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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경남 낙동강사업권 회수

    정부, 경남 낙동강사업권 회수

    정부가 4대강 사업 가운데 하나인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직접 시행하기로 결정하고, 경남도에 13개 공사구간의 대행사업권을 회수한다고 공식 통보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공사중지 가처분신청과 권한쟁의심판 청구, 행정소송 등으로 맞설 예정이어서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갈등이 첫 법정다툼으로 비화하는 등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국토해양부는 15일 “경남도가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낙동강 13개 공구의 공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않아 민법상 ‘이행거절’을 사유로 대행협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현행 ‘하천법’은 국가하천 공사를 시·도지사에게 대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심명필 국토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은 일본을 방문 중인 김두관 경남도지사에게 전화로 이런 사실을 알려 줬으며,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이 경남도 부지사를 찾아가 경남도의 ‘낙동강 사업 조정협의회’ 구성 제안에 대한 거부 의사와 함께 사업권 회수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이재붕 4대강추진본부 부본부장은 “경남도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이유로 사업권을 위탁해 달라고 요구해 대행사업권을 부여한 것인데, 전체적으로 사업 추진이 부진하고 47공구는 유일하게 발주조차 하지 않는 등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4대강 170개 공구 가운데 대행 협약을 맺은 공구는 54곳(31.8%)으로 지역별로 경남·북 각 13곳, 부산 7곳, 충남·북 각 4곳, 전남 3곳, 경기 3곳, 전북 2곳, 강원 1곳이다. 경남도가 대행하는 사업은 낙동강 6~15공구, 47공구(남강), 48공구(황강), 섬진강 2공구 등 13곳으로 총 1조 2000억원에 준설 물량은 7000만㎥이다. 그러나 경남도의 대행사업 공정률은 평균 16.8%로 낙동강 전체 공정률(33.6%)이나 다른 수계 및 지자체 대행사업 구간의 공정률보다 크게 낮을 뿐 아니라 준설 물량도 1400만㎥에 불과하다. 한편 김두관 지사는 이날 귀국해 “사업권 해지 통보를 수용할 수 없다.”면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과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하나금융 GO·STOP? … 자금 동원력이 관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지 12년, 지분 5% 블록세일로 민영화를 시작한 지 6년 만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매각을 끝낸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아 원활히 진행될지 불투명하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위원회는 30일 우리금융 매각 공고를 내고 내년 1분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상반기 중 매각을 완료하겠다고 29일 밝혔다. 매각 대상은 우리금융 지분 56.97%와 자회사 경남은행·광주은행 지분이다. 경남·광주 은행의 구체적 매각물량은 정해지지 않았고 분리매각 여부는 최종 입찰 이후 결정된다. 우리금융의 입찰참여 조건은 4% 이상, 경남·광주 은행은 각각 50%+1주 이상 지분인수 또는 합병이다. ●유효경쟁 성사될 지 관심 가장 큰 관심사는 유효경쟁이 성립되느냐 여부다. 투자의향서(LOI) 제출 기한인 다음달 26일까지 1곳 이상의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야 한다. 윤곽이 드러난 후보는 하나금융지주와 당사자인 우리금융이다. 우리금융은 재무적 투자자(FI) 4~5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금융 지분을 전량 인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기금과 공제조합, 대기업, 기관투자자, 해외투자자는 물론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대형 법인이나 개인 거액 자산가까지 잠재적 투자자 명단에 올려놓고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또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1조원 안팎의 지분을 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임직원의 직급별로 주식 매입 규모를 정하고 자금이 필요하면 우리사주를 담보로 대출을 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국내외 재무적투자자를 끌어들여 지분 일부를 매입하고 잔여 지분은 주식 맞교환으로 합병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최근 하나금융의 최대주주였던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지분(9.62%)을 전량 팔면서 입찰 참여에 빨간불이 켜졌다. 테마섹의 지분 매각이 우리금융 인수에 반대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하나금융 측은 “테마섹 자체의 포트폴리오 조정”이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날 공고가 난 뒤 “다음주부터 인수 자문사 선정을 시작해 투자은행(IB)들에 아이디어를 받는 등 입찰 참여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가격도 관전 포인트 유효경쟁이 성립됐다면 다음 단계는 가격이다. 인수 후보자가 우리금융을 얼마에 사가는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어차피 후보야 거의 나온 상황이고 문제는 가격 아니겠느냐.”면서 자금 동원력이 우리금융 인수전의 성패를 좌우할 것임을 시사했다. 우리금융은 인수합병 시장에서 히트를 칠수 있는 매물은 아니다. 워낙 규모가 큰 데다 금융지주사라는 특수성까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우리금융의 총 자산은 332조원, 시가총액은 11조 4000억원에 이른다.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는 우리금융 지분 56.97%를 사려면 약 6조 5000억원(29일 종가 1만 4150원 기준)이 든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총 인수대금이 7조~8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는 전량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절반인 28.5%라도 팔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권 프리미엄에 연연하기보다는 지분을 최대한 팔아 민영화 취지를 살리는 쪽에 방점을 찍는다는 것이다. 이경주·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경남 낙동강 사업권 정부 전면회수 가닥

