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주조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배구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사활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6만원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등유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79
  • 하이트 진로인수 허용

    공정거래위원회가 하이트맥주의 진로소주 인수를 허용키로 했다. 그러나 하이트맥주는 하이트주조(옛 보배)를 팔아야 한다. 공정위는 오는 20일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을 포함,9명의 위원이 참석한 전원회의를 열고 하이트맥주의 진로인수를 조건부로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12일 “맥주와 소주는 알코올 도수가 다른 대체재로 별개 시장으로 판단키로 했다.”며 “하이트의 진로인수로 끼워팔기가 대두될 수 있지만 시너지 효과로 인한 가격인하 등으로 소비자가 이익을 보는 측면이 더 크다.”고 허용배경을 밝혔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독과점의 폐해가 우려되는 만큼 매년 하이트맥주의 영업현황을 수년간 보고토록 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세계 각국을 조사해 본 결과 어느 나라도 알코올 도수가 다른 술을 같은 시장, 즉 보완재로 보는 경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즉 하이트맥주는 국내 맥주시장의 57%, 진로는 소주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지만 각각 다른 시장이기 때문에 독과점 형성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백문일 전경하기자 mip@seoul.co.kr
  • 술시장 ‘하이트 천하’

    공정거래위원회가 하이트맥주의 진로인수를 사실상 허용함에 따라 OB맥주와 지방소주사에 비상이 걸렸다. 진로인수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난 하이트맥주는 국내 주류시장의 지존으로 떠올랐다. OB맥주와 지방소주사들은 공정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이나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유통망 정비, 마케팅 강화 등 대책마련에 돌입할 전망이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심사에서 소비자의 이익 증대에 초점을 뒀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독과점 형성보다는 이로 인해 소비자의 피해가 생기는 것을 막는데 중점을 둔다.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는 소비자에게 뭐가 득이 되는가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소주와 맥주를 대체재로 판단, 다른 시장으로 봤기 때문에 가능하다. 대체재란 가격이 오르면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다. 예컨대 쇠고기와 돼지고기, 녹차와 커피 등의 관계다. 소주와 맥주를 함께 마시는 경우가 많은 보완재로 볼 경우는 소주와 맥주가 1개 시장이 돼 하이트의 진로인수가 불가능하게 된다. 앞으로 하이트맥주는 진로를 인수하면서 전북지역의 소주시장 42%를 점유하고 있는 하이트주조를 팔아야 한다.하이트주조와 진로가 합쳐질 경우 진로의 전북지역 점유율이 50%이기 때문에 하이트주조를 팔지 않으면 전북지역 소주시장 92%를 차지, 독과점이 된다. 이와 관련, 하이트맥주측은 법정관리 중인 하이트주조를 팔 수 있다는 점을 비쳐 왔다. 그동안 OB맥주와 지방소주사들은 하이트맥주가 진로소주를 인수할 경우 전국의 주류 유통망을 장악, 불공정거래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주류도매상은 평균적으로 하이트와 OB맥주, 진로소주 등을 각각 30%씩 취급한다.OB맥주와 지방소주사들은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할 경우 주류도매상은 거래물량의 60% 가량을 공급하는 하이트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하이트의 지배력이 커짐에 따라 주류도매상의 이익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소비자까지 포함해서 봤을 때는 이익이 될 수도 있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설명했다.백문일 전경하기자 mip@seoul.co.kr
  • [공연리뷰] 뮤지컬 ‘밑바닥에서’

    지난달 초연돼 호평을 얻은 극단 자세레퍼토리의 창작뮤지컬 ‘밑바닥에서’가 7일부터 대학로 예술극장 나무와물에서 앙코르 공연된다. 뮤지컬 ‘밑바닥에서’는 소설 ‘어머니’로 유명한 러시아 작가 막심 고리키의 동명 희곡을 각색한 작품.19세기 말 러시아 빈민 계급의 밑바닥 인생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 희곡은 1920년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처음 선보였고,1936년 장 가뱅 주연의 프랑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지난 98년, 랩뮤지컬을 표방한 ‘서푼짜리 오페라’로 신선한 인상을 남겼던 연출가 왕용범과 작곡가 박용전이 의기투합해 만든 ‘밑바닥에서’는 기존 뮤지컬 문법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분방함이 돋보인다. 또한 원작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으면서 희극과 비극의 절묘한 강약으로 메시지의 강렬함을 유지하는 균형감각도 빛난다. 무대는 허름한 선술집. 이곳은 희망이라곤 찾아볼 길 없는 인생 패배자들의 마지막 피난처다. 몰락한 귀족, 사기도박꾼, 매춘부, 알코올중독자 무명배우, 불치병에 걸린 소녀…. 매일 밤 이곳은 이들이 서로 싸우는 전쟁터가 되기도 하고, 사랑을 고백하는 낭만적인 장소가 되기도 한다. 지하실을 배경으로 19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원작의 방대한 내용을 효율적으로 압축한 연출가의 각색 솜씨가 깔끔하다. 강렬한 비트의 전자음 대신 어쿠스틱 반주를 주조로 한 음악은 이 작품의 정서를 무엇보다 잘 드러낸다. 극의 후반부, 내내 침묵하던 무명배우가 탁자 위에 올라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압권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노래와 극의 유기적인 결합은 다소 떨어지는 듯해 아쉽다. 역량있는 뮤지컬 연출가와 작곡가의 발견 못지않게 재능있는 신인 배우들을 만나는 기쁨도 크다.‘지하철1호선’에 출연했던 이주원과 황지영을 포함해 페페르역의 황태광, 바실리사역의 김희원, 그리고 뛰어난 가창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무명배우역의 이승현 등의 열연이 인상적이다. 연장공연에서도 초연멤버들이 그대로 참여한다.8월21일까지.(02)745-212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박은영의 DVD레서피] 완성 기다리는 냉장고속 푸딩처럼

    [박은영의 DVD레서피] 완성 기다리는 냉장고속 푸딩처럼

    어떤 요리는 얼마나 잘 식히느냐가 관건이다. 뜨겁게 끓였다가도 차갑게 식혀야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적당히 단단하면서 부드러운 맛을 낸다. 커스터드푸딩 역시 그렇다. 설탕물을 끓여 캐러멜을 만들고 다시 그 위에 계란 노른자, 우유, 설탕을 섞어 끓인 뜨거운 반죽을 부어서 식히는데, 무엇보다 조바심내지 않고 냉장고에 넣고 기다리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래야 원하는 모양과 탄성을 지닌 차가운 푸딩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힐러리 스웽크가 출연한 ‘밀리언 달러 베이비’와 ‘PM 11:14’가 비슷한 시기에 DVD로 출시된다. 줄리아 로버츠나 안젤리나 졸리만큼 우리나라에서 유명하진 않지만, 만 서른의 나이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할리우드 최고의 연기파 배우다. 한국 배우로 치면 설경구 같은 스타일이랄까. 몸무게를 늘리고 줄이는 대신,“뼛속까지 다시 배워야 하는 복싱”을 보여 주기 위해 트레이너가 놀랄 정도의 준비과정을 보여 준다. 첫 번째 여우주연상을 안겨 준 ‘소년은 울지 않는다’에선 정말 레즈비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살 정도로 중성적인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하기도 했다. 로맨틱 코미디나 액션 같은 더운 영화 대신, 인간에 대한 고민이 깃든 서늘한 영화에서 힐러리 스웽크는 제 빛을 발한다.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자신을 단련하고 변형시키며 영화의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배우, 이게 커스터드푸딩 같은 그의 매력이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 인생을 복싱에 비유한 주옥 같은 대사들과 클린트 이스트우드, 모건 프리먼, 힐러리 스웽크가 뿜어내는 가공할 연기력만으로도 DVD로 감상할 이유는 충분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무르익은 연출과 오랜 연륜에서 비롯된 촌철살인의 유머 역시 이 DVD의 가치를 높인다. 37일 만에 촬영된 영화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한 화질과 잘 짜여진 영상미가 돋보인다. 어두운 실내장면이 위주임에도 푸른색과 녹색을 주조로 한 영상은 세밀하고 투명하다. 영화의 모델이 된 실제 권투 선수의 인터뷰와 아카데미 수상 후 가진 대담 등이 부가영상에 수록되었다. ●PM 11:14 재기발랄한 단편 영화들로 주목받았던 그레그 마크스의 데뷔작으로 밤 11시 14분에 벌어진 두 개의 사건을 역 추적하는 과정을 담았다. 언뜻 ‘메멘토’를 연상시키지만, 형식만 빌려 왔을 뿐 인간의 이기심과 운명을 비꼬는 블랙코미디 성격이 강하다. 힐러리 스웽크는 이 영화에서 배우로서의 역할은 작지만 제작자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 준다. 밤에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하다 보니 전체가 다 어두운 배경이다. 투명한 화질이라는 인상을 받기는 어렵지만 색상 표현이 비교적 자연스럽고 생생하다. 시계추 효과음 등 각 상황을 특징적으로 설명하는 스코어가 흥미롭고 배경음의 사운드도 입체적이다. DVD칼럼니스트 mlue@naver.com
  • [클릭이슈] 공정위 ‘하이트의 진로인수’ 심사 쟁점은

