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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텃밭 「비민주바람」 심상찮다

    ◎전남 천일염조합원 무더기 민자 입당 안팎/신안군 주민만 9백여명… 민주 지도부 당혹/당내분·공천잡음 따른 지역정서 변화 반영 6·27 지방선거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천일염 전남도지부 조합원 1천2백여명이 민자당에 무더기로 입당의사를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광주의 무등아파트 주민 2천여명이 집단으로 민자당에 입당하면서 시작된 「변화」의 분위기가 계속 확산되는 것이다. 광주 무등아파트 주민들의 반발로 시작된 「반민주 바람」은 지난 20일에는 나주시민 1천5백명의 민자당 집단입당을 불러 왔었다. 이 때만 해도 지역 정가에서는 『제비 한마리가 왔다 해서 봄을 노래할 수 있느냐』며 느긋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천일염 조합원들은 대부분 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의 고향 주민들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입당 의사를 밝힌 조합원 1천2백명 중 70% 이상인 9백여명이 신안군 주민들이다. 이번 사태는 표면상 일부 단체들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구체적인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목되는 점은 최근 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의 목포 방문을 둘러싼 잡음이다.오는 11일로 예정된 김이사장의 방문에 대해 목포의 일부 재야 사회단체들의 반응은 한 마디로 「노」이다.당초 김 이사장측은 기독교 등 종교계와 목포대 등에 초청해 줄 것을 타진했으나 정중하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민주당 소속 이모 교육위원이 이사장인 목포전문대학의 초청으로 방문 일정이 잡혔지만 목포 민주화운동 협의회와 목대학생회 등에서는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재야단체의 한 인사는 방문 반대 이유를 『불합리한 공천과 지역정서의 변화』라고 설명했다.그동안 광주·전남 지역 상당수의 지구당에서 공천과 관련된 잡음이 이어진 데다 중앙당의 당권내분과 집단탈당 등으로 지역정서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광주YMCA 시정지기단 등 시민단체들도 지난 달 「공천 과정이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했으며,공천으로 인한 잡음은 목포 등 전남의 여타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됐다.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도의원 18명이 무더기로 무소속 출마를 결행했다. 도의원 뿐 아니라 현역 기초의원들의 무소속 출마는 지지 당원들의 동반 탈당을 몰고와 밑바닥의 지지기반을 크게 흔들어 놨고,주민들의 집단 탈당을 불러 왔다. 이같은 호남의 비민주 움직임이 곧 친여 분위기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그러나 지역에서는 과거「반민자 친민주」에서 「비민주,비민자」의 양상으로 바뀐다는 데는 별 이의가 없다.
  • 병원연대파업(외언내언)

    병원이 대형화·첨단화하며 호텔과 곧잘 비교된다.하룻밤 입원비가 호텔 숙박비보다 비싸다는데 불평이 많고 병원음식은 선택할 수도 없는데다 맛이 없고,의사는 말할것 없고 간호사부터 모든 요원들이 불친절하다는 데 비교 초점이 모아진다.요즈음 병원시설이 고급화되면서 70년대 유행하던 이런 불평이 또 다시 나오고 있다. 병원과 호텔은 숙박시설을 가지고 사람을 재우며 서비스한다는 점에서는 같을 수 있다.그렇지만 병원과 호텔은 기본기능부터 엄연히 다르다.병원 병실은 호텔방과 달리 첨단 의료장비가 들어가 있고 병원 근무 의료요원들 거의가 전문 기능을 익힌 국가인정 자격자들이다.방의 건축비·운영비는 말할것없고 인건비부터 호텔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상위수준이라는 주장이다. 병원 환자식도 호텔음식과는 차원 다른 노하우가 들어간 것이라는 주장이다.자격영양사가 의사처방 따라 조리한 것이기 때문에 같은 재료라 해도 값이 같을 수 없다고 한다.그리고 병원요원 모두 호텔종사자와는 다른 사명을 갖고 있다.그 인건비는 호텔보다 높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병원비를 호텔과 비교할 수 없다는 주장은 옳다. 서울시내 13개 종합병원 노조가 주중 일제히 쟁의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고 한다.임금13∼16% 인상,의료보험 통합 일원화및 적용확대,특진제 폐지,각종 연금제도 민주적 운용,해고자 복직등이 요구사항이다.임금부문 이외에는 병원당국이나 정부정책 차원에 맡겨서 해결해야할 일들이라서 좀 의아스럽다.임금문제도 병원들 사정에 따라 달리 조정될 사안이다. 각자 병원내에서 해결해야 할 일을 왜 밖으로 끌고나오려는지 수긍도 안되고 국민적 공감도 얻기 어렵다.병원이 호텔과 다르듯이 환자들도 호텔손님과는 다르다.환자들의 피해가 있어선 안될 것이다.
  • 학자가 사회를 선도해야 한다/이수윤 한국교원대 교수(서울광장)

    우리사회는 지금 구한말의 개항기와 유사한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공동선실현·정의구현의 주체인 국가의 역할은 약화되고 거대자본의 힘은 강화되는 신봉건주의가 확고히 자리잡아가고 있다.국민화합보다 국민분열이 촉진되고 있다.정치적 지도력은 충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정치세력은 사분오열되고 있다.세계최강국들은 우리를 둘러싸고 치열한 세력각축을 벌이고 있다. 신봉건주의와 결합된 자본주의 세계체제는 국가주의의 약화를 지향한다.그것은 표면현상일 뿐이다.세계체제 중심국가들 사이의 쟁투가 노골적으로 전개되고 있다.새로운 국제구조는 약육강식이라는 국제관계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약소국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사라졌다.강대국들의 세력각축은 불꽃을 튀기고 있다.작금의 국제정세는 세계주의적인 형식적 안정 속에서 국가주의적·지역주의적인 내용적 대혼란이 막 시작되는 상황이다.세계최강국들의 다극체제로 개편되고 있는 우리주위의 국제정세는 한층 더 난폭해지고 있다. 자주성을 확립하지 않으면 정의롭고풍요로운 사회를 건설해나가려는 모든 노력은 수포가 된다.거친 국제정세를 자주적으로 헤쳐나가면서 국가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바로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국민화합이다.국민화합이 결여될 때 특권세력은 외국과 결탁하여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소외세력은 누구를 위한 애국인가를 자문하게 된다는 것을 역사적 경험은 말해주고 있다.국민화합을 위해서는 과감한 사회경제적 개혁을 해야 한다.인간의 진정한 존재양태는 현상을 개혁해나가는 실천적 행동에 있다.인간은 동물처럼 주어진 현상에 만족하지 않는다.현상개혁은 인간의 본질적 속성이다.사회경제적 개혁은 진리에 입각한 학문이론에 근거해서만 성공할 수 있다.지금 우리사회에는 개혁의지가 확산되고 있다.개혁의 최대난관·최대문제는 진지한 개혁의지를 올바른 방향에로 인도할 수 있는 학문이론은 보이지 않고 현재보다 오히려 사회모순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는 학문이론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점에 있다.정치·사회·경제 등은 국가의 신체에 해당한다.학문은 국가의 영혼에 해당한다.영혼과 신체는 서로 상응하지만 영혼이 건전하면 병든 신체도 건강하게 될 수 있다. 우리사회는 그 학문적 영혼이 병들어 있다.지금 우리의 학문적 풍토는 특정국가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토대로 발전된 실증주의적 이론에 무비판적으로 집착하는 경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그 이론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예속화된 대중들에 무관심한 사회적 주도집단의 태도를 비판하지 않는다.그 이론은 대기업과 다국적기업만이 존중되고 사회적 소외계층의 실질적 참여가 배제되는 정치과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그 이론은 부유한 계층의 자녀들이 다니는 사립고교 출신들이 명문대학에 대거진학하여 사회적 계층구조가 세습화되는 현실에 대해 침묵한다.우리사회 위기의 근본원인은 학문위기에 있다.학문적 자주성에 입각한 학문개혁은 참다운 국가발전의 전제조건이다.학문적 자주성 없는 대외적 자주성 실현은 없다.학문적 자주성은 우리사회의 특수성에 집착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학문적 자주성은 「무엇이 진리인가」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진리를 찾아 그것에 입각해서 우리현실을 조명하여 활로를 개척해나가려는 것을 의미한다.사회적 위기일수록 진리를 추구하는 학문의 역할은 더욱 중요성을 갖는다.학자들은 진리외면적 현실타협을 지양해야 한다.학자들은 방관자적 자세를 벗어나야 한다.학자들은 진리를 따라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선도해나가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을 다시 한번 새롭게 자각해야 한다. 학문적 자주성에 입각한 학문개혁이 이루어질 때만 우리는 국민화합을 토대로 소용돌이치는 국제정세에 자주적으로 대처해나가면서 민족국가의 진정한 발전을 튼튼하게 구축해나갈 수 있다.
  • 병원노조 “내주 쟁의돌입”/서울대 병원 등 13곳 대의원들 결의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한양대 경희대의 대학병원과 서울중앙병원 원자력병원 을지병원 서울기독병원 상계백병원 등 서울 시내 13개 종합병원 노조는 2일 하오 서울 노원구 공릉동 원자력병원에서 「병원노동조합연맹 서울본부 합동대의원대회」를 갖고 다음주에 일제히 쟁의에 들어갈 것을 결의했다. 이들 병원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임금 13∼16% 인상 ▲의료보험 통합일원화 및 보험적용 확대 ▲지정진료제(특진제)폐지 ▲해고자 복직 ▲각종 연금제도의 민주적 운용 등을 요구하고 다음주에 쟁의발생신고를 내기로 했다.
  • 러시아 어디로 갈것인가/라치스 박사 강연 이즈베스티아지 부주필

