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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재, 설 씨름대회 백두장사 등극… “올해 전관왕 목표”

    김민재, 설 씨름대회 백두장사 등극… “올해 전관왕 목표”

    30일 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한 ‘2025 설날장사씨름대회’의 주인공은 단연 ‘괴물’ 김민재(23·영암군민속씨름단)였다. 올해 첫 메이저대회 꽃가마를 차지한 그의 목표는 ‘전관왕 달성’이다. 김민재는 전날 충남 태안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백두장사(140㎏ 이하) 결정전(5전3승제)에서 전년도 이 대회 백두장사 최성민(23·태안군청)을 3-0으로 제압하며 설욕에 성공했다. 김민재는 지난해 설날대회에서는 최성민과 접전을 펼쳤지만, 2-3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16강에서 김동현(32·용인시청), 8강에서 마권수(25·문경시청)를 각각 2-0으로 제압했고, 4강에서 박성용(34·영암군민속씨름단)을 3-0으로 물리친 데 이어 결승에서도 완승하며 ‘무결점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김민재는 개인 통산 13번째 백두장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천하장사 2회까지 포함하면 15번째 타이틀이다. 역대 백두급에선 이태현 용인대 교수가 20회로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이만기 인제대 교수가 18회로 2위다. 김민재는 2022년 대학생 신분으로 단오대회에서 첫 백두장사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23년부터 주요 대회 우승을 휩쓸고 있다. 김민재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다치지 않고 재밌는 경기를 하는 게 목표이고 개인적으로 올해는 전관왕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민속씨름은 전체 9개 대회가 예정됐다.
  • 외국어와 모국어 사이, 언어의 바다를 항해하다

    외국어와 모국어 사이, 언어의 바다를 항해하다

    독일 강연 한국어로 옮긴 ‘변신’외국서 경계인으로 살아온 작가번역된 언어, 제대로 가닿고 있나사라진 섬나라로 여행 ‘태양제도’인종·국가 넘어 ‘인간’ 의미 찾아서‘Hiruko 여행 3부작’ 마지막 작품 모국어와 외국어 사이에 놓인 커다란 바다. 다와다 요코(65)는 이 언어의 망망대해를 기꺼이 항해하는 작가다. 안온한 모국어도, 낯선 외국어도 그의 목적지는 아니다. 그저 그 바다에서 영원히 항해하는 것이 작가의 운명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와세다대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하고 독일에서 활동하는 다와다는 매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소설가다. 모국어는 일본어지만 일본어뿐만 아니라 독일어로도 글을 쓰는 그가 천착하는 주제는 분명하다. 모국어의 바깥을 유랑하면서 마주하는 마찰들, 그 말의 경계에서 작가는 장난을 친다. 그러나 마냥 장난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가 포착한 말놀이에는 어쩌면 인간의 언어가 분할되기 이전의, 그러니까 인간이 바벨탑의 죄를 짓기 전에 사용하던 언어의 희미한 빛이 담겼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낯선 나라에서 말하면 목소리가 이상하게 고립되고 벌거벗은 채로 공중에 떠다니게 됩니다. 마치 단어가 아니라 새를 내뱉는 듯한 느낌이 들지요.”(‘새의 목소리 또는 낯섦의 문제’·9쪽) 다와다가 독일 튀빙겐대에서 펼친 강연을 한국어로 옮긴 강연집 ‘변신’의 첫 문장이다. 평생 경계인으로 살며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존재였던 다와다는 그 누구보다 ‘변신’(變身)의 감각을 예리하게 벼린다. 이 문장은 언뜻 외국어로 말해야 하는 외국인의 고충처럼 보이지만, 실은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 모두에게 해당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언어의 목적은 소통이다. 하지만 우리는 제대로 소통하고 있는가. 누군가의 말을 들을 때 우리는 정확히 그가 발화한 의도 그대로 받아들이는가. 반대로 나의 말은 내가 생각한 대로 정확히 타인에게 가닿는가. 의심스럽다. 비단 한국어, 일본어, 영어, 독일어의 문제가 아니다. 발화된 언어는 그것의 외양이 어떻든 언제나 번역의 대상이 된다. 철학자 발터 베냐민(1892~1940)은 에세이 ‘번역자의 과제’에서 “번역 속에서 원작은 언어가 살아 숨 쉴 보다 높고 순수한 권역으로 성장한다”고 썼다. 언어의 힘은 번역으로 추동된다. 다와다는 연설의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낯선 혀로 말하는 사람은 조류학자이자 한 마리의 새입니다.”(‘새의 목소리 또는 낯섦의 문제’·33쪽) 장편 ‘태양제도’는 앞선 ‘지구에 아로새겨진’과 ‘별에 어른거리는’에 이어지는 이른바 ‘Hiruko 여행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굳이 알파벳으로 이름을 쓴 주인공 Hiruko(히루코)와 그가 창조한 인공언어 ‘판스카’로 인연을 맺은 친구들이 함께 배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그들의 목적지는 Hiruko가 태어나서 자랐지만 이제는 사라진 섬나라다. 그곳이 일본임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지만 그런 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그들 모두가 ‘여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에스키모 나누크는 코펜하겐 병원에서 괴팍한 의사와 성격을 교환했다. 인도인 아카슈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性) 간’ 여행길에 올랐다. 모국어와 외국어, 언어와 언어 아닌 것 사이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이어지는 토론은 대단히 철학적이다. 넘나듦의 유희를 통해 인물들은 인종과 국가 같은 것을 뛰어넘어 인간 그 자체의 의미를 향해 나아간다. 인생은 타인에게로 나아가는 기나긴 여행. 때때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수병’을 앓기도 하지만 고향 같은 것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되돌아갈 곳은 없다. 자아가 망명할 곳은 언제나 타자다. “너무 긴 여행을 떠나면 어느 순간 여행 자체가 목적지가 돼.”(‘태양제도’·21쪽)
  • 오늘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그럼 내일을 기다려요

