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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혜영 서울시의원 주관, ‘학생인권조례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성황리 개최

    김혜영 서울시의원 주관, ‘학생인권조례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성황리 개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혜영 의원(국민의힘·광진구4)은 지난 24일 서울시 서소문청사 후생동에서 ‘학생인권조례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정책토론회를 성황리에 끝마쳤다. 김혜영 서울시의원 주관하에 개최된 이번 토론회에는 조경태 국회의원,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남창진 서울시의회 부의장, 최호정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이 현장축사 및 서면축사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 의원이 직접 좌장을 맡아 진행했으며, 약 200명이 넘는 청중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 발제의 경우 ‘학생 인권과 미성년자의 기본권 행사능력의 문제점’이란 주제로 지영준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가 발표에 나섰고 이에 대한 지정토론자로는 석승하 서울교총 수석부회장, 김주원 서울 오남중학교 3학년 학생, 이혜경 서울교육사랑학부모연합 대표, 전윤성 자유와 평등을 위한 법정책연구소 미국변호사, 손동빈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생활교육과장이 참여했다. 발제를 맡은 지영준 변호사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5조(차별받지 않을 권리)는 학교의 교사라면 누구도 지킬 수 없는 조항”이라며 “이 조항의 해석은 학생의 입장에 따라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으로, 교사는 ‘인권침해’를 이유로 자의적으로 징계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직 육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학생들은 온전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렵기에 헌법상 ‘기본권 행사능력’이 제한된다. 학생인권조례가 인권 또는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미성년자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부모 등의 교양권을 보장하는 다른 법령과 충돌된다”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 토론자인 석승하 서울교총 수석부회장은 “모든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교원의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학생인권조례는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라며 “학생의 인권이 존중되어야 함을 결코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권리와 책임이 균형을 이루고 교권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의 권리는 수없이 나열돼 있고 책임은 일부 선언적 내용에 불과한 조례에 대해 이제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발표했다.다음 토론자인 김주원 학생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에게 권리만을 강조하고 책임과 의무는 없기에, 선생님들이 수업 시간에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서 수업 분위기가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이 선생님을 우습게 보고 아무렇게나 대하는 것을 보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토론자인 이혜경 서울교육사랑학부모연합 대표는 “인권의 대상을 잘못 대입하면 비판 없이 수용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며 “그 대표적인 것이 학생인권조례에 나와 있는 차별 받지 않을 권리(제5조, 성적지향(동성애), 성별정체성(성전환), 임신, 출산,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성적 등 21가지 권리)에 들어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으며, 뉴욕시 학생 권리 장전에서는 ‘성적을 알게 하는 시험’이 학생의 권리로 제시된다. 그런데,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성적을 공개하면 차별이라며 철저히 교육에서 성공할 권리를 배제하는 비교육적인 조례”라고 지적했다. 네 번째 토론자인 전윤성 미국변호사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수십 가지 학생의 권리들만을 열거해 놓았을 뿐 학생의 책임에 관한 조항은 없다”라며 “학내 질서유지, 타인의 명예훼손 금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유지 등을 위해 학생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어야 함에도, 그러한 조항도 부재하다”라고 지적한 후,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에도 학생 인권에 관한 제한 조항 및 학생의 책임 조항이 반드시 추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마지막 토론자인 손동빈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생활교육과장은 “그동안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조례는 학교현장을 인권 친화적으로 개선하는 데 이바지해 왔다”며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될 경우 학생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규범이 공백 상태에 놓이게 되고, 인권침해 상담과 구제신청, 학생인권기구의 근거가 사라지게 되어 학생인권침해에 대한 구제가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학생인권조례는 그것을 더욱 진전시키는 방향으로 개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마치며 김 의원은 “‘서이초 교원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교권 보호 목소리가 그동안 교사들을 옥죄는 ‘손톱 밑 가시’로 거론됐던 학생인권조례의 폐지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학생인권조례의 폐해와 문제점을 낱낱이 폭로했던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시민들의 발언들에 대해 이제는 서울시의회가 응답할 차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1일에 예정된 서울시의회 320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제가 직접 질의자로 나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의 정당성을 다시금 입증할 계획“이라고 말하며 토론회 개최 소감을 전했다. 이날 토론회의 발언 내용은 서울시의회 유튜브 계정(채널명: 서울시의회 토론회 제2대회의실)에서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 2명도 다자녀 특공…미성년 1인당 소득·자산요건 10%p 완화

    2명도 다자녀 특공…미성년 1인당 소득·자산요건 10%p 완화

    앞으로 자녀가 2명만 있어도 다자녀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공공주택 청약 시엔 출산 자녀 1명당 소득·자산요건이 10%포인트씩 완화돼 출산가구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늘어난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이런 내용이 담긴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개정안을 오는 28일부터 입법예고 및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먼저 공공분양 다자녀 특별공급 기준이 3명에서 2명으로 바뀐다. 대상 가구가 늘어나면서 기존 청약수요자 중에 3자녀 이상인 가구를 배려하기 위해 자녀수 배점 폭을 2명(25점), 3명(35점), 4명 이상(40점)으로 2자녀와 3자녀 간 10점 차이가 나도록 조정했다. 자녀가 있는 가구는 소득·자산요건에서도 혜택을 본다. 지난 3월 28일 대책 발표일 이후 출산한 자녀가 있는 가구는 미성년 자녀 1명당 10%포인트, 최대 20%포인트까지 소득·자산요건이 완화된다.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선정 시 배점에서 동점일 경우 기존에는 추첨했지만, 앞으로는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 만 1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에 우선 공급한다. 그래도 배점이 같을 경우엔 추첨한다. 자녀가 많은 가구는 우선적으로 넓은 면적의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세대원 수별 적정 공급면적 기준이 마련됐다. 영구⋅국민⋅행복 가구원 수별 입주 신청 가능 면적은 전용 35㎡ 이하는 1인 가구, 26~44㎡는 2인 가구, 36~50㎡는 3인 가구, 45㎡가 넘으면 4인 가구 이상이다. 청년층의 주거불안 해소를 위해선 워크센터 등 청년 맞춤형 공간과 클리닝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청년특화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입주자 선정 특례 근거를 마련했다. 만 18세~39세 미혼 청년이 대상이며, 최대 6년까지 소득 수준에 따라 시세 대비 35~90% 수준으로 입주가 가능하다. 아울러 현재는 공공임대 재계약을 할 때 고가의 차량을 갖고 있어도 1회에 한해 계약 연장이 가능하지만, 재계약 허용 자산기준에서 자동차 가액을 제외해 고가 차량이 있으면 공공임대 재계약을 못 한다. 김광림 국토부 공공주택정책과장은 “저출산의 주원인으로 주거비 부담 등 주거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는 만큼 국민과 적극 소통하면서 저출산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체감도 높은 주거지원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김혜영 서울시의원, 학생인권조례 문제점·폐해 분석 정책토론회 개최

    김혜영 서울시의원, 학생인권조례 문제점·폐해 분석 정책토론회 개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혜영 의원(국민의힘·광진구4)은 오는 24일 오후 2시 서울시 서소문청사 후생동(지상 4층 강당)에서 ‘학생인권조례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김 의원의 주관하에 개최되는 토론회에는 조경태 국회의원,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최호정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이 직접 현장을 찾아 축사자로 나설 예정이다. 토론회 발제의 경우 ‘학생 인권과 미성년자의 기본권 행사능력의 문제점’이란 주제로 지영준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가 발표할 계획이며 이에 대한 지정토론자로는 석승하 서울교총 수석부회장, 김주원 서울 오남중학교 3학년 학생, 이혜경 서울교육사랑학부모연합 대표, 전윤성 자유와 평등을 위한 법정책연구소 미국변호사, 손동빈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생활교육과장이 참여한다. 토론회는 시민 누구나 현장 방청이 가능하며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토론회가 방영될 계획이다.김 의원은 “현재 학생인권조례를 시행 중인 6개 시도 중 4곳에서 개정 혹은 폐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등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우려 섞인 지적들이 전국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의 폐해 및 문제점에 대해 되짚어보고 향후 나아가야 할 과제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어 정책토론회를 마련하게 됐다”며 행사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토론회는 6만 4347명의 주민조례 청구를 계기로 서울시의회에 접수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의 본격적인 심의에 앞서 관련 전문가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과 교육청 관계자 등 해당 폐지조례안에 대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조례안 심의과정의 절차적 민주성 및 투명성을 확보해나가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부디 많은 분이 참석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고견을 제안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한 집 건너 커피 가게뿐인데…원두 수입량이 줄었다고?

    한 집 건너 커피 가게뿐인데…원두 수입량이 줄었다고?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커피 전문점이 생길 정도로 사실상 ‘커피 공화국’이 된 한국에서 올해 들어 커피 수입 규모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따른 세계 커피 생산량 감소가 주원인인데 현 상황이 연말까지 지속되면 5년 만에 첫 연간 감소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21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커피 전체 수입량은 10만 975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줄었다. 수입량이 줄면서 총 커피 수입액도 6억 467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감소했다. 지금의 감소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2018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을 커피 수입 규모가 줄어들게 된다. 그동안 국내 커피 수입 규모는 한국인의 유별난 ‘커피 사랑’ 속에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커피 수입량은 2018년 15만 8000t에서 2019년 16만 8000t, 2020년 17만 7000t, 2021년 18만 9000t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20만 5000t) 처음으로 20만t 선을 넘었다. 커피 수입액도 2018년 6억 4000만달러에서 2021년 9억 2000만달러로 불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단숨에 10억 달러를 넘어 13억 달러까지 커졌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들어 커피 수입이 주춤하더니 아예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먼저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등 주요 커피 수출국의 이상 기후로 커피 수확량이 줄면서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수입 감소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엘니뇨 현상으로 가뭄이 이어지며 세계 3위의 로부스타 커피 원두 생산지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내년에 생산량이 20%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여기에 지난해 커피 수입 규모가 워낙 큰 폭으로 커진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커피 생산이 줄다 보니 수입도 감소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며 “이와 함께 국제 가격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과 커피 전문점 수는 서구 국가를 넘어 세계 1위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인의 1인당 연평균 커피 소비량은 291잔(원두 10g 기준)으로 세계(130잔) 평균 대비 2배 이상 수준이었지만, 2018년엔 353잔까지 올라가 세계(132잔) 평균보다 거의 세 배 가까이 높았다. 인구 100만명당 커피전문점 수는 1384개로 독보적인 세계 1위이며, 2위인 일본(529개)의 2배를 넘는다. 커피 시장 규모도 2021년 43억 달러(약 5조 7600억원)를 넘겨 2007년 3억 달러(약 4200억원)에서 13배 이상 증가했다.
  • 오영훈 “워케이션 시범사업 제안”… 루잉촨 “中실크로드 관광도시 연맹 가입 제안”

    오영훈 “워케이션 시범사업 제안”… 루잉촨 “中실크로드 관광도시 연맹 가입 제안”