    경남 낙동강 사업권 정부 전면회수 가닥

    정부가 경남도에 맡긴 낙동강 공사대행 사업권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을 굳히면서 정부와 자치단체 간의 ‘외나무다리’ 싸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수통보는 이르면 11월 초, 회수방식은 13곳 대행 공구에 대해 일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계약해지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돼 법률적 해석을 놓고 이견도 일고 있다. ●정부 “특단 조치” 경남 “소송 불사”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이재붕 부본부장은 27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경남도가 전날 제의한 협의체 구성을 거절했다.”면서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어) 현장 조사단의 실사가 끝나는 이번 주말 이후 정부의 입장을 최종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 대안을 놓고 저울질 중인데 사업권 회수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말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경남도에 공문을 보내 대행 사업권 반납여부를 물은 지 3개월 만에 강제 반납이란 ‘특단의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국토부는 내부적으로 경남도의 사업의지가 전혀 없다고 결론 내리고 부산국토청이 직접 공사를 수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가 사업을 대행하는 낙동강 6~15공구, 47공구, 48공구, 섬진강 2공구 등 13곳의 전체 공정률은 15.6%로 전체 공정률 31.4%의 절반에 못 미친다. 이중 낙동강 7~10공구(매리지구)의 공정률은 1.6%, 47공구는 발주조차 되지 않았다. 이 공구들은 보 건설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곳이다. 국토부는 강제 회수가 가져올 정치적 파장을 감안해 마지막까지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경남도 측과 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계약해지에 따른 법적 문제에 대해선 “당사자 간 협의에 따라 할 수 있고, 경남도가 사업 추진을 게을리했기에 충분히 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이 부본부장은 “정부와 경남도 간 위탁계약은 민간 계약과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부산국토청이 경남도와, 다시 경남도는 조달청과 위탁계약을 하고 조달청이 발주한 공사를 건설업체가 맡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업체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위탁사업의 취지를 충족시킨 만큼 경남도의 역할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논리도 전개했다. ●시장·군수恊 “사업 강력추진” 촉구 반면 김 지사는 “회수 결정은 위탁사업 취지와 맞지 않기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9월 부산국토청과 교환한 협약서 내용을 들어 “천재지변이나 전쟁, 기타 불가항력적 사유와 예산 등의 문제가 아니라면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추후 법률적 해석을 놓고 양측의 갈등이 불거질 전망이다. 경남 시장·군수 협의회는 경남도의 입장 재고와 정부의 강력한 사업추진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지역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한편 국토부는 “충남도는 대행사업의 계약해지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경남도가 농지 리모델링 등 인·허가권 취소 등으로 추후 사업을 지연시킨다면 지역민의 원성을 살 것”이라며 여론전에 불을 댕겼다. 창원 강원식·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39) 권터 그라스 ‘양철북’

    [고전 톡톡 다시 읽기] (39) 권터 그라스 ‘양철북’

