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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로금리 2015년 중반까지 연장… 고실업률 낮추기 ‘파격’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무제한 채권 매입이라는 ‘3차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1, 2차 양적완화와 달리 시행 기간과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높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특단의 ‘파격’이다.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버냉키 의장은 “일자리를 최대한 창출하는 게 연준의 목표”라면서 “노동시장 개선 기미가 나타날 때까지 부양 조치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높은 실업률이 수백만 미국인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미국 고용시장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날 연준이 내놓은 조치는 크게 채권 매입과 초저금리 기조 유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매월 400억 달러(약 44조 7300만원) 규모의 주택담보부채권(MBS)을 사들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단기 채권을 팔고 월 450억 달러가량의 장기 채권을 사들이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프로그램도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준이 보유하는 장기 채권은 연말까지 매월 최대 850억 달러씩 늘어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장기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냄으로써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활성화하고 경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둘째는 2008년 12월 경기 부양을 위해 제로(0) 수준으로 낮춘 정책 금리를 2015년 중반까지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2014년 말로 정한 시한을 6개월 더 연장했다. 시장은 환영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작용이 더 많을 것이라는 우려와 기대 이상의 대책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엇갈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경제연구소의 이선 해리스 소장은 “지난달 8.1%였던 실업률이 7%로 떨어질 때까지 연준의 채권 매입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2009년 2월 이후 계속 8%대에 머물러 있다. 연준은 내년 말에는 실업률이 7.6~7.9%, 2014년에는 6.7~7.3%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설익은 대책에 시장 혼란… “되레 수요자만 골탕”

    설익은 대책에 시장 혼란… “되레 수요자만 골탕”

    “잔금을 먼저 낸 사람은 봉이냐.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부가 되레 수요자만 골탕 먹이고 있다.”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감면 등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양도세 면제 대상 아파트 기준이 오락가락하는 데다 이미 잔금을 낸 계약자들은 취득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소득이 높지 않은 근로자는 원천징수 근로소득세 인하에 따른 기존 납부금을 한꺼번에 돌려받지 못할 여지가 크다. 설 익은 채 내놓은 대책이 시장의 혼란만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13일 부동산업계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가장 논란이 되는 사항은 양도세 면제다. 정부는 10일 “올해 말까지 발생하는 미분양 주택을 취득하면 향후 5년간 발생하는 양도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100% 감면해 주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국토해양부는 양도세 면제 대상 미분양 주택을 ‘개정법안 시행일 현재 미분양 상태’로 바꿨다. 올해 말까지 신규분양 대기 중인 8만여 가구는 제외된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 계획도 어그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거래 활성화 대신 부동산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야당 측 반대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릴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취득세를 감면받으려면 국회 상임위 통과일인 법 시행일 이후 올해 안에 잔금을 납부하거나 등기를 해야 한다.’는 조항은 청약시장의 왜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최근 잔금을 받고 있는 현장에서의 혼란이 상당하다.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H건설사는 대책 발표 전에 잔금을 완납한 계약자들에게 시달리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정책으로 생돈이 날아가게 생겼다.”는 것이다. 반면 아직 잔금을 완납하지 않은 계약자들은 “상임위 통과일을 기다렸다가 잔금을 내겠다.”며 버티고 있어 이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 단지의 84㎡대 아파트는 취득세 감면 여부에 따라 400만원 정도 세금 차이가 난다. 분양 작업 자체를 중단한 곳도 있다. D건설 관계자는 “대단지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 중이지만 가계약한 실수요자들이 본 계약을 상임위 통과 이후로 미루는 바람에 분양작업을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취득세와 양도세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는 계약을 마치고도 잔금을 미루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주택협회는 이날 “세금 감면 조치를 대책 발표일인 지난 10일로 소급적용하고, 올해 말까지인 기간도 내년 말로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원천징수 근소세의 환급은 월 납세액을 감면해 정산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매월 20만원을 원천징수로 낸 근로자는 원천징수 금액이 평균 10% 정도 내린 데 따라 8개월 동안 초과 징수된 16만원을 돌려받는다. 이달 예정 징수액 18만원에서 초과 징수된 16만원을 빼고 2만원만 부과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월급여 300만원 내외의 근로자는 기존에 낸 원천징수 근소세를 이달에 모두 환급받기 어렵다. 3인 가구 기준으로 월급여 300만원인 근로자가 지난 8개월간 초과해 낸 근소세는 12만 560원. 이달 징수액 3만 2490원을 내지 않아도 8만 8070원이 남는다. 징수액 차감은 11월까지 돌려받게 된다. 같은 소득의 4인 가구 역시 3만 5310원이 남는다. 저소득층 가정이 상대적으로 지원을 적게 받는 모순이 발생한다. 류찬희·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저출산·고령화시대 맞춤형 마스터플랜 짜야

    영국의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한국이 현재의 최저 출산율을 지속한다면 인구 감소로 소멸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적이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출산장려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초등학생 수가 10년째 줄어들면서 사상 처음으로 3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고 한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주말 중장기전략 실무조정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인구구조의 변화가 줄 파급 효과는 더 크고 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보다 과감하고 근원적인 처방이 요구되는 이유다. 정부는 5년간 75조 8000억원이 투입되는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이미 2년 전에 마련했다. 인구구조의 변화 속도에 맞춰 궤도 수정을 할 여지는 없는지 총체적으로 점검하기 바란다. 재정 지원에 주로 의존하는 정책으로는 출산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 스웨덴 등 선진국들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정부가 오는 11월부터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보건복지부장관에서 대통령 소속으로 격상하고, 위원들도 차관에서 장관으로 바꾼다고 하니 정책이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생산가능 인구 비중이 정점을 지나 자산 수요가 급감하면서 부동산 버블 붕괴와 금융 위기를 맞았던 일본이나 미국, 스페인, 아일랜드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선제 대응해야 한다.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시점이 당장 내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가 경제에 큰 충격을 주는 ‘인구지진’(Age quake)에서 예외일 수 없다. 그런 만큼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인력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근로자 수입에 의존하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가령 가족과 함께 우리나라로 유학을 오는 외국인들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줘 이공계 고급인력을 확보하고 외화도 들어오게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 고령사회는 피할 수 없기에 가정간호사업, 유비쿼터스 건강안심시스템, 노인주택 등 고령친화산업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
  • “기존사업도 못해… 지자체가 봉이냐”

    “기존사업도 못해… 지자체가 봉이냐”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에 지방자치단체는 죽을 지경입니다. 자치단체장들도 주민들에게 지켜야 할 약속이 있습니다.” 미분양 주택에 대한 취득세·양도세 50% 감면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9·10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표면화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방세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신규사업뿐 아니라 연속사업까지 재검토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전국 광역단체장들로 구성된 시도지사 협의회는 12일 “정부가 지자체의 여론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해 지방 주민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면서 “대응책과 함께 정부 규탄 성명 채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울산시는 오토밸리로 2공구 개설공사, 바이오화학 실용화 센터 건립, 옥동~농소 간 도로개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및 연구개발사업의 정상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충북도는 내년에 착공 예정인 오송산학융합지구 건설 사업비 투자계획과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주기업에 부지 매입비의 25%를 지원하는 사업을 변경하거나 연기하는 것을 고심하고 있다. 부산시의 경우 취득세 감면분이 올 사업예산에 이미 반영돼 있어 각종 현안사업의 차질이 우려됨에 따라 취득세 감면분의 보전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정부에 보냈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자체는 이미 마른 수건도 다시 짜야 할 형편이라 정부의 보전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시의 경우 정부의 이번 조치로 연간 지방세수 손실이 8000억원(부동산 거래 침체로 인한 부족분 6000억원 포함)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상범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현재 무상 보육료 문제로 서울시 전체 예산에서 1800억원이 부족한 상태”라면서 “취득세 감면으로 인한 지방세수 감소로 신규사업뿐 아니라 시설개선 사업 등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도 축소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9·10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으로 재정압박을 받는 지자체에 약 7000억원의 보전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지난해 보전금 2조 3293억원 가운데 2361억원도 아직 지급하지 못한 상태이다. 송한수기자·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하늘 모르던 분양가 낮추고 주택부족 수도권 공급 숨통

