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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장 바꾼 일본 지사 “소녀상 전시 중단 요구는 검열·위헌”

    입장 바꾼 일본 지사 “소녀상 전시 중단 요구는 검열·위헌”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열린 국제예술제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한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가 안전상의 이유로 내린 결정이라면서 일본 우익세력의 소녀상 전시 중단 요구 행위는 검열이고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예술제 ‘아이치현 트리엔날레 2019’의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무라 지사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소녀상 전시 중단 이유에 대해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했다”면서 이날 아침에도 석유를 뿌리겠다는 협박 메일이 도착해 경찰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무라 지사는 또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과 보수정당 ‘일본 유신의 회’ 소속 스기모토 가즈미 참의원(일본 국회를 구성하는 양원 중 상원) 의원이 소녀상 전시 중단을 요청한 일과 관련해 “공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전시물 내용이 좋다, 나쁘다고 얘기하는 것은 검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권력이야말로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표현이 있어도 받아들이는 것이 헌법의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즉 오무라 지사는 자신의 소녀상 전시 중단 결정은 안전을 위한 것이지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해명한 셈이다. 하지만 오무라 지사는 소녀상을 다시 전시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앞서 가와무라 시장은 지난 2일 트리엔날레에 전시된 소녀상이 “일본 국민의 마음을 밟아 뭉개는 것”이라면서 전시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문을 오무라 지사에게 보냈다. 스기모토 의원도 같은 내용의 항의서를 아이치현에 제출했다. 일본 정부도 예술제 보조금을 언급하며 소녀상 전시 중단을 압박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보조금 교부와 관련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자신의 발언이 소녀상 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했다. 소녀상 전시를 반대하는 우익세력의 협박·위협 행위에 대해서는 “폭력과 협박은 있어서는 안 된다”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트리엔날레에서 소녀상 전시가 중단되자 일본 작가들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北, 한미연습 비난하며 동해로 미상 발사체 2회 발사

    北, 한미연습 비난하며 동해로 미상 발사체 2회 발사

    北외무성, 발사 뒤 한미연습 반발 담화 발표“적대행위 규탄…새로운 길 모색할 수도”“대화로 해결하려는 입장 변함 없어” 여지도북한, 최근 13일 동안 발사체 발사 4번째 한미 연합연습이 시작되자마자 북한이 6일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 발사체 발사 뒤에는 한미 연합연습에 반발하는 내용의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도 발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새벽 황해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회의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하여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발사체의 사거리와 비행속도, 고도 등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이번 발사는 그 동안 북한이 강하게 비난해 온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대응일 가능성이 있다. 한미는 지난 5일부터 하반기 한미 연합연습을 사실상 시작했다. 연습은 오늘 11일부터 약 2주간 본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을 앞두고 발사체 발사를 집중적으로 이어온 만큼 연습 기간에 추가 발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북 감시 태세를 강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쏜 이후 13일 동안 4번째다. 북한은 이날 발사체 발사에 이어 발표한 담화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군사적 적대 행위들이 위험 계선에 이른 것과 관련하여 이를 준열히 단죄 규탄한다”라고 밝혔다.대변인은 “우리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우리를 자극하고 위협하는 합동군사연습을 기어코 강행하는 저의가 과연 어디에 있는가”라면서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우리로 하여금 국가안전의 잠재적, 직접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대응 조치들을 취하도록 떠민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성된 정세는 조미(북미), 북남합의 이행에 대한 우리의 의욕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으며 앞으로의 대화 전망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담화는 또 “남조선이 그렇게도 ‘안보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면 차라리 맞을 짓을 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처사로 될 것”이라며 막말성 언사를 담기도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군사적 적대행위들이 계속되는 한 대화의 동력은 점점 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밝혀 대화의 여지는 남겼다. 이번 담화는 이날 새벽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이어 나왔다. 한미 연합 연습에 대한 반발의 수위를 높이며 북미 협상에 앞선 기싸움의 강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직후 핵무력 완성을 주장한 이후 약 1년 5개월 동안 무기 훈련 등을 대외에 노출하지 않았다.그러나 지난 5월 4일과 9일 잇따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을 시험 발사한 뒤 연쇄적으로 ‘발사체 시험발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25일 함경남도 호도반도, 지난달 31일 원산 갈마반도, 지난 2일 함경남도 영흥 지역에서 단거리 발사체 각각 2발씩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은 이 중 일부에 대해 ‘신형방사포 시험’이라고 공개했고, 우리 군 당국은 이들 발사체를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날 발사체 발사와 함께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를 발표했다. 북한은 이 발표에서 한미 연합연습에 반발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민주주의 국가서 있을 수 없는 일” 소녀상 전시중단 분노한 日예술계

    “민주주의 국가서 있을 수 없는 일” 소녀상 전시중단 분노한 日예술계

    “표현의 자유 보장하는 헌법에 반하는 것”일본의 대형 국제예술제 기획전이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이유로 지난 4일 강제 중단되면서 아베 신조 정권 체제하 문화·예술의 독립성 훼손 논란이 거세게 불거지고 있다. 예술가들은 “전후 최대의 검열”이라고까지 부르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일본의 조형작가 나카가키 가쓰히사(75)도 이번에 통째로 중단된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 그 후’에서 자신의 작품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게 됐다. 그는 5일자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에 ‘헌법 9조 지키기’와 ‘야스쿠니신사 참배의 어리석음’ 등을 표현한 작품들을 내놓았다. 2014년 도쿄도미술관에 공개했다가 ‘정치색’을 이유로 철거됐던 작품들이다. 나카가키 작가는 “이번 일로 협박이나 폭력으로 소란을 피우면 전시회를 중단시킬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고 말았다”며 “행사 주최 측이 이렇게까지 쉽게 (외부 압력에) 꺾인 사례는 내가 알고 있는 한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서는 “순수예술은 아니지만 표현의 자유를 생각하는 전시회에 출품하는 것은 나쁠 게 없다”며 “작품을 보는 사람이 자유롭게 평가하고 반박하도록 하는 것이 좋은데 그런 자유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나고야시 측이 소녀상 전시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 보조금 문제를 언급하며 소녀상 전시를 방해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에 대해서는 “허용할 수 없는 발언으로 문화의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글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사진 도쿄신문 제공
  • 소녀상 전시 중단에 日조형작가 “민주국가서 있을 수 없는 일”

    소녀상 전시 중단에 日조형작가 “민주국가서 있을 수 없는 일”

    정부 보조금 이유 중단 압박하자 “문화 독립성 훼손”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주최 측이 외부 압력에 굴복해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된 기획전(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을 돌연 중단한 데 대해 일본 작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소녀상 전시 중단을 계기로 일본에서 문화·예술의 독립성이 침해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행사 주최 측은 지난 4일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마련한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장 입구에 가설 벽을 세워 관람객들이 전시품을 보지 못하도록 출입을 막았다. 주최 측은 위안부를 표현한 ‘평화의 소녀상’ 작품을 전시하는 것에 대해 일본 내 우익 진영의 테러 예고와 협박성 항의가 잇따른다는 이유로 작가들에게 사전 양해도 없이 기습적으로 전시를 중단시켰다. 일본 정부가 전시를 중단하도록 압박한 것도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됐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 기획전에 참가한 조형 작가 나카가키 가쓰히사(75)씨는 5일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소녀상 전시 중단 압력을 행사한 일본 정부와 이를 수용한 주최측은 비판했다.나카가키씨는 이번에 ‘헌법 9조 지키기’와 ‘야스쿠니신사 참배의 어리석음’ 등을 표현한 작품을 전시에 내놓았다. 이들 작품은 2014년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도쿄도미술관에서 철거됐다가 이번 기획전에 선보였다. 그는 테러 위협 등을 이유로 기획전이 중단된 것에 대해 “폭력으로부터 시민을 지키기 위해 경찰이 있는 것”이라며 경비를 강화하는 절차를 건너뛰고 전시 중단을 결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5년 전에도 죽이겠다는 얘기를 들었고, 협박 전화가 미술관과 자택에 잇따라 걸려 왔다”면서 “(이번 전시 중단으로) 협박이나 폭력을 긍정하는 일이 돼 버렸다. 소란을 피우면 전시회를 중단시킬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고 말았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행사 주최 측이 이렇게 쉽게 꺾인 사례는 내가 알고 있는 한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카가키 작가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선 “순수예술은 아니지만 표현의 자유를 생각하는 전시회에 출품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작품을 보는 사람이 자유롭게 평가하고 반박하게 하는 것이 좋다”면서 “(일본에서) 그런 자유가 없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나카가기 작가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이번 전시행사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를 거론하면서 전시 중단을 압박한 것은 “허용할 수 없는 발언으로, 문화의 독립성을 훼손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또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이 “일본 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것”이라는 이유로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을 요구한 것에 대해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반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다만 잘 알고 지내는 화랑업자로부터 “(한일관계가 악화한) 이런 시기에 위안부상을 전시하는 것은 (일본사회) 통념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다”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데스크 시각] 주민자치 확대, 정치판 흔든다/김승훈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주민자치 확대, 정치판 흔든다/김승훈 사회2부 차장

