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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정부질문서 경제민주화 공방

    ‘경제력 남용이 문제냐, 경제력 집중이 문제냐.’ 20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치권의 화두인 경제민주화가 쟁점이 됐다. 여야 의원들은 시장의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한목소리로 요구했지만, 경제민주화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재벌 개혁 부분에서는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무조건적인 ‘대기업 때리기’는 경제성장력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중요한 것은 실효성 있는 경제민주화 대책이 있느냐는 점인데 무작정 재벌 때리기로 일관하면 기업의 경쟁력만 약화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재원 의원은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서는 방만한 운영이나 주주권 침해 행위에 대해 적극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강도 높은 재벌 개혁을 촉구했다. 민주통합당 유승희 의원은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존 순환출자는 놔두고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하자고 하지만 이는 재벌의 기득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 김제남 의원은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를 막으려면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김황식 국무총리는 “어디까지나 경제민주화도 자본주의 과정에서 폐해를 시정하기 위한 것인 만큼 개인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본질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한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현 경기를 ‘상저·중저·하고’(上低·中低·下高)로 진단하고 향후 ‘L자형’ 침체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 장관은 경제 전망을 묻는 새누리당 나성린·김광림 의원 등의 질의에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했던 ‘상저·하고’에서 벗어나서 하고의 시점이 늦어지고 하고가 된다고 하더라도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공격적 회복세가 아닌 밋밋한 회복세 정도로 이른바 L자형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다만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에 대해 “추경 편성의 두 가지 법적 요건인 ‘경기침체와 대량실업’에 해당되느냐를 놓고 냉정하게 봤을 때 충족하기 어렵다.”고 부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장세훈·송수연기자 shjang@seoul.co.kr
  • 100대 기업중 집중투표제 채택 4곳뿐

    국내 100대 기업 중 소액주주권 보호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한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회사가 4곳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들이 총수의 소수 지분을 통해 의결권을 독점하기 위해 집중투표제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3일 시가총액 기준 100대 기업(금융·공기업 제외) 중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회사는 달랑 4곳이었다. 4개 기업 중 공기업에서 민영화한 포스코와 KT, KT&G를 빼면 순수 민간기업은 SK텔레콤뿐이다. 포스코와 SK텔레콤은 형식만 갖췄을 뿐 실제로 집중투표제를 시행하지는 않았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국내 주요 재벌 기업들은 집중투표제가 1999년 6월부터 시행됐지만 채택조차 하지 않고 있어 제도가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도 100대 기업 중에는 집중투표제를 논의한 곳이 전혀 없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행태는 금융기관이나 공기업 등과도 구별된다. 신한지주, 우리금융,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정관에 별도의 배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상당수 은행과 공기업은 집중투표제를 금지하지 않는다. 대기업들이 집중투표제를 외면하는 것은 총수의 의결권 행사와 이사회 장악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당 이사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3명의 이사를 선출할 때 1주를 가진 주주의 의결권은 3주가 되고, 이를 한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다. 소액주주 추천 인사가 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非朴 3인방 민생정책 대결

    非朴 3인방 민생정책 대결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 주자들은 10일 나란히 경제정책을 발표했다. 경선관리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공약을 통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마다 ‘경제민주화’에 버금가는 가치를 만들어 민생 정책을 강조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체 시장경제’를 내세웠다. 이 의원은 “공동체 시장경제는 효율성이라는 시장의 논리에 상생과 배려라는 공동체 정신이 함께 어우러진 경제 체제”라면서 “양극화를 해소하고 시장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10대 과제를 밝혔다. 비정규직에 대한 4대보험 지원 전면 확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 등 일자리 문제를 비롯해 저신용국민의 이자율 부담 경감, 부실 채권 일괄 변제,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상공인부로 확대하는 계획을 밝혔다. 또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보호 대상 확대 ▲권리금보호제도 도입 ▲중소기업 적합 업종을 서비스업에까지 확대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 의원은 “IMF 극복 과정에서 피해를 봤던 저신용등급자, 금융피해자, 비정규직 등 1000만명의 경제 약자들에 대한 적극적이고 획기적인 정부대책이 국가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정몽준 의원은 ‘나눔의 성장’을 주장하면서 대기업 개혁 구상을 내놨다. 공정거래위의 포괄적 행정조사권을 강화해 대기업의 지배적 지위 남용과 불공정 거래 행위를 막고 내부 거래 투명성을 확대해 대기업의 내부 거래에 대한 견제 장치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의원은 “고용 없는 성장이 아니라 모두가 성장의 과실을 골고루 나눌 수 있는 나눔의 성장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서민 경제를 억누르는 가계 부채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서민 경제 보호를 위해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조속히 편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일자리 대통령’을 자처하며 기업 규제를 풀어 청년층이 좋아하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김 지사 측 실무책임자인 차명진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일자리 창출의 기본은 기업의 투자와 성장”이라면서 “대기업의 국내 투자를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리면 좋은 일자리 10만개를 신규로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를 위해 대규모 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을 없애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 밖에 일정 규모 이상 일자리 창출 기업에 대해 저렴한 토지를 공급하고 대통령 직속의 일자리 특별위원회를 신설해 일자리 창출 5개년 계획을 세워 범정부 통합형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생각나눔 NEWS]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찬반 논란

