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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법인 출범, ‘4월1일’에서 ‘4월30일’로 연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법인 출범, ‘4월1일’에서 ‘4월30일’로 연기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유료방송 사업자인 티브로드의 합병 기일을 올해 4월 1일에서 같은달 30일로 변경한다고 28일 공시했다.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도 2월 28일에서 3월 26일로 늦춘다. 이날 SK텔레콤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 제출, 주주총회 공지 및 시행, 구주권자 이의 제출 등을 비롯해 합병에 소요되는 물리적 기간을 감안해 잠정적 합병 일자를 현실에 맞춰 한달가량 미뤘다”고 말했다. 합병 이후 바뀔 가능성이 있는 SK브로드밴드 새 기업이미지(CI) 등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준비 시간이 소요되서 그런 것이지 현재 합병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1일 심사 결과와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를 종합해 양사 합병을 조건부를 최종 승인했다.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이 마무리되면 유료방송 시장은 KT·LG유플러스·SK텔레콤이 주도하는 ‘3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여기는 남미] 지난해 베네수엘라 시위 1만7000건…10년 만에 최다

    [여기는 남미] 지난해 베네수엘라 시위 1만7000건…10년 만에 최다

    총체적 위기상황에 놓인 베네수엘라에서 지난해 1만7000건에 육박하는 시위가 열린 것으로 조사됐다. 베네수엘라의 비정부기구(NGO)인 '베네수엘라사회분쟁전망대(OVCS)'가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베네수엘라 전국에선 각종 시위 1만6739건이 열렸다. 이는 2018년과 비교할 때 4000여 건 늘어난 것으로 하루 평균 46건꼴이다. 현지 언론은 "2010년대 들어 베네수엘라에서 시위가 크게 늘어난 건 2014년, 2017년, 2018년 등 모두 3번이었지만 지난해 시위는 2010년대 들어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정치와 경제가 극단적 위기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시위가 꼬리를 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목적과 동기를 기준으로 분류해 보면 정치적 이유로 열린 시위가 6310건으로 가장 많았다. 베네수엘라에선 2명의 대통령이 서로 정당성을 주장하는 극단적 정치혼란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두 번째로 많은 건 공공서비스와 관련된 시위였다. 항의시위는 모두 5375건 열렸다. 베네수엘라에선 전기과 수도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국민적 불만이 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컨설팅회사 '콘술토레스21'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 10명 중 9명은 일상생활에서 전기나 수도 공급중단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세 번째로 많이 열린 건 경제난에 지친 노동자들이 벌인 시위였다. 지난해 베네수엘라에서 노동자들이 월급을 올려달라며 연 시위는 모두 4756건이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살인적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베네수엘라의 노동자 임금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공무원월급은 평균 5000원을 밑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9년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을 20만%로 예상했다. 시위가 늘어나면서 인명피해도 증가하는 추세다. OVCS에 따르면 지난해 베네수엘라에선 67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시위에 소위 '박멸부대'를 투입, 잔인한 진압을 서슴지 않고 있다. '박멸부대'는 군경과 정부 지지단체의 행동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OVCS는 "국가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독재정권이 물러나야 한다"면서 "유일한 위기의 돌파구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회복"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새보수당 “문 정권, 권력에 취해”…이성윤 지검장 고발

    새보수당 “문 정권, 권력에 취해”…이성윤 지검장 고발

    청와대 앞 ‘검찰 보복인사 규탄’ 기자회견“민주주의·법치질서 수호 위한 끝장 투쟁”‘윤석열 패싱’ 논란 이성윤 직무유기 고발“검찰총장 지휘 불응하고 추 장관에게 직보” 새로운보수당이 28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새보수당은 최근 검찰 인사에 대해 “문재인 정권은 권력에 취한 나머지 자신들이 영원한 권력이라 착각하며 미친 칼춤을 추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보수당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소속 국회의원 8명 전원 명의의 성명을 내고 “군사정권 시절에도 볼 수 없었던 음모에 가득 찬 검찰 흔들기와 인사학살이 검찰개혁이라니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보수당은 민주주의와 법치질서 수호를 위한 끝장 투쟁을 선포한다”면서 “이 지검장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새보수당은 “감찰을 받아야 할 사람은 검찰청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불법 인사로 사법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라면서 “정치검찰로 지탄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검찰총장의 세 차례에 걸친 ‘최강욱 기소’ 지휘에 불응하고 추 장관에게 직보를 올린 이 지검장”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국민은 문 대통령과 조국, 추 장관, 유시민, 최강욱 비서관을 ‘대한민국 법치 파괴 5적’이라고 부른다. 5공 정권이 군부 파시즘이었다면 문 정권은 민간 파시즘”이라고 주장했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윤석열 검찰’은 대한민국 사법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문 대통령과의 싸움에서 절대 지지 말라고 격려하고 싶다. 윤 총장이 끝까지 버틴다면 대한민국 법치의 역사가 새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26일에는 자유한국당도 “즉각 이 지검장을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성일종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지검장은 검찰 상급자들을 모두 패싱하고 추 장관에게만 보고했다. 명백한 하극상”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지검장은 지난 23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자신의 결재 없이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을 기소했다’는 내용이 담긴 사무 보고를 추 장관에게만 보고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지검장은 이와 같은 ‘윤석열 패싱’ 논란에 대해 “사무 보고 과정에서 검찰총장을 ‘패싱’ 하거나 사무 보고를 철회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검찰총장은 당시 보고 내용에 관한 대부분의 사실관계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검찰보고사무규칙 제2조에 따라 우선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보고사무규직 제2조는 검찰사무보고와 정보보고 절차에 대해 “각급검찰청의 장이 상급검찰청의 장과 법무부장관에게 동시에 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한 후 상급검찰청의 장에게 보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지검장은 이 조항 중 ‘다만, 특별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이라는 단서 부분을 근거로 든 것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스티글리츠, SK의 사회적가치 측정 호평

    스티글리츠, SK의 사회적가치 측정 호평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77)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를 호평하며 다른 기업들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힘을 실어 줬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0회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 공식 세션 ‘아시아 시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정보 비대칭성에 대한 연구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그는 세계은행 부총재, 빌 클린턴 행정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27일 SK그룹과 다보스포럼 사무국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해당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경영 활동에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반영해 온 SK의 노력과 성과를 소개했다. 패널로 함께 자리한 스티글리츠 교수는 “기업이 주주뿐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도록 책임을 담보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면서 “SK가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떤 기여를 하는지 공표한 것을 수행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만든 것은 이런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SK가 사회적 가치 경영을 반영해 정관을 변경한 점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미국 기업들이 주주이익 극대화 추구에서 벗어나겠다고 하지만 아직은 말뿐”이라고 지적하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규모의 극대화가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안위와 복지를 최대화하는 것인 만큼 SK가 한 것처럼 기업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치 등을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그간 재무제표로 기업의 재무 성과를 측정하듯,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성과를 키워 가야 한다고 설파해 왔다. 최 회장이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SPC) 도입을 공식 제안한 뒤 SK는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을 개발하고 2014년엔 사회적기업, 2018년부터는 SK 관계사에 적용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트럼피즘·중국몽·보통국가… 한국 균형 외교 ‘선택의 딜레마’

    트럼피즘·중국몽·보통국가… 한국 균형 외교 ‘선택의 딜레마’

