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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官 고속정인양 연기 갈등

    서해교전 당시 연평도 근해에서 침몰된 고속정의 인양작업 시기를 놓고 정부 일각에서 연기론을 제기해 주적론 폐지에 이어 ‘북한 눈치보기’라는 논란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양작업 연기를 주장하는 쪽은 지난 5월 임동원(林東源) 대북 특사의 방북 이후 주적론 폐지 방침을 들고 나온 민주당 일부 의원과 정부 대북관련 부처로 알려졌다.이들은 “장관급회담을 앞두고 남북화해 분위기와 기상악화 등을 고려할 때 이달말로 예정된 인양 작업을 장관급회담 이후로 연기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고속정 인양은 단순한 실종선박 수색작업이 아니라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모두 가동하는 군사작전인 만큼 북한 군부를 자극할 수 있고 제9,11호 태풍 ‘펑셴’과 ‘퐁윙’이 북상중이라 정밀한 인양작업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국방부는 “인양작업 연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국방부 관계자는 28일 “태풍도 소멸됐는데 군 인양작업을 남북관계 문제와 연결하는 것은 대북 과민 반응”이라면서 “무작정 연기되면 ‘북한군 눈치나 보려고 해군 장병의 목숨을 맞바꾸었느냐.’는 여론의 질책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27일 국방부 황의돈(黃義敦)대변인도 공식 입장을 통해 “국방부는 북한의 유감 표명과 무관하게 계획대로 강력한 대비태세를 갖춘 가운데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실종자 수색 및 고속정 인양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이준(李俊) 국방장관은 지난 18일 예방한 리언 라포트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받고,인양 작업중에 공중조기경보기(AWACS)와 초계함 등을 동원한 해상 무력시위를 펼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정부는 이번주에 열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인양작업 일정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 자리에서 설령 연기 방침을 정해도 설득력 있는 근거를제시하지 못할 경우 군의 반발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에 ‘대북 저자세’라는정쟁의 빌미를 제공할 우려가 커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김경운기자 kkwoon@
  • [녹색공간] 배아복제 의료와 윤리의 한계

    며칠 전 과학기술부가 ‘인간복제금지 및 줄기세포연구 등에 관한 법률(안)’을 국무조정실에 제출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었다.필자는 우선 과기부가 거의 모든 관계자의 참여 아래 수십 차례의 민주적인 토론을 통해 마련된 생명윤리자문위원회의 안을 납득할 절차와 이유 없이 무시한 것은 정부의 정책결정이 여전히 반민주적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인간줄기세포 연구 성과는 난치병 치료에 중요한 도구가 되리라고 기대되고 있다.1998년 미국의 연구진들은 잔여수정란과 유산된 태아의 생식세포에서 줄기세포를 추출 배양하는 데 성공하였다.이때부터 줄기세포가 주목을 끌게 되었으며,페니실린 이후 최대의 의학적 발견으로 칭송되기까지 한다. 그러나 우리는 수많은 의학적 발견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다 맥없이 사그라든 역사를 차분히 상기할 필요가 있다.필자는 인간줄기세포의 가능성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그러나 실용화가 가능할지,또 얼마나 걸릴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지금,‘원리적’인 가능성만을 두고 잠재적 수혜자인 환자들에게 당장 기적이 일어나는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언행은 연구자의 윤리뿐만 아니라 인간적 도리의 측면에서도 자제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인간줄기세포 연구는 윤리적 논란의 소지가 없는 성체줄기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문제는 윤리적 장점 외에,성체줄기세포연구가 과학적으로도 배아줄기세포 연구보다 우월한가 하는 데에 있지만 현재로는 단정하기 어렵다.따라서 이 문제에 관한 논의는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더 활발히 벌어져야 한다. 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쟁점 중 하나는 줄기세포의 한가지 공급원인 인간배아를 둘러싼 논쟁이다.줄기세포를 얻는 과정에서 배아는 파괴될 수밖에 없는데,배아를 인간생명체로 본다면 그 파괴는 곧 살인행위가 된다.반면에 배아를 물질로 보는 입장에서는 허용 가능한 연구가 된다.하지만 인간배아의 지위에 대한 논란은 해결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그것은 진위보다는 신념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원천적으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그렇다고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포기하는것은 그 의학적 유용성이 용납하기 쉽지 않다.그러므로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확고한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병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생명윤리자문위원회의 판단이다. 줄기세포 연구 목적으로 인간배아를 별도로 만드는 것은 금지하는 반면,불임치료를 위해 창출된 배아 가운데 인공수정에 사용하고 남은 잔여배아를 연구 소재로 허용한 생명윤리자문위원회의 결정은 윤리적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의학적 유용성을 살리기 위한 고심의 산물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필요한 세포조직을 얻더라도 거부반응을 해결하지 못하면 그 활용은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거부반응을 해결하는 방법은 ‘줄기세포 은행’과 더불어,환자 자신의 체세포로부터 배아를 복제하고 이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배아복제를 허용하는 것은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지금이 적절한 때도 아니다.허용할 것인지를 검토할 시기는 다른 방법들을 이용하여 줄기세포 연구가 진척되어 실용화가 머지않았을 때,특히 거부반응 문제가 최대의 관건이 될 때이다.그때까지는 허용되어서 안된다. 황상익 서울대 의과대 교수
  • 국방회담 열린다면/ 주적 포기-철도·도로 軍보장 합의 ‘주고받기’ 신중 검토

    제7차 남북장관급 회담이 성사되면 남북간 군사적 현안중의 하나로써 우리군의 주적론(主敵論) 폐지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짙어 관심을 끈다. 국방부는 북한의 회담 제의에 대해 26일 “일단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서는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고 장관급 회담을 계기로 제2차 국방장관회담도 개최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국방부는 장관급 회담에서 주요 의제의 하나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사업과 관련,이번엔 반드시 북측으로부터 ‘철도·도로 군사보장합의서’를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따라서 군사보장합의서를 받아내는 대신 국방백서에 규정된 ‘북=주적’을 폐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는 이미 주적론이 그 ‘실현적 가치’가 상실됐다는 저변의 판단도 함께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아울러 지난 5월 정부 일각에서 주적론 폐지 방침이 불거졌을 때 국방부는 “아무런 조건없는 포기보다는 남북 군사 당국자 회담에서 ‘양보 카드’로 제기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학계에서도 동의한 의견이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주적론 폐지는 군사회담에서 검토할 수도 있다는 것이 국방부의 입장”이라면서도 “이번 제의가 국방장관 회담으로 이어지면 환영할 일이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사당국자 회담이 열려도 북측이 서해교전 관련자에 대한 문책 조치를 내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국방부 관계자는 “그동안 북측의 태도를 볼때 선언적 유감 표명과 군에 대한 처벌은 별개 문제였다.”고 강조했다.북한은 무력도발에 대해 5∼6차례 유감을 표명했으나 군을 공식적으로 문책한 것은 지난 68년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운기자 kkwoon@
  • 기초자치 청사진/ 박윤배 인천 부평구청장-부평공단 디지털산업기지 전환

    인천시 부평구는 ‘인천상권’의 노른자로 꼽힌다.인천 경제에서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대우자동차도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대우차 부도 여파로 부평상권이 위축됐다고는 하나 그래도 인천의 대표적 ‘상권’은 부평이다. 박윤배(朴允培·50) 부평구청장이 ‘경제 구청장’을 표방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경영마인드를 행정에 접목해 미래지향적인 부평의 비전을 제시하겠습니다.” 박 구청장은 대우차 전략추진팀장을 지내는 등 기업에서 뼈가 굵었다. 그는“기업에서 20여년간 쌓은 경험을 살려 위축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부평공단 산업구조 개편과 낙후된 재래시장 경쟁력 강화 등을 들고 있다.부평공단의 경우 타 시·도나 외국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첨단 디지털산업기지로 전환시키겠다는 구상이고 재래시장인 부평·갈산시장은 쾌적한 현대식 쇼핑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박 구청장은 또 불균형한 부평 도심의 도시계획을 개선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교통망이나 낙후된 주거환경 등을 짜임새있게 재편하기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거나 도시계획 전문가를 통해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역의 대표적 현안인 ‘굴포천 살리기’를 위해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하천정화를 벌이고 수질 개선을 통해 친환경적 자연생태하천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구정 운영에 있어서는 공무원들의 권위주의적이고 수직적인 업무 스타일을 개선,창의적이고 효율적인 행정을 수행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특히 투명한 인사를 위해 지연·학연을 철저히 배제하고 다면평가제 등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승진 등을 실시할 생각이다. 박 구청장은 “경영마인드 도입으로 경직된 행정체계를 개선하고 공직자들이 의욕과 성취감을 갖고 행정서비스에 매진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 [글로벌 시각] 阿지원, 민주화와 연계해야

