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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미군기지 81만평 모두 공원으로

    용산 미군기지 81만평 전체가 공원으로 꾸며진다. 용산공원 일부가 상업용이나 주거 용도로 변경되는 것이 법적으로 차단됐다. 서울시는 21일 공원의 용도지역 변경조항이 삭제된 ‘용산공원 특별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용산 미군기지 부지 모두가 공원화된다고 밝혔다. 공원의 용도지역 변경뿐 아니라 서울시와 건설교통부가 그동안 논란을 빚었던 쟁점들도 서울시 입장이 대폭 수용됐다. 용산공원의 경계는 본체 부지(81만평)로 했다. 또 국가가 본체 부지의 용도 변경 및 매각 등의 처분을 할 수 없는 조항이 추가로 삽입됐다. 시는 이날 ‘용산공원 특별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공원 조성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산공원은 메인포스트 24만평, 사우스포스트 57만평 등 모두 81만평의 본체 부지가 공원으로 조성된다. 시는 정부가 용산공원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공원의 비용 규모가 나오면 정부와 협의를 거쳐 서울시가 분담할 규모를 정할 방침이다. 또 인공시설물 설치를 최대한 억제하고 생태공원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20여년 만에 마침내 국민의 품에 돌아오는 용산 반환 부지가 온전히 공원으로 조성될 수 있는 법적 기틀을 마련했다.”면서 “용산공원을 민족의 자주와 주체성을 회복하는 기념비적인 공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용산공원 추진 일지 ▲2006년 7월 용산공원특별법 입법예고 ▲2006년 8월 용산공원특별법 검토의견 제출(서울시→건교부) ▲2006년 9월 용산공원특별법 수정(안) 제출(서울시→국무조정실·건교부) ▲2006년 10월 ‘용산공원 조성 및 보전에 관한 특별법안’ 발의 ▲2006년 12월 특별법 국회 제출(건교부) ▲2007년 4월 용도지역 변경조항 조정 합의(국무조정실·서울시·건교부) ▲2007년 6월 국회 본회의 통과
  • “부산아가씨들이 전국 머슴아에게”

    참석자<가나다 차례> <부산(釜山)여자대학> 김관순(金寬順) <경영과 2년> 노영숙(盧瑛淑) <관광과 2년> 박수자(朴壽子) <관광과 2년> 심정옥(沈貞玉) <영문과 2년> 이선경(李仙卿) <가정과 2년> 무뚝뚝해도 감칠맛 넘쳐 인정도 많고 고집도 센편 朴=얘들아… 모처럼「선데이 서울」에 우리 이름이 오르게돼서 영광이다, 그제…. 沈=가만, 이왕 우리 이름이 오를바에야 우리 학교 선전부터 해야 할거아이가? 우리 학교로 말하면 64년에 설립,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부산에서는 유일한 종합여자대학으로서…. 李= 야 이제마 그만해 둬라마, 너 애교심 강하다는거 세상이 다 아는일 아이가. (웃음) 盧= 우리 경상도 하고도 부산 아가씨로 말할 것같으면 우선 솔직 담백한게 으뜸가는 자랑일기다. 金= 와 아이라 옳다 옳아.(웃음) 李= 오늘 우리의 얘기는 어디까지나 대체적인 흐름의 경향을 말하는 거니까 약간의 예외가 있다는 것쯤 독자들이 다 알겠제 그쟈? 우리 부산 아씨 중에서도 처녀 아씨들은 주체성이 강한 반면 고집 하나는 전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기다. 沈= 그런데 흔히들 서울 아가씨 하면 애교가 많기로 전국에서 첫째 아이가-. 그런데 그건 언어가 부드럽고 여자답기 때문일기다. 말씨 하나는 나도 여자지만 반하겠더라. 『아니예요 호호』(폭소) 朴=경상도 말이 확실히 무뚝뚝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주 감칠맛 있는 언어가 얼마나 많노. 가령 부정의 뜻을 지닌『그쟈』와 같은 말은 불란서 언어가 예쁘고「리드미컬」하다곤 하지만 아마 뺨칠기다. 沈= 그런데 아까 서울말이 참 예쁘다고 했는데 남자들이 서울말 쓰는건 좀 간지럽더라. 난 서울 남자와 결혼 할맘 없다.(웃음) 朴=너 항의오면 어쩔나노? 沈= 항의하려면 하라카지, 어쩔기고마. 李= 그게 바로 경상도 기질인기라. 난 서울남자 개않더라. 사람 나름 아이가. 盧=서울 남자들 너무 싹싹해 여성다와 보이기 때문인지 박력이 좀 없어 보인단 말이다. 朴=그 대신「에티키트」하나는 최고 아이가. 李= 아마「무드」조성엔 천재인기라. 잘한데이.(폭소) 金= 너 당해봤구나? 李= 와 이라노. 안당해 보면 모르나. 난 척하면 3천리 내다 볼줄 아는기라. 朴=우리 부산아가씨, 나도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인정 많은걸로 정평이 나있지. 그대신 생활력은 좀 약한편인것같아. 1일 생활권으로 단축돼 지방 특색 없어질까 서운 金= 우리 부산 아가씨와는 사귀기가 대단히 힘이들지. 그대신 한번 사귀었다하면 이건 찰떡보다 더 착 달라붙는 성질이 있지. 우유부단 간에 달라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할줄을 모르는 우직성이랄까 그런게 있는 것 같아. 李= 그러니까 잔꾀를 부려야 사는 요새 세상에는 좀 맞지 않는다고 볼수도 있쟈. 朴=경상도엔 미인이 많지. 쭉쭉 뻗은게 아주 탐스럽잖아. 대체적으로 경상도 사람들이 남자고 여자고 좀 큰 편이쟤. 부잣집 맏며느리감 상당히 많다고 볼수있다. 李= 왓다, 니 노골적으로 선전하네. 가만 보니까 날 데려가 주소 하는 심보 아이가?(웃음) 金= 쟤 가만히 보면 좀 엉큼한데가 있는기라.(폭소) 朴=너희들 이렇게 인신공격하기가? 이따 보자. 沈=그런데 요새는 지방마다의 특색이 점점 없어져가는 것 같아. 마 부산과 서울이 하루 생활권내에 들어버려 시간적으로 단축 된 건 대단히 환영할 일이지만 지방색이 사라져 간다는건 못내 서운한 일인기라. 金= 앞으로는 언어도 잡탕으로 혼합된 언어가 쓰일 전망도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쟤. 그렇게 되면 참 무미건조할 것 같다, 그쟈? 盧=그렇게되면 당신 고향이 어디요? 라고 물을 필요가 없게 되겠지. 너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와 서울 남자가 반죽이 되어 나오면 정말 이상적인 남성형이 형성될 것 아이가.(웃음) 朴=또 우리 여성도 좀 무뚝뚝한 경상도 아씨와 서울 아씨의 반죽형이 나오게되면 그런데로 쓸만 할기다.(웃음) 李= 그런데 요새 우리 젊은 여성들이 서울이고 부산이고간에 그저 정신의 성숙없이 마구 아무거나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이건 상당히 우리 여성 스스로가 반성해볼 문제라고 나는 보고있어. 좀 더 정신의 성숙을 위해 안간힘을 쓴후에야 여성의 권위니 뭐니 찾을 수 있지 않겠어? 金= 네말이 바로 공자 말씀이다. 이번에 더벅머리 삭발령 어떻게들 보고 있노?(웃음) 盧=참 잘한기라. 그거 뭐야 불결하게. 무슨 철학자인양 더벅머리를 해 가지고 말이다. 沈=그런데 우리「미니·스커트」를 입은 아가씨를 법조문을 적용, 즉결재판 운운한건 상당히 옳지 못하다고 봐. 「미니아가씨」이거 얼마나 경쾌하고 발랄해 보이냐 말이야. 李= 나도 지금「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지만 다들 보기좋다고 하더라. 몰라 나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인진 몰라도.(웃음) 그런데 이번 당국의 처사는 좀 섭섭해, 그쟈…. 朴=너무 짧아 시선을 어지럽게 한다는건 사회 질서를 위해 우리 여성 스스로가 할 일이겠지만 이 문제까지 당국이 신경과민이 된다는건 좀 너무한 것 같더라. 앞으로 우리 아가씨들에겐 좀 너그럽게 보아주었으면 좋겠어. 지방색 따지는건 큰모순 “합심해 근대화 힘씁시더” 盧=가만, 이거 우리가 대화주제와는 좀 빗나간 얘기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李= 아이고마. 빗나가긴 뭐이 빗나갔노? 그저 결론은 빤한거 아이가. 우리 부산의 아가씨들은 다 현모양처감으로는 최고니까 전국의 남성 여러분, 잘부탁 드립니다 하는 바로 이거 아이가.(폭소) 金= 사실은 그렇지만 우리들로서도 약간의 반성은 있어야겠지. 인간이라는게 원래 완전한게 있을수 없으니까. 沈=구태여 꺼낸다면 우리 경상도 아가씨들은 너무 보수적이고 은둔적이라고 할까? 그런건 안있겠나. 李= 또 고집이 너무 센 편인데 약간 늦추어 애교부리는 연습이 필요하겠지. 몸을 요렇게 배배꼬면서 미안합니더 흐흐…. 盧=왓다, 그러니까 도리어 안 어울린데이. 그저 천성대로 행동하는게 낫겠다마, 『이거 뭔교 …노소』(웃음) 朴=그래도 우린「논개」나「아랑」낭자의 절개를 물려받은 후예 아이가. 마 애교는 없어도 서울남자들 경상도 아가씨 제일 좋다카더라. 金= 조그만 영토에서 도별담 운운하는 자체가 모순인기라. 그저 합심해서 조국근대화의 역군이 되는기다.(웃음) 李= 끝으로 내 한마디 할란다. 우리 경상도 아가씨 잘봐주이소 예- 야 니도 한마디 해라. 盧=부산 좋심더. 놀러오이소 예. 싱싱한 칼치(칼치는 고기 이름인데 요새는 이상하이 생각 하더라) 많심더-. 갈매기 훨훨날고 뱃고동 뚜- 하모 얼매나 낭만적이라꼬. 沈=나도 한마디 할란다. 전국의 총각 여러분, 앞으로 결혼은 경상도 아가씨와 꼭 하이소 예-.(폭소) [선데이서울 70년 9월 27일호 제3권 39호 통권 제 104호]
  • 김희준 아씨, 미국 가게 되나