    오늘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그럼 내일을 기다려요

    동심에서 위로받는 극내향 주인공다시 일으키는 힘, 결국 소소한 것 결이 다른 동화부터 그림책, 소설, 만화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사랑받은 송미경(52) 작가가 이번엔 정공법으로 독자의 마음을 두드린다. 시리즈로 기획된 동화 ‘생쥐 소소 선생’은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잊고 지냈던 소중한 무언가를 끄집어낸다. 동화 작가인 생쥐 소소 선생은 시리즈로 쓰고 있던 작품 ‘딩동 놀이공원’의 인기가 떨어지며 항의 편지에 시달린다. 게다가 생활고까지 겹쳐 자존감은 바닥이다. 소소 선생은 마이어스·브릭스 성격유형검사(MBTI) 척도로 본다면 극내향형(I)에 속하는 인물이다. 혼자 있는 것이 편하고 사람들을 마주칠 기회가 가장 적은 오후 세 시에 맞춰 외출할 정도다. 자신이 쌓아 놓은 경계를 지키며 살면서 내일이 오면 어떤 글도 쓸 수 없을까 봐 걱정을 달고 산다. 기억력은 형편없고 몸을 잔뜩 웅크리고 다닌다. 게다가 긴장하면 오줌을 지리는 치명적인 약점도 가지고 있다. 결점으로 가득한 주인공이지만 그는 엄청나게 밝은 귀로 세상에 묻히기 쉬운 목소리를 들을 줄 아는 힘이 있다. 가끔 비밀을 지켜 주기 위해 조금 덜 들리는 척하는 매너까지 장착됐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먹고 싶은 걸 먹고, 듣고 싶은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어린이를 향해 더듬이가 뻗어 있는 존재다. 또 주변에는 그의 결점을 가려 주는 친구들이 있다. 두더지 봉봉은 소소 선생의 조력자다. 항상 이번에도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하며 매일 소소 선생이 자몽 타르트만 주문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언제나 확인하는 예의를 지닌 존재다. 어린 시절 친구 새동은 옛 친구를 잊지 않고 자신이 선생님으로 일하는 졸졸 초등학교에 친구를 정식으로 초대한다. 무엇보다 어린이 독자는 소소 선생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매일매일 지내다 보면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나잖아요. 그래서 저는 오늘 좀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내일을 기다려요.” 강한 전사와 같은 캐릭터, 불가사의한 사건과 배경이 가득한 요즘의 동화 시리즈들과 비교하면 다소 밋밋할 수 있다. 하지만 소소 선생의 이야기는 무너진 세계와 일상을 다시 일으키는 힘은 한없이 소소한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밤의 몽상가들(뤼도빅 에스캉드 지음, 김남주 옮김, 알마) “어둠 속 지붕들이 드러내 보이는 아름다움이 동화의 한 장면 같다. 잠시 나는 온갖 장애물을 벗어던지고 본연의 활기찬 맥박을 되찾은 도시의 모습을 음미한다. 내 움직임을 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시선으로 이 구역에서 저 구역으로 건너뛰며, 나는 내적 자유의 힘을 느낀다. 저 아래에서는 파리의 압도적인 크기가 사람을 짓누르지만 여기에서는 영혼을 고양시킨다.”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을 담은 소설. 도시에 얽매여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과 꿈을 ‘도시 등반’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들여다봤다. 두 주인공이 남몰래 떠나는 지붕 위 모험엔 프랑스 파리에 산재한 위대한 문학의 유산과 시대정신이 함께한다. 216쪽, 1만 6800원. 현실 온라인 게임(김동식 지음, 허블) “너도 이 ‘현실 온라인’ 게임의 중독성 알잖아. 캐릭터 레벨 올리는 게 얼마나 재미있었어? 레벨 11이 되면 또 새로운 스킬을 배울 텐데? 2차 전직하면 또 달라질 텐데? 육성 욕망은 결국 범죄까지도 저지르게 할 거라고 봐.” ‘초단편 외길 9년’으로 알려진 작가의 첫 단편소설집. ‘내일을 부르는 키스’, ‘현실 온라인 게임’, ‘이세계 과몰입 파티’ 등 세 편의 판타지 단편이 수록됐다. 공통 주제는 롤플레잉게임(RPG)의 ‘레벨 업’에 대한 욕망이다. 한층 더 특별한 존재가 되려는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RPG를 할 줄 아는 독자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172쪽, 1만 5000원. 윌리가 보는 세상(두완린 글·그림, 정세경 옮김, 스푼북) “윌리는 조금 특별한 아이예요. 점으로 이루어진 글자들을 손가락 끝으로 읽거든요. 때때로 별난 행동을 하기도 하지요. 내가 평범하다고 느끼는 것들이 윌리에게는 평범하지 않대요. 꿀벌이 윙윙 날갯짓하는 소리도 윌리에게는 너무 크게 들려서, 겁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비장애인 애비와 시각장애인 윌리가 친구가 되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마음’으로 보는 세상을 은유하는 노란색과 ‘눈’으로 보는 세상을 상징하는 검은색을 대비시킨 그림으로 ‘어둠 속에 담긴 따뜻한 빛’의 의미를 전달하려 했다. 제35회 대만 신이어린이문학상에서 창작 그림책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48쪽, 1만 5000원.
  • 아득한 한탄강, 발끝에 멈춘 아늑함… 새콤한 메밀꽃, 혀끝에 맴도는 겨울[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아득한 한탄강, 발끝에 멈춘 아늑함… 새콤한 메밀꽃, 혀끝에 맴도는 겨울[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어제는 책 한 권을 읽다가 ‘따뜻한 얼음’이라는 문구를 떠올렸습니다. 온몸이 찌릿하도록 시렸지만 심장을 두드리는 글의 결정이 온기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겨울은 따뜻하신가요? 한탄강의 얼음장 옆 물윗길을 걷다가, 반세기 넘은 노포의 막국수를 후루룩 비벼 삼키다가 저는 박준 시인이 말한 여름밤 철원의 ‘화기’(火氣)를 떠올립니다. 어떤 그리움은 늘 지구 반대편의 시간에 속한 듯합니다. ●철원에서 보내는 편지 철원에서 보내는 편지 강원도 철원에 있습니다. 내륙 깊은 분지라 겨울 추위가 매섭습니다. 산지의 찬 공기는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평지로 흘러내립니다. 해발고도가 낮을수록 추워지는 기온의 역전 현상이 일어나지요. 그런 이유로 이곳의 여름은 ‘밤이 되어도 화기火氣가 가시지 않’겠습니다. 박준 시인은 시 ‘메밀국수’를 쓴 그해 더운 여름을 철원에서 보냈나 봅니다. 이 시에는 ‘철원에서 보내는 편지’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그 때문이 아니더라도 편지처럼 읽힙니다. 아니 시처럼 쓴 편지입니다. ‘분지의 여름밤에는 바람이 없습니다’ 시인이 첫인사를 건넵니다. 그러고는 여름밤 더위를 피해 밥 대신 메밀국수를 사 먹고 돌아왔다고 말합니다. 동송의 30년 된 막국숫집과 갈말의 60년 된 막국숫집을 두고 그 시차를 생각하다 혼자 즐거워하기도 하고요. 또 막국수를 먹고 돌아오는 길, 철원 사람들은 시인에게 자꾸 저녁 안부를 묻습니다. 밥은 먹었는지, 저녁밥은 꼭 챙겨 먹어야 한다든지. 그가 그린 귀갓길은 ‘철(鐵)’원이란 글자의 차가운 이미지를 따뜻하게 녹여 냅니다. 저는 지금 막국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박준 시인의 시 한 편에 끌려 이곳에 왔습니다. 늦은 점심이라 군침이 넘어갑니다. 철원에는 막국수 맛집이 여럿입니다. 철원막국수, 내대막국수, 풍전면옥 등이 소문났지요. 시인처럼 동송과 갈말을 두고 고민하다 갈말로 왔습니다. 동송의 30년 된 막국숫집이 몇 해 전 문을 닫은 탓이기도 하고요. 60년 넘은 갈말의 노포는 네모난 마당을 가진 옛집입니다. 다른 계절에는 마당과 입구에 크고 작은 화분들이 옹기종기하죠. 막국수를 먹으며 하얀 메밀꽃이 이는 장면을 떠올린 기억이 납니다. 꽃에 기울인 정성이 메밀면인들 다를까요. 그런 까닭으로 이곳의 주인장은 막국수라는 단어가 못내 섭섭할지 모르겠습니다. ●메밀·배추의 시차, 한겨울 막국수의 맛 메밀과 배추의 시차 막국수는 메밀국수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지요. 