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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금융 - 론스타 ‘이상한 재협상’

    금융 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 간에 ‘이상한 재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겉보기엔 인수 가격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에게 손해될게 없는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4일 “당초 인수 가격인 4조 6888억원보다 최소 5000억원 이상을 낮춰서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외환은행의 주가도 계약 당시보다 많이 떨어졌으므로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론스타가 중간 배당으로 4969억원을 챙긴 것과 외환은행 주가 하락에 대한 가격 인하 요구인 셈이다. ●하나銀, 론스타에 1.5조 대출 반면 론스타 측은 배당은 주주의 고유 권리인 만큼 하나금융이 나설 일이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배수의 진’을 치고 가격 협상에 들어간 듯해 표면적으로는 외환은행 인수 계약이 깨질 수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최근 양측의 행보를 들여다보면 외환은행을 놓고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서로의 이익을 챙겨주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이 론스타의 대주주 적정성 논란으로 시간을 끌고 있는 동안 외환은행의 곳간만 비워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에서 배당을 받은 지난 1일, 연 6.7%의 고금리로 론스타에 1조 5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집행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이 론스타로부터 받게 될 이자는 연간 1005억원으로, 5년 만기로 계산하면 총 5025억원이 된다. 론스타가 이번에 배당받은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론스타가 하나금융의 대출과 관련해 연 6.7%의 고액 이자를 물겠다는 것은 하나금융에 이자 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외환銀 노조, 양측 강력 비난 론스타는 1조 5000억원의 대출과 배당금 4969억원을 확보하면서 결과적으로 외환은행을 매각하지 않고도 2조원가량의 투자 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에 대출을 해 줌으로써 외환은행의 차기 주인으로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고, 짭짤한 이자 수익을 거두게 됐다. 여기에 론스타의 고액 배당으로 ‘외환은행을 서둘러 매각하라.’는 우호적 여론마저 형성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본 셈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1일 전격 강행된 론스타에 대한 4969억원의 고액 배당과 1조 5000억원의 편법 대출은 모두 론스타에 대한 하나금융의 사전 지원 행위인 동시에 금융 당국을 무시한 처사”라면서 “이들 조치가 모두 계약 연장을 위한 부속 합의였을 수 있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방사능 공포는 없다” 일본인의 성지 시즈오카

    “방사능 공포는 없다” 일본인의 성지 시즈오카

    축구팬이 아니더라도, 한·일 축구 국가대항전은 한국인의 눈길과 숨결을 사로잡는 ‘피 말리는’ 승부입니다. 다른 나라에는 다 져도, 일본만큼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자존심 때문이지요. 그래서 국내 한 방송인은 1997년 9월 ‘도쿄 대첩’에서 한국의 승리 소식을 전하며 “후지산이 무너집니다.”라는 표현을 남겼을 겁니다. 후지(富士)산이 곧 일본이며, 일본 국민에게는 성지(聖地)와도 같기 때문이죠. 이러한 후지산의 고향이자 일본 최대의 녹차 산지가 바로 시즈오카(靜岡)현입니다. 시즈오카는 고요했습니다. 일본을 둘러싼 ‘방사능 공포’는 남의 나라 일인 듯했고, 지천으로 널린 녹차 밭과 편백나무 숲은 싱그러운 녹음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日 최대 녹차산지 시즈오카를 처음 찾는 사람이라면 비행기가 착륙하는 순간 다소 긴장하거나 겁을 먹을 수도 있다. 대다수의 공항이 해안가와 같은 평지에 있는 것과 달리 시즈오카 국제공항은 해발 132m의 산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덕에 끊어질 듯 끝없이 펼쳐진 녹차 밭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맛이 있다. 시즈오카는 일본 녹차 생산량의 45%를 차지하는 일본 최대 녹차 산지다. 다도(茶道)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도 최고의 맛과 향을 자랑한다. 차 재배에 적합한 따뜻한 햇볕과 남태평양이 시작되는 스루가만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후지산 만년설이 녹아 흘러내린 맑고 깨끗한 물이 깊고 그윽한 맛을 빚어낸다. 특히 일본 3대 명차로 손꼽히는 교쿠로(玉露)차는 봄에 찻잎을 따기 전 차밭을 나무덮개로 덮어 둔다. 햇볕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 덕에 떫은맛을 내는 타닌 성분은 줄고, 녹차 본연의 맛과 향이 찻잎에 밴다. 일본의 차 문화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오카베의 ‘교쿠로노사토’(옥로차의 마을)를 방문하는 게 좋다. 일본식 전통 정원을 바라보며 다도를 배울 수 있고, 쌉싸래하면서도 향긋한 녹차를 음미할 수 있다. 마키노하라시에 있는 ‘그린피아 마키노하라’도 차 애호가라면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다. 찻잎 따기와 덖기 등 차에 관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증기기관차, 시간을 거슬러 달리다 일본인의 철도 사랑은 유별나다. 전국적으로 철도 관련 박물관과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고, 영화 ‘철도원’ 등 문화·예술 작품도 다양하다. ‘철도 왕국’ 일본에서도 철도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곳이 바로 시즈오카다. 무연탄을 때는 증기기관차를 타고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증기기관(Steam Locomotive)의 머리글자를 따서 SL이라고 부른다. 가나야역에서 출발해 종점인 센즈역까지 40㎞ 구간을 약 90분 동안 달린다. 육중한 검은색 기관차가 “뿌우~뿌우~” 기적을 울리며 달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금방이라도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의 메텔과 철이를 만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노년의 여성 승무원이 하모니카 연주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더욱 향수에 젖게 한다. 그 90분 동안 창밖으로는 비췻빛 오이가와 강물과 수천년간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듯 우거진 산림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1000m를 나아가는 동안 90m의 높이를 거슬러 올라가는 ‘오이가와철도 아카와선’(일명 삼림철도)도 빼놓을 수 없는 흥밋거리다. 오이가와 강 상류의 오쿠오이 계곡을 천천히 거슬러 오르는 철도로, 센즈에서 이카와까지 25.5㎞를 운행한다. 철도와 열차 한가운데 부분의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방식으로 산비탈을 오르는 색다른 경험을 맛볼 수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흔적 니혼다이라(日本平)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시즈오카의 대표 관광지다. 일본 3대 미항(美港)인 시미즈항을 끼고 있는 해발 308m의 구릉지로, 맑은 날이면 시미즈항 너머 후지산의 절경을 바라볼 수 있다. 이곳의 일출과 일몰은 감탄을 넘어 숙연함을 느끼게 한다. 니혼다이라 정상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약 5분 정도 이동하면 일본의 영웅으로 칭송받는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1543~1616)의 유골이 묻힌 구노잔도쇼쿠(久能山東照宮)에 발이 닿는다. 에도 막부 시대 초대 쇼군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뒤 그의 지지 세력을 제거하고 일본 전역의 실권을 장악해 천하통일을 이뤘다. 또 임진왜란으로 악화된 조선과의 외교 관계를 회복하고 조선통신사를 통해 ‘평화의 시대’를 연 인물로 일본인의 추앙을 받고 있다. 이곳의 신전(곤겐즈쿠리·일본 전통 건축양식)과 옻칠, 극채색의 사전(신사의 신체를 모신 건물) 등은 에도시대 초기의 대표적 건물이다. 50년 주기로 옻칠 등을 새로 하는데, 칠하는 기간만 3년이 걸린다. 지난해 국보로 지정됐다. ●그날의 피로는 노천탕에서 일본이 한국과 이웃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국외 여행이다. 시즈오카 곳곳을 눈에 담고 다니다 보면 이내 피곤해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 온천을 찾으면 정말 귀신같은 회복력을 체험하게 된다. 시즈오카의 온천지구는 20곳이 넘는데 대부분 한적한 산속이나 해안가에 자리하고 있다. 이 중 스마타쿄 온천은 대자연의 매력을 물씬 풍기는 천연 온천으로 유명하다. 단순 유황천으로, 매끈하고 부드러운 피부로 만들어 준다고 해 ‘미인을 만들어 주는 탕’으로 불린다. 일반 온천수와 달리 걸쭉한 느낌이 들며 피부는 물론, 신경통과 관절염 등에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인의 자존심인 후지산과 세계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녹차. 태평양의 시원한 바람과 상쾌한 온천. 그리고 유서 깊은 역사. 시즈오카는 여행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지난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시즈오카현 관계자는 “시즈오카의 평소 방사능 검출량이 서울 등 한국 주요 도시보다 상당히 낮은 편”이라며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과 400㎞가량 떨어진 데다 한국보다 방사능 수치가 낮으니 안심하고 방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사진 시즈오카(일본)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여행수첩 ▲ 항공편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매일 인천~시즈오카 직항편을 운항한다. 단, 대한항공은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잠정적으로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2시간 10분 소요. ▲날씨 6월 말부터 후지산 만년설이 본격적으로 녹기 시작한다. 후지산 등반은 7월 1일부터 2개월간 가능하다. ▲맛집 후지산 만년설이 녹은 물에 산 채로 풀어 놓았다가 요리하는 미시마 장어덮밥이 유명하다. 2000엔(약 2만 7000원)선. 아마기의 고추냉이 아이스크림도 알싸하면서도 달콤한 맛으로 유명하다. ▲숙박 스마타쿄 온천 지구에 있는 스이코엔 료칸(旅館)이 깔끔하고 아늑하다. 일본 전통식 다다미 방으로, 노천 온천도 즐길 수 있다. ▲주변 관광지 이즈 반도의 도가시마 섬은 일본 최고의 일몰 명소로 꼽힌다. 시미즈항에서 쾌속선으로 65분, 육로로 2시간 40분가량 걸린다. 가케가와시의 가케가와성과 시다초의 고야마성도 우아하면서 고풍스럽다.
  • 탈레반 테러로 아프간 경찰사령관 사망