    제주도가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을 재개하자 관광·문화, 경제, 인적 분야 교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루잉촨(卢映川) 문화여유부 부부장과 면담하며, 양 지역의 교류·협력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고 20일 밝혔다. 오 지사는 문화여유부 접견실에서 이뤄진 이날 면담에서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무비자 입국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제주의 장점을 강조하고, 중국 관광객 유치에 대한 기대와 준비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오 지사는 “제주의 무비자 입국 제도를 활용한 워케이션(일과 휴가의 합성어) 시범사업을 제안한다”며 “워케이션을 통해 제주와 중국의 협력 분야를 자연스럽게 게임, 수소, 우주 등 신산업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 재개로 지방정부 차원의 도시 간 교류도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방외교 활성화는 한·중 관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 부부장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도시 간 교류·협력 발전, 중·한 관광 협력 강화, 중국인 관광객 안전 강화를 요청했다. 루 부부장은 “제주의 중국 실크로드 관광도시 연맹 가입을 제안한다”며 “연맹은 도시 간 관광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제주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텍스 리펀(외국인 대상 세금 환급) 창구 개설과 관광 경찰 및 관광 서비스 신고센터 운영 등은 중국에서 벤치마킹해도 좋을 훌륭한 제도”라며 “관광은 물론 문화·인적 교류 확대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도는 이날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이 허용된 지 8일 만에 중국 베이징에서 여행사, 항공사, 크루즈선사 등 관광업계 관계자 1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관광설명회를 개최해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위민 문화여유부 국제교류협력국 아주처 처장과 김상광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관 참사관 등 양국 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해 제주관광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제주에서는 현학수 제주관광공사 본부장과 강인철 제주관광협회 회장 직무대행 등 관광 관련 기관·단체가 참가해 현지 여행업계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제주의 매력을 알렸다. 오 지사는 환영사를 통해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 하루 만에 중국발 크루즈선 제주 기항 신청이 53척이나 몰렸고, 17일까지 일주일 동안 267척으로 급증했다”며 “제주와 중국을 잇는 항공기 직항노선도 늘어나 접근성이 더 좋아지면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광업계도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에 따른 제주관광 활성화에 큰 기대감을 드러내며, 제주여행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을 주문했다. 한지에 중국청년여행사(CYTS) 아오요왕 회장은 “중국 여행업계도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을 기다려 왔다”며 “제주는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로,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제주의 노력이 곧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주원 중국여행사협회 마이스전문위원회 비서장은 “제주는 생태 환경이 매우 아름답고 야외 스포츠 활동과 웰니스 관광, 기업 인센티브 관광에 매우 적합한 관광지”라며 “제주의 새로운 관광 인프라와 인센티브 정책을 활용해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 습관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여행 만족도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는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제주-중국 간 항공기 직항노선을 증편하고 크루즈선 기항을 늘리는 등 접근성 향상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 공연장이 된 예술의전당 야외광장 ‘애愛술인 축제’

    공연장이 된 예술의전당 야외광장 ‘애愛술인 축제’

    예술의전당이 국립예술단체와 함께 극장 밖에서도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무대를 준비했다. 예술의전당은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야외 곳곳에서 ‘2023 예술의전당 애愛술인축제’를 개최한다. 공연 영상 상영회, 야외 공연, 클래식 버스킹, 아트마켓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관객들과 만난다. 국립현대무용단, 국립발레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서울예술단이 함께한다. 총 5건의 공연과 9건의 상영회를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야외광장의 대형스크린에는 무용, 오페라, 발레, 연극, 뮤지컬, 클래식 연주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 영상 작품들이 상영된다. 클래식의 본고장 오스트리아 빈을 대표하는 여름 축제인 ‘필름 페스티벌’의 한국판인 셈이다. 매일 밤 10시 30분까지 먹거리를 팔고 캠핑 의자도 설치돼 관객들이 여름휴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이번 축제는 클래식에서 재즈까지 더해진 풍성한 실연 무대도 준비됐다. 가수 선우정아,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 트리오, 기타리스트 박주원, 목관 5중주 뷔에르 앙상블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의 갈라 콘서트도 만날 수 있다. 오페라하우스 외벽과 계단광장에는 미디어아트가 즐거움을 더한다. 상세한 일정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학폭소송 노쇼’ 권경애 변호사, 정직 1년 징계

    ‘학폭소송 노쇼’ 권경애 변호사, 정직 1년 징계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의 소송을 맡아 재판에 계속 불출석해 패소한 권경애 변호사(5)가 ‘정직 1년’ 징계 처분을 받게 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 변호사는 징계 이의신청 기한인 이날 새벽 0시까지 법무부 및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이의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국흑서’ 저자인 권 변호사는 2016년부터 고 박주원양 모친 이씨가 서울시 교육감과 가해 학생 부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변호인을 맡았다. 권 변호사는 1심에서 일부 승소했으나 2심에 세 차례 불출석해 원고 패소 판결을 받고도 5개월간 유족에게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항소심 소송당사자가 재판에 2회 출석하지 않으면 1개월 이내에 기일을 지정해 신청할 수 있으며 이마저도 출석하지 않으면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간주한다. 유족 측은 지난 4월 권 변호사의 불법행위와 법무법인 구성원의 연대책임을 지적하며 2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새만금잼버리 나라 망신 흑역사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새만금잼버리 나라 망신 흑역사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중도에 하차한 새만금스카우트잼버리는 공항, 도로 등 지역개발 촉진이 목적인 국제행사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는 비판이 거세다. 새만금잼버리 개최 장소는 폭염, 태풍, 침수에 취약해 적지가 아니었지만 유치를 강행했고 이후 대비 마저 소홀해 ‘나라 망신 흑역사’를 기록했다는 뭇매를 맞고 있다. 개최지 확정 전 현지 실사에서 좋은 평가를 했던 세계스카우트연맹도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8일 전북도에 따르면 민선 7기 송하진 지사 시절인 2017년 8월 유치에 성공한 새만금잼버리는 행사 자체 보다는 이를 계기로 개발이 더딘 새만금 내부 개발을 촉진하겠다는 목적이 사실상 더 컸다. 실제로 전북도는 잼버리 유치를 발판 삼아 예타 면제로 새만금국제공항건설사업을 추진하는데 성공했다. 새만금공항은 2028년 개항을 목표를 현재 설계 중이다. 잼버리 개영에 맞춰 새만금 내부를 열십자(+)로 가로지르는 동서·남북도로도 완공됐다. 새만금잼버리는 실패했지만 전북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새만금잼버리는 유치 당시부터 바다를 메워 조성한 부지라 그늘이 전혀 없고 혹서기인 8월 초에 추진되기 때문에 폭염대책이 가장 문제라는 지적을 받았다. 8월은 장마가 지나고 태풍이 올라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갯벌을 메운 부지라 지반이 약하고 침수할 가능성도 있어 적지가 아니라는 여론도 높았다. 하지만 전북은 국내 경쟁에서 강원도(고성)를 제치고 잼버리 유치에 성공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 실사단도 현지를 둘러보고 “새만금의 무한한 자연 인프라, 다이내믹한 과정활동, 미래지향적인 에너지체험, SMART 프로그램 등의 체험을 통해 잠재력을 엿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 마저 새만금지구 주변의 열악한 자연 여건을 고려하지 못한 결과다. 어지간한 악조건은 잼버리 정신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자만심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새만금잼버리 유치 확정 이후 행사 개최에 대한 모든 주도권이 전북도에서 여가부와 잼버리 조직위로 넘어가면서 파행이 시작됐다. 전북도와 부안군 공무원들은 새만금잼버리의 스텝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주무 부처가 문체부가 아닌 여가부로 결정되면서부터라고 입을 모은다. 문재인 정부 당시 전북도는 새만금잼버리를 국제행사 경험이 많은 문체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정부 부처 내에서 존재감이 약한 여가부가 나서 행사를 맡았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여가부는 부처 폐지 마저 거론돼 새만금잼버리 준비에 힘을 쏟기에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4만 3000명이 참가하는 국제행사인데 정부 내 컨트롤타워가 없었던 점도 큰 실책이다. 행안부 장관, 문체부 장관, 여가부 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이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가운데 행안부와 문체부는 숟가락만 얹었다는 지적이다. 새만금잼버리가 실패로 끝난 가장 큰 책임은 정부도, 지자체도 아닌 조직위라는 목소리가 높다. 새만금잼버리의 모든 행사 계획 수립, 예산 집행을 조직위가 도맡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직위도 세계스카우트연맹 내에서 발언권이 크지 않아 준비가 부실한 주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조직위가 자연 조건 등 각종 문제점을 제시해도 세계스카우트연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해결되지 못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새만금잼버리 참가자들을 전국에서 영외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나 세계스카우트연맹이 부정적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같이 실패로 끝난 새만금잼버리는 후유증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1000억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쓰고도 폭염, 화장실, 먹거리 대책 조차 제대로 못한 데 대해 ‘네 탓 공방’이 심하게 벌어지고 있다. 전북도 등 지자체는 행사를 주도한 여가부와 조직위 등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반면 정부는 전북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반박한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전임 지사가 유치한 국제행사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개영식부터 행사장에서 숙식을 하며 현장 지휘를 하고 있으나 자칫 잼버리 실패의 오명을 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전북도청 내에는 행사가 끝나면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감사원 감사, 검경 수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도 파다하다. 상하수도, 주차장 등 지원시설 공사를 맡았던 전북도 공무원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전북도청 A 과장은 “이번 행사 관련,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격을 떨어뜨린 실패한 국제행사의 후유증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치 귀추가 주목된다.
  • [서울광장] 노골화되는 자원 무기화 시대/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서울광장] 노골화되는 자원 무기화 시대/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2010년 9월 7일 국경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일본 순시선이 중국 어선을 나포했다. 실효 점거 중인 일본은 중국인 선장을 구속하며 초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불과 며칠 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 조치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오래 공들였던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가 위력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것처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원의 무기화는 이제 지구촌 유행으로 번지는 중이다. 인도네시아가 올해 초 팜유 수출을 중단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라면이나 과자, 빵 등 가공식품 생산의 주원료인 만큼 세계 시장이 흔들거렸다. 중남미의 멕시코도 올 2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리튬 개발의 국유화를 선언했다. 자원 보호주의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자원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지만 정치적으로 이용 가치가 높은 전략물자라는 이중성이 핵심이다. 자원이 무기로 바뀌는 경우는 수급 균형이 무너지는 시기다.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독하게 진행되고 있다. 팬데믹에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미중 패권전쟁 등 지정학적·정치적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이라는 의미다. 자원을 무기로 악용하는 국가들에 언제든지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익 극대화를 노리는 글로벌 신냉전 시기, 자원의 안정적 확보 여부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렸다. 우리는 에너지·자원 소비량의 96%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제조업 강국으로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는 자원 빈곤국이란 구조적 결함이 치명적인 약점이다. 우려되는 것은 자원의 무기화 대상 광물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세계 5위의 광물자원 수입국이다. 우라늄과 철, 동, 아연, 니켈, 유연탄 등 이른바 전략광물의 자주 개발률은 28%에 불과하다. 일본, 중국 등 주변 경쟁국들의 경우 60~70% 수준이다. 희토류 등 희소 자원의 중국 등 특정국 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시장 메커니즘에 맡겨 놨기 때문이다. 국가안보적인 측면에서라도 정부 주도의 자원 공급망 재구축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가 발벗고 나서야 하지만 아쉽게도 이명박(MB) 정부의 자원외교 실패는 우리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국가 백년대계에 해당하는 자원외교를 재임 시 정치 치적으로 삼으려니 실패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당시 만사형통(萬事兄通·대통령 형을 통해야만 일이 된다)으로 불렸던 실세 ‘이상득 비리’ 등이 불거지면서 자원외교 자체가 ‘공공의 적’으로 지탄받았다. 박근혜 정부에선 감사원 실사를 통해 무리한 투자·공기업 부실 등의 이유로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했고, 문재인 정부에선 ‘적폐’로 낙인찍어 어렵사리 확보한 해외 광산 등을 헐값에 팔아넘긴 아픈 경험이 있다. 우리의 자원외교 실패사는 뼈아프나 반면교사로 삼아 성공의 발판으로 만들면 된다. 당시 정부의 지시로 움직인 공사의 단독 계약은 대부분 성과가 미미하거나 대규모 손실 후 매각으로 이어졌다. 반면 공사와 민간의 합작 계약은 1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면서 하나둘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기업들은 정부의 입김에도 불구하고 사업성을 꼼꼼히 따졌고 실사를 완벽히 한 후에야 사업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특정 정권이나 개인의 이익을 배제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이 절실하다. 자원 확보는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국가의 백년대계다. 동맹국이든 아니든 자원의 무기화가 노골적으로 자행되는 아수라장의 시대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선 다소의 리스크를 감수할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의 자원외교가 그렇다.
  • 상반기 국세 수입 40조 덜 걷혔다…커지는 세수 ‘펑크’ 우려

