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주정부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숲 해설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신중함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추경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여행객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03
  • ‘한인 4명 희생’ 애틀랜타 총격범 기소…“증오범죄, 사형 구형할 것”

    ‘한인 4명 희생’ 애틀랜타 총격범 기소…“증오범죄, 사형 구형할 것”

    한인 4명 등을 숨지게 한 미국 애틀랜타 총격범이 기소됐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주정부 산하 행정단위) 대배심은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 롱에게는 살인을 포함해 흉기 공격, 총기 소지, 국내 테러리즘 등 혐의가 적용됐다. 풀턴 카운티 검사장인 파니 윌리스는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고 사형을 구형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면서 “증오범죄 혐의는 희생자들의 인종, 국적, 성별 등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AP는 전했다. 또 각각의 총격 살인에 대해 “극악하고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끔찍하고 비인간적인 것”이라면서 “정신의 타락”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22세의 백인 남성 롱은 지난 3월 16일 애틀랜타 시내 스파 2곳과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 카운티의 마사지숍 1곳에서 총격을 가해 8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애틀랜타 스파 2곳에서는 4명이 숨졌는데 피해자 모두 한인 여성이었다. 롱은 사건 당일 범행 후 자신의 승용차로 고속도로를 달리다 부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체로키 카운티 대배심도 사건 당일 근처 지역 다른 마사지숍에서 아시아계 여성 등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롱을 기소하기로 했다. 롱은 체로키 카운티 마사지숍에서 총을 쏘아 아시아계 여성 2명, 백인 2명을 숨지게 하고 다른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날 풀턴 카운티 검찰의 기소 방침에서 주목되는 점은 롱에게 증오범죄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부분이다. 사건 발생 후 희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어서 인종범죄 아니냐는 분노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당국이 인종범죄의 증거 확보에 난항을 겪는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인종범죄 적용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조사 초기 수사 당국은 롱이 성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고 증오범죄로 판단하긴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역풍을 맞자 증오범죄 기소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을 정정하기도 했다. 롱 역시 수사 초기 성중독증이 있다면서 자신을 유혹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사업장을 없애기 위해 범행에 나섰다고 인종범죄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AP에 따르면 조지아 주법은 인종범죄의 경우 배심원이 피고인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기본 혐의에 대한 유죄를 결정한 뒤 증오범죄에 해당하는지도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증오범죄로 인정되면 가중 처벌을 받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러 나발니 치료했던 의료진 또 변고...“사냥 나간 뒤 연락두절”

    러 나발니 치료했던 의료진 또 변고...“사냥 나간 뒤 연락두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독재에 항거하는 러시아 반체제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8월 독극물에 중독됐을 당시 치료를 담당했던 의료진 중 한 명이 사냥터에서 실종됐다. 지난 2월 같은 병원 의사가 의문의 죽음을 맞은 지 3개월 만이다. 푸틴 정부에 의해 테러를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타스통신 등은 9일(현지시간) 지난해 11월까지 시베리아 옴스크 제1구급병원 수석의사로 재직하다 이후 옴스크주 주정부 보건장관이 된 알렉산드르 무라홉스키(49)가 사흘째 실종 상태에 있다고 현지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타스통신에 “지난 7일 옴스크주 포스펠로보 마을에 있는 사냥 기지에서 4륜 오토바이를 타고 숲속으로 들어갔던 무라홉스키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8일 경찰에 접수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헬기와 드론까지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무라홉스키를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타고 갔던 오토바이만 사냥 기지에서 6.5㎞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옴스크 제1구급병원에서는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졌던 나발니가 3일간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 앞서 지난 2월 초에도 당시 나발니의 치료를 담당했던 마취통증·중환자 담당 차석의사 세르게이 막시미쉰이 55세 나이에 급사해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나발니의 비서실장인 레오니트 볼코프는 CNN에 “막시미쉰이 혼수상태에 있던 나발니를 치료하면서 그의 상태에 관해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었던 만큼 자연사가 아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타살설을 주장했다. 이어 3월에도 같은 병원에서 일했던 또 다른 최고위직 의사 루스탐 아기셰프가 63세에 사망했다. 아기셰프는 지난해 12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발니 치료와 연관성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시베리아 도시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곧바로 옴스크에 비상 착륙한 항공기에서 병원으로 후송됐다. 나발니는 이후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뒤 지난 1월 17일 귀국했으나 공항에서 곧바로 체포돼 구속됐다. 당시 독일 전문가들은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고 나발니 본인도 자국 정보당국이 독살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무라홉스키를 비롯한 의료진도 나발니 측의 독극물 테러 의혹을 반박하며 그가 혈당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대사 장애로 쓰러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국의 압력으로 의료진이 허위 증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일상 감시하는 軍, 불안에 떠는 시민… 미얀마 ‘집단 불면증의 밤’

    일상 감시하는 軍, 불안에 떠는 시민… 미얀마 ‘집단 불면증의 밤’

    9일 오후 8시 미얀마 국영TV에선 전날과 같은 형식의 뉴스가 나왔다. 그날 처벌당한 ‘저항 시민’들의 머그샷. 일부의 얼굴엔 고문 흔적인 듯한 피와 멍, 부기가 선명했다. 1980년대 한국에 ‘땡전뉴스’가 있었듯, 군부 쿠데타 이후 석 달이 넘은 지금 미얀마에선 시위 중 붙잡힌 유명인 얼굴을 송출하며 저녁뉴스를 시작하고 있다. 한때 의사, 학생, 미인대회 우승자, 배우, 유명 블로거였던 이들이 군경 지시에 따라 무기력하게 찍힌 머그샷을 방송하는 건 시민들의 저항 의지를 꺾기 위해서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쿠데타 이후 시민들은 ‘확장된 디지털 자아’를 지우는 중이다. 군경에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려고 페이스북 계정을 탈퇴하거나 휴대전화의 유심과 메모리카드를 파기하고, 미얀마 민주정부를 지지했던 기록을 삭제하는 것이다. 밤마다 군경은 인터넷을 차단하고 저항 세력 색출에 나서고 있다. 시위 주동자를 찾겠다는 명분으로 첩보부대가 투입돼 시민의 일상을 감시하고, 행정부는 가구 등록 시스템을 활용해 모든 집을 단속 대상으로 삼는다. 무작위로 문을 두드린 군경에게 소지했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사진이라도 들키면, 체포와 폭행은 물론 10년의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 순찰하는 군경·불안에 떠는 시민들이 가득한 미얀마는 쿠데타 100일 만에 ‘집단 불면증의 밤’에 갇혔다고 NYT는 묘사했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 이후 군부는 감옥을 승려와 시인, 정치인으로 가득 채웠다. 문민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 자행됐던 ‘아무 이유 없는 체포’가 부활했다. 저항 시위가 거세지자 군경은 770여명을 살해했고, 이 중엔 어린이도 많았다. 시민들이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저항법을 모색할수록 검열과 처벌은 강화됐다.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의 사진을 신발 바닥에 붙이고 걸을 때마다 밟는 방식으로 저항하자, 신발 밑창을 검문하는 식이다. 쿠데타 초기 먹통이 됐던 은행, 병원, 교육시설 등은 재가동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소통할 자유, 언론을 통해 비판할 자유, 기탄없이 정치적 지지를 드러낼 자유는 군부가 재가동시킬 수 없는 영역임이 판명되고 있다. 쿠데타와 이후 시위대 폭력진압을 준엄하게 꾸짖지만 상응 조치엔 소극적인 국제기구들, 이달 들어 군부의 헬기 1대를 격추시킨 반군의 전투력보다 미얀마 군부에 위협이 될 지점으로 자유에 대한 미얀마 시민들의 끈질긴 열망이 꼽히는 이유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첫 ‘백신여권’ 승인…가짜 백신 증명서 우려도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첫 ‘백신여권’ 승인…가짜 백신 증명서 우려도