    ◎산업생산율 개선·인플레 둔화/러시아 경제회복 전망 밝다 러시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언론인 가운데 한사람인 오토 루돌포비치 라치스박사(61)가 한국프레스센터(이사장 이상하)와 한­러친선협력회(회장 정진태)의 공동주최로 2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러시아 어디로 갈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러시아 최대 일간지인 이즈베스티야지의 부주필인 라치스박사(경제학)는 반스탈린 기사로 장기간의 공백도 가졌으나 뚜렷한 개혁성향으로 고르바초프정권때 최고회의의원을 지냈고 지난해에는 옐친대통령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그의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옐친 정권이 넘겨받은 개혁수행의 임무는 아직 성과를 말하기가 어렵다.공산주의 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현재 러시아의 경제위기는 개혁때문이 아니다.급진적인 개혁은 92년에 시작됐지만 러시아내 산업 생산의 절대적인 붕괴는 이미 90년에 시작됐다는게 구소련의 공식 통계에도 나와 있다.성장속도의 하락은 60년대와 70년대부터 발생한 일이다. 개혁으로 국민생활 수준이 저하됐다는데도 동의할수 없다.공식자료를 보더라도 생활수준의 하락은 산업총생산량과 국민총생산(GNP)의 하락만큼 크지는 않다.양적으로도 92년에는 돈이 있어도 상점에 물건이 없어 구매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그 반대양상이다.90년 대비 가격지표가 무려 3천배나 증가,돈이 모자라서 탈이지 물건은 쌓여 있다.평균임금도 2천배나 증가했다.소득과 임금,연금지급률등 모든 지표들이 3년전에 비해 큰폭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이러한 것들이 사회보장을 촉진시키고 사회적 긴장을 완화시키고 있다. 물론 과거에는 없던 실업문제도 함께 발생했다.특히 방위산업체에서 일했던 수백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있는데다 학교,보건,학문,군사기술,과학분야등의 종사자들은 오히려 악화된 생활을 겪게 됐다.그리하여 진보적이고 개혁적이었던 과학자들을 비롯한 학자들이 이제 와선 개혁에 비판적이고 회의적이다.이들에게서 나타나는 것과 같은 이념적이고 심리적인 분위기는 자못 심각하기도 하지만 개혁지지론자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올들어선 산업생산률의 하락 속도가둔화되고 있다.해가 갈수록 인플레이션의 속도도 완만해지고 있다.흑철,화학제품,유화제품분야에서는 생산량 증가가 이뤄지고 있어 투자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오는 97년쯤이면 러시아경제가 크게 나아지리라고 기대할만한 증거들이다. 요즘 러시아에서는 오는 12월의 의회선거와 내년 6월의 대통령선거가 단연 이슈다.현정부의 개혁이 성공적이었는지를 평가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의회는 연말선거를 통해 권한을 강화하려고 개헌까지도 생각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옐친의 재선 여부는 그의 권위에 관한 문제에 달려 있다.3년전에 비해 옐친의 권위는 상당히 떨어졌다.그는 지난해 10월 하룻만에 달러당 루블화가 급락한 이른바 「블랙 루블 데이」에 따른 환율불안과 체첸사태로 대중적인 인기가 크게 손상됐다.그 자신의 정치적 비중을 높이려고 감행한 체첸공격으로 그는 실리도 명분도 다 잃었으나 3년만에 군사비 증액을 실현한 군부에서는 좋아했다. 그리고리 야블린스키를 중심으로한 민주적인 야당세력들은 이같은 옐친의 위기를 이용,대통령선거를앞당기자고 주장하고있다.그들은 급진적인 개혁을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다.내 개인적으로는 옐친이 남은 1년 동안에 충분히 만회할 기회를 가지리라고 보고 있어 야블린스키와의 대결로 압축될 대권경쟁에서 아직 승산이 있다고 본다. 러시아에서 개혁의 결과를 속단할 수는 없다.그것은 너무나 늦게 시작됐기에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정치 경제의 불안정성 탓에 우리도 때론 군부의 쿠데타 따위를 염려할 때도 있지만 지금 러시아의 군부는 여러가지 불만에도 불구하고 내부희생을 초래하는 정치개입만큼은 단호하게 배제하고 있다.오히려 정치가들이 군부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뿐이다.
  • 시인 박두진(이세기의 인물탐구:75)

    ◎신·자연·인간을 노래한 “해의 시인”/불의·적당주의·시속과 타협 단호히 거부/독학으로 인생행로 개척한 극기의 인물/등산·수석채집 30여년… 붓글씨·서화에도 능해 「해야 솟아라.해야 솟아라.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산넘어 산넘어서 어둠을 살라먹고,산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먹고,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혜산 박두진의 「해」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우리나라 대표적 시인의 한 사람인 그를 일컬어 문단은 「해의 시인」으로 부르고 있다.이에 대해 문학평론가 김인환(고대교수)은 『밤과 밤을 몰아내는 해와의 대조위에 전개되는 「해」에는 혜산이 희망하는 세계가 투영되어 있다』고 전제하고 『그 세계는 꽃과 새와 사슴과 칡범과 인간이 한 자리에 앉아 앳되고 고운 동심을 이루고 있지만 과연 현실이 기다림만으로 극복될 수 있는가,그의 시적 변모는 이러한 질문에 연관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혜산 박두진의 시에서 일관되게 흐르는 한 줄기 정신은 신과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신앙의 영향은그로하여금 인간중에서 가장 많이 고통받고 가장 위대하게 사랑한 예수의 생애를 통해 언덕과 하늘과,그리고 인간과 인간의 집단이 감동속에 결속되고 있음을 「갈보리의 노래」로 절규하고 있다. ○“위선과 탐욕 버려야” 「마지막 내려덮는 바위같은 어둠을 어떻게 당신은 버틸 수가 있었는가? 뜨물같은 치욕을,불붙는 분노를,에어내는 비애를,물새같은 고독을,어떻게 당신은 견딜 수가 있었는가,꽝꽝 쳐 못을 박고,창끝으로 겨누고 채찍질해 때리고,입맞추어 배반하고 매어달아 죽이려는,어떻게 그 원수들을 사랑할 수 있었는가」 여기에 멈추지 않고 「우주의 생명과 우주의 질서」에 눈을 돌려 「이제 사물과 인간은 우주적 무도에 참여하는 하나의 과정,하나의 사건이 되고,가식과 위선과 탐욕을 버리기만 하면 누구나 생명의 환희를 체험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의 특징은 작품에서 개인적인 감상을 추구하지 않는 점이다.86년 한 신문에 발표한 칠순기념 특별기고에서 「가난이라든가 개인적인 슬픔,사람에 대한 배반감이나 기쁨을 시로 승화시킬 수는 있다.그러나 문학은 인간 누구나가 느끼는 인류공동의 문제 이전에 근본적인 문제로 천착하여 진실에 대한 투시력을 보여야 한다」고 논한 바 있다.즉 「시의 사상,시의 윤리,시의 심미적 창조가치는 언제나 그 창조의 주체인 시인에 의해서만 시적 진실이 획득된다」는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시를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쓰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개탄하면서 「나이든 사람은 젊은 사람의 눈치를 보고 젊은 사람은 나이든 사람을 업고 나와 학연·지연을 앞세워 설쳐대는 것은 문학의 권위와 문학인의 자존심을 잃는 일」이라고 우려해 마지않았다. 혜산의 생애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를 일컬어 「극기의 인물」로 평하는 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앙상하리만큼 야윈 체구에 오랜 등산과 수석채집으로 다져진 강단은 일상생활에서도 불의에 굴하거나 적당주의나 시속의 타협이 없이 무엇을 하든 정의감과 선비적 자세를 지켜왔고 그의 시의 소재들은 이런 다양한 지란을 이겨낸 심혼의 결정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인 신대철은 팔순을바라보는 나이에도 언제나 꼿꼿한 자세와 순수무결한 시심을 잃지 않는 혜산을 향해 『자기초월의지를 가진 인격과 고고한 학자의 기풍과 시인의 기상을 흐트리지 않아 문단에서는 물론 대학에서도 제자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다』고 자랑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는 경기도 안성 「고장치기」로 불리는 빈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청렴한 선비이던 선친으로부터 일찍이 한문과 붓글씨를 배우고 안성에서 보통학교를 졸업한 것 외엔 그는 혼자서 독학으로 인생행로를 개척해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4세때 「문장」지에 등단 24세에 「문장」지의 시 추천을 거쳐 문학활동을 전개하기 이전까지 그는 측량소·경성부청·금융조합원 생활을 전전했고 45년 해방과 함께 그 당시 유일한 출판사이던 을유문화사에 입사한 것이 조지훈·박목월과 만나 「청록집」을 출간하는 계기가 된다.이후 자연과 신을 주제로 하는 시들을 끊임없이 발표하더니 60년대말부터 수석취미에 침몰하여 「돌」 하나만을 주제로 하는 「수석열전」시리즈를 「현대문학」지에 수년간 연재,지금은 「돌의 시」로써 시인만의 청복을 누리는 시기다. 서대문구 창천동 그의 집에 가보면 마당과 거실과 서재와 베란다는 「뇌뢰낙락하고 고하고 괴하면서 관용자수 한 명석」들이 일사불란하게 도열해 있고 그의 돌에 대한 사랑은 3천여편 이르는 시작 외에도 서화나 수필에 넘치도록 표현되어 있다. 「작은 한개의 돌이 갖는 형태미와 색채미는 어떤 조각품에도 견줄 수 없는 묘막한 조형미가 갖춰져 있다.난이 정의 극치라면 수석은 의 극치,난이 부드러우면서 의연하다면 수석은 웅혼섬세하고 표일 불기이면서 차라리 성자롭다」등,그리고 「시를 쓸 때의 사무사의 맑은 마음,맑은 눈만이 석격이 심웅하고 석품이 우귀」한 것을 찾을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혜산의 취미는 다양하다.시를 쓰는 것과 동시에 30년남짓 등산을 하고 난을 키웠으나 그는 이를 굳이 「취미」라고 하지 않는다.붓글씨와 서화에 능하여 앞을 향해 질주하는 듯 한 아름다운 필체는 「혜산체」로 일가를 이루고 있으나 서도를 감히 취미라고 하지 않는다.「어떤 것은 너무 높은 경지라그렇고,어떤 것은 나 자신이 족히 미치지 못해 모자라는 것을 취미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시를 좋아하면서 산을 좋아했는지 산을 좋아하다가 시를 좋아했는지는 모르나 산은 심약한 그를 「의지적 인간」으로 바꾸어놓았고 일목일초에 기울이는 정서적·감각적 운치를 알게 했으며 「한개의 돌에 얽힌 정신적 파동」은 그의 시심을 한층 심화시켰다고 돌아본다. 문단의 교분은 다양하진 않지만 월탄이 생존해 계실 때는 종로구 충신동 월탄댁에 가끔 모여 「문주반생기」의 무애 양주동,「명정사십년」의 수주 변영로,공초 오상순,연포 이하윤등 문단의 주호들과 맥주 두잔의 술실력으로 「도도한 무애의 웅변,월탄의 호통,공초의 무언,수주의 독설속에서 시를 주고받고 휘호를 치면서 철저하게 밤을 새운 이야기」는 문단사의 향기로운 추억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는 지금도 새벽에 일어나 수석에 물을 뿌리고 돌보면서 가슴속에 들끓는 정열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그럼에도 자신을 「시인으로 자처하거나 그렇게 의식해 본 일이 없다」고 끝내 도도하다.다만 「시는 한낱 감상이 아닌 인간이 신의 손길에 의해 생명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덕윤과 경외의 념」이라는 한 평자의 말에 공감할 뿐이다.언제나 쓸 것이 밀려 있고 생각에 쫓겨 「한없이 즐겁고 한없이 탄력을 느끼면서 고양된 감정,맑은 생각,투지와 저항,여유와 절박감이 뒤섞인 속에서」 그는 총체적으로는 어떤 즐거움과 보람같은 것을 느껴왔다고 수필집 「돌과 사랑」에서 밝히고 있다. 연세대 교수 정년퇴직후엔 일주일에 두번 추계예술대 강의,그외엔 2박3일정도로 수석채집을 위한 여행길에 오르고 수석을 알고자 하는 사람을 만나면 수석의 아름다움을 설명하는 데 지루해 하지 않는다.가족은 동화작가인 이희성 여사와의 사이에 아들만 4형제. 『시인은 자신의 감정과 의지를 기꺼워하고 다른 사람들보다도 내부의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한 워즈워스의 말은 그를 두고 적절하다.혜산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성 속에는 시가 있고 시를 상실한 사람은 인간의 순수성을 상실한 사람이며 시는 본질적으로 진실이며 선이며 아름다움이며 신의말씀」이라는 그의 시론을 시로써 실천해냈고 마지막 붓끝까지도 신과 자연과 인간의 결속을 불후의 명시로 성취할 이 시대 진정한 시인이기 때문이다. ◎연보 ▲19 16년 경기도 안성출신,호 혜산 ▲39년 「향현」「묘지송」등이 정지용에 의해 「문장」에 추천 ▲46년 첫시집 조지훈·박목월등과 「청록집」(을유문화사)출간 ▲48년 한국청년문학협회 시부위원장,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 중앙위원 ▲49년 제2시집 「해」(청만사)출간,한국문학가협회 중앙위원 ▲51∼81년 연세대 교수 ▲65년 우석대 조교수 ▲70년 이화여대 부교수 ▲81년 단국대 초빙교수 ▲86∼현재 추계예대 전임대우교수 시집 「오도(오도)」(54년)「박두진 시선」(56년),수필집 「시인의 고향」(58년),시론집 「시와 사랑」(60년),시집 「거미와 성좌(성좌)」(61년)「인간밀림(인간밀림)」(63년)「하얀날개」(67년)「청록집·기타」「청록집 이후」(68년),시론집 「한국현대시론」,수상집 「생각하는 갈대」(70년),영역시선집 에드워드 W 포이트라스역 「Sea of Tomorrow」(71년),수상집 「언덕에 이는 바람」,시집 「고산식물」「사도행전」「수석열전」,시론집 「현대시의 이해와 체험」,한국현대시문학대계 「박두진」(73년),시집 「속·수석열전」(76년)「야생대」(77년),시선집 「예레미야의 노래」,시집 「포옹무한」「하늘까지 닿는 소리」「박두진 전집」(범조사 81년)「나 여기에 있나이다,주여」(82년)「청록시집」(83년),수상집 「돌과의 사랑」「그래도 해는 뜬다」,시선집 「일어서는 바다」(86년) 「불사조의 노래」(87년),시집 「빙벽을 깬다」(90년),산문전집 「햇살,햇볕,햇빛」(91년)「박두진 전집」(신원문화사 95년) 아세아자유문학상(56년) 서울시문화상(63년) 3·1문화상 예술상(70년) 대한민국예술원상(76년) 인촌(인촌)상(88년) 지용문학상(89년)
  • 비판받는 지역등권주의(사설)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온 김대중씨의 「지역등권주의」론은 명분이 무엇이든간에 지역할거주의를 옹호하고 지역감정을 유도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지역패권주의의 해소라는 명분을 내걸고 지역간 대립과 갈등을 초래한 반시대적인 지역할거주의를 합리화하고 미화하는 이 주장을 우리는 반대하며 철회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지방분권과 지역할거주의를 합성한 기이한 김씨의 지역등권론은 지역패권주의의 청산은 고사하고 지자제의 지방분권마저 왜곡시킬 지역할거론의 재포장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지금까지 특정인의 지역정당이 특정지역의 국회의석과 대통령 선거득표의 90%를 독점하거나 다른지역 정당의 의석전멸을 가져온 지역할거주의가 어떻게 김씨가 말하는 지역패권주의를 해소할 수 있는지 이 할수가 없다.그의 주장은 경험상 지방선거에서 지역당이 지방행정권과 지방의회등 자치권까지 독점함으로써 봉건영주식의 지방분할로 이어질 우려가 큰 것이다. 김씨가 말하는 지역패권주의는 특정인,즉 양김씨 중심의 사당적인 지역당의 지역할거주의를 청산하고 전국당화에 의해 정당이 일차적인 통합기능을 정상적으로 해줄때 해소될 수 있다.거기에 정치지도자의 세대교체와 민주적 국정의 정착이 이루어짐으로써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그것은 김씨 자신이 과거 평민당과 작은 민주당을 1대1로 통합한 탈지역당화 노력이 말해주고 있다.대통령 선거후 김씨의 정계은퇴가 전국민적인 환영을 받은 배경 역시 그러한 청산 가능성에대한 기대때문이었다.그의 지역할거주의의 조장은 정치의 초점을 정책과 이념이 아닌 지역성으로 바꾸는 변화와 개혁의 역행일 뿐이다. 따라서 지역등권주의는 은퇴한 정치원로로서 영향력유지와 대권구도등 김씨의 정치이익에는 기여할지 몰라도 정치발전의 정상적인 수단이 되기는 어렵다.망국적인 지역감정에 기댈 것이 아니라 세대교체와 지역주의 청산을 위한 큰 지도자로서의 살신성인의 자세가 아쉽다.
  • “「님비」­「핌비」현상 탈피 급선무”(지방자치 총점검:15·끝)