    우호적인 외교 환경은 없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2020년 한국 외교는 “진짜 힘들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트럼피즘, 중국몽, 보통국가 등 미중일을 이끄는 소위 스트롱맨들이 국수주의를 심화하면서 갈등이슈가 증가하고 외교문제는 지리·경제·군사·사이버 등 영역을 넘나든다. 북핵 문제는 답보 상태다. 결과적으로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고, 한국은 ‘더욱 절묘한 균형추 찾기’라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숙제를 앞두고 있다.당장의 한미 간 현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다. 방위비는 세금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국내 찬반 여론의 흐름이 중요한 난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부터 약 1년간 “한국은 5억 달러(약 5000억원)를 줬고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지속하며 압박 중이다. 양국은 주한미군 철수설까지 불거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전시작전권 전환 시점에 대한 양국의 견해차도 현안으로 불거질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조속한 전환을 원하고 있지만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능력 및 북핵·미사일 초기 대응능력이라는 전작권 전환 충족요건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올해 초 한중 관계는 훈풍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한이 예상되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지속됐던 ‘여행 한한령(한류제한령)’이 풀릴 조짐이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들은 한국 여행 상품을 다시 선보였고, 중국 기업 ‘이융탕’의 임직원 5000명이 인천을 찾으면서 인센티브 관광이 부활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복병 ‘우한 폐렴’이 관광산업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중장기적으로 한한령의 해제 기류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중 갈등이 관리되더라도 미중 패권 경쟁은 여전히 한국에 ‘선택의 딜레마’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해 줄 것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으며, 중국 화웨이 제품의 사용 금지, 중거리미사일 배치 협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자신들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동참하기를 원한다. 또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해 9월 “중거리미사일 배치 현실화 땐 양국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국과 일본에 경고한 바 있다. 지난해 한국 정부는 우리나라 기업의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을 제한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정할 문제라며 모호하게 입장을 전하며 버텨 냈다. 하지만 올해 선택의 딜레마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2018년까지 남중국해에서 단독으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지만 지난해부터 다국적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등이 동참 의사를 밝힌 가운데 올해 한국에도 참여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또 미국이 홍콩, 신장위구르, 티베트, 대만의 인권 및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가운데 중국은 이를 내정간섭이라며 불괘한 반응을 보였다. 양국은 한국에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 실제 지난달 중국 언론들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홍콩·신장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고 발언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해 논란이 빚어졌다. 이후 한국 외교부는 단지 ‘중국의 입장을 잘 들었다는 취지였다’며 바로잡았지만 이런 압박은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미중의 수장이 지난 15일 1차 무역협상안에 서명을 했고, 이에 앞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해제하는 등 그간의 무역갈등이 봉합되는 분위기도 읽히지만 일시적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본질적인 분야를 다룰 2차 무역협상에서 미중이 더 세게 충돌할 경우 한국은 무역상대 1·2위 사이에서 곤욕을 치를 수 있다. 게다가 미중 패권 경쟁은 100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거대한 판의 이동이다. 한국에는 상존하는 위협이라는 의미다. 미중 패권 경쟁에서 한국의 균형 외교 구사를 더 어렵게 만드는 건 북한 변수다.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으로 현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주변 여건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생일축하메시지 및 친서를 전달한 데 이어 북미 실무협상 재개 의사도 전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를 계기로 북미 간 협상이 제 궤도로 복귀한다면 미국에 힘이 쏠릴 수 있다. 하지만 북미 간 정체가 지속된다면 중국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미중 사이에서 무게추를 시시각각 옮겨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복합갈등 양상을 보이는 한일 관계는 한국의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으로 일본 역시 수출규제를 암묵적으로 철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출 문제나 위안부·독도 등 과거사 문제는 여전히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뇌관이다. 특히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압류한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할 경우 잠시 봉합됐던 양국 관계는 더 큰 파국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2일 일본 기업 자산이 현금화될 경우 “나라 대 나라로 교제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고, 일본 고위 관리들은 이미 비자 발급 제한, 송금 규제 등 최고 수준의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러시아와는 수교 30주년이다. 양국이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미국의 중거리미사일 한국 배치는 러시아에도 민감한 사항이다.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방공식별구역) 침입 등 돌발적인 리스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주변 강대국 중 어떤 나라와도 관계가 편하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택할 수 있는 기본적 자세는 역시 ‘균형외교’다. 일본처럼 미국에만 밀착하는 정책을 구사하기도 힘들고 북한처럼 핵개발에 나서 소위 ‘고슴도치전략’을 쓰는 것도 비현실적이니 말이다.실제 지난해 한국은 ‘전략적 모호성’으로 미중 사이에서 한쪽에 쏠리지 않고 나름 적절하게 중립을 지켰다. 그 결과 미국에서 신뢰를 잃지 않고 대중국 관계를 개선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있다. 또 신남방 정책, 신북방 정책과 같은 외교다변화 노력도 이어 갔다. 올해는 한국이 의장국인 중견국 협의체 ‘믹타’(MIKTA)를 중심으로 외교다변화 행보를 이어 갈 전망이다. 2013년 출범한 믹타에는 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 호주 등 5개국이 속해 있다. 다만 외교다변화가 강대국에 대한 저항력으로 발현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에 반해 선택의 딜레마는 바로 눈앞에 놓여 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향후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면 ‘전략적 모호성’은 일시적인 문제 회피 방법밖에 될 수 없다”며 “이런 기조를 유지할 경우 외려 미중 모두에게서 전략적 불신을 당할 수 있으니 우리만의 외교전략 원칙을 수립하고 이 원칙에 기반해 현안별로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현재로서는 미중 가운데 승기는 미국 측에 있는 듯 보인다”며 “한미 동맹을 안전판으로 움직일 때 급변하는 신지정학 시대를 준비할 수 있고 반대로 미국에도 한국이 원하는 바를 명확히 요구하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한국 스스로 미국·이란, 미중에 낀 프레임을 만들기보다 우리의 가치를 분명히 하는 게 필요하다”며 “호르무즈 파병 문제도 애초에 한국 원유의 70%를 의존하는 지역에 관여하겠다는 관점에서 보면 한쪽 편을 드는 게 아니라 한국을 위한 행보를 결정하는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아마존이 소유한 WP, 아마존을 꼬집다

    ‘기후정책 반발’ 동료 해고 위협받자 아마존 직원 330명 공개 지지글 올려‘경영진 사전승인’ 규정에 집단 반기 WP “아마존 역할은 놀랍고 두렵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아마존의 기후정책에 반발하는 아마존 직원들을 조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WP에 따르면 아마존 직원 330명은 26일(현지시간) 회사의 기후변화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다가 해고 위협을 받은 동료에 대한 공개 지지 글을 ‘기후정의를 위한 아마존 직원 모임’의 자유게시판에 올렸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찰리 라바지는 “회사의 보복에 직면한 직원들을 위해 일어서자!”라고 써 직원들을 독려했다. 이 글은 아마존 측이 정한 “직원들이 공개 포럼 등에서 아마존에 대해 언급하려면 경영진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집단적으로 ‘반기’를 든 셈이다. WP는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가 소유한 언론사다. 이와 관련, 스콧 오글 대기열관리 분석가는 WP에 “기후변화 위기에서 아마존의 역할은 놀랍고 두렵다”고 썼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년 동안 배출량과 영향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공개적으로 발표했지만 석유와 가스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목소리를 높이는 직원들을 침묵시키기 위한 노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5월 아마존의 주주총회에서 수천명의 직원이 베이조스 CEO에게 포괄적 기후변화 계획을 개발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도록 요청하는 제안을 제출했다. 이에 9월 베이조스 CEO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에 의존하고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0) 수준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의 발표 다음날 1000명의 직원들이 회사의 정책에 반발해 글로벌 기후변화 시위에 참석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이에 아마존 측은 “직원들이 공개 포럼 등에서 아마존에 대해 언급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회사의 기후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직원 두 명에게 아마존 사업을 (외부에서) 계속 언급하면 당신들의 역할이 끝날 수 있다고 해고 위협을 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모든 지자체에 ‘4대 자치권’… 자치분권이 선진국 향한 열쇠”

    “모든 지자체에 ‘4대 자치권’… 자치분권이 선진국 향한 열쇠”

