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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손가락 모으고 온리팬스에 사진 올린 미얀마 모델에 “징역 6년”

    세손가락 모으고 온리팬스에 사진 올린 미얀마 모델에 “징역 6년”

    미얀마 군부 법원이 성인 구독 사이트 온리팬스에 사진들을 올렸다는 이유 만으로 여성에게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전직 의사 겸 모델 낭 므웨 산이 주인공. 군부는 2주 전에 그녀가 “문화와 존엄성을 해쳤다”며 기소했는데 신속하게 선고 공판까지 마무리됐다고 영국 BBC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지난해 군부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하자 산은 세 손가락을 모아 드는 저항의 상징을 카메라에 담고 군부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온리팬스 게시물을 문제 삼아 감옥에 갇히는 최초의 미얀마인으로 기록될 것 같다. 나체 사진과 동영상을 배포해 미얀마 전자상거래법 33A 항을 위반한 것으로 유죄가 인정됐다. 그마나 최고 양형 7년형이 선고될 뻔했다. 그녀는 양곤의 북다곤 마을에 살고 있었는데 이 지역은 계엄령이 내려진 곳이다. 연초에 군부가 개정한 법률에 따르면 계엄령이 내려진 곳에서 일어난 범죄에 대해서는 군법재판에 회부하도록 했다.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권리도 용납되지 않는다.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참가한 시위 장면을 올린 다른 모델 틴자르 윈트 캬우도 지난 8월 체포돼 다음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산이 재판 받은 군사법원은 이 나라에서 가장 크고 악명 높은 인세인 교도소에 설치된 법원이었다. 지난해 쿠데타 이후 수많은 정치범들이 수감된 곳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몇 주 전에야 딸과 접촉할 수 있었으며 군부 매체가 이날 확인해주기 전까지 딸이 6년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BBC 버마 지국에 털어놓았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2월 총선 결과 승리한 아웅 산 수 키 정부를 전복하고 정권을 장악해 전국의 항의시위와 민주화 운동을 불러일으켰다. 수 키는 물론 많은 의원들, 활동가들, 기자들 등 무려 1만 5600명을 체포했다. 지난 27일 BBC를 위해 일하던 프리랜서 기자 흐텟 흐텟 카인은 지난해 활동가들이 세운 민주화 지지 라디오 프로그램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징역 3년이 추가됐다. 그는 이미 군부에 관한 가짜뉴스를 확산시켜 불안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3년의 강제노역형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미얀마 정치범 지원연맹에 따르면 2322명의 정치범들이 군부에 의해 살해됐으며 1만 2000명 이상이 구금돼 있다. 이달 초에 미얀마 주재 영국 대사를 지낸 비키 바우먼과 그녀의 남편은 이민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들의 사건은 이민법 위반보다 정치적 이유가 더 다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미얀마에서 기소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 [문화마당] 엘피판을 닦으며/위원석 딸기책방 대표

    [문화마당] 엘피판을 닦으며/위원석 딸기책방 대표

    강화읍 한적한 곳에 책방을 차린 지도 네 해를 넘겼다. 지금은 책방 책상에 앉아 원고를 살피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 익숙한 일과가 됐지만, 처음 책방을 차릴 때만 해도 언제 손님이 들어올까 싶어 온종일 긴장을 놓지 못했다. 새로 차린 시골 책방에 무슨 손님이 그리 올까마는 책방 앞을 지나는 작은 소음에도 누가 들어오나 싶어 모니터를 향해 있던 고개를 반짝 쳐들었다. 모처럼 방문한 손님에게 밉보일세라 하루에도 몇 번씩 책장과 테이블을 닦아 댔다. 1945년에 등기된 옛날 진흙집에 차린 책방은 보기엔 운치 있지만, 서까래며 흙벽 틈새에서 떨어지는 흙먼지는 닦고 닦아도 금세 또 뿌옇게 쌓이곤 했다. 책방 문을 열던 날 누이들과 함께 어머니가 책방에 찾아왔다. 주변 상가 주인들과 나누라며 개업 떡도 해 왔다. 어머니는 아들이 책방을 연 곳이 너무 낡은 건물이라 놀랐고, 그렇게 게으르던 아들이 낡은 책방 안에서 쉬지 않고 테이블과 책장을 물걸레로 훔치는 모습에 놀랐다. “얘가 왜 이런다니?”라고 말하던 어머니로부터 며칠 후 전화가 왔다. 분가하기 전 듣던 전축이 책방에 어울릴 것 같아 말끔하게 닦아 놓았으니 가져가라 한다. 딱히 특별한 추억도, 미련도 없던 30년 전 나의 전축은 그렇게 다시 내게 돌아왔다. 이래저래 흩어지고 이제 100장도 남지 않은 엘피판도 함께 돌아왔다. 전축 바늘을 바꾸고 엘피판들을 닦으며 한 장씩 턴테이블 위에 올려 보았다. 30년 전 은퇴했던 전축치고는 제법 멀쩡한 소리가 났다. 그렇게 며칠 동안 오래전 좋아했던 음악을 엘피판으로 만났다. 온종일 생면부지의 거리에서 손님을 기다려야 했던 책방 주인에게 오래된 전축과 내가 듣던 엘피판은 더없이 든든한 옛 친구였다. 트럼펫 연주 음반을 들으면 아침마다 그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하던 형의 추억이 떠올랐고, 유난히 비 내리는 잡음이 심한 피아노 연주곡을 들을 때는 그 음악을 얼마나 자주 들었던지 기억이 새로웠다. 휘어진 판이 위태롭게 돌아가는 분위기도 싫지 않았고, 스크래치가 심한 앨범을 들을 때는 세상 고민 다 짊어지고 살던 20대의 비틀거리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아무리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흔적이 남은 이 엘피판들엔 제작자들이 담으려 했던 음악 소리 위에 그 시절 내가 지나온 시간도 고스란히 녹음돼 버렸다. 못난이 엘피판이지만 세상에 딱 하나밖에 없는 나의 음악 앨범이다. 다시 재회한 전축은 한동안 나의 향수를 충만하게 해 주었지만, 다시 나의 일상의 도구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나의 음악감상 취향은 그다지 고상하지 않아서 엘피판을 고르고, 닦고, 턴테이블 위에 올리고, 바늘을 내리고 하는 일련의 번거로운 준비 과정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스트리밍 서비스로 원하는 음악을 찾아 듣는 편리함의 이득이 훨씬 컸다. 얼마 전 책방 공간을 정리하기 위해 오래된 그 전축을 집으로 옮겼다. 4년 전처럼 나는 다시 케이블을 연결하고 턴테이블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했다. 얼마 남지 않은 엘피판의 겉면을 물수건으로 닦아 내면서 엘피판을 꺼내 음악을 듣는다. 다시 형의 추억, 젊은 시절 그날그날의 기분이며 기억들, 괜한 걱정에 잠 못 들던 날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4년 만의 재회, 나의 옛 전축과 엘피판들은 오랜 친구만큼이나 나를 잘 알고 나 또한 그들을 잘 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들은 내 일상의 사물로 자리하지는 못할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아무런 교환 가치도 없는 이 물건들을 영영 버릴 수도 없을 것 같다.
  • ‘7000만분의1’ 복덩이 네쌍둥이… 승합차+2000만원 쏜 포스코