    # 금천구는 전국 최초로 주민자치·마을민주주의 시대를 열었다. 2010년 민선 5기 출범 이후 가장 작은 행정 단위인 동 주민들이 마을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혁신적인 실험을 도입했다. 주민들이 예산 편성부터 사업 기획·실행까지 한다. 골목길을 어떻게 하면 더 좋게 만들 수 있을지, 더 안전한 동네를 만들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지 등을 논의하고 답을 찾아낸다. 주민들이 행정기관에서 추진하는 사업 수혜자에서 사업을 기획·운영하는 참여자로 거듭난 것. 주민들은 “마을 단위에서 주민들이 정책결정권과 재정운영권을 갖고 마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거듭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실현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 강서구도 주민자치 구현에 나섰다. 화곡6동·우장산동·화곡3동·등촌2동·방화3동 5개 동을 주민자치 시범 동으로 정하고, 지난 10~20일 주민총회를 차례차례 열었다. 마을 소식을 전하는 ‘마을 소식 게시판’ 설치, 같은 골목을 공유하는 주민들과 골목밥상을 운영하는 ‘마을밥상’ 등이 주민 논의를 거쳐 마을 사업으로 결정됐다. 주민들이 직접 사업과 정책을 결정하고 예산까지 집행하는 주민자치가 서울 전역에 뿌리내리고 있다. 주민자치는 직접민주주의 결정판으로, 민주주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 핵심도 주민자치 확대다. 정치권 시선은 곱지 않다. 현 정치체제인 대의제민주주의를 송두리째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시의회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울민주주의위원회’에 강한 거부감을 표했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시민들이 예산편성 등의 권한을 갖는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위원회가 편성하는 예산은 내년 2000억원, 2021년 6000억원을 거쳐 2022년엔 1조원대까지 늘어난다. 시의회는 위원회의 예산편성 권한이 과도하고, 의회 예산 심의권을 침범한다며 집단 반발했다. 진통 끝에 위원회는 지난 25일 출범했지만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 한 시의원은 “대의제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 반발 기류가 팽배하다”고 했다. 서울시가 2012년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하려 했을 때도 논란이 거셌다. 당시 시의원들은 주민들이 편성한 예산이 의회에 상정되면 어느 시의원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겠느냐며 예산 심의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여의도 정치권도 주민자치 확대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다. 주민 참여가 늘면 자신들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과거엔 물리적·기술적 한계로 대의제를 채택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정보통신기술(ICT) 발달로 정치 지형이 확 바뀌었다. 스위스 같은 작은 나라가 아니라 큰 나라도 ICT만 뒷받침해 주면 실시간 주민 참여와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휴대전화로 대화를 나누고 투표를 통해 약속 날짜를 정한다. 순식간에 하나의 사안이 수천·수만명에게 전달된다. 60년 4·19혁명, 87년 6월항쟁, 2017년 촛불혁명을 거치며 국민들 참여 역량도 성숙해졌고, 참여 의지도 커졌다. 온라인 환경이 발달하고, 참여 의식도 높아진 한국에서 직접민주주의 비중이 커지는 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직접민주주의 비중이 커지는 건 대리인(정치인)이 주인(국민) 뜻을 거스르고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을 통제하고, 자정 노력을 이끄는 긍정적인 면도 크다. 속도가 관건일 뿐 직접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건 자연스런 흐름이다. 정치권도 밥그릇 챙기기에 매몰되지 말고, 전향적인 자세로 접점을 찾는 노력과 고민을 할 때다. hunnam@seoul.co.kr
  • 윤석열 취임 일성 “정치·경제 불공정행위 단호하게 대응”

    윤석열 취임 일성 “정치·경제 불공정행위 단호하게 대응”

    “권력기관 선거 개입·불법자금 수수 시장경제 교란 행위에 檢 역량 집중 법집행, 특정세력 위해 쓰여선 안 돼” 기업 불공정거래 ‘1호 수사’ 관측도 윤석열호, 오늘 지휘부 구성해 출항윤석열(59·사법연수원23기)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취임하면서 ‘공정경쟁’을 화두로 꺼내 들었다. 윤 총장이 취임 일성으로 자유시장경제를 강조하면서 ‘윤석열호’의 1호 인지 수사는 기업의 불공정거래 사건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윤석열호는 26일 지휘부를 구성해 본격 출항한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대검찰청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윤 총장은 취임사에서 공정경쟁과 자유시장경제를 강조했다. 윤 총장은 “형사법 집행을 하는 데 중시해야 하는 가치는 공정한 경쟁 질서 확립”이라며 “권력기관의 정치 선거 개입, 불법자금 수수, 시장교란 반칙 행위, 우월적 지위 남용 등 공정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의 본질을 지키는 데 법집행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형사 법 집행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력으로 사익이나 특정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고도 말했다.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이 되자고 말했지만, 검찰 개혁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윤 총장은 신자유주의를 주장한 시카고학파인 밀턴 프리드먼, 시장자본주의를 주장한 오스트리아학파인 루트비히 폰 미제스 사상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의 아버지는 한국경제학회 회장을 지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로, 윤 총장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유시장경제와 형사법 집행의 문제를 고민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관계자는 “윤 총장이 대형 경제사건 수사를 담당하면서 경제 강자의 반칙과 농단에는 강력 대응하되 중소기업의 사소한 불법에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혀 왔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공정거래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점하고 있는 리니언시(자진 신고자 감면제도)를 검찰도 도입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임하며 공정거래조세조사부를 공정거래조사부, 조세범죄조사부로 분리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을 방문해 공정거래법 담당 인사들을 만나기도 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으면서 차기 법무부 장관이 유력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조 수석이 장관을 맡게 되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수사권 조정안을 만들고, 이끌어 온 인물이다. 문무일 전임 검찰총장은 수사권 조정에 반발했지만 윤 총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반대할 뜻은 없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만 윤 총장은 검찰 조직을 누구보다 중시하는 인물이고 조 수석은 검찰권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어 두 사람이 장관과 총장으로서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총장과 조 수석은 각각 서울대 법대 79학번, 82학번으로 선후배 사이다. 서울대 법대 81학번인 한 전직 검사장은 “둘이 친분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윤 총장과 ‘대윤´과 ‘소윤´으로 불리며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윤대진(55·25기)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대 법대 83학번으로, 학생운동을 함께 한 조 수석과 친분이 두텁다. 조 수석은 윤 총장이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과정에서 항명 논란을 겪고 좌천되자, 윤 총장을 옹호하는 입장을 언론에 수차례 밝히기도 했다. 조 수석이 장관으로 임명되면 법조계 후배가 법무부 장관이 되고, 선배가 법무부 소속 외청 수장인 검찰총장이 되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된다. 노무현 정부의 강금실, 천정배 장관 때와 유사하다. 연수원 13기인 강 장관은 김각영(2기)·송광수(3기) 총장보다 후배였고 8기인 천 장관도 김종빈(5기) 총장보다 후배였다. 당시 법무부 장관을 검찰총장보다 낮은 기수에다 비검찰 출신으로 임명해 법무부와 검찰 갈등이 컸다는 평가도 있었다. 한편 법무부는 26일 오전 검찰인사위원회를 열어 검사장급 이상 승진·전보 인사안을 심의하고 오후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윤석열·조국 검찰개혁 케미 맞을까 불협화음 낼까

