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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명시 하안2지구 공공택지 예정지 르포] “웬 날벼락입니까, 옥상서 휘발유통 들고 싸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광명시 하안2지구 공공택지 예정지 르포] “웬 날벼락입니까, 옥상서 휘발유통 들고 싸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전재산을 투자해 장사한 지 5개월밖에 안됐는데 예고도 없이 공공택지 개발지역으로 지정되다니 마른하늘에 웬 날벼락입니까.” 경기 광명시 하안2지구 밤일로 사거리에서 K음식점을 운영하는 김광인씨는 자신의 가게가 공공택지개발지역으로 지정된 것에 망연자실했다. 김 대표는 지난 4월 22일 가게를 오픈했다. 100평규모 음식점은 보증금 1억 5000만원에 월세 1200만원과 인테리어비, 권리금 등을 합해 전재산 9억원을 들여 영업을 시작했다. 그는 “경기도에서 지정한 ‘음식문화의거리’라고 해서 안심하고 오랫동안 장사할 수 있을 것 같아 이곳에 가게를 차렸는데 반년도 안돼 택지로 개발한다니 기가 막힐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왕 진행하려면 최소한 투자원금만이라도 보상받고 나갈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제 심정”이라며, “만약 끝까지 제대로 보상이 안되면 서울용산사태처럼 휘발유통을 들고 옥상에서 목숨걸고 싸우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2일 대책위가 토지주택공사(LH)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하안2지구 택지지정으로 수용되는 곳은 320가구 가량으로 전해진다. 밤일로마을에는 예전부터 터를 잡고 살아온 원주민들이 많다. 2013년 이곳은 경기도 ‘음식문화의거리’로 지정돼 4년째 음식축제를 열고 있다. 지난달 15일 축제가 끝난 뒤 1주일 만에 택지지구로 전격 지정됐다. 음식문화의거리에서 9년차 오리식당을 영업중인 윤영완 하안2지구 밤일로마을 상가세입자대책위원장은 “건물을 임차해 장사한 지 1년 좀 넘어 이제 단골손님을 확보하고 있는 시기인데 여기서 쫒겨나면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 20년간 외식업에 종사하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대출받아 전재산을 투자했는데 앞으로 뭘 해먹고 살지 막막하다”며 울먹였다. 김 대표는 최소한 가게에 투입한 자금이라도 보상해줄 것을 기대했다. 입주한 지 1년이 채 안된 업소는 상가입주권이 없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이곳에는 지주들이 운영하는 업소까지 포함해 총 50곳정도다. 택지개발 발표 이후 폐업하려는 식당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다른 업종들과 연대해 지난달 29일 가칭 1차로 밤일안터상가세입자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오는 10일쯤 정식 대책위를 발족할 예정이다. 밤일로마을 토지건물주 대책위원회도 지난달 말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서울·과천시는 제외하고 우리 광명시 등 수도권주민들에게 서울시 집값폭등 문제를 떠넘기는 꼴”이라며, “사전 설명회 한번 없이 법절차를 무시한 이번 택지지정은 전면 백지화돼야 한다”며 정부를 강력히 성토했다. 수십년을 살아온 한 원주민은 “광명에는 현재 추진 중인 뉴타운만 11개구역에서 총 3만 3000가구가 조성된다. 차라리 뉴타운사업을 빨리 진행하면 될 텐데 왜 굳이 하안2지구를 새로 택지로 개발하는지 모르겠다”며, “철산동과 하안동, 소하택지지구, 보금자리특별관리구역 사업들이 잇따라 개발 예정이어서, 생태공원이 있는 이 터전은 건드리지 말고 광명시 장기계획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용대상 토지·건물주들을 대표하는 평재인 대책위원장은 “광명시나 지역정치인도 모르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버렸다. 군부독재 시대나 조선왕조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세계10대 무역강국인 대한민국 정부가 이런 식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냐”고 되물었다. 다른 한 주민은 “광명개발은 100년대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교통대책 등 사전조치 없이 너무 급조된 정책이다. 지금도 출퇴근시 교통난으로 여간 불편한 게 아닌데 5400가구를 추가 조성하면 교통난이 더 심각해지는 게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개발방식의 2원화도 문제삼았다. 이 마을 일대는 이전에 환지사업방식으로 재개발됐다. 이번에는 수용방식이다. 한동네에서 한 곳은 환지사업방식으로, 다른 한 곳은 수용사업방식으로 이원화해 추진하는 게 이치에 맞지 않다고 따졌다. 수용시 세금문제도 꺼냈다. 대책위원 P씨는 “들리는 얘기로는 이곳 토지나 건물이 수용되면 감정가격의 평균 40%를 양도세로 빼앗길 것”이라며, “서울시 주택문제를 왜 광명 등 수도권에서 해결하려고 하는지, 서울시에서 그린벨트해제나 재건축을 추진하면 될 텐데 힘없는 수도권 주민들이 봉이냐”고 분노했다. 지정택지 인근에는 생태습지로 보존 가치가 높은 안터생태공원도 있다. 이날 대책위원들은 한결같이 “이번 하안2지구 택지지정은 광명시의 지방자치행정권을 무시하는 행위로 무조건 백지화하는 게 옳다”며, “강행시엔 지역 국회의원 등과 공조하고 시장과 도·시의원들, 반대하는 아파트단지 주민들과 힘을 합쳐 강력한 반대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광명시 하안2지구는 총 59만㎡에 5400가구를 공급하는데 이중 35%가 임대주택으로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예정지역이 마치 별모양처럼 복잡한 형태를 갖고 있다. 국토부가 지난 21일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경기도내 광명 하안2지구 등 5곳에 신규 공공택지를 개발한다고 발표하자 유일하게 광명시가 개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한편, 성남시의 경우 신촌지구 6만 8000㎡에 1100가구 건립 계획인 가운데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참여시키는 등 시가 함께 추진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건의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민들이 공영개발 방식에 반대하고 있다. 신촌지구 일부 토지주와 건물주들은 개발반대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성남시는 정부 정책에 따른다는 계획이며 오는 12일까지 주민 의견이 접수되면 국토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건강하게 오래 사는 분당구민

    고령화속도 OECD 35개국 중 1위 2050년 80세이상 초고령 4배 급증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군·구별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생존하는 ‘건강수명’은 경기 성남 분당구가 가장 높고 경남 하동군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통계청의 ‘KOSTAT 통계플러스’ 가을호에 실린 ‘고령자의 활동 제약과 건강수명’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80세 이상 초고령 인구 비중은 2015년 2.6%에서 2050년 14.0%로 4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게 OECD의 전망이다. 이러한 고령화 속도는 OECD 35개 회원국 중 가장 빠른 것이다. OECD 회원국 평균 80세 이상 인구는 2015년 4.4%에서 2050년에는 10% 이상으로 예상됐다. 광역자치단체별 기대수명은 서울 83.8세, 제주 83.1세, 경기 83.0세 순으로 높았다. 건강수명은 서울 69.7세, 대전 68.1세, 경기 67.9세 등의 순이었다. 시·군·구별 건강수명은 분당구 74.8세, 서울 서초구 74.3세, 경기 용인 수지구 73.2세, 서울 강남구 73.0세, 용산구 72.7세 등으로 높았다. 반면 하동군 61.1세, 전북 고창군 61.2세, 경남 남해군 61.3세, 전남 신안군 61.4세, 강원 태백시 61.7세 등의 순으로 건강수명이 가장 낮았다. 또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20% 표본조사를 활용해 65세 이상 고령자를 살펴본 결과 여성이면서 교육 수준과 자가 비중이 낮을수록 활동 제약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저자인 박시내 사무관은 “돌봄이 필요하지만 돌봄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계층이 집중된 지역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이정미 “김정은 국회 연설 추진… 강력한 비핵화 선언될 것”

