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주적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가희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400
  • ‘개혁성향’ 반영… 서열타파 미흡/김용담 대법관 제청 각계 반응

    최종영 대법원장이 22일 김용담 광주고법원장을 대법관으로 임명제청함으로써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내홍은 일단락됐다.그러나 대법관 제청과정을 탐탁지 않게 보는 시선도 여전해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김 고법원장 임명제청에 대해서는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일각에서는 김 고법원장의 개혁적인 면모를 들어 ‘개혁적 대법관’ 주장을 일부 수용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반면,기존 서열 위주 인사가 그대로 적용된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김 고법원장은 법관으로서는 드물게 지난 89년 서경석 목사와 함께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창립에 관여했다.또 산재와 환경 분야에서 다수의 진보적 판례를 내놓았던 사실도 큰 영향을 미쳤다.해박한 법률지식뿐 아니라 풍부한 행정경험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혀 왔다.서울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성품이나 일처리 능력면에서 대법관으로 아주 적합한 인물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라고 말했다.최 대법원장으로서는 실무적인 능력에다 개혁적인 이미지까지 내세울수 있는 김 고법원장의 이런 면들을 높이 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비판적인 쪽에서는 이를 달리 보기도 한다.한 변호사는 “대법관이 되려면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과 법원행정처 차장을 거쳐야 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 대법관 제청도 딱 그 기준”이라고 말했다.기수·서열 위주의 대법관 인선 관행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법무부의 한 간부는 “이미 예상했던 바 아니냐.”면서 “다음 대법관 인사 때 개혁적 인사를 선임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질지 두고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변협 관계자는 “대법관 제청 과정에서 드러난 대법원의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태도에 유감”이라면서 “과연 대법원이 국민의 시선을 의식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민변도 “기존 서열중심 관료주의에서 한발도 벗어나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프로필 독일법 전문가로 주로 민사·행정사건을 담당했다.서경석 목사와 함께 ‘경제정의실천연합’의 조직과 운영에 깊이 관여했을 정도로 개혁적인 사고와 실천력을 지녔다는평을 받고 있다.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과 법원행정처차장을 역임해 재판실무 및 사법행정에 두루 정통하다.이숭리 여사와 2남.취미는 등산과 바둑. ▲서울(56)▲서울대법대▲대법원 재판연구관▲부산지법·서울민사지법 부장▲서울고법 부장▲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법원행정처 차장▲광주고법원장
  • 클로즈업/ KBS2 ‘100인 토론‘ 군대문화 진단

    KBS2 ‘100인 토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오후 11시10분)는 끊임없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도 쉽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지 못했던 ‘군대문화’를 도마위에 올린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병영 내 폭력 및 성추행 사건은 대한민국 남자거나,아들을 둔 부모라면 누구나 고민에 빠지게 하는 충격적인 일들이다. 이에 육군은 최근 분대장을 제외한 병사 상호간에 직무 수행과 관련없는 지시를 못하게 하고,인격을 모독하는 발언 또는 비속어를 금지하는 한편 일명 ‘얼차려’라고 불리는 단체기합도 금하는 예방책을 내놓았다. 그런데 ‘병사 상호간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수평적 동반자 관계’라고 규정한 육군의 발표에 ‘민주적인 군 문화를 위한 개선책’이라는 찬성 의견과,‘군 명령체계를 흔드는 탁상공론’이라는 반발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뜨거운 감자로 대두된 신(新)군대 문화 대책을 놓고 본격적인 난상 토론을 벌인다. 이순녀기자 coral@
  • [시론] 사법개혁과 대법관 인선

    사법부 안팎으로 파문을 일으키며 사법파동으로 이어질 뻔했던 대법관 인선문제가 진정국면에 들어섰다.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계기는 대법관 인선의 공정성을 위하여 만들어진 대법관 제청자문위원회의 파행 운영이었다.동 위원회에서 제청방식과 후보자 선정에 문제를 제기한 일부 자문위원들이 사퇴하였고,다수의 판사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 보였다.게다가 강력한 사법개혁을 바라는 재야법조계와 시민단체들이 가세하면서 대법관 인선문제는 우리 사회의 폭풍이 될 조짐까지 보였었다.이러한 상황에서 대법원이 사법부 사상 처음으로 전국판사회의를 개최,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 노력한 것은 사법부를 위해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법부의 갈등은 과거 세 차례 있었던 소위 사법파동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갈등봉합만으로 끝날 문제는 아니다.과거 사법파동이 행정부의 간섭으로부터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면,이번 사태는 그동안 누적되어왔던 사법부 인사문제에 사법개혁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것이다.사법개혁의 문제가 지난 1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왔던 우리 사회의 과제이고,더구나 사법개혁의 핵심이 법관인사제도의 혁신에 있다는 점에서 이번 파문의 여파는 아직도 남아 있다. 특히 이번 대법관 인선 문제에서 나타났던 사법부 내외의 사법개혁에 대한 견해차이는 이 문제를 단순히 판사회의를 통한 의견수렴 정도로만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적극적인 사법개혁의 차원에서 대법관 인선을 바라본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에 사법시험이나 사법연수원 기수에 근거한 기존의 연공서열에 따른 인사를 철폐하고 개혁 내지 진보성향의 외부인사도 발탁하여 다양한 사회가치를 수용할 수 있는 대법원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기존 대법관 인사방법을 고수하는 입장에서는 대법원은 법률심의 최고기관으로서 불편부당하고 균형감각을 갖고 있는 대법관으로 구성하는 것이 옳으며 특정인사를 추천하는 것이 개혁만은 아니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대법관 인선에 관한 양자의 주장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다시 한번 논해야 할 필요는없다.이미 사법개혁의 논의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그 논의의 출발점이 법관인사문제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지금 이 문제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법치주의적 사고이다.대법관의 인선문제는 우리 헌법이 정하고 있는 것처럼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국회의 동의 및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대법관의 임명에 모든 국가권력이 관여하고 있는 것은 권력분립이 국민의 권리보호를 위하여 존재한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사법부는 국민의 직접적인 주권행사에 의하여 형성된 국가권력이 아니다.민주적 법치국가에서 직접적인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권력으로서 사법부는 헌법과 법률 및 법관의 양심에 따른 판결을 통하여 정당성을 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이와 함께 국민의 권리보호와 법률분쟁의 해결기구로서 사법부가 그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법원의 독립과 함께 법관의 독립이 핵심적인 요소이다.이번 대법관의 인선문제는 사법개혁을 통한 사법부의 진정한 독립이라는 점에서 논의가 되었어야 한다. 이 시대는변화를 요구하고 있다.헌법기관으로서 사법부는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변화를 실정법의 테두리 내에서 수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민주적 법치국가는 단순히 법적 안정성만을 요구하지는 않는다.이제 대법원도 헌법의 틀 속에서 국민이 원하는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이번 대법관 인선 파문에서 나타났던 사법부 내외의 변화의 요구에 걸맞은 대법원의 향후 변신이 필요하다. 김 상 겸 동국대 교수 헌법학
  • 盧 ‘인공기’ 유감표명 / 한나라당 “유감표명 유감”

    한나라당은 보수단체들의 ‘인공기 소각’에 대해 대통령이 유감표명을 한 것과 관련,비판적 논평을 내놓았다. 박진 대변인은 19일 “북한이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키로 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북한의 협박성 요구에 쫓기듯 유감을 표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평가했다.그는 “이번 사건의 근본 책임은 동맹국의 국기가 불타고 미군 장갑차가 점거되는 등 극심한 이념갈등을 묵인·방치한 노무현 정부에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한나라당 의총에서는 따로 성토하는 발언은 없었다.북한이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하길 기대하는 마음에서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홍준표 의원은 “주적 개념은 군사적인 것인데,이제 북한은 대화와 협력 대상이기도 하므로 정치적인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인공기를 성조기와 같은 반열에 두고 발언한 점은 비판해야 한다.”고 지도부에 건의했다. 한편 보수단체들은 이날 “좌파성향을 드러낸 것으로,잘못된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반핵반김 8·15 민족대회’를 주최한 자유시민연대측은“대통령의 유감 표명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반면 진보측의 통일연대 박준형 대외협력국장은 “노 대통령의 유감 발언은 긍정적”이라면서 “대통령이 재발방지대책을 주문한 것이 실질적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정경 유영규기자 whoami@
  • 말말말˙˙˙

    노무현 대통령이 언론사에 대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은 대통령 자신과 측근들에 대한 야당과 언론의 최소한의 감시와 비판마저 허용하지 않겠다는 발상이며,야당을 탄압하고 언론자유를 말살하려는 반민주적 독재정치·오기정치의 발로이다. -한나라당 김영선 대변인의 ‘언론탄압·야당탄압 기도를 중단하라’는 논평에서-
  • 법조인·교수가 말하는 ‘사법파동’ 해법/평판사 의견반영 제도화 검토를