    제니퍼 원저(프리덤하우스 사무총장)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만나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아프리카단일기구(OAU)를 해체하고 아프리카연합(AU)이라는 더욱 강력한 기구를 새로 출범시켰다. 지도자들은 민주적 선거를 치르고 법규율을 준수하며,회원국들이 인권을 침해했을 때 개입할 것을 맹세했다.이렇게 함으로써 부국들로부터 무역거래와 투자로 연간 600억달러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남아공의 타보 음베키 대통령을 선봉으로 정치적 발전과 경제 성장을 연계하려는 이들의 노력은 폭넓은 찬사를 받았다.새 기구에 대한 기대가 높으나 지역통합을 이뤄 민주주의를 통해 개발을 증진하려는 이들의 약속은 한갓 제스처로 끝날 수도 있다.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대통령은 “우리는 도움은 받아들이지만 조건은 사양한다.”고 말했다.카다피의 이 말은 음베키처럼 민주적이고 책임있는 정치인과 케냐의 대니얼 아랍 모이,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과 같은 구세대 독재자들 사이에 긴장이 존재하고 있음을 잘 말해준다. 외부 지원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경제개발 추진에 있어서 민주주의를 전면에 내세울 때만이 AU가 추구하는 새로운 경제 파트너십은 실현될 수 있다. 최근 연설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해외 지원정책에 관해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새로 마련한 이번 정책을 통해 부시 행정부는 ‘새천년도전기금’을 만들어 2006년까지 미국의 대외지원금을 총 100억달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새 정책은 ‘국민을 위해 옳은 선택을 하는’ 정부를 지원한다는 것이 목적이다. 이 정책을 통해 부시 대통령은 또한 인권 존중과 부패 근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새 정책을 통해 부시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성장의 연관성을 더욱 부각시켰다.과거 개발 옹호자들은 지원 프로그램이 작동되는 정치적 환경을 쉽게 무시했다.그러나 최근 몇년 새 정치에 무관심한 다국적 단체들 사이에서조차 선한 통치와 시민 참여정치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민주적으로 통치하는 정부에 해외 지원금을 할당하는것은 아마 이전에 개발 노력들을 좌절시켰던 문제들을 피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일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실험이 성공한다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난해에만 109억달러에 달했던 공식 해외 지원금의 나머지 자금을 운용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부시 행정부 관료들은 현재 지원자금의 수혜국 선정 기준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경제학자들은 구체적 통치 방법과 경제적 결실과의 연관성을 찾는 데 몰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정책을 관장하는 원칙들을 세계에 분명히 알리는 것이다.첫째,미국은 자국민들에게 귀기울이지 않고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국가를 지원하지 않는다.둘째,보편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원칙인 정치적 권리와 시민 자유를 침해하는 정권을 보조하지 않는다. 이는 법률 개선 작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 자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베트남 같은 국가에 대해 경제적 지원을 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당과 시민단체 구성의 자유를 포함한 결사의 자유를 억압하는 우간다·이집트같은 나라도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또한 짐바브웨와 파키스탄처럼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선거를 치르지 못한 나라도 지원해선 안된다.이전 세월에서 우리가 얻을 교훈이 있다면,가장 중요한 점은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신디케이트 본사특약 정리 박상숙기자 alex@
  • 국회 한때 파행 안팎/ 민주 “”정치 테러”” 강력 반발

    22일 국회가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총무의 ‘빨치산’발언으로 산더미처럼 쌓인 민생현안을 뒤로 한 채 다시 파행으로 치달았다. 대(對)정부 질의조차 제쳐놓고 8시간 가까이 이어진 양 당의 힘겨루기는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공식사과하면서 일단락됐다.본회의는 예정보다 10시간이나 지난 오후 8시30분부터 재개됐다. ◇전말 - 23일 오전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 도중 이 총무가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정책여당이라 함은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데 시종일관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흠집내기를 하는 민주당은 정책여당이 아니라 빨치산 집단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이 총무의 말에 회의장에는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문제될 수 있다.’고 판단한 서청원 대표가 슬쩍 이 총무의 팔을 툭툭 치면서 “취소해,취소해.”라고 속삭였다.순간 실수했다고 판단한 이 총무가 “다시 표현하면 빨치산은 파르티잔(Partisan),파티(Party),당이라는 의미다.지리산 빨치산의 의미가 아니고 파르티잔(당파성이강한 열성당원)이라는 의미다.발음이 좋지 않아서…”라며 말을 바꿨다. ◇민주당의 반발 - ‘빨치산’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강력히 반발하면서 이를 정면으로 문제삼고 나섰다.대정부 질문까지 미룬 채 긴급 의총을 열어 한나라당을 집중 성토했다. 이협(李協) 최고위원은 “빨치산이라는 낱말 속에는 그들의 반민주적 발상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규택이라는 사람은 내가 공군 소위로 근무할 당시 같은 부대에서 PX상병으로 근무했는데 성미가 급해서 자기 말에 책임을 지지 못하는 사람”(金景梓 의원)이라는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나왔다.임채정(林采正) 정책위의장은 “이 총무의 발언은 정치적 테러”라고 규정한 뒤 “철저하게 응징해야 한다.”며 목청을 높였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에서 “보통사람도 입에 담지 못할 저급하고 저열한 망발을 하는 이 총무를 즉각 교체하고 이 후보와 서 대표가 사과해야 한다.”면서 “다수당의 오만과 제왕적 대통령후보인 이 후보에게 잘 보이려는 과잉충성 행위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한 발 물러선 한나라당 - 파문이 확산되자 한나라당도 의총을 맞소집,강경입장을 확인했다.하지만 사태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사과불가’ 입장에서 선회,‘진화’에 나섰다.이 총무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어렵게 성사된 국회를 순간의 실수로 다시 파행한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유감으로 생각하며 정식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이에 앞서 이 총무는 “민주당이 울고 싶은데 우리가 뺨을 때려준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곤혹스러워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도 “기차는 달려야 한다.이 총무가 조건없이 사과했으니 민주당이 국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국민의 용서를 받을 수 없다.”면서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고 못박았다.하지만 민주당의 기세가 수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국 서 대표가 직접 나서 공식 사과를 했다. 김재천 박정경기자 patrick@
  • 정운찬 신임총장 취임회견 “”서울대 위기론 극복할것””

