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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주택가격, 15년만에 최대폭 급등…백악관 “예의 주시”

    미 주택가격, 15년만에 최대폭 급등…백악관 “예의 주시”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빠르게 정상화되면서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이 풀리고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도심에서 교외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점도 주택 구매수요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지표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3월 전국주택가격지수는 243.66으로 지난해 3월(215.27)보다 13.1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5년 12월 이후 15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이 지수는 미국 20개 대도시 지역을 대상으로 최소한 두 번 이상 거래된 주택의 데이터로 산출한 것이다. 특히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지난해보다 20% 급등해 22개월 연속 미국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뛴 도시가 됐고,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19.1%), 워싱턴주 시애틀(18.3%)이 그 뒤를 이었다. 역대 최저 수준인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 불균형 심화가 기록적 집값 상승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매물로 나온 주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 급감한 107만 가구에 불과했다. 이에 미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주택 시장을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의 집값 상승은 주택가격과 주택시장 접근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부동산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리적 가격의 새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저소득층 거주지역 주택 50만 가구 개·보수 등을 통한 공급 확대 등을 거론했다. 하지만 사키 대변인은 “중산층 가정에 있어 집은 부의 주요 원천이다. 일부 사람에게는 (집값 상승의) 금융 효과가 긍정적”이라고 말해 규제를 통한 집값 상승 억제의 가능성은 배제했다. 부동산 등 주요 자산가격이 상승하자 거품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케이스-실러 지수를 고안한 실러 교수는 “현재 상황은 집값 하락이 시작되기 2년 전인 2003년을 연상하게 한다”며 부동산·주식 등 자산 시장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열린세상] 긴축발작의 예방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긴축발작의 예방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요즘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테이퍼링(tapering)이라고 할 수 있다. ‘테이퍼’(taper)는 ‘점점 가늘어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사용한 표현으로 양적완화의 점진적 축소를 말한다. 테이퍼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버냉키 의장의 언급이 나오면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금리 급등, 주가 변동성 확대, 달러화 절상, 신흥국 자금 유출 등이 초래됐으며, 이를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ㆍ긴축발작)이라고 부른다. 최근 미국, 영국 등 주요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경기회복세 확산 및 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자연스럽게 장기금리 상승으로 연결되면서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이후 미국의 장기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주요 자산시장이 급변동을 경험함에 따라 ‘소형 발작’(mini tantrum)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동안 각국 중앙은행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큰 타격을 입은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제 백신 접종 확대에 따라 경제 정상화가 가시화되면서 통화정책의 정상화, 즉 양적완화 등의 축소 및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기대가 늘어나고 있다. 물론 미국 연준 등 주요국의 중앙은행은 양적완화의 축소 등을 서두르지 않으면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3년의 긴축발작 경험에 대한 학습효과다. 특히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알리는 선제적 지침(forward guidance) 등을 통해 금융시장 참가자들에게 명확한 신호를 주려고 한다. 그러나 자산시장에서의 투자는 미래에 대한 예측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자산가격의 급격한 변동이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양적완화의 완만한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고 해 보자. 아무리 완만하더라도 이를 미리 예측할 수 있으면 큰 이득을 얻기 쉬우며, 남들보다 준비가 늦으면 손해를 보기가 쉽다. 금융상품은 주택이나 자동차 등과 달리 공급하는 데 시간이 거의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통화정책의 조그마한 변동 가능성에도 금융시장이 큰 폭으로 출렁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즉 ‘긴축 없는 발작’(taper-less tantrum)은 가능하지만, ‘발작 없는 긴축’(tantrum-less taper)은 나타나기 어렵다. 더욱이 최근 자산가격의 급등으로 금융시장은 매우 민감해져 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자산가격이 크게 오른 상태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 주요국에서 주택시장은 빠르게 회복되는 것을 넘어 거품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채의 신용 프리미엄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각국의 주식시장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은 버블붕괴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지속하다 최근 급락을 경험하고 있다. 이처럼 크게 부풀어 오른 자산시장은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에 대해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한국은행도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적극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했다. 이제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맞이해 타이밍을 고민할 시점이다. 지금까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미 연준 등의 결정을 뒤따르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이 주요국에 비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느린 것을 감안해 긴축적 통화정책의 시기도 더 늦어야 한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부동산 등 한국의 자산가격은 미국 등에 비해 더욱 심각한 거품이 의심된다. 2007~2009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자산가격의 조정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데다 최근 주요국에 못지않은 자산가격 급등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등과 달리 주택담보대출 등 대부분의 가계대출이 변동금리로 이루어지고 있어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가계가 맞게 된다. 한국은행이 선제적인 긴축정책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하겠다. 코로나19와 달리 긴축발작에는 백신이 없으니 결국 미리 거품을 조금씩 꺼트릴 수밖에 없다.
  • 송영길 “공공임대 살면 애들도 차별…떠나고 싶어하는 게 인지상정”

    송영길 “공공임대 살면 애들도 차별…떠나고 싶어하는 게 인지상정”

    “저임금 초반에 급격히 올려”“일자리 없어져…EITC로 했어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5일 “국가가 보증해서 임대차만큼은 2.7% 금리로 빌리는 누구나 보증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임대주거료를 반으로 줄여 가처분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서울 영등포에서 열린 서울·부산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저는 국회의원이니 좋지만 6등급 이하 신용등급의 서민은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 금리가 6~10%까지 올라간다. 은행이 대출할 때 신용등급을 보면서 사람을 차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세 대출엔 일률적으로 2%대 저금리를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7%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론의 평균 금리다. 송 대표는 “제가 실수요자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완화하라고 했더니 빚내서 집을 사라는 소리냐고 비판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빚을 안 내고 집을 사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하고 싶다”면서 “제 문제의식은 빚이 문제가 아니라 이자가 문제이고 떼일 염려 없는 전세 주택 등에 대한 이자의 차별을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급 부분 대책으로 누구나 보증과 누구나 집을 부동산 특위 등에서 논의중”이라면서 “제가 6%의 집값만 있으면 자기 집 마련하는 ‘누구나 집’을 하겠다고 하니 ‘제정신이냐’고 하는데 94%를 다 빌리라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송 대표는 “누구나 집은 집값 일부가 있으면 10년 뒤 집값이 가령 10억 원이 돼도 분양가에 살 기회를 주는 것”이라면서 “혁명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공공임대주택 평생 살라고 하면 누가 살겠느냐” 그는 자신의 누구나 집 프로젝트와 공공 임대주택의 차이에 대해 “공공임대주택에 평생 살라고 하면 누가 살겠느냐”면서 “공공 임대주택에 산다고 하면 애들도 차별받고 여건이 나아지면 여기를 떠나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 또 “주거랑 사교육비를 줄이면 사실 최저임금을 인상하지 않더라도 가처분소득이 늘어나서 소득주도성장의 실질적 효과가 난다”면서 “이것을 안 하고 임금만 올리면 자영업자만 부담이 되고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최저임금을 너무 급격히 초반에 올리는 것에 대한 부작용이 드러난 것 아니냐”면서 “결과적으로 일자리도 없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것은 근로장려세제(EITC)로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고시원도 3.3㎡당 5000만원… 中 대졸 청년 ‘개미족’ 내몰렸다