    대법관 선임을 둘러싼 보혁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법조계나 학계에서도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현직 판사와 변호사,법학교수들로부터 이 문제에 대한 견해와 해결방안을 들어보았다. ★질문 순서=1.대법관 선임방식에 대한 견해는 2.현재의 사태를 해결하려면 3.근본 대안은? -소재선(蘇在先·경희대 법학과 교수) 1.현행 방식에 문제가 없다.대법원장이 계통을 밟아 후보 판사의 경력을 고려해 최종 후보자로 선정한 것이다.젊었을 때부터 수많은 판결을 주도하면서 철저하게 검증을 받은 후보자들이다.또 대법관 임명은 당연히 사법부 내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삼권분립의 의미가 무엇인가. 2.현 사태를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대법원장이 추천한 인물을 놓고 대법관 후보 제청 자문위가 토론해 대통령이 임명 동의하면 된다.지금 대법원장이 추천한 인물의 이력을 살펴봐라.무조건 연공서열로 정하지 않았다.오히려 젊었을 때부터 개혁적인 성향으로 판결을 내린 후보자도 많다. 3.일부 판사와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대법관이 뽑히면,차라리 안티 운동이라도 벌이고 싶은 심정이다.판결은 검증받지 않은 젊은 사람이 주도할 문제가 아니다.판결은 신중해야 한다.대법관은 대법원장이 뽑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대법원장이 실력 있는 사람을 가려냈으면 그에 맞게 따르는 것이면 충분하다. - 김형진(金炯辰·변호사) 1.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한은 고유 권한이다.대법원장은 자신의 권한 내에서 제청하는 것이다.대법원장에게 특정 후보의 제청 등을 요구하는 것은 월권이다.물론 다양한 견해를 가진 대법관이 임명돼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은 있다.문제가 있다면 국민적 합의를 거쳐 먼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2.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자문위에서 제시한 인물들이 개혁적이거나 대법관 자질이 있는지는 좀더 따져봐야 한다.그런 측면에서 평판사 회의 등을 갖고 어떤 인물이 좋은지 논의하는 것도 방법이다.변협에서도 진정으로 전국 변호사들의 의견을 담아 후보군을 선정해 제시하는 것도 방법중 하나다. 3.앞으로 로스쿨 체제로 간다면 변호사 중에서 법관을 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법관 인사의 문제점은 상당부분 해소된다.자문위의 권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검찰처럼 심의기구화하는 것과,외부인사 대폭 확충 등이다.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 ●“경륜등 재판능력 우선” - 손지호(孫志晧·대법원 공보관) 1.미국 연방대법원은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기능을 합쳐놓은 것이다.사건 처리는 연간 100여건 안팎에 불과하다.인종대립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법관의 다양한 성별·인종·성향이 고려될 수밖에 없다.그러나 우리는 헌법재판소가 따로 있고 연간 2만건의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험과 경륜을 충분히 갖춘 재판처리 능력이 우선시된다. 2.법관들은 이번 인선을 이해해주길 바란다.외부 인사들이 사퇴한 상황에서 법원 내부에서조차 비판을 하는 것은 상당히 우려가 된다.대법원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로 했다. 3.법관인사제도개선위원회가 있고,최대한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대법원 사건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 경우 대법관 인선에 있어 성향·성별 등이 고려될 수 있다.시기의 차이일 뿐 여성 대법관이배출될 것으로 본다.이번에 인선이 안됐다는 결과로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없다. - 김갑배(金甲培·변호사) 1.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운영방식은 바뀌어야 한다.현재는 자문위에서 어떤 의견을 내놓든 대법원장이 독단적으로 3명을 추천해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한다.다양한 의견이 수렴되지 않는다.진보 인사가 제청되도록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2.자문위가 후보 3명을 추천해 대법원장이 1명을 제청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소장 법관들이나 재야 변호사의 의견도 반영될 수 있다.자문위에 외부 인사가 대거 참여하고,심의기구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3.근본적으로는 법관 선발방식을 바꾸어야 하다.사법연수원을 수료하면 모두 변호사로 근무토록 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난 경력 변호사 가운데 법관을 선발하는 것이다.대법관 선발은 다양한 성향을 가진 인사들이 충원될 수 있도록 심의기구 성격의 추천위원회에서 후보를 추천한 뒤 대법원장이 제청,대통령이 임명하면 된다. ●“사회적 소수 대변방법 찾아야” - 박상훈(朴尙勳·전주지법 정읍지원장) 1.진보 인사가 대법관이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여성,장애인,사회적 소수가 많이 진출해야 한다.법관은 태생적으로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그러나 지나치면 퇴행적이 되고 변화를 따르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진정한 보수는 사회변화를 쫓으며 이끌어주어야 한다.보수가 있으면 진보도 필요하다. 2.사법부에도 민주주의가 진행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황이다.세대갈등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고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다.하지만 상층부가 모든 논의를 독점하는 것은 잘못이다.소장판사의 연판장은 당연한 과정이고 사법부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3.대법원장의 제청권은 헌법에 보장된 것이다.그것을 고치자는 것은 무리하는 감이 있다.자문위보다 나아가 법관추천회의를 만드는 등 제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유신시대 이전에 있었던 추천회의를 부활시켜 광범위한 사람들 중에서 대법관 인사를 결정해야 한다. - 이경주(李京柱·인하대 법학과 교수) 1.사시 기수에 따라 대법관을 뽑는 것이 문제다.현 제도는 각계의 인사가 뽑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수의 의견이나 인권친화적인 판결이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법원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도록 연공서열을 배제하고,재야의 변호사와 교수,시민단체 추천인도 대법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우연의 일치이지만 노무현 정권 때 법원행정처장과 대법원장,대법관 중 대부분이 임기가 종료된다.헌법재판소의 재판관도 대부분 새로 뽑게 돼 있다.법원 역사상 이렇게 민주적인 호기는 없었다.생각있는 판사들이 결단을 내렸다고 본다.뜻을 같이하는 판사들이 힘을 모아 대법관 1,2명이라도 의견이 반영되도록 해야겠다. 3.대법관도 소수의 의견을 대변할 사람을 뽑는 시대가 왔다.무엇보다 고법부장판사를 마치고 대부분 옷을 벗도록 하는 법관 승진제도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판사가 후에 변호사로 개업할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늘 소신있게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법관 승진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강충식 안동환 박지연기자 chungsik@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4)이청준