    2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타카르주에서 탈레반이 자폭 테러를 감행해 북부 아프간 최고 경찰 지휘관이 숨지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령관이 부상했다. 이날 타카르주 주정부 청사 사무실에 경찰복을 입은 남자가 들어와 자살 폭탄을 터뜨려 북부 지역 경찰 사령관 모하메드 다우드 다우드 장군을 비롯해 독일 병사 2명과 아프간 경찰 2명 등 6명이 사망했다고 BBC가 29일 보도했다. 또 북부 지역 나토 사령관인 마르쿠스 크나이프 국제안보지원군(ISAF) 독일 장군과 압둘 자바르 다크와 타카르주 주지사 등 10여명이 다쳤다. dpa통신은 나토의 아프간전 개입 이후 탈레반 공격으로 부상한 나토 관리로는 크나이프 장군이 가장 고위급 인사라고 전했다. 자비울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테러는 아프간군이 계획하고 있는 북부 지역 작전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우드 장군은 타카르·쿤두즈주에 준동하는 반군을 몰아내기 위한 ‘희망 작전’의 개시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연 참이었다. 아프간 정부 고위급 인사인 다우드 장군은 올해 ISAF로부터 주요 도시의 치안 권한을 넘겨받기 위해 준비 중이던 아프간군·경찰 내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었다. 이달 탈레반은 외국군과 아프간군·정부 당국자에 대한 ‘춘계공세’를 벌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은 타카르주와 인접한 쿤두즈주에 주둔 중인 독일군의 장악으로 상대적으로 치안이 안전한 북부 지역에서 이뤄진 것이라 더 심각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서는 28일 두 채의 민간인 가옥이 나토군의 공습을 받아 소년·소녀 12명과 여성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아이들과 여성들에 대한 살인”이라면서 “미국에 마지막 경고를 한다.”고 밝혔다. 공습은 근처 미군 해병 기지가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은 직후 이뤄졌다. 지난 26일에는 북동부 누리스탄주에서 나토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18명과 경찰관 20명이 숨졌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2011 임재범 콘서트-다시 깨어난 거인 6월 25일 오후 7시, 26일 오후 6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나는 가수다’를 통해 대중 곁으로 다시 돌아온 가수 임재범의 전국 투어. 8만 8000~12만 1000원. 1544-1555. ●이승환 the Regrets 소극장 콘서트 6월 23일~7월 3일 서울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콘서트의 황제’ 이승환이 7인조 프로젝트 밴드를 결성해 펼치는 소극장 공연. 8만 8000원. (02) 747-1252. 국악·클래식 ●서울시향 실내악시리즈Ⅱ:아드리앙 페뤼숑 리사이틀 2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로 세종체임버홀. 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과 서울시향의 수석 팀파니스트를 겸하는 페뤼송의 리사이틀. 크세나키스 ‘리바운드 파트 B’, 오하나 ‘해석의 연습 11·12번’ 등. 트럼펫 알렉산더 화이트, 피아노 임수연, 첼로 이정란. 1만~3만원. (02)1588-1210. ●브루크너 교향곡 7번 28일 오후 5시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대학 음악학도들이 모인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지휘 박태영)는 1년전 단원 설문조사로 레퍼토리를 선정해 2월부터 이 공연을 준비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안톤 브루크너 ‘교향곡 7번’. 5000~3만원. (02)399-1790. ●막심 벤게로프&서울시립교향악단 30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벤게로프의 솔로 연주와 지휘 솜씨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재미교포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도 함께한다. 림스키코르사코프 ‘부활절 서곡’ ‘세헤라자데’, 차이콥스키 ‘명상곡’ 등. 6만~15만원. (02)585-0136. 연극·뮤지컬 ●연극 ‘별 헤는 밤’ 6월 14~22일 서울 대학로 공간 아울. 윤동주의 시를 모티브로 어머니의 마음을 그렸다. 어머니 장례식에 모인 삼형제는 변호사로부터 유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유산은 어머니가 낸 수수께끼를 푸는 단 한 명의 아들에게만 상속된다. 수수께끼의 단서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 수수께끼의 답은 무엇일까. 1만~3만원. (070)8272-9001. ●뮤지컬 ‘넌 특별하단다’ 6월 12일까지 서울 용산동 전쟁기념관 문화극장. 마음씨는 착하지만 실수투성이인 펀치넬로가 마을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친구 루시아를 만나면서 진정한 우정을 발견한다는 가족 뮤지컬. 1만 5000원. (02)322-4111. ●연극 ‘예술하는 습관’ 6월 21일~7월 10일 서울 명동예술극장. 세계적 문호 W H 오든과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의 가상의 만남을 극중극(劇中劇) 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1만 5000~4만원. 1644-2003. 미술·전시 ●이기칠 개인전 6월 1~7일 서울 공평동 공평아트센터. 뭔가를 채우기보다 비워낸 공간을 통해 조각과 건축의 의미를 되묻는다. (02) 3210-0071. ●신페이 오카와 ‘전조’전 6월 7일까지 서울 수송동 갤러리 고도. 깔끔하고 완벽해 보이는 일본의 건물들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그림들을 전시한다. (02)720-2223. ●오만철 개인전 31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전통적인 수묵화에서부터 도자기에 이르기까지 동양적인 심미감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02)736-1020.
  • 트래비 스토리> 버스여행, 그 소소한 즐거움에 대하여