    상반기 국세 수입 40조 덜 걷혔다…커지는 세수 ‘펑크’ 우려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보다 덜 걷힌 국세가 4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법인세가 줄어든 데다 부동산 거래 감소도 이어지면서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펑크’가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31일 6월 국세 수입 현황을 발표한 뒤 “올해 1~6월 국세 수입은 178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조 7000억원(18.2%) 줄었다”고 밝혔다. 6월 국세 수입은 18조 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조 3000억원 줄어들면서 상반기 세수 감소 폭을 더 키웠다. 이에 따라 연간 국세 목표세수 대비 6월까지 걷힌 세금을 뜻하는 진도율은 44.6%로 지난해보다 10.5%포인트 떨어졌다. 2000년 이후 최저치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 감소가 가장 컸다. 6월까지 누적 법인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조 8000억원(26.4%) 줄어든 46조 7000억원 걷혔다. 기업 영업이익이 줄어든 데 더해 지난해 중간예납 기납부 세액이 증가한 점이 기저효과로 작용했다. 상반기 소득세수는 57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조 6000억원(16.7%) 줄었다. 부동산 거래 감소로 양도소득세가 줄어든 것이 주원인이다. 6월까지 부가가치세는 35조 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조 5000억원(11.2%) 줄었다. 수입 감소와 동시에 세정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6월까지 5조 3000억원 걷혔다. 유류세 한시 인하 효과 등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000억원(11.9%) 줄어든 결과다. 6월 종합부동산세는 1조 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00억원 줄었다. 기재부는 “2021~2022년 세정 지원에 따른 지난해 세수 증가(10조 2000억원) 등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실질적 세수 감소는 29조 5000억원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상반기 어려웠던 경제 상황이 반영되면서 6월까지도 세수 감소세가 지속됐다”며 “법인세 중간예납, 부동산·주식시장, 수출입 동향 등이 향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올해 세수 감소 상황을 반영해 올해 연간 세수 전망치를 8월 말~9월 초에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
  • 서울 아파트 거래 2년 만에 최고치…악성 미분양 1만건 육박

    서울 아파트 거래 2년 만에 최고치…악성 미분양 1만건 육박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주택 매매량도 동반 상승하면서 가격 바닥 다지기를 확인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 꾸준히 늘고 있고, 주택 인허가·착공 실적도 여전히 감소세를 보여 아직 본격적인 시장 회복기라고 보기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량은 5만 259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다. 수도권 주택 매매량은 2만 83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8%, 지방은 2만 8603호로 0.01% 늘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4136건으로 2021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014건)보다는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국 미분양 주택도 4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건설사들이 지난해부터 얼어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하반기로 분양 일정을 늦춘 데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잇달아 분양 흥행을 기록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악성 미분양 ‘준공 후 미분양’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 그러나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꾸준히 늘어 9399호를 기록했다. 전달보다도 5.7%(507호) 늘어난 것으로 이는 2021년 4월(9440호)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6388호로 전달보다 3.6%(2477호) 줄었다. 미분양 주택은 올 초 7만 5000가구까지 늘면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3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미분양 감소는 전체 분양 물량 자체가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6월까지 누적 공동주택 분양은 전국 6만 6447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0% 줄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서울의 아파트 분양 물량은 5868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6% 늘었다. 인천(-54.2%)·경기(-37.9%)와 다른 흐름으로, 지역별로 차별화 현상이 뚜렷했다. 박영도 다올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에 나타나는 미분양 감소는 역대급으로 줄어든 분양물량 감소가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주택 인허가·착공도 감소세…하반기 입주 리스크 본격화 주택 인허가·착공 실적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 인허가는 올해 들어 6월까지 누계 기준 18만 9213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 줄었다. 수도권 인허가 물량은 7만 2297호로 24.8%, 지방은 11만 6916호로 28.5% 감소했다. 주택 착공 실적도 6월 누계 9만 2490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9% 줄었다. 특히 서울의 상반기 아파트 착공 물량은 8639호로, 지난해 상반기(2만 5164호)보다 65.7% 줄었다.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하반기에는 입주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평생 친절한 영숙씨의 평행우주가 온다

    평생 친절한 영숙씨의 평행우주가 온다

    뮤지컬 배우 신영숙이 오는 8월 18~19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단독 콘서트 ‘친절한 영숙씨’로 관객들과 만난다. 2019년 이후 4년 만의 콘서트로 공연 규모가 3~4배 커졌다. 콘서트를 앞두고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신영숙은 부담감만큼이나 큰 설렘을 드러냈다. ‘친절한 영숙씨’란 제목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가져왔다. 패러디한 포스터부터 화제가 됐다. 신영숙이 이영애처럼 케이크를 들고 무심한 표정을 짓는 게 포인트다. 신영숙은 “너무 세련된 이름은 안 어울리는데 영숙이란 이름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잘 패러디해서 반응이 좋았다”고 웃었다. 티켓 판매를 시작한 날 일간 판매 랭킹 1위에 올랐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신영숙은 “오픈하기 전날 잠이 안 오더라. 오픈할 때 조마조마해서 딴짓을 하고 싶었는데 친구가 같이 티케팅하자고 해서 들어갔더니 자리를 못 잡았다”면서 “너무 기뻤다. 4년이란 시간이 있었는데 계속 열심히 해서 많은 분이 찾아주시는구나 생각하니 눈물이 쪼르륵 떨어졌다”고 말했다.공연 콘셉트는 요즘 유행하는 ‘평행우주’로 잡았다. 올해 제17회 골든티켓어워즈 뮤지컬 부문 여자 수상자, 대구국제뮤지컬 올해의 스타에 선정되는 등 명실상부한 국내 최정상 뮤지컬 배우인 그가 다른 우주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 다양하게 보여준다.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들 노래는 물론 팬들의 요청으로 남자 노래에도 도전한다. 신영숙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평행우주를 설정했다”면서 “콘셉트에 너무 갇히면 다 들려드릴 수 없어서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듣고 싶어하는 곡들을 최대한 넣었다”고 말했다. 이미 어떤 곡을 부를지는 다 정해졌다. 게스트로는 첫 공연에 뮤지컬 배우 김호영과 박혜나, 두 번째 공연에 뮤지컬 배우 민우혁과 발레리나 김주원이 나선다. 캐릭터에 몰입해 자기 역할을 하면 되는 뮤지컬과 달리 콘서트는 혼자 다 끌고 가야 해서 부담감이 컸다. 지독한 연습이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신영숙은 “티켓 오픈한 날 6시간을 연습했다”면서 “미친 듯이 연습해서 완벽한 콘서트로 보답하리라는 마음이 들었다. 저를 보러 와주시는 분들에게 만족스러운 공연을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고 강조했다.인터뷰 내내 주변 사람들이 “영숙이답다”고 하는 유쾌함을 자랑한 그는 거듭해서 감사함을 전했다. 국내 정상급 연출진이 신영숙의 콘서트를 돕겠다고 흔쾌히 나섰다. 평소 어떻게 살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영숙은 “제가 복이 터졌다”면서 “콘서트를 하고 나면 주변의 고마운 사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계속 은혜 갚으며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쾌한 성격답게 공연도 유쾌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신영숙은 “물이나 커피 많이 드시지 마시고 객석에 앉기 전에 꼭 화장실 다녀오기를 바란다”며 열띤 공연을 예고했다. 이어 “바쁠 때 공연하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이 많이 못 온다. 저를 사랑하는 팬분들이 다 채워주셔야 한다”면서 “신영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와주시면 될 거 같다”고 당부했다. “관객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돌아가게 하는 게 목표예요. ‘제가 다 만족시켜드리리다’, ‘건강관리 최선을 다해서 하리라’ 마음먹고 있어요. 평생 무대에서도, 무대 밖에서도 친절한 영숙씨가 되겠습니다.”
  • “질염 있다고 ×× 취급한 왁싱숍” 사연에… 네티즌 ‘황당’ [넷만세]

    “질염 있다고 ×× 취급한 왁싱숍” 사연에… 네티즌 ‘황당’ [넷만세]

    질염 환자 안 받는 왁싱숍 예약 취소한 사연‘노쇼’ 아닌데도 왁싱숍 사장 “민폐다” 지적“자기 관리 못해… 토 나올 뻔” 막말 이어가양측 영업방해·통매음으로 상호 고소 예고네티즌들 “옮는 게 아냐” “여자 맞나” 비판여성 70% 겪는 흔한 질환…곰팡이 등 원인왁싱의 질염 예방 효과 전문가 의견 엇갈려 만성 질염으로 고생하고 있는 한 여성이 왁싱숍 예약을 했다가 질염 환자는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예약 취소를 하게 되고 성희롱성 폭언까지 들은 사연이 온라인상에 전해졌다. 다양한 경로로 걸릴 수 있는 흔한 여성질환을 성병 취급한 왁싱숍 사장에 황당하다는 네티즌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A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계정에 공개한 왁싱숍 사장 B씨와의 문자메시지(SMS) 대화 내용을 보면 “질염 여부 확인 못 했다. 예약 안 하겠다. 죄송하다”는 A씨에게 B씨는 “질염 있는데 예약하려 했느냐”며 “저희뿐 아니라 다른 곳도 이용 자제 부탁드린다. 민폐 제대로다”라며 무안을 줬다. 이보단 앞선 상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A씨가 뒤늦게 질염 환자의 경우 해당 왁싱숍 이용이 제한된다는 공지를 확인하고 예약을 취소한 상황으로 보인다. B씨는 이어 “자기 관리 하나도 못 하면서 왁싱은 무슨… 시술자 생각 좀 하라. 다들 겉으론 말 안 해도 속으로 엄청 욕하고 원장들 이용하는 사이트에 고객님들 같은 사람 때문에 힘들다고 토로 많다”고 지적을 이어갔다. B씨가 장문의 문자로 꾸짖자 이에 발끈한 A씨는 “질염 때문에 (왁싱) 하려고 한 거다. 질염을 무슨 성병처럼 취급하신다. 성관계 자주 안 해도 생길 수 있는 거고 단순 스트레스성일 수도 있는 것”이라며 “시술자가 장갑 끼고 손 제대로 씻으면 되고 숍 내부 시설 소독하고 썼던 건 제대로 버리면 되는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이후 B씨의 조롱조 발언은 수위를 높여갔다. 그는 “지능이 떨어지냐. 산부인과 가서 질염 먼저 치료하고 왁싱숍 방문이 순서다. ×팔린 줄 알라. 당신 같은 손님들 토 나올 뻔했다고 (왁싱 시술자들) 카페에 글 올라온다”고 말했다. A씨가 “치료가 안 돼서 전문숍 찾는 거다. 어이가 없다”고 하자 B씨는 “산부인과에서 치료해도 안 되는 걸 왁싱하면 치료되냐. 완전 쌍×× 아냐. 카페에 이거 캡처해서 올려야겠다”라며 성희롱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트위터에 “약 먹어도 해결이 안 되고 생리 때마다 찾아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따갑고 힘들고 그래서 왁싱 좀 하겠다는데… 오랜만에 공황 왔다. 손 떨리고 심장 떨리고”라고 토로했다. A씨는 또 “제 주변만 해도 질염 달고 사는 사람 정말 많다. 성관계가 주원인이 절대 아니다. 질염은 스트레스, 습한 공기, 생리, 생리대 착용, 여타 이유로 무궁무진한 원인으로 생긴다”며 “저는 업무 때문에 공중화장실을 사용해야만 했는데 그로 인해 생긴 질염이었다”고 말했다. A씨가 경기도에 위치한 왁싱숍을 지목해 이 일을 소셜미디어(SNS)에 공론화하자 이를 본 B씨는 다시 연락해와 “명백한 영업방해죄다. 게대가 새벽 시간대에 전화 테러 받게 했으니 경찰서에서 보자”며 “질염 고객 거부하는 건 내 자유고 법적으로 문제없는 행위지만 업체 상호명과 전화번호를 공개적으로 올린 건 법적으로 문제 되는 행위다. 경찰서에서 봐달라고 하지 마라. 합의 없다”고 경고했다. A씨는 B씨를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맞고소하겠다고 말하면서 “분명 예약 취소한다고만 말했는데 인신공격하고 모욕적으로 대하셔서 화가 나는 거지, 시술 거부가 문제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A씨가 문란한 성관계를 해 질염에 걸린 것처럼 비난하고 조롱한 B씨의 태도가 황당하다는 반응이 올라왔다. 여초 커뮤니티인 ‘더쿠’에서는 관련 글에 8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더쿠 이용자들은 “아니 일단 질염은 옮는 게 아니잖아”, “사장 여자 맞나? 질염에 대해 모른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나는 모태솔로인데도 질염 달고 산다”, “왁싱숍 카페에 대체 어떤 글들이 오고 가길래 저렇게 당당한가”, “노쇼도 아니고 정중하게 취소했는데” 등 반응을 보였다. 남초 커뮤니티인 ‘루리웹’에서도 “질염은 되게 흔한 여성질환인데”, “성관계가 없어도 생긴다”, “비염 있으면 코가 ××인가” 등 이해할 수 없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질염은 여성의 7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이 때문에 ‘여성의 감기’라는 별칭도 존재한다. 주요 원인은 세균과 킨디다 곰팡이로, 이 유형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꽉 끼는 옷이나 맨손으로 긁는 행위 등으로 세균,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면 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외에도 면역력 저하, 피로감, 생리, 성 접촉 전후 등 질 내 환경이 바뀌는 경우 쉽게 발생할 수 있다. 한편 왁싱이 질염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여러 왁싱업체들의 홍보자료 등을 보면, 특정 부위 체모를 완전히 제거하는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면 질염과 방광염 등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안내돼 있다. 털에 분비물이 묻어 있는 습한 상태가 지속되면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브라질리언 왁싱이 질염을 예방한다는 건 아주 제한적인 경우에 한한다는 산부인과 전문의의 반론도 있다. 질염의 경우 사면발이 등 제한적인 경로로 발생하는 질염을 예방할 뿐이지 모든 질염을 예방하지는 못한다는 조언이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고기보다 더 고기 같은 대체육, 미생물로 만든다고?