    오로지 소설가로 남기 위해 일찍이 대학 교수직을 버리고 서재 속으로 들어간 사람,사십 년 세월을 오로지 이야기 쓰기로만 일관해 온 사람,이데올로기와 정치적 견해를 떠나 지역과 성별을 떠나 누구나 그가 한국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고 감동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직조해 내는 사람,그가 바로 이청준이다.문학에서 장인다운 장인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한국의 문학과 예술이 완성으로 가는 길을 찾아,그것이 사람들에게 해(害)나 독이(毒) 아니라 오로지 미(美)와 이(利)가 되는 길을 찾아 남도인 이청준을 찾아 가자.남쪽으로 가자. 서울 양재동 허름한 커피숍 2층으로 선생을 안내하여 자리를 잡자마자 선생은 담배를 꺼내 피워 문다.그리고 어딘가 못 올 데 와 있다는 심정을 표현하는 듯한 부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메모지를 꺼내놓고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갈 태세다.무엇이든 예정하지 않은 일은 피하려 하는,조심스럽다고나 할까 섬세하다고나 할까,자리를 가리지 않는 선생의 소탈함은 그런 까다로움을 감추기 위한 포즈라고나 할까.나는 선생의불편한 심정을 덜어드리고 싶어 단도직입하기로 한다. “서울을 떠나셨는데 무슨 이유라도……,있으신지요?” “삶이나 문학이나 밤 산길 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결국 헤맨다는 건데,헤매다 보니 문학 사십 년이더군요.지금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 자리를 확인해보고 싶고,그러려니 주변 공간을 정리하고 싶어졌어요.예를 들면 온 집안에 흐트러져 쌓인 책 같은 거 말이에요.그 책들 좀 정리해서 제대로 만나고 싶은 거……” “올해 펴내신 장편소설 ‘신화를 삼킨 섬’을 읽다보니 옛날 ‘이어도’가 생각났습니다.감명 깊게 읽던 대학 시절이 그리워지더군요.신화나 무속세계에 천착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우리 현재의 삶을 이끌어가는 원리가 있는데,하나는 꿈이고,다른 하나는 그 꿈을 실현하는 힘이겠지요.꿈은 내일에 대한 이념이랄까요? 이것을 공적으로 실현하는 힘은 권력으로 귀착되는 것 같아요.삶이 이렇게 진행된다면,그것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정신인데,그 정신이 태어나고 거(居)하는 곳은 우리의 역사지요. 우리는 지금까지 역사에 대한 논의를 수없이 해왔어요.그렇지만 실제 우리 삶이 얼마나 행복해졌느냐,값지게 살고 있느냐,이런 문제로 들어가 보면 제자리걸음을 해왔다는 생각이 들어요.뭔가 빠져 있고 겉돌고 있는 것 같아요.이런 생각 끝에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유전적으로 가지고 나오는 어떤 심성,즉 영적인 차원과 넋의 문제에 대한 천착이 결여되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그 부분을 빼 놓고 역사의 차원,과거 경험의 차원에서만 소설을 써서는 안 되겠다,더 깊은 근원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신화의 세계죠.그 가운데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게 우리 무속이죠.그 무속 혹은 신화에 우리들이 이어온 넋의 요소가 가장 많이 내포되어 있지 않았느냐 하는 이야기입니다.” “선생님의 문학관이라고 보아도 될까요?” “글쓰기라는 것이 결국에는 하늘이에요.하늘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문제라는 거죠.달리 이야기하면 그것은 우주관이지요.현실이나 역사는 어떻게 보면 특수성입니다.보편으로서의 하늘,곧 신화를 확대해가면 우주적 통합에 다다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사람들은 선생님 작품 가운데 ‘서편제’를 가장 잘 알고 있을 듯한데요.아마 임권택 감독 덕분이시겠지요.그러나 그것이 ‘남도사람’이라는 연작소설집의 한 부분이고 또 ‘언어사회학 서설’이라는 다른 연작소설집과 연결됐다는 것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삶에서 신화적인 요소는 늘 중심 역할을 해왔고,문학도 그런 요소를 배제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남도 사람’은 그런 세계를 찾아다닌 과정과 결과를 보여준 것이고 ‘언어사회학 서설’은 세속적이고 도회적인 삶에 대한 반성을 시도한 것이었습니다.이렇게 도시와 시골을 왕복하는 속에서 삶의 균형,즉 삶의 현장성과 근원적인 것 사이에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신화적인 세계는 현실적인 삶의 겹을 이루어줄 요소라는 것이지 그것 자체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나는 이쯤에서 내가 정작 여쭈어 보고 싶었던 이야기로 들어가기로 한다.선생은 남도의 예인,장인이고 한(恨)의 초극과 승화를 보여주는 예술가다. “우리 문화예술의 가장극명한 특징 가운데 하나로 한의 정서를 드는데요.그것이 무얼까요?” “이렇게 정리해봅니다.사람이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잃어버리고,자기가 누려야 할 몫을 누리지 못했을 때 겪게 되는 감정의 부조화라고.부조화로 인해 겪게 되는 삶의 정서라는 것이지요.흔히 한 맺힌다는 것은 심한 일을 당했다는 거거든요.가령 광주 항쟁 이후의 문제같은 것은 광주 사람들이 시민의 자리에서 쫓겨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기 때문에,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몫을 못 누린 때문에 생겨난 한의 문제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이렇게 한을 정리해놓고 보면 원한도 될 수 있지요.이것을 풀어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가려면 그것을 씻어내야 하는데 그럴 요량으로 만든 것이 우리네 굿이죠.그것을 남에게서 풀려고 하면 앙갚음이 되고 복수가 되죠.일종의 폭력이 되는 것이죠.그것을 자기 안에서 자기가 풀 때 원한은 원한에 그치지 않고 창조적으로 승화되는 거지요.용서하고 받아들여서 자기 삶의 에너지로 전환시킨단 말이죠.그러려면 굉장히 내면적인 자기 결단이 필요하죠.그리고 그 부분이 문학같은 예술의 몫이지요.문학의 몫이라는 게 결국은 우리 정신이나 정서를 답답하게 굳히기보다는 그것을 풀어서 넓게 열려고 하는 탄력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지요.” “선생님께서는 바로 그렇게 한을 씻는 문학을 해 오신 셈인데요.” “힘과 힘의 대결로 인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는 일,힘에 의해서 자꾸 휘둘리는 삶을 원래의 삶의 자리로 돌려주는 것이 문학이겠지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 어떤 신념이 느껴집니다.오늘같은 시대에 한국문학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나는 신념이라는 말을 경계합니다만…… 우선 지금은 대량 첨단정보 유통시대이지요.그러다 보니 그 넓은 정보의 바다에서 익사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정보를 제대로 검색하거나 선택하지 못함으로써 나타나는 가치관의 혼란을 잡아주어야겠지요.둘째로 이상과 현실의 대립 구조 속에서 배제의 현상,배제의 사고,배제의 담론이 범람하고 있습니다.예를 들면 현재는 과거를 배제해요.또 미래는 현재를 배제하고.젊은 사람들은 늙은이를 기성세대라고 해서 배제하고.정치에서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요.자기 독선을 넘어서 보다 넓은 가치를 추구해야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의 문화예술은 유통주의자들의 천국처럼 보이는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만……,과연 장인정신이라는 것이 오늘같은 세상에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는지요?” “장인의 세계는 원창조의 세계여서 어느 시대나 그런 세계를 요구하게 마련이지요.장인이 같은 물건 만드는 법은 없어요.나는 그런 생각을 하죠.삶의 벼랑에서 이 작품을 쓴다.이것 쓰고 나면 더 못쓸 것이다,하는 각오로 쓰고…….그러니까 장인들 세계라는 것은 죽을 각오로 만들어진 세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벼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자기 끝을 아니까 한 걸음을 더 나갈 수가 있는 거지요.자기 삶의 끝에 서있지 않으면 그 삶에 묻혀버리죠.그런 장인의 세계는 원정보 생산이고 진짜 창조의 핵이기 때문에 오늘 같은 세상이라고 해서 버려질 수가 없을 겁니다.유용성과는 좀 떨어져 있는 비물질적·정신적 가치의 세계를 이루면서 우리 삶의 근저를 형성해 주는 거지요.” “젊은 예술가들은 지금 어떤 과제를 짊어지고 있는 걸까요? ”우리 시대에 제일 문제가 된 것은 개인·개성·자유였어요.그 후 개발독재로 산업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평등의 문제가 대두되었지요.그것이 1990년대까지 계속되었어요.이후로는 양상이 달라졌어요.지금은 인류사의 두 개 사상 틀,즉 자유를 보수하여 연결짓고 평등의 요소를 확대하는 두 가지 요소 사이에 균형을 이루고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문학에서는 특히 그렇지요.인문적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우리 사회에 가장 취약한 그러한 부분을 획득해 가야만 삶의 가치가 더 넓어지고 높아질 수 있습니다.“ 생은 연신 담배를 물고 한 가닥 연기를 내 쪽으로 연신,느리고 길게,흘려보내고 있었다. ”평소에 궁금했던 일이 하나 있습니다.소설 쓰시려고 교수직을 버리신 적이 있으신데요? “소설은 모든 지식정보에서 자유로워지려고 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교수는 지식정보가 신전이에요.그러니까 그 두 개가 다 부딪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인터뷰를 마치자점심때가 되었는데 선생은 당뇨때문에 바깥에서 식사를 하기 어려운 몸이 되었다며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나는 그런 선생을 막을 수가 없다.선생은 허름한 커피숍 문을 더듬더듬 열고 나가서는 우산을 들고 빗속으로 멀어져 갔다.나는 그 뒷모습을 보면서 겸허라는 두 글자를 떠올리고 있었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이청준 ●겸허가 밴 장인의 삶 김유정(金裕貞)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둘 없는 친구인 소설가 안회남(安懷南)은 그를 기려 ‘겸허(謙虛)’라는 소설을 썼다.가난과 폐병에 시달리던 친구의 생애를 슬퍼한 그 소설에는 김유정의 머리 맡에 겸허라는 두 글자가 붙어 있더라는 사연이 적혀 있다. 용인까지 어떻게 찾아오냐며 서울 양재동 서초구민회관이라고 있는 데 그 앞에서 만나 어딘가로 가자고 하셔서 일손이 줄겠다는 마음에 덜컥 응했다.비는 내리는 데 내가 오히려 늦게 돼 선생이 약속 장소에서 두리번거리고 계셨다.서둘러 비 그을 곳을 찾는 데 오전인지라 다들 문을 닫고 허름한 커피숍 하나만 겨우 들어갈 만했다. 너무 누추해서 어떻게 하느냐고,다른 곳을 찾아 드리겠다고 했는데,선생은 괜찮다고,당신은 담배만 피울 수 있으면 된다고,주섬주섬 뭔가 종이쪽을 꺼내시는데,보니,팩스로 넣어드린 질문 용지다.오늘 하실 말씀을 빼곡하게 메모해 놓으신 그 종이쪽이 왜 그리 귀해 보였는지.담배를 피워 물고 앉으신 선생의 모습은 어딘가 이유도 없이 내게 미안스러워하는 것 같았는데.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것이 바로 선생의 겸허였다. ●남도 멋에 한국 미학 구축 1939년 전남 장흥 출생인 이청준은 남도 예술의 멋과 향취를 한껏 뿜어내는 예인·장인이다.열 살에 뒤늦게 국민학교에 들어가 4·19가 일어난 1960년에 서울대 문리대 독문과에 입학하여 4학년 재학중에 당대 지식계를 대변하던 ‘사상계’를 통해서 문단에 나왔으니,김현·김승옥 등이 중심이 된 ‘산문시대’ 동인들과 함께 4·19세대 작가라고 할 것이지만,독보적인 길을 걸었다. 어렸을 때 형제와 부친이 세상을 뜨는 등 외롭고 가난한 삶 속에서 소설을 쓴 그는 ‘병신과 머저리’(1966),‘매잡이’(1968) 등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1970년대에서 1980년대에 이르는 동안 ‘언어사회학 서설’과 ‘남도사람’으로 대변할 수 있듯이 그의 작품은 시민사회가 제시하는 합리성의 모순에 대한 반성,그것을 뛰어넘는 진정한 인간상의 탐구로 이어졌다.‘당신들의 천국’(1974-5),‘이어도’(1974),‘서편제’(1976),‘눈길’(1976),‘낮은 데로 임하소서’(1981),‘가위 밑 그림의 음화와 양화’(1984),‘씌어지지 않은 자서전’(1985) 등 숱한 화제작을 남겼다. ‘흰옷’,‘축제’,‘신화를 삼킨 섬’ 등 근년 작품들은 시민사회의 합리주의적 도구성에 대한 반성,한국 사회와 역사의 비극성에 대한 인식에 바탕해 용서와 화해,신화와 근원에 대한 탐구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최인훈이 한국 현대사를 서구적 지성으로 날카롭게 응시하면서 ‘표현주의적’ 모던함을 추구한 작가였다면 이청준은 그러한 문학사를 바탕으로 한국적인 미학을 구축한 문제적인 작가라고 할 것이다.
  • 盧 “정부 자율권 위협 심각”장차관급 2차 국정토론회