    이정미 “김정은 국회 연설 추진… 강력한 비핵화 선언될 것”

    판문점선언 남북 의회가 동시 비준 촉구 靑·공직자·국회의원 ‘자발적 1주택’ 제안 선거제도 개혁 위해 ‘반값 세비’ 주장도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 국회 연설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국회에서 연설하게 된다면 그 무엇보다 강력한 비핵화 선언이자 한반도 평화의 중대한 걸음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안 처리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남북에서 각각 동수의 적정 인원이 참가하는 실속 있는 회담을 11월에 개최해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에 대한 지지를 세계에 호소하자”고 말했다. 이어 “국회 회담 후 연내에 남북 의회가 판문점선언을 동시 비준한다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양측의 국민대표 기관에 의해 굳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북핵 위기가 극대화된 시절에 만들어진 국방개혁 2.0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북핵 시설을 직접 겨냥한 한국형 3축 체계는 현재 시점에 재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정부와 여당이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이를 위해 청와대 참모진, 공직자, 국회의원 모두 ‘자발적 1주택’을 실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는 과연 부동산 문제에서 떳떳한가. 누가 뭐래도 이 자리에 있는 장관, 국회의원 다수가 국민의 눈에서는 부동산 기득권의 일원”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정책결정권자의 주장을 신뢰할 수 있겠나”라며 “자발적 1주택을 실천해서 우리 안의 기득권부터 해체해야 하며 이는 그 어떤 정책보다 가장 확실한 부동산 개혁의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연말까지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하자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해 의원 정수를 360석까지 확대해야 한다. ‘반값 세비’를 해서라도 국민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는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판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국회가 탄핵 절차에 들어가자고 제안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정미 대표 “김정은 답방 때 국회 연설 추진하자” 제안

    이정미 대표 “김정은 답방 때 국회 연설 추진하자” 제안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때 국회 연설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또 남북 의회가 국회 회담 뒤 판문점선언을 동시 비준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이정미 대표는 1일 오전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평양 시민 앞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을 소개한 북한의 대담함에 우리도 화답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과 정부 측에 적극적 검토를 요청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남북 의회가 국회회담 뒤 연내에 판문점선언을 동시 비준한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양측의 국민 대표기관에 의해 굳건해질 것”이라면서 “남북에서 동수의 적정 인원이 참가하는 실속 있는 회담을 11월에 개최해 판문점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지지를 세계에 호소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북핵 위기가 극대화된 시절에 만들어진 국방개혁 2.0을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북핵 시설을 직접 겨냥한 한국형 3축 체계는 현재 시점에 재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대표는 정부·여당에 흔들림 없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추진을 촉구했다. 그는 “과연 속도 조절이 문제인가. 진짜 문제는 방향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정부·여당은 과거 회귀 세력과 힘겹게 타협할 것이 아니라 정의당과 미래를 두고 경쟁하자”고 역설했다. 이어 소득주도성장의 성공을 위한 원칙을 나열하면서 “투기 품을 일으키는 그린벨트 해제 대신 공공형 사회주택을 공급하고, 전원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해 집 없는 서민의 안정적 주거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와대 참모진과 장관급 공직자의 35%가 다주택자이고, 국회의원 119명이 다주택자이며, 74명은 강남 3구에 집이 있다”면서 “자발적 1주택을 실천해 우리 안의 기득권부터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20대 국회는 30년 만에 찾아온 선거제도 개혁의 골든타임이지 마지막 기회”라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해 의원 정수를 360석까지 확대해야 한다. ‘반값 세비’를 해서라도 국민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미 대표는 국회에 계류 중인 민생 법안에 대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발의한 민생 5대 법안부터 우선 처리하자”면서 “미투 법안들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낙태죄도 비범죄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현재 국회에는 노회찬 전 대표가 발의한 43건의 법안이 계류 중”이라면서 “노회찬의 유산이 우리 국회 전체의 유산이 될 수 있도록 법안 처리에 협조를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정미 대표는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권순일 대법관과 이민걸·이규진·김민수·박상언·정다주 판사의 실명을 나열하며 “이들은 이미 드러난 행위만으로 심판받아 마땅하다”면서 “국회가 탄핵절차에 들어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자치광장] 저출산, 가치관과 정책 모두 달라져야/김선갑 서울 광진구청장

    [자치광장] 저출산, 가치관과 정책 모두 달라져야/김선갑 서울 광진구청장

    인구가 줄어든다는 건 그 사회에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저출산은 나라를 망하게 할 수도 있는 재난이 아닐 수 없다.대한민국은 어떤가. 지난해 우리나라 가임 여성 한 명당 출산율은 1.05명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이고 해가 갈수록 점점 줄어들고 있다. 광진구의 출산율은 2017년 기준 0.75명으로 서울시 25개 구 중에서도 하위에 속한다. 정부와 기초자치단체는 출산장려를 위해 출산장려금과 출산용품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출산율은 오르지 않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선 두 가지 해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삶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인 초ㆍ중ㆍ고교 학생들에게 결혼과 가족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이 확립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광진구는 지난 5월부터 관내 20개 초ㆍ중ㆍ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구교육 교과과정을 개설해 가족 역할 정립과 결혼, 출산의 중요성 인식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9학년도에는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인구교육 연구학교에 관내 초ㆍ중ㆍ고교 중 1개 학교를 시범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서울시교육청에 서울 25개구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교과과정에 인구교육을 개설해 달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두 번째로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정부의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출산율이 낮은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혼인율이 낮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세대에게 결혼은 행복의 시작이 아니라 경제적 부담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결혼하면 소형 임대주택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의 주택정책을 과감하게 펼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보편적 복지가 아니라 선별적 복지다. 경제력이 있는 신혼부부들은 무상 소형주택을 선호하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출산율을 한 번에 올리기는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실질적인 정책들을 하나둘 시행한다면 다시 한 번 우리나라에 아기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질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
  • 집값 급등·대출 규제·금리 상승… 시름 깊어지는 가계