    고기보다 더 고기 같은 대체육, 미생물로 만든다고?

    육식을 위한 축산이 지구 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체육에 관한 관심이 높다. 대체육은 동물 세포를 추출하거나 비동물성 재료를 이용해 만드는데 식감이나 향은 아직 실제 고기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대중화에 걸림돌이 된다. 국내 연구진이 미생물 세포공장을 이용한 시스템 대사공학 기법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생물공정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시스템 대사공학 전략을 통해 대체육의 풍미와 색감을 높일 수 있는 천연물질을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스 바이오엔지니어링’에 실렸다. 시스템 대사공학은 화석연료인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화학산업을 대체하기 위해 바이오산업의 핵심인 미생물 세포공장을 효과적으로 개발하려는 학문 분야로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가 창시했다. 연구팀은 각종 식품과 화장품에 이용되는 아미노산, 단백질, 지방, 지방산, 비타민, 향미료, 색소, 알코올, 기능성 화합물, 기타 식품 첨가물 등을 미생물 세포공장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종합 정리했다. 또 미생물 유래 물질을 상품화하는 데 성공한 전 세계 기업들도 종합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생물 세포공장을 이용해 대체육 개발과 대체육 향미와 식감 개선이 가능해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가축 사육이나 물고기 양식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특정 선인장에서만 서식하는 연지벌레에서 추출해야 하는 칼민, 닭 볏이나 소 안구에서 추출해야 하는 하이알로룬산, 상어나 생선의 간에서 추출하는 오메가3 지방산도 미생물 세포공장으로 대체 생산할 수 있다. 이번 논문의 제1 저자로 참여한 최경록 카이스트 연구교수는 “김치 같은 전통 발효식품뿐만 아니라 조미료 주원료인 글루탐산나트륨,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버터도 미생물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미생물 세포공장 개념은 익숙하다”라며 “앞으로도 미생물 세포공장으로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다양한 종류의 식품과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시스템 대사공학 기술은 식량 위기와 기후변화를 동시에 해결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문화예술교육진흥원, ‘늘봄학교’ 통해 교실 속 돌봄에 예술적 창의성 더하다

    문화예술교육진흥원, ‘늘봄학교’ 통해 교실 속 돌봄에 예술적 창의성 더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예술교육 전문 기관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이 기존 예술교육 전문가와 개발한 아동·청소년 대상 문화예술교육 사업 중 우수 프로그램을 엄선해 ‘늘봄학교’ 지원사격에 나섰다. 교육진흥원은 올해 1학기 경기, 인천, 대전, 경북, 전남 등 5개 지역 214개 초등학교에서 시행한 늘봄학교 시범 운영 중 유관기관과의 협력으로 검증된 전문 인력과의 커리큘럼을 제공했다고 26일 밝혔다. 늘봄학교는 초등 정규 수업 전후로 교육·돌봄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현 정부의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로, 2025년 전국 시행을 목표로 현재 시범 운영 중이다.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프로그램으로 ‘늘봄학교’ 지원 나선 교육진흥원 교육진흥원은 지난 20여년간 매년 전국 8700여개 초·중·고교에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해왔다. 이를 통해 보유한 학교 교육 현장과의 협력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늘봄학교 시범운영 지역 중 경기, 경북 전남 내 총 6개 학교를 대상으로 ‘꿈다락 문화예술학교’의 우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꿈다락 문화예술학교는 주말을 활용해 누구나 일상에서 더 가까이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진흥원의 대표 K문화예술교육 사업으로 지난 10여년간 8000여개의 프로그램에 56만명 이상이 참여해 각 교육활동의 전문성과 효과성을 입증해왔다. 올해부터는 늘봄학교 시스템을 통해 학교 안에서도 양질의 문화예술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부와 연계해 직접 주요 우수 프로그램을 시범 도입했다. 6개교 12개 학급을 대상으로 진행된 늘봄학교 연계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시범운영은 4개의 우수 프로그램을 활용해 9주간 총 73회의 수업을 진행했다. 일부 프로그램은 수강정원의 두 배가 넘는 신청이 몰릴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으며, 총 221명이 참여했다. 기존 방과후·돌봄학교와의 차별성 갖춘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이번 늘봄학교와 연계한 꿈다락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기존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돌봄교실과 차이를 두는 데 방점을 찍었다. 정규 교과 과정에서 다소 부족할 수 있는 문화예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이미 학교 밖에서 수백 차례 이상 운영돼 검증된 프로그램을 학교 환경에 맞게 도입했다. 주요 프로그램을 보면 ▲‘꼬마작곡가’(음악)와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시각예술)는 각각 미국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독일의 예술교육 연구소 ‘리틀아트’의 프로그램을 교육진흥원 주도로 국내에 맞게 발전시킨 프로그램이다. 이에 교육진흥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인 ▲‘일상의 작가’(문학) ▲‘주말문화여행’(융복합)까지 더했다. 먼저 꼬마작곡가는 전문가의 실연을 통해 소리표현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고, 악기 연주법 등 기술적 전문성이 아닌 스토리텔링 및 멜로디 작곡 등 표현에 중점을 둬 예술적 창의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참여 예술가가 자체 제작한 교안을 활용해 수업의 완성도와 지도 효과를 높였다.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는 강사와 학생간 상호 별명을 사용하며 교수자의 일방적 지식 전달 구조에서 벗어나 수평적 동료로서 함께 예술작업을 해나가는 현대 참여예술적 구도를 차용했다. 특히 목포동초등학교에서 진행됐던 ‘꿈꾸어라, 바다야!’에서는 환경이라는 소재를 다룸으로써 학생들이 사회문제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으며, 실제 폐품을 활용해보며 환경보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성취감을 고조시켰다. 일상의 작가는 참여 학생이 언어적 표현이 익숙하지 않은 저학년인 점을 고려해 쓰기 형식 대신 언어카드를 이용한 놀이 형식으로 변형하여 운영해 참여집중도를 높였다. 경북 예천군 호명초등학교에서 진행됐던 주말문화여행에서는 여행 중 경험했던 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등 문화예술교육의 융복합적 활용법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든 프로그램은 그간 꿈다락 문화예술학교에서 다년간 활동해온 전문 예술가 및 예술단체와 협력해 양질의 예술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학교 안팎의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면서 학교에서 느끼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아이들의 창의성이 더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학교와 적극 협력해 추진됐다. 시범 운영 참여한 학생·교원·학부모 등 프로그램 만족도 높아 이번 시범 운영에 참여했던 대다수의 학교가 다음 사업에도 재참여 의지를 보이는 등 학생은 물론 교원, 학부모 등 참여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평진 양주 옥정초 교무부장은 “일반적인 교과 과목 외 프로그램의 경우 예술가 섭외가 필요한데 학교 자체 네트워크로는 섭외와 프로그램 검증에 한계가 있다”며 “이번 교육진흥원의 늘봄학교 시범 운영을 통해 아이들이 우수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 학부모는 “질 높은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하며 아이들이 방과후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어 기쁘다”면서 “덕분에 퇴근 전 오후시간대 사교육 비용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박은실 교육진흥원장은 “이번 늘봄학교와 연계한 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 운영을 통해 기존 방과후 학교와 차별화된 학교 문화예술교육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학생들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교육진흥원이 보유한 네트워크와 프로그램으로 더 많은 지역과 학생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교육진흥원은 오는 하반기에도 교육부와 협력해 전국 40여개 늘봄학교에 총 8억원 규모로 ▲KBS 교향악단과 협력한 ‘찾아가는 음악회’ ▲EBS와 발레리나 김주원, 작가 최정화 등과 협력한 온라인 문화예술교육 콘텐츠 등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전국 시행 목표로 시범 운영 중인 ‘늘봄학교’는 현 정부의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로 추진되는 늘봄학교는 초등 정규 수업 전후로 교육·돌봄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2025년 전국 시행을 목표로 현재 시범 운영 중이다. 늘봄학교의 추진 배경에는 ▲다양한 교육 기회 보장 ▲사교육비 감소 ▲교육 격차 해소 등이 꼽힌다. 특히 사교육비의 경우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과열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맞벌이 가정의 80.2%가 정규 교과 과정과 별개의 사교육 기관에 보내고 있다 응답했다. 늘봄학교를 둘러싼 핵심 쟁점은 학교 안팎의 교육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기존 운영하던 돌봄교실, 방과후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양질의 교육·돌봄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여부다. 단순히 돌봄시간을 늘리는 차원이 아닌, 정규 교과를 보완하는 새로운 학습의 기회를 제공할 것을 학부모들은 기대하고 있다. 늘봄학교의 교육적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선 우수한 학교 밖 강사 인력풀의 확보가 최우선이나, 이를 개별 학교들이 모두 자체적으로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문화예술, 체육을 비롯해 AI와 같은 신산업 분야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관련 전문 인력을 늘봄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유관 기관들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 소상공인 목소리 직접 듣고… 애먹이는 ‘숨은 규제’ 깬다

