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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습기 살균제 특위 출범···7일부터 3개월 간 국정조사 실시

    가습기 살균제 특위 출범···7일부터 3개월 간 국정조사 실시

    여야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진상 규명과 피해 구제 등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국회는 6일 본회의를 열어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 규명과 피해 구제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특위)의 국정조사 기본계획서를 채택했다. 계획서는 본회의 출석 의원 25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본회의에 앞서 특위는 우원식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 주재로 첫 전체회의를 열어 조사계획서를 의결하고, 오는 7일부터 오는 10월 4일까지 90여일간 국정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정조사란 국회가 특정한 국정 사안에 대해 조사하는 것을 가리킨다. 특별위원회 또는 상임위원회 주도로 이뤄지며, 위원회가 가동되면 관련기관에 자료를 요청하거나 관련기관 보고를 들은 뒤 증인과 참고인 등을 출석시켜 증언을 듣는다. 특위는 활동 기간에 예비 조사, 기관 보고, 서류 검증, 현장 조사, 청문회 등을 실시한다. 특위는 계획서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는 단일 환경 사건으로 유례가 없는 생활화학제품의 대규모 치사 사건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사고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백히 규명하고,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해 유사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고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 환경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정거래위원회,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부처와 국립환경과학원, 국가기술표준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의 공공기관이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흡입 독성이 있는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옥시레킷벤키저, 애경, 롯데쇼핑, 에스케이케미칼 등 민간 기업들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조사 범위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원인 규명, 가습기 살균제의 제조·판매·원료공급에 관련된 업체의 책임소재 및 피해 고의 은폐 의혹 규명, 정부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 발생에 대한 책임 소재 규명 및 화학물질 관리 정책의 구조적 부실 점검 및 제도개선 등이다. 여야 간 견해차를 보였던 법무부와 검찰의 국정조사 대상 포함 여부 문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야당은 ‘늑장수사’ 책임을 거론하며 법무부와 대검찰청도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당이 수사나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반대하면서 일단 계획서에서 두 기관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여야는 향후 국정조사 진행과정에서 이들 기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지 여부를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9대 후반기 원구성 임시회 개최

    서울시의회 9대 후반기 원구성 임시회 개최

    서울시의회(의장 양준욱·사진)는 제9대 후반기 의회 원구성을 위해 7월 6일(수) 하루 동안 임시회를 열고,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 상임위원장 선거 등을 실시했다. 양준욱 의장(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월 27일 정례회에서 제9대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후 처음으로 주재하는 임시회 개회식에서 후반기 의회가 나아가야할 목표와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 진정한 지방분권 실현, 지방재정 확충, 정책보좌관제 도입 등으로 지방자치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서울시의회가 선도적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며, 둘째, 의원의 의정활동과 노력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시민과 소통하고, 시민이 필요로 하는 의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장과 교육감에게는 그 동안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회와 소통에 소홀한 측면도 있었다며, 의회와 하나의 톱니바퀴가 되어 살기 좋은 서울을 만들어 나가는 집행부가 되어 주시기를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게임 통제 ‘셧다운제’ 적용 연령 2년 낮아진다

    게임 통제 ‘셧다운제’ 적용 연령 2년 낮아진다

    심야에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을 통제하는 ‘셧다운제’의 적용 연령이 이르면 올해 안에 ‘만 18세 미만’에서 ‘만 16세 미만’으로 2년 낮아진다. 고등학생부터는 셧다운제 적용을 안 받게 된다는 얘기다. 따로따로 운영되던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예매·발권 시스템이 통합된다. 전남 여수에서 경남 거제까지 남해안을 하나로 묶는 관광개발사업도 추진된다. 정부는 5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서비스 경제 발전 전략’을 확정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추진될 이 전략을 통해 서비스 분야 일자리를 25만개 늘리고 연간 경제성장률을 0.1~0.2% 포인트 높이겠다”고 밝혔다. 게임업계 등으로부터 관련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돼 온 셧다운제가 완화된다. 정부는 매일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18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셧다운제의 연령 기준을 지금보다 완화해 16세 미만에 대해 적용하기로 했다. 국가의 획일적인 강제보다는 부모에게 자율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에서다. 정부는 연내에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로 분산된 인터넷 예매 시스템은 내년 하반기에 통합된다. 현재는 같은 버스터미널을 이용하더라도 고속버스를 타려면 ‘코버스’ 사이트를 통해 표를 사고 시외버스를 타려면 ‘버스타고’ 사이트나 터미널 자체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정부는 예매 시스템이 호환되면 버스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또 전남 여수·순천·광양·고흥과 경남 남해·하동·통영·거제를 잇는 남해안을 같은 권역으로 묶어 ‘관광형 해안권 발전거점 시범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는 행정구역 단위 계획 수립 방식에서 벗어나 시·군이 연계, 협력하는 관광 개발사업이 이뤄진다. 지방자치단체마다 훌륭한 관광 자원을 갖췄지만 독립된 사업으로 추진하는 바람에 관광 수요 창출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 밖에도 내년 상반기부터는 약국이 아닌 24시간 편의점에서 파는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이 현행 13개에서 더 늘어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말까지 상비의약품의 판매 실태와 소비자 수요 조사를 실시한 뒤 약사협회 등 관련 업계와 협의를 거쳐 품목을 추가할 계획이다. 안경이나 렌즈의 택배 수령도 활성화된다. 안경점에서 시력을 재고 안경이나 렌즈를 맞춘 기록이 남아 있다면 택배를 통해 제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안경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에서 안경을 맞춘 중국,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이 추가 구매를 원하면 해외 배송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울러 서비스업 관련 세금 제도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 전체를 포괄적으로 허용하고 일부에 한해 규제를 하는 방식이다. 유흥주점, 도박 등 유해업종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모든 서비스업종이 각종 비과세·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다. 또 빅데이터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웨어러블 기기와 같은 사물인터넷(IoT) 자동정보처리장치를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 이용할 때는 포괄적 사전동의제도 또는 사후거부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계약을 체결할 때 포괄적인 동의를 받으면 추가 절차 없이 고객정보를 수집,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터키, 6년 만에 팔레스타인에 구호물자 전달

