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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2」 대치… 공전국회 어디로/절뚝거리는 의정…여야 움직임

    ◎장외투쟁 통해 여 핵심부의 「변심」 유도/민주/추곡·예산안처리 부각… “정면돌파” 선택/민자 민주당이 「12·12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반면 민자당은 「수용 불가」의 뜻을 고수,정국의 경색국면이 심화되면서 정기국회의 공전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주 전략◁ ○…7일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특별당보의 가두배포 및 지구당별 규탄대회,종교·재야인사와의 공동기자회견등 앞으로의 구체적인 활동방향을 최종 확정.이른바 「장외투쟁 돌입」을 선언한 것. 이날 회의는 여권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국회에 들어갈 수 없다는 초강경 분위기가 주조를 이루었고 특히 이기택대표는 『일부에서 내가 사심을 품고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대표직을 사퇴하고 평의원으로 남아 이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겠다』고 「폭탄선언」에 가까울 정도의 각오를 피력하며 분위기를 주도. 그의 이같은 발언은 이번 공세를 자신과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샅바싸움」으로 보는 정치권 일부의 시각에 쐐기를 박고 「12·12 공세」의 주도권을 계속 확보하려는 「다목적용」으로 분석. 민주당의 공세는 2단계로 나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우선 김영삼대통령이 APEC(아·태경제협력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는 오는 10일까지를 1단계,그 뒤를 2단계로 삼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관측. 물론 총력은 1단계에 쏟을 것이 분명하다.내치가 불안한 상태에서 대통령의 외국순방이 순조로울 리 없으므로 여권 핵심부로부터 뭔가 시그널이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내심 갖고 있는 듯한 눈치. 1단계에서 여권이 「요지부동」이면 2단계에서는 그야말로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나서겠다는 복안. 이 때문에 민주당은 이번주 중반쯤 발의할 것을 검토했던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문제도 시기를 정하지 않고 있다.이를 위해서는 국회에 들어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 이런 강경기조속에서도 『국회부터 정상화하자』는 비주류측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어 어떤 식으로 당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지가 주목. 결국 민주당이 무작정 국회를 팽개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전망. 국회 공전에 대한 여론의 비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비주류측의 탐탁치 않은 반응도 주요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 이와 관련해 지난번 국무위원 전원에 대한 해임건의안 처리 때도 『야당이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던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오는 10일 중국에서 귀국하면 뭔가 바뀌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민주당은 검찰총장 탄핵소추안의 발의를 원내 진입의 구실로 삼을 가능성이 높고 그 시기는 다음주 중반쯤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유력. ▷민자 대응◁ ○…민주당의 「12·12 공세」에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해 답답해 하면서도 국회의 장기공전에 따른 여론의 비난과 민주당의 내부균열을 기대하는 듯 추곡·예산안처리등 산적한 일정을 부각시키며 국회의 정상화를 촉구. 박범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12·12 관계자들의 기소유예를 명분으로 국회를 공전시키는 것은 정치보복에 반대했던 김대중씨의 생각에도 어긋난 것』이라고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 이기택 민주당대표의 미묘한 긴장관계를 겨냥.박대변인은 또 『6·25를 일으킨 북한 공산주의자들과는 화해를 주장하면서 국내적으로는 과거문제에 대해 처벌을 주장할 수 있느냐』고 민주당 논리의 일관성 문제를 지적. 이한동 원내총무도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의 태도가 지난주보다 더욱 경직돼 김대통령이 오는 10일 출국할 때까지는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그러나 언론에서 국회 공전에 대한 비난이 시작됐으므로 용기를 갖고 상임위와 예결위등 정해진 국회일정의 진행문제를 야당과 공식·비공식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보고. 강재섭 총재비서실장은 『민주당이 준비하는 검찰총장 탄핵이란 직무집행행위가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했을 때만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수사결과 기소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검찰이며 항고 재항고 헌법소원등 절차가 남아 있는 중간단계에서 기소유무는 법적으로 탄핵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당당한」 대처를 주문.
  • 희귀식물 「금강국수나무」 공개(북한 이모저모)

    ○금강산에만 서식 ○…북한은 25일 금강산에 세계적인 보호식물인 「금강국수나무」가 자라고 있다면서 이 나무를 자세히 소개. 25일 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금강국수나무」는 국제자연보호연맹 종보존위원회의 보호식물로 등록되어 있는데 세계적으로 1속,1종 밖에 없으며 오직 금강산에만 서식하고 있는 특산식물로서 지난 19 17년에 처음 발견됐다는 것. 이 나무는 키가 1m 안팎이고 가지끝에 겹송이 꽃차례를 이루면서 흰색 또는 연분홍색의 작은 꽃이 많이 모여 피며 쪽꼬투리 형태로 달리는 열매는 8월에 익는다. ○김정일 풍모배우기 독려 ○…북한은 최근 당원들과 각급 간부들을 대상으로 「김정일풍모 따라배우기 사업」을 적극 전개하면서 김정일에 대한 간부들의 충성심 제고와 역할배가를 독려. 이와관련,북한은 당기관지 노동신문에 「쪽잠과 줴기밥」「투신과 보신」「꽃과 나비」「밑거름과 열매」「벽을 울리면 강산이 울려야 한다」등 김정일의 「헌신성」과 「지도력」을 선전하는 「혁명일화」들을 잇따라 게재,김정일의 지도자적 위상을부각시키는 한편 이를 당원 및 각급 간부들의 학습자료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 북한은 특히 간부들에게 이같은 선전자료를 철저히 학습시킨후 노동신문에 「지상연단」의 형식으로 그들의 학습소감을 게재,김정일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을 다짐케 함으로써 전체 주민들에게 이를 일반화시키고 있다고. ○“김정일은 백두산의 아들” ○…북한은 최근 김정일의 혁명성과 위대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그를 「백두산의 아들」이라고 주장. 북한의 중앙방송은 30일 『백두산은 김정일 태어난 곳일뿐 아니라 당과 혁명의 역사적 뿌리가 내리고 주체혁명위업이 개척된 혁명의 성지』라고 주장하면서 김정일은 『백두산의 정기를 한몸에 안고 있는 위인중의 위인』이라고 찬양. ○동계 통나무생산 박차 ○…북한은 최근 겨울철을 앞두고 통나무생산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정부기관지 민주조선 최근호가 보도. 통나무생산의 주무부서인 임업부(부장 이춘석)에서는 연간 통나무 생산목표의 70∼75%를 겨울철에 달성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당조직의 지도아래 산하 임산사업소와 갱목생산사업소의 겨울철 통나무생산 준비실태를 사전에 파악하고 미진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이달안에 모든 준비를 완료하도록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것.
  • 한국통신 주식 응찰 이렇게…