    “선진국이라서 자치분권을 한 것이 아니라 자치분권을 해서 선진국이 된 것입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자치분권 전도사로 불린다. 지난해 226개 기초 지방정부를 대표하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회 대표회장과 지방분권 개헌국민행동 공동의장, 전국자치분권개헌추진본부 공동대표 등을 맡으면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서는 전북 순창과 경남 창원, 서울 여의도 및 정부 청사 등지를 오가며 간담회, 특강, 연석회의를 통해 자치분권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4월 총선을 계기로 지방분권형 개헌의 불씨를 살리고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체를 폐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염 시장은 지난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자치는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사업을 지역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인데, 지금은 재정과 규정에 얽매여 중앙정부의 출장소와 다를 바 없다”며 진정한 자치분권 실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정부는 정책의 배달자가 아닌 주체로서 그들이 알아서 정책을 설계하고 시행해야 한다”면서 “지역의 정책 소비자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자체들이 힘을 모아 시민민주주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새 역사를 여는 데 수원시가 앞장서고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국가’로 거듭날 때까지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재부 ‘지방분권세案’은 형식적 분권 한계 -지난해 자치분권 실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올해 계획은. “자치분권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국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아 아직까지도 통과되지 못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여러 자치분권 법안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자치분권의 기본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분권개헌의 불씨를 되살리는 동력이 될 수 있다.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에 통과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힘을 모으겠다.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입법·재정·행정·조직이라는 ‘4대 자치권’이 있는 지방정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하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제20대 국회 임기 내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비롯한 자치분권 관련 법률 제·개정안의 법제화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하겠다. ‘지방분권형 개헌 논의’의 불씨를 다시 살리고 활활 타오르도록 하겠다. 역대 최악의 ‘식물 국회’라는 오명을 쓰지 않으려면 국회가 막바지라도 일을 하고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하루빨리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 협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재정분권을 놓고 정부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1단계 재정분권의 핵심은 지방소비세율 10% 포인트 인상에 따라 발생하는 8조 5000원의 국세 이양과 균특회계 사무 3조 5000원의 지방 이양이다. 여기까지는 이견이 없는데 현재 논의 중인 2단계 재정분권에서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방교부세를 폐지하고 법인세·소득세 일부를 재원으로 하는 가칭 ‘지방분권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지방의 재정 확충과 권한 배분을 바탕으로 한 재정분권이 아니라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형식적으로 맞추는 재정분권이 될 것이다.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사항이다. 지방소득세 인상으로 기초정부의 재정을 확충하고 이에 따른 지자체 간 재정력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지방교부세 세율인상을 포함한 ‘형평화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방의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라는 기초정부 입장이 반영된 재정분권이 추진되길 바란다. 기초정부는 주민이 더 행복한 지역을 만들고 싶어한다.” -지난 9일 ‘지방이양일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으로 새마을금고 설립인가, 박물관·미술관 등록,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관리, 주민안전·지역경제·지역개발·문화·일반행정 등 여러 분야의 사무가 기초지방정부로 이양된다. 기초지방정부는 지역 여건과 특성에 맞는 정책을 만들고 주민이 중심이 되는 풀뿌리 자치분권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총 400개의 이양 사무 중 기초지방정부의 사무는 152개에 불과한 점은 아쉽다. ‘2단계 지방일괄이양법’ 제정을 추진할 때는 기초정부에 더 많은 기능과 사무가 이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사무이양에 따른 재원과 인력이 함께 지방으로 이양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번 총선서 ‘지방분권형 개헌’ 의제 돼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으로 2년 차를 맞는다. 올해 계획은. “민선 6기에 구성됐던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산하 ‘지방분권개헌 특별위원회’를 다시 조직할 것이다. 특위 위원으로 시장·군수·구청장들을 각 지역협의회에서 추천받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지방분권형 개헌’이 오는 4월 열리는 제21대 총선의 핵심 의제로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회의원 후보자와 각 정당에 지방분권형 개헌의 ‘총선 공약화’를 촉구하고 이행을 강력하게 요청하겠다. 또 지방분권 개헌을 지지하는 다른 지방 4대 협의체와 시민사회, 학계 등과도 협력하겠다. 지방분권개헌에 대한 전 국민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토론회, 결의 대회 등을 열 것이다. 분권 단체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지방분권형 개헌의 의의와 당위성을 널리 알리겠다.”●시민이 시정 주도할 수 있는 환경 만들 것 -‘100만 도시 특례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자치분권의 초석이 될 특례시를 실현해 도시 위상에 걸맞은 구체적인 권한과 지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인구 100만 도시인 고양·용인·창원시 등과 힘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름만 특례시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시민 복지와 행정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시민의 만족이 더 커지도록 자치역량을 강화할 것이다. 특례시 실현에 발맞춰 모든 것을 새로 고치고 기존 행정 관행을 광역 수준에 맞게 기초부터 새롭게 할 것이다.” -수원시정을 맡게 된 지 10년이 됐는데. “올해는 민선 5기 수원시장으로 일을 시작한 지 10년이 되는 해이자 새로운 10년을 여는 첫해다. 2010년 수원시장으로 취임하며 ‘휴먼시티 수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0년간 우리 시를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시민 여러분의 참여 덕분에 약속을 지키고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 시정의 중심에는 늘 자랑스러운 시민이 있었다. ‘모든 지자체가 수원시를 지켜본다’는 생각으로 우리 시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에 신경을 썼다. 남은 임기도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과 함께하며 ‘더 큰 수원의 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2020년에는 시민 참여를 넘어, 시민이 시정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1조원 넘는 롯데 신격호 재산…누가 얼마나 상속받나

    1조원 넘는 롯데 신격호 재산…누가 얼마나 상속받나

    롯데그룹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례가 마무리되면서 유족들이 내야 할 상속세 규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명예회장이 남긴 재산은 국내 롯데 계열사 지분 4000억원대에 부동산과 일본 재산까지 더하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그의 재산 규모는 롯데지주(보통주 3.10%, 우선주 14.2%)·롯데쇼핑(0.93%)·롯데제과(4.48%)·롯데칠성음료(보통주 1.30%, 우선주 14.15%)와 비상장사인 롯데물산(6.87%) 지분이 있다. 이 밖에도 일본에 롯데홀딩스(0.45%)와 광윤사(0.83%), LSI(1.71%), 롯데 그린서비스(9.26%), 패밀리(10.0%), 크리스피크림도넛재팬(20.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국내에 4500억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인천시 계양구 목상동의 골프장 부지 166만 7392㎡도 가지고 있다. 신 명예회장이 별도의 유언장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은 현행법에 따라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상속 1순위인 부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는 국내에 배우자로 등록돼 있지 않다.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도 법률상 배우자가 아니기 때문에 상속권이 부여되지 않는다. 따라서 장녀인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회장, 신유미 롯데호텔고문 등 4명의 자녀가 우선 상속 대상이 된다. 이들은 모두 법적으로 25%씩 상속받을 수 있다. 재산 규모가 큰 만큼 상속세 또한 상당할 전망이다. 국내법상 30억원 이상에 대한 상속세율은 50%다. 여기에 대기업 최대 주주가 지분을 상속·증여하는 경우 할증이 붙어 세율이 최고 65%까지 높아진다. 일본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까지 더하면 상속세만 4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서울광장] 연동형비례대표제 200% 활용법/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연동형비례대표제 200% 활용법/박록삼 논설위원

    천신만고(千辛萬苦). 만시지탄(晩時之歎). 사필귀정(事必歸正). 용두사미(龍頭蛇尾). 어떤 사자성어로 수식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오는 4·15 총선에서 처음 적용된다. 2018년 12월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합의할 때만 해도 새로운 민주주의 세상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국회에서 보여 준 기가 막힌 지리멸렬함은 굳이 더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겠다. 민의의 왜곡을 막고 표의 평등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는, 일단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당초 기대에서는 많이 벗어났고 퇴색됐다. 게다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저항하며,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무력화시키고 역행시키기 위한 시도는 집요하기만 하다. ‘비례○○당’과 같은 위성정당인지 괴뢰정당인지를 설립하겠다는 자유한국당의 1차 꼼수는 지난 13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괴뢰(傀儡)라 함은 형식상으로는 독립적이나 실질적으로는 다른 단체에 종속돼 그의 말을 따르는 단체나 정권을 말한다. 하지만 선관위 제동에도 불구하고 ‘미래한국당’이라는 이름의 창당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1년 넘는 동안 파행 끝에 나타난 해프닝만으로 여기기에는 뒷맛이 너무 씁쓸하다. 민주주의는 인류의 과제이자 지향점이다. 하지만 법과 제도 만으로는 이렇듯 허망하다. 절차적 민주주의의 한계는 1987년 체제 이후 오랫동안 겪어 왔다. 진짜 제도의 완성은 주권을 가진 시민의 몫이다. 온갖 저항 속에 어렵사리 미흡하게나마 만들어진 제도다. 이조차 희화화하고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민주주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시민이 나서서 ‘이것만이라도 제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참여하고, 감시하고, 심판해야 한다. 4·15 총선이 세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 정당이 비례대표 순번을 정해야 하는 절차가 남았다. 정당정치의 문화가 부재하다시피 한 우리 현실에서 어떻게 진행될까. 공천 절차에 한창인 정당마다 크고 작은 잡음이 들려온다. 비례대표 일부는 나름의 기준으로 전략공천을 하고, 나머지는 공정성에 의문을 남기는 여론조사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정의당이 과거 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 방식처럼 비례대표 선발에 개방형국민경선을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시간의 한계, 제도의 미비 등으로 인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당 민주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인들을 싸잡아 욕하는 것은 당장은 통쾌할지 모르겠지만,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 시민들의 역할이 될 수 없다. 투표에 적극 참여해 누군가를 지지하고, 누군가를 심판하는 역할 역시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요체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당 참여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정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의견을 개진하고 논의에 참여하며, 정당의 민주주의 체제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할 때 비로소 시민들의 삶에 굳게 뿌리를 내리는 정당이 탄생할 수 있다. 흔히 지방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진짜 풀뿌리 민주주의는 꼭 지방자치가 아니라도 시민의 구체적인 참여와 실천만 있으면 정당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 정당정치 참여는 연동형비례대표제 활용법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연동형비례대표제의 또 다른 활용법이 있다. 다수의 노동자, 농민, 서민, 청년들은 아주 오랫동안 부자와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정당에 투표하곤 했다. 그렇게 계급 배반 투표를 해오다가 아예 정치 냉소로 돌아서버린 것은 그들 탓이 아니었다. 자신의 계급과 계층, 삶에 기반한 구체적인 요구를 담아낼 정당과 국회의원이 없었던 탓이다. 예컨대 청년 실업 문제를 실천적으로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 내는 가칭 ‘청년당’이 있거나, 농민기본소득과 생태농업에 대한 담론을 실천하는 ‘농민당’이 있거나, 도시 서민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도시빈민당’이 있다면 어땠을까. 과거에는 제도권 진입이 어려웠겠으나,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된 마당에는 이제 승산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특정한 목표를 가진 정당이 탄생하고, 이들 정당에서 시민들이 당원 활동을 하고, 연동형비례대표제가 시작된 만큼 특수목적 정당들이 의회에 진출해 민생과 관련된 법안을 만드는 현실을 얼마든 꿈꿀 수 있다. 이는 정치 문화의 근본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거대 양당 중심의 획일적 가치 혹은 삶과 유리된 정치가 아닌, 다양성을 보장하는 연대의 정치 말이다. 성숙한 민주주의는 그때 비로소 시작된다. youngtan@seoul.co.kr
  • “지속 가능 성장 해법 찾는다”… 다보스로 간 재계 리더들