    서울대 정운찬(鄭雲燦·56·경제학과) 신임총장은 22일 서울대 대학본부 소회의실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대 개혁은 사회 개혁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정 총장은 “서울대가 지성의 권위를 세우지 못하고 안팎으로 너무 휘둘려왔다.”면서 “교수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인력과 재정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소감은. 두렵지만 25년간 생활의 근거지로 삼았던 서울대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98년 제의 받은 한국은행 총재직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각오하고 있다. ◇서울대 위기론이 팽배한데. 기술 중심의 비이성적 전문가만 양성해 왔다는 평가를 겸허히 수용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학부제’와 ‘모집단위 광역화’에 대한 의견은. 학부나 학과의 자율 결정이 우선이지만 서울대 혼자 결정할 수 없는 문제다.전체 대학과 협의,해결하겠다. ◇학생들이 학사운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학생들의 합리적 의견 개진은 적극 권장할 생각이지만 불법적인 방법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기초학문과 실용학문의 발전 계획은. 서울대는 학문의 ‘종자 보관소’가 되어야 한다.기초학문의 토대가 없으면 실용학문은 사상누각이고 응용학문의 도움이 없으면 기초학문의 의미도 축소된다.균형을 이뤄가겠다. ◇교수연봉제와 계약제에 대한 의견은. 경쟁체제는 찬성한다.두 제도의 실효성을 위해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총장 직선제를 유지할 것인가. 1인2표제 등 개선의 여지는 많다.총장선거 제도개선위원회를 만들어 6개월이내에 확정하겠다. ◇학내 소외그룹과의 관계는. 시간강사의 경우 지난해 시간당 3만원으로 보수를 올렸지만 부족하다.대학본부에 기숙사인 관악사 노조를 담당하는 전문인력을 두겠다.외국인학생 문제는 대외협력본부를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이다. ◇개혁성향 총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개혁은 정상화다.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으로 바꾸는 것이 ‘개혁’의 출발점이다.수월성과 균형성이 조화된 대학을 만들겠다. ◇아들(24)이 미국에서 태어났다는데. 아들은 미국에서 태어난것 뿐이며,군대도 갔다왔고 한국 국적을 갖고 있다.이중국적은 아니다.아무 문제 없다. 구혜영기자 koohy@ ■동료교수들 기대 “관료주의 탈피·민주적 학사운영을” 정운찬 총장은 교수들 사이에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로 평가받고 있다.교수들은 평소 정 총장의 소신과 개혁성이 서울대 현안을 해결하는 데 발휘되길 기대했다. 민홍배(40·독문학과) 교수는 22일 “정 총장은 대학의 자율성과 학내 민주화에 큰 관심을 보였다.”면서 “비대해진 서울대의 관료주의를 극복하고 구성원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수렴하는 제도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그는 “그동안 대학정책이 교육부의 일방적 지침에 매달린 감이 많았다.”며 자율성 강화를 강조했다. 김민수(42·산업디자인학부) 전 교수는 “자기 원칙이 분명하고 위기 상황을 잘 처리하는 분”이라고 평가한 뒤 “전임 총장의 부적절한 행동을 극복하고 서울대가 처한 공공성의 위기를 잘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세균(56·정치학과) 교수는 “정 총장은 소탈하고따뜻한 사람”이라면서 “서울대 위기론이 안팎에서 일고 있는 만큼 진취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차츰 시장화되고 있는 대학정책에 맞서 자율성을 지키고, 학사운영의 비민주적 요소를 극복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혜영기자
  • “대통령보좌진 석고대죄를”민주 한대표, 이후보 5대의혹 규명 주장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사진) 대표는 19일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막지 못한 대통령 보좌진과 사정기관 책임자들은 응분의 책임을 느껴야 하며,조금이라도 책임을 느끼고 양심의 가책이 있다면 국민과 대통령,그리고 역사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아울러 “대통령후보에게 쏟아지는 국민적 의혹과 흠결을 덮어둔 채 국민에게 미래의 지도자를 선택하게 할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두 아들 병역 의혹 등 5대 의혹 규명을 주장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대표연설에서 이같이 말하고,권력형 비리에 대해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의 헌법적 권위를 측근들이 사적 욕망의 도구로 악용했기 때문에 바로 국정의 근간을 뒤흔든 행위”라고 지적했다.그는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비리행각을 미리 막지 못한 저와 민주당은 국민 여러분의 어떤 질책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사과하고 “비리의 당사자들은 사법적 처단뿐만 아니라 역사와 국민의 이름으로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 보좌진과 사정기관 책임자의 책임 부분에 대해선 “해당 인사들의 마음자세를 주문한 것으로 문책 요구는 아니다.”고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을 통해 추후 해명했다. 서해교전 사태와 관련,한 대표는 “북한의 성실한 조치가 담보될 때까지 민간교류와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정부차원의 대북지원은 재고되어야 한다.”면서 “지금은 대북 포용정책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 국민의 지지를 모으는 일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공적자금 문제에 대해 한 대표는 “”예보채 차환발행동의안의 선결처리에 한나라당이 협조한다면 동의안 처리 직후 국정조사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춘규기자 taein@
  • [열린 세상] 개헌논의 순리적인 접근 필요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연말 대선을 앞두고 다시 개헌론이 튀어나오고 있다.권력형 비리의 주범이 마치 현행 대통령제에 있는 것으로 보고 권력분산형 통치구조를 채택하겠다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개헌론이 그것이다.그러나 이는 시기적으로나 그 내용에 있어서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정략적 발상이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헌법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주권자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장전(章典)으로서 기능하는 데 있다.하지만 반세기에 걸친 우리 헌정사에서 기본권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국민이 진정한 개헌의 주체로서의 역할을 한 적은 거의 없었다.1948년 7월17일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공포된 이후 9차에 걸친 개헌은 모두 통치조직 내지 통치기관의 형태와 구성에 초점이 맞추어 졌으며 기본권에 관한 손질은 그 과정에서 구색 맞추기로 끼워넣는 데 지나지 않았다. 물론 헌법규범과 그 규율대상인 사회현실의 변화에 따른 시대적 추세로 볼때,그리고 지난 15년간에 걸친 현행 헌법의 운용과정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개헌의 필요성은 인정된다하겠다.따라서 현 시점에서 각 당의 대선후보는 개헌에 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그 내용을 선거공약으로 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집권 후 국민의사의 충분한 수렴과정을 거쳐 개헌을 단행하는 것이다.이것이 현 단계에서의 개헌논의에 관한 순리적인 접근이라고 본다.그저께 제헌절 44주년을 맞았지만 필자는 권력욕으로 점철된 파란의 헌정사가 더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대하면서 향후 개헌과정에서 논의되어야 할 바람직한 방안을 몇가지 모색해 본다. 우선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과 제4조의 평화통일조항 사이의 상충문제를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개헌이 시급히 요구된다.남북관계가 급변하고 있는 마당에 헌법 제3조는 아직도 북한을 우리 영토의 일부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반국가집단으로 보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이러한 헌법구조는 정부의 대북,통일정책의 헌법적 정당성에 대한 논란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고 있다.덧붙여 인류보편의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체제에 입각한 통일정책의 수립,집행의 근거가 되는 헌법규정은 헌법개정의 한계라는 점과 아울러 대북,통일정책이 결코 초헌법적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다음 국가권력구조로서의 대통령제냐,내각제냐의 문제는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결단의 문제로서 그 당부의 가치판단은 논외로 한다.다만 대통령제를 유지할 경우 이를 보완하는 개헌작업은 필요하다고 하겠다. 먼저 대통령선거에서의 결선투표제 도입 필요성이다.현행 헌법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결선투표제를 두지 않는 관계로 선거권자의 과반수에도 못 미치는,예컨대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특정지역의 몰표만으로도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실제로 현행 헌법 시행 후 3차례에 걸쳐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노태우,김영삼,김대중 후보 모두 과반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37%,42%,40%)로 당선되었다.대통령 선거에서의 결선투표제의 부재는 통치권의 민주적 정당성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집권수단으로서의 지역패권주의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따라서 개표결과 투표권자 과반수의 득표를 한 후보가 없을 경우에 외국의 경우처럼 차점자와사이에 결선투표를 하도록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이와 더불어 5년 단임의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현행 5년 단임제는 장기집권으로 인한 독재의 우려를 염려한 헌정사적 반성에서 온 것이지만 어쨌든 직선대통령의 임기 중 공과에 대하여 국민이 선거를 통해 심판의 기회를 갖는다는 직선제의 본질에 반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또한 현행 단임제는 대통령의 독선과 독단을 가져옴은 물론 임기 중반부터 통치권의 누수현상을 가져와 국민적 역량의 결집에 장애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밖에 소비자,환경,노약자 등과 관련된 이른바 현대형 인권의 강화,고위공직자의 임명시 인사청문회제도의 확대 도입,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국민(주민)소환제 도입,헌법재판관과 대법관에 대한 국민심사제도입,국무총리제 폐지 및 감사원의 국회소속화 등이 향후 개헌과정에서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이석연 변호사
  • 대한매일 창간98/문학이 추구하는 광장 작가 김주영씨 대담