    ‘7000만분의1’ 복덩이 네쌍둥이… 승합차+2000만원 쏜 포스코

    “저 건강해요!” 100만분의1. 네쌍둥이를 임신할 확률이다. 두 쌍의 일란성쌍둥이를 가질 확률은 7000만분의1로 훨씬 희박하다. 이런 ‘기적’의 주인공은 바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화성부 소속 김환 사원과 박두레씨 부부. 28일 사연을 전해 듣고자 김 사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인은 건강한지 묻자 옆에 있던 박씨가 활기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쌍둥이는 지난달 24일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에서 세상의 빛을 봤다. 국내 다태아 분만의 권위자인 서울대병원 전종관 교수가 집도했다. 네쌍둥이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진통이 시작돼 병원에 입원한 뒤 다음날 오전 6시에 분만실에 들어갔는데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아이들이 나왔다. 김 사원은 “아내와 아이들이 건강하기만을 바라면서 기다렸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나온 데다 아내도 출산한 지 1시간 만에 걸어 다녀 얼떨떨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부에게는 15개월 된 첫째도 있다. 이번 네쌍둥이까지 총 5명의 다둥이를 키우게 됐다. 김 사원은 “주변 지인에게만 응원받을 줄 알았는데, 회사에서도 생각지 못한 지원과 축하를 해 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이날 김 사원에게 9인승 승합차와 함께 출산장려금 2000만원과 임직원들의 축하의 뜻을 담은 육아용품을 선물했다. 김 사원은 현재 육아휴직 중이다. 그는 동료들에게 고마움과 동시에 미안한 마음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우선 가장 고마운 사람은 육아휴직을 ‘쿨하게’ 승인해 준 포항제철소 화성부 신현준 1코크스공장장이다. 이 공장에서 그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이 없었음에도 신 공장장은 “마음 편히 다녀오라”며 김 사원을 최대한 배려해 줬다고 한다. 이어 최근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복구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인 동료들에게 “동참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 해녀 인생 이야기·싱싱한 해산물…감동과 맛 잡은 극장식 레스토랑

    해녀 인생 이야기·싱싱한 해산물…감동과 맛 잡은 극장식 레스토랑

    3년 평균 예약률 96.8%, 누적 방문객 5만명, 모금 성공률 4000%. 2019년 문을 연 제주도 ‘해녀의 부엌’은 기록한 숫자도 놀랍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더 놀라운 일이 가득하다. ‘해녀의 부엌’을 세운 김하원 대표는 제주도 해녀 집안에서 자라 배우를 꿈꾸며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연기 전공으로 졸업했다. 미국 유학을 준비하다가 해녀들이 잡은 해산물로 가공식품을 만드는 어머니를 도와 농수산식품 콘테스트에 도전했다. 해산물 판로를 고민하던 어머니의 공장에서 제조한 수산 가공식품으로 장관상을 받은 김 대표는 자신감을 얻었고, 자신이 가진 연기 재능으로 해녀들이 잡은 해산물의 가치를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 해녀들이 많이 채취하는 뿔소라는 가격 때문에 일본 수출에만 의지하던 상황이었다. 연기가 가진 힘을 믿었던 김 대표는 제주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맛집 투어에 문화예술의 요소를 넣었다. ●해녀들이 직접 잡은 해산물로 요리 해녀들의 숫자가 줄면서 버려진 창고에 극장을 만들고, 해녀들의 삶을 직접 연기했다. ‘해녀의 부엌’이란 극장식 레스토랑의 이름은 바다란 의미로, 해녀들이 직접 잡은 수산물을 요리해 대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처음 ‘해녀의 부엌’은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시작했는데, 곧 눈물 나는 해녀의 인생 이야기와 함께 싱싱한 수산물을 즐길 수 있어 감동과 맛을 다 잡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매진 사례가 이어졌다. 물질을 하고 요리도 하며 관람객 앞에서 직접 연기까지 하는 12명의 해녀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이는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서 최고령인 91세 권영희씨다. 권씨의 대사 가운데 ‘남편을 바다에서 잃어버렸지만 자식들을 먹여 살리려고 내 남편을 앗아간 야속한 바다에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부분에서는 관객도 연기하는 배우도 모두 눈물을 흘린다. 김 대표는 “부끄러운 인생이라고만 생각했던 해녀들이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내가 이제 죽을 때가 됐나 보다, 이렇게 호사를 누리는 거 보면’이라고 말하며 행복해하고 자랑스러워하실 때 너무 보람 있다”고 밝혔다. ●맛집 투어에 문화예술 더하니 인기 ‘해녀의 부엌’에서 맛보거나 살 수 있는 메뉴에도 이야기를 담았다. 최고령 해녀의 비밀 레시피를 담은 뿔소라 젓갈은 100만원을 목표로 잡았던 후원 모금액이 4000만원이나 모였다. 조선시대 제주도에 살았던 이방인 하멜의 표류기에 등장하는 술빵인 상웨빵도 인기가 높다. ‘해녀의 부엌’에서 공연하는 배우들도 초기에는 김 대표의 학교 선후배들이었지만, 지금은 오디션을 통과한 청년들이다.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큰 호평 받아 ‘해녀의 부엌’은 종달리에 연 1호점의 성공으로 미디어아트에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2호점을 낸 데 이어 해외 진출도 계획 중이다. 2호점의 미디어아트는 해녀들이 숨을 참고 들어가는 바닷속을 구현해 냈다. 이미 아시아 벤처 투자 네트워크(AVPN)에서 소개한 창업 이야기는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얻었다. 제주도판 인어공주인 해녀들의 이야기와 맛이 세계인의 식탁에서 얼마나 감동을 자아낼지 기대를 모은다.
  • 벌과 뛰노는 벅스랜드, 꼬마 파브르의 꿈 무럭무럭[권다현의 童行(동행)]

    벌과 뛰노는 벅스랜드, 꼬마 파브르의 꿈 무럭무럭[권다현의 童行(동행)]