    터키, 6년 만에 팔레스타인에 구호물자 전달

     터키에서 출발한 구호 물자들이 6년 만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전달됐다. 터키와 이스라엘 간 관계가 정상화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5일(현지시간) AP와 AFP통신에 따르면 터키 남부에서 출발한 구호선 레이디레일라호가 이스라엘 영토를 거쳐 전날 오후 가자 지구에 도착했다.  팔레스타인 담당 터키 대사 무스타파 사르닉은 이스라엘 케렘 샬롬 국경검문소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것들은 가자로 진입하는 터키의 첫 구호 트럭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터키는 가자의 주민을 돕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며 (가자의) 식수와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돕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터키와 가자 주재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트럭 10대 분량의 구호물자가 가자에 도착한 것을 환영하는 행사도 열었다.  이번에 가자 영토로 들어 온 트럭 10대는 전체 트럭 400대 가운데 일부에 해당한다고 터키 관리는 설명했다.  이 구호 트럭에는 곡물을 포함한 식량과 장난감, 어린이용 옷, 신발 등이 실려 있다.  구호품은 라마단 종료와 함께 시작하는 ‘이드 알피트르’라는 명절 연휴를 맞아 가자 주민에게 전달된다. 터키 정부 주도로 구호물자가 가자에 전달된 것은 최근 터키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앞서 2010년 5월 터키의 민간단체가 봉쇄된 가자에 해상으로 물자를 전달하겠다며 구호선을 보냈으나 이스라엘군의 나포·저지 과정에서 터키 활동가 9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중상자 1명이 4년 뒤 사망했다.  이 사건 후 터키는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이는 등 양국 간에 외교 갈등이 빚어졌다.  그러다 양국이 최근 관계 정상화 협상을 벌인 끝에 이스라엘이 2000만 달러(약 230억 원)를 유족에 보상하고 터키는 이스라엘군 인사들에 대한 소송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이 봉쇄해 온 가자에 대한 외부 지원 길도 열리게 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삿대질에, 고성에, 막말에···구태정치 여전, 대정부질문 ‘파행’

    삿대질에, 고성에, 막말에···구태정치 여전, 대정부질문 ‘파행’

