통상적인 범위에서 비가 많이 올 때는 충분히 버틸 수 있도록 설계를 강화할 것이다. 강원도 평창은 내년 2월에 동계올림픽 실사단이 오는 만큼 충분히 감안해 복구를 하겠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참여정부들어 3년6개월동안 정부혁신을 잘 추진했다. 내부혁신에 주력한 것이다. 앞으로 1년6개월동안은 국민들이 체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훗날 국민들이 ‘참여정부’하면 ‘혁신’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행자부 장관에 임명된 것도 그런 역할을 하라는 뜻으로 보고 있다. 또 지방자치를 성숙시키고 싶다. 자율과 분권의 취지에 맞게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 공무원연금개혁과 노사문화 정책도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성실파’ 또는 ‘합리주의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자기관리가 지나칠 정도로 엄격하다. 전남대 무역학과 4학년 시절 행정고시(14회)에 합격한 뒤 경제부처에서 주로 일했다. 특히 세제분야의 ‘그랜드슬램’이라는 국세청장, 관세청장, 세제실장, 국세심판원장 등을 거쳤다. 이 장관은 30년동안의 공직생활에서 나름의 철학과 가치관을 정립했다. 그는 장관이 지녀야 할 덕목으로 ‘혁신적 리더십’을 든다. 변화와 혁신을 리드하려면 전문성을 지녀야 하고, 구성원에게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장관은 공정하고, 투명하고, 청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장관은 공직자의 생활태도를 “명예와 부(富)는 공유될 수 없다.”는 말로 요약한다. 공직자의 최대 덕목은 청렴이고, 명예로워야 하며, 봉사정신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원칙이나 법에 벗어나는 일은 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명예를 지키는 지름길이란다. 특히 돈·여자·술·청탁은 절대 경계사항이다. 자기와 주변에 대한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는 엄격하되, 남에게는 그래도 관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상대방의 장점을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좋단다. 상사나 인사문제에 대한 불평은 최대한 자제하라고 충고한다. 더불어 생각은 바다와 같이 깊게 하되 말과 행동은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어떤 일이든지 노력해 최선을 다한 뒤에 하늘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크고 작은 일을 만나는데 매사를 이런 자세로 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직자로서의 자세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꼽았다. 국민의 입장에서 행정을 살피려고 노력한다는 설명이다. 인간관계에서는 ‘궁불실의 달불이도(窮不失義 達不離道)’를 실천하려 애쓴다. 맹자에 나오는 말인데,“선비는 궁해도 의로움을 잃지 않으며, 잘 되어도 도를 벗어나선 안된다.”는 뜻이라고 소개했다. 는 ‘실천형 혁신장관’을 최고의 가치로 꼽고 있다. 이런 장관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것이다. 경제부처 출신으로 행자부 업무에 다소 어려움은 있지만, 내부의 문제는 외부인이 보면 더 잘 보인다고 했다. 특히 행자부의 순혈주의엔 경제부처의 성과주의의 접목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그는 행자부의 가장 큰 단점으로 연고주의를 꼽았다. 총무처와 내무부가 통합한지 7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인사 때가 되면 총무처 출신과 내무부 출신으로 구분되는 것이 현실이란다. 그는 “연고주의시대는 끝났고, 반드시 없애겠다.”고 다짐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이용섭 장관 약력 ▲전남 함평·55세 ▲전남대 무역학과 ▲행시 14회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재무부 조세정책과장 ▲재경부 감사관 ▲국세심판원장 ▲세제실장 ▲관세청장 ▲국세청장 ▲대통령 혁신관리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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