    [클릭이슈] 공정위 ‘하이트의 진로인수’ 심사 쟁점은

    맥주 값이 오르면 소주를 더 마시게 될까. 둘을 섞은 ‘폭탄주’를 좋아하는 ‘주당’들에게는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쪽의 가격이 변화할 때 다른 쪽의 소비가 영향을 받는다면 둘은 별개의 시장이 아닌 하나의 시장으로, 이른바 ‘대체재’의 관계에 있게 된다. 3조 4000억원대에 이르는 하이트의 진로 인수가 이같은 대체재 논쟁과 무관치 않다. 대체재로 인정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맥주와 소주의 시장을 하나로 보고 기업결합 사전심사를 하기 때문에 하이트 진영에는 불리하다. 그러나 7월중 최종 결론을 내릴 공정위는 단순히 대체재 판결이 전부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했을 때 소비의 효율성이 올라가느냐, 아니면 유통망 등의 변화로 독과점 폐해가 생기느냐가 최대 관건이라는 것. 다만 소주시장은 지역별로 분할된 점을 인정,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하면 전북 시장점유율 42%인 하이트 주조(옛 보배)는 처분 대상이 된다. ●공정위, 기업결합 최종결론 고심 현재 공정위 내부에선 일단 맥주와 소주를 별개의 시장으로 보고 독과점 폐해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하면 수도권내 점유율이 94%인 진로의 유통망을 활용하면 오비맥주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맥주와 소주가 별개의 시장이라고 해도 하이트가 자금력을 동원해 한쪽을 끼워팔거나 유통망을 총동원하면 한쪽의 시장 지배력이 다른 쪽으로 전가될 수 있다.”면서 “이같은 ‘포트폴리오 효과’로 시장내 경쟁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관계자는 시너지 효과로 인한 가격인하 등의 소비자 편익과 경쟁제한적 요인을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며 현재 이를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진행중이라고 했다. 오비맥주가 광고 등으로 진로인수에 대항하는 경우도 상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수허용 뒤 규제’냐,‘미래 폐해를 반영한 불허’냐 공정위는 효율성과 독과점 폐해의 비중이 같으면 언제 규제하느냐의 문제가 남는다고 밝혔다. 독과점 규제의 역사가 100년이 넘은 미국에서도 이를 둘러싼 논쟁이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공정위 관계자는 전했다. 시카고 학파의 경우 당장 큰 문제가 없다면 일단 기업간 결합을 허용한 뒤 나중에 문제가 생길 때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이트 진영은 소비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시각으로 진로 인수의 논리적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하버드 학파는 미래에 발생할 독과점 폐해를 현 시점에서 예측, 기업결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 공정위가 이같은 주장에 무게를 두면 진로 인수는 불허될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는 최근 하이트와 반(反)하이트 진영으로부터 효율성 및 독과점 폐해를 주장하는 각각의 자료를 받았다. 그러나 서로의 주장이 엇갈려 상대방 자료를 맞바꿔 검증한 뒤 다시 공정위에 의견을 낼 것을 요구했다. ●맥주와 소주가 대체재라면 일단 하이트에 불리 대체재로 결론나면 동일시장 내에서의 ‘수평적 결합’으로 봐야 한다. 이 경우 삼익­영창악기의 합병이 불허된 사례가 일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수평적 결합으로 보더라도 시장 점유율만 보지 않고 소비자의 효율성 등을 따질 것이라고 공정위는 밝혔다. 현재 하이트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58%, 진로의 소주시장 점유율은 56%이다. 둘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면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의 점유율은 무조건 50%가 넘게 된다.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기준은 2개 기업이 1개로 합쳐져 점유율 50%를 넘으면 제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체재가 아니면 ‘혼합적 결합’으로 봐 효율성과 독과점 폐해의 경중을 따지게 된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과거 SK텔레콤이 신세기이동통신을 인수할 때처럼 시장 점유율을 줄이라는 시정명령은 없을 것”이라면서 “인수·합병 자체가 시장과 소비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인 만큼 점유율 조정이 아닌 효율성 증대 방식으로 독과점 업체에 제재를 가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골든브릿지, 브릿지증권 인수

    외국자본의 철수 논란을 불렀던 브릿지증권이 국내 자산관리 및 구조조정 전문업체인 골든브릿지로 넘어간다. 24일 브릿지증권에 따르면 골든브릿지는 브릿지증권 노동조합과 종업원지주제(ESOP)를 통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오는 9월까지 브릿지증권의 대주주인 외국계 브릿지투자지주(BIH)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브릿지증권의 매각대금은 1250억원이지만,BIH측의 유상감자 덕분에 골든브릿지는 400억원만 지불하고 브릿지증권을 인수하게 된다. 브릿지증권은 이날 매각 결정을 앞두고 지난 23일 발행주식의 41%를 유상감자했다. 골든브릿지는 인수대금 지급 절차를 마치는 대로 오는 10월1일까지 조직개편 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이로써 브릿지증권 노조는 현재 보유한 우리사주조합의 지분 10%를 바탕으로 이사 및 사외이사 각 1명씩에 대한 임명권을 갖고, 공동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이상준 골든브릿지 대표이사는 “브릿지증권 노조원 전원의 고용승계는 물론, 앞으로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종업원지주의 지분이 50%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브릿지증권 노조 관계자도 “회사 정상화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골든브릿지는 지난 2000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로 문을 연 뒤 뉴코아, 삼익악기, 크라운제과 등의 매각 자문사를 맡았던 순수 국내 전문 업체다.2003년 쌍용캐피탈을 인수해 1년만에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시킨 뒤 올해초에는 줄리어스자산운용을 인수,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을 겸영하고 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지방 6개 소주업체·오비맥주 하이트의 진로인수 반대 탄원

    6개 지방소주사와 오비맥주 노조는 14일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의 진로 인수를 반대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공정거래위원회와 청와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에 제출했다고 밝혔다.탄원에 참여한 지방소주사 노조는 금복주(대구·경북), 대선주조(부산), 무학(경남·마산), 보해양조(전남), 선양주조(대전), 한라산(제주) 등이다. 노조위원장들은 탄원서에서 “맥주시장 1위인 하이트와 소주 1위인 진로의 결합은 명백한 독과점 위반으로, 만일 두 회사가 결합하면 거대 공룡 기업에 의한 많은 불공정 거래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로 인해 수천명의 근로자들의 생존권이 한 회사에 의해 좌우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하이트와 진로의 결합에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오승호기자 osh@seoul.co.kr
  • [마광수의 섹스토리] ② 하렘의 왕이되어