    ◎중앙의 단체장 통제기능 재설정 바람직/공천문제점 보완… 지방의 「탈정치」긴요/행정계층·구역 「6·27」이후 재검토해야/중앙권한 대폭 조기 이양… 지방선 인기주의 행정 지양해야 □전문가 대담 정문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최창호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자치시대가 한달 뒤면 활짝 열린다.국민들도 지방화시대 개막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그러나 기대만큼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제도는 과연 잘 정비되어 있는가.현재 드러나고 있는 정치권의 과열과 공천과정을 둘러싼 잡음 등은 지방화시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28일 지방행정 전문가인 건국대 행정학과 최창호 교수와 총무처차관·부산시장을 지낸 정문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의 대담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짚어본다. ▲정 문화원장=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마지막 관문입니다.그러면 우리가 왜 지금 이때에 지방자치를 하려는가 하는 점을 먼저 생각해 보게 됩니다.또 지방자치시대가 바르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어떤 대비를 해야하고 문제점이 무엇인지도 짚어보아야 할 것입니다.세계화 추세속에서 지방자치는 바로 세계화전략에 포함됩니다.오늘날 세계 각국은 세계화와 아울러 지방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세계화의 추진주체로서 중앙정부 못지 않게 지방자치단체도 앞장서고 있습니다.세계적으로는 지역차원의 경제·문화 등 국제협력 노력이 펼쳐지고 있지요.지방자치제는 바로 지방단체나 지방기업 및 지역주민의 잠재력 개발과 활력 고취를 통해 결과적으로 지방의 경쟁력을 강화,세계화로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창호 교수=해방 이후 지금까지 50년간 국민들은 정치안정을 위해 국정의 참여 제한을 감수했으며 경제안정을 위해 지역간 불균형도 참아왔습니다.이제는 국민의 참여욕구와 격차의식이 폭발수준에 이르러 지방화·분권화시대가 필요한 단계입니다.또 세계화시대에는 국제시장에서 직접 경쟁해야 하는 만큼 지자제의 당위성은 그만큼 커졌다고 볼수 있지요.또 이제 시작인 만큼 모든 문제에 대비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고 볼수 있지요. ○개성있는 행정 돼야 ▲정 원장=지방자치의 질은 자치단체의 행정경영능력에 크게 좌우될 것입니다.획일행정에서 벗어나 경영마인드를 도입한 개성있는 행정이 요구됩니다.이를테면 지역특성에 맞는 사업을 개발하고 주민들의 창의를 반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요.그래서 자치단체장의 역량과 주민들의 적절한 선택이 무엇보다 요구됩니다.중앙정치의 영향에 민감하고 표를 의식한 인기행정을 펼 소지가 있는 단체장은 주민들이 선택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결국 모든 불편과 불이익은 주민들에게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최 교수=지방자치의 성패는 기본적으로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에게 달려 있다기 보다는 주민의 관심과 참여가 그 관건입니다.다음으로 지방공무원들이 과거와 같은 관료주의적이고 비밀주의적인 행정체질에서 벗어나 지역주민을 받드는 공복으로 자세를 전환하는 일이 필수적이지요. ▲정 원장=걱정되는 점이 있습니다.하나는 단체장이 너무 의욕적인 사업들을 벌여 파산상태까지 가버리는 상황이 나올수도 있다는 것이지요.미국과 일본에서는 자치단체장의 과욕 또는 무능으로 실패한 사례가 여럿 있습니다.결국 주민들만 고생하게 됩니다.또 하나는 지역이기주의가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우려가 있습니다.쓰레기 환경문제 등은 욕을 먹더라도 해결하겠다는 단체장의 철학이 요구됩니다.지방자치가 되면 지역사업에 주민이 참여하게 되고 이것은 시간과 돈이 엄청나게 늘어납니다.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면도 있습니다.이런 부분은 주민들이 참아주어야 하고 또 단체장들이 정치적인 고려를 떠나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최 교수=민선단체장의 출현은 기본적으로 바람직한 많은 변화를 낳을 것입니다.그러나 몇가지 부정적인 측면이 우려됩니다.우선 지역이기주의가 팽배할 것이라는 점입니다.지역이기주의에는 쓰레기처리장등 혐오시설을 우리지역에 둬서는 안된다는 이른바 「님비」현상과 지방도시간 도청유치경쟁 등에서 보듯이 필요한 시설을 자기지역에 두려는 「핌비」현상이 모두 포함됩니다.다음으로는 표를 의식한 민선단체장들의 인기위주의 행정이 만연될 우려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 원장=자치단체장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와 관련된선거문제,지방 토호들과의 문제에 대해서는 공정하게 잘 처리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특히 공천을 준 중앙정치와의 관계 때문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면 그만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지요.결국 이 문제들은 주민들에게 달려있습니다.선거제도는 주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전제로 하는 것이니까요. ▲최 교수=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간에 갈등이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는 문제도 지방자치의 건전한 정착에 결정적 요소입니다.정당공천으로 야당 소속 시장이나 도지사가 출현했을 때 이 문제는 더욱 중요해 집니다.현행법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일처리 과정에서 위법행위를 했을 때와 중앙정부의 위임업무를 처리하지 않을 때는 일정한 직무상 통제가 가능합니다.예컨대 시정명령을 내린다거나 직무이행명령을 듣지 않을때 대집행을 하는 등 보완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하지만 단체장의 임기동안에는 아무런 신분상의 통제를 할 수 없다는 점은 다시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현행법에는 지방의회의 불신임권도,주민의 단체장 소환권과 감독기관의 징계권도 전혀 없는 실정입니다.이런 맥락에서 앞으로 중앙정부의 감독범위 재설정 등 개선할 여지가 많습니다. ▲정 원장=제도가 갖춰지고 지방자치가 시작되었으면 좋았을텐데 과거 제도의 악용에 대한 경험 때문에 간과된 부분도 있습니다.중앙정치권과의 관계가 그것입니다.만약 어느 정당의 공천으로 당선된 단체장이 중앙과 늘 다투기만 하면 행정이 될 리가 없고 주민들이 어렵게 됩니다.잘못하면 중앙정치의 시녀가 될 우려도 있지요.후보들이 현재는 잘하겠다고 하지만 당선되고 나면 중앙의 눈치를 보게되는 경우도 생길 것입니다.지방이 중앙정치화될 우려도 있습니다.적절한 사람이 공천을 받아야 되는데 현실적으로 안그런 경우도 있습니다.선거에서 될 사람이 되거나,되어도 안되어도 그만인 사람이 되는 것까지는 좋으나 안되어야 할 사람이 되어서는 큰일납니다.따라서 앞으로 공천의 적절성 문제가 반드시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 교수=그렇습니다.앞으로 정당공천의 문제점은 계속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일본의 경우 정당공천의 의미가 상당히 엷어졌습니다.무소속이나 합동공천으로 당선되는 사례가 많이 늘어난 점은 지방자치의 탈정치와 무관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정 원장=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와 중앙정치권과의 관계를 잘 설정해야 하지만 다른 지방자치단체와의 관계설정도 중요합니다.현실적으로 소속 정당이 다른 단체장들의 조화 및 협력여부는 미지수입니다.이 점에서 탈정치의 문제는 심각한 숙제일 수도 있습니다. ▲최 교수=A당에서 공천탈락한 인물이 B당이나 C당으로 옮겨 선거에 나가는 기회주의적인 태도가 우리 정치문화를 크게 얼룩지게 하고 있습니다.현행법에는 공천의 방법에 대해 막연히 민주적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만 정해져 있지요.독일의 경우 정당공천으로 지자체 선거에 나가려면 반드시 해당 지구당내에서 공천을 얻도록 되어있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 원장=지방자치는 시행하기 전보다 시행이후가 나아져야 한다는 것이 대명제입니다.그러자면 지방화·자립화·다원화·고유화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합니다.이를 위해 정치권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와 국민들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됩니다.누가 당선되든 간에 상충되지 않는 조화 협조관계가 절실하지요.결국 공천제도의 문제점,당선된 사람이 중앙정치의 눈치를 덜보고 지역이익과 국가차원의 고려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검토되어야 합니다. ○도덕성 우선 고려를 ▲최 교수=유권자들이 단체장감을 고를 때 정치·행정·경영 능력을 중요시해야 하지만 이보다 더 고려해야 할 요소는 자치단체장의 양식과 도덕일 것입니다.지방자치를 자동차로 목적지에 도달하는데 비유하자면 제도는 자동차의 성능에 견줄 수 있습니다.물론 제도보다는 운전기술에 해당하는 운영방식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때문에 훌륭한 단체장과 지방의원,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그리고 중앙정치권의 지방자치에 대한 자세변화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건전한 지방자치의 정착을 기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그런 측면에서 이에 역행하는 운영상의 불합리한 점에 대해 언론의 지속적인 고발 등도 긴요합니다. ▲정 원장=지방자치가 제대로 잘 되어 가려면 행정구역·지방자치단체의 권한·지방재정·인적자원문제 등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합니다.지금 잘돼 있는 부분도 있지만 아직 보완 검토해야 할 부분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 교수=21세기에는 분산을 통한 지방화시대가 예견됩니다.때문에 인물과 재력의 분산 등 여기에 대비하는 제도의 정비가 요청됩니다.나아가 과거 도농분리시대에서 앞으로는 지역별로 도시화되는 도농통합시대로 변모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시·군통합 등 구역개편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 원장=지금은 선거가 시작돼 이 문제가 뒤로 미루어졌지만 지방자치 계층의 문제가 선거후에 다시 거론될 것입니다.지방자치 계층은 광역과 기초 2단계인데 현재 행정계층은 3단계로 돼 있습니다.현 제도가 이상적이냐는 다른 문제라 하더라도 지방자치가 확고히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 교수=지방자치계층은 국민과 직접 접촉해 일상생활에 관한 업무를 다루는 기초자치계층과 그 위의 광역자치계층등 2계층으로 나누는 것이 보편적입니다.우리의 경우 일본 등 다른 나라와 달리 기초자치계층인 시·군 밑에 행정보조계층인 읍·면·동에서 국민과의 일상적인 접촉을 맡고 있습니다.그러나 컴퓨터시대를 맞아 읍·면·동은 궁극적으로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치구존폐 신중히 ▲정 원장=저도 광역시장을 지냈지만 자치구의 문제도 한번 짚어보아야 할 것입니다.도시경영을 하다보면 자치구의 독립이란 사실상 어렵습니다.한 도시안의 구는 같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자치구의 독립문제나 권한문제도 지방자치시대의 시작과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최 교수=자치구의 존폐문제에 관해서는 양론이 있으나 저는 존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서울시를 예로 들면 5조원이나 되는 방대한 예산을 하나의 자치단체가 집행하는 것은 과중한 부담입니다.특히 앞으로 동이 폐지되면 구가 있어야 주민의 일상생활의 편의를 원할히 해줄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 개도국 현대미술 한 자리에/인니자카르타 「비동맹국 현대미술전」