    윤석열·조국 검찰개혁 케미 맞을까 불협화음 낼까

    윤석열(59·사법연수원23기)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취임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윤 총장과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이 유력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과정에서 코드가 맞을지, 불협화음을 낼지 관심이 쏠린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대검찰청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윤 총장은 취임사에서 자유시장경제와 공정경쟁을 강조했다. 윤 총장은 “형사 법집행을 하는 데 중시해야 하는 가치는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이라며 “권력기관의 정치선거 개입, 불법자금 수수, 시장교란 반칙행위 등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 본질을 지키는 데 법집행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 관련 언급은 없었다.  윤 총장은 신자유주의를 주장한 시카고학파인 밀턴 프리드먼 사상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학회 회장을 지낸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윤 총장이 대형 경제사건 수사를 담당하면서 경제 강자의 반칙과 농단에는 강력 대응하되, 중소기업의 사소한 불법에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혀 왔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는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이 유력한 조 수석도 배석했다. 조 수석과 윤 총장은 행사장에서 함께 차를 마시고, 환담장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맞은편에 나란히 앉는 등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조 수석이 장관을 맡게 되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수사권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만들고, 이끌어 온 인물이다. 문무일 전임 검찰총장은 수사권 조정에 반발했지만, 윤 총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수사권 조정에 반대할 뜻이 없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만 윤 총장은 검찰 조직을 누구보다 중시하는 인물이고 조 수석은 검찰권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어 두 사람이 장관과 총장으로서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총장과 조 수석은 각각 서울대 법대 79학번, 82학번으로 선후배 사이다. 서울대 법대 81학번인 한 전직 검사장은 “둘이 친분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윤 총장과 ‘대윤‘과 ‘소윤’으로 불리며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윤대진(55·25기)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대 법대 83학번으로 조 수석과 학생운동을 함께 한 전력 등으로 친분이 두텁다. 조 수석은 윤 총장이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과정에서 항명 논란을 겪고 좌천되자, 윤 총장을 옹호하는 입장을 언론에 수차례 밝히기도 했다.  조 수석이 장관에 임명되면 법조계 후배가 법무부 장관이 되고, 선배가 법무부 소속 외청 수장인 검찰총장이 되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된다. 노무현 정부 당시 강금실, 천정배 장관 때와 유사하다. 강금실 장관(13기)은 김각영(2기)·송광수(3기) 검찰총장보다 후배였고, 천정배(8기) 장관도 김종빈(5기) 총장보다 후배였다. 당시 법무부 장관을 검찰총장보다 낮은 기수에다 비검찰 출신으로 임명해 법무부와 검찰 갈등이 컸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차기 유력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 ‘노딜’ 엄포에 장관들 줄 사임 선언

    차기 유력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 ‘노딜’ 엄포에 장관들 줄 사임 선언

    영국의 유력한 차기 보수당 대표 겸 총리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이번주 중 총리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그의 입장에 각료들이 반기를 들며 잇달아 사퇴 선언을 했다.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21일(현지시간)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이 BBC 인터뷰에서 존슨 전 장관이 차기 총리가 되면 사퇴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먼드 장관은 오는 23일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존슨 전 장관이 이길 경우 해임될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 시점이 되기 전에 사임할 것이기 때문에 해임되지는 않으리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해먼드 장관은 이어 “차기 내각에 참여하는 것은 곧 오는 10일 31일 노딜 브렉시트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함께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도 해먼드 장관과 비슷한 입장을 밝혔었다. 존슨 전 장관이 총리가 되면 내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한 것이다. 고크 장관도 노딜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대표적인 강경 브렉시트 지지자인 존슨 전 장관은 보수당 대표 경선 기간 내내 EU와 새로운 합의안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노딜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합의가 있든 없든 반드시 그 날 EU를 떠나겠다고 재차 반복해왔다. 해먼드 장관을 비롯해 다른 각료들이 차기 내각에 대해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떠한 합의도 없이 영국이 EU를 떠나는 노딜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가 정치적인 혼란과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테리사 메이 총리도 자신이 EU와 맺은 합의안이 의회에서 세 차례에 걸쳐 부결됐음에도 노딜은 선택지에 두지 않았었다. 해먼드 장관은 “우리는 의회 민주주의를 따라야 한다”면서 “새 총리가 노딜에 대해 의회를 설득한다면 이를 받아들이겠지만 의회의 목소리를 부인하고자 의회 일정을 정지시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장관 이외에도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 등 노딜에 반대하는 또 다른 장관들도 존슨 전 장관에 반발해 사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그렉 클락 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은 노딜엔 반대하지만 사임할 뜻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은 물론 EU도 노딜을 막고자 물밑 움직임을 분주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타임스 일요판인 더선데이타임스는 이날 EU 회원국들이 노딜을 피하기 위한 새 브렉시트 계획을 논의하고자 존슨 전 장관 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사이먼 코베니 아일랜드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기고문을 통해 아일랜드가 타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대규모 구조조정 도이체방크 CEO 급여 회사에 투자

    대규모 구조조정 도이체방크 CEO 급여 회사에 투자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한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의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급여를 도이체방크에 투자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제빙 도이체방크 CEO는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발표하면서 자신이 앞으로 몇년간 정해진 급여의 상당액을 은행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모범적으로 은행을 이끌고 싶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제빙 CEO는 급여의 세부적인 투자 방안에 대해선 이달 말 분기실적 보고와 함께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그는 지난해 700만 유로(약 92억 6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 가운데 330만 유로는 기본 연봉이다. 도이체방크는 전날 전 세계 주식 교환 및 매매 시장에서 손을 떼고 투자은행(IB) 부문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오는 2022년까지 글로벌 인력의 1만 8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정규직 직원의 5분의 1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이번 발표에 앞서 투자은행 부문 대표인 가스 리치 등 고위 임원 3명은 이미 사임했다. 도이체방크는 구조조정에 2022년까지 74억 유로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며 올해와 내년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이날 장중 5% 정도까지 곤두박질치는 급락세를 보였다.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지난 1년간 40%이나 폭락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4월 독일의 제2 은행인 코메르츠방크와의 합병을 추진하며 옛 영광 재현에 나섰으나 실패하는 바람에 중단했다. 대규모 인력 감원이 예고돼 노조가 강력히 반발한 데다 주주들도 합병 효과에 우려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는 1999년 5월 뱅커스 트러스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투자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확장세를 이어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호황을 누리며 한때 세계 최대은행 자리를 넘보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 수익이 줄어들고 법인 은행 부문 투자가 부족한 데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위기에 처했다. 더구나 금융위기 전 주택담보증권(MBS) 판매 과실로 미국 당국에 72억 달러(약 8조 5000억원)의 벌금을 내기도 했다. 도이체방크는 미 당국으로부터 트럼프 그룹과의 불법 유착 의혹도 받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독립 성지에 울려퍼진 자유와 만나다