    노무현 대통령은 1일 “지난 1987년 6월 항쟁 이후에는 정부가 국가방향을 주도하는 힘을 상실해 정부의 자율권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으나 아직 바로잡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정부 중앙청사 별관에서 장·차관급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차 참여정부 국정토론회에서 “87년 6월 항쟁 이전까지 적어도 정부권력은 국가권력으로서 자율권을 가져,권위적이든 민주적이든 정부가 결정하면 그 방향으로 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여러 사회갈등 문제에 대한 지역·계층·집단간의 이견으로 정부가 제대로 자율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한 것 같다. 노 대통령은 “국민선거로 선출된 국회와 정부가 국정주도의 힘과 자율성을 상실하고 타율적으로 이끌리면 선거라는 민주주의 기능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공직사회가 먼저 혁신해야 한다.”면서 “공직사회가 혁신을 하지 않고 국가가 먼저 혁신되기를 바라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혁신을 앞장서서 이끌어 나간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우리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열린세상] 주민투표와 지방자치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벌써 8년째를 넘기고 있다.지방자치는 이제 그 성과와 함께 우리 사회에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지만,운영상의 시행착오로 인한 낭비와 부작용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실정이다. 여전히 위축된 자치권,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지방의회,일부 단체장의 행정낭비와 태만,그리고 주민들의 미약한 자치의식 등은 현재까지 지방자치가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이것은 결국 지역 주민들로부터 지방자치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끌어내지 못한 주 요인들이 되고 있다. 앞으로 참여정부가 약속한 대로 지방분권이 가속화한다면 결정권이 다원화되어 정부와 주민간,정부와 정부간 그리고 주민과 주민간의 갈등은 더욱 첨예화할 것이 분명하다.제반 갈등 현상이 우리 사회에 확산·심화되면 사회 발전은 물론 지역 발전에 커다란 저해요인이 된다.특히 지역갈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할 때 집단이기주의 행동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사회구성원 모두가 직접 피해 당사자가 되고 만다.그동안 핵폐기물 처리장이나 쓰레기 매립장 설치를 놓고 빚어졌던 갈등들이 그 대표적인 증거가 된다. 점점 다양화 집단화하는 주민들의 요구와 상충하는 갈등 문제를 지방의회와 집행기관의 경직된 제도만으로 해결하기는 더 어려워졌다.그리고 주민들의 자치 의식 내지 납세자 의식의 강화를 통해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획기적으로 높여나가지 않으면 지방자치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주민들이 자치 현장에 참여해서 현안 문제를 직접 풀어감으로써 지방자치의 의미와 성과 및 문제점을 체험해 나가는 것이 대단히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주민직접참정제도의 확대 도입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 행정자치부는 지난 28일 구체적인 주민투표 방안을 담은 주민투표제 도입 시안을 발표한 바 있다.1994년 이미 지방자치법에 주민투표제를 도입하였으나 국회가 10년이 다 되도록 주민투표법을 제정하지 않아 유명무실화해오던 차에 내년 7월 시행 목표로 그 구체적 시안을 마련한 것은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주민투표제의 도입은 지방정부와 의회가 주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완하고 지방자치 제도의 완성도를 높이게 될 것이다.그러나 선진국들이 주민투표 도입을 상당히 주저했고 또 지금도 주민투표 제도에 상당한 논란이 지속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주민투표제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상당히 성숙된 주민들의 참여의식과 책임의식을 요구한다.아울러 민주적인 제도와 절차를 존중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사회문화가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민투표제는 민주주의라는 미명 하에 행정권과 직접민주주의가 결탁하여 의회주의를 배제함으로써 독재로 나갈 가능성을 안고 있다.게다가 주민투표의 기술적 제약으로 말미암아 합리적인 결정이 이루어지지 못할 우려 또한 크다.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투표의 관행과 문화가 성숙되지 못하고 정당정치가 뿌리내리지 못한 곳에서는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 주민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개인에 대한 신임투표 내지 선동정치의 장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일본과 프랑스가 투표결과의 법적 구속력을 오랫동안 부여하지 않고 단지 주민의견을 청취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온 사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아무튼 주민투표제의 부작용을 극소화하면서 지방자치의 정착에 기여하려면 차제에 주민투표 제도의 역할과 기능을 명확히 정립하고 그에 따른 제반 절차에 관한 요건들을 충분하게 논의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끝으로 주민투표제는 지역현안 문제 해결의 최선 또는 최종의 수단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보조 내지 촉진의 수단이라는 사실을 먼저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육 동 일 충남대 교수 자치행정학
  • 국제 플러스 / 이스라엘 인종차별적 혼인법 제정

    |런던 연합|이스라엘 의회가 이스라엘인과 결혼한 팔레스타인 배우자의 이스라엘 거주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전세계 인권단체들로부터 ‘인종주의적 비민주적 조처’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일 보도했다. 31일 통과된 새 혼인법에 따르면 이스라엘인과 결혼하는 모든 배우자에게 이스라엘 시민권이 부여되지만 유독 팔레스타인 배우자는 혼인을 원인으로 하는 시민권 및 영주권 취득이 금지된다.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3) 김지하 -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대, 새로운 시