    [생각나눔 NEWS]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찬반 논란

    하나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요청과 최태원 SK 회장의 하이닉스반도체 사외이사 선임 등을 계기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는 주장과 관치(官治)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린다. 전자는 건전한 경영 감시를, 후자는 경영 간섭을 내세운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많이 보유한 회사에 사외이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은 2010년 ‘신한금융사태’ 때부터 힘을 얻기 시작했다. 최고경영자(CEO)들의 권력 다툼이 심화되자 주가가 급락했고, 국민연금은 약 47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신한금융에 사외이사를 파견하고 있었다면 생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못했다.”면서 “정당한 주주권 행사 차원에서도 사외이사 파견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사로는 처음 하나금융이 사외이사 파견을 요청해 온 만큼 추천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시장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사외이사를 경영진이 뽑거나 우호적인 사람들로 채우다 보니 ‘거수기’에 그친 측면이 없지 않았다.”면서 “국민연금에서 사외이사를 파견한다면 경영감시 기능이 강화될 수 있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도 “일본 주주들은 다 주주권 행사를 하고 있고, (경영진도) 주주들 눈치를 보는데, 대한민국 국민이 기탁한 국민연금은 주주권 행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시작됐을 때 찬반 논쟁이 있었지만 선진 자본주의로 가려면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국민연금의 독립성이 아직 보장되지 않아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민연금이 청와대나 보건복지부 등 정부의 외압에 밀려 낙하산 인사를 (사외이사로) 앉힌다면 주주권 행사의 의미가 흐려진다.”면서 “국민연금 공사 설립, 운용위원회 분리 등을 통해 독립성을 먼저 확보한 뒤 주주권 강화를 추구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 교수는 “국민연금이 파견한 사외이사는 무보수로 하는 등 견제 장치를 만들면 ‘낙하산’ 소지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국민의 미래 소득을 담보로 한 돈을 투자하기 때문에 모든 의사결정을 국민 손실 최소화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기업의 장기 투자나 공격 투자가 어려워질 수 있고, 거꾸로 일시적인 경영난에도 거액의 투자금이 곧바로 빠져나가 타격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과 달리 KB금융과 우리금융이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파견에 대해 “전혀 요청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는 이유다. 전 이사장은 “하나금융에 국민연금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모범적인 선례가 된다면 자연스럽고 자발적으로 다른 상장사에도 사외이사 파견이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 면에서 제대로 된 사외이사 파견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박근혜가 밝힌 ‘출총제 보완’ 어떤 모습일까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밝힌 ‘출자총액제도(출총제) 폐지 보완’은 어떤 모습일까. 공정거래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20일 “출총제 부활이라는 아날로그 방식이 아니라 디지털식 방식의 보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활을 통해 과거 방식으로 회귀하기보다는 현재 가능한 방식을 보다 업그레이드시킨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정거래법 등 공정위 소관 법령의 강화와 상법 등 다른 부처 법령과의 연계 등이 가능하다. 공정위가 실시 중인 정보공개 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출총제 부활보다는 정교한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는 순환출자 금지의 확대다. 현재 순환출자는 두 기업 간의 순환출자만 금지되는 상호출자 제한 상태다. 임영재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두 기업 간의 출자뿐만 아니라 세 기업 간의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형태로 법령 개정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순환출자 금지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은 노무현 정권에서 한때 논의됐으나 무위에 그쳤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막으려면 상법의 회사 기회 유용금지 조항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4월 15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상법은 경영진이 회사의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회사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무를 지배주주나 그 일가가 소유하는 계열사에 맡기는 경우에 해당한다. 대규모기업집단공개시스템(OPNI)을 통한 정보 공시도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OPNI에는 대기업집단의 영위업종과 계열사 수, 기업공개 현황 등이 공개된다. 총수 일가의 소유지분과 임원·비영리법인·계열회사 지분까지 포함해 실제 행사하는 의결 지분의 차이 등을 이용한 소유지배 괴리도와 의결권 승수 등이 기업집단별로 비교 공개됐으나 2009년부터 관련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공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숫자는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현상을 보여 주는 지표다. 공정위는 올해부터 대기업집단의 복잡한 출자구조를 보여 주는 지분도를 공개할 방침이다. 출총제 실시 당시 총수 일가의 계열사별 지분 현황을 명기·공개한 매트릭스와 유사한 구조다. 당시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불거지면서 매트릭스 공개가 지속되지 못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이) 커지는 것은 커지게 하되 구체적 병리 현상을 다듬어야 한다.”며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상법 규제를 정교하게 집어넣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교수는 “기업분할명령제, 계열분리청구제 등이 대안인데 그러면 기업 입장에서 오히려 출총제 부활을 바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상향, 순환출자 금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나라당 비대위 산하 정책쇄신분과위는 출총제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하는 내용의 대대적인 재벌개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폐해 방지 ▲하도급 제도 전면 혁신 ▲프랜차이즈 불공정 근절 ▲덤핑입찰 방지 ▲연기금의 주주권 실질화 등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전경하·임주형기자 lark3@seoul.co.kr [용어 클릭] ●출자총액제도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가 순자산액의 일정 비율을 초과해 국내 회사에 출자할 수 없도록 한 제도로 1986년 12월 도입됐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기업 활동을 막는다는 논란에 폐지와 부활, 규제 대상 완화 등을 거쳐 2009년 3월 폐지됐다.
  • 부산저축銀 차명주식 환수 제동

