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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경제지표 2제

    한국 경제지표 2제

    [한국 경제지표 2제] 국가경쟁력 4년연속 하락 24위… 작년보다 2단계↓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4년 연속 하락했다. 7일 재정부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1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서 우리나라는 142개국 가운데 지난해보다 2단계 떨어진 24위를 차지했다. 2007년 11위에 올랐던 우리나라는 2008년 13위, 2009년 19위, 지난해 22위로 떨어진 데 이어 4년째 내리막길을 보였다. WEF의 평가는 3대 부문, 12개 세부평가 부문, 111개 지표로 구성됐다. 주요 3대 부문별 평가를 보면 제도, 거시경제 등 ‘기본요인’은 지난해 23위에서 19위로 올랐고, 상품·노동시장 등의 ‘효율성 증진’은 22위, ‘기업혁신 및 성숙도’는 18위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제도적 요인은 62위에서 65위로 3단계 밀렸다. 제도적 요인의 지표 중 정책결정의 투명성(111→128위), 정치인에 대한 공공의 신뢰(105→111위), 정부규제 부담(108→117위), 공무원의 의사결정의 편파성(84→94위) 등에서 다른 나라에 크게 뒤처졌을 뿐 아니라 순위도 밀렸다. 한편 전체 순위에서 스위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에 올랐다. 아시아 국가 중 일본이 9위(지난해 6위), 홍콩은 11위(11위), 중국은 26위(27위)를 차지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한국 경제지표 2제] 식료품비 9.5% 상승 OECD 국가 중 2위… 집값 상승률도 상위권 우리나라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7일 ‘한국 품목별 물가구조의 특징과 대응과제’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식료품비와 차량 연료비, 집세 등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한 대표적인 품목으로 조사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식료품비는 지난해 2월 이후 고공행진을 하면서 상반기 평균 9.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OECD 국가 중 에스토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 5월부터는 3개월 연속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8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1.4%나 뛰어올랐다. 정 연구원은 “한국은 다른 OECD 국가보다 곡물자급률이 낮고 원재료의 원가 비중이 높아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집세는 절대 수준과 상승률 양면에서 모두 OECD 상위권이었다. 집세 상승률은 3.3%로 OECD 국가 중 3위였고, 소비자물가에서 집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9.8%로 3위를 기록했다. 반면 교육물가 상승률은 OECD 국가 중 20위인 1.8%를 차지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00~20 10년 연평균 교육물가 상승률은 4.7%로 OECD 국가 중 10위를 기록했다. 정 연구원은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유통구조의 효율화와 주요 곡물의 자급률 제고, 해외 식량 자원 확보 등을 통해 식료품 원가 부담을 낮춰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려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는 등 제도를 재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현실성 없는 정책… 임차인 월세로 내몰린다

    현실성 없는 정책… 임차인 월세로 내몰린다

    정부의 잇따른 전세대책에도 오름세를 탄 전셋값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주택공급이 늘고, 전·월세 실거래가가 안정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시장에선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괴리의 이유로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부 대책과 통계의 오류,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담합 등을 꼽았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세난을 잡기 위해 올 들어서만 1월과 2월, 8월에 걸쳐 세 차례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발표 직후 전세금 상승 폭은 오히려 커졌다. 가장 큰 원인은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온 주택매매 활성화를 통한 시장 정상화의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정부, 도시형주택 등 공급 초점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택거래 정상화의 대안으로는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이 있으나 현재 시장에선 심리적인 부분이 가장 큰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전세대책에 대해선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고 그동안 발표한 전·월세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본다.”는 긍정론만 개진했다.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전세대책은 1년 미만의 건설기간이 소요되는 도시형 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의 공급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중 다수는 ‘월세용 주택’으로 전세난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은 빨리 지을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월세상품이라 전세대책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다른 대책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지난 2월 정부가 내놓은 미분양 주택의 전·월세 주택 활용에 대한 양도소득세·취득세 감면 혜택은 미분양 아파트의 70% 이상이 중대형 아파트라는 현실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듣는다. 지난달 발표된 8·18대책의 경우에도 매매시장 활성화로 전세물량이 늘 것으로 내다봤으나 전세난에 시달리던 임차인들이 오히려 월세로 내몰리는 현상을 빚었다. 예를 들어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아파트에 거주하던 김모(41)씨의 경우 인근 전세 아파트의 씨가 마르면서 최근 방 3개짜리 연립주택을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30만원에 겨우 구했다. ●올 수도권 입주량 11년내 최소 국토부가 매월 공개해온 주택 인·허가 물량 급증도 도마에 올랐다. 국토부는 지난 7월 주택건설 인·허가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5%가량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전·월세난에 그만큼 숨통이 트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같은 통계에는 인·허가 뒤 취소물량과 착공지연 물량, 사업포기, 미입주 등의 실적은 반영되지 않았다. 실제로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입주가 예정된 주택은 10만 7600여 가구로 최근 11년간 가장 적은 수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취소나 포기 물량 등에 대한 통계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세대·다가구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아파트와 달리 미리 인·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 실제 공급과의 편차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재계약 시즌 중개업소 단합도 역시 정부가 매월 발표하는 전·월세 실거래 자료도 실제 가격과는 편차가 크다. 예컨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경기 분당신도시 서현동의 한신아파트 전·월세 실거래가는 올 4~7월 보합세나 혼조세를 보였으나 일선 시장에선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올랐다. 분당신도시의 세입자 정모(47)씨는 “실거래 자료만 믿고 중개업소를 찾았으나 (정부자료는) 평균가격을 나타낼 뿐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2년 주기의 재계약 시즌을 맞아 전세가 올리기에 급급해하는 일부 중개업소들의 담합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월세 대책을 포함해 (추가대책도)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수도권 분양권 전매제한 사실상 폐지