    “지속 가능 성장 해법 찾는다”… 다보스로 간 재계 리더들

    최태원 “사회적가치 측정해 성과 키워야” 다보스포럼 세션 참석해 성장 방향 제시 정의선, 현대차 수소경제 미래 가치 강조 10년째 개근한 김동관, 신재생 흐름 점검 황창규도 오늘 ‘디지털 미래’ 연사로 참여“경영의 목표와 시스템을 주주만이 아니라 고객, 종업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정부 등 이해관계자로 바꾸는 것은 이제 기업의 선택이 아닌 의무다. 그래서 사회적가치를 측정해 사회적 성과를 키워 가야 한다. 객관적인 측정기법을 확보해야 사회적가치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3일(현지시간) 제50회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열린 ‘아시아의 세기,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주제의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사회적가치를 창출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 사회문제 개선과 참여를 유도하자”고 제안했던 사실을 거론하고 그 후 7년간 SK가 시도한 다양한 방법과 시사점을 소개했다. SK는 사회적가치를 측정해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시행하고 있는데 인센티브를 받은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가치의 증가 속도가 매출액 증가 속도보다 20%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또 최 회장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고객 개개인이 중시하는 사회문제를 세밀히 파악해 더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첨단기술을 활용해 사회적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론도 제시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황창규 KT 회장 등 국내 대표 기업인들도 각국 정상 70여명과 기업인 1만 5000여명이 찾은 다보스포럼(21~24일)에 발걸음을 했다. 2010년부터 10년째 다보스포럼에 ‘개근’한 한화그룹 3세 김동관 부사장은 태양광 등 세계 신재생에너지 산업 흐름을 점검하고 글로벌 화학업체 경영진을 만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수년째 포럼 장소와 가까운 건물을 통으로 임대해 미팅 대상과의 시간 및 공간적 제약을 없애고 행사장 근처에 ‘한화’라는 브랜드를 노출해 관심을 모았다.정 수석부회장도 2017년 이후 3년 만에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그간 펼쳐 온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 경제’의 가치를 강조하겠다는 뜻에서다. 정 수석부회장은 기후변화 및 에너지 전환 대응과 연계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활용과 모빌리티의 역할 등에 대해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과 의견을 나눴다.황 회장은 24일 ‘디지털의 미래’ 세션 연사로 참여해 ‘5세대(5G) 이동통신’을 주제로 발표한다. 5G로 소비자 간 거래(B2C)뿐 아니라 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에서도 놀라운 변화가 생길 것임을 설명할 계획이다. 3월 KT 수장으로서의 임기를 마치는 만큼 그동안의 성과를 강조하는 메시지도 내놓는다. 황 회장은 3년째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테슬라 시총 1000억弗 돌파… 머스크, 4042억원 성과급 받나

    테슬라 시총 1000억弗 돌파… 머스크, 4042억원 성과급 받나

    트럼프 “훌륭한 천재 중 한명” 치켜세워 10년간 10배 넘게 뛰면 최대 550억 달러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2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1000억 달러(약 116조원)를 넘어서면서 최고경영자인(CEO) 일론 머스크가 3억 4700만 달러(약 4042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4.09% 오른 주당 569.5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027억 달러다. 장중 8% 이상의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CNBC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미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많고, 주요 자동차업체 가운데 일본 도요타에 이은 두 번째로 가치가 높은 기업이 됐다”고 평가했다. 테슬라가 지난해 말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모델3의 인도를 시작하고, 독일에 공장 신축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도 최근 호재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30% 이상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CNBC에 “(머스크는) 세계의 훌륭한 천재 가운데 한 명이다. 우리는 천재를 보호해야 한다”고 치켜세웠다. 시총 상승에 따라 머스크는 천문학적인 성과급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월급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스톡옵션으로 보상받는다. 2018년 테슬라 이사회와 주주들은 테슬라 주가를 기준으로 머스크에게 12단계에 걸쳐 스톡옵션을 주는 보상 패키지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에 도달하면 1단계 보상인 3억 4700만 달러의 성과급 주식을 받는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1000억 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이 30일 및 6개월 뒤에도 평균 1000억 달러를 유지해야 한다. 또 10년 동안 테슬라 가치가 10배 넘게 뛰면 최대 550억 달러를 받는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테슬라의 최근 주가 상승이 공매도 덕도 있지만,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기업 가치가 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면서 “오는 29일 공개될 4분기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으면 주가는 더욱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중랑, 5개 동 주민자치회 위원 위촉

    서울 중랑구가 올해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대상 지역 5개 동의 주민자치회 위원을 위촉했다. 중랑구는 지난 20일 오후 3시 구청 대강당에서 구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랑구 주민자치회 위원 위촉 및 발대식’을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주민자치회는 자치권한을 갖춘 주민대표 조직이다. 자치계획을 수립하고 행정사무의 위·수탁 및 협의, 주민참여예산 제안 등을 수행한다. 주민 스스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참여 문화를 확산해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에 앞장서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 위촉된 주민자치회 위원 임기는 모두 2년이다. 이달 1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활동한다. 앞서 중랑구는 지난해 주민자치회 시범사업 추진을 위해 주민자치회 지원 조례를 개정하고 면목4동, 면목7동, 상봉1동, 묵1동, 신내1동 등 5곳을 시범 동으로 선정했다. 이어 지난해 주민자치학교를 운영해 관련 교육을 추진하고, 주민자치학교를 이수한 주민을 대상으로 동별 50명 이내, 모두 231명의 주민자치회 위원을 공개 추첨 등을 통해 구성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주민자치회는 풀뿌리 주민자치가 실현되는 장”이라며 “직접 민주주의의 중요한 발판으로 정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국회 1%’ 청년 의원 3명이 말하는 청년 정치