    집값 급등·대출 규제·금리 상승… 시름 깊어지는 가계

    “韓, 내집 마련 부담 亞 주요국 중 가장 커” 최근 혼합형 주담대 금리 4% 중반 상승 이달부터 ‘DSR’ 강화로 대출 더 어려워져 “금리 상승기 집값 급락 땐 내수도 충격” 최근 집값이 급등하면서 한국의 내 집 마련 부담이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출 관련 규제와 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최근 급등한 집값 거품이 꺼지면 가계와 내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아시아개발은행(ADB)은 30일 ‘아시아 역내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아시아 주요국 중 한국의 내 집 마련 부담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한국과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 6개국의 주택담보대출 월상환액(상환 기간 20년 기준)이 월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분석한 결과다. ADB는 이 비율이 40%를 넘지 않아야 적정하다고 봤다. 그러나 한국은 고소득층(소득 상위 20%)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소득 계층에서 이 비율이 40%를 넘었다. 한국의 주택가격은 서울을 기준으로 삼았다. 반면 말레이시아는 소득 하위 20%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가 모두 이 기준을 충족했다.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주담대 금리도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0월 1일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가이드금리(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는 3주 전보다 0.10~0.12% 포인트 올라 4% 중반까지 뛰었다. KB국민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9월 10~26일 연중 최저인 3.36∼4.56%를 기록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 26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인상한 뒤 3.47∼4.67%로 0.11% 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도 3.44∼4.55%로, 3주 전(3.33∼4.44%)보다 0.11% 포인트 올랐고, NH농협은행은 3.13∼4.47%로 0.12% 포인트 뛰었다. 은행권에선 4분기(10~12월) 주담대 금리 상단이 5%를 돌파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금융 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강화하는 것도 부담이다. 10월 중순부터 은행의 가계대출 심사에서 DSR 관리지표 적용이 의무화되고, DSR 기준도 현행 100%에서 70~80%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에선 9·13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막힌 상황이라 가계와 자영업자들이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이나 운영자금을 융통하는 게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집값이 급락할 경우 가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금리 상승기에 주택가격이 급락하면 기존 대출에 대한 상환 압박과 이자 부담이 동시에 늘어나기 때문이다. ADB는 “집값이 갑자기 급락세로 돌아설 경우 더 길고 심각한 경기 하강 국면과 관련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했다. 은행권 관계자도 “현재도 가계의 소비 여력이 바닥인데 금리까지 미국을 따라가게 되면 가계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더이상 내수에 타격을 주지 않기 위해선 금리 인상 속도와 주택시장 정책을 세심하게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지방 준공후 미분양 1만 5000가구… 거래 활성화 대책 모락모락

    지방 준공후 미분양 1만 5000가구… 거래 활성화 대책 모락모락

    지방을 중심으로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불황을 겪고 있는 일부 지방 주택시장의 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설프게 활성화 대책이 오히려 지방의 과잉공급을 부채질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2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8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 5201가구로 7월의 1만 3889가구보다 9.4%가 늘었다. 지역별로는 충남(3065가구)이 가장 많았고, 이어 경남(2561가구), 경북(1957가구), 경기(1917가구), 충북(1223가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세종(0가구)과 서울(20가구)은 사실상 준공 후 미분양이 없었다. 준공 후 미분양 1만 5201가구는 2011년 12월 3만 881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준공 후 미분양이 많은 지역을 살펴보면 걱정이 커진다. 악성 미분양이 많은 지역을 시군구로 살펴보면 8월 기준 전국 1위 경남 거제시(1312가구), 3위 전북 군산시(549가구), 5위 전남 영암군(517가구) 등 상위 5곳 가운데 3곳이 조선업 관련 지역이다. 조선·자동차 등의 경기가 바닥을 기면서 미분양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울과 수도권 시장의 과열을 진정을 위한 대책도 필요하지만, 지방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의 주택시장이 과열 국면이라면,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울산·경남 등의 주택 경기 불황은 빙하기라고 부를 수 있다”면서 “미분양 해소 등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설픈 활성화 대책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수석전문위원은 “미분양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양도세 관련 혜택을 준다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공급을 늘리게 될 수 있다”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우회적인 방법을 선택하면 모를까 직접적인 주택 경기 부양책을 쓰는 것은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도 “서울과는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면서도 “근본적으로는 제조업 경기가 망가지면서 발생한 미분양들이기 때문에 결국 제조업을 살리든지, 다른 대체 산업을 만드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경제 블로그] 성윤모 산업 장관, 본격 현장행보 나섰지만…난제 수두룩

    [경제 블로그] 성윤모 산업 장관, 본격 현장행보 나섰지만…난제 수두룩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제조업 혁신을 통한 산업정책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가진 성 장관은 곧바로 기자실을 찾아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도 성 장관은 “변화와 발전을 추구해나갈 수 있도록 축적된 능력이 성과로 나올 수 있는 분야가 제조업”이라며 제조업 혁신을 부르짖었습니다. 하지만 성 장관이 추구하는 산업 정책의 성과를 내기까지 풀어야 할 난제가 수두룩합니다.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성 장관은 취임 직후 국내 제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본격적인 현장 행보에 나섰습니다. 추석을 앞둔 지난 22일 로봇 제조 중소기업인 로보티즈를 방문해 “로봇은 미래 혁신성장산업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산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추석 연휴 막바지인 27일에는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업체인 ‘㈜우리산업’ 생산공장을 방문해 주력산업의 활력 제고를 역설했습니다. 성 장관이 이처럼 광폭 행보를 보인 것은 전임 백운규 장관 시절 탈원전 논란 탓에 산업 정책이 소외됐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자동차·조선·철강 등 주력 산업의 침체가 예사롭지 않고 구조조정도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성 장관을 산업부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한 것은 산업정책에 주력해달라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 장관의 앞날에는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통상, 에너지 분야 등의 난제도 만만치 않아보입니다. 우선 조선·자동차 등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력산업을 대체할 신산업의 성과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게다가 내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꺾일 것이라는 경고음이 꾸준히 들려오고 있습니다. 세계 1위인 반도체 분야가 휘청하면 향후 우리 경제 침체는 더 가속화될 수도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을 둘러싼 통상도 불확실성에 직면해있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서명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에 최대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전체 자동차 수출의 33%에 달하는 만큼 관세 부과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성 장관이 탈원전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친원전 진영이 향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원전 수출 등을 이슈화할 경우 산업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할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산업 정책 전문가로 알려진 성 장관이 제조업 혁신을 바탕으로 한 산업정책의 청사진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美 기준금리 인상] 금리 뛰면 가계빚 2083조 위태위태… 미친 집값은 일부 잡힐 수도

    [美 기준금리 인상] 금리 뛰면 가계빚 2083조 위태위태… 미친 집값은 일부 잡힐 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26일(현지시간) 연방기금(기준) 금리를 2.00%~2.25%로 0.25% 포인트 올리면서 대출이 있는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대출을 옥죈 상황에서 미국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미국이 올 들어 기준금리를 세 번 올렸지만 한국은행은 아직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의 변동형과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결정짓는 주요 지표는 모두 오름세다.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지난달 잔액 기준 1.89%로, 2년 9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지난해 8월 1.59%에서 한 달도 빠지지 않고 12개월 연속 올랐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대체로 4% 중·후반을 찍었다. KB국민은행은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4.78%, 신한은행은 4.54%, NH농협은행은 4.51%다. 2분기 기준 가계대출은 1493조원, 자영업자 대출은 590조원이다. 시중금리가 일률적으로 0.25% 포인트 오르면 연간 약 5조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예를 들어 변동금리로 3억원의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면 대출금리가 0.25% 포인트 오를 경우 한 달에 6만 2500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괜찮을 수 있겠지만, 미국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에는 이자부담액이 연간 수백만원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면서 “빚을 감당할 수 없는 가계와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가 시작되는 만큼 이제 추가 대출을 얻기보다 기존 대출을 갚아 가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현식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은 “내년 말 미국의 기준금리가 3.25%까지 오를 전망이기 때문에 대출자들은 자신의 빚을 다시 한번 점검해 미리 적정 수준으로 줄여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3년 이상 장기적으로 대출을 쓸 경우에는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대출을 받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너무 급하게 돈을 갚을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무턱대고 빚을 갚았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 3억원과 예금 1억 3000만원, 마이너스 통장 대출 8000만원이 있는 A씨가 내년 5월에 분양받은 아파트(분양가격 8억원에 계약금 8000만원 납입)에 입주해야 한다면, 예금을 깨서 마이너스통장을 바로 갚기보다는 대출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이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아파트 잔금을 치러야 하는 시점에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은진 KEB하나은행 강남PB센터지점 골드PB부장은 “당분간 정부 정책이 대출을 옥죄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니 만큼 향후 투자나 이사 등을 계획하고 있는 대출자들은 유동성을 생각해서 급하게 대출을 갚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미국발 금리 인상이 가계의 이자 부담은 늘리겠지만, 최근 ‘과열’이라는 평가를 받는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에는 진정 효과를 나타낼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8·2대책(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과 이번에 내놓은 9·13대책(종합부동산세 강화·주택담보대출 제한) 등과 맞물리면서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8·2대책은 주택 투자를 통해 얻는 수익을 줄이는 효과를 내고, 9·13대책은 여러 개 주택을 보유하는 데 따른 부담을 늘린 것”이라면서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게 되면, 주택을 유지하는 데 적지 않은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적어도 새로 집을 사는 수요를 차단하는 데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주택자들의 투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매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 투자의 원칙도 결국 수익과 비용”이라면서 “기준금리가 미국을 따라 3%대로 올라가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5%대로 상승하게 돼 지금보다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1.5배 정도 늘어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접근이 더 조심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규 청약 등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분양가격을 인위적으로 누르고 있기 때문에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주변보다 저렴한 편”이라면서 “기존 주택 시장은 금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겠지만,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광명시, 광명시 하안2지구 신규 공공택지 지정 공식 반대