    소상공인 목소리 직접 듣고… 애먹이는 ‘숨은 규제’ 깬다

    많은 스타트업·소상공인들이 정부의 일괄적 규제 적용으로 사업장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규제에 발이 묶여 생산성을 높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선 찾아볼 수 없는 이른바 ‘갈라파고스 규제’가 기업 성장을 가로막고 있어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이러한 애로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대대적인 규제 격파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명칭부터 ‘규제 뽀개기’다. 벤처·스타트업의 신산업과 가치 창출을 가로막는 ‘허들 규제’와 중소·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숨은 규제’를 철폐하는 게 목표다. 그간 정부 정책을 기업이 경청했던 ‘톱다운’(하향식) 방식에서 벗어나 스타트업·소상공인이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쏟아내고 장관이 직접 듣는 ‘보텀업’(상향식)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어 국민들이 참여해 ‘이런 규제는 없어져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지난 5월 ‘바이오 규제 뽀개기’에 이어 지난 20일 ‘일상 속 규제 뽀개기’ 등 벌써 두 차례 진행했다. 지난 5월 개최된 ‘바이오 규제 뽀개기’에서는 디지털 치료기기, 화상 투약기 등 총 6개 분야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자판기로 일반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화상 투약기는 미국·캐나다 등 주요국에서 허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약사가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해 관련 업체가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등이 논의됐다. 지난 20일 열린 ‘일상 속 규제 뽀개기’는 소상공인·자영업자와 관련된 불합리한 규제가 격파 대상이었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화장품 리필 판매, 전통주 등 총 6개 분야에 대한 규제 완화가 논의됐다. 이들은 일상 속 골목골목에 규제가 숨어 있어 사업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전통주의 경우 주원료 인정 범위를 넓혀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현재 원료 생산지 규제로 인접지 외 다른 지역 생산 원료를 쓸 경우 전통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화장품을 소분 판매하는 경우에도 화장품 조제관리사를 상주시켜야 하는 소상공인의 고충도 나왔다. 중기부는 두 행사에서 논의된 내용을 실무 검토한 뒤 관계 부처에 전달할 예정이다. 스타트업·소상공인들 사이에선 규제 뽀개기로 답답함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장품 리필 판매장의 규제 완화를 발표한 이주은 알맹상점 대표는 25일 “평소 정책 담당자들에게만 말했는데 이번에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말할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시민들이 공감해 준 덕분에 규제가 하루빨리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민판정단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이 해당 규제 개혁에 얼마나 공감하는지를 바로 알 수 있었던 점도 규제 뽀개기의 장점이다. 1차 행사 때보다 2배로 규모를 키워 50여명으로 구성된 2차 행사의 국민판정단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규제 개혁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중기부도 ‘규제 뽀개기’를 통한 규제 개혁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이 내린 결론은 규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규제를 아예 ‘잘라 버리는 것’이다. 이 장관은 “선물이 왔는데 리본이 복잡하게 묶여 있으면 그냥 잘라 버려야 한다”고 말하며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부처 간 이해관계 한계로 지지부진했던 규제 개선이 중기부의 규제 뽀개기로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 장관은 “윤석열 정부는 산업계 투자를 막는 15개의 킬러 규제를 선정했고, 이 중 소상공인·창업벤처 관련 주제를 중기부가 다룰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벤처기업·소상공인 등과 관련된 규제는 좀더 가열차게 뽀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영향력이 큰 규제부터 관계 부처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 “돌아가신 분의 고통 공감해야” “안락사 논의 부족해 시기상조” [금기된 죽음, 안락사⑥]

    “돌아가신 분의 고통 공감해야” “안락사 논의 부족해 시기상조” [금기된 죽음, 안락사⑥]

    <6> 스위스 동행 이후 생각 바뀐 이들 스위스 조력사망에 동행한 두 사람의 인생은 갈렸다. 한 사람은 안락사 찬성자가, 또 한 사람은 반대자가 됐다. 찬성하는 이는 다니던 교회를 떠났고, 반대하는 사람은 종교에 귀의했다. 케빈(52·가명)씨와 신아연(60) 작가의 이야기다. 케빈씨는 2019년 3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조력사망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며 안락사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2019년 3월 6·7일자). 암 말기 상태로 투병하던 그의 친구는 디그니타스의 도움을 받아 스위스 취리히 근교 파피콘에서 사망했다. 호주 시민권자인 신 작가는 시드니에 거주하던 한국인 허모(당시 63)씨의 요청으로 동행한 뒤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폐암 말기였던 허씨는 2021년 8월 스위스 바젤에 있는 페가소스의 도움으로 조력사망했다.함께한 ‘마지막 여행’ 이후케빈씨는 조력사망 찬성론자로신 작가는 반대론자로 바뀌게 돼 아직 우리 사회에선 낯선 조력사망을 가까이서 지켜본 두 사람이 지난달 2일 서울신문 대담을 위해 한자리에서 만났다. 스위스에서의 경험은 삶의 가치관을 크게 바꿀 만큼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두 사람은 회고했다. 케빈씨는 “돌아가신 분의 고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신 작가는 “삶과 죽음은 자신의 것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조력사망이 도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케빈씨는 조력사망 도입을 위해 시민운동가가 되기로 결심했고 신 작가는 죽음에 대한 성숙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했다. 케빈씨는 현재 한국에 살고 있지만 고인의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보호를 위해 익명을 요청했기에 기사에서는 그의 영어 이름을 사용했다. -한국에서는 어렵고 힘든, 독특한 경험을 하신 몇 안 되는 두 분이 만나셨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케빈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나는 만남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살짝 대화해 보니 통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신 작가 “그분(케빈씨 친구)이 참 좋은 분하고 가셨구나, 생각했어요. 마지막 가는 분은 심사숙고해서 동행자를 구하기 때문에 그분으로선 절실했을 거예요. 인상이 좋고 진실하신 모습에 제 마음이 다 놓이더라고요.”-조력사망에 대한 입장은 각각 어떠신가요. 케빈 “우리도 필요한 제도이고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사는 건 한국, 미국, 스위스, 네덜란드 다 똑같아요. 아프면 아픔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오죽하면 죽음까지 생각할까요. 불치병으로 삶 자체가 힘든 분들에게는 그분들이 원한다면 삶을 편안하게 마감할 수 있는 선택권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 작가 “원론적으로 생명의 주인은 내가 아니기 때문에 태어나는 것을 내가 선택하지 않았듯이 마무리도 내가 선택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현실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선 시기상조예요. 자살의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는 죽음에 관한 토론 자체를 너무 싫어하는데 이런 상태에서 이를 합법화하면 정말 혼란스러울 거예요.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은 다음에 이 얘기가 나왔으면 해요.” 케빈 “조력죽음이라는 것이 새로운 문화라고 생각해요. 부작용이나 문제가 많았다면 (처음 법제화한) 네덜란드에서 다른 나라로 퍼져나갈 수 없었을 거예요. 논쟁은 어느 나라에나 있고, 반대하는 사람은 반대하고 찬성하는 사람은 찬성하기에 합의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단지 이 제도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국가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 작가 “제도가 한번 시행되면 범위는 확대될 거예요. 조력사망 제도가 아예 없다면 더 의지를 갖고 투병할 수 있을 텐데, 그 제도가 있으니까 죽겠다고 할 수도 있어요. 이런 게 전염돼 ‘옆집 아저씨는 조력사했는데 우리 엄마는 왜 살아 있지’ 이렇게 될 수도 있고요.” 케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을 상상만으로 이럴 수도 있다고 하는 건 조금 지나친 걱정이라고 생각해요. 미국의 예를 보면 오리건주에서 1997년 조력사망 제도가 시작돼 25년 만에 10개 주가 그 제도를 인용해 제도화했어요. 25년 동안 우리가 걱정하는 것처럼 사회적 약자가 원하지 않은 죽음을 강요받았나,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신 작가 “그 나라와 우리나라는 문화가 다르잖아요.”가치관 완전히 뒤집힌 경험신 작가, 동행 이후 한동안 무기력 “탄생 선택 못해… 죽음도 마찬가지” -우리나라가 시기상조라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 작가 “우리는 집단 문화예요. 정말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화가 아니에요. 서양 사람들은 99%가 자기가 결정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아직 가족, 특히 자식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진정으로 본인이 결정하기란 어려울 겁니다.” 케빈 “이 제도가 도입되면 조력사망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강요에 의해 죽음에 내몰릴 거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이 제도의 특징은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다는 거예요. 안규백 의원이 발의한 조력존엄사법의 요건을 보면 18세 이상 말기 환자이며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있어야 합니다.” -스위스 동행 후 삶이 달라졌다고 느끼세요. 신 작가 “저로선 그런 드라마틱한 임종은 처음이었어요. 제 눈앞에서 멀쩡하게 이야기하고 같이 밥 먹었던 분이 ‘나 그만 갈게, 나중에 봐’ 하고 탁 가시는데, 갑자기 살아 있던 사람이 죽은 사람으로 바뀐 거예요. 삶과 죽음은 연장선상에서 선 하나 넘는 것이구나, 삶이 정말 소중한 거구나, 깨달았어요.” 케빈 “제 삶의 절반 정도가 바뀐 것 같아요. 이전에는 어떻게 하면 잘 살까, 주로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면 스위스에 갔다 와서는 삶뿐만 아니라 죽음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됐어요. 특히 어떻게 죽는 것이 인간적인 죽음일까를 많이 생각해요. 그러면서 교회와도 멀어지게 됐고요.” -종교는 두 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케빈 “전 원래도 안락사를 찬성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스위스에서의 경험이 내적으로 갖고 있던 생각을 끄집어낸 것 같아요. 제가 비록 교회를 다니고 있었지만 안락사를 찬성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고 그것이 신앙과 대립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제가 다닌 교회도 조력사망에 대해 반대하거든요. 전 이것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더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어서 결국 교회를 떠나게 됐어요.” 신 작가 “전 교회에 다니긴 했지만 왔다 갔다 하는 정도였죠. 그러다 안락사에 관한 글을 쓰는 과정에서 예수님이 찾아오셨어요. 그러면서 전 조력사를 택하는 것은 인간의 오만함이며 어떤 경우에도 인간이 죽음을 선택할 순 없다고 느꼈어요. 진정성 있는 신앙인이라면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케빈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고통에 대해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사실 제 친구도 이런 얘길 했어요. ‘내가 죽어 하나님 앞에 가면 뭐라고 하실까.’ 저는 하나님이 너를 이해할 거라고 말했어요. 하나님이 우리의 죄를 벌하는 것만이 아니고 우리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도 이해할 거라고 생각해요.”우리나라서 합법이었다면친구와 스위스까지 함께 간 케빈 한국 처벌 두려워 임종은 못 지켜 -우리나라에서 조력사망이 허용됐다면 두 분이 느끼는 감정도 달라졌을까요. 신 작가 “전 원래는 안락사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아니었어요. 마지막 부탁을 들어준다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스위스까지 갔기 때문에 느낀 감정들은 있어요. 그곳(조력사망 장소)은 정말이지 아담하고 깔끔한 병원도 아니었고 창고 같은 곳이었어요. 그 나라도 국민정서상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외곽에서 하는 게 아닐까 해요. 왜 멀쩡한 사람이 여기까지 와서 죽음을 맞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7~8명이 갔는데 같이 여행하다가 갑자기 한 명이 사고가 나서 죽는 것 같은, 그것보다 더 힘든 일이었어요. 다 같이 밥을 먹는데, 다음날 한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이 견딜 수가 없었어요.” 케빈 “우리나라에서 그 제도가 합법화됐다면 친구와 저의 이별이 더 아름다웠을 것 같아요. 스위스에 가기 전에 친구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까 안 가도 된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이게 친구의 마지막 길이라 생각하니 거절할 수 없었어요. 별일 없을 거라 생각했고요. 그런데 막상 디데이 전날이 되니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한국에 돌아와 (자살방조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친구를 다시 서울로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어요. 제 마음과 걱정을 안 친구가 택시를 타고 가겠다고 했고, 제가 비겁하지만 말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저는 호텔 방에 남아 친구의 임종을 못 지켰어요. 만약 그런 법(자살방조죄)이 없었다면 우리의 마지막 순간이 훨씬 아름답고 편안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다시 동행 제안이 온다면책 낸 뒤 잇단 제안받은 신 작가“죽음 말리지 못한 것에 자괴감” -다음에 또 동행 제안이 오면 같은 선택을 하실 것 같나요. 케빈 “친한 친구나 가족이면 제가 어떤 처벌을 받더라도 같이 갈 거예요. 친한 친구나 가족이면 옆에서 보잖아요, 이분이 얼마나 고통 속에 있는지를. 치료할 방법이 없고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선 조력사망이라는 방법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갈 것 같아요.” 신 작가 “전 다시 한번 가게 되면 열렬히 말릴 거예요. 그땐 경험이 없다 보니 다들 얼어 있었고, 그분(고인)이 주도하는 데에 압도됐던 것 같아요. 말리지 못한 데 대한 자괴감, 자책감이 너무 컸어요. 책을 낸 뒤 세 번 정도 동행 제안을 받았는데 메일이나 카톡을 주고받으며 말리고 있어요. 깊이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조력사망을 허용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사회적 논의가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세요. 신 작가 “자꾸 이런 자리가 만들어져야죠. 사실 고인께서 자기 경험을 글로 써 달라고 한 것도 우리나라에서 안락사가 공론화되길 바라서였어요.” 케빈 “백퍼센트 동의합니다. 작년 6월에 조력존엄사법이 발의됐는데 지금까지 사회적 논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안규백 의원이 발의했으면 책임감 있게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 작가 “논의가 되려다가 다시 뚜껑이 닫힌 것 같아요. 더 치고 나가 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같은 얘기만 반복되고 있어요.” 케빈 “때로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는 조력사망에 대해 얘기하는데 반대쪽에선 호스피스를 이야기하거든요. 호스피스 제도가 있다고 해서 조력사망 제도가 필요 없는 게 아니에요.” 신 작가 “호스피스가 대안은 될 수 있죠. 연명의료 중단으로 끝낼 수도 있고 호스피스로 넘어갈 수도 있으니 아주 다른 얘기는 아니에요.” -조력사망이 허용된다면 범위는 어디까지로 보세요. 케빈 “고통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봐요. 말기 환자만 고통이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정신적 질환이 있는 분들도 고통이 있을 수 있고 신경계나 근육병이 있는 분들, 마비 상태로 계신 분들도 고통이 극심할 수 있어요. 참을 수도 없고 치료할 수도 없는 고통 속에 있는 분이 조력사망을 원한다면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 작가 “제도가 있기 때문에 쓰게 되는 거예요. 말은 좋아 보여도 현대판 고려장처럼 끔찍한 사회가 될 것 같아요. 정말 본인이 원한다고 하는 기준을 갖기도 힘들고요. 본인이 원한다고 하지만 그 속에는 자식들에 대한 미안함 같은 게 있어요. 삶이 나만의 삶이 아니듯이 죽음도 나만의 것이 아니에요. 그렇게 죽고 나면 남은 사람이 굉장히 힘들어져요. (스위스에) 함께 갔던 부인은 트라우마를 겪고 있어요. 내가 버려졌다는 느낌, 내 인생은 뭔가 하는 고통에서 못 벗어납니다.”존엄한 죽음은 어떤 것인가케빈 “존엄은 자율성에서 기인타인이 나의 죽음 정할 수 없어” -존엄한 죽음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우리 사회는 그런 죽음을 맞이할 여건이 돼 있다고 보세요. 신 작가 “두 가지 면에서 아닌 것 같아요. 첫째는 의료가 지나치게 개입해요. 집에 있다가도 결국은 다 병원으로 가서 임종을 맞이하게 되죠. 두 번째는 우리 사회가 너무 외로워요. 혼자 사는 사람이 너무 많고, 그런 사람들은 오늘 죽으면 언제 발견될까 하는 두려움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맞물리니 죽음이 존엄할 수가 없죠. 이런 상태에서는 조력사 이전에 죽음 전반에 관한 얘기를 정말 해야 해요.” 케빈 “저는 존엄이란 인간만이 갖는 속성이며 그 속성은 자율성에 기초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존엄한 것 아닐까. 또 하나는, 죽음은 매우 사적인 영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이기 때문에 남과 비교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오직 자신만이 자기 죽음에 대해 존엄하다,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제가 여러분의 존엄한 죽음을 정의해 드릴 순 없지만 나의 존엄한 죽음은 내가 정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존엄하게 보이지 않을지라도 고인 스스로 선택한 존엄한 죽음이라면 그것은 존엄한 죽음으로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 작가 “선생님은 조력사망을 선택하실 건가요.” 케빈 “저는 병에 걸리면 스위스에 좀더 일찍 가서 여행도 하면서 마무리할 생각이에요. 다만 집사람한테는 따라오지 말라고 했어요. 그게 좋은 경험은 아니고, 죽음을 본다는 게 가족한테도 힘든 시간이 될 것 같아서요.” 신 작가 “안락사에 대한 가치관이 친구분을 따라갔다고 해서 영향을 받은 것 같지는 않은데요. 친구분이 어떤 영향을 줬나요? 그게 좋아 보였나요.” 케빈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죽게 되는 것이라면 나로서는 고통의 길을 걷지 않고, 좀더 생생할 때 하고 싶은 걸 하고 죽고 싶어요.” -가족에겐 좋은 경험이 아니라고 말씀하신 건 결국 자기한테는 좋은 선택이라 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에겐 좋지 않은 경험이라는 의미인가요. 한국에 도입됐을 때 가족은 훨씬 힘들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케빈 “이 제도가 한국에 있다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틸 거예요. 다만 지금은 스위스로 가야 하므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일찍 나설 수밖에 없는 거예요. 가족에게 오지 말라고 하는 것도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까 봐서죠. 제가 우리나라에 이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 때문이에요.” 신 작가 “조력사망을 지켜보는 것은 엄청나게 충격적인 경험이었어요. 그분은 편안하게 가셨지만 우리는 편치 않았어요. 옆에서 말리지도 못하고 죽어 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너무 싫고 무기력했어요. 끝나고 나서 저녁을 먹는데 나 자신이 역겨웠어요. 다들 잊으려고 일부러 더 떠들고 먹고 하다가 갑자기 다 같이 풀이 죽기도 하고…. 자연스러운 죽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이 일어나는 것 아니겠어요.” 케빈 “제 추측이긴 합니다만 같이 가셨던 분들이 그분과 같이 생활했던 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건 아닐까요. 안락사에 관한 영화 ‘청원’이나 ‘씨인사이드’를 보면서 제가 얻은 메시지가 있는데요. 그중 한 가지는 그 환자를 정말 잘 알고 사랑하는 사람은 결국 안락사를 받아들여요. 그 사람이 어떤 고통 속에 있는지를 이해하기 때문이에요.”동행이 남긴 새로운 숙제신 작가 책 수익, 호스피스 지원케빈 “관련 영화 제작 돕고 싶어” -존엄사와 관련한 활동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신 작가 “우리 사회는 너무 감각적이고 책도 안 읽고 사유를 안 해요. 이 제도가 정말 선진국에서 들어오는 제도라면 우리도 인문적 사유와 통찰을 통해 죽음에 관한 인식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에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무르익고 일상에서도 죽음이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도록 이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습니다. 제가 쓴 책의 수익금으로는 호스피스를 지원할 생각이에요.” 케빈 “개인적으로 세 가지를 생각하고 있어요. 우선은 친구가 떠난 스위스 블루하우스 앞 정원에 친구를 기억하는 나무를 심으려고 해요. 디그니타스에 그 얘길 했더니 심으라고 하면서 나무 종류까지 정해 주더라고요. 그리고 우리가 안락사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한국 영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언제쯤 제 모습을 드러내고 활동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기획취재부 유영규 부장, 신융아·이주원 기자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농작물 재해보험 외면하는 농민들