    김희준 아씨, 미국 가게 되나

    아씨 김희준(金喜俊)양이 서울에 있는 외국 대사의 주선으로 멀지 않아 미국 나들이를 하게 된다는 소문이다. 과거 김희갑(金喜甲) 김진규(金唇奎) 유현목(兪賢穆)씨등 한국 영화 예술인들이 미국무성의 초청으로 미국에 다녀온 바 있다. 이 소문에 대한 방송국 주변의 반응은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동료 「탤런트」들은 부럽다 못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아씨』의 담당 PD 고성원(高聖源)씨는 『그럴리가-』라고 전혀 이 소문을 믿으려조차 하지 않았다. 1백50회를 넘기는 동안 거의 절대적인 인기를 모은 이 연속극은 인기가 유지하는한 연말까지 끌고갈 계산이고 단 1회라도 김희준이 빠질 수 없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드라머」의 세 기둥 중 하나인 시아버지 주선태(朱善泰)를 죽은 것으로 처리했고 그러지 않아도 극이 처지는 느낌인 현재 김희준을 다른 「탤런트」로 바꿔치울수는 도저히 없다는 것. 김희준의 탈락은 곧 『아씨』의 종결과 동일하다는 얘기다. 『야! 저기 아씨 간다』 김희준이 거리를 거닐면 어린아이들까지도 「아씨」를 알아본다. 「탤런트」로서의 김희준이란 이름은 몰라도 누구나 「아씨」는 안다. 한국적인 고즈넉한 「이미지」때문이다. 한국적이라는 것-. 한국적인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향수어린 그리움을 갖게한다. 고요속의 미덕, 고전적 한국의 여성미는 더욱 외국인들에게 「어필」한다. 그 실례가 있다. 『아씨를 보시는 시간입니다』 서울의 어느 외국 대사관 직원들 사이에 간혹 이런말이 오고가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대사관 고위층이 그 시간을 보기 때문에 급한 용무가 아니면 되도록 그 사람과의 그 시간 업무를 사양하자는, 이것도 한국적인 미덕이랄까…. 한글학자인 한갑수(韓甲洙)씨는 「아씨」란 말을 현대에도 적용시켜 쓰자고 주장한다. 어쩐지 「아씨」하면 옛날 여성을 연상케하지만 오늘날에도 그 말을 자꾸 쓰면 습관에 따라 조금도 이상한 느낌이 들지 않을 것이란 얘기. 그런데 이미 한글학회에서는 그말을 쓰고 있다. 한글학회에 전화를 걸어보면 『저「미스」김 이에요』 하지 않고 『저 김(金)아씨에요』한다. 「김(金)아씨」「이(李)아씨」「박(朴)아씨」「유(柳)아씨」… 나쁘지 않다. 한갑수씨는 심지어 「마담」을 「마님」 이라도 부르자고 까지 제의한다. 흔히 다방에서 「가오마담」이라고 하는 것을 「허울마님」이라고 부르자는 것. 「가오」는 일본말 「얼굴」이란 뜻이지만 얼굴보다는 「허울」로 해서 그렇게 부르자는 의견-. 이런 얘기도 김희준의 「아씨」에 연유해서 나올 정도다. 한글학자의 어휘연구에까지 「아씨」가 등장하는데 고위층 외국관리나 또 국내의 저명인사들이 한국적인 「이미지」인 「아씨」를 좋아하고 본대서 흉될 것은 없다. 오히려 자랑거리다. 바꾸어 말하면 김희준이란 「탤런트」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전형적 한국의 여성상을 좋아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전제로해서 얘기를 꺼내보자. 우리 정부의 고위층 한분도 「아씨」의 「이미지」를 좋아한다는 것. 어느날 모 외국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이야기가 나누어졌다. 한국적인 아름다움. 고미술품이라든가, 한국무용이라든가, 건축미라든가, 정원이라든가, 교양인이 만나 얘기할 수 있는 자연스런 대화속에 TV 「드라머」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는 것. 그때 외국대사는 자신이 본 한국영화나 TV 「드라머」가운데 가장 한국적인… 더구나 여성의 미덕을 통해 그것을 나타낸 『아씨』란 작품에 대해 퍽 호감을 갖고 있다는 말을 했다는 것. 대부분의 한국영화나 TV「드라머」가 국적불명, 이를테면 한국말 대사가 없으면 어느나라 얘기인지 알수 없을 정도로 주체성이 없는 것들인데 반해 『이것이 뚜렷하게 한국만이 가질수 있는 얘기』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다방 아니면 당구장…그렇잖으면 「고고·하우스」…. 일반 가정에서 보기드문 훌륭한 응접실이 아니면 영화나 TV「드라머」의 배경이 될 수 없는가 싶을이만큼 알쏭달쏭한 것들이 판을 치는 속에서 「아씨」가 지적되었다고해서 이상할 것 없다. 자랑스러운것…. 너도 나도 자랑스러운것은 더욱 자랑하고 싶어지는 것. 자랑스런 「이미지」를 풍겨주는 김희준을 미국에 소개하면 어떨까. 그래서 김희준을 미국에 보내자는 얘기는 자연스럽게 나왔을 법하다. 「아씨의 미국 나들이… 」 김희준은 『그렇게 된다면 오죽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녀 자신은 이에 관한 소문의 사실여부를 『아직 알수없다』 면서 『공식적인 통지는 전혀 받지않았다』 고 밝혔다. 대개의 경우 초청 도미는 5~6개월의 수속기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있다. 그러니까 김희준의 도미수속이 실제로 진척된다해도 연속극 『아씨』에는 별 지장을 주지 않으리라는게 다른 관측자의 얘기다. 70년말까지 끌고 나갈 예정인 『아씨』도 경우에 따라서는 2백회로 종료할거라는 또 하나의 관측이 이 김희준 도미설과 묘하게 관련되어있다. TV「탤런트」로는 처음으로 김희준이 이 자랑스러운 나들이를 하게될는지 그것은 아직 확정사실은 아니다. 다만 주선에 나선 외국대사를 비롯한 외국사절이 『아씨』의 「팬」이었고 그것이 이 김희준 도미라는 열매를 맺는다면 김희준은 훌륭한 민간 외교사절의 임무를 맡게된다는 것은 명백하다. TV 시대의 전개와 함께 행운을 잡고 TV의 여왕이 된 김희준은 지금 한창 미국나들이의 꿈에 가슴 설레고 있는 것이다. [선데이서울 70년 9월 13일호 제3권 37호 통권 제 102호]
  • 인간의 문제/마르틴 부버 지음 윤석빈 옮김

    집을 떠나본 사람치고 집이 그립지 않은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돌아갈 집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믿을 것이라곤 자기밖에 없을 것인즉, 결국 자기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작 자기가 누군지를 모른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히고 말 것이다. 돌아갈 집이 없는 인간으로서 자기가 누군지를 알아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렇게 인간이 자신을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게 된 것은 집을 잃은 탓이다. ‘대화의 철학자’ 마르틴 부버(M.Buber)는 그의 저서 ‘인간의 문제’(윤석빈 옮김, 길 펴냄)에서 서양철학의 역사를 ‘집이 있는 시대’(제1부)와 ‘집이 없는 시대’(제2부)로 나누면서 각 시대에서 인간이 어떻게 자기인식의 인간학적 문제를 성찰해왔는지를 밝힌다. 부버가 볼 때, 플라톤에서 헤겔까지 인간은 집이 있었다. 돌아갈 집이 있기에 인간은 자기가 누군지에 관한 인간학적 문제를 다루어도 그저 형이상학적, 종교철학적, 역사철학적 맥락에서 부수적인 문제로 다루어왔다는 것을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 스피노자, 칸트, 헤겔 등에 관한 비판적인 고찰에서 밝힌다. 유독 부버는 이 시대의 이단아 파스칼만은 높게 평가하는데, 그가 무한한 우주 어디에도 돌아갈 집이 없는 인간의 진지한 인간학적 사유를 미리 선보인 까닭이다. ‘신은 죽었다.’라는 니체의 말은 집 없는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선언이었다. 이 시대에는 다른 철학의 부속물로 전락해온 인간학적 문제가 비로소 자립성을 확보하면서 철학적 인간학으로 전개되기에 이른다. 부버는 이러한 인간학의 당당한 발걸음을 이끈 철학자로 니체, 포이어바흐, 마르크스, 키에르케고르, 하이데거, 셸러 등을 고찰하되, 개인주의적 인간학과 집단주의적 인간학의 두 가지 틀에서 논한다. 부버는 ‘인간 일반’을 놓치고 ‘사회’만을 분석한 마르크스의 집단주의도 비판하지만, 특히 하이데거의 개인주의를 매섭게 공격한다. 그의 개인주의는 인간의 실존적인 자기관계만을 고집하는 바람에 신을 향해 열린 개별자의 실존적인 자기관계를 제시한 키르케고르의 그것보다 못한 ‘닫힌 체계’라는 비판이다. 물론 하이데거의 실존이 존재 자체를 향해 열린 개방성임은 부인할 수 없다. 앞선 철학자들에 대한 지나친 비판은 대화론적 철학의 체로 걸러낸 부버만의 고유한 해석 탓이겠지만, 굳이 이것을 이 책의 결함으로 볼 필요는 없다. 어차피 앞선 철학을 자신의 눈으로 해석하는 것은 철학자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짧은 글 ‘전망’에서 부버는 두 가지 인간학을 대신할 대안을 인간의 ‘사이존재(Zwischensein)’에서 찾는다. 인간이 나와 너 ‘사이’의 열린 공간에서 이러한 “사이의 영역” 자체로 ‘존재’하면서 서로 나누는 대화가 인간의 존재론적 근본구조인 까닭이다. 이것은 집 없는 시대에 인간학이 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인간학적 사유의 이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첨언한다면, 우리의 얼굴로 우리의 역사에서 나와 너 사이에서 성립하는 ‘서로주체성’의 이념을 모색하고 있는 전남대 철학과 김상봉 교수의 저서 ‘서로주체성의 이념’을 곁들여 읽기를 권한다. ■ 서평:권순홍(군산대 철학과 교수)
  • 첫 한국인 불교 성자 누가 될까

    ‘천주교에 성인(聖人)이 있다면 불교엔 성자(聖者)가 있다.” 한국 천주교가 순교 사제와 신자들을 복자·성인품에 올리기 위한 시복시성(諡福諡聖) 작업을 추진하는 것과 맞물려 불교계도 역대 대선사들의 성자 추대 운동을 벌여 눈길을 끈다. 불교 각 종단이 소속된 (사)대륜불교문화연구원(이사장 무공 태고종 중앙포교원장)은 불기 2551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최근 불교 성자 추대를 결의, 이같은 내용을 한국불교종단협의회(종단협)에 공식 제의했다. 이에 따라 조계종을 비롯해 태고종·천태종 등 각 불교 종단은 자체적으로 대상자를 선정한 뒤 종단협 차원에서 최종 논의를 거쳐 성자를 추대할 것으로 보인다. 불교사를 볼 때 석가모니 부처님의 십대 제자 외 16성(聖),500성, 독수성,1200제대(諸大), 아라한 등 숱한 인물이 성자로 추대돼 왔으나 한국에선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추대하지 못한 상황. 특히 한국 불교는 1700년의 역사상 부처님과 조사(祖師)의 방편(方便)을 갖춰 대오견성한 대선사로 추앙받는 스님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종단에서 외국의 옛 선사들을 종조로 모시는 실정이다. 한국 불교계가 성자 추대 움직임에 나선 것도 이같은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대륜불교문화연구원이 종단협에 제출한 제안서에서 “한국 불교사에는 기라성 같은 대선사들이 존재하고, 심지어 중국 불교에선 한국 승려 지장 법사를 육신보살로, 무상대선사를 500나한 중 한 분으로 추대하고 있는 만큼 조속히 성자추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한국의 사찰들이 대부분 조석예불과 정례 공양 때 석가모니 10대 제자와 16성,500성, 독수성 내지 1200제대, 아라한들에게 예배 공양하면서 단 한 사람의 한국 성인도 배출하지 못한 것은 민족적 주체성과 자존심을 포기한 사대주의 망상에서 온 결과”라는 주장이다. 현재 불교계가 지목하는 성자 대상은 일단 원효를 비롯해 의상, 원측, 자장, 의천, 지눌, 태고, 무학, 휴정, 유정 등 크게 깨닫고 대승(大乘) 신통(神通)을 얻어 보살 경지에 오른 선사들로 보인다. 각 종단 대표들로 구성된 추대위원회가 결성되면 이들을 대상으로 성인, 득신통대보살, 아라한 등의 품격에 따라 16명을 선정 추대해 예배, 공양할 것으로 보인다. 대륜불교문화원 이사장 무공 스님은 “한국 불교 신생 종단들이 외국의 옛 선사들을 종조로 모시는 풍조가 만연한 상황에서 외국 민족불교 종파의 종지종풍을 왜 한국에 전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불교종단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사실 불교계에서 한국 선사들의 성자 추대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있었다.”면서 “각 종단이 추앙하는 종조와 선사들이 달라 대상자 선정이 쉽지 않겠지만 공동추대위와 불교학자들이 뜻을 모으면 적합한 성자를 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책꽂이]