    서울신문은 29일부터 3주에 한 번 ‘권다현의 동행’을 연재합니다. 가족 단위 여행이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과 여행을 겸할 수 있는 국내 여행지를 발굴해 보자는 취지의 코너입니다. 연재를 이어 갈 권다현 작가는 ‘아이여행 가이드북’ 시리즈 등의 저서를 낸 여행작가입니다. 여행업계에서 교육 여행 분야의 기대주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익하면서도 볼거리가 풍성한 여행지를 발굴, 소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남자아이 둘을 키우면서 공룡이나 로봇처럼 필수적으로 거쳐 가는 관심사가 있으니 바로 곤충이다. 개미나 메뚜기처럼 일상에서 흔하게 만나는 녀석들부터 어디서 보고 들었는지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따위의 특징을 줄줄 외운다. 특히 장수풍뎅이를 직접 키우는 것은 남자아이들에게 로망처럼 여겨진다. 첫째는 무사히(?) 넘어갔으나, 둘째는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를 키우고 싶다고 몇 달째 엄마를 조르는 중이다. 이처럼 아이들이 곤충에 관심을 집중할 때 수만 마리의 곤충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경북 예천의 곤충생태원으로 떠나 보자. ‘미래 파브르’의 꿈이 여기서 반짝이게 될지 모를 일이다.예천곤충생태원으로 떠나기 전 홈페이지를 방문했더니 곤충연구소란 명칭이 눈에 들어온다. 언뜻 프랑스의 파브르 같은 곤충학자를 떠올렸는데, 주민들의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유용곤충을 연구·개발하는 곳이란다. 대표적으로 화분매개곤충인 머리뿔가위벌과 호박벌을 활용해 사과농가의 안정적인 결실확보와 품질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예천곤충생태원의 캐릭터도 이들을 모델로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식용곤충에 대한 연구개발도 이뤄지고 있는데, 엄마들 사이에서 고단백 식품으로 유명한 밀웜(Mealworm)이 여기에 속한다. 몇 년 전에는 곤충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도 운영했으나 현재는 관련 제품 판매만 이뤄진다. 연구시설은 일반인의 관람이 불가하지만, 곤충이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알 수 있어 아이는 물론 부모도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아이들의 로망 장수풍뎅이와의 만남 예천곤충생태원은 실내에 마련된 곤충생태체험관과 야외에 자리한 곤충생태원으로 나뉜다. 먼저 곤충생태체험관에 들어서니 나무 할아버지가 맞아준다. 동화책에서 본 것처럼 눈과 입이 달린 모습으로 “허허허, 어서 오렴!” 말까지 하니 제법 실감 난다.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3D영상관에서는 곤충이 주인공인 단편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몇 년째 같은 작품이라 화질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지만, 아이들은 3D 전용안경을 끼고 영화관에 앉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모양이다.2층으로 올라가면 본격적인 관람이 시작된다. 곤충학습관에서는 곤충의 탄생부터 ‘곤충의 몸은 어떻게 나뉠까?’, ‘애벌레는 어떻게 숨을 쉴까?’ 같은 다양한 물음을 화석이나 표본, 미디어 등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화면에 그려진 곤충을 색칠한 뒤 전송 버튼을 누르면 아이들이 완성한 곤충이 스크린에서 움직이는 디지털 인터랙티브 체험공간도 있다. 곤충박사처럼 하얀 가운을 입고 연구실에서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도 아이들에게 인기다. 이웃한 곤충생태관은 곤충이 살아가는 다양한 환경을 알려 준다. 숲이나 풀밭, 물속과 땅속, 그리고 과수원과 농지 생태계를 사실적으로 구성한 것은 물론 이곳에 사는 대표적인 곤충들을 실제로 관찰할 수 있다. 아이가 고대하던 장수풍뎅이와의 만남도 이뤄졌다. 큰집게벌레처럼 밤에 활동하는 곤충들은 암실을 따로 조성해 보다 흥미로운 관찰이 가능했다. 3층에는 곤충자원관이 자리한다. 앞서 소개한 머리뿔가위벌과 호박벌 같은 화분매개곤충을 비롯해 애완곤충, 바이오곤충, 식·약용곤충, 천적곤충 등 다채롭게 활용 가능한 곤충의 세계를 소개한다. 미디어를 이용해 장수풍뎅이 키우기를 체험하는 공간에서 한참이나 발을 떼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니, 잠깐이지만 반려곤충을 들여야 할까 고민에 빠졌다.●귀여운 모노레일 타고 간 곤충 놀이터 바로 그때 방사장을 탈출한 커다란 벌 한 마리 덕분에 아이들의 관심이 금세 옮겨 갔다. 서양뒤영벌로 불리는 이 벌은 활동량이 많고 성격이 온순해 온실작물 수정에 쓰인다고 한다. 이곳 전시실에는 벌방사장이 있어 아이들이 직접 벌을 만져 볼 수 있다. 서양뒤영벌 수컷은 침이 없기 때문에 이런 아찔한 체험이 가능하다. 어릴 때 벌에 쏘였던 경험이 있는 둘째는 끝내 용기를 내지 못했지만, 침이 없는 벌도 있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히 알게 됐다. 또 1층 로비에서 곤충 캐릭터가 등장하는 미디어 동굴을 지나면 멀티체험관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엔 아이들의 다양한 신체활동을 이끌어 내는 디지털 인터랙티브 짐(Gym) 원더힐과 5세 이하 유아들을 위한 놀이방이 마련돼 있다. 2층에는 RFID 카드 리더기를 활용해 근육왕 쇠똥구리, 마라토너 제왕나비, 점프대장 거품벌레, 진딧물 사냥꾼 무당벌레, 흰점박이꽃무지 한약방, 개미대장의 부대 길찾기 등 곤충과 함께하는 흥미진진한 체험을 제공하는 벅스랜드가 기다린다. 이제 귀여운 모노레일을 타고 곤충생태원으로 나가 보자. 한두 번 꽤 가파른 코스를 지나 10여분 정도면 곤충테마놀이시설이 자리한 제1정거장에 하차한다. 널찍한 모래놀이터와 트램펄린, 미끄럼틀은 물론 초등학생들도 신나게 놀 수 있는 대형 놀이시설이 많아 모든 연령대의 아이들을 만족시킨다. 예천 깊은 산골의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키며 뛸 수 있으니 엄마로서는 먼 길 달려온 보람이 있는 놀이터다.●흙더미서 유충 찾고 나비들과 산책 초록 잔디와 부드러운 흙길이 어우러진 정원에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벌의 생태를 재미있는 게임으로 알아 보는 벌집테마원과 흙더미를 뒤지며 아이가 좋아하는 장수풍뎅이 유충을 찾아보는 곤충체험원, 하얀 나비 노란 나비와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나비관찰원 등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자리해 천천히 둘러보기 좋다. 끈끈이주걱과 파리지옥처럼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온실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동굴 속에는 어떤 곤충이 살아가는지 알아 보는 동굴곤충나라는 실제 동굴처럼 꾸며진 전시공간이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동굴이란 독특한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는 곤충들을 보면서 아이도 엄마도 새삼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낀다. 자연 그대로의 수서곤충과 수서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수변생태원은 푸른 가을 하늘과 어우러져 잠시 걸음을 쉬어 가게 한다. 언덕 꼭대기에는 황금빛 장수풍뎅이가 참나무에 매달린 모양의 전망대가 있어 곤충생태원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곤충생태원은 모노레일을 이용해 왕복 가능하며 걸어서도 관람 가능하다. 이용객이 많은 주말에는 긴 줄이 서는 모노레일을 먼저 타고 곤충생태원을 둘러본 후 곤충생태체험관으로 이동하는 게 효율적이다. 아빠랑 활 쏘는 놀이터, 꼬마 궁수의 눈빛 초롱초롱 활체험장엔 양궁·국궁 전문강사 재미와 교육 다 잡은 양수발전소 동글동글 ‘토끼간빵 ’용궁역 별미 용궁시장 순댓국밥·‘오불’ 맛봐야 예천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활쏘기에 도전해 볼 수 있다. 예천문화사업단에서 활체험장을 운영하고 있어 국궁과 양궁 모두 체험 가능하다. 전통무예를 바탕으로 한 국궁은 조준기가 없어 처음 체험하는 아이들에겐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강사의 도움을 받아 한 발 한 발 시위를 당기다 보면 신라 화랑이라도 된 것처럼 아이들 눈빛이 진지해진다.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손에 땀을 쥐고 봤던 양궁은 아이들에게도 친근할 뿐 아니라 조준기가 있어 비교적 다루기 쉽다. 손끝이 야무진 첫째는 한두 번 타깃 가운데를 맞히더니 몇 차례나 화살을 추가하는 등 활쏘기의 재미에 푹 빠졌다. 국궁과 양궁 외에도 어린아이들이 안전활과 안전화살을 이용해 활쏘기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흡착활체험, 일반 화살촉이 아닌 스펀지로 된 화살로 공중에 떠 있는 공을 맞히는 호버볼 활체험, 스크린을 보면서 이동식 타깃을 맞히는 무빙타깃 활체험, 5대5 팀플레이로 색다른 재미를 느껴 볼 수 있는 활서바이벌체험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모두 사전에 전화로 예약하면 이용 가능하고 금액도 20발에 5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양궁과 활서바이벌체험은 매일, 나머지 프로그램은 평일에만 운영된다.예천을 여행하면서 의외로 아이들이 알차게 놀았던 곳이 예천양수발전소 홍보관이다. 이름 그대로 예천양수발전소에서 운영하는 공간인데 에너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용되는지, 친환경 에너지가 왜 필요한지 등을 아이들이 알기 쉽게 설명한다. 무엇보다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게임과 위치에너지를 이용한 공 쏘기, 에너지 관련 퀴즈 등 다양한 체험시설도 함께 자리해 흥미를 돋운다. 또 입구에서 나눠 주는 RFID 팔찌를 태그할 때마다 각각의 점수가 누적되면서 전광판에 실시간 순위가 공개된다. 덕분에 아이들은 더 많은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전시관을 열심히 누비며 신나게 뛰어놀았다. 전시관 뒤쪽 상부댐의 호젓한 풍광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용궁역도 아이들과의 여행지로 추천한다. 용궁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부터 “용왕님이 사는 기차역이에요?”, “거기 가면 토끼와 거북이도 만날 수 있어요?” 등 질문이 끊임없다. 행정구역상 예천군 용궁면에 자리해 용궁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그 이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잘 꾸며진 간이역이다. 우선 기찻길에서 바라보면 이제 막 용궁에서 올라온 것처럼 기운이 넘치는 푸른 용이 반겨 준다. 전설에 따르면 근처 커다란 연못 아래 용궁으로 통하는 길이 있어 이처럼 푸른 용이 매일같이 드나들었다고 한다.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은 모습에 아이들은 신기한지 이리저리 살펴본다.기차역 안으로 들어서면 역무실 대신 베이커리카페가 눈과 코를 사로잡는다. 동글동글 토끼간빵이 맛있는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용궁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별주부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앙증맞은 모양새는 토끼의 간을 상상한 결과다. 지역에서 나는 우리 밀과 간 건강을 지켜 줄 헛개나무 추출물을 넣어 만들었다고 하니 그 유쾌한 재치에 주머니를 열 수밖에 없다. 토끼간빵이라고 하니 먹기를 망설이던 아이들도 한 입 베어 물고 나서는 용왕님이 왜 토끼를 잡아 오라고 했는지 알겠다며 키득거린다. 용궁역 주변에선 4·9일마다 오일장이 열린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익숙한 건 엄마도 마찬가지라 여행지에서 오일장을 만나면 더없이 반갑다. 어르신들이 정성스레 키워 낸 각종 농산물은 흥정이 필요 없을 만큼 담뿍하다. 용궁시장의 명물인 제유소도 걸음을 멈추게 한다. 방앗간과 달리 참기름과 들기름만을 뽑아내는 제유소는 켜켜이 내려앉은 시간만큼이나 고소한 향기로 가득하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참기름이 화학적 착유 방식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이곳에선 전통 그대로 깨를 볶은 후 물리적 압력을 가해 기름을 짠다. 덕분에 깻묵으로 불리는 찌꺼기에도 영양분이 많아 나오기가 무섭게 물고기 양식하는 이들이 가져간다고 한다. 아이들도 각종 음식을 통해 흔하게 먹는 참기름과 들기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으니 꽤 흥미로운 모양이다. 용궁시장에 왔으면 꼭 맛봐야 할 음식도 있다. 바로 순댓국밥과 오징어불고기다. 순댓국밥이 뭐가 특별할까 싶지만 이곳에선 두툼한 돼지 막창을 이용해 순대를 만든다. 속도 푸짐하고 쫄깃함보다는 부드러운 식감이라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다. 오징어를 각종 야채와 함께 매콤하게 볶아 낸 오징어불고기는 담백한 순댓국밥과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한다. 용궁시장에는 10여개의 순댓국밥집이 성업 중이다. 그중에서도 용궁역 건너편에 자리한 박달식당은 맛도 맛이지만 입구에 걸린 ‘저는 애가 넷이나 있는 애국자입니다’라는 문구가 정겹다. 식당 휴무일은 아이들과 놀아 주는 날이라니 혹여 문이 닫혀 있더라도 기분이 상할 수 없다. 어린이 손님들을 위해 갓 구운 강냉이도 제공해 아이들과 넉넉한 한 끼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여행작가
  • 월세 깎고, 밀려도 봐줬는데… 70대 건물주 살해한 세입자