    농작물 재해보험 외면하는 농민들

    최근 이상기온 현상으로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농촌 현장에선 농작물 재해보험이 외면받고 있다. 피해 산정이 까다롭고 보상액 산출기준에 실질적인 수확량을 적용받지 못하는 점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25일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올해 5월 기준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면적은 26만 4647㏊로 지난해 26만 9144㏊보다 줄었다. 전북에서도 올해 5월까지 3만 7251㏊, 3만 3519호가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해 지난해 같은 기간(4만 839㏊, 3만 4676호)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매년 보험 가입 품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가입 면적이 감소한 것은 기존 가입자들이 많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폭우와 강풍, 우박으로 과일이 떨어지면 피해 정도에 따라 50%에서 80%까지 차등 보상한다. 그러나 땅에 떨어진 과일은 썩은 정도와 무관하게 시장 판매가 사실상 어렵다. 결국 버려지는 건 똑같은 만큼 피해율을 구분해선 안 된다고 농민들은 주장한다. 전주에서 배 농사를 하는 김모씨는 “손실 측정 시 직원이 상처 난 과일은 갈아서 음료로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가공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나를 포함한 주위 농민 대부분이 보험에 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품목이 여전히 많다는 점도 농민들이 재해보험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전북 순창군의 두릅과 블루베리는 총 553㏊에서 985t이 생산되어 연 164억원의 농가 소득을 올리는 효도작물이었으나, 그동안 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다. 제주도에서 주로 재배하는 ‘미니 단호박’도 그동안 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었다. 이에 농식품부는 뒤늦게 이를 반영, 올해부터 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 최근 기록적인 장마로 인한 피해 보상도 막막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9일부터 24일까지 농작물 3만 503 6.8㏊가 침수되고 농경지 612.7㏊가 유실·매몰된 것으로 파악했다. 355.8㏊는 낙과 피해를 봤다. 전북에서도 벼 1만 952㏊를 비롯해 논콩 4996㏊, 시설원예 650㏊ 등 1만 6770㏊가 침수됐다. 그러나 농민들은 수해 피해 보상금이 충분하게 지급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농작물 보상은 일부 가능하지만, 과수의 경우 재해보험에 가입했더라도 특약에 가입하지 않은 이상 보상 받을 수 없는 구조다. 전북 익산에서 수박 농사를 하는 김미숙(61)씨는 이번 물난리로 대피소에 몸은 피했지만 썩어가는 수박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수박 비닐하우스가 완전히 잠겼다. 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특약을 들지 않아 걱정”이라면서 “물이 빠지더라도 상품성을 상실한 수박을 어떻게 처리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 [단독]조력사망 그 후, 동행자 두 사람이 만났다[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조력사망 그 후, 동행자 두 사람이 만났다[금기된 죽음, 안락사]