    ◎오늘∼10일사이 국민은행에 입찰용통장 개설 한국통신이 작년 10월과 올 4월에 이어 세번째로 오는 7∼10일 국민은행을 통해 정부 보유지분을 공개매각한다.성장전망이 밝은 정보통신 업종으로 내년중 상장할 예정이어서 환금성도 있다. 한국통신은 자본금이 1조4천3백95억원,작년말 현재 2천22만개의 전화회선을 보유한 세계 8위의 유선통신사업자이다.작년의 매출액은 5조1백82억원,순이익은 4천7백8억원이다.지난 91년 데이터통신 등 정보통신사업에 진출했으며 통신 관련법이 개정되면 무선통신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입찰에서 일반인에 대한 제한은 없다.기관투자가는 금융기관을 제외한 법인과 연·기금만 참여할 수 있다. 매각주식은 발행주식의 5%인 1천4백51만주로 이중 5백76만주는 우리사주조합원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8백75만주가 매각된다.살 수 있는 한도는 법인과 연·기금이 43만8천주,개인 5천주이며,최저응찰가는 3만1천원이다. 응찰하려면 1일부터 10일까지 국민은행 본·지점(출장소 포함)에 입찰용 통장을 개설해야 한다.입찰기간중 끝자리 1백원단위의 응찰가와 10주단위의 수량을 적은 뒤 응찰금액의 10%를 보증금으로 내야 한다. 최저 낙찰가를 넘는 응찰자중 높은 금액을 써낸 사람부터 신청량만큼 배정된다.최저 낙찰가가 복수일 때는 수량이 적은 사람,수량까지 같으면 추첨으로 결정한다.낙찰자 발표일은 16일. 최저 낙찰가는 3만7천∼4만원정도로 추정된다.지난 4월의 2차매각때처럼 최저 응찰가보다 20%가량 비싸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일부에서는 통신업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점을 들어 4만원을 웃돌 것으로 보기도 한다. 증권업계는 내년중 상장되면 주당 최소 5만원,최고 10만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한다.그러나 경쟁관계에 있는 데이콤이 국제전화에 이어 시외전화에 뛰어들고 전화요금의 추가 인하와 전화세의 폐지도 예상되고 있어,생각만큼 재미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 문화예술 공원(외언내언)

    서울은 공원이 별로 없는 도시로 유명하다.인구 1천1백만에 달하는 세계 유수의 대도시이지만 제대로된 공원이라고는 열손가락 이내일 뿐이고 올림픽대공원을 제외하면 공원다운 공원은 없는 형편이다.광활한 강남지역에 대규모 신도시를 만들면서 변변한 공원하나 조성하지 못한것은 두고두고 후회스런 일이다.비싼 땅 분양하기에만 급급하여 공원공간의 도입은 생각조차 안했던 것이다. 파리 시내의 불로뉴숲공원은 시민들이 즐겨찾는 장소이다.울창한 나무숲 사이로 뚫린 산책로를 걷다보면 문득 나타나는 위인이나 예술가의 조각이 시선을 가로막는다.역사와 예술,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문화공간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깊은 감명을 안겨준다.이러한 조각공원은 시민의 휴식처로서뿐만 아니라 예술을 감상하는 야외미술관의 구실도 톡톡히 하게 된다. 세계3대 조각공원중 하나인 노르웨이의 비겔란 파크는 오슬로시내 서북부에 위치한 명소.북유럽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 공원은 작품과 작품사이를 연결시키는 공간이 바로 관람객의 휴식공간으로 꾸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도 88올림픽조각공원에는 세계적 조각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어 유명하다.북제주에 있는 제주조각공원,목포의 유달산조각공원도 시민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조각공원에서 야외공연장·야외전시장 등 복합적인 문화예술기능을 두루 갖추면 문화예술공원이 된다.최근에는 문화예술행위가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 야외로 뛰쳐나가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대중이 있는 곳으로 예술이 찾아나서야 한다는 주장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에서는 양재시민의 숲 2만여평에 「서초문화예술공원」을 조성,25일 개원한다.서울 정도6백년을 기리는 사업의 하나이다.10점의 조각을 설치하고 야외공연장및 전시장도 갖추고 있다.우리나라 최초의 문화예술공원이 탄생하는 것이다.
  • “단군시대 성곽 평양서 발견”(북한 이모저모)

    ○민주조선 최근호 발표 ○…단군릉 발굴과 개건준공을 계기로 평양이 단군조선의 중심지임을 주장해온 북한이 이번에는 평양에서 단군시대에 축조된 성곽을 발견했다고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정부기관지 민주조선 최근호는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가 단군릉 발굴성과를 공고히 하기 위해 그동안 평양 강동군과 상원군 등지에서 단군조선의 유적발굴에 주력해왔다면서 이 결과 평양이 고조선의 수도였음을 입증해주는 결정적 자료인 「황대성」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황대성은 평양 강동군 남강노동자구(향단리)황대마을 앞산에 위치하고 있는데 성터는 남강수면으로부터 50m 높이의 산정에 비교적 넓은 부지를 포함하고 있으며 동·서·북쪽은 남강이 반원형으로 감싸고 남쪽은 높고 험준한 산봉우리들로 막혀있다. ○새 성악교재 출간 ○…북한은 최근 「아름다운 소리,아름다운 노래」라는 제목의 성악교재를 출간했다고 조총련기관지 조선신보 최근호가 보도했다. 문학예술종합출판사에서 출간한 이 책은 북한 인민배우이자 금강산 가극단 고문인진례훈이 지난 40여년간 무대생활과 대학 음악강사로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집필한 성악지도서적이라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해외서 김정일 선전 ○…북한은 최근 해외에서의 김정일 선전을 목적으로 김정일 명칭 해외조직을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80년대 말부터 아·아주지역과 남미의 친북국가들에서 여러가지 김정일의 이름을 붙인 조직을 결성하는 한편 북한지원으로 건설한 강당이나 학교에 김정일 이름을 붙이는 방법으로 김정일을 선전하는데 주력해 왔다. ○사망비행사에 영웅칭호 ○…북한이 최근 비행훈련중 사망한 한 비행사에게 북한 최고의 상훈인 「공화국 영웅」칭호를 수여하고 모교까지 그의 이름으로 개명하는 수선을 떨어 눈길. 중앙방송에 의하면 길영조라는 이 비행사는 고등중학교 졸업후 입대,공군비행사로 복무해 왔는데 지난해 12월 비행훈련을 마치고 귀대하던 중 사고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심추락시 발생하게 될 주민들의 재산과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사고비행기를 탈출하지 않고 비행기를 끝까지 조종하다가사망했다는 것.
  • 불법이민자 차별 반대/클린턴,“가주조례 위헌”

    【워싱턴 DPA 연합】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21일 불법 이민자들과 그 자녀들에게 공공 서비스 혜택을 차단하는 내용의 캘리포니아주 주민 조례 「제안 187호」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밝혔다. 클린턴대통령은 「SOS로 별칭되는 제안 187호에 대해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이조치가 「명백히 위헌」이며 공공의료및 사회 문제들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신세대들에 혁명의식 교육 강화(북한 이모저모)

    ○계급교양 사업 실시 ○…북한은 최근 새 세대들의 혁명성 약화를 우려,이들에 대한 「계급교양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 최근호가 보도한데 따르면 북한은 최근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감안,청소년·학생들이 지주·자본가와 미·일 제국주의자들을 증오하는 계급의식을 높이기 위한 「계급교양 사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것. 북한이 새 세대들을 집단적으로 참관시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계급교양실」에는 「착취받고 압박받던 지난 날을 잊지 말자」는 구호아래 지주·자본가의 「악랄성」을 부각하는 사진과 그림을 전시해 놓고 있으며 베틀·물레·다듬이방망이 등을 진열,사회주의「우월성」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이 신문은 보도. 또 과거에 소작인이었거나 머슴살이를 했던 노인을 동원,이야기모임을 갖고 있으며 해설강사를 통해 교육을 시킨후 조직이나 단체별로 학습토론,감상발표모임,실효투쟁을 벌이도록 하고 있다는 것. 북한은 「계급교양 사업」을 통해 새 세대들의 혁명의식을 고취시키고 「북한식 사회주의」를 고수해 나갈 것을 촉구하고 있다. ○김정일,신조어 양산 ○…북한에서 선전선동 구호나 일상용어로 널리 통용되고 있는 「주체성」「수령관」「우리식」「항일유격대식 사업방법」「혁명영화」등 신조어는 모두 김정일이 만든 것이라고 계간 언어잡지 「문화어학습」 최근호가 보도. 「문화어학습」은 김정일이 『주체시대의 요구를 반영하여 새 말을 많이 창조했다』면서 이같은 낱말들을 예시. ○가공식품 생산 박차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은 최근 식량확보를 위해 양곡의 출미율을 높이는 한편 주식대용의 가공식품 생산에 주력. 북한 정부기관지 민주조선 최근호에 따르면 북한 정무원산하 양정부에서는 한 행정단위로 하여금 특정제품에 대해 「모범」을 창조토록 하고 이를 일반화하는 방법으로 주식대용 가공식품들을 생산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평성시는 옥쌀 가공공정을,삼천군은 옥수수쌀 가공공정을,황주군과 북창군은 벼정미공정을,평양시는 국수 가공공정과 쌀밥 가공공정을 각각 「시범창조대상」으로 설정,이에 대한 「모범」을 창조하고 있다고.
  • 정책대안“봇물”…국감 달라졌다/“합격”평가속 오늘「20일공방」마감