    ●중국 문화읽기(유주열 지음, 이비락 펴냄)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관 총영사인 저자가 쓴 중국 역사·문화론. 저자는 “흔히 외교관은 나라의 ‘눈’이고 ‘귀’이며 ‘입’이라고들 말한다. 이에 하나를 보태자면 나라의 ‘다리’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고 밝힌다. 국익을 위해 뛰고 또 뛰는 것이 외교관의 일이라는 것이다. 이 책엔 저자의 이런 직업정신이 그대로 녹아 있다. 그런 만큼 이야기는 생생하고 현장감이 넘친다.‘자금성 감상법’ ‘왕푸징과 스차하이’ ‘국화술이 익는 타오란팅(陶然亭) ‘투장옌(都江堰)과 산샤댐’ ‘츠판러 메이요’ ‘신차이라이(新菜來)’ ‘건륭제와 거지 닭’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실렸다.1만원.●규장각 교리 성대중이 쓴 궁궐 밖의 역사(성대중 지음, 박소동 엮음, 열린터 펴냄) 조선시대 영·정조의 지우(知遇)를 받고 서얼 신분임에도 벼슬길에 올라 규장각 관원이 된 청성(靑城) 성대중. 그는 당대 문인학자로 이름 높았고, 스스로 고문(古文)에 입각한 순정한 문체를 자임해 문체반정(文體反正)의 모범적 인물로 정조의 칭찬을 받은 인물이다.18세기 일상사의 풍경을 그린 그의 저서 ‘청성잡기’에 따르면 조선왕조는 여성억압의 시대가 아니다.“우리나라는 개가(改嫁)를 금지했으므로 부인들의 기세가 더욱 드세졌다. 그들은 다른 방도가 없었으므로 걸핏하면 죽으려 들었다. 남편에게 화가 날 때마다 죽으려 드니, 이는 신하가 임금에게 은총을 잃으면 떠나려 하고 종이 주인에게 벌을 받으면 도망칠 생각을 하는 것과 같다.”라는 대목이 이를 증명한다.1만 3000원.●황하에서 한라까지(심백강 지음, 참좋은세상 펴냄) 교육인적자원부는 얼마전 고조선에 관한 국사 교과서의 일부 내용을 수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세웠다고 한다.’에서 ‘세웠다.’로 고작 세 글자만 달리 표기했을 뿐, 고조선의 발상지가 한반도의 대동강 유역이라고 보는 데는 달라진 게 없다. 재야 역사학자인 저자는 고조선의 발상지가 한반도가 아니라 중원 대륙의 요서 대릉하 유역임을 ‘사고전서’ 등의 다양한 사료를 통해 분명히 밝힌다. 저자는 한사군을 설치하면서 조선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싫어했던 한 무제가 요락수의 ‘낙’자와 백랑수의 ‘랑’자를 결합해 만든 낙랑군이란 지명을 지었다고 주장한다.1만 3000원.●살아있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김육훈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청소년 대안교과서로 화제가 돼온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 시리즈의 마지막 책. 국권을 상실한 1910년과 광복의 해인 1945년을 기준으로 하는 대다수의 근현대사 책과 달리,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구성시기를 시대구분의 기준으로 삼은 것이 특징이다. 김옥균과 전봉준이 함께 할 수는 없었을까. 고종에게 망국의 책임을 묻는 것이 가능한가, 분단을 피할 수는 없었을까 등 토론거리와 ‘그때 세계는’과 같이 한국사와 세계사를 연관지어 풀어낸 코너 등이 눈길을 끈다.1만 9000원.●힐러리와 라이스, 성공 리더십(기시모토 유키코 지음, 한성기 옮김, 김영사 펴냄) ‘고성능 불도저’ 같은 뉴욕주 상원의원 힐러리와 백금으로 만든 ‘정밀기계’ 같은 국무장관 라이스. 이들의 성장과정과 삶의 스타일, 가치관, 종교, 외모를 비교했다. 미국에서 두번째로 가난한 아칸소주의 지사 부인에 불과했던 힐러리는 지금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을 꿈꾼다. 힐러리는 적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친다.171㎝의 키에 근육질 몸매를 뽐내며 늘 다리를 꼬고 앉는 흑진주 라이스는 자기관리의 대가. 각기 다른 경력을 쌓으며 초강대국 미국의 최고 권력에 다가간 두 사람을 통해 이 시대의 진정한 여성리더의 모습을 조명한다.1만원.●주돈이(함현찬 지음, 성대출판부 펴냄) 공자와 맹자를 정점으로 황금기를 구가한 유교철학은 수나라와 당나라를 거치면서 그 영광된 자리를 도교와 불교에 넘겨주고 말았다. 유교철학이 훈고학에 치중, 삶과 괴리된 문제로 논쟁을 일삼는 행태가 민중의 이반을 불러온 것이다. 그러나 송대에 들어 이민족의 잦은 침입은 민족의 위기의식을 불러왔고 주체성을 확립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유학의 바탕 위에 불교와 도교의 내용을 흡수, 새로운 시대에 맞는 신유학(성리학)을 건설하는 운동이 일어났다. 그 선두에 서있는 학자가 바로 주돈이다. 성리학의 비조 주돈이의 사상을 다뤘다.1만 5000원.●북한영화사(이명자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1945년 이후 북한 영화사를 시대와 작품, 영화사적 사건별로 정리. 해방공간에서의 토대 구축기(1945∼1950), 전쟁과 전후 사회주의 영화 건설기(1950∼1955), 천리마 영웅 형상기(1956∼1966), 주체영화 출발기(1967∼1979), 숨은 영웅 형상과 고정 창작단 활동기(1980∼1991), 주체 사실주의와 변화 수용기(1992∼1997), 선군혁명영화기(1998∼) 등으로 나눠 설명한다.1만 8000원.
  • 서로주체성의 이념/김상봉 지음

    1987년 6월 항쟁 이후 20년, 진보진영에서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얘기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추종에 따른 양극화의 심화 등은 20년전 들고 일어난 민중들이 기대했던 사회상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기 때문이다. 재야에서 주류 철학계를 강도높게 비판하다 2년전 강단에 복귀한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의 현실 진단도 마찬가지다. “인권변호사 출신의 대통령은 신념을 가지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이고, 민청학련 사형수 출신의 철도공사 사장은 KTX 여승무원 문제에서 보듯, 그들이 비판했던 자본가들과 한치의 다름도 없이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이런 실태를 단순히 이들의 ‘변절’로만 해석할 수 있을까. 김 교수의 원인분석은 좀 다르다. 김 교수는 “이 모든 위기적 징후가 우리 모두의 정신의 빈곤에서 비롯됐다.”고 단언한다.‘투쟁과 쟁취 이후’의 세상을 미처 그려놓지 못했기 때문에 서구 등 남이 만들어 놓은 ‘지도’와 ‘설계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결국 지금 눈앞에 보이는 위기를 몰고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누구도 자기의 세계상을 스스로 정립하지 못한 채 자기가 사는 세상의 주인이 될 수는 없다.”면서 “정신의 빈곤은 남이 만들어 놓은 세계에서 마름이나 노예의 상태에 떨어질 위험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자신이 형성한 세계관, 우리 자신의 역사적 삶에서 길어낸 ‘철학’만이 해답이라고 주장한다. 신간 ‘서로주체성의 이념’(김상봉 지음, 길 펴냄)에서 김 교수는 이런 독특한 신념과 철학체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미 5년여전 우리가 추종하고 있는 서양정신·서양철학을 ‘나르시시즘’으로 비판한 바 있다. 서양정신과 서양철학은 기본적으로 자기우월과 배타성이 특징인 ‘홀로주체성’이어서 다른 주체를 인정하지 않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김 교수가 대안으로 제시한 개념이 바로 ‘서로주체성’이다. 서로주체성은 기본적으로 다른 주체와의 만남과 연대를 통해 형성된다. 홀로주체성이 정복과 착취의 역사로 발현되는 반면 서로주체성은 연대와 나눔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 김 교수는 ‘철학의 혁신을 위한 서론’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을 통해 무비판적으로 몸에도 맞지 않는 서양철학을 앵무새처럼 되뇌었던 주류철학계에도 냉철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324쪽,2만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마드리갈 싱어스’ 세계 7위 왜?

    필리핀은 기악분야에서 세계 음악계에 그다지 출중한 음악가들을 배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합창으로 넘어가면 사정은 달라진다. 독일의 전문지 ‘Chor(합창)’가 1996∼2005년의 활동을 평가한 ‘세계 10대 합창단’에 당당 7위에 이름을 올린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스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마크 안토니 카피오 지휘로 내한공연을 갖는다.24일 통영시민문화회관,26일 인천시민회관,27일 천안 하늘중앙교회,3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다. 필리핀이 합창 강국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불행한 역사도 한몫을 했다. 필리핀은 1565년 스페인의 식민지가 되었다. 스페인은 1571년 마닐라를 식민지배의 중심지로 삼고 가톨릭을 보급했다. 합창은 가톨릭 전례에서 빠질 수 없었던 만큼 이후 유럽의 교회 음악이 끊임없이 이식됐다. 필리핀은 1946년 7월 독립한 이후 ‘오랜 기간의 식민지 지배와 급속한 현대와의 물결 속에서 상실되어 가는 주체성을 찾아 발전시킨다.’는 것을 문화정책의 기본목표로 삼았다. 인구의 85% 이상이 신봉하는 가톨릭은 이미 식민지배의 유산이 아니라 토속화된 전통이 되어 있었고, 합창은 발전에 가속도가 붙게 된다.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스는 1963년 국립 필리핀 대학 교수였던 안드레아 베네라시온이 결성했다. 대표급 음악인의 배출창구인 만큼 이 나라 합창 역사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후 마드리갈 싱어스 단원 출신들은 필리핀 전국에 수백개의 합창단을 새로 조직하는 등 필리핀 합창 발전의 젖줄이 된다.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스는 1990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합창제에 초청된 이후 가장 자주 초청되는 외국 성인 합창단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공연은 2005년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를 보면 비록 이들의 조국이 경제적으로는 뒤떨어졌지만, 이들의 합창 문화는 얼마나 앞서가고 있는지를 실감하게 한다. 우선 멘델스존의 ‘사냥의 노래’에서부터 하비에르 부스토와 킨리 랭 등 현대 작곡가의 성가와 클레어 클로닝어와 마크 헤이스의 복음성가는 ‘마드리갈 싱어스’란 이름처럼 이들의 음악이 어느 한 영역에 치우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또 박지훈이 편곡한 ‘봄날’과 ‘도라지꽃’에서는 ‘한국 사람보다 한국 노래의 시김새가 더 좋은 합창단’이라는 평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그룹 ‘시크릿가든’을 이끄는 롤프 러브랜드와 그룹 ‘퀸’의 리더였던 프레디 머큐리, 그리고 마이클 잭슨까지 과거와 현재, 성(聖)과 속(俗)을 섭렵한다.2만∼6만원.(02)2068-8000.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中, 두갈래 성탄절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서방 문화 경계론이 이는 가운데서도 24일 베이징 20여곳의 공식적인 개신교, 천주교 교회에서는 성탄절 전야 예배와 미사가 진행됐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예배한 곳으로 유명한 충원먼(崇文門) 교회의 저녁 예배에도 수천명이 몰렸다. 최근 중국에는 성탄절을 밸런타인 데이쯤으로 치부하며 ‘서양 명절’ 배격론이 대두됐다. 베이징대, 인민대, 칭화대, 정법대, 우한대, 중산대, 베이징사범대, 중국사회과학원 등의 철학 및 교육학 박사 10명은 공개서신을 내고 “중국이 점차 서방문화에 편입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성탄절을 중심으로 한 서방문화를 경계하고 중국 문화의 주체성을 확립하자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에서는 공자 탄생일인 9월28일이 성탄절이 돼야 하며 12월25일은 예수가 태어난 ‘예탄절(耶誕節)’이라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영 신화사는 이날 ‘다시 재연된 전통과 서양의 충돌’이라는 기사를 통해 “전통 보호가 맹목적인 서양 배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의 6대 대도시 주민을 대상으로 한 한 여론조사는 응답자의 60% 이상이 성탄절을 부모와 친구들에게 애정을 표시하는 기회로 여기고 있었다. 오락과 여흥을 위한 날이라는 대답은 35%였다. 상인들의 최하 30% 이상은 매출 증가를 예상했다.jj@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148) 君子有終(군자유종)