    고시원도 3.3㎡당 5000만원… 中 대졸 청년 ‘개미족’ 내몰렸다

    텐센트 등 효과 3년 전 홍콩 GDP 넘어중산층 밀집 15년 만에 집값 30배 폭등우리나라 ‘국평’ 118㎡가 43억원 넘어투기 세력 몰려… 자가 보유율 24% 그쳐위장 결혼 등 통해 대출 늘려 집에 올인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각국 정부들이 쏟아낸 경기부양책과 중앙은행들의 저금리 기조, 민간기업의 재택근무 확산 등이 맞물려 전 세계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37개국 집값은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연간 상승률도 5%를 기록해 20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문제는 부동산 거품이 젊은 세대의 노동 의욕을 꺾고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데 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고속성장 중이지만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광둥성 선전을 24일 둘러봤다.●학군 좋은 지역은 44㎡ 호가가 25억원 한인 밀집지역인 푸톈구 향미후의 둥하이화위안 아파트. 1990년대 말 차범근 전 축구감독이 프로팀 선전핑안을 이끌 때 살던 곳으로 일반적인 중산층 거주지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국민주택쯤 되는 118㎡(전용면적 84㎡) 아파트 가격이 2500만 위안(약 43억원)을 넘었다. 선전의 4대 명문 중학교 가운데 하나가 근처에 있어 인기가 높다고 한다. 푸톈구의 유명 ‘학군아파트’ 궈청화위안은 한술 더 떠 44㎡짜리 매매 호가가 1500만 위안(약 25억원)에 달했다. 그나마도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향미후의 대표 주상복합단지인 둥하이궈지의 최고급 펜트하우스(870㎡)는 우리 돈 300억원이 넘는 초고가였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약 1130만원)를 갓 넘긴 중국의 집값이 맞나 싶을 정도다. 이곳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정판섭 삼성부동산 대표는 “선전에서 부동산 일을 시작하던 2006년만 해도 둥하이화위안 시세는 70만~80만 위안 정도였다. 아파트 값이 15년 만에 30배 넘게 올랐다”며 “한인 상당수가 치솟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임대료가 저렴한) 써커우 쪽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광둥성 광저우와 홍콩 사이에 있는 선전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 30만명의 작은 어촌 마을이었다. 하지만 1979년 ‘개혁개방 설계사’ 덩샤오핑(1904∼1997)이 이곳을 경제특구로 지정하자 운명이 바뀌었다. 1990년대까지 홍콩과 마카오 자본으로 경공업 공장을 운영하던 선전은 2000년대부터 미국 전자산업 하청기지로 변모했다. 최근에는 화웨이와 텐센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이끄는 업종을 잘 발굴한 덕분에 선전은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가 됐다. 지난해 선전의 GDP는 2조 7670억 위안으로 핀란드나 그리스 등 어지간한 유럽 국가보다 크다. 2018년에는 홍콩도 넘어선 상태다.●매년 50만~60만명 ‘차이나드림’ 찾아와 하지만 선전의 고속성장은 부동산 가격 폭등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해마다 50만~60만명의 젊은이가 이곳을 찾아와 ‘차이나드림’을 꿈꾸지만, 주택 공급이 이에 못 미친다. 이를 눈치챈 투기꾼들이 너도나도 달려들어 가격 거품을 키우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선전 주민들의 자가보유율은 24% 정도로 경쟁도시인 상하이, 광저우의 절반 수준이다. 이 지역 집들 대부분을 외지의 투기세력이 쥐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선전의 평균 집값은 전국 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1㎡당 8만 위안(약 1400만원)을 돌파했다. 3.3㎡당 우리 돈 4500만원에 육박한다. 선전에서 주거환경이 가장 열악하다는 ‘농민방’조차도 도심 매매가는 1㎡당 10만 위안(약 1750만원) 이상이다. 농민방은 ‘지방에서 올라온 농민공이 사는 방’이라는 뜻으로, 10㎡ 안팎 공간에 침대와 TV가 갖춰져 있다. 우리나라 고시원과 비슷하지만 냉방기기가 없다. 이런 주택이 초고가에 거래되는 것은 ‘언젠가 재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돼 있어서다. 이제 선전은 ‘넘사벽’(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상대)으로 보이던 홍콩까지 뛰어넘을 기세다. 로이터통신은 “홍콩 부동산 가격이 반정부 시위 장기화로 예전 같지 않다. 이 틈을 타 텐센트가 자리잡은 난산 등 선전의 일부 지역 집값이 홍콩을 앞질렀다”고 전했다.●집 한 채만 사면 ‘인생역전’ 사금융 대출까지 선전 도심에 집 한 채만 있으면 누구나 우리 돈 수십억원대 자산가로 등극한다. 이 때문에 집을 사려고 마음먹은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과거보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지금도 선전 지역 후커우(주민등록)가 있으면 집을 살 때 최대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가령 1500만 위안짜리 집을 사려고 하면 1000만 위안 정도는 은행에서 빌릴 수 있다. 현재 선전 시중은행의 30년 만기 주택담보 대출 금리는 연 4.9%다. 1000만 위안을 빌렸다면 이자로만 매달 4만 위안(약 700만원)을 내야 한다. 중국의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일반인은 감당하기 힘든 액수다. 그래도 상당수는 맞벌이 부부의 월급에다 사금융 대출까지 ‘영끌’해 버틴다. 이자 상환이 너무 힘들면 그때 팔아도 된다는 생각이다. 그사이에 집값이 크게 오를 것이기에 ‘남는 장사’라는 논리다. 일부는 주택 매매 금액을 부풀려 신고하는 ‘업계약서’를 만들다가 적발되기도 한다. 은행 대출을 최대한 많이 받아 ‘이자까지 대출로 갚겠다’는 계산이다. 잘만 하면 내 돈 한 푼 없이도 집을 살 수 있다. 최근에는 위장이혼·위장결혼 사례가 들통나 충격을 줬다. 현행법상 선전의 후커우를 가진 부부는 각자 한 채씩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 아파트 두 채를 갖고 있는 부부가 재산을 늘리고자 위장이혼을 결심한다. 남편 A는 자신의 아파트를 부인 B에게 양도하고 이혼한다. 그는 곧바로 여성 C와 재혼해 아파트 두 채를 새로 산다. 이번에는 C가 A에게 주택을 몰아주고 또 이혼한다. A는 집이 두 채가 된다. 그가 전부인 B와 재결합하면 이들 부부는 대출 가능 아파트 4채를 갖게 된다. 이 밖에도 각 아파트 단지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이 가격 이하로는 팔지 말자’고 담합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이 모두가 집값 폭등이 만들어 낸 웃지 못할 촌극이다. ●‘개미족’에게 결혼과 출산은 남의 이야기 이제 선전의 젊은이들이 월급만으로 집을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선전의 한 소식통은 “대졸 취업자 대부분은 (집을 살 여력이 없어) 시 외곽으로 나가 월 5000위안(약 88만원) 안팎의 원룸에 거주한다”고 전했다. 선전 지역 노동자들의 월평균 소득이 1만 1000위안(약 190만원)임을 감안하면 버는 돈의 절반가량을 집세로 내는 셈이다. 하지만 누구나 저 정도 급여를 받는 것은 아니다. 텐센트 등 일부 고임금 기업을 빼면 상당수가 월 4000~5000위안 정도 받는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들에게는 번듯한 원룸도 사치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일하는 우준샨(40)은 월 1600위안짜리 농민방에서 살고 있었다. 광둥성에 사는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농민방조차 버거운 청년들은 방 하나에 침대 4개를 두고 생면부지인 이들과 나눠 쓰기도 한다. 월 1000~2000위안이면 생활이 가능하다. 중국과 홍콩 등에서 ‘개미족’으로 불리는 이들이다. 90년대 이후 태어나 대학을 졸업하고도 높은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어렵게 생활하는 고학력 저소득 계층을 말한다. 이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기성세대의 욕심으로 안식처를 구하지 못하고 떠도는 중국 청년세대의 모습이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여 더욱 씁쓸하다. 글 사진 선전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무주택 청년 대출 시름 ‘뚝’… 저금리 전월세 상품 상설화