    트래비 스토리> 버스여행, 그 소소한 즐거움에 대하여

    버스를 타고 볼거리를 찾아 다니며, 때가 되면 밥상이 대령되는 국내 여행은 생경하지만 편하다. 밥상과 풍경을 나누다 보면 낯선 이들과도 어느새 친구가 되어 여행의 즐거움에 소소한 즐거움이 더해진다. 봄의 끝자락을 잡은 5월, 창으로 스민 햇살과 함께하는 여정은 더욱 따뜻하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 취재협조 하나투어 www.hanatour.com 문화관광부에서 우수상품으로 인증한 하나투어의 내나라 여행상품을 엿보고 왔다. 이번에 다녀온 2박3일 코스는 서부권 일주와 남도일주가 섞인 것으로 실제 상품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1st day / 전주 한지산업지원센터 ▶▶ 전주 한옥마을 ▶▶ 목포 토요공연 버스는 종각과 압구정, 죽전, 안성에 정차해 사람을 태웠다. 여정에서 벗어나지 않는 길이라면 어디에서든 버스는 설 수 있다고 한다. 며칠간 여행의 동반자가 될 낯선 이들과 만나고, 가이드의 멘트를 어색하게 경청하다 까무룩 잠이 들길 3시간. 어느 틈에 버스는 전주의 한지산업지원센터에 도착했다. 한지산업지원센터(063-281-1500 www.hisc.re.kr)는 전시관과 체험관을 갖춘 엄연한 박물관이자 연구개발실, 기업지원실, 디자인개발실을 운영하는 연구·개발 목적의 한지 관련 전문기관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이어온 한지의 우수성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현재 한지를 생산하고 있는 24개 업체와 그들의 제품을 소개하며, 한지 산업을 지원하는 일까지 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곳에서는, 한지는 ‘옛 것’인 동시에 ‘지금의 것’이라 말하고 있다. ‘신상’ 한지 제품을 전시하고 있는 상품전시실이 특별하게 보이는 것도, 한지 뜨기와 같은 작은 체험 활동이 비장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래서다. 한지산업지원센터가 자리한 곳은 전주다. 전주 주변, 한지의 명맥을 이어가는 전통의 업체들은 한지산업센터를 전주에 있게 했다. 전주의 전통은 한지에 머무르지 않는다. 한지산업센터에서 떠나 버스가 닿은 곳은 전주 한옥마을.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 종교 성지인 전동 성당 등 문화재와 함께 700여 채의 한옥이 마을을 이룬, 살아 있는 전통의 공간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한옥마을의 동락원(063-287-2040 www.jkhanok.co.kr)에서는 전주 비빔밥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다. 전주 비빔밥은 진주 비빔밥, 통영 비빔밥과 더불어 한국의 3대 비빔밥으로 손꼽힌다.전통 마을에서 만드는 전통 비빔밥에는 그만의 비밀이 있다. 우선 밥이 다르다. 사골 국물을 넣어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은 25가지 정도의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비벼도 뭉치는 일이 없다. 육회와 함께 계란 노른자를 날 것으로 얹는 것도 특징이다. 화려한 색감의 재료는 눈을 자극하고 식욕을 돋운다. 전주 비빔밥 만들기 체험은 6명이 한 조를 이룬다. 한옥마을에서의 체험은 우석대학교 전주한방문화센터(063-232-2500 www.hanbangcenter.com)로 이어진다. 차 체험, 건강 체험, 만들기 체험 등 한방 관련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만들기 체험의 하나인 향낭 만들기는 짧은 시간에 간단하게 소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스트레스 완화와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당귀, 천궁, 백지, 목향, 계피, 정향, 자단향 등 7가지 약재를 전통 첩약식 포장을 해 예쁜 주머니에 넣으면 끝. 향낭은 약재 두 컵 정도로 만들어지는데 그중 한 컵은 그윽한 염주 향의 자단향으로 채운다. 관리만 잘하면 향낭은 1년이 넘게 향기를 잃지 않는다. 전주를 떠난 버스가 내달린 곳은 목포다.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목포 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는 전남국립국악단(061-375-6928 www.jpg.or.kr)이 선보이는 토요공연이 펼쳐진다. 한 분야에만 몰입하는 기존의 국악 공연과는 달리 토요공연에서는 판소리, 기악, 창극 등 다양한 분야의 국악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진다. 공연 내용은 조금씩이라도 매주 달라, 주말마다 공연을 찾는 마니아가 있을 정도다. 1시간 30분, 소리와 가락, 입담에 취한 이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웃음이 가득하다. ◈ 청해원 회 정식 요리를 선보인다. 신선한 회 이외에 죽, 생선 조림, 튀김 등의 요리가 코스로 나온다. 주소 전남 목포시 상동 1153-1 문의 061-282-6556 ◈ 호텔현대목포 서남권 유일의 특급 호텔이다. 208개의 객실을 지니고 있으며, LCD 티브이, 무선 인터넷 등이 갖춰져 있다. 문의 061-463-2233, www.hyundai-hotel.com/mokpo 2nd day / 보성 차밭 ▶▶ 순천만 ▶▶ 남해 이충무공 전몰유허 보성은 전국 녹차 생산의 40% 가량을 맡고 있는 녹차의 땅이다. 구석구석 이어지는 다원의 행렬은 사시사철 보성을 푸르게 꾸민다. 다원에 새순이 돋기 시작하는 5월, 조금은 무거웠던 초록빛 찻잎은 상큼한 연초록으로 모습을 바꿔 말갛게 일렁인다. 마음마저 맑게 정화하는 투명한 빛이다. 보성에서도 관상용 차밭으로 알려진 대한다원(www.dhdawon.com)의 차는 재 넘어 율포만의 안개를 맞고 성장한다. 이슬 맺힌 찻잎은 바람을 타고 향긋한 차 향기를 실어 나른다. 입구에 자리한 시음장에서는 차밭의 향기를 마실 수 있다. 곡우 닷새 전에 어린 잎을 따, 덖어 만든 우전차가 저렴하다. 첫물차라고도 불리는 우전차의 맛과 향은 참으로 여리다. 보성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에는 순천만이 자리했다. 넓디넓은 순천만의 너른 품에는 갯벌과 갈대밭 등이 안겨 있다. 어류의 80% 이상을 품어 어머니의 땅이라고도 불리는 갯벌. 순천만의 넉넉함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순천만 자연생태공원(www.suncheonbay.go.kr)의 나무 데크를 걸으면 갯벌을 분주히 쏘다니는 온갖 종류의 바다 생물과 만나게 된다. 흔히 마주치는 짱뚱어는 6개월은 자고, 나머지 6개월은 깨어 있다는 물고기다. ‘잠둥이’라는 별명에서 짱뚱어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설이 있다. 갈대밭과 더불어 짠물을 머금고 자라나는 붉은 풀, 칠면초도 이국적인 정취를 더한다. 이들 모두를 한눈에 담으려면 1시간 가량 다리품을 팔아 용산 전망대에 오르는 게 좋다. 긴 여운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다. 버스는 다시 남해로 향한다. 1973년 6월, 하동 노량과 남해 노량을 잇는 남해대교가 완공되며 섬 아닌 섬이 된 남해. 남해대교와 가까운 곳에는 이충무공 전몰유허가 자리했다. 1598년 11월19일, 노량 앞바다에서는 조선과 일본의 7년 전쟁의 종지부를 찍은 노량해전이 벌어졌다. 이날 400여 척의 전선을 잃고 남해 방면으로 도망가던 왜군을 쫓던 이순신은 일본군의 유탄에 맞아 전사한다. 이충무공 전몰유허는 그의 유해가 가장 처음으로 육지에 오른 곳이다. 일명 ‘이락사’라 불리는 이곳에는 ‘큰 별이 바다에 잠겼다’는 뜻의 대성운해(大星隕海)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사당 옆에 자리한 거북선 모양의 영상관에서는 노량대전과 이순신의 생애에 관한 3D 영상을 상영한다. 최초의 돔 형태 영상관으로 편안한 좌석이 인상적이다. 3rd day 남해 보리암 ▶ 창선삼천포대교 ▶ 통영 한려수도 케이블카 해발 681m로 그리 높지 않지만 한려수도가 한눈에 담기는 금산은 가히 남해의 으뜸이다. 금산은 본래 신라시대에 원효대사가 보광사를 세운 뒤 산 이름 또한 보광산이라 불렸으나, 조선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올린 뒤 조선을 일으키게 되자 그 뜻을 높이 사 온 산을 비단으로 덮겠다고 해 금산이라 고쳐 부르게 됐다. 금산에는 보리암이 자리했다. 양양 낙산사 홍련암, 강화 보문사와 더불어 3대 관음도량으로 불리는 보리암. 명성 그대로 기도를 드리는 이들로 늘 붐빈다. 보리암은 셔틀버스로 오를 수 있는 복곡 제2 주차장에서 10분 가량 걸으면 닿을 수 있다. 보리암에서 내려와 통영으로 향하는 버스는 죽방렴을 볼 수 있는 창선대교를 천천히 달리더니 삼천포대교에서 아예 정차를 했다. 창선삼천포대교는 남해와 사천을 잇는 3.2km의 연륙교로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 단향교 등 5개의 다리로 구성된다. 2003년 4월28일에 개통된 다리는 섬과 섬, 그리고 육지를 이으며 여행의 새로운 루트를 제시했다. 남해와 사천 양쪽에 전망대가 마련돼 있어 바다와 조화를 이룬 다리를 조망할 수 있다. 다리를 건넌 버스는 섬을 벗어나 뭍, 통영으로 향한다. 벌써 300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인원이 탑승한 한려수도 케이블카를 타러 가는 길이다. 1,975m. 국내에서 가장 긴 관광용 케이블카다. 1번부터 49번까지, 발 아래 전망이 아찔하기만 한 이들은 케이블카 운반차의 번호를 센다. 어라. 4번 운반차가 없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미륵산 정상까지는 15분 가량 거리다. 체력이 허락하지 않는 이들은 케이블카 상층 전망대나 한산대첩 전망대를 이용하면 된다. 물론 전망은 정상만 못하다. 미륵산 정상에서는 일대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한려수도를 수놓은 섬들과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항의 자태가 그야말로 곱다. 산을 깎아 계단식 논을 만든 어촌 마을의 풍경도 있다. 바다만 먹고 살기에는 팍팍한 탓이겠지만 외지인의 눈에는 아름답기만 하다. ◈ 통선재 멋진 서까래의 한옥. 통영 이순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보인 이순신 밥상을 낸다. 생선찜과 구절판, 회, 각종 나물 등으로 구성된 식단이 생각보다 화려하다. 재료 원래의 맛을 살려 요리하는 곳으로 맵고 짠 음식에 길들여진 이들에게는 간이 조금 심심하다. 조미료는 절대 쓰지 않는다. 주소 경남 통영시 용남면 화삼리 945-23 문의 055-645-6336 ◈ 하나투어로 떠나는 내나라 여행 서부권일주 4일, 진도, 보길도 남도 3일, 한려수도일주 4일, 강원일주 3일, 전국일주 7일, 동부권일주 4일, 남도일주 3일, 한려수도일주 3일 등의 상품으로 운영된다. 3일 39만9,000원, 4일 59만9,000원, 7일 110만원으로 상품가격 자체는 만만치 않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2만원 가량에 해당하는 한 끼 식사와 특급 호텔 숙박, 전용 대형 버스 등 투어 내용을 보면 그 자부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전국일주와 서부권, 동부권 일주 여행은 단 1명이 상품을 신청해도 출발이 가능하다. 파격적이다. 지난 3월 말부터 선보인 외국인을 위한 내나라 여행에서 실제 2명의 인원이 출발한 경우도 있었다. 물론 1~2명이 출발할 경우에는 대형 버스 대신 미니 밴이 사용된다. 전국의 지정된 경유지에서 자유롭게 승하차가 가능하며, 각각의 내나라 여행 상품을 연계해 이용할 수도 있다. www.hanatou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한국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한국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이대통령 “저축銀 비리, 분노 앞서 슬픔 느꼈다”