    수조원대의 금융 비리를 저지른 부산저축은행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숨겨 놓은 차명 주식을 환수하는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 최성준)는 예금보험공사 등의 경영관리를 받고 있는 부산저축은행이 SPC, 주주, 임원을 상대로 낸 의결권행사금지 등 가처분 신청사건 9건 가운데 8건을 기각하고 1건만 일부 인용했다고 18일 밝혔다. SPC나 차명주주들이 실질주주가 아님을 인정하고 있고, 주식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바로 의결권을 금지할 만큼 급박하지 않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앞서 부산저축은행은 ▲캄코에어포트 ▲영산에프에이에스 ▲태경이씨디 ▲웅암이엔씨 ▲대전이앤씨 ▲도시생각 ▲씨티오브퓨어 ▲리노씨티 등 SPC에 의결권 행사 금지를 신청했다. SPC 차명 주주들이 명의가 자신 앞으로 된 것을 틈타 자산을 매각하는 등 부산저축은행의 책임재산을 감소시킬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대전 관저동 사업을 한 SPC 도시생각에 대한 신청에서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이 주식 인수대금을 납입한 사실을 볼 때, 다른 사람 명의로 6만주 중 3분의1(1만 9800주)을 소유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의결권 행사 금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대전 관저동 아파트 사업을 한 리노씨티에 대한 신청에서는 “현재 명의상 주주들이 부산저축은행에 갚아야 할 채무가 없음을 명확히 해준다면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면서 “부산저축은행이 관련 자료를 내지 않고 있고, 현재 의결권 행사를 금지할 급박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기각했다. 그 외 캄코에어포트, 영산에프에이에스, 태경이씨디, 웅암이엔씨, 대전이앤씨, 씨티오브퓨어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와 대표이사 직무집행 정지 등에 대한 신청은 모두 기각했다. 이와 관련, 예보 관계자는 “실질 관계를 철저히 조사해 본안소송에서는 승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설] 재벌의 내부거래 악습 고리 이번엔 끊어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대기업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총수 일가의 부(富) 증식 수단으로 내부거래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30% 미만인 곳의 내부거래 비중은 12.06%인 반면 30% 이상인 곳은 17.90%이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5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34.65%나 된다. 특히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인 회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42.36%이다. 재벌 총수 일가가 세운 시스템통합관리(SI)·부동산·광고 등 소규모 비상장사에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편법증여나 상속의 형태로 악용되고 있다는 항간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다른 주주의 이익을 침탈하는 재벌 총수 일가의 이 같은 부당 내부거래는 근절돼야 마땅하다. 공정위는 기업의 공시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탓에 정확한 실상 접근에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업종 특성상 수직계열화의 불가피성을 무시했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분사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든가, 영업비밀 또는 품질 유지 등의 이유로 내부거래가 불가피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계열사 간 거래에서 가격을 현저하게 낮게 또는 높게 책정했다거나 시장 경쟁성을 저해했다는 증거가 없음에도 내부거래라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론도 있다. 그럼에도 시장의 강자인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는 시장 질서를 왜곡시켜 중소기업과 소액주주,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게 된다. 국회는 지금 일감 몰아주기에 증여세를 매기는 세법개정안을 심의 중이다. 시장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 경우는 예외로 하더라도 가급적이면 내부거래를 근절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부당 내부거래를 막는 길은 철저한 세금 환수가 최선이다. 그러자면 공정위는 내부거래 현황을 보다 소상히 공개해야 한다. 상세한 정보가 공개돼야 주주권 행사가 활성화되고 시장 규율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업 스스로 편법·탈법적인 방법으로 부를 대물림하겠다는 유혹을 떨쳐야 한다. 1%의 탐욕을 비난하는 지구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랑받는 기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 국민연금, KB·신한금융 최대주주로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최근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지분을 대거 늘려 최대 주주가 됐다고 10일 공시됐다. 국민연금은 이미 하나금융의 최대 주주로, 이제 4대 금융지주사 중 우리금융을 제외한 3곳의 최대 주주가 됐다. 예금보험공사가 1대 주주인 우리금융에서도 국민연금은 4.69%의 지분을 확보, 2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외국계 투자자의 견제세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관치금융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됐다. 가뜩이나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의 곽승준 위원장이 지난 4월부터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도 지난 5월 “주주권 행사는 세계적 추세”라며 공감을 표시한 바 있다. 김희석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은 “특별히 의도를 갖고 금융지주사 지분을 늘린 것은 아니고, 폭락장 국면에서 투자하다 보니 저가매수를 통해 지분이 확대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이 금융지주 주주권 행사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 관측은 끊이지 않았다. 금융지주사 주주권 행사를 통해 채무기업에 대한 간접적인 지배력까지 기대할 수 있는 등 일반 기업의 주주권 행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금융지주사 최대 주주가 갖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인기 걸 그룹 ‘소녀시대’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주식도 무더기로 사들여 대주주 반열에 올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장내 대량매수를 통해 에스엠 주식 103만 4802주(지분율 6.24%)를 보유 중이며 ▲에스엠 이수만 회장(24.43%) ▲파트너스벤처캐피탈(7.35%) ▲KB자산운용(6.94%)에 이어 4대 주주가 됐다. 국민연금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 역시 올해 상반기 현재 5조 86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5642억원보다 9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채권 투자액 역시 2008년 말 8조 6408억원에서 해마다 증가해 올해 7월 말 현재 13조 3185억원을 기록, 54%가량 늘었다. 해외주식 투자 규모는 같은 기간 9조 9166억원에서 18조 4437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외부동산과 엔터테인먼트 주식 투자는 위험 가능성이 큰 만큼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상은 한나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의 2007~2010년 연평균 해외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7.6%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국민연금 주주권행사위 설치 검토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위해 주주권행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안에 주주권행사위가 설치되면 당장 내년 3월 주요 기업의 주총 시즌부터 대기업에 대한 국민연금의 발언권이 강해질 전망이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24일 “정치적 독립을 전제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에 찬성한다.”면서 “설치 시기와 주주권 행사 내용 등 구체적인 주주권행사위원회 구성 방안에 대해 당정 간 협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주주권행사위원회는 지금의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의결권행사위원회를 개편하는 형태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 의장은 “주주권행사위는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해야 한다.”면서 “사기업 경영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의결권 행사를 통해 수익률을 높여 국민에게 혜택을 주고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위는 견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의결권행사위는 주주총회 안건 상정에 대한 가부를 표결하는 블로킹 기능만 수행하고 있다. 반면 주주권행사위가 설치되면 사외이사 선임, 주총 안건 찬반 등 주주권 행사에 한층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中企·대기업 산업생태계 이뤄 공생해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13일 “하청업체를 쥐어짜는 대기업의 관행적인 모습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따분한 보수의 모습”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곽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KB금융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자본주의의 진화와 산업 생태계’라는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곽 위원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산업 생태계를 이뤄 공생해야만 앞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며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기업을 ‘쿨 보수’라고 표현했다. 혁신을 추구하는 보수라는 자신의 설명을 들은 20대 학생이 “한마디로 쿨하네요.”라고 반응한 데서 착안한 용어가 쿨 보수라는 설명이다. 곽 위원장은 “이제 기업 대 기업의 경쟁 시대는 끝나고, 생태계와 생태계의 경쟁 시대가 왔다.”면서 “통신 산업만 해도 대기업이 스마트폰을 만들면, 중소기업들이 그 안에 들어갈 콘텐츠를 개발하는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반 성장을 얘기하면 중소기업을 과보호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사실은 동반 성장을 할 때에만 정보기술(IT) 산업이나 제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기금 (주주권 행사) 얘기는 많이 했으니 넘어가자.”며 논쟁적인 이슈를 피해 갔다. 그러면서도 “전국경제인연합이 대기업 기득권 지키기에 연연하는 것은 변화를 제대로 읽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거나 “변하지 않는 대기업과 보수는 국민에게 따가운 눈총만 받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곽 위원장은 특강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 인수에 사모펀드 3곳이 참여한 것에 대해 “펀드자본주의에서 펀드는 공적자금 기능을 가진 펀드이며 사모펀드는 아니다.”라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공정위 “SK네트웍스 과징금 기준 고민”