어원에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습니다. 막 만들어 냈다 해 그리 부른다는 설도 있지요. 이때 막은 ‘마구’와 ‘금방’의 의미가 있어요. 아무렇게 금방 만들어 먹는 국수라고 할까요. 그런 음식이 30년, 60년씩 사랑받는다는 사실은 참 놀라운 일입니다. 마구 만든다고 불러도 시차는 거짓이 없습니다. 먹음직스러운 비빔막국수 한 그릇이 식탁 위에 놓입니다. 육수만 담은 양은그릇 하나도 무심히 건네집니다. 비빔과 물을 두고 갈등하던 제 말소리를 들었나 봅니다. 시인에게 저녁을 먹었냐 묻던 그해 여름 철원 사람들의 모습이 겹칩니다. 하지만 막국수의 제철은 역시 겨울입니다. 먹을 것이 많지 않던 과거에는 가을 메밀을 수확해 겨울에 국수로 빚어 먹었지요. 이곳의 메밀면은 통메밀과 속메밀을 섞어 거뭇한데 그럼에도 면이 푸석하지 않습니다. 한입 덜어 씹으니 메밀 특유의 식감이 입안에서 헤엄칩니다. 과일로 단맛을 낸 양념장은 매운맛이 불편하지 않아 좋습니다. 겨울 한기가 매콤하게 잊힙니다. 박준 시인은 ‘메밀국수’의 말미에 배추 파종 이야기를 꺼냅니다. 겨울에는 그 배추로 만두소를 만들 것이라 말하지요. 갈말에서 막국수를 드셨다면 동송에서 만두를 맛봐도 좋겠습니다. 동송에는 이북 만두를 맛있게 내는 어랑손만두국과 손만두버섯전골을 잘하는 솔향기가 있습니다. 어랑은 함경도 도시의 지명입니다. 배추가 씩씩하게 씹히지 않아도 맑은 탕을 떠올리게 하는 국물이 좋습니다. 솔향기는 전골에 끓인 김치만두가 맛있지요. 만두피는 옥수숫가루를 넣어 노란색이고요. 시인은 겨울 만두까지는 맛보지 못하고 철원을 떠난 듯합니다. 대신 ‘요즘은 먼 시간을 헤아리고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라며 편지를 갈무리합니다. ●꽁꽁 언 겨울에만 걷는 ‘한탄강 물윗길’ 언 강 위를 걷는 물윗길 철원에는 ‘먼 시간을 헤아려 생각해 보기 좋은’ 여행지가 있습니다. 한탄강 물윗길입니다. 철원과 경기도 연천, 포천에 걸쳐 흐르는 한탄강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지질공원입니다. 철원용암대지는 약 54~12만년 전 여러 차례 화산 폭발로 생겨났고요. 까마득한 시간이 타임랩스처럼 흐릅니다. 하지만 물윗길을 완주하는 데는 3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저는 수십만년과 3시간의 시차를 생각하다 시인처럼 혼자 피식 웃고 맙니다. 한탄강 물윗길은 일 년 내내 개방하지는 않습니다. 10월부터 3월까지만 열립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겨울을 고집해요. 강 한가운데 부교를 놓아 만든 물 위 구간 때문일 겁니다. 저는 순담계곡 쪽에서 출발합니다. 다른 계절이었다면 드르니까지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따라 걸었을 테지요. 절벽에 기댄 잔도의 짜릿함을 누리면서요. 하지만 겨울은 강변의 물윗길을 향합니다. 곧장 협곡 사이 부교가 펼쳐집니다. 첫발을 디디자 아득함 속 아늑함으로 인해 안도합니다. 켜켜이 쌓인 좌우의 지층은 세월의 주름처럼 우리를 안위하지요. 부교는 플라스틱 부표들이 모여 다리 길을 만듭니다. 주상절리와 현무암 계곡 사이로 퉁퉁대는 울림을 딛고 나아가죠. 발끝이 닿는 부교 곁에는 ‘얼음’하고 굳은 강입니다. 마치 작은 기적이 일어난 듯 고요히 멈춰 선 시간입니다. ●송대소, 높이 30~40m 주상절리 명소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다면 고석정까지 걸으세요. 거북이처럼 느리게 움직여도 한 시간이면 족하지요. 고석정은 높이 약 15m의 외로운 바위와 정자를 이릅니다. 임꺽정이 은신한 곳으로 알려졌지만 화강암층과 현무암층이 마주하는 지질이 흥미롭습니다. 고석정을 지나 조금 더 걷겠다면 승일교가 다음 목적지입니다. 6·25전쟁 전에 북한이 절반을, 전쟁의 끝 무렵에 미군과 노무단이 나머지 절반을 지어 완성한 다리입니다. 이‘승’만과 김‘일’성의 두 글자를 딴 콘크리트 아치교는 왠지 악수하는 다리 같아 뭉클합니다. 부교 구간의 아름다움은 마당바위 지나 은하수교~태동대교 구간도 뒤지지 않습니다. 때로는 은하수교 위에서 송대소를 내려다보는 것만으로 그 위용을 짐작할 수 있어요. 송대소는 물윗길 주상절리 명소입니다. 높이가 30~40m에 이르러요. 다각형의 기둥은 절벽에 기대 기이한 형성을 연출해 시선을 끕니다. 물론 물윗길을 걸을 때는 은하수교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거대한 스케일을 선보입니다. 한탄강의 진짜 주인공은 그들이고 우리는 그저 그 물길을 빌려 잠시 다녀갈 뿐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주말과 공휴일엔 태봉대교 매표소에서 순담계곡 매표소까지 셔틀버스가 오갑니다. 은하수교와 고속정 등을 경유하지요. 참, 물윗길을 걸을 때는 물이나 따뜻한 음료를 꼭 챙겨 가길 권해요. ●소설가 이태준의 편지 쓰는 법 철원의 편지는 박준 시인 이전에 소설가 이태준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그는 ‘한국의 체호프’라 불린 철원 태생의 작가입니다. ‘운문은 정지용, 산문은 이태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어요.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서울 수연산방이 그의 집터입니다. 1933년부터 머물며 정지용, 이효석, 이상 등과 구인회 활동을 한 곳이고요. 그는 1943년 다시 철원으로 돌아와 몇 해를 삽니다. ‘서간문강화’(깊은샘)는 그때쯤 출간한 책입니다. 편지 쓰는 법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저는 ‘여행 중에 흔히 쓸 편지들’이란 장을 꼼꼼히 읽었습니다. 그는 ‘여행맛을 여러 사람에 보이는 미덕’이라며 ‘감흥이 솟는 만치는 표현되는 것이 오히려 자연’이라고 덧붙입니다. 몇 해 전만 해도 그의 소설 ‘촌띄기’를 따라 걷는 촌뜨기길이 철원에 있었지요. 소설의 배경이 되는 철원읍 관전리 철원경찰서(터) 등을 엮은 길이었습니다. 옛 철원경찰서는 노동당사 옆입니다. 그의 고향마을 용담이 멀지 않아요. 지금은 소이산 옆 철원역사문화공원에서 촌뜨기길의 아쉬움을 달랩니다. 철원역사문화공원은 1930년대 옛 철원읍 시가지를 재현한 공원입니다. 철원금융조합, 철원공립보통학교, 관동여관, 철원극장, 철원역 등이 도열합니다. 김남길 주연의 넷플릭스 드라마 ‘도적: 칼의 소리’를 촬영하기도 했다지요. 철원양장점에서는 옛 옷을 입고 무료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철원극장에서는 주말 무성영화를 상영하기도 하고요. 철원역에서는 모노레일을 타고 소이산 전망대까지 다녀올 수 있습니다. 해발 362m의 야트막한 산은 철원평야와 비무장지대(DMZ)를 조망할 수 있는 명소입니다. 점점이 사라진 옛 철원 시가지의 흔적이 그곳에 있겠지요. 서울과 원산을 잇던 경원선도, 금강산을 향하던 철길도 그곳에 있었겠지요. 궁예가 세운 태봉국의 도성 터도, 6·25전쟁에서 산화한 백마고지의 선령들도 그곳에 잠들었겠습니다. ●느린 편지에 담긴 겨울의 철원 철원군은 6·25전쟁을 거치며 남과 북으로 갈라졌습니다. 보통 군의 지명은 제일 큰 읍의 지명을 따르지만 철원읍은 민통선 안에 있지요. 그래서 철원군은 동송읍과 갈말읍이 제일 큽니다. 박준 시인이 동송과 갈말 사이 막국숫집을 두고 고민한 것도 그런 연유겠습니다. 아직은 갈 수 없는 먼 북녘의 겨울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 소이산을 내려옵니다. 철원역사문화공원을 떠나기 전에는 옛 철원우체국을 발견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옛 집배원 제복과 우편배달용 빨강 자전거와 그 시절 누군가 썼던 엽서가 눈길을 끕니다. 우체국에 왔으니 편지를 써야겠습니다. 우편 접수대 앞에는 발송용 엽서와 보관용 엽서가 보입니다. 발송용 엽서는 3개월 후 수신인에게 보내고, 보관용 엽서는 철원우체국이 보관했다 일부를 선정해 ‘느린 우편’ 책자로 제작한다네요. 발송용 엽서를 받아서는 ‘철원에서 보내는 편지’에 답장합니다. 여름에 쓴 철원의 편지(시)를 받고 겨울에 쓰는 편지겠습니다.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하다 그의 고향이라서 이태준의 ‘무서록’(청색종이)을 떠올립니다. ‘두서없이 쓴 글’이라는 제목이 좋기도 하고요. 그 가운데 ‘매화’의 한 문장을 빌립니다. ‘겨울이 차다는 것은 우리의 체온이 너무 뜨거운 때문’ 이 편지가 다다를 때쯤은 봄일 테고, 그때의 저는 또 겨울의 철원을 그리워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대상, 또 전현무…유재석은?