    하와이 주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자유로운 여행을 보장키로 했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오는 10일 자정(현지시간)을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자에 대해 제한적으로 14일 격리 및 현지 도착 후 코로나19 테스트 음성 확인서 제출 및 추가 의무 테스트 등의 전 과정이 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접종 완료 여행자들에게 주 정부가 승인한 일명 ‘백신여권’이 발행되는 방식이다. 이때 백신 접종 완료자란 백신별 권장 횟수 접종을 마치고 항체 형성기간 2주가 지난 여행자를 지칭한다.이들을 대상으로 하와이 주정부가 발부한 백신 여권을 소지할 경우,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동일한 수준에서 하와이 주내의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진 셈이다. 다만, 해당 백신 여권은 하와이주에 소재한 8곳의 섬 내에서의 이동만 가능토록 지역 제한을 뒀다. 반면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과 관련한 ‘가짜 백신 접종 확인서’가 거래되는 등 남용과 추가 범죄 양산의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백신 접종 확인서 제출 과정은 이른바 ‘세이프 트래블 플랫폼’으로 불리는 전산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해당 시스템을 활용한 여행 정보 및 백신 접종 정보를 등록하는 모든 과정이 개인의 양심에 의존하는 100% 온라인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신뢰도가 낮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때문에 주정부는 이른 시일 안에 백신 접종 확인서의 조작 여부를 100% 구별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논란에 대해 주정부 관계자는 “백신 여권을 발부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와이주에서 승인한 의료진에게 백신 접종을 받았다는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우선 제출해야 한다”면서 “비록 전산 시스템으로 관광객이 자체적으로 확인서를 등록하는 시스템이지만, 해당 백신 접종은 반드시 하와이 주내에 소재한 병원과 의료진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로는 미국 이외의 다른 국가에서 접종한 백신 기록에 대해서 정보 공유가 활성화돼 있지 않은 상태”라면서 “이 점이 오히려 백신 정보 조작 등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미국 본토에서 접종을 완료한 여행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는 앞으로 이른 시일 안에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하도록 온라인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주정부는 늦어도 올 7~8월까지 미국 본토를 연결하는 백신 여권의 범위 확대를 완료할 방침이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호남 동시에 찾은 여야 신임지도부…왜?

    호남 동시에 찾은 여야 신임지도부…왜?

    전남고흥 출신 송영길, 호남과 문재인·노무현 연결호남 기반으로 대선 승리 위한 민주당 변화추진울산 지역구 김기현, 영남당 논란 탈피하기대선 승리 위한 호남동행, 서진전략 이어가기여야 신임지도부가 7일 동시에 광주를 방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대선 승리를 바라는 호남을 기반으로 민주당의 변화를 추진하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행대행 겸 원내대표는 ‘영남당’ 논란에서 벗어나면서도 대선을 바라보며 시작된 ‘호남동행’도 이어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남 고흥 출신인 송 대표는 이날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광주 대동고 친구인 전영진 열사의 묘를 가장 먼저 찾았다. 송 대표는 “우리 영진이가 5월 21일 날 도청, 그때 세무서 쪽인가에서 계엄군 총탄에 쓰러졌다. 5·18 데모를 주동했던 사람은 저였는데 저는 죽지 못하고”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모든 사람들이 계엄군의 언론 통제에 따라 광주에서 폭동이 있을 것처럼 오해하고 있을 때 진실을 알리기 위해 뛰었던 젊은 변호사가 바로 문재인 변호사였다”며 “정치적으로 광주를 고립했던 사건이 1990년 3당 야합으로 다시 한번 일어났을 때 이의 있다고 외친 청년 정치인이 있었으니 그분이 바로 노무현이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뿌리인 ‘5·18, 호남’과 ‘문재인·노무현 대통령’을 연결하며 자신에 대한 당내 비토 여론을 잠재우고 민주당의 변화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송 대표의 지난 4일 오찬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송 대표는 방명록에 “因循姑息 苟且彌縫(인순고식 구차미봉). 인습을 고치고 편안함을 버리고 당당하게 유능한 개혁 민주당을 만들어 가겠다”고 남겼다. 이후 송 대표는 광주시당 당사에서 진행된 현장 최고위에서 “광주는 항상 민주당과 대한민국 민주화 정신의 뿌리였다”며 “광주 정신을 계승해 민주당을 발전시켜 나가고 제4기 민주정부 수립에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5·18 묘역에서 사죄의 뜻을 표하며 지역적 외연 확대를 시도했다. 울산을 지역구로 둔 김 대표 대행은 방명록에 “오월 민주 영령님께 깊은 추모와 존경의 마음을 올립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일행은 헌화·분향을 마치고 허리를 깊이 숙여 묵념했다. 김 대표 대행은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희생당하고 아픔을 당하고 계신 유족들과 돌아가신, 부상하신 모든 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5·18과 관련해 국민의힘 계열 정당 대표급의 사과는 지난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무릎 사과’ 이후 두 번째다.김 대표 대행은 광주 방문 배경에 대해 “우리가 조금 더 많은 관심을 쏟고 노력을 배가해야 할 분야”라며 “지역, 계층에 대한 우리의 관심도를 키우기 위한 첫 행보가 광주”라고 말했다. ‘영남당’ 논란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나며 외연을 확장하는 방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수도권과 중도층을 겨냥한 호남 서진전략을 펼쳤다. 김 전 위원장은 “서울 인구 구성을 보면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이 역시 호남 지역 사람들”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정치 똑바로 해라”… ‘깨어 있는 자본주의’가 움직인다