    [마광수의 섹스토리] ② 하렘의 왕이되어

    나는 꿈 속에서 하렘(harem)의 왕이 되어 있었다. 왕비도 내가 하렘의 후궁들과 섞여서 노는 것을 기분 나빠하지 않았고, 자신도 즐거이 다른 궁녀들처럼 마조히스틱한 열락에 동참해주는 것이었다. 어마어마하게 큰 하렘의 한가운데에는 작은 호수만 한 크기의 욕탕이 마련돼 있었다. 투명한 천창(天窓)이 너무 높아 하렘은 마치 야외에 만들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주변에는 잘 손질된 원추형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었고, 나무들마다에는 탐스럽게 잘 읽은 열대 과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바닥 여기저기에서는 아름다운 꽃들이 한껏 교태를 부리며 암술과 수술을 뻗쳐올리고 있었다. 욕탕의 바닥과 가장자리는 황금과 백금과 옥으로 만든 타일로 덮여 있었는데, 수십 명의 남녀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몸을 비비꼬면서 애무하는 모습이 모자이크되어 있었다. 욕탕 바깥의 바닥은 수천 개의 두꺼운 거울로 모자이크되어 있었고, 사이사이에는 자주색과 핑크색을 주조로 하는 화려한 빛깔의 페르시아 융단이 깔려 있었다. 욕탕의 지붕은 여섯 개의 육각형 기둥에 의해 떠받쳐지고 있었는데, 기둥들은 모두 투명한 크리스털로 만들어져 있었다. 기둥 옆에는 여러 남녀들이 애무하는 모습으로 조각된 수정 스탠드가 있어 은은한 오렌지색 불빛을 내뿜고 있었다. 황금으로 된 욕탕의 지붕은 여인의 풍만한 유방 모양을 하고 있었고, 젖꼭지 부분에는 엄청나게 커다란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어 열대 오후의 나른한 햇살을 갖가지 찬란한 빛깔로 반사시켜 주고 있었다. 지붕의 안쪽은 모자이크로 만들어진 거울로 되어 있어, 여러 개의 거울들이 서로를 끊임없이 반사시켜 무수히 신비로운 상(像)을 만들어냈다. 욕탕 위의 높디높은 천창에는 루비와 사파이어 등 갖가지 보석들로 만들어진 샹들리에들이 꽃 모양의 전구들을 머금고 뻗어내려와, 흡사 성긴 은하수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욕탕은 기분좋은 온도와 향기나는 물로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욕탕 한가운데서는 핑크빛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분수가 물을 방울방울 뿜어올리고 있었다. 분수는 위로 높이 쳐든 여인의 엉덩이 모양을 하고 있었고, 항문에서 서서히 흘러나오는 물방울들은 물이 아니라 꿀맛이 듬뿍 스민 향기로운 술이었다. 욕탕 주변에 있는 만개한 꽃들과 잘 익은 과일에서 풍겨나오는 감미로운 냄새, 그리고 분수에서 흘러나오는 술의 고혹적인 알코올 향이 뒤섞이면서, 욕탕 안은 더욱 신비롭고 몽롱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욕탕 밖에서는 수십 명의 벌거벗은 여인들이 나태한 자세로 누워 오후의 햇살을 즐기고 있다. 그네들 가운데는 서로 얽히고설켜 애무하면서, 바닥의 거울이 반사해 내는 자신들의 황홀한 나신을 도취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여자들도 있다. 여인들은 뒷굽의 높이가 15㎝는 됨직한 황금빛 뾰족샌들을 신고 있을 뿐인데, 가지가지 색깔의 탐스러운 머리카락들이 길게 웨이브지며 흘러내려와 하얀 유방과 곱슬거리는 음모와 탐스럽게 부풀어오른 엉덩이들을 가려주고 있다. 한 여인이 길디 긴 손톱을 부챗살처럼 길게 뻗어 머리카락을 뒤로 빗어넘기자, 보름달 같은 유방의 농염한 자태가 드러난다. 젖꼭지에는 둥근 황금고리가 꿰어져 있고, 고리 아래로 늘어진 체인 끝에 매달린 금방울들은 살랑살랑 흔들거리며 명량(明亮)한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탕 안에는 수십명의 여인들이 알몸뚱이로 물에 몸을 반쯤 담근 채 앉아 있다. 대리석으로 깎아 빚어 만든 듯한 늘씬한 다리들은 물 아래에서 뒤엉켜 서로를 마찰해주고 있고, 길고 가느다란 색색가지 음모들이 물풀처럼 살랑대며 춤을 추고 있다. 중앙의 분수에서 느릿느릿 뿜어져 나오는 작은 물방울들이 여인들의 몸을 간질인다. 그로테스크한 색조로 짙게 화장한 얼굴들과 껍질을 벗긴 핑크빛 수박덩어리 같은 유방들이 반쯤은 물에, 반쯤은 향기로운 술에 젖어 반짝거리고 있다. 여인들은 가끔씩 유방에 방울방물 맺혀 있는 술을 서로가 혀끝으로 천천히 핥아먹으면서 아리따운 추파를 흘리고 있다. 욕탕 바깥의 페르시아 융단 한 모퉁이에서는 십여명의 여인들이 서로 화장을 해주고 있다. 한 여인이 상대방 여인의 속눈썹을 은색의 펄(pearl) 마스카라로 한 올 한 올 정성껏 올려주고 있는 게 보인다. 은빛 콘택트 렌즈를 낀 여인의 눈동자는 은색의 펄 속눈썹과 함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발산한다. 여인은 붉은 포도주 색깔의 립스틱이 자기의 입술에 진하게 발라지는 동안 입술을 백치처럼 멍하니 벌리고 있다. 얼굴화장이 끝나자 몸 화장이 시작된다. 흑장미색의 립스틱이 양쪽 유두에 칠해지고, 짙은 꽃분홍색의 액체 파운데이션이 하얀 유방 위에 부드러운 동심원을 그리며 칠해져 나간다. 배꼽 주변에도 물감을 칠한 후, 이번에는 두 다리 사이의 거웃이 손질된다. 손가락 길이만큼 길러 황금빛 매니큐어를 칠한 긴 손톱을 조심스럽게 움직이면서, 상대방 여인의 음모를 정성껏 손질해 주고 있는 궁녀의 손놀림이 곱다. 곱슬거리는 연한 갈색의 음모는 황금빛 손톱이 스쳐지나가면서 화려한 무지개색으로 염색되고, 곧이어 막 세팅한 머리처럼 봉곳이 부풀어 오른다. 음모 손질을 끝낸 궁녀는 상대방 여인의 불두덩에 살짝 입맞춤을 하고 나선, 음순에는 진주로 된 음순걸이를, 항문에는 묘안석(猫眼石)으로 된 항문걸이를 걸어준다. 그런 다음 두 몸이 한데 엉켜 우아하게 요동을 친다. 렘의 나무 사이를 거닐며 열매를 따거나 꽃을 꺾고 있는 여인들도 있다. 그들은 다른 여인들과는 달리 투명한 옷감으로 된 드레스를 입고 있는데, 걸음을 걸으면서 몸의 각도를 바꿀 때마다 젖가슴의 볼륨과 음모의 반짝임, 하늘거리는 허리선과 부드러운 둔부의 곡선이 잠자리 날개 같은 옷감을 통해 보일 듯 말 듯 내비친다. 그네들 역시 맨발에 굽 높은 샌들을 신고 있다. 타원형을 이루며 둥글게 아래로 말려들어간 긴 발톱들이 샌들 앞부분으로 나와 있고, 발톱들은 노란색·빨간색·보라색·분홍색·연두색·복숭아색·은색·금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의 매니큐어로 손질되어 있다. 샌들의 앞굽을 발톱 길이에 맞춰 높게 만들었지만, 휘어들어간 발톱들이 워낙 길기 때문에 걸을 때마다 바닥에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여인들의 발놀림은 무척이나 느리고 권태스러워 보인다. 과일이나 꽃를 따고 있는 손톱들도 둥글게 말려들어갈 정도로 길다. 갖가지 색깔로 손톱에 칠해진 펄 섞인 매니큐어들이, 일제히 햇빛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나와 왕비는 카펫 위에 있는 상아 침대에서 푹신한 금빛 보료에 묻혀 나란히 누워 있다. 나는 한 궁녀가 땀을 뻘뻘 흘리며 해주는 보디 마사지를 받고 있고, 왕비는 미풍에도 출렁거릴 정도로 얇고 긴 손톱들을 궁녀 두명에게 손질시키고 있다. 보디 마사지가 끝나자 방금 온 몸에 화장을 끝낸 여인이 내게로 천천히 기어온다. 그녀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귀고리·코걸이·팔찌·반지·젖꼭지걸이·음순걸이·항문걸이 등에 매달린 금방울들이 꿈결 같은 소리를 만들어낸다. 여인은 내 앞에 오자 무릎을 꿇고서 내 발에 입맞춘 후, 서서히 혓바닥을 옮겨 나의 온 몸을 혀끝으로 살살 핥아주기 시작한다. 왕비 역시 손톱 손질을 끝내고서 한 궁녀가 해주는 혓바닥 마사지를 받고 있다. 혓바닥 마사지가 끝나자 나는 궁녀 두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욕탕 안으로 들어간다. 물 속에 반쯤 몸을 담그자 한 여인이 분수로 가서 입 안 가득히 술을 받아 머금고 온다. 그녀의 긴 핑크빛 머리카락과 진주빛 시폰 드레스는 물에 젖어 몸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 그녀가 내 쪽으로 몸을 움직일 때마다 몸에 달라붙은 드레스를 통해 어렴풋이 엿보이는 핑크빛 젖가슴과 연두색 불두덩이 물결치듯 움직이고 있다. 여인은 입 안에 머금고 있는 술을 내 입 안에 흘려 넣어준다. 나는 그녀의 입 안에서 적당히 따뜻해진 술의 향기를 음미하면서 여인의 젖꼭지를 장난치듯 꼬집어 본다. 여인은 적포도주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긴 손톱으로 나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주면서 꿈꾸는 듯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 마광수는 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 ‘차입형 우리사주제’ 전면 시행

    빠르면 오는 10월부터 우리사주조합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아 자기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차입형 우리사주제’가 전면 시행된다. 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노사정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하반기 중 ‘증권거래법 시행령’을 고쳐, 모든 기업에 ‘차입형 우리사주제’를 도입키로 했다. 현재 비상장 법인의 사주조합은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자기 회사를 인수할 수 있으나 상장법인의 경우 경영권 방어와 원활한 인수·합병(M&A) 등을 이유로 이 제도의 적용을 배제시켰다. 재경부 관계자는 “경영사정이 어려운 기업의 경우 다른 회사에 인수되기보다 근로자에게 지분을 일부 넘겨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회사측면에선 경영정상화를 꾀하는 ‘윈윈장치’가 될 수 있다.”며 “노사정위가 분배정책 차원에서 이미 지난해에 합의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 제도는 사주조합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돈으로 회사의 지분을 취득, 회사측에 부족한 운영자금을 융통해 주되 근로자들은 나중에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회사가 전적으로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회사 수익의 일부를 근로자에게 지분 형태로 증여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다만 사주조합은 회사가 차입금을 갚은 이후 상환금액 범위에서만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근로자복지기본법 시행령을 통해 회사측이 사주조합 차입금을 연 10% 이상 갚도록 규정할 예정이다. 우리사주조합이 차입금을 통해 1대 주주로 부상할 수는 있지만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소유구조상의 제한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사주조합의 주식의무 예탁기간은 4∼8년으로 차입금을 통해 받은 지분의 50% 이상을 시장에 팔려면 최소한 10여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10월 두산중공업이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할 때 대우종기의 노조는 지분의 우선인수를 조건으로 자사주를 인수하려는 ‘차입형 종업원지주제’를 추진했으나 자금 동원력 등의 문제로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대우건설, 외국투기자본 먹잇감