    국회의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파행으로 얼룩졌다. 여야 의원 간 삿대질에 고성의 설전이 벌어져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 ‘협치’와 ‘일하는 국회’를 약속했던 20대 국회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의 발언이 파행의 시발점이 됐다. 김 의원은 이날 세 번째 질의자로 나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지역편중 인사’문제를 추궁했다. 김 의원이 황 총리에게 탕평인사를 펼치지 않았다고 호통치자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 질타가 쏟아졌다. 그런데 김 의원이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을 호명하며 “질문하는 데 간섭하지 말란 말이야”라고 큰소리쳤다. 이것으로 언쟁이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김 의원이 질문을 이어가던 중 또다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웅성거리자 김 의원은 “총리의 부하직원이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냐”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은 이어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을 가리키며 “동료의원이 대정부질문하는 데 가만히 있어라”라는 말에 이어 “어떻게 대전 시민은 이런 사람을 국회의원이라고 뽑아 놨나”라고까지 말했다. “이렇게 저질 국회의원과 같이 국회의원을 한다는 게 창피해 죽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하자 대정부질문 본회의를 주재하던 국민의당 소속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20대 국회 두번째 대정부질문에서 정부를 상대로 한 질문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걸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김 의원과 여당 의원들에게 자중해줄 것을 촉구했다. 결국 박 부의장은 ‘정회’를 선포하고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상황 정리를 요청했다. 황 총리와 각 중앙부처 장관 등 국무위원을 국회에 불러다 의원들끼리 다퉈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오후 본회의를 주재한 새누리당 소속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3시간만의 대정부질문 속개에 앞서 “개인 입장과 다른 질문이 제기되더라도 경청해주길 바라고 질문하는 의원도 동료 의원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결국 신상발언을 통해 “이유야 어찌 됐든 저로 말미암아 정회된 것과 대전시민을 거론하는 등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장우 의원은 김 의원의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윤리위원회 제소를 포함해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정부질문 첫 질의자였던 더민주 박범계 의원의 질문 때도 소동이 벌어졌다. 박 의원은 김현웅 법무부 장관에게 “어버이연합이 박근혜 정부의 보위단체라고 보는데 김 장관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는 수준으로만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그럴 것 같으면 왜 여기에 나왔느냐”며 “법무부 장관이 국회를 모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자신의 발언을 문제삼자 박 의원은 “이게 문제라고 한다면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이라고 맞섰다. 그러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우리가 이성이 없다는 뜻이냐”, “사과하세요”,“박범계 여전하네”라며 질타를 쏟아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年 34억弗 묻지마 원조… 아프리카 지도자 뒷돈으로 유입

    中, 年 34억弗 묻지마 원조… 아프리카 지도자 뒷돈으로 유입

    아프리카 대륙 남동부에 있는 말라위는 인구 1700만명의 소국이다. 인근 잠비아와 탄자니아에 비해 작은 이 나라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 만연한 가난한 곳이다. 201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40억 달러(약 4조 6900억원)에 불과한 말라위는 그렇지만 영국을 비롯해 미국 등이 대외원조를 많이 하는 곳 중에 하나였다. 실제로 서방국가가 말라위에 제공하는 대외원조는 2012년 한 해에만 11억 7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말라위 국내총소득(GNI)의 28%에 해당하는 액수다. GNI가 생산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국민이 지출하는 실질구매력의 척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다. 조이스 반다 말라위 대통령은 영국이나 미국에서도 환영받는 인사였다. 하지만 최근 말라위는 서방 국가로로부터 대외원조 대상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나라다. 부패한 행정과 정치인, 무능한 관리로 인해 해마다 최소 3000만 달러 이상의 대외원조가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가난한 국가를 돕기 위해 서방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대외원조가 정작 필요한 곳으로 가지 않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하는 등 불균형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외원조는 자금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정부개발원조(ODA)와 수출신용·해외투자금융, 비영리단체 증여 등 3가지로 분류된다. 기술지원이나 차관 등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이뤄지는 대외원조는 한 해에만 대략 1300억 달러(약 152조 6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상당액은 독일과 일본,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이 부담하고 있다. 이 밖에도 노르웨이나 스웨덴 등도 많은 대외원조를 하고 있다. 대외원조의 20% 이상은 주로 세계은행(WB)이나 유엔 등을 통해 집행되는데 지원 분야도 다양해 의료, 보건 등에 사용됐다. 최근에는 난민 문제에 관심이 쏠리면서 지난해 대외원조 지원액의 9%가량이 난민문제에 사용됐다. 지난해 아프리카계 주민이 대거 유럽으로 이주한 데 따른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적지 않은 대외원조에도 불구하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대외원조에도 발생한다는 점이다. 하루 1.9달러 이하의 생활비로 살아가는 빈곤층이 2억 7500만명에 달하는 인도의 경우 2014년 대외원조로 48억 달러(약 5조 6300억원)를 지원받았다. 한 사람에 대략 17달러에 달하는 액수다. 그러나 인도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베트남 역시 2014년 48억 달러의 대외원조를 받았다. 빈곤층이 상대적으로 인도에 비해 적은 베트남은 국민당 1658달러의 혜택을 볼 수 있다. 특히 베트남은 2015년 1인당 국민소득이 2109달러에 달했다. 이렇듯 대외원조가 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최근에는 급진 이슬람주의의 확산을 막기 위해 대외원조를 활용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터키 등에 대외원조가 늘고 있는 것은 이런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이슬람국가(IS)의 본거지나 다름없는 시리아와 인접한 터키의 경우 2014년 대외원조 지원액이 34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10년 전인 2004년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유럽연합(EU)도 최근 아프리카와 중동 국가의 이민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 대외원조를 약속했다. 대외원조 전문가인 대런 호킨스는 “대외원조 지원국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정책을 실행하는 국가에 보상차원에서 지원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서방 선진국이 대외원조를 과거 식민지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지원했던 것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대외원조를 대외정책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싱크탱크인 ‘센터 포 글로벌 디벨롭먼트’의 오웬 바더 연구원은 “대외원조를 정책도구로 이용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외원조의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지원대상 국가의 무능력도 원인이 됐다. 말라위의 경우만 해도 2014년 9억 3000만 달러의 대외원조를 받았지만 지원국들은 말라위 정부에 현금이 들어가는 것을 최대한 막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외원조로 인해 시장경제가 왜곡되거나 빼돌려진 대외원조 금액이 독재정권의 정권 유지와 연장을 돕는 모순이 일어난다고 지적한다. 어쩔 수 없이 지원국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행정이 안정된 국가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윌리엄 어스터리 뉴욕대 교수는 “원조는 조직적으로 정부를 통해 이뤄져야 효율성이 높아지는데 최빈국의 경우 조직적인 원조를 방해하는 요소가 많아 결국 일정부분 행정력을 갖춘 국가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원조가 독재자에게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업규모를 축소하고 다자협력을 통해 지원하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대외원조 싱크탱크인 에이드데이터에 따르면 2013년 대외원조 프로젝트에 따른 평균 자금 투입규모는 190만 달러였다. 2000년 530만 달러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모잠비크에서 이뤄지는 대외원조 사업의 경우 벨기에와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스웨덴 등 무려 27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이 지원하고 있는 액수는 모두 100만 달러 이하의 소규모다. 프로젝트 규모가 줄어들다 보니 지원을 받는 국가 역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누수를 막기 위한 끊임없는 문서작업은 지원국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불만도 고조되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은 민주주의 정착을 대외원조의 조건으로 내거는 등 각종 까다로운 요구를 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경우는 독재자에게 아무런 조건도 내세우지 않고 지원을 하고 있어 선진국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이 말라위에 대한 대외원조 규모를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기아해소를 위해 지난달 6500톤의 식량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또 100대의 경찰차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왕스팅 말라위 주재 중국대사는 “기아에 허덕이는 주민을 위해 중국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34억 달러에 달하는 대외원조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패한 독재자에게 중국의 대외원조는 달콤한 유혹일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를 대외원조의 조건으로 내세우지도 않을 뿐더러 쓸데없는 대형 프로젝트에 대외원조 기금을 사용해도 좀처럼 반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돈을 빼먹는 것도 쉽다. 중국의 대 아프리카 대외원조 중 상당액이 지도자의 고향으로 흘러간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지만 지원국들은 더이상 직접 예산지원을 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영국의 대외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부(DFID)도 지난해 직접 예산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의 대외원조를 모니터링하는 전문가들도 대외원조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행정력이 안정된 국가에 대외원조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민주주의 진전이 이뤄질 경우 오히려 대외원조가 줄어드는 모순도 나타난다. 미국은 오랜 독재를 청산하고 민주화가 이뤄지고 있는 페루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에이드데이터의 브래드 파크 연구원은 “저개발국가 중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달성한 페루에는 대외원조가 줄어들었다”며 “이는 일종의 벌칙”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중증장애인 연금정보 직접 알려준다