    독립 성지에 울려퍼진 자유와 만나다

    미국 NBA 프로농구팀 중 하나인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76ers)의 이름에 76이 붙은 이유는? 미국 독립의 해, 1776년을 기념한 것이다. 미 동부의 고도(古都) 필라델피아의 자부심은 이 도시에서 촉발됐던 미국 독립의 역사로부터 시작된다. 필라델피아 여행의 출발지는 올드시티다. 초창기 미국 이민자들이 모여 살던 구역으로 시청사, 교회 등 수백 년 된 건축물들이 보존돼 있는 곳이다. 자갈이 깔린 고즈넉한 길인 엘프레스 골목에선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넘어온 가난하고 평범한 이민자들의 숨결이 느껴졌다. 필라델피아는 종교 박해를 피해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조성됐다. 영국은 식민지를 확장하면서 자금이 필요했고 여러 가지 세법을 만들어 미 동부 식민지에 경제적 탄압을 가하기 시작했다. 영국이 동인도회사에 독점권을 부여하고 자치권을 간섭하는 데 반발한 보스턴 사람들이 항구에 정박한 동인도회사의 차 상자를 바다에 던져버린 이른바 ‘보스턴 차 사건’도 이때 일어났다(1773). 보스턴 차 사건은 미국 독립의 도화선이 됐다. 벤저민 프랭클린과 토머스 제퍼슨 등 지도자 5명은 독립의 기초를 다지고 1776년 7월 4일, 미국 독립 선언문을 필라델피아에서 발표했다. 독립기념관에서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로 시작하는 독립선언문에 서명을 했다. 곧이어 뎅뎅 소리가 퍼졌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중요한 사건이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종을 울렸는데 바로 ‘자유의 종’이다. 사람들은 종소리에 환호했다. 자유의 종은 이후 노예제 폐지 등 미국에서 중요한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어김없이 축하의 종소리를 냈다. 미국인이 매우 사랑하는 독립역사의 상징물이다. 지금은 심하게 깨진 상태로 자유의 종 센터에 전시돼 있다. 필라델피아 독립기념관은 원래 펜실베이니아 식민지 정부 청사였지만 미국이 독립한 후 의회의사당으로 사용됐다. 미국 기본법의 토대가 된 연방 헌법이 제정된 곳도 독립기념관이다. 전 세계 입법자들과 정치인, 민주주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역사적인 장소로,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처럼 필라델피아 독립기념관에도 수많은 미국 학생들이 현장 학습을 온다. 그들 사이에 끼어 앉아 미국 독립에 관한 교육용 동영상을 보고 있으니 한 가지 사실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역사를 되짚어 찾아보니 이런 내용이 확인됐다.‘3·1운동에 힘입어 독립운동 열기가 확산되던 1919년 4월 14일, 서재필 박사를 비롯한 한국인 200여명은 필라델피아에서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필라델피아 독립기념관까지 행진했다. 독립의 역사를 이해하고 지지하던 필라델피아 시민도 행진에 함께했다.’ 필라델피아가 독립의 성지인 이유에 우리는 한 가지를 덧붙이게 된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한국 체육은 모든 선수를 김연아·류현진처럼 훈련시켜”

    “한국 체육은 모든 선수를 김연아·류현진처럼 훈련시켜”

    “국가·승리지상주의 다양성 전환 필요”스포츠혁신위원회가 지난 5월부터 체육계 구조 개혁을 위해 발표하고 있는 권고안에 대해 엘리트 체육계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전국 체육학과 교수들이 국가 스포츠패러다임 혁신과 체육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내 대학 스포츠 학과 교수들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주의와 승리지상주의의 스포츠 패러다임을 민주주의와 인권, 공정, 평등, 다양성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교수 194명은 선언문에서 “대한체육회는 스포츠개혁에 반하는 일련의 매도와 왜곡을 당장 멈추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강신욱 단국대 교수는 “체육계가 동의하는 것은 현재 한국 스포츠에 문제가 있으며 이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며 “엘리트 체육인들이 합숙 폐지나 주말대회로의 전환에 왜 반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상범 중앙대 교수는 “우리 국가의 위상에 비춰볼 때 현 체육 시스템은 더이상 어울리는 옷이 아니며 이제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며 “불행한 사태가 되풀이되는 건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구선수 출신인 임용석 충북대 교수는 “운동선수 가운데 김연아나 류현진처럼 되는 건 10%도 안 된다. 하지만 한국 체육은 모든 선수를 김연아나 류현진처럼 훈련시킨다. 결국 90%의 운동선수들을 불행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성 체육인들이 주장하는 ‘기존의 성과를 무시한다’는 지적에 대해 “많은 학생 선수들이 성적을 내기 위해 많은 걸 포기해야 한다. 혁신위가 (비정상적 상황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반박했다. 최재원 중앙대 교수는 “엘리트 체육 양성 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지 엘리트 체육인들을 쫓아내자는 게 아니다”라면서 “학생 선수들이 즐기고 성장하는 시스템 속에서 엘리트 선수들이 배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77) 양계업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77) 양계업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병아리 10마리로 재계 26위 대기업 일궈 사양산업이던 농축산분야에서 자수성가농식품산업의 전후방 포트폴리오 갖춰김홍국(62) 회장은 11세에 외할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병아리 10마리를 통해 사업을 일으켜 하림그룹을 자산 12조원, 재계순위 26위의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워냈다. 병아리를 키우는 재미를 들인 그는 자연스럽게 축산인을 꿈꿨다. 그러나 전북대 농대 교수였던 아버지 고 김주환씨와 공주 사범대를 나와 초등학교 교사를 지낸 어머니 이완경(91)씨는 완강히 반대했다. 결국 그는 가출해 비닐하우스를 짓고 오이 등을 재배해 시장에 내다 팔았다. 새벽부터 밤늦도록 열심히 일하는 아들의 열정을 지켜본 부모는 더 이상 그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 김 회장은 이듬해 이리농업고에 진학했다. 사업자등록증을 낼 수 있는 최소 나이인 18세가 되자 사업자등록을 내고 볏짚사업을 하기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양계사업에 전념했다. 볏짚사업 등으로 번 4000만 원을 자본금으로 전북 익산시 황등면에 황등농장을 세우고 농장주가 됐다. 종계 5000마리를 비롯해 돼지 등도 함께 키웠다. 20대 초반에 그는 익산에서 제일 큰 양계업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잘나가기만 할 것 같았던 그의 사업가도에도 위기가 닥쳤다. 1982년 축산파동의 여파로 닭 값, 돼지 값이 폭락하면서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그는 빚을 청산하기 위해 익산에 있는 식품회사에 입사해 관리 및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재기의 의지를 다졌다. 그때 미국사료곡물협회의 박영인 박사를 만난 것은 그에게 큰 행운이었다. 한 강연장에서 그가 하는 강의를 들으며 통합경영이라는 경영이론을 접하게 된 것이다. 그는 사육과 함께 가공까지 한울타리에서 하면 닭 값은 떨어져도 최종 제품의 가격은 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식품사슬의 통합관리가 식품시장의 경쟁력과 경영 효율의 핵심임을 간파하고 농장-공장-시장을 물샐틈없이 연결시키는 삼장(三場) 통합경영을 창안했다. 1986년 3월, 그는 오늘날 하림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코리아데리카후드를 창업해 계열화사업의 첫 발을 내디뎠다. 사육과 가공,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설립한 회사였다. 충남 연무대에 농장을 두고 이곳에서 키운 닭을 임도계해 시장에 공급했다. 1988년 1월 하림식품을 설립했다. 그해 8월 정부로부터 육계계열화업체로 지정받으면서 계열화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타이밍도 좋았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프라이드치킨과 양념치킨 체인점이 인기를 끌면서 닭고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990년 10월 전북 익산 망성지역에 현대식 공장을 건설하면서 본사를 이곳으로 옮기고 ㈜하림을 탄생시켰다.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는 그에게도 큰 시련으로 다가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에 투자유치를 신청했다. 두 달여 조사 끝에 마침내 1998년 10월 IFC로부터 2000만 달러의 투자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IFC가 IMF 구제금융을 받는 국내기업에 투자한 것은 하림이 처음이었다. 최고경영자의 기업가 정신과 탁월한 경영능력,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 받은 덕분이었다. 2003년에 위기가 또 찾아왔다. 전기누전으로 인한 대형화재로 만 평이 넘는 본사 도계가공공장이 송두리째 불타버렸다. 피해액만 1000억원이 넘었다. 남의 도계장을 빌려 생산라인을 최대한 가동해 위기를 넘겼다. 재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던 그 해 말에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이듬해 초까지 발병이 계속되면서 500여만 마리의 닭을 매몰할 수밖에 없었다. 이듬해 전소된 도계장 자리에 최첨단의 새로운 도계 가공공장을 완공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2007년 사업영역을 양돈으로 확대했다. 그해 ㈜선진, 이듬해 ㈜팜스코를 차례로 인수해 계열사에 편입시켰다. 이로써 하림그룹은 가금부문(하림, 올품, 한강씨엠, 주원산오리), 양돈 및 돈육부문(선진, 팜스코), 사료부문(하림, 선진, 천하제일사료), 사양관리(한국썸벧), 유통판매(NS홈쇼핑)의 사업영역을 갖춘 축산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하림을 대기업으로 만든 ‘결정적 사건’은 2015년 팬오션 인수다. 당시 해운 경기는 최악이었다. 국내 1위 벌크선사인 팬오션도 법정관리 위기에 빠졌다. 하림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을 때 시장에서는 “닭고기 회사가 뭘 안다고 해운업이냐”는 냉소가 흘러나왔다. 입찰가격만 1조 80억원이어서 팬오션 소액주주의 집단 반발도 있었다. 김 회장은 벌크선 인프라만 갖추면 사료 운송비용을 절감하고 유통망도 안정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사료 원료인 곡물의 95%를 외국에서 수입했기 때문이다. 그 돈만 한 해 1조원이 넘게 들었다.팬오션 인수로 하림은 사료, 도축가공, 식품제조, 유통판매, 곡물유통, 해운으로 이어지는 농식품산업의 전후방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농장에서 시장까지’이라는 기존의 슬로건을 ‘곡물에서 식탁까지’로 심화시켰다.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던 농축산분야에서 사업을 일으켜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해외 곳곳에 진출했다. 김 회장은 집무실에 학년별 도덕 교과서를 비치하고 가끔씩 그 책들을 꺼내 읽곤 한다. 그때마다 경영은 복잡한 방정식이 아니며 지극히 단순한 원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0년만에 늦깍이로 호원대를 졸업하고 2000년 전북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하림(夏林)은 ‘여름숲’이라는 뜻이다. 진정한 땀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에게 그 땀을 식혀줄 시원하고 풍요로운 그늘을 자처하고 싶다는 의미다. 김 회장은 대학교 4학년이던 아내 오수정(56)씨를 만나 열애끝에 결혼해 슬하에 주영(31)·준영(27)·현영(24)·지영(20)씨 등 1남 3녀를 두고 있다. 주영·준영씨는 미국 에머리 비즈니스스쿨을 나와 하림 관련 그룹사에 근무중이다. 김 회장의 큰 형은 김기만(71) 전 백석예술대 총장이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박원순 “서울시 관계자, 천막철거 중 쇠파이프 맞아 골절”