    대우건설, 외국투기자본 먹잇감

    대우건설을 잡아라. 대우건설 매각 시기가 점점 다가오면서 누가 인수할 것인지를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말로 예정된 대우건설 매각에는 외국 자본과 토종 자본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외국투기자본이 무차별적으로 달려들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M&A)에 걸려들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알토란 건설사, 매수 경쟁 치열할 듯 자산관리공사는 당초 예정대로 연내 대우건설 보유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주식은 자산관리공사가 45.33% 보유한 것을 비롯, 채권은행 등 채권단이 100% 갖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M&A시장에서 나올 대형 매물 중 하나이며 알토란 건설사라는 점에서 국내외 자본들이 모두 군침을 흘리고 있다. 한 M&A전문가는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수익률이 최소한 50∼6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위기 이후 침체를 거듭하던 대우건설은 그동안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를 앞당겨 건전한 건설사로 다시 태어나는데 성공했다. 2000년 12월 기업 분할 당시 578%에 이르던 부채비율을 지난해에는 152%로 낮췄다.4년동안 무려 1조 9000억원의 빚을 갚았다. 수주 실적은 3조 4201억원에서 6조 624억원으로 늘었다. 자산관리공사는 매각 대금을 가장 많이 제시하는 기업에 팔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외국 자본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자금 가운데는 군인공제회 등이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자금력이 풍부한 건설사가 실적을 키우기 위해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어느 기업보다 M&A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사냥꾼’먹잇감에 무방비 노출 문제는 외국 투기 자본이 인수할 경우 돈 되는 자산을 빼돌리고 껍데기 회사만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제한 경쟁입찰방식 매각으로는 외국 투기자본의 무차별 M&A를 막을 수 있는 길이 없어 남광토건이나 한신공영처럼 투자를 가장한 기업 사냥꾼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서는 건전한 자본가를 찾는 한편 우리사주조합 등에 의한 인수·합병이 바람직하지만, 현행 법테두리 안에서 적대적 M&A를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매각작업이 본격화되면 투기적 자본이 대거 달려들 공산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영진M&A연구소 김영진 소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외국 자본의 진출을 강제적으로 막을 수 없고, 단독 경쟁으로는 선진화된 그들의 전략·전술을 따라잡기 어렵다.”면서 “국내 자본이 뭉쳐 외국 자본에 대응할 수 있는 M&A기법을 개발해 경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1) 숨은 키워드‘궁궁을을’(弓弓乙乙)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1) 숨은 키워드‘궁궁을을’(弓弓乙乙)