    “달마가 동쪽으로 온 까닭은 무엇입니까.” “저 뜰 앞에 선 잣나무이니라.”.옛 선사에게 불법을 묻듯,지하에게 이 시대를 물으러 간다.대답은 듣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그것이 바로 해답일 테니까.얼굴과 손이 희지 않고,상민(常民)의 옷을 걸치고 살아가는 그에게,옛날 백 사람의 시인에게 시대를 물을 때 묻지 않은 물음을 던지기 위해,그가 몸을 기대고 살아가는 백성의 마을로 간다. 얼마 전 서울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열린 김지하 시인의 회고록 출판기념회에서 본 시인의 모습은 예전보다 한층 더 수척하면서도 어딘가 부은 데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장기간 요양을 해야 할 만큼 상한 몸을 이끌고 멀리 부산 범어사에서 요양을 하다가 올라온 시인을 붙들고 무슨 말을 들으려 한단 말인가.그러나 자기 바깥에 싸리 울타리를 두르지 않는 시인은 흔쾌히 내방을 허락해 주었다. “회고록의 제명이 ‘흰 그늘의 길’이더군요.그 말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 법한데요.” “글쎄,애매성이라고나 할까.안개 낀 것 같은.단지 이성,오성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던 거겠지요.내가 흰 그늘이라는 말을 쓴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하나는 우리 삶이 상당히 이상해졌다는 것이에요.사이코,정신분열적인,착란적인 사회심리가 지배하고 있는데 이것을 인식하고 용서할 어떤 시적인 그릇을 찾아내려고 한 거지요.흰 그늘이라는 것도 일종의 환상이지만,치료적 기능을 갖는 환상입니다.마치 융의 그림자처럼 가라앉은 욕구라고 할까…,일종의 역설이지.고통의 역설적 인식,성스러운 고통,이런 것을 추구함으로써 시대의 정신적 질환을 넘어설 수 있지 않느냐는 거지요.시(詩)가 바로 그에 관한 작업이 아닐까 합니다.” 김지하 시인은 천래(天來)의 시인답게 비약적인 어법으로 생각을 전개하기 시작한다.그렇다면 나는 논지를 잃고 헤매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한다. “지나온 삶이 어땠다고 보시는지요? 요약하신다면요?” “요약? 한두 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지.소위 ‘요기 싸르’라고.요기는 요가를 하는 사람,즉 수련자지.그러니까 내면적으로는 수련자고 외면적으로는 싸르,코뮌 싸르,직업 혁명단.그러니까 요기 싸르는 명상을 통한 내면적 수련과 외면의 사유적 변혁,두 가지를 같이 추구하는 자야.나는 옛날에 이 요기싸르라는 말은 몰랐지만 바로 그런 삶을 희망했었다고 생각해요.삶에 대한 쉬르(초월)적 인식과 그 아래 미학으로서의 리얼리즘을 함께 추구했으니까.리얼리즘과 함께 그것을 넘어서는 어떤 초월성,철학 같은 것을 오랫동안 꿈꿔왔어요.이것이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생명’과 ‘살의(殺意)’죠.내 첫 시집 ‘황톳길’에서 보듯 ‘뛰어올라오는 숭어’와 ‘가마니에서 죽어가는 아버지의 시체’,즉 생명과 죽음의 대비를 늘 생각했어요.이것이 현실에 대한 비평으로,부정으로 나타났죠.생명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이것은 죽음까지도 포함하는 어떤 전체변화의 질서를 말하는 것이었어요.” 시인의 말씀은 깊은 숲 같아 갈래가 많고 걸리는 것도 많다.그 속을 호랑이 타고 달린다면? 다치지 않으려면 머리를 잔뜩 숙여야 하리라. “선생님의 삶에서 예지적인 면을 발견하는 사람들이 많으리라고 생각합니다.그런 삶을 가능케 한 근거를 찾아보신 적은 없으신지요?” “글쎄,그건 꼭 시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시를 쓰면서도 시인이 아닌 아웃사이더로 남고 싶었고,그러면서도 세상은 변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사람의 정신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 시대야말로 분명하지는 않지만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선생님께서는 젊은 세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무엇보다 ‘현실적 부정’입니다.그들은 자기들 삶까지 포함해서 모든 것에 대해 선험적 사고에 익숙했던 우리나 우리 바로 아래 세대 사람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부정적입니다.뭘 보면 알 수 있느냐.정치나 경제에 대한 부정은 사항적 비판일 수 있지만 문화적 반항은 사항에 따른 게 아니라는 겁니다.지금 젊은이들은 문화적 반항 밑에 더 커다란 문명 단위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어요.그 불만을 가지고 오히려 능동적으로 ‘붉은 악마’라든가 ‘네티즌 선거’라든가 ‘촛불 시위’ 같은 것으로 빛나지 않나 싶습니다.내가 보기에 그들의 이 힘은 정치적으로가 아니라 문화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 수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세대에 대한 긍정이 광폭(廣幅)인 김지하 시인이다. “그렇다면 선생님 세대와 이 시대 젊은이들의 세대적 역할은 어떻게 비교하거나 대조할 수 있을까요?” “저는 4·19세대였음에도 불구하고 4·19의 혁명적 의미를 똑똑히 몰랐습니다.그러다가 5·16 뒤에 차츰 민족이라든가 민중이라든가 변혁이라든가 하는 개념에 눈뜨게 됩니다.그러면서도 소수이기는 하지만,리얼리즘과 함께 반리얼리즘적인 추상·환상·상상력의 측면을 강조한 사람들도 있었고 나는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어요.나는 어떻게 하면 리얼리즘 안에 반사실과 환상을 이끌어들일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했던 세대입니다.지금 젊은이들도 자기들 수백만 명이 거리에 나와서 외쳐대던 구호의 진짜 의미를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생각해 봅니다.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나는 이제 나이가 들었습니다.글 쓰고 그림 그리고 강연을 통해서라도 젊은이들의 소명이 무엇이고, 그 사람들이 한 일이 무슨 뜻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물꼬를 터야되는가에 관해 이야기하고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지금 젊은이들은 우리보다 훨씬 세계적이고 동시에 민족적입니다.아주 개인적이고 내면적이면서도 범생명계적인 성격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그렇다면 그들에게는 이런 모순적이면서도 복합적인 세대적 특질에 걸맞은 복합적인 역할과 내용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오늘의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지혜 또는 슬기라면 어떤 것이 있겠는지요?” “첫째는 들뢰즈나 가타리,미셸 셰르 같은 선각자들이 이미 지적했던 것인데 현대,모던 월드의 가장 큰 질병으로 논리를 들고 있습니다.‘이것은 이것,저것은 저것’이라며 상호 배제하는 것,‘너는 내가 아니고 나는 네가 아니다’라면 싸움이 시작되고 경쟁이 시작되겠지요.또 하나의 질병은 전쟁법입니다.나와 너는 싸울 수밖에 없고 싸워서 하나가 이김으로써 상호 통합을 한다.전쟁의 철학이죠.우리는 매일 평화를 원하고 안정된 삶과 우정과 휴머니즘과 생명계와의 화합을 원하면서도 그 매일의 생활 속에서는 전쟁 논리를 진행시키고 논리의 전쟁을 치러내는 겁니다.나는 전쟁법의 반만 긍정하고 다른 반은 부정하는 길을 생각해 봅니다.너는 내가 아니고 나는 네가 아니지만 너는 나일 수 있고 나는 너일 수 있다.이게 뭡니까? 음(陰)과 양(陽)의 철학이죠.음이면서 양이고 양이면서 음인,그러면서도 양은 양이고 음은 음인 음양법 말입니다.철학적으로 더 들어가면 불교의 인식논리입니다.색(色)은 공(空)이 아니고 공은 색이 아니면서도 공은 색일 수 있고 색은 공일 수 있다.결국은 색공이 하나다.하나가 아니고 둘이 아니면서 하나도 둘도 될 수 있다는 것.묘한 이치에 도달하는 겁니다.여기서 또 숨은 차원과 드러난 차원을 생각해야합니다.드러난 차원은 가시적이고 진행 중이고,숨겨진 차원은 드러난 차원 밑에서 드러난 차원을 조절하고 진행시키고 수정하고 교정을 보다가 전혀 이것이 유지될 희망이 없을 때에는 이것을 와해시키면서 안에서 새로운 드러난 차원으로 다시 시작하는 겁니다.이게 뭘까요.생명이죠.생명의 논법이 ‘아니다’이면서 ‘그렇다’이고 ‘그렇다’이면서 ‘아니다’인 겁니다.이러한 인식은 다행히도 우리 민족의 근대에,1860년대에 유럽 쪽의 베르그송이나 생철학자들이 나타나기 훨씬 이전에 나타났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만.이 부분에서 우리의 논리적인,새로운 변혁적 생활을,새로운 논리의 발견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일상적으로.말로는 평화를 이야기하고 삶에 있어서는 늘 투쟁이나 경쟁,대결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생각하면서 논리를 진행시키고 현실에 있어서도 새로운 변화,조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나는 김지하 시인의 거침없는 논리 개진에 언더라인(밑줄)을 긋는다.인터뷰를 떠나 이것은 매우 중요한 논리 전환인 까닭이다.내친 김에 더 ‘광폭(廣幅)’한 물음을 던져본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우리는 공공성을 회복해야 합니다.남북의 통일에도 공공성이 있어야 하는데 사회적 공공성과 우주적 공공성을 함께 회복해야 합니다.너무 작은 담론들에 얽매여 공공성을 무시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또 자신만이 아니라 타자까지도 자기 안에집어넣는 것이 중요합니다.주체를 배제해버리고 타자화하는 유럽사상을 따라가지도 말고 주체를 회복하면서 우주적 주체가 되는 것,이것이 새로운 인간입니다.그것은 개인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동학은 이렇게 가르쳤습니다.‘서로가 서로에게서 떨어질 수 없는 생명의 총체,정체성을 각자 자기 나름으로 실현하라.’고.‘밝고 밝은 이 우주를 각자 자기 나름대로 밝혀라.’고.이게 뭘까요.개인주의죠.그러나 그것은 개(個)이지 사(私)는 아닙니다.개와 사는 다른 겁니다.사는 그 뒤에 세모꼴 같은 것이 붙어 있죠? 이게 귀신에 붙어 있는 거예요.잡귀.인간의 정신 가운데 자기만 생각하고 자기만 위해서 살려고 하는.” 오랜만에 거인을 만나는 귀한 시간을 놓치기 싫어 더 많은 것을 물었고 더 많은 말씀을 들었다.병마에 시달리는 ‘대선사’가 탈진에 이를 때까지 마구 괴롭혔다.그러나 그렇게 귀동냥한 모든 것을 여기에 쓸 수 없음이 안타깝다.이 나라에 또 누가 있어 그처럼 많은 궁리를 하고 세상의 내일을 이야기할까? 바로 김지하 시인 같은 이를 종요로운 존재라 이름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사진 이언탁기자 vielee@ 방교수가 본 시인 김지하 ●수척해진 어깨 위에 걸린 흰 달 지하는 지하라고 하지 말고 지하당(芝河堂)이라고 해야 하리라.평생 바람으로 살되 가는 곳이 집이다.바람이 바로 집이다.살아 움직이는 집이다.바로 그가 김지하다. 오랜만에 가까이서 바라본 지하당의 낡은 서까래가 기울어졌다.어긋난 문짝 같은 옷을 걸친 지하당,구멍이 숭숭 뚫린 지하당의 야윈 몸채,두 시간 남짓에 배터리가 소진되고 마는 허한 기운.이것을 본 어느 누가 지하당의 과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인터뷰를 마치는데 회고록을 쓰느라 바싹 야윈 지하당의 어깨 위에 흰 달이 떠 있었다. 지하당의 후광은 낮달,희미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달이었다. ●김지하는 누구인가 1941년생으로 문명(文名)이 높은 분들이 많은 문학계지만 그 가운데서도 김지하는 거인이다.아니,괴물이다.희대의 풍운아다. 전라남도 목포 출생.1959년에 서울대학교 미학과에 입학.이후 그의 삶은 바람의 삶이었다.한·일회담 반대운동,그리고 저항시인.황토빛 한의 전달자,박정희 군사정권을 향한 조롱과 야유(풍자시 ‘五賊’).시집 ‘황톳길’과 함께 열린 김지하의 1970년대는 연행·석방·도피로 점철된 시대,부당한 체제에 맞서 처절한 싸움을 벌여나간 시대였다.군사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무기로 감형된 1974년부터 1980년까지 그는 옥중의 시인이었다.많은 이들이 그가 걸어간 길처럼 민주주의를 외치며 전두환 정권과 처절한 항전을 벌일 때 김지하는 황야를 건너 생명의 낙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폭력이 아니라 비폭력을,광폭한 남성성이 아니라 섬세하고 여린 여성성을,대립과 투쟁이 아니라 화회(和會)의 세계를. 그는 시대와의 불화를 감당해야 했다.시집 ‘애린’의 세계가 그것이다.1980년대였다.1990년대,그리고 지금,김지하는 또 다른 초극을,완성을 꿈꾼다.시집 ‘중심의 괴로움’은 내가 내 안에 갇히지 않고 우주와 호흡을 함께 하는 새로운 리듬과 조화의 세계를 노래한다.김지하는, 뜨거운 불꽃 김지하는 오늘,안으로 타오른다. 정지용으로부터 김수영을 지나 김지하로통하는 한국 현대시의 행로는 내부적인 것과 외래적인 것,성찰적인 것과 투쟁적인 것이 맞씨름을 벌이며 전인미답의 경지를 개척해간 운명의 길이었다.
  • 교장임용제도 개선 본격‘시동’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 가운데 하나인 초·중·고교의 교장임용제 다양화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교장선출보직제 도입 요구로 불거진 교장임용제의 다양화는 어떤 형태로든 올해안에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교장임용제의 다양화는 현 정부의 교육 개혁과제이다. 특히 교장임용제의 개선에 대해서는 정부나 교원단체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방법론에서는 이해관계에 따라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 합의점을 찾는 데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더욱이 전교조가 내세우는 교장선출보직제의 경우 초·중·고교장협의회를 비롯,다른 교원단체에서도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인 만큼 제시되는 모든 대안을 신중히 검토한 뒤 결정할 방침”이라고 강조한다. 교육부는 최근 ‘제1차 교원인사제도 혁신사업 워크숍’을 교육단체 및 전문가들과 함께 가진 데 이어 오는 19일 2차 워크숍을 열기로 했다. ●현행 교장임용제 2급 정교사→1급 정교사→교감을 거쳐 교직의 꽃인 교장에 임용되기 위해서는 승진후보 명부에 들어가야 한다.승진후보는 교육경력·연수실적·근무평정의 점수에 따라 상대적 평가를 받는다.명부후보에 등재되면 자격연수를 받고 4년씩 두차례에 걸쳐 8년 임기의 교장으로 임용된다.실제 명부에 오른 후보들은 거의 100% 교장으로 임용된다.이같은 제도아래 근무평정의 객관성과 형평성 시비가 잦은 데다 임용권자에 대한 로비 의혹도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또 교원의 전문성과 책무성을 높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부적격자를 선별할 수도 없다는 지적이 많다. 전국 190개 초·중·고교에서 시행중인 초빙교장제 역시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현행 교장임용제도는 관료통제·인사비리·점수경쟁에 따라 학교교육의 질을 약화시키는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투명한 인사나 교원의 직무수행에 대한 계량적 평가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상급자에 의한 주관적·자의적인 평가로 교사의 맹목적 복종과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을 조장한다.교원의 전문성 함양과도 무관하다. 따라서 현행 제도를 전면폐지하고 교장선출보직제를 실시해야 한다.선출방식은 인사위원회에서 교장선출과 관련된 실무를 담당케 하고 교사와 학부모·학생대표로 구성된 선출인단을 통해 후보를 추천,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한다.현재 ▲교무회의 단수 또는 복수 추천을 통해 학운위의 심의나 선출 ▲교사와 동수의 학부모 선출인단을 통해 추천하면 학운위가 심의 ▲교사와 일정 비율의 학부모·학생 대표로 구성된 선출인단을 통해 추천하면 학운위가 심의하는 등의 안을 검토하고 있다.하지만 학부모회 교사회·학생회가 법제화되면 학부모·교사·학생들이 참여,남녀 교장후보 1명씩을 추천해 선출하는 방안에 비중을 두고 있다. 교사의 전보·보직·초빙·선출과 관련된 인사관리를 위해 ‘종합인사기록카드제’를 도입,교사 연수·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장자격제의 폐지 주장은 스스로 교직의 전문성을 부인하는 행위이다.자격의 수준 문제나 취득과정의 형식화 문제는 개선돼야 하지만 폐지의 명분이 될 수는 없다.현행 자격제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교원의 능력과 전문성 제고라는 교원정책의 본질적인 차원을 중시,접근해야 한다.또 수석교사제의 도입이 필요하다.현행 교직구조를 1급 정교사에서 다음 단계로 ‘정교사’를 신설하고 다시 교수직과 관리직으로 이원화한다.교수직에는 선임교사와 수석교사제를 두고,관리직에는 교감과 교장을 둔다.따라서 교장은 일정한 교감경력을 반드시 갖춰야 하며,수석교사가 교장이 되려면 교장의 자격검정을 거쳐 경력을 쌓아야 한다.장학관·연구관 등 교육전문직이 교감경력없이 교장임용이 될 수 없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1차 임기만료 교장에 대한 중임에 있어 교장연수제도를 의무화하는 데다 임기가 끝난 교장은 희망하면 원로교사로 갈 수 있는 길을 터놓아야 한다. ●한국교원노동조합 교장·교감자격증제를 없애고 순환보직제를 시행해야 한다.예를 들어 2급 정교사→1급 정교사→부장교사→교장 또는 교감→교사의 체제이다.물론 인사위원회를 설치,보직을 결정한다.교장이나 교감을 끝내고도 교사로 수업에 복귀할 수 있는 제도이다. 평교사의 수업 의욕 고취와 교장임명 기회에 대한 교사들의 법적·심리적 안정감 제공,보직 기회의 공평한 접근과 순환에 따른 각종 폐단과 불만을 제거하기 위해서다.보직을 대우하기 위해서는 교총과 같이 수석교사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전국 초·중·고 교장협의회 교장임용제도는 현행의 골격을 유지하되 초빙교장제의 실질적인 확대를 통해 교장 자격에 상응하는 능력있는 교원을 교장으로 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교장선출보직제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만약 선출보직제가 시행된다면 학교가 정치화돼 교직의 안정성을 크게 해치고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즉 자격을 갖추고 객관적으로 능력이 검증된 교원보다는 친분 유지에 관심을 쏟거나 인기관리 위주의 인사가 교장을 맡게 될 수 밖에 없다.출마자는 득표를 위해 교직단체를 이용하거나 선거과정에서 파벌을 조성하게 된다.나아가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 학교운영의 파행은 불가피하다.현재 대학의 총장직선제의 폐해를 예로 들 수 있다. 순환보직제를 할 경우,교육부 장관은 교육부 직원들이,경찰서장은 소속 경찰관들이 계급·경력을 초월해 가장 인기있는 교원을 선출해도 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박홍기기자 hkpark@
  • 편집자에게/ ‘美육군 한국훈련 목적’ 과장보도