    SK네트웍스의 SK증권 보유가 4일부터 위법 상태에 들어갔다. 일반지주회사 자회사의 금융회사 지분 보유를 허용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결국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제재안 마련에, SK는 해결책 마련에 들어갔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4일 “SK네트웍스의 SK 지분 보유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마련되기 전에 이뤄졌기 때문에 과징금 부과가 불가피하다.”면서 “과징금 부과의 기본이 되는, SK네트웍스가 보유한 SK증권 가치에 대한 평가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상 부과금 산정 기준은 ‘대차대조표의 장부가액의 10%’라고만 규정돼 있지 언제의 대차대조표로 할 것인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 장부가액도 시가를 일정 부분 반영할지 액면가로 할지 결정해야만 한다. 지난해 연말은 법 위반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의 대차대조표는 과징금 산출 근거로 쓸 수 없다. 관계자는 “올해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할지, 법 위반 상태 직전인 7월 2일 기준 대차대조표로 할지 법리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회계감사를 받은 대차대조표를 근거로 과징금을 산정해야 하는 만큼 대차대조표 제출에도 일정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SK네트웍스가 보유한 SK증권 주식은 22.71%다. SK네트웍스는 일반 지주회사인 SK의 자회사로, 금융회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일반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직접 보유하거나 일정 규모(금융회사 수가 3개이며 자산 총액이 20조원) 이상일 경우 중간 금융지주회사를 두고 산하에 금융 자회사를 두게 돼 있다. 즉 개정안이 통과돼도 SK네트웍스는 SK증권을 가질 수 없다. 과징금은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대로 추정된다. 과징금 부과와 함께 매각 명령, 의결권 제한 등의 시정 조치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SK네트웍스가 과징금을 내면서 SK증권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며 “주주권 행사 강화를 약속한 국민연금이 SK네트웍스 경영진에 대표 소송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말 기준 SK네트웍스 지분을 6.83% 보유하고 있다. 반면 SK그룹은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가 일단 무산된 데 불만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SK그룹 관계자는 “SK증권의 처리 방향과 관련해 고민은 깊지만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며 “과징금 부과나 그 밖의 제재 조치 수위는 공정위가 결정할 사안으로 당사자가 언급할 게 없다.”고 말했다. 전경하·안동환기자 lark3@seoul.co.kr
  • 국민연금 주식투자 2배로… 오너들 초긴장