    스위스 조력사망에 동행한 두 사람의 인생은 갈렸다. 한 사람은 안락사 찬성자가, 또 한 사람은 반대자가 됐다. 찬성하는 이는 다니던 교회를 떠났고, 반대하는 사람은 종교에 귀의했다. 케빈(가명·52)씨와 신아연(60) 작가의 이야기다. 케빈씨는 2019년 3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조력사망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며 안락사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2019년 3월 6·7일자). 암 말기 상태로 투병하던 그의 친구는 디그니타스의 도움을 받아 스위스 취리히 근교 파피콘에서 사망했다. 호주 시민권자인 신 작가는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던 한국인 허모(당시 63)씨의 요청으로 동행한 뒤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폐암 말기였던 허씨는 2021년 8월 스위스 바젤에 있는 페가소스의 도움으로 조력사망했다.아직 우리 사회에선 낯선 조력사망을 가까이서 지켜본 두 사람이 지난달 2일 서울신문 대담을 위해 한 자리에서 만났다. 스위스에서의 경험은 삶의 가치관을 크게 바꿀 만큼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두 사람은 회고했다. 케빈씨는 “돌아가신 분의 고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신 작가는 “삶과 죽음은 자신의 것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조력사망이 도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케빈씨는 조력사망 도입을 위해 시민운동가가 되기로 결심했고, 신 작가는 죽음에 대한 성숙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했다. 케빈씨는 현재 한국에 살고 있지만 고인의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보호를 위해 익명을 요청했기에 기사에서는 그의 영어 이름을 사용했다. -한국에서는 어렵고 힘든, 독특한 경험을 하신 몇 안 되는 두 분이 만나셨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케빈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나는 만남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살짝 대화해보니 통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신 작가 “그분(케빈씨 친구)이 참 좋은 분하고 가셨구나, 생각했어요. 마지막 가는 분은 심사숙고해서 동행자를 구하기 때문에 그분으로선 절실했을 거예요. 인상이 좋고 진실하신 모습에 제 마음이 다 놓이더라고요.” “오죽하면 죽음 생각할까…고통 이해해야”“한 번 시행되면 범위 확대될 것…시기상조” -조력사망에 대한 입장은 각각 어떠신가요. 케빈 “우리도 필요한 제도이고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사는 건 한국, 미국, 스위스, 네덜란드 다 똑같아요. 아프면 아픔을 없애려고 노력합니다. 오죽하면 죽음까지 생각할까요. 불치병으로 삶 자체가 힘드신 분들에게는 그분들이 원하신다면 삶을 편안하게 마감할 수 있는 선택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 작가 “원론적으로 생명의 주인은 내가 아니기 때문에 태어나는 것을 내가 선택하지 않았듯이 마무리도 내가 선택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현실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선 시기상조예요. 자살의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는 죽음에 관한 토론 자체를 너무 싫어하면서 이를 합법화하면 정말 혼란스러울 거예요.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은 다음에 이 얘기가 나왔으면 해요.” 케빈 “조력죽음이라는 것이 새로운 문화라고 생각해요. 부작용이나 문제가 많았다면 (안락사를 처음 법제화한) 네덜란드에서 다른 나라로 퍼져나갈 수 없었을 거예요. 논쟁은 어느 나라에나 있고, 반대하는 사람은 반대하고 찬성하는 사람은 찬성하기에 합의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단지 이 제도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국가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 작가 “제도가 한 번 시행되면 범위는 확대될 거예요. 조력사망 제도가 아예 없었다면 더 의지를 갖고 투병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제도가 있으니까 죽겠다고 할 수도 있어요. 이런 게 전염돼 ‘옆집 아저씨는 조력사했는데 우리 엄마는 왜 살아있지’ 이렇게 될 수도 있고요.” 케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을 상상만으로 이럴 수도 있다고 하는 건 조금 지나친 걱정이라고 생각해요. 미국의 예를 보면 오리건주에서 1997년 조력사망 제도가 시작돼 25년 만에 10개 주가 그 제도를 인용해 제도화했어요. 25년 동안 우리가 걱정하는 것처럼 사회적 약자가 원하지 않은 죽음을 강요받았나,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신 작가 “그 나라와 우리나라는 문화가 다르잖아요.” -우리나라가 시기상조라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 작가 “우리는 집단 문화예요. 정말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화가 아니에요. 서양 사람들은 99%가 자기가 결정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아직 가족, 특히 자식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온전히 스스로 본인의 죽음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케빈 “이 제도가 도입된다고 조력사망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강요받아 죽음에 내몰릴 거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이 제도의 특징은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다는 거예요. 안규백 의원이 발의한 조력존엄사법 요건을 보면, 18세 이상 말기 환자이며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있어야 합니다.”-스위스 동행 후 삶이 달라졌다고 느끼세요. 신 작가 “저로선 그런 드라마틱한 임종은 처음이었어요. 제 눈앞에서 멀쩡하게 이야기하고 같이 밥 먹었던 분이 ‘나 그만 갈게, 나중에 봐’ 하고 탁 가시는데, 갑자기 살아있던 사람이 죽은 사람으로 바뀐 거예요. 삶과 죽음은 연장선상에서 선 하나 넘는 것이구나, 삶이 정말 소중한 거구나, 깨달았어요.” 케빈 “제 삶의 절반 정도가 바뀐 것 같아요. 이전에는 어떻게 하면 잘 살까, 주로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면 스위스에 갔다 와서는 삶뿐만 아니라 죽음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됐어요. 특히 어떻게 죽는 것이 인간적인 죽음일까를 많이 생각해요. 그러면서 교회와도 멀어지게 됐고요.” -종교는 두 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케빈 “전 원래도 안락사를 찬성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스위스에서의 경험이 내적으로 갖고 있던 생각을 끄집어낸 것 같아요. 제가 비록 교회를 다니고 있었지만 안락사를 찬성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고 그것이 신앙과 대립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제가 다닌 교회도 조력사망에 대해 반대하거든요. 전 이것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어서 결국 교회를 떠나게 됐어요.” 신 작가 “전 교회에 다니긴 했지만 왔다 갔다 하는 정도였죠. 그러다 안락사에 관한 글을 쓰는 과정에서 예수님이 찾아왔어요. 그러면서 전 조력사를 택하는 것은 인간의 오만함이며, 어떤 경우에도 인간이 죽음을 선택할 순 없다고 느꼈어요. 진정성 있는 신앙인이라면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케빈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고통에 대해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크리스찬인 제 친구도 이런 얘길 했어요. ‘내가 죽어 하나님 앞에 가면 뭐라고 하실까.’ 저는 하나님이 너를 이해할 거라고 말했어요. 하나님이 우리의 죄를 벌하는 것만이 아니고 우리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도 이해할 거라고 생각해요.” “국내 허용됐다면 편안한 이별 가능했을 것”“죽음 지켜보는 것, 너무 무기력하고 충격적” -우리나라에서 조력사망이 허용됐다면 두 분이 느끼는 감정도 달라졌을까요. 신 작가 “전 원래는 안락사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아니었어요. 마지막 부탁을 들어준다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스위스까지 갔기 때문에 느낀 감정들은 있어요. 그곳(조력사망 장소)은 정말이지 아담하고 깔끔한 병원도 아니었고 창고 같은 곳이었어요. 그 나라도 국민정서상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외곽에서 하는 것 아닐까 해요. 왜 멀쩡한 사람이 여기까지 와서 죽음을 맞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7~8명이 갔는데, 같이 여행하다가 갑자기 한 명이 사고가 나서 죽는 것 같은, 그것보다 더 힘든 일이었어요. 다 같이 밥을 먹는데, 다음날 한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이 견딜 수가 없었어요.” 케빈 “우리나라에 그 제도가 합법화됐다면 친구와 저의 이별이 더 아름다웠을 것 같아요. 스위스에 가기 전에 친구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까 안 가도 된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이게 친구의 마지막 길이라 생각하니 거절할 수 없었어요. 별일 없을 거라 생각했고요. 그런데 막상 디데이 전날이 되니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한국에 돌아와 (자살방조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친구를 다시 서울로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어요. 제 마음과 걱정을 안 친구가 택시를 타고 가겠다고 했고, 제가 비겁하지만 말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여요. 저는 호텔 방에 남아 친구의 임종을 못 지켰어요. 만약 그런 법(자살방조죄)이 없었다면 우리의 마지막 순간이 훨씬 아름답고 편안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다음에 또 동행 제안이 오면 같은 선택을 하실 것 같나요. 케빈 “친한 친구, 가족이면 제가 어떤 처벌을 받더라도 같이 갈 거예요. 친한 친구나 가족이면 옆에서 보잖아요, 이분이 얼마나 고통 속에 있는지를…. 치료할 방법이 없고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선 조력사망이라는 방법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갈 것 같아요.” 신 작가 “전 다시 한번 가게 되면 열렬히 말릴 거예요. 그땐 경험이 없다 보니 다들 얼어 있었고, 그분(고인)이 주도하는 데에 압도됐던 것 같아요. 말리지 못한 데 대한 자괴감, 자책감이 너무 컸어요. 책을 낸 뒤 세 번 정도 동행 제안을 받았는데, 메일이나 카톡을 주고받으며 말리고 있어요. 깊이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우리나라에도 처음으로 조력사망을 허용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사회적 논의가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세요. 신 작가 “자꾸 이런 자리가 만들어져야죠. 사실 고인께서 자기 경험을 글로 써 달라고 한 것도 우리나라에 안락사 공론화를 위해서였어요.” 케빈 “백퍼센트 동의합니다. 작년 6월에 조력존엄사법이 발의됐는데 지금까지 사회적 논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안규백 의원이 발의했으면 책임감 있게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 작가 “논의가 되려다가 다시 뚜껑이 닫힌 것 같아요. 더 치고 나가 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같은 얘기만 반복되고 있어요.” 케빈 “때로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는 조력사망에 대해 얘기하는데 반대쪽에선 호스피스를 이야기하거든요. 호스피스 제도가 있다고 해서 조력사망 제도가 필요 없는 게 아니예요.” 신 작가 “호스피스가 대안은 될 수 있죠. 연명의료 중단으로 끝낼 수도 있고, 호스피스로 넘어갈 수도 있으니 아주 다른 얘기는 아니예요.” -조력사망이 허용된다면 범위는 어디까지로 보세요. 케빈 “고통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봐요. 말기 환자만 고통이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정신적 질환이 있는 분들도 고통이 있을 수 있고, 신경계나 근육병이 있는 분들, 마비 상태로 계신 분들도 고통이 극심할 수 있어요. 참을 수도 없고, 치료할 수도 없는 고통 속에 있는 분이 조력사망을 원한다면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 작가 “제도가 있기 때문에 쓰게 되는 거예요. 말은 좋아 보여도 현대판 고려장처럼 끔찍한 사회가 될 것 같아요. 정말 본인이 원한다고 하는 기준을 갖기도 힘들고요. 본인이 원한다고 하지만 그 속에는 자식들에 대한 미안함 같은 게 있어요. 삶이 나만의 삶이 아니듯이 죽음도 나만의 것이 아니에요. 그렇게 죽고 나면 남은 사람이 굉장히 힘들어져요. (스위스에) 함께 갔던 부인은 트라우마를 겪고 있어요. 내가 버려졌다는 느낌, 내 인생은 뭔가, 하는 고통에서 못 벗어납니다.”“존엄한 죽음, 자신만이 정의내릴 수 있어”“의료 지나치게 개입…사회적 공론화 필요” -존엄한 죽음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우리 사회는 그런 죽음을 맞이할 여건이 돼 있다고 보세요. 신 작가 “두 가지 면에서 아닌 것 같아요. 첫째는 의료가 지나치게 개입해요. 집에 있다가도 결국은 다 병원으로 가서 임종을 맞이하게 되죠. 두 번째는 우리 사회가 너무 외로워요. 혼자 사는 사람이 너무 많고, 그런 사람들은 오늘 죽으면 언제 발견될까 하는 두려움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맞물리니 죽음이 존엄할 수가 없죠. 이런 상태에서는 조력사 이전에 죽음 전반에 관한 얘기를 정말 해야 해요.” 케빈 “저는 존엄이란 인간만이 갖는 속성이며, 그 속성은 자율성에 기초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존엄한 것 아닐까. 또 하나는, 죽음은 매우 사적인 영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이기 때문에 남과 비교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오직 자신만이 자기 죽음에 대해 존엄하다,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제가 여러분의 존엄한 죽음을 정의해 드릴 순 없지만, 나의 존엄한 죽음은 내가 정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존엄하지 않게 보일지라도 고인 스스로 선택한 존엄한 죽음이라면 그것은 존엄한 죽음으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 작가 “선생님은 조력사망을 선택하실 건가요.” 케빈 “저는 병에 걸리면 스위스에 좀 더 일찍 가서 여행도 하면서 마무리할 생각이에요. 다만 집사람한테는 따라오지 말라고 했어요. 그게 좋은 경험은 아니고, 죽음을 본다는 게 가족한테도 힘든 시간이 될 것 같아서요.” 신 작가 “안락사에 대한 가치관이 친구분을 따라갔다고 해서 영향을 받은 것 같지는 않은데요. 친구분이 어떤 영향을 줬나요? 그게 좋아 보였나요.” 케빈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죽게 되는 것이라면 나로서는 고통의 길을 걷지 않고, 좀 더 생생할 때 하고 싶은 걸 하고 죽고 싶어요.” -가족에겐 좋은 경험이 아니라고 말씀하신 건, 결국 자기한테는 좋은 선택이라 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에겐 좋지 않은 경험이라는 의미인가요. 한국에 도입됐을 때 가족은 훨씬 힘들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케빈 “이 제도가 한국에 있다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틸 거예요. 다만 지금은 스위스로 가야 하므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일찍 나설 수밖에 없는 거예요. 가족에게 오지 말라고 하는 것도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까 봐서죠. 제가 우리나라에 이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런 점 때문이에요.” 신 작가 “조력사망을 지켜보는 경험은 엄청난 충격을 줬어요. 그분은 편안하게 가셨지만, 우리는 편치 않았어요. 옆에서 말리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너무 싫고 무기력했어요. 끝나고 나서 저녁을 먹는데 나 자신이 역겨웠어요. 다들 잊으려고 일부러 더 떠들고 먹고 하다가 갑자기 다 같이 풀이 죽기도 하고…. 자연스러운 죽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이 일어나는 것 아니겠어요.” 케빈 “제 추측이긴 합니다만, 같이 가셨던 분들이 그분과 같이 생활했던 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분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건 아닐까요. 안락사에 관한 영화 ‘청원’이나 ‘씨인사이드’를 보면서 제가 얻은 메시지가 있는데요, 그중 한 가지는 그 환자를 정말 잘 알고 사랑하는 사람은 결국 안락사를 받아들여요. 그 사람이 어떤 고통 속에 있는지를 이해하기 때문이에요.” 케빈 “조력사망 도입 위한 시민운동 나설 것”신 작가 “책 수익금으로 호스피스 지원 계획” -존엄사와 관련한 활동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신 작가 “우리 사회는 너무 감각적이고, 책도 안 읽고 사유를 안 해요. 이 제도가 정말 선진국에서 들어오는 제도라면 우리도 인문적 사유와 통찰로 죽음에 관한 인식도 선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에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무르익고, 일상에서도 죽음이 대화 주제가 될 수 있도록 이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습니다. 제가 쓴 책의 수익금으로는 호스피스를 지원할 생각이에요.” 케빈 “개인적으로 세 가지를 생각하고 있어요. 우선은 친구가 떠난 스위스 블루하우스 앞 정원에 친구를 기억하는 나무를 심으려고 해요. 디그니타스에 그 얘길 했더니 심으라고 하면서 나무 종류까지 정해 주더라고요. 그리고 우리가 안락사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한국 영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언제쯤 제 모습을 드러내고 활동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기획취재부 유영규 부장, 신융아·이주원 기자
  • [단독] “아들아, 나는 자살하는 게 아니다”… 아버지는 잠자듯 떠났다 [금기된 죽음, 안락사⑤]