    ◎정치싸움 자제… 여야없이 성실 질의/수감측 답변 적극성 안띠어 “아쉬움” 지난달 28일 시작된 올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20일동안의 감사일정을 마치고 17일 막을 내린다. 문민정부 2차연도의 국정수행 결과를 점검한 이번 감사에 대한 평가는 『일단 합격권에 들었다』는 쪽이다.여야 스스로도 이번 감사활동 결과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며 후한 점수를 매기고 있다. 이같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 요인으로는 우선 각 정당과 의원들이 국민들의 기대와 변화한 정치환경을 제대로 인식,어느 때보다 성실하게 감사에 임했던 점을 꼽을 수 있다.일부에서는 장관퇴진시비등 정치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대부분 수감기관의 잘잘못을 따지고 정책방안을 제시하며 앞으로의 대책을 묻는 정책감사가 주조를 이뤘다.야당은 공격하고 여당은 두둔·방어하던 지난날과는 달리 수감기관의 실정을 따지는데는 여야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난 6월 국회법의 개정으로 도입된 15분 발언제는 이번 감사를 통해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이로써 보다 많은 의원들이 질의할수 있었고 의사진행도 대체로 매끄러웠다.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주요당직자와 중진의원들의 적극적인 질의자세와 문제제기는 감사분위기의 신선한 변화를 선도했다. 이렇듯 총론 차원에서 보면 이번 국정감사는 차분함 속에서 어느 때보다 내실을 알뜰하게 챙긴 측면이 많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지워야 할 얼룩도 적지 않았다.초반의 진지하고 긴장된 감사자세가 얼마 못가 풀어졌으며 논리보다 고압적 언성으로 수감기관을 제압하려는 일부 의원들의 구태도 여전히 되풀이됐다.효율성 측면에서 계속 문제가 됐던 중복질의도 발언기회 확대에 비례,오히려 더 늘어났다.이른바 「의정성적표」의 공개를 의식한 의원들의 질의경쟁으로 「종일 질의」에 「순간 답변」이라는 기형적 감사형태가 드러나기도 했다.잔뜩 질의해 놓고 정작 답변을 들어야 할 때는 자리를 비우거나 서면답변을 요구,질의의 목적을 의심나게 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의원들의 자료제출요구 방식도 많이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국회 도서관이나 해당상임위에 이미 비치돼 있는 자료를 보내라는등 중복요구의 사례가 적지 않았고 심지어 신문스크랩까지 보내라는 의원도 있었다.또 5∼10년에 걸친 업무처리과정을 모두 복사해 보내라는등 지나친 요구로 수감기관의 관계자들을 욕보이기도 했다.연간 8천장이나 되는 각 실·국 문서의 접수·발송대장을 모두 보내라는 요구도 있었다.정부 시설의 설계도면이나 특정기관 모든 직원의 인사기록카드등 국가기밀이나 사생활을 가리지 않고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번에 확인된 가장 큰 문제는 수감기관들의 태도로 모아지고 있다.의원들의 자세는 변했지만 수감기관들의 「적당주의식」 태도가 그대로여서 국정감사가 무기력증을 털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20일동안 3백40여개의 기관장을 답변석에 세운 이번 감사에서 의원과 격렬한 논쟁을 벌인 기관장은 단 한명도 없었다. 한 의원은 『국정감사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감기관이 적극적인 자세로 수용할 것은 과감히 수용하고 반박할 것은 반박해야 참다운 정책방안이 도출되고 잘못이 시정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또 『수감기관을 대폭 줄여 한개 기관이라도 집중적인 감사를 벌여야 참다운 국정감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소주 전쟁 전국 확산/진로·경월 파고들기에 지방업체 “반격”

    ◎애행심 호소·수도권 입성 양동작전도 진로·경월 간의 수도권 시장쟁탈전으로 시작된 「소주전쟁」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지방 소주회사들이 자기 지역에 파고든 두 메이저를 상대로 필사적인 대반격에 나섰다. 그동안 지방 소주회사들의 처지는 이들 메이저 업체에 밀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었다.선양,무학,금복주 등 주요 지방소주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선양은 지난 8월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35·8%가 감소했고,금복주는 23.2%,무학이 29.8%가 각각 줄었다.지방사 중 가장 피해가 덜한 보해도 8.3%가 감소했다. 지방 소주들의 반격은 생존권 차원의 몸부림이다.그러나 메이저들의 공세에 물량으로 맞서는 정면승부는 힘들다.따라서 특정 계층을 겨냥한 게릴라식 특화전략이 돋보인다. 금복주는 기반인 대구·경북지역 소비자들의 보수성향을 감안,전략 상품으로 「오크」주를 개발,이달 초부터 시판에 들어갔다.대대적인 광고 홍보보다 맛으로 승부를 거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이다.오크주는 쌀로 빚은 안동소주 「제비원」을 오크통 속에서 숙성시킨 제품으로 위스키 맛이 난다. 대전의 선양은 젊은 층의 칵테일 소주 수요가 늘 것을 겨냥,파인 향이 나는 칵테일용 소주를 준비 중이다.마산의 무학주조는 애향심에 호소하는 이색 홍보부터 시작했다.『경남도민은 지역 발전을 위해 자도주를 마시자』고 호소하며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무학은 울산시의 직할시 승격 반대에 앞장섰다는 오해까지 받아 울산지역 판매량이 60% 가량이나 줄었다.부산의 대선주조는 현재 애주가들이 즐겨 찾는 오이 소주를 개발 중이다. 반면 비교적 타격을 덜 받은 호남지역 소주회사들의 전략은 오히려 공격적이다.전남의 보해가 보해라이트 등을 내세워 이미 수도권 입성을 선언한데 이어,전북의 보배도 서울 공략에 들어갔다.보배의 전략상품은 그동안 몽골에 수출하던 「천지」와 증류식 소주 「옛향」.부드러운 맛으로 서울 지역의 신세대와 여성층에 승부를 걸고 있다.
  • 「사건뒤엔 영화가 있다」/강한섭(굄돌)