    무주택 청년 대출 시름 ‘뚝’… 저금리 전월세 상품 상설화

    2030세대가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 대출이 호응을 얻고 있다. 우선 청년 전월세 대출이 공급 한도 없이 정식 상품으로 상설화됐다. 금융위원회가 주택금융공사(주금공), 시중은행과 함께 내놓은 이 대출은 만 34세 이하 무주택 청년(연소득 7000만원 이하)에게 연 2%대 금리로 보증금(7000만원 이하)과 월세(월 50만원 이하)를 지원한다. 2019년 5월 출시됐는데 인기를 끌자 한도를 4조 1000억원까지 높였지만 지난 3월쯤 모두 소진됐다. 이후 주금공은 아예 한도를 없앴고 현재 총 5조 1000억원어치가 공급됐다. 주금공 관계자는 “기존에 설정했던 공급 한도는 예상치를 기반으로 한 것이어서 수요에 맞춰 자연스럽게 한도를 폐지했다”면서 “2년간 운영해 보니 다른 고객층과 비교할 때 리스크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청년 전월세 대출에 실제 적용된 평균 금리를 보면 4월 기준 전세대출 신규는 1.86%, 누적 2.1%다. 일반 전세대출보다 20∼30bp(1bp=0.01% 포인트)가량 낮다. 또 청년 무주택자를 위한 대출 지원책을 마련 중인 금융 당국은 지분 적립형 주택에 초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분 적립형 주택 제도는 분양자가 최초 분양 때 건물과 토지 지분의 20~25%만 취득하면 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방식이다. 당장 집값의 4분의1만 있으면 입주할 수 있고, 나머지 대금은 천천히 분납해 궁극적으로 집을 소유하게 된다. 금융 당국은 나머지 대금의 분납 과정에 40년 초장기 모기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소득이 많지 않은 청년과 신혼부부가 향후 도입될 40년간 원리금을 조금씩 상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지분 적립형 주택은 초기 자금 부담을 적게 해주고, 초장기 모기지는 대출 원리금 부담을 줄여 주는 상품”이라며 “두 개를 연계하면 효과적인 대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카드론은 가장 낮은 금리로… 여윳돈 생기면 꼭 갚아야

    카드론은 가장 낮은 금리로… 여윳돈 생기면 꼭 갚아야

    지난해 부동산 ‘영끌(영혼을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영향으로 카드대출 규모가 30조원 넘게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카드론으로 쌓이는 빚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9일 “카드 대출로 간편하게 빌려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그 규모가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면서 “다만 과거 현금서비스(단기 대출)에 치중된 고금리 대출이 장기 대출인 카드론으로 넘어가면서 대출의 질 자체는 상대적으로 나아졌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론 대출 규모가 32조 464억원(잔액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로 전년(29조 1071억원)보다 10.1% 늘었다. 연령별로는 20대(18.5%)와 60대 이상(16.5%)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카드론 평균 금리는 13.8%로, 3% 수준인 은행 신용대출 금리보다 4배 이상 높다. 같은 기간 현금서비스 대출은 5조 2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줄었다. 사람들이 카드론에 손을 대는 이유는 신용카드만 있으면 급한 상황에서 까다로운 조건 없이 누구나 손쉽게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카드론 이용자들은 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 돌려 막기를 하는 다중채무자인 경우가 많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중 다중채무자 수는 19만 9850명으로 1년 전(12만 8799명)보다 55% 늘었다. 전문가들은 대출을 꼭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상대적으로 이자 금리가 낮은 대출상품을 먼저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금감원 여신금융감독국 관계자는 “이자 금리가 가장 낮은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게 좋은데, 이게 어려우면 예금담보대출, 보험사의 보험담보대출 등을 먼저 알아보는 게 좋다”며 “이후 시중은행 신용대출을 보고, 이마저도 어려워 카드사 신용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현금서비스보다 카드론을 받는 게 맞다”고 밝혔다. 카드론은 보통 3개월~3년 이내로 상환 기간을 설정할 수 있어서 차주의 부담을 줄여 준다. 하지만 현금서비스는 다음달에 사용대금을 전액 완납해야 해서 부담이 크다. 카드사 관계자는 “타 카드사의 비회원 대출을 통해 기존 카드사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1월 기준 전업 카드사별로 평균 금리(운영가격) 비회원 대출은 13.46~18.26%이지만, 본인 신용도에 따라 책정 금리 비율이 다를 수 있다. 다만 오는 7월부터 카드사의 비회원 신용대출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내년 7월부터는 카드론도 규제를 받는다. 최근 카드사가 중금리 대출 상품에 관심을 가지면서 앞으로 이를 통한 비교적 낮은 금리(가중평균금리 11%)의 대출도 가능해진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 포털에 들어가 카드사별 금리 이자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이미 대출을 받았다면 카드론은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여윳돈이 생기면 바로 갚는 게 이득이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미 연체됐다면 신용회복위원회 등에 상담 신청을 해서 구제 방법을 알아보는 게 가장 좋고, 연체 전이라면 정책금융상품을 통한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로 이자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의 대환대출을 받으면 10% 이하의 금리로 기존 부채를 갈아탈 수 있다. 대표적으로 햇살론과 사잇돌, 새희망홀씨 같은 대환대출 상품들이 있다. 상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최소 600만원부터 최대 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일부 중복 신청도 가능하기 때문에 연계 신청할 수도 있다. 재직 기간은 3개월 이상으로 소득 확인만 가능하면 된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SKIET 공모에 ‘영끌 빚투’…가계빚 한달 새 16조 불어