    1894년 4월27일, 전주성 함락을 눈앞에 두고 전봉준은 휘하 장수들을 모아놓고 특명을 내렸다. 궁을(弓乙)이란 부적을 불살라 동학농민군들에게 먹이라는 것이었다.“궁을부는 신통력이 있다. 비 오듯 쏟아지는 관군의 총탄과 화살도 무력하게 만드는 게 궁을부다. 그 효력은 이미 큰 스승 최제우 선생께서 밝히신 바다. 궁을은 이미 너희가 잘 아는 ‘정감록’에도 나와 있다.” 그 명령대로 동학군은 모두 궁을부를 태워 나눠마셨다. 그 다음날 동학군은 호남제일성인 전주성을 함락시켰다. 궁을부란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侍天主造化定 永世不忘萬事知) 13자를 쓴 종이 쪽지로, 본주(本呪)라 한다. 이 글귀의 뜻은 한울님을 모시면 조화가 이뤄진다, 이 진리를 항상 염두에 두고 살면 세상만사를 다 알게 된다는 것이었다. 동학의 근본 교리를 압축해서 표현한 것인데, 신기하게도 궁을부엔 궁을이란 용어가 보이지 않는다. 왜 동학에선 이 부적을 궁을부라 했을까? ‘궁궁을을’(弓弓乙乙) 또는 ‘궁을’이 정감록의 가장 중요한 핵심어였다는 사실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수많은 민중이 그 참뜻을 알고 싶어했기 때문에 민중 종교의 지도자들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일반적으로는 정감록의 핵심어라면 ‘진인’과 ‘십승지’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정감록을 꿰뚫고 지나가는 숨은 키워드는 ‘궁궁을을’이다. 문제는 그 뜻을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궁을’이란 두 글자를 뜯어보면 평이하다.‘弓’은 활이요,‘乙’은 갑(甲)에 이어 이른바 두 번째 십간(十干)이다. 그런데 누구나 빤히 알고 있는 이 두 글자의 뜻을 아무리 조합시켜도 무슨 말인지 감감하다. 뜻이 분명하지 않은 이 용어는 정감록에서 중요한 구실을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학과 원불교에서도 중시되었다. 그 내력을 알아보자. ●‘정감록’에 보이는 ‘궁궁을을’ ‘감결’(鑑訣)에 이런 구절이 있다.“모름지기 인간 세상에서 몸을 피하는 데 산도 이로울 게 없고 물도 이로울 게 없다. 가장 좋은 것은 양궁(兩弓)이다.”는 것이다. 양궁은 궁을 두 번 쓴 글자다. 그런 점에서 ‘궁궁’이라고 읽히기도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이선생가장결’(李先生家臧訣) 중에도 “이로움이 을을궁궁에 있다.”는 대목이 있다. 정감록의 다른 곳에서는 ‘궁궁을을’이라 적기도 하였다. 일제시대 한국의 민속을 연구한 일본인 무라야마 지준은 ‘궁궁을을’을 한 글자로 줄여 약(弱)이라고 보았다. 궁과 을 두 글자를 포개서 그렇게 만든 것이다.“이로움이 약함에 있다.”는 뜻이 되어 알쏭달쏭하긴 마찬가지다. 또는 한국 사람들은 일본과 같은 강대국에 약한 태도로 의존적일 때만 살아갈 수 있다고 비꼰 것일지도 모르겠다. ‘도선비결’(道詵秘訣)에도 ‘궁궁’이란 표현이 눈에 띈다.“병자(丙子)에는 북쪽 오랑캐가 나라에 가득 찰 것이다. 산도, 물도 이롭지 못하고 이로운 것은 오직 ‘궁궁’이다.” 이것은 아마도 병자호란 때의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짐작된다. 여기서 말하는 ‘궁궁’은 두 말할 나위 없이 피란처다. 요컨대 여러 예언서에서 자꾸 눈에 뛴는 ‘궁을’,‘을을궁궁’ 또는 ‘궁궁’은 난리를 피하는 최고의 장소임이 분명하다. 정감록엔 피란지로 손꼽히는 십승지가 있는데 왜 하필 ‘궁궁’이란 용어를 또 사용했는지 궁금한 생각이 든다. ●1748년 ‘정감록’ 사건에 언급된 ‘궁궁’ 실록에도 ‘궁궁’이란 표현이 나온다. 이것이 처음 언급된 것은 1748년(영조 24) 5월이었다. 청주의 몰락 양반 이지서 등이 괘서, 즉 불온한 내용이 적힌 벽보를 붙인 혐의로 체포되어 왕의 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용어였다. 이지서는 6촌 형제가 반란에 가담해 처벌된 일이 있어 꼼짝없이 연좌제에 걸려들었다. 그는 관직에 등용될 희망을 완전히 잃어버린 사람이었다. 이 사건의 피의자인 박민추가 한 말 중에 ‘궁궁’이 언급되어 있다.“도선비기(道詵秘記)를 보면, 왜인(倭人) 같지만 왜인이 아닌 것이 남쪽에서 올라온다고 들었습니다. 이 때는 산도 아니고 물도 아닌 궁궁이 이롭다고 했지요.” 박민추 역시 우리가 앞에서 검토했듯이 ‘궁궁’을 피란처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곳이 구체적으로 어떤 장소인지 그도 잘 알지 못했다. 박민추가 읽은 18세기의 ‘도선비기’는 오늘날 남아 있는 ‘도선비기’와 비슷했다.“산도 아니고 물도 아니고 궁궁이 이롭다.”고 말했는데, 이 부분은 현재의 도선비기에도 똑같이 되어 있다. 다만 그 이야기가 전제하고 있는 시대상황은 완전히 다르다.18세기의 도선비결에는 “왜인 같지만 왜인이 아닌 것”이 쳐들어온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의 도선비기에 보면,‘병자년 북쪽 오랑캐’가 문제다. 요컨대 청나라가 침입해온 병자호란을 소재로 삼고 있다. 이런 차이는 필사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 혹은 아유가이나 호소이 같은 일제 어용학자들이 슬며시 단어 몇 개를 바꿔 쓴 데서 빚어진 차이일지도 모른다. 그들로선 정감록에서 일본이란 나라의 존재를 부정적으로 부각시킬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본론으로 되돌아간다.1748년 사건 당시 충청도 문의 지방의 관리였던 김재형은 이지서의 벽보 사건을 직접 취조했던 사람이다. 그는 벽보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벽보에는 왜인 같지만 왜인이 아닌 것이 남쪽에서 오는데 물도 이롭지 않고 산도 이롭지 않고 궁궁이 이롭다. 이 고을에 대인(大人)과 명장이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서 피란하지 않으면 반드시 큰 화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도 하였습니다.” 김재형의 말을 가만히 들어보더라도 ‘궁궁’은 피란의 한 방법이었다. 문제는 어디로 피란해야 되는가로 압축된다. 벽보에서 말한 “왜인 같지만 왜인이 아닌 사람들”이란 누구일까. 이지서는 이렇게 설명했다.“어떤 사람들은 곧 왜인이 쳐들어온다고 한다. 하지만, 실은 왜인이 아니고 누군가가 거짓으로 왜인의 모양을 꾸며가지고 쳐들어온다. 이들은 무신년의 잔당(餘黨)들이다. 해도(海島)에 가 숨어 있던 사람들이다.” 사건 피의자 오명후는 그 정체를 울릉도에 숨어 있는 황진기(黃鎭紀) 일당이라고 말했다. 영조4년(1728) 무신년에 있었던 일부 소론과 남인들이 일으킨 반란에 가담한 장수가 황진기다. 요컨대 울릉도에서 황진기가 군사를 일으켜 쳐들어올 때 피란할 만한 곳이 궁궁이란 이야기다. 이지서의 일당인 오수만은 ‘궁궁’의 뜻을 좀더 명확히 정의했다.“궁궁은 활의 허리(弓腰)를 가리키는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구부러진 곳(劣處)에 숨으라는 뜻이지요.” 실록 편찬자는 이 대목에 주를 달아 놓았다.“궁요는 그 음이 열(劣) 자의 뜻을 해석한 것과 같다.” 정리하면,‘궁궁’은 궁요와 같고 그 뜻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후미진 곳이란 것이다. 이를 테면, 정감록에 나오는 십승지 중에서도 꽤나 후미진 곳이 ‘궁궁’이란 말이다. 18세기 내내 ‘궁궁’에 대한 해석은 일치하지 않았다. 심지어 한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끼리도 해석이 엇갈리는 판이었다. 이지서 사건의 피의자 이영손은 ‘궁궁’을 머문다는 뜻을 가진 유(留) 자로 보았다. 다른 곳으로 피란가지 말고 집에 머무는 것이 최상의 피란법이요, 궁궁이란 견해였다. 사건의 주모자 이지서는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궁궁’은 광활하다는 것입니다” 라고 했다. 만일 광활한 지역이라면 태백산이나 소백산 기슭에 위치한 십승지와는 별 상관이 없을 것 같다. 혹은 십승지 중에서도 비교적 터가 넓은 지역을 가리켰을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이지서가 ‘궁궁’을 개활지로 보았다는 점은 다른 피의자들도 증언했다. 어떤 피의자는 ‘궁궁’이 활활(闊闊)을 가리킨다고도 했는데 그 역시 광활하단 뜻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지서 사건의 피의자들은 ‘궁’의 음이 ‘활’인 점에 착안해 ‘궁궁’을 ‘활활’한 곳, 달리 말해 터가 널찍한 피란처로 생각했다. 그로부터 40년쯤 지난 1787년(정조 11)에 또 다른 ‘정감록’ 사건이 일어났다. 그 때는 ‘궁궁’에 대한 해석이 상당히 달라졌다. 사건 피의자 김서달의 진술이 주목된다.“근래에 떠도는 말을 들으니 청의(靑衣)가 남쪽에서부터 오는데 왜인 같지만 왜인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 때는 산도 이롭지 않고 물도 이롭지 않으며 궁궁(‘좌’(坐)의 고자(古字))이 이롭다고 하였습니다.” 전에도 ‘궁궁’을 ‘머물 유(留)’자로 보는 견해가 있기는 했다. 그런데 1787년 사건에서 김서달은 ‘궁궁’을 ‘앉을 좌(坐)’의 옛날 글씨체로 보았다. 피란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본 점에서는 별로 새로울 것은 없다. 다만 서체에 대한 지식이 해석의 기준이 되었다는 점은 주목된다. 한마디로 말해,‘궁궁’이 피란처란 점에 대해서는 다들 의견이 일치했다. 그러나 어떤 피란처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골짜기일 수 도 있었고, 넓은 터, 또는 자기 집으로 규정되는 등 사람마다 견해가 달랐다. ●동학의 ‘궁궁’ 19세기 말 새로 등장한 동학은 ‘궁궁’이란 표현에 종교적 의미를 불어넣었다. 동학의 경전 ‘동경대전’의 ‘포덕문’에 보면 최고의 명약과 부적은 바로 태극이자 ‘궁궁’이라고 했다.‘궁궁’은 어느새 태극이 됐고 무병장수의 상징으로 변형되었다. 오랫동안 특정한 공간을 뜻했던 ‘궁궁’이 추상적인 명사로 둔갑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어떤 학자들은 동학의 ‘궁을’이 인간의 내면에 있는 신명을 뜻한다고 말한다. 그 말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으나, 동학에서는 ‘궁궁’을 영원한 생명, 완전무결을 상징하는 것으로 간주한 것은 틀림없다. 왜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는 ‘정감록’에 나오는 ‘궁궁’이란 표현에 관심을 가졌을까? 그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정감록에 의지하였고 참된 ‘궁궁’을 찾아 십승지를 비롯해 각처로 떠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최제우 자신도 한 때 그런 체험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정감록을 빗대어 이렇게 말한다.“이미 지나간 임진왜란 때는 이로움이 송송(松松)에 있었다. 평안도 가산과 정주에서 서쪽 도적이 일어났을 때는 이로움이 집집에 있었다. 여보소, 세상 사람들아, 이런 일을 본받아서 살길을 찾아보세.” 최제우는 정감록의 내용을 연상하면서 임진왜란 때는 이여송·이여백 형제가 도와 살아났고, 서북에서 홍경래 난이 일어났을 때는 도리어 집에 가만히 머물러 있는 것이 이로웠다고 회상했다. 최제우의 정감록 패러디는 계속된다.“우리도 이 세상에 이로움이 궁궁에 있다 하네. 매관매직을 일삼는 세력자도 마음 다해 궁궁을 찾고, 돈과 곡식을 쌓아두고 사는 부자 영감들도 마음 다해 궁궁이라. 떠돌아다니는 거지와 패가망신한 사람들도 마음 다해 궁궁이라. 풍수에 현혹된 사람들은 더러 궁궁촌 찾아서 혹은 깊은 산속에 들어가고, 혹은 천주교에 들어가 제 생각이 옳다하지만 그 말들도 따져보면 궁궁 뿐이네.” 최제우는 누구나 찾고 있는 것이 바로 ‘궁궁’이라 하였다. 심지어 천주교 신자들이 갈망하는 것도 ‘궁궁’, 즉 난리를 피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가 발견해낸 ‘궁궁’의 궁극적인 의미는 종교적인 수련이었다. “제 몸 닦고 집안 살피지 않고 명당 찾아 두루 강산을 돌아본단 말인가. 덕이 없는 세상 사람들, 가서 볼 것이 무엇인가? 가련한 세상 사람들, 이로움이 궁궁에 있다 하여 찾는다면 웃을 일 아닌가. 세상 잘못 만났다 한탄하지 말고 세상구경하세. 이로움이 송송에 있단 말 집집에 있단 말은 이제 알았지만, 이로움이 궁궁에 있다는 뜻을 어찌 알겠는가?” 이것은 ‘용담유사’에 실린 한 구절이다. 세상이 어지럽다 해서 원망하지도 말고 길지를 찾아 헛되이 여기저기 헤매지 말라 했다. 최제우가 찾아낸 답은 간단명료했다.“한울님을 모시면 조화가 이뤄진다. 부디 이런 진리를 항상 염두에 둔다면 세상만사를 다 알게 된다.” 이것이면 다 되었다. 한울님을 믿기만 하면 절로 후천개벽이 되는 것이었다. 이밖에 따로 ‘궁궁’이 있을 턱이 없었다. ●원불교의 ‘궁궁을을’ 20세기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정감록’에 매료되어 ‘궁궁’을 찾아 나섰다. 그들은 많은 길지를 놓고 ‘궁궁’이 어딘지를 점쳤다. 원불교를 창건한 박중빈 대종사는 그런 세태를 비판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최제우와 같은 입장이었다. 대종사는 ‘궁궁을을’의 종교적 의의를 새롭게 정리하려 했다. 그는 정감록을 신앙하는 민중을 원불교로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해방 전 그는 제자들을 불러 놓고 이렇게 말했다.“‘정감록’ 비결에 궁궁을을의 사이에 이로움이 있다고 하였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 궁궁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일원(一圓)이다. 또 ‘정감록’에 도하지(道下地)란 말이 있다. 그것은 도하지(道下支), 즉 일원 대도(大道)에 의지해야 산다는 말이다. 요즘 사람들이 좌우간(左右間)이라 말하는 것은 네가 옳다, 내가 옳다 싸우다가 죽는다는 뜻이다. 너희들은 좌익이나 우익이나 어느 편도 들지 말라. 그 싸움에 끼어들면 죽기 쉽다. 양심만 지켜라. 양심, 그것이 곧 일원이다.” ‘궁궁을을’을 대종사는 어떤 구체적인 장소가 아니라 ‘일원’이란 종교적 개념으로 보았다. 달리 말해 ‘일원은’ 바로 양심이라고도 했다. 양심을 기르는 원불교의 가르침을 따라 살면 되지 따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르침 때문이었겠지만 원불교 신자들은 ‘궁을가’(弓乙歌) 라는 일종의 예언적이고 종교적인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일설에 따르면, 이 노래를 지은 사람은 북창 정염(1506∼1549)이라고 하는데 믿을 만한 증거는 없다. 정염은 남사고와 더불어 조선중기를 대표하는 예언가였다.‘궁을가’엔 구한말의 중요 사건과 8·15해방까지 예언되어 있다. 그 일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갑신년에 큰 별이 태양을 돈다/ 태양과 태음이 자리를 못 잡아 외국 여러 나라가 시끄럽다 (중략) 매번 끝 구절에 이 여섯 자로 궁궁을을 성도로다./ (중략) 지성으로 늘 부르면 외국군대가 못 쳐들어온다.//(중략) 부모처자 다버리고 길지(吉地) 찾는 저 백성아/ 예로부터 피란해도 그 얼마나 살았더냐./ 인의예지(仁義禮智) 어진 마음 사람 다치게 않고 물건 부수지 않으면// 오복(五福)이 내 몸이라 길한 별 비춤이 따로 어디인가/ 살아날 방법 내게 있어 부모처자 안전히 보존한다.” 노랫말에 보면,“궁궁을을성도”라는 6자 주문을 자주 외워야 나라가 편안하다고 했다. 원불교 3대 교조 대산종사는 이 주문을 나무아미타불로 바꿔 불렀다. 또한 위 인용문에서는 갑신년에 외국 세력이 시끄럽게 군다고 했다. 갑신정변(1884, 고종21) 당시 청나라와 일본이 개입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인용문의 말미에선 길지를 찾아 떠나는 것이 아무 소용도 없다고 단언했다. 내 마음의 인의예지를 기르는 것이 그보다 낫다며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 마디로 ‘궁을’은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다고 보았다. 대산종사는 ‘궁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두 손을 들어 둥글게 만들면 그것이 궁이다. 그 안에 ‘∽’을 하면 궁을이 되어 태극이 된다. 태극을 유교에서 무극이라고 하고 원불교에서는 일원이라고 하는데, 대종사님께서 이렇게 손을 들어 궁궁을을을 가르쳐주셨다. 우리 한국도 좋아진다. 태극기가 궁궁을을 아닌가? 또 이 한국에 일원 대도가 나왔으니 이 나라가 잘 될 것이다. 태극이 궁궁을을이다.” 궁궁을을은 태극이란다. 18세기만 해도 정감록의 ‘궁궁을을’은 무슨 뜻인지 잘 모를 한 개의 빈 사발이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민중들은 꿈으로 그 그릇을 여러 가지 생각으로 채우기에 바빴다. 이 그릇은 결국 동학과 원불교에 이르러 종교적인 가르침으로 바뀌었다. 빈 그릇이 많은 정감록은 여전히 민중의 희망이다. (푸른역사연구소 소장)
  • [경제플러스] 실권주등 320만주 배정 끝내