    월세 깎고, 밀려도 봐줬는데… 70대 건물주 살해한 세입자

    서울 관악구에서 세입자에게 살해된 70대 고시원 건물주는 월세가 몇 개월 밀려도 사정을 봐줄 정도로 인정을 베풀었던 것으로 28일 파악됐다.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동네 주민은 “이웃들과도 잘 지내고 좋은 분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8일 고시원 건물주 A(74)씨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한 30대 남성 B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B씨가 전날 범행 후 A씨의 카드, 통장, 수만원가량의 현금을 챙겨 달아난 것으로 보고 B씨의 혐의를 살인에서 강도살인으로 변경했다. 훔친 금품을 사용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서울과학수사연구소는 A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뒤 사인이 ‘경부압박(목졸림)질식사’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A씨는 전날 낮 12시 48분쯤 신림동의 4층짜리 고시원 지하 1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피해자는 의류로 목이 졸리고 손이 묶여 있었다. A씨는 이 건물에서 아들과 함께 거주했으며 A씨 아들은 경찰에 “오전 출근할 때만 해도 모친이 살아계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사망 시점을 전날 오전으로 추정한 뒤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도주한 용의자의 동선을 추적해 그날 오후 10시쯤 성동구의 한 사우나에서 B씨를 검거했다. 지난 25일 방을 뺐던 B씨는 이틀 후인 27일 오전 다시 A씨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보인다. 회색 후드티 모자와 안경,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B씨는 범행 직후 고시원 내 자신이 살던 방에 다시 들어가 짐을 챙겨 나왔다고 한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금품을 빼앗기 위해 살인을 한 건지, 살인을 하고 금품을 챙긴 건지’와 관련해 진술을 계속 번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술이나 마약에 취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특별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7년여간 이 고시원에서 생활해 왔는데 A씨가 이러한 B씨 사정을 고려해 주변 고시원 시세보다 저렴하게 월세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고시원 월세는 15만~22만원 선이다. 세입자와 이웃 주민은 피해자를 모두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인근에서 14년간 거주한 주민은 “법 없이 살 만큼 정말 좋은 분이었다”고 말했다. 고시원에 거주한다는 또 다른 주민은 “오전 9시 전후로 외출했을 때 아무런 낌새가 없었는데 점심 식사를 하고 들어오니 사람이 많아졌다”면서 “(세입자가) 월세를 몇 개월 연체해도 다 참아 주곤 하셨다”고 전했다.
  • 거래 절벽에 쌓이는 매물… 요즘 귀하신 전세 세입자