    “정치 똑바로 해라”… ‘깨어 있는 자본주의’가 움직인다

    ‘트럼프와 콜라병’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미국 조지아주의 투표법 개정안에서 시작된 일이다. 조지아주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신분 증명을 강화하고, 부재자 투표 신청 기한을 축소하며, 드롭박스(이동식 투표함) 설치를 제한하도록 법안 개정을 추진하자 민주당 성향의 단체들이 기업들을 압박해 이에 반대하도록 했다. 일부 기업들이 이 요구에 호응했는데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코카콜라도 그중 하나였다. 그러자 코카콜라 마니아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카콜라 보이콧을 선언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 간섭하는 모든 기업을 보이콧하자”고 호기롭게 제안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 트럼프와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전화기 뒤에 놓여 있는 콜라병을 들킨 것이다. ●美 대기업들, 공화당에 반기 미국의 대기업들이 공화당과 맞서고 있는 이런 현상은 ‘깨어 있는 자본주의’로 불린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100여개 기업의 경영진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온라인 회의를 열어 선거법 개정 반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아마존, 애플, 블랙록, 골드만삭스 등에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부터 씨티그룹 회장 제인 프레이저, 60개 이상의 로펌 등이 참여했다. 델타항공 등 주요 항공사를 비롯해 스타벅스, 타깃, 리바이 스트라우스, 링크드인 등 소매 및 제조업 분야의 회사들도 망라됐고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구단주도 참석했다. 이들도 개정안에 찬성한 정치인에 대한 후원금을 끊고, 법을 개정하려는 지역에는 투자를 늦추는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코카콜라와 델타항공은 법안 수정을 요구했고 미국 프로야구(MLB)는 오는 7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려던 올스타전의 개최지를 바꾸고, 신인 드래프트 개최권도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전 회장인 케네스 체놀트 등 유명 흑인 기업인들은 “중립지대는 없다. 더 많은 사람이 투표하는 데 찬성하든지, 아니면 투표를 하지 못하게 억압하든지 둘 중 하나”라고 몰아붙였다. 기업들의 ‘깨어 있기’는 미국 내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영역도 한정돼 있지 않다. 조지아주 투표법 개정안이 ‘민주주의’에 관한 일이라면 중국의 신장(新疆) 위구르 문제는 ‘인권’에 관한 것이었다. 앞서 3월에는 나이키를 필두로 H&M, 랠프로런 등 국제적 기업들이 뭉쳐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 문제를 제기했고 일부는 신장 지역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문제는 산업계를 재편하고, 국가별로 법률과 규제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국제 외교 지형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들까지 적극 나서 이 분야의 주도권을 쥐려는 노력들을 펼치다 보니 파급효과가 증폭되고 있다.●공화당 “다수 배제하는 정치 참여 안 돼” 다만 ‘깨어 있기’에는 비용이 든다. 나이키가 중국에서 겪은 불매운동 같은 것이다. H&M 상품은 중국 최대 쇼핑 사이트에서 검색조차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이 정도에서 전선이 형성되는 것과 전략적 차원의 물품으로 갈등하는 것은 다른 얘기일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태양광 패널에 들어가는 폴리실리콘이 기업과 중국 간 새로운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태양열 집열판의 필수 소재인 폴리실리콘은 전 세계 생산량의 40%가량이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되고, 중국 업체들은 웨이퍼 생산과 패널 조립 등도 통제하고 있어 전 세계 태양광 공급망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폴리실리콘이나 태양광 패널 관련 소재들도 면화처럼 신장위구르 강제노동과의 연계성이 있는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비용 문제는 차치하고 공급선 전환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추진 사업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일부 의원들은 중국 태양광 패널 구매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중국 정부는 서방의 태양광 회사들이 중국과의 거래를 중단하면 누구 손해이겠느냐는 태도다. 반격의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공화당이 친민주당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겠다고 벼르고 있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의원은 “기업들도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지만, 다수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공화당원들도 코카콜라를 마시고, 비행기를 타고, 야구를 좋아한다”며 기업들의 정치 개입에 으름장을 놓았다. 공화당은 반공화당 성향의 기업에 불매운동으로 맞불을 놓는 한편 공화당이 장악한 주정부의 해당 기업에 대한 증세 방안 등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코카콜라, MLB, 델타항공, 씨티그룹, 비아콤CBS, UPS 등에 대한 불매운동을 독려했다.●‘깨어 있는 자본주의’ 어디까지 ? ‘깨어 있는 자본주의’는 ‘깨어 있기’의 한 부분이고,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캔슬 컬처’(cancel culture) 등과 연동돼 진행되는 일정한 역사의 맥과 흐름이 있는 사회 및 정치운동이다. 다만 사회 현상과 이해관계가 맞물려 복잡하게 전개되다 보니 주요 주체인 정당과 기업들이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전통적으로 친기업적인 공화당으로서는 기업들과 전투를 치르기에 껄끄러운 점들이 있다. 당장 워싱턴포스트는 “‘기업 아메리카’에 대한 공화당의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공화당은 이제 법인세율 인상을 지지할 것인가?”라고 비꼬고 있다. 이 운동의 최대 수혜자이자 추동 세력인 민주당은 인권과 민주주의의 문제를 무한정 적용해 나가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남부 국경에 쏟아지는 이민 물결에 공약대로 대응하지 못해 비난을 받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국경 지역 불법 이민문제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다”는 옹색한 주장으로 예봉을 피해야 했다. ‘깨어 있는 기업’들은 ‘정치화’에 대한 미국 내 비용도 따져 봐야 하지만, 해외 활동에도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페이스북과 와츠앱, 트위터 등 빅테크 회사들이 인도에서 농민 시위와 관련된 정보와 계정 폐쇄 등 정부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당국의 보복 위협에 위축된 것 같은 상황이다. 반대로 ‘덜 깨어 있는’ 기업들은 정치 이슈가 있을 때마다 행동할 것을 요구받으며 ‘보이콧’ 협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정당들은 여기서 밀려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폴리티코는 “정치적 올바름이 대기업의 중역실을 차지해 보수적 가치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항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6월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 문제를 다룰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와 콜라병’ 같은 상황이 누구에게 찾아올지 모른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협약파기 이어 반중 테러·新동맹까지… 사면초가 ‘일대일로’

    협약파기 이어 반중 테러·新동맹까지… 사면초가 ‘일대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명운을 걸고 추진 중인 경제 영토 확장 사업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에 균열이 생겨나고 있다. 일대일로란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바닷길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진출을 모색하는 ‘해상 실크로드’를 합친 개념이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13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대일로를 뒤흔들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났다. 호주에서는 일대일로 협약 파기 발표가 나왔고, 대표적 친중 국가인 파키스탄에서도 중국 대사를 노린 것으로 보이는 호텔 폭탄 테러가 벌어졌다. 유럽연합(EU)과 인도는 일대일로를 대체할 제3국 인프라 공동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밤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 최대 도시 퀘타의 한 호텔에서 폭탄이 터졌다. 최소 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폭발 당시 현장에는 없었지만, 이 호텔에는 파키스탄 주재 중국 대사 농룽 일행이 투숙 중이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성명을 내고 “이번 테러는 자폭 테러였다”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2001년 미국 9·11 테러를 지원한 오사마 빈라덴을 숨겨 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는 다른 조직이다. 발루치스탄은 파키스탄 내 대표적 저개발 지역으로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과 접하고 있다. 천연자원이 풍부해 여러 분리독립 단체들이 독자적인 국가를 꾸리고자 중앙정부에 맞서고 있다. 일대일로의 거점인 과다르 항구가 자리잡고 있다. 중국에 대한 경제 종속이 심해지는 것을 두고 현지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중국이 ‘일대일로’라는 명목하에 저개발국에 인프라를 지어 주고 이로 인한 이득을 고스란히 챙기는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앞서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부 장관도 21일 빅토리아주 정부가 외국 정부와 교환한 업무협약(MOU) 4건을 취소했다. 이 가운데 2건은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고자 중국 정부와 2018~2019년에 체결한 것이다. 페인 장관은 “네 건의 MOU는 호주의 외교 정책에 위배되거나 우리의 대외 관계에 있어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서 ‘중국과의 일대일로 사업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이번 결정은 호주 연방의회가 지난해 12월 통과시킨 법안에 따른 조치다. 연방정부 외무장관이 주정부의 계약 일부를 거부할 수 있는 것이 골자다. 호주 주재 중국 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양국 관계에 더 많은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결국 스스로 제 발등을 찍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1일 로이터통신은 “EU와 인도가 에너지와 디지털 기술,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프라 개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8일 EU·인도 화상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 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분히 중국과 대립 중인 EU와 인도가 일대일로 사업에 타격을 주고자 기획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 EU 외교관은 “투자 대상국에 유리한 조건을 부여해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것보다 더욱 매력적인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자본이 세계를 지배하려는 움직임을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유미 호건 “美도 백신 부족하지만… 한국 돕기 위해 최선”