    이대통령 “저축銀 비리, 분노 앞서 슬픔 느꼈다”

    4일 아침 7시.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청와대 집무실로 출근하자마자 수석비서관들을 소집, 금융감독원을 직접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저축은행 불법 대출 등과 관련한 금감원의 부실감독,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 문제 등에 대한 보고를 받고 고민을 해 오다 더 이상 이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직원들이 퇴직 후 갈 자리를 관리하는 등 불법행위가 관습처럼 이뤄진다.”는 금감원 전 간부의 이메일 제보를 받고 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9시 52분쯤 점퍼 차림으로 금감원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무거운 표정으로 작심한 듯 마음에 품었던 말들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부산저축은행 등 대주주와 경영진이 용서받기 힘든 비리를 저지른 것을 보면서 저 자신도, 국민도 분노에 앞서서 슬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20년보다 훨씬 전부터 이런 관습은 눈에 보이지 않게 있었고 그것이 쌓여서 지금 이러한 문제로 발생한 것”이라면서 “여러분의 조직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것은 정부의 지적이 아니라 국민의 지적”이라고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금감원) 1500명 직원 모두의 연 평균임금을 따지면 9000만원은 될 것”이라면서 “그런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경력을 이용해서 기능을 제대로 하면 얼마나 좋겠느냐. 그러나 불행히도 여러분이 그간의 경륜을, 경험을 악용해 대주주 비리에 합세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비리는 용서해서는 안 되고, 또 그런 일에 협조한 공직자도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서민들이 낸 세금까지도 몇몇 대주주와 힘을 가진 사람, 더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 돌아간다면 그것은 공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면서 “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울산 축구단 서산서 ‘홈’경기?

    프로축구 울산이 새달 15일 제주와의 K리그 10라운드 경기를 충남 서산에서 치른다. 홈구장인 울산문수축구장부터 경기가 열릴 서산종합운동장까지는 379.31㎞. 자동차로 무려 4시간 30분이 걸린다. 그런데 ‘홈경기’란다. 서산에는 올 시즌 K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현대오일뱅크의 본사가 있다. 오일뱅크는 후원계약 때 프로축구연맹에 서산 경기를 요청했다. 직원 사기진작과 축구 외연 확대 차원이었다. 오일뱅크 사장은 울산 호랑이축구단의 사장. 처음엔 난색을 표했던 상대팀 제주도 결국 서산경기를 승낙했다. 제주는 SK이노베이션이 운영하기 때문에 공교롭게도 ‘정유업계 라이벌전’ 의미까지 더해졌다. 울산팬들은 분노했다. “홈팬을 무시한 처사다. 스폰서 눈치 보느라 연고지를 버린 격”이라고 말했다. 단발성 항의가 아닌 남은 시즌 서포팅을 보이콧하겠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한 팬은 “뒤통수 맞은 기분이다. 울산을 좋아하는 죄밖에 없는데 내 팀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며 흥분했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대기업의 입맛에 의해 좌우되는 현실에 착잡함을 감추지 못한 것. 일단 한 경기지만 ‘필요에 의해’ 어느 순간 다른 지역으로 떠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K리그 골수팬들이 안양을 떠난 FC서울을 북패(륜), 부천을 떠난 제주를 남패(륜)라고 부르는 이유와도 상통한다. 연고 무시 외에도 문제는 있다. 서산에는 야간라이트 시설이 없어 낮 경기로 치러야 한다. 원래 오후 5시로 예정됐던 경기는 그래서 두 시간 당겨졌다. 경기장도 엉망. 본부석 쪽 스탠드를 제외한 나머지 삼면은 모두 잔디다. 제대로 된 매표소도 없고 화장실도 좁다. 울산 구단은 사태 수습에 나섰다. 서산 경기에 왕복차량을 제공할 예정이고, 다양한 지역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서산 경기를 멀리서나마(?) 볼 수 있도록 공중파 방송, 최소한 울산지역방송 생중계를 알아보고 있다. 울산 송동진 부단장은 “과거 울산이 마산, 창원 등지에서 치른 경기가 ‘경남FC’ 탄생의 발판이 됐다. 축구판의 외연을 확장하자는 대의적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좋다. 하지만 연고 개념이 확실한 프로야구라도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지역연고 정착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팬들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K리그라면 ‘개리그’ 오명에서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서울 외곽 8곳 거점도시 개발

    서울 외곽 8곳 거점도시 개발

    서울시는 창동 등 외곽지 8곳에 경기 지역 도시와 연계해 자족 기반을 갖춘 수도권 중심 거점을 개발한다고 18일 밝혔다. 대상 지역은 창동·상계, 연신내·불광, 마곡, 문정·장지, 천호·길동, 망우, 대림·가리봉, 사당·남현 등이다. 이들 8곳은 본래 고용 기반이 미약해 지역 주민이 서울 도심으로 장거리 통근을 하는 과정에서 교통 불편을 겪고 지역불균형 문제도 노출, 이런 개발 방안을 마련했다. ●창동·상계, 벤처단지 육성 창동·상계 지역의 경우 의정부·동두천과 연계해 동북권의 중심지로 육성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공공부지에 벤처 단지를 만들고 상업·업무 기능을 확충해 동북권의 인구 350만명과 경기 북부의 150만명 등 수도권 500만명이 활동하는 경제·문화·쇼핑 거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연신내·불광, 복지 문화공간 확충 연신내·불광 지역은 고양, 파주와 연계해 서북권 경제 중심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불광 역세권과 고양의 영상문화 유통 기능을 결합하고, 노인 문화시설과 공연장, 전시장 등 복지 문화 공간과 업무·상업 공간을 확충할 계획이다. 문정·장지 지역은 성남·용인 등 수도권 동남부 및 위례신도시와 연계해 미래형 복합도시로 만든다. 이 지역에 강남의 정보기술(IT)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연구·업무 시설을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문정·장지, IT산업 지원시설 유치 시는 계획수립 과정에서 서울·인천·경기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도 갖고, 주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다. 시는 또 다음달 연구용역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까지 ‘수도권 차원의 공간구조 개편을 위한 광역거점 특화·육성 방안’을 마련한 뒤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병하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서울과 경기 지역을 연결하는 광역거점 도시가 생기면 수도권 교통난이 해소되고 지역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면서 “특히 서울과 경기, 인천이 상생·공존할 수 있는 협력 체계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연평도의 봄