    광명시, 광명시 하안2지구 신규 공공택지 지정 공식 반대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은 27일 국토교통부의 ‘광명시 하안2지구’ 신규 공공택지 지정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광명시는 지난 1년간 주택가격이 급상승하고 서민 주거문제가 사회적 문제가 된 것에 깊이 공감하고, 주택 규제와 공급 정책을 병행하는 중앙정부의 부동산 대책 방향성에 동의한다”며, 그러나 “지난 40년간 수도권 주택난 해소라는 명분으로 중앙정부가 광명시에 추진한 주거중심의 밀어붙이기식 국책사업은 주택가격 안정화는 물론 서민 주거부족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교통난과 서울의 베드타운이라는 오명을 안겼다고 덧붙였다. 시는 지방정부의 도시 정체성과 자치권을 무시한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이 부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입증된 상황에서 또 다시 졸속으로 주거정책을 강행한다면 더 큰 부작용을 가져올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명시민이 살아 왔고 앞으로 살아갈 광명시 지역개발 주도권은 광명시가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토부는 지난 21일 주택시장 안정 방안의 후속 대책으로 수도권 내 신규 공공택지를 포함한 주택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경기도 내 광명 하안2지구를 비롯해 의왕 청계2, 성남 신촌, 시흥 하중, 의정부 우정 등 5곳이 신규 공공택지로 지정됐다. 시는 국토부 발표에 앞서 함께 공공택지로 지정된 4개 시와는 달리 자치권을 훼손하는 국토부의 일방적 공공택지 지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한 바 있다. 구체적 반대 사유로 지역주민 및 영세 소상공인의 생계문제, 미흡한 교통대책 문제, 광명뉴타운사업 침체, 하안동 기성시가지 슬럼화 야기, 신혼부부와 청년을 위한 일자리창출 대안 부족 문제를 제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씨줄날줄] ‘새우등’ 집값 민심/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새우등’ 집값 민심/황수정 논설위원

    추석 연휴에 둘만 모여 앉으면 나왔을 얘기는 집값이다. 멀리 지방에서는 “몇 달 새 몇억원이 올랐다”는 서울 집값 이야기는 숫제 ‘전설’이다. 전설은 밥상이든 술상이든 틈만 나면 단골 메뉴로 올랐다. 그렇게 시작된 집값 화제는 십중팔구 성토 대상이 돼 분위기가 험악해졌기 일쑤. 서울의 집값이 난데없이 지방 도시들에 전방위로 유탄을 날리고 있기 때문이다.우리 고향 도시에서도 6억원이던 아파트는 두어 달 새 1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달랑 내 집 하나 지녔을 뿐인데, 서울 집값 잡겠다는 부동산 정책에 왜 지방의 집값이 분양가보다 후퇴하는 상황을 겪어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린 이들이 많았다. “지방(집값)은 끝났다”는 체념에다 “지방에 사는 게 죄냐”는 원색적인 불만은 요즘 비(非)서울·수도권에서는 거의 일상어다. 서울 외곽의 경기 신도시 지역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 발표된 경기·인천 지역 전체 주택공급 계획 물량(2만 5000가구)의 절반이 훨씬 넘는 1만 6000채가 공급이 넘쳐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곳이라는 현장의 우려는 좀체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늘려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대책이 발표된 지난 21일 이후 신도시 지역 주민들은 연일 속이 끓는다. 가뜩이나 집값이 내려 미분양이 속출하는 곳에다 주택 공급 방안을 추가로 내놓은 대책은 두고두고 비판의 표적이 될 분위기다. 서울권 바깥의 불만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인터넷 공간만 일별해도 감 잡힌다. “서울 집값이 날뛰는데, 극약 처방 폭탄은 왜 수도권에다 던지느냐”, “파주 운정, 김포 한강 지구처럼 실패한 2기 신도시 전철을 또 밟게 하려느냐”는 원성들이다. 급기야 “서울의 아파트는 전부 50층 이상으로 지어 물량 공세를 하든지, 서울 일은 서울 안에서 제발 해결하라”는 체념과 울분이 뒤죽박죽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궁여지책에 땜질 처방이 아니어야만 할 이유는 분명하다. 지역별 상황과 실수요자 중심의 대책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까닭도 갈수록 더 분명해지고 있다. 집값 대책에 대한민국의 시선이 통째로 서울에 쏠려 있다. 지방의 상대적 박탈감이 되레 수도권 인구 과밀화를 부추기는 불쏘시개가 되고 있지 않은지 백번 살펴도 모자랄 때가 지금이다. 동강 난 민심을 정부와 정치권은 잘 읽고 왔는지 모르겠다. 올 추석 고향의 보름달은 유난히도 작았다. 취업을 못 해 명절에도 객지의 ‘컵밥’을 먹는 손자손녀에, ‘서울에 집 한 채’를 영영 가질 수 없다는 아들딸까지. 길게 따질 게 없다. 고향의 어머니들을 자꾸 가슴 아프게 하는 세상은 선량한 세상이 아니다. sjh@seoul.co.kr
  • [김균미 칼럼] 수도권의 비대화, 멀어지는 지방분권