    유미 호건 “美도 백신 부족하지만… 한국 돕기 위해 최선”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데 (못 구하니) 안타깝죠. 할 수 있는 건 남편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주 주지사의 부인 유미 호건(62)은 22일(현지시간) 애너폴리스의 주지사 관저에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한국을 너무나 돕고 싶지만 미국 백신 관리는 연방정부가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존슨앤드존슨이 메릴랜드에 있지만 주정부에 (백신을) 팔지 못한다”며 “사실 메릴랜드도 백신이 부족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아직은 접종 대기 기간이 다소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메릴랜드는 지난해 4월 주지사 부부의 인연으로 한국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확보했고, 다른 주들은 이를 구하지 못해 부러움의 대상이 됐었다. 유미 호건은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에 대해서는 “차별은 오랜 이민생활 동안 계속돼 왔다. 너무 (문제가) 심각해졌고 한인 동포뿐 아니라 모든 아시아계가 목소리를 함께 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큰딸은 주유소도 가기 무섭다고 했고, 작은딸은 공항에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었다며 “이를 다음 세대에 물려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2001년 9·11사태 당시 무슬림이 폭력 피해 등을 겪었던 일을 거론하며 “그게 지금 우리한테 온 것”이라고 했다. 당시와 비슷하게 아시아계 혐오 문제도 코로나19가 끝나고 경제가 회복되면 잠잠해질 것이라며 “그때까지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최근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 혐오범죄가 총기 난사 문제의 일부로 취급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잊지 않는다”며 다양한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테이블마운틴에 큰 불, 케이프타운 대학의 역사적 건물들 소실

    테이블마운틴에 큰 불, 케이프타운 대학의 역사적 건물들 소실

    아프리카공화국의 휴양지 케이프타운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테이블마운틴에서 18일(현지시간) 산불이 일어나 근처 케이프타운 대학(UCT) 등에 소개령이 내려졌다. 불은 이날 아침 테이블마운틴 동쪽 측면에서 발생했으며 거대한 연기 기둥은 케이프타운 시내 전역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연기 기둥은 시내 남부 교외와 가까운 UCT 상공으로 피어올랐다. UCT는 캠퍼스에서 수백 명의 학생이 긴급 대피해 미리 지정된 장소로 이동했다고 밝혔다고 온라인 매체 IOL 등이 전했다. 케이프타운 시에 따르면 소방구조대가 이날 오전 8시 45분에 비상 출동했다. 60명의 지상 소방대원과 네 대의 소방헬기 등이 진화작업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트윗에서 “소방대원들이 산불 현장에 급파된 가운데 불길은 현재 로즈 메모리얼에서 UCT 쪽으로 번지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영국 제국주의자 세실 로즈를 기념하는 로즈 메모리얼은 UCT 위쪽 캠퍼스와 연이은 등산로 입구에 있다고 현지 교민 관계자가 전했다. 이 와중에 로즈 메모리얼 구내에 있는 레스토랑 한 부분도 소실됐다. 유서 깊은 도서관을 비롯해 여러 다른 건물에도 불이 옮겨 붙었다.웨스턴케이프 주정부는 오후 3시 29분에 올린 트윗에서 “불길이 아직 통제 불능”이라고 말했다. 현지 환경담당 수장인 앤턴 브레델은 바람이 거세지고 있어 상황이 매우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남아공 국립공원 측은 숲이 우거진 뉴랜즈와 로즈 메모리얼 구역 안의 모든 등산객들에게 대피할 것을 명령하고 해당 구역의 주차 차량도 즉각 이동할 것을 촉구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백신 여권’ 속도 붙었지만… 도용·불평등 우려 속 갈 길 멀다