    SKIET 공모에 ‘영끌 빚투’…가계빚 한달 새 16조 불어

    SKIET 청약 증거금 대출 약 9조원대신용대출도 11.8조원 사상 최대 기록삼성家 상속세 1조 납부금 마련 대출한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여부에 촉각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 폭으로 늘었다. 대출받아 공모주 투자를 하는 등 ‘빚투’(빚내서 투자)의 여파로 보인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를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차주(대출받은 사람)의 부담이 커져 딜레마다. 오는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25조 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6조 1000억원 늘었다. 2004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특히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잔액 281조 5000억원)은 한 달 새 11조 8000억원이나 늘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25조 4000억원이 늘어 3월(9조 5000억원)과 비교해 증가 폭이 크게 늘었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달 28∼29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에 증거금이 81조원 몰렸는데 이 수요가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SKIET 관련 대출 규모는 9조원대 초반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공모주 청약에 동원된 자금은 대부분 미리 뚫어놓은 마이너스통장(한도 대출)을 통해 받은 것이기에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를 피해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상속세를 내려고 지난달 말쯤 1조원 안팎을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빌린 점도 대출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전세자금 대출 등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잔액 743조 2000억원)도 한 달 새 4조 2000억원 늘었다. 다만 증가 속도는 3월(5조 7000억원)과 비교해 떨어졌다. 한은과 금융 당국은 지난달 신용대출 증가 폭 확대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SKIET 청약이 월말에 진행돼 대출 잔액이 잠시 늘었지만, 5월 초 관련 대출은 모두 상환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시각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는 등 조이고 있지만 대출 증가세가 쉽게 잡힐 것 같지는 않다”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예외가 많고, 암호화폐 투자를 위한 대출 수요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한은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한 해 전보다 2.3% 올라 3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이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한은 입장에서는 유동성(돈)을 빨아들이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금리가 오르면 빚을 진 이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0.50%인 기준금리를 언젠간 정상화해야 하는데 너무 늦게 올리면 오히려 가계부채가 더 쌓여 힘들어진다”면서 가계부채가 조금이라도 적을 때가 금리 인상의 적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가계부채 급증 속 금리 인상 경고, 출구전략 필요하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예측이 심상치 않다. 그에 앞서 시중은행의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상승폭이 커지고 속도도 빨라져 선반영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행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5∼3.6%대 선이다. 지난해 7월 말 대비 9개월 새 최저 이율이 0.58% 포인트나 높아졌다.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역시 연 2.5∼3.9% 정도로 역시 0.3% 포인트가량 올랐다.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소비가 회복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까지 덧대져 금리 인상 추세가 가파라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인 2.3%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기준인 2%를 넘어선 것은 가벼이 볼 사안이 아니다. 국제 원자재값 상승에다 농축산물 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생산자·소비자물가가 뛰면서 은행채 등 시중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도 최근 금리 인상과 이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할 정도로 세계적 현상이다. 정부는 아직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하지만 시중의 유동성을 감안하면 물가 상승이 가속화되고 금리 인상의 압박이 커지게 마련이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고인 1700조원에 이르렀다. 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가계이자 부담액이 12조원 늘어난다. 가계 대출자 60~70%가 변동금리 적용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영세기업과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코로나19 취약계층과 신용 대출액이 많은 가계에 가중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금융연구원은 ‘2021년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경기회복 속도에 맞춰 통화정책도 미리 논의하고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금융 당국은 넓은 시각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대비해야 한다. 또 그 신호도 한발 앞서 시장에 알려 충격과 파장을 최소화하고 가계 역시 꼭 필요하지 않다면 금융권 대출을 자제해야 한다.
  • 슬금슬금 주담대 금리 0.9%P 올라… 1000조 ‘가계빚 폭탄’ 굴러간다

    슬금슬금 주담대 금리 0.9%P 올라… 1000조 ‘가계빚 폭탄’ 굴러간다

    1000조원 넘게 쌓인 은행권 가계빚이 우리 경제를 뒤흔들 ‘뇌관’으로 지목받는 가운데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지난해 7월 저점과 비교해 많게는 1% 포인트 가까이 뛴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대출 금리도 적지 않게 올랐다. 낮은 이자율에 기대어 대출받아 주택 구입 등에 쓴 차주(대출받은 사람)의 부담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7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57∼3.62% 수준이다. 1%대 신용대출 금리가 등장했던 지난해 7월 말(1.99∼3.51%)과 비교해 하단이 0.58%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7월 신용 대출로 1억원을 빌렸다면 연 최저 199만원의 이자를 갚으면 됐지만, 지난달 같은 금액을 빌렸다면 연 257만원을 갚아야 한다는 뜻이다. 주담대 금리도 높아졌다. 특히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 주담대의 금리 상승폭이 컸다. 예컨대 A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같은 기간 2.53∼3.54%에서 3.42∼4.43%로 상단과 하단 모두 0.89% 포인트나 올랐다.대출금리는 기본금리에 가산금리(신용 위험 등을 고려해 더하는 금리)를 더하고, 가감조정금리(거래 실적 등을 고려한 우대금리)를 빼서 결정된다. 기본금리나 가산금리가 오르거나 가감조정금리가 낮아지면 대출금리는 오르게 된다. 실제 신용대출의 기본금리로 쓰이는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해 7월 말 0.761%에서 올 4월 말 0.835%로 0.074% 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따르는 코픽스(국내 8개 은행이 대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 지표)도 소폭 올랐고, 혼합형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은행채 시장금리도 상승했다. 또 금융 당국이 지난해 10월 이후 신용대출을 조이면서 은행들은 우대금리 폭을 0.5% 포인트 이상 깎았다. 대출금리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때문이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생산자 물가가 뛰면서 채권 등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한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물가와 자산가격 거품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가계 대출자의 60∼70%가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현실에서 금리 인상은 차주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개인 대출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이자는 11조 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상위 20% 고소득자를 제외한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추가 이자 부담이 6조 6000억원이나 된다. 신석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부채가 급증했을 때 취약계층부터 문제가 시작된다”면서 “금융 당국은 취약계층의 부채 규모나 상환 가능성 등을 파악해 보고, 문제 발생 때 어떻게 대응할지 선제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미 연준 “자산가격 하락 주시할 필요” 버블붕괴 위험성 경고