    이달 중순부터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계약 후 1~3년으로 완화된다. 사실상 전매제한이 사라지는 것으로, 그동안 전매제한에 묶여 팔지 못했던 아파트들이 매물로 대거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는 이 같은 내용의 주택법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이달 중순 공포 즉시 시행된다고 6일 밝혔다. 전매제한 완화는 지난 6월 30일 정부가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이미 발표된 내용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중 투기과열지구(서울 강남·서초·송파구)를 제외한 지역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현행 1~5년에서 1~3년으로 단축된다. 공공택지는 85㎡ 이하 아파트의 경우 공공·민영 모두 종전 5년에서 3년으로 전매기간이 줄어들고, 85㎡ 초과는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된다. 광교신도시 등 과밀억제권역 공공택지 내 아파트의 경우 이달 중순부터 계약 후 1~3년만 지나면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게 된다. 민간택지에 건설된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는 85㎡ 초과도 85㎡ 이하와 마찬가지로 전매제한 기간이 1년으로 단축된다. 다만 투기과열지구인 강남 3구는 공공·민간택지 모두 종전대로 3~5년이 그대로 유지된다. 개정안은 또 보금자리주택지구처럼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지역이 50% 이상 포함된 공공택지의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 아파트 전매제한 기간을 종전 7~10년에서 5~7년으로 완화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은평 “두꺼비하우징 사업 계속 추진”

    은평 “두꺼비하우징 사업 계속 추진”

    “달동네를 밀어 버리고 아파트를 짓는 정책을 서울시도 포기하고 ‘휴먼타운정책’으로 돌아섰다. 따라서 은평구의회는 원래의 집을 고쳐 살자는 ‘두꺼비하우징’ 조례를 통과시킨 뒤 힘을 합쳐 시 예산을 따와야 하는데, 왜 이리 반대하는지 모르겠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5일 은평구의회가 끝내 ‘두꺼비하우징’ 조례를 본회의에서 부결시킨 직후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4월에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웠다. 구의회의 한나라당 출신 의원들은 두꺼비하우징 사업을 강력히 반대했다. 구는 지난해 11월 의회에 관련 조례에 대해 보고한 뒤 올 4월 조례를 제출했고, 공청회를 거쳐 입법 예고까지 했다. 그러나 구의회 재무건설위원회는 올 5월 이 안을 부결시켰다. 구에서는 관련 조례를 수정해 다시 제출했지만 재무건설위에서 재차 부결시켰다. 이에 구의장이 이날 관련 조례를 직권상정했으나 본회의에서 다시 부결시켰다. 김 구청장은 “서민들을 위한 주택정책이다. 구청장은 서민들의 주거를 안정시키고 주거 권리를 보호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꺼비하우징 사업은 서울시에서도 좋다고 판단해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하고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지역을 개발하면 원주민은 떠나고 외지인만 들어오는데, 그렇게 한다는 것은 헌법에서 인정하고 있는 주거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대기업의 건설회사가 뉴타운을 지으면 동네의 철물점, 전파상, 인테리어점 등이 모두 문을 닫는다.”면서 “두꺼비하우징은 동네의 건설 관련 자영업자들이 동네의 집들을 수리하고 동네 미장이나 목수들에게 일감이 돌아가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구에서 추산해본 결과 두꺼비하우징 사업을 펼치면 1조원 이상이 지역을 중심으로 회전되기 때문에 동네 자영업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침체되고 있는 지역경제가 살아나게 된다. 김 구청장은 “물론 관련 조례가 없어도 ‘사회적 기업’ 조례를 통해 사업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예정이고, 구민 공모주 형태로 시민 참여를 확대하겠다.”면서 “다만 공익사업을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기업에만 맡겨 놓으면 서민의 주거권을 보호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까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경제 브리핑] 주택금융公 신임감사 박흥신씨

    한국주택금융공사는 5일 박흥신(52) 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을 신임감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 감사는 충남 서산 출신으로 경향신문 부국장, 청와대 언론비서관 등을 지냈다.
  • 고물가 반발… 이스라엘 중산층 거리로

    고물가 반발… 이스라엘 중산층 거리로

    ‘치즈 투쟁’으로 시작된 이스라엘 국민들의 생활고에 대한 분노가 3일(현지시간) 사상 최대 인파인 45만명을 거리로 불러 모았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 국가 안보와 외교에 경제를 내줘야 했던 이스라엘 국민들은 정부의 우선순위를 전면 개혁하라며 ‘뉴이스라엘’ 건설을 촉구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10여개 주요 도시에서는 시위가 본격 확산된 지난 7월 중순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결집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텔아비브에서만 30만명이 모였다. 일부 시위 조직이 ‘백만인 행진’을 요구한 지 하루 만에 전체 인구 770만명 가운데 무려 6%가 시위에 동참한 것이다. 시민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 ‘모든 세대가 미래를 원한다.’, ‘젖과 꿀의 땅이지만 모두의 것은 아니다.’라고 쓴 푯말을 들고나와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는 코티지 치즈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불매운동이 촉발된 지난 6월 중순. 25세 여성 다프네 리프가 텔아비브의 부자 동네인 로스차일드 거리에서 처음 텐트 시위를 벌이자 페이스북 등에서 뭉친 이스라엘 국민들이 이를 모방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18일 이스라엘 남부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도 시위의 동력을 앗아가진 못했다. 시위의 주역은 임금 격차와 고물가에 분노한 중산층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정부에 세금 감축과 주택 지원 확대, 공중보건시설의 민영화 중단, 무상보육 및 교육 확대, 최저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징병제에 대한 부담도 크다. 현재 이스라엘의 실업률은 5.7%,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75%에 이른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4.8%로 예상돼 재정위기에 직면한 미국, 유럽 등에 비하면 살림살이가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독점과 빈부 격차가 심해 일반 국민들의 박탈감과 절망감은 깊다. 물가 안정 대책 등 시위대의 요구사항을 검토하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7월 말 구성한 특별위원회는 이달 말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4일 네타냐후 총리는 사회 불균형을 해소할 진정한 경제 개혁을 이루겠다고 약속했지만 시민들은 ‘시간끌기 전략’일 뿐이라며 불신하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18) 고개 드는 부처 재개편론