    거래 절벽에 쌓이는 매물… 요즘 귀하신 전세 세입자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 거래절벽의 골이 깊어지면서 전세시장마저 수요자 우위로 돌아서고 있다. 이에 따라 역전세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8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전세 매물은 3만 9805건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3만 4499건)에 비해 15.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의 매매 매물은 6만 1599건에서 6만 1361건으로 0.4% 줄어들었다. 지난 한 달간 매매 매물이 줄어든 곳은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이 유일했다. 집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매매 매물이 감소하고 전세 매물이 늘어난 현상은 집주인들이 팔려고 내놓은 집이 안 팔리자 전세로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 매물이 늘어나면서 서울 전세시장은 9월 들어 수요자 우위로 돌아섰다. KB부동산 기준 전세수급지수는 8월 108.9에서 9월 93.3으로 15.6포인트 빠졌다. 전세수급지수는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보다 세를 놓으려는 집주인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급지수는 조사시점의 상대평가이긴 하지만 단순 수치로만 보면 2019년 2월 조사(90.1)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매매 거래절벽이 전세시장까지 수요자 우위로 바꿔 놓은 것이다. 전세 수요가 줄어든 것도 전세수급지수 급락의 또 다른 원인이다. 전셋값이 2년 전에 비해 급등한 상황에서 전세대출금리까지 높아지면서 월세를 원하는 세입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엔 전셋값도 약세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8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월평균 주택매매가격과 전셋값은 6월 말 대비 각각 0.27%, 0.26% 하락했다. 하락폭이 지난 2분기(각각 -0.02%, 0.03%)와 비교해 크게 확대된 것이다. KB부동산 기준으로도 9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8월 대비 0.19% 하락했다. 반면 월세지수는 2019년 7월부터 이달까지 27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서울 양천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새 세입자를 구하려는 집주인들 중에는 보증금을 몇천만원까지 낮추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전세시장 약세가 더욱 심화하면 역전세난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입자가 나가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새 세입자를 구하기도 어려운 데다 세입자를 구하더라도 보증금이 낮아진 만큼 차액을 집주인이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특히 갭투자자는 대출을 받아서 보증금을 메워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면서 “세입자 입장에선 이사를 못 가거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내년 봄 이사철까지도 주택시장 약세가 계속되면 문제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정부가 나서서 매매뿐만 아니라 전세 관련 가계대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경매 넘어간 집 전세금 먼저 돌려준다

    경매 넘어간 집 전세금 먼저 돌려준다

    이르면 내년부터 전셋집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갔을 때 종합부동산세 등 집주인의 체납 세금을 갚기에 앞서 세입자의 전세금부터 돌려주도록 절차가 바뀐다. 세입자는 전세 계약 체결 이후 집주인의 동의 없이 체납액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28일 이런 내용의 국세 분야 전세 사기 방지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전세 사기 피해 방지대책의 후속조치 성격이다. 정부는 전세금에 대해 경매·공매 단계에서 적용하는 ‘국세 우선 변제’ 원칙에 예외를 두기로 했다. 살던 전셋집이 갑자기 경매·공매로 넘어갔을 때 지금까지는 집주인의 체납 세금부터 징수하고 나서 전세금을 돌려줬다면, 앞으로는 특정 조건하에서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먼저 돌려주고 세금을 징수하는 것으로 우선순위가 바뀐다. 법적 우선순위는 여전히 국세에 있지만 당해세 배분 우선순위를 전세금에 먼저 두는 방식이다. 집주인의 체납 세금에 대한 열람 권한도 강화한다. 정부는 주택임대차 계약일로부터 임차 개시일 사이에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미납한 세금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계약 전 임대인 동의를 받았을 때에 한해서만 미납 조세 열람이 가능했다. 정부는 이런 개선 사항을 담은 국세기본법 및 국세징수법 개정안을 새달 중 의원입법으로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새 규정은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국토부는 이날 서울 강서구 화곡역 인근에 ‘전세 피해 지원센터’를 열고 경찰청과 전세피해 방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센터는 전세 사기와 관련한 무료 법률 상담을 제공하고 피해자에게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 집주인 체납 세금 갚기 전 세입자 보증금부터 돌려준다

    집주인 체납 세금 갚기 전 세입자 보증금부터 돌려준다

    이르면 내년부터 전셋집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갔을 때 종합부동산세 등 집주인의 체납 세금을 갚기에 앞서 세입자의 전세금부터 돌려주도록 절차가 바뀐다. 세입자는 전세 계약 체결 이후 집주인의 동의 없이 체납액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28일 이런 내용의 국세 분야 전세 사기 방지방안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전세 사기 피해 방지대책의 후속조치 성격이다. 정부는 전세금에 대해 경매·공매 단계에서 적용하는 ‘국세 우선 변제’ 원칙에 예외를 두기로 했다. 살던 전셋집이 갑자기 경매·공매로 넘어갔을 때 지금까지는 집주인의 체납 세금부터 징수하고 나서 전세금을 돌려줬다면, 앞으로는 특정 조건 하에서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먼저 돌려주고 세금을 징수하는 것으로 우선순위가 바뀐다. 법적 우선순위는 여전히 국세에 있지만 당해세 배분 우선순위를 전세금에 먼저 두는 방식이다. 집주인의 세금 체납으로 세입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려는 조치다. 집주인의 체납 세금에 대한 열람 권한도 강화한다. 정부는 주택임대차 계약일로부터 임차 개시일 사이에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미납한 세금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계약 전 임대인 동의를 받았을 때에 한해서만 미납조세 열람이 가능했다. 정부는 이런 개선 사항을 담은 국세기본법 및 국세징수법 개정안을 새달 중 의원입법으로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새 규정은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국토부는 이날 서울 강서구 화곡역 인근에 ‘전세 피해 지원센터’를 열고 경찰청과 전세피해 방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센터는 전세 사기와 관련한 무료 법률 상담을 제공하고 피해자에게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 “개가 없어졌다” 물품보관함 속 강아지 주인 등장…20대 지적장애인

    “개가 없어졌다” 물품보관함 속 강아지 주인 등장…20대 지적장애인

    동대구역 역사 물품보관함에 갇혀있다 구조된 강아지(견종 푸들)의 주인이 나타났다.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20대 남성이었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권단체 케어’는 2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푸들 유기 87시간 만에 20대 지적장애인 남성이 동대구역으로 전화해 자신이 푸들을 보관함에 넣었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케어는 “이 남성이 24일 저녁 자신의 푸들을 보관함에 넣어 놓았고 오늘(28일) 개가 없어진 사실을 알았다며 역사로 확인 전화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남성이 유기가 아니라고 주장할 경우 개를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동구청 및 보호소 측에 피학대동물 격리 조치를 요구했다”면서 “동구청 측의 협조로 이 푸들을 케어에서 보호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케어는 “추후 동물병원으로 옮겨 1차 조치를 취한 후 학대자 신원을 확보해 오는 29일 관련 행정절차를 밟겠다”며 “유기가 아닌 학대 사건으로 고발장 내용을 변경해 재접수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5일 오후 8시쯤 역사를 지나가던 한 시민이 해당 푸들을 발견했다. 물품보관함에 습기가 차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시민은 강아지가 갇혀있는 것을 발견해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신고했고, 철도경찰은 푸들을 구조해 대구의 한 동물보호소로 인계했다. 당시 푸들이 갇혀있던 보관함에는 개집과 사료, 물이 들어있었고 푸들은 탈수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푸들이 유기됐다는 제보를 받은 케어 측은 지난 27일 인스타그램에 “역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바탕으로 유기범을 색출해 고발할 것”이라고 알렸다. 철도경찰 측도 “강아지가 유기됐을 경우 동물보호법을 적용해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자연주의 고집하는 남자, 재판에도 누드 참석하려다 그만...

    자연주의 고집하는 남자, 재판에도 누드 참석하려다 그만...