    미 연준 “자산가격 하락 주시할 필요” 버블붕괴 위험성 경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융안정 반기 보고서에서 자산 가격 상승이 금융체계에 점점 위협이 되고 있음을 경고했다고 CNBC 등 미국 언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는 “높은 자산 가격은 일정 부분 낮은 국채 수익률을 반영하고 있지만, 일부 자산의 평가가치는 역대 기준과 비교해도 높은 상태”라면서 “이러한 환경에서 자산 가격은 상당한 하락의 피해를 입기 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보고서와 함께 내놓은 성명에서 “위험 감수 성향 증가와 관련된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자산 평가가치는 이미 상당히 상승한 지난해보다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기업들의 높은 채무 수준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준은 미국의 기업과 가계에 대해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여전히 상당한 부담을 받고 있긴 하지만 재무 상태는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했다.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고, 기업 부채는 대체로 높은 편이어도 실적이 양호하고 낮은 금리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별 문제가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수요가 떨어진 상업용 부동산을 잠재적으로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게임스톱 때 처럼 개인투자자들의 급격한 쏠림 현상이나 글로벌 금융회사들에 큰 손실을 입힌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캐피털 사태 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연준 코로나19가 다시 대유행할 때의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차입 비중이 높은 보험회사와 헤지펀드는 더욱 위태로워질 수 있고,이 경우 유럽이 충분한 지원을 내놓지 못하면 유럽 금융기관들에서 상당 규모의 손실이 생겨나 미국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미국발 잇단 ‘금리 인상’ 경고 …‘영끌’ 주택 대출자 속탄다

    미국발 잇단 ‘금리 인상’ 경고 …‘영끌’ 주택 대출자 속탄다

    “자산 거품 끼어” vs “금리 인상할지도”미국발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발언에 ‘영끌’을 통해 집을 샀던 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의 금리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오를 때는 미국보다 한 걸음 앞서고, 내릴 때는 한 템포 늦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일(현지시간) 금융안전 반기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 확산에도 미국 금융 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식 등 일부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미래 위험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로버트 카플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준이 테이퍼링 즉 자산매입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다수 위원은 반대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달 28일 “일부 자산의 가격이 높다. 거품이 어느 정도 끼어있다”고 경고했고, 연준 의장을 지냈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지난 4일 시사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과열되지 않게 하려면 금리가 다소 올라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시장에 경고한 발언 vs 코로나 회복 자신감이같은 자산 거품과 금리 인상 발언은 코로나19에 대한 백신 접종이 순항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지만, 각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풀었던 양적 완화를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옥죌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정책의 핵심인 이들이 발언은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까지 시장에 소화할 시간을 주면서 대처하도록 하는 시그널이자 충격 완화를 위한 계산된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3억 대출에 1%p 금리 상승시 연 200만원 추가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의 가계대출 잔액은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은 1003조 1000억원이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는 73%인 733조 3000억원에 이른다. 전세자금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자의 절반 이상(50.3%)가 변동금리였다. 금감원이 2019년 분석한 금리 상승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대출원금 3억원·만기 30년으로 대출했을 때 월 상환액은 금리가 3.5%에서 4.5%로 1%포인트(p) 상승시 134만 7000원에서 151만 5000원으로 16만 8000원이 증가한다. 연간 부담이 200만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 대출자 대다수는 금리 인상 부분에 대한 부담 능력이 거의 없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한국에서는 주택담보대출(LTV) 비율이 엄격히 적용됐기에 현 시점에서는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자기야~ 3기 신도시 청약하고 가족계획 세워 볼까