    ‘국회 1%’ 청년 의원 3명이 말하는 청년 정치

    #30대 #청년 #여성 #1%. 더불어민주당 정은혜(37), 자유한국당 신보라(37), 바른미래당 김수민(34) 의원의 공통점이다. 20대 국회의원 중 30대는 이들 셋뿐으로, 전체 300명 의원 중 1%다. 전체 유권자의 30%를 차지하는 20~30대 목소리를 대변하기에 턱없이 적은 숫자다. 4·15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청년들의 표심을 사로잡을 인재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도 제2의 산나 마린(지난해 34세로 세계 최연소 총리가 된 핀란드 여성 정치인)을 배출할 수 있을까. 세 의원의 얘기를 들어 봤다.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세대교체 아닌 공존 필요… 黨 육성한 청년 인재 많아야” ●청소년기부터 정치 참여하는 법 배워야 “대통령 언급이 없었더라면 민식이법이 과연 통과했을까요. 의원들은 이슈가 돼야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만약 국회에 저와 같은 아기 엄마가 10명만 있었더라면 함께 ‘으으’ 힘을 모을 수 있었을 거예요. 제가 발의한 스토킹 방지법 역시 다들 꼭 필요하다고 하지만 잘 안 된 이유는 필요성을 직접 느끼는 20~30대가 국회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17일 의원회관에서 만난 정 의원은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청년 정치인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면서 “세대교체가 아니라 세대 공존 차원에서 국회에는 70대도, 20대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도 18세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18세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넓힐 수 있다는 얘기다. 정 의원은 “핀란드에서 34세 총리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2006년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의사 결정에 참여하도록 한 청소년기본법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우리는 중고교에서 근현대사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않는데, 청소년기부터 다양한 형식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청년의 정치 참여를 활성화하려면 “영입도 중요하지만 당에서 성장한 육성 인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21살에 지구당 사무실을 찾아가 입당한 뒤 유세 지원 율동팀부터 비상근·상근 부대변인, 대선캠프 지원, 비례대표 후보를 차례로 거친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정당도 연예기획사 같은 양성 시스템 만들자 그는 “정당도 연예기획사처럼 청소년 때부터 정당 활동이나 교육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거나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으면 국회의원이나 시의원, 당직자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면서 “이런 청소년들이 훌륭한 정치인, 훈련받은 정치인이 될 수 있고 동시에 좋은 정치인을 고르는 유권자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례대표 16번으로 출마했던 정 의원은 이수혁 전 의원이 주미대사로 임명되면서 지난해 10월 의원직을 승계했다. 17개월 된 딸을 둔 워킹맘이기도 한 그는 100일 남짓한 의정 활동 중 남성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라떼파파법’ 등 12가지 생활법을 발의했다. 정 의원은 “(이번 총선에) 다시 한번 도전해 이 법안들을 꼭 이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청년기본법 통과까지 4년… 또래 동료 없어 한계 느껴” ●당내 청년정치학교 운영… 인재 풀 늘고 있어 “국회의원 모두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면서 통과되는 걸 지켜보고 싶었죠. 하지만 ‘반쪽 국회’에서 찬성 토론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4년이란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면서도 웃을 수만은 없는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신보라 의원은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반발한 한국당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자신이 대표 발의한 청년기본법에 대해 ‘나 홀로’ 찬성 토론을 했던 일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충돌’ 등으로 얼룩진 20대 국회 막바지 본회의를 통과한 청년기본법은 2016년 5월 30일 20대 개원 첫날 한국당 1호 법안으로 발의됐다. 청년을 독립된 세대로 규정하고 자립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국가 책무를 정의한 법안이다. 초선 의원이 꺼내 든 법안을 ‘1호’로 확정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막상 발의된 이후 통과까지 4년이 걸렸다. 신 의원은 “국회에 30대 국회의원이 3명에 불과하고 힘을 합할 또래 동료 의원이 없어 겪은 한계가 많았다”면서 “청년기본법에 4년이 걸린 것은 국회에 청년 의제에 대한 절실함이 떨어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했다. 청년 정치인을 못 미더워하는 시선에 대해 “우리 사회에 30대 스타트업 리더들도 많지 않으냐”며 “신선식품 배송 ‘마켓컬리’, 요가 브랜드 ‘젝시믹스’ 등을 이끈 것도 30대”라고 했다. ●일회성 영입 그치지 않고 양성 시스템 체계화를 신 의원은 향후 한국 정치에 청년들의 참여가 늘어날 것이란 희망적 전망을 했다. 그는 “청년 정치에 대한 국민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저도 당의 청년정치학교를 3기수째 운영하고 있는데 역량 있는 인재 풀이 늘고 있다”면서 “일회성 영입에 그치지 않고 양성 시스템이 체계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지난해 임신·출산을 경험했다. 정기적 수유가 필요한 24개월 이하 영아 자녀에 한해 함께 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을 요구했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불허한 일이 화제가 됐다. 신 의원은 “청년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나라, 출산과 육아가 기쁨이 되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면서 국회 세대교체와 구성원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신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인천 미추홀갑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특정 직업군 국회 민의와 멀어… 시민 참여 정치 하고파” ●청년들의 정치 참여 환경 만들어 줘야 “국회의원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존재인 줄 알았는데 정치 자체가 목적인 분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소수 권력자의 정치가 아닌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정치를 해보고 싶었어요.” 김수민 의원은 “‘직업 정치인’이라는 말이 그렇게 듣기 싫더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민주화 투사, 법조인, 교수, 보좌관 등 특정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 수십 년간 동질성 강한 국회를 유지해 오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여성이나 2030세대 대표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고 당연히 민의와도 동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청년 정치’라는 표현에도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청년의 존재를 상수가 아닌 변수로 소모품 취급했기 때문에 나온 표현”이라며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누구에게나 열린 정치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방안으로 ‘내일티켓’이라는 참여민주주의 플랫폼을 만들어 정치 실험을 했다. 일상에서 문제점을 발견한 시민들이 법안과 정책을 고민하고 직접 발의 과정까지 참여할 수 있게 한 새로운 시도였다. 그는 “저희 의원실에서 만들어진 법안 90%는 시민들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고 저는 하나의 그릇이 됐을 뿐”이라고 했다. 일정 규모 이상 남자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하도록 한 법안, 온라인 게임 내 지나친 성적 발언을 성희롱으로 포함하는 법안 등이 그런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조국 사태’ 겪으며 21대는 청년이 주역 될 것 정치권에서 높아지는 ‘세대교체’ 바람이 21대 국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란 전망도 내놓았다. 김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여러 가지를 남기고 떠났지만, 그중 하나는 각 당의 청년 공천경쟁”이라며 “역설적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했다. ‘조국 사태’를 겪으며 기득권 불공정에 박탈감을 느낀 청년세대가 변화의 주역이 될 거란 기대다. 피선거권을 낮출 필요성도 언급했다. 11세에 입당해 19세에 국회의원이 된 구스타프 프리돌린 스웨덴 녹생당 대표 사례도 들었다.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묻자 “각자가 원하는 내일의 모습은 다 다르기 때문에 제 말이 정답이 될 수는 없다”면서 “많은 청년들이 국회에 입성해 새로운 길을 함께 개척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김경율 “조국 의혹 추적할 새 시민단체 만들 것”

    김경율 “조국 의혹 추적할 새 시민단체 만들 것”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의 비리 의혹에 미온적이라며 참여연대를 탈퇴한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 경제 권력을 감시할 새 시민단체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23일 페이스북에 “‘경제민주주의21’이란 이름의 시민단체 창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 설립에는 지난해 10월 참여연대를 떠난 조혜경 전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과 개혁 성향 경제학자인 전성인 홍익대 교수도 참여하고 있다고 김 전 위원장은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조 전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관련 건 등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었다”며 “참여연대가 권력 감시 기능을 방기하고, 또 이를 수행하기 어려운 여건이라 떨어져 나와 따로 단체를 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의 가족 사모펀드 관련 의혹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저희는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보고 있다”며 “목소리를 내고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말 참여연대에 사임 의사를 밝히고 다음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진보 인사들을 거친 언어로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이 일로 참여연대 징계위원회에 넘겨지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징계 없이 사임 처리됐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폭력 집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집유