    엄마 뱃속에서 양수에 제 얼굴을 비춰 보며 지냈다고 말하는 황당한 꼬마가 여기 있다. 태어나면 눈도 못 뜨고 울기 바쁜 범인(凡人)들과 달리 녀석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의 남편’(결코 아버지는 아니다)이 자신을 장사꾼으로 키우겠다는 소리, 어머니가 양철북을 선물해 주겠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야기는 점입가경이다. 아직 푸르죽죽한 아기는 남자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어머니의 제안을 호의적으로 검토하기로 결심했단다. 이 아이의 이름은 오스카. 독일 전후(戰後) 문학의 대명사이자 가장 잔혹한 성장소설 ‘양철북’의 주인공이다. 그는 어머니와 ‘추정상 아버지’인 어머니의 사촌이 벌이는 질펀한 애정 행각, 어머니 남편의 콤플렉스와 욕망을 관망한다.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보고, 두 아버지를 ‘고의적으로’ 죽게 한다. 이런 오스카에게서 동심을 발견하긴 힘들 것이다. 그를 통해 발견되는 것은 아이들의 내면과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어른들의 세계다. 우리는 오스카라는 안경을 통해 독일 사회와 소시민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런데 렌즈 자체가 이미 왜곡되었던 것일까. 안경에 비친 풍경은 모두 처참할 정도로 그로테스크하다. ●정신병자가 회고하는 20세기 초 풍경 작품은 정신병원 환자인 서른 살 오스카의 회고담으로 구성된다. 그는 뭉툭한 손가락으로 단치히를 가리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때는 1920년대부터 50년대, 전 지구적으로 사람들이 불안에 휩싸이고 공포에 휘청이다 고독 속으로 침잠하던 그 시기, 독일인 그리고 독일인들이 경멸하는 ‘폴래커’(폴란드를 경멸하여 부르는 말)들이 뒤섞여 살던 곳에서 오스카는 나고 자랐다. 집안 거실과 안방, 아버지의 식료품점뿐만 아니라 이웃의 집, 학교, 우체국, 시장 등 온갖 곳에서 오스카는 부모와 똑같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어떤 격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사는 소시민, 자신들의 콤플렉스와 탐욕으로 시대의 광기를 부른 부모 세대다. 오스카는 광기의 징후가 어디에서나 발견될 수 있음을 증언한다. 세 살배기 시절 이미 세계에 대한 권태에 사로잡힌 오스카에게 남은 건 이제 양철북뿐이다. 그는 세 살이 되는 생일에 스스로 계단에서 떨어져 추락하면서 성장을 멈춘다. 어른이 되길, 즉 소시민이 되길, 미친 시대에 똑같이 미친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되길 온몸으로 거부했던 셈이다. 그런 뒤 오스카는 부모와 교사가 요구하는 규범에 모르쇠로 일관, 목에 걸고 있는 양철북만 허구한 날 두들겨댄다. 어른들은 그의 북을 빼앗으려 하지만, 오스카는 소름 끼치는 비명으로 멋지게 막아낸다. 오스카는 결코 언어적 규칙하에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다. 떠올려보자. 일반적인 가치 판단에서 비껴난 지대에서 북을 두드리고 소리 지르는 94㎝의 자그마한 아이를. 과거와의 결별은 지금의 변신을 요구하는 법, 어머니의 남편을 죽게 만든 스물한 살의 오스카는 그 장례식에서 ‘자라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전체주의 광기의 죽음이 그 다음 세대의 성장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성장’ 거부한 북 두드리는 주인공 그러나 그는 결코 곧게 자라지 못한다. 머리는 점점 더 커지는데 다리와 몸통 길이는 그에 비례해 자라지 않은 데다, 등 뒤에는 혹이 생겨났던 것. 세 살배기 오스카는 이제 곱사등이 오스카가 되어 버렸다. 그는 전쟁 주범인 아버지 세대를 죽게 하긴 했으나 여전히 왜소하고 심지어 불구자다. 드디어 신장이 1m를 넘겼지만, 성장을 거부했던 시절의 흔적은 그의 몸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작은 몸집에 머리만 커다란, 게다가 등 뒤에는 한 짐을 싣고 있는 이 남자의 회고를 우리는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최고의 입담꾼일지는 모르지만, 어쩌면 그는 그저 전쟁의 충격이 빚어낸 몽상가, 제멋대로 날조하는 이빨의 소유자에 불과한 게 아닐까. 그는 유아적이고 불구자인 독일 정신의 현신(現身)은 아닐까. 어머니를 경멸하고 아버지를 증오했던 아들은, 부모가 죽은 후에도 그들과 완전히 결별하지 못하고 또 제 키를 온전히 키우지도 못하고서, 멋대로 과거를 각색해 허풍 떠는 정신병자로 세계 위에 덩그러니 앉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회고자가 난쟁이라는 사실이 이야기를 믿지 못할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건 아니다. 여기서 1m 조금 넘는 그의 키 높이는 그와 세계 간의 미묘한 거리감이다. 그 키 탓에 사람들은 종종 허리 밑에 서 있는 오스카의 존재를 잊은 채 자기들끼리 대화하고, 싸우고, 성교한다. 그리고 오스카는 보고 들은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제 해석대로 적어 내려갔던 것이다. 오스카, 그는 세계 속에 살고, 세계 자체를 자기 신체로 드러내지만, 동시에 그 작은 키로 자신을 감춘 채 다른 각도에서 세계를 향해 눈알을 굴리는 한 마리 개구리다. 이 개구리는 두 개 언어를 구사한다. 그는 한편으로는 비명을 지르고, 북을 두들기지만, 또 한편으로는 정신병원 안에서 글을 쓴다. 글을 쓰는 건 곱사등이 오스카지만, 그의 생애 전반을 결정짓는 것은 그가 ‘어버버’ 소리밖에 못 내던 시절 내지르던 비명과 두드리던 북소리다. ●유아적·불구자 같은 ‘독일 정신’ 꾸짖어 병실 안에서 그가 쓰는 매끈한 텍스트에는 양철북의 깡깡대는 소리로 주조된 날카로운 비명, 유리병 깨지는 소리, 계단을 구르는 소리, 어머니의 만족스러운 신음, 시끄러운 북소리, 수많은 이웃들의 등에 총알이 박히는 소리 등이 겹쳐진다. 미친 인간들의 미친 놀음이 당연시되던 미친 시대의 파편들이 계속해서 오스카의 말 사이사이로 비어져 나온다. 베를린 장벽이 굳건하게 서 있고, 전쟁 중이었던 1937년에 떨어진 명령이 전후인 50년대까지도 유효한 시대에, 오스카는 살아남은 자이자 고아로서 기괴한 전쟁 기록을 남긴다. 거기에서 히틀러, 강제수용소, 연합군 등은 다 미소(微小)한 음향효과에 불과하다. 그는 화약 연기 없이 2차 대전과 전체주의를 그린다. 주요 등장인물은 육욕의 화신, 식욕의 화신, 잔인한 장난을 일삼는 어린 아이, 심약한 이웃사촌. 오스카의 글은 현기증을 불러일으키는 북소리와 펜의 사각대는 소리로 축조된, 한 소년과 가족을 중심으로 한 움직이는 미로, 길고도 잔혹했던 어느 전쟁에 대한 가장 기괴한 기록물 중 하나다. 안명희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 [길섶에서] 행복론 3막/구본영 수석논설위원