    자기야~ 3기 신도시 청약하고 가족계획 세워 볼까

    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정부의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전 분양이 오는 7월로 임박했다. 지난달 29일 3기 신도시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사전청약탭을 열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3기 신도시는 서울 주변에 위치해 서울 도심까지 30분 안팎으로 출퇴근이 가능하고, 보육·교육 기반시설을 갖춘 양질의 주거를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한다. 입주하면 금방 주변 시세를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돼 청약 당첨은 곧 ‘로또’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신혼부부가 주거 문제로 결혼을 망설이거나 출산을 늦추는 일이 없도록 공급 물량 가운데 이들을 위한 신혼희망타운 비중을 높인 게 특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와 관련해 오는 6월부터 전화상담실(1600-1004)을 운영한다. 3기 신도시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7월에 사전 분양하는 지역은 ▲인천 계양지구(1100호) ▲남양주 진접2지구(1600호) ▲성남 복정1지구(1000호) ▲의왕 청계2지구(300호) ▲위례지구(400호) 등이다. 이들의 신혼희망타운 분양은 모두 1800호다. 1차 사전분양 물량으로는 많지 않지만, 정부의 계획대로 연말까지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되면 모두 1만 4000호가 신혼부부를 위해 공급된다. ●6세 이하 자녀 있는 한부모 가족도 신청 가능 신혼희망타운은 신혼부부의 선호를 반영한 평면 설계가 돋보인다. 종합보육센터 설치, 통학길 특화, 다양한 놀이환경, 층간소음 저감 등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 게 대표적이다. 청약 기본 자격은 혼인 기간이 7년 이내 또는 6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무주택 가구 구성원(신혼부부)이다. 또 혼인을 계획 중이며 모집 공고일로부터 1년 이내에 혼인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무주택 가구 구성원, 6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한 부모 무주택 가구 구성원도 입주 신청 자격이 있다. 혼인 2년 이내 및 예비 신혼부부에게 가구 소득과 해당 지역 연속 거주 기간, 청약통장 납입 횟수 등에 따른 가점제로 우선 공급한다. 1단계 낙첨자 및 잔여자들에게는 미성년 자녀 수, 무주택 기간 등을 가점으로 주어 2단계 경쟁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 이와 관련해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신혼부부들을 위한 배정 물량이 많으니 적극적으로 청약을 노리는 것이 좋을 듯하다”며 “청약자가 비교적 많이 몰리지 않는 비주력 평면에 도전하면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전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다른 공공주택지구에서 청약을 신청할 수 있고, 당첨자는 언제든지 당첨 자격을 포기할 수도 있다. 분양가가 국토교통부의 전망대로 주변 시세의 70~80% 정도로 책정돼 시세보다 저렴하다고는 하지 만 젊은 신혼부부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목돈 마련이 어려운 신혼부부에게는 신혼부부(신혼희망타운) 전용 금융상품(수익공유형)을 지원한다. 주택담보대출(LTV)로 최대 70%(연 1.3% 고정금리)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7월 사전청약이 시작되는 위례의 경우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하남시 학암동의 위례롯데캐슬의 지난 3월 전용 75㎡의 실거래가는 12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용 85㎡는 지난달 16일 13억 3700만원에 거래됐다. ●공급가 3억 700만원 넘으면 전용 대출 이용 의무 다만 ‘로또 분양’이라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로 훗날 입주자가 주택 매도 시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최대 절반까지 국가가 되가져 간다. 신혼희망타운에 입주할 경우 공급받는 주택 가격이 3억 700만원을 넘으면 신혼희망타운 전용 대출 상품(모기지)을 반드시 이용해야 한다. 청약자의 자금 여력과 관계없이 분양가의 최소 30% 이상을 대출받아야 한다. 주택 공급가격이 3억 700만원을 넘지 않으면 선택에 따라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입주자가 주택을 팔 때 매각 금액에서 분양 금액을 뺀 시세차익의 최소 10%에서 최대 50%까지를 정산해 주택도시기금에 내야 한다. 정산 비율은 LTV 인정비율, 대출 기간, 자녀 수 등에 따라 달라진다. 업계는 3기 신도시가 완공돼 실제 입주하기까지는 최소 3~4년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인천 계양지구는 토지보상이 50% 이상 진행되면서 2026년 12월 준공 예정으로 돼 있다. LH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이 들어설 남양주 진접2지구와 성남 복정1, 의왕 청계2지구의 보상 절차는 마무리단계”라고 말했다. 사전 청약은 지구지정과 지구계획 승인을 거쳤지만, 사업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할 수 있다. 사업 승인이 나고 주택 착공을 거쳐야 본청약을 할 수 있다. 본청약 후 2년가량 지나야 입주가 가능하다. 실수요자에겐 사전청약에 당첨됐어도 본청약까지의 기간이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어 그사이 계속 전월세를 전전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윤지해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신혼희망타운에 당첨돼도 의무 거주 5년에 전매 제한 10년 등의 조건도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3월 주담대 0.07%포인트 상승…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

    3월 주담대 0.07%포인트 상승…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

    시장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2개월 연속 상승해 1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2.88%로 전월(2.81%)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4월(2.89%)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66%에서 2.73%로 0.07%포인트 올랐다. 2019년 6월(2.74%)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3.61%에서 3.70%로 0.09%포인트 상승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5년물이 2월 1.55%에서 1.76%로 0.21% 상승한 영향을 받았고,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은행채 금리 등 가계대출의 지표금리가 오른데다 대출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대출 금리도 2.74%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대기업 대출 금리가 2.46%에서 2.52%로 0.06%포인트,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2.85%에서 2.88%로 0.03%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기업대출 금리도 지표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은 가운데 대기업의 경우 장기대출 비중 상승, 일부 은행의 가산 금리 인상 등의 요인이 더해졌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은 금융위원회가 설 연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추가 금리 인하 혜택을 제공했던 정책이 만료되고, 일부 은행의 고금리 대출 취급 등이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업과 가계 대출 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 평균은 전월(2.74%)보다 0.03%포인트 높은 연 2.77%로 집계됐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금리 평균은 0.85%에서 0.86%로 0.01%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수신 금리의 차이를 의미하는 예대마진은 1.91%포인트로 전월(1.89%포인트)보다 0.02%포인트 확대됐다. 2017년 9월(1.93%포인트)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벌어진 것이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도 2.12%포인트로 0.02%포인트 늘어났다. 송 팀장은 “수신금리의 경우 LCR(단기유동성비율), 예대율 등 규제 완화가 연장된 가운데 저축성예금 증가 등으로 은행의 자금 유치 요인이 약화되면서 수신금리가 하락했다”면서 “반면 대출금리는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최근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청년 DSR 산정 때 장래소득 인정한다

    급여 250만원 만 24세 무주택 근로자대출 한도 2억 5000만→3억 4850만원LTV·DTI 10%P이상 확대 방안 유력전문가 “LTV 규제 완화 효과 제한적” 금융 당국이 29일 차주 단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다음달 추가 발표하는 청년·실수요자 규제 완화 대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발표된 만기 40년 초장기 모기지, 청년의 장래소득 인정기준 도입 등과 함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의 ‘당근’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당국은 올 하반기부터 만 39세 이하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정책 모기지에 만기 40년 대출을 도입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완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럴 경우 현재 금리 2.75%를 기준으로 3억원을 대출받은 차주의 월 상환액이 122만원에서 104만원으로 15% 줄어든다. 또 청년을 포함해 현재 소득은 낮으나 미래에 소득 증가 가능성이 높은 차주에 대해선 DSR을 산정할 때 장래소득 인정 기준을 활용한다. 차주의 연령이 낮고 대출 만기가 길수록 대출 한도의 증가폭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월 급여가 250만원인 만 24세 무주택 근로자의 경우 연 이자 2.5%의 30년 만기 DSR 40%에 예상 소득 증가율 75.4%를 적용하면 대출 한도가 기존 2억 5000만원에서 최대 3억 4850만원으로 39.4% 늘어난다. 다음달 완화 조치에는 LTV를 10% 포인트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 유력하다. 현재 서민이나 청년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한해 예외적으로 LTV를 10% 포인트 우대해 주고 있는데, 그 적용 대상을 확대해 사실상 LTV를 40%가 아닌 50% 이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금융 당국은 이날 “현행 서민·실수요자 혜택과 요건인 LTV·DTI 10% 포인트 우대 혜택을 상향 조정하고, 부부 합산 연소득 8000만원 또는 생애 최초 구입자 연소득 9000만원 이하로 규정된 소득 기준과 주택가격 기준(투기·과열지구 6억원 이하 또는 조정대상지역 5억원 이하)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대책이 청년과 실수요자가 체감할 만한 효과를 낼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임채우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미 주택가격이 치솟은 상황에서 LTV 규제 완화가 실질적인 효과가 있으려면 최소 60~70%까지 올라가야 할 것”이라면서 “양도세를 완화해 시장에 매물이 풀리도록 유도하는 공급정책이 동반돼 주택가격 안정을 병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연소득 5000만원 김씨 7억 아파트 살 때 주담대 2.8억→1.7억