    [테마로 본 공직사회] (18) 고개 드는 부처 재개편론

    현 정부 들어 통폐합된 부처와 산하기관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작은 정부를 표방하며 기구 개편을 해왔다. 하지만 통폐합으로 문패를 바꿔 달아 오히려 불편하고 헷갈린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신속한 정책결정과 원활한 대국민 서비스를 위해 통폐합과 함께 이름을 바꿨지만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MB) 정부 출범과 함께 통폐합되거나 분산 재배치된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의 재개편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겉으로는 한 지붕 아래서 생활하고 있지만 ‘박힌 돌’과 ‘굴러온 돌’로 나뉘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공직사회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4일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업계 등에 따르면 재개편 요구가 일고 있는 곳은 국토해양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교육과학기술부,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 5~6곳에 이른다. 이미 통합이 이뤄진 정부 산하기관에서도 승진이나 급여 문제, 노동조합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사라진 부처 직원들 “아 옛날이여!” 정부 조직의 개편 요구는 MB 정부 초기 통합 또는 분산 배치로 역할이 줄어든 과거 부처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부처가 사라진 뒤 관련 분야 예산이 줄고, 정책 순위에서도 밀린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국토해양부의 경우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수자원과 주택·교통분야 우선으로 예산이 편성되고 해양 분야는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상 추락에 따라 무엇보다 정보통신 업계의 불만이 크다. 업계는 방송통신위가 종편사업 선정에 매달리다 세계적인 정보통신 흐름마저 놓쳤다고 비난한다.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걸맞은 부처를 만든다는 당초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뤘지만, 기술력에서는 시대 변화를 뒤쫓는 것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그 예로 스마트폰 열풍을 꼽는다. 스마트폰의 성패는 하드웨어(지식경제부)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인데 이 분야를 맡은 방통위는 방송통신 쪽에만 매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기술(ICT)도 세계의 발 빠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과거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이미지도 쇠퇴했다는 평가다. 동영상 콘텐츠가 스마트 모바일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에 반론은 없다. 다만 동영상 콘텐츠를 실어나를 수 있는 통신망 기술을 어떤 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할지 연구개발(R&D)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와 방통위는 전체 그림을 보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이런 이유로 정보통신부 기능을 재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거 노무현 정권 때는 가장 잘나가던 부처가 정보통신부였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초기 ‘세계 정보통신기술은 독자적인 산업이 아니라, 모든 산업이 융합해야 한다’는 정책 목표를 내세워 정보통신부를 해체한 뒤 4개 부처에 분산 배치했다.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은 지식경제부, 콘텐츠 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 정부의 정보통신기술 담당은 행정안전부가 맡도록 했다. 이와 함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신설해 통신망 정책을 맡겼다. ●과학기술부 분산… 과학정책 뒷걸음 2008년 2월 과학기술부를 흡수해 출범한 교육과학기술부가 복잡한 교육 현안에 발목이 잡혀 기초과학 분야 등의 정책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이 많다. 당초 교육과 과학기술을 합쳐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명분은 허울뿐 오히려 과학기술에 대한 지원책이 후퇴했다는 평가다. 전문 기술인력들도 국가과학기술위나 원자력위원회 등 독립기관 출범으로 또 한번 자리를 옮겼다. 과학자들은 “합병 초기에는 과학을 배려하겠다는 소리라도 했지만 지금은 모두 잊혀져 가고 있다.”면서 “말로는 과학입국, 기초과학 육성 등을 외치고 있지만 애초부터 ‘잘못된 동거’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과거 과학기술부의 기술고시 출신들은 상대적으로 초라해져 가는 자신들의 위치에 불만을 토로한다. 과거에는 기술고시 출신들이 우대받고 실·국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통폐합 이후 이와 같은 ‘배려’가 줄어들고, 행정직들의 들러리로 전락해 버렸다고 푸념한다. 사회부처 기술고시 출신 한 국장은 “가장 미래 지향적이어야 할 과학기술 분야를 가장 보수적인 교육행정에 붙인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며 “과학 선진국들과 경쟁력을 갖추려면 독자적인 부처로 독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부 해체 후 끊임없이 푸대접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급기야 올해 3월 과학기술 정책과 예산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를 출범시켰다. 그렇지만 과학기술 단체들은 “국과위로는 국가 과학기술 전반을 관장하는 컨트롤 타워가 될 수 없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하루빨리 과학기술부를 부활·독립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심성 논리 접근땐 부작용” 이 밖에 공무원 조직인 금융위원회와 민간 특수법인인 금융감독원으로 분리된 금융감독기관 통합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감독권이 분산된 데 따른 비효율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금감원 개혁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단일 기구로 통합하는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행정개혁시민연합 서영복 사무총장은 “부처나 기관 통합에서 조직이나 기구 등의 물리적 결합은 쉽지만, 고유 문화적인 측면인 화학적 결합까지는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부처 통폐합의 부작용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선심성 정치 논리 차원의 접근은 정권 말기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사설] 증세 없이 복지 확대 가능하다는 건 기만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계기로 정치권의 복지 확대 정책이 도를 넘어서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증세 없는 복지 확대를 바라는 민심이 확인됐다며 너도나도 보편적 복지에 사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그제 2012년 대선을 통해 집권할 경우 2013년부터 5년간 새로운 세금 신설이나 국채 발행 없이 부자 감세 철회 및 세출입 구조조정 등으로 연평균 33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등록금 등 ‘3+1’이라는 보편적 복지 정책에 쓰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도 다음 달 1~2일 열리는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복지의 전향적인 확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고 한다. 주택·의료와 같이 예측이 불가능하거나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분야는 선택적 복지로,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해당하는 보육·교육·노인대책은 보편적 복지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참으로 걱정스럽다. 증세 없이 복지를 확대한다는 건 기만에 불과하다. 세금을 걷지 않고 복지에 돈을 부으려면 다른 곳을 삭감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풍선효과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다. 우리의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5.1%인 반면 미국은 99.9%, 유로존(평균) 87.3%, 일본 229% 등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통계는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부채 등이 빠져 있어 실제로는 생각보다 위험하다고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노동력이 저하되며 저축률이 떨어져 투자가 위축되고 생산적 자본 축적이 감소돼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문제는 오는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내년 총선·대선이 예정돼 있어 복지포퓰리즘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점이다. 보편적 복지로 돌아서면 장기적으로 중산층·서민의 부담이 가중된다. 최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것도 대규모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에서 촉발됐다는 점을 정치권은 알아야 한다. 1990년 고령자 인구가 1970년의 두배로 늘면서 복지비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바람에 일본이 골탕을 먹고 있다. 우리나라도 복지 확대에 좀 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 “도시 경쟁력 강화” vs “민생외면 전시행정” 극과극 평가