    -‘美 신속여단 한국서 첫 훈련’기사(대한매일 7월29일자 1면)를 읽고 8월1일부터 열흘간 미 육군의 스트라이커 부대가 한국에서 최초로 훈련할 예정이란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물론 북핵과 주한미군 재배치가 맞물린 위기 상황에서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한 희소식임에 틀림없다.그러나 기사 내용을 자세히 보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훈련에 참가하는 부대는 1개 소대(군인 60여명,장갑차 6대)에 불과하고,그 목적도 미 육군이 새로운 형태의 부대를 창설해 한국과 같은 지형에 맞는지 확인하기 위한 단순 시험훈련일 뿐이다.그런데도 마치 유사시에 한국을 돕고자 훈련하는 것처럼 자의적으로 해석해 기사를 쓴 것 같아 씁쓸하다.더욱이 한국에서의 반미감정을 문제 삼은 미국과 어떠한 후속 합의를 이루지 못했는데,한국이 위기에 닥치면 미국의 정예부대가 당연히 우리를 도와줄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본다.이같은 기사는 결국 국민에게 외세 의존적인 자세만 키워줘 우리의 ‘자주적 국방력 확보’를 가로막고,정부의 안보정책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훼손할 뿐이다.사실을 전해주면서 이로 인해 파생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들춰내어 독자들의 이해와 판단을 돕는 것이 언론의 책임이 아닐까? 더욱 사려 깊은 기사를 기대한다. 장태호 충남 아산시 선장면
  • [열린세상] 475세대가 386세대에게