    연평도의 봄

    “봄이 돼야 뭐가 좀 달라지겠지. 아직은 힘들어….” 설 일주일 전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던 공혜순(80) 할머니는 봄을 기다렸다. ‘봄(春)’. 연평도 사람들에게 봄은 무슨 의미일까. 어떤 변화를 담았을까. 다시 찾았다. 여객선 코리아나익스프레스호가 당섬선착장에 도착할 때까지 온갖 상념이 떠나지 않았다. 지난 3일 오후 1시 30분 연평도 당섬. 북풍이 세차다. 영상 1.8도라지만 체감온도는 영하권이다. ‘두두두두두두….’ 정신이 번쩍 든다.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이후 뚝 끊겼던 고깃배들의 엔진소리다. 출항을 준비하는 ‘생명음’과 다름없다. 확실히 달라졌구나. 변화가 확인되는 순간 발걸음은 빨라졌다. 오후 2시. 통발어선 길영호 선원들이 오전 내내 건져 올린 통발을 고압세척기로 씻어내고 있다. 통발 안에는 불가사리, 죽은 물고기, 쓰레기만 가득했다. 100일 넘게 통발을 건지지 않아 생긴 일이다. 어찌 보면 쓰레기 처리다. 하지만 30년 경력의 베테랑 선원 오미석(49)씨는 풍어(豊漁)의 꿈을 놓지 않는다. “한해 농사를 시작하려면 피할 수 없잖아요. 100일 넘게 건지지 않았는데….” 정상조업하려면 며칠은 ‘쓰레기 처리’를 해야 한단다. 그 옆으로 올해 첫 조업을 나가려던 안강망 어선 만선호도 엔진에 문제가 생겼다. 선주와 선원 7명이 근심스러운 표정이다. 손질이 끝난 색색의 그물들이 배 위에 올려져 있다. 선원 윤동환(50)씨는 “그물 손질은 끝냈는데, 기관실 손질을 못해 생긴 일”이라며 “조만간 기관실 정비를 마치고 조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실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연평로 해안 쪽에는 꽃게닻자망 어선인 광미8호 선원 6명이 천막 아래서 꽃게잡이 어구를 손질하고 있었다. 선주 신형근(44)씨는 ‘조업을 준비하는 거냐.’고 묻자 “조업준비라고 해봤자 철망(그물 철거) 작업밖에 없다.”면서 “4월 10일에나 정상조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정부가 정한 상반기 꽃게잡이 기간은 4월 1일부터 6월 30일인데 이렇게 되면 10일을 까먹게 된다.”며 “대책 마련을 위해 선장과 선주들이 이날 어민회관에서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금어기(禁漁期)는 해양수산법에 규정된 사항이다. 회의에서는 7월 10일까지 조업기간 연장을 건의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신씨는 “예전에는 5월 말에서 6월 초가 꽃게철인데 지금은 연평도 바다도 수온이 낮아져 6월 말에서 7월 초는 돼야 꽃게가 많이 잡힌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상반기에는 2억원을 벌었는데 5억원은 벌어야 그물값 메우고 선원 월급 주고, 나도 먹고산다.”고 풍어를 기대했다. 변화는 바닷가뿐이 아니다. 이튿날인 4일 오전 8시 연평초등학교 앞. 활기가 느껴진다. 3학년 김세웅(9)군이 파란색 자전거를 타고 숨을 헐떡이며 교문으로 들어섰다. 이날 연평 초·중·고등학교에 따르면 초등학생 82명, 중학생 27명, 고등학생 22명 등 등록된 학생 전원이 이상 없이 등교했다. 오후 1시 어린이집 놀이터. 연평초등학교 2학년 단짝인 방서준(8)·박상열(8)군이 뒤엉켜 그네를 타고 있다. 서준이는 “연평도에 돌아오니까 좋아요. 마음이 편해요. 상열이랑 마음껏 놀 수 있어 좋아요.”라고 밝게 말했다. 닫혔던 상점들도 문을 열었다. 서부리에서 장춘상회를 운영하는 방춘자(59·여)씨가 가게 앞을 쓸고 있었다. 피란 가던 당시를 상기시키며 “안 돌아온다면서요.”라고 농담하자 방씨는 환하게 웃으며 “삼촌아. 넘(남)들 다 돌아왔잖아.가게 문 닫고 있으면 되나.”라고 되받는다. 서부리의 한 호프집 문엔 참으로 오랜만에 ‘오픈’(open)이라는 팻말이 걸렸다. 연평도가 다시 숨쉬고 있는 것이다. 연평도 김양진·김소라기자 ky0295@seoul.co.kr
  • “터키 원전 수주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아”

    “터키 원전 수주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아”

    “터키 원전 수주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터키 측이 일본과 협상을 하고 있어, 결정이 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일본 조건이 우리보다 다소 유연 2011년도 재외공관장회의에 참석 중인 배재현(57) 주터키 대사는 25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고 “터키 원전 수주가 어려움을 겪게 됐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터키와 일본 간 협상이 진행 중이고, 우리 측이 터키 측에 요청한 ‘정부 보증’보다 일본 측이 다소 유연한 조건을 내놓은 상황이지만,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배 대사는 “마지막 끈을 잡는 심정으로 국내 관계자들과 만나 대책을 협의하고 터키 측과 계속 접촉해 의중을 파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 대사는 공관장회의가 끝난 뒤에도 일주일간 국내에 더 머물면서 터키 원전 수주와 관련된 정부 및 기업의 관계자들과 만나 대책을 숙의할 예정이다. 특히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박영준 차관, 원전 수주 협상을 시작했던 한승수 전 총리 등을 찾아 ‘묘안’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한국과 터키 간 이 문제에 대해 계속 협의할 수 있도록 양측 관계자들을 연결시키는 ‘중매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리비아에서 철수하는 우리 교민들이 터키 선박을 이용해서 탈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배 대사는 “한·터키 관계가 그만큼 좋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평소 쌓은 신뢰가 양국 관계에 작용하는 것”이라 평가한 뒤 “양국 간 협력이 서로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터키는 이슬람 국가이면서 오래전부터 민주화 과정을 거쳐 평화적으로 정권교체를 했고, 이슬람과 민주주의, 시장경제, 실용주의 등이 조화된 국가”라며 “중동 국가들이 앞으로 개혁하고 민주화하는 데 터키가 롤(역할) 모델로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국내 기업인 터키 초청해 포럼 예정 배 대사는 오는 9월 국내 기업인 등을 터키로 초청해 건설 관련 포럼을 열 계획이다. 그는 “오는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하게 된 카타르에 건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건설 강국인 터키와 한국이 함께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터키는 엔지니어링이, 한국은 시공이 강하기 때문에 ‘윈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남한강 옛 철길따라 자전거길 조성