    남광토건은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청약에서 실권된 주식 등 약 320여만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남광토건은 투자자금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번 유상증자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 [빌딩 X 파일] 양재동 aT 센터

    [빌딩 X 파일] 양재동 aT 센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지역은 최근 이마트, 농협 하나로마트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유통산업의 또 다른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을 지나다보면 ‘aT센터’라는 이름만으로는 좀처럼 알기 어려운 건물이 우뚝 서있다. aT라는 이름은 농업(agro)을 뜻하는 영어 접두어와 무역(Trade)을 뜻하는 영단어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농수산물 수출진흥을 위한 전문 전시·회의장 및 업무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지난 2002년 10월 양재동 232에 세워진 aT센터는 15층의 업무빌딩과 3층 높이의 전시관으로 이뤄졌다. 대지면적은 2만 6830평, 건물 연면적은 1만 7634평에 이른다. 건물 외벽이 투명유리로 돼있고 양재 시민의 숲이 옆에 있어 탁 트인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지하철 3호선·경부고속도로·강남대로·남부순환로 등과 쉽게 이어지고 수도권 지역을 오가는 노선버스가 많아 접근성도 뛰어나다. 업무 빌딩의 1∼3층은 로비와 대형회의실로 사용되고 4∼6층은 aT사(옛 농수산물 유통공사)가 사용하고 있다. 건물의 7∼15층은 56개의 농업관련 기관 및 단체, 농업 벤처·수출입업체 등이 사용하는 수출상사관이다. 건립 당시부터 농림축수산 관련 업체 및 기관 등에만 임대해줄 수 있도록 임대 및 입주조건을 만들어뒀다. 평당 보증금이 76만원, 월 임대료 및 관리비가 8만원으로 인근 다른 건물에 비해 20∼30% 저렴하다.aT사는 입주업체들에 수출입 정보 및 컨설팅, 전시회 참가, 비즈니스룸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달 말 현재 약 40개의 업체들이 입주를 대기하고 있을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제1,2 전시장으로 나뉜 전시관은 모두 383개의 부스가 설치된 대형 전시관이다. 동시통역시스템, 냉장창고 등을 갖추고 있어 농수산 및 식품산업 관련 전시회·박람회·품평회 등의 전문 전시회가 한해 내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농업관련 전시회의 경우 농산물 소비를 늘리고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전시장 임대료를 15% 할인해 받고 있다. 미용·게임·애니메이션 산업 등 다른 산업의 전시회도 자주 열린다. 건물 내부에는 중식당·양식당·일식당이 있고 5층에는 웨딩홀이 자리한다. 건물 바로 옆 양재꽃시장에서는 다양한 꽃과 화초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박은영의 DVD레시피]빨면 빨수록 빨려들어가다

    어린이날 선물로 과자종합세트가 인기를 잃은 지는 오래됐지만, 사탕가게는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도 여전히 매력적인 공간이다. 폴 빌라드의 짧은 소설 ‘이해의 선물’에는 납작한 박하사탕, 조그만 초콜릿 알사탕, 설탕을 입힌 땅콩과 감초 과자가 있는 사탕가게가 등장한다. 문에 달린 작은 종이 울리면 구름처럼 하얀 머리의 위그든씨가 나와서 버찌 씨 몇 알만 받고 알록달록한 사탕을 담아준다.‘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도 허니듀크라는 사탕가게가 나온다. 선반에 놓인 유리병마다 기상천외한 사탕, 과자,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 해골 젤리가 가득하다. 어린이날에는 그에 맞는 레서피가 필요하다.DVD 중에서도 환상과 모험을 만끽할 수 있는 타이틀이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놀이공원에 미처 가지 못했고 그 어떤 외출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쉬운 대로 이런 DVD들을 아이들과 함께 보는 건 어떨까. 몇몇 DVD 안에는 간단한 게임도 들어 있어 흥미를 더한다. ‘알라딘’은 마법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날고, 램프의 요정 지니와 함께 하는 환상적인 모험을 보여 준다.‘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등의 애니메이션에서 느낄 수 없는 위트와 재치있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늘을 나는 모험이라면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도 빼놓을 수 없다. 더욱 막강해진 해리포터의 적과 한층 더 스릴있는 모험이 전개된다. 마법 양탄자와 램프의 요정 지니, 가난한 청년 알라딘이 신분을 뛰어넘어 공주와 사랑에 빠진다는 소재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흡인하는 짜임새 있는 플롯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속도감 있는 이야기를 전개한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등으로 오스카를 수상한 앨렌 멘켄이 작곡한 노래들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못지않다. 편집과정에서 삭제된 노래와 음악에 관련된 꼼꼼한 부가영상이 인상적이다. 디스크 2에선 영화에 참여한 성우들의 캐릭터 확립과정과 작화 과정이 맞물려 진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양탄자를 타고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의 게임도 해볼 만하다. 1,2편의 밝고 명랑한 분위기와는 달리, 알폰소 쿠아론이 새롭게 메가폰을 잡은 3편은 어두운 영상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어두운 사춘기의 감성과 ‘슬리피 할로우’를 연상시키는 팬터지와 모험이 어우러져 한층 더 긴장감 있는 짜임새를 자랑한다. 메뉴는 3D와 동영상으로 세련되게 구성했고 더불어 각 부가영상으로의 접근성도 높였다. 호그와트 둘러보기와 루핀 교수님 방 둘러보기처럼 감상자의 적극성이 요구되는 부가영상과 영화 제작에 대한 세세한 자료들을 총망라했다. 리모컨이나 키보드 조작으로 ‘스캐버스 잡기’ 게임도 즐길 수도 있다.
  • 위기의 민속주…고객들 외면