    보금자리주택은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대표 주택 상품이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150만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지어 분양, 임대하는 것을 주택 정책의 근간으로 삼았다. 보금자리주택이 나온 지 4년이 지난 지금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 살펴봤다. 전문가들은 일단 정부가 내놓은 보금자리주택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기만 하던 아파트 분양가를 잡았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당시 아파트 분양가는 주변 지역 시세 대비 10~20% 높게 책정되면서 집값 상승의 원흉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을 도입할 당시 부동산 가격과 분양가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보금자리주택이 주변 지역보다 20~30% 정도 싼 가격에 주택을 공급하면서 전반적으로 시장의 분양가를 낮춘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 감시팀 간사는 “강남에는 정말 반값으로 공급되면서 서민·중산층의 주거와 집값 안정에 기여를 했다.”면서 “이후 보금자리주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고 이로 인해 집값이 안정화되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공급이 절실했던 수도권 주변에 주택을 공급한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수석팀장은 “서울에서 15~20㎞ 정도 떨어진 지역에 대한 주택 공급이 절실했는데 보금자리를 통해 이를 일부 해소했다.”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도심 접근성이 좋은 주택을 서민과 중산층에 제공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당시 서울 인근에는 주택 공급이 부족해 2기 신도시가 만들어지던 시점”이라면서 “어떻게 보면 2기 신도시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지만 다르게 보면 도심의 주택 수요에 맞춰 적절하게 주택을 공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민간주택시장을 위축시켜 부동산 거래를 얼어붙게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금자리주택을 본 주택 수요자라면 집을 사는 것을 망설이게 되는 게 당연하다.”면서 “이들이 집을 사지 않으니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현규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집을 안 사면서 전셋값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구매 능력이 있는 주택 수요 대기자에게는 전셋값 상승이 별 문제가 아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전세를 사는 서민들에게는 큰 압박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기 보금자리주택이 임대보다 분양에 초점을 맞춘 탓에 그린벨트라는 공공재를 개발해 발생한 이익이 몇몇 개인에게만 돌아갔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 교수는 “강남에 분양된 보금자리주택은 사람들에게 ‘로또’로 불렸다.”면서 “차라리 분양가를 제대로 받아 그것을 서민들을 위한 임대주택 사업에 활용하는 것이 주거 복지 차원에선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차값 특별할인까지… K5 최대 85만원↓

    차값 특별할인까지… K5 최대 85만원↓

    정부가 개별소비세 1.5% 포인트 인하와 미분양 아파트 양도소득세 5년간 감면 등 경기 부양책을 내놓자 기업들이 발 빠르게 ‘맞춤형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세금 인하분 외에 가격을 추가로 인하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고, 주택업체들은 양도세 할인에 맞춰 미분양 아파트 판촉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는 8만 5543대로 지난해 8월보다 24.8%가 감소했고 전월보다는 29.6%나 줄었다.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도 2.8% 감소했다. 위기감이 높아서인지 대응책도 빨리 나왔다. 11일 현대기아차는 정부의 내수 부양정책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특별 할인 판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연말까지 출고되는 차량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차종별로 10만∼150만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이는 출고 후 5년 이상 지난 노후차량 보조금 지원과 특별 판촉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다. 이번 개별소비세 인하로 현대기아차의 차량 가격은 21만∼257만원 떨어진 상태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와 특별 추가할인으로 67만~85만원 싸진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번에 정부에서 내놓은 개별소비세 1.5% 포인트 할인을 활용, 내수 판매를 확대하려고 내놓은 조치”라고 설명했다. 수입차 업체인 한국토요타는 토요타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 가격을 각각 40만원과 50만원씩 낮췄다. 렉서스 GS450h는 90만원이 내려갔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도 이날부터 판매가를 최고 70만원까지 내렸다. 주택업계도 미분양 대책에 따른 판매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미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양가 할인을 진행하고 있어 가격 중심의 판촉 전략은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일부 주택업체들은 보통 미분양이 6개월 이상 지속돼야 들어가는 분양가 할인을 좀 더 일찍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현재 분양가 할인이 들어간 아파트값을 더 내리기는 힘들다.”면서 “대신 아직 분양가 할인 적용이 되지 않은 미분양 물량에 대해 선제적으로 할인 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시행사와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 운영

    앞으로 보금자리주택지구 등을 제외한 지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정부는 11일 국무회의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하고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당초 의원 입법을 통해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전면 폐지’를 추진했으나 국회 반대에 부딪히자 정부 입법으로 선회했고 내용도 ‘탄력적 운용’으로 변경했다. 개정안은 주택 사업 주체가 일반인에게 공급하는 공동 주택의 분양가 상한제를 시장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는 개정안에서 분양가 상한제 대상 주택을 ▲보금자리주택 ▲보금자리주택에서 건설·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 이외의 주택 ▲주택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등할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서 시행령이 정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지역의 주택으로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분양가 상한제는 주택정책심의위원회 심의에서 지정한 주택에 한해 적용된다. 국토부는 보금자리주택과 공공택지에 건설되는 공공·민영 아파트, 집값 급등 지역 및 우려 지역에 건설되는 아파트를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으로 묶고 나머지는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집값 급등 및 우려 지역은 시행령을 개정해 주택거래신고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지정 기준에 맞는 지역으로 정할 계획이다. 또 실제 집값이 오른 곳만 상한제가 적용되도록 대상 지역을 동(洞) 단위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현재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어 당분간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선정되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또 분양가 상한제가 해제되면 분양권 전매 제한 제도도 함께 풀리기 때문에 주택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전매 행위 제한 대상으로 지정한 경우 일정 기간 전매 행위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독서의 해-도서관에서 길을 묻다] (3회) 도서관,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다

    [독서의 해-도서관에서 길을 묻다] (3회) 도서관,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다