    儒林(731)에는 ‘君子有終’(임금 군/아들 자/있을 유/마칠 종)이 나온다.周易(주역) 謙卦(겸괘)에는 “겸손함은 모든 일에 형통하니, 군자는 끝을 잘 맺을 수 있다.”고 하였다. 겸손의 미덕을 지니고 있으면 언제 어디에 처하든 모든 일이 잘 되어 끝을 맺을 수 있다.謙遜(겸손)은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것이다. 이는 바로 ‘禮’(예)의 근본 정신이기도 하다.禮에 충실한 사람은 항시 긴장해 自慢(자만)하지 않기 때문에 禍(화)를 당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덕이 있어도 반드시 높은 지위를 바라지 않는 것이 영예롭게 생을 마감하는 방법이다. ‘君’자는 ‘尹’(다스릴 윤)과 ‘口’(입 구)로 이루어져 있다. 손에 방망이를 들고(尹(윤)) 명령하는(口(구)) 모습으로,‘호령하다’‘다스리다’의 뜻을 나타낸다. 이 글자가 諸侯(제후)의 개념으로 쓰이기 시작한 근거는 분명하지 않다.用例(용례)에는 ‘君臨(군림:어떤 분야에서 절대적인 세력을 가지고 남을 압도함),府君(부군:죽은 아버지나 남자 조상을 높여 이르는 말),夫君(부군:남의 남편을 높여 이르는 말)’ 등이 있다. ‘子’자의 원형은 젖먹이 아기의 모습을 매우 특징적으로 나타냈다. 본래의 뜻인 ‘아기’에서 점차 ‘자식’‘알’‘열매’‘임자(남자의 미칭)’‘당신’의 뜻이 派生(파생)하였다.‘亂臣賊子(난신적자:나라를 어지럽히는 불충한 무리),夫子(부자:스승이나 존경하는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子午(자오:정북과 정남)’등에 쓰인다. ‘有’는 원래 ‘고깃덩이를 손으로 잡고 있는 모양’을 나타냈는데 여기서 ‘가지다’‘있다’의 뜻이 派生(파생)하였다.用例에는 ‘固有(고유: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특유한 것),未曾有(미증유:지금까지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有備無患(유비무환: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음)’ 등이 있다. ‘終’의 본디 글자는 ‘冬’으로, 실의 양끝을 묶은 형태를 본떠 ‘끝맺음’ 혹은 ‘끝’을 나타냈다.‘考終命(고종명:제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는 것을 이름),臨終(임종:죽음을 맞이함. 부모가 돌아가실 때 그 곁에 지키고 있음),終熄(종식:한때 매우 성하던 현상이나 일이 끝나거나 없어짐)’ 등에 쓰인다. 君子란 有德者(유덕자:학식과 덕행이 높은 사람)와 有位者(유위자:높은 관직에 있는 사람)를 이른다. 원래는 指導者(지도자)를 의미하는 신분 개념에서 도덕 수양에 초점을 둔 인격 개념이 되었다. 君子는 인류의 삶을 걱정하는 知性人(지성인)으로서 타인의 長點(장점)을 잘 이루어 주고자 노력하며, 남과 다투거나 派黨(파당)을 짓지 않고,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면서도 주체성이 뚜렷하여 附和雷同(부화뇌동)하지 않으며,義理(의리)에 투철하고, 여러 가지 능력을 고루 갖추고 있어 한 군데만 쓰이는 그릇이 아니다. 도덕 수양을 통해서 이웃, 사회, 국가로 그 영향력을 파급시켜 나가는 군자의 삶은 즐거움이 가득하다. 그 즐거움이란, 첫째 양친이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요, 둘째 이 세상 어디에도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며, 셋째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이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길섶에서] 민족 자긍심/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몇년전 미국에 다녀왔을 때의 일이다. 대한항공 기내에서 영화 몇편을 보여주는데 전부 영어에 자막은 일본어가 아닌가. 미국 영화니까 영어는 그렇다 치더라도 일본어 자막을 내보내는 배경이 이해되지 않아 여승무원에게 물으니 “일본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서”라고 답한다.“일부에 불과한 일본인들의 편의는 중요하고 우리나라 사람 편의는 중요하지 않은가.”라고 되물으니 “그런 측면이 있기는 한데….”라며 꼬리를 내린다. 요즘 수도권 아파트에서는 아파트 이름을 영어로 바꾸는 붐이 일고 있다. 명칭을 바꾸는 즉시 아파트값이 오른다니 탓할 일만도 아니다. 길게 말하면 무엇하랴. 한글로 된 자동차 이름을 본 일이 있는가. 우리의 의식에는 영어를 사용해야 뭔가 고급스럽다는 ‘신앙’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살아가면서 우리 민족의 주체성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세계화’ 운운하는 주장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화된 민족일수록 자긍심이 강한 법이다. 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kimhj@seoul.co.kr
  • 내 꿈은 그대를 꿈꾸게 하는 것