    남한강 옛 철길따라 자전거길 조성

    오는 10월부터 서울 한강변에서 남양주와 양평까지 이어지는 옛 중앙선 철길을 따라 자전거길이 뚫린다. 남한강 경치를 즐기면서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9월까지 남양주 팔당대교부터 양평 양근대교까지, 중앙선 복선화로 쓸모가 없어진 폐철도 26.82㎞ 구간에 자전거길을 만든다고 24일 밝혔다. 이 구간이 조성되면 행주대교부터 팔당대교까지 이어지는 기존 자전거길 63㎞와 연결되면서 한강변 구간에 90㎞의 자전거길이 생긴다. 팔당대교부터 양평까지는 일부 지역에만 자전거길이 조성돼 있어 자전거 동호인과 주민들의 건의가 많았다. 자전거길은 폭 3m의 왕복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로 구성되며 안전 펜스와 가로등, 표지판이 설치된다. 중앙선 폐철로가 깔려 있는 곳은 침목만 걷어 내고 아스콘 포장을 해서 자전거 도로 중앙선, 산책로 구분선으로 활용한다. 철도에 쓰였던 자갈도 그대로 사용해 예산 62억원을 줄일 예정이다. 북한강 철교 560m 구간과 터널 9곳은 공공디자인포럼의 자문을 거쳐 모양을 바꾸고 내부에 소방안전시설, 폐쇄회로(CC)TV 등의 안전시설을 갖춘다. 북한강 철교 구간에는 안전을 위해 2m 높이의 펜스가 설치되고 이용자들이 강을 내려다볼 수 있도록 바닥 일부가 강화유리로 꾸며진다. 자전거길은 한강 자전거도로를 따라가거나 지하철 중앙선을 타고 팔당역에서 내려 찾아갈 수 있다. 자동차를 이용할 땐 남양주 역사박물관에 무료로 주차한 후 대여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사업비 239억원 중 162억원은 행안부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경기도와 남양주시, 양평군에 특별교부세로 지원된다. 행안부는 자전거길이 완성되면 한강변 자전거 이용자 연 700만명 중 상당수가 찾아 두물머리, 다산 유적지, 수종사, 마재공원 등의 관광 자원과 지역 축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걱정스러운 이슬람채권법 ‘종교적 왜곡’

    이슬람채권에 면세 혜택을 주자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슬람채권법)이 임시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법 개정을 바라는 정부와 달리 개신교계와 야당, 심지어 일부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드세다. 어렵사리 문을 연 국회에 또 돌풍을 예고한다. 청와대 관계자가 어제 ‘재원을 조달하는 새 길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이 뜨겁다. 법 개정에 반대하는 측은 이슬람채권에만 세제 혜택을 주는 건 형평성에 위배된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슬람채권법은 달러 표시 채권에 이자소득세를 면제하듯 이슬람채권에도 동일한 세제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지금 법대로라면 이슬람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은 자산 매매며 임대에 따른 양도세와 취득·등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다른 외화 표시 채권을 발행할 때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그 불이익을 면세를 통해 동등하게 해결하자는 주장에 반대한다면 오히려 형평성을 애써 외면하는 처사인 것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와 관련한 자금대출용이라는 주장을 제기한 민주당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기획재정부가 중동 오일머니 유치를 위해 이 법안을 처음 낸 건 UAE 원전 수주 훨씬 전의 일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12월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에서 여·야 합의를 거치지 않았는가. 무엇보다 우려할 대목은 끊임없이 종교를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종교계 안팎의 집단 이기일 것이다. 한기총을 비롯한 개신교 보수교단 대표들이 여야 지도부를 차례로 만나 법안 반대 입장을 편 데 이어 법안이 통과되면 다음 총선 때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까지 했단다. 가뜩이나 이 법안이 1년 넘게 표류한 것을 놓고도 개신교 신자인 의원들의 입김이 컸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지금이라도 아집과 독선을 허물고 진정한 국익과 종교적 선(善)이 뭔지를 깊이 헤아려야 할 것이다.
  • 우주 기원의 비밀 풀 ‘신비한’ 슈퍼컴 개발

    우주 기원의 비밀 풀 ‘신비한’ 슈퍼컴 개발

    해외 과학자들이 인류가 수 천년을 궁금해 해 온 ‘우주 기원의 비밀’을 풀어줄 슈퍼컴퓨터를 개발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영국 포츠머스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슈퍼컴퓨터 ‘시아머‘(SCIAMA)는 데스크톱 컴퓨터 1000대를 합친 것 만큼 방대한 양의 메모리와 연산능력을 자랑한다. 또한 초당 10억 회의 연산이 가능해 우주와 중력의 지식을 확장해주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이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광활한 범위의 우주를 시뮬레이션하고, 수백만 은하계의 특성, 지금까지 풀지 못했던 우주론의 비밀 등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의 수석 기술자인 게리 버튼 박사는 “‘시아머’는 수많은 컴퓨터의 기능이 동시에 발휘되고 있는 기계라 생각하면 된다.”면서 “이러한 슈퍼컴퓨터는 우주선이나 우주정거장, 천체망원경 등이 수집하는 방대한 량의 데이터를 동시다발적으로 관찰하고 계산해 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이것을 이용해 은하계를 포함한 우주의 역사 등 우주 기원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아머’의 이름은 우주론자인 데니스 시아머(Dennis Sciama)의 이름에서 따 왔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현대車 직원대피·LG전자 가동중단…건설업계 초긴장

    현대車 직원대피·LG전자 가동중단…건설업계 초긴장

    이집트 시위사태가 격화되면서 국내 산업계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로선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주변 중동 지역으로 소요가 확산될 경우 해외건설 공사 수주와 상품 수출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코트라에 따르면 이집트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권에서 네 번째로 큰 수출시장이다. 지난해 총 1650개사가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등 22억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현지진출 국내기업 36개사 현지법인, 지사, 연락사무소, 교포 직접투자 등의 형태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36개사다. 카이로에 아프리카지역본부를 둔 현대자동차는 직원들을 두바이 지역본부로 대피시켰고, LG전자와 삼성전자도 가족들을 국내로 대피시켰다. 포스코, OCI상사 등도 직원과 가족들을 제3국이나 본국으로 대피시키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LG전자는 TV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마이다스의 폴리에스테르 직물 공장은 직원 30% 이상이 출근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카이로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인 수브라엘카이마 시에 있는 동일방직의 원사제조 공장만이 유일하게 가동 중이지만, 언제까지 작업이 가능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당장은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 직원의 신변 안전이 우선이지만 국내 산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집트 사태가 다른 중동 국가로 확산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 건설업계가 지난해 따낸 716억 달러 해외공사 중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수주한 물량이 472억 달러로 65%가 넘기 때문이다. 자칫 중동으로 소요가 확산되면 한국 건설업계의 황금어장이 흔들릴 수 있다. 국내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집트 정권이 흔들리면 중동도 안심하지 못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수주 다변화 등을 도모해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태호 국토해양부 건설정책관은 “이집트 시장은 크지 않지만 소요사태가 중동으로 확산되면 해외건설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면서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올해 해외수주 목표 등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을 업계와 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도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GM대우,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업체 3사가 지난해 이집트에 수출한 자동차는 6만여대. 전체 해외 수출량 227만대에 비하면 아직 시장 규모는 작은 편이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중동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이 지역의 판매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장 작아 초기 영향은 미미 해운업계도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유럽과 아시아 간 주요 해운통로인 수에즈 운하가 봉쇄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수에즈 운하가 폐쇄되면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의 케이프타운을 돌아가거나 파나마 운하를 거쳐 대서양으로 항로를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운임 손해와 연료 증가 등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해운사에 피해를 줄 전망이다. 종합상사들 역시 이집트 사태의 영향권 안에 있다. 하지만 이집트 시장 자체가 작아 현지 지사가 있는 회사도 얼마 안 되고, 있더라도 단독주재원 체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파장은 그리 크지 않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문을 연 카이로지사는 아직 실적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실질적인 피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리비아 트리폴리에 지사를 두고 있는 LG상사 관계자는 “리비아 등은 체제가 상당히 공고하고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도 높아서 주변 지역으로 시위가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이순녀기자·산업부 종합 coral@seoul.co.kr
  • 관광특수 맞은 제주, 구제역 차단 비상

    “요즘은 솔직히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이 전혀 반갑지 않습니다.”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제주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제주 섬은 그동안 단 한 차례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구제역 청정섬이다. 그러나 구제역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바다 건너 제주 섬도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 전국에서 관광객이 밀려들면서 이들에 의해 구제역이 유입될 가능성에 방역당국은 초 비상상태다. 연말연시 제주행 항공권은 대부분 동이 났고 6만여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 관계자는 “관광을 오지 말라고 할수도 없고 참으로 난감한 상태”라며 “제주공항과 제주항에서 불편하지만 관광객 개개인에 대한 소독 방역을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어소독기의 강도를 대폭 높이자 일부 관광객들이 가발이 벗겨졌다며 강하게 항의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제주는 한라산과 중산간에 서식하는 노루, 멧돼지 등이 구제역에 감염되면 방역도 어렵고, 통제가 불가능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어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제주와 한라산의 상징인 노루를 모두 살처분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22개 제주올레 코스 가운데 가축농장이 인접한 1·2·9코스는 전면 폐쇄 조치한 상태다. 또 전국의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제주에 들어올 가능성도 높아 모든 축산농가에 외국인 근로자의 신규 채용을 금지하도록 했다. 제주 흑돼지, 흑우 등 향토 종축 보호를 위해 종축 분양과 동결 정액의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노루 등이 서식하는 한라산 산행도 등산로를 이탈하지 말아 달라.”고 간곡하게 당부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 올레 경제효과 3년간 700억