    우리 국민은 매우 우수하다.전쟁의 폐허 속에서 경제성장을 일궈냈고,분단상황하에서도 민주주의 공고화 과정을 성공적으로 밟아가고 있다.그러나 그렇게 우수한 국민이 요즘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근면과 성실이라는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던 기본적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려웠던 시절 우리 부모는 굶어가면서 자녀를 교육시켰고,그 자녀들이 자라 산업화의 역군이 되었으며,그들은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를 무역 강대국으로 성장시켰다.그들 세대의 성공 배후에는 근면과 성실이라는 가치관이 자리하고 있었다.저임금 하에서도 일자리에 만족하며 열심히 일하고 일했다.그래서 그들은 일 중독자가 되었다. 475세대는 무역의 역군으로서 전 세계가 좁다 하고 날아다니면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민주주의가 얼마나 낙후되어 있는가를 직접 체험했던 세대이기도 하다.그들은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해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독재정권이 내세운 소위 ‘한국식 민주주의’가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용감히 지적했다. 정치적으로 475세대는 양김시대를 살았다.군부독재에 항거하던 양김씨의 민주적 저항에 밑거름이 되었던 세대이다.그 양김을 대통령으로 만들면서 얼마나 자랑스러워했던가.부마사태,광주민주화항쟁,6·10항쟁 등을 회고하면서 한국의 민주화가 얼마나 어렵게 쟁취되었는가를 실감한 세대이기도 하다.휴가나 휴식,레저,스포츠와 같은 용어는 그들에게는 낯선 것이었다.생산에만 미쳐 있었던 475세대는 인생을 일하는 장소로만 여겼다.인적자원 이외에 가진 것이 별로 없는 한국 사회가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386후배들에게 바로 그러한 정신을 이어가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386세대는 선배세대들이 가꾸어 온 근면과 성실이라는 가치관을 낙후된 것으로 치부하고,역사를 다시 쓰고자 하는 것 같다.과거 역사는 일단 나쁜 것으로 폄하하고 그들의 생각만이 옳은 것으로 믿는 경향이 있는 것이 아닌가 염려된다.475세대는 386세대의 ‘튀는 발언과 행동’,‘높은 자신감’,‘부족한 경륜’ 등을 묵묵히 지켜보며,그들이 지니고 있는 부정적인 역사관이 우리 사회를 분열과 퇴락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 노무현대통령의 집권과정에서 386세대가 주역이었다면 그들은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386세대의 가치관과 행태가 과연 국민통합을 위해 순기능을 하고 있는가? 386세대의 부정적 역사관이 475 이전 세대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겠는가? 475 이전 세대들은 과연 무능하고 나쁜 사람들이었는가? 386세대는 과거와 단절된 채 도대체 어디로 가려하고 있는가? 386세대는 진정 우리 역사에 대해 긍지를 가질 수 없는가? 선배들을 존중하고 후배들을 아끼는 협력과 배려의 정신은 정녕 이 땅에서 사라지고 마는 것이 아닐까? 선배들의 장점은 이어가고 단점은 개선해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개혁이 아닌가?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386세대의 역사관과 가치관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났으면 좋겠다.우리의 것을 본질적으로 훼손하지 않는 긍정적인 역사관이 국민에게 긍지를 주고,선배세대와 후배세대들을 무리 없이 연결하여 우리 국민을 통합으로 이끌어 가길 기대한다.이를 위해서는 협력과 화합,그리고 배려의 정신이 386세대 정신이 되어야 한다.또한 선배들이 근면과 성실의 정신으로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면,오늘날 386세대는 사회 전면에 결코 나설 수 없었다는 역사적 진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길 바란다.그래야만 선배세대들의 심리적 지지와 후원을 받을 수 있다. 국민통합은 국가에너지를 결집하게 되고 그 에너지는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된다.386세대가 국민통합의 주체가 되어 국가발전을 위해 순기능을 담당하기를 진정 기대한다. 이 남 영 숙명여대교수 정치외교학
  • 鄭대표 검찰출두 또 연기 / 새달초로… 靑 문책 재요구

    정대철 민주당 대표가 27일 이달내 검찰출두를 뒤로 미루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또다시 비판,청와대와의 갈등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있는 부모 묘소를 참배하는 자리에서 청와대 문책인사 요구발언을 재확인하는 한편 당정분리를 강조한 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대표는 또 검찰출두와 관련,“오는 30일 본회의에 참석한다.”면서 “(출두시기는) 당원 및 동지들과 의논해 결정하겠다.”고 말해 검찰 출두시기를 다음달 초나 그 이후로 늦출 것임을 시사했다. 정 대표는 노 대통령의 당정분리 입장과 관련,“당정분리는 권위주의적인 시대에 대통령이 당까지 휘어 잡았을 때 입법부 권위를 생각해서 나온 문제로 민주적 대통령 시대에서는 당정협조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문책인사 요구발언에 대해서도 문책인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 당·청 협조가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봐달라,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겠어.큰 틀속에서 고쳐 가야지.”라고 말해 편치 않은 속내를 내비쳤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鄭의 전쟁 / 정대철대표 일문일답

    정대철 민주당 대표는 27일 국립현충원에서 선친묘소를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신당논의 및 청와대와의 관계 등 현안에 대해 비교적 많은 말을 했다. 심경이 어떠냐. -글쎄,아버지가 살아계시면 올해가 꼭 백수야.정일형·이태영 박사의 묘로 묘비명을 바꿀 거야.한 달에 4∼5번 정도는 꼭와. 신당논의는 어떻게 되고 있나. -조정회의가 정회 중이다.신주류도 모임 가졌고 구주류들도 중간모임,큰 모임을 가졌고 가질 것으로 안다.이달말까지 매듭짓고 당무회의에 이어 빠른 시일내에 전당대회까지 가야 한다.전대는 2∼3주내에 빨리 열어야 한다.정치는 인내의 산물이다.상호 버텨봤자 잘못돼서 분리,분당되면 공멸한다. 30일 국회 본회의에는 참석하나. -물론이다.(검찰출두 문제는)동료의원,동지들과 의논해서 하겠다.민주적 대통령 아래에서는 당정협조가 더 중요하다. 청와대에서는 정 대표 측근들이 왜곡한다는데. -그런거 있을지 모르지.직접 취재안하고 간접취재해서.원래 뜻과 반대로 되는 것도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黨·靑·檢 파열음 커진다

    청와대·민주당·검찰 사이의 갈등 관계가 심상찮다.감정 싸움의 강도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민주당 신주류측은 25일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청와대는 정대철 대표 측근의 ‘언론플레이’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비난했다.검찰도 공식대응은 자제하나 내부적으로는 민주당에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주요 국정주체 간의 이같은 엇박자는 국정혼란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민생현안 해결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검찰 견제는 국회서” 이상수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검찰총장의 국회출석을 9월 정기국회 때부터 제도화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굿모닝시티 수사가 끝난 뒤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청와대가 검찰총장의 국회출석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나온 준비된 발언으로 파장이 적지않다.이에 대해 검찰 고위관계자는 “아직도 검찰이 정치권에 의해 좌우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우린 혐의가 드러나는 대로 원칙과 정도에 따라 수사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당·청 관계는 순망치한” 청와대를 겨냥한 민주당의 비판은 신·구주류가 따로없다.정 대표는 확대 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순망치한이라는 말이 있다.민주당과 청와대 관계가 이렇다.서로 잘하고 잘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잘못되면 청와대 문책인사 요구에 이은 또 다른 결정타를 날릴 수 있다는 경고였다.구주류인 정균환 총무는 자신의 지역구인 부안이 핵 폐기물 처리장으로 정해진 것과 관련,“민주적 의견수렴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아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면서 “그런데 중앙에서 (부안군수를)격려나 하고 영웅시한다.”고 노무현 대통령이 김종규 부안군수를 격려한 것을 꼬집었다.“오늘까지는 집권 여당이기에 역할을 다하자.”는 그의 발언은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신주류 인사들의 대통령 면담 요청을 받아 들이지 않는 등 당정분리라는 ‘원칙대응’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정 대표는 이날 밤 김원기 고문을 만나 최근의 당·청 갈등문제를 논의한 뒤,향후 구상을 위해 지방으로 내려갔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명동성당 불법집회’ 실형선고

    최근 법원이 사전신고 없이 명동성당에서 집회를 주도한 가톨릭계 병원 노조지부장에 대해 이례적으로 실형을 선고,법정구속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서울지법 형사1단독 노재관(魯在寬)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사전신고를 하지 않고 명동성당 안에서 농성을 벌인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전국보건의료노조 산하 강남성모병원 노조지부장 한용문(43)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10월에 벌금 10만원을 선고,법정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노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불법 집단행동에 엄격한 법의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것은 많은 민주시민이 독재정권에 항거하며 쟁취하고자 했던 민주적 법질서가 요구하는 바”라면서 “사전신고 없이 신성하고 엄숙한 성당 구내에서 불법시위를 벌인 점을 고려,실형을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같은 노조 부지부장 황인덕(36)씨는 “지난해 공권력이 병원에 투입되는 상황에서 사전신고를 하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명동성당을 농성장소로 택했다.”면서 “한씨를 법정구속한 것은 명동성당이 ‘종교적인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드러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
  • [시론] 정치자금 고해성사 하라