    대상, 또 전현무…유재석은?

    방송인 전현무가 올해 MBC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2017년, 2022년에 이어 세 번째 수상이다. 전현무는 28일 저녁부터 29일 오전에 걸쳐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2024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대상 트로피를 건네받은 전현무는 “특별한 재능도, 취미도 없고, 외아들로 태어나서 공부만 했던 제가 유일하게 재밌어했던 것이 방송이고 예능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언젠가 나도 커서 작은 네모 상자 안에 들어가서 나처럼 외로운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살아왔다”며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릴 때 초심을 잘 유지하고 여기까지 와서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몸이 고돼도 한 번도 그 초심을 잃은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전현무는 “요즘 어떤 웃음을 드려야 하나 많이 고민하는 시기”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도파민보단 비타민 같은 방송을 만들고 싶다. 보고 나면 두고두고 여운이 남는 방송, 미소가 지어지는 방송, 건강한 웃음을 드리려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 “어릴 때 자신과 했던 약속, 여러분을 즐겁게 하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정진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전현무는 2017년 ‘나 혼자 산다’로, 2022년에는 ‘나 혼자 산다’와 ‘전지적 참견 시점’으로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편 ‘2024 MBC 연예대상’은 지난해 12월 29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취소됐다가 한 달여 만에 진행됐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 대상 전현무 ▲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 ‘나 혼자 산다’ ▲ 올해의 예능인상 김대호·기안84·전현무·유재석 ▲ 최우수상(쇼·버라이어티) 김대호·장도연 ▲ 최우수상(리얼리티) 기안84·박나래 ▲ 최우수상(라디오) 김이나 ▲ 베스트 파트너상 김구라·김성주 ▲ 멀티 플레이어상 이장우 ▲ 우수상 이이경·홍현희 ▲ 우수상(라디오 부문) 박영진·더보이즈 선우 ▲ 프로듀서 MC상 유세윤 ▲ 프로듀서 특별상 붐·키 ▲ 베스트 커플상 유재석·하하 ▲ 공로상 배철수 ▲ 베스트 팀워크상 ‘푹 쉬면 다행이야’ ▲ 핫이슈상 김석훈 ▲ 인기상(리얼리티) 유태오 ▲ 인기상(쇼·버라이어티) 임우일 ▲ 베스트 엔터테이너상(리얼리티) 최다니엘 ▲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쇼·버라이어티) 주우재 ▲ 베스트 파트너상(특별) 어댑트 ▲ MBC상(시사·교양) 오승훈 ▲ 공헌상(라디오) 이모션 스튜디오 ▲ 온라인 콘텐츠상 브라이언 ▲ 특별상(시사·교양) 김응수, 박지민, 임현주 ▲ 특별상(라디오) 노중훈·류수민 ▲ 올해의 작가상(예능) ‘나혼자 산다’의 이경하 ▲ 올해의 작가상(라디오) ‘굿모닝FM 테이입니다’의 김은선 ▲ 올해의 작가상(시사·교양) ‘심야괴담회’, ‘이유 있는 건축’의 남수희 ▲ 신인상(예능) 구성환·최강희 ▲ 신인상(라디오) 손태진·윤태진
  • 文, 강제동원 피해 이춘식 할아버지에 “불굴의 의지 이어받겠다” 추모

    文, 강제동원 피해 이춘식 할아버지에 “불굴의 의지 이어받겠다” 추모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의 별세에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들겠다“며 추모했다. 문 전 대통령은 28일 페이스북에서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께서 향년 102세를 일기로 별세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며 “고인의 삶과 의지를 기억하고 추모하며 유가족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이춘식 할아버지는 전범기업 일본제철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서 역사적 승소를 이끌어낸 주인공이었다”며 “이춘식 할아버지가 역사를 증언하며 몸소 보여준 인간 존엄의 정신과 불굴의 의지를 우리 후대들이 잘 이어받아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전남 광주에서 노환으로 별세한 이 할아버지는 1940년대 신일본제철의 전신인 일본제철의 이와테현 가마이시 제철소에 강제 동원됐다. 2018년 대법원의 배상금 지급 소송 승소 판결에도 일본제철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배상금 지급을 거부하자 한국 정부는 제시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의 모금액으로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는 ‘제3자 변제안’을 내놓았다. 이 할아버지는 일본 기업의 배상 참여를 요구하며 제3자 변제안에 끝까지 반대했으나 지난해 10월 결국 생존 피해자 중 마지막으로 수용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국내 정치 상황에 변동성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양국은 이웃 나라이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현재 전략 환경하에서 양국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한국은 서로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덧붙였다. 전날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둘러싼 내란음모죄로 한국 검찰에 기소된 사안과 관련해 중대한 관심을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방출 선수, 美 프로야구 코치 됐다… “WS 반지 끼고 백악관 만찬 갈 것”

    방출 선수, 美 프로야구 코치 됐다… “WS 반지 끼고 백악관 만찬 갈 것”

    프로선수 생활 10년 중 7년간 2군美 건너가 4시간 자면서 영어 공부올해 클리블랜드 마이너 코치 부임 “미국행을 결심했던 그날부터 매일 밤 꿈꿔 왔던 순간이 현실이 됐습니다. 앞으로 더 큰 도전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한국프로야구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가 야구 본고장 미국에서 ‘야구 인생 2막’을 찬찬히 걷고 있다. 전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허일(33)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새 시즌부터 미국프로야구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마이너리그팀 코치로 부임해 선수들의 빅리그 승격을 돕는다. 2020년 롯데에서 방출된 후 국내 그라운드에서 사라진 허일은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마이너리그팀 코치 계약 소식을 알렸다. 그는 “감사하게도 클리블랜드의 마이너 타격코치로 합류하게 됐다”며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2011년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허일은 방출된 2020년 11월까지 롯데에서만 뛰었지만, 데뷔 첫해 선발 출전한 두 경기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한 뒤 내리 7년을 2군에서 보냈다. 2018시즌 중반 1군으로 올라와 그해 8월 프로 첫 안타를 뽑아냈고, 이듬해에는 초반부터 1군으로 뛰며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나 롯데와의 동행은 2020년이 마지막이 됐다. 국내에서 설 자리가 사라진 그는 호주 무대 진출을 추진했으나 입단 계약 직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호주 정부가 입국 허가를 내주지 않아 무산됐다. 더는 선수 생명을 이어 갈 수 없었던 허일은 막연히 품고 있던 지도자의 길을 떠올렸다. 그는 지난해 2월 팀 선배였던 이대호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프로로 성공하지 못한 커리어가 코치 생활에는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며 “고등학생 때 일부 마이너 구단에서 (입단) 제안이 왔었는데 그때 도전하지 않았던 미국 야구를 지도자로 한번 해 봐야겠다는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롯데에서 선수와 코치로 인연을 맺은 행크 콩거 현 미네소타 트윈스 벤치코치의 소개로 2021년 미국 고교 야구부 ‘훈련 보조’로 일자리를 구한 허일은 잠을 하루 4시간으로 줄여 영어 공부에 매진하는 등 소통의 장벽부터 허물었다. 곧이어 허일의 지도력을 높게 평가한 캘리포니아 아주사퍼시픽대학이 그를 수석 타격코치 겸 수비코치로 영입했다. 방출 5년 만에 마이너 코치 계약에 성공한 허일은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다들 ‘쟤가 정신이 빠졌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코치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고 백악관 가서 미국 대통령과 식사하는 게 꿈입니다.”
  • 최준용·이정현 부상에 미약한 국내 선수 활약…이번 MVP도 ‘알바노 vs 타마요’ 아시아쿼터?

    최준용·이정현 부상에 미약한 국내 선수 활약…이번 MVP도 ‘알바노 vs 타마요’ 아시아쿼터?