    내 꿈은 그대를 꿈꾸게 하는 것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이에요. 우연한 기회에 교회에서 추수감사절 기념 연극을 하게 됐지요. 친구들 왈, 형이 연극을 하니 이 중 네가 제일 낫다, 한 번 앞장서 봐라, 하는 거예요. 그렇게 ‘돌아온 탕아’를 연출했지요. 그 때 그 교회의 분위기와 정서가 아직도 내게 남아 있어요. 생각해봐요, 전구에 마분지를 말아서 조명을 대신했던 그 소박한 풍경들을. 한젬마 어떤 아이였나요, 어렸을 때에는. 유인촌 숫기 없고 얌전하고 소풍가서 나서지도 않았고.... 평범했지요. 한젬마 그 아이가 자라서 이런 멋진 배우가 되었네요. 유인촌 무언가가 잠재되어 있었겠지요. 안으로 정열을 숨겨 놓는 ‘배우’가 그래서 내게 맞는 거 같아요. ‘배우’ 얘기가 나온 김에 잔소리 좀 합시다. 내가 95년 이후 방송 안 하고 연극만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그 이유가 이런 겁니다. 닫힌 화면 속과 열린 무대 위의 연기는 달라요. 앞사람은 표정으로 말하지만, 뒷사람은 온몸으로 제 속의 것을 토해내는 겁니다. TV는 현실의 자연스러움을 구하지만, 연극은 자연스러움을 넘어서는 그 무엇을 필요로 해요. 안으로 힘이 쌓여서 밖으로 우러나오는 또 다른 이미지를 요구하는 거지요. 그런데 어떻습니까. 요즘 등장하는 많은 연기자들은 그저 자기가 가진 재주를 소진해버리고는 온다 간다 말없이 사라져버리잖아요. §이룰 수 없는 꿈을 꾼다고 해도. 한젬마 가슴에 묻어 두었던 응어리를 토해내시는 군요. (웃음) 대표님의 현재의 꿈도 알고 싶어요. 사람은 늙을 때까지 꿈을 꾸잖아요. 유인촌 내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언제부턴가 ‘돈키호테’를 좋아하게 되었지요. 거기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이룰 수 없는 꿈을 꾼다고 해도, 물리칠 수 없는 적과 싸워야 해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참아야 해도....” 겉으로 읽어서는 이 구절을 찾을 수 없어요. 구석구석 숨어 있던 것을 내가 찾아낸 거지요. 그게 벌써 2, 30년 전의 일이고, 돈키호테가 나한테 준 이런 삶의 태도와 자세를, 현실에서 실행하기 어렵다면 무대에서라도 한번 이뤄보자 한 것이 내 평생의 숙제가 되었지요. 아, 참 현재의 꿈이 무엇이냐는 게 질문이었지. 그런데 말이에요. 꿈을 낮에 꿀 수는 없고 잠 든 밤에 꾸는 것 아닙니까. 또 꿈은 현재의 삶을 되비추는 것인데 현실이 어두울 때 내 의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잠 속에서 어떤 꿈을 꾸게 될까, 솔직히 나는 조금 두려워요.... 한젬마 얘기가 조금 다른 곳으로 흘러가네요. (웃음) 유인촌 잘 생각하면 다른 얘기가 아닐 겁니다. 꿈을 잡을 수 없는 불확실한 실체라고 할 때 우리 예술가들의 역할은 바로 이 부분,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배우가 뭐고 작가가 뭡니까. 무당 곧 영매(靈媒) 아닌가요? 결국 몸을 태워서 자신을 팔아서 중생을 살리는 거잖아요. 그런데 요즘 누가 예술가를 그렇게 보겠어요. 이건 이른바 우리 사회를 이끌어간다는 계층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말로는 예술이 사회를 정화시킨다 하지만, 막상 속내를 들여다보면 예술을 너무 가볍게 봐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거지요. 결국은 예술가들이 그들을 각성시켜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그 역할을 못하고 오락을 제공하는 광대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한젬마 문화의 최전방에서 몸으로 부딪쳐 일하시기 때문에 더욱 절절하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유인촌 내가 돈키호테 구절을 여러 사람들한테 들려주는 것도 그런 의미입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자, 이길 수 없는 대상과 싸워 이기자.... 이것, 바보 같은 짓이지요. 요즘 세태에 어울리지 않으니까. 질 게 뻔한데 누가 도망가지 않고 싸우겠어요. 간단히 정리해서, 괴롭고 마주 대하기 싫은 것들을 자꾸 얘기해서 일깨우는 게 우리 배우들의 꿈이라고 해둡시다. 한젬마 사람들을 꿈꾸게 만드는 게 나의 꿈이다, 멋진 말이네요. 그럼, 꿈꾸기 싫어하는 사람들과 싸웠을 때 그 결과는 어땠나요. 유인촌 피바다가 되지. (웃음) 그러거나 말거나, 성패에 관계없이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게 인간이 할 일이고, 인간은 또 그렇게 살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인생은 비극! 한젬마 어느 사이에 꿈을 정리해 주셨네요. 그래도 아직 대표님께서 지금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시진 않으셨어요. 유인촌 야, 참 질기다. 요즘에 누가 이런 얘기해요. 누가 꿈 얘기하면서 현실을 다그쳐요? 오히려 사람들은 내게 이런 얘길 합디다. 유별나게 굴지 말고 편하게 살라고. 뭐 대단한 일 한다고 방송 접고 극단 만들고 극장 짓느냐고. 사서 고생하고, 돈 들어가는 일이니까 틀리지 않은 말이지요. 물론 지금이라도 당장 사는 방식을 바꿀 수 있지요.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요? 결핍되었기 때문이지요.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뭔가가 날 자꾸 긁는 거지요. 한젬마 그 결핍을 표현할 때 가장 가까운 단어는 무엇일까요. 어떤 것에 대한 결핍일까요. 유인촌 그건 알아서 판단하세요. (웃음) §물리칠 수 없는 적과 싸워야 해도, 한젬마 이런 얘기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우리에게 제일 큰 적은 역시 내면에 존재해요. 누구나 다 약점이 있고 콤플렉스가 있을 텐데.... 유인촌 내 콤플렉스요? 재미없고, 개성 없고, 무미하고.... 자질이, 재료가 뛰어나지 못하다는 생각을 늘 해요. 하지만 그런 평범함 덕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었겠지요. 너무 두드러지거나 개성이 강하면 쓰임새가 한정되니까. 문화재단 일만해도 그래요. 내가 대표직을 맡는다니까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저 인간이 어떻게 규칙적인 일에 적응 할 수 있을까, 하고. 하긴 나도 조금 낯설기는 해요. 내가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면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한젬마 그렇담, 가장 두렵고 힘든 일은 무엇인가요. 유인촌 우선 내부적으로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역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라고 해야겠지요. “예술가는 말이야,” 난 이런 원론적이고 재미없는 표현을 자주 써요. 되게 보수적이죠. 나는 선배들한테 조건 없는 희생을 강요합니다. 그리고 나 역시 후배들한테 내리사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구닥다리 인생을 살아왔으니 사람들에게 “왜 예술가 본연의 임무를 저버리는 거요?”라는 듣기 싫은 소리를 자꾸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또 마음에 맞는 동지를 찾기가 쉽지 않은 거지요. 한젬마 외로우신 거군요. 유인촌 강한 것 같지만 사실은 내가 약해요. 고집 센 것 같지만 내 생각을 끝까지 강요하지도 않아요. 완성도를 요구하는 연극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그 외의 일에는 너무 약해요. 한젬마 외부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거창하게 말해서 사회의 공공 권력에 맞섰던 고민과 갈등은 없었나요. 유인촌 사실 나는 성향으로는 시민운동을 할 사람이죠. 소외되고 핍박 받는 사람 쪽에 마음이 가 있으니 이마에 띠 두르고 목소리 높이는 일이 딱 어울릴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는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내 나름의 방법을 연극에서 찾았습니다. 그 부당성을,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고발하는 데 연극만큼 적절한 도구도 없을 겁니다. 내가 특별히 애착을 갖고 있는 게 ‘홀스또메르 말馬을 의인화해서 인간사의 모순을 풍자하는 내용의 작품’라는 톨스토이 원작의 연극입니다. 흥행도 안 되고 교훈적이기만 한 따분한 작품이라고, 사람들이 아무리 찧고 빻아도 난 그걸 합니다. 그 연극 본 사람들은 막이 내려오고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 해요. 야, 이거 어떻게 살라는 거야, 내가 영 잘못 살고 있는 거야? 마음이 무거워서 서로 얘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극 중에서 ‘말’이 ‘인간’을 이렇게 평합니다. ... 인간은 늘 뭔가를 소유하려고 해. 하지만 인간은 자기 늘 자기 땅이라고 얘기하면서도 한 번도 밟아보지 않아. 인간은 늘 “넌 내 여자야!”라고 말하면서도 그 여자가 아닌 다른 여자와 살아.... 말년의 톨스토이는 동양사상에 심취했답니다. 누릴 수 있는 부귀와 명예를 다 누린 사람인데, 어느 날 문득 자다가 뛰어나와서 기차 타고 모스크바 외곽 어딘가의 외양간에서 얼어 죽었답니다.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한젬마 아까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말씀하셨는데 사실 예술이라는 것은 고통을 빼놓고 할 수 없잖아요. 가장 컸던 고통의 순간을 기억하실 수 있나요. 연극에서는 고통을 쉽게 얘기하지만 현실에서는 정말 작은 고통이 엄청난 좌절과 상처를 주잖아요. 유인촌 어차피 내 삶이란 게 연극을 떠나서는 별 의미가 없으니 세상살이에서 겪었던 어려움들은 논외로 합시다. 이걸 고통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난 아버지, 어머니 돌아가실 때 두 번 다 임종臨終을 못 했어요. 두 번 다 공연 중이었어요. 어머니 때는 그래도 공연을 마치고 장사라도 치를 수 있었는데, 아버지 때는 독일 본에서 공연 중이라 그조차 할 수 없었지요. 자유 극단이 유럽 현지에서 햄릿을 올렸는데, 막이 오르면 햄릿이 독살된 아버지의 유령과 만나는 첫 장면이 나옵니다. 햄릿이 계속 아버지를 부르고 쫓아다니는데, 그때 같이 출연했던 동료들이 내가 무대에서 아버지 유령을 좇는 모습을 보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지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참아야 해도, 한젬마 배우의 숙명처럼 들리네요. 분위기를 조금 바꿔서, 제가 오늘 대화를 갖기 전에 몇몇 분들에게 평소의 유 대표님은 어떤 사람이냐, 물어봤는데 한결같은 대답이 진솔하고 씩씩하고 남자답다는 거예요. 어떠세요, 이 사람들의 평가가 맞는 건가요?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것은, 실제 자기 모습은 자기가 가장 잘 안다는 거예요. 남들 봐주는 모습과 다르잖아요. 그런 거 분명히 느끼시지요? 실제의 자기 자신과 남들이 보는 혹은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과의 적지 않은 틈을 어떻게 메우시나요. 그런 것들 때문에 혼란스러운 적은 없었나요. 유인촌 잘못하면 정신병원 가는 거지.(웃음) 역할에 빠졌다가 제 때에 나오지 못해서 망가지는(?) 연기자들 많아요. 조폭의 두목 역을 맡았던 사람은 극이 끝난 후에도 어깨에 힘주고 다니고, 신분 높은 인물을 연기했던 사람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주변으로부터 늘 대접받아야 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어떤 연기자든 현실과 극 사이의 혼란스러운 거리감 때문에 고생을 하게 되는데 나도 아주 예외는 아니겠지요. 그런데 나는 어떻게 보면 무척 감성적인 사람이에요. 그 감성이 내면의 균형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비교적 잘 참고 이겨내기도 했고. 의외이겠지만, 우선 나라는 사람이 남 앞에 나서고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요. 한젬마 아니, 유인촌이라면 대한민국에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데도요? 유인촌 허, 참. 그런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예를 하나 들까요. 배우들은 연극 포스터에 민감해요. 내가 누구 이름보다 앞에 있다, 뒤에 있다 이런 것들에 신경을 곤두세우는데, 나는 늘 뒤쪽에 내 이름을 넣으라고 해요. 한젬마 그건 어떤 여유 같은 것 아닌가요. 유인촌 일일이 설명하자면 끝이 없고... 아니, 내 이름이 마지막에 들어간다고 햄릿이 단역 되겠어요? 물론 조금 삐딱하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게 겉으로 꾸미는 거라면 사람들이 금방 알 거 아니에요. 저 인간 ‘쇼’ 한다고.... 흔한 말로 잠깐 속일 수 있어도 끝내 속일 수는 없잖아요. 그런 눈에 보이는 거짓말 안 되거든요. 균형 감각을 갖고 진정성으로 만나야지. 그리고 보세요. 실제로 내가 이것저것 안 하고 연기 하나만 하지 않았습니까. 돈 벌수 있는 데 밤무대도 안 나갔고. 가끔 광고는 찍었지만.... 한젬마 그럼 딴 일 하신 거잖아요. (웃음) 유인촌 이거 진땀나네. 변명 한 번 더 합시다. 아마 연극을 안 했으면 광고도 안 했을 겁니다. 대한민국에서 연극 하려면 돈이 들어가요. TV 출연료로는 도저히 안 돼요. 그런데 연극에서 적자를 내면, 이번에 2억쯤 엎어졌다(?) 하면 다행히 그 순간 광고가 들어와요. 이렇게 지난 10년을 끌고 왔다 이겁니다. 쑥스럽지만 서울시문화재단 대표직을 수행하는 기간 중에도 사실은 광고를 두어 번 찍었어요. 그 돈이 2억7천만 원쯤 되는데, 내가 안 갖고 재단에 기부했어요. ‘조건부 기부금’이라고 기부자가 쓰임새를 정해서 재단에 위임하는 제도가 있어요. 나는 예술 분야의 전문이론서를 쓰는 사람에게 주라고 한정 지어서 기증했어요. 그런 책은 내봐야 팔리지 않으니까. 그 결과물이 무대미술에 관련된 책도 있고 봉산탈춤의 악보를 정리한 것도 있어요. 얘기 하다 보니 자기자랑이 됐네, 음. 한젬마 그런 자랑은 괜찮아요. (웃음) 그런데 서울시문화재단의 대표로서 업무를 수행하시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아무래도 행정가는 현장예술가와는 조금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하잖아요. 유인촌 예술을 대한 이해가 다른 사람들과 일한다는 건 사실 힘들지요. 왜 적자냐, 독립경영을 해라, 시 관계자들이 늘 하는 얘기가 이런 거였는데, 그때마다 내 대답은 명쾌했어요. 예술 하는 사람이 무슨 돈을 벌어! 문화재단의 예산 3분의 1은 벌어서 쓰라는데 여기가 돈 버는 데는 아니지요. 건물 세 주고 임대료 받아서 예산 줄인다고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요. 들어오면서 보셨겠지만, 이 문화재단 건물을 3층까지 비워놓았어요. 문화생활의 공간으로 시민들이 마음껏 활용하시라는 뜻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의 본연의 업무는 서울시민들이 질 높은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립, 시립 이런 이름 붙은 곳에서는 민간이 못하는 걸 해야지요. 문화적 주체성, 도덕성을 고양하는, 큰 규모의 대작을 담당해야지요. 어떻게 영세한 민간 극단이 20명, 30명 나오는 연극을 합니까. 한젬마 듣다보니 서울시민을 위한 문화예술 분야의 예산 규모가 궁금하네요. 유인촌 현재 외형으로는 3천5백억 원인데 그 중 1천억 원은 오페라 극장 건립을 위해 적립 중이고, 나머지 2천5백억 원이 실제 가용금액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의 연간 예산은 1백5십억인데 여기에서 경상비 33억 빼면 1백2십억 원이 남지요. 이 돈 가지고 1천만 명이 넘어가는 대도시에서 ‘문화’를 한다는 건데.... 글쎄요. 많고 적음에 관한 판단은 시민들이 알아서 하시겠지요. 한젬마 이제 대담을 마무리하지요.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향후 계획은.... 유인촌 특별한 것은 없어요. 강원도의 ‘봉평예술극장’을 좀더 친환경적인 예술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있고.... 참, 강남에 있는 ‘유씨어터’는 그간 연극만을 위한 공연장이었는데 앞으로는 예술계 전반의 ‘사람’을 담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켜나가려 해요. 결국 사람이 중요한 건데, 지금은 문화예술계가 지나치게 분화되어서 발전적인 교통이 잘 안 되는 감이 있어요. 예전에는 모두가 함께 어울렸어요. 문득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그때 명동 엘리자베스 다방에 가면 문학, 영화, 미술, 사진 하는 분들이 모여서 설전을 벌였어요. 말이 되든 안 되는, 대화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았던 거지요. 문학이 미술에서 한수 배우고, 미술이 연극에서 영감을 얻는 거죠. 그렇게 내면적으로 상향조정되는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사람들을 모을 수 환경과 공간을 갖고 싶어요. 모여서 의논도 하고 작품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의 작품을 봐주기도 하고....그런 것들을 준비하고 싶어요. 전시 한 번 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역량 있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공간도 내주고... 그게 선배된 사람들의 의무인 동시에 내 작은 꿈이기도 하겠지요. 한젬마 대담을 마치려하니 마치 짧은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관객을 꿈꾸게 하는 진짜 배우로 오래오래 우리 곁에 남아주세요. 월간<샘터>2006.08
  • 용산기지 ‘국가공원’ 선포