    「사건 뒤에는 여자가 있다」는 어떻게 보면 매우 반여성적인 속설이 있다.그러나 요즈음의 상식은 다음과같이 수정되고 있다.「사건 뒤에는 항상 영화가 있다」.생각하기에도 끔찍한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그 원인으로 인간성을 파괴하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영화의 리스트가 만들어지곤 한다. 이번 「지존파」사건은 범인들이 「지존무상」이라는 홍콩영화로부터 자신들 범죄집단의 이름을 빌려왔다는 점에서 더욱 더 영화의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 여론이 들끓게 되었다.그래서 사건이 일어나자마자 「홍콩영화의 수입을 원천적으로 규제할 것」이라는 비공식적인 정부의 언급이 있었고 영화심의를 담당하는 공연윤리위원회도 폭력영화에 대해서는 심의를 강화하겠다는 보도가 있었다. 확실히 요즈음의 영화들은 소재나 표현에서 관객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관용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특히 폭력영화의 경우에는 그 폐해가 심각할 정도다.그래서 새로 나온 영화에서는 과연 몇명이나 죽는 장면을 보여주어 새로운 기록을 만드는지에 대한 통계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영화를 규제하는 일은 생각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다.우선 폭력영화에 대해서도 이런 영화들이 범죄의 충동을 조장하고 그 세세한 수법까지 가르쳐 준다는 「모방론」과 인간의 심리에 내재해 있는 어두운 욕망을 대리 만족시켜 주어 오히려 범죄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카타르시스론」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과연 어떤 주장이 옳은가.사건이 일어나면 여론은 모방론을 지지한다.그러나 잠잠해지면 사람들은 카타르시스의 주장을 받아들이게 된다. 또 폭력적인 사회가 폭력영화를 만드는가 아니면 그 역인가라는 인과관계에 대한 논쟁까지 가세하고 여기에 영화작가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라는 고색창연한 논리까지 들먹여지면 문제는 난마처럼 꼬이게 된다. 그러므로 정부나 심의기구가 폭력영화의 폐해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은 순진하다.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은 폭력영화정도에 끄덕도 하지 않는 건강한 관객에게 달려있다.시대의 주조는 개방과 자율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 진로 3일 창립 70돌/작년 국내그룹 순위 25위

    ◎24년 평남용강서 진선양조상회로 출발/88년 제2창업선언… 작년매출 1조7천억 진로그룹(회장 장진호)이 오는 3일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그룹의 모체는 고 우선 장학엽씨가 지난 24년 10월3일 평남 용강군에 설립한 진선양조상회. 당시의 자본금은 1천5백원,연생산량은 3백60㎖ 기준 35만병이었다. 장씨는 6·25를 피해 남하,54년 서울에서 서광주조(66년 진로로 변경)를 설립했다.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지난 59년. 국내 최초의 CM송인 「야야야 야야야 차차차」로 시작하는 CM송으로 크게 히트한 데 이어,70년대 초에는 당시 최대의 소주 업체인 삼학을 따 돌리고 업계 선두로 나서며 「두꺼비」신화를 엮어냈다. 그룹의 모습을 보인것은,장학엽씨의 둘째 아들인 진호씨가 지난 88년 회장으로 취임하면서이다. 장회장은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술에 치우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진로유통센터 등을 설립하고,연합전선 세림개발(현 진로건설) 남부터미널 등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취임전 6개이던 계열사가 89년 23개로 늘었다. 지난 85년에는 경영권을 놓고 사촌간(장진호회장 형제와 장익용 서광회장),90년에는 형제간(장진호회장과 장봉용 진로발효회장)에 불협화음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7천억원으로,매출액과 자산 등을 종합한 그룹 순위는 25∼27위. 지난해부터 전문화를 위해 일부 계열사를 통합하고,처분해 현재 계열사는 9개사이다. 앞으로는 ▲건설분야의 적극적인 해외진출 ▲편의점 진출을 비롯한 유통사업 강화 ▲맥주(진로쿠어스맥주)및 위스키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장회장은 『오는 2010년에는 30조원의 매출로 10대그룹에 들어설 것』이라는 청사진을 밝혔다.
  • 중,제철소 합작 제의/“한국기업 원하면 언제든지 가능”

    ◎고위관계자 밝혀 중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한국 기업과 공동으로 연산 1천만t 이상의 일관 제철소를 중국에 세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제2회 한중철강협력위원회에 참석키 위해 방한한 은서옥 중국 야금공업부 부부장은 10일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기업이 원하면 중국은 언제든지 양국 합작으로 대규모의 일관 제철소를 설립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포항제철이 중국 광동성에 합작 선재공장을 짓는 것도 일관 제철소 설립을 위한 전초 작업이 될 수 있다』며 『중국 정부는 원칙적으로 한국 기업과의 일관제철소 합작건설을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다만 투자 규모의 비중으로 보아 중앙 정부가 단독으로 결정할 사항은 아니며 인민대표회의의 의결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포철 외에 현대강관은 현재 요령성의 금서제철소와 강관공장을,삼성중공업은 현지 기업과 연속 주조기 합작 공장의 설립을 추진 중이며 삼미특수강도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 기업은 11월 증가/규모 5백억 늘려 2천억으로

    ◎연내 1천5백여 중기 지원 중소기업은행의 증자시기가 당초 내년 1월에서 올 11월로 앞당겨지고 증자규모(납입자본금기준)도 1천5백억원에서 2천억원으로 늘어난다.증자하는 자금으로 연내 1천5백여개 유망중소기업을 골라 장기저리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재무부관계자는 7일 『정부는 중소기업은행을 오는 97년까지 민영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내년 1월 중순쯤 1천5백억원을 일반공모방식으로 증자할 계획이었으나 그 시기와 규모를 이같이 조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공모에서 전액을 실권,정부지분율을 낮추는 대신 실권주는 우리사주조합에 10%,일반청약자들에게 90%를 각각 배정할 계획이다. 현재 이 은행의 자본금은 3천1백77억원으로 99.9%를 정부가 소유하고 있으며 증자후에는 정부지분율이 65%수준으로 낮아진다. 중소기업은행은 내년에 같은 방식으로 한차례 더 증자한뒤 상장시키고 96∼97년중 정부보유지분을 팔아 완전 민영화할 방침이다.
  • 아테네/에기나섬의 갈매기(아랍서 지중해까지:15)