    ■경기 용인 ‘느티나무 도서관’ 경기 용인시 수지의 한 주택가. 세련된 회색 건물로 다가갈수록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커진다. 건물 외벽에 쓰인 문구가 한눈에 확 들어온다. “느티나무 한 그루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책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넓은 세상을 만나고 경쟁보다 먼저 어울림을 배우기를 바랐습니다.” 느티나무도서관의 첫인상이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주택가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도서관 문을 열면 책보다 먼저 동아줄로 연결된 그네가 방문객을 맞는다. 그 뒤 정면에, 책들이 가득하다. 벽마다 서고가 있다. 높은 천장으로 받아들이는 햇빛이 포근한 느낌을 준다.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구석구석, 퍼질러 앉을 수 있는 공간마다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책을 읽는다. 자연과학 서적을 즐겁게 읽고 만화책을 보는 모습은 사뭇 진지하다. 아이 책 따로, 어른 책 따로 두지 않고 문학과 비문학으로 나눠 각각 1·2층에 배치했다. 아이가 어른 과학책을 읽어도 되고, 어른이 아이 그림책을 읽어도 좋다. 책을 읽는 데는 남녀노소, 경계가 없다. “이 책을 읽어라, 청소년에게는 이런 책이 좋다는 식으로 추천 목록을 두지 않아요. 청소년들이 모인 ‘책사이’나 ‘비행클럽’, 추리소설 모임인 ‘미스클럽’ 등 11개 동아리가 활동하면서 읽을 만한 책을 모아둔 곳이 있어요.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이 되면 이 책꽂이를 참고하면 되고요.” 천서영 서비스2팀장의 설명이다.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는 카운터 높이는 1m도 안 된다. 덕분에 아이들도 편하게 사서나 자원활동가들과 대화할 수 있다. 일반 책에 점자 필름을 붙인 도서를 만들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지체장애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승강기도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중심에 뒀다. “보통 장애인용 승강기는 한쪽 구석에 있어요. 장애인들은 그런 것을 볼 때마다 마치 오지 못할 곳에 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네요.”(천 팀장) 이곳의 유일한 수익사업 공간은 지하 1층 카페 ‘전기요금’이다. 이름처럼 수익은 모두 도서관 전기요금을 내는 데 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여는 헌책장터에서 버는 돈 역시 운영비로 사용한다. 헌책장터, 저자와의 만남, 책 전시회, 책 읽어주기 등 책을 매개로 한 모든 일들이 전체 면적 1000여㎡가 조금 넘는 이 건물에서 벌어지고 있다. “느티나무 도서관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수 없다.”고 동네 사람들이 말한다는데 실로 그럴 만하다. 굳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교복 입은 여학생들은 계단 밑 사랑방에 퍼질러 앉아 수다를 떨고, 남학생들은 2층 영화방에서 만화영화를 보기도 한다. ‘도서관에서 할 일’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모습이 이곳에 있다. 하루 평균 102명이 오가고 543권이 대출되는, 지역사회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이런 역할 변화를 전국에 전파하고 있다. 2007년에는 서울 신림동 난곡주민도서관 새숲을, 2008년엔 부산 화명동 맨발동무도서관과 대전 문지동 모퉁이어린이도서관을 친구도서관으로 만들었다. 매달 책구입 예산비 100만~200만원을 지원하고, 운영자·사서 워크숍을 하는 등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서울 성북구청과 달빛마루도서관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황광선 느티나무도서관재단 사무국장은 도서관 운영 비결에 대해 “책만 많이 꽂아놓으면 도서관이 자연히 운영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먼저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황 국장이 지적하는 부분은 ‘사람’과 ‘장서’에 대한 개념이다. 특히 사서가 중요하다. 사서를 비정규직이나 자원봉사자로 활용하는 것을 비판했다. 도서관법 시행령 제4조 1항에 공공도서관은 면적(330㎡당)과 장서(6000권당) 기준으로 사서 직원을 채용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지켜지지 않는 곳이 부지기수다. 곽철완 강남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조사한 ‘공공도서관 사서직 인력 현황’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경기 광주시 등 17개 기초자치단체에서 공공도서관은 2008년 59개관에서 2011년 95개관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사서 채용률은 2011년 현재 도서관 1곳당 1.1명 수준에 불과하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이윤남 관장을 포함해 직원 10명(인턴 2명·순회 사서 1명 포함)이 운영한다. 사서 7명에 자원활동가가 무려 250명이다. 황 국장은 “작은 도서관을 수십개 만드는 양적 팽창보다 앞으로 도서관 운영에 대한 질적 성장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사서를 제대로 기용·배치하고 예산 확보 등을 도서관 정책의 우선순위에 둘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100년 전통 ‘뉴욕공공도서관’ 1911년 개관해 100살이 넘은 뉴욕공공도서관(NYPL)은 ‘지성의 성지(聖地)’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도서관이다. 시 예산과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이용자가 연간 1600만명에 이른다. 책을 빌려주는 전통적 도서관 범주에서 일찌감치 벗어나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을 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도서관 사서들은 단순히 책만 찾아주는 게 아니라 이용자가 찾는 책을 보고 필요한 상담자나 의사를 소개하는 등의 ‘시민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NYPL이 좋아서 이사를 못 간다.”는 시민들이 있을 정도다. NYPL이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신문은 지난 7일(현지시간) NYPL 측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 비밀을 들어봤다. →전통적인 도서관의 역할에서 변신을 추구하는 이유는 뭔가. -지난 100년 이상 우리 도서관은 수백만 이용자의 지식 원천이었다. 앞으로도 미래를 내다보면서 우리의 전설을 이어갈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쉼 없이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변신의 바탕에는 모든 연령대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열정적으로 도서관을 지역사회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즉, 책과 아이디어, 서비스, 각종 공공 프로그램 등을 통해 도서관과 시민 생활을 이어주는 시스템을 지향한다. 우리는 작가, 연구원, 이민자, 학생 등 우리의 고객들에게 각종 행사와 전시회, 온라인 검색 등을 최대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도서관을 직접 찾거나 온라인으로 방문하는 이용자들에게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변신하는 것이다. →지나친 변신을 반대하는 여론도 있는데. -이용자 중에는 책, CD, DVD 대여 등 전통적 도서관 역할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리서치를 위해 온라인으로 자료를 빌리고, 사진을 얻으려고 ‘디지털 갤러리’를 찾는 고객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각종 행사나 강좌 등을 통한 주민 간 상호교류를 위한 공간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이용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NYPL이 제공하고 있는 ‘시민 밀착형’ 서비스는 무엇인가. -‘교육 및 학습’ 프로그램으로는 영어, 수학, 미술, 컴퓨터 교육은 물론 교사 준비 과정 과목도 있다. ‘문자해독과 대(對)시민 서비스’ 프로그램에는 성인교육대학, 다문화 문학, 여성과 리더십, 젊은이와 도서관 연결, 학생 보충학습 등이 있다. 특히 우리는 평소 도서관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정부지원을 덜 받거나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을 맨해튼과 브롱크스, 스태이튼 아일랜드 등 지역사회에 제공한다. →사서들의 전문성 제고 등 자질 향상을 위한 재교육은 어떻게 하고 있나. -우리는 본인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 공부를 원하는 사서들에게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다. 학사과정은 물론 석·박사 학위 과정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 직책에 연관된 비(非)학위 학습 프로그램 비용도 보조하고 있다. 이런 지원을 통해 사서들의 전문성이 높아지면 결과적으로 도서관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투자라고 생각한다. →지난 2월 NYPL이 재개발 계획을 통해 현재 300만권에 달하는 서고 중 절반을 뉴저지주 창고로 옮기겠다고 한 이후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는데. -뉴저지주 프린스턴에 수년간 이용해온 최첨단 서적 보호시설이 있다. 늘어나는 서적을 효과적으로 보존하려는 조치는 당연하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꼭 해야 하는 일이다. →앞으로 100년 뒤 NYPL의 모습은 얼마나 변해 있을까. -100년 뒤를 상상하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다. 분명히 지역사회와 테크놀로지가 변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연령과 다양한 배경의 고객들에게 교육과 오락을 제공한다는 우리의 기본 정신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2차 재정지원 강화 대책] “가전제품 개소세 인하는 생색내기용”

    “마른 수건을 짜니까 안 나와서 여러 가지 모아서 수건 비슷한 것을 만들었다.”(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정부의 고충이 묻어나지만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그래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우회 지원’인 감세의 한계상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에서다. 김홍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변경은 실제 소득이 늘어나는 것이 아닌 만큼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외솔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내년에 줄 돈을 미리 준다는 것은 내년 소비진작 효과는 포기하겠다는 것인데 왜 내년 상반기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는 건지 정부의 의도를 알 수 없다.”면서 “대선용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근로소득 원천징수세액 인하를 통해 올해 근로자의 소득은 늘어나는 반면 향후 소득은 변하지 않는 만큼, 일부에서의 ‘조삼모사’라는 비판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가전제품 개별소비세 인하도 전형적인 생색내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용량 가전제품 가운데 개소세가 부과되는 제품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가전제품은 용량이 얼마 안 돼 개소세 혜택을 받기 어렵고, 기업들이 쓰는 제품은 전력 효율성이 좋아 이미 대부분 면세 혜택을 받고 있다.”면서 “이번 개소세 인하로 가격이 내려가는 제품은 별로 많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정부가 자동차 세금을 인하한 것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휘발유 판매량이 두 달 연속 떨어지는 등 지금은 ‘있는 차’도 몰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마당에 감세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문 교수도 “2009년 노후차 교체 세금 감면과 달리 이번 조치는 (모든 차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감세라 2009년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자동차 구매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도 내심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일각에서는 대기업과 특정업종 특혜라는 지적도 내놓는다. 취득세 감면은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는 회의론도 있지만 중소형 구입을 노리는 실수요자 등에게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좀 더 우세하다. 박상우 국토해양부 주택정책실장은 “지난해 이번과 똑같은 취득세 감면으로 주택 거래량이 22.6% 늘어났다.”면서 “오는 20일 시행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조치 등과 맞물리면 시장 부양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감면 시한이 올 연말까지로 석 달여에 불과한 데다 미분양 아파트의 대부분이 중대형이어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취득세와 양도세를 모두 감면받을 수 있는 미분양 아파트는 수도권에만 3만 가구가 있다. 이 가운데 84%가 중대형이다. 지방세인 취득세의 경우 자치단체가 세수 감소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어 설득 작업도 관건이다. 류찬희 선임기자·김동현·김양진기자 chani@seoul.co.kr
  • 정책을 움직이는 ‘민원의 힘’

    정책을 움직이는 ‘민원의 힘’