    위기의 민속주…고객들 외면

    ‘안동소주, 문배주, 두견주….’ 한국인이면 누구나 다 아는 민속주지만 경영실적은 ‘빛좋은 개살구’다. 한국의 술맛을 대표하는 민속주들이 시련을 겪고 있다.‘명절 선물용’이란 의식에다 ‘신세대 입맛에 맞지 않는다.’ 등 판매부진 이유도 가지가지다. ●90년대보다 생산량 최고 절반 줄어 북한 평양의 전통 민속주인 문배주는 이마트 등 할인점에서 40% 정도는 반품되고 있다. 할인점들은 ‘잘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술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공식 만찬주다. 한국전통민속주협회 나장연(충남 한산소곡주 사장) 총무는 “회원업체가 42개에 이르지만 휴업이나 부도로 실제로 술을 빚는 곳은 10여개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민속주는 농민이 소득증대를 위해 만드는 복분자주, 머루주, 국화주 등 농민주와 달리 문화재청이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문배주, 두견주, 경주교동법주 등 3개와 농림부나 시·도가 명인이나 문화재로 지정한 전통 술을 말한다. 협회는 2002년 3월 만들었다. 나 총무는 “유명 민속주들도 전성기인 1990년 중반보다 생산량이 20%에서 많게는 절반까지 줄었다.”고 덧붙였다. 안동소주도 수요가 줄었고, 경주교동법주는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어 집에 찾아오는 이들에게만 판다.‘화랑’ 술 등을 생산하는 대형 주조업체가 운영하는 ‘경주법주’와 헷갈리는 소비자들도 많아 이 집 술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면천두견주 명맥 끊길 위기 충남 당진 면천두견주는 당진군과 기존 제조회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하나주조가 2001년 8월 두견주기능보유자 박승규씨가 사망한 뒤 그의 시설과 인력을 인수, 생산해 왔는데 당진군이 이달 초 면천주민 8가구 16명을 무형문화재 면천두견주보존회로 지정해줄 것을 문화재청에 신청했다. 이 회사 김창년 사장은 “두견주가 생산되고 있는데도 군이 기존 회사와 무관하게 보존회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보존회로 지정된다고 해도 스스로 시설을 갖추기가 어렵고, 우리와 상표권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 두견주 생산의 맥이 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속주는 연간 매출액의 60∼70%가 설과 추석 등 명절에 집중되고 있다. 나 총무는 “민속주는 명절 선물용으로 생각, 백세주나 복분자주 등만 찾는다.”고 하소연했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술이어서 신세대들은 으레 ‘옛날 술’로 여긴다. 맛도 이들에게 잘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와인 등 저도주 열풍이 거센 탓이다.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공식 건배주에서도 안동소주 등 민속주들은 도수가 높아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 총무는 “민속주는 제조법을 어기면 면허가 취소돼 변형도 어렵지만 도수를 낮춰도 옛것이라는 이미지가 바뀌지 않아 판매에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가격이 비싼 것도 흠이다. 쌀 등 모든 원료를 국산으로 쓰기 때문이다. 공장도가로 안동소주의 경우 증류주 400㎖가 1만 3000원에 이르지만 소주는 360㎖에 900원이 채 안 된다. 값이 비싸다 보니 판매망이 백화점 등으로 국한되고 있다.‘구멍가게’에는 민속주가 없다. ●주세인하 품목서 제외… 경쟁력 약화 올 초부터 과실주는 주세가 30%에서 15%로 내렸지만 민속주는 쌀을 써 해당되지 않는다. 복분자주 등이 혜택을 봤다. 나 총무는 “민속주도 순수국산 원료를 쓰는데도 과실주만 주세를 낮춰 줬다.”며 “민속주도 주세가 낮아야 가격경쟁력이 생긴다.”고 밝혔다. 출고가로 복분자주는 375㎖에 4081원, 소곡주는 700㎖ 1만원으로 복분자가 가격이 싸지만 수익은 더 난다. 40도 안팎인 증류주는 주세가 72%에 이른다. 양주와 똑같이 세율을 적용받지만 비싼 원료로 생산비가 더 들어 순수입이 적다는 게 민속주 생산자들의 얘기다. 나 총무는 “소곡주 한 병을 1만여원에 출고해도 원료비와 주세, 교육세 등을 제외하면 순수한 마진은 500원에 불과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최근 들어 동충하초주, 가시오가피주 등 밀가루 등으로 빚은 값싼 약주들이 쏟아지면서 민속주들의 설 자리가 더 좁아지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한국의 전통 술맛을 대변하는 민속주에 대해 주세를 낮춰 경쟁력을 확보해 주지 않으면 민속주의 맥이 무더기로 끊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재계인사이드] 사돈기업 두산·LS “사업도 함께”