    박원순 “서울시 관계자, 천막철거 중 쇠파이프 맞아 골절”

    朴 “조원진 월급 가압류”에 공화당 맞고소진영 행안장관 “행정대집행은 적법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의 서울 광화문광장 천막 농성과 관련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이 폭력적이었다고 주장하는 조원진 공화당 대표의 말에 “인내에 한계가 왔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 관계자는 천막을 철거하다가 쇠파이프에 맞아 골절됐다”며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사람에게조차 민주주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26일 오후 11시 KBS 1TV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해 “민주주의에는 인내에 한계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시장은 “철거 과정에서 수십 명이 부상했다”면서 “서울시 관계자 한 사람은 쇠파이프에 맞아 복합골절상해를 입었다. 안구를 다친 사람, 계단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친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측은 서울시가 천막을 강제철거하자 물병을 던지고 모기약을 뿌리는 등 강력 반발했다. 그는 ‘세월호 천막과 차별한다’는 우리공화당 측 주장을 “폭력을 상습적으로 쓰면서 광장을 난리법석으로 만드는 집단과 동일 선상에서 얘기하는 것 자체가 창피한 노릇”이라고 일축했다.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광화문광장에 설치됐던 세월호 천막 14개 중 11개는 참사 당시 중앙정부의 협조 요청으로 서울시가 설치해준 합법 시설물이었다. 서울시 허가를 받지 않은 3개에 대해 서울시는 2014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약 1800만원의 변상금을 받아왔다. 박 시장은 ‘폭력이 없으면 우리공화당과 대화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면(폭력이 없었더라면) 저런 불법 점거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왜 이럴 때 물대포를 쓰지 않나, 왜 더 강하게 하지 않나’ 등 저희에게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가 우리공화당 측에 새롭게 전달한 행정대집행 계고장과 관련해 “계고한 대로 (우리공화당이 천막을) 스스로 철거하지 않으면 곧바로 다시 철거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우리공화당은 2017년 탄핵 반대 집회에서 숨진 사람들을 추모한다며 지난달 10일 광화문광장에 천막과 분향소를 차렸다. 서울시는 설치 46일 만인 지난 25일 오전 행정대집행에 착수해 강제철거했으나 우리공화당은 같은 날 오후 천막을 이전보다 3배가량 더 큰 규모로 다시 설치했다. 시는 철거 과정에서 있었던 물리적 충돌과 관련해 이날 조원진 대표 등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을 경찰에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하고 우리공화당 측에 27일 오후 6시를 자진철거 기한으로 지정한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전달했다.박 시장은 전날 각종 인터뷰에서 “대한애국당이 철거 과정에서 보인 폭력적 행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에 해당한다”면서 “참가자를 모두 특정해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에 대해서는 행정대집행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 2억원 등과 관련해 “월급을 가압류할 것”이라면서 “월급이 있고 재산이 있을 테니 끝까지 받아낼 생각”이라고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에 대해 우리공화당도 민형사상 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맞섰다. 당 관계자는 이날 “철거 과정에서 다친 당 지지자 12명이 진단서를 냈다. 40명 정도 더 낼 것”이라며 “행정대집행의 집행 절차 오류에 반발하는 동시에 서울시를 독직폭행으로 고소·고발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사무총장은 “박 시장의 재난안전 책임 회피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과 헌법소원도 진행할 예정으로 싸움이 길어질 것”이라고 언론에 말했다. 앞서 조 대표는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뤄진 1차 질의에서 지난 25일 새벽 천막 철거 당시 동영상을 상영하면서 “서울시가 시원 500명과 경찰 2400명에 용역깡패 400명까지 동원해 무자비하게 철거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에 “적법하게 행정대집행을 했다는 서울시 이야기만 언론을 통해서 봤고 그 이외의 것은 뉴스에 잠깐 나온 것밖에 본 게 없다”면서 “대집행 과정에서 잘못이 있다면 잘못된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천막 강제 철거에 대해서는 “행정대집행 자체는 적법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현대중공업 파업 참여 노조원 300여명 인사위원회 개최

    현대중공업이 법인분할(물적분할) 주주총회 반대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한다. 이에 반발해 노조는 추가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24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조합원 330명에게 이번 주까지 인사위원회에 참석하라고 통보했다. 이들 중 30명은 파업이나 주주총회장 점거 과정에서 회사 기물을 파손하거나 사측 관리자 등을 폭행한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나머지는 회사가 주총 관련 파업이 불법이라며 수차례 경고장을 보냈는데도 계속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앞서 파업 과정에서 회사 관리자나 파업 미참여 조합원을 폭행한 혐의로 강성 조합원 3명을 해고 조치했다. 330명 대상 인사위 통보는 후속 조치로, 회사가 불법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회사는 그동안 주총 관련 파업이 불법이라고 밝혀왔다. 노동위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파업이고, 법인분할은 회사 경영전략과 관련된 사안으로 파업 대상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노조는 회사가 제기한 쟁의행위 가처분 신청을 지난달 법원이 기각해 합법 파업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달 16일부터 주총 당일인 지난달 31일까지 전면파업과 부분파업을 병행했다. 주총 이후에도 수시로 파업했다. 노조는 이번 회사 징계 조치와 인사위원회 개최에 반발해 24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전 조합원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25일과 26일에도 각각 3시간과 4시간 파업한다. 26일 오후 4시부터는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단체협약상 쟁의 기간에는 조합원 징계를 할 수 없는데도 회사가 징계를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이번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고, 합법이라 해도 불법·폭력 행위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며 “원칙대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는 회사 측에서 조합원들의 폭행 사건을 다룬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지난 12일 해양공장 해양기술관 1층 안전교육장에 무단 진입해 집기를 부수고 과격 행동을 일삼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사설] 한전 이사회가 보류한 전기료 인하, 정부 대책은 뭔가