    이번 시즌 프로농구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는 국내 선수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필리핀 국적의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국내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2년 연속 수상을 노리는 원주 DB 이선 알바노(29)와 창원 LG의 새 기둥 칼 타마요(24)가 그 주인공이다. 27일 현재 리그 전체 개인 득점 10위 안에 오른 국내 선수는 고양 소노 이정현(7위·17.4점)이 유일하다. 그러나 그는 시즌 초 무릎 부상으로 결장하다가 지난 9일 부산 KCC전에서 발목까지 다쳤다. 8주 진단을 받아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팀의 32경기 중 17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득점 13위(15.1점) 최준용(KCC)도 발바닥 부상 여파로 14경기만 뛰었다. 그나마 15위 허웅(KCC)이 23경기 평균 14.8점으로 국내 선수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에 프로농구 역사상 처음 외국 선수가 정규시즌 국내 MVP를 가져간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구연맹(KBL) 규정상 각 구단에서 1명씩 활약하는 필리핀 국적의 아시아쿼터 선수도 국내 선수와 MVP를 놓고 경쟁한다. 론 제이 아바리엔토스(당시 울산 현대모비스)가 2년 전에 최초로 신인상, 알바노는 지난해 MVP를 차지했다. 유력 주자는 역시 알바노다. 지난 22일 안양 정관장전에서 개인 첫 트리플더블(11점 12도움 10리바운드)을 기록한 알바노는 이틀 뒤 서울 삼성을 상대로는 32점(9도움 7리바운드)을 몰아쳤다. 시즌 초 1옵션 외국인 치나누 오누아쿠가 팀 적응에 애를 먹고 김종규, 강상재가 차례로 부상 이탈했지만 알바노만은 DB를 지키며 득점 8위(16.9점) 도움 2위(5.9개)에 올랐다. 다만 알바노가 개인 득점 13위(15.9점) 도움 2위(6.5개)의 성적으로 MVP 트로피를 받았을 땐 DB가 정규리그 1위였는데 이번 시즌엔 6위(16승17패)로 떨어졌다. 팀 순위를 끌어올려야 그의 수상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경쟁자는 202㎝의 포워드 타마요다. 이번 시즌 처음 한국에 입성한 타마요는 LG의 희망으로 거듭나고 있다. 양홍석의 상무 입대로 제공권이 약해진 상황에서 리바운드 2위(12.4개) 아셈 마레이까지 부상에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마요는 득점(14.9점)과 리바운드(6.4개) 모두 팀 내 2위로, 리그 전체에서 그보다 리바운드를 많이 잡은 국내 선수는 최준용(7.1개), 강상재(6.7개)뿐이다. 지난해 11월 8연패로 하위권에서 허덕였던 LG는 타마요가 적응을 마치면서 3위(19승13패)까지 뛰어올랐다. 조상현 LG 감독도 연일 타마요를 칭찬하고 있다. 그는 25일 현대모비스를 71-68로 꺾은 뒤 “(12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한) 타마요가 골밑을 지켜 높이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고 말했고, 지난 11일에도 “기량을 120% 발휘하고 있다. 더 잘하길 바라는 건 내 욕심”이라며 “지시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정말 좋다”고 칭찬했다.
  •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끼고 백악관서 대통령과 식사”…방출 선수 허일의 아메리칸 드림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끼고 백악관서 대통령과 식사”…방출 선수 허일의 아메리칸 드림

    “미국행을 결심했던 그날부터 매일 밤 꿈꿔왔던 순간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큰 도전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한국프로야구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가 야구 본고장 미국에서 ‘야구 인생 2막’을 찬찬히 걷고 있다. 전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허일(33)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올 시즌부터 미국프로야구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마이너리그팀 코치로 부임해 선수들의 빅리그 진출을 돕는다. 2020년 롯데에서 방출된 후 국내 그라운드에서 사라진 허일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소비스(SNS)를 통해 마이너리그팀 코치 계속 소식을 알렸다. 그는 “감사하게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마이너 타격코치로 합류하게 됐다”며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고다 한다”고 밝혔다. 2011년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허일은 방출된 2020년 11월까지 롯데에서만 뛰었지만, 데뷔 첫해 출전한 두 경기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간 뒤 내리 7년을 2군에서 보냈다. 1군보다 2군 생활이 훨씬 길었던 탓에 롯데 팬 중에서도 일부 열혈 팬들만 그의 이름을 기억할 정도다. 2018년 시즌 중반 1군으로 올라와 그해 8월 프로 첫 안타를 뽑아냈고, 이듬해는 시즌 초반부터 1군에 등록돼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나 롯데와의 동행은 2020년이 마지막이 됐다. 국내에서 설 자리가 사라진 그는 호주 프로야구 진출을 추진했으나 입단 계약 직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호주 정부가 입국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더는 선수 생명을 이어갈 수 없었던 허일은 막연히 품고 있던 지도자의 길을 떠올렸다. 프로 선수로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지도자로서 자신처럼 노력해도 잘 풀리지 않는 선수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지난해 2월 팀 선배였던 이대호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프로로 성공하지 못한 커리어가 코치 생활에는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라면서 “고등학생 때 일부 마이너 구단에서 (입단) 제안이 왔었는데 그때 도전하지 않았던 미국 야구를 지도자로 한번 해봐야겠다는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롯데에서 선수와 코치로 인연을 맺은 행크 콩거 현 미네소타 트윈스 벤치코치의 소개로 2021년 미국 고교 야구부 ‘훈련 보조’로 일자리를 구한 허일은 잠을 하루 4시간으로 줄여 영어 공부에 매진해 소통의 장벽부터 허물었다. 곧이어 그의 지도력을 높게 평가한 캘리포니아 아주사 퍼시픽 대학이 그를 메인 타격코치 겸 수비코치로 영입했다. 방출 5년 만에 마이너 코치 계약에 성공한 허일은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다들 ‘쟤가 정신이 빠졌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고 백악관 가서 미국 대통령과 식사하는 게 꿈입니다.”
  • 한국판도 볼만한 ‘말할 수 없는 비밀’[영화리뷰]

    한국판도 볼만한 ‘말할 수 없는 비밀’[영화리뷰]

    2008년 국내 개봉해 큰 인기를 끌었던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한국에서 다시 만들어져 관객과 만난다. 한국 배우들의 연기와 새롭게 변주한 음악 등을 원작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할 듯하다. 27일 개봉하는 영화는 유학 중 팔목 치료를 위해 한국에 교환 학생으로 돌아온 피아니스트 유준의 이야기를 그렸다. 유준은 대학 연습실에서 정아와 마주치고, 두 사람은 운명처럼 가까워진다. 그러나 정아는 유준에게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고, 둘의 만남은 계속 엇갈린다. 원작은 시간을 넘나드는 고교생들의 풋풋한 사랑을 인상적인 여러 피아노곡을 곁들여 독특하게 그려내 대만은 물론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한국판은 원작 줄거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물과 배경, 전반적인 분위기 등에서 변화를 줬다. 우선 주연 배우들의 연기에 눈길이 간다. 가수 활동(그룹 엑소)을 하면서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여러 역할을 소화했던 도경수가 유준 역을 통해 로맨스물에 처음 도전했다. 여기에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배우 원진아의 연기가 잘 어울린다. 둘의 풋풋한 사랑이 그저 따뜻하다. 주인공 캐릭터는 원작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좀 더 적극적인 모습으로 표현됐다. 연출을 맡은 서유민 감독은 “유준이 정아를 의심하다 이별 선언을 하고 사랑을 깨닫는 부분이 원작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원작과 달리 유준의 감정을 좀 더 드러내 재미를 더하고 싶었다. 정아 역시 원작에서 마냥 연약하게 나왔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사랑을 찾아 용기 있게 질주하는 모습으로 그렸다”고 소개했다. 원작에서 감독, 시나리오, 주연, 음악까지 섭렵했던 주걸륜의 곡 ‘시크릿’을 제외하고 모두 새로운 음악으로 영화가 채워졌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을 비롯해 ‘고양이 춤’ 등 좀 더 익숙한 곡들이 귀에 들어온다. 특히 두 주인공이 레코드샵에서 함께 듣는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가 귀에 쏙쏙 박힌다. 서 감독은 “둘이 사랑을 느낄 때 듣는 곡이어서 행복한 가사를 담은 곡으로, 슬프지 않은 멜로디지만 동시에 슬픈 정서도 느껴질 수 있는 곡”이라고 선곡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원작의 ‘시그니처’인 피아노 배틀 장면이 리메이크작에서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진다. 검은 건반과 흰 건반만으로 대결하던 ‘흑건 백건’, 쇼팽의 ‘왈츠’ 등이 빠진 게 아쉽다. 그럼에도 독특한 반전을 가미한 원작의 탄탄한 이야기에 두 주연 배우의 풋풋한 연기, 완성도 높은 음악 등이 또 다른 감성을 느끼게 한다. 103분, 전체관람가.
  • 연휴에 뱅크시 작품 보러 갈까?…미술관 채우는 도시감성