    ‘백신 여권’ 속도 붙었지만… 도용·불평등 우려 속 갈 길 멀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활발히 이어지면서 각국의 ‘백신 여권’(Vaccine Passport)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국제 통용 증명서를 통해 식당이나 각종 시설 등의 출입은 물론 국가 간 통행과 이동까지 자유롭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월 아이슬란드가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 증명서를 도입한 이후 이스라엘과 중국이 뒤따랐고 영국과 유럽연합(EU), 미국 등도 이를 논의 중이다. 하지만 관광산업 활성화와 경제난 해결이라는 이상적인 목표와 함께 정치적·윤리적 논쟁이 수반되고 있다. 그래서 실제 도입과 상용화까지 가는 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국 백신여권 앞장… “여행 쉬워질 것” 빠른 속도로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국가들일수록 당연히 백신 여권 도입에도 긍정적이다. 이스라엘은 아이슬란드에 이어 지난 2월 ‘그린 패스’라는 접종 증명서를 도입했다. 백신을 접종한 이들에게 큐알(QR)코드 형식으로 된 디지털 패스 또는 실물 증명서를 발급하고 호텔이나 영화관, 체육 시설 등에 출입할 때 이를 제시하도록 했다. EU는 오는 6월부터 백신 여권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고 영국도 활발히 논의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자국 백신을 개발해 공급하는 중국이 지난달 가장 먼저 QR코드 형태의 백신 여권을 내놨다. 최근에는 베트남이 해외 입국을 확대하기 위해 백신 여권 도입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밝혔고 한국 정부 역시 이달 중 접종 인증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 접종률이 떨어지는 만큼 단순 증명에 그칠 뿐 실생활에서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각국이 앞다퉈 백신 여권을 도입하려는 목적은 간단하다. 접종 이후 방역 규제가 완화되면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 같은 대규모 행사, 클럽, 술집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장소에서 편리하게 쓸 수 있어서다. 세계에서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이 그렇다. 영국은 12일 미용실과 옷가게 등 비필수 업종의 영업을 재개하고 식당·술집의 야외석 영업을 허용하는 등 봉쇄 조치를 완화했다. 특히 정부가 나서서 6개월간의 백신 접종과 감염, 항체 보유 여부 등을 보여 주는 백신 여권이 일상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며 기대감이 높아졌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우리 사회가 다시 활기를 띠게 될 때 인증서는 기업과 고객에게 큰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봤다. 개별 기업이나 단체에서도 협력해 여행 패스 개발에 앞장서고 있고, 특히 항공사에선 격하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 세계 290여개 항공사가 회원으로 가입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개발한 백신 여권 ‘트래블 패스’는 에티하드 항공과 에미레이트 항공, 싱가포르 항공 등에서 쓰인다. IATA의 닉 카린 공항·승객·화물 및 보안 담당 수석부사장은 “현재의 검역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해 저마다 다른 국민이 각종 서류와 문서를 꺼내지 않고도 여행을 더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제네바의 비영리단체 커먼스 프로젝트(CP)가 세계경제포럼(WEF) 등과 개발한 ‘커먼 패스’(Common Pass), 비영리기구 리눅스 공중보건 재단과 제휴하는 코로나19 자격 증명 이니셔티브(CCI·COVID19 Credentials Initiative) 등도 주목받는다. 뉴욕타임스(NYT)는 “앞으로 물량과 여행객이 증가하면 여러 국가에서 검역 과정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예방접종 증명을 요구할 것”이라며 “승객이 늘수록 더 많은 문서를 요구하기 어려워진다”고 백신 여권의 필요성을 지적했다.●임산부·알레르기 환자 등도 난색 특정 국가 방문이나 시설 입장에 앞서 질병의 예방접종 사실을 증명하는 건 새로운 게 아니다.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에 입국할 때 말라리아, 황열병 등에 대한 예방접종 증명서 ‘옐로카드’를 받아야 하는 게 대표적이다. 옐로카드와 현재 논의되는 백신 여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디지털 패스’라는 점이다. 주로 온라인 QR코드로 접종 사실이 증명되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의 건강 정보가 정부나 기업에 제공된다는 것을 꺼리는 여론이 크다. 디지털 정보인 만큼 도용·위조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개발자들은 개인 정보 침해 문제는 비교적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커먼스 프로젝트의 최고경영자(CEO) 폴 메이어는 “커먼 패스 앱은 사용자의 건강 기록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항공사가 승객의 접종 정보를 원하고, 의료업체가 이 정보를 가지고 있을 때 커먼 패스가 중간에서 확인 작업을 거쳐 승객의 데이터를 항공사에 전달하지 않고 접종 여부만 알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리눅스 재단의 프로그램 감독인 제니 왱거는 “기술이 잘못 쓰일 경우 ‘테크노 디스토피아’로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기술이 공개돼 누구나 접근하도록 해야 하고, 어느 한 정부나 기업의 통제하에 끝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남는다. 결국 백신을 맞아야 패스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접종을 받지 않은, 또는 원하지 않는 집단을 배제할 거란 점이다. NYT는 “현재 10억명 이상이 여권, 출생증명서 등 국가 신분증이 없어 신원조차 증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백신 접종 여부를 알려 주는 디지털 문서는 불평등과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봤다. 백신 여권이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게 되면 임산부나 알레르기 질환자, 또는 종교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더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 “예방접종이 만능열쇠 아냐” 이 외에도 법적, 윤리적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은 많다. NYT는 “기업이 고객이나 직원에게 백신 여권을 제공하도록 할 수 있는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홍역에 대한 접종 증명을 요구하는 것처럼 코로나19 백신도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정부는 이런 학교나 기업들에 대한 제재나 권고를 할 수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특히 미국 등 서구 국가에서 백신 여권이 정치 성향을 가르는 잣대로 변질돼 버렸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노(NO) 마스크’를 고수하며 마스크를 착용하던 민주당 진영을 조롱한 것처럼 백신 역시 친정부와 반정부 성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됐다. 싱크탱크 카이저패밀리 재단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유권자의 약 3분의1이 아예 백신을 맞을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다는 결과도 있다. 이런 여론에 응답하듯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에서는 주정부가 백신 여권을 발급하거나 기업들이 이를 요구할 수 없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두 주지사 모두 공화당이다. 반면 민주당이 강세인 뉴욕주는 최근 IBM과 협업한 ‘엑셀시오르 패스’(Excelsior Pass)를 내놓으며 미국 내 처음으로 백신 여권을 도입했다. 복잡한 정치공학에서 벗어나 정작 방역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건 예방접종이 ‘만능열쇠’가 아니라는 점이다. 가디언은 영국 정부 과학 고문들이 최근 펴낸 논문을 통해 “접종 증명서로 인해 사람들은 코로나19가 더이상 위험하지 않은 것처럼 인식할 수 있고, 마스크를 버리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시점에서 백신 여권을 출입국 요건으로 간주하고 싶지 않다”며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냈고, 미 백악관도 정부 차원에서 백신 여권을 도입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씨줄날줄] 차량용 반도체/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차량용 반도체/임병선 논설위원

    자동차에 반도체가 들어간 시점은 1980년대 전자식 연료분사 기술이 적용되면서다. 시나브로 사용처가 늘더니 지금은 대부분 장치들이 전자장비 덕분에 작동한다. 초음파 장애물 센서, 차량 거리 제어장치(ACC), 브레이크를 잠갔다 풀어 주는 ABS 시스템, 타이어 압력 센서, 주차 안내 시스템 등은 반도체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다. 보통 자동차 한 대에 150~200개, 특히 전기자동차에는 300~400개씩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있어 왔다. 여기에다 대만과 일본 등의 제조업체에 화재가 잇따르며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정상가의 10배를 불러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쌍용차는 주말을 빼고 16일까지, 현대차는 14일까지 아이오닉 5와 코나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을 멈춘다. 한국GM은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50%로 유지한다. 차량용 반도체는 고사양 첨단 제품이 아니어서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업체가 라인을 변경해 증산에 돌입하기도 쉽지 않다. 칩의 안정성을 꼼꼼이 따져야 하기에 짧은 시간 무작정 생산량을 늘리기도 어렵다. 정부가 대만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와 대만 정부를 붙잡고 애원해도 성과가 없었다. 업계의 물량 확보 노력에도 3분기는 가야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12일(현지시간) 반도체 업체 관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최근 반도체칩 부족 상황을 점검하고 해결책을 논의하는 데 삼성전자까지 불러 앉힌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주도하는데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재편하는 움직임으로까지 나아갈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의 파운드리 공장 외에 뉴욕, 애리조나까지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투자를 주정부와 협상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메모리 반도체는 세계 최강이지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분야는 약체다. 차량용 반도체의 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2.3%로 미국(31.4%), 일본(22.4%), 독일(17.7%) 등에 비해 초라할 정도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업계와 머리를 맞대 중장기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제조 설비를 늘리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반도체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도는 이해가 되지만, 중국에도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는 미중의 갈등에 골치가 아플 것 같다.
  • 삼성전자 ‘9조원’ 넘게 번 비결…스마트폰·가전이 웃었다