    [김균미 칼럼] 수도권의 비대화, 멀어지는 지방분권

    추석 연휴 밥상머리의 최대 화제는 남북 정상회담과 경제가 아니었을까 싶다. 백두산 천지 앞에 나란히 선 남북한의 최고 지도자들 얘기로 시작해 향후 남북 관계, 북·미 관계에 대한 전망으로 이야기꽃을 이어 갔으리라.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큰 관심은 당장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가 아니었을까. 특히 일자리와 집값 얘기가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무섭게 오른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추석 연휴 직전에 내놓은 부동산 안정 대책보다 더 따끈따끈한 주제가 있었을까.정부는 지난 21일 서울과 경기도 분당, 일산 사이 지역에 4~5개의 ‘미니 신도시’를 개발해 2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위례 신도시 개발 이후 10년 만에 신도시 개발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남, 시흥, 과천, 광명 등이 후보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내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안은 서울시의 반대로 포함되지 않았다. 아직 자기 집을 마련하지 못한 서민과 중산층에게는 최선은 아니지만 나름 선호하는 지역에 내 집을 장만할 기회가 생기게 됐다. 분당이나 일산보다 더 가까운 곳에 신도시가 생긴다는 발표에 경기도 동탄 신도시 모습이 떠올랐다. 추석 연휴 때 지나가본 동탄2 신도시 곳곳에선 아직도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었다. 서울 도심에서 30㎞ 이상 떨어져 있어 서울 수요 분산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과 인근 수도권 지역,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집값이 떨어졌다. 미분양 아파트도 속출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서울에 가까운 곳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경부·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서울에서 지방으로 가다 보면 수도권이 얼마나 빠르게 팽창하는지 알 수 있다. 분당에서부터 죽전, 보정, 기흥, 신갈에 이르기까지 아파트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동백에 이어 동탄까지, 수도권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헷갈릴 정도다. 송재호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토연구원 개원 4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수도권의 집중 정도를 보여 주는 수치를 제시했다. 송 위원장은 국토 면적의 12%인 수도권에 인구의 50%, 1000대 기업 본사의 74%가 밀집됐다고 했다. 매달 발생하는 신용카드 사용액의 80%가 수도권에서 결제되고 신규 고용의 65%가 이 지역에서 발생한다고도 했다. 수도권의 경계가 명목상의 행정구역을 넘어선 지는 오래됐다. KTX 덕분에 수도권이 충청권까지 확대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종, 오송, 아산에서 서울역까지 1시간 정도 걸리니 매일 출퇴근하는 이들이 주위에 적지 않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서울에서도 출퇴근에 1시간 이상 걸리는 지역이 수두룩하다. 지방 분산 효과가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지방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조성된 전국의 10개 혁신도시도 아직까지는 지방 분산 효과가 예상만큼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017년 실시한 혁신도시 정주 여건 만족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홀로 내려온 단신 이주가 55.4%나 됐다. 가족이 모두 이사한 경우는 39.9%에 그쳤다. 학군과 인프라 등이 주요 이유였다. 이런 마당에 정부가 수도권에 신도시를 더 짓겠다고 하니 수도권 집중이 더욱 심화할 것은 뻔하다. 이는 대통령의 공약인 국토균형발전, 지방분권과도 정책 방향이 맞지 않는다. 물론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인정한다. 대학과 일자리가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니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교육과 문화, 의료시설, 식당과 쇼핑센터 등 편의시설들도 다양하게 잘 갖춰져 있어 편리함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이를 포기하기 쉽지 않다. 주택 수요는 늘어나지만 공급이 달려 집값이 치솟아도 공급을 계속 늘릴 수도 없다. 결국 지방과 수도권의 삶의 질의 차이를 줄여 수도권 프리미엄을 낮추는 수밖에 답이 없다. 혁신도시를 건설하고 공공기관과 공기업 이전을 통해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은 절반의 성공이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과 학교, 종합병원, 문화시설, 녹지, 교통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일자리 따로, 가정 따로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정책 담당자들이 ‘내’가 살고 싶은 환경을 만든다는 각오로 접근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일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함께 대통령이 강조한 생활 SOC에 대한 제대로 된 투자가 그래서 중요하다. kmkim@seoul.co.kr
  • [변창흠의 포용도시 이야기] 서울 주택가격 폭등과 주택정책

    [변창흠의 포용도시 이야기] 서울 주택가격 폭등과 주택정책

    서울의 주택가격 폭등이 국가적인 걱정거리가 되면서 원인과 대책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9·13 대책에는 서울시가 제시했던 기성 시가지 내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공급 확대에 대해서는 여전히 견해 차이가 있는 것 같다.서울에서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해 공급 가능한 물량은 수천 호에 불과하기 때문에 공급 물량의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요소 때문이라는 것을 양측 모두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기성 시가지에서 훨씬 많은 물량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개발제한구역 논란은 에피소드로 끝날 수도 있다. 문제는 서울과 같은 광역지방자치단체도 주택정책과 관련해서는 재량권이나 정책 수단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중앙정부도 충분한 물량의 주택을 직접 공급해야만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고 인식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을 달성하겠다는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주거복지 분야에서 정부가 가진 법령이나 기금, 예산을 지자체로 획기적으로 이전하는 데까지는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자치분권이 분야별로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실행 가능한 여건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재산세는 지방공공서비스의 대가라는 것이 공통된 학설이지만, 우리나라의 지자체는 지방공공서비스 대가로 재산세를 얼마나 받을지를 결정할 권한을 갖지 못하고 있다. 지방의 부동산 공시가격이 시세와 동떨어져 있고 주택 유형별로 편차가 심하더라도 지자체는 과표 결정과 관련한 역할은 거의 할 수 없다. 한국감정원과 중앙정부가 정해준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별 부동산 가격을 산정할 뿐이다. 우리나라의 지자체는 지역 내 주거취약계층을 위해 주거복지 수단을 동원할 재량권도 제약받는다. 국비나 주택도시기금의 지원을 받는 공공임대주택의 입주자 선정권은 정부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 그렇다고 지자체가 자체 비용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기엔 힘이 부친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선 민간 임대주택 관리가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계약갱신청구권 부여, 임대료 인상률 상한제 적용, 공정임대료 공개, 임대료 조정 등에서 어떤 조치도 취할 권한이 없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나 세입자단체 지원이 그나마 독특한 사례일 것이다. 기성 시가지에서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정교한 도시계획, 도시재생, 건축, 주차장과 관련된 규정의 정비가 필요하다. 서울시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했던 역세권 전세주택이나 중앙정부가 법제화했던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모두 지역 여건에 맞지 않아서 실적이 거의 없었다. 도시재생사업이건 도시정비사업이건 실질적으로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저렴한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정교한 사업실행 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해야 한다. 지방분권형 주거복지의 성공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시흥시는 ‘시흥시 주거복지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주거비 보조 대상자를 중앙정부가 지정한 중위소득의 43% 이하가 아닌 60% 이하까지 확대하는 시흥형 주거급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의 맞춤형 공공임대주택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 창업인 임대주택 ‘도전숙’, 홀몸 노인을 위한 ‘보린주택’, ‘모자가정주택’ 등은 지방분권형 주거복지의 결과물이다. 정부가 공공주택법의 공공주택업무 처리 지침을 개정해 구청장에게 전체 매입 임대주택의 30% 내에서 입주자 선정권을 부여했고, 구청장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결합돼서 가능했다. 주택가격 상승이나 주거 불안정으로 가장 고통받는 이는 지역의 주민들이고 그 책임은 상당 부분 지자체에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자체들은 주택정책의 실패로 인해 비난받기보다는 방관과 무책임 속에 방치돼 있었다. 반면 중앙정부와 산하기관들이 그 책임을 떠안고 있다. 이제라도 과감하게 주택정책과 관련한 권한과 주택도시기금과 같은 예산, 지방세 권한을 지방에 이양해 맞춤형 분권형 주택정책을 추진하고 책임을 분담시켜야 한다.
  • 서울 아파트 사려면 한푼 안쓰고 15년 모아야…“공급 대책 미흡”