    국민들의 민원이 꿈쩍하지 않던 정책을 움직이고 있다.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는 사안들에 대해 해당 부처들이 제도 개선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올 상반기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주요 민원들과 관련, 해당 부처들이 개선책 마련에 적극 나섰다고 10일 밝혔다. 올 초부터 권익위 민원정보분석센터는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민원을 다달이 분석해 각 기관에 제공, 소관 부처들이 불합리한 제도나 정책을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올 초 국민신문고에 수백 건의 민원으로 올라온 임용시험 연령제한 피해 고충이 해결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테면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자격조건이 1994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로 제한돼 1995년 1월생인 민원인은 시험자격을 얻을 수가 없었던 것. 이에 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 시도 고시담당회의를 거쳐 내년부터 조기입학한 졸업(예정)자도 고졸 경력 경쟁임용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받도록 했다. 잇따른 민원에 장애인들의 2종 소형면허 취득 조건도 완화됐다. 경찰청은 2종 소형면허에 다륜형 조건을 신설해 3륜 이상 운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운전면허 취득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된 현실을 감안, 국토해양부가 보금자리주택 의무 입주기간을 연장한 것도 쏟아지는 민원에 귀를 기울인 결과다. 국토부는 관련법 시행령을 개정해 보금자리주택 의무입주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기로 했다. 권익위 민원정보분석센터 나성운 과장은 “앞으로도 사회·생활 분야의 다양한 민원사례들을 발굴·정리해 각급 기관에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목소리를 정책수립 및 개선대책 마련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월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에 접수된 성매매 신고는 모두 819건으로 매월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난 1월 61건이던 성매매 신고는 이후 꾸준히 늘어 7월에는 143건으로 폭증했다. 신고 유형으로는 유흥업소 성매매 신고(156건)와 인터넷 불법 사이트 신고(134건)가 가장 많았다. 또 전체 성매매 민원의 62.5%(509건)는 서울·경기 지역에 집중됐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집값 바닥’ 논쟁 증권가도 가세

    ‘집값 바닥’ 논쟁에 증권가도 가세했다. 집값이 앞으로 최고 15%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맞붙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송흥익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이 자본차익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결국 수익률 관점에서 아파트값이 재평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투자 대상에서 거주 대상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서울·수도권 보급률 100% 상회” 이에 근거해 송 연구원은 앞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10%가량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좀 더 구체적인 하락 근거로는 ▲서울·수도권 주택 보급률 100% 상회 ▲전세·매매 비율 최소 ▲가계부채(자영업자 제외) 1000조원 육박 ▲물가 상승과 대출이자 증가 ▲30~54세 인구수 감소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을 들었다. 송 연구원은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면 서울 아파트의 적정 가격은 지금보다 최고 15%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안효운 교보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아파트 시황이 부진하겠지만 전셋값이 다시 오르고 있고 경기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여 가격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다른 견해를 내놨다. ●“급매물 반값 아파트 소진중” 그 근거로 ‘반값 아파트’ 소진을 들었다. 서울을 제외한 일부 수도권에는 ‘반값 아파트’(부동산 시장이 한창 활황이던 2006년 당시의 최고가에 비해 시세가 절반으로 꺾인 대형 아파트) 급매물이 나와 있다. 안 연구원은 “이 급매물들이 최근 들어 소진되고 있다.”면서 “경기 용인, 분당, 일산, 김포 등 대형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지역의 시세 하락세도 주춤한 양상”이라고 전했다. 실제 용인시 성복동 LG빌리지 3차 전용면적 164㎡형(50평)은 최근 4억 8000만원에 팔렸다. 2006년 하반기(10억원)의 절반 가격이다. 분당 정자동 상록마을 우성1차 129㎡형(39평)도 2006년 최고가격(13억 2500만원)의 절반 수준인 6억 8400만원에 거래됐다. 안 연구원은 “지역별·규모별로 사정이 다른 만큼 집값 하락 폭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한 뒤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의 확산, 매매가격 하락 폭 감소, 정부의 부양정책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추가적인 아파트값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 진단에 따라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 전략도 엇갈렸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서울광장] 40대를 보듬는 이 누구인가/박정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40대를 보듬는 이 누구인가/박정현 논설위원

    ‘700만 대란’이 꿈틀대고 있다. 모아놓은 재산이라곤 달랑 집 한 채 말고 변변치 않은 베이비부머들은 노후 걱정에 한숨만 내쉰다. 이들이 여유자금을 마련한답시고 한꺼번에 아파트를 내놓는 날이면 부동산 하락세는 폭락세로 급변할 소지를 안고 있다. 자산 디플레 현상은 우리 사회와 경제의 심각한 불안요인으로 번질 수 있다. 712만명의 ‘베이비부머 쇼크’가 나타날 가능성이 무척 높은 곳은 자영업이다. 은퇴자를 연상케 하는 단어는 치킨집. 부부가 별다른 기술 없이 손쉽게 가게를 차려 생활비를 벌려는 곳이다. 치킨집 같은 자영 가게가 얼마나 늘어났느냐 하면, 경제부처 장관이 이들의 증가세를 보고 ‘고용 대박’이라고 말했다가 혼쭐이 났던 적이 있다. 베이비부머들은 이제 치킨집보다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커피집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벌써 골목마다 들어선 24시간 편의점의 불빛은 도심의 밤을 밝히는 가로등 역할을 한다. 그렇지 않아도 난립한 700만명의 자영업자는 우리 경제의 우환거리다. 자영업자들이 무한경쟁을 하다 무더기로 문을 닫는 날이 걱정스러운 것이다. 아무리 어렵다 해도 베이비부머들은 행복한 세대다. 고도 경제성장의 상징인 57~49세의 베이비부머들에게는 취업전쟁이 없었다. 좋은 학점과 스펙이 없어도 대학 졸업장 하나만 있으면 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다. 88서울올림픽과 때마침 불어닥친 민주화 바람은 풍요를 보장해 줬다. 바로 아래 세대인 ‘40대 포스트부머’들의 사정은 어떤가. 그들은 베이비부머가 누린 호황의 단물을 구경조차 못했다. 사회에 진출한 초반이나 대학을 졸업하던 무렵에 외환위기를 겪었던 그늘진 세대다. 포스트부머들은 자신 소유의 집을 아직 장만하지 못한 경우도 많을 테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집도 사라지고 있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갖고 있는 집을 주택연금에 들어 한달에 100만~200만원씩 받는 부모가 벌써 1만명을 넘어선 탓이다. 이런 숫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갈 것이다. 포스트부머의 부모는 아무리 재산이 없다고 해도 집 한 채에 어느 정도 현금 자산을 갖고 있다. 포스트부머는 이런 부모를 부러워한다. 일본의 사정은 우리보다 심하다. 65세 이상 노인들이 갖고 있는 금융자산이 전체의 75%를 넘었다. 70~80대의 일본 노인들은 일주일에 한두 차례 삼삼오오 모여 골프장에서 소일하고, 쇼핑도 백화점에서 한다. 이들이 여유로운 생활을 할 때 그 아들 딸들은 골프장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고 1000원숍을 기웃거린다. 노인들이 돈줄을 쥐고 있으니 금융회사들도 노인 예금 유치에 눈독을 들이고 있고 젊은이들은 거들떠보지 않는 실정이다. 그래서 혹자는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라고 표현했던가. 저축해도 돈이 모이지 않고, 언제 직장을 그만둬야 할지 알 수 없고, 자녀 교육비는 버겁고, 내집 마련의 꿈은 사라졌다고 그들은 하소연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부양의 의무만 남아 있다. 주변의 40대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호소한다. 우리나라 인구통계를 보면 20대가 690만, 30대가 808만, 60대 이상이 793만명이다. 50대가 706만명이고 40대는 853만명이다. 인구 수가 유권자 숫자와 일치하지는 않지만, 연령별 숫자가 가장 많은데도 별로 주목받지 못한다. 올해 대선에서는 연령층은 40대가, 계층상으로는 중간층, 지역적으로는 수도권의 민심 향배가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한다. 40대가 ‘민심의 가늠자’라든가 ‘대선의 풍향계’라는 표현으로 대접받기 시작한 게 최근이다. 그런데도 40대를 겨냥한 정책은 없다. 정년 연장 공약은 베이비부머용이고, 경제 민주화를 놓고 여야는 경쟁을 하고 있는 양상이다. 모병제 같은 설익은 공약도 나오고, 실현 가능성은 따져보지도 않고 상상 가능한 아이디어를 크고 작은 후보들은 공약이라고 쏟아낸다. 40대를 보듬는 맞춤형 정책을 기다리기에는 아직은 이른가 보다. jhpark@seoul.co.kr
  • [Weekend inside] 2평 강남 고시원촌을 가다