    2002 한·일 월드컵은 우리에게 우리 스스로도 믿지 못하던 ‘경이로운 힘’을 확인시켜준 계기였다.‘월드컵 4강’이라는 성적도 그렇거니와 대회 전기간을 통해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은 붉은악마의 응원열기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우리 사회를 온통 붉게 물들인 국민의 자발적인 집체성은 우리에게는 ‘정체성의 확인’이었고,세계인에게는 부러움을 넘어 두려움까지 느끼게 한 ‘경이’였다.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놀라운 응원열기가 우리사회의 열린 공간인 광장을 우리 자신,특히 신세대가 주체적이고 주도적으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이에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김주영씨의 눈을 통해 이 놀라운 현상의 본질이랄 수 있는 광장(廣場)혹은광장지향성(廣場指向性)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월드컵 때의 응원열기는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전했다.문학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문학의 민중성 혹은 대중성이란 것도 근본적으로 광장이나광장성의 지향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설사 작품에서 밀실을 다루거나 폐쇄를 거론하더라도 궁극적인 지향점은 ‘광장’이라고 보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 문학은 독자를 전제로 한 창작이며,여기에 비평과 작품의 평가를 둘러싼논쟁이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데 이 세가지가 유기적으로 기능하는 현상 자체가 문학의 광장이다.그렇다면 문학의 최종 목표인 대중성을 획득하려는 노력이 바로 광장지향성 아니겠는가.물론 대중성의 조건은 ‘독자의 구미에 맞는 작품을 창조하는 것’으로 통속성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다.문학에서의 대중성은 문학의 존엄성과 순수성을 지키면서 얻어지는 것이어야 한다.인간생활의 저변에 깔린 퇴폐성을 조장하거나 그것에 동조하는 문학이어서는 곤란하다.이런 의지가 광장성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문학을 통해 스스로 이루고자 하는 광장의 원형은 무엇이며,자신의 문학작품에 투영된 ‘광장’이나 ‘광장지향성’의 특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광장의 원형은 대화와 의사소통이며 대화가 가능한 곳이 바로 광장이다.우리보다 시민민주주의가 훨씬 오래전에 발아해서 완성된 유럽의 경우 도시,즉 생활의 중심지에 항상 포룸이 자리했다.이게 바로 대화가 있는 마당,즉광장이다. 내 작품중 ‘객주’를 들어 말하자면 외상인 보부상과 시전 상인,객주들간의 갈등구조가 큰 줄기를 이룬다.이들은 작품 전반을 통해 갈등하고 반목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권력이나 폭력 대신 대화를 통해 이해를 조정하고 문제를해결한다. 이것이 작중 인물들의 광장지향적인 노력이고 내가 그린 광장성의 원형이다. ◆최근 월드컵에서 나타난 광장성 혹은 광장지향성은 엄밀한 의미에서 볼 때우리 사회가 그동안 갖지 못한 ‘광장’혹은 ‘광장성’에의 희구가 반영된결과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이 해석에 동의하나. = 수백만의 응원인파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막히고 통제된 곳이었나를 확인시켜 주었다.사실우리에게는 자연발생적인 축제문화나 서로를 끌어안는 화합·신명의 장이 거의 없었다.사회적 분출구로서의 광장이 없었다는 말이다.그런데 이번에 어땠나.모두가 함께 열광했으며 모르는 사람끼리도 얼싸안고 기뻐하지 않았는가.강제해서 될 일이 아니다. 또 제도적인 것에 업혀 살아온 기성세대에 대한 젊은이들의 불신의 강도를확인시켜준 계기이기도 했다.달리 말하면 그만큼 기성세대가 막힌 시대,통제의 시대를 살아왔다는 뜻이다.사실 우리에게는 자연발생적으로 사회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분출기능이 취약했다. 그런데 이번에 ‘나’가 아닌 ‘우리’,즉 공동체문화를 완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체적으로 보여줬다.여기에 기성세대도 호응함이 마땅하다.이런 점에서 서울시가 시청 앞 일대에 광장을 만들겠다고 한 것은 좋은 발상이라고여겨진다. ◆이번 월드컵에서 나타난 응원열기를 두고 일부에서는 ‘의식없는 집단성’이라든가 ‘국수적 집단행동’이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없지 않은데…. = 편협한 시각이다.이데올로기를 잣대로 지금의 젊은이를 보는 것은 잘못이다.응원열기에 대한 이런 유의 비판은 스스로의 편견이 무너진 데 따른 허탈감의 발로 아니겠는가.응원에 참여한 젊은이들을 의식없는 집단이라고 하는데 의식없이 어떻게 그런 엄청나고 완벽한 집단성과일관된 지향성을 나타낼 수 있는가. 사실 우리 젊은이들이 예전 중동전 때의 이스라엘 젊은이들처럼 ‘나도 싸우겠다.’며 유학을 포기하고 귀국하는 모습을 보일지 회의가 들곤 했는데지금은 아니다.엄청난 응원열기를 보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됐다.정말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우리 사회에도 역사적으로 볼 때 마당놀이나 세시기의 집단적 여흥 등 의미있는 광장성이 존재했다.그런 역사적 광장성과 최근에 나타난 광장성에는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는가. = 지금 드러난 광장은 전제주의 시대의 제한된 광장과는 다른 것이다.하회 등지의 탈춤이나 광대놀이 마당이 지배층의 용인아래 이뤄진 타율적 광장이었다면 이번에 선보인 광장은 자발적이고 자연발생적이라는 점에 큰 차이가 있다.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구시대적 통제를 거부하고 또 개의치 않는다. 또 우리 젊은이들이 권력·금력으로 국민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특권의식이나 엘리트의식을 모두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타의’가 작용한 옛날의그것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정말 오묘한 것은,우리 젊은이들이 개인주의적이라서 똑같은 것을 거부하는성향이 강한데 수백만이 주저없이 붉은 옷을 입는 집합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다.이를 사회심리학적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김선생님도 문학활동을 하면서 광장의 부재에서 오는 한계를 느낀 경우가있었을 텐데.예를 들면 과거 ‘화척' 집필 초기에 절필을 선언한 것도 뒤집자면 냉전적 시대논리가 ‘광장’을 허용하지 않은 데서 오는 일종의 ‘밀실강제에 대한 반발’로 이해할 수는 없는 것인지. = 과거 우리 사회는 익명성에익숙해 있었다.사회는 구성원들에게 ‘흑백’과 ‘피아’의 선택을 강요했고 이런 사회에서 자신을 숨기고 지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바로 어느 쪽에든 편입하는 것이었다.마치 단체관광처럼 앞사람의 뒤통수만 보고 따라가면 탈없이 여행은 할 수 있되,돌이켜 보면 뒤통수 말고는 본 게 없는 식이었다.기성세대는 이런 이데올로기 틀에 갇혀 살아왔다.다행스러운 것은 우리젊은이들이 이처럼 일률적인 줄서기문화,밀실문화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전혀새로운 광장문화를 이끌고있다는 점이다. 광장이란 게 뭐냐.개방이다.개방이란 스스럼없이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이것은 자신감이고 역동성이다.지금 젊은이들은 이제 누가 시켜도 우리가 산,불행한 전철을 되밟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문학에서도 광장이나 광장성에 대해 거론한 사례가 없지 않았다.물론직접적이냐,우회적이냐의 차이는 있었겠지만,지금까지 우리 문학에서 다뤄온 광장성을 어떻게 특징지을 수 있을까. = 분명한 것은 기성 문인들에게는 논쟁이 결여됐었다는 점이다.서로 다른 관점이 부딪히는 논쟁을 거쳐야 진보와발전이 있는 것인데,우리는 친소관계에 발목이 잡혀 바람직한 논쟁문화를이끌지 못했다.이것이 광장성의 부실로 이어졌다.배타적인 그룹의 집단성도광장성을 가로막는 요인이었다는 점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반해 요즘 신세대 문인들은 불륜이나 섹스,여행 등 주제에 제약을 받지 않고 글을 쓴다.신춘문예나 문예지 추천없이도 책 한권만 내면 문인 대접을 받는 세상이다.이런 추세가 광장성 측면에서는 광장을 넓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나.◆실제로 우리가 처한 반(反)광장적 상황,이를테면 자주적이거나 주체적이지못한 정권,역사적 정당성을 결여한 정권은 필연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고 이런 정치·사회적 요인이 문학을 압박한 사례도 많았을 터인데. = 어디문학뿐이겠는가.군사정권을 거쳐 오면서 문인·언론인 등 수많은 지식인이핍박받은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아닌가.꼭 물리적인 방법이 아니고라도 얼마든지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경험해 왔다.미묘한 것은 권력이 존재하는 한 이런 제약이 근절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아무리 광장성이 확장된다 해도 그것이 바로 진정한 표현의 자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볼 때 그 이후는 문인들의 과제 아니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문인들은 많은 고뇌와 모색도 했을 것이고 더러는 행동에도나섰는데…. = 문인들의 저항도 치열했으며 이들에게 가해진 유·무형의 고통은 열거하기도 쉽지 않다.정말 다행스럽게 여기는 것은 그런 문인중 누구도정권 교체후 정부 요직에 몸담지 않았다는 점이다.모두가 자기 자리로 돌아와 스스로의 자리를 지키는 것을 보고 그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됐으며 내가 문인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갖는 계기도 됐다. ◆광장성과 관련해 우리 문학의 지향할 바를 진단해 달라. = 우선 문학작품에대한 예리하고 치열한 논쟁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문학을 위해 더많은 공부가 필요하며 돈에 한눈 팔지 않는 만큼 문학이 존엄해진다는 점도얘기하고 싶다.덧붙이자면 문학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갑자기 유명해 지고싶다는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자승자박이 돼 나중에 문학을 지키지 못하는사례를 많이 봤다. 심재억기자 jeshim@ ■김주영씨의 근황 김주영(63)씨는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중에도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 주었다.최근에는 주로 전라도 지방을 기행하며 그곳의 오지와 많은 섬들에 묻혀 있는 ‘우리 것’찾기에 천착한다는 그의 지칠 줄 모르는 탐구열에 외경심마저 느끼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세상을 쉽게 살고 있다는 반증은 아닐는지…. 장편 ‘객주’이후 쏟아낸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문명을드높여주었으나,정작 그가 우리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인 까닭은 언제나 세상을 사람의 눈으로 보는 가장 보편적이고도 통찰력있는 시각의 소유자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홍어’와 ‘멸치’이후에 어떤 작품을 준비 중이냐는 물음에 그는 “요즘 관심사는 내 인생의 이면에 이삭처럼 흘려놓은 것들,지금의 시선으로는 대수롭지 않거나 괄시해도 된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하나하나 모으고 수습해서 문학작품으로 승화하는 준비를 한다.”며 담담하게 웃어보였다. 심재억기자
  • “아들문제 보고 못받아”김대통령 “”친인척 관리대책 곧 마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5일 “아들 문제에 대한 사전보고를 받지 못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제도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금 생각 중에 있다.”고 말해 친인척 관리 및 인사검증 시스템을 재정비할 뜻을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친인척에 대해 엄중한 감시가 있어야 하지만 소홀히 한 점이 있어 반성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토록 지시했으며 머지않아 구체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태재단 처리방향과 관련,“현재의 이사들과 상의해 아태재단을 전면개편해 완전히 새출발을 하도록 하겠다.”면서 “사회적 명망이 있고 정치적으로 색채가 없는 분들이 맡을 것이며 앞으로 아태재단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장상(張裳) 총리서리 지명에 대해서는 “장 서리는 내가 잘 알고 있으며 사전검증을 했지만 여러가지 말이 나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인품과 경영능력·리더십을 평가해 지명했으며,정치적 색채가 없어 선거관리도 공정하게 할것으로 생각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그러면서 “장 총리서리는 첫 여성 총리라는 의미가 있다.”고 밝히고 “국회에서 인준이 잘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자식들 문제로 국민에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참으로 가슴 아프고 죄송하다.”고 육성으로 거듭 사과한 뒤 “일생에서 지금처럼 참혹하고 참담한 때가 없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이어 “앞으로 자식들이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받는 데 이의가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의 거취와 관련,“내 자식이지만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고 선거구민이 선택한 것”이라면서 “본인이 자주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각당 대선후보 및 지도부와 만나 포스트 월드컵 성공을 위한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할 용의가 없느냐.'는 질문에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잡히면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면서 “그러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여서 신중히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특별기고/ 총리서리제 위헌 논란