    “도시 경쟁력 강화” vs “민생외면 전시행정” 극과극 평가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된 데 책임을 지고 26일 물러난 오세훈 서울시장의 5년 2개월간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공을 인정받는가 하면, 어려운 서민의 삶을 소홀히 다뤘다는 비판도 받는다. 2006년 7월 민선 4기 시장에 취임한 오 시장의 대표적인 공약은 ‘한강 르네상스’와 ‘디자인 서울’이다. 특히 한강 르네상스는 ‘서울의 허파’인 한강에 바람길을 마련해 맑고 매력있는 세계도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단순한 휴식공간에 머물러 있던 반포, 뚝섬, 여의도, 난지 등 4개 한강공원을 생태체험, 문화생활 등을 즐길 수 있는 특화공원을 만들었다. 또 지난 5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한강 인공섬 ‘세빛둥둥섬’을 개장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원래 한강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싼 압구정동, 목동, 뚝섬 10여 곳의 아파트 숲을 밖으로 밀어내면서, 한강 주변 공간의 재편과 병행됐어야 했다. 근본적인 치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5183억원의 예산이 소요되자 ‘대규모 조경사업’으로 선후가 뒤바뀐 사업이 돼 버렸다. 서울시는 ‘디자인 서울 거리’를 50곳에 조성해 공공 가로시설물의 외관을 개선하고 건물 외벽을 어지럽게 메웠던 간판과 광고물을 대거 정리했다. 담 없는 열린 마을 조성과 같은 프로젝트도 깔끔해진 도시에 대한 즐거움보다 일부 시민들에게는 보도블록 교체와 같은 전시행정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디자인 마케팅 강화를 통해 도시경쟁력을 2006년 27위에서 올해 9위까지 끌어올렸고, 금융경쟁력 지표도 53위에서 16위로 30단계나 상승하는 등 도시경쟁력이 크게 강화됐다고 자평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희망플러스·꿈나래 통장’은 출범 2년 만에 적립금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호평을 받았다.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은 ‘집이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목표 아래 성공적인 서민정책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소야대’ 상황에 직면해 오 시장이 ‘친환경 무상급식 등 지원 조례안’을 두고 서울시의회와 갈등을 빚으며 ‘무상급식 주민투표’라는 극단적 방식으로 시정을 끌어간 것은 최대 실정으로 남았다. 서울시는 오 시장의 사퇴에 따라 10·26 보궐선거로 새 시장을 선출할 때까지 권영규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오 시장이 26일자로 허광태 서울시의장 앞으로 사퇴 통지를 보냈고, 사퇴의 효력은 27일 0시부터 발효됐다. 오 시장의 사퇴로 정무 라인도 함께 원칙적으로 ‘동반퇴진’을 한다. 이종현 대변인은 “정무부시장, 정무조정실장, 대변인, 소통특보도 주민투표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칙적으로 시장과 함께 일괄 사퇴한다.”며 “다만, 실무적인 조정을 위해 시기는 보직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보좌진은 차관급인 조은희 정무부시장과 국장급(3급 부이사관)인 황정일 시민소통특보, 강철원 정무조정실장, 이 대변인 등이다. 조은희 부시장은 “나쁜이가 아니라 조은희”라며 “3년 3개월간의 서울시 생활을 마치고 오늘부터 아내와 엄마로 돌아간다.”고 출입기자들에게 마지막 인사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문소영·조현석기자 symun@seoul.co.kr
  • 정치권 복지전쟁 2라운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격 사퇴를 선언하면서 정치권의 복지 논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한나라당은 ‘선택적 복지’를,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를 각각 외치면서 내년 총선, 대선의 화두로 떠오른 복지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1승을 거뒀다고 자평하는 민주당은 여세를 몰아 2라운드에서도 승리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당장 오는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이번 무상급식 논쟁으로 촉발된 만큼 그 연장선상에서 치러진다고 판단, 절대 질 수 없다며 복지정책 점검과 홍보강화 대책에 착수했다. 기선제압을 위한 힘겨루기는 벌써부터 치열하다. 여야는 오 시장이 사퇴하기 무섭게 상대방의 복지 정책의 허점을 찔러대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한나라당은 무상 급식·보육·의료 및 반값 등록금을 핵심으로 하는 민주당의 ‘3+1’ 무상복지 시리즈를 대대적으로 공격했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26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의 무상복지 시리즈는 무모한 얘기로 국가재정은 마르지 않는 샘이 아니다.”라면서 “무상복지에 투입하는 돈은 30~40대의 노후자금으로, 30~40대는 분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도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주택, 의료와 같이 예측 불가능하고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분야는 선택적 복지로, 저출산고령화대책에 해당하는 보육·교육·노인대책은 보편적 복지로 해야 한다.”며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선택적 복지를 비판하며 보편적 복지가 대세임을 거듭 강조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번 주민투표에서 민생이 이념공세를 이기고, 복지가 토건주의를 이겼다.”면서 “보편적 복지는 이미 시대의 흐름이 됐고, 민주당은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국가 전략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회의에 앞서 당내 보편적복지특위 회의에도 참석해 격려하기도 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진보 대 보수, 복지 대 반복지라는 선명한 대결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면서 “이는 총선과 대선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혁신도시 청약 他지역 거주자도 허용

    앞으로 혁신도시, 도청 이전 신도시 예정지구에 건설되는 아파트에 다른 지역 거주자도 청약할 수 있게 된다. 국토해양부는 지방 이전 공공기관 종사자 등에 대한 주택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혁신도시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25일부터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혁신도시와 도청 이전 신도시에 건설되는 아파트는 세종시처럼 해당 지역뿐 아니라 전국의 거주자들이 모두 청약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도 혁신도시 아파트에 투자 목적으로 청약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전대상 기관 종사자는 특별공급을 통해 가장 먼저 공급하고, 지역 거주자에게는 지역우선 공급을 하게 된다. 다른 지역 거주자는 이전대상 기관 종사자나 지역 우선 거주자 물량이 남는 경우 청약이 허용된다. 개정안은 또 혁신도시 아파트를 지방 이전 공공기관 종사자에게 분양할 때 일반 공급물량의 일부를 3자녀·신혼부부 등 정책적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공급하는 ‘특별공급’을 허용하고, 혁신도시 내 학교·병원·기업 종사자도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10년 이상 장기복무 군인은 거주지 제한 없이 아파트를 청약할 수 있도록 하고, 제주 영어교육도시 내 학교 근무자들도 해당 지역 내 건설하는 주택을 특별공급 받을 수 있게 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기고] 보금자리주택관련 논쟁을 바라보며/정의철 건국대 부동산학 교수