    중증장애인 연금정보 직접 알려준다

    다음달부터 정보 접근성이 낮은 중증장애인에게는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전화를 걸어 장애인 연금 관련 정보를 알려준다. 수급 대상자가 제도를 알지 못해 장애인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다. 정부는 4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장애인 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장애인연금은 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해 생활 안정을 지원하는 제도다. 그러나 그간 홍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급률이 약 65% 수준에 머물렀다. 개정안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중증장애인에게 신청 방법과 절차를 자세히 알려야 한다. 원산지 거짓 표시 혐의로 형을 선고받고 5년 내에 같은 죄를 저지르면 10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하도록 한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의결됐다. 여성 단기복무 부사관과 학생군사 교육단 부사관후보생 출신 부사관의 의무 복무 기간을 3년에서 4년으로 연장한 ‘군인사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푸드트럭 사업자가 사람이 많은 곳으로 트럭을 이동해 영업할 수 있도록 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개정령안’도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현행법상 푸드트럭 사업자가 장소를 옮겨 영업하려면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개정안은 지자체가 정한 ‘푸드트럭 존’ 안에서 옮겨 다니며 영업할 수 있게 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변하지 않으면 어떤 만남도 일시적 이벤트”

    “北 변하지 않으면 어떤 만남도 일시적 이벤트”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역사가 우리에게 분명하게 알려주는 사실은 북한 정권의 인식과 태도에 근본적 변화가 없는 한 어떤 만남과 합의도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남북 간 당국자 회담은 물론 정상회담도 임기에 쫓겨 이벤트성으로 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목된다. 앞서 노무현·이명박 정부는 임기 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했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한국자유총연맹 회장단과의 오찬에서 이날이 7·4 남북공동성명 44주년임을 상기시키면서 “(7·4 남북공동성명의) 약속들이 잘 지켜졌다면 오늘날 한반도가 훨씬 평화롭고 자유스러울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지금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며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북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며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는 도발과 보상의 악순환 고리를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도 “북한은 지난주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를 국무위원회로 바꾸고 김정은을 국무위원장으로 추대하면서 1인 지배체제를 확고히 했다”며 “관련 부처는 북한 비핵화와 북한의 진정한 변화라는 확고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대북 제재 원칙을 재확인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번 여름휴가는 가능한 한 국내에서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며 내수 진작 차원에서 국내 여름휴가지를 구체적으로 추천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들이 있는데 올해 휴가기간 동안 많은 국민이 이 지역들을 방문하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관계 부처는 거제의 해금강과 울산의 십리대숲을 비롯해 특색 있고 매력적인 관광 휴양지를 적극 발굴해 알리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3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내수 진작을 위한 국내 휴가를 당부한 바 있지만, 구체적인 휴가지는 거명하지 않았었다. 또한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고 국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는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추경을 포함한 20조원 규모의 재정보강 방안도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서울포토] 박근혜 대통령, 국무회의 주재

    [서울포토] 박근혜 대통령, 국무회의 주재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서울포토] 회의 주재하는 박지원 원내대표

    [서울포토] 회의 주재하는 박지원 원내대표

    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를 주재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먹고 살기 힘드네’ 통계가 증명…소주, 김밥 가격 상승 1, 2위

    올해 2분기(4∼6월) 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물고 있지만 외식물가 상승률은 2% 중반을 기록했다. 특히 소주와 김밥 등 서민들이 즐겨찾는 외식 품목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외식품목 38개 중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인 것은 외식 소줏값으로 1년 전보다 12.5% 뛰었다. 소줏값은 1분기(1∼3월)에도 10.7%나 뛰어 전체 외식품목 중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서 2분기 연속 외식 품목 물가 상승률 1위 자리를 지켰다. 외식 소줏값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지난해 말 주류업체들이 잇따라 소줏값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많이 오른 품목은 김밥으로 전년 동기보다 5.2% 올랐다. 외식 쇠고기 값, 외식 생선회는 각각 4.8%씩 올라 나란히 3위를 차지했다. 