    대한민국 헌정사에 최초로 여성이 국무총리에 지명돼 총리서리로 업무를 개시했다.2002년 7월은 이렇게 우리 헌정사의 이정표가 되는 달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그렇지만 세상만사는 생각한 것처럼 쉽게 형통하는 것은 아니다.첫 여성총리라는 흥분도 잠시,다시 정치권은 총리서리제의 위헌 여부를 수면위로 끌어올렸다.이제 우리는 그동안 논란이 일었던 총리서리라는 헌법문제를 정리해야 할 시점에 왔다. 현행 헌법 제86조 제1항은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우리나라의 정부 형태는 대통령제다.원래 대통령제를 채택하는 경우 부통령제를 두는 것이 보통이나,우리 헌법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기관으로 국무총리를 두고 있다.우리 헌정사에서 국무총리 임명절차를 보면 1948년과 1952년 헌법에서는 국회의 차후승인이라는 방식을 채택했고,1962년 헌법에서는 국회의 절차를 규정하지 않았다.그러다가 소위 유신헌법은 대통령 권한의 독재성을 상쇄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국회의 동의절차를 도입했고,그 제도가 지금까지그대로 내려오고 있다. 국무총리서리제에 대해 그동안 수많은 가부의 논의가 있었다.우선 총리서리제를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견해는 비록 헌법에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나,대통령의 국무총리임명동의안에 대한 국회처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에 중대한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나아가 총리서리제는 우리 헌정사에서 헌법관행으로 이미 빈번하게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부정하는 측은 대통령의 국무총리 임명권에 대한 국회의 동의는 권력분립의 원칙에 따른 견제와 균형의 논리이며,과거 총리서리제는 군사독재시절의 위헌적 관행이었고,국무총리 궐위로 인한 행정공백은 정부조직법에 의해 메울 수 있다고 한다.그리고 무엇보다도 현행 헌법규정에 의하면 국회의 사전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들고 있다. 학계의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헌법재판소에 의한 해결의 기회가 있었다.1998년 현 정부출범 때 총리서리 문제로 헌법소송이 청구됐다.그러나 아쉽게도 당시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의 소청구능력을 부인함으로써 무산됐다. 왜 현행 헌법은 대통령의 국무총리 임명에 국회의 동의라는 꼬리를 붙였는가.그 의미는 분명하다.국회 사전동의제도는 대통령의 권한행사에 대한 통제를 의미한다.따라서 대통령의 국무총리 임명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을 발생하는 것이다.국무총리 임명은 대통령의 권한이다.그러나 그 임명권에 내재돼 있는 국회의 동의를 요청하는 대통령의 의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국민은 대통령에게 또 다른 민주적 정당성을 갖고 있는 국회를 통해 임명의 정당성을 요구하는 것이다.대통령은 국회의 동의를 얻음으로써 권력분립의 원칙에 충실하고,자신의 행정부 구성에 좀 더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대통령의 국무총리임명권은 다음과 같이 해석돼야 한다.대통령은 자신을 보좌,행정을 수행할 국무총리 예정자를 지명해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동의를 얻으면 임명한다.이 절차 전체가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라고 볼 수 있다.이런 절차가 의미하는 것은 어떤 절차도 자의적으로 행사돼서는 안된다는 민주적 법치국가의 준엄한 선언이다.이런 관점에서 이번 총리서리 논쟁은 아쉬움이 남는다.얼마든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틀에서 절차를 밟아 합헌성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는 차원에서다.게다가 여성총리의 첫 등장이 아닌가. 오늘날 우리는 헌법국가에서 살고 있다.헌법은 분명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임명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이 실정헌법의 규정은 명문 그대로 의미를 갖는 것이다.그것은 헌법개정권자인 국민의 약속이며 요구다.이 헌법아래에서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자들은 어느 누구도 그 약속을 어겨서는 안 된다. 헌법은 그 과정의 역사에서 본다면 정치적인 법이다.그렇지만 헌법은 법이지 정치는 아니다.헌법해석에 탄력성을 부여한다 해도 정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물론 헌법해석이란 일반 법해석과는 다르다.헌법은 단순히 법조항을 나열한 문서만은 아니기 때문이다.헌법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정신이며 생명이다.헌법이 살아 숨쉬기 위해서는 헌법이 요구하는 바를 실천하는 법치의 정신이 필요하다. 김상겸 동국대교수·헌법학
  • [오늘의 눈] 내각운용, 韓·美의 차이

    “이번이 몇번째죠.”“글쎄요,올해에만 세번째 같네요.”“왜 자꾸 바꾼답니까.”,“…”여기서 말문이 막혔다.미 싱크탱크 연구원의 질문에 이번 개각이 쇄신용이니,선거용이니 하는 판에 박힌 소리를 하고 싶지 않았다.한국사정에 훤한 그가 그 정도를 모를 리 없다.외신도 이미 그렇게 보도했다. 정말 왜 바꿨을까.여성 총리가 등장한다고 세상이 달라질까.서해교전의 책임을 국방장관에 씌우면 죽은 장병이 되살아나는가.말 그대로 대선을 앞둔 중도 내각이라면 교체된 장관들은 정책의 중립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얘기가 아닌가.그런 사람들을 중용했던 대통령의 책임은 전혀 없는 것일까. 참으로 미국과 대조된다.의회가 9·11 테러의 책임을 추궁하면서도 내각의 교체를 요구한 적은 단 한차례도 없다.중앙정보국(CIA)의 정보분석 요원이 스스로 물러난 게 전부다.국방장관을 탄핵할 법한데도 오히려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탄저균 공포가 미 전역을 휩쓸 때도 복지부 장관의 사임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미국은 뭐가 다른가.내각에 대한 의회의 인사 청문회제도가 있기 때문인가.아니면 유권자가 선거를 통해 정권을 심판하기 때문인가.부시 대통령의 말대로 미국이 전쟁중이기 때문인가. 비록 장관은 아니지만 우리도 총리에 대한 청문회 제도가 있고 민주적인 선거절차가 있다.북한과의 대치는 미국이 말하는 전쟁 상황을 능가한다. 제도는 허울이다.중요한 것은 제도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달렸다. 논쟁이 일고 의혹이 생길 때마다 사람을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가. 불신을 털고 신뢰의 끈을 짜야 한다.그러기 위해선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1년에 한두차례로는 부족하다.일이 터지면 며칠이라도 기자회견을 하고 그래도 부족해 TV와 라디오 연설을 하는,그런 ‘우리 대통령’을 보고 싶다. 백문일/ 워싱턴특파원mip@
  • 아프리카연합(AU) 공식 출범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치적 모임인 아프리카단결기구(OAU)를 계승한 아프리카연합(AU)이 9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정상회담에 참석한 53개 회원국 정상들은 평화안보위원회 창설의정서와 AU의 4대 핵심기관 운영규정을 채택했다. AU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화합 달성과 정치·경제 통합 가속화 외에도 인권보호,민주적이며 신뢰성 있는 통치 촉진 등이 주요 원칙이다.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은 정상회담 개막연설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음베키 대통령은 올해 AU 의장직을 수행한다. 유럽연합(EU)을 모델로 한 AU는 평화안보위원회,아프리카 의회,사법재판소,중앙은행,단일통화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회원국 내정 불간섭주의로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졌던 OAU와는 달리 AU는 인종학살이나 전쟁범죄 등에 관해 회원국에 간섭할 권한을 부여받았다.이를 위해 회원국으로부터 군대를 차출받아 평화유지군을 구성할 방침이다. 아프리카의 분쟁 종식과 함께 빈곤추방을 모토로 하고 있는 AU는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신파트너십(NEPAD)'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NEPAD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민주주의와 인권,정상적 통치체제를 회복하면 서방 선진국들이 경제·재정 지원을 한다는 내용의 프로그램이다.NEPAD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8월 말까지 새로운 민주주의 통치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전경하기자
  • 통일플라자/서해교전 4대 논란 전문가 4인의 분석/””김정일 승인”” “”北군부 판단””엇갈려