    ◎설백의 날개끝 에게해 파도 “넘실”/스크루 휘말린 고기 향해 힘차게 내려꽂는 모습에 탄성 절로 그리스인들의 색채감각은 진솔하고 직재적이다.그들은 자신들의 전통이 어디서 비롯되고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깨닫고 생활감각으로서 뿐만 아니라 상징으로서의 그런 주조색을 서슴없이 선택한듯이 보인다.하양과 파랑. ○흰색·파란색 주조 흰색은 말할 것도 없이 햇빛의 그것에서 따 왔을 것이고 바닷물빛에서 끌어온 듯한 푸른 색은 또 거의 코발트 블루에 가깝다.이 두 색깔과 몇몇 보조색이 어울려 풍토와 기질을 특징적으로 드러내면서 비할데없는 미감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벼랑 너머 구릉에 다 붙여 줄지어서서 바람을 견디고 있는 그들 전통가옥의 소쇄한 아름다움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작은 창과 짙은 그늘이 드리운 좁고 긴 출입문의 그 하얀 돌집들이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화면에 나타나기만 하면 아무리 시시한 영상도 일순 밀도가 달라지는 듯하면서 불가사의 한 긴장감을 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이것도 필자의 편애가 일으키는 착각일까.시멘트의 현대식 건물들로 거의 들어차 있다고는 해도 언덕에서 바라보는 아테네시의 전경이 주는 인상 역시 거기서 별로 벗어나지 않는다.이것은 도장의 문제가 아니라,거기에 조화되는 주위 경관과 사람들의 전통적인 생활인습이 함께 어우러져 제풀에 만들어 내는 색감인 것이다.똑같은 빛깔이라도 가량 시간이라든가 인고라든가 거기 스며밴 그런 요소들의 농담에 따라 그 느낌이 천양지판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상식이다.흰 벽을 한 집들의 유난한 아름다움은 스페인의 알함브라궁에서 내려다 본 언덕바디의 회교마을이나 그라나다 교외에 있던 민중시인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은 2층 유택도 마찬가지긴 했지만 느낌이 어딘가 약간씩 달랐던 것도 같다. 아테네 사람들의 그런 색채감각이 더욱 돋보이면서 집약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곳은 아마 피레우스 외향일것이다.거기 정박한 크고 작은 배들의 모습이 그토록 아름다웠던 것이다.대개 하양,파랑,혹은 어쩌다 검정과 주황색 부분채색으로 도장이 된 그 배들은 의젓한 자세로 물속에 닻을 내리고서끊임없이 무슨 사연들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헤일 수 없을만큼 수효가 많다든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해 보인다든가 하는 인상같은 것은 언외에 속한다.그 모습은 진솔하다는 느낌을 너머 탁 트인 호방함까지 곁들이면서 사람을 들뜨게 만들기에 족했다.아토미카호라는 이름의 중간크기 객선에 올라 우리는 지체않고 에기나 섬으로 향했다.이 섬은 에게해와 지중해 연안에 떠 있는 천여개가 넘는 그리스의 섬들 중에서도 한시간 반 남짓의 거리밖에 안되는,아테네에서는 두번째로 가까운 섬이다.하루 일정만 아니었더라면 그리스 역사상 가장 영욕이 심했던 섬의 하나인 크레타이거나 히피와 쟁이들이 우글거린다는 미코노스를 사실 필자는 보고 싶었다.흰 십자가와 굵직한 청색선 다섯개가 단순하게 가로로 죽죽 내질린 그리스 국기가 이제서야 온전히 생기를 되찾은 듯이 몸을 뒤채며 깃대 끝에서 펄럭이고,눈더미를 그대로 쏟아붓는 듯한 물 이랑이 그물 끝에서 그대로 긴 길을 만들면서 따라왔다. ○날개끝엔 검은 점 그 묘하게 생긴 갈매기들은 배가 그렇게 반시간 남짓이나 물살을 가르던 무렵 쯤에 무슨 계시처럼 우리 머리 위로 한두마리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른 일행들은 어떴는지 몰라도,솔직히 필자는 이번 여행의 시초부터 어딘가 석연찮은 기분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었다.「발길 닿는대로」라고는 했지만 무엇이 여행의 동기였는지 그것부터가 아직도 분명한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후세인이 벌인 하트라 축제에 초청을 받았다든가 신문·잡지에 견문기를 쓰기로 한 일들은 외형상의 구실이나 여건에 지나지 않는다.신선한 이국풍물이니 무슨 중뿔난 문화감각의 개안이니 해도,그렇게 거쳐온 나라들의 식당에 이쑤시개 같은 것이 비치 돼 있었든가 없었든가 하는 그 정도의 심도가 고작이었을 것이다. 어찌된 셈인지 아테네에서의 마지막날 밤 예의 이 피레우스항부근에서 커다란 도미찜 하나로 네 사람이 배를 불린 「그레코」라는 식당을 제외하고는,어느 나라에서도 이쑤시개가 비치된 식당은 없었던 것 같아 이런 일도 곤혹스러운 기분에 일조를 한 것 같다.그런 나라 사람들은 그것이 전혀필요치도 않을만큼 이빨들이 모두 짐승처럼 튼튼하다는 말인가,아니면 그들의 그 문화감각이란 것도 아직 외래객의 이빨끝에까지는 못미치는 수준이라는 것인가. 바로 머리 높이에서 날고 있는 새를 바라보면서 필자는 아마 그 비슷한 생각이나 하고 있었을 것이다.가슴이 뽀얗고 설백의 날개 바깥쪽으로는 옅은 회갈색이 스미듯이 번지면서 끄트머리에 검은 점이 악선트처럼 찍혀 있는 놈들인데,우리 연안의 갈매기들보다는 약간 몸통이 작고 좀더 날씬한 것도 같다.활짝 날개를 펴고 움직임을 멈춘 채 바람을 타고 이쪽과 눈을 맞추다 갑자기 사선을 그리며 허공을 가르는 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수효가 불어났다.물이랑이 쉴새없이 소용돌이치는 고물부근에 앉아 있던 일행들이 저도 모르게 몸들을 일으켜세웠다.이놈들이 어디로 사라졌지 하는 순간에도 시야 한쪽으로는 또다른 날개와 부리를 들이밀면서 갈매기들은 정신이 다 멍할 지경으로 십여마리씩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며 따라오고 있었다. 콸콸대는 파도의 뱃전 너머로는 멀리 보이기 시작한 섬의타는 듯한 주황색 해안선이 그네뛰듯이 오르내리고,그러자 갈매기들은 마치 팔매질을 당한 듯이 제가끔 물 위로 힘차게 내려꽂히기 시작했다.스크루에 휘말린 고기들을 건져올리는 것이다.어떤 그럴듯한 풍경 앞에서도 생각이 나지 않던 「장관」이란 소리가 새들의 그 적나라한 생태 앞에서야 저도 모르게 얼핏 떠오르면서,일행 틈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우리를 환영하러 따라오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아유 저놈들 참!』 그 어떤 선명한 정경이나 사태도 지나놓고 보면 마치 몽롱한 꿈결같은 법이다.필자는 도리없이 이번 여행의 동기를 다시 한번 제풀에 떠올렸다.결국은 우물속 같은 그 모든 국내사정이나 짓누르는 개인적 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기 위해 발을 내디딘 격밖에는 되지 않는다.다른 일행들이야 동기가 어떨 값에,그럼에도 무엇이 정말로 문제인가라고 할 때는 「자유」라는 소리 외에는 떠오르는 단어가 또 있을 수도 없었다.그렇다.사람을 찐드기먹이고 옭아매는 그 모든 사정으로부터 훌훌 벗어나는 자유가 아니라,그런 사정들과 어떻게 긴장을 유지한 채 균형을 잡고 버티어낼 수 있는가 할 때의 그 「자유」였을 것이다.방금 본 갈매기들의 그 생태와 비상은 마치 「자유」라는 막연하기 짝이 없는 그런 개념의 구체적인 실상 아니면 그 현실적인 이행과정의 촉감이거나 이미지처럼 필자의 가슴을 호되게 친 것이다. ○자유의 표상처럼 배가 닿자 선창이 열리고 오토바이에 몸은 얹은 일단의 젊은이들과 선객들이 왁짜하니 섬으로 빠져나갔다.흰색·코발트색·핑크색으로 예쁘게 단장한 타베르나와 카페들은 손님맞을 준비로 부지런히 식탁을 훔치고,인근에서 실습을 왔는지 노란 옷을 입은 유치원 꼬마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병아리처럼 떠들면서 우리 앞을 지나갔다.거대한 잉크병을 그대로 자빠뜨려 엎질러놓은 듯한 모래톱,거기 동화처럼 끌어올려져 몸들을 말리고 있는 갖가지 모양과 크기의 배와 보트와 그런 풍경의 아름다움을 새삼 왈가왁부해서 무엇하겠는가.수블라킨가 뭔가 하는 꼬치요리를 점심으로 먹은 것도 같은데 그 미각을 되씹고 탄상할 여유가 있을 리도 없었다.의문이 풀리기 시작한 여행의 동기는 스스로에게 그만큼이나 사뭇 중대한 사건이었다는 것일까.일행과도 헤어져 종아리를 물에 담근 채 한나절이나 멍하니 필자는 그러고 앉아 있었다.누가 뭐래도 이 맑은 바다가 세계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에게해에 한번이라도 발을 적셔보기 위해 사실은 이번 여행을 떠나온 것같다」고 썼다가 그 과장이 멋적어 찢어버렸다.방파제 그늘에서 서로 껴안고 있는 남녀의 그림자나,이쪽 끄트머리에서 연방 허리를 굽히면서 한쪽 다리로 물장난을 치고 있는 고독해 보이는 한 이국소년의 모습이 이제는 새삼 감동이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리도 없었다.기념품가게 앞을 어슬렁거리다 말고 필자는 좀전에 먹은 생선요리의 값을 우리돈으로 환산해보았다.아마 7천∼8천원쯤 되었을 것이다.그런 멍청한 상념 속에도 「자유」라는 말의 뉘앙스는 어김없이 그대로 스며배어 있었다.그 때문이었던가,섬을 떠날 무렵에 일행과 길이 엇갈리면서 일어난 그 어처구니없는 실종소동 같은 것은 더구나 언급할만한 것이 못된다.아테네를 뜨던 전날 밤늦게 영화관에서 대한 베르톨루치의 「리틀 부다」의 선선한 감동이 그나마 그때까지 식을 염을 않고 있던 그 들뜬 감정을 다소나마 가라앉혀주었을 뿐이다.
  • 「김 사후 첫방북」 일관광객이 본 “오늘의 북한”