김밥 외에도 간단하고 저렴하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외식 품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외식 라면값은 3.6% 올라 물가 상승 품목 상위 8번째 자리에 올랐고 짬뽕(3.5%), 자장면(3.4%), 떡볶이(3.4%) 등도 차례로 9∼11위를 차지했다. 불고기(3.9%), 갈비탕(3.8%) 등 축산물이 주재료로 들어간 품목의 가격 상승 폭도 컸다. 1년 전보다 가격이 내려간 것은 학교급식비(-2.2%), 국산차(-0.1%) 등 2개 품목뿐이었다. 0%대 상승 폭을 보인 것은 스파게티(0.7%), 치킨(0.3%)을 비롯해 6개 품목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분기 전체 물가상승률은 0.9%였는데도 외식물가는 2.5% 상승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2014년 4분기(10∼12월) 이후 7분기 연속으로 전체 물가 상승률을 앞지르고 있다.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해 불경기엔 외식 물가가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낮아지기도 하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에 쇠고기 등 식재료 가격이 인상됐고 인건비가 꾸준히 올라갔기 때문”이라며 “저유가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 [열린세상] 실크로드는 낭만을 믿지 않는다/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실크로드는 낭만을 믿지 않는다/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최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실크로드를 한국에 잇고자 하는 열망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실크로드는 여전히 고대 동서 문명 교류의 상징으로 낭만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우리의 생각과 달리 지금 국제사회에서 실크로드는 중앙유라시아를 둘러싼 각국의 치열한 패권 경쟁을 상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카자흐스탄에서 17개국이 참여한 유네스코 주재 실크로드의 세계문화유산 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러시아는 참여하지 않았다. 실크로드라는 개념이 확대되면 소련 시절부터 중앙아시아로 확장된 러시아의 주도권이 상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중앙아시아 참가국 대표들은 공식 언어인 영어 대신 모국어보다 유창한 러시아어로 소통했다. 러시아로서는 실크로드와 같은 국제화로 이러한 소비에트 시절의 유산이 사라지기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에 중국은 정반대의 상황이다. 지난주부터 베이징 중국국가박물관에서는 ‘실크로드와 러시아 민족의 유물’이라는 특별전이 개막됐다. 러시아인을 비롯해 러시아 내의 여러 풍습을 소개하는 전시회다. 러시아 풍속에 굳이 실크로드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일대일로’로 대표되는 중국의 세력 확장이라는 의도가 숨어 있다. 이러한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 차이는 2000년 전 실크로드를 두고 갈등했던 중국과 흉노의 갈등과 비슷하다. 원래 실크로드 이전에 그 북쪽인 유라시아 초원지대를 잇는 초원로드가 자연적으로 형성돼 있었다. 그런데 중국 한나라는 유라시아 초원로드를 장악한 흉노 세력을 피해 그 남쪽 사막지대의 오아시스 도시를 연결하는 교역로를 만들었다. 실크로드 하면 낙타를 이용한 상인들이 떠오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 잊힌 과거의 사막길이 ‘실크로드’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한 배경에는 ‘그레이트 게임’이 있었다. 이것은 19세기에 영국과 러시아가 실크로드를 놓고 100여년 가까이 벌인 경쟁을 의미한다. 결국 20세기에 들어 중앙아시아의 절반은 중국의 ‘신장성’이 됐고, 나머지는 러시아 주도의 소비에트 연방의 일원이 됐다. 실질적인 영향력을 상실한 서방세계는 그 대신에 이 지역이 과거부터 서방과 관계가 있었음을 증명하는 역사적 근거로 실크로드라는 개념을 더욱 강조하게 됐다. 100여년 전 끝난 줄 알았던 실크로드를 둘러싼 경쟁은 최근 재연되고 있다. 중국은 자신의 경제적인 영향력을 유라시아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실크로드의 확대 개념인 ‘일대일로’를 제창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소비에트의 붕괴로 그간 억압됐던 중앙아시아의 범튀르크 세력들이 결합하기 시작했다. 튀르크 계통 국가의 맏형 격인 터키가 실크로드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듯 유라시아의 각국은 실크로드의 유구한 역사와의 관련을 내세우지만 사실 그 속내는 유라시아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역사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실크로드가 고대사를 매개로 자신들의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는 뜻이다. 유럽이 영국의 브렉시트로 시끄러웠던 지난주에 터키 이스탄불에서도 수백 명이 다치거나 희생된 테러가 발생했다. 터키가 러시아에 유화정책을 취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슬람 세력이 배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제 정세의 지각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한국이건만 브렉시트와 달리 유라시아의 갈등이 표출된 이스탄불의 테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 실크로드의 역사적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작금의 실크로드는 각국이 자신의 이해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현실의 상황에 쉽게 바뀌는 상황이다. 반면에 우리는 여전히 실크로드 고대 문명의 찬란함만을 이야기할 뿐이며, 실질적인 경제와 외교적 효과는 막연할 뿐이다. 더이상 유라시아에서 실크로드는 낭만적이지 않다. 이제라도 우리에게도 실크로드는 어떤 의미인지 되새겨 보고, 치열한 국제적인 각축장이 된 실크로드에 참여하려는 한국의 목적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 복잡한 유라시아 각국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어떠한 실크로드도 우리에겐 뜬구름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깊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깊이