    용산기지 ‘국가공원’ 선포

    노무현 대통령은 미군이 떠나는 용산기지를 ‘민족공원’, 이른바 ‘국가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비전을 다음주 중 공식 선포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특히 용산기지의 국가공원화에 따른 역사적 의미와 함께 민족주체성 회복 의지를 천명할 방침인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비전 선포는 ‘용산 민족·역사공원 특별법안’에 대한 입법예고까지 끝낸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큼 국가공원을 건립하기 위한 상징적인 시발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용산 민족·역사공원의 국가공원화는 현행 자연환경의 보존에 역점을 둔 환경부 산하의 국립공원과는 달리 국가 주도로 건설교통부가 개발, 국민들에게 역사와 문화의 쉼터로 되돌려주는 첫 사례이자 새로운 모델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용산 미군기지의 이전과 전시 작전통제권의 환수 등과 맞물려 국가공원화 선포는 뜻 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용산기지의 활용은 민족사적 의미가 있다.(지난 8일 시·도지사 토론회)”,“용산의 미군반환부지를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국가주도의 민족역사공원으로 조성하겠다.(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고 밝혀왔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 한 세기 동안 청나라와 일본, 미군의 군대가 번갈아 주둔해 왔던 곳(지난해 10월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식)”이라며 역사성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선언을 앞두고 추병직 건교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는 22일 회동을 갖고 ‘용산 민족·역사공원 특별법안’과 관련, 개발 범위 등을 둘러싼 이견에 대해 최종 조율할 방침이다. 용산 미군기지의 공원계획은 지난 1988년 8월 한·미 양국이 군사시설 이전 원칙에 따라 92년 용산가족공원을 조성키로 한 데 이어 93년 이전 비용 문제 등으로 협상이 중단됐다가 2004년 7월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에 합의함에 따라 실질적인 추진에 들어갔다. 용산 민족·역사공원 건립추진위는 군 시설을 공원화한 캐나다의 다운스 뷰 파크, 미국의 크리스 필드와 센트럴 파크, 프랑스의 라빌레트 공원 등 세계 유명공원을 비교, 검토하고 있다. 박홍기 최광숙기자 hkpark@seoul.co.kr ●국가공원이란 국가가 조성·관리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이름. 본 명칭은 용산민족·역사공원이다.1894년 청나라 군대가 용산에 주둔한 것을 시작으로 미군부대에 이르기까지 112년간 외국군대가 주둔하던 땅이 우리 민족의 품에 돌아온다는 의미를 반영한 것이다. 관리는 ‘용산민족·역사공원 특별법’의 입법주체인 건설교통부가 맡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국가가 관리한다는 점에서는 국립공원과 같다. 다만, 공원조성 취지를 살려 입장료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늘 시민속에…” 강금실 담담한 퇴장

    “늘 시민속에…” 강금실 담담한 퇴장

    “시민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하다. 앞으로 시민들 곁에서 할 수 있는 역할 다하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킨다.” 31일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가 밝힌 감회다.‘완패’의 결과치고는 담담한 자평이다. 강 후보는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시민과 함께한 현장 속에서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당선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게는 축하인사를 건네면서 “지역격차와 경제 활성화, 복지에 많은 신경 써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지역격차 해소·복지에 신경” 주문 지난 두 달, 강 후보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든 상황의 연속이었다. 가장 ‘예민한 정치’로 일컬어지는 선거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강풍(康風), 이미지 정치, 시민후보 등 온갖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진정성과 소통, 시민 주체성을 내걸 때만 해도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현실정치는 만만하지 않았다. 지지율 낮은 집권여당의 후보로서 과도한 몰매를 맞아야 했다. 본격 선거전이 시작된 지난 18일 이후 강 후보의 메시지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쪽방촌과 노숙자, 장애인 등 소외계층과 서민들의 손을 잡기 시작한 때다. 밑바닥을 훑지 않고 정치인이 된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정치에 속았다”,“재미있다.”는 말을 쏟아냈다. 각계각층의 지지가 이어졌다. 동년배인 ‘긴급조치 9호’ 세대들이 보낸 격려는 단순한 선거 지원이 아니라 강 후보를 상대로 차세대 지도자상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의 72시간 마라톤 유세를 마치면서는 간디가 3주간의 소금 행군 끝에 던졌던 말처럼 “정치는 시민의 것”임을 선언했다. ●“정치 숙명으로 받아들이겠다” 말해 정치권은 그의 역할과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강 후보는 “시간을 두고 쉬면서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낙선 인사 슬로건은 “강금실은 늘 여러분 속에 함께하겠습니다.”로 정해졌다. 정치와 맺은 인연을 놓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로 읽힌다. 최근 강 후보는 변호사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며 이 일(정치)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의 삶과 노래(2)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의 삶과 노래(2)

    1964년‘동백아가씨’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트로트 시대를 ‘완성’시켰다고 평가받는 이미자씨. 그러나 이후 3대 히트곡인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에 이어 ‘기러기 아빠’까지 왜색, 비탄조 등의 사유로 금지되면서 한때 가수 생명까지 위협받는다. 이 노래들의 금지 배경에는 아직도 확실히 규명되지 않은 몇 가지 설이 나돈다. 그 중 하나는 정치적 희생양 설. 당시 한·일국교를 맺을 즈음 치닫던 반일감정을 ‘왜색 근절’이라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민심 달래기용’으로 이용되었다는 설과 아울러 당시 정책구호였던 ‘재건’에 대한 ‘의욕 저하 설’ 등이 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다른 하나는 주위 음반사의 작용설. 정작 당사자인 이미자씨는 후자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듯하다. 그는 99년에 발간한 자전 에세이 ‘인생 나의 40년(황금가지刊)’에서 본인의 심경을 이렇게 적고 있다. ‘65년 한·일국교 정상화에 따른 주체성 확립 차원에서 본보기로 규제한 시대적 희생물이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었지만 정작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이 노래를 너무 좋아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만찬이 있을 때마다 나를 불러 이 노래를 부르게 했다.’며 정말로 ‘동백아가씨’가 왜색이어서 정부가 금지시켰다면 일본에 대해 강경자세를 취했던 박 대통령이 그 노래를 내게 부르게 했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권력층에서는 정작 이 노래의 금지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며 오히려 연속되는 빅히트로 상대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타 음반사가 극에 달한 ‘반일감정’에 편승, 심의실과 결탁해 여론몰이를 통한 ‘마녀사냥’에 나선 것이 아니겠느냐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해적판’까지 기승을 부리게 만든 ‘동백아가씨’ 신드롬은 우리 가요계에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된다. 미8군 출신가수들이 주축을 이루던 가요계가 트로트 붐으로 급선회했고 아울러 한국 최고의 메이저 음반사로 꼽히던 지구레코드사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피란 시절, 이북 출신 일곱명의 ‘38 따라지’들이 고물을 주워 모아가며 부산에서 설립한 미도파레코드사는 9·28수복 후 서울로 본거지를 옮긴다. 임정수·김능억 공동사장으로 운영되던 미도파는 동백아가씨가 ‘대박’을 터뜨리자 이듬해인 65년 1월부로 결별, 각각 독립한다. “두 공동사장이 분가할 때 그동안 미도파 라벨로 출시된 음원들도 똑같이 분배했지요. 그런데 정작 분가의 불씨를 제공한 선택 1호 ‘동백아가씨’ 만큼은 임정수 사장의 ‘지구’ 몫이었습니다. 미도파 전속 후 별다른 히트곡이 없던 작곡가 백영호씨의 그동안 밀린 월급을 임사장이 개인적으로 주어왔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지구’는 출발부터 돈방석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 미도파레코드사에 근무하던 현 한국가요작가협회 김병환(68) 이사장의 증언이다. 결국 임 사장은 지구를, 김 사장은 그랜드를 각각 설립, 결별한 이후에도 미도파 당시에 출시한 동백아가씨 판매수익 지분을 놓고 법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되었다. 지구의 출발과 함께 ‘이미자 시대’는 본격적으로 막을 연다. 게다가 천재 작곡가 박춘석씨가 자신의 곡을 이미자씨에게 취입키 위해 자청, 지구에 전속된다. 작풍도 ‘이미자풍(風)’에 맞춰 트로트로 선회, 스스로 ‘제2의 전환기’를 맞는다. 이렇게 해서 60년대 빅 히트 3대요소인 ‘지구+박춘석+이미자’라는 진용을 갖추고 ‘섬마을 선생님’ ‘그리움은 가슴마다’ ‘흑산도 아가씨’ ‘기러기 아빠’ ‘황혼의 블루스’ ‘한번 준 마음인데’ 등을 잇달아 발표한다. 동시에 이미자씨는 백영호 곡인 ‘여자의 일생’ ‘아씨’ ‘서울이여 안녕’ ‘여로’, 그리고 손석우 곡인 ‘사랑했는데’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거침없는 질주를 계속했다. 쉴 새 없는 공연과 취입으로 그녀의 목은 늘 잠겨 있었다. 따로 연습할 시간조차 없어 ‘녹음이 곧 연습’이었다. 그럼에도 ‘타고난 목소리’에 대한 찬사는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의 성대를 연구하기 위해 일본의 한 연구기관이 그녀의 성대를 사들였다는 소문까지 전국에 파다하게 나돌기도 했다. 물론 낭설이었지만 이미자씨 역시 이 소문을 접했을 때 그리 나쁜 기분만은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백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천상의 목소리’ 그리고 ‘촌스러움’이라는 극단적인 평가를 동시에 받았던 이미자씨 노래는 89년 10월,30주년 기념공연을 기해 세종문화회관무대에 오른다. 처음 이 공연은 ‘공연장의 품위와 관객의 질적 수준 저하’라는 이유로 세종문화회관 운영자문위원회의 결사반대에 부딪혔던 일화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격이 낮다’는 노골적인 멸시를 받으며 막이 오른 이 공연은 정작 시작 첫날부터 세종문화회관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당시 민정당 박태준 대표, 평민당 김대중 총재, 민주당 김영삼 총재, 공화당 김종필 총재, 즉 당시 4당 총재부부가 나란히 관객석에 자리한 것이다. 한국인만의 정서를 대변하고 달래주었던 이미자 노래, 그 실타래 같은 노래 한가닥 한가닥은 서민의 밑바닥 정서부터 한국을 움직이는 최고 수뇌부까지 모두 하나로 묶는 소중한 ‘끈’이었던 것이다. (sachilo@empal.com)
  • [사설] 강금실씨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하라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어제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강 전 장관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의 인기는 기존 정치인과 구별되는 참신성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출마선언 행사도 그를 의식한 듯 이벤트에 신경썼다. 그러나 공개검증의 장에 나온 이상 이미지만으로 버틸 수 없다. 설득력있는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면 거품은 언제라도 꺼질 수 있다. 강 전 장관은 경계허물기를 통한 서울 혁신을 출마의 변으로 제시했다. 소외된 시민을 보듬는 ‘빛의 전사’가 되겠다는 다짐은 어딘지 공허롭게 들린다. 미사여구나 문제 제기를 넘어 해법이 중요하다. 주거·교육·환경·교통·복지·행정서비스에 있어 강남북 및 계층간, 남녀간 차이를 줄이는 공약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한다. 새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관위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벌이고 있다. 후보자가 목표, 우선순위, 절차, 기한, 재원을 담은 공약을 발표하도록 독려하는 운동이다. 강 전 장관이 서울시장이 되려면 이같은 조건에 맞는 공약을 밝힌 뒤 서울시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경선절차가 남아 있지만 강 전 장관이 열린우리당 최종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가 지지도가 낮은 당과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진정성·시민주체성·포용성을 강조하면서 일각에서 시민후보론을 거론하기도 한다. 여성후보로 구태정치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좋으나 집권여당 소속임을 망각하는 것은 책임정치에 부합하지 않는다. 당과 후보가 함께 가는 정책이 제시되어야 한다. 야당은 일부 방송을 중심으로 ‘강금실 띄우기’ 시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언론도 이미지선거를 경계하고 공정성을 잃지 않도록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 워드의 ‘힘’

    워드의 ‘힘’