    ‘폭력 집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집유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명환(55) 민주노총 위원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 이환승)는 23일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위원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김 위원장은 2018년 5월과 2019년 3~4월 4차례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집회를 주도하며 일부 참가자가 안전펜스 등을 허물고 국회 경내에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날 재판부는 “폭력집회는 정당한 의사표현의 수단이 될 수 없다”며 김 위원장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회는 모든 국민의 의사를 통합적으로 대변해야 한다”면서 “국회가 민주노총의 요구와 다르게 법 제정을 한다는 이유로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것은 대의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이고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봤다. 집행유예 배경에 대해 재판부는 “다른 불법 집회 사건과 양형 형평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노조 와해 혐의를 받는 사용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법원이 노동자들에겐 가혹한 판결을 내린다”며 반발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해리스 대사, 호르무즈파병 압박 등으로 ‘총독’ 비난받아역대 23명 대사 중 유일 직업군인 출신, 국민에게 낯설어결례 논란 전임 대사도 자유롭지 않아…현대사에 영향력미국대사 과거 막후 외교관이었지만 지금은 공공 외교관변화된 역할 조정 과정서 시행착오 겪으며 논란 불거져 ●한국민에게 낯선 미국대사, 해리스 “해리스 대사는 한국 총독처럼 행세하지 않느냐. 자기가 무슨 총독인 줄 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공개된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해리스 대사가 지난 7일 KBS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곳에(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정부에 파병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총독 행세’라고 비판한 것이다.해리스 대사가 16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날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하면서 당정청은 일제히 반발했다. 다음 날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통일부 이상민 대변인),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청와대 관계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남북 협력 사업뿐만 아니라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직설적으로 표명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1월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분담금을 50억 달러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결례라는 비난을 받았다. 해리스 대사는 같은 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한국이 한일 과거사 문제를 안보 영역으로 확대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종료 결정을 번복할 것을 압박했다.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우선 대사의 개인적 성향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대사는 첫 직업군인 출신 주한 미국대사다. 1949년 부임한 1대 존 무초 대사부터 해리스 대사까지 23명 대사 중 6명을 제외하면 모두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비외교관 출신 6명 중 해리스 대사를 제외하고는 외교를 전공한 교수이거나 한국과 인연이 깊은 목사, 외교에 익숙한 중앙정보부(CIA) 출신 요원, 국회와 국방부에서 외교를 담당한 정치인이었다. 군인 출신으로 외교적 수사보다 직설 화법에 익숙한 해리스 대사가 한국민에겐 ‘낯선 대사’라는 것이다.외교 소식통은 “한국어에 능숙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한국민과 스킨십을 즐겼던 마크 리퍼트 대사에 익숙했던 한국민에게 4성 장군으로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스 대사의 야전군 사령관 스타일이 낯설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와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승만 정권 당시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한미 관계 현안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표출하는 등 거만한 태도를 보여 이 대통령의 반감을 샀다. 박정희 정권에 베트남 파병을 압박했던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카운터파트인 이동원 외무부 장관을 ‘패싱’하고 정일권 국무총리, 박정희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짓는 오만함을 보이기도 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진보적인 노무현 정부와 보수적인 조지 W 부시 정부가 마찰을 빚던 당시 노무현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 정책과 어긋나는 발언을 해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총독’이라는 논란은 한국 현대사에서 미국 정부와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한 미국대사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불거졌다는 해석이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의 분기점마다 주·조연으로 등장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와 한국 정치에서 한복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국가원수급 대우 받은 초대 미국대사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첫 주한 미국대사는 존 무초 대사다. 무초 대사는 1948년 8월 13일 주한 최고대표로 임명돼 사흘 후 부임했다. 미국은 이듬해 1월 1일 한국을 정부로 승인하고 4월 7일 무초 최고대표를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했다.1년 전 남북에 각각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을 ‘장엄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1949년 4월 20일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는 이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 이범석 국무총리, 신익희 국회의장, 김병로 대법원장 등 삼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고, 무초 대사는 중앙청에 육해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입장했다.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은 무초 대사는 1950년 이 대통령과 6·25 전쟁 첫 2년을 함께 겪었다. 무초 대사는 전쟁 발발 직전인 6월 초 미국 의회에 북한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전쟁 당일인 25일 워싱턴 국무부에 “북한군의 전면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고했고 이 대통령의 관저인 경무대로 들어갔다. 무초 대사는 피난가겠다는 이 대통령을 말렸지만, 이 대통령은 무초 대사에게 알리지 않고 27일 서울을 떠나 수원으로 갔다. 무초 대사는 이 대통령의 행동에 분노했지만 이후 한국 정부를 따라 수원·대전·대구·부산으로 피난가던 도중 이 대통령을 자신의 차에 태워 피신시키기도 했다. ●이승만 하야 작전의 선봉장?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독립운동을 한 친미주의자였지만, 집권기에는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기간 휴전 반대, 반공포로 석방 등으로 휴전을 원하던 미국과 틀어지기 시작했다. 전쟁 후에 미국은 냉전 전략의 일환으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뿌리쳤고, 미국의 우려에도 독재의 길을 걸어가면서 양측의 갈등은 악화됐다. 미국 정부는 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미국대사들이 야당 인사들과 접촉하며 최전선에서 하야 계획을 수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미국대사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1955년 5월 취임한 3대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재한 미국인 상사에 세금을 물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충돌하자 이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반감을 느껴 이례적으로 미국 정부에 대사 교체를 요청했고, 취임 다섯 달 만에 레이시 대사는 사임했다. 후임인 4대 월터 다울링 대사는 진보당 사건, 보안법 파동 등 이승만 정권의 정치 탄압을 두고 이 대통령과 부딪쳤다. 다울링 대사는 이승만 정권이 1958년 야당 진보당의 조봉암 당수 등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 사형을 구형하자 정권 2인자인 이기붕 국회의장을 두 차례 만나 조봉암을 구명하려 했으나 조봉암은 1년 후 사형당한다. 1958년 12월에는 이승만 정권이 야당과 언론을 탄압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일방 통과시키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다울링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1959년 12월 부임한 5대 월터 매카너기 대사는 이승만 정권의 종말에 일조했다. 매카너기 대사는 1960년 4·19 혁명 당일 “시위자들과 당국이 폭력을 자제하고 법과 질서를 되찾아 정당한 불만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시위대에 우호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19일과 21일 경무대에 이 대통령을 찾아가 미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26일 서울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자 매카너기 대사는 “전국적으로 퍼진 정당한 국민의 불만 표시에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미봉책을 취할 시기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의 하야 요구를 시사하는 성명을 냈다. 직후 경무대로 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하야 의사를 전달 받았다. 경무대 앞에 있던 시위대는 매카너기 대사의 차가 경무대에서 나오자 그가 이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하며 ‘매카너기 만세’, ‘미국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박정희 인정하되 미국 요구 관철시킨 대사들 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 하에서 미국대사들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반공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을 돕기도 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이들을 견제하기도 했으며, 국익과 가치의 딜레마에서 이들의 독재를 방관하기도 했다. 1961년 5·16 쿠데타가 발발하고 한 달여 후 취임한 6대 새뮤얼 버거 대사는 박정희의 쿠데타 세력을 사실상 인정하되 미국의 정책을 따르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쿠데타 발발 당일 마셜 그린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카터 매그루더 주한미군사령관이 쿠데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버거 대사는 박정희에게 민정 이양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고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박정희는 전역하고 1963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년 후 한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한일기본조약 등을 체결했다.7대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박정희 정권에 미국이 수행하던 베트남전 참전을 압박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4년 미국이 베트남전에 본격 개입하자 그 해 9월 베트남에 의무 요원과 태권도 교관을 파견했는데, 브라운 대사는 12월 박정희 대통령에게 증파를 요청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5년 10월부터 전투부대를 파병하기 시작했고, 브라운 대사는 이듬해 3월 한국의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의 보상을 담은 ‘브라운 각서’를 전달했다. 브라운 각서와 월남 특수로 한국은 경제·군사적 성장을 이루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국군 장병의 피를 돈을 받고 팔았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유신 정권과 대립했던 대사들 1970년대 미국에 닉슨·포드·카터 정부가 차례로 들어서고, 박정희 정권이 1972년 유신헌법 개정으로 독재의 길을 걸으며 양국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냉전 완화(데탕트)를 이유로 아시아에서의 개입을 줄이고 아시아 국가들의 자력 방위를 요구하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닉슨 독트린에 따라 8대 윌리엄 포터 대사는 1970년 박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을 6만 명에서 4만 명으로 감축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 대통령이 감축에 불만을 갖고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지원 요구를 거부하자 포터 대사는 “(박 대통령은) 엉클 샘(미국)의 큰 젖통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려 한다”며 독설을 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셈이다.1971년 10월 취임한 9대 필립 하비브 대사는 ‘미국 당대의 가장 걸출한 전문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구명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비브 대사는 1973년 8월 박정희 정권이 야권 정치인 김대중을 납치하자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했다. 하비브 대사는 박 대통령에게 “김대중 납치 사실을 알고 있으며 김대중이 죽는다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끝장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울지부장이자 후일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도널드 그레그가 회고했다. 김대중은 납치 닷새 후 서울 자택에서 풀려났다. 후임 10대 리처드 스나이더 대사는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사실을 알아채고 박정희 정권에 경고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무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독재 정권의 견제자인가 방관자인가 11대 윌리엄 글라이스틴 대사는 1978년 7월 취임, 이듬해 10·26 사태와 12·12 쿠데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의 주요 변곡점을 겪은 인물이다. 1977년 출범한 카터 정부는 도덕주의 외교 노선을 앞세우며 박정희 정권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고 주한미군 철군을 추진함에 따라 한미 관계가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카터 대통령을 설득해 주한미군 철군 계획을 철회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정희 정권이 1979년 10월 국회에서 여당 공화당과 유신정우회를 동원해 야당 신민당의 김영삼 총재를 의원직에서 제명하자 카터 정부는 항의의 뜻으로 글라이스틴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도 했다.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이듬해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탄압할 당시 글라이스틴 대사와 미국 정부는 이를 묵인하거나 최소 방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두환과 그의 참모들을 만나 광주에서의 군사 작전을 항의하기도 했으나,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이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수행하기 하루 전 글라이스틴 대사는 ‘(신군부에) 군사작전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백악관에 보고한 것으로 기밀해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신군부의 진압작전을 묵인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1999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신군부의 행동에 미국이 공모자는 아니었으나 무력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12대 리처드 워커 대사는 1981년 8월부터 1989년 1월까지 약 7년 5개월간 재임해 현재까지 최장수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1대 무초 대사부터 11대 글라이스틴 대사까지 모두 직업 외교관이었으나, 워커 대사는 학자로서 첫 비외교관 출신 주한 미국대사이기도 하다. 