    삼성전자 ‘9조원’ 넘게 번 비결…스마트폰·가전이 웃었다

    오스틴 공장 중단 여파로 반도체 부진대신 스마트폰, 가전 등이 실적 견인반도체 영업익 3.6조 스마트폰 4.6조 예상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9조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65조원, 영업이익은 9조 3000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7.48%, 44.19% 증가했다. 당초 시장 전망치인 영업이익 8조원대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이 1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낸 데는 스마트폰과 TV, 가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반도체 부문 실적이 두드러지고,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부문 실적은 악화한 ‘반도체 효과’가 특징이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미국 텍사스주 한파에 따른 오스틴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의 여파로 반도체 부문 실적은 저조하고, 스마트폰과 가전은 코로나19 장기화 특수를 이어가며 호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잠정 실적 발표여서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은 약 3조 6000억원, 스마트폰 부문(IM)은 4조 6000억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부문은 이전과 달리 1월에 조기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1,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 판매가 양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S21은 출시 57일 만에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소비자 가전(CE) 부문도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의 활약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이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중심으로 삼성 TV 판매량이 작년보다 15% 증가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텍사스 공장 가동 중단 악재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약 3조 8000억원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텍사스 정전에 따른 영업차질, D램 1z 나노 공정과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2공장 가동 개시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 증가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DP) 부문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 4000억∼6000억원으로 큰 폭으로 개선되지는 않고 이전 전망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을 것으로 예측된다.반도체 부문은 이번 1분기를 저점으로 찍고 2분기에 다시 실적 개선을 예고하고 있다.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악재를 털고 반도체 가격 강세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정전 사고에 대한 텍사스 주정부의 손실 보상이 2분기 이익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1분기 주역이었던 스마트폰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원가·마케팅 비용 상승 등 여파로 ‘상고하저’ 실적이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5조원대로 회복하고, IM 부문은 3조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지만 현재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 상태인 데다 미중 패권다툼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무대 ON… 美 브로드웨이의 도전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 극장이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지 387일 만에 무대 조명을 다시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브로드웨이의 세인트 제임스 극장에서 전날 오후 토니상 수상자인 탭 댄서 새비언 글로버와 배우 네이선 레인이 무대 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브로드웨이의 41개 극장이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지난해 3월 12일 공연을 중단한 뒤 처음 열린 공연이었다. 이번 공연은 지난 2일부터 뉴욕 주정부가 각종 공연과 이벤트를 정원의 33% 이내에서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이벤트였다. 전체 공연 시간은 36분으로 짧았지만 NYT는 “업계 관계자들은 이 실험이 무대의 재개장을 위한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며 반겼다. 무대에 오른 글로버는 코러스 라인과 드림걸스, 42번가 등 유명 뮤지컬에 등장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췄고 레인은 만담식 독백 연기를 보여 줬다. 공연이 끝난 뒤 레인은 기자들과 만나 “진짜 브로드웨이의 재개장을 앞둔 맛보기”라며 “브로드웨이가 다시 시작한다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알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연이 열린 세인트 제임스 극장은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큰 1700석 규모의 극장이지만, 관객의 수는 150명이었다. 이날 공연에 참석한 관객들은 뉴욕 주정부 방침에 따라 모두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채 공연을 관람했다. 또 모든 이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나 음성 판정 확인서를 제출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때까지 최소 1번 이상 백신을 접종받은 국민은 약 31%인 1억 100만여명에 달한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美 반도체회의 초청된 삼성전자… 기회 잡을까, 부담 안을까 ‘촉각’

    美 반도체회의 초청된 삼성전자… 기회 잡을까, 부담 안을까 ‘촉각’

    삼성전자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관련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하며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 대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미 행정부의 움직임이 한국 기업들에 기회가 될지도 주목된다. 4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12일 예정된 백악관 회의는 현 행정부 핵심 참모인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재하며, 초청 명단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 글로벌파운드리 등이 포함됐다. 직접 참석하는 형식이 될지, 화상 형식이 될지 등도 결정되지 않아 삼성전자는 아직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반도체 부문(DS)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 등이 참석 인사로 거론되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면 현지 법인 관계자가 참석할 가능성에 일단 무게가 실린다. 또 회의 성격에 따라 기업인 대상 입국절차 간소화(패스트트랙) 절차를 거쳐 국내 인사가 출국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의제를 내놓을지에 따라 ‘러브콜’이 될 수도, 압박이 될 수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일 2조달러(약 2258조원) 수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자국 반도체 산업에 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백악관이 삼성전자에 반도체 수급 대란을 해결할 단기 협조와 더불어 장기 투자를 독려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은 현재 텍사스와 뉴욕, 애리조나 등 주정부를 상대로 17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투자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은 한국, 대만 등 동아시아 반도체 강국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응하려 하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는 지난해 12월 애리조나에 120억달러 투자를 발표하며 미국에 화답한 상황이다. 삼성이 바이든 행정부와 보조를 맞추며 미국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지만,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한중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다. 미 고위당국자는 향후 한미일 협의 때도 반도체 문제가 의제에 오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가 뼈아프다는 말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 협상의 최종단계에서는 그룹 수장이 직접 협상을 챙기는 것이 중요한데, 이 부회장이 수감된 상황은 삼성전자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흑인 동료 연봉이 왜 더 높아” 美 백인 교수 인종차별 소송

    “흑인 동료 연봉이 왜 더 높아” 美 백인 교수 인종차별 소송

    흑인 동료 연봉이 자신보다 높다는 사실을 안 백인 교수가 학교 측을 인종차별 혐의로 고소했다. 뉴스위크 3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 캠던카운티칼리지 윌리엄 T. 라벨(66) 교수는 자격 조건과 경력이 비슷한 흑인 동료 연봉이 자신보다 높게 책정된 건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며 학교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캠던카운티칼리지 화학과 교수인 라벨은 26일 고소장에서 “비슷한 자격 조건과 경력, 종신 재직권을 갖췄음에도 공학과 교수인 멜빈 로버츠와 로런스 채트먼 교수 연봉가 더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라벨 교수는 지난해 9월 주정부 공공기록법에 따라 열람한 자료에서 두 교수와 자신 사이의 임금 격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기록에 따르면 라벨 교수 연봉은 9만1923달러(약 1억 원), 로버츠 교수 연봉은 13만7157달러(약 1억5000만 원), 채트먼 교수 연봉은 14만2606달러(약 1억6000만 원)로 나타났다. 캠던카운티칼리지에서의 재직 기간은 라벨 교수 26년, 로버츠 교수 31년, 채트먼 교수 30년 정도다. 라벨 교수는 재직 기간에 큰 차이가 없으며 심지어 자신이 다른 두 교수보다 담당 전공 분야에서 더 많은 전문학위를 가지고 있는데도 임금 격차가 최대 5만 달러에 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보도에 따르면 라벨 교수는 얼시너스칼리지 화학 학사, 빌라노바대학교 분석화학 석사, 프린스턴대학교 유기화학 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다. 공학과 채트먼 교수는 러트거즈대학 전기공학 학사, 피츠버그대학교 경영학 석사, 월밍턴대학교 교육학 박사 학위 보유자다. 로버츠 교수는 2개의 전문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 외에 학력에 관해 알려진 바가 없다. 이 같은 점을 근거로 라벨 교수는 학교 측에 15만 달러(약 1억7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임금 격차로 자존감이 상실됐으며,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다른 두 교수가 흑인인 점을 감안할 때 임금 격차는 인종차별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라벨 교수는 지난해 11월 학교 측에 “나와 비(非)백인 교수들 사이의 인종차별적 요소에 대한 비교 분석 자료를 달라”고 한 차례 요구한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 인싸] 지방자치 부활 30년, 이제는 지방분권이다/김정태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서울 인싸] 지방자치 부활 30년, 이제는 지방분권이다/김정태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올해는 지방자치 부활 30주년의 해다. 보궐선거와 코로나 사태에 묻혔지만 지난 26일이 기초의회 선거 30주년이었다. 서울 25개 자치구의회는 지방의회의 좌표를 돌아보는 기념식을 가졌다. 전국 17개 광역의회도 부활 개원일인 7월 8일 3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방자치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성과였다. 현행 1987년 개정 헌법의 공포일인 10월 29일을 지방자치의 날로 기리는 이유다. 5·16 군사 쿠데타로 해산된 지방의회 부활은 미스터 지방분권이라 불리기를 원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18일 단식으로 이끌어 낸 성취였다. 김 전 대통령은 ‘의회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실현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민주주의의 모습’이라며 지방자치 부활을 주장하고 투쟁했다. 그 예측은 정확했다. 지방자치와 지방의회의 부활 30년의 가장 큰 성과는 민주주의의 완전한 실현이다. 이제 관권 선거, 선거 부정은 설 자리가 없다. 지방자치와 지방의회가 없었다면 민주정부 수립, 평화로운 정권 교체에 더 긴 시간, 더 많은 희생이 따랐을 것이다.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피길 기다리는 것은 마치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는 비아냥을 지방자치가 날려 버린 것이다. 두 번째 성과는 시민 위에 군림하는 행정이 주민 편의 행정, 봉사 행정으로 바뀐 것이다. 행정의 패러다임 변화는 지방자치 시행의 핵심이고, 지방의회의 감시로 민원 창구에서 오고 가던 ‘급행료’와 각종 부조리는 과거 유산이 됐다. 세 번째 성과는 주민자치회, 참여예산 등 행정에 대한 시민의 직접 참여의 장이 펼쳐진 것이다. 무상급식 실시, 보편적 복지혁명, 기본소득 등 획기적 정책 변화도 지방의회가 없었다면 소모적 갈등이 계속됐을 것이다. 지방자치 30년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였고, 지방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산실임이 입증됐다. 국가 경쟁이 아닌 도시 경쟁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지방자치는 우리 생활의 일부인 동시에 국정 운영의 기본 원리다. 30년 지방자치 다음은 지방분권이다. 자치분권은 국가 발전의 새 동력이다. 코로나19 대처에서 지방정부가 보여 줬듯이 자율성과 책임성이 담보되는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과 지방정부·지방의회의 위상 정립은 지방자치의 완성이자 4차 산업혁명 시대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필수조건이다. 지방분권은 주민 참여를 전제로 하기에 지방의회는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 중앙은 유능하고 효율적이며, 지방은 무능하고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의회는 정보화 회의 시스템이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시민사회단체 등과 협업의 의정활동을 강화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중앙이 아닌 지방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주민의 참여에 의한 지방분권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하는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 새끼 곰 네 마리 데리고 길 건너기…어미 곰의 고군분투 (영상)