    연휴에 뱅크시 작품 보러 갈까?…미술관 채우는 도시감성

    거리를 미술관으로 만들었던 예술작품들이 미술관에 모여 거리 예술을 한자리에 보여주는 전시가 마련됐다. 연휴 기간에도 일부 문을 여는 만큼 쉬는 날에도 만날 수 있다.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갤러리 신당에서는 거리 예술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뱅크시를 비롯해 제이알, 카우스, 셰퍼드 페어리 등 작가 10명 작품 72점을 한자리에 모은 ‘어반아트: 거리에서 미술관으로’가 진행 중이다. 독일의 어반아트 미술관인 MUCA(Museum of Urban and Contemporary Art)의 소장품으로 꾸며진 전시다. 이번 전시는 얼굴 없는 예술가이면서도 작품마다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는 뱅크시의 작품이 여럿 나와 눈길을 끈다. 벽이나 건물, 도로 등 평범하게 지나칠 공공장소를 예술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그의 작품을 미술관에서 보는 감각이 신선하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 중 하나인 ‘훼손된 전화박스’는 2005년 뱅크시가 영국 런던의 한 골목에 설치한 것이다. 옆구리를 곡괭이에 찍혀 피를 흘리는 것처럼 보이는 빨간 전화박스로 무수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MUCA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는 점에서 꼭 찾아가 볼 만하다. 뱅크시가 2015년 작가 58명과 협업해 디즈니랜드를 음울하게 틀어서 만든 ‘디즈멀랜드’에서 선보였던 ‘에리얼’ 작품도 있다. 아름다움과 환상, 꿈의 상징과도 같은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을 마치 화면출력이 끊기는 것처럼 표현해 낯선 감각을 깨운다. 나이키와 협업하고 칸예 웨스트 등 뮤지션의 앨범 커버를 디자인하는 등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카우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그의 작품을 대표하는 X자가 귀엽게 표현된 것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 발걸음을 자주 멈춰 세운다. 이번 전시는 대개 고상한 영역으로 여겨지는 미술을 재치 있고 과감하게 비튼 상상력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미술전시보다 문턱이 낮다. 보다 보면 피식 웃어넘길 수 있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강렬하고도 개성 넘치게 생동하는 작품들이 즐거운 시각적 경험을 준다.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는 않고 그 안에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프랑스 작가 JR이 프랑스 사회에 반향을 일으킨 ‘세대의 초상’ 작품이 대표적인 사례다. 평범한 이웃에 대한 왜곡된 자각을 일깨우는 시선은 보는 이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MUCA를 설립한 크리스티안 우츠는 “21세기의 예술 형태로서 거리 예술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상으로 여겨지지만 거리와 도시 예술은 현재의 예술 담론에 거의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거리 예술을 예술사에 등록하고 국제 예술계와 예술가, 대중 사이에 다리를 놓음으로써 변화를 일으키고자 박물관을 건립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전시를 보고 나오면 도시를 더 예술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얻게 된다. 2월 2일까지. 연휴 기간 중 오는 28~29일만 문을 닫고 나머지는 문을 연다.
  • “왜 여자들만 브래지어 해야 하나”…‘男 목젖 브래지어’ 주장한 女 이유 보니

    “왜 여자들만 브래지어 해야 하나”…‘男 목젖 브래지어’ 주장한 女 이유 보니

    중국의 한 여성 인플루언서가 왜 여자들만 가슴에 브래지어를 차야 하느냐고 지적하며 남자들의 목젖도 성적일 수 있기 때문에 목젖 브래지어(가리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2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한 여성 인플루언서는 남성의 목젖이 여성의 가슴과 마찬가지로 돌출돼 있고 민감하며, 경우에 따라 성적일 수 있다며 남자도 목젖 가리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인플루언서 주 먀오린으로, 성평등을 촉구하는 영상을 자주 올린다. 그의 동영상은 여성의 관점에서 일부 무례한 남성의 행동을 패러디한다. 그는 이미 80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다. 한 영상에서 그는 면봉을 담배처럼 피우고 배를 두드리며 청소를 하는 남자친구에게 “딸을 낳아줄 수 없다면 너의 아빠 집으로 돌아가라”고 외쳤다. 또 다른 영상에서 먀오린과 친구들은 잘생긴 남자들을 껴안고 있었으며, 그의 남자친구는 “왜 집에 돌아오지 않는 거냐”며 불평하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영상을 접한 한 남성 누리꾼은 “먀오린의 영상 속에 담긴 의미를 완벽히 이해한다”면서 “나는 지금까지 남성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여성들의 분노, 두려움, 무력감을 깊이 느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 그는 최근 “여성이 가슴을 보호하기 위해 브래지어를 착용한다면, 남성은 목젖을 보호하기 위해 가리개를 착용하는 것은 왜 안 되는 걸까요?”라면서 남성들에게 목젖 가리개를 착용할 것을 권유했다. 이미 목젖 가리개는 중국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5위안(약 1000원)에서 20위안(4000원) 사이며, 소재가 천, 양모, 가죽 등 다양하다. SCMP에 따르면 돼지코 모양의 목젖 가리개는 한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에서 7000개 이상 팔렸다. 이에 현지 누리꾼들은 “남성들은 5000년 동안 행복한 삶을 살았다”, “아빠는 뿌리”, “너무 공감 간다” 등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지나친 주장”, “목젖 가리개를 왜 해야 하나” 등의 반응도 나왔다. 중국에서는 오랜 남아 선호와 40년가량 이어진 ‘한 가정 한 자녀 정책’ 여파로 인구의 ‘남초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지난 2020년 기준 약 14억 1178만 명의 중국 인구 가운데 남성은 51.24%, 여성은 48.76%였다. 여성 100명당 남성 인구를 뜻하는 성비는 105.07로 성비 불균형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 SF 속 세계관, 수학 공식으로 만들어 보니…[달콤한 사이언스]

    SF 속 세계관, 수학 공식으로 만들어 보니…[달콤한 사이언스]

    SF의 핵심은 상상력이다. 그렇지만, 허황한 내용으로만 채워지면 ‘사이언스 픽션’(과학소설)이 아니라 판타지 소설이나 공상 소설에 그치게 된다. 이 때문에 많은 SF 작가는 작품 속에 과학 원리를 적용하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작가들이 있다. SF 속 가상의 우주에서 설정된 상황을 공식으로 만든 것이다. 주인공은 물리학자 이안 트레길리스.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연구원인 트레길리스 박사는 SF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원작자로 유명한 조지 R.R. 마틴이 주도해 미국의 현대 SF 작가 43명의 연작 SF ‘와일드카드’ 저자로 참여했다. ‘와일드카드’는 1987년 1권 출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0권이 출간돼, 세계관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는 슈퍼 히어로 물이다. 이 작품도 최근 NBC TV 시리즈로 제작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대체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작품은 감염자의 유전자를 변형해 돌연변이로 만드는 외계 바이러스가 지구에 유입되면서 전 세계에 퍼져 나간다는 가상의 사건으로 시작된다.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90%가 사망하고, 9%는 ‘조커’라는 돌연변이체가 되고, 1%만 ‘에이스’라는 초능력자가 된다. 트레길리스는 마틴과 함께 와일드카드 속 등장하는 가상 바이러스의 움직임, 즉 바이러스 동역학에 대한 공식을 도출해 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 물리학 저널’ 1월 24일 자에 실렸다. 두 사람이 도출한 공식은 라그랑주 방정식으로 불리는 라그랑주 역학(Lagrangian formulation)으로 일정 시간 동안 평균 행동이 통계적 분포를 만들어 바이러스 시스템이 진화하는 다양한 방식을 설명한 것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프랙털이나 열역학적 방식으로 모델을 유도했지만, 물리학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라그랑주 방정식을 이용해 와일드카드 바이러스의 구체적 동역학 시스템을 설명하는 데 성공했다. 트레길리스 박사는 “좋은 스토리텔링은 캐릭터의 욕구, 필요, 장애물, 도전,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잘 보여주는 데 있다”라며 “와일드카드 속 가상의 바이러스는 그곳에 사는 캐릭터와 그들의 행동에서 파생되는 줄거리를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말했다. 트레길리스 박사는 “SF 속 소재들도 과학 원리에 따라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과학 소설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공식을 도출해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진짜 의사가 쓴 웹소설로 만든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진짜 의사가 쓴 웹소설로 만든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네이버시리즈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를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시리즈가 24일 공개된다. 배우 주지훈이 주인공이자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을 연기한다. 넷플릭스와 네이버웹툰 등에 따르면 한산이가 작가의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는 메디컬 드라마로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의료 사건과 갈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독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홍비치라 작가의 각색이 더해진 동명의 웹툰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4억 1000회를 넘겼다. 이번 넷플릭스 시리즈 제작에는 네이버웹툰 자회사인 스튜디오N이 참여했다. 이에 맞춰 네이버시리즈는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 50화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도록 열어뒀다. 아울러 네이버웹툰 모바일 웹과 앱에서는 프리퀄 웹툰 ‘중증외상센터: 외과의사 백강혁’도 지난 20일부터 공개했다. 실제 의사인 한산이가 작가의 또 다른 의학 소재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웹툰 ‘검은 머리 영국 의사’는 지난 22일부터 공개된 바 있다. 시리즈 제작을 맡은 이도윤 감독은 넷플릭스와의 자체 인터뷰에서 “웃음과 눈물, 액션과 감동, 거기에 좌충우돌 코미디까지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처방전 같은 작품”이라고 강조하며 “단순한 메디컬 드라마가 아니다. 히어로 물이기도 하고, 액션 활극이며, 인간미 가득한 휴먼 드라마이자 코미디”라고 강조했다.
  • 블랙핑크 지수·박정민 “단둘이 놀이공원 다녀왔다” 깜짝 고백