    지난 주말 선후배들과의 산행에서 ‘행복 전도사’ 최윤희씨가 최근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실이 화제에 올랐다. 방송활동을 통해 대중들에게 강렬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온 그인지라 사회적 충격파도 컸던 모양이다. “지병으로 인한 고통이 오죽 심했으면 그런 극단적 선택을 했겠는가.”라며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주조였다. 더러 조울증은 사람의 의지로 극복할 순 없고, 반드시 치료해야 할 질병임을 강조하는 이도 있었다. 누구도 권위 있는 결론을 제시하진 못했다. 산행 후, 음식점 벽의 낙서를 보고 무릎을 쳤다. “두 명의 죄수가 철창을 통해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한 사람은 진흙땅을 보았고, 다른 한 사람은 별을 보았다.”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고민에 사로잡혀 절망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어떤 악조건에서도 한 줄기 빛은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아닌가. 문득 행복을 정복하기 위해선 “노력과 체념 사이의 중용을 취해야 한다.”던 철학자 러셀의 말이 떠올랐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kby7@seoul.co.kr
  • 고려불화 700년만의 ‘귀향’

    고려불화 700년만의 ‘귀향’

    섬세하고 단아한 형태, 원색을 주조로 한 화려한 색채, 유려하면서도 힘있는 선묘 등으로 독보적인 미를 창조한 고려불화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미술의 하나로 손꼽힌다. 고려청자와 더불어 고려인의 탁월한 미적 수준을 보여주는 명품 예술이지만 고려청자에 비해 덜 알려져있는 게 현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문헌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고려불화의 실물이 일반에 공개된 건 겨우 30년에 불과하다. 1978년 일본이 자국에 있던 50여점의 고려불화를 선보인 특별전이 고려불화의 가치를 처음 세상에 알린 전시였다. 현재 남아있는 고려불화는 160여점으로 이중 130여점은 일본에, 나머지는 국내와 미국·유럽 등에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국내외에 뿔뿔이 흩어져있는 고려불화 가운데 61점을 한자리에 모아 12일부터 ‘고려불화대전-700년만의 해후’를 연다. 지금까지 고려불화를 주제로 한 전시 가운데 최대 규모일 뿐더러 출품작 상당수가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란 점에서 “전무후무한 고려불화전”이라고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말했다. 이중 일본 센소지(淺草寺)소장 ‘수월관음도’는 일본 현지에서조차 한번도 전시되지 않았던 귀중한 작품이다. 국사 교과서에 고려 문화를 대표하는 불화로 소개된 그림으로, 은은한 녹색의 물방울 모양 광배 안에 관음보살이 서 있는 형상 때문에 일명 ‘물방울 관음’으로 불린다. 개막에 앞서 11일 언론에 사전 공개된 그림속 관음보살의 우수에 찬 얼굴과 슬픈 눈매에선 중생을 어여삐 여기는 자비로운 마음이 오롯이 전해진다. 그림 오른쪽에는 ‘해동 승려 혜허(慧虛)가 그렸다’는 글귀가 적혀있다. 단잔지자(談山神社)소장의 ‘수월관음도’역시 화려한 금니(泥·금가루를 개어서 만든 물감)의 섬세함과 고운 색채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고려불화는 워낙 작품이 귀해 한곳에서 여러 점을 소장한 경우가 드물다. 이번 전시의 작품 소장처는 44곳에 이른다. 작품 대여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특히 일본은 수년 전 발생한 고려불화 도난 사건과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일본에 있는 문화재의 환수를 요구하는 한국 분위기 때문에 대여를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본의 사찰과 박물관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작업을 벌였다. 센소지의 ‘수월관음도’는 최광식 관장이 직접 나서서 대여를 성사시켰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의 중재와 지원도 도움이 됐다. 2년 동안 특별전을 기획하고 준비한 민병찬 전시팀장은 “일부 사찰은 의외로 ‘그림도 한번쯤은 자기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겠나’라면서 대여를 흔쾌히 허락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11월21일까지 열리는 전시에는 고려불화 61점을 비롯해 동시대 중국·일본 불화 20점, 고려불화의 전통을 계승한 조선 전기 불화 5점이 함께 소개된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한 국보 218호 ‘아미타삼존도’와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이 소장한 13세기 중국 서한시대의 ‘아미타삼존내영도’는 구도는 비슷하지만 색채와 표현 양식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고려불화 외에 고려불상과 공예품 22점 등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연령에 따라 1000~3000원이며,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미타삼존도’ 등 몇몇 작품은 일부 기간에만 전시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현대건설 인수 가치 충분하다”

    현대자동차 우리사주조합이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나선 것과 관련해 “현대건설은 투자가치가 충분한 기업이고 현대차 시너지효과에도 도움될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사주조합은 11일 ‘현대건설 인수, 조합원에게 독인가, 약인가’라는 제목으로 낸 소식지에서 “고유가시대, 자동차 산업을 보완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찾는 회사의 노력을 인정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합은 “기업은 수익성이 있으면 투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며 “과거 오일쇼크 당시 중동개발로 오일머니를 공략한 사례와 같이 고유가 시대 자동차 산업의 취약점을 해외건설 등 향후 주목받는 고부가 가치사업으로 보완하겠다는 회사 경영 전략은 어느 정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합은 “투자 측면에서 현대건설은 순이익 4566억원을 기록한 국내 1위의 건설기업이고 최근 7년간 신규 수주량이 연평균 15%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면서 “타 건설사 대비 주택비중이 낮고 전력, 플랜트 사업 등 전 부문에 걸쳐 높은 기술력을 가졌다. 이런 강점에도 기업이 저평가 받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가치가 있는 기업임에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그러나 “회사는 조합원에게 돌아오는 불이익은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조합원의 땀과 노력으로 번 돈을 투자해 기업을 인수한다면 투자에 대한 실질적인 이익이 조합원에게 되돌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대림산업