    ◎43개국서 그림·조각 등 400여점 출품/선진국의 “모방예술”비난시각 불식 기대 서구의 미술비평가들은 개발도상국의 현대미술가들을 무책임한 모방자 정도로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이같은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전시회가 4월28일부터 자카르타에서 열리고 있다. 비동맹국 핵심인 인도네시아가 주최한 「비동맹국 현대미술전」에는 43개국에서 그림·조각 등 4백여점이 출품돼 6월까지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 기간중 선진국과 개도국의 미술에 관한 열띤 토론의 장이 될 세미나도 예정돼 있다.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미술이 다른 기준에 의해 평가돼야 하는지,선진국 미술 역사는 직선적 형태로 발전해 왔지만 개도국의 미술 역사는 제멋대로 춤췄다는 주장이 맞는 얘기인지 등이 논의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와 민간미술관장들이 공동주관한 이번 행사에 주최국인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화가들도 수십명이 대거 참여한다.이들은 지역주민 무마와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되는 도서지방의 전통미술만 선호했던 정부가현대미술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매우 긍정적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문화정책이 억압적이라며 반정부적인 색채를 띠어온 미술가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참여하는 이유는 그래도 자신들을 표현할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작년 6월 3개 시사주간지에 대한 정간조치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진압에 나선 군부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한쪽 다리가 부러진 셈사르 시아한씨는 한쪽 다리를 오렌지 색깔로 칠한 해골 그림을 출품했다. 그러나 정부가 한편으로는 예술에 대한 검열을 계속하면서도 국제사회에서의 권위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이용하려 한다는 비난도 없지 않다.이번 전시회에 검열이 없다는 주최측의 공식발표에도 불구하고 하르소노씨는 『전시회가 끝나면 우리가 자유롭다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민주적인 것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정부를 합리화시켜줄 뿐』이라며 이번 행사 참가 초청을 거부했다.동자바의 수라바야 경찰은 살해된 노동운동가 마르시나를 기념하는 미술전시회를 폐쇄시킨 바 있다. 인도네시아 미술가들에게는 미술과 정치의 상관관계가 추상적이라기보다는 초현실적인 것 같다.다른 비동맹국에서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는 미술가들도 그같은 감정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 일 멀티미디어 국제포럼/크레송 전불총리 강연

    ◎정보화사회는 학교에서 시작된다/교육·훈련으로 신기술 응용의 「문」 열어야 일본 도쿄에서는 25일부터 이틀 동안 고도정보사회간담회·NHK방송·요미우리신문 공동주최로 「멀티미디어국제포럼­21세기의 멀티미디어사회를 향해서:아시아와 세계」가 열렸다.다음은 에디트 크레송 전프랑스총리의 「정보화사회에 있어서 교육과 직업훈련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강연 요약이다. 정보화는 이제 전지구적인 주제가 되고 있다.세계 각 지역은 스스로의 방식으로 정보화에 대처하고 있다.미국은 전국 정보인프라스트럭처(NII:National Information Infrastructure)의 구축 등 인프라스트럭처를 중시하고 있다.유럽은 정보화의 내용과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에 무엇이 담길 것인가,즉 내용을 중시하고 있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정보기술과 멀티미디어의 막강한 힘으로 카드는 다시 돌려지게 된다(국제사회의 재편성등). 정보화에 따라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에 변화가 일어난다.예를 들면 싱가포르는 정보와 커뮤니케이션기술에 경제의 중점을 둠으로써 경쟁력에서선두그룹을 유지하고 있다.또 정보화 사회에서는 보다 덜 발전된 국가들에게 선진국을 따라 잡을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태국은 그들의 자금을 휴대전화에 집중 투입함으로써 재래식 전화망에 투입될 비용을 건너뛰었다.태국은 지금 미국에 비해 1인당 휴대전화 보급률이 2배에 달한다. 이제 사회는 지식과 정보에 기초한 문명으로 향하고 있다.이러한 사회의 「카드」는 기술과 창조성,혁신적인 재화와 용역에 대한 열린 마음,이런 것들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등이다. 정보화 사회는 「소외」와 소외에 대한 치유의 양날을 가진 칼이다.우리 사회는 전대미문의 속도와 강도로 변화하고 있다.국가간에 격차도 있고 아이덴티티에 대한 위협도 존재한다.따라서 어떤 사회는 정보화 사회를 단지 한가지 타입의 문화와 언어를 강요한다는 이유로 거부할지도 모른다.따라서 정보화의 내용이 중요하다.여기서 교육과 훈련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교육과 훈련만이 정보화 사회로의 문을 열어줄 수 있다.교육과 훈련만이 새로운 기술을 응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정보화 사회가 소외를 치유하도록 하려면 세가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첫째 고용이 안정돼야 한다.전세계 평균 실업률이 10%를 넘는 만큼 이 문제는 첫번째 우선순위가 두어져야 한다.사실 멀티미디어는 새로운 서비스와 직업을 창출하는 주요한 원천이다.젊은이들과 바로 위의 장년층은 창출되는 고용에 대한 준비가 갖춰져 있도록 돼야 한다. 둘째 민주주의의 방어이다.정보화 사회가 민주적이려면 모든 사람에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개방돼 있어야 한다.모든 사람에게 정보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식이 구비돼 있어야 한다.또 가격도 적절해야 한다.정보화 사회의 발전을 위한 주요한 조건의 하나는 텔레커뮤니케이션의 이용에 따른 비용의 장벽이 과감하게 낮추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는 새로운 기술과 사용방법등을 배우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장소가 돼야 한다.나는 「정보화 사회는 학교에서 시작된다」고 말하곤 한다.또 재래식 교육을 통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2차적인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모든 사람들에 대해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개인만이 아니라 모든 나라와 지역에도 이익이 된다.지금까지 정보화사회는 특혜받은 나라들만의 클럽이었다.새로운 기술은 민족과 문화,사회간 유대를 든든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셋째로는 아이덴티티가 보존돼야 한다는 것이다. 원칙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정보화 사회는 자본주의의 정글이 돼서는 안된다.열린 텔레커뮤니케이션 시장으로 가는 길을 우리는 잘 지켜봐야 한다.탈규제화는 진정한 자유화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또한 지적 자산과 사생활의 보호도 필요하다. 결론을 말하면 정보화 사회의 실패와 성공 여부는 교육과 훈련에 달려있다.잘 교육받고 훈련된,동기가 부여돼 있고 창조적인 개개인은 다음 천년 세월동안 번영하기를 바라는 국가에게는 가장 좋은 투자이다.이제는 정보와 정보의 통제가 우리의 삶을 결정지을 것이다.
  • 민주/내분 폭발점 “분당” 위기감/「권 부총재 퇴진공방」 안팎