    블랙핑크 지수·박정민 “단둘이 놀이공원 다녀왔다” 깜짝 고백

    블랙핑크 지수와 박정민이 둘이 놀이공원을 다녀왔다고 고백했다.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치카치카’의 ‘사칭퀸’에는 ‘지수, 박정민, 수지, 아찔(?)한 삼각관계’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쿠팡 플레이 시리즈 ‘뉴토피아’의 주인공 커플 박정민, 블랙핑크 지수가 등장했다. 박정민은 지수에 대해 “지수는 여러모로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감독님이) 배우들 리딩을 많이 하는 걸 좋아한다. 배우 입장에선 나도 놀고 싶은데 리딩을 가야 하니까”라며 “근데 지수는 그걸 즐기더라. 일차적으로 이 배우에게 반했다”고 밝혔다. 박정민은 “지수는 심지어 혼자 좀비랑 싸우는 순간들이 많은데, 현장에 가면 생글생글 웃고 있다. 힘들 텐데, 다른 사람도 힘드니까 주인공으로서 좋은 에너지를 준다. 그런 걸 보면서 너무 훌륭하단 생각을 많이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정민은 ‘뉴토피아’ 소품 사진 에피소드를 밝혔다. 박정민은 “촬영 초반에 감독님하고 소품 사진 찍는다고 경복궁을 돌아다니면서 연인 사진을 찍었다”고 했고, 지수는 “근데 감독님이 그냥 너희 둘이 만나서 찍고 오면 안 되냐고, 바쁘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그래서 저희 둘이 롯데월드를 갔다 왔다”고 입을 모았다. 박정민은 “사람들이 지수를 알아볼 거 아니냐. 사람들 없는 데 가서 찍자고 해서 가서 찍으면 사진은 롯데월드가 아니다”라고 했고, 지수는 “사진을 보고 어떤 연인이 이렇게 다 가리고 찍나 싶었다”고 당시를 떠올리며 웃었다. 이수지가 “재밌었겠다”라고 하자 지수와 박정민은 “지금 생각하면 맞다. 추억이다”라고 밝혔다.
  • [열린세상] 거리의 정치를 넘어서

    [열린세상] 거리의 정치를 넘어서

    지난해 12월에 시작된 계엄과 탄핵 정국은 많은 이들의 당초 예상과는 몹시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고, 조기 대선이 치러져 야당으로 정권이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을 이제는 쉽사리 확언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여당과 윤 대통령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해 야당을 앞지르고 있다. 게다가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의 주무대로 인식됐던 거리와 광장에서 더 대단한 존재감을 보이기까지 한다. 심지어 이 분노가 무력으로 법원에 난입한 폭동 사태로 폭발하기까지 했다. 삼권분립하에서 엘리트들이 이끄는 제도권 정치 대신에, 급진화된 대중이 주인공이 되는 거리의 정치가 시작된 것이다. 정국을 돌아보면 거리의 대중 정치에 여야가 고양감을 표출했음을 쉽사리 떠올릴 수 있다. 12월 여의도에서 열린 탄핵 촉구 집회 당시 진보 진영에서는 전통적인 진보 시민운동에 아이돌 팬덤 응원봉을 든 청년 여성이 대거 참여한 사실에 희망을 느꼈다. 하지만 거리의 정치는 진보 진영만의 전유물은 아니었음이 곧 드러났다. 수면 아래에서 끓던 분노가 가시화되며 보수도 본격적인 ‘광장의 계절’을 맞이하게 됐다. 물론 보수 진영은 거리의 정치가 폭력 사태로까지 번진 것에 당황하고 있지만 청년층이 보수 시민 집회에 대거 참여하고, 계엄령 이후 최저점을 찍었던 지지율이 순식간에 상승하며 회복되는 모습이 반갑지 않을 리는 없다. 광장과 거리의 정치는 현재의 제도권 정치가 국민 상당수의 불만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하나의 증상이다. 제도권 엘리트들이 이 증상에 제대로 대처한다면 사회가 인지하고 있지 못하던 기저의 불만이 치유되는 과정에 접어들 수 있다. 반면에 끓어넘치는 거리의 분노에 과도하게 편승하거나, 반대로 철저한 억압 일변도로만 대응한다면 공동체의 신뢰가 모조리 해체되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생긴다. 안타깝게도 2010년대에 세계를 강타한 여러 거리의 정치는 대부분 후자로 귀결됐다. 2011년 이집트 혁명은 무바라크 독재를 끝냈지만, 이후 정치 혼란에 이은 쿠데타로 끝났다. 2014년 우크라이나의 유로마이단 혁명 역시 부패한 과두재벌 체제를 악화만 시켰다. 2016년 박근혜 정부 탄핵 역시 결과를 보자면 마찬가지다. 한국 사회의 좌우 갈등은 해결되기는커녕 더 악화되기만 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이 운동들은 모두 반대 세력을 끌어내리는 데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대안 세력은 권력을 장악한 다음에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고, 국가의 상처를 봉합하며 더 나은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일에는 서툴렀다. 운동은 ‘운동 이후’를 생각하지 않으면 언제나 실패한다는 것이 2010년대의 교훈이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거취를 놓고 펼쳐지는 거리의 정치도 마찬가지다. 거리의 이편은 대통령을 끌어내리자고 소리치고, 저편은 대통령을 다시 복귀시켜야 한다고 외친다. 그다음에 이 대한민국 공동체의 ‘적’들을 몰아내는 성전에 나서야 한다고 믿는다. 이 목소리들은 이 사회가 무언가 커다란 상처를 품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혹은 지켜내고, 적까지 전부 제압하고 난 이후엔 무엇을 할 것인가. 거리의 정치를 무조건 경원시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에 대처하기에는 너무 낡아버린 대한민국의 시스템 문제를 지적하고, 어떻게 이를 혁신해 낼지 얘기하는 사람들이 아예 없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저출산, 지방소멸, 제조업의 위기, AI 혁명, 도널드 트럼프의 귀환, 중국의 도전에 이르기까지 숱한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이 문제들에 대한 대안 없이는 그 어떤 정권도 장기적인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고, 또 새로운 거리의 정치가 시작되며 혼란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우리는 거리와 광장이 환멸만을 남겼던 2010년대의 실수를 더 나쁜 형태로 반복하고 마는 것일까. 임명묵 작가
  • 생의 마지막 날… 평범해서 아름다웠던 삶을 들여다보다