    국방부는 6·29 서해교전을 북측의 ‘계획된 도발’이라고 결론지었다.그러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는 판단을 유보했다.이와 관련,과연 김 위원장의 지시 없이 도발이 가능했는지,이상황에서 햇볕정책을 지속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북한문제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이 맞서는 중요한 사안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 4대 질문 ①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직접 지시 등 북한 최고 지도부의 개입 없이 서해도발이 가능했다고 보나. ②서해교전 이후 한나라당을 비롯한 일부에서 햇볕정책 무용론이나 폐지론이불거지는 것에 대한 견해는. ③교전 당시 군의 대응자세 및 사태 발생 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도 많은데. ④남북한간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분쟁 재발을 막기 위한 해결책은. ◆ 송영대(宋榮大)전 통일원 차관 1)김 국방위원장이 사전승인했거나 양해했을 것이다.북한은 수령절대주의 체제이며 국방위원장은 곧 군이다.북·미 대화를 위한 미국 특사의 방북을 막으려 했고,그래도 온다면 NLL문제를 제기해 협상의 주도권을 잡으려 했을 것이다.과거 남북 당국간 협상 경험으로 볼 때 사소한 것도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챙겼다.협상 실무자들이 김정일 위원장의 승인을 얻으려고 시간을 지루하게 끈 적도 많았다. 2)햇볕정책은 평화정착과 화해협력이 목표다.문제는 북한이 악용하고 있다는 점이다.북한은 평화정착은 미루고 남측 지원만 챙기고 있다.정책의 출발점은 튼튼한 안보다.하지만 지금 안보는 흔들리고 있다. 3)어느정도 확전을 각오하고 대응해야 유사사태 재발을 막을 수 있다.군이 정치,즉 햇볕정책을 의식해서는 안된다.군은 주적 개념에 충실해야 한다.(정부는)북측에 사과해라 해놓고 민간·교류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했다.북한이 사과할 때까지,카드를 아꼈어야 했다. 4)먼저 92년 남북기본합의서를 존중할 것을 북측에 주장해야 한다.당시 양측합의로 해상경계선을 확정할 때까지 NLL을 실질 군사분계선으로 상호간 인정했다.지금 검토하자는 것은 맞지 않다.북 의도에 말려들 뿐이다. ◆이종석(李鍾奭)세종연구소 연구위원 1)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개입했다는 근거가 없으니까 국방부가 그렇게 발표했을 것이다.북한체제로 볼 때 대단히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최근에 북한이 보여준 화해 태도나 정황으로 봤을 때 꼭 김 위원장이 개입했다고 보기도 힘들다.기본적으로 불투명하다.계획적 도발은 틀림없지만 어느 선에서 결정됐는지 판단하기에는 관련 증거가 부족하다. 2)햇볕정책은 북한 도발을 줄어들게 하거나 사라지게 하는 요인이 아니다.그렇다고 햇볕정책 때문에 도발이 더 심해지는 것도 아니다.도발은 과거 정부때 더 심했다.대북정책에 불만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문제를 따져야지,햇볕정책 전체를 싸잡아,때만 되면 걸고 넘어지는 건 옳지 않다. 3)전술적 실수는 일부 인정하지만 전반적으로 확전을 피한 건 잘 했다.북한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는가.지금의 야당이 정권을 잡고 있던 시절,남북간 교전 발생 후 국방장관을 경질했는지 묻고 싶다.전례를 봐야 한다.김대중 대통령이 영결식 참석 않은 것은 잘못이다.국민 감정을 고려해서라도 보다 큰 정치적 결단으로 관심을 표명했어야 한다. 4)분쟁 가능성이 높아졌다.첫째,예산 증액 등으로 해군력을 강화해 북한에 다시는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둘째,남북기본합의서의 기초로 돌아가 NLL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합의서에는 협의할 수 있도록 돼 있다.그 전에는 기존 관할구역을 지키도록 돼 있다.군사회담에는 시간이 걸리므로 공동 어로구역 설정 협상 등을 할 필요가 있다. ◆ 유길재(柳吉在)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1)김 위원장이 몰랐다는 건 북한체제 속성상 있을 수 없다.북한은 수령제,유일체제다.북한의 최고 지도부는 말단에서 했던 일까지 다 알고 있다.특히 남북관계,북·미관계는 더욱 그렇다.북한은 대화를 하는 중에도 필요에 따라 도발한다.이번 도발은 3년 전 서해교전의 보복이라고 생각한다.군대를 앞세워 체제를 유지하는 이른바 선군(先軍)정치를 하기 때문에 군대의 사기가 가라앉았다고 판단하면 고도의 전략적 계산은 아니더라도,본때를 보여주자는 식으로 도발할 수 있다. 2)대북 강경책을 쓴다 하더라도 북한은 달라질 게 없다는 점을 야당은 간과하고 있다.북한은 우리의 태도와 상관없이 필요에 따라 도발한다.이럴 때는 여야가 함께 정부 입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그래야 정부의 북한에 대한 단호한 메시지가 효과가 난다.결론적으로 이번 사건은 햇볕정책과는 관련이 없다. 3)군의 초기대응은 다소 안이했지만,크게 잘못한 것은 없다.우리 배의 옆면을 다 드러냈다는 건 문제가 있지만,올라가는 배를 굳이 쫓아갈 필요도 없다고 본다.다만 구축함이나 항공기 등을 동원,시위정도는 할 필요가 있었다.김대중 대통령은 일본으로 출발하기 전,부상병들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해 북한에 대해 사과와 재발방지를 강력히 요구했어야 한다.정치적인 실수다. 4)궁극적으로 NLL이 북한 입장에서 불합리할 수도 있다.북한의 서해안보가 우리쪽에 훤히 노출돼 있고 통항도 불편하다.남북관계 진전상황에 따라 남북합의서에 기초해 조금씩 협상할 여지가 있다.하지만 지금 당장은 안보가 우선이다.과도기적으로 어업협상을 먼저 해야 하는데 동해안쪽과 묶어 협상할 필요가 있다. ◆ 서동만(徐東晩)상지대 교수 1)김정일국방위원장이 개입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남한 어선들이 NLL에 접근하는 문제로 해상에서는 사흘간 긴장 상태가 지속됐다.이 상황에서 99년의 서해교전에서 패배한 북한군의 보복심리가 작용한 것이다.현장의 우발적상황인지,북한 해군의 단위 부대 차원에서 지시가 있었는지는 불투명하다.월드컵 기간중 북한의 화해 메시지 등으로 볼 때 중앙정부의 치밀한 계획은 아닌 것 같다. 2)우발적인 상황을 전제로 볼 때 이번 사태가 햇볕정책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니다.99년 교전 이후 남북한은 이듬해 6·15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다.전투는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햇볕정책의 잘못으로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3)확전 피한 것은 잘 했다.군인은 전투에서 이겨야 하지만 꼭 전쟁으로 가야되는 건 아니다.또 이번 교전에서 남쪽이 진 것만은 아니다.대통령이 월드컵폐막식 참석차 일본으로 간 것은 외교적으로 잘 한 일이다.한반도 평화가 불안하다는 인식을 대외적으로 심어줘서는 안 된다. 4)자체에 대한 남북간 협상을 해야 한다.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르면협상을 다시 할 수 있다고 돼 있다.당장 어렵다면 공동 어로구역을 획정하는 정도는 할 수 있다. 김수정 박정경기자 crystal@
  • 문화연대 포스트월드컵 제안/ “”세종로를 문화광장으로””