    한국전력 이사회가 지난 21일 여름철 주택용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하는 누진제 개편안을 보류시켰다. ‘민관합동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가 지난 18일 제시한 최종 권고안을 토대로 약관 개정안을 심의했으나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의결을 보류하고, 조만간 임시이사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권고안에 따라 7~8월 전기요금이 인하되면 한전은 연간 3000억원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 지난해 208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올 1분기에도 6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한전으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소액 주주들도 경영진 배임 고소 등 법적 대응까지 경고한 마당에 이사회가 섣불리 개편안을 의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누진제 개편 논란의 핵심은 전기요금 인하 부담을 누가 지느냐는 것이다. 한전은 정부가 확실한 손실 보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공기업인 한전이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부담하되 일부 예산으로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폭염으로 한시 인하를 시행했을 때 발생한 3587억원의 비용은 한전이 전액 부담했다. 그때도 정부가 지원 방안을 약속했으나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탓이다. 적자가 쌓여 가는데 단발성도 아니고, 해마다 발생할 거액의 손실을 우려하는 한전 이사회의 유보적 태도를 무리한 반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전은 공기업인 동시에 상장기업이란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정부는 임시이사회에서 의결이 이뤄지면 소급 적용을 통해 당초 계획했던 7월 시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이한 대응이다. 한전 이사회의 이례적 반기는 정부의 생색내기식 땜질 처방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 한전에만 떠넘기지 말고 손실 보전안을 적극 마련하든, 전기요금 체계에 대한 근본 대책을 새롭게 짜든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 [전경하의 시시콜콜] 공공기관의 경영평가가 중요한 이유는

    지난 20일 발표된 2018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두고 말들이 많다. ‘실적’ 평가인데 지난해 적자가 1조원이 넘는 한국전력은 양호(B) 등급을, 적자가 수조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우수(A)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평가결과에 따라 성과급이 차등 지급된다. 평가 결과가 좋아야 임직원의 월급이 늘어나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평가이므로 지금은 물러난 전(前) 사장도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공공기관 평가는 교수, 회계사, 변호사 등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이 공공기관, 기관장, 상임감사 등을 평가하는 제도다. 등급은 S(최우수)에서 E(아주 미흡)까지 6단계다. 올해는 128개 공공기관과 57개 기관의 상임감사를 평가했다. 이번 평가는 문재인 정부 들어 사회적 가치, 공공성 중심으로 경영평가제도를 바꾼 이후 처음 실시한 평가다. 즉 과거에는 경영의 효율성을 중요시했는데 이번 평가에서는 일자리, 상생협력, 안전 등 사회적 가치 평가배점이 늘어났다. 그 결과 2017년 1조 441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1조 1745억원 적자를 기록한 한전은 B를 받았다. 다른 에너지공기업들도 실적이 안좋아졌지만 평가등급이 유지되거나 되레 올랐다. 원전을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2017년 8618억원 순익에서 지난해 1020억원 적자였지만 B등급을 유지했다. 한국중부발전은 1173억원 흑자에서 188억원 적자로 돌아섰지만 등급이 B에서 A로 올랐다. ‘문재인 케어’를 실행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실적이 악화됐지만 등급이 B에서 A로 올랐다. 건강보험에서 의료비를 지원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을 줄여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인 것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경영평가 성과급은 C(보통)까지 나온다. 공공기관 중 시장에서 경쟁하는 공기업이 성과급이 가장 높다. 경영평가에서 S를 받으면 성과급이 기관장은 기본급의 120%, 직원은 300%다. 등급이 하나 내려가면 20%씩 차이가 난다. A를 받았다면 기관장은 96%, 직원은 280%다. 예를 들어 이번 평가에서 A를 받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박상우 전 사장은 지난해 기본급(1억 2303만원)의 96%인 1억 1810만원을 성과급으로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전 김종갑 사장은 B를 받아 기본급의 72%를 받는다. 지난해 기본급(1억 5169만원)을 고려하면 1억 921만원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도 경영평가에 따른 성과급으로 1억 702만원을 받았다. 문제는 공기업 실적이 악화되면 국민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한전은 상장돼 있다. 한전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정부의 전기료 누진제 개편안을 보류시켰다. 개편안은 7월과 8월에 한시적으로 누진제를 완화하는 내용으로 한전이 입을 손실은 3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기업가치 손실이 예상되는 안을 통과시킬 경우 이사회가 기업가치를 훼손했다는 배임 소송을 당할 수 있다. 한전은 이미 올 1분기에 6300억원 적자다. 성과급이 지급되면 주주들은 적자인데 무슨 성과급이냐고 반발할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윤도 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논설위원 lark3@seoul.co.kr
  • “국회의원 연봉, 文의장이 결단만 하면 당장 확 줄일 수 있다”

    “국회의원 연봉, 文의장이 결단만 하면 당장 확 줄일 수 있다”