    ◎“가로등 꺼진 「평양의 밤」 전력난 실감”/웃음잃은 주민… 신발 못신은 아이도 많아/강가엔 밤늦게까지 낚시꾼… “부족한 식량 대체” 인상/“승차줄서기 배급행렬 오해” 사진 못찍게 『평양은 활력이 없는 「검은 도시」였다.야윈 북한사람들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배어 있었고 해가 저물면 평양은 전깃불이 거의 없는 검은 빛으로 변했다.전체적으로 무거운 침묵속에 싸여 있었다.그 가운데 김정일체제가 정착되고 있는 느낌이었다』김일성 사망후 지난28일 북한을 다녀온 어느 일본 관광객이 말하는 오늘의 북한 모습이다.북한관광이 재개되면서 일본관광단 34명이 지난달 23일부터 5일간 북한의 평양,개성,묘향산,판문점등을 여행했다.그들은 김일성사망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일본사람들이었다.그중 한 일본인이 본 지금의 북한상황을 소개한다. ○한낮 사람·차 드물어 평양의 순안국제공항은 국제공항이라는 말이 사치스러울 정도로 좁았다.공항에는 일본관광객을 제외하고는 별로 사람들이 없었다.평양거리에도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아침 저녁 출퇴근시간에는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려 차를 타기가 어려울 정도였으나 낮에는 거의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없었다.자전거와 자동차도 드물었다.가끔씩 지나가는 자동차는 일본제거나 벤츠였다. 북한사람들의 모습도 텅빈 평양시내만큼이나 활력이 없었다.평양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없었다.그들의 야윈 모습에는 명동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활기찬 삶의 즐거움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깡마른 얼굴과 단조로운 색깔의 지저분한 옷에는 가난이 짙게 배어있었다.평양을 벗어나면 가난은 더욱 심각했다.개성에서 만난 어린이들중에는 신발을 신지 않은 아이들도 많았다. 강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그중에는 밤늦게까지 낚시를 하는 어린이들도 있었다.북한에서의 낚시는 취미생활이 아니라 부족한 식료품을 보충하기 위한 절박한 생활의 한 부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평양에는 사람보다 오히려 각종 구호를 적은 간판이나 플래카드가 더 많았다.열심히 일할 것을 촉구하는 구호는 어딜 가나 넘쳐흘렀다.많은 구호는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라 일하지 않는 통제된 사회주의 체제의 취약점을 역설적으로 증언하는 듯했다. ○주체사상탑만 불빛 밤이되자 평양은 숨을 멈춘 「죽음의 도시」로 변했다.가로등이 꺼져있는 평양거리는 바로 앞이 안보일 정도로 어둡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평양의 밤은 「역사의 정지」와도 같은 느낌이었다.어두운 평양의 모습은 심각한 전력난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었다.그 가운데 주체사상탑만이 유령의 불빛처럼 빛나고 있었다. 북한거리에서는 사망한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화가 나란히 걸려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북한에서는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라는 것이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했다.후계문제와 관련,어떤 이상한 조짐은 느낄 수 없었다.TV·라디오는 김정일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방송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었다.24일 아침 8시 평양방송의 보도도 「군사의 영재이신 최고사령관 김정일동지」의 위대함을 강조했다.김일성의 동상앞에는 지금도 조문객이 많았다. 북한여행은 2명의 감시인과 1명의 통역이 반드시 따라다니는 통제속에 이루어졌다.그들은 ▲불특정다수의 사람들 ▲정복입은 사람 ▲열차안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사진을 찍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사진을 찍을 경우 반드시 상대방의 허락을 받고 찍으라고 말했다.그러나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모두 피했다. 『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찍으면 안되는가』라고 질문을 하자 통역은 『차를 타기 위해 줄서있는 것을 찍은 후 식량배급을 받기위해 서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식량난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지극히 경계하고 있는 듯했다. 북한은 관광객의 여행모습을 비디오에 담아 판매하고 있었다.1개당 1만엔.일행중 25명이 비디오를 샀다.25만엔은 북한에서는 적지 않은 돈이다.비디오판매는 북한선전과 함께 외화벌이이기도 한듯하다.북경에서 하루 잔 것을 포함,1주일간의 여행비는 25만7천엔이 들었다. ○8비트 컴퓨터교육 일본인집에서 본 비디오는 북한의 밝고 좋은 면만을 담았다.우리에게 낯익은 어린학생들의 연주모습도 있었다.그들은 평양제1중학교 학생들이었다.연주는 훌륭했다.평양제1중학교는 북한이 자랑하는 「쇼윈도」다.그러나 그 뒷모습은 오늘의 어려운 북한상황을 말해주고 있었다.변소는 수세식이었으나 물이 나오지 않아 대변이 쌓여있었다.휴지도 없고 전기도 꺼져있었다.이때문에 여자관광객들중에는 놀라 뛰어나온 사람도 있었다. 비디오는 컴퓨터교육도 보여주고 있었다.그러나 그 컴퓨터는 일본에서 15년전에 쓰던 8비트 사프사 제품이었다.세계를 잇는 정보하이웨이 구상이 현실화되고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정보화사회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정보원시세계」에서 그들은 살고 있었다. ○김 대통령 수시 비난 관광객들은 북한사람들과 직접접촉할 기회가 드물었다.지하철을 탔을때도 같은 칸에는 북한사람들이 한명도 없었으며 레스토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묘향산에 갔을 때 머무른 향산호텔(2백28실)에는 손님이라곤 우리외에는 없는듯 보였다. 안내원들은 관광객들에게도 정치선전을 늘어놓았다.그들은 고려연방제통일안을 강조하며 남한,특히 김영삼대통령을 기회있을 때마다 비난했다. 관광객들에게도 정치선전을 하는 나라.삶의 즐거움을 찾아볼 수 없는 정체된 사회.북한은 이상한 수수께끼의 나라였다. ◎독 외교관이 쓴 「북한인상기」 출간/“평양에 「준전시」 긴장감”/주민에 “남서 침략” 강박관념 주입 북한의 최근 모습을 직접 보고 체험했던 독일외교관이 쓴 북한이야기가 최근 출판돼 관심을 끌고 있다.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지는 지난달 30일 평양 독일이익대표부 개설임무를 띠고 91년초 부임,최근까지 근무하다 돌아온 페터 샬러씨의 북한인상기 「북한­김씨부자의 마술적 힘에 의해 조종되는 나라」를 소개했다. 신문은 「장미넝쿨속의 독재국가」 제하의 서평기사에서 외부세계로부터 철저히 폐쇄되어 있는 북한에 대한 보고가 극히 드문 현실로 볼때 공산권사정에 밝은 젊은 외교관이 쓴 이 관찰기록은 가치가 있다고 평했다. 저자는 북경,쿠바 등지에서의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정권의 선전과 자기과시의 가면을 넘어 북한사회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있으며 북한사회의 깊숙한 구석까지 관찰하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샬러씨는 이 책에서 북한내부는 냉전의 분위기와 준전시 상황이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북한사회는 고도의 전시체제아래 사회전반적인 군사화가 진행되어 있으며 늘 남한이 침략해올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을 주민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다는 것. 그는 자신이 부임해서 북한측이 지명해준 현지고용인원을 대하면서 느낀 감정이나 사회이면 등을 묘사하고 있다.또 외교관으로서 북한사회를 접촉하면서 느낀 감정이나 주민생활의 모습,여행을 하면서 보고들은 얘기들을 풍부한 일화로 엮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관찰기록은 단순히 피상적·단편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주체사상과 북한의 경제운용상황 등 국가지도이념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실제 사회조직체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속에 일화들이 녹아들면서 북한이라는 거대한 실체를 나름대로 더듬어내고 있다. 아쉬운 점은 일반주민들과의 접촉이 극히 제한되어 있는 관계로 일방적 관찰 혹은 전해들은 이야기가 주조를 이루고 있을 뿐 주민들과의 가슴을 열어놓은 대화나 의견교환을 통한 깊숙한 북한이야기를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 어쨌거나 샬러씨는 북한정권의 핵심을 설명해주는 것은 개인우상화라고 지적하면서 그 대가로 치르고 있는 극도의 내부적 억압과 대외적 고립이 북한체제가 지속될 수 있는 근간인 동시에 가장 큰 약점이기도 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 대하소설 「토지」 26년만에 탈고,박경리씨의 요즈음(인터뷰)