    대림산업

    대림산업은 협력업체의 성장이 곧 대림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생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2006년부터 하도급 대금 전액을 현금과 현금성 결제로 지급하고 있다. 현금결제 비율은 8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올 3월에는 단기운용자금이 필요한 협력업체에 무보증·무이자 운영자금 100억원을 마련해 현재까지 85억원을 지원했다. 지난 8월31일에는 우리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상생펀드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상생기금 300억원을 예치하고, 협력업체는 우대금리로 이 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설계와 디자인 단계부터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연간단가 공급계약을 하는 ‘D&P(Design & Procurement)’ 제도를 2002년부터 운영해 지금까지 총 2조 6000억원을 발주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 제도를 통해 협력업체는 안정적으로 공사물량을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2003년부터 외주조달실장을 최고책임자로 선임해 상생협력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김종인 대림산업 사장은 “상생협력이야말로 협력업체와 임직원들이 일자리와 이윤을 나눔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2010 베스트브랜드 대상] 전통 생산방식으로 2년간 연구·개발해

    [2010 베스트브랜드 대상] 전통 생산방식으로 2년간 연구·개발해

    공자의 후손들이 공자가 빚었던 주조방법으로 술을 빚어 공자 사당인 공부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전통이 약 2500년간 지속됐다. 중국정부는 이러한 전통적인 생산방식을 지키고 체계적인 생산관리를 위해 곡부공부가주양조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공자의 섬김과 정성의 가르침을 근본으로 삼아 대중적인 술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2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지난해 말 ‘독주’를 선보였다. 독주의 ‘독(獨)’은 ‘외로울 독’으로, 유년기에 세상의 멸시와 천대 속에서도 홀로 자신을 이뤄낸 공자의 의지를 배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우주인도 트위터 쓴다 … ‘직촬 오로라’ 올려 화제

    우주인도 트위터 쓴다 … ‘직촬 오로라’ 올려 화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조종사가 직접 촬영한 오로라 사진이 트위터에 공개돼 화제다. 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우주조종사 더글라스 윌록 대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우주 사진을 소개했다. 윌록 대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100번째 트윗으로 ‘오로라 보리앨리스’라고도 불리는 북극광의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코멘트를 달았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나의 100번째 트위트!...나는 오로라의 춤을 봤을 때 우리 행성의 모든 아름다움을 느꼈다. 숨막힐 정도로 경이로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크리리찬 밴드인 머씨미(Mercy Me)의 노래를 빌리자면 ‘당신의 영광에 둘러싸인 내 마음은 어떻게 느낄까?’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윌록 대령은 지난달 우주에서 촬영한 허리케인 얼(Earl)의 아름다운 모습과 여러 도시의 야경도 트위터에 올렸다. 이와 함께 그는 ”우리는 결코 경이감을 잃지 않기를 희망한다. 탐험과 발견에 대한 열정은 후대를 위한 고귀한 유산이다.“고 말했다. 사진=데일리 메일 캡처(더글라스월록 대령 트위터)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200년된 술맛 어떨까

    200년된 술맛 어떨까

    핀란드 서쪽 발트해 올란드 섬 인근에 가라앉은 난파선에서 마실 수 있는 술로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맥주 수십병과 샴페인 70병이 완벽한 상태로 인양됐다고 2일(현지시간) AP·AFP통신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난파선이 19세기 초 러시아로 향하던 도중 침몰했을 것이고, 술은 18세기 후반이나 19세기 초반에 주조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맥주와 샴페인은 각각 1869년과 1825년산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발굴된 맥주와 샴페인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들인 셈이다. 올란드 자치정부 대변인은 “연중 4도 내외의 차가운 수온, 햇빛이 들지 않는 해저 환경이 완벽한 보존을 가능케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탐사팀 관계자들은 술맛이 탁월했다고 밝혔다. 법적으로 난파선에서 인양한 물품에 대한 소유권은 올란드 자치정부가 갖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부산 알짜기업 대선주조 누구품에?

    부산의 향토 주류업체인 대선주조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부산지역 상공계 등에 따르면 대선주조는 2008년 사모펀드인 코너스톤에퀴티파트너스에 인수된 지 2년여 만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현재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은 부산의 중견조선기자재업체인 비엔그룹과 경남의 대표적 소주업체인 무학, 그리고 부산지역 상공계 등이다. 이들 기업이 대선주조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연간 300억원대의 순익 창출이 가능한 알짜기업이기 때문이다. 대선주조 인수에 적극적인 비엔그룹과 무학은 최근 매각 대표 주관회사인 대우증권 측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 상공계는 11개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선주조를 인수할 방침이다. 무학은 애초 대선주조를 단독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부산시민들의 반발 등을 우려해 부산 상공계와 공동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엔그룹은 대선을 인수해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향토기업이란 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비엔그룹은 오너십을 갖는 조건으로 부산 상공계와 공동인수도 염두에 두고 있다. 부산 상공계는 주류업체 경영 경험이 없는 다수 업체가 인수할 때 생길 혼란을 우려해 특정업체에 오너십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학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떠오르자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는 ‘대선주조 인수에서 외부 기업을 배제한다’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내고 외부기업의 인수 방안 철회를 주장하고 있어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한편 1930년 부산에서 설립된 대선주조는 지난해 말 기준 부산지역 시장점유율 74.6%, 전국 시장점유율 7.6%로 소주 업계 5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2004년 신준호 푸르밀(옛 롯데햄·우유) 회장이 600억원에 대선주조 경영권을 인수하고 나서 2008년 4월 코너스톤 측에 3600억원을 받고 재매각하면서 속칭 ‘먹튀’ 논란을 빚었다. 부산 상공계의 한 관계자는 “대선 인수전은 결국 누가 인수가격을 높게 써넣느냐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인수결과에 따라 후폭풍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활자12자, 목판본 ‘증도가’와 서체 일치