    오는 2009년 초·중·고교의 교과서부터 단일 민족에 대한 강조보다 다인종·다문화를 수용·인정하는 쪽으로 교과 내용이 바뀐다. 5일 청와대와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흑인 혼혈 ‘하인스 워드’가 미국 프로풋볼 ‘슈퍼볼’에서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돼 국민적 영웅이 된 것을 계기로 혼혈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함께 국제화에 맞춰 이같이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개정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단일민족의 주체성을 유지하되 다인종·다문화도 우리 사회의 한 축으로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라면서 “초·중·고교 때부터 문화적 다양성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도 전날 하인스 워드와의 오찬에서 “한국에서도 (혼혈인들이) 훌륭하게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었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내년 2월에 현재 수정·보완하고 있는 차기 교육과정의 시안을 고시한 뒤 관련 교과 등에 다인종·다문화의 이해 및 수용 내용을 반영하기 위한 실질적인 검증 절차를 거쳐 오는 2009년 학생들에게 개정된 교과서를 배포할 계획이다. 차기 교육과정의 과목별 시안자료의 중3 도덕교과의 경우, 문화적 차이로 인한 편견이나 오해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나 인종에 대한 차별, 편견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현행 초·중·고교의 도덕·사회·국사에는 단일민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교 국사 12쪽의 경우,“우리 민족은 세계사에서 보기드문 단일민족국가로서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교육부는 새교과서가 제작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리는 점을 고려, 우선 이르면 다음달부터 다인종·다문화의 내용을 담은 교과서 보완지도자료를 만들어 초·중·고교에 보급, 수업 때 교사들이 참고하도록 할 예정이다. 청와대측은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사회적 소수자인 혼혈인들의 교육·취업 등 사회에서의 차별과 편견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기 박현갑기자 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기술개발에 올인하는 중국/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요즘 중국 신문을 읽다 보면 가장 눈에 많이 띄는 단어 중 하나가 ‘科學發展觀’이다. 한마디로 독자기술 개발체제를 확립해 자기 기술과 상표로 세계 시장을 석권해보자는 것이다. 중국이 과거 개혁개방을 통해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났다면, 이제는 과학발전관을 통해 세계 초강대국으로 부상해 보자는 의미이다. 중국이 양적인 성장단계를 벗어나 이제는 질적인 성장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후진타오 주석 개인적으로도 개혁개방이 덩샤오핑을 역사적 인물로 만들었듯 과학발전관이 자신을 위대한 중국 지도자로 각인시켜 주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과학발전관은 중국이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성장전략과 기술개발정책에 대한 강한 자성에서부터 출발한다. 외자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성장전략, 즉 ‘시장과 기술 교환’ 전략이 겉만 화려했지 실속은 없는 외화내빈형 성장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중국 수출 중 58%를 외자기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첨단산업에 있어 외자기업 수출 비중은 85% 이상이다. 수출을 통해 창출한 대부분의 부가가치를 외자기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단지 토지와 노동력에 대한 몫만 챙기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중국정부는 기술개발을 최고 국정 목표로 설정하고 구체적 정책으로 ‘산업구조 고도화정책’과 ‘2020년 국가 중장기 기술개발전략’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최근 전인대에서 확정된 제11차 5개년 계획에서도 기술개발은 당연히 6대 핵심과제에 포함되어 있다. 중국정부의 기술정책 방향과 특징들을 살펴보면 첫째, 정책 목표가 단순한 기술입국이 아닌 초강대국을 지향하고 있다. 대상 업종이 제조업은 물론 농업, 국방, 과학을 망라한다. 제조업에서는 일본과 한국을 추월하기 위해 전통산업과 첨단기술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공업화의 길이 모색되고 있다. 둘째, 기술개발에 있어 주체성 또는 독립성이 강조되고 있다. 당연히 외자기업보다는 중국 국내기업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으며, 독자 브랜드 개발이 최우선시되고 있다.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해외 M&A를 통해 기술을 통째로 사자는 구상도 포함되어 있다. 셋째, 통합의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 우선 군과 민간의 통합 필요성을 역설한다. 개혁개방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군과 국방과학의 역할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통합의 개념에는 외자기업들로부터 입수한 조각조각 분산되어 있는 기술들을 퍼즐게임 맞추듯 재합성하여 최대한 재활용하자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중국정부의 기술개발 올인 정책이 우리에게 위기로 다가설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선 중국의 기술추격이 한층 빨라지면서 가뜩이나 구조조정에 숨 가쁜 우리 기업들을 더욱 몰아칠 것이다. 그러나 항상 위기는 기회를 수반한다. 중국이 우리를 추격하는 만큼, 우리의 시장을 잠식하는 만큼 우리도 기술개발을 통해 일본과의 경쟁 영역을 확대하고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를 축소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또한 중국 기술개발은 결국 우리의 대중 수출구조 고도화를 요구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국이 단기간에 국산화하기 어려운 부품과 소재산업에서 승부수를 찾아야 한다. 기술집약형 중견기업 육성과 더불어 원천기술이 내재된 부품과 소재, 복사가 어려운 기술의 블랙박스화에 우리의 역량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유출되고 있는 우리 기술, 특히 인간에 체화되어 있는 노하우의 해외 유출 방지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국 현지에 투자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도 중국정부의 정책변화에 좀더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미 중국시장에서 가전산업을 완전 평정한 중국 국내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와 휴대전화는 물론 심지어 자동차산업에서도 중국기업들의 추격이 매섭다. 인재와 브랜드, 연구개발의 현지화 등을 포함하여 중국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을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실전 논술] 옛 사람들보다 현대인들이 부족한 점

    ●다음은 러셀의 ‘인생론´의 일부이다. 다음을 읽고 예전 사람들과 비교하여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지적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러셀의 주장과 연관시켜 논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백 년 전에는-아니 150년 전에는 더욱 그랬지만-유복한 사람들이 지금에 비해 그 수는 적었었지만 훨씬 훌륭한 교양을 지니고 있었다. 당시의 부자들은 라틴어의 시(詩)를 인용할 수 있었고,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회화를 볼 줄 알았으며, 또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귀도 가지고 있었다. 그밖에 그들은 대체로 자기 나라의 문학과 자신이 프랑스인이 아니더라도 프랑스 문학을 꽤 잘 알고 있었다. 오늘날 이러한 박학(博學)은 대학 교수 중에서도 그것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에게서밖에는 기대할 수 없다. 어떤 교수는 라틴어를 알고 있고, 다른 교수는 화단의 거장들을 잘 알고 있고, 또 어떤 교수는 음악에 밝으며, 또 다른 교수는 현대 문학에 관한 한 보잘것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모르는 게 없다. 지금의 부자들은 이런 종류의 지식을 가지면 반대로 자신의 체면이 손상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무지(無知)하다는 사실이 사회적 지위가 높다는 사실을 증명해 준다. 아마 이런 종류의 일은 특별히 집어 내어 심각해할 사실도 아닐 것이다. 나는 태어난 이후로 지금까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문예와 학술의 여신이름이나 십이궁(12宮:조디악)의 표지 따위를 알아야 할 필요성을 느낀 적이 없지만, 이러한 지식을 나의 할머니는 어린 시절에 배워 여든이 되어도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의 세상에는 시간의 여유가 거의 없다. 그 까닭은 옛날보다 사람들이 분주히 일하기 때문이 아니라, 즐거움을 갖는 일 자체가 일과 마찬가지로 노력을 필요로 하는 사항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인간은 잔재주가 많아지긴 했지만, 지혜가 서서히 결정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여유있는 사고 쪽으로 시간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에 어리석어졌다. 이를테면 전쟁 방지와 같은 문제는, 전쟁의 그림자가 가까이 오고 있음을 누구나 잘 알 수 있는데도, 인간이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아도 세상이 되어 가는 형편에 어떻게 되리라는 생각으로 태평으로 지내고, 진지하게 문제를 다루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이 되어 가는 형편에 맡기고 팔짱을 끼고 있어서는 사태가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시간을 절약하는 발명이나 연구가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고도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교통 기관을 살펴보자. 보다 빠른 여행을 할 수 있게 되면 될수록 인간은 그만큼 여분의 시간을 여행에 사용한다. 이제 인간은 기차를 이용하여 자택으로부터 회사까지 가는 데 한 시간을 소비한다. 사람을 방문하는 경우에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옛날에는 자신이 탄 말이 그다지 피로하지 않고 도달할 수 있는 사람만을 방문했는데 지금은 100마일 이내면 어디든 사람을 방문하러 간다. 다음에는 전화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나는 이전에 장거리 전화를 걸어 온,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노신사와 통화를 했다. 내가 수화기를 들고 ‘버트런드 러셀입니다.’라고 말하자, 그는 ‘뭐라고요?’라고 대답했으므로 나는 같은 말을 목청을 높여 되풀이했지만, 그는 여전히 ‘뭐라고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마침내 깨진 종소리 같은 소리를 내어 이름을 대었더니,‘원, 당신이 러셀씨라는 건 알고 있어요.’라는 말이 되돌아왔다. 통화 시간은 여기서 끝났다. 전화란 참으로 편리한 것이다. 이러한 쓸모없는 일들이 쌓여 나날의 생활이 분주해지며, 일한 것에 대한 가공적인 인상이 남는다. 퀘이커 교도가 현대인의 누구보다도 지혜를 갖고 있는 까닭은 그들의 심사숙고하는 수행(修行)에 연유하는 바가 크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만일 우리가 매일 30분씩 조용히 명상에 잠긴다면 우리는 개인적, 국가적, 국제적인 모든 일들을 지금보다 더욱 정상적으로 처리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나는 확신한다. 제1차 세계 대전의 휴전 기념일에 해마다 2분 간의 묵도를 할 뿐이고,1년의 나머지 시간의 대부분은 쓸모없는 헛소동으로 사라져 버린다. 이 시간의 배분은 잘못되었다. 만일 심사숙고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무익한 헛소동이 없어질 것이다. ●지문의 분석 예전 사람들은 지금에 비해 훨씬 훌륭한 교양을 지니고 있었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교양은 몇몇 사람에게만 있다. 심지어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무지하다. 그렇게 된 여유는 시간적인 연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분주하기만 할 뿐 여유있게 사고하지 않는다. 자기 일에 바빠 세상일에 대해 방관자일 수밖에 없다. 시간적인 여유를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비행기나 자동차도 사람들을 더욱 분주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매일 30분씩이라도 조용히 명상(冥想)을 한다면 모든 일들을 지금보다 더욱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심사숙고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무익한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러셀의 ‘인생론´은 수필집이다. 이 책에서 러셀은 현대 문제에 대해 상당히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주제는 자유와 평화, 사랑과 결혼, 자유, 개성, 진리, 윤리 등으로서 인류의 영원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우리는 이 책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을 정도의 탁월한 지성과 남다른 식견을 엿볼 수 있다. 그의 글들은 당시의 시대상을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정확한 진단과 설득력 있는 문체로 독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그의 책은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비영어권의 독자들에게도 유명하다. 그의 글은 위트와 유머가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사회상을 보편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60년이 지난 현재의 우리들에게도 상당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현실감을 준다. ●출제 의도와 생각하기 오늘날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바쁘게 산다는 것이 항상 좋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유있는 사고를 할 수 없다면 우리의 삶은 주체성을 잃고 세상에 휩쓸려 갈 뿐이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여유이다. 자신을 돌아보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서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문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러셀의 글을 통해 현대인에게 여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 내는 것이고, 둘째는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러셀의 주장과 연관시켜 쓰는 것이다. 이 논제에는 현대인으로서 우리 자신을 반성해 보자는 의도가 담겨 있고, 그 대안을 깊이 있게 사고해 보자는 의도가 담겨 있다. 따라서 제시문의 핵심을 이해하는 것과 그 대안을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중요한 평가 요소라고 하겠다. 러셀은 현대인들이 예전 사람들에 비해 교양이 없음을 탄식하고 있다. 러셀은 그 원인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사실에서 찾고 있다. 논술문을 작성하려면 먼저 제시문에서 이 사실을 파악해 내야 한다. 제시문의 핵심이 논술 답안에 녹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후에 우리는 해결 방안이나 대안을 제시문과 관련지어 논술해야 한다. 문제는 대안이다. 그런데 대안은 제시문 속에서도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시간의 여유’,‘여유 있는 사고’,‘명상’,‘심사숙고하는 수행(修行)’,‘시간의 배분(配分)’ 등이 그것이다. 이런 것들이 현대인들에게는 부족하다. 또한 이와 관련된 사례는 흔히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이 정도의 내용만으로도 좋은 논술문을 작성할 수 있다. 반성적인 사고나 주체성 확보와 같은 내용과 관련지어 자기 주장을 논의할 수 있다면 더욱 훌륭한 논술 답안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문일 경우 문맥 이해에 어려움이 있지만, 제시문의 주제만 명확하게 파악하면 된다. ●어떻게 쓸까 주어진 제시문에서 러셀이 현대인들에게 부족하다고 한 ‘시간의 여유’,‘여유 있는 사고’,‘명상’,‘심사숙고하는 수행’,‘시간의 배분’ 등을 생각해 볼 때 주제는 ‘사색과 명상의 필요성’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여유를 갖고 사색과 명상에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내용을 주제문으로 하여 논지를 전개해 나가면 된다. 서론에서는 현대인의 문제점과 사색과 명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예전 사람들은 현대인들에 비해 교양을 중시했고 박학다식했으며, 삶에 여유가 있었는데 현대인들은 많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와 권력을 위한 바쁜 행동일 뿐 교양있는 삶을 살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삶에서 여유를 갖고 사색과 명상에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글을 시작하면 좋다. 본론에서는 서론에서 주장한 내용의 구체적인 방안이 전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본론의 첫 단락에서는 현대인의 바쁜 생활과 부의 관계를 언급해 주면 적절하다. 현대인들은 여유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바쁘게 일해야 하고, 시간이 있다 해도 향락을 위한 생활, 나태한 생활로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해 현대인들에게 부는 시간적인 여유가 아니라 바쁜 생활의 상징이 되었다는 점을 밝힌다. 본론의 두번째 단락에서는 현대인들이 여유를 확보하기 위해 명상과 사색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색과 명상이 모든 일을 더욱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 주고, 명상은 생각을 깊게 만들며, 관심 갖는 일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관여할 수 있게 해준다는 명상과 사색의 장점을 강조하며, 바쁘게 산다고 해서 그 모든 일이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짚어주면 된다. 본론의 세번째 단락에서는 적절한 시간 배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많은 사람들이 훗날의 편안한 휴식을 위해 지금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늙어서 지낼 10년을 위해 젊어서 30년을 고생하거나, 일년에 한 번 있는 며칠간의 휴가를 위해 1년을 고생하는 것은 잘못된 시간 배분이며 합리적인 태도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휴식은 정신적인 휴식이며 마음의 휴식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본론의 마지막 단락에서는 반성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미래의 목표가 현실을 채찍질한다면, 과거의 자신은 현재의 무분별한 행동을 제어할 수 있게 해 줌을 지적하며 명상의 시간과 함께 그 내용도 중요함을 강조한다. 마지막 결론은 본론의 내용을 요약 정리·강조하면서 욕심을 줄인 삶의 가치와 여유있는 삶을 강조하면서 마무리지으면 된다. 부와 권력을 위해서 사는 삶보다는 정신적 행복을 위해서 사는 삶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내용을 강조하며 마치면 한편의 훌륭한 논술문이 될 수 있다.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중국 달라진 연말연시