    한국 정치발전을 이룰 계기가 발생했다.노무현 대통령이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대선자금 공개를 제안하고 나왔고 중앙선관위가 선거에 관한 획기적인 정치개혁안을 제시했다. 정치가 선거와 매우 밀접한 함수관계를 가지고 있고,지난날의 선거는 대체로 선거법과 거의 무관하게 금전·불법타락선거가 자행되어 왔으며,야당보다는 여당이 거액 탈법을 저질렀을 것으로 국민들의 의식속에 각인되어 왔다. 그런데 현직 대통령이 대선후보가 공식 확정된 이후의 모든 정치자금 공개,대선자금의 철저한 검증을 위해 수사권이 있는 기관에서 조사,여야가 동시에 공개할 것 등을 제안했다.정치적 위험부담을 안고 있음에도 대선자금의 공개표명으로 다음과 같은 성과를 기대한다. 첫째,고비용 저효율의 정치관행을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질서로 바꾸는 제도화를 이루는 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우리사회의 여러 부문 가운데 가장 낙후한 분야가 정치분야이며 정치발전이 가장 화급하기 때문이다.미국의 저명한 헌팅턴 교수의 말대로 “정치발전이란 민주적 정치질서로의 제도화”이기 때문이다.정치질서의 제도화의 요체는 정치자금법을 민주적으로 개정하고,국민의 참여와 상향식 후보경선을 취지로 한 선거법의 개선이다. 지금까지 낡은 정치의 악순환이 계속되었으며,선거에 임박해서야 여야 현역의원 위주의 나눠먹기식 땜질 수정에 그쳐 왔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신만을 증폭시켜온 면이 없지 않다. 둘째,정치자금 모집 및 선거활동면에서 여야를 포함한 모든 정치세력에 평등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지금까지 정치신인들을 포함하여 현역의원이 아니면 누구든지 선거법의 제한으로 불평등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했기 때문에 정치적 구태가 답습되고 악순환이 지속된 것이다.정치자금법 및 선거법은 늦어도 대선 1년전,총선 6개월 전에는 완비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여야 정치권과 국민의 합의로 제도화해야 한다. 셋째,정치개혁의 방향의 문제다.지금까지 정치는 닫힌 정치,소수 직업정치인의 전유물로 인식되었으며 국민들은 관객의 수준에 머물렀다.이것을 열린정치,국민의 참여정치로 전환시켜야 한다.왜냐하면 21세기한국정치가 더 이상 정치개혁을 외면한다면 정치의 실종은 물론 대한민국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소련이 왜 망했나? 국민선택권을 봉쇄했기 때문에 국가가 국민들을 소외시킨 것이 아니라,소련 국민들이 공산당 정권을 소외시켰기 때문이다.정치를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정치란 무엇인가? 국가의 모든 가치를 권위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모든 가치의 권위적 배분권을 소수 정치모리배에게 맡기는 것과 국민 전체에게 맡기는 것 중 어떤 것이 보다 민주적인 것인가는 자명하다. 그러나 이 위기속에 희망을 본다.왜냐하면 여당이 대선자금을 공개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여당은 약속을 확실히 이행하면 된다.문제는 야당인데 야당도 정치개혁의 차원에서 대선자금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고해성사식 의미로라도 국민앞에 공개하고 다시는 부정적 요소가 드러나지 않도록 여기서 파생된 문제점과 장점을 제도화해야 할 것이다. 넷째,국민의 반성과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한국정치의 타락과 금권선거는 국민들에게도 책임이 있다.한국정치의 병폐인 권위주의 정치,지역주의 정치에 영합하여 정치인의 타락을 부추겼으며 양심을 가지고 정치할 수 없는 풍토를 조성한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따라서 정치제도의 개혁도 중요하지만 국민의식의 개혁도 중요하다. 이 성 구 홍익대교수 정치학
  • “제주의 혼 깃든 돌문화공원 조성”/ 자연석등 14000점 기증 백운철 前 탐라목석원 대표

    백운철(60·전 탐라목석원 대표)씨는 육신만 제주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그의 ‘제주사랑 혼’이야 말로 가히 광적이다. 1969년 제주도의 돌민예품과 조록나무 뿌리 형상목을 주제로 한 독특한 양식의 탐라목석원을 만들어 관광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그가 제주의 돌과 민구류 등을 집요하게 수집해온 사실이나 제주초가 등이 좋아 프랑스 파리에서 4차례의 사진전을 열어 바깥세상에 제주를 알리고 있는 것도 모두 제주사랑을 바탕에 깔고 있다. “제주의 개발형상을 옷으로 말하면 한복이 아니라 개량한복을 입혀 놓고 한복이라 우기는 격”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제주적인 냄새나 색깔이 무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백씨는 가장 제주적인 사업을 찾고 찾다 지금 북제주군이 추진하고 있는 돌문화공원 조성사업에 몸을 던지게 됐다.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 산 119 일대 100만평에 들어설 돌문화공원의 건설은 신철주 군수가 행정·재정지원 책임을 맡을 뿐 기본계획에서 디자인,설치,기획,감독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이 백씨의 몫이다.그가 공원감독인 셈이다. 백씨는 “북제주군에는 구석기시대에서 철기시대에 이르기까지 동굴과 바위그늘 등에서 제주 돌문화의 기원을 알 수 있는 여러 흔적들이 많아 돌박물관 입지로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라며 “동부산업도로변 해발 430m되는 사업현장도 광활한 야초·목장지대로,서쪽의 ‘큰 지그리오름’,북서쪽의 ‘작은 지그리오름’ 북쪽의 ‘바늘오름’으로 둘러싸인 명당중의 명당”이라고 치켜세웠다. 차로 제주시에서 30분,서귀포시에서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돌문화공원 조성현장 인근에는 삼다수생수공장·경주마육성목장·산굼부리·제동목장·미니월드 등 관광명소들도 즐비하다. 제주시 출신의 그가 북제주군의 일에 ‘간여’하게 된 것은 지난 99년 돌박물관에 대한 기본계획을 북제주군에 제출하면서부터다. “이 사업은 제주도가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도에 기본계획서를 제출했으나 6개월 동안 책상 서랍에서 나오지 않더군요.다시 제주시에 제출했지만 30만평 이상 되는 땅이 없는 게 문제였어요.신 군수를 찾아가자 너무 좋은 계획이라며 마치 ‘매가 병아리를 채가듯’ 시원하게 받아들이더군요.” 이후 백씨는 30여년 동안 애지중지 모아온 자연석 4178점과 돌민속품 5349점,민구류 4473점 등 ‘돈으로는 도저히 환산할 수 없는’ 1만 4000점의 수집품을 북제주군에 선뜻 기증했다.자연석 중에는 무게 10∼20t이 넘는 용암석과 화산탄 등이 수두룩하다.민구류 중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5m짜리 낫과 300년은 족히 넘었을 궤도 포함돼 있다.그의 분신이라고도 할 탐라목석원 관리마저 딸에게 떠넘겼다. “이 물건들은 모두 제주 것들로 몇 십만원에서부터 몇 천만원씩 주고 구입한 것들입니다.목석원을 하며 번 것을 모두 투자한 셈이지요.이 때문에 빚만 늘고 가족들과도 별거하는 생활이 수차례 반복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5·16 이후 새마을사업이 한창이던 때에 도로 개설현장이나 농공단지 조성현장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이들 물건을 하나둘씩 모았다.기증품 규모는 5t트럭 300대분으로 2개월 동안 공원조성 부지로 옮겼을 정도다.현재 가수장고와 야외에 보관돼있다. 지난 2001년 9월 기공식을 가진 제주돌문화공원은 2005년 동굴형 전시관,수석 전시관,야외전시장,전통가옥촌,주차장 등을 시설하는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된다.이어 2020년까지 설문대할망 전시관,특별전시관,토성전시관,전원숙박시설,생태공원 등이 조성된다.총사업비만 1852억원에 이르는 대역사다. 백씨의 말을 빌리면 돌문화공원은 돌·흙·나무·쇠·물 등 5개 테마가 기본틀이다.2단계 사업 때는 제주 창조신화의 하나인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전설’ 테마가 보태진다. 주요 시설인 동굴형 돌박물관은 진입로 남쪽에 지하1층 지상2층 연면적 3000평 규모로 지어져 위에서 내려다 보면 마치 배부른 산모가 출산하기 직전의 모습을 하게 된다.옥상에는 대형 야외무대가 꾸며지는데 현재 공사가 30%쯤 진척됐다. 박물관 남쪽에는 400평 크기의 원형호수가,서쪽 숲속에는 선사시대의 돌문화,장묘문화,생활속에서의 돌문화 전시장이 15만평에 배치되고 30평짜리 초가 50채로 마을 하나를 만든다.토성형 전시관 등에는 제주의 흙을 빚어 만든 토기·옹기·항아리류 등이,특별전시관에는 현대 미술과 조각,서예,염색,공예 등 국내외 유명 예술인 작품이 전시된다. 이밖에 연면적 5만평 규모의 주차장 주변은 성곽 모형으로 700m 길이의 전망대를 만들어 맨발로 산책하며 공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공원 디자인을 맡았지만 훌륭한 디자인은 디자인하지 않는 것입니다.그것은 이곳의 70%가 돌과 나무,넝쿨로 이뤄진 생태 우수지역으로,이를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30%의 면적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백씨는 기본급료와 활동비 등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방문객을 위한 커피 한 잔도 호주머니를 털어 내놓는다. 북제주군에서는 일정액의 보수를 받아주기를 권했지만 그는 “세계 제일의 돌공원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족하다.”며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사람의 자존과 명예가 걸린,가장 제주적이면서 세계적인 생태·문화·돌공원을 만들기 위해 백씨는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글·사진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