    국민연금 주식투자 2배로… 오너들 초긴장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국민연금이 투자한 오너 대기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최소한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는 데 쓰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데다 국민연금이 최근 들어 지배주주의 이사진 선임 등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너가 있는 대기업은 국민연금의 투자 행보에 관심을 쏟고 있다. 5일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총 139개다. 이 중 오너가 있는 기업집단에 소속,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 채무보증제한을 받는 기업집단(재벌) 계열사는 총 55개로 39.5%다. 국민연금은 지난 3일 2011년 국민연금기금운영위원회를 열고 국내 주식 투자액을 지난해 말 55조원에서 2016년까지 58조원을 추가로 투입, 113조원 이상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2009년 9월 말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 수는 71개로 1년 사이에 1.5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에 대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논란도 더욱 거세질 수 있다. 기업집단별로 현재 국민연금이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은 삼성이다. 전체 계열사가 78개인데 삼성전자·제일모직·호텔신라 등 9개 계열사에 투자했다. 다음으로 LG의 59개 계열사 중 LG하우시스·LG상사 등 6개 계열사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SK는 86개 계열사 중 SK브로드밴드·SK케미칼 등 5개, 현대자동차는 63개 계열사 중 현대제철·기아자동차 등 4개, 한진은 40개 계열사 중 대한항공·한진해운 등 4개에 투자했다. GS와 두산의 계열사에도 투자했으나 지분이 5%를 넘지 않아 공시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중 국민연금이 주주가치 훼손, 과도한 겸임 등의 이유로 오너의 등기이사 선임에 대해 꾸준히 반대 의견을 개진하는 대기업 집단은 현대자동차, SK, 한진 등이다. 그러나 아직 충분한 표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또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는 이사와 감사 선임 반대에 국한돼 있다. 지난 한해 동안 국민연금이 행사한 의결권을 보면 국민연금은 528차례 주총에 참석, 2153건의 상정안 중 174건(8.1%)에 반대 의견을 냈다. 반대 안건 중 96건(55%)이 이사와 감사 선임이었고, 정관 변경이 41건(24%)이었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은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넘어서 주주 제안 등 주주권 행사를 강화해야 한다.”며 “기관투자가로 자산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수준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원종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3일 열린 연금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국민연금이 관심 있는 영역에 대해 더욱 객관적이고 투명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권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김종창, 아시아신탁 주식 지인 명의로 숨겨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이 부인 명의의 아시아신탁 주식을 지인에게 명의신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김 전 원장이 2008년 3월 금감원장에 취임하기 직전 서울대 동문이자 지인인 사업가 박모씨에게 부인 명의의 아시아신탁 주식을 매각이 아닌 명의신탁 형태로 넘긴 정황이 포착됐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부인 명의의 주식이 사업가 박씨에게 넘어갔음에도 주식 대금을 받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주식거래를 하면서 돈을 받지 않았다면 명의신탁일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명의신탁은 소유권을 그대로 두고 이름만 빌려 주는 것으로 조세회피나 지분 보유 은닉 등으로 종종 악용된다. 명의신탁 의혹이 사실이라면 김 전 원장은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김 전 원장의 재산 변동 사항을 분석한 결과, 취임 첫 해 아시아신탁 주식 4만주가 감소했다고 신고했지만 퇴임 직전인 올해 3월 재산신고 때까지도 매도 대금 3억 9000만원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원장은 2007년 3월 부동산신탁회사인 아시아신탁이 설립될 당시 부인 명의로 4억원을 출자, 전체 지분의 4%인 4만주를 소유했고 사외이사까지 지냈다. 그러다가 이듬해 3월 금감원장으로 취임하기 직전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지분도 매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신탁 관계자는 “지분을 매입한 박씨가 이후 사외이사도 맡았고, 주주권을 행사했다.”면서 “명의신탁 여부는 당사자 간의 일이라 회사 입장에선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과 박씨에게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아시아신탁이 보유했던 부산저축은행 주식 46억원어치의 매각을 부산저축은행이 알선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아시아신탁은 지난해 6월 말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 과정에 참여해 약 90억원을 투자하며 투자금의 절반은 2010년 말까지, 나머지 절반은 1년 내에 되팔 수 있다는 계약을 맺었다. 부산저축은행이 지분을 되살 수 없으면 대신 매입해 줄 대상을 구해 주기로 구두 협의를 했다. 이 같은 계약에 대해 아시아신탁 측은 “회사 자본금에 견줘 투자액수가 커 여러 안전장치를 달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신탁은 투자 3개월 만에 권리를 행사해 25억원어치 주식을 부산저축은행의 소개로 제3자에게 팔았고, 다시 3개월 만에 21억원어치 주식을 또 제3자에게 넘겼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부산저축은행이 급격히 악화된 재무상황을 잠시 모면하려고 말뿐인 유상증자를 했고, 김 전 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러나 아시아신탁 관계자는 “계약에 따라 부산저축은행이 소개해 준 법인에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넘겼다.”면서 “김 전 원장이 끼어들 여지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홍지민·오달란기자 icarus@seoul.co.kr
  • 산업은행을 통해 본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낙하산 실태

