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사이드]재산세 과표 인상 막판 진통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마련중인 ‘공동주택 재산세 과세표준 가산율 인상안’ 조정작업이 투기과열지구 선정문제 등으로 인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재산세 과세표준(과표) 인상안은 예년보다 보름가량 늦은 오는 20일쯤 발표될 전망이다.
행자부는 6일 “이달초 아파트 재산세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가산율 차등화의 기준을 건교부가 제시한 ‘부동산 투기과열지구’로 할지,재정경제부가 5일 내놓은 소득세법 시행령의 ‘부동산 투기지역’으로 할지를 정하지 못해 확정시기를 미루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표 인상률은 행자부가 제시한 9∼25%와 서울시 등 자치단체들이건의한 4∼30%를 절충한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어서 부동산 투기억제 효과는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와 자치단체의 이견
행자부는 지난 9월 ‘9·4 주택시장 안정화대책’의 취지에 부합할 만한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지만 자치단체들은 주민반발 등을 감안,소극적인 태도를보이고 있다.
행자부는 지난달 초 3억∼4억원,4억∼5억원,5억원이상 등 3단계로 나눠 9%,15%,25%를 인상하는 안을 내놓았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등 각 시·도는 “조세저항이 우려된다.”며 정부안보다낮은 안을 마련해 지난달 12일 행자부에 제출했다.서울시는 재산세 과표 가산율 대상 건물을 국세청 기준시가 3억∼4억원,4억∼5억원,5억∼10억원,10억∼15억원,15억원 초과 등 5개 등급으로 나눠 각각 4%,8%,15%,22%,30%의 가산율을 적용할 것을 제의했다.
서울 강남구는 자체적으로 재산세 인상률의 타당성 조사를 위해 대학연구소에 용역을 의뢰중이다.
◆부동산 투기억제 미지수
재산세 과표가 오르더라고 실제 인상폭은 크지 않아 부동산 투기억제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재산세 인상 대상이 되는 아파트가 부동산 투기과열지역 내 14만 5000가구에 불과한 데다 인상률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할 만큼 높지는 않기 때문이다.
당초 행자부안대로 오르더라도 현재 기준시가 3억원인 아파트는 16만 6000원이던 재산세가 내년에 20만 5000원으로,4억∼5억원인 아파트는 46만 2000원에서 99만 1000원으로 각각 오르는데 이 정도의 과세로 부동산 투기를 잡을 수 있을지 극히 의문이라는 분석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가산율이 오르더라도 자치단체장이 50% 범위 내에서 재조정할 수 있어 2배이상 큰 폭의 재산세 인상은 없을 것”이라면서 “재산세 인상을 과표 현실화 차원에서 접근해야지,부동산 투기 억제책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은 애초부터 잘못된 발상”이라고 털어놨다.
◆인상률 결정 전망
행자부는 주요 재산세 인상 대상지역인 서울·경기·부산 가운데 고액아파트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강남구 등 서울지역 자치단체들의 의견을 어느선까지 반영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자부 관계자는 “현재 각 자치단체의 의견을 모두 받은 상태이며,적정한인상률을 놓고 의견조율을 하고 있다.”면서 “재경부가 제시한 소득세법 시행령이 차관회의를 통과하는 오는 20일쯤 가산율 인상안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산세 과세권자는 시장·군수 등 자치단체장이며 광역단체장에게 승인권이 주어져 있고,행자부 장관은 조정권을 갖고 있을 뿐”이라면서 “과표인상률 결정시 자치단체의 의견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조현석기자 hyun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