    연소득 5000만원 김씨 7억 아파트 살 때 주담대 2.8억→1.7억

    주담대·신용대출·카드론 등 모든 금융권 年대출 원리금 상환액 연소득 40% 제한내년 7월부터 대출 2억 넘으면 DSR 적용 전문가 “중산층·저소득층은 타격 클 것”DSR, 모든 금융권 대출 규제… 영끌 막혀‘차주(대출받는 사람)가 갚을 능력이 있는 만큼만 빌려줘라.’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해 29일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저금리 속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 집을 사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는데 이를 막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7.9%로 뛰었는데 올해 5~6%대, 내년에는 4%대로 낮춘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시장에서는 “가계빚 증가세를 안정시킬 비교적 강력한 대출 규제가 나왔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도권의 비싸지 않은 아파트를 살 때도 대출 규제를 적용하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이 더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이번 대책의 핵심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차주의 확대다. 지금까지는 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의 9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거나 연 8000만원 넘게 버는 고소득자가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을 때만 차주별 DSR 40% 규제를 적용해 왔다. 주담대와 신용대출, 카드론 등 모든 금융권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주 연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다는 뜻이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규제지역’(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에서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주담대를 받거나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을 땐 차주의 소득과 무관하게 무조건 DSR 40%를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의 83.8%, 경기도 아파트의 33.4%가 DSR 규제를 적용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 7월부터는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할 때, 2023년 7월 이후에는 1억원을 넘어설 때 DSR 40% 규제를 적용한다. 현재 전체 대출자 10명 중 3명(28.8%·568만명)가량이 1억원 이상 가계대출을 받았는데, 이들이 받은 대출금액은 전체의 76.5%에 달한다. 1억원 이상 고액 대출을 잡으면 전반적인 가계빚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DSR은 모든 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을 망라해 규제하기에 여러 대출을 모조리 받아 집을 사는 ‘영끌 대출’ 수요를 막을 수 있다. 금융 당국은 또 신용대출의 DSR 산정 때 가급적 실제 만기가 반영되도록 정비하기로 했다. 이 또한 대출 가능 금액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현재 신용대출 만기는 10년으로 일률 산정해 DSR을 계산한다. 예컨대 2억원을 원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대출받는다면 한 해 갚아야 하는 원금을 2000만원으로 본다. 하지만 오는 7월부터는 신용대출 DSR 산정 만기를 7년으로 줄이고, 내년 7월부터는 5년으로 더 줄인다. 이렇게 되면 한 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더 커져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은 줄어든다. 서울신문이 조정대상지역인 경기 김포시의 7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려고 주담대를 받는 직장인 A씨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해 보니 DSR 규제가 강화되면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이 크게 줄었다. A씨가 기존에 마이너스통장으로 5000만원(금리 3%)을 대출받고 주담대(금리 2.7%, 30년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 조건)를 받을 경우 현재는 2억 8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오는 7월부터는 2억 3000만원, 2022년 7월부터는 1억 7000만원만 빌릴 수 있게 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가계빚 증가세를 잡을 수 있겠지만, 자칫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주거 사다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임채우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가 11억원으로 사실상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기가 어렵다”면서 “돈 있는 사람들보다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이들이 타격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세훈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2023년 7월 이후에도) 1억원을 넘는 차주에게만 DSR을 적용하기에 대출 금액이 크지 않은 서민들은 적용받지 않는다”면서 “약 90% 이상의 차주는 DSR 규제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마통’ 있으면 대출 덜 나온다…집값 6억 넘으면 DSR 40% 적용

    ‘마통’ 있으면 대출 덜 나온다…집값 6억 넘으면 DSR 40% 적용

    올해 7월부터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이 있으면 수도권 등 규제지역에서 집값이 6억원이 넘는 주택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은행별로 적용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대출을 받는 사람(차주)의 소득에 맞게 대출해준다는 것이다.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중심인 가계대출 심사에 DSR이 전면 도입된다. DSR은 대출 심사 때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카드론을 모두 포함한다. DSR을 확대 적용한다는 것은 대출 규제가 강화된다는 의미다. ●DSR 확대 적용해 소득에 따라 대출 지금은 투기·과열지구 내 9억원 초과 주택이나 연 소득 8000만원 넘는 고소득자가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을 때만 DSR 40% 한도가 적용된다. 그러나 올해 7월부터는 전체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의 시가 6억원 초과 주택에 DSR 40% 규제가 적용된다. 서울 아파트의 83.5%, 경기 아파트의 33.4%가 DSR 40% 규제를 받게 된다. DSR 40% 적용 범위는 내년 7월에는 총대출액 2억원 초과, 2023년 7월에는 총대출액 1억 초과 차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이 고가의 주택을 매입할 경우 ‘영끌’(영혼까지 끌어쓴다는 뜻) 대출 상당 부분 막힐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별 대출 한도 편차가 생기고 저소득자의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예를 들어 연소득 2000만원인 직장인이 다른 대출이 없는 상태에서 만기 20년으로 주택담보대출(대출금리 연 2.5%, 원리금 상환 기준)을 받을 때 DSR 70%가 적용되는 현재는 대출가능 금액이 최대 2억 2000만원이지만 DSR 40%가 적용되면 1억 2600만원만 가능해 1억원 가량이 줄어든다. 같은 조건에서 만기 30년이면 대출가능 금액이 현재 최대 2억 9500만원에서 1억 6900만원만으로 1억 2000만원 이상 줄어든다. ●신용대출 있으면 주담대 한도 줄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이 있으면 마찬가지로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다. 연 소득 5000만원에 기존 대출이 없으면 30년 만기 주담대 한도(대출금리 2.5%·원리금균등상환)는 4억 2200만원이다. 그러나 마이너스 통장 4000만원(금리 연 3.7%)이 추가되면 서울 소재 9억원 아파트의 주담대 한도는 3억 6000만원에서 3억 1800만원으로 4200만원 줄어든다. 신용대출은 현재 연소득 8000만원 초과 및 신용대출 총액 1억원 초과자에만 적용하던 DSR 40% 규제를 7월부터 신용대출 총액 1억원 초과자에 적용하기로 하면서 고소득자뿐 아니라 연소득이 5000만~8000만원 이하인 이들이 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 사이에서는 개인별 DSR 강화 시행 전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오는 7월 대책 시행 전에 신용대출을 미리 받아놓으려 하는 고객들이 몰릴 수 있다”며 “특히 6억∼9억원 사이 주택을 구입하려고 계획 중인 고객의 경우 잔금을 앞당겨서 7월 전에 매입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S&P “韓 성장률 3.6%… 신용등급 AA 유지”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8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 수준인 AA(안정적)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S&P는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24년에 4만 2000달러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S&P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밝히면서 “지난해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이내 성장세로 돌아서는 등 대부분의 고소득 국가에 비해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재정 지원 등에 힘입어 내수 침체가 제한적이었고, 글로벌 수요 증가와 적극적 투자에 따른 제조업 분야 호조도 이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S&P는 앞으로도 3~5년간 다른 고소득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봤다. S&P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는 3.6%, 내년 3.1%, 2023년 2.5%, 2024년엔 2.5%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24년 기준 1인당 GDP가 4만 24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다. 제도적 측면에서 민주적 정치제도를 통한 예측가능한 정책과 도전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강점이지만, 북한 관련 위험은 제약 요인이라고 꼽았다. 공기업 채무도 재정 포지션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S&P는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는 통화정책의 제약 요인이 되겠지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고정금리·분할상환 전환 노력으로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고도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 이후 최근까지 113개국의 국가신용등급 또는 전망이 하락한 가운데 우리나라가 기존 등급을 유지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금리 꿈틀?’…변동형 주담대 금리 최대 4% 가까이 올라

