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은 ‘들썩’ 집값은 ‘소강’
토지시장이 다시 들먹거리고 있다. 올들어 땅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주택시장은 정부의 연이은 강공책으로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호가 공백’ 상태에 빠졌다.
땅값 상승은 행정도시·기업도시 건설 가시화 등 각종 개발계획에 따른 것으로 시중 유동자금이 땅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1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의 3월 땅값은 전달 대비 평균 0.35% 올라 3개월째 상승세가 지속됐다.
이는 전달의 상승률(0.18%)보다 0.16% 포인트 높은 것이다.1분기 전체로는 0.76% 올라 이전 분기(0.58%)보다 0.18%포인트 높아졌다.
●건교부 ‘3월 땅값 한달새 0.39% 올라’
권역별로는 군지역의 3월 땅값이 0.39%(1분기 누계 0.84%)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7대 도시(3월 0.36%,1분기 누계 0.68%), 수도권(0.38%,0.83%), 중소도시(0.32%,0.84%) 순이었다.
특히 행정도시 예정지인 충남 연기군은 토지투기지역 지정에도 불구하고 3월에만 6.34%나 올라 1∼3월 누계치가 9.56%에 달했다.
또 대전 서남부 택지개발과 행정도시 등 개발사업 가시화로 대전 서구(1.08%), 유성구(0.78%), 충남 계룡시(4.21%), 공주시(2.17%), 아산시(1.12%) 등 대전·충청권이 큰폭으로 올랐다.
서울에서는 한남 뉴타운 개발과 미군기지 이전계획 등으로 용산의 땅값이 무려 0.91% 올랐다. 기업도시 추진의 영향으로 전남 영암군은 0.70%, 해남군은 0.53% 올랐다. 이들 지역은 1분기에만 각각 1.30%와 1.35%씩 올랐다.
땅값이 오르면서 거래량도 크게 늘어났다.3월 한달 중 27만 8836필지,36만 5852㎡(11만 6700평)가 거래돼 전달보다 필지로 9.8%, 면적으로는 21.4% 늘었다. 기업도시 개발을 추진 중인 해남, 영암, 무안은 필지기준 65.7%, 면적기준 76.4% 올라 가장 많이 거래됐다.
●“주택값 하락 불가피”
토지시장과 달리 주택시장은 소강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결과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0.69% 상승, 이전 주(0.66%)와 비슷했다. 서울지역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도 이전 주(0.32%)와 비슷한 0.34%를 나타냈다.
그렇지만 거래는 올스톱 상태다. 호가만 다소 올랐을 뿐 매수세가 실종돼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 사이의 가격차이가 크게 나는 ‘호가 공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이전에는 매물이 없어 집값이 뛰었다면 지금의 양상은 매수세가 완전히 사라진 상황”이라면서 “이 상태가 지속되면 중·단기적으로 재건축 가격의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