    [기고] 보금자리주택관련 논쟁을 바라보며/정의철 건국대 부동산학 교수

    최근 과천과 서울 강일, 고덕 인근지역이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후보지 선정과 관련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핵심 정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되는 바가 크다. 사실 보금자리주택정책은 최초 시범지구 지정 이후부터 여러 가지 비판적 의견을 받아 왔다. 토지 보상과 관련한 원주민들의 민원뿐 아니라 분양가격의 적정성, 재원 마련의 가능성, 보금자리주택 공급의 속도, 주택공급에서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 민간분양시장을 포함한 주택시장 전반에 미치는 효과 등 여러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번 논란은 다른 측면이 있다. 후보지 대부분이 대규모 공동주택 지역, 특히 재건축 예정지역과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민간 주도로 추진되는 재건축사업은 기존 가구수보다 많은 아파트를 추가하여 일반에게 분양함으로써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진행의 핵심 요인이다. 그런데 지난 수년간 추진해 왔던 재건축사업지의 인근지역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어 주택이 대량으로 공급되면 주택가격이 내려가고, 이로 말미암아 재건축단지의 일반분양분 아파트 분양가가 낮아져서 추가 부담금을 더 내야 하는 등 재건축사업이 원만하게 추진되지 않는 상황을 주민들은 우려하는 것이다. 과밀 개발, 교통 악화, 기반시설과 녹지공간 부족 등도 문제다. 주택가격이 최소한 물가상승률만큼도 오르지 못하는 현재의 주택시장 여건에서 주택가치 하락이나 주거환경 악화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는 일면 이해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그러나 주택가격 형성에는 입지여건이나 거시적 경제여건의 영향이 크며, 특정지역에 공급된 주택이 인근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새롭게 형성되는 주거단지가 기존 주거단지와 조화롭고 상호보완적으로 개발된다면 해당 지역은 주거와 상업적 측면에서 주변지역의 핵심기능을 수행하는 중심지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도권 내의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분양주택 공급과 OECD 국가 평균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보금자리주택 건설이 어려워지면 앞으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이다. 주민들과의 갈등이 조정되지 못하는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 이제 주택정책은 주택 공급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지역과의 조화, 도시기능의 보완, 고용 창출 등을 통해서 해당 지역의 발전과 당사자들의 상생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도시정책과 연계되어야 한다. 교통, 기반시설, 녹지공간 등의 문제는 충분히 검토하고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여 장기적으로 해당 지역이 쾌적한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보금자리주택의 공급 규모, 속도, 민간과의 역할 분담, 그리고 인접지역 재건축, 재개발 때 임대주택 의무비율 등에 대한 제도 개선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피해를 준다는 인식을 전환하고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진정한 정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 [日 신용등급 강등] “日 쇼크는 없다… 美 더블딥 가능성 희박”

    [日 신용등급 강등] “日 쇼크는 없다… 美 더블딥 가능성 희박”

    “일본 신용등급 강등이 일본 경제는 물론 다른 나라에 미치는 여파는 적을 것입니다.” 전 세계 증시가 가까스로 패닉 상태를 벗어나고 있는 시점에 전해진 일본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대해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미국 신용등급 하락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채 원장은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경제 면에서 일본의 존재감이 약했고 일본 경제 문제는 익히 다 알려진 것이기 때문에 시장도 충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이 느리긴 하지만 회복 단계에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고 유럽의 ‘9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미국에 이어 일본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심리적 영향이 컸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일본은 그동안 경제 면에서 존재감이 약했기 때문에 신용등급 강등이 일본 경제에 충격을 줄 리 없고 다른 나라에 대한 여파도 적을 것 같다. 더구나 대지진 충격에서 벗어나는 상황이라 더 나빠진다고 보지 않는 것이다. →일본도 그렇고, 신용평가사들이 정치 상황을 예전보다 더 많이 고려하는 것 같다. -유럽재정 위기 대처 과정에서 프랑스와 독일의 이견,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대립에서 나타난 것처럼 정치 요소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내년이면 미국, 우리나라, 러시아 등에서 대선이 있고 중국도 차기 공산당 지도부를 선출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적 불확실성을 좀 더 고조시킬 수 있다. 반대로 정치가 잘되면 모든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이런 점을 신용평가사들도 깊이 생각하고 많이 반영하는 것 같다. →미국이 앞으로 일본과 같이 ‘잃어버린 10년’이 될 가능성은. -일본처럼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은 실물경제가 살아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 주택 시장과 실업률은 개선될 것으로 본다. 그동안 재정이 실물경제를 충분히 이끌지 못했지만 일본과 달리 미국은 잘할 것으로 믿는다. 물론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예측보다 훨씬 낮았다. 많은 부품 공급을 일본에 의지하는데 대지진으로 차질을 빚은 영향이 굉장히 컸다. 여기에 유럽 재정 불안,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충격까지 왔다. 그래서 침체에 푹 빠진 것처럼 보이는데 지표를 보면 등락은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 더블딥으로 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 다만 회복 자체는 지난해 말, 올 초보다는 훨씬 더디게 갈 것이다. →유럽의 9월 위기설은 실체가 있나. -9월에 그리스 채무 재조정 협상이 윤곽을 드러내고 이탈리아의 90억 유로 국채 만기가 도래한다. 실체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가능성으로 보면 위기라고 부를 수 없다. 그리스 채무 조정 부분은 이미 시장에 다 반영돼 있다. 이탈리아는 경제 펀더멘털이 좋다. 관광·서비스업도 좋지만 제조업도 튼튼하다. 무역 수지는 적자지만 다른 남유럽보다는 폭이 현저하게 적다. 저축률도 높고 국채 75%를 내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위기설은 경고를 주는 것이다. 실제 그렇게 갈 가능성은 적다. →26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어떤 카드를 꺼낼 수 있을까. -시장은 3차 양적완화를 기대하는 것 같은데 당장 심리적인 효과는 줄 수 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달러 가치 하락 등 결국 부정적인 효과가 크다. 2차 양적완화 때도 실물경제에 영향은 크게 못 주고 인플레이션만 가져왔다. 그래서 버냉키 의장도 부담을 갖고 있을 것이다. 당장 경제적 자신감, 시장 신뢰 회복이 꼭 필요하다면 미래 부담을 감수하겠지만 지금은 그럴 단계가 아니다. 필요했다면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발표했을 것이다. 단기 채권을 장기 국채로 전환시키는 것과 같은, 간접적으로 유동성을 푸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양적완화에 비해 심리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다. →27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연설을 한다. -유럽 위기는 폭발하지 않더라도 계속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할 것이다. 궁극적인 해결책은 재정 통합이다. 이는 유럽연합(EU)과 유로 체제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길이다. 그럼에도 해결책은 유로 채권이라고 본다. 그래서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 입장에서는 유럽 재정 위기 완화를 중점 사안으로 보면 EU 재정 통합을 어떻게 끌고 나갈지 자세한 이야기는 못 해도 언급은 하지 않을까 싶다. →국내 경제가 외부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다는 지적이 있는데. -단기적으로 자본 유입 규제 장치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내수 시장을 확대하고 외국인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우리나라의 내수 비중이 낮은 것은 서비스 시장 생산성이 60%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출 비중이 높다고 수출을 줄일 수는 없다. 서비스 산업 생산성을 높여 국내총생산(GDP) 파이를 키우는 게 방법이다. 규제를 풀고 대외적으로도 개방해야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이 높아진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채욱 원장은] ▲1953년 전북 익산 ▲중앙고, 고려대 독어독문학과, 웨스턴미시간대 경제학 석사, 미시간대 국제경제학 박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책임연구원 ▲KIEP 무역정책실장 ▲KIEP 국제경제(제도)실장 ▲KIEP 부원장(2000~2005년) ▲KIEP 한·미 FTA 연구단장(2006~2007년) ▲KIEP 원장(2008년 5월~)
  • 가계 3중고