    새끼 곰 네 마리 데리고 길 건너기…어미 곰의 고군분투 (영상)

    어미 곰 한 마리가 말썽꾸러기 새끼 곰들을 데리고 길을 건너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州) 리치필드 카운티에 있는 윈체스터의 한 도로에서 흑곰 가족이 길 건너기를 시도했다. 때마침 현장에 있던 한 경찰차의 지시로 도로 양방향의 차량 모두 정차하고 곰들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당시 도로에 있던 로빈 코벨리라는 이름의 한 여성이 촬영해 페이스북에 공유한 영상을 보면, 어미 곰은 먼저 새끼 곰 네 마리 중 한 마리의 목덜미를 물고 나서 길을 건넌다. 그러자 나머지 새끼 곰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어미 뒤를 따른다. 잠시 뒤 남은 두 마리 중 한 마리도 길을 건넌다.하지만 마지막 남은 새끼 곰은 길을 건널 생각은 하지 않고 근처에 있던 나무 위로 살짝 올라간다. 그러자 건너편에 있던 어미 곰이 다시 길을 건너와 남은 새끼 곰을 입에 물고 길을 건너려 한다. 그런데 먼저 건너간 새끼 곰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다시 어미 곰이 있는 곳까지 길을 건넌다. 그러자 어미 곰은 입에 물고 있던 새끼 곰을 잠시 도로 한가운데 내려놓고 나머지 새끼 곰을 입에 물고 옮기려 한다. 그때 도로 한가운데 내려놨던 새끼 곰이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가려 한다. 한 번에 한 마리씩밖에 옮길 수 없던 어미 곰은 두 말썽꾸러기 곰을 데리고 길을 건너기 위해 이들 곰을 한 마리씩 조금씩 옮기기를 반복하던 끝에 그중 한 마리를 입에 물고 길을 빠르게 건너가 숲속으로 옮긴다. 이때 남아 있던 새끼 곰이 그 뒤를 따라서 길을 건넜지만 이번에는 먼저 건너간 두 새끼 곰 중 한 마리가 도롯가에 나와 있다가 다시 반대편 쪽으로 건너간다. 결국 어미 곰은 다시 도로 위로 뛰어나와 새끼 곰을 입에 물고 자신이 가려는 곳으로 달려간다. 그러자 건너편에서 어미 곰을 기다리던 남은 새끼 한 마리가 그 뒤를 따라가면서 마침내 곰 가족의 길 건너기가 끝이 난 것이다. 코네티컷주에서는 몇 년 전부터 흑곰 개체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이런 목격 사례 역시 빈번하다. 주정부 에너지환경보호부에 따르면, 2019년에만 코네티컷주 마을 169곳 중 150곳에서 총 7300여 건의 곰 목격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로빈 코벨리/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결혼 20주년 기념일에 산 복권으로 1등에 당첨된 美 여성

    결혼 20주년 기념일에 산 복권으로 1등에 당첨된 美 여성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한 여성이 최근 결혼 기념일을 맞이해 구매한 복권으로 세전 37만3741달러(약 4억2000만원)짜리 당첨금을 따내는 행운을 누렸다. CNN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뉴번에 사는 사다나 파텔은 결혼 20주년 기념일이었던 지난 1월 16일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5달러짜리 복권 한 장을 구매했다가 1등에 덜컥 당첨됐다. 이날 그녀는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에 평소와 달리 판매하는 복권 중 한 장을 구매했다가 자신이 당첨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대해 그녀는 “매우 놀랐다. 먼저 아이들에게 전화를 건 다음 남편에게 당첨 사실을 알렸다”면서 “우리는 모두 행복을 느끼는 것과 함께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그녀가 구매한 복권은 당첨 확률은 24만 분의 1의 ‘패스트 플레이’라는 것으로, 누군가가 당첨될 때까지 당첨금이 증액되는 특징이 있다. 그녀의 경우 37만 달러가 넘는 당첨금을 따게 됐다는 것이다. 그녀는 당첨금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해온 끝에 지난 22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주도인 롤리에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교육복권 운영위원회 본부를 찾아가 주정부 세금을 제하고 일시금으로 26만4423달러(약 2억9900만원)를 수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그녀는 이 돈을 일부 청구 비를 내고 나머지 돈을 가족과 공평하게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노스캐롤라이나 교육복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물 소송 원조’ 에린 브로코비치의 새 책 ‘슈퍼맨은 오지 않는다’

    ‘물 소송 원조’ 에린 브로코비치의 새 책 ‘슈퍼맨은 오지 않는다’