    ◎“인류차원서 「일본론」 꼭 써 볼래요”/“뜰안의 채소 돌보다가도 문득 글 쓸 생각”/사위 김지하 등 후배문인들 새달 기념잔치 마련 지난 69년 현대문학에 연재하기 시작,26년간에 걸친 대장정끝에 지난달 중순 대하소설 「토지」를 탈고한 박경리씨(68).탈고후 찾아오는 사람도 많고 문단에서는 갖가지 기념행사를 준비하는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지만 정작 박씨 자신은 덤덤한 표정이다. 탈고는 했지만 뜰 안에 심어놓은 배추며 나물등을 손 보다가도 문득 문득 「원고」를 써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곤 한다며 웃는다.집안에 심어놓은 농작물이며 채소등을 챙기다보면 주업이 농사이고 글쓰기는 부업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도 한다. 지난 80년이후 줄곧 「토지」를 써온 은둔의 땅 원주시 단구동 자택에서 기자를 맞은 박씨는 다소 지친듯한 얼굴이지만 그러나 아직도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강한 작가 의지를 내비쳤다. 『어떤 이는 절보고 은둔작가라고 하지만 작가에게 은둔이란 말이 어울리나요.창작에 관한한 작가는 철저하게 혼자일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이 집에 오게 된 것도 글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정형편상 와야만 했기 때문에 온 것이고요』 14년전 원주 집에 처음 올때만 하더라도 주변에 집도 별로 들어서지 않아 외졌는데 이젠 아파트도 들어섰고 제법 도시 냄새가 나 세월이 제법 흘러갔다고 잠시 회상에 젖어들기도 한다. 원고지 4만장에 등장인물만도 4백여명.웬만한 작가라면 감히 엄두도 못낼 역작임에도 박씨는 「토지」에 대해 결코 구태의연한 토를 달지 않는다. 『단편소설 한 편을 쓰는데도 숱한 고비가 있게 마련인데 어찌 어려움이 없었겠어요.사위(김지하시인)투옥무렵 가장 인간적인 갈등을 느꼈다고 할 수 있는데 작품속에 그런 고민들이 녹아들었다고도 할 수 있지요』 작품을 쓰는 동안 고비와 갈등의 연속이었던만큼 지난 26년간의 질곡이 새삼스럽지도 않을 뿐더러 따라서 허탈감같은 것은 전혀 느끼지도 못한다고 했다. 며칠전 이화여대에서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은 직후 한 대학원 졸업생이 『성경보다도 선생님의 토지에 더 의존해 살아간다』는 말을 듣고 왈칵 눈물을쏟았다는 박씨.그는 지난 세월을 그렇게 자신에 충실하며 작품에 몰두해왔다. 56년 현대문학에 단편 「흑흑백백」이 추천 완료돼 문단에 등단한후 「불신시대」「환상의 시기」「시장과 전장」「김약국의 딸들」등 굵직굵직한 작품을 쓰기도 했지만 현대문학에 「토지」를 연재하면서부터는 이 작품에만 몰두해왔다. 『이정도면 됐지,무얼 또 씁니까.이젠 좀 쉬고 싶어요』 「토지」를 끝내놓고 여행도 좀 하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 선뜻 나설 수가 없단다.그럼에도 평소 생각해온 「일본론」만은 꼭 써내야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일제 36년간은 우리민족이 일본의 절대적인 영향권아래 갇혀있었던 암흑의 시기지요.20세에 해방을 맞았어요.감수성 예민한 나이에 겪었던 그 답답한 시절은 저로서는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는 체험으로 남아있지요』 『일본의 정치 문화 분석없이 「토지」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박씨는 그러나 「토지」가 일제의 실상을 드러내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허구이기에 일본이 저지른 역사적 행위를 정면적으로 들춰낸 「일본론」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한다. 『민족주의자 입장에서 일본을 매도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새삼스럽게 일본을 고발하자는 것도 아니고 단지 「인류」라는 차원에서 일본의 존재를 짚어보고 싶을 따름입니다.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토지」가 구한말부터 해방까지 험한 역사를 살아낸 민중들의 이야기라고 할때 그것은 틀림없이 「한」을 다룬 「한」의 역사다. 『우리민족의 한은 미래에의 의지와 희망의 역동성을 담고있다』는 말 그대로 박씨는 「토지」에서 어둠과 퇴락에서 건져낸 민중의 한을 희망과 의지로 승화시키는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이루 다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로 숱하게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가 다 주인공이고 삶의 철학을 확고하게 갖춘 역사의 증인들인 셈이다. 수많은 등장 인물들의 개성을 일관성있게 묘사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거리낌없이 말한다. 『작품을 쓸때 구성을 미리 해놓고 시작해본 적이 없어요.구성을 전제로 써나갈때 박제화된 인간밖에 그릴 수 없고 살아있는 인물을 기대할 수 없게 되지요.토지의 인물들은 물론 체험을 통해 만들어낸 가상인물이지만 제가 겪었던 생생한 기억속의 역사 인물들이라서 굳이 메모나 구상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그려나갈 수 있었지요』 흔히 「토지」가 한이 주조를 이루는 작품이라는 평을 듣는데 대해서는 『반드시 한의 소설만은 아닙니다.처음 작품을 시작했을때와 지금의 시점에서 토지라는 개념을 비교해보면 놀랄 정도로 엄청난 변화를 느끼게 돼요』 자연이 인간을 다스리던 시기엔 인간도 토지에 수동적으로 의지해 살 수밖에 없었던 반면 차츰 사유재산 개념이 생겨나면서부터 인간이 토지를 다스리고 물욕이 성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박씨는 따라서 토지속에 등장하는 동학과 코뮤니즘의 논쟁을 이렇게 마무리짓는다. 『코뮤니즘이란 통계로 설명하는 사상으로 정신이 빠져있지요.반면 동학은 물질적인 계산에 치우치지 않는 인간의 정신을 중시한 훌륭한 사상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 다발하는 각종 문제가 물질에 편중돼있어 마치 마차가 내리막길을 달리는 위기감으로 비쳐지며 이는 곧 생명의 위기로 받아들여야한다는 박씨.모든 현상이 양면성을 갖고있는만큼 보이는 부분보다는 보이지않는 부분을 보려고 노력해야하며 인류를 위기에서 건져내기 위해서는 모든 생명의 삶을 절실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는 10월 9일 박씨 집에선 「토지」완간을 기념하는 잔치가 사위 김지하시인등 문인들의 주최로 마련될 예정이다.평소 성격상 잔치를 바라지도 않을 터이지만 『후배 문인들의 성화에 못이겨 침묵을 지키기로 했다』는 박씨도 그날의 잔치가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 10원짜리/동전 구하기 “비상”/대형병원 하루 1만∼2만개 필요