    제주 올레가 지역 경제에 미친 파급효과가 7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도는 올레가 개장한 2007년 9월 이후 지난 10월 말까지 올레를 찾은 인원이 모두 95만 5000여명이고, 이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724억원이라고 20일 밝혔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서귀포시가 지난해 4월 올레꾼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것이다. 당시 조사에 응답한 올레꾼 888명은 하루 평균 7만 6000원(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항공·선박 요금 제외)을 지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도별 올레 방문객과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2007년 3000명 2억원, 2008년 3만명 22억원, 2009년 26만 9000명 203억원 등이다. 올 들어서는 지난 10월 말까지 65만 3000명이 찾아 497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발생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종편·보도채널 출범 카운트다운] 균형 보도·콘텐츠 차별성·자본금 규모 3대 필수요건

    [종편·보도채널 출범 카운트다운] 균형 보도·콘텐츠 차별성·자본금 규모 3대 필수요건

    정부 계획대로 23일 종합편성(종편) 및 보도전문 채널 사업자 선정을 위한 합숙심사가 시작되면 30일이나 31일 사업자가 확정된다. 야당의 반발이 여전한 데다 선정 결과 등에 따라 미디어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공정 심사가 핵심 관건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마련한 심사항목과는 별개로 방송언론학자 5인에게 최소한의 필수 체크 포인트를 들어 봤다. 우선 손에 잡히는 기준은 ‘돈’이다. 방통위는 보도채널의 경우 자본금이 최소 400억원은 넘어야 하고 600억원 이상일 경우 만점을 주겠다는 기준을 세워 뒀다. 이 기준에 비춰 보면 연합뉴스의 ‘연합뉴스TV’(이하 법인명 가칭), 머니투데이의 ‘머니투데이보도채널’, 서울신문의 ‘서울뉴스’가 앞선다. 연합뉴스TV는 98곳 법인 주주 등을 포함해 총 605억원의 자본금(연합뉴스 지분 28%)을 모았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보도채널은 41개 중소기업과 25명의 개인 주주를 통해 600억원(머니투데이 지분 30%)을, 서울뉴스는 우량 중소기업 74개사를 통해 551억원(서울신문 지분 29.9%)을 각각 모았다. 자본금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곳도 있다. 헤럴드미디어 컨소시엄의 ‘HTV’는 자본금 규모가 크면 단기간에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점과 공동 대주주가 우량 대기업이라는 점만 제시했다. CBS의 ‘굿뉴스’ 역시 15개 주주와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만 밝혔다. 업계는 두 회사의 자본금 규모를 400억~500억원으로 추산한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전체 보도채널 간 다양성을 견지하기 위해 새로 출범할 보도채널은 대자본이나 특정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도록 주주 구성을 면밀히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명하지 못한 주주 구성이나 보도국 독립성을 담보할 장치가 제시되지 않은 예비사업자는 감점요인이라는 얘기다. 재정 건전성 못지않게 콘텐츠 질을 따져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방통위가 자본금 규모를 놓고 고민할 때 기준치를 너무 높게 잡으면 돈 잔치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던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은 가장 많은 자본금을 모은 연합뉴스TV를 두고 “뉴스통신진흥법상 국가기간통신사로 지정돼 이미 수백억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다.”며 비판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지, 편성권의 독립이 보장되는지, 주주들의 지분이 골고루 분산돼 있는지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균형 있는 보도 태도로 이어진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새 보도채널은 다양한 여론을 균형감 있게 전달해야 한다.”면서 “기존 채널들이 충족시켜 주지 못한 부분, 즉 정치의 논리나 자본의 논리에서 공정하지 못했던 부분을 채워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주요 주주들의 과거 활동과 이 활동이 보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별성’도 중요한 체크 항목으로 꼽혔다. KBS·MBC·SBS·YTN·MBN 등 기존 방송채널이 있는 상황에서 신규 채널이 가세하는 것인 만큼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서는 뭔가 다른 내용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기존 채널과 어떻게 차별화하겠다는 것인지, 특히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맞게 시청자들의 관심과 반응을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숙 경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만 겨냥한 뉴스는 우물 안 개구리밖에 안 된다.”면서 ‘글로벌’ 항목을 중시했다. 정 교수는 “해외 유력 통신사를 통해 세계를 보는 데서 벗어나 이제는 우리의 시각으로 세계를 조명하는 채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조태성·이은주기자 cho1904@seoul.co.kr
  • “고교평준화 학력저하 근거 없다”

    “고교평준화 학력저하 근거 없다”

    고교 서열화 정도가 심한 평준화 지역의 학교 수능 점수가 비평준화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준화 정책으로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저하된다는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연구결과여서 주목된다. 강상진 연세대(교육학) 교수는 2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서울 정동 교육과정평가원에서 개최한 ‘수능 및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심포지엄’에서 ‘5·31 교육개혁 이후의 고교 간 교육격차 추세 분석’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강 교수는 1995년 문민정부가 5·31 교육개혁을 발표한 이후 2010학년도까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비교한 결과 평준화 도시에 속한 학교의 평균 점수가 16년간 예외 없이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道) 전체에 비평준화를 적용하는 충남과 전남, 경북은 수능 언어와 수리, 외국어 영역에서 16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 반면 광주와 부산, 대구 등 평준화 지역은 이들 지역보다 높은 평균 점수를 보였다. 평준화와 비평준화를 동시에 적용하고 있는 전북의 경우에도 비평준화 도시의 수능 평균점수가 평준화 도시보다 모든 교과영역에서 2002년까지 2~3점 낮았으나, 2003학년도부터는 격차가 5~8점으로 벌어졌다. 강 교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비평준화 지역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수학생이 소수고교로 밀집되고 학력이 처지는 학생은 낙후 학교로 밀집된다.”면서 “고교 간 격차가 확대되고 서열화가 고착되면서 소수 상위권 고교 간에만 학력경쟁이 존재해 전체적으로 경쟁이 저하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v강 교수는 또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교육 정책인 ‘고교 다양화 300정책’ 역시 학교 간 격차를 제도화할 수 있어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0년간의 실험으로 실패로 결론난 자율형 사립고와, 대학입시에서 사회갈등 요인이 되는 특목고 정책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학교 선택을 통한 교육의 다양화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치열한 대입경쟁 구조를 가진 우리 교육 현실에는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못박았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연평도 꽃게잡이 ‘시름’

    연평도 꽃게잡이 ‘시름’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불똥이 수산시장으로 튀고 있다. 꽃개잡이 어선이 정상적으로 출항하지 못해 어민의 피해는 물론 출하량 감소로 꽃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1차 피해는 연평도 꽃게잡이 어민들이다. 연평도 남쪽에 있는 ‘연평어장’(764㎢)에서는 매년 인천지역 전체 꽃게 어획량의 25%를 잡고 있다. 연평어장 꽃게잡이는 금어기 규정 때문에 4~6월, 9~11월에만 가능해 예년 같으면 지금이 한창 조업으로 바쁠 때다. 그러나 북한군 포격으로 인해 연평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 25일까지 3일간 조업 중단 조치가 내려졌고, 현재는 조업은 가능해도 꽃게잡이를 나갈 어민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연평도 선주와 선장들은 포격이 있던 지난 23일부터 꽃게잡이 배를 타고 도망치듯 섬을 떠났다. 어선 66척 가운데 30여척이 남아 있으나 긴장이 고조돼 불안감에 조업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꽃게잡이 닻자망어선 김모(35) 선장은 “개당 1200만원짜리 어구 10여개를 바다에 두고 왔다. 시간이 지나 어구 위치를 표시해 둔 부표마저 떨어져 나가면 어구를 아예 잃어버리게 된다. 이런 생각을 하면 밤잠이 안 온다.”고 말했다. 조업 중단은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가격 상승을 불어오고 있다. ㈜안산수산에 따르면 29일 암게 도매가격은 ㎏당 1만 7000~1만 80 00원. 연평도 사건이 일어나기 전인 22일보다 7000~8000원 올랐다. 안산수산 관계자는 “꽃게 최대 어장 중 하나인 연평어장에서 꽃게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물량이 지난주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면서 “당분간 꽃게 가격이 오름세를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안양수산물도매시장 역시 지난주보다 꽃게 물량이 3분의1가량 줄어들었다. 꽃게 전문 판매업체들의 고민도 깊다. 수원의 D 꽃게판매업체는 “1주일 전보다 꽃게 가격이 많이 올랐다.”면서 “손님들이 비싼 가격에 그냥 발길을 돌리는 일이 허다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K 꽃게판매업체는 “지난주보다 kg당 2000~3000원 정도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주말 데이트] ‘세시봉 디너쇼’여는 포크계의 살아있는 전설 송창식