    서울 아파트 사려면 한푼 안쓰고 15년 모아야…“공급 대책 미흡”

    20·30대 가구주는 수입을 한푼도 쓰지 않고 15년 동안 모아야 서울에서 중간 가격의 아파트 한채를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명목 처분가능소득은 361만 5000원이었다. 한국감정원이 밝힌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지난 6월 기준 6억 6403만 4000원이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세금, 사회보험금, 이자 등을 빼고 가계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이다. 이에 따르면 20·30대 청년 가구는 처분가능소득을 15.3년 동안 모아야 서울에서 중간 가격의 아파트 한채 가격을 낼 수 있는 셈이다. 2014년 이후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고 저금리에 늘어난 시중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려들어 청년들의 내집 마련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같은 기준으로 지난 2014년 1분기 청년 가구는 10년을 모으면 중간 가격 아파트 값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2015년 4분기에는 12.3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지난해 4분기에는 13.7년이었고, 반년 만에 청년 가구가 돈을 모아야 하는 기간이 2.4년이 늘어난 것이다. 집값은 뛰고 있지만, 청년들의 소득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지난 1년 전 보다 23.6% 고공행진했지만, 39세 이하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같은 기간 동안 1.1% 줄었다. 고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가 많은 20~30대가 직격타를 맞았고 전체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소득이 줄었다. 정부가 지난 21일 부동산 공급 대책을 마련했지만, 시장에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년들의 내집 마련 고민을 해결해 주기 어려울 것으로 풀이된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와는 달리 서울과 경기도 중심으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택지 공급 계획이 담겨있지 않아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정책에 따른 시장 안정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용적률 상향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 또는 개발행위제한구역 지정 등 방안은 긍정적이고 향후 26만 5000호 규모의 택지 공급 계획은 실질적이고 세밀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추석 이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투자 수요 줄어 거래공백 온다”

    추석 이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투자 수요 줄어 거래공백 온다”

    추석 이후 주택시장에는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강력한 ‘9·13대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투자 수요가 많이 줄어들고 호가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특히 천정부지로 오르기만 했던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단기간에 급락세로 반전하지는 않겠지만, 추가 상승세는 일단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대책 발표 이후 일주일 만에 서울·수도권 아파트값 상승폭이 둔화하기 시작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값이 급상승했던 서울 모든 지역과 경기도 성남 분당구·과천·광명시에서 상승세가 느려지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수요억제 정책이 먹혀들면서 투자 수요가 감소하고, 호가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런 분위기는 추석 이후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은 투자 수요를 원천적으로 틀어막는 내용이 많이 담겨 시장 충격이 크다”며 “당분간은 거래공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위원은 “다주택자라도 양도세 중과 부담으로 쉽게 투매를 결정하지 못하는 있다”며 “다만, 장기보유특별공제의 2년 이상 실거주 요건은 2020년 1월부터 적용돼 실거주가 어려운 사람들이 내년 말까지 집을 팔려고 내놓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요자는 집값 불확실성과 보유 부담으로 구입에 나서지 않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침체기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했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하반기 주택시장 침체 원인을 심리적 요인에서 찾았다. 9·13대책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뿐만 아니라 실수요자 외의 주택 구매를 막는 조치라서 실수요자 외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장 교수는 “그동안 은행 대출을 끼지 않고 집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외에는 사실상 대출 길을 틀어막아 구매 심리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가 다주택자·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한정된다고 해도 투자 수요가 줄어들어 주택 시장이 가라앉는 분위기가 이어지면 실수요자의 구매 욕구도 식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도 시장을 움츠러들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시가격 인상 원칙을 밝혔기 때문에 내년도 공시가격 인상 결정 방향·수준이 정해지면 다시 한번 시장이 식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수도권 주택공급대책도 추격 매수세를 가라앉히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택지개발지구 아파트는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기존 주택 구매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면 기존 아파트 구매 수요가 줄어들어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효과를 보려면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원활한 협조가 관건이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택지지구의 교통·교육 등 생활 인프라 대책도 함께 제시돼야 효과가 배가된다. 단순 물량 공급에만 그치면 집값 안정에 실패한 2기 신도시의 길을 걷게 된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유가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최대 0.15% 올라

    유가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최대 0.15% 올라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2개월 후부터 상승해 5개월 뒤에는 최대 0.15%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가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높은 품목들에 대해 물가안정 노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2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오르면 국내의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소비자물가가 15개월에 걸쳐 모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수입물가는 2개월 후 최대 6.5% 상승, 생산자물가는 1개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5개월 후 0.62%까지 상승, 소비자물가는 2개월부터 상승해 5개월 후 최대 0.15%까지 상승했다. 예정처는 “품목별 영향 분석 결과 석유류 제품, 교통,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 부문의 순으로 유가충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정처에 따르면 국제유가 전망기관들은 2018~2019년 국제유가가 70달러 내외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EIA)는 2018년 세계경제성장률이 2012년 이후 최고치에 달해 수요가 증가하고 이란제재, 베네수엘라 대선 등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석유공급 감소로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 현상 역시 유가 상승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정처는 “2014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저유가로 인한 원유의 탐사·개발·생산 등 상류부문(upstream)에 대한 투자감소가 시차를 두고 글로벌 원유생산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최근 수요증가·공급감소 등으로 원유의 초과공급 상태가 해소되면서 원유재고가 감소하고 있는 점은 향후 유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예정처는 “다만 미국의 셰일오일을 중심으로 한 비전통 원유생산 증가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신흥국 경기둔화 우려 등은 국제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국내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원유와 관련품목의 안정적 수급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정처는 “최근의 유가 등 에너지가격 오름세에 따라 공급측 요인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실질수요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변동성이 높은 공급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이 지속된다면 내수심리 위축, 소비와 투자 부진 등을 유발해 국내경기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유가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높은 품목에 대한 물가안정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해외자원 개발 확대, 수입선 다변화, 효율적인 원유 비축 계획 수립 등을 통해 원유 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과학기술’ 강조하는 北…과학기술 수준은 어느정도일까?