    산업은행을 통해 본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낙하산 실태

    공직자윤리법을 통해 재취업을 제한받는 공무원과 달리 공공기관 임직원은 업무 관련성이 높은 유관기관이나 민간기업에 재취업해도 막을 수 있는 견제 장치가 없는 실정이다. 금융공기업인 산업은행도 마찬가지다. 앞서 산은이 2009년 정책금융공사와 산은금융지주 형태로 분리 출범하는 과정에서 내홍이 발생한 원인 중 하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누가 차지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공공기관도 재취업 제한 있어야” 이로 인해 한때 민영화 자체가 제자리걸음을 걷기도 했다. 결국 공사와 산은지주 측의 나눠먹기 식으로 결론이 났다. ‘염불’(정책자금 관리)보다 ‘잿밥’(낙하산 인사)에 관심이 많았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에서 쌓은 능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기업에서 모셔 가는 퇴직 임직원도 없지 않다.”면서 “그러나 상당수는 돈줄을 쥔 산은 측에서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는 꼴인데 어느 기업이 마다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특히 산은이 자금을 빌려주거나 지분을 확보한 기업 대부분은 구조조정 등 돈줄에 목말라 있는 기업들이다. 재취업한 퇴직 임직원들은 산은의 정책자금 운용에 온정주의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여지도 있다. 산은과 기업의 유착을 조장하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경우 비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취업 과정에서 전문성이나 능력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산은과 몸담고 있는 기업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부여받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행 규정만으로는 이를 규제할 수단이 마땅찮다. 뿌리 깊은 전관예우 관행을 차단하려면 공직사회는 물론 공공기관까지 제도 개선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공무원의 재취업을 규제하는 공직자윤리법처럼 공공기관 임직원의 재취업을 제한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재취업 제한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해칠 수 있는 만큼 재취업 후 행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산은 측 “지분 소유… 주주권 행사” 경제개혁연대 김상조(한성대 교수) 소장은 “인사 교류를 통해 채권은행과 기업 간 신뢰를 구축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인사적체를 해소해야 하는 산은과 정책자금이 필요한 기업의 이해가 작용한 것”이라면서 “윤리 규정 등 내부 통제장치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이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주주권 행사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훈·홍희경기자 shjang@seoul.co.kr
  • 전경련 회장 취임 100일 맞는 허창수號…내부 소통 ‘만족’ 재계 대변 ‘아직’

    전경련 회장 취임 100일 맞는 허창수號…내부 소통 ‘만족’ 재계 대변 ‘아직’