    [단독] “아들아, 나는 자살하는 게 아니다”… 아버지는 잠자듯 떠났다 [금기된 죽음, 안락사⑤]

    <5> 가족 그리고 죽음을 돕는 사람들 조력사망으로 가족이 떠나면 남은 가족은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갈까. 후회일까, 위안일까. 서울신문은 조력사망 이후 남은 가족의 심경을 듣고자 지난 8개월간 한국인 조력사망자의 가족들을 찾아 나섰다. 가까스로 연락이 닿은 복수의 가족 중 한 분의 허락을 받아 인터뷰할 수 있었다. 한국 언론에서 조력사망자의 가족 인터뷰가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8월 26일 호주 국적의 한국인 허모(당시 63)씨가 스위스 바젤에서 조력사망했다. 허씨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폐암 말기 환자였다. 두 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재발했고, 주치의가 말한 기대 여명도 이미 수개월을 넘긴 상태였다. 마지막 순간, 14년 만에 해후한 아들 한울(27·가명)씨가 곁을 지켰다.●씨도둑질은 못하는 법 ‘씨도둑질은 못한다’는 속담이 떠오른 건 한울씨가 보여 준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이목구비부터 미소까지 부자는 닮아도 너무 닮았다. “아버지는 스위스에서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의연하셨어요.” 지난 5월 강원도의 한 소도시에서 만난 한울씨도 그랬다. 2년 전 여름 스위스에 다녀온 일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아버지를 만나고, 떠나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오기까지 3박 4일의 여정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한울씨의 모습에서 사진 속 그의 아버지의 얼굴이 보였다. 한울씨에게 ‘아버지가 곧 죽는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 2021년 8월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에게 아버지는 기억 속 흐릿한 존재였다.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아버지와는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2007년 아버지를 만나러 호주로 가 한 달간 함께 살았던 기억이 마지막이었다. 늘 그리운 건 아니었지만 마음 한편으론 ‘아버지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14년 만에 폐암 말기 아버지와의 만남 아버지는 죽음을 앞두고 아들을 찾았다. 폐암 말기 환자가 된 아버지는 조력사망을 결정했고, 얼마 뒤 스위스에 ‘죽으러 간다’고 했다. “잘 자라 줘서 고맙다. 이제야 찾게 돼 미안하다. 용서를 빈다. 다만 나는 한시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는 메시지에 한울씨는 “전혀 아버지를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영화에서나 보던 이야기였다. 한울씨는 학교 수업시간에 ‘안락사’나 ‘존엄사’를 둘러싼 찬반 논쟁을 접하면서 ‘이런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 막연히 생각했다고 한다. 그 선택을 아버지가 했다. 무려 1년 전부터 계획한 일이었다. 호주에 살고 있는 아버지와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도 스위스에 함께 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버지도 차마 “같이 갈 수 있느냐”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동행을 제안한 건 어머니였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볼 수 없는데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한울씨는 그날로 여권 발급을 신청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끊어 주었다. 조력사망 시행을 하루 앞두고 부자는 스위스 바젤에서 만났다. 한울씨는 네덜란드를 경유해 10시간 넘는 비행 끝에 아버지가 머물고 있던 호텔에 도착했다. 아버지는 직접 방문을 열고 아들을 맞이하며 “반갑다”고 말했다. 한울씨는 “스위스에서의 모든 일이 특별했지만 아버지와 처음 만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기억보다 훨씬 나이 들고 살도 많이 빠지고 수척해진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암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구나 싶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스위스에 머무는 동안 “나는 자살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해서 했다. 동행한 가족과 친구들의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아버지는 그 말을 꺼냈다. 사람들은 아버지가 선택을 되돌리길 바랐다. 한울씨와 함께 비행기를 탔던 아버지의 지인은 “아들도 만나게 됐으니 포기하고 돌아가자는 식으로 말려 볼 생각”이라고 했다. 가톨릭 신자인 한울씨가 스위스로 가기 전 가까운 형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털어놓자, 그도 “신앙인으로서 조력사망은 찬성할 수 없다. 네가 아버지를 설득하라”고 했다. 한울씨는 복잡한 마음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말리고 싶은 마음보단 아버지의 선택을 존중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존중하고 싶었어요. 아버지가 암의 고통이 너무 컸다고 하셨거든요. 남은 치료는 암을 치유하는 게 아니라 연명하는 일뿐인데 그걸 더 받는 게 맞나 싶으셨대요. 건강한 저는 그 고통을 모르잖아요. 이미 마음을 굳힌 아버지한테 ‘더 참고 치료를 받으세요’라고 말하는 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자는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병든 아버지는 못 보는 사이 청년이 돼 버린 아들에게 묻고 살았던 자신의 아픈 과거를 털어놓았다. 이혼하게 된 이유부터 떨어져 지내는 시간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했다. 아버지는 지갑에서 작은 사진 하나를 꺼냈다. 사진 속에는 서너 살쯤 되는 어린 한울씨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20년 넘은 오래된 사진이지만 구겨짐 없이 잘 관리된 듯했다. 아버지는 사진을 건네며 “한순간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힘겹게 병마와 싸워 온 이야기와 왜 스위스로 와야만 했는지를 차분히 설명했다. “한울아, 나는 자살하는 게 아니다.” 아버지는 이 말을 또 했다. 당신은 끝이 정해진 시한부의 삶이라며 너무 걱정하지도, 너무 슬퍼하지도 말라고 당부했다. 그런 아버지에게선 죽음을 눈앞에 둔 자의 두려움을 찾아볼 수 없었다. “넌 아직 젊고 하고 싶은 것도 많겠지만 나는 더는 삶에 기대가 없단다. 살 만큼 살았어.” 밤은 이야기로 채워졌다.●그는 마지막 농담을 던졌다 마침내 26일 아침이 밝았다. 아버지는 전날 밤부터 먹지도 자지도 않았다. 한울씨는 “아버지도 긴장을 많이 하신 것 같았다. 전날 밤 잠을 한숨도 못 잤는데도 잠이 안 오더라고 하셨다. 지난날을 돌아보느라 그럴 수도 있고, 이제 계속 잘 건데 왜 자느냐 싶었을 수도 있고, 여러 생각을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바젤 외곽에 있는 조력사 장소로 가기 전 아버지의 호텔방에 사람들이 모였다. 아버지는 “연예인이 된 것 같다”는 농을 던졌지만 분위기는 쉽게 풀어지지 않았다. 아버지는 한 사람씩 시계를 선물했다. 한울씨는 ‘남은 인생의 시간을 소중하게 쓰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조력사 단체에서 준비한 차를 타고 도착한 시설은 언뜻 보면 차고같기도 하고 목공소같기도 한 외관이었다. 아버지가 누워 있는 침대를 빙 둘러선 사람들 사이에서 흐느낌과 한숨이 터져 나왔다. 한울씨는 아버지의 손을 꼭 잡은 채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작별 인사였다. 아버지는 눈을 감는 순간까지 감정의 동요를 일절 내비치지 않았다. 아버지는 조력사를 돕는 직원이 약물이 담긴 링거액을 걸고 “준비가 되면 밸브를 돌리라”고 안내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밸브를 돌렸다.●동행들에게 시계를 선물한 아버지 그 순간 한울씨는 몇 주 전 군에서 받은 공수훈련을 떠올렸다고 한다. 헬기를 타고 1800피트(548.64m) 상공에 올라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는 훈련이었다. 차례를 기다리며 먼저 뛴 동료들이 무사히 착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낙하산은 펴질 것이고, 죽지 않는다는 걸 알았지만 그럼에도 죽을까 봐 두려웠다. ‘내가 아버지였다면 저 밸브를 돌릴 수 있을까.’ 울음 소리가 커졌지만 한울씨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 “더 추억을 남겼다면 좋았겠다는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그 시점에선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아버지가 스스로 선택한 대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가신 모습이 고통스러워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냥 잠자듯 떠나셔서 그게 참 다행이에요.” 임종을 함께 지켰던 아버지의 지인들은 그 순간에 대해 “이미 절반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죽음의 공포를 극복한 모습이었다”, “정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왔다는 게 느껴졌다”고 했다. 한울씨는 “어쩌면 더 의연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신 걸 수도 있다. 본인마저 두려워하면 같이 온 사람들은 더 힘들 테니까”라고 말했다. 그 후 2년이 흘렀다. 한울씨는 그날 밤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는 중이다. 장교로 임관해 군 생활을 하고 있다. “치료의 가능성이 있었다면 저도 (조력사망을) 반대했을 수 있겠지만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남은 시간을 고통 속에서 보내는 것보다 스스로 마무리하겠다는 아버지의 선택을 존중해요. 그리고 제가 아는 누군가가 아버지와 같은 상황에서 동행을 요청한다면 저는 같이 갈 거예요. 마치 멀리 떠나는 친구를 배웅하는 마음으로요.” 취재 과정에서 만난 조력사망 희망자들이 얘기하는 가족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아직 존엄을 지킬 수 있을 때 먼 이국 땅으로 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겠다는 결정을 지지하는 가족도, 반대하는 가족도, 차마 반대는 못 해도 함께 가지는 않겠다는 가족도 있었다. 한울씨는 시간을 되돌려도 스위스에 가겠다고 했다. “남은 시간을 고통 속에서 보내는 것보다 당신이 할 수 있을 때 마무리하겠다는 선택을 존중해요. 그리고 당신의 마지막 말씀처럼 아버지는 자살한 게 아닙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기획취재부 유영규 부장, 신융아·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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