    가계 3중고

    22일 오전 직장인 박모(30)씨는 출근길에 대출을 권하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보통 문자메시지로 광고하던 ‘○○캐피탈 김미영 팀장’이 적극적으로 전화 영업을 시작한 것이다. 박씨는 “그러지 않아도 은행권 가계대출이 어렵다는 보도 이후 대출 광고 문자를 부쩍 많이 받는다.”면서 “돈 쓸 일은 많은데 은행을 이용하기는 어려워지니 대부업체만 좋은 일 생겼다.”고 꼬집었다. ●이사철 전세대출 수요 ‘꿈틀’ 은행이 돈줄을 죄면서 가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금을 올려줘야 할 서민들 사정이 딱해졌고, 추석 대목을 맞아 급전을 융통해야 할 자영업자도 돈 구할 길이 막막해졌다. 폭락장에 이어 중장기 실물경제 악화 전망 속에서 빚 갚을 여력이 적은 중산층 가계도 혹시 은행이 상환 독촉을 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제한적인 대출을 이어가는 은행 창구에서는 “왜 하필 지금이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돈쓸 일 많은데… 대부업체만 살판나” 당장 가을철 이사를 앞둔 전세 시장에서는 대혼란이 예상된다. 기업·국민·신한·우리·하나 등 5개 은행의 지난달 전세자금 대출은 6월보다 8.8%(3331억원) 증가한 4조 1270억원이다. 이달 들어서 지난 17일까지 939억원이 추가되는 등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본격적인 이사철이 다가오면 7월 증가분보다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은행들은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 재원인 국민주택기금이 담당하는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각종 제한으로 인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수요층이 얇은 편”이라면서 “실수요대출인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급격하게 늘어날 경우 대처법을 못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잔액을 월 0.6% 이상 증가시키지 못하게 규제할 경우 실수요대출 일부를 중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은행 빚을 쓰고 있는 가계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유모(37·여)씨는 “은행이 우대금리 1.0% 포인트만 철회해도 한 달 이자가 몇 십만원씩 더 나간다.”면서 “그렇다고 몇 년간 기다린 재건축 계획이 이제 잡혔는데, 무리해서 산 집을 팔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 주인들이 이자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길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렇게 되면 하반기 전셋값 상승률이 높아지는 등 은행의 대출 억제 영향이 부동산 시장에까지 전이될 수 있다. ●추석대목 앞둔 자영업자도 막막 담보대출로 사업 초기자금을 만들고 신용대출로 운영자금을 마련하던 자영업자들도 울상이다. 다음달 12일 추석을 앞두고 은행권이 추석특별자금 대출을 늘렸지만, 자영업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다. 기업은행과 농협이 2조원씩, 하나은행이 1조원, 부산은행이 5000억원씩 추석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생색내기 지원’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자영업자에게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한데, 추석자금은 곧바로 회수되기 때문에 근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모(51)씨는 “은행은 이번에 대출을 옥죄었지만, 저축은행 사태 이후 2금융권에서는 이미 500만원 대출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일부만 적용대상인 정책자금을 뺀 대출이 중단되면 사실상 쓸 수 있는 자금이 사채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공공기관 외래어 남발로 不通비용 연간 114억원

    ‘LH’, ‘HF’, ‘NH’ 등 뜻을 알 수 없는 외래어 명칭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세계화라는 명분으로 치부해 버린다. 이것들은 모두 공공기관의 대표 이미지(CI)로 ‘LH’는 ‘Land’와 주택 영역의 ‘House’의 앞글자를 딴 한국토지주택공사를, ‘HF’는 ‘Housing Finance’의 앞글자만 딴 말로 주택금융공사를, ‘NH’는 농업협동조합을 가리킨다. 또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도로공사, 농수산물유통공사의 대표 이미지도 각각 ‘K-Water’와 ‘EX’, ‘aT’다. ●한국민 용어 인지도 55점 ‘낙제’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공공언어 개선 토론회에서 서강대 이정훈 교수가 발표한 공공언어 인지도 조사 보고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의 행정용어에 대한 인지도는 55점으로 낙제점이다. 국립국어원은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어려운 용어로 발생되는 경제적 손실 비용을 산출했다. 국어원의 ‘공공언어 개선의 정책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어려운 행정용어 때문에 시간 손실 비용이 인터넷이나 사전을 사용할 때 68억여원, 주위 사람에게 물을 때 31억 5000여만원, 기관에 직접 문의할 때 14억 8000여만원으로 모두 114억 4000여만원(연간)에 이른다. 낯선 행정용어는 국민과 소통이 안 될 뿐만 아니라 경제 손실까지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를 가릴 것 없이 앞다퉈 외래어를 사용하고 있다. ‘Hi Seoul’, ‘Dynamic Busan’, ‘Lively Gangwon’은 각각 서울, 부산, 강원의 CI이다. 해당 지자체에서는 “관광객 등 지역을 찾는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각인시키기 위해 선택한 것이다.”라고 해명한다. ●기관명·CI·정책명까지 정책의 명칭도 마찬가지다. ‘마더세이프(Mother safe) 프로그램’, ‘보육바우처’, ‘U-Health’, ‘드림스타트’(Dream Start), ‘기업 Happy 서포터즈’, ‘희망드림론(Loan)’, ‘스마트워크센터’ 등은 현재 보건복지부와 행안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 이름들이다. 지난 4월 국립국어원에서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마더세이프는 임산부의 건강관리를 위한 정책으로 ‘건강한 엄마되기’라는 개선안을 제시했지만 복지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마트워크는 원격근무를 뜻하는데 외국어를 써서 오히려 정책의 의미가 불분명해졌다. 이 밖에도 농림수산식품부의 ‘스마일재능뱅크’는 농어촌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도시 재능 기부자를 모집하는 정책인데 정책명을 봐서는 도저히 성격을 짐작하기 어렵다. 정체불명의 ‘외계어’도 쉽게 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소식지 이름은 ‘따스아리’로 ‘따스한’과 ‘메아리’를 합친 말이고, 경상남도 경찰들의 다짐대회는 ‘Safe 경남폴’대회다. 김세중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장은 “눈에 띄려고 하기보다는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명을 정해야 한다.”면서 “담당 공무원들은 어려운 외래어 명칭이 정책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신중하게 정책 이름을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요동치는 세계경제] “美·유럽 더블딥 위험수위” 경고에 글로벌 증시 또 ‘경악’