    끈질기게 자연주의를 고집하는 남자가 또 경찰의 저지를 당했다.  스페인 발렌시아 경찰은 27일(현지시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법원에 들어가려던 남자를 막아 세웠다. 처음엔 경찰 3명이 남자를 막았지만 곧 5명이 가세, 8명이 남자의 입장을 저지했다. 한 경찰관은 “마침 그때 법원에 들어가려던 여자아이가 있었다”며 “일단 아이가 보지 못하도록 남자를 가려야 했다”고 말했다.  돌발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주인공은 29살 청년 알레한드로 콜로마르. 알고 보니 그는 알몸 외출을 즐기는 상습범(?)이었다. 이날 법원에 들어간 것도 과태료 처분을 받자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서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남자는 지금까지 10여 차례 알몸 외출을 즐기다 풍기문란 혐의로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그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밀린 상태로 남은 과태료는 3000유로(약 410만원)에 달한다.  남자는 경찰서에 알몸으로 찾아간 적이 있는가 하면 모친과 함께 알몸으로 거리를 활보하기도 했다. 물론 모친은 정상적으로 옷을 입은 상태였다.  남자는 “과태료를 낼 돈도 있고 변호사를 쓸 돈도 있지만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니라 사상과 표현의 자유 문제”라며 끝까지 투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률을 꼼꼼히 들여다봤고 단순히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거리에 나서는 건 절대 불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시민들은 아무 문제도 제기하지 않는데 유난히 경찰만 사람을 못살게 한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남자의 주장엔 일리가 있다. 1988년 일명 대중적 스캔들이라는 범죄 규정이 폐지된 후 스페인에선 법률공백이 발생했다. 극소수를 제외하면 대다수 스페인 지방단체들도 공공장소에서의 누드에 대해 따로 조례를 두지 않고 있다. 알몸 외출을 처벌할 근거가 없는 셈이다.  다만 미성년자 앞에서의 누드는 처벌이 가능하다. 법원을 경비하던 경찰들이 여자아이를 보고 다급히 청년을 에워싸 노출을 막은 이유다.  그의 변호인은 “실정법이 명확하게 금지하지 않는 행위는 허용돼 있다는 큰 법치의 원칙을 볼 때 콜로마르의 행동은 절대 불법도 아니고 범죄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자는 경찰이 과태료 처분을 내릴 때마다 행정소송을 제기, 현재 8건의 소송이 법원에 계류 중이다. 1건의 소송에선 1심 승소판결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남자는 “공공장소에서 음란행위를 한다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단순히 옷을 벗고 다녔다는 이유로 처벌을 하려는 건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 승리를 위해 마지막까지 투쟁을 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해녀 집안서 큰 배우가 만든 극장 식당의 3년 매진 신화

    해녀 집안서 큰 배우가 만든 극장 식당의 3년 매진 신화

       3년 평균 예약율 96.8%, 누적 방문객 5만명, 모금 성공률 4000%.  2019년 문을 연 제주도 ‘해녀의 부엌’이 기록한 숫자도 놀랍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더 놀라운 일이 가득하다. ‘해녀의 부엌’을 세운 김하원 대표는 제주도 해녀 집안에서 자라 배우를 꿈꾸며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연기 전공으로 졸업했다. 미국 유학을 준비하다 해녀들이 잡은 해산물로 가공식품을 만드는 어머니를 도와 농수산식품 콘테스트에 도전했다.  해산물 판로를 고민하던 어머니의 공장에서 제조한 수산 가공식품으로 장관상을 받은 김 대표는 자신감을 얻었고, 자신이 가진 연기 재능으로 해녀들이 잡은 해산물의 가치를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 해녀들이 많이 채취하는 뿔소라는 가격 때문에 일본 수출에만 의지하던 상황이었다.    연기가 가진 힘을 믿었던 김 대표는 제주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맛집 투어에 문화예술의 요소를 넣었다. 해녀들의 숫자가 줄면서 버려진 창고에 극장을 만들고, 해녀들의 삶을 직접 연기했다. ‘해녀의 부엌’이란 극장식 레스토랑의 이름은 바다란 의미로, 해녀들이 직접 잡은 수산물을 요리해서 대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처음 ‘해녀의 부엌’은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관광객들로 시작했지만, 곧 눈물 나는 해녀의 인생이야기와 함께 싱싱한 수산물을 즐길 수 있어 감동과 맛을 다 잡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매진 사례가 이어졌다. 물질도 하고 요리도 하며 관람객 앞에서 직접 연기도 하는 12명의 해녀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이는 제주 구좌읍 종달리 최고령인 91세 권영희씨다.  권씨의 대사 가운데 ‘남편을 바다에서 잃어버렸지만 자식들을 먹여 살리려고 내 남편을 앗아간 야속한 바다에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부분에서는 관객도 연기하는 배우도 모두 눈물을 흘린다.    김 대표는 “부끄러운 인생이라고만 생각했던 해녀들이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내가 이제 죽을 때가 됐나 보다, 이렇게 호사를 누리는 거 보면’이라고 말하면서 행복해하고 자랑스러워하실 때 너무 보람 있다”고 말했다. 혼자 세운 회사도 직원 숫자가 이제 해녀 12명, 청년 직원 12명이 일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해녀의 부엌’에서 맛보거나 살 수 있는 메뉴에도 이야기를 담았다. 최고령 해녀의 비밀 레시피를 담은 뿔소라 젓갈은 100만원을 목표로 잡았던 후원 모금액이 4000만원이나 모였다.    조선시대 제주도에 살았던 네덜란드 이방인 하멜의 표류기에 등장하는 상웨빵도 인기가 높다. ‘해녀의 부엌’에서 공연하는 배우들도 초기에는 김 대표의 학교 선후배들이었지만, 지금은 오디션을 통과한 청년들이다. 김 대표의 성공에 이어 제주도의 토속 설화를 기반으로 한 뮤지컬 공연에 특산물로 요리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도 등장했다.  ‘해녀의 부엌’은 구좌읍 종달리에 연 1호점의 성공으로 미디어 아트에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2호점을 낸 데 이어 해외 진출도 계획 중이다. 2호점의 미디어 아트는 해녀들이 숨을 참고 들어가는 바다 속을 구현해냈다. 이미 아시아 벤처 투자 네트워크(AVPN)에서 소개한 창업이야기는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얻었다.    제주도판 인어공주인 해녀들의 이야기와 맛이 세계인의 식탁에서 얼마나 감동을 자아낼지 기대를 모은다.
  • [사설] 대우조선해양 노조, 매각 반대가 특혜 요구다

    [사설] 대우조선해양 노조, 매각 반대가 특혜 요구다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어제 한화그룹을 대우조선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추진 중인 유상증자에 한화그룹이 2조여원을 투입,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매각이 성사되면 대우조선은 1999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계속된 새 주인 찾기를 끝맺게 된다. 산은이 대주주가 된 이후 대우조선은 방만경영과 노사갈등, 각종 비리, 두 차례의 매각 실패를 거치면서 부실기업의 대명사가 되다시피 했다. 지난해 1조 7000억원, 올 상반기 57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10년 누적 손실이 7조원대에 이르고 부채비율이 676%에 달한다. 지난 22년간 투입된 공적자금은 10조원을 넘는다. 국민 혈세를 밑 빠진 독에 퍼부은 셈이다. 대우조선이 이 지경에 이른 데는 노사 모두의 도덕적 해이가 크게 작용했다. 정권이 내려보낸 경영진은 부실을 감추려 분식회계를 일삼았고, 노조는 매각 추진을 방해했다. 한화는 대우조선을 인수해 기존 방위산업에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우조선 부실이 워낙 깊어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노조의 협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우조선 노조가 속해 있는 금속노조는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하청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가압류 포기를 선언하라”며 딴지부터 걸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은 하청 노조의 장기 불법파업으로 큰 손실을 보자 노조원들을 상대로 손배소를 제기한 바 있다. 이번에 매각에 실패해도 과거처럼 세금으로 연명할 수 있다고 노조가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매각 실패는 곧 파산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증오의 정치, 승자는 없다/김종면 언론인