    오는 4일은 허창수(63) GS그룹 회장이 제33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 취임한 지 100일 되는 날이다. 허 회장은 1999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이후 12년 만에 10대 그룹 오너 출신 전경련 회장으로 주목받으며 지난 2월 24일 취임했다. 재계는 허 회장의 취임을 계기로 전경련이 재계 ‘맏형’으로서의 위상을 복원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주요 대외 행사 진두지휘 1일 전경련 등에 따르면 허 회장은 취임 뒤 지난 100일 동안 두 차례의 전경련 회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대통령 해외 순방 등에 동행하면서 전경련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고 밝혔다. 그동안 참석한 중요 대외 행사는 ▲대통령-경제5단체장 간담회(청와대) ▲한·프랑스 최고경영자 클럽회의(프랑스) ▲한·중·일 비즈니스 포럼(이상 5월·일본) 등이다. 허 회장은 또 중장기 계획인 ‘한국경제 비전 2030’(GDP 5조 달러, 국민소득 10만 달러, 세계 10대 경제강국 도약)을 만드는 작업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허 회장이 GS그룹 일로 매우 바쁜데도 불구하고 전경련 사무국에 거의 매주 들러 업무 파악을 하고 있다.”면서 “팀장들과 저녁을 함께 하는 등 내부 직원들과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 옥죄는 이슈에 조용” 그러나 허 회장의 활동이 ‘2%’ 부족하다는 평가도 외부에서 나온다. 지난 3월 허 회장 취임 뒤 첫 회장단 회의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거 참석, 허창수호(號)에 힘을 실어줬지만 전경련의 목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과거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이나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등이 보였던 카리스마를 기대하기에는 재계의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면서도 “초과이익공유제와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연기금 주주권 강화, 감세정책 철회 등 재계를 옥죄고 있는 이슈들에 대해 허 회장이 너무 말을 아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허 회장이 조용한 성격이지만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 의 수장답게 존재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전경련의 위상을 세워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 회장은 이날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위치한 디케이티(DKT) 현장을 방문, 화공기기 및 발전설비 제조 공장을 둘러본 뒤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GS글로벌이 디케이티를 인수한 뒤 처음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윤증현 재정 이임식… “연기금 주주권 제한적 사용 바람직”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과천청사를 떠나면서 후배들에게 무상복지에 맞서기를 주문했다. 정치권과 재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 확장을 막는 데 제한적으로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이날 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떠나가는 장관으로서 드리는 마지막 당부”라며 “우리는 재정의 마지막 방파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행처럼 번져 나가는 무상(無償)이라는 주술(呪術)에 맞서다가 재정부가 사방에서 고립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 고립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재정위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선진국을 보면서 얼마나 빨리 선진국이 되는가보다 어떤 선진국이 되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 “우리나라 연기금이 취득한 주식은 주로 대기업의 주식이기 때문에 전체 산업구조 측면에서 동반성장이나 상생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고유 업종을 없앴더니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까지 문어발식 확장을 해 산업구조의 균형이 깨지고 있다.”며 “대기업도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고 비교우위 분야를 계속 특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업종을 넘나드는 것을 견제하는 데 연기금의 주주권을 제한적으로 쓰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이는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트는 것이 아니라 연기금의 공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시장경제 논리에도 맞다.”고 말했다. 다만 “연기금이 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산운용 차원이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경영에 간섭하는 것은 취지에 반한다.”며 제한적 활용을 주문했다. 이어 정책환경이 날로 어려워지는 만큼 경제관료들이 중장기적 시각을 갖고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선즉제인’(先卽制人·남보다 먼저 도모하면 능히 남을 앞지를 수 있다)을 강조했다. 그는 “정책환경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단기적 성과와 평판에 연연하면 일하기 어렵다.”며 “중장기적 시각을 갖고 하는 일에 대해 역사적 평가를 받겠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고 강조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박재완후보 “무상복지 확대 불가”

    박재완후보 “무상복지 확대 불가”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인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무상복지 확대 논란에 대해 “재정여건상 감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신임 원내 지도부의 감세 철회 주장에 대해서는 “감세는 현 정부의 상징적 정책”이라며 예정대로 세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박 장관은 25일 열리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의원들의 서면질의에 대해 이런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재정 등 고려 유류세 당분간 유지 시사 무상복지 확대에 대해서는 “무상복지는 서비스가 공짜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과다 서비스 이용을 유발하고 도덕적 해이와 재원 낭비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무상복지 추진은 국민부담률 상승과 연계해 검토돼야 하며 국방·통일비용 등 우리의 특수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3+1(무상의료·보육·급식과 대학생 반값등록금)’에 16조원이 필요하다고 밝혀왔으나 전문가들은 실제 50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감세에 대해서는 “정부정책의 일관성과 대외신뢰도를 고려할 때 예정대로 내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 구간 신설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으며, 임시투자세액공제도 올해 세법 개정 때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류세 인하와 관련, “재정여건, 에너지 절약,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적 동향, 국제유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당분간 내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른바 ‘죄악세’ 증세에 대해서는 “술과 담배 등에 대한 과세나 부담금은 중장기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 과세 강화 방안과 과세 시기 등은 국민건강 증진과 건강보험 재정여건, 외부불경제 교정효과, 조세부담의 역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사항”이라며 “여론 수렴 등을 거쳐 신중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초과이익공유제 공론화 거쳐 결정돼야 금융감독 체계 개편과 관련, 한국은행에 감독기능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면서도 금융감독원의 쇄신이 우선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금융감독 관련 논의는 저축은행 사태에서 나타난 금감원 검사의 비효율과 불공정 측면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금감원의 검사·감독업무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쇄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연기금 주주권 행사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하되 연기금 자체의 지배구조를 개편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우리금융과 산은지주를 합친 ‘메가뱅크’에 대해서는 찬반 입장을 균형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초과이익 공유제에 대해선 “동반성장의 기본정신을 강조한 개념으로 이해한다.”며 “구체적 도입방안 등은 의견 수렴과 공론화를 거쳐 결정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검토”