    [요동치는 세계경제] “美·유럽 더블딥 위험수위” 경고에 글로벌 증시 또 ‘경악’

    미국 경제에 드리운 더블딥(이중침체)의 그림자가 시장의 불안감을 공포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세계 증시를 또다시 요동치게 만들었다. 미국 경제가 최악의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 섞인 보고서가 나오고, 이를 뒷받침하듯 부정적 경제지표가 잇따르면서 더블딥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일각의 낙관론을 단박에 덮어버렸다. 미국 증시는 널뛰기를 거듭했고, 미 정부는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증시는 18일(현지시간) 동반 폭락했다. 모건스탠리가 “향후 6~12개월 내에”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였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이 침체에 위험스럽게 접근했다.”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불안정한 길을 가고 있고 신흥시장도 더는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3.9%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3.8%로 낮췄다. 보고서는 ‘유럽이 부채위기에 너무 늦고 불충분하게 대응한 것과 미국이 부채협상을 질질 끈 것’을 거론하며 미국과 유럽 정부의 정책오류도 도마에 올렸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의 경우 현 금융시장 불안의 후유증이 가시화될 “올 4분기가 가장 심각한 시기”라면서 재정 부양 효과가 소진될 내년 1분기 역시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것은 미국 정부가 내놓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2007년 금융위기를 진정시켰던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부채한도 협상으로 스스로 포기했다. 시중에 돈을 더 푸는 팽창적 통화정책은 두 차례 양적완화에서 보듯 실물경제로 흘러들지 않았다. 기업들은 향후 경제전망이 불투명하자 투자를 미루고 돈을 쌓아뒀다. 금융기관들은 제로금리를 이용해 돈을 빌린 뒤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금융권에서만 돈을 돌리면서 월가 배만 불렸기 때문이다. 반면 시중에는 돈이 말랐다. 서민경제와 관련된 작은 기업이나 자영업체인 ‘비법인 업체’들은 2007년에 은행에서 5260억 달러를 대출한 반면 2009년에는 3460억 달러를 상환했고 올해 8월 현재도 수백억 달러를 상환만 하고 있다. 대출은커녕 상환 독촉만 받는 상황에서 일자리 증가와 소비증가는 먼나라 얘기일 뿐이다. 암울한 상황은 각종 경제지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40만 8000건으로 1주일 전보다 9000건 증가했다. 지난달 주택거래실적도 467만채로 전달보다 3.5%나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이 발표한 이번달 소비자신뢰지수(CCI)도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인 -34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5%로 지난 3월 이후 4개월 만에 상승폭을 기록했다.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없지는 않지만 현재는 미 경제에 대한 신뢰가 곳곳에서 무너지면서 낙관보다 비관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 가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불안한 대출공화국] 비정상적 대출 증가… 금리 오르면 가계파산 우려

    [불안한 대출공화국] 비정상적 대출 증가… 금리 오르면 가계파산 우려

    가계부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전문가들은 금융 불안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가계는 거꾸로 부채를 늘리고 있다. 금융 불안이 다시 터지거나 금융위기로 확대되면 가계부채가 ‘뇌관’으로 작용할 소지가 많다. 대다수 은행이 단기적이나마 가계대출을 아예 끊어 버린 탓에 일선 대출 창구에서 혼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칫 돈을 급하게 마련해야 하는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많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은 440조 9000억원, 은행을 포함한 전체 예금취급 기관의 가계대출은 612조 3000억원이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경기상황과 자금수요 등에 따라 증감하지만 최근 3년 6개월간 평균 증가폭은 매월 1조 9000억원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유동성이 많은 상태에서 물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우려에 금리가 상승하면서 가계는 대출금의 이자도 갚을 수 없게 될 수 있다.”면서 “가계의 파산은 다시 주택 가격을 떨어뜨리고, 은행이 담보로 맡은 주택이 부실화되면 금융 시스템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최근의 가계대출은 추세적인 증가율을 한참 벗어나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실물경제의 성장률을 넘는 가계대출은 위험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수준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욱 확대된다면 금융 시스템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가계대출의 구조도 위험에 취약하다. 은행권 가계대출 중 85%는 변동금리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항상 약정된 이자를 내는 고정금리보다 위험하다. 주택담보대출도 단기·일시상환·거치식 위주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80%가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내고 있다. 주택 가격이 크게 하락해 은행이 자금 회수에 나선다면 손쓸 방법이 없다. 특히 저소득층 중 일부는 미소금융, 희망홀씨 대출 등 정책적인 서민 금융 지원으로 대출을 받는 데는 수월해졌지만 오히려 빚이 늘면서 빚에서 탈출할 길이 없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가계대출 연착륙이라는 정부의 목표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급작스럽고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중단으로 가계부채를 경착륙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일부 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거친 방식은 틀렸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가계 대출 증가율을 볼 때 관리를 통해 연착륙시켜야 한다는 방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갔던 한 회사원은 “창구 직원으로부터 대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는 “당장 전세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출받아 주식 투자를 하는 개미의 행태에 제동을 거는 것은 바람직할 수 있겠지만 꼭 필요한 전세 자금 대출마저 막는 피해는 가려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요즘 확 달라진 종로 통인시장 속으로