    월드컵이 열린 6월 한달 내내 전국을 붉게 물들이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길거리응원은 1987년의 6월 항쟁이나 8·15 해방 당시의 '해방적 열광'과 견주어지기도 한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학계에서는 이미 여러 측면에서 분석이 시작됐고, 정부는 정부대로 월드컵의 국민적 열기를 이어갈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공동대표 도정일·정지영·김경희)가 3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포스트월드컵 문화사회 만들기 정책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세종로 일대를 문화광장으로 조성할 것 등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문화연대는 선언문에서 “”월드컵에서 보인 시민의 열정을 문화개혁과 사회개혁으로 연결해야 하며 축구가 발전한 것처럼 우리문화도 한단계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연대는 이를 위해 ▲세종로 문화광장 조성 계획을 즉각 수립하고 민주적으로 집행해 시민의 문화적 권리를 보장할 것 ▲문화교육 이념을 기초 교육과정으로 채택할 것 ▲축제 행정을 관 주도에서 민간 중심으로 개혁하고, 다양한 문화공간과 프로그램을 지원할 것 등을 요구했다. 문화연대가 제시한 3가지 제안은 대단히 파격적이어서 현실성이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국민의지를 모은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 제안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 세종로 문화광장 만들기(정기용·건축가) - 세종로 문화광장 만들기는 '포스트월드컵 문화도시 만들기' 프로젝트의 첫 단추이자 상징적 중심을 이루는 사업으로 세종로에 놀이광장을 상설화하자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3단계 과정을 거쳐 실행할 수 있다. 우선 현재의 주변 상태는 그대로 둔 채 가운데 녹지 부분을 없애고 도로 가운데 절반 50m만을 차도로 활용하자. 이는 월드컵 거리 응원 때와 같은 규모·형태다. 이로써 세종로의 절반을 상설광장으로 바꿔 주변의 세종문화회관·문화관광부 등과 연계해 다양한 놀이와 자유로운 보행을 할 수 있게끔 하자. 이 경우 진입로 중앙에 있는 이순신장군 동상을 현충사나 독립기념관 등지로 이전해야 한다. 2단계로 세종문화회관·교보빌딩·미국대사관의 이면 도로를 이방통행으로 전환해 결국 세종로 전체를 차 없는 광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로 세종로 주변의 정부종합청사·미대사관·문화부 건물은 물론 청와대·기무사 건물 등을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 아울러 이 시설들을 개조해 세종문화회관과 연계시켜 이 일대를 명실상부하게 중앙문화지구로 전환하는 일이다. ● 문화교육(이동연·문화평론가) - 문화교육이란 학생·시민을 스스로 문화적 표현과 향유(享有)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다. 이를 21세기 우리 사회의 기초교육과 평생교육의 기본이념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이미 시행에 들어간 7차교육과정 중 선택 교과목과 특기적성 교과목의 틀을 이용, 미디어교육 및 연극·미술 등과 결합된 통합교과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당장 실현가능한 문화교육의 교과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시설부족으로 고통받는 학교와 사용자 부족으로 놀고 있는 수많은 문화시설을 연결함으로써 사회적 낭비를 줄이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두번째단계로는 중장기 문화교육정책을 수립해 문화교육이념을 기초교육과정의 중심 교육이념으로 채택하고, 예체능 교과목 이수시간을 확대하며, 미디어교육 및 통합교과의 운영 폭을 늘리는 8차 교육과정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가도록 하는 일이다. 물론 이런 과정의 대전제는 학부모들의 인식 전환이다. 그동안 앎과 행동이 분리되었던 이유는 학연·지연·혈연으로 묶인 소수에게 집중된 왜곡된 권력체계에서 비롯되었다. 이번 '히딩크 열풍'은, 이런 권력체계가 해체될 경우 세계가 놀라는 잠재력을 우리 젊은 세대가 발휘할 수 있다는 명백한 사실에 대한 국민적 열광의 다른 표현이다. ● 축제문화 재편과 축제 만들기(임정희·미술평론가) - 이번 월드컵 기간에 열린 거리응원이 바람직한 축제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축제에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부족했다. 따라서 축제에 대한 시민의 자발적인 열정과 참여를 진보적·발전적으로 계승하려면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 우선 월 1회 차량 2부제 실시 및 '차없는 거리' 확대를 실시한다. 거리문화 활성화 축제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려면 축제 장소를 인위적으로 조성하기보다는 시민들이 일상영역에서 친근하게 활동하는 자신들의 거리에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는 관 중심의 문화행사를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관 주도 행사에는 시민 참여가 저조하고 볼거리도 충족되지 못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연례적인 문화제의 경우 민간추진단을 만들어 시민단체를 비롯한 민간 스스로가 기획하고 운영·평가하는 축제의 틀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셋째는 젊은 세대의 문화행동 활성화다. 거리에서 청소년들이 문화적인 욕구를 발산할 수 있는 작은 축제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라이브공연이나 거리전시 활성화도 중요하다. 라이브공연, 거리전시는 장소나 장르·주제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고, 특히 벼룩시장을 포함한 다양한 거리전시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주민자치와 공동체문화 활성화에 동력이 될 수 있다. 김성호 이송하기자 kimus@
  • 서해교전/ 대선후보·黨대표 입장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그리고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 및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표 등 주요정당 지도자들은 ‘6·29서해교전’을 계기로 대북 햇볕정책과 안보위기 문책론 등에 대해 현격한 시각차를 보여주고 있다.8·8재보선과 연말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국론결집보다는 분열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이들의 입장과 속내를 분석해 보았다. ◆노무현 민주 대선후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그동안 현정부 대북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햇볕정책 승계 입장을 기회있을 때마다 분명하게 밝혀왔다. 현재도 노 후보는 한반도의 전쟁위협을 줄이거나 없애는 가장 현실적인 정책으로 ‘햇볕정책’을 꼽고 있으며 따라서 “햇볕정책의 근본적인 수정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남북관계나 한반도 주변상황 변화에 따라 대북정책의 세부사항은 현실에 맞게 일부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사태 전말과 책임소재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문책론은 불필요한 혼란만 가중시킨다며 반대하고있다.금강산관광 등 남북한 민간교류 문제에 대해서 노 후보도 1일 “남북한 민간교류협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감정적인 대응을 할 경우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이 드러나는 말이다. 특히 노 후보는 “이번 사태를 정략적으로 접근하거나 대북정책 전체를 공격하는 빌미로 삼으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며 한나라당의 공세를 반박했다. 한나라당의 관련자 문책 요구가 “냉전·수구적 접근법으로,한반도 긴장을 불필요하게 고조시킬 우려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노 후보는 시중 여론도 신경쓰는 분위기다.노 후보가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 새로운 검토가 필요하다는 국민 일각의 문제제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노 후보측은 햇볕정책의 수정 입장을 밝힌 게 아니라 교전규칙의 문제점 보완 필요성 등을 언급한 차원이라고 주장한다. 노 후보가 북한측에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고 준수하도록 요구한 것도 이같은 접근법을 보여준다. 이춘규기자 taein@ ◆이회창 한나라 대선후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는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서해교전까지 발발한 현 상황에서는 ‘근본적인’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당의 입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셈이다. 반면 이 사건 ‘문책’과 관련해서는 당과는 오히려 다른 입장으로 비쳐질만큼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이 후보는 이번 서해 교전이 근본적으로는 지난 4년간의 대북 유화정책으로 인한 ‘주적(主敵)’개념의 혼돈에다 군의 정신무장과 응전 태세의 허점 등이 겹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에 따라 그는 햇볕정책의 근본적인 수정과 함께 가시적인 조치로 일단 금강산 관광사업 일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서해 교전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이런 사태에 이르게 한 그 동안의 대북 정책을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또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고 관광객의 안전문제가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금강산 관광사업은 즉각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해 교전의 ‘문책’에 대해서는당과는 약간의 입장 차이가 엿보여 눈길을 끈다.당이 ‘진상파악 후 문책요구’란 입장에서 하루만에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의 해임 요구로 돌아섰지만 이 후보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한 측근은 이와 관련,“사건에 대한 ‘진상파악’을 한 뒤 문책 요구를 하는 것이 순서라는 게 이 후보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의 이런 자세는 이번 사건이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인 만큼 자신이 정치적인 공세를 취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하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조승진기자 redtrain@ ◆김종필 자민련총재 원조보수를 자임하는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어느 정치인보다도 강도높게 관련자문책을 주장하고 있다. 김 총재는 2일 마포당사에서 열린 ‘서해무력도발 진상조사특위’에 참석,“장병들의 희생에 너무나도 가슴이 아파 잠도 못잤다.”고 했다.그는 이어 “확전을 우려해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뭐가 무서워 대응하지 않았단 말이냐.이 나라가 언제부터 이 지경이됐느냐.”고 교전규칙 개정을 주장했다. 김 총재는 나아가 “이번 사태에 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특히 임동원(林東源)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를 지목,“벌써 그만뒀어야 했을 사람”이라며 “요사이 기초가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국민을 불안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로서는 서해교전사태를 최대한의 호재(好材)로 활용하려들 것으로 보인다.안보문제가 불거질수록 보수정당의 입지가 확대되고,그만큼 김 총재로서는 정계개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진경호기자 jade@ ◆권영길 민노당대표 권영길(權永吉) 민주노동당 대표는 2일 “6·29서해교전 때문에 지금까지 쌓아온 남북간 신뢰와 화해 협력 분위기를 원점으로 되돌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근본적인 해결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무조건 남북대결 상황을 조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교전규칙을 개정하기보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북방한계선(NLL)을 남북공동어로구역으로 선포,남북한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권 대표의 제언이다.서해교전을 갈등으로 몰고 가면 결국 남과 북 모두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때문에 햇볕정책 재검토와 책임자 문책,금강산관광 등 민간교류협력 중단등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햇볕정책은 어느 특정 시기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민족의 통일까지 염두에 둔 정책인 만큼 장기적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권 대표는 “북한의 사과를 받아내는 것은 찬성하지만 남북화해라는 큰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대한포럼]월드컵 아직은 미완성이다