    미국 수돗물 소송의 원조 에린 브로코비치(61)가 새 책을 냈다고 영국 BBC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제목이 무척 길다. ‘슈퍼맨은 오지 않는다-우리의 국가적 물 위기와 우리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이다. 2000년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의 실제 주인공이다. MZ 세대가 기후변화의 위기를 절감하는데 브로코비치는 일찍이 수돗물에 섞인 화학약품의 위험성을 자각하고 회사에 배상을 요구해 받아낸 선구자다. 1982년부터 캘리포니아주 남부 힝클리란 마을에 살던 싱글맘 브로코비치는 법학이나 의학, 과학적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인물이다. 캔자스주립대를 졸업한 뒤 잠깐 취업했으나 그만 두고 미인대회를 기웃거린 경력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그는 법률사무소 말단 직원으로서 퍼시픽 가스전력(PG&E)을 상대로 소송에 나서 1992년 3억 3300만 달러란 당시로선 상상하기조차 힘든 배상금을 받아냈다. 하지만 영화의 달콤한 결말과 달리 힝클리 마을은 현재 사라지고 없다. PG&E는 사람들의 주택을 모두 사들여 불도저로 밀어버렸다. 지금은 사막이며 땅밑에는 독성 물질이 그대로 묵혀 있다. 그 회사는 말로만 방제하겠다고 하고 있다. 폐암을 유발하는 크로뮴(독일식 표기는 크롬) 6 수치는 여전히 높다. 그가 첫 원고로 설득했던 로버타 워커를 비롯해 600명 원고 중 많은 이들의 암이 재발했고, 방사능 문제에 시달리고 있으며 6명은 이미 세상을 등졌다. 브로코비치는 “소송은 결코 충분치 않았다. 돈이 도움은 됐지만 질병이 진행되는 것을 멈추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그와 변호인단이 배상금 몫을 많이 챙겼다는 비판도 듣고 있다. 법률사무소가 1억 3300만 달러, 브로코비치가 200만 달러를 챙겼는데 지역사회에 더 많은 돈이 돌아갔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브로코비치는 소송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갔고 만약 패소했으면 그 회사도 빚 때문에 파산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아가 물에 납이 들어가 6억 4000만 달러 배상을 보장받았던 미시간주 플린트 소송에서 변호사 비용으로 2억 달러를 내준 것에 비하면 양반이라고 덧붙였다. 플린트에서는 주정부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디트로이트 외곽 대신 플린트 강에서 오는 파이프로 바꿨는데 이 파이프가 낡아 납이 녹는 바람에 오염을 일으켰다. 브로코비치는 “절망적이다. 난 서른 살에 이 일을 시작했는데 지금 61세인데 똑같은 얘기가 되풀이된다.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환경보호청(EPA) 산하 비영리 연구자 모임 ‘환경작업그룹(EWG)’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2억명 가까이가 힝클리 독성물질과 비슷한 오염에 노출돼 있다. 2019년에만 34억 파운드의 쓰레기를 공기와 흙, 물에 퍼뜨리고 있다고 EPA의 독성유출인벤토리(TRI)가 전했다. EPA가 규제하는 8만개의 화학제품 가운데 상당수가 건강 및 환경에 대한 위협 정도를 검사받지도 않는다. EPA는 수돗물의 90가지 잔존물만 검사하는데 안전음용수법(SDWA)은 5년마다 한 번씩이라도 규제받지 않는 30여개 잔존물 검사 결과를 모니터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브로코비치는 이들 화학제품이 일단 시장에 유통된 뒤 나중에 연구하라는 식이라며 낙담했다. 독성 ‘영원한 화학제’을 한데 묶어 PFAS라고 하는데 일반적인 환경 여건에서는 절대 분해되지 않는다.마크 러팔로 주연의 영화 ‘다크 워터스’에는 테플론 화학제가 나오는데 듀퐁이 웨스트버지니아주 파커스버그의 물을 오염시킨 얘기다. 지난 20년 넘게 동료 과학자들이 검증한 수많은 과학 논문들이 많은 PFAS 화학제에 독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분해도 되지 않고 인체나 동물 몸에 쌓인다는 것을 입증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 97%의 인체에서 PFAS가 검출됐으며 아무리 미량이어도 “건강에 영향을 미치며 많으면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브로코비치는 “이 화학제는 소화기 거품과 옷감 등에도 많이 쓰인다. 하지만 모든 것에 있다. 플라스틱컵, 손잡이 없는 팬, 제지공장이나 옷감 산업 등에도 있다. 제2의 석면”이라고 단언햇다.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핏속의 PFAS는 코로나19 환자가 중증에 빠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CDC는 이 물질이 코로나19 백신의 효용을 낮출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그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따로 있다. 임상내분비 및 신진대사 학회지는 PFAS 합성물질인 PFOA와 PFOS가 정자 숫자를 낮추고 국부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연구도 이 물질이 불임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브로코비치는 “그럼 인류는 끝장인가?”라고 묻고는 과장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우리들이 그 영향을 목격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우리는 메인주에서 이런 내용을 살펴보고 있는데 PFAS가 우유에도, 소고기에도, 계란에도 들어 있다. 모든 주와 지역사회가 일제히 내게 전화해 불임 상태라고 말한다.” 역설적이게도 그는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흐름이 바뀌는 것을 느낀다. 사람들이 깨어나 문제를 깨닫기 시작했다.” 면책 세대(age of impunity)가 물 오염을 끝내도록 만들 것이란 점을 확신한다고 했다. 책 제목은 당국이 구조를 위해 달려와 주지 않으니 사람들이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한다는 힝클리의 교훈을 담고 있다. “사람들은 목소리를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목소리를 갖고 있다. 연구해보라.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 하면 안된다. 이웃과 얘기하라. 힝클리에서 우리는 로버타 워커로 시작했다. 그 뒤 다른 이웃에게 말을 건넸다. 그들은 같은 문제를 갖고 있다. 우리가 이걸 함께 해내지 못하면 내가 지금 밀어붙이는 일들의 어느 것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사진 에린 브로코비치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재인용
  • 자녀 넷 죽인 호주 최악의 여성 연쇄살인범, 알고보니 무죄?

    자녀 넷 죽인 호주 최악의 여성 연쇄살인범, 알고보니 무죄?

    친자녀 4명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30년을 선고받고 18년째 복역 중인 ‘호주 최악의 여성 연쇄살인범’이 무죄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CNN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케이틀린 폴비그(53)는 2003년 당시 친자녀 4명 중 첫 아들에 대한 과실치사 혐의, 나머지 세 아이에 대한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0년 형을 선고받았다.네 아이는 1989년부터 1999년까지 10년 동안 첫째부터 막내의 차례로 사망했다. 사망 당시 첫째는 생후 19일, 둘째는 8개월, 셋째는 10개월, 넷째는 19개월이었다. 모두 만 2세를 채 넘지 못한 채 모두 질식사로 숨졌다. 당시 의료진은 아이들이 모두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사망했다고 여겼다. 하지만 비교적 흔치 않은 증후군으로 인한 갓난아기의 사망이 반복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네 아이의 친모인 폴비그는 용의자 선상에 올랐다. 폴비그는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했고, 실제로 자녀 네 명을 차례로 숨지게 한 직접적인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그녀가 네 아이 사망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고, 여기에는 남편이 제출한 폴비그의 일기장이 한 몫을 했다. 넷째 아이를 임신 중이던 폴비그는 당시 일기장에 '나는 아이를 임신 중이고 이는 우리 모두에게 큰 희생이다.(중략) 전에는 이것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스트레스 때문에 내가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적었다. 징역 30년 형을 선고받고 15년 이상을 복역 중이던 2019년, 무고하다는 폴비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새로운 주장이 제시됐다. 카롤라 비누에사 호주국립대 교수가 폴비그에게서 ‘CALM2 G114R’이라는 희귀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발견해 낸 것.이 유전자는 네 아이 중 두 아이에게 고스란히 유전됐고, 또 다른 두 아이는 해당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역시 확인됐다. 실제로 연구진이 해당 돌연변이 유전자를 쥐에게 주입하자 간질 증상이 나타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지가 마비돼 숨이 끊어졌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비누에사 교수와 저명한 법의학자 등은 폴비그의 자녀들이 자연사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9년 당시 주정부는 재심 요청을 거부했지만 여론은 재심으로 이미 기운 상황이었다. 최근 주 항소법원은 과학자들의 탄원서를 받고 심리에 들어갔다. BBC는 “만약 폴비그의 유죄 판결이 뒤집혀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난다면, 이는 호주 역사상 최악의 오심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