    20대 국회 본회의 처리율은 29%로 역대 최저다. 도대체 일을 하지 않는다며 ‘식물 국회’라는 오명이 붙었다. 그러자 펄펄 뛰며 살아 있음을 보여주려 했을까. 지난 4월 30일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막기 위해 상임위 회의장을 육탄전 펼치듯 점거했고, 국회 사무처 팩스를 부쉈고, 동료 의원을 감금하다시피 했고, 국회의장실로 몰려들어 국회의장을 병원 수술실로 실려 보냈다. 누리꾼들은 국회선진화법을 전면으로 부정하며 날뛰는 국회의원들이 곳곳에 출몰한다 하여 이번에는 ‘동물 국회’라 불렀다. 지난 4월 5일 본회의 일정을 끝으로 두 달 반 동안 국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 다시 ‘무생물 국회’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합의로 지난 19일 국회가 반쯤이나마 겨우 문을 열었다. 물론 개점휴업 상태는 변하지 않았다. 하승수(51)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만나 현실정치의 개혁 과제와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국회가 꽉 막혀 있건 말건, 법안이 통과되건 말건 국회의원들은 매달 1140만원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다. 각종 수당에 명절휴가비 등까지 합쳐 연봉으로 치면 1억 5100만원이다. 이 중 4700만원은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명목의 비과세다. 그렇잖아도 가뜩이나 팽배한 국민의 정치 혐오와 불신은 더욱 커져만 간다. 지난 18일 만난 하 대표에게 최근 꽉 막혀 있는 국회를 바라보는 전체적 느낌을 먼저 물었다. “사실 한국당이 이렇게까지 국회를 내팽개칠 줄은 몰랐어요. 황교안·나경원 체제가 들어서며 사실상 총선 태세로 들어갔고,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훨씬 강도 높게 개혁에 저항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거부하는 한국당의 행태에 혀를 내두른 하 대표는 사실 ‘국회의원 프로 고발러’다.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를 겸하고 있는 그는 최근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국회의원 7명+α(불상의 다수 국회의원)를, 지난 1월에는 허위 증빙으로 정책개발예산을 쓰거나 남의 정책자료집을 표절한 국회의원 12명을 대표고발했다. 또한 상임위 유관기관 예산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국회의원들 38명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하고 있어 이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들을 김영란법 위반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으로 시작해 제주대 법학과 교수 등을 지냈고,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 번듯한 이력이 있지만 현재는 정치개혁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시민사회에서 요구하는 정치개혁의 요체는 무엇인가요? “국회의원 특권 폐지와 국민소환제,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 개혁입니다. 이 세 가지는 어느 하나 빠질 수 없이 모두 맞물려 있습니다. 정치개혁을 위한 삼위일체 방안이라 할 수 있죠.” -이러한 정치개혁 주장에 대한 하 대표께서 체감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무엇인가요? “그런데 참 안타까운 건 특권 폐지를 얘기하고 국민소환제를 얘기하면 박수를 보내고 찬성하는 국민이 많은데, 막상 선거제 개혁 또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 얘기가 나오면 ‘그놈이 그놈’이라면서 외면하기 일쑤입니다.” -답답한 마음이 들 때도 많으시겠네요? “사실 저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1998년 참여연대 활동 이후 계속 국회와 국회의원들을 지켜보고 있는데, 국회 수준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음에도 유독 국회의원들은 구체적 개혁 과제와 정책 과제를 갖고 있기보다는 중앙당 지도부의 구심력에 의해 강제되는 느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불신과 냉소, 혐오가 팽배해질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에서 의회는 필수적인 장치입니다. 생활 필수품이 고장 났거나 불량품이라면 제대로 고쳐서 쓰거나 반품해야 되는 것이지요.” -그래도 의원정수 확대 같은 경우, 대의명분이야 충분하겠지만, 정치 불신 정서가 워낙 큰데 가능할까요? “일단 특권 폐지와 국민소환제를 정치현실에 구현하는 것을 당장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연봉을 줄이는 등 특권을 확 줄이고 국민들이 불량품을 교체할 수 있는 환경이 현실 정치 속에 조성된다면 국민 공감대도 충분히 높아지면서 의원정수 확대에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찬성과 지지를 보낼 것이라 믿습니다. 의원정수 확대 또한 특권 축소의 방향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국회의원 스스로 개혁해야 하는 일인데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요? 고양이에게 스스로 목에 방울을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인데…. “네, 그렇습니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사실 입법기관인 국회가 스스로 결단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어려움이 큽니다. 다만 늘 비판의 우선순위인 연봉 줄이기는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예컨대 문희상 국회의장이 결단만 하면 내일이라도 가능합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보좌진 숫자 감축이나 국회의원 연봉 산정 독립기구 신설 등은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국민의 압도적 여론에 굴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죠. 하지만 수당 부분은 다릅니다. 현재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01만 4000원의 수당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를 국회규칙에서 정하도록 했고, 국회규칙은 다시 국회의장에 위임했습니다. 이에 근거해 수당, 입법활동비 등으로 675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문 의장만 결심하면 됩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80.2%가 ‘국회 무노동·무임금’에 찬성했고, 77.5%가 국민소환제를 찬성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염두에 두고 있는 구체적인 방식이 있나요? “영국은 2015년 국민소환제를 도입했습니다. 2009년 하원의원들이 예산부정사용 스캔들이 일어났습니다. 의회는 반발하며 공개를 거부했고, 전문가들도 반대의견을 내놓는 등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당시 하원의원 46명이 사퇴를 하고 142명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IPSA(Independent Parliamentary Standards Authority)라는 독립기구를 설치했고 국민소환제를 도입했습니다. IPSA는 의원들의 예산 사용 감시, 연봉 조정 기능을 맡고 있습니다.” -시행 과정에 논란이나 시행착오는 없나요? “먼저 의회 윤리위원회에 의원 7명, 외부인사 7명이 들어가서 독립적으로 운영합니다. 또 윤리감찰관이 상근하며 예산사용 등의 조사를 맡습니다. 여기에서 의회출석 10일 정지 이상이 되면 국민소환제가 가동됩니다. 당파성 등에서 자유로운 중립적 인사로 구성됐습니다. 윤리위에서 최근 700파운드, 우리 돈으로 치면 약 100만원 정도를 부당청구한 의원이 지적돼 소환되기도 했습니다. 6주간의 소환 청구 서명 기간 동안 선거구 유권자의 10% 이상이 서명해서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지향하는 모델도 영국식이 될 수 있을까요? “네, 국회윤리특위에 객관적이면서 중립적인 외부위원들이 다수 참여해서 국민의 입장에 서서 판단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국회 패스트트랙에 상정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잘 논의돼서 통과될 것이라 보시나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핵심은 정당민주주의 확보입니다. 자칫하면 중앙당 지도부에 줄세우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패스트트랙의 준연동형 비례제에는 정당의 공천 개혁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각 당이 선거인단을 구성해 당원 투표 혹은 대의원 투표를 진행하도록 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내용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선관위가 해당 정당의 후보등록 자체를 무효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처음인 만큼 시행착오는 불가피하겠죠.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의 과제와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후보를 뽑을 수 있도록 정당에 가입하고, 일상적인 정치활동에 참여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게 중요합니다.” 현실 정치가 진흙탕처럼 보이지만, 매의 눈으로 국회와 정치를 감시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시민들이 많아진다면 거기서도 아름다운 연꽃을 충분히 피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youngtan@seoul.co.kr
  • [문소영 칼럼] 열심히 일한 산업화·민주화 세대, 떠나라

    [문소영 칼럼] 열심히 일한 산업화·민주화 세대, 떠나라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2015년에 개봉된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가 컴컴한 영화관에 울려 퍼질 때 사람들은 와락 웃으며 박수도 살짝 쳤던 것 같다. 박봉의 형사가 마약흡입에 불법을 일삼는 재벌 2세와 맞붙어 내뱉는 이 발언은, 그래, 자본주의 시대에도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지! 이런 공감들을 확 일으켰다. 장삼이사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함께 뿌듯하게 느낀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인의 체면이 서는 듯한 일이 최근 늘고 있다. ‘불멸의 밴드’ 비틀스를 넘어섰다는 20대 청년으로 구성된 방탄소년단(BTS)이 벌인 런던 공연에서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한국어 떼창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자 축구선수단의 최고 성적이라는 20세 이하(U20)의 준우승과 ‘축구의 신’ 메시와 똑같은 나이인 18살에 골든볼을 안은 이강인 선수를 보면서 탄성했다. 어깨 부상을 극복하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괴물투수로 거듭난 류현진 선수도 감탄의 대상이다. 이런 멋진 10~30대가 앞으로 한국을 이끌겠구나 싶어 뿌듯하다.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출신인 봉준호 영화감독이 만든 ‘기생충’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는 ‘국뽕´이 철철 흐르게 되었다. 홍콩인 200만명이 참가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철폐 시위에서 어설픈 한국어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모습을 유튜브에서 보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아시아의 롤모델로서 진짜 잘해야 한다는 각오도 생겨난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역성장해 빛이 바랬지만, 올해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을 뜻하는 3050클럽에 7번째로 진입한 국가가 되었다. 한국보다 앞선 3050클럽은 미국과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6개국뿐이다.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는 이제 “우리가 돈이 없냐! 가오가 없냐!”로 바뀌어야 하는 수준이 되었다. 이런 한국은 지난 100여년 동안 수많은 한국인이 척박한 상황에서 뼈와 살을 갈아 넣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박정희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생애를 같이한 ‘산업화 세대’들의 피와 땀도 듬뿍 들어있다. 1970년 7월 개통한 경부고속도로 건설 중에 사망한 노동자 등은 공식적으로 77명이다. 10대 시다와 미싱사 등의 처우 개선을 요구한 전태일의 분신자살도 1970년이다. 그러나 이른바 ‘87체제’를 만든 ‘민주화 세대’는 할아버지 세대의 독립운동을 평가하면서도, 아버지 세대의 산업화를 평가절하했다. ‘아버지 세대가 시대의 과제를 제대로 처리했더라면, 아들 세대인 우리가 군부독재와 목숨 걸고 싸울 일이 없었을 텐데’라는 원망이 깔린 탓이었다. 이런 발칙한 생각은 어쩌면 신화의 시대부터 면면히 내려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를 제거하고 올림포스 최고의 신이 되었고, 또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자신의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한 뒤 우주의 지배자가 되었다. 앞 세대를 전복하는 것이 뒷세대의 권리이자 의무일 수도 있는 것이다. 마치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며 유유히 흐르는 것처럼. 제 잘난 맛에 살아온 386세대도 그러나 30대와 40대인 후배 세대들의 “제대로 해놓은 게 없다”는 원망과 반발에 직면하고서는 새삼 산업화 세대를 역지사지하게 된다. 항산항심(恒産恒心)이라는 말처럼, 아버지들의 시대적 과제는 산업화였고, 산업화를 위해 그 세대가 미뤄두었던 민주화의 과제는 386세대가 미흡하나마 수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주의의 심화와 일상화, 조국의 평화체제 구축 등은 후세대의 몫이라는 생각에도 도달하게 된다. 그리하여 산업화 세대도, 민주화 세대도 그 시대의 과제를 수행하느라 너무 많이 고생했으니, 이제 ‘우리 아니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을 떠나보내고, 현실 개입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뒷일은 비 온 뒤 죽순처럼 쑥쑥 자랐으나, 능력 발휘의 기회가 적은 후배 세대에게 맡겨도 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더 잘 적응해 대책을 낼 세대이다. 그러니 386세대도 능력 있는 후배들에게 정치 경제 사회의 노른자위 자리를 내줄 태세를 갖춰야 하며, 하물며 산업화 세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애국애족도 독식해서는 안 된다. 광화문의 깃발시위대들도 아들 세대가 미덥지 못하다면, 손자 세대의 능력을 믿고 자중자애해야 한다. 때마침 총선도 다가온다. 30~40대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세대교체, 나쁘지 않다. symun@seoul.co.kr
  • “우버, 우리 영역 불법 침입한 해적”… 성난 시위 지구촌 확산