    ◎은행서도 품귀… 직원서랍 훑기도/32억개 유통… 주조비가 액면가 2.8배 「10원짜리 동전을 확보하라」 지난 2월 시내버스요금이 현재의 2백90원으로 오르면서부터 나타난 10원짜리 동전 품귀현상이 계속됨에 따라 은행·대형슈퍼마켓을 비롯한 각 업소가 동전 구하기에 애를 태우고 있다. 평균 2∼3개의 동전을 거스름돈으로 내줘야 하는 토큰판매업소들은 물론 동네구멍가게나 슈퍼마켓앞에는 「10원짜리 동전 대환영」이란 글구까지 나붙어 「귀해진」10원짜리 동전을 실감할수있다. 최근에는 대형병원에도 「10원짜리 확보 비상」이 몰아치고있다. 지난 1일로 조정된 의료보험 수가가 종전보다 10원단위로 산정되는 진료비항목이 많아져 10원짜리 동전 수요가 더욱 많아진 것. 경희대의료원의 경우 하루 평균 8천∼1만개정도의 10원짜리 동전이 소요되나 하루 7천∼8천개씩 공급해주던 거래은행이 최근 동전수급이 어려워 하루공급을 5천개로 줄여 잔여분을 자체조달하는데 비상이 걸렸다. 이때문에 경리과 직원들은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털거나 책상서랍을 훑기도 하고 인근 사무실·구멍가게까지 돌아다니며 구걸행각까지 벌이고 있으나 필요량에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서울대병원도 하루 1만5천개에서 2만개의 10원짜리 동전을 거래은행으로부터 교환해 쓰고 있으나 최근 은행측이 자체조달분을 늘릴 것을 요청해왔다. 사정이 다급해지자 한국은행은 우선 올해 10원짜리 동전제조물량을 지난해의 3배에 가까운 3억개로 잡아 원활한 유통대책에 나섰다. 지난 12일에는 한국은행내에 「주화애로신고센터」를 설치,교환을 요구하는 업자들에게 1회에 2천5백개를 상한으로 교환해줘 하루평균 10여만개정도 되던 교환량이 20여만개로 대폭 늘었다. 또 금융기관점포등 동전을 많이 취급하는 업소 3백91개를 별도 선정한뒤 출납과 직원4명이 한달에 2번씩 수급상황을 파악,물량이 남는곳과 모자라는 곳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수급모니터링」업무도 개시했으나 전화국,시내버스종점등 물량이 비교적 풍부한 곳은 이미 거래은행이 선수를 쳐 우선공급받기로 했기 때문에 크게 효과를 보고있지는 못한 형편이다. 한국은행 발권과의 이내황과장은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양은 모두 32억여개로 국민1인당 73개꼴로 10원짜리 동전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라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문제는 책상속등에 보관돼 쓰여지지않고 있는 퇴장주화를 얼마만큼 밖으로 끌어내 유통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구리 65%,아연 35%로 된 10원짜리 동전의 개당 발행비용은 28원40전으로 액면가의 2.8배가 넘는다.올해 조폐공사에 30억원어치의 10원짜리 동전을 제조의뢰한 한국은행의 손실액은 54억원으로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돌아간다.
  • 국민은 공모주 청약/경쟁률 평균 13.5대1

    2천1백억원어치를 공모한 국민은행의 기업 공개를 위한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평균 13.51 대 1로 잠정 집계됐다. 17일 한신증권에 따르면 16∼17일 이틀간 실시된 공모주 청약에서 증권저축 가입자군(Ⅰ그룹)은 13.5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은행 공모주예금 가입자군(Ⅱ그룹)은 30.52대 1,증권금융 공모주예치금 가입자군(Ⅲ그룹)은 9.86 대 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공모주 중 20%는 Ⅰ그룹,10%는 Ⅱ그룹,50%는 Ⅲ그룹,나머지 20는 우리 사주조합에 각각 배정된다.
  • 「주인 있는 은행」 제도적 틀 마련/금융전업자본 도입 의미

    ◎소유구조 인위적 개편은 배제/「주인의 횡포」 소지 여전히 남아 재무부가 발표한 「금융전업 자본 도입방안」은 은행의 소유구조와 경영권 지배체제에 관한 두가지 지침을 담고 있다. 하나는 「주인 있는 은행」이 생길 수 있도록 제도적인 틀을 만드는 것이다.이를 위해 금융업만 하는 개인(금융전업 기업가)에 은행의 지분소유를 12∼15%까지 허용한다.은행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대략 30% 정도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따라서 이 방안은 「대주주 2∼3인에 의한 과점지배」형태를 염두에 둔 것이다. 둘째는 「소유구조의 인위적인 개편은 않겠다」는 것이다.다시 말해 제도를 만들어 은행의 주인이 나올 수 있는 길은 터주되 주인이 나오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지는 않겠는다는 생각이다.전업자본제도의 주창자인 박재윤청와대 경제수석의 주장을 묵살하기 어렵다는 점과,그러나 이 제도의 도입이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못하다는 자체 판단이 어우러져 나온 선택으로 보인다. 제도의 도입을 결정한 상태에서도 재무부 실무자들 사이에는 여전히「무용론」이 주조를 이룬다.이들은 은행의 경영효율은 주인의 유무와는 별 상관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비록 전업자본이라 하더라도 은행의 소유와 경영을 함께 장악할 경우에는 「주인의 횡포」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재무부가 제시한 방안은 청와대의 박수석과 홍재형재무장관 사이의 타협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따라서 금융전업 자본의 출현 여부는 시장의 자율에 맡겨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전업 자본제도가 도입되려면 국회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은행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지난 임시국회에서는 이 제도의 도입에 관한 정부의 최종 입장이 유동적이었기 때문에 별로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그러나 이번 정기 국회에서는 경제 분야의 새로운 이슈로 등장할 것이 분명하다.
  • 말련 「아시아패션 무박」/배용·박윤수씨 개막쇼 참가

    ◎실크소재의 정장·드레스 40여점 출품/배용씨/여성의상에 남성복디자인 도입 시도/박윤수씨 중견 디자이너 배용·박윤수씨가 오는 19일 말레이시아 수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제1회 아시안 패션 무역박람회 개막 패션쇼에 참가한다. 아시안 패션 무역박람회는 말레이시아가 패션산업의 진흥과 국제화를 추진하기 위해 정부차원레서 벌이는 행사로 초청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와 함께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각국 패션업체의 상품전시및 수주전이 있게 된다. 24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에 말레이시아 정부초청을 받아 참석하는 두사람은 19일 저녁과 20일 낮 각각 콸라룸푸르 월드트레이드센터 특설무대에서 패션쇼를 갖는다. 패션행사에는 한국디자이너 2명과 함께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니트웨어 브랜드에서 활동중인 말레이시아 출신 디자이너 장토이를 비롯해 호주 파키스탄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디자이너들이 초청받아 참가한다. 배용·박윤수씨도 패션쇼를 마친뒤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전시코넝서 판매주문을 받는다. 배씨는 「동서양의 만남」을 주제로 면비스코스 실크소재의 정장과 드레스 등 40여점을 출품하며 박씨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주조로 남성복의 요소를 디자인에 도입한 여성의상을 중심으로 패션쇼를 전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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