    1분에 1바퀴 도는 모터 끝에 달린 석탄 멈춰서서 보니 검은 흔적 움직임 보여 조각가 나점수(47)는 서른 즈음에 혼자 여행을 떠났다. 마치 순례자와 같이 최소한의 옷과 신발만을 챙겨 그가 간 곳은 중국 서쪽 위구르 자치구 투루판의 자오허고성 유적지였다. 그 후 그는 두 번 중국을 횡단했고, 아프리카도 다녀왔다. 인간적인 가치에 관심을 두는 삶보다 돈의 가치에 종속된 삶을 강요하고 있는 이 시대에 문명의 시원(始原)을 찾아 나섰던 그 여행은 예술의 길에 대해, 즉 작가로서 실존에 대한 성찰로 이어졌다. 서울 평창동에 자리한 김종영미술관의 ‘오늘의 작가’전에서 그는 ‘표면의 깊이’라는 제목으로 예술에 대한 자신의 성찰을 풀어놓는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나무와 흙, 짚푸라기 같은 원초적인 재료로 만들어진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전시 제목에 대해 “표면의 깊이란 부조리한 명제 같지만 표면은 깊이를 가진 것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특별히 의식하지 않으면 그 존재를 인식하기 어렵다. 멈춰 서 들여다보는 시간 그 자체에도 깊이가 있다”고 덧붙인다. 재료의 선택과 작품의 유추 체계는 모두 여행을 통해 경험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사막에서 눈에 들어온 잡풀과 돌을 보면서 거대한 얘기를 하기 위해선 사소하지만 나 자신에게 정서적으로 개입했던 물건들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소한 것을 보지 못하면 거대한 것을 볼 수 없다’는 생각으로 그는 아주 미세한 움직임과 디테일에 집중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찬찬히 들여다봐야 의도를 얼핏이나마 알아챌 수 있다. 작품들은 건조하고 난해하게 보이지만 물질의 상태나 위치의 미세한 움직임은 모두 생의 경이에 대한 은유라고 할 수 있다. 나무를 주재료로, 수만 번의 끌질로 만들어낸 거칠거칠한 표면을 지닌 나뭇조각, 흙을 말려 만든 입방체 구조물, 톱밥과 판자 등이 말없이 서 있거나 뉘어져 있다. 정지된 듯하지만 멈춰 서서 들여다보면 미세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1분에 한 바퀴가 돌아가도록 만들어진 저속 모터의 끝에는 석탄 덩어리가 달려 있고 아주 천천히 검은 흔적을 남긴다. 멈춰 서서 보고 있어야 비로소 전시제목처럼 표면에 숨겨진 깊이가 눈에 들어온다. 작가는 “보이는 것에만 익숙하기 때문에 관객 상당수는 서둘러 보고 나가니 이 석탄이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이를 알아차린 관객들은 정지된 줄 알았던 물체의 움직임을 통해 시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큰 움직임은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고, 큰 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 같고, 큰 모습은 형상이 없는 것처럼 드러나고 감추어지는 사이에 침묵과 같은 시간이 흐른다. 깨어 있는 정신으로 세계에 대응하는 것을 예도(藝道)라 한다.’(작가 노트 중) 그는 “예술이란 붙들 수 없는 것을 붙드는 것이며, 예술 자체가 하나의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난해한 정의를 내리면서 “그다음은 관객이 읽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종영미술관은 고(故) 김종영 선생의 뜻을 기리고자 2004년부터 매년 장래가 촉망되는 작가를 ‘오늘의 작가’로 선정하고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박춘호 학예실장은 “시장미술이 주도하고 있는 작금의 미술계 문제점을 성찰하며 예술의 길이 무엇인지 모색하는 나점수 작가를 올해의 작가로 선정했다”며 “그는 작업을 통해 누구를 교화하거나 계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절실한 문제에 몰입하고 있다”고 평했다. 전시는 오는 24일까지. (02)3217-6484.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참의원 유세하러… 다카테러 NSC 불참한 日관방장관