    [열린세상] 증오의 정치, 승자는 없다/김종면 언론인

    작가 박경리는 1950년대 6·25 전후(戰後)를 ‘불신시대’로 규정했다. 동명의 단편소설에서 작가는 엉터리 의사의 수술로 아들을 잃은 주인공의 눈을 통해 당대 사회의 타락상을 고발한다. 건달꾼이 의사 행세를 하는 병원, 불심의 깊이를 시줏돈으로 재단하는 절, 도적맞지 않기 위해 신발을 들고 들어가야 하는 교회 등 도덕의 탈을 쓴 것들이 모두 비판대에 오른다. 주인공은 마침내 절에 맡긴 아들의 위패가 허상에 불과한 것임을 깨닫고 그것을 불태운다. 거짓과 위선으로 얼룩진 부조리한 삶의 조건을 불살라 버림으로써 불신의 시대에 항거한 것이다. 60여년 전 불신시대는 문자 그대로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시대였다. 그러나 그것은 차라리 소박한 것이었는지 모른다. 지금 우리는 불신을 넘어 인간성마저 말살하는 혐오, 아니 증오의 시대에 살고 있다. 불안, 공포, 냉소, 분노, 광기 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사회에 가득하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를 이용한 증오정치에만 골몰한다. 이념과 지역, 세대, 성별, 계층에 따라 국민을 편 갈라 지지층을 끌어모으려고 한다. 증오의 정치는 승리의 길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임기 말인 2019년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를 노숙자들이 점령해 파괴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노숙자 위기’ 해결을 공언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노숙자 이슈화는 극단적인 반이민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비판과 함께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트럼프는 결국 재선에 실패했고 그의 증오정치는 막을 내렸다. 우리 앞에 전개되는 증오정치는 어떤 모습인가. 일각에서는 청년정치를 선도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트럼피즘의 혐의를 두기도 한다. 젠더 갈라치기, ‘이대남’(20대 남성) 분노 유발 등의 정치 행태가 백인 하층 노동자들의 분노를 이민자들에 대한 혐오로 돌려 집권한 트럼프의 포퓰리즘과 닮았다는 것이다. 2030 젊은층이 ‘한국판 레드넥(redneck)’이라도 되는 것인가. 한국의 2030세대는 미국의 일부 백인 노동자들처럼 배움이 적지도 편협하지도 반동적이지도 않다. 이 전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세대포위론’을 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지적받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곧 증오정치의 악인은 아니다. 보수·진보의 이념이 ‘실용’ 앞에 빛을 잃어 가고 있다. 지역감정의 벽에는 균열이 생겼다. 청년실업이 부추긴 남녀혐오 현상도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럼에도 증오정치의 폐해는 심각하다. 정치 양극화로 인한 혐오 정서에 기대어 정권을 잡은 윤석열 정부는 구조적으로 증오정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더욱 차별과 배제가 아닌 포용과 화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런데 그 반대다. 집권 여당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지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초유의 ‘죽고 죽이는’ 권력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을 위한 증오정치인가. 절체절명의 공천줄을 잡기 위한 것인가. 명분 없는 권력다툼에 국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증오의 뿌리를 그대로 놔둔 채 겉으로만 분란을 수습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맺은 자가 풀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당내 ‘증오신드롬’을 치유하지 않는 한 정치의 평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야당과의 협치는 고사하고 집권당 내부가 이렇게 편편치 않아서야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불신시대’의 주인공이 위패를 불살랐듯 윤 대통령은 불모의 증오정치 토양을 갈아엎어야 한다. 감정이 능력이 되고 돈이 되는 감정자본주의 시대다. 감정의 사회적 맥락이 중시되는 감정민주주의 시대다. 증오정치의 끝은 공도동망(共倒同亡)이다. 편견과 고정관념의 굴레에서 벗어나 사랑의 윤리로 상대를 감싸 안아야 한다. 그것이 이기는 정치다.
  • LPGA 타이틀 ‘무관’… 여자 골퍼 흔들흔들

    고진영·전인지 등 스타들 줄부상7년 만에 하나도 수상 못 할 가능성 ‘올해는 흉작인 것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절대 강자로 불려 온 한국 여자골프가 올 시즌에는 힘을 못 쓰고 있다. LPGA 투어에서 겨우 4승에 그친 것은 물론 주요 타이틀 경쟁에서도 뒤처지고 있다. 2015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 여자골퍼가 타이틀을 하나도 차지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기준 LPGA 투어는 이제 6개 대회만 남겨 뒀다. 시즌 막바지로 향하면서 주요 타이틀의 주인도 가려지는 분위기다. LPGA가 공식적으로 시상하는 타이틀은 ▲올해의 선수상 ▲최저 타수상(베어트로피) ▲올해의 신인상 등 3개다. 이제까지 한국 선수들은 올해의 선수상 5회, 베어트로피 7회, 신인상 13회를 수상했다. 여기에 비공식 타이틀인 상금왕(8회)과 다승왕(10회)까지 합치면 사실상 한국 골퍼들이 LPGA 타이틀을 쓸어 간 것이다. 한국 선수가 공식 부문에서 타이틀을 따내지 못한 것은 2014년, 상금왕과 다승왕까지 범위를 넓히면 2008년이 마지막 ‘무관’의 해였다. 2015년엔 박인비가 베어트로피를, 김세영이 신인상을 받았다. 2016년에는 전인지가 베어트로피와 신인상을 동시 석권했다. 또 2017년엔 유소연과 박성현이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그해 박성현은 신인상도 받았다. 2018년엔 고진영이 신인상과 베어트로피를, 2019년엔 이정은이 신인상을 가져갔다. 코로나가 맹위를 떨친 2020년에는 김세영이, 지난해에는 고진영이 올해의 선수상을 탔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올해의 선수상은 이민지(호주), 베어트로피는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수상이 유력하다. 신인상에선 아타야 티띠꾼(태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상황은 쉽지 않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과 메이저퀸 전인지가 모두 부상으로 현재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희망은 최혜진이다. 최혜진은 현재 신인왕 레이스에서 1161점으로 티띠꾼(1299점)에게 138점 뒤져 있는데, 6개 대회에서 역전이 불가능한 차이는 아니다. 최혜진은 최저 타수에서도 현재 69.519타로 4위인데, 1위인 리디아 고(69.300타)와 0.219타 차라 역전을 노려볼 만하다.
  • “이제는 내게서 떠나갈…” 편지가 전하는 내면 풍경