    “우버, 우리 영역 불법 침입한 해적”… 성난 시위 지구촌 확산

    세계 최대 공유승차업체 우버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과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각국 택시업계뿐만 아니라 우버와 리프트 등의 운전사들도 ‘사장 등 일부 주주만 배불려 주는 악덕 기업이 우버’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버 등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모빌리티 사업자’들의 플랫폼이 기존 산업의 자리를 빼앗고 새로운 권력으로 떠오르면서 ‘부’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택시 운전사와 호텔 직원, 배달 사원 등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 대신 공유경제 플랫폼에서 독립적으로 일하는 ‘긱 이코노미’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긱 이코노미는 1920년대 미 재즈클럽에서 연주자들을 단기로 고용해 이뤄지는 공연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비정규직을 의미한다. 우버 등 자동차 공유업체의 현주소와 각종 문제점, 그리고 어떤 대안이 있는지 찾아봤다.한국에서도 최근 공유승차업체 등장으로 두 명의 택시 운전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런 현상은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다. 우버의 고장이라는 미국 뉴욕에서도 지난해 생활고를 비관한 택시 운전사 8명이 자살했다. 또 멕시코와 호주 등 많은 국가에서 반(反)우버의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멕시코 택시 운전사들은 지난 3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서 우버 등 공유승차업체들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택시 기사들이 몰고 나온 수백대의 택시가 도심 광장과 주변 도로를 가득 메웠으며 수십명의 버스 운전사들도 연대 차원에서 시위에 합류했다. 이들은 ‘우버 등의 영업 탓에 수익의 40%가 줄었다’며 영업 중단을 요구했다.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택시업계의 일부 요구에 대해서는 법제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우버 영업 사실상 제동 한국과 같이 우버 등의 활동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국가들도 늘고 있다. 최대 90개국에 진출했던 우버의 해외 진출 성적표는 최근 60여개국으로 줄었다. 대만 정부가 지난달 29일 우버의 자국 내 영업에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우버 조항’이라는 새로운 규정에 따라 우버 차량은 일 단위나 시간 단위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강제했다. 이는 현지 규제를 피해 렌터카 회사들과 ‘변칙 영업’을 하던 대만 우버에 철퇴를 가한 것이다. 스페인 택시 기사들도 지난해 여름 ‘우버와 경쟁하는 건 불공정하다’며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에서 우버 차량을 부수는 등 과격 시위에 나섰다. 이에 주 정부는 우버를 최소 15분 전에 예약하도록 강제하면서 사실상 우버의 영업 제한에 나섰다. 호주에서도 지난달 초 택시 기사와 렌터카 사업자 6000명이 ‘우버의 불법 영업으로 재정적 손해를 입었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호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단소송 중 하나로 꼽힌다. 이들은 “우버가 우리 영역을 해적처럼 불법 침입했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주도한 모리스블래번 로펌의 앤드루 왓슨 변호사는 “호주에서 우버의 불법 영업 혐의, 근면하게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데 우버가 미치는 영향 등을 법정에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규제에 나선 그리스와 택시 법률에 따라 운영할 수 없게 된 헝가리에서도 각각 지난해와 2016년 우버가 사업을 철수했다. 우버의 고향인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워싱턴DC와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 대도시 택시 기사들이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옐로캡’으로 유명한 뉴욕 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2014년 100만 달러(약 11억 8000만원)에 달하던 뉴욕 택시면허가 지난해 10월 18만 6000달러로 80% 이상 폭락했다.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우버의 등장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가장 큰 원인이다. 수입 감소에 대출을 받아 산 택시면허가 폭락하면서 은행권의 대출 상환 요구가 잇따르자 택시 운전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에 이른 것이다. 뉴욕의 한 택시 기사는 “옐로캡은 교육받지 못한 우리 노동자들이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의 하나였는데 우버가 그 기회를 빼앗아 갔다”면서 “수익성 악화와 택시면허 가격 폭락 등으로 전 재산을 날린 기사들이 수두룩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화 부작용이 공유경제로 이전 전문가들은 우버 등으로 대표되는 공유경제 문제점이 세계화의 부작용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1990년부터 급속하게 진행된 세계화는 세계 각국의 균형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제조업을 비롯한 선진국의 일자리가 중진국으로, 신발 제조 같은 일자리가 개발도상국으로 넘어가면서 세계 각국 경제가 고른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업과 신발 제조 등을 각각 넘겨준 선진국과 중진국에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다. 비슷한 일이 공유경제 플랫폼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택시 운전사와 배달 사원, 식당 종업원 등의 정규직 일자리 대신 공유경제 플랫폼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긱 이코노미, 즉 비정규직이 활성화된 것이다. 결국 안정적인 수입을 벌어들였던 중산층의 일자리가 눈에 띄게 줄었다. 공유경제 플랫폼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저 수준이고 고용 안정성도 ‘0(제로)’에 가깝다. 가디언은 “우버가 노동자들을 (산업혁명 초기인) 빅토리아 시대 스타일로 쥐어짜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간 노동을 하지만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수준의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우버 운전사들은 기름값과 차량 감가상각비 등을 제외하면 시간당 최저임금인 15달러 이상을 벌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또 우버 운전사 등은 노동자가 아니라 우버 같은 플랫폼 사업자와 계약을 맺은 ‘사업자’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이나 고용보장, 실업보험 같은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워싱턴의 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우버 등은 혁신이나 공유로 포장됐지만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거대 플랫폼 사업자가 기존 중소 사업자의 먹거리를 빼앗거나 노동자를 착취하는 구조를 가진 약탈 경제”라면서 “모빌리티 혁명 등을 거스를 순 없지만 정부가 나서서 중소 사업자나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미국 등의 관련 업계는 우버 등 공유기업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서비스 금지보다는 인센티브 지급과 서비스 일부 제한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뉴욕시는 우버와 리프트 등 공유승차업체의 신규면허 발급을 제한하는 방식을 택했다. 미 매사추세츠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는 우버가 택시발전기금을 내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핀란드는 택시면허 총량 규제를 폐지하고 택시요금을 자율화하는 방식으로 갈등 완화와 합의점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또 미국과 영국에서는 플랫폼 노동자를 법적 임금 노동자로 대우해 최저임금과 실업보험, 유급휴가 등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판결도 잇따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각국 정부는 공유기업이 노동자의 업종이나 근무 형태를 변경하더라도 실업급여와 연금 등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를 이어가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시민단체 “‘5·18 망언’ 규탄했는데 구속영장 웬말…철회하라”

    시민단체 “‘5·18 망언’ 규탄했는데 구속영장 웬말…철회하라”

    민노총 간부 2월 한국당 전대서 “자유한국당 해체” 기습 시위검찰,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하자 시민단체 반발지난 2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5·18 망언’ 의원을 규탄하는 기습시위를 한 민주노총 간부 등에게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시민사회단체가 수사당국을 규탄하고 나섰다. 민중공동행동과 5·18 시국회의, 4·16연대 등은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경은 민주노총 간부들과 학생에 대한 부당한 구속영장 청구를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앞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월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당 전당대회 당시 기습 시위를 벌이고 “5·18 망언 발언 의원의 징계와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면서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이에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지난 13일 업무방해 혐의로 민주노총 부위원장 윤모 씨 한국대학생진보연합 공동대표 김모 씨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시 시위는 민주주의 역사를 왜곡하고 5·18 영령을 모독한 자유한국당을 두고 민주시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정당한 행위였다”면서 “한국당은 폭언, 폭력을 행사하며 기자회견을 방해했고, 경찰은 폭력을 행사하는 자들 대신 집회 참여자를 강제연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5·18 정신을 계승하자’고 하면서 정작 망언을 일삼은 세력에 대한 처벌, 재발 방지책 조치는 외면한다”면서 “정당하게 항의한 국민에 대해 구속영장을 남발하고 있다”며 영장 철회를 요구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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