    JICA 프로젝트 참여 7명 사망 “국민이 테러리스트에게 희생됐는데도 선거가 더 중요했나.” 일본 정치권에 방글라데시 다카 테러 사건의 불똥이 튀었다. 일본인 7명 등 모두 20명이 희생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내각의 2인자 격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이 관저를 비우고 지방 유세를 떠난 것이 문제가 됐다. 스가 장관은 지난 2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일본인의 희생 가능성을 언급한 뒤 선거 지원을 위해 니가타현으로 떠났다. 이날 오후 6시 돌아올 때까지 관저를 8시간 비웠다. 그는 이날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방글라데시 테러 사건 대책을 논의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제1야당인 민진당의 오카다 가쓰야 대표는 “정부 위기관리 능력에 의문이 간다. 위기관리에 대한 정상적인 감각을 잃었다”며 “스가 장관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공산당의 시이 가즈오 위원장도 “위기관리 책임자가 관저를 벗어난 것은 중대한 문제”라며 “말로는 국민 안전을 우선한다면서도 실제로는 자기 선거를 우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이날 당초 예정됐던 홋카이도 지원 유세를 취소하고 관저에서 사태 수습을 지휘해 구설을 면했다. 아베 총리는 3일 총리 관저에서 방글라데시 테러 사건에 대해 대응책을 논의하는 NSC를 주재한 뒤 JR치바역에서 참의원 후보자 지원 유세를 벌였다. 참의원 선거는 오는 10일 실시된다. 한편 일본인 희생자들은 일본국제협력기구(JICA)가 추진 중인 대방글라데시 개발협력 프로젝트 관련 컨설턴트 업체 사원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의 건설 컨설턴트 업체 ‘알멕 VPI’ 등에 소속된 이들은 급속한 인구증가에 의한 다카의 교통 정체 문제 해결을 위해 현지에 나갔다. JICA는 한국의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처럼 개발도상국에 대한 유·무상 원조를 하는 곳이다. 일본 정부가 엔화 차관을 제공한 개발협력 사업을 일본 민간기업들의 참여하에 추진하는 역할도 한다. 이번 사건 발생 전까지 다카에는 JICA 다카 사업소와 계약하고 있는 민간기업 관계자 등 JICA 관련자 68명이 주재하고 있었다. 일본의 인터넷 등 SNS에는 “억울하고 슬프다”며 일본과 방글라데시의 가교 역할을 하다 숨진 이들을 애도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기타오카 신이치 JICA 이사장은 “(JICA 사업 관련 잔여 직원들의) 국외 퇴거도 염두에 두고 안전 제일로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3년 만에… 日 ‘자위대 기념행사’ 서울 호텔서