    [주말 데이트] ‘세시봉 디너쇼’여는 포크계의 살아있는 전설 송창식

    피리를 부는 사나이다. 언제나 웃는 멋쟁이다. 고래사냥을 갈 때도 피리 하나 불고 간다. ‘한번쯤 돌아보겠지’라고 불러도 ‘바람따라 떠도는 떠돌이’라며 웃는다. 그러면서 ‘갈 길 멀어 우는 철부지야, 나의 피리 소릴 들으려무나 삘릴리 삘리리’라고 한다. 무정타. 못마땅해 칭얼대면 ‘왜 불러, 왜불러, 돌아서서 가는 사람을 왜 불러 토라질 땐 무정하더니 왜 왜 왜~’라고 답한다. 특유의 ‘히죽 웃음’과 함께. 에궁, 고래잡으러 3등 완행열차나 타는 게 훨씬 낫겠다. 살아 있는 포크계의 전설이다.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없다. 가수 송창식(63). 지난 22일 인디 밴드 대표주자 장기하가 MBC 예능프로그램 ‘놀러와’에서 송창식의 ‘왜 불러’를 불러 인기를 끌었다. 며칠 앞서 같은 프로그램에 1970~80년대 우리나라 음악계를 대표했던 가수 네 명이 출연,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했다. 당시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유명한 음악 감상실 ‘세시봉’에서 만나 매일 노래를 부르던 멤버, 즉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이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꼈던 한가지. ‘역시 송창식이구나’. 왜? 항상 홀리듯 다가오는 미소가 여전했고. 떨리듯 가슴 속을 후벼파는 울림의 목소리가 그랬다. 송씨의 음악 인생은 올해로 43년째. 1967년 데뷔 당시에는 베이스 기타리스트 이익균, 윤형주 등과 함께 ‘트리오 세시봉’으로 시작했고 이듬해 이익균이 군대에 가자 윤형주와 ‘트윈 폴리오’로 바뀐다. 여기에서 잠깐 팁. 세시봉은 1958년 사업을 하던 이흥원(1975년 작고)씨에 의해 시작됐다. 이후 1960년까지 충무로1가와 소공동, 종로 YMCA 세 군데를 거친다. 1964년 무교동에도 생겨났다. 1969년 TV 보급에 밀려 문을 닫을 때까지 많은 젊은이들이 이곳 통기타에 열광하면서 젊음을 한껏 발산했으며 ‘통기타 가수의 산실’ ‘청바지 문화의 원조’라는 말도 여기에서 생겨났다. 당시 100여평의 ‘세시봉’에는 입장료 30원을 낸 청춘남녀들로 연일 성황을 이뤘다. 여기에서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 송창식이 함께 무대에서 섰고 이백천, 이상벽씨 등이 사회자로 나서 인연을 맺기도 했다. 송씨는 ‘세시봉 시절’에 ‘나는 너’ ‘하얀 손수건’, ‘웨딩 케이크’, ‘축제의 노래’ 등을 히트시켰다. 1970년 솔로로 전향한 이후 그는 특유의 음악적 천재성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한다. ‘고래사냥’, ‘왜 불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고 ‘담뱃가게 아가씨’, ‘맨 처음 고백’, ‘피리 부는 사나이’, ‘가나다라’, ‘푸르른 날’, ‘한 번쯤’ 등을 쏟아내면서 200여곡이 넘는 자작곡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올해로 솔로 전향 40주년을 맞는 데다 다음달 21~22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세시봉 친구들’이라는 제목으로 모처럼 디너쇼를 갖는다기에 데이트를 요청했다. 지난 23일 저녁 경기 구리시에 있는 송씨의 연습실. 늘 그랬던 것처럼 양 팔을 가볍게 벌리는 동작에다 ‘히죽 웃음’으로 맞이한다. 어째서 그런 미소가 나왔을까. 고등학교 시절이다. 교실에 남학생이 5명, 여학생이 50명이 있었다. 교실에 들어갈 때마다 약간 지각한 것이 미안해 슬쩍 웃기 시작했는데, 그게 평생 습관이 돼버렸다. 연습실은 꽤 넓어보였다. 40년된 LP판들이 수백장 정도 진열돼 있었고 벽에는 머리숱이 많을 때(50살부터 머리가 빠졌다고 한다)의 큰 사진이 걸려 있다. 그 사진 앞에 마주 앉았다. “여기에서 요즘 무슨 연습을 하나요.” “요즘뿐만 아닙니다. 365일 저녁 8시면 여기에 옵니다. 기초연습을 하지요. 아~ 하는 발성과 음정 연습입니다. 노래부를 때 음정 틀리면 곤란하거든요.(웃음)” “다음달 디너쇼 준비는 잘 돼갑니까.” “잘되고 안되고 뭐 있겠어요. 늘 연습하는 것처럼 하면 되니까.” 이때 김세환씨와 윤형주씨가 들어온다. 디너쇼 멤버들이다. 윤씨는 “레퍼토리나 정해보자고 오늘 만난다.”고 했다. 아니 불과 20여일 남기고? 하긴 선수들이니깐…. “디너쇼에는 왕년의 세시봉 시절 이상벽씨도 함께합니다.” 순간, 엄청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얘기를 더 이상 해본들 무슨 소용있으랴. 화제를 돌렸다. “나이에 비해 젊어 보입니다. 운동은 어떤 거 합니까.” “제자리 돌기합니다. 자고 일어나서 두 시간동안 제자리에서 도는 것이지요. 기마 자세로 눈을 감고 온몸의 힘을 쭉 빼고 있으면 저절로 몸이 돌아갑니다. 이렇게 팔을 가볍게 벌리고….” 여기서 잠시 그의 일과 정리. 늘 아침 6시에 자고 오후 2시에 일어난다. 40년째 낮과 밤을 거꾸로 사는 셈이다. 일어날 때 화장실에서 꼭 한 시간동안 책을 읽는 버릇이 있다. 잡지든 고전 소설이든 닥치는 대로 읽는다. “연말이 다가오는데 술 약속이 많습니까.” “40년 전에 술을 끊었습니다. 간혹 마실 때도 있는데 새로운 술이 나왔을 때 입술로 살짝 맛만 봅니다. 그렇게 맛본 것 중에 마오타이주(茅台酒)가 가장 기억에 납니다.” “퇴촌 집이 수상가옥이라고 하던데요.” “집 없이 살다가 16년 전에 하나 마련했는데 그저 개울가 옆에 있는 집일 뿐입니다. 수상가옥을 지으려면 얼마나 돈이 많이 들겠습니까. 집사람이 물을 좋아해요. 더울 때 8월에 태어났거든요(웃음). 제가 직접 설계했습니다. 부엌을 좀 크게 했지요.” 그는 어릴 때 가수가 아니라 지휘자가 되고 싶었다. 작곡을 선택하려고 했으나 가난해서 성악으로 전환했다. 그것도 독학. 처음에는 클래식을 공부했다. 그럴 때 우연히 찾아간 ‘세시봉’에서 팝송을 부르는 조영남을 보고 팝송과 대중음악에 빠지게 됐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저는 원래 계획이 없어요.. 늘 하던 대로 이렇게….” 이때 윤형주씨가 옆에서 “내년 10월에 세종문화회관 공연 있잖아. 트윈 폴리오 공연….” 하고 거든다. 다들 소리내어 웃었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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