    활자12자, 목판본 ‘증도가’와 서체 일치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고려시대 ‘남명천화상송증도가’(이하 증도가)에 대한 기록은 삼성출판박물관에 소장된 목판본 ‘증도가’(보물 제758호)에 남아 있다. 이 책에 따르면 1239년 당시 무신정부의 1인자였던 최이(崔怡)가 각공들을 시켜 더 이상 전해지지 않는 금속활자본 ‘증도가’를 목판으로 복각해 찍어 냈다고 한다. 목판본 ‘증도가’에 앞서 금속활자본 ‘증도가’가 제작·유통됐음을 명시한 것이다. ●목판 증도가에 금속활자본 명시 남권희 경북대 교수가 주장한 고려시대 금속활자 12글자는 명(明), 소(所), 어(於), 고(苦), 선(善), 평(平), 방(方), 법(法), 아(我), 복(福), 불(不), 자(子)다. 남 교수는 목판본 ‘증도가’와 비교한 결과 글자 모양이 일치한다는 점을 근거로 이들 금속활자를 ‘중도가자’라고 이름 붙였다. 특히 ‘명(明)’자는 지금의 글자와 다른 옛 글씨체로 쓰였는데 육안으로 봐도 그 모습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보통 한번 나온 책을 목판본으로 다시 제작하는 ‘번각본’(飜刻本)은 기존의 책을 뜯어 각 페이지(葉)를 목판에 붙인 다음 그 글씨를 그대로 새기는 방법을 택하기 때문에 글씨체까지도 원본과 대부분 일치한다는 게 남 교수의 설명이다. ●직지와 달리 주물사 주조 추정 남 교수는 이 금속활자가 밀랍 주조방식인 ‘직지’의 흥덕사자(興德寺子)와 달리 주물사 주조방식을 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흥덕사자가 지방에서 만든 활자인 반면 증도가자는 중앙에서 주조·사용된 점을 들어 고려시대의 주조기술과 인쇄기술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보성고미술 측에 따르면 이들 금속활자는 일제강점기 어느 시점에 출토돼 일본인 수장가가 일본으로 유출했다가 10년 전 한국 개인 수장가가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다. 남 교수는 금속활자의 제조 시기를 밝혀 내기 위해 보존과학자들에게 성분 분석을 의뢰하는 등 3년 넘게 다각도의 분석과 검증을 거쳤다고 밝혔다. 현재 실물로 남아 있는 고려시대 금속활자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복( )’ 자와 북한 개성역사박물관의 ‘전(顚)’자 2점뿐이며, ‘직지’를 찍은 흥덕사의 금속활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 금속활자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공인되면 세계 인쇄술의 역사는 직지의 발견에 이어 또 한번 새로 쓰여져야 한다. 하지만 그에 이르기까지는 국내외 학계의 면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국내·외 학계 검증 거쳐야 이와 관련, 문화재 당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금속활자의 성분 분석만으로는 정확한 연대 추정이 어렵고, 국내에 남아 있는 고려 금속활자가 1개밖에 없어 비교할 근거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오춘영 학예연구관은 “학계의 다각적인 검증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일단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보성고미술 측은 “우리로선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이런 결론을 내렸을 뿐”이라면서 “이번 발표를 계기로 이들 금속활자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용어 클릭] ●증도가(證道歌) 중국 선종의 육조(六祖)인 혜능 선사로부터 인가받은 당나라 영가 현각(665~713) 스님이 깨달음의 경지를 노래한 것이다.
  • “민씨 국새제작 기술적 오류 지적 묵살”