    ◎이총재­“경선파동 배후” 겨눈 최후통첩/동교동­“총재권한대행체제 불사” 반격 민주당의 내분이 폭발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이번에는 그야말로 분당으로 달리는 긴박감마저 느끼게 한다.이기택 총재와 동교동계가 한 살림을 차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이총재는 칩거 이틀만인 26일 칼을 빼들었다.그는 이날 두가지 요구를 당에,아니 동교동계측에 통보했다.첫째는 권노갑 부총재의 당직사퇴이고 둘째는 동교동계의 창구일원화였다. 이총재는 27일까지라는 시한까지 제시했다.이날중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총재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사실상 동교동계에 대한 최후통첩인 것이다. 이총재의 이같은 요구의 밑자락에는 경기지사 경선파동의 핵심이 폭력사태인데 당 진상조사위가 이는 외면하고 반대로 이총재측의 돈봉투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배후에 동교동계의 입김이 서려있다는 강한 불만이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 결국 이총재는 당무포기쪽으로 기운 인상이 짙다.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분신이자 대리인격인 권 부총재의 퇴진은 동교동계가 받아들일리 만무한 일이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동교동계는 즉각 이총재의 이같은 요구에 반발하고 나섰다.권 부총재의 사퇴는 절대 받아들일수 없는 일이며 『이총재가 정 사퇴를 하겠다면 총재권한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맞받아 치고 나왔다. 이총재가 이런 반응을 예상치 못했을리 없다.그럼에도 초강수를 쓴 까닭은 우선 동교동계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때문으로 여겨진다. 겉으로는 이총재를 감싸는 체하면서도 「이총재 목조르기」를 은밀하게 진행시키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지방선거만 끝나면 자신을 「용도폐기」할 것으로 믿고 있다. 단적인 예가 경기지사후보와 관련된 김 이사장의 최근 발언이라는 것이다.김 이사장이 기자들과의 잇단 접촉에서 이종찬고문의 추대가 무산된데 대해 지나칠 정도로 아쉬움을 표시한 것은 『이제 이총재와는 끝이다』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주장이다.특히 이총재는 김이사장이 이날 아침 국민대 행정대학원 강연에서 지역당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한것도 무척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당 탈피를 위해 민주당에 합세한 자신의 취지가 완전 백지화됐다는 낭패감마저 느끼고 있다는 것이 이총재 측근의 전언이다.또 전국적인 정당을 목표로 비호남권의 세확대를 추진하는 자신의 전략을 동교동계가 정면으로 분쇄하는 것은 김이사장의 정계복귀를 가시화해나가겠다는 시그널이 아니냐며 강한 의구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지사후보문제만 해도 동교동계는 이총재 뜻대로 장경우후보를 밀겠다고 되뇌어놓고 이면으로는 진상조사위 활동에 개입,자신에 대한 흠집내기에 열을 올렸다고 판단한다.한마디로 동교동계의 이중플레이라는 것이다. 이총재는 제2,제3의 강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여기에는 폭행피해자인 이규택의원의 권부총재에 대한 고발도 포함되어 있다.결국 이총재는 「마이웨이」를 위한 시나리오를 실행해가고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현재로서는 갈등의 탈출구가 없어 보인다.하지만 결별은 서로에게 너무 많은 것을 잃게 한다는 점에서 벼랑끝에 가서는 미봉책으로나마 봉합을 하게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총재단회의에 보낸 이총재 서한 전문 나는 우리당이 민자당과는 달리 6·27지방선거 후보추천과정이 완전한 자유경선으로 이루어져 우리당내에 당내 민주주의가 정착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그러나 최근 당내에서 만연하고 있는 폭력사태에 대해 당을 책임지고 있는 총재의 입장에서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완전 자유경선으로 이루어진 경기도지사 경선대회가 폭력에 의해 불법적으로 중단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반민주적인 행태이다. 당 진상조사단의 조사활동이 문제의 본질인 폭력사태를 외면하고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규정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현역 국회의원이 폭력배들에 의해 구타당하고 단상에서 끌려 나오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반민주적인 행태이다.더욱이 선거관리위원장에게 폭력이 행사되고 선거관리위원회의 기능이 마비된 것은 민주적 절차의 본질을 마비시킨 것이다.이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이다.폭력으로 대의원들의 의사를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은 청산되어야 할 구시대의 잔재이다.분명히 말해 나는 야당사가 다시는 폭력에 의해 얼룩지지 않게 하기 위해 나의 모든 것을 걸 각오이다. 당의 총재가 이를 못막는다면 어느 누가 이를 막을 수 있겠는가. 경기도지사 경선이 폭력에 의해 중단되고,총재실이 무참히 유린되고,당이 수시로 점거당하고,국회의원이 당직자들에 의해 폭언을 당하고,동원된 전화부대에 의해 총재를 비롯한 당관계자들의 집에 협박전화가 다반사로 행해지고,안산의 김동현위원장은 자녀들이 학교에 가지 못할 정도로 출입이 봉쇄되는 이러한 폭력의 배후에 당내 인사들이 개입해 있다면 어느 누구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일련의 사태속에서도 참으면서 견뎌 왔지만 이제 당내 폭력이 우발사건으로 취급되는 이러한 상태에서는 더이상 인내만 할 수는 없다.당내 실세의 방해에 의해 당이 폭력사태에 대해 더이상 무기력하게 대응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경기도지사 경선대회장의 폭력사태에 배후책임자가 있다는 것은 그 대회를 지켜봤던 모든 당원들이 이를 알고 있다.그들은 자진해서 당직을 사퇴해야 한다. 나는 이제 더이상 이들과 함께 당무를 의논할 의사가 없다. 최근 당내에서 행해진 감금 폭력 점거의 당사자들은 반드시 응분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이러한 조치가 이루어질수 없다면 나는 총재직을 더이상 수행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총재단회의에서 밝히는 나의 공식적인 입장은 두가지이다. ①경기도지사 경선대회의 폭력을 배후에서 조종한 당내인사는 자진해서 당직을 사퇴해야 한다. ②정상적인 당운영을 위해 동교동측의 창구일원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나의 견해가 5월27일까지 수용되기를 기대한다.야당사에 얼룩진 당내폭력의 근절을 위해 나는 나의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 제1야당의 내분(사설)

    민주당의 집안싸움이 갈수록 격화되어 이기택 총재가 사퇴를 시사하며 당무를 거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그런가하면 지방선거공천에 반발하는 당원들이 당사에 몰려가 기물을 부수는 난장판이 빚어지고 있다. 하던 싸움도 멈춰야 할 선거때에 날이 새면 질그릇 깨지는 소리가 나와서는 정치의 세계화는 고사하고 정치불신만 심화시키게 된다.우리는 정당정치의 한 축인 제1야당이 이렇게 불안정해서는 야당의 부재상황으로 이어져 정치의 안정적 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민주당 사태를 걱정하고 그 추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야당의 당파싸움이나 당원들의 집단행동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그러나 지금처럼 노선이나 이념과는 관계없는 계파이해를 위해 그것도 민주적 절차가 아닌 힘겨루기가 벌어지는 수준으로는 민주정치의 운영이 어렵게 된다. 그런 점에서 지난번 경기지사 후보경선장이 『의원들이 깡패에게 폭행을 당하는 공포분위기였으며 중앙당에 대한 폭력사태는 후보문제를 빙자한 일부계파의 조종임에 틀림없다』는 이 총재의 주장은예사롭지 않다.아무리 당내행사라해도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깡패에게 폭행을 당하는 것이 민주당의 현주소』라면 심각한 문제다.자체진상조사단이 보고한 장경우 후보측의 대의원집단투숙 및 향응제공문제와 더불어 이 총재가 제기한 정당내 폭력은 배후와 진상이 밝혀지고 의법처리되어야 한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당운영의 주체가 불분명한 비정상적 구조의 해결일 것이다.총재가 한번도 힘을 써보지 못했다면 그것은 정상적인 지도체제라 하기 어렵다.민주당처럼 공당의 얼굴인 총재가 못하겠다고 당무를 거부하는 정당은 유례가 드물다.총재와 「원로당원」측 사이의 다툼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가건물속의 동거형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야당의 내분과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이다. 문제해결은 당사자들의 몫이라 하더라도 민주시대에 걸맞게 그 절차만큼은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아름다운 모습이어야 할 것이다.
  • 「새로운 문명의 창조」/앨빈 토플러 신저