워커 대사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김대중을 석방시키는 데 역할을 했지만, 김대중 석방 대가로 전두환 대통령의 조기 방미를 성사시켜 12·12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주화 이행기의 CIA 출신 대사들 13대 제임스 릴리 대사와 14대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CIA 요원 출신으로, 1987년 6·10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 1993년 문민정부 출범까지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목격했으며 민주화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방조 의혹으로 반미 정서가 고조됐던 1980년대 말 부임했던 릴리 대사와 그레그 대사는 한국민의 거센 반감에 직면해야 했다. 릴리 대사는 반미 시위대로부터 수차례 인형 화형식을 당했으며, 그레그 대사는 시위대의 관저 침입을 겪기도 했다. 특히 릴리 대사의 후임으로 연이어 CIA 출신인 그레그 대사가 미국대사로 임명되자 야당과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외교 대상이 아닌 정보·공작 대상으로 본다’며 반발하기도 했다.하지만 1987년 6·10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이 명동성당에 강제 진입해 학생들을 연행하려 하자 릴리 대사는 13일 최광수 외무부 장관을 만나 “전 세계가 떠들썩해질 것”이라며 진입을 저지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이 계엄령을 검토하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시위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요청해 받았다. 릴리 대사는 전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18일 거절 의사를 밝혔다. 릴리 대사는 결국 다음 날 전 대통령을 찾아가 친서를 전달하고 “무력을 절대 사용하지 마라”고 경고했으며 전두환 정권은 계엄령 선포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레그 대사는 취임 약 4개월 후인 1990년 1월 광주를 찾아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책임을 묻는광주민주화운동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취임 후 첫 외국 정상으로 초청한 것은 김대중을 사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레그 대사는 노태우 정권의 남북화해정책과 북방정책을 지지했으며 미군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철수를 추진하며 1992년 남북 한반도비핵화선언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레그 대사는 1992년 남북화해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취소하도록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미 정부는 그레그 대사와 상의 없이 훈련을 재개하면서 북한은 준선시상태를 선언했고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 그레그 대사는 2015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내가 대사로 봉직하던 기간 중에 미국이 결정한 유일한 최악의 실수”라고 했다. ●북핵 전문 외교관 전성시대 1993년 북한의 NPT 탈퇴로 1차 북핵 위기가 촉발되자 미국의 대한국 외교는 물론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북핵 문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1993년 11월 취임한 15대 제임스 레이니 대사는 목사 출신으로 직업 외교관은 아니었으나, 1947~1950년 서울에서 정보장교로 근무했고 1959~1964년 연세대에서 신학을 가르친 ‘지한파’였다. 레이니 대사는 1994년 북한이 영변의 핵연료봉 추출을 강행하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정밀 타격을 시행하려 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오르자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대북 특사로 방북해 중재할 것을 요청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 해 6월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으나, 7월 김 주석이 사망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됐다. 하지만 북미는 9월 제네바합의를 타결하며 1차 북핵 위기를 종식시켰다.레이니 대사의 후임인 16대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 17대 토머스 허버드 대사, 18대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모두 북핵 전문 외교관이다. 보즈워스 대사는 1995~1997년 제네바합의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는 역할을 맡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보즈워스 대사는 2001년 주한 미국대사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2009~2011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맡아 북미 협상을 총괄했다. 그는 미국 대북 협상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허버드 대사 역시 1994년 북미 제네바협상에 실무급으로 참여한 대북 협상 전문가다. 2001년 9월 취임한 허버드 대사는 이듬해 2차 북핵 위기를 맞게 된다. 아울러 2002년 6월 주한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압사 사건, 이듬해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 2004년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 반대 시위 등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한미 동맹의 균열 우려가 심화되자 이를 해결하는 데 임기를 보냈다.후임인 힐 대사는 2004년 9월 취임해 이듬해 2월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지명됐으며, 두 달 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에 취임하면서 대사직을 내려놓았다. 힐 대사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반미 감정을 누그러트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힐 대사는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이정표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리코드 브레이커’ 대사들의 명과 암 19대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부터 23대 해리 해리스 대사까지 다섯 명의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 역사의 ‘신기록 보유자’들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직전에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 중 역대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한국어 구사 대사, 성 김 대사는 최초의 한국계 대사였으며 마크 리퍼트 대사는 현재까지 최연소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해리스 대사도 최초의 직업군인 출신 대사 기록을 세웠다. 2005년 10월 취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역대 주한 미국대사 중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부임 초기 북한의 인권과 위조지폐 문제를 거론하고 김정일 정권을 ‘범죄 정권’이라고 칭하며 대북 강경 기조를 보였고 당시 노무현 정부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북한 비난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버시바우 대사는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때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스럽다”고 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손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주장한 데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불안을 야기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으며, 민주당 측은 이를 공개하며 반발했다. 다만 버시바우 대사는 힐 대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 외교를 이어나갔다. 스티븐스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국민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공공 외교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사로 평가받는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 평화봉사단에 들어가 한국 복무를 자원, 1975~1977년 충남 예산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그는 1978년 국무부에 입부한 후 1983~1989년 한국에 다시 와 서울 대사관과 부산 영사관에서 근무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10월 취임하자마자 33년 전 봉사한 예산중학교를 방문, “예산은 내가 외교관으로 필요한 자질을 배웠던 곳”이라며 한국 국민의 마음을 샀으며, 블로그도 개설해 글을 연재하며 ‘파워 블로거’로서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후임 성 김 대사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자회담 특별대표를 역임하다 그 해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김 대사는 2017년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듬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과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했다. ●‘같이 갑시다’ 한미 동맹 캐치프레이즈 만든 리퍼트 리퍼트 대사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다 2008년 오바마 정부 인수팀에 합류했다. 정부 출범 후 국방장관 수석보좌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014년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이전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들이 ‘늘공’(늘 공무원)이었다면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참모로서 관직을 맡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셈이었다.리퍼트 대사는 2015년 3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김기종 씨에 의해 습격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미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습격 소식이 전해지자 리퍼트 대사의 수술은 물론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여론이 높아졌다. 리퍼트 대사는 사건 당일 수술을 마치고 트위터에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복귀합시다. 같이 갑시다!”라고 올리며 우려의 여론을 신속히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같이 갑시다’(Go together)는 한미 동맹의 캐치프레이즈가 돼 한미 동맹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인사말이나 건배사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됐다. 리퍼트 대사는 대사 부임 전 한국과 인연이 별로 없었지만, 부임 후 빠르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익히며 한국민과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 부임 후 갖게 된 첫째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미들 네임으로 줬고, 딸에게도 ‘세희’라는 미들 네임을 붙였다. 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팬으로 유명한 리퍼트 대사는 대사 재임 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야구장을 찾아 두산을 응원하면서 ‘야구 외교’를 선보이고 있다. ●막후 외교서 공공 외교로 대사의 역할 변화했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2월 주호주 미국대사로 지명됐다가 세 달 후 주한 미국대사로 재지명된 뒤 7월 취임했다. 전임 리퍼트 대사가 퇴임하고 1년 6개월여 만에 공석을 메운 터라 기대도 높았던 반면, 그가 대북·대중 강경파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교차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6월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협상에 진지한지 가늠하는 차원에서 주요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해리스 대사가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한미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개인의 신념이라기보다 트럼프 정부의 기조를 대변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뿐만 아니라 전임 대사들도 한국 정부와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항상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버시바우 대사도 재임 기간 당시 조지 W 부시 정부의 기조대로 ‘남북 경제협력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해 해리스 대사처럼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티븐스 대사도 2010년 한미의 핵심 현안이자 2000년대 한국 내 반미 정서의 주요인이었던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한국의)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기를 바라지만 이 사안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정제된 톤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그럼에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분담협상 등 한미 관계의 현안에 대해 한국 정부를 전례 없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교롭게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하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계속해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국 외교관’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미 관계가 과도기를 겪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을 변화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같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냉전 구도가 해체되고 한국의 국력이 급성장하면서 한미 관계가 상호 호혜적 관계로 재조정되는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대국민 공공 외교를 통해 한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변화할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과거 미국대사의 한 마디에 한국 정부의 기조가 흔들렸던 경험을 겪었던 한국민은 미국대사의 발언을 정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간주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 미국대사들도 한국과 미국이 불평등한 관계에 있었던 역사와 한국민의 의심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오해를 자초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주한 미국대사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었지만, 냉전 이후 한국의 국력이 강화되면서 미국대사는 한미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로 변화했다”고 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대사 개인의 성향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한미 정부가 변화된 양자 관계 속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제된 톤으로 발표하는 데 서툰 모습을 보이는 탓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안철수 “윤석열, 끝까지 지키고 응원해…檢 목 비틀어도 진실 드러나”