    여권과 국민연금공단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연금공단 전광우 이사장은 19일 “주주권 행사는 세계적 추세이자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본질”이라면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긍정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주권 행사란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상정 안건에 찬반 의사를 표시하는 의결권과 달리 사외이사 후보 추천, 이사 해임 청구권, 임시주총 소집권, 장부 열람권 등 다양한 형태의 감시 권한을 일컫는다.  전 이사장은 “잘 쓰면 도구지만 잘못 쓰면 흉기”라면서 “특히 관치 우려를 차단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와 관련, “관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앞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책위의장실에서 미래기획위 업무를 보고하기 위해 만난 이 의장에게 “법을 바꾸지 않아도 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의결권 소위’를 구성하고 민간인을 주축으로 투명하게 운영하면 관치 우려가 불식될 것”이라면서 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와 관련, 여권 고위 관계자는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기구의 역할과 기능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세훈·정현용기자 shjang@seoul.co.kr
  • “더 낼 카드 없는데…” 전경련 ‘상생 속앓이’

    “더 낼 카드 없는데…” 전경련 ‘상생 속앓이’

    요즘 재계의 ‘가슴앓이’가 심해지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실적만 중시하는 대기업 총수의 생각이 변해야 한다.’고 거론하면서 한때 회복되는 것처럼 보였던 정부와의 관계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주주 의결권 행사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부담이다. 하지만 재계의 가장 큰 고민은 정작 내놓을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19일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재계가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 등 원론적인 대안을 내놓은 데 그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기업 총수로 이뤄진 전경련 회장단은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올해 세 번째 회장단 회의를 갖고 “기업의 자율적 참여가 활성화되도록 시장과 기업 현실에 맞는 동반성장 제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동반성장의 추진 방향은 중소기업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30대 그룹을 중심으로 중소 협력사에 올해 1조원 이상을 지원하기로 한 지난 2월 ‘전경련 30대 그룹 협약사 지원 계획’을 충실하게 집행하기로 했다. 회장단은 또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경제 5단체장과의 회의가 정부와 경제계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면서 “‘기업이 잘되게 하는 기본 원칙을 지키겠다’는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감사하고, 물가 안정과 투자 확대를 통해 서민 생활 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월 회장단 회의에서 제시한 ‘한국 경제 비전 2030’(2030년까지 국내 총생산 5조 달러, 1인당 국민소득 10만 달러, 세계 10대 경제 강국 달성)과 관련해 ▲경제 인프라 확충 ▲산업 기술 역량 강화 ▲사회적 자본 축적 ▲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 7개 과제의 단계적 추진 전략을 보고받았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회의가 끝난 뒤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국민연금은 (기업들의) 주주이고 국민연금의 주인은 국민”이라면서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해 국민들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것에 반대하는 이는 아무도 없고, 지금까지 그렇게 운영됐다.”고 말했다. 다만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서는 “내용을 보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한편 회의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강덕수 STX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류진 풍산 회장, 정병철 부회장 등 13명이 참석했다. 지난 3월 허창수 회장 취임 직후 열렸던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힘을 실어 줬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은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연기금 주주권 행사 투명·독립성이 관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국민연금 산하에 ‘의결권소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을 조건으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찬성하는 방향으로 의견 접근을 봤다고 한다. 명망 있는 전문가들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자금 운용과 의결권 행사를 민간자산운용사에 맡기면 ‘관치’(官治)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시장원리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던 이 의장이 조건부 찬성으로 급선회한 셈이다. 곽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한 토론회에서 “우리 경제가 대기업 위주의 과점체제와 수직계열화 확대로 경제 전체의 창의력과 활력이 약해지고 있다.”면서 연기금 주주권 행사를 통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계와 보수적인 시민단체 등이 ‘대기업 길들이기’ ‘연기금 사회주의’라며 강력 반발하자 청와대는 ‘곽 위원장 개인적인 소신’이라며 선을 긋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연기금 의결권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연기금 운용은 수익성과 안전성 못지않게 투명성과 독립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국민연금 시행 초창기인 노태우 정부 시절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연기금을 투입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도 나 몰라라 하는 관료들의 행태를 목도했기 때문이다. 곽 위원장은 시대의 화두인 ‘동반성장’과 ‘공정사회’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연기금 운용이 다시 정부 정책의 종속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여전히 불식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여권은 노후자금을 맡긴 국민에게 우선 연기금 주주권 행사의 정당성을 물어보아야 한다. 그러자면 투명성과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부터 제시해야 한다. 실추된 신뢰부터 되찾으라는 얘기다. 정부는 돌아선 민심을 붙들기 위해 대기업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편법 상속이나 납품가 후려치기 등 잘못된 악습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를 통한 감시는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연기금을 주인 없는 쌈짓돈쯤으로 여기는 유전인자가 남아 있지 않은지 먼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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