    ◎“정보화사회선 「미래예측 정치」가 필수다”/과거회귀 집착하는 「제2물결 정치」는 곧 쇠퇴/관료적·획일적 사회구조 깨야 「제3물결」발전 「미래의 충격」「제3의 물결」「권력이동」 등 세계와 인류의 미래를 내다보는 명저서로 이름난 미국 앨빈 토플러박사가 낸 신간 「새로운 문명의 창조」(부제­제3의 물결의 정치)가 미국 내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지난해말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압승을 주도한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이 필독권장 서문을 쓴 이 책은 상당부분이 저자의 기존 저서와 개념을 축약·재강조한 것이나 미국정치의 미래를 논한 7·8장만은 이번에 새로 쓴 대목으로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미래예측의 정치,사전예방의 정치」만이 21세기와 제3의 물결에서 살아남을 것이라는 논지의 이 새 부분을 요약 소개한다. 미국 사회가 직면해있는 문제들의 목록표는 한없이 길다.뼈대가 되어온 제도·기관들이 무능과 부패로 붕괴되면서 죽어가는 산업문명의 도덕적 부패가 사방에 악취를 풍기고 있다. 우리가 대담해지고 상상력을 발휘하지않으면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미디어가 보여주는 미국의 정치는 양대 정당간에 지칠 줄 모르고 되풀이되는 칼싸움식 쟁탈전이다.미국인들은 가면 갈수록 정치에서 소외되고 흥미가 반감돼 미디어와 정치가들 양쪽에 분노하고 있다.그들 대부분에게 정당 정치는 불성실하고 부패한 고비용의 그림자놀이로 비춰진다.누가 이기든 상관이 있느냐는 분위기가 만연하고 있다. 지난 80년 나는 「제3의 물결」에서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발전은 산업혁명적 제2물결에 충실한 한쪽과 제3물결을 따르려는 다른 한쪽 등 2대 정치 캠프의 출현』이라고 썼다.제2물결 파는 산업대중 사회의 핵심적 제도­핵가족,대중교육제,거대기업,대형 노동조합,중앙통제 국민국가,의사 대의정부­의 유지에 진력한다.반면 정보·지식혁명적 제3물결 파는 기존 산업문명의 틀로는 더 이상 에너지,전쟁,빈곤,환경저질화,가족관계 붕괴 등 현재 당면해있는 가장 시급한 문제들의 해결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제2물결파가 제3물결파를 압도한 가운데 미국정치는 움직이고 있다.중앙집중적 관료제도는 제2물결 사회의 본질적 형태다.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료적 구조를 깨고 제3물결형 경영방식을 고안하고 있지만 정부기구들은 제2물결형 공무원 단체의 저지로 개혁이나 구조개편 바람을 피해왔다.권력 엘리트 뿐 아니라 수백만의 중산층및 빈곤층도 제3물결을 따라가지 못하고 더 낮은 계층으로 전락하리라는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물결로의 이행에 저항하고 있다. 미래를 직시하는 정당은 다가올 문제들을 경고하고 사전방지를 위한 변화를 제시해야 한다.자유시장 체제와 민주주의가 앞으로 다가올 거대하고 광포한 물결간의 이행기에서 살아남으려면 미래예측의 정치,사전예방의 정치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정당들에 다음 선거를 뛰어넘는 장래를 생각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미국의 양당은 현재 각자의 선거구민들에게 과거에 대한 향수병을 불어넣기에 분주하다.민주당은 의료보험 개혁실패에서 드러나듯 관료적이며 중앙우선적인,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데 이는 제2물결의 효율성 집착 태도를 반증한다.민주당은 산업,노조,공무원 사회에 포진해있는 제2물결적 지지자들에게 너무 큰 신세를 져 21세기와 얼굴을 마주하고도 마비된 듯 별 신통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한다.공화당중 종교를 특히 중시하는 부류는 「전통적」 진리로의 회귀를 추구하면서 자유주의자와 인문주의자 그리고 민주당원들이 「도덕 붕괴」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2물결의 세력이 오늘은 강력하게 보이지만 이 물결의 미래는 쇠퇴의 길로 향한다. 오늘날 세상은 또다시 변화하고 있다.미국에서 지식과 관련된 직업 종사자 가 다수를 점하고 있으며 가장 빨리 성장하고 가장 중요한 산업은 정보집약적 부문이다.제3물결 산업분야는 상승세의 컴퓨터,전자,생물공학 창설기업에 한정되지 않는다.제조업 가운데 정보가 주요한 추진력을 발휘하는 선진분야는 물론 데이터축적의 서비스업­금융,소프트웨어,연예·오락,미디어산업,통신,의료서비스,자문업,훈련및 교육­이 포함된다. 간단히 말해 근육을 움직이는 분야가 아닌 정신노동의 모든 산업부문을 포괄한다.이 부문의 종사자들이 곧 미국 정치의 최대 선거권자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산업시대의 얼굴없는 「대중」과는 달리 제3 물결의 선거권자들은 아주 다양화되어 있다.탈 대중화된 것이다.남과의 차별성을 중시하는 개인들로 구성되어 있다.바로 이런 상호 이질성으로 이들은 정치 의식이 취약하다.과거의 대중보다 결집이 훨씬 어렵다. 그러므로 제3물결의 선거권자들은 고유의 싱크탱크와 정치 이념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앞으로 출현하게될 이 광범위한 새로운 유권자층이 합의를 이룰 몇몇 주요 이슈가 있다.그 첫째는 산업 귀족과 과거의 관료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생겨난 제2물결의 각종 법령,규정,세금 등으로부터의 해방이다.이것들은 제2물결의 산업이 미국경제의 핵심적 추진력이었을 때는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제3의 물결의 발달에 걸림돌이다. 미국에서 제3물결의 세력은 아직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그들에게 발언권을 주는 정당이 미국의 미래를 지배할 것이다. 제3의 물결은 미국을 좀 더 살기 좋고 보다 문명화되고 한층 품위있으며 민주적인 미래로 이끌어 갈 것이 틀림없지만 그러기 위해선 경제·정치·사회의 제반 정책에서 제2 물결의 부질없는 수명연장을 위한 것과 제3물결로의 원활한 이행을 위한 것 사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다음 다섯가지 요소를 유념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제2물결적 제도·기관 대부분은 산업사회의 핵심적 상징인 「공장」을 모델로 했다.공장은 규격화,중앙화,최대화,집중화및 관료화 원칙의 구체적 표현이다.예를 들어 미국의 학교는 지금도 공장처럼 운영되고 있고 의료·복지·연방기관 등에 관한 법률도 그러하다.미국은 공장 이후의 탈 관료적인 새 모델이 필요하다. 둘째,제2물결의 공장은 어셈블리 라인에 속을 뻔히 알 수 있고 교체가 가능하며 이유를 따지지 않는 노동자들을 채용한다.반면 제3물결은 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근로자를 요구한다.생각하고 질문하고 혁신하고 모험도 할줄 아는 새 타입으로 개성을 중시한다. 셋째,제3물결의 다양성과 복잡성은 중앙집중화된 조직들을 한물가게 만든다.결정권한이 상부 한곳에 모아진 제2물결과는 반대로 새 물결의 조직들은 가능한한 결정권을 아래와 주변으로 끌어내린다.달걀을 한 바구니에 모두 담지 않고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는 것이다. 넷째,제2물결의 조직은 시간과 비례해 기능이 추가돼 몸이 불어나게 마련이지만 새 물결은 기능의 하부이양을 덕목으로 한다.산업사회는 수직적 통합에의 욕망을 버리지 못한 반면 정보사회는 일거리를 가장 유능한 단체나 개인에게 계약처리함에 따라 본부나 중앙은 깃털처럼 가벼워진다. 다섯째,가족이 수행하던 숱한 기능들이 산업혁명과 함께 공장,사무실,병원,학교,극장,양로원 등에 뺏기면서 가족제도는 몰락했고 이같은 기능의 철저한 외부화로 제2물결은 핵가족을 양산했다.이에 대해 제3의 물결은 가족과 가정의 기능·권위를 복귀시킨다. 미국은 미래가 제일 먼저 현실화되는 곳이다.낡은 제도와의 충돌 때문에 우리가 고통받고 있다면 이는 새로운 문명을 개척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불확실성이 가득찬 21세기를 향한 여행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갖춰야할 생존 필수품은 유머와균형감각에 바탕한 다양성의 존중,실패와 모호성을 받아들이는 관용 등의 덕목이다.
  • 「5·18」광주는 경건/민주항쟁 15돌 맞는 「빛고을」표정

    ◎대통령조화속 현직시장 추모사/광주시청·전남도청에 조기 게양 【광주=최치봉 기자】 5·18 광주 민주화운동 15주기를 맞은 18일 광주에서는 망월동 묘역의 희생자 추모식과 금남로의 기념식 등 각종 추모 및 기념행사가 경건한 분위기에서 열렸다. 상오 10시 광주 망월동 묘역에서는 강운태 광주시장을 비롯,조규하 전남지사,김근태 민주당 부총재,조비오 5·18 행사위원장 등 각계 인사와 유족,시민 등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이 2시간여 동안 열렸다. 추모식은 대회사 및 추모사,5월 시민상 시상,결의문 채택,헌화,분향의 순으로 계속됐다.김영삼 대통령과 김용태 내무장관 등 각계 인사 10여명은 조화를 보내 추모의 뜻을 표했다. 조비오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5·18 책임자들의 반인륜적이고 반민주적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진상규명이 꼭 이뤄져야 역사가 바로 설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한 기소촉구 운동을 꾸준히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5월 시민상은 5월 정신의 계승에 힘써온 안성례 광주시 의회 의원과 고 김남주시인이 공동 수상했다. 5·18 15주년 기념식 및 5월정신 계승 및 광주학살 책임자 기소촉구 국민대회는 하오 3시부터 전남도청앞 광장과 금남로에서 시민·학생·재야인사 등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잇따라 열렸다. 대회를 마친 일부 참석자들은 도청∼한미쇼핑 4거리∼광주역에 이르는 4㎞ 구간에서 「5월 책임자 기소촉구」를 요구하며 평화로이 행진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날 시기와 도기를 조기로 게양,영령들의 넋을 위로했다.이는 지난 93년 5·18 행사때 시민들의 요구에 의해 조기를 게양한 이후 자발적으로 게양하기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 민자/당조직 선거체제로 전환/지방선거 대책기구 발족 언저리