    안철수 “윤석열, 끝까지 지키고 응원해…檢 목 비틀어도 진실 드러나”

    “대통령 인사권, 文 것 아니라 국민의 것”“인사권을 권력 수단으로…명백한 헌법 파괴”추미애 “최강욱 기소는 날치기” 감찰 착수법무부 “‘조국 수사팀’ 감찰 필요성 확인”법무부, 尹반대에도 檢 중간간부 대거 교체반부패·공안 지휘라인 간부 상당수 발령 나‘상갓집 항명’ 양석조 대검 선임연구관 좌천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법무부의 검찰 인사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힘을 빼고 청와대 관련 수사를 하지 말라고 지휘라인을 쫓아낸 폭거”라면서 “검찰의 목을 비틀어도 진실은 드러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살아있는 권력을 끝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국민이 함께 지키고 응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검찰 인사 폭거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휘한 검찰 인사에 대해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대한 퇴장 명령”이라면서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것은 가짜 민주주의 정권”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권력 행사는 국민이 위임한 권력 행사를 넘어서는 것”이라면서 “검찰의 수사권뿐 아니라 대통령의 인사권도 검찰과 대통령의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살아있는 권력을 끝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 지키고 응원할 것”이라면서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공공재인 인사권을 개인과 진영, 권력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명백한 ‘권력의 사유화’로 헌법 파괴이자 민주주의 파괴”라고 주장했다.안 전 대표가 지칭하는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대한 퇴장 명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등에 대한 수사로 여당과 문재인 대통령, 추미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대검 참모진이 대거 좌천성 인사가 난 데 이어 ‘조국 수사팀’마저 윤 총장의 지시를 따랐다는 이유로 감찰을 받을 위기에 처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 전 대표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조국 전 법무장관 가족 비리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우리들병원 특혜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 지휘부가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다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 공화국’이란 말이 있을 만큼 절제되지 않은 검찰권을 행사해온 검찰에 대한 개혁의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검찰의 합법적인 수사를 막는 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헌법정신 파괴”라고 비판했다. 이날 추 장관은 조 전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검찰이 윤 총장의 지시를 받아 23일 불구속기소 한 것과 관련해 “적법 절차를 위반한 날치기 기소”로 규정하면서 ‘조국 수사팀’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추 장관은 이날 오후 7시쯤 대변인실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적법절차를 위반한 업무방해 사건 날치기 기소에 대한 법무부 입장문’에서 “(조국 수사팀에 대한) 감찰의 필요성을 확인했다”면서 “이에 따라 검찰의 시기·주체·방식 등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찰 착수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최 비서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결재하지 않자 송경호 3차장이 윤 총장 지시에 따라 이날 오전 법원에 공소장을 접수했다. 대검찰청은 최 비서관의 기소 경위에 위법성이 있다는 법무부의 입장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전체 검찰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검찰총장의 권한과 책무에 근거해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가 적법하게 이뤄졌음을 알려드린다”고 반박했다. 검찰청법 제12조 제2항에는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돼 있다.최 비서관은 자신의 기소를 지시한 윤 총장을 겨냥해 “인사 불이익에 따른 보복성 기소이며 검찰권을 남용한 쿠데타”라고 비난한 뒤 “관련자를 모두 고발해 직권남용이 어떤 경우 유죄로 판단되는지 보여주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고검검사급 검사 257명과 일반검사 502명 등 759명에 대한 인사를 오는 2월 3일자로 단행했다. 윤 총장은 법무부의 검찰 중간 간부 인사 최종안을 받아본 뒤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무부는 윤 총장의 참모 역할을 해온 중간 간부들을 사실상 전원 교체하는 기존 인사안을 그대로 확정해 이날 발표했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지휘해온 반부패·공안 지휘라인 주요 중간 간부 상당수가 인사 대상자에 포함됐다.법무부가 이날 발표한 인사안에는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맡아온 김유철 수사정보정책관(옛 범죄정보기획관)은 원주지청장, 반부패·강력부의 선임 과장인 엄희준 수사지휘과장은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장으로 각각 발령을 냈다. ‘상갓집 항명 사건’의 당사자이자 옛 대검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과 같은 역할을 했던 양석조 대검 선임연구관은 대전고검 검사로 사실상 좌천됐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해온 대검 공공수사부 중간 간부들도 대거 교체됐다. 임현 공공수사정책관(옛 공안기획관)은 대전지검 차장으로, 김성훈 공안수사지원과장은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장으로 발령났다.앞서 윤 총장은 법무부에 대검 중간 간부들의 ‘전원 유임’ 의견을 전달했었다. 대검 중간 간부들도 수사 연속성과 윤 총장 체제의 안정성을 위해 모두 유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인사 협의 과정에서 “대검 중간 간부 전원은 아니더라도 필수 보직만큼은 인사 대상에 포함하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으나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 안철수 “윤석열 응원해…검찰 목 비틀어도 진실 드러날 것”

    [속보] 안철수 “윤석열 응원해…검찰 목 비틀어도 진실 드러날 것”

    安 “윤석열, 끝까지 수사할 수 있게 지킬 것”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법무부의 검찰 인사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힘을 빼고 청와대 관련 수사를 하지 말라고 지휘라인을 쫓아낸 폭거”라면서 “검찰의 목을 비틀어도 진실은 드러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검찰 인사 폭거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대한 퇴장 명령이다”라면서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것은 가짜 민주주의 정권”이라고 이렇게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살아있는 권력을 끝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 지키고 응원할 것”이라면서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공공재인 인사권을 개인과 진영, 권력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명백한 ‘권력의 사유화’로 헌법 파괴이자 민주주의 파괴”라고 주장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코리아쿱오케스트라, 3·1운동과 4·19혁명 정신 담아낸 ‘칸타타 레볼루션’ 8일 초연

    코리아쿱오케스트라, 3·1운동과 4·19혁명 정신 담아낸 ‘칸타타 레볼루션’ 8일 초연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3·1운동과 4·19혁명 정신 등을 담아낸 작품을 초연한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는 다음달 5일 오후 7시30분 제주문예회관, 8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칸타타 레볼루션’(Cantata Revolution)이라는 타이틀로 음악회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음악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주관한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는 이번 연주를 통해 3·1운동과 4·19혁명 정신을 계승한 대한민국에서 끊임없이 ‘자유와 평등’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건들을 음악적으로 해석했다. 항쟁과 혁명정신을 통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구상하고자 했다는 것이 코리아쿱오케스트라의 설명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 중장기창작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국립합창단 전속 작곡가 오병희가 곡을 맡았으며, 지휘자 김덕기, 소프라노 강혜정, 바리톤 김동섭 등이 참여한다.코리아쿱오케스트라는 앞으로 3년 동안 레볼루션 시리즈를 제작해 음악이 갖는 친숙함으로 새로운 민주주의의 미래를 그려볼 예정이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는 연주자들이 스스로 오케스트라를 조직, 운영, 관리함으로써 연주의 질적 향상에 책임을 다하고 세분화된 복무규정과 철저한 자기 성찰로 높은 수준의 연주력을 유지, 연주자들에 의한, 연주자들을 위한 오케스트라를 추구하고 있다. 매년 90여회 공연에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오페라, 발레 공연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와우! 과학] 8억년 된 ‘가장 오래된 버섯’ 흔적 찾았다

    [와우! 과학] 8억년 된 ‘가장 오래된 버섯’ 흔적 찾았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버섯의 흔적이 확인됐다.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 연구진은 아프리카 콩고 민주주의 공화국에서 발견한 7~8억 년 전 고대 암석을 분석한 결과, 해당 암석이 해안가 호수인 석호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분자분석 기술을 이용해 화학적 처리 없이 암석에 남은 유기물의 화학성분을 찾아냈다. 그 결과 해당 암석에서는 버섯으로 대표되는 곰팡이의 세포벽에서 볼 수 있는 화합물인 ‘키틴’이 검출됐다. 또 암석에서 발견한 유기물이 세포핵을 가진 진핵생물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해당 암석에 남아있는 유기물이 7억 1500만~8억 1000만년 전에 서식한 버섯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일반적으로 버섯으로 대표되는 곰팡이들은 약 2%만 그 종(種)이 규명돼 있으며, 특히 버섯의 화석은 다른 미생물과 구분하기가 어려워 전문가들도 그 역사를 짐작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때문에 지금까지는 약 4억 6000만 년 전 버섯 화석이 가장 오래된 버섯의 화석으로 인정돼 왔는데,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지구상에 버섯이 등장한 시기는 약 3억 년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 미생물의 진화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발견”이라면서 “더 오래된 고대 암석을 통해 지구 생명체의 진정한 기원일 수 있는 미생물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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