    생의 마지막 날… 평범해서 아름다웠던 삶을 들여다보다

    삶이 딱 하루 남았다 치자. 뭘 할까. 뭘 할 수 있을까. 사과나무를 심을까?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는 삶의 마지막 하루를 남긴 주인공의 여정을 담담하게 따라가는 장편 소설이다. 닐스는 평생을 살아온 집에 출가한 두 딸에게 전하는 편지를 남긴 채 길을 나선다. 특별한 날에만 입는 양복을 만지작대던 그는 ‘마지막 날을 멋지게 꾸민 채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평소처럼 점퍼를 걸친다. 그는 작은 배의 선장이다. 평소처럼 낯익은 선객들이 그의 배에 올라탄다. 한데 이들의 면면이 특별하다. 더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이 세상에 없는 개도 있다. 그리웠던 이들과 마지막 항해에 나선 닐스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에 충실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나하나 추억을 되짚는다. 여기서 잠깐. 노르웨이는 피오르의 나라다. 고대의 빙하가 파놓은 이 협만(峽灣)은 노르웨이 풍경을 대표할 정도로 아름답다. 한데 실생활에선 불편하기 짝이 없는 장애물이다. 깊이 수백m에 달하는 피오르가 여기저기를 가르고 있는 탓에 바로 옆 마을까지 가는 데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우리였다면 수백개의 다리를 놓아 해결하려 들었을 텐데, 자연을 원형으로 보전하는 것에 진심인 이 나라 사람들은 교량 건설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 다리를 대신하는 건 수많은 페리다. 그러니까 두메 사람들의 발이 돼 주는 우리의 군내버스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게 페리다. 닐스는 바로 이 페리의 선장이다. 저자는 그를 줄곧 ‘운전수’로 표현한다. 어쩌면 저자는 우리 군내버스 ‘운전수’처럼 닐스가 노르웨이 장삼이사들의 삶과 끈끈하게 연결됐다는 인상을 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늘 페리로 사람들을 건네주던 닐스가 피오르를 건너며 “그의 마지막 날은 이렇게 끝이 났다.” 혹시나 했던 반전은, 역시나 없다. 사실 ‘끝’은 덜 중요하다. 진작 예정돼 있었으니까. 마지막이 당도하기 바로 전, 닐스는 먼저 보낸 아내 마르타와 다시 만난다. 마르타는 사실 책 여기저기서 줄기차게 등장(주인공이 모는 배의 이름도 마르타다)한다. 한데 이는 기억의 여러 장면들이 소환된 것이었을 뿐, 정작 마르타는 닐스의 마지막 배에 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 마침내 둘이 재회하는 순간, 독자는 죽음 앞에서 안도감을 느끼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닐스는 이미 사랑을 세상에 남겼다. 이는 한 사람의 생애가 남길 수 있는 가장 선명한 흔적 아닐까. 책은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 명인 프로데 그뤼텐(65)이 10여년 만에 발표한 장편이다. 작가는 2023년 이 소설로 노르웨이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브라게 문학상을 받았다.
  • 5년간 10대 포함 234명 피해… N번방보다 독한 ‘다단계 성착취’

    5년간 10대 포함 234명 피해… N번방보다 독한 ‘다단계 성착취’

    1시간마다 일상보고·반성문 작성 지시 안 따르면 알몸 촬영·자해 강요총책 “N번방 보고 연구… 통제 시험”목사→ 전도사→ 예비전도사 ‘계급화’서로 존재 몰라… 조직원엔 중학생도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에서 장기간에 걸쳐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가학적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피라미드형’ 범죄집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자경단’이라는 이름의 성폭력 단체를 만든 이들은 ‘N번방’ 성착취물 제작·유포 사건의 조주빈(30)보다 더 악랄했다. 조주빈이 1년간 피해자 73명(10대 16명 포함)을 상대로 성착취를 일삼았던 것과 비교하면 자경단의 피해자 수는 3배나 된다. 미성년자 피해자 수로는 10배 규모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020년 5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약 5년간 10대 159명을 포함해 피해자 234명을 상대로 성착취를 한 ‘자경단’의 총책 A(34)씨 등 14명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유포,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치상), 협박, 강제추행 등의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드라마 ‘수리남’ 속 주인공을 본떠 스스로를 ‘목사’로 칭하고 다단계 형태의 조직을 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목사→집사→전도사→예비전도사로 직책을 나누고 피해자 유인 수에 따라 계급을 올려 주는 식이다. 자경단의 가장 어린 조직원은 중학생이었고 고등학생도 6명이나 됐다. 이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지는 못했다. A씨는 자경단 조직원들이 피해자를 포섭하면 이들을 완전히 통제하기 위해 ‘1시간마다 일상 보고’나 ‘반성문 작성’ 등을 지시했다. 피해자들은 평균 2~3년이 넘는 기간 동안 A씨에게 지배당했다. A씨는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벌을 주겠다”며 스스로 알몸을 촬영하거나 자해하도록 강요했다. 미성년자 10명에게 “남성과 성관계를 해야만 벗어날 수 있다”며 강간을 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참혹하고 반인륜적인 범죄”라고 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금전적 이득이 아닌 성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 통제와 지시를 얼마나 잘 따르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며 “N번방 등 유사한 범죄를 연구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반사회적 인격’의 소유자”라고 설명했다. 자경단이 제작·유포한 성착취물은 1973건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2023년 12월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해 전국에서 60건의 유사 사건을 넘겨받아 자경단을 추적했다. A씨는 위장 수사를 하던 경찰에게 “우리 사이버수사과 아저씨들 저를 잡을 수 있겠느냐”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텔레그램으로부터 범죄 관련 자료를 회신받은 최초의 사례다. 경찰은 수사에 비협조적인 텔레그램 측을 설득해 지난해 9월 범죄 관련 자료를 회신받고,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에게 적용된 혐의만 범죄단체조직, 청소년성보호법·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19가지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지난 22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개최했고 조만간 신상 공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인들의 딥페이크를 제작해 ‘자경단’에 제공한 혐의 등을 받는 40명도 검거했으며 나머지 영상 제공자 33명도 추적 중이다.
  • 우리 상권 우리가 지킨다…지자체 ‘착한 선결제’ 확산

    우리 상권 우리가 지킨다…지자체 ‘착한 선결제’ 확산

    내수경기의 침체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지원하기 위한 ‘착한 선결제 캠페인’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자금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골목상권에 투입되는 현금의 시기를 앞당겨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게 돕겠다는 취지다.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전북도를 비롯해 전주, 부산, 대전, 창원 등 전국 각지에서 선결제 운동이 진행 중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착한 선결제 캠페인’을 오는 2월 28일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27일 개최한 민생경제 살리기 관계기관 대책 회의에서 논의한 사안에 대한 후속 조치다. 도는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소상공인 업체(식당, 카페, 미용실 등)에 먼저 결제하면 자영업자는 결제 범위 내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 내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도는 직원 송별회·환영회 또는 정기회의 등 개최 일자, 참석자 등을 예측할 수 있는 간담 등은 영세 소상공인 식당을 활용한 선결제 후 재방문을 약속하고, 연중 소요 물량이 파악되는 사무 비품, 임차료 또한 선결제하기로 했다. 전주시도 다음 달까지 착한 소비자 운동을 진행한다. 첫 시작의 주인공은 우범기 전주시장이다. 우 시장은 지난 20일 오후 착한가격업소인 효자동 서부원조떡집을 방문해 선결제하고 재방문을 약속했다. 대전시는 5개 자치구와 공사·공단 등과 함께 올해 상반기 사용하는 업무추진비에 대해 선결제를 추진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는 내달 말까지 전 부서 업무추진비와 급량비의 30%에 해당하는 20억원에 대한 선결제를 목표로 한다. 또 창원상공회의소와 창원국가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 창원여성경제인협회 등 경남 23개 경제단체도 선결제 운동에 동참을 약속했다. 시민들의 착한 선결제 참여를 위해 각종 이벤트도 진행된다. 전북도는 경제통상진흥원 홈페이지 및 공식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게시된 배너를 클릭하면 나타나는 화면에 개인정보 등을 입력 및 제공 동의하고, 소상공인 업체를 활용한 선결제 인증 사진을 올린 착한 선결제(10만원 이상) 인증 도민을 대상으로 추첨해 총 300만원(1인당 2만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전주시도 4차례에 걸쳐 착한 선결제(10~30만원)를 인증한 시민을 대상으로 추첨해 총 200만원(1인당 2만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할 방침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착한 선결제는 경제 회복 시기를 앞당기고 소상공인에게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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