    ◎이 대표 등 중진급 전면서 지휘/당내 실세의원 권역별로 지원 민자당이 18일 지방선거 중앙대책기구를 발족시켜 당체제를 전면적인 선거체제로 전환했다. 대책위는 위원장인 이춘구 대표와 본부장인 김덕룡 사무총장,종합상황실장인 최재욱 기조·김운환 조직위원장을 주요 계선으로 하고 있다.종합상황실은 다시 상황 조직 유세 홍보 직능 여성 정책 공명선거등 8개 분과로 나눠 단장에는 중간당직자들을 포진시키기로 했다.공명선거단장에는 강신옥의원을 임명했다. 이와 함께 대책위원장 주재로 고위당직자들과 상황실장이 참여해 수시로 개최되는 고위선거대책위원회,본부장 주재로 매일 열리는 선거대책기획위원회및 매주 월요일에 소집되는 실무조정위원회등이 각급 당직자회의를 사실상 대체한다. 시·도지부별 선거대책위원회도 다음주말까지는 발족식을 모두 마칠 계획이다.시·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부위원장이 맡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그 아래의 선거대책본부장은 지역적 신망과 경륜을 갖춘 비중있는 외부인사를,상황실장은 시·도사무처장을 임명하기로 했다. 그러나 김덕룡 사무총장은 『구체적 구성은 시·도지부위원장과 당사자인 후보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라고 융통성을 부여했다.외부인사를 본부장으로 영입하기 어려우면 당내 중진급 인사 가운데 발탁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서울은 이세기 시지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후보경선에서 선전한 이명박 의원을 총괄기획본부장으로 하는 9인 본부장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다만 경북은 도지부위원장인 김윤환정무1장관이 「국무위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지부장직은 유지토록 하되 선거대책위원장은 4선의 박정수의원을 기용하기로 했다. 한편 조직편제에 상관 없이 당내 실세급 중진들을 권역별로 포진시키기로 이미 방침을 정해 둔 상태다. 서울은 김 사무총장이 직접 나서 정원식 후보의 「안정과 경륜」 이미지에 「개혁론」과 「중앙­서울 호흡론」을 보태고 이한동 국회부의장은 민주계후보들이 나선 경기·인천에서 「중부권역할론」으로 지원사격을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충북과 대전을 맡아 자민련의 「충청 세몰이」를 차단하고 최형우 의원은 부산·경남지역을 챙기도록 한다는 것이다.김정무1장관도 대중연설은 하지 않되 대구·경북에서 「신 역할론」으로 지역민심을 추스려 힘을 보태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지구당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는 유권자 접촉 활동이 광역단체장 선거를 제치고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 선거운동에만 치우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전국구의원,중앙상무위원,그리고 중앙당 사무처요원 가운데 1백50여명을 연고지 시·도지부와 지구당에 전진 배치,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오는 14일쯤 지급될 국고보조금 2백38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후원금 등이 취약하거나 혼전지역에 집중지원한다는 방침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구 대표 취임1백일 회견/“민자 「차세대 정책정당」 틀 잡혔다”/“일부 공천잡음은 「민주적 경선」 부산물/국고보조금 범위서 지방선거 치를것” 민자당의 이춘구 대표는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취임 1백일을 맞은 소회와 정국운영 등에 관한 구상을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시·도지사 후보 일부를 경선했는데 내년 총선에서 이를 적용할 계획은. ▲여건을 감안,신중히 고려하겠다. ­취임 1백일을 평가한다면. ▲민주·정책·차세대 정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당 운영체계를 새롭게 정착시키는 계기는 마련됐다고 본다.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정책발표가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이제 실질적인 정책정당으로 체제가 잡히게 된 징조다. ­지방선거를 현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보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극소수의 생각이다.30년만에 처음 실시되는 선거라는 점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한다. ­여야 및 민간공동의 공명선거대책기구 구성을 제의한 배경은. ▲모두가 사심을 버리고 공명선거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일념에서다. ­민자당이 선거에 패배하면 정계개편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패배를 전제로 한 정계개편 운운은 이치에 부합되지 않는다.음해 세력들의 얘기가 아닌가 한다. ­공천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민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반증이다.부작용이 있지만 총체적으로는 선거에 도움이 된다. ­「5·18」 15주기를 맞아 5공 6공에 참여한 인사로서 평가를 내린다면. ▲지난 89년 국회 청문회에서 충분히 논의했다.검찰도 해결노력을 하고 있으니 부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선거자금 조달 대책은. ▲국고보조금이 있으니 그 범위안에서 원만히 치를 것이다. ­민주당이 소집해 놓고 있는 임시국회에 참여할 의사는. ▲지나치게 정략적이어서 불응했다.선거 뒤에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국회가 있기를 바란다.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정계복귀 문제와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파문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정계은퇴를 공언했으니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그러나 최근 (민주당)공천에 관여하고,영향력을 직접 행사하고,선거지원 유세로 여겨질 만큼 민감한 지역에서 순회강연을 하고 있다.경기도 경선파문은 부끄러운 사고다. ­김 대통령이 최근 당무를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는데. ▲선거를 앞두고 총재가 관심을 갖고 당을 도와주겠다는 의미로 해석한다.대표로서의 권한은 충분히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 IPI의 대북언론자유 촉구(사설)

    국제언론인협회(IPI)가 북한의 개방과 언론자유를 촉구하는 대북결의문을 채택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16일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결의문의 내용을 보면 ▲모든 언론인의 자유로운 출입국과 여행을 보장할 것 ▲민주적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사소통의 자유를 허용할 것 ▲이산가족의 편지왕래를 허용할 것 등이다.IPI가 북한의 언론과 인권에 관심을 갖고 개선을 촉구한 것은 당연하지만 이 결의문은 북한당국에 대한 세계여론의 첫경고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북한에 언론자유와 인권이 있는가 없는가를 따지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언론」과 「인권」이라는 개념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론자유는 물론 주민일반의 인권도 처참한 상태지만 북한전역에는 12개의 「정치범」수용소가 있고 이들 수용소에는 북한공산독재체제가 용납하지 않는 15만여명의 「정치범」이 갇혀 인간이하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은 여러 경로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북한이 납치해간 남한사람도 휴전이후만 4백38명이나 된다.북한당국은 이들의 송환은커녕 생사확인을 위한 서신교환마저 거부하고 있다.우리는 차제에 납북인사들의 송환을 강력히 촉구한다.이들의 송환이 이산가족의 재회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인도주의적 측면에서 볼 때 오늘날 한반도상황에서 이산가족문제만큼 절박한 문제도 없을 것이다. IPI대북결의문이 채택된 날 우리정부는 「북한인권대책실무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북한의 인권문제에 정부가 적극 대처키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북한당국으로서는 공산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언론과 인권을 통제할 수밖에 없는지 모르지만 자유세계와 언론 특히 같은 동포로서 우리는 그것을 결코 용납할 수가 없다.북한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붉은 귀족」들은 IPI의 대북결의와 북의 인권에 대한 우리정부의 적극적인 자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 “출연연에 새활력 불어넣자”/곽종철(공직자의 소리)

    최근 일부 언론보도에 의하면 정부출연연구소가 낮은 임금과 신분보장 불만 등으로 두뇌유출이 심각하여 걱정스럽다는 내용이 보도되고 있다.현재 과학기술처 산하 22개 출연연구기관은 거듭 태어나기 위하여 자율적 개혁방안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지금은 관계부처와 언론이 변신의 고통을 겪고 있는 출연기관을 지켜봐 주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이와 관련하여 정책실무자로서 평소 느끼고 있던 소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으로 세계 각국은 본격적으로 무한경쟁의 시대에 접어들어 과학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국가간 경쟁이 그 어느때보다도 치열해지고 있다.국내적으로도 「세계화」라는 새로운 시대적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어느 분야보다도 합리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과학기술 분야가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젊은 연구원과 중견연구원,그리고 외부전문가의 의견을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수렴하여 자율개혁방안을 수립,이를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이제 연구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개혁이 기관 스스로의 손에 의해 막 시작된 것이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도적 개혁은 궁극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능력있는 연구원이 우대받고,연구책임자가 자기가 맡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하여는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관리할 수 있는 이른바 「프로젝트 베이스 시스템」(Project Base System)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이러한 제도적 개혁과제 추진이 연구원들의 신분을 불안하게 하고 연구분위기를 해친다는 논란도 일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연구원이 이직했다고 보도하고 있다.그러나 실상을 볼 때 올해 들어 과학기술처 산하 22개 출연기관의 이직 인원은 4월18일 현재 1백32명이고 이중 박사학위 소지자는 73명으로서 박사학위 소지자 전체 2천90명 대비 3.4% 수준이다(이 기간중에 결혼,정년 등으로 이직한 인원 65명을 포함하더라도 총이직자는 1백97명임). 이러한 이직현상은 타분야의 연구기관이나 외국 연구기관의 연평균 이직률이 10% 수준인 점을감안할 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된다.일정률의 이직은 조직의 신진대사 및 인력구조개선차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본다. 우리가 출연연구기관의 자율적인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그동안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잘못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연구생산성을 높여 세계 어느나라와도 견줄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자는데 주안점이 있으며 앞으로 정부의 출연기관 육성방향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무튼 우리나라 과학기술분야가 일류화,세계화될 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것이므로 과학기술분야를 선도적으로 이끌고 갈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새로운 활기로 연구하는 분위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이다.
  • 북에 개방·언론자유 촉구/IPI,대북결의문 채택

    ◎남북이산가족 편지왕래도 국제언론인협회(IPI)는 16일 북한사회의 개방과 언론자유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가장 유력한 국제언론단체인 IPI가 북한의 언론상황과 관련해 결의문을 채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세계 45개국 언론사의 발행인과 편집인 등 주요 언론인들은 제44차 연례총회 이틀째인 이날 하오 서울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업무총회를 열고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비밀사회로서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북한당국에 『북한주민을 위해 사회를 개방하는 중대한 변혁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총회는 또 최근 알제리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로 40명 이상의 언론인들이 피살된 사실과 관련해 알제리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으며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미얀마정부를 비롯한 아시아국가들의 언론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날 결의안 초안을 마련한 결의안심의위원회 올리 키비넨 위원장(핀란드 헬싱키 사노마트지 칼럼니스트)은 『이번결의문은 가장 고립돼 있고 정보조차 없는 북한의 언론상황에 대해 국제언론인들이 관심을 갖고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첫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면된다』고 밝혔다. IPI는 이날 업무총회에 앞서 「언론상황보고」 및 「언론인 훈련과 교육」에 관한 워크숍과 「언론의 세계화와 문화적 정체성」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가졌다. ◎IPI 대북 결의문 전문 제44차 국제언론인협회(IPI)서울총회에 참가한 각국의 발행인과 편집인은 현재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비밀사회로서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북한사회를 그들 주민을 위해 개방하기 위한 중대변혁을 촉구했다.전세계 85개국 언론사의 편집인과 간부를 대변하는 IPI의 제44차 총회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다른 모든 자유와 인권의 신장 및 내실(내실)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IPI는 북한정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했다. ▲사회를 개방,모든 언론인의 자유로운 출·입국과 여행을 보장할 것. ▲민주적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언론과 의사소통의 자유를 허용할 것. ▲반세기전 한반도분단에 의해 헤어진 수백만 이산가족에게 상호간 편지왕래마저 허용되지 않고 있음을 고려,이들 이산가족간의 공개적 교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
  • 열린 시대 열린 경영/윤순봉·장승권 지음(화제의 책)