    [Weekend inside] 2평 강남 고시원촌을 가다

    대한민국의 부촌 1번지인 서울 강남에 고시원이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다. 최근 4년간 강남·서초 지역에서만 62.2% 증가했다. 고시원 수가 393개인 강남구는 어느새 관악구(942개), 동작구(472개)와 함께 서울의 고시원 밀집촌 ‘빅 3’가 됐다. 유독 강남 지역의 고시원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신림동이나 노량진처럼 공무원 준비생이 대거 집결한 고시촌이 아닌데도 말이다. 어느 소설가는 “고시원은 ‘방’(房)이라기보다는 ‘관’(棺)과 같다.”고 했다. 그 관과 같은 곳에서 여의도 칼부림 사건의 범인 김모(30)씨는 “숫돌에 칼을 갈았다.”고 했다. 고시원은 절망만 가득 찬 곳일까. 그 많은 강남 고시원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의문을 풀기 위해 7일 대치동, 삼성동, 도곡동 일대 고시원 50여곳을 돌며 속살을 들여다봤다. 7일 오후 강남구 대치동의 학원가. 명문대 합격을 약속하는 입시학원 간판들 사이로 ‘○○학사’라는 간판이 여럿 눈에 띈다. 고시원 주인 김모(43)씨는 “일종의 대입 수험생 전용 고시원”이라고 귀띔했다. 김씨는 “한두 해 전부터 우리 고시원의 학생 손님이 줄어 알아봤더니 주변 업체들이 간판을 모두 ‘학사’로 갈아 끼우고 있더라.”면서 “잠자리만 제공하는 일반 고시원과 달리 입주생들의 식사를 챙기고 외출까지 철저히 통제해 줘 학부모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강남구청 측은 “별도의 업종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고시원으로 허가받고 학사라고 이름만 붙인 것”이라고 확인했다. 대치동 등 강남 고시원의 VIP 고객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생이다. 강남 지역 유명 학원의 ‘명강의’를 듣고자 부산, 광주, 대전 등 지방에서 온 재수생이 주 대상이다. 해외에서 귀국해 국내 대학 특례 입학을 노리는 고등학생이나 미국 수학능력시험(SAT)을 준비하는 청소년도 이곳의 고객이다. 화장실, 세면대 등을 갖춘 6.6~9.9㎡(2~3평) 남짓의 입시 학사 독방 가격은 매월 120만~150만원 수준. 연초부터 수능시험이 치러지는 11월까지 1년 남짓 머무르기 때문에 비용이 부담스러울 법하지만 인기 있는 곳은 순번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한 고시원 관계자는 “애들 공부시키는 데 지갑 열기 꺼리는 부모를 봤느냐.”고 반문했다. 대치동 대형 재수학원 인근의 A학사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 학사에 머물렀던 학생 30여명 중 절반이 서울대에 갔다.”고 자랑했다. 학생들이다 보니 아침·저녁 식사를 챙겨주는 것은 기본이고 점심도 고시원에서 도시락을 직접 싸 사장이 학원으로 배달한다. 늦잠 자는 일이 없게 오전 6시면 입주 학생들을 깨워 주고 밤 11시에는 점호도 한다. 부모들의 요구가 있으면 기상과 취침 시간이 앞당겨지기도 하고 늦춰지기도 한다. A학사 관계자는 “고시원에 입주하면 매월 2차례만 외출, 외박이 가능한데 이조차 부모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서 “스파르타식 생활 관리가 진학률을 높인 비법”이라고 으쓱해했다. 강남의 ‘학사’ 문화는 ‘주말 고시원족’ 등 신풍속도를 낳았다. 명문고 진학을 노리는 지방 특목고 학생들이 강남 입시학원의 주말반 수업을 들으러 금·토·일요일 고시원에 머물다 가는 일이 흔하다. 한 고시원 관계자는 “부모들이 아이를 서울의 모텔이나 찜질방에 혼자 재우는 것을 꺼린다.”면서 “이틀간 10만원을 받고 주말에만 방을 빌려 주고 있다.”고 말했다. 때론 고시원이 8학군 위장 전입을 위한 베이스캠프가 되기도 한다. 대치동의 한 고시원 관계자는 “강남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주소지를 이 지역 고시원으로 옮겨 놓고 싶다는 문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고시원에 실제 거주한다면 전통적 방식의 위장 전입은 아니지만 세대주가 부모가 아니기 때문에 불법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실제로 기자가 “아이 주소를 고시원으로 옮겨 놓을 수 있느냐.”고 문의하자 삼성역 인근의 한 학사 관계자는 “중학교 3학년생이 오면 거주 확인증을 끊어 준다. 주소를 옮기고 고등학교 배정을 받으면 된다.”고 안내했다. 강남 지역의 넥타이족들도 고시원의 단골손님이다. 원룸 등 다른 형태의 주택 임대가 워낙 비싼 데다 회사 일이 바빠 집에 갈 시간조차 없는 요즘 직장인들의 우울한 초상이기도 하다. 주로 삼성·선릉역 등 지하철역 인근의 35만~60만원대 중간 가격 고시원이 주요 거처인데 인천, 구리, 용인 등 서울 인근 지역에 집이 있는 직장인이 많이 머문다. 시설 좋은 고시원 방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삼성동 A고시원 관계자는 “삼성동 인근은 학생은 없고 전부 직장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45만원인 샤워실 딸린 방 20개는 모두 나가고 30만원짜리 독방밖에 없다. 오래 묵는 사람이 많아 언제 방이 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선릉역 인근의 한 정보통신업체에 다니는 직장인 남모(32)씨는 “야근이 잦고 집도 먼 편이어서 일주일에 3~4일은 고시원에서 잔다.”면서 “원룸과 달리 수백만원씩 하는 보증금도 없고 시설도 깨끗해 동료 중에도 고시원 생활을 하는 사람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승진시험이 몰린 봄철에는 30~40대 직장인들이 대거 고시원을 찾아 문전성시를 이룬다. 민간 기업뿐 아니라 승진 경쟁이 불붙은 공기업, 공무원들도 퇴근 뒤 고시원을 찾아 밤을 잊은 채 매일 4~5시간씩 ‘열공’한다. 그런가 하면 강남 고시원은 도시 빈민의 ‘최후 거처’가 되기도 한다. 시설이 낡은 오래된 강남의 고시원은 집을 구할 돈이 없는 저소득 근로자의 몫이다. 대치동의 한 고시원의 주인 박모(63)씨는 “주변 가게에서 배달이나 식당 일을 하는 사람, 마트에서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하는 청년들, 인근의 영세 중소업체 근로자 등이 손님”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고가 주택으로 꼽히는 삼성동 현대아이파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이 고시원은 월세로 30만원을 받는다. 인근에서 더 싼 곳을 찾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월세를 밀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박씨는 “100만~150만원을 벌어 20~30%를 내는 사람들인데 집값으로 내는 게 말처럼 쉽겠냐.”면서 “결국 밀린 월세 받기를 포기하고 그냥 나가라고 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인근 B고시원도 입주생 26명 중 24명이 저소득 근로자다. 월세는 20만원대. 낡은 공동 샤워장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났다. 아침나절 용변을 보려면 줄을 길게 서야 한다. 이런 곳일수록 ‘장투’(장기 투숙)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도심 속 가난의 늪이 깊고 넓다. 박철수 반값고시원운동본부 대표는 “4~5년은 기본이고 15년 동안 고시원에서 생활한 사람도 봤다.”고 전했다. 저소득 계층에게 나날이 오르는 월세는 생존과 직결된다. 그래서 정부가 고시원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 것조차 마뜩잖게 여긴다. 고시원에서 5년째 생활하고 있다는 임모(47·여)씨는 “고시원에서 대형 화재가 날 때마다 안전 기준이 세지는데 우리 같은 사람은 더 힘들어진다.”면서 “시설 고친답시고 그만큼 입주비를 올려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도시 빈민을 위해 지난 2월부터 ‘반값고시원정책’을 검토 중이다. 사회적 기업이 고시원을 운영하는 등의 형태로 월세 부담을 줄여 주자는 아이디어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지역계획학)는 “강남에 기초생활수급자가 타 지역보다 많은 편인데다 지역 선호도가 높아 여러 군상이 모여드는 까닭에 다양한 수용 시설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면서 “고시원이 거주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은 만큼 정부가 현실에 맞는 주거와 소방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국민 절반 이상 전기료 인상… 요금 올리려는 한전의 꼼수”