    요즘 확 달라진 종로 통인시장 속으로

    대형 마트와 할인점 열풍 속에 설 자리를 잃는 재래시장.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많은 정책을 쏟아내지만, 재래시장의 부활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서울 종로구의 통인시장은 최근 몇 달 동안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바로 서울시와 종로구가 주관하는 ‘서울형 문화시장 산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통인시장의 재발견’ 덕이다. 19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지난 4월 ‘통인시장통신’이 발행되면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의 성과를 카메라에 담았다. 시장 한켠의 고객센터 3층에 조그마한 사무실이 꾸며졌다. 윤현옥 발행인은 “시장 상인들과 꾸준히 의견을 나눈 결과 이들이 원하는 것이 ‘슈퍼 전단지’처럼 괜찮은 홍보물을 갖는 것이란 점을 알게 됐다.”면서 “70여 상점의 대표적인 상품들을 재치 있는 문구와 함께 배치하는 방식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발행되는 통인시장통신은 시장 상인들이 살아가는 얘기 그 자체다. 수십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상인들의 뒷얘기나 알뜰 살림법, 시장을 찾은 고객들의 이야기가 미주알고주알 실린다. 윤 대표는 “시큰둥하던 상점 주인들도 이제는 먼저 아이디어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근처 학교 학생들은 시장 곳곳과 주택가에 신문을 뿌린다. 한 학생은 “처음에는 자원봉사 점수 때문에 나왔는데, 재래시장이 마트보다 훨씬 재미있는 곳이란 걸 알게 됐다.”면서 “가능한 한 매월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의 두 번째 단계도 최근 마무리됐다. ‘시장 조각 설치대회’에 서울예대, 추계예대, 서울예고 등의 미술 전공 학생들이 대거 참여했다. 팀을 꾸려 가게를 하나씩 맡은 뒤 독특한 인테리어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발소 앞에는 커다란 가위가 만들어졌고, 채소가게 안에는 과일나무가 자리 잡았다. 주인들은 물론 손님들도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아이와 함께 시장을 찾은 주부 김영옥(37)씨는 “예전엔 좁고 낡은 시장이었는데, 이제는 예술적인 느낌까지 든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매출이나 유입 인구 조사를 진행 중인데,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의 롤 모델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스튜디오 대담-박홍기 사회부장의 주민투표에 부쳐, 진경호의 시사 콕-사재출연 이어 가려면, 재해보험 가입 늘리려면, 추석 선물에 판도 변화, 투혼의 파이터로 불러 달라, 손형준의 눈-금보다 값진 땀 등이 방영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법 개정에 최소 3~4개월 가을 전셋값 잡기엔 역부족

    정부의 전·월세 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앞에 닥친 올가을 전세난을 해소하는 데는 미흡하다는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번 대책이 세제와 주택공급, 자금지원이 망라된 종합 처방이기는 하지만 단기간에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세제 파격지원 투기수요 유입 우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수요를 조절해야 하는 매매시장과 달리 전세는 수요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아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제도가 시행되기 위한 법률 개정과 운용계획 변경에만 최소 3~4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 소득공제 확대(소득세법 개정)와 주거용 오피스텔 임대사업자 등록 및 세제 지원(임대주택법 및 지방특례제한법 개정), 전문임대주택 관리회사 도입(임대주택법 개정) 등은 12월에나 추진이 가능하다. 핵심인 수도권 매입임대사업자 세제지원 요건 완화(소득·종부·법인세법 시행령 및 소득세법 개정)도 10~12월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임대사업자들이 대출을 이용, 임대사업을 하면 대출이자를 전세나 월세로 떠넘겨 오히려 전·월세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전세물량 부족은 주로 아파트에서 일어나는데 임대사업자들은 원룸 등의 매입을 선호한다.”면서 “통상 월세를 선호하는 임대사업자의 특성상 임대료 상승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파격적인 세제 지원으로 인해 주택시장에 투기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오피스텔(주거용)에도 임대주택에 버금가는 세제 혜택을 준다는 계획 때문이다. ●임대업자 월세 선호… 가격 상승 초래 이 밖에 소형주택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 배제의 혜택이 연간 최고 10만원 안팎에 불과해 전시성 대책이란 비판도 나온다. 조민이 에이플러스 리얼티 팀장은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를 분산하는 방안은 재산권 침해의 여지가 있다.”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금 금리인하도 부부 합산 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여야 가능해 까다롭다.”고 말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도 “정부가 그동안 주택 소유를 전제로 한 주택정책만 펼쳐 오다가 전·월세 등 임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대책을 내놓으니 땜질식 처방만 나온다.”면서 “시프트와 같은 전세전용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등 국가가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임일섭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센터장도 “전세 대출을 늘리는 ‘대증요법’은 전셋값이 오를 때마다 한도를 계속 올려야 해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내년 대학등록금 10% 인하…당정, 1조5000억 지원 추진

    내년 대학등록금 10% 인하…당정, 1조5000억 지원 추진

    정부와 한나라당은 17일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1조 50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학 등록금 10% 인하를 위해 내년 정부 예산 1조 500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당의 요구를 정부가 수용할 방침이다. 당정은 국회에서 민생예산 2차협의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김성식 당 정책위부의장이 전했다. 김 부의장은 “최종 합의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정부와 의견 접근을 이뤘다.”면서 “정부는 대학 구조조정 방안과 지원방식에 관한 세부적인 설계를 거친 뒤 지원금액을 발표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ICL)와 관련해서는 무이자 적용 대상을 소득 하위 20%에서 30%로 확대하고 군복무 중인 현역 사병들에 대해서는 이자를 일괄 면제하기로 했다. 김 부의장은 “이에 따라 한국장학재단의 출연금이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현역 사병들에 대한 이자 지원에는 약 300억원 규모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장학금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 같은 내용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지원방안 및 규모는 다음 달 7일 3차 당정협의에서 확정될 계획이다. 한편 정부와 한나라당은 18일 당정협의를 갖고 하반기 전·월세 시장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회의가 전격 취소됐다. 정부는 수도권 민간 매입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세제 지원 요건을 추가로 완화하는 방안의 대책을 단독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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