    주한 일본대사관이 오는 12일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일본 ‘자위대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측이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를 서울 시내에서 개최하는 건 3년 만이다. 외교소식통은 3일 “일본대사관이 자위대 창설 62주년 행사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개최할 예정이라며 정부 당국자를 비롯한 국내 각계 인사들에게 초청장을 발송했다”고 전했다. 신임 주한 일본대사로 임명된 나가미네 야스마사 대사는 행사일까지 부임하지 않을 예정이라 행사는 대사 대리 자격으로 스즈키 히데오 총괄공사가 주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측은 그간 1954년 7월 1일 일본 자위대의 창설을 기념하는 행사를 매년 서울 시내 호텔 등에서 열었다. 그러다 자위대 창설 60주년이던 2014년에는 행사가 예정됐던 서울 중구 롯데호텔이 반발 여론 때문에 행사 하루 전에 장소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고 일본 측은 결국 대사관저에서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 행사도 대사관저에서 진행됐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국내 반발 높은데 또?...주한 日대사관, ‘자위대 행사’ 올해 12일 연다

    국내 반발 높은데 또?...주한 日대사관, ‘자위대 행사’ 올해 12일 연다

    과거 국회의원 등 참석으로 물의 주한 일본대사관이 오는 12일 서울 시내의 모 호텔에서 자위대 창설 62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주한 일본대사관 측은 최근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우리 정부 당국자를 비롯한 국내 각계 인사들에게 초청장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주한 일본대사로 임명된 나가미네 야스마사 대사가 행사 당일까지 부임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져 기념행사는 스즈키 공사가 대사대리 자격으로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일본대사관 측은 그동안 1954년 7월1일 일본 자위대 창설을 기념하는 ‘자위대의 날’ 기념행사를 매년 개최해왔다.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를 서울 시내 호텔에서 하는 것은 3년 만이다. 주한일본대사관은 자위대 창설 60주년이던 2014년 7월에는 당초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내 반발 여론이 높아지자 롯데호텔 측에서 행사 하루 전에 장소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주한일본대사 관저로 장소를 바꿔 개최했다. 주한일본대사관 측은 지난해에도 전년도의 논란을 의식한 듯 자위대 창설 61주년 기념행사를 대사 관저에서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방글라데시 인질극, 연락두절된 한국인은 없어

    방글라데시 인질극, 연락두절된 한국인은 없어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한 식당에서 발생한 무장괴한들의 인질극과 관련해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우리 국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2일 “주(駐) 방글라데시 대사관이 사건 발생 직후부터 한인회 비상연락망을 통해 확인한 바, 아직 연락 두절된 우리 국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관련 신고도 접수된 바 없다”면서 “주재국 정부를 접촉해 우리 국민이 포함됐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외국 공관 밀집지역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는 1일 오후 9시 20분쯤(현지시간) 무장괴한 9명이 침입해 외국인이 다수 포함된 30여명을 인질로 잡고 군·경과 대치 중이다. 무장 괴한들과 군·경의 총격전으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괴한에게 인질이 된 사람들의 정확한 국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탈리아와 인도, 일본인이 인질로 잡혔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른바 ‘칼리파 국가’ 건국 2주년을 맞은 급진주의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으나 무장 괴한들의 정체는 아직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포토] 박지원 비대위원장,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주재

    [서울포토] 박지원 비대위원장,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주재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생큐! 알파고… 내년 AI 연구비 80% 늘어난 1656억

    내년도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에는 올해보다 0.4% 증가한 12조 9149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는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내년도 투자는 80% 이상 증액됐다. 정부는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장무 위원장 주재로 국가과학기술심의회(국과심)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7년도 정부 R&D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심의 확정했다. 이번 예산안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난 3월 이세돌 9단을 이긴 구글의 알파고 덕분에 주목받기 시작한 AI 분야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올해는 관련 예산이 919억원이었지만 내년은 이보다 80.2%가 늘어난 1656억원이 AI 연구·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AI와 로봇, ICT 유망 융합기술 등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각각 100억원과 146억원을 투입해 지능정보-로봇 융합서비스와 AI 융합 로봇시스템 개발에 착수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정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졸았나…조선중앙TV 포착

    김정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졸았나…조선중앙TV 포착

     지난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진행 도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주석단에서는 조는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조선중앙TV에서 방영한 약 25분 분량의 최고인민회의 요약 녹화중계를 보면 김정은은 책상 위에 있는 자료를 넘긴 직후 눈을 감고 약 5초간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카메라가 황급히 앵글을 참관객들에게 돌렸다. 연합뉴스는 영상 편집 과정에서 실수로 해당 장면이 전파를 타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김정은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자신이 주재하는 회의 석상에서 졸았다며 불만을 표출, 지시 불이행과 태만 등의 사유와 엮어 그를 지난해 4월 30일 불경·불충죄로 공개 처형했다고 우리 국가정보원이 밝힌 바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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