    ◎개방화시대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 사회 각 부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변화와 혁신의 흐름을 분석·정리하여 개방화시대,무한경쟁시대에서 우리 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1∼2부로 나눠 1부에서는 개방화시대를 이론적으로 분석한 「열림의 실체」를 다뤘다.「열림(개방화)」이란 무엇이며,지금 현실생활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어 있는지를 보여주고 특히 열린 경영이 이 시대에 왜 필요한지를 역설했다. 2부에서는 「열림의 실천」을 주제로 열린 경영의 사례와 기법을 소개했다.열린 경영의 방향을 조직화·민주화·창조화·세계화로 잡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사람·리더십·전략·조직구조·기업문화들을 열림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원래 그룹 내부용으로 만들었던 보고서를 보완·정리해 책으로 펴낸 것이다. 우리 기업이 최근 마주치고 있는 창조적인 제품개발및 민주적인 의사소통의 문제,경영전반의 시너지효과 상승등을 우리 현실에 맞춰 분석한 것이 장점.작게는 삼성그룹이 현재 시행중인 ▲신입사원 채용시의 학력 철폐 ▲여사원 복장 자율화등 개혁추진의 자체 논리를 보여준다. 삼성경제연구소 7천원.
  • 남북협상 전야(새로 쓰는 한국현대사:19)

    ◎김구·김규식 잇단 제안… 하지,“북 음모” 비난/평양,인민군창설 선포… 「정치 제스처」 드러나 남한에서 남북협상론은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이 서울에 들어온 지 얼마 안되어 머리를 들었다.1948년1월26일 남북정치지도자 연석회의를 제안한 김구의 담화로 시작되어 다음날 같은 맥락의 김규식의 담화로 이어졌다.남한과도정부 민정장관 안재홍도 이에 동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미군정의 반응은 냉랭했다.미군정사령관 하지는 공산주의자들의 음모라는 비난과 함께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김일성,18일전 선제안 우리는 여기서 하지의 불편한 심기를 한번쯤 읽어보아야 할 것 같다.남북정치지도자 연석회의는 일찍이 북한이 제안한 사안으로 김일성이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한 사실에 주목했을 것이다.특히 남한의 민족주의자들이 남북정치지도자 연석회의를 제안하는 담화가 나오기 직전 1월8일의 김일성의 발언에 주목했다. 김일성은 이 발언에서 『전민족적 통일전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미제국주의를 추종하지 않는 우익민족주의세력,특히 김구와 대담하게 합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여러 증언을 종합하면 김일성은 1월13일 자신의 발언과 부합되는 내용의 편지를 김구와 김규식에게 보낸 것으로 되어 있다. 남한의 좌익세력들도 물론 가세했다.2월초 홍명희의 비밀방북도 그런 움직임의 하나인 것이다.그는 북한에 머물면서 남한의 단독정부수립에 반대하는 세력과의 이면통합활동을 벌이기로 합의하고 서울로 돌아왔다.그리고 나서 김구·김규식·조소앙·여운홍등과 접촉했다. 홍명희는 이보다 앞서 1947년11월에도 북로당위원장 김두봉의 편지를 통해 남한의 단독정부수립에 반대할 것과 광범한 세력과의 연대로 통일전선을 강화해야 된다는 주문을 받았다.이 시기에 공산주의진영의 민전도 남북을 부지런히 넘나들었다. 이 무렵 북로당은 대남연락부장 임해(임해)를 서울로 밀파했다.남한의 정치상황을 체크하고 2월25일 평양으로 돌아갔다.그는 민전확대회의에서 『김구와 김규식의 남북협상제의는 애국적 결단』이라고 극찬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소련의도와 먼 거리 북로당은 이 보고를 토대로 남북협상 주요대상의 연합을 적극 모색한다는 정치노선을 채택한다.주요대상은 과거 반탁진영에 속한 우익세력 가운데 단정에 반대하는 그룹을 지칭한 것이다.북한이 남북연석회의를 정치적 공작차원에서 계획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남북협상 움직임은 사실상 이율배반적 정치제스처에 지나지 않았다.남북협상론이 본격적으로 대두한 2월 북한은 이미 작성해놓은 헌법초안에 대한 지지결의대회를 확산시키고 있었다.그리고 인민군 창설까지 선포하고 난 뒤였다.이러한 북한의 정치행보는 북한을 볼셰비키화하는 소련의 뚜렷한 목표를 따른 것이어서 수정할 수 없는 것이었다. 서울에 온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의장 메논이 두 이데올로기의 장단점을 취사선택한 한국적 정치조직의 탄생을 기대한 적이 있다.그러나 북한을 볼셰비키화하려는 소련의 의도와는 거리가 멀었다.유엔임시위원단의 입북을 거부한 이유도 여기 있다. 유엔총회가 유엔감시하의 남한 단독선거를 결정한 것은 1948년2월26일이다.그러니까 북한이 서둘러 취한 일련의 조치,헌법초안에 대한 이른바 전인민적 토의와 지지결의라든가 인민군창건 선포등이 있고 나서다. 2월10일에는 국호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하는 임시헌법초안이 공포되었다.이렇듯 북한은 정권수립과정을 재빨리 밟아나갔다.그들대로의 단독정권의 기틀을 남한보다 먼저 다져놓은 것이다. 그리고 나서 북한에 독자적 공산주의정부를 수립하는 것은 민족자결원칙에 충실한 민주적인 동시에 민족의 분열을 막는 구국적 대책이라고 선전했다. 김일성은 인민군창설을 정식으로 선포하는 열병식 연설에서는 「북조선 민주기지에 의거한 무력통일」의도를 처음 드러내 보였다.이때 남로당은 북한정권수립을 지원하기 위한 2·7폭동을 일으켰다.김일성의 열병식 연설에 나타난 민주기지에 의한 무력통일은 당시 남한의 2·7폭동과 맞물린 것이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어내려오는 북한의 통일전략이다.남북의 역량을 3으로 볼 때 남북혁명세력을 2,나머지 1을 남한의 보수세력으로 계산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이를 가리켜 흔히 「1+1/2전략」이라 부른다. 소련이 유엔감시하의 남북총선거를 반대하면서 미·소 양군의 철수를 주장한 이면에도 이 전략이 깔려 있었다.미·소 양군이 철수하고 한반도문제를 한국인에게 자율적으로 맡겨야 한다는 소련의 주장은 북조선공산당(북로당)과 북조선인민위원회,남한의 남로당을 포함하는 좌익세력을 신뢰한 데서 비롯됐다. 1948년3월9일 북한의 민전 중앙위원회에 참석한 김일성은 소련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그는 소련의 주장을 지지하는 것은 물론 남한의 단독정부수립에 반대하는 투쟁을 광범위하게 펼치자고 선동했다. 이러한 남북의 정치상황 속에서 3월25일 북한의 9개 정당과 단체이름으로 내놓은 성명문이 평양방송의 전파를 탔다.「남조선 단독정부수립을 반대하는 남조선 정당·사회단체에 고함」이라는 성명문이었다.조국의 민족통일을 위해 투쟁하는 남한 정당·사회단체들을 4월19일 평양에서 여는 「전조선 정당·사회단체대표자 연석회의」(남북연석회의)에 초청한다는 형식으로 발표되었다.그 속에 포함된 남한인사는 좌·우·중간파 15명이었다. ○북,대외적 선전거리로 어떻든 북한은 정부수립으로 가는 모든 절차를 갖추어놓은 상태에서 남북협상을 절호의 선전기회로 삼았다.이 성명이 나온 이틀 뒤인 3월27일 「소범위 지도자연석회의」소집에 동의한다고 김일성과 김두봉이 연서했다. 김구가 주도한 한독당과 김규식을 중심으로 하는 민족자주연맹은 자신들의 협상제의를 전적으로 무시해버린 북한태도에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북한 민전이 사실상 단독결정으로 준비하고,또 개최할 남북연석회의에 초청객으로 참가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심했다.결국은 참가를 결심했고,김일성과 김두봉이 연서한 남북연석회의 초청편지는 2월27일 밤 김구와 김규식에게 전달되었다.이 편지는 공개적으로 온 것이 아니라 북로당 연락부 요원이 직접 가지고 내려와 좌익계열의 성시백을 통해 전달했다.편지내용은 흰 인조견에다 썼다고 한다. 북한은 남북연석회의 소집을 발표한 나흘 후인 3월28일부터 평양에서 북로당 제2차 대회를 열었다.이 날짜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연석회의에 앞서 북한의 정치세력을 과시하는 한편 회의에서 기선을 잡자는 술수를 깐 것이다. ◎“북,남공산주의자에 「단선 방해」 지령”/UNTCOK작성 「공당 활동」/“미군 철수” 주장… 정세분석 협조도 거부/우익계 대동청년단 등에도 “붉은 손길” 한반도정치문제가 유엔으로 넘어가 유엔한국임시위원단(UNTCOK)이 서울에 들어온 19 48년의 봄은 혼란스럽게 다가왔다.남북총선을 위해 입북하려는 한국임시위원단을 저지한 북한은 남한 단독선거를 방해하려는 온갖 투쟁수단을 동원했다.서울신문 특별취재반은 최근 미국에서 기밀이 해제된 UNTCOK 관계문서를 입수,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 문서는 48년1∼3월 사이의 한국인의 정치활동을 주한미군사령부 정보처(G­2)와 방첩대(CIC)의 정보보고및 평양의 대남방송내용을 통해 분석한 것이다.남한의 공산주의자들은 UNTCOK의 임무를 혁명적 방법으로 반대한다고 전제한 이 문서는 모스크바와 평양의 지령에 의해 군대철수를 주장하고 있다고 적었다.이어 남한의 정세를 기록하기 위해 좌익계열의 허헌 등 4명을 UNTCOK에 나오도록 초청했으나 이를 거부했다는내용도 보인다. 그리고 38선이 지나가는 경기도 옹진반도의 공산주의활동을 소상히 기록했다.공산주의자는 성인인구의 10%에도 못미치지만 우익에 극력하게 침투,효과적인 간첩행위를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도 들추어냈다.또 공산주의를 배격하고 있는 우익계 대동청년단과 민족청년단체에까지 침투한 공산주의자들의 2·7폭동에 대해서도 상세히 기술했다.이 2·7폭동은 주모자들의 검거로 행동반경이 위축되는 듯하다가 3·1절과 3월25∼29일 사이에 재개되었다는 것이다. 이 문서에는 소련에 의해 통합된 임시헌법의 초안내용,인민군의 창군행진,남한단독선거에 반대하는 군중의 숫자를 평양방송이 연일 선전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이와 더불어 평양방송이 3월25일 방송한 북한 민전의 남북연석회의 제안내용을 전하면서 이 역시 소련의 전략으로 평가했다. 끝으로 북한사람들은 한반도를 소련이 지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확신있게 분석하고 남한에 장차 수립될 단독정부가 장래 통일을 실현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이는 6·25 당시 남하한 인구를 보면 실증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한 것이다. □특별취재반 황규호 문화부 부국장급 이용원 〃 기자 김성호 〃 〃 김경운 조사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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