    최근 사돈을 맺기로 해 화제가 된 두산과 LS그룹이 이번에는 합작사를 만들어 또 한번 주목받고 있다. LS전선은 19일 삼양중기, 두산엔진과 함께 주조(鑄造) 관련 사업에 공동으로 투자키로 하고 합작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5월말 출범하는 합작법인의 지분은 LS전선 50%, 삼양중기 33.8%, 두산엔진 16.2%로 초기 자본금은 140억원이다. 합작법인은 선박용엔진, 사출성형기 및 각종 산업기계류에 사용되는 주물 제품을 생산, 판매하게 된다. 올해 매출목표는 400억원 이상이며 앞으로 190억원을 들여 전북 전주에 1600t 규모의 신규공장을 짓는다. 중국에도 2008년 가동을 목표로 다롄(大蓮)에 1만 3000t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LS전선은 사출성형기 및 각종 산업기계용 주물 등을, 삼양중기는 선박용엔진 주물 등을 생산한다. 두산중공업이 지분 51%를 갖고 있는 두산엔진은 세계적인 선박용 엔진업체다. LS그룹과 두산그룹의 합작은 최근 ㈜두산 박용만 부회장의 장남 서원(26)씨와 LS그룹 구자홍 회장의 동생인 ㈜한성 구자철 회장의 외동딸 원희(25)씨의 결혼 사실이 알려진 뒤여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주조사업의 분리를 추진하던 차에 삼양중기와 합작사 설립 의견이 맞았고 이후 삼양중기의 주거래처인 두산엔진이 자연스럽게 지분에 참여한 것”이라면서 “두 집안의 결혼과 합작이 겹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말했다. 결혼과 합작사업 못지않게 사돈이 된 박용만 부회장과 구자철 회장의 남다른 우정도 화제를 낳고 있다. 경기중·고 동창으로 ‘40년지기’인 둘은 지난 2003년 매물로 나온 대한주택공사의 자회사인 한성을 공동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도가 나 98년 정리가 결정된 한성은 2003년 네오플럭스 컨소시엄에 인수됐는데 네오플럭스는 박 부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전문회사다. 컨소시엄에 지분 74.42%를 투자한 세일산업은 바로 구 회장이 LG상사를 떠나 독립하면서 설립한 회사. 친구가 힘을 합쳐 ‘알짜기업’ 인수에 성공한 뒤 사돈까지 맺기로 한 것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儒林(328)-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儒林(328)-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퇴계도 상원사의 동종에 대해서는 익히 들은 바가 있었다. 우리나라에 전하고 있는 동종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한국 특유의 형식을 갖고 있으며, 뛰어난 주조 기술과 조각 수법을 보여주는 명종이었다. 통일신라시대 때인 성덕왕(聖德王) 24년(725년)에 만들어진 범종으로 용뉴(龍) 좌우에 종명(鐘銘)이 새겨져 있어 조성 연대가 확실하게 알려져 있다. 종신에는 서로 마주보는 두 곳에 구름 위에 서서 무릎을 세우고 공후와 생(笙)을 연주하는 비천상(飛天像)이 양각되어 있다. 바로 이 동종이 죽령에 이르렀을 때 5백 명의 장정들과 말 백 필이 끌어당겨도 제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음인 것이다. “하오면 나으리,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자 운종도감이 처음에는 고개를 넘느라 힘이 빠져서 그렇겠지 하고 생각하였으나 닷새가 지나도 움직이지 않자 묘책을 강구했다 하나이다. 그 이야기에 대해서도 알고 계시나이까.” “글쎄, 그 이야기는 들은 것 같기도 하다만 하도 옛 기억이라 가물가물하니 네 입으로 말해 보도록 하여라.” “나으리.” 무릎을 꿇고 앉은 두향이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갖가지 묘책을 찾았으나 방안이 없어 초조해하던 중 마을의 촌로 하나가 찾아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하나이다. ‘백 살을 못 사는 사람도 생이별을 서러워하거늘 하물며 800살이 넘어 숱한 애환을 지닌 범종이 이 죽령을 넘으면 다시는 못 볼 고향이 아쉬워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입니다.’라고 말입니다.” 퇴계는 묵묵히 두향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순간 퇴계는 두향이가 방금 전에 쓴 ‘백 년을 못 사는 인생 이별 더욱 설워라.(何須相別何須苦 從古人生未百年)’란 송별시의 한 구절이 바로 동종에 얽힌 고사에서 인용하여온 문장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제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은 것은 이처럼 상원사의 동종뿐이 아니나이다. 나으리, 나으리께오서는 송도 기생 황진이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으시나이까.” “들은 바 있다.” 퇴계는 머리를 끄덕여 대답하였다. 황진이(黃眞伊). 서경덕, 박연폭포와 더불어 송도삼절(松都三絶)로까지 불리었던 황진이는 전 임금이었던 중종 때의 기생으로 10년 동안이나 수도하여 생불이라 칭송받던 지족 선사를 유혹하여 파계시키고, 당대의 성리학자 서경덕을 유혹하려다가 실패하여 스승과 제자를 맺은 소문이 자자하였던 명기였다. “나으리, 황진이는 15세 무렵에 동네 머슴이 연모하여 상사병으로 죽자 그 길로 기계에 투신하였다고 하나이다. 그런데 황진이 집 앞을 지나는데, 상여는 그 자리에 멈춰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 하더이다. 마치 죽령고개에 닷새간이나 멎어 꼼짝하지 않았던 동종처럼 옴짝달싹하지 않았다고 하더이다. 그 상여가 어찌하여 움직였는지 그 소문은 알고 계시나이까.” 퇴계는 묵묵부답이었다. “소첩이 대신 말씀드리겠나이다. 황진이가 자신이 입던 속치마와 저고리를 벗어 관위를 덮자 비로소 상여가 움직이기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황진이의 속곳이 머슴의 넋을 달래 주었기 때문이나이다.”
  • 儒林(326)-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儒林(326)-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그날 밤. 퇴계와 두향은 마지막 밤을 보낸다. 불은 껐으나 워낙 달이 밝아 문을 통해 들어오는 달빛으로 방안은 초롱을 밝힌 듯 환하였다. “옛 중국의 시인 맹교(孟郊)는 이렇게 노래하였느니라.” 두향을 팔베개하여 곁에 누이고 나서 퇴계가 말하였다. “‘이제 늙고 마른 몸이 이별마저 하게 되니, 두려운 생각이 든다.’ 두향아, 이제 기약 없이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나 역시 두려운 생각마저 드는구나.” 그러자 퇴계의 가슴을 파고든 두향이 말하였다. “기생 일지홍(一枝紅)은 님과 헤어질 때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나이다. ‘이별이 하도 설워 잔들고 슬피울제 어느덧 술 다하고 님마저 가는구나. 꽃지고 새우는 봄을 어이할까 하노라.’” 일지홍은 유명한 성천의 기생. 갑자기 두향은 몸을 일으켜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두향은 머리맡에 놓인 문갑에서 지필묵을 꺼내들었다. “성천의 기생 일지홍이 사랑하는 님과 이별할 때 그리 노래하였다면 단양의 천기 두향이도 님과 노래할 때 상사곡 한 곡 짓겠나이다.” 두향은 투명한 달빛 아래에서 듬뿍 붓에 먹을 묻힌 다음 종이 위에 시 한 수를 쓰기 시작하였다. 퇴계는 묵묵히 두향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轉輾寒衾夜眠 鏡中憔悴只堪憐 何須相別何須苦 從古人生未百年” 두향이가 단숨에 쓴 즉흥시는 한마디로 절창이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찬 자리 팔베개에 어느 잠 하마 오리. 무심히 거울 드니 얼굴만 야윗고야. 백 년을 못 사는 인생 이별 더욱 설워라.” 평소에 두향이가 거문고에 능하고 매화를 키우는 데 명인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 수 있었으나 문장 또한 뛰어나다는 것은 처음 보는 사실이었다. “이제 보니 네가 못하는 것이 없구나. 어느새 글을 배워 이처럼 시까지 쓸 수 있단 말이냐.” 퇴계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두향을 통해 여인의 향기를 알았고 살아 있는 매화를 보았다. 두향을 통해 운우의 열락을 알았고 말하는 해어화(解語花)를 보았다. 그러나 마침내 두향이가 시에도 뛰어난 가인(歌人)임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러자 두향이가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 “나으리, 나으리께 묻겠나이다. 나으리께오서는 상원사의 동종을 아시나이까.” “알고 있다.” “상원사의 동종이 죽령고개를 넘을 때의 고사를 알고 계시나이까.” “들은 바가 있다.” 상원사의 동종. 그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으로 경주의 에밀레종보다 100년도 더 앞서 주조된 종으로 알려져 있다. 금, 은, 동, 주석을 녹여 만든 것으로 높이 1.4m, 직경 1.2m로 용신을 틀로 하여 사방을 구분할 수 있는 비천선녀의 무늬가 있는 천하제일의 명종이었던 것이다.
  • 문신의 대표작 100여점 다시본다

    생명과 우주의 원리를 작품 속에 담아낸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1923∼1995). 그의 10주기를 맞아 대규모 회고전이 마련됐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문신 추모전에는 흑단(黑檀)조각을 비롯해 석고원형, 드로잉, 불빛조각 등 대표작 100여 점이 나와 있다. 흑단은 색이 검어 오목(烏木)으로도 불리는 감나무과의 상록 교목. 재질이 단단해 물에 가라앉을 정도이며 광택이 좋아 예부터 조각의 재료로 사용돼 왔다. 흑단을 자르고 파낸 뒤 윤이 나도록 문질러 만든 흑단조각은 문신의 조각작품을 대표한다. 나무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금속성을 보여주는 그의 흑단조각은 도시적 세련미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석고원형은 브론즈 조각이 주조되기 전 첫 단계로 만들어지는 작가의 체온이 담긴 작품으로 주목된다. 마산시립문신미술관에서 전등을 달아 밤하늘을 밝혔던 불빛조각은 가나아트센터 야외전시장으로 옮겨져 빨강·노랑의 화려한 색채미학을 연출한다. 1960∼70년대 파리를 주무대로 활동한 문신은 균제미, 즉 시메트리(symmetry)의 대가로 꼽힌다. 그의 작품은 좌우대칭의 세계를 지향하나 절대적 대칭은 아니다. 동양정신에서 대칭은 정적의 의미, 그리고 정적은 움직임이 없는 무생명을 뜻한다. 문신은 이같은 대칭 속에 비대칭을 끼워 넣음으로써 동적인 감각을 살려낸다. 자연의 생명력을 대칭과 비대칭의 절묘한 조화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문신의 작품은 기하학적 추상조각이지만 곤충이나 새, 꽃 등을 연상케 한다. 작가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문신의 작품은 단연 장인적인 노고의 산물이다. 문신은 작가노트에 “나는 노예처럼 작업하고, 서민과 함께 생활하고, 신처럼 창조한다.”라고 적고 있다. 고인의 부인인 최성숙(60)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장은 “사람을 만나거나 놀러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홀로 예술의 삼매경 속에 살고 있을 뿐이었다.”고 생전의 남편 모습을 회고했다. 전시는 24일까지.(02)720-1020.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기술자 중의 기술자 그들은 ‘7인의 名人’

    현대중공업이 29일 분야별로 최고 기량을 갖춘 7명의 사원을 선정해 ‘명인(名人)’ 자격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명인은 사내 자격 검정을 통해 생산·기술직 사원 1만 5000여명 가운데 용접, 배관, 도장 등 각 분야에서 최고의 기량을 갖추었음을 회사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기능인을 우대하는 제도다. 이번에 명인이 된 사원은 마킹(Marking) 및 절단 명인에 오른 이건직(40·대조립 5부)씨를 비롯해 철판을 붙이는 취부 분야에 장찬노(46·특수선 생산1부)씨, 도장 분야에 김권성(49·도장2부)씨, 배관 분야에 이실규(53·의장2부)씨, 조형 분야에 김하일(47·엔진 주조부)씨, 용접 분야에 김연동(37·의장 생산부), 이민용(41·해양공사 2부)씨 등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해당 분야에서 사내 최고 자격인 1급 자격을 취득한 후 최소 3년 이상, 길게는 20년 넘게 실력을 쌓아온 베테랑으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이같은 영광을 차지했다. 이들은 또 평소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전문서적 탐구와 오랜 현장실무를 통해 이론과 실기를 겸비했을뿐 아니라 까다로운 면접 전형을 통해 장인정신까지 검증받았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현대중은 대표이사 명의의 명인 자격증과 휘장을 수여하고, 매월 수만원씩의 기술 장려수당을 지급키로 했다. 현대중은 이미 국가 자격증 가운데 기능인 최고봉으로 불리는 ‘기능장’자격증을 가진 사원은 280여명으로 동종 업계 최다를 기록하고 있고 기술사도 80명이나 된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