    ‘과학기술’ 강조하는 北…과학기술 수준은 어느정도일까?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 세계의 눈길은 한반도에 쏠렸다. 점심 뉴스가 아침 뉴스를 갈아치우고 저녁 때 소식이 점심 뉴스를 갈아치워버리는 정도로 뉴스가 쏟아져 나온 사흘이었다. 지난 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화해 분위기가 ‘만리마 속도전’으로 돌입했으나 이번 가을에는 예측 불허의 놀라운 뉴스들이 나왔다는 평가다. 과학계에서는 19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 주목했다.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에는 여러 가지 컨셉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과학중시’에 관한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도 “남과 북은 전염병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합의사항이 포함돼 있다. 4·27 판문점선언과 이후 진행된 6·1 고위급회담, 분과별 실무회담에서는 다뤄지지 않다가 새롭게 포함된 분야이다. 더군다나 보건의료 협력은 주민들의 보건복지와 인도적 차원의 문제이며 경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에 경제 제재에도 위반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철도, 도로 현대화보다 수월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학기술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 내 북한과 남북협력 분야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정책기획본부장 역시 “과학기술 분야는 정치색이 약해 북한과 협력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북한 국가경쟁력을 높여 통일후 남한과의 격차를 줄이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 과학기술 협력을 위해서는 북한 과학기술 수준과 특허분석이 시급하다는 것이 과학계의 목소리다. ●김정은 정권 이후 ‘과학’ 우선 정책 드라이브 과학계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권을 잡은 뒤 과학자거리, 과학자 살림집을 새로 조성하는 등 과학기술 우선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고 있다. 되고 있는 분위기다. 2013년 은하 과학자거리, 김일성종합대 교육자살림집, 2014년 위성 과학자주택지구, 김책공업종합대 교육자살림집 건설, 2015년 평양 미래 과학자거리 조성에 이어 2016년과 2017년에는 함흥에 과학자살림집이 건설됐다. 함흥의 경우 북한 중화학공업 도시로 2·8비날론연합기업소, 흥남비료연합기업소, 룡성기계연합기업소 등 다수의 기업과 공장이 있다. 또 화학공업대, 수리동력대, 의학대학, 과학원 함흥분원 등 대표적인 수학, 화학 분야 고등교육 기관과 연구시설이 있어 우리나라의 대전 대덕연구특구와 같은 연구클러스터를 조성돼 연구자들의 숙소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과학기술 중시 정책은 경제발전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북한의 SF소설 장르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2005년 발표된 북한의 과학환상소설 ‘억센 날개’의 주인공은 “조국의 진보에 억센 날개를 달아주는 것, 달아주되 짐이 되지 않고 조국을 힘차게 떠미는 충실한 날개를 달아주는 것, 그것이 우리 과학자들이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하고 있는 것만봐도 알 수 있다. 한 국가의 기술 수준을 파악할 때는 주로 특허를 분석한다. 북한 특허 분석은 북한 발명총국에서 발행하는 ‘발명공보’가 이용된다. 물론 공보에는 북한에서 등록된 발명특허 전부가 실리지는 않지만 북한 과학기술 동향과 기술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최현규 회장의 분석에 따르면 2001~2016년까지 북한 특허의 연평균 성장률은 87.8%에 이르며 특히 2009년에는 2591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313%의 성장세를 보였다. 분야별 특허출원 비중을 보면 물리학 분야가 23.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생활필수품 분야가 20.1%, 화학 및 야금분야가 16.8%로 뒤를 이었다. 이들 세 분야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김일성 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대학은 물리학과 전기분야에서 기술개발을 이끌어 가고 있으며 생필품 발명은 병원과 연구소, 기계 및 운수분야는 기업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 국가과학원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하고 있어 북한의 연구개발 시스템이 국가과학원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현규 회장은 “주먹구구가 아닌 남북 상호 보완적 협력을 위해서는 남북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유망분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정부 차원에서도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현황을 파악할 수 있고 시장 상황을 잘 보여주는 특허 정보를 확보해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은 대만인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은 대만인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중국이 대만인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Black Hole)로 등장했다.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본토에 거주하는 대만인들이 중국 정부가 발급하는 ‘대만동포 거주증’(居住證·신분증)을 취득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까닭이다. 중국 정부는 이달부터 전국 6572곳의 공안부 치안관리국 거주민신분증 관리처에서 본토에 6개월 이상 취업하거나 유학 중인 대만·홍콩·마카오인들을 대상으로 중국인들과 똑같은 공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거주증을 발급해 주고 있다. 스마트 ID카드 형태로 된 이 거주증의 앞면에는 중국 국가휘장(國徽)이 있고 뒷면에는 18자리의 ‘공민신분증번호’가 있다. 거주증을 취득하면 취업과 교육, 의료, 차량 등록 등 본토인들이 누리는 18가지 공공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스쥔(侍俊) 공안부 부부장은 “이번 거주증의 발급 목적은 대승적 차원에서 대만과 홍콩, 마카오 주민들이 기본적으로 중국인과 똑같이 공공서비스·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臺灣事務瓣公室)에 따르면 이 거주증을 취득한 대만인들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불과 열흘 새 2만 2000명을 넘어섰다. 거주증을 취득한 대만인들은 취업권을 비롯해 사회보험과 주택공적금(기업과 노동자가 공동 부담하는 장기주택적금) 참여 권한도 생기고 무료 초·중등교육, 기본 의료보장 등 공공서비스 제공과 함께 차량 등록, 금융 서비스 이용 등에서 혜택을 누리게 된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SCMP) 등이 보도했다. 현재 본토에서 장기 거주하고 있는 대만인은 2015년 기준 4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베이징에 파견된 대만 가전업체 회계사 제임스 류(劉)는 발급 개시 당일 신청해 거주증을 발급받았다며 “이 거주증은 베이징에서 생활하는 동안 여러가지 편의를 제공해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중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으로 기차표를 예매할 수 있게 돼 애써 기차역 매표소에 나가 줄을 서서 티켓를 구매해야 하는 불편을 덜었다”며 활짝 웃었다. 상하이에서 4년 동안 일한 대만의 헤어스타일리스트 데이비드 차이(蔡)는 “무엇보다 본토에서 사회보험과 저렴한 의료보험을 받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대만인들을 유혹하기 위해 제공하는 ‘당근’의 일종인 거주증 제도는 이미 실험 과정을 거치며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대만과 가장 가까운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가 지난 4월 대만인들을 대상으로 샤먼시민에 준하는 혜택을 부여한 것이다. 샤먼시는 대만인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학업과 취업, 창업, 생활 분야의 60가지 혜택을 담은 ‘샤먼-대만간 경제문화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조치’ 내놨다. 조치에 따르면 샤먼시는 대만 기업들이 법인을 설립할 때 자본금을 위안화 대신 달러로 설정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중국정부 입찰에서 중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고, 경영 활동을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대만 동포증과 본토 중국인 거주증의 효력을 동일하게 설정했다. 노후생활을 대비한 연금혜택도 부여하면서 개인 신분으로 중국의 양로기금(국민연금에 해당)에 가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샤먼시는 취업지원 정책도 내놨다. 고교 졸업 후 샤먼에서 취업을 원하는 대만인은 매월 500 위안(약 8만 2000원)의 주거 보조금과 2000 위안의 교통 보조금을 지급한다. 앞으로 5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하고 대만인 석·박사 학위 소지자에게 각각 3만 위안, 5만 위안의 추가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대만인 교사들도 적극적으로 영입하기로 했다. 대만 출신 교사들은 미술과 음악, 체육 등 예체능 과목에 한해 자신의 교직 경력을 인정받게 된다. 이들은 특별채용과 단기채용 방식으로 샤먼시의 모든 초·중·고교에 지원할 수 있다. 이 덕분에 본토 거주 대만인들 사이에 거주증 취득 붐이 일면서 대만 정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 정부는 거주증 제도가 대만인이 본토에서 거주할 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만 정부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대만인들의 본토 이주를 촉진하고 독립 의지를 약화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대만 정부의 시각이다. 중국이 장기적으로 대만 통일을 염두에 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추진하는 연장선상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얘기다. 추원충(邱文聰) 대만 중앙연구원 법률연구원은 “중국이 본토 거주증을 발급해 대만인들이 국제사회에서 ‘중국 공민’임을 스스로 밝히도록 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며 “대만의 주권을 없애려는 게 중국의 목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정부가 앞서 3월 대만인에게 중국인과 같은 대우와 혜택을 부여하는 31가지 교류정책을 발표한 뒤여서 이런 의혹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대만사무판공실은 중국내 대만인의 기업경영, 창업, 유학, 생활 부문에서 자국민에 준하는 대우를 하는 31개 방안을 담은 ‘양안경제문화교류 촉진대책’을 공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대만인에게 중국의 53개 전문기술인의 직업자격시험과 81개 항목의 기능인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 대만인은 중국 정부의 해외인재 영입전략인 ‘천인계획’(千人計劃)과 고급 인재 1만명 양성 전략인 ‘만인계획’(萬人計劃)에도 신청할 수 있다. 대만 업체는 중국이 추진하는 에너지, 교통, 수도, 환경 등에도 중국 기업과 동등하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대만 금융기업의 경우 중국기업과 협력 아래 중국내 소액결제 서비스도 운영할 수 있다. 대만 싱크탱크 연구원인 퉁리원은 “새 거주증 제도와 31가지 교류 정책은 대만 정부에 심각한 도전을 던질 것”이라며 “이들 정책은 대만의 재능있는 인력을 겨냥한 것인 만큼 대만 정부는 ‘두뇌 유출’을 방지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거주증 제도는 사회통제가 심한 중국에서 사생활 침해의 우려를 낳을 수 있다”며 “본토 거주증을 취득한 대만인들이 이를 대만 정부에 신고할 의무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거주증 취득제도 도입은 홍콩과 마카오, 중국 광둥(廣東)성을 하나로 묶어 거대 경제권으로 만들려는 ‘대만구’(Greater Bay Area) 구상과도 연결된다. 장기적으로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로 운영 중인 홍콩·마카오의 중국 편입을 가속화하고 대만인들까지 통합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 강화와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올해 연말이면 홍콩, 마카오와 광저우(廣州)·주하이(珠海) 등 광둥성 주요 9개 도시를 아우르는 거대 단일 경제권 ‘대만구’가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대만구의 총인구는 6700만명, 국내총생산(GDP) 1조 5000억 달러(약 1680조원)로 경제규모 면에서는 우리나라(5100만명·1조 5300억 달러)와 맞먹는다. 중국 시장조사 기관 아이메이(艾媒)는 대만구의 GDP가 오는 2020년에는 2조 200억달러, 2022년에는 2조 3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2030년이 되면 대만구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만, 일본의 도쿄만을 추월해 세계 최대 경제 허브가 될 것이라고 중국 정부가 내다봤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광둥성 지도부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만구를 세계 최대 경제 허브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완전한 경제 개방과 뛰어난 인재 유치를 위해 노력하라”고 각별히 당부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일문일답]국토부 “서울 물량 충분치 않으면 그린벨트 해제 검토”