    “이제는 내게서 떠나갈…” 편지가 전하는 내면 풍경

    “이제는 내게서 떠나갈 시절인연이 도래했는가 싶으니 마음이 좀 그렇소.” 소설가 김채원에게 난초가 앓고 있다는 소식이 담긴 편지를 다 써 놓고 법정 스님은 몇 군데 줄을 그었다. 화면에 글을 쓰는 요즘이야 삭제 키로 쉽게 지워 버리면 그만이라지만 지면에 편지를 쓰던 시절에는 말을 지우고 고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내게서”라는 말이 영 마음에 걸렸는지 법정 스님은 줄을 긋고 “내 곁에서”로 고쳤다. 난초를 키우는 일을 곁을 내주는 일로 여긴 스님의 애틋한 마음이 그려지는 표현이다. 1970년 8월 2일 쓴 이 편지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영인문학관에서 개막한 ‘편지글 2022’를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편지에 등장하는 난초는 법정 스님의 수필 ‘무소유’의 소재가 된 그 난초다. 편지를 쓸 당시만 해도 법정 스님이 애달파하는 내면이 읽히는데, 1971년에 쓴 ‘무소유’를 보니 “난초에게 너무 집착했다”면서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 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고 무덤덤하게 나와 있다. 편지가 없었다면 당사자의 당시 내면이 이렇게 절절하게 드러나지 않았을 일이다.15년 만에 다시 편지전을 마련한 강인숙 관장은 “편지는 한 사람이 1인칭으로 쓰는 내면의 풍경화”라며 “사람이 다른 사람의 내면에 일대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건 경하할 일”이라고 했다. 쉽게 메시지를 전하는 시대에 무슨 편지냐 싶지만 의미 없이 사라질 짧은 말이 난무하는 시대라서 정성 들인 편지의 가치가 더 귀하다.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이 오롯이 담긴 편지를 읽다 보면 타인의 내면에 다가가기 어려운 시대에 사람과 사람 사이를 생각하게 된다. 법정 스님의 편지를 비롯해 문인들이 이어령 선생에게 보낸 다수의 편지 등 총 3분의2 정도가 새로 공개되는 편지다. 문인들의 편지다 보니 한 편의 문학작품 같기도 하다. 생활고를 털어놓는 등 사연이 모두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지만, 고통 속에서도 단 한 사람의 독자를 향한 마음을 표현하려 가져온 빛나는 문장이 그 고통마저 아름답게 한다.이번 전시는 융합전시로 편지와 함께 ‘작가의 방-박범신’, ‘박경란 그림전’도 함께 진행된다. 이혜경 학예연구사는 “지난 4~5월 이어령 선생님을 기념하기 위한 ‘장예전’을 계기로 관장님이 융합전시에 관심을 가지셔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가의 방’은 말 그대로 박범신 소설가의 방을 전시관에 꾸며 놓은 것이다. ‘하늘을 굽다’란 주제로 전시작을 선보인 박경란 작가는 “하늘이 곧 우주인데 우리가 하늘에서 보는 별은 사실 흙”이라며 “하늘 자체를 구워 봐야지 생각하고 작품을 만들고 ‘하늘을 굽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열린 정한아 소설가의 강연을 시작으로 나태주 시인(10월 1일), 박범신 소설가(10월 15일), 이해인 시인(10월 22일)의 강연도 이어진다. 전시는 10월 28일까지.
  • 진로를 잡아라… 학생 꿈 설계하는 강서

    진로를 잡아라… 학생 꿈 설계하는 강서

    서울 강서구는 제9회 온라인 드림Job ‘마이Job웨이!’를 내년 2월까지 상시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강서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지역 내 초중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 탐색과 진로설계 기회를 제공, 미래사회 주인공으로의 성장을 돕는다. 참가 대상자는 지역 내 22개 중학교 1학년 3500여명의 학생들과 참여를 희망하는 초중고 학생들이다. 올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해 상시 운영되는 온라인 체험관은 ▲진로검사관 ▲학과탐색관 ▲직업탐색관 ▲항공직업탐색관 ▲진로비전관으로 구성돼 있다. 진로검사관에서는 온라인 다중 지능검사를 받고, 자신의 특성에 맞는 학습법을 배울 수 있다. 학과탐색관 등에서는 강점지능별 관련 학과에 대한 정보를 탐색할 수 있고, 다양한 직업 정보와 유망 직업인들의 인터뷰 영상이 제공된다. 진로비전관에서는 미래의 꿈을 상상하며 진로비전 선언문 작성을 한다. 행사 내용은 ‘마이Job웨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체험을 완료하면 이수증을 발급받고 진로체험 시간을 인정받는다. 김태우 강서구청장은 “학생들이 꿈과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서울 관악구 고시원서 70대 건물주 숨진 채 발견…타살 무게(종합)

    서울 관악구 고시원서 70대 건물주 숨진 채 발견…타살 무게(종합)

    발견 당시 타살 정황···경찰 수사 착수서울 관악구의 고시원에서 해당 건물 소유주인 7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7일 낮 12시 48분쯤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4층짜리 고시원 지하에서 A(74)씨가 숨져 있는 걸 발견했다고 밝혔다. A씨의 오빠가 ‘A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연락을 전해 들은 뒤 고시원을 찾았지만 사망한 상태의 A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A씨는 목이 졸리고 손이 묶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고시원 건물 소유주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아들은 경찰에 “오전 출근할 때만 해도 모친이 살아계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1차 조사 결과 A씨의 사망 추정 시각은 이날 오전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이르면 28일 A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 시신의 상태와 아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 물품보관함 ‘물 뚝뚝’…가까이 가보니 강아지 있었다

    물품보관함 ‘물 뚝뚝’…가까이 가보니 강아지 있었다

    물품보관함에 갇혀 있던 강아지가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구조됐다. 27일 철도경찰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8시쯤 대구 동대구역 물품보관함에 강아지가 갇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철도경찰은 동대구역의 협조를 받아 물품보관함을 개방한 뒤 강아지를 구조했다. 구조 당시 강아지는 탈수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 A씨는 “물품보관함에서 습기가 가득 찬 보관함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어 자세히 보니 강아지가 갇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편 구조된 강아지는 대구동물유기보호센터가 보호하고 있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유기 정황이 포착될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에 관한 수사로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 관계자는 “현재는 사실관계 확인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동물보호법 강화, 반려동물 유기시 ‘형사처벌’ 최근 동물보호법의 강화로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행위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동물들이 버려지고 있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가 지난 1월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 자료를 분석해 발간한 ‘2021년 유실·유기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약 11만6984건의 동물 유실·유기 사건이 발생했다. 유기·유실된 동물 중 가족을 찾아 반환된 건수는 1만4006건(12%)에 그쳤으며 3만209건(25.8%)은 보호 중 자연사했고 1만8406건(15.7%)는 안락사됐다. 3만8044건(32.5%)의 경우 새주인을 만나 입양되기도 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측은 “동물은 지각력과 감정을 지닌 생명으로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는 평생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과 강한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카라는 “동물유기가 동물 학대 행위라는 것이 인정되고 벌금형이 내려진 만큼 시민들의 동물권 인식이 증진되고 동물 학대 행위에 대한 경각심도 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서울 관악구 고시원서 70대 건물주 숨진 채 발견…타살 무게

    서울 관악구 고시원서 70대 건물주 숨진 채 발견…타살 무게

    타살 정황과 가족 진술 토대로 수사 중서울 관악구의 고시원에서 해당 건물 소유주인 7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7일 낮 12시 48분쯤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4층짜리 고시원 지하에서 A(74)씨가 숨져 있는 걸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씨는 목이 졸리고 손이 묶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고시원 건물 소유주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아들은 경찰에 “오전 출근할 때만 해도 모친이 살아계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시신의 상태와 아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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