    한국전력이 현행 6단계로 구분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3단계로 축소한다는 방침을 7일 밝혔지만 전기 수용자의 불만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 전력요금 인상을 위한 한전의 꼼수라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주관 부처인 지식경제부조차도 ‘졸속’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폭탄’ 불만 쏟아지자 누진제 손질 나서 한전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 7~8월 1994년 이후 18년 만의 폭염을 견디기 위해 냉방기 등에 의존했던 가정에 9월 들어 요금 폭탄이 쏟아지면서 누진제 손질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전력 등에는 이달 들어 전기요금 고지서가 전달되면서 항의성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당 가정용 전기요금은 최고 677원으로 일반·산업용 180원대보다 4배 가까이 비싸다. 게다가 가정용 전기에는 기본요금과 비교하면 최대 11.7배에 달하는 누진제가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를 시정하기 위해 3단계 누진제를 도입할 경우 오히려 저소득층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누진제를 6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하면서 최저요금 적용구간인 1단계를 상대적으로 더 확대하지 않고, 적용구간을 3등분할 경우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서민들의 전기 요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누진제 손질로 전기 수용자의 절반 이상이 되레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누진제 완화, 한전만의 생각? 전기요금 정책은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같은 과정이 생략된 채 한전의 방침이 공개되자 주관 부처인 지경부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한전이 갑작스레 누진제 완화 방침을 공개한 것은 전기요금 부담 증가로 인해 누진세에 제기된 비판을 피해 가기 위한 임시방편적인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진제 완화를 결정하는 주체는 정부이며 한전을 상대로 이 같은 방침을 공개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한전의 한 관계자는 “전기요금 정책은 당연히 지경부 산하 전기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며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 경감을 위해 누진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을 뿐”이라며 “누진제 완화로 인해 저소득층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바우처 등 복지제도를 활용해 경감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커버스토리-혼외출생 1만명 시대] 다큐멘터리 영화 ‘미쓰마마’ 출연 김현진·최형숙씨와 유쾌한 수다

    [커버스토리-혼외출생 1만명 시대] 다큐멘터리 영화 ‘미쓰마마’ 출연 김현진·최형숙씨와 유쾌한 수다

    “그런 놈들 북한으로 보내 버려야 돼. 정신교육에 그만한 데가 없다니까.” 양육 미혼모들을 다룬 백연아 감독의 다큐멘터리 ‘미쓰마마’에 나오는 네살짜리 아들을 키우는 장지영(31)씨가 ‘비정한 아빠’에게 던지는 뒷담화다. 혼외출생 1만명 시대, 무책임한 남자와의 사랑 없는 결혼 대신 아이와 자신의 삶을 선택한 ‘미쓰마마’들을 만났다. 최형숙(41)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준서(7)의 엄마다. “미혼이 아니라 모(母)가 중요하다.”는 최씨는 자기소개를 부탁하는 질문에 아들 이름부터 입에 올린다. 이들에게 엄마라는 이름은 낙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결혼하지 않은 엄마를 이상하게 여긴다. TV 속 미혼모들의 삶이 늘 모자이크 뒤에 가려져 있다는 게 그 증거다. 그러나 엄마라는 게 부끄럽지 않은 최씨는 ‘생얼’을 드러내는 데 인색하지 않다. “어두운 시사프로그램 대신 버라이어티쇼에 나가고 싶다.”고 농담처럼 말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출산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최씨는 오랫동안 연애하던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준서를 임신했다. 임신 사실은 헤어진 뒤에야 알았다. 처음엔 낙태를 고민했다. 못할 짓이다 싶어 낳았지만 가족들은 입양을 강요했다. 마지못해 준서를 시설에 보냈다. 밤새 울다 다음 날 아이를 찾으러 다시 시설에 갔다. 갑작스러운 임신이었지만 억지로 결혼하고 싶지는 않았다. 최씨는 “결혼은 의무가 아니라 가치관이라고 생각한다. 그 가치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개인의 몫”이라고 했다. 최씨는 미혼보다는 비혼(非婚·결혼할 의지가 없음)에 가깝다. 결혼을 선택하지 않아 생긴 장점도 있다. 최씨에게는 눈치 볼 시댁이 없다. 무조건적인 희생과 집안일을 강요하는 남편도 없다. 최씨는 “월급만 가져다주고 아빠 노릇 다했다고 생각하는 남편이 무슨 의미냐.”고 되묻는다. 혼외출생을 보는 일반적인 인식은 양면성을 띄고 있다. 통계청이 2009년 발표한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 조사에 따르면 혼전임신을 했을 경우 미혼남성(20~44세)의 21.5%, 미혼여성(20~44세)의 16.6%가 ‘반드시 낳아야 한다’고 답했고, 미혼남성 56.6%, 미혼여성 60.7%는 ‘가능하면 낳아야 한다’고 답했다. 젊은 남녀 모두 혼전임신이라도 출산은 필요하다고 여긴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항목에서는 미혼남성의 36.4%, 미혼여성의 36.5%만이 찬성(전적으로 찬성+대체로 찬성)했다. 이미 생긴 아이는 낳는 게 좋지만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는 출산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인식이 많음을 보여 준다. ●“칙칙한 시사프로 대신 버라이어티쇼 나가고 싶다” 백 감독은 이에 대해 “가부장적 편견과 모순의 집결체가 미혼모에 대한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최씨는 과거 미혼모라는 사실을 수군대는 회사가 싫어, 입사 사흘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네살짜리 딸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 김현진(29)씨는 “미혼모라면 무조건 문란하고 부도덕하다고 여기는 게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장지영(31)씨가 “드라마에 나오는 미혼모는 왜 항상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 구제받지? 혼자 애 키우면서 살아가면 안 되나?”라고 불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사회에서 미혼모는 여전히 구제와 손가락질의 대상이다. 또 다른 미혼모 원미현(가명·35)씨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했지만 종교적 신념 때문에 지운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냉정하게 낙태수술 예약을 잡더라.”고 8년 전 일을 회상했다. 원씨는 두 번이나 병원을 찾았지만 차마 수술대에 오르지 못했고 현재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이 친부는 ‘혼인신고를 하면 죽여버리겠다.’는 통보를 마지막으로 연락을 끊었다. 원씨는 “당당한 싱글맘으로 살려해도 ‘사생아’라고 손가락질 받는 아이를 보며 울 때가 많았다.”고 했다. 이처럼 현실 속의 양육은 오롯이 여성들 몫이다. 통계청이 5년에 한 번씩 발표하는 총가구조사에 따르면 2010년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미혼여성은 16만 6609가구로 혼자 아이를 키우는 미혼남성 1만 8118가구에 비해 크게 앞섰다. 미혼여성이 13만 3234가구, 미혼남성이 9218가구였던 2005년 조사보다 ‘싱글대디’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긴 했지만 차이는 압도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식이 사회규범적 의식과 현실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미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남성들은 ‘나는 낙태하라고 했는데 네가 좋아서 낳은 거니까 책임지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결혼하지 않더라도 양육비를 지원하게 하는 등 법적 책임을 강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미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양육의 1차적 책임이 어머니에게 있다는 보이지 않는 규범이 강하다.”면서 “모유 수유 등의 측면에서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혼외출생에 대한 편견은 미혼모 자신에게 그치지 않는다. 미혼모의 부모와 자녀도 똑같은 편견에 시달린다. 김씨는 “부도덕한 미혼모를 만든 부모도 똑같다고 여기는 문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씨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최씨의 아버지도 처음에는 “연을 끊자.”고 했다. 경상도 출신인 최씨의 아버지는 다음 날 변기통을 부여잡고 남몰래 펑펑 울었다. 김씨는 “솔직히 엄마는 평생 내가 미혼모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함께해 주는 건 가족”이라고 덧붙였다. 최씨도 “출산을 반대하던 오빠가 지금은 ‘내가 왜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미혼모부터 검색해 보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엄마, 엄마는 왜 거북이처럼 느리게 일해?” 여권이 신장됐다고 하지만 미혼모들이 사회인으로 홀로 서기를 하기란 여전히 벅찬 게 현실이다. 정부는 가족관계법·한부모가족지원법 등에 따라 혼외출생자들을 지원하고는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하면 양육 미혼모의 54.7%는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라 기초생활수급비를 지원받고 있다. 자녀가 18개월 미만일 경우 월평균 63만원을, 36개월 이상은 32만원을 받는다. 그러나 취업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미혼모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신, 출산과 관계없이 직장생활을 지속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퇴사 등 불이익을 겪는다. 2009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미혼모의 95%가 ‘임신 이후 직장을 그만두었다.’고 답했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혼모라는 이유로 채용에서의 불이익도 크다고 적었다. 여성가족부는 ‘미혼임산부 및 미혼모에 대한 직장에서의 차별금지’를 추진 중이다. 비양육 미혼부에게 양육비를 청구하는 법안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최씨는 미혼모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단체인 한국미혼모가족협회에서 대외정책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비슷한 처지의 양육 미혼모들이 함께 만든 사회적 기업 ‘용감한 컵케이크’에서 제빵 일을 돕다 얼마 전 그만뒀다. 최씨는 직장 탓에 집에 늦게 돌아오는 날도 많다. 준서는 그런 엄마를 두고 “왜 안 놀아주느냐.”며 울먹인다. 사회적 지원이 부실한 상황에서 미혼모가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다큐멘터리 속에서 울먹이던 준서는 “엄마는 왜 거북이처럼 느리게 일하냐.”고 묻는다. “빨리 일 끝내고 와서 놀아달라.”며 보채는 것이다.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것밖에는 도리가 없다. 김씨는 용감한 컵케이크를 떠나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아름다운 재단에 창업 지원 자금을 신청했다 지난 4일 탈락의 고배를 마신 김씨는 “혼자 설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신감이 좀 떨어지긴 했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물론 포기하지는 않는다. 김씨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입을 수 있는 커플룩을 판매하는 의류 매장을 운영할 생각에 밤잠을 설친다. 양육 미혼모뿐만 아니라 사실혼이나 동거관계에 있는 신가족들도 결혼을 기준으로 짜여진 사회 제도 속에서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사실혼·동거 관계 역시 각종 사회보장제도를 비롯, 세제혜택과 상속 등 경제적인 부분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신혼부부 특별청약을 실시하는 보금자리주택은 혼인신고를 한 가족에게만 청약자격이 주어진다. 공공임대주택의 경우도 다자녀가구, 3세대 가구 등 대가족에게 우선권을 준다. 사실혼 관계라 해도 연말정산 소득공제에서도 부양가족에 대한 인적공제가 전혀 제공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편견과 차별로 엄격하게 대하기보다는 생활과 양육에 필요한 지원을 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편입시키는 한편 다양한 가족 형태를 아우를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장은 “정부나 기성세대들은 ‘그렇게까지 지원해야 하나.’고 되묻는다.”면서 “조장할 필요는 없지만 사회변화의 산물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하고 보호할 법·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럽과 북미 선진국은 혼외출생, 이혼, 비혼(非婚) 등 아이를 혼자 키우는 사람이 많아지자 이들을 다양한 가족의 형태로 받아들여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프랑스는 혼외출생이 절반 이상으로 늘어나자 2006년부터 법적부부의 출산과 혼외출산을 구별하는 규정을 폐지했다. 자녀를 양육하는 자체로 가족수당, 양육수당을 받고 출산·육아휴직 등의 혜택을 차별 없이 받는다. 변화순 팸라이프가정연구소 소장은 “프랑스는 정식부부보다 혼외출생에 대한 지원·혜택이 더 잘돼 있다.”면서 “그래서 결혼보다 동거가 급증하는 부작용이 초래됐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아동부양비와 양육수당, 교육유지수당 등 다양한 형태의 보조금과 바우처를 제공하고 있다. 미혼모들에게 주택·건강·부모교육·고용훈련 등을 제공하는 슈어스타트(Sure Start)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독일도 최저생계비·부모수당을 지급하며 모성보호법 등에 근거해 10대 미혼모의 교육권까지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 조은지·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추진위 결성된 뉴타운 조기 실태조사