    ‘금리 꿈틀?’…변동형 주담대 금리 최대 4% 가까이 올라

    잔액·신잔액 기준은 0.03%p↓일부 은행 신잔액기준 최고 4% 시중은행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4% 가까이 올랐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지난 15일 줄줄이 0.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국민은행은 연 2.40~3.90%, 우리은행은 연 2.63~3.63%으로 올랐다. 농협은행은 연 2.42~3.63%로 상승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연 2.613%~3.913%으로 전날보다 0.002%포인트 낮췄다. 신한은행은 2.42%~ 3.67%으로 금리 변동이 없었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지난 3월 기준 신규취급액 코픽스가 0.84%로 전달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0.90%) 이후 계속 떨어졌던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4개월 만에 소폭 반등한 것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1.06%를 기록해 전월 대비 0.03%포인트 내렸다. 신(新)잔액 기준 코픽스도 0.84%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신(新) 잔액 코픽스는 0.03%포인트 낮아졌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은 연 2.52~4.02%, 우리은행은 연 2.63~3.63%, 농협은행은 연 2.42~3.63%로 낮아졌다. 하나은행은 연 2.393%~3.693%으로 0.002%포인트 떨어졌다. 신한은행은 연 2.42%~ 3.67%으로 유지됐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말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한다. 은행연합회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빠르게 반영된다”며 “코픽스 연동대출을 받고자 하면 코픽스 특징을 충분히 이해하고 신중하게 대출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집값 90% 대출, 손실보상 소급… 막 던지는 與 당권주자들

    집값 90% 대출, 손실보상 소급… 막 던지는 與 당권주자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부동산 및 코로나19 관련 공약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4·7 재보선 참패에서 드러난 민심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의지가 충만한 나머지 정부 정책 방향을 완전히 뒤엎거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공약을 마구 던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송영길 의원은 13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최초로 자기 집을 갖는 무주택자에게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90%까지 확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집을 갖고자 하는 젊은이에게 LTV와 DTI를 40%, 60% 제한해 버린다”면서 “10억원짜리 집을 산다면 4억원밖에 안 빌려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값의 10%만 있으면 주택 매입을 가능하게 해 주겠다는 ‘누구나 집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그러나 LTV와 DTI 규제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이 공약이 실현되면 박근혜 정부 시절의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과 유사해 가계부채 급증과 부동산 가격 추가 폭등을 불러올 수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부 교수는 “무주택자에게 LTV를 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90%까지 풀면 갭투자가 늘어나 사고 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가 오르면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우원식 의원은 코로나19 영업제한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손실보상법 소급적용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손실보상 소급 적용으로 정면 돌파하자”며 “국민에게 진 빚을 갚는데 재정건전성을 악화시켰다고 욕한다면, 그 욕 제가 다 먹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실보상 소급 적용은 대상과 소급 시기를 정하기 어렵고 재정 지출이 너무 크다는 이유 때문에 정부와 국회에서 모두 하지 않기로 결론 난 사안이다. 한편 당권 주자들은 이날 모두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달려갔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당원들의 표심을 훑으러 간 와중에 경기도청에 들러 이 지사를 만난 것이다. 우원식·홍영표 의원은 직접 이 지사를 만나 재보선 패배 원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송 의원은 부인 남영신씨를 대신 보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韓가계빚 증가속도 세계평균의 7.5배… 단기·신용대출이 ‘뇌관’

    韓가계빚 증가속도 세계평균의 7.5배… 단기·신용대출이 ‘뇌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전 세계 평균보다 7배 이상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환 기간이 1년 이내인 단기 부채와 신용대출 비중이 높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낮은 비중이 아닌 만큼 주택가격 하락 때 부실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다. 5일 조세재정연구원의 ‘국가별 총부채 및 부문별 부채의 변화 추이와 비교’ 보고서(재정포럼 3월호)를 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8년 71.0%에서 지난해 2분기 98.6%로 27.6% 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 증가 폭인 3.7% 포인트(60.0%→63.7%)와 비교하면 7.5배나 높다. 특히 선진국의 경우 76.2%에서 75.3%로 오히려 0.9% 포인트 낮아졌지만, 한국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가계부채의 질도 좋지 않다. 전체 가계부채에서 단기(1년) 비중이 22.8%(2019년 기준)로 프랑스(2.3%), 독일(3.2%), 스페인(4.5%), 이탈리아(6.5%), 영국(11.9%) 등 유럽 국가에 비해 크게 높다. 가계부채에서 주담대를 제외한 기타(신용)대출 규모도 GDP 대비 51.3%로 독일(14.3%), 스페인(15.3%), 프랑스(16.3%) 등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조세연은 “한국의 경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환경 악화, 생활자금 마련,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에 따른 주식투자 등으로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교육비, 의료비, 생활비, 소상공인 운영자금 마련 등 가계가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통해 가계부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주담대의 경우 한국은 GDP 대비 43.9%로 미국(49.5%)과 프랑스(45.4%), 스페인(41.6%)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전세라는 독특한 제도가 있어 이를 감안해야 한다. 조세연은 주담대에 전세금 규모를 합산해 계산하면 GDP 대비 비중이 61.2%로 해외 주요국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주담대는 주택가격과 밀접한 연계성이 있고,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당시 주택가격 하락과 주담대 연체율 증가가 동시에 발생한 걸 감안하면 이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융연구원도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를 위한 주요 모니터링 사항’ 보고서에서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위험 발생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송민규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사별 부실화 가능성뿐 아니라 담보주택의 지역과 가격대, 차주와 담보물건의 특성에 따른 세분화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산발적인 부실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응책을 사전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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