    국새를 만들고 남은 금을 빼돌려 만든 금인(印)으로 정·관계에 로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민홍규(56) 전 국새제작단장이 자문위원들로부터 기술적 오류를 지적받고도 이를 묵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4대 국새제작 당시 자문위원이었던 조창용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 제작단장이 국새자문위원들 앞에서 제작계획에 대해 설명할 때 몇가지 기술적 오류를 지적받았다.”면서 “금속공학 박사인 내가 설명해도 민씨가 전통기법만 주장하면서 ‘현대 금속공학이 잘못됐다.’는 등 격하게 반발했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국새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제작할 것을 재차 건의했지만 이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나 국새제작단으로부터 조언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제4대 국새도 제3대 국새처럼 균열 등 결함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조 연구원은 “제3대 국새에 균열이 생긴 원인은 전통방식으로 만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애당초 설계상 결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새의 속이 텅비어 있어 빈 종이 상자를 위에서 누르면 찌그러지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설명이다. 제4대 국새도 속이 빈 상태로 만들어졌다면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자문위원회에서 제시한 인면(印面)의 크기, 금합금(18K) 등에 대한 규격을 민씨가 제대로 지켰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새를 새로 제작해야 한다는 일부 여론과 관련, 행안부 실무담당자는 “국새 의혹과 관련해 국새를 교체해야 한다는 일부 여론이 있으나 이에 대한 내부 검토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최병훈 4대 국새 자문위원은 “국새가 조선시대의 것을 복원하는 게 아니라 시대상이 반영된 국가상징물이라면 전통적 주조 방식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본다.”면서 “5대 국새를 굳이 만들어서 세금을 낭비할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김효섭·이민영기자 newworld@seoul.co.kr
  • “도장 명단에 이모 의원도 있었다”

    제4대 국세 제작과정에 참여해 합금을 직접 담당한 이창수씨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국새에서 남은 금으로 만든 금(金)도장은 모두 16개이며 3개는 민간인에게 팔렸고 나머지는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또 “명단에 정동영 의원 외에 이모 의원 이름도 한자로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씨의 일문일답. →금도장을 만든 게 확실한가. -그렇다. 국새 제작 뒤 800~900g(200여돈) 남은 게 확실하다. 남은 건 금도장으로 만들어져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에 전달되고 일반인에게도 팔았다. 당시 시가로 4500만~5000만원 정도다. 주조할 때 금손실이 생기는데 민씨는 있지도 않은 전통주물법으로 한다면서 행정안전부에 300g(80돈)이 날아갔다고 했다. 손실된 금이 300 g이나 된다는 건 33년간 합금을 맡은 저나, 업계로선 말이 안 되는 소리다. →금도장은 모두 몇 개나 되나. -금도장은 민간인에게 팔린 것 3개를 합쳐 모두 16개다. 2007년 말 대선 직전 정 의원은 바빠 장소에 못 왔고 민씨가 직접 가족에게 전달하는 것을 봤다. 명단에 정모, 이모 의원 이름이 한자로 쓰여 있었다. 민씨가 민간인에 판 금 1개는 1500만원, 2개는 시가 3000만원 정도였는데 (민씨가) 부자(父子) 고객에게 1000만원을 깎아준다며 5000만원에 팔았다. 당시 구매자를 민씨에게 소개해준 사람도 알고 있다. 도장에는 금 7돈이 넘게 들어갔다. →민씨는 정 의원에게 전달 안했다던데.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전달장소가 무슨 음식점이었는데 입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정 의원에 전달한 게 ‘놋쇠도장´이라던데. -금이 맞다. 민씨가 장난을 친거다. 금에 황동을 집어넣으면 녹이 슬어 겉이 퍼렇게 변한다. 주조 과정에서 미세 구멍이 뚫릴 수 있는데 거기에 외부 화합물이 들어가면 부식된다. →민씨가 주석이 들어갔다고 주장한다. -전혀 주석이 들어가지 않았다. 합금을 내가 했는데 무슨 소리냐. 주석이 들어가면 균열이 생겨 국새가 깨져버린다. 민씨는 한 번도 합금을 해보지 않은 전각쟁이일 뿐이다. →남은 금을 불에 태운다던데. -바보 같은 미련한 소리다. 금속이 태운다고 태워지나. 시장에 가서 물어봐라. 담당자는 당시 황인평 의정관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국새 3대 의혹

    재4대 국새 제작과정에서 사라진 금의 행방에서 비롯된 논란이 ‘금도장’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당시 제작단장이었던 민홍규씨와 단원으로 참여했던 이창수씨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데다 제작을 의뢰했던 행정안전부도 계약 이후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사건의 전모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도장에 정·관계 초긴장 민 단장은 금도장의 존재를 부인했지만 정·관계에서 문제의 도장을 받았다는 인사들이 나타나면서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정·관계의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도장을 받았다고 확인한 데 이어 추가로 이모(당시 여당) 의원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름이 거론되는 이 의원 등 야당 중진 의원들은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민주당 이모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당시 의원도 아니었고 후임 장관 얘기”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이 의원은 “그런 도장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경찰의 수사로 실체가 드러나겠지만 문제의 도장이 다른 정치인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우려했다. 관가 역시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시 박명재(현 CHA의과대학 총장) 행정자치부 장관 등은 “금도장 얘기는 듣지도 못했다.”며 부인했지만 당시 제1차관이었던 최양식 경주시장이 도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당시 관료들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이모 의원들 “전혀 사실 아니다” 국새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불명확한 상태다. 애초 알려진 대로 전통가마에서 만들어지지 않고 현대식으로 제작됐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행안부가 펴낸 국새백서에도 현대식으로 제작된 것으로 표기돼 있어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씨는 이에 대해 “내가 당시 총책임자였으며 국새는 분명 전통식 대왕가마에서 구웠다.”고 반박했다. 국새백서에 대해서는 “백서 제작과정에는 접근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면서 “출판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새에서 주석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국새 제작에는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금, 은, 동, 아연, 주석 등 5가지 금속이 사용된다. 하지만 민씨는 주석을 넣으면 국새가 쉽게 깨지기 때문에 주석 성분이 함유된 곱게 갈아 만든 천은석을 넣었다고 주장한다. 주물과정에서 뜨거운 열로 인해 소실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새 제작단장과 단원은 일종의 도제관계다. 민씨도 “이씨를 발탁할 당시 내 후계자로 삼을 것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그런 두 사람이 ‘금 착복’, ‘국새에 무지한 사람’ 등 서로를 비방을 하며 사활을 걸고 싸우는 이유는 뭘까. 두 사람의 다툼은 최근 언론의 시선을 끈 황금 골프채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채에 1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채로 용머리 장식, 나전칠기, 전통매듭 등 국새 제작 기법이 활용됐다. 민씨와 이씨가 모두 황금골프채 제작에 뛰어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서로 자신이 국새 제작자라고 주장하면서 반목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골프용품 업체 G사는 지난해 민씨와 함께 황금 퍼터를 만들어 출시했다가 최근에는 이씨와 손을 잡고 퍼터를 만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60억짜리 국새 전시관 건립 논란도 이와 함께 행안부가 국새 제작 장소를 기념해야 한다며 경남 산청에 특별 교부금 5억원을 지원, 60억원짜리 국새 전시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민국 4대 국새 제작 경위서에 따르면 국새 주조작업은 2007년 10월27일~12월18일 경기도 이천과 서울 종로구 묘동 이창수 공방 작업장에서 이뤄졌으며 민씨 고향인 산청에서는 개물식과 시험 날인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강주리·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검찰, 무죄판결 불복 푸르밀 신준호회장 사건 항소