    서울시가 올해 12월 이후에 실시하려던 추진위원회·조합 등 추진주체가 있는 뉴타운·재개발구역의 실태조사를 앞당겨 시행한다. 서울시는 지난 7월 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가 개정 공포된 이후 추진주체가 있는 정비구역에 대한 주민들의 실태조사 요청이 해당 자치구에 계속 접수되고 있어 실태조사를 계획보다 앞당겨 추진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시는 ‘뉴타운·재개발 수습방안’의 일환으로 지난 7월 추진주체가 없는 정비예정구역의 실태조사에 들어갔고, 추진 주체가 있는 정비예정구역은 추진위원회의 매몰비용(사용비용) 보조근거 마련을 위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과 조례 개정이 마무리된 이후 실시할 예정이었다. 시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실태조사를 신청한 추진주체가 있는 정비구역은 모두 15개 자치구, 39개 구역에 이른다. 서울시가 실태조사 대상으로 꼽은 305개 구역의 10%를 웃도는 것이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도시정비조례는 토지 등 소유자 10% 이상의 요청이 있는 경우 구청장이 개략적인 정비사업비 및 추정분담금 등을 조사해 토지 등 소유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태조사 절차는 실태조사 요청, 실태조사 여부 결정, 예산요청 및 배정, 실태조사 시행, 실태조사 결과 통보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달 중 실태조사 절차가 시작되더라도 최종 결과는 일러야 내년 상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태조사 후 해당 정비사업의 계속 추진이나 추진위원회·조합의 해산 여부는 구청장이 통보한 개략적인 정비사업비 및 추정분담금 정보를 토대로 주민 스스로 결정하게 된다. 이건기 시 주택정책실장은 “추진주체가 있는 구역의 실태조사 시행시기를 앞당긴 것은 주민의 입장에서 갈등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면서 “실태조사에 많은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인사]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관실 박물관정책과장 김정배△국립중앙박물관 문화교류홍보과장 최훈창<대한민국역사박물관>△기획운영과장 안상근△전시운영〃 김시덕△자료관리〃 정기원△교육홍보협력〃 이은복◇서기관 승진△홍보담당관실 김종민△감사담당관실 백승필△운영지원과 김요일△정책기획관실 배종민△콘텐츠정책관실 김현준△저작권정책관실 윤석모△예술정책관실 김시현△관광산업국 남찬우 이성선△관광레저기획관실 강연경△홍보정책관실 박기홍△체육국 최성락△미디어정책국 전성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윤창호△산업금융〃 이세훈△금융제도팀장 이동훈△위원장실 비서관 손주형 ■인천국제공항공사 △감사실장 이희정△정보통신처장 문창배 ■서울대 △경력개발센터소장 김태완 ■한국금융투자협회 ◇본부장 △증권서비스 이정수△집합투자서비스 김철배△경영전략 전상훈◇부장△기획 나석진△경영지원 강성호△정보시스템 이중길△증권지원 최용구△채권 성인모△파생상품지원(파생상품지원부 본부장 직무대행 겸임) 이도연△집합투자지원 신동준△연금신탁지원 곽병찬△정책지원 박중민△국제 양성욱△금융투자교육(금융투자교육원장 직무대행 겸임) 오무영△자율규제기획 이홍근◇지회장△부산(파생상품지원실장 겸임) 정규윤◇실장△금융중심지지원(동남권교육센터장 겸임) 황락성△프리보드관리 김정수△자격시험관리 김형기△약관심사 박동필△광고심사 김정아△분쟁조정 이승정△감사 안치영△조사연구 임병익△홍보 김경배◇사무국장·TF반장△투자자교육사무국 이수원△60주년기념사업 태스크포스(T/F) 임형원 ■수협중앙회 △노량진수산㈜ 대표이사 정상원 ■대한주택보증 ◇신임 <상임이사>△기획본부장 홍광표◇전보 <본부장>△영업 조성봉△관리 전재석<실장>△신사업개발 이호철△홍보비서 이진용 ■한국세라믹기술원 ◇본부장 △선임연구 김병익△전략기획 홍태의△에너지환경소재 서원선△전자소재융합 백종후△기초소재융합 김효태△기업지원 채재홍◇분원장△이천 김형태
  • [사설] 서울시 ‘빗물세’ 도입 행정편의주의 아니길

    이제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도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세상이다. 서울시가 빗물이 스며들지 않는 불투수 면적에 비례해 빗물 처리비용을 하수처리 요금으로 추가 부과하는 ‘독일식 빗물세’ 도입을 검토한다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빗물과 오수 등을 처리하는 하수도 처리예산이 크게 부족한 데 따른 고육책이란 점에서 일면 이해가 간다. 저지대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서도 안정적인 재원 마련은 절실하다. 하지만 억지춘향 격으로 졸지에 세금을 떠안게 될지도 모를 시민들로서는 뜨악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굳이 빗물세까지 거둬들여야 할 만큼 서울시의 불투수 면적을 늘려 놓은 책임의 소재를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서울시의 불투수 면적 비율은 48%(2010년 기준)에 이른다. 그야말로 ‘박제의 땅’이다. 이는 서울시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 그동안 서울시의 도심개발정책, 특히 개발시대의 비(非)환경친화적 도시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 개인주택 거주자로 말미암아 불투수 면적이 늘어났으면 얼마나 늘어났겠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올 만하다. 우리는 결과적으로 서민에게 짐을 지우는 방식의 빗물세 도입은 마땅치 않다고 본다. 다분히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 서울시는 빗물세 관련 정책토론회를 여는 등 공론화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서민 증세’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구에 닥칠 물 부족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효과적인 빗물관리 대책의 수립은 긴요하다. 요즘도 폭우가 쏟아지면 서울 도심은 물바다가 된다. 가히 후진국형이라 할 만큼 빗물 관리에 취약하다. 서울시는 예산문제를 떠나 물 관리 인프라 구축에 보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둬야 할 것이다. 빗물세라는 강제적 수단에 기대기보다는 빗물 재활용 캠페인 등 보다 현실적인 방안부터 실천해 나가기 바란다.
  • [아동 성범죄 무방비 도시] (4)비뚤어진 성통념을 바로잡자(끝)