    국토교통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보존가치가 낮은 3등급 이하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안을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되, 불가피할 경우 직권 해제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국토부 이문기 주택토지실장과의 일문일답. Q:서울시 공공택지 11곳 공급을 위해 남은 절차는 무엇인가. A:일정 부분은 사유지가 있어 협의를 해야 한다, 그 다음에 개발과 관련된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서울시에서 별도로 공개를 할 예정이다. Q:서울 도심 내 유휴부지를 활용한 주택공급이 가능하다면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지 않는 것인가. A:지금 도심 내에서 서울시에서 5만~6만호 정도 공급이 가능하다고 제시됐다. 다만 양질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또 그린벨트 일부 해제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도심 내에서 공급되는 게 속도나 물량이 충분치 않을 경우에는 저희가 해제물량을 직접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서울시에서 제시한 그 물량도 그걸로 주택공급이 충분한지는 저희가 한번 검토를 하고 살펴볼 계획이다. Q:국토부가 그린벨트 해제물량을 직접 활용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 A:일단 서울시와 충분히 협의를 진행을 하고, 시장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그때는 국토부가 그린벨트 해제 물량을 갖고 있는데, 그 범위 내에서 직접 (해제)하겠다는 얘기다. 일단 주택 시장의 안정이 중요하고, 서울 내에도 충분한 공공주택이 공급돼야 한다는 데는 정부와 서울시 사이 이견이 없다. 그래서 앞으로도 의미 있는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Q:(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 이유가 무엇인가. A:지난 8월 27일 정부는 수도권에 30만호를 추가로 더 공급을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양질의 저렴한 주택과 교통이 편리한 위치에 공급할 수 있도록 그 택지를 더욱 확보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그래서 오늘 17곳 3만 5000호를 중·소규모 택지로 발표를 했다. Q: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에 대규모 택지 4~5곳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지역인가 서울 지역인가. A:서울과 1기 신도시(분당·일산) 사이 그 정도 위치에 있다고 보면 된다. Q:후보지로 고양, 평촌, 안양 등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A:구체적인 위치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는 말하기가 어렵다.. 지금 후보지를 조사하고 있다. Q:과천의 경우 후보지로 언급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져 무산된 것인가. A: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관계기관 협의나 검토가 진행되고 있고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 검토가 마무리되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공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후보지로서 계속 검토를 하고 있다. Q:이번에 얘기가 많이 나왔던 용산미군기지 이전 부지도 택지 후보지에 포함될 수 있는가. A:용산 공원에 대해서 아직 검토한 바는 전혀 없다. 사용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상당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앞서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강북·수도권 집값 안정에는 도움, 강남 고가주택 잡기는 어려울 듯

    강북·수도권 집값 안정에는 도움, 강남 고가주택 잡기는 어려울 듯

    정부가 ‘9·13 부동산 종합대책’ 후속 조치로 내놓은 추가 공급 계획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권의 고가주택 가격을 잡기는 어렵겠지만, 최근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불안감에 추격매수에 나섰던 서울 강북과 수도권 수요를 해결하는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을 내놨던 정부가 본격적으로 주택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주택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는 1차로 지방자치단체 협의 절차 등을 완료한 중·소규모 택지 17곳에 3만 5000여 가구를 추가 공급한다고 밝혔다. 서울에는 송파구 옛 성동구치소 부지 등 11곳이 선정돼 약 1만 가구가 공급된다. 경기도는 광명, 의왕, 성남, 시흥, 의정부 등 5곳에 1만 7000가구가, 인천은 검안 역세권에 7800가구가 신규 공급된다. 당초 정부가 계획했던 것보다 발표 물량이 줄었지만,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들과 추가 협의를 통해 신규 택지를 추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가격 급등에 따라 서울 강북과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나타나던 추격매수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새로 3만 5000가구가 물량 면에서 많지는 않지만 위치가 나쁘지 않고, 정부가 추가로 신규 택지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실수요자들의 추격 매수세가 거센 서울 강북권과 수도권의 가격 강승 분위기를 어느 정도 잡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정부가 인식한 것이 중요하다”면서 “공급 부족으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세부적인 내용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면서 “향후 추가적으로 진행되는 택지 공급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다시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공급 대책이 서울 집값 폭등의 진원지가 됐던 강남권 고가 아파트 가격을 잡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공급하기로 한 택지지구와 서울 강남권의 수요층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판교나 위례 같은 강남 수요를 분산시킬만큼 좋은 입지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강남, 특히 한강변의 고가주택들은 이미 일단 주택시장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어 신규 택지공급 정책으로는 가격을 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도 “지난번 종부세 강화와 대출 규제가 고가 아파트로 유입되는 투자자금을 막는 것이었다면, 이번 택지 공급은 실수요자들이 밀어올리고 있는 서울 강북권의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 굡窄庸� “정부가 강남 고가 주택시장에 대한 정책과 보통 시민들이 사는 주택시장에 대한 정책을 따로 가져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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