    중국의 ‘츠주잉신(辭舊迎新·연말연시)’이 뜨겁다. 서구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배척받던 크리스마스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축제로 탈바꿈하고 연말연시 특수를 노리는 상혼까지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성단제’(聖誕節)가 끼어있는 연말 연시는 춘제(春節·구정), 라오둥제(勞動節), 궈칭제(國慶節)와 함께 4대 명절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연말 연시를 맞은 베이징(北京) 동북부 차오양취(朝陽區) 싼리툰(三里屯) 거리.‘오렌지족’들의 거리로 알려진 이곳은 영하 10도 안팎의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저녁 6시가 넘어서면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200∼300m의 2차선 거리 양쪽에는 가로수를 활용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번쩍이고 울긋불긋한 네온사인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가운데 라이브 록음악이 정신없이 터져나오고 있다. 대학생 왕한(王涵·21)은 “학점 경쟁과 취업 걱정으로 찌든 심신의 피로를 연말연시 때 풀지 않으면 어떡하느냐.”고 반문한 뒤 “친구들과 맥주파티를 하면서 신나는 록음악에 몸을 흔들고 나면 정신이 개운해 진다.”고 웃는다. 베이징의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 거리 역시 연말 연시를 맞아 화려하게 변모하고 있다.‘둥팡신톈디(東方新天地)’ 백화점의 경우 10만개의 수정구슬이 달린 7m 높이의 대형 트리가 압권이다. 직원들 역시 산타 복장으로 연말 연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2006년’ 신년을 코앞에 두고 베이징의 거리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백화점·상가마다 대대적인 크리스마스·연말연시 세일이 한창이다.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시내 중심가와 대학가 주변은 새로운 연말연시 풍속도를 뽐내고 있다. 왕푸징 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정징(鄭晶·24)은 “25일 성탄절부터 신년 휴가(1월1∼3일)는 중국 젊은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라며 “춘절이나 노동절·국경절이 기성세대의 명절이라면 성탄절 등 연말연시는 젊은이들의 축제”라고 밝혔다. 최근 베이징일보(北京日報)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살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7%가 ‘선물을 살 것’이라고 답했다. 선물 대상도 연인이나 친구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의미는 적다. 다분히 상업적이다. 크리마스 만찬이란 이름의 식단이 각 호텔마다 상품화되고 ‘크리스마스 이브’는 ‘핑안예(平安夜)’로 불리면서 젊은이들을 위한 ‘키스 경연대회’나 패션쇼가 펼쳐진다. 업계의 ‘연말연시 특수잡기’도 한창이다. 왕푸징(王府井)과 시단(西單), 차오양취(朝陽區)의 중심 상업가나 하이뎬취(海淀區)의 대학가 주변 상점들은 특유의 성탄 장식과 함께 각종 캐럴을 틀어 대며 고객끌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베이징의 웬만한 백화점들은 연말연시를 겨냥, 구입 금액 500위안(6만 5000원)이상이면 추첨을 통해 다양한 여행 패키지와 디지털 카메라 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 광저우(廣州) 등에서는 한류(韓流)를 이용한 업계의 마케팅이 불을 뿜고 있다. 벨레노, 보시니 등 의류업체들이 한국 연예인들의 사진집이나 DVD 등을 선물로 내놓고 고객을 붙잡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호텔의 ‘귀족 파티’ 마케팅도 인기가 높다. 상류층을 겨냥,1인당 비용 2500위안(32만 5000원) 안팎의 ‘연말연시 파티’가 날개돋친 듯 팔린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차이나월드호텔(中國大飯店) 등 차오양취의 중심 상업지구에 있는 고급 호텔들은 1인당 1500∼2000위안(약 21만 500∼26만원)에 식사와 주류, 각종 연예 공연 등을 포함한 성탄절 연회 패키지 상품을 출시, 초대권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1억명에 달하는 중산층 가운데 상당 수가 가정용 장식 나무나 외식, 선물 등에 가족당 평균 1000위안(13만원)을 이미 썼거나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올 연말연시 특수가 전국적으로 최대 500억위안(6조 500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호텔, 전자상가 등 주요 유통업체들도 연말연시 대목을 겨냥, 파격적인 저가 전략과 각종 판매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쥔타이(君太)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화려한 성탄절(華禮聖誕) 판촉전을 개시, 올 연말까지 겨울 의류를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중유(中友)백화점 등 일부 백화점은 젊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성탄절 이브인 핑안예(平安夜)에 판촉행사를 겸한 철야 밤축제를 개최, 수천명이 몰려드는 대성공을 거뒀다. 전통적으로 대목 특수에 민감한 전자 유통상가들도 성탄절 상전(商戰)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전자제품 유통업체 궈메이(國美)는 지난 1일부터 주요 제품의 판매 마진을 30∼60%까지 낮춘 파격세일에 돌입했다. 주요 호텔 영업부에는 기업과 기관, 각 사회 단체들로부터 성탄절 행사를 위한 연회실 예약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연말연시 기간에 거래처와 합작선을 접대하려는 기업들의 연회실 수요가 많다.”고 소개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대학생들 사이에서 ‘연인주택(情侶公寓)’이 인기다. 일명 ‘중뎬방(鐘点房·시간 임차방)’이라 불리는 이 연인주택은 일종의 ‘러브 호텔’로 성탄절 전후로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는 현지 언론들의 보도다. 연인주택은 지난 10월 궈칭제(國慶節) 연휴 기간부터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크리스마스 전야에는 빈방이 없고 최소 3∼4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넓은 방과 에어컨,TV 완비.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80% 할인’ 등의 연인주택 광고 전단이 ‘대학가를 둘러쌌다.’고 인민일보가 전했다. 연인주택은 대학교 부근 아파트나 일반주택을 개조한 것으로 3∼4개, 많으면 5∼6개의 방이 있다. 주말에는 80(1만 2000원)∼100위안(1만 5000원)이지만 가난한 연인들을 위해 시간당 10(1500원)∼15위안(2250원)을 받기도 한다. 중국 언론들은 베이징 특급호텔들이 크리스마스 만찬으로 한끼에 수천위안씩 하는 이벤트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며 ‘과소비’를 질타하고 있다. 보수적 중장년층도 젊은이들과 업계의 호들갑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 신랑(新浪, Sina.com) 등 중국 언론들은 주로 젊은이들이 전통 명절인 구정보다 성탄절 열풍에 더 깊숙이 빠져 있다고 지적하고 소비를 부추기는 과도한 상업주의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개탄했다. 기독교 신자들이 많지 않은 중국에서 성탄 분위기에 이처럼 들뜨는 것은 맹목적으로 ‘서양 문화’를 추종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춘제 등 전통 명절을 멀리하고 크리스마스나 밸런타인데이 같은 서양 축제일을 좇는 것은 문화적 주체성을 버리는 행위란 가시돋친 지적도 눈에 띄었다. 이에 맞서 서양문화를 무조건 배척만 하는 것도 옳지 않다거나 성탄절 분위기에 젖는 자연스러운 조류를 억지로 거스르려는 것은 시대감각에 뒤떨어진 생각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았다. oilman@seoul.co.kr ■ 시간당 27000원 ‘1회용 애인’ 구함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연말연시를 맞아 중국에서 ‘링레이 젠즈주’(類 兼職族·특별 아르바이트족)가 출현했다. 겨울 방학을 앞둔 요즘 대학가 주변 게시판에 ‘페이 광가오(陪廣告)’가 심심치 않게 나붙고 있다. 페이(陪)는 중국어로 동반 또는 함께 친구를 해 준다는 뜻으로 임시 연인이나 친구를 모집하는 광고다. ‘연인(情人)들의 계절’인 연말 연시에 심심하고 외로운 부자들과 놀아주는 여대생 페이주(陪族·동반족)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페이랴오(陪聊·채팅 동반)’,‘페이완(陪玩·놀이 동반)’, ‘페이창거(陪唱歌·가라오케 동반)’ 등 내용도 다양하다. 일부 대학교의 여학생 숙소 앞에는 ‘인생을 논할 수 있는 여학생 구함. 시간당 보수는 200위안’,‘충분한 보수 보장’ 등의 의미심장한 광고도 심심치 않다. 시간당 15(약 2000원)∼20위안(2600원)을 받는 가정교사나 5(680원)∼10위안(1300원) 안팎의 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와 비교하면 이러한 특별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은 엄청나다. 수요자들은 대부분 개혁·개방 후 ‘돈벼락’을 맞은 졸부들이다. 동반자의 조건으로 가장 먼저 쾌활한 성격과 외모를 따지지만 명문대 여대생을 더욱 선호한다. 현지 언론들은 졸부들이 연말연시 파티에 “누구의 동반자가 학력이 더 좋고 얼굴이 예쁜가?”를 서로 자랑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중국신문사는 “동반 아르바이트생의 ‘수고비’는 천차만별이지만 하루에 1000위안(13만원)까지 버는 학생들도 많다.”며 “이들이 봉건시대에나 존재했던 부자들의 ‘체(妾·첩)나 다름없다.”라고 질타했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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