    파티는 끝났다.손님들도 갔다.초여름 밤을 뜨겁게 달궜던 한달간의 잔치가 막을 내렸다.이제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지난 한달을 정리해야 할 시간이다.‘월드컵 대차대조표’는 어떤 모습일까. 월드컵이 폐막되면서 온갖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그 가운데 월드컵이 가져다 줄 경제적 효과를 100조원으로 평가한 보고서가 단연 압권이다.국내 굴지의 모 대기업 산하 연구소가 발표했다.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로 국가브랜드(KOREA) 이미지가 10% 올라갔고,덩달아 수출품의 가치도 10%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이런 국가이미지 개선효과가 5년 정도 앞당겨진 것으로 보고 매년20조원씩(수출액 200조원의 10%) 5년분을 합쳐 100조원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뻥튀기는 이제 그만하자.우리팀이 포르투갈과 이탈리아,스페인에 연승가도를 달릴 때의 그 기분을 이해한다.그러나 기분만으로 되는 일은 없다.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이고,앞으로 얻을 수 있는 것과 황당무계한 것이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월드컵 특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외국인 관광객 수는 가까스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고,호텔·숙박업소,항공사,여행사는 전혀 특수 맛을 못봤다.재래시장,영화관,서점은 오히려 ‘월드컵 불황’에 시달렸다.디지털TV를 만드는 전자업체들과 IT(정보통신)업체 등 일부 업종만 반짝특수를 누렸을 뿐이다.뉴욕 타임스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월드컵에 아낌 없는 찬사를 보내면서도 그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보도하고 있다.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앞으로 거둬들일 수 있는 과실이 많기 때문이다.그 과실을 온전히 거두느냐,거두지 못하느냐는 오로지 우리가 월드컵 이후를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달려 있다.우리는 이미 올림픽이라는 큰 잔치를 성대히 치러내고도 그 과실을 제대로 수확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할 일이 있다.히딩크 리더십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다.붉은악마의 조직이론과 행태를 분석해내는 것이다.히딩크의 한국축구 개혁실험이 성공한 요인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연고주의 타파,능력본위의 인사,경쟁의 원리,기초체력 중시등등….이런 것들은 우리 기업이나 정부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이미 다 알고 있던 내용들이다.하지만 히딩크는 성공하고 우리는 실패했다.우리가 공감하고 있는 원칙들을 그는 어떻게 현실에 접목할 수 있었을까.그 실천적 노하우를 알아내야 한다. 인터넷에서 만난 20여명의 축구동호회원들이 어떻게 20만명의 거대조직을 무리 없이 민주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었을까.그 조직메커니즘을 분석해내야한다.20만명의 붉은악마들이 600만명의 공동체를 엮어가는 과정을 해부해봐야 한다.그 겉모습을 그려내는 것으로 그들을 다 이해했다고 말하지 말자.열정과 질서가,개인주의와 공동체의식이,온라인과 오프라인이,애국주의와 세계주의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그 내면을 살펴보자.히딩크와 붉은악마 초기 회원들의 내적 역량을 사회적 인프라로 이끌어내는 작업을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정부산하 및 기업 연구소들이 공동으로 세부방안에 관한 심층연구에 나설 것을 주문한다.그 작업이 끝날 때까지 월드컵은 미완성이다. 월드컵에서 우리가 얻은 가장 귀중한 자산은 가능성이다.실현된 것은 그 가능성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것이 지금부터 해야 할 과제다.월드컵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한국축구의 4강신화,붉은악마의 열정적 에너지와 열린 마음,자발적 공동체의식,이런 것들은 그 자체로 위대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더 이상 미사여구(美辭麗句)로 분칠을 하지 않아도 된다.지나친 찬사가 경제에는 짐이 될 수도 있다.괜히 국민들 허파에 바람 불어넣고 간을 붓게 하지 말자.그래서 얻을 것이 IMF에 한번 더 가는 것 말고 무엇이 있겠는가. 염주영 논설위원yeomjs@
  • [업그레이드 한국축구] (5.끝) 축구는 국가브랜드다

    이제는 쓴 웃음을 지으며 되돌아볼 수 있게 됐지만 수십년 동안 한국축구의 소망은 ‘월드컵 1승’이었다. 1승을 거두는 장면을 보려고 전국민이 밤을 꼬박 새우기도 했고 그 1승에 실패하면 모두들 입맛을 잃기도 했다. 축구를 제외하면 한국은 이미 스포츠강국으로 군림한 지 오래다.올림픽만해도 동·하계대회 모두에서 한국은 매번 당당히 10위권에 들 정도로 수없이 많은 종목에서,수없이 많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축구에서의 부진 하나만으로도 국민들은 기쁘지 않았다.축구가 주는 매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축구가 차지하는 비중을 알기 때문이다. 국제연합(UN) 회원국보다 많은 203개 회원국을 거느린 종목.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수를 보유한 종목.축구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국가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을 통한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 입증됐다.98년월드컵을 유치한 프랑스 기업의 가치는 그 해에만 2배로 뛴 것으로 조사됐고 82년 개최 이전까지 독재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하던 스페인은 민주적인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성공한 것은 물론 10년뒤 1인당 GNP(국민총생산)가 2.5배나 뛰어오르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도 이번 2002월드컵에서의 선전을 통해 브랜드가치를 충분히 높였다.현대경제연구원은 월드컵 개최와 4강 진출로 한국이 거둔 경제효과만 올 국가예산에 버금가는 100조원에 이를 것이고 국가브랜드 이미지 고조로 한국 수출상품의 가치가 10% 정도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인들을 감동시킨 ‘붉은악마’의 역동성 또한 브랜드가치를 엄청나게 높였다.세계 언론들은 앞다퉈 “한국인의 단결 정신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전력투구하는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이 또한 축구를 매개로 했기에 가능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브랜드가치를 지키는 일.여러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16강 진출에 대한 병역혜택을 지속하는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다.신세대 선수들의 투지를 자극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데 큰역할을 할 것이다.올림픽 3위 이내 입상자에게 병역혜택이 주어지는 다른 종목과의 형평성 운운은 무의미하다는 점도 확실히 알지 않았는가. 이와 함께 축구열기를 에너지로 연결할 정부와 축구협회,국민들의 공조와 축구사랑 운동의 체계화 등도 필요할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축구사랑 실천은 가장 쉽게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편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
  • 대북정책 정국 쟁점화/한나라·민주, 민간교류 중단·지속 대립

    6·29서해교전 사태로 대북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햇볕정책’ 기조 유지 방침을 분명히 밝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8·8재보선을 앞둔 정치권의 최대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최근의 정계개편 논의와 맞물려 재보선 이후 정치권 지각변동의 동인(動因)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부와 민주당은 1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해교전 당정회의’를 갖고 교전규칙 개정 등을 통해 안보태세를 강화하되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북포용정책 기조는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민간교류를 지속하는 등 포용정책의 골간을 무너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교전규칙 개정 등 단호한 대응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노무현 후보는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 새로운 검토가 필요하다는 국민들의 문제제기가 있는 것 같다.”며 “국민들이 상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유종필(柳鍾珌) 특보는 “노 후보가 햇볕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주재로 ‘서해교전 대책회의’를 열고 ▲햇볕정책 재검토 ▲금강산관광 중단 ▲북한의 사과 ▲정부의 강력한 대북경고 등을 촉구했다. 이회창 후보는 “5단계 교전규칙을 보완,방위태세를 전면 재검토해야 하고 정부도 북한에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과 이남신(李南信) 합참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의견도 있었다고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김동신 국방장관·임동원(林東源)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의 파면 ▲금강산관광 및 대북경협 재검토 ▲북한 지도부의 사과와 책임자 남한 인도 ▲주적개념 고수 등 당론과 배치된 강경대응책을 주장하고 나서 파문을 낳고 있다.이 의원은 “북측의 사과와 책임자 남한 인도가 이뤄지지 않으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서울초청은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가 이번사태를 계기로 자민련 등 보수정당과 연대,중부권 신당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진경호 김상연기자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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