    [아동 성범죄 무방비 도시] (4)비뚤어진 성통념을 바로잡자(끝)

    아동 성범죄 근절을 위한 각종 형사사법적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왜곡된 성관념에 대한 인식 전환이 병행돼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성범죄 원인을 피해 여성에게 돌리며, 손가락질하는 잘못된 사회통념이 바뀌지 않는 한 강력 성범죄는 물론 일상적 성폭력이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도시설계 등 사회의 기본 인프라 구축 단계에서부터 아동과 여성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잘못된 성관념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음을 보여 주는 지표 중 하나가 학생과 회사원 성범죄자의 증가 추세다. 대검찰청의 범죄분석 통계를 보면 강간을 저지른 학생과 회사원은 2000년 445명과 624명에서 2010년 2609명과 2641명으로 각각 486%와 323%의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일용직 노동자와 무직자는 각각 1228명과 441명에서 3921명과 1211명으로 늘어 219%와 17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성범죄가 특정 계층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강제추행이 증가한 점도 일상적 성폭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됐음을 보여 준다. 현행법상 강간 범죄에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기를 삽입하는 전통적 의미의 강간과 함께 가슴이나 엉덩이를 만지는 등의 강제추행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이 모두 포함된다. 협의의 강간은 2000년 2299건에서 2010년 2808건으로 122% 증가했지만 강제추행은 2181건에서 6797건으로 311% 증가했다. 강력 성범죄의 증가보다 흔히 ‘가볍다’고 여기는 성폭력의 증가가 뚜렷한 셈이다. 억지로 신체 접촉이 있는 러브샷을 강요해 2008년 대법원에서 강제추행죄를 선고받은 남성도 법적 의미에서는 강간범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범죄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잘못된 사회통념도 문제다.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여자들은 은근히 강간당하기를 바란다’ 등의 항목에 대해 남자 대학생들이 여자 대학생보다 높은 수용도를 나타났다. 성범죄자의 심리도 비슷하다. 유재두 목원대 경찰법학과 교수가 2010년 ‘성에 관한 진실과 오해: 성범죄자 심리 보고서’를 통해 분석한 전국의 성범죄자 285명의 심리 상태를 보면 이들은 일반인보다 ‘여자가 키스·애무를 허락하는 것은 성관계를 허락하는 것’, ‘여자가 노브라·짧은 치마를 입는 것은 강간을 자초하는 일’ 등과 같은 통념을 더욱 강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인식은 성범죄 신고를 막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지난해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조사에 따르면 성폭력을 당하고 ‘(신고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응답자 142명 중 23.2%가 ‘성폭력 피해를 주변인이 알게 될까 봐’라고 답했다. 여기에는 자칫 신고했다가 ‘혹시 성범죄를 유발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의 눈초리와 사생활 노출 등 추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부담감이 깔려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성범죄 방지를 위해서는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은 물론 시대감각에 부합하는 성 교육 강화 등 사회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아동·청소년은 물론 성인도 올바른 성교육을 받아야 하며 대중매체에서는 아동·청소년에게 유해한 환경 근절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아동·여성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도시 설계 등 인프라 구축도 요구된다. 아동 등 사회적 약자가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시 설계 단계에서부터 범죄 예방을 고려한 환경을 구축하는 셉테드(CPTED)가 이 개념에 해당한다. 어두운 골목이나 밀폐된 엘리베이터 등이 성범죄에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골목의 시야를 넓히는 설계를 한다거나 유리 재질로 된 투명 엘리베이터 등을 도입하는 것이 셉테드의 예다. 한국셉테드학회장인 강부성 서울과학기술대 건축학부 교수는 “특히 도시의 아파트 단지보다 지방의 소규모 주택 등이 범죄에 취약하다.”면서 “도시 설계 단계에서부터 범죄 예방 측면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성과가 나타나는 지역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열린세상] 하우스 푸어 대책의 주체는 금융권이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하우스 푸어 대책의 주체는 금융권이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하우스 푸어는 이자에 울고, 세금폭탄에 절규한다.” 2008년 입주를 시작한 강남 3구 중 한 대형 아파트 단지에 걸렸던 현수막의 내용이다. 하우스 푸어(house poor)는 은행에 빚을 내 집을 샀지만 주택가격 하락으로 대출금 상환이 어려워 생계에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추정한 하우스 푸어는 100만~150만 가구이지만 주택가격 하락이 계속되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들은 대출 원리금 상환과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어 카드 돌려막기도 하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하우스 푸어 대책으로 새누리당은 정부 차원의 ‘세일 앤드 리스백’(sale and leaseback) 도입을 검토 중이고, 우리금융은 독자적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제도는 정부나 은행이 빚을 갚기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사 집 주인에게 임대하고, 사정이 좋아지면 몇 년 후 다시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방안이다. 미국의 한 은행에서 시행한 유사 제도를 벤치마킹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우스 푸어에 대한 정부 당국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과 한국의 주택시장 구조가 다르고, 미국의 금융권에서도 주택을 사 원소유주에게 임대를 주는 것은 한때 금지해 왔던 사항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주택을 목돈으로 사지 않고 모기지를 활용한다. 주택가격 10% 수준의 돈만 있어도 30년 정도의 분할지급 조건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월부로 집을 사 매달 원리금을 지불한 후 약정기간이 끝나면 개인 소유가 된다. 사정이 어려우면 팔 수도 있고, 이자가 비싸면 조건이 좋은 은행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 주택가격이 올라 돈을 벌든, 가격이 떨어져 돈을 잃든 그 경제행위를 한 사람의 책임이다. 2008년 미국의 경제위기 당시 집을 잃고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은 모기지로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만이 아니었다. 문제는 실직이었다. 실직으로 매월 원리금을 내지 못해 모기지 은행으로부터 집을 회수당한 사람들이었다. 우리의 하우스 푸어는 무리한 수준의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것이 문제이다. 한푼 두푼 모아 간신히 집을 마련한 생계형 주택구입자도 있겠지만 투자형 주택구입자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생계형 하우스 푸어는 혹시 모르지만 투자형 하우스 푸어는 국가정책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경쟁이 본질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의 실수로 빚어지는 책임은 개인에게 있지 국가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은행과 대출을 받은 당사자가 새로운 약정으로 해결을 할 수는 있지만, 국가가 공적 자금을 조성하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대상은 아니란 뜻이다. 하우스 푸어 대책에 다음 몇 가지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첫째, 대출을 약정한 당사자가 그 해결 주체로 나서야 한다. 금리를 깎든, 상환기간을 연장하든 양 당사자 사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세일 앤드 리스백에서도 그 주택을 다시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든 그렇게 하지 않든 양 당사자의 약정에 따라 처리하게 하면 된다. 둘째, 하우스 푸어의 대책으로부터 손해 볼 일이 있다면 계약 주체인 은행과 개인이 봐야 한다. 다만 이 경우, 은행이 감수해야 할 일이 더 많아야 한다. 지금까지 주택담보대출로 이윤을 남긴 쪽은 은행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금융권은 혁신을 바탕으로 하우스 푸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금융권 개혁은 아직 미완성이다. 과거에는 구조조정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미국의 도드 프랭크 금융개혁법에서처럼 임원의 연봉 개혁도 필요하다. 이 법은 과다한 CEO 연봉에 대한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도 금융권 CEO 연봉은 지나친 감이 있다. 지난해 삼성생명 등기임원 1인당 평균연봉은 48억 4500만원, 미래에셋증권은 21억 1100만원, 그리고 씨티은행은 8억 1300만원이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지주회장도 5억여원 정도 연봉을 받는다고 한다. 금융권은 하우스 푸어의 절규를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스스로 뼈를 깎는 희생이 있어야 대책을 내놓아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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