    부산지검은 16일 대선주조㈜를 사고 파는 과정에서 거액의 회사돈을 횡령하는 등의 혐의로 기소된 ㈜푸르밀 신준호 회장 등에 대한 법원의 무죄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 판결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며, 항소심 재판을 통해 신 회장 등에 대한 유죄를 입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004년 사돈이 운영하던 대선주조의 주식을 취득해 대주주가 된 신 회장은 다음해 6월 ㈜무학으로부터 대선주조의 주식을 추가로 인수하기 위해 이사회 결의 없이 회사돈 57억여원을 아들과 며느리, 손자, 손녀 이름으로 빌리는 방법으로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징역 5년이 구형된 신회장은 최근 열린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파이미디어 대표이사 박정철씨

    파이미디어(TV리포트)는 11일 박정철 전 한국편집기자협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 대표는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장, 기획사업국장 등을 지냈다.
  • ‘대선주조 매매’ 푸르밀회장 무죄

    부산 향토 주류업체인 대선주조㈜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회사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푸르밀 신준호(69) 회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합의 6부(부장 강경태)는 10일 신 회장과 한국금융지주 산하 사모펀드인 코너스톤에쿼티파트너스 김모(47) 대표, 대선주조 이모(54) 전무 등 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선주조 주식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채권자 통보와 단주 처리 등에 대한 일부 절차상 하자는 있지만, 채권자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신 회장은 이사회 결의 없이 회사돈 57억여원을 가족 등의 이름으로 빌리는 방법으로 횡령하고, 유상 감자 등을 통해 회사에 614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징역 5년이 구형됐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호화판 교통사고 낸 대통령 친동생 “난 억울해”

    호화판 교통사고 낸 대통령 친동생 “난 억울해”

    술을 마시고 호화판(?) 교통사고를 낸 후 뺑소니를 친 현직 대통령의 동생이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그는 그러나 “사고를 낸 건 맞지만 뺑소니를 친 적은 없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칠레에서 기업가 겸 가수로 활약하고 있는 미겔 피녜라(56)가 바로 혹독한 유명세를 치른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사고의 주인공.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의 동생인 그는 2일 산티아고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 50시간 명령을 받았다. 교통사고 피해자에겐 600만 칠레 페소(약 1380만원) 배상금을 물어주게 됐다. 미겔 피녜라는 지난해 10월 3일 문제의 사고를 냈다. 음주 상태에서 자동차를 몰다 20대 여성이 탄 자동차를 들이 박았다. 미겔 피녜라가 사고 당일 몰던 차는 그 유명한 허머. 여성은 미니-쿠퍼를 몰다 사고를 당했다. 칠레 언론은 “대통령 동생이 음주운전을 하다 초호화판(?) 교통사고를 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사고를 당한 여성은 운전대에 기대며 쓰러졌지만 미겔 피녜라는 그길로 뺑소니를 쳤다. 그는 사건 발생 13시간 만에 뒤늦게 라스 콘데스라는 병원을 찾아가 혈중알코올농도 조사를 받았다. ”음주상태 아님!” 예상대로(?) 나온 결과를 받아들고 미겔 피녜라는 방긋 웃었지만 사태가 꼬이기 시작했다. 미겔 피녜라의 형 세바스티안 피녜라가 이 병원의 대주주라는 게 알려지고 만 것. 당시 병원원장은 현세바스티안 피녜라가 대통령이 된 후 보건부장관이 됐다. 법원은 사건 심리 때 “음주조사 결과를 증거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미겔 피녜라의 음주운전을 인정했다. 머쓱해진 미겔 피녜라는 결국 음주운전에 대한 결백주장을 접었다. 그러나 끝까지 “뺑소니 혐의는 인정할 수 없다.”면서 “유명세 때문에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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