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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학 앞두고 다시 전면등교 중단…재택근무 못하는 학부모 발 동동

    방학 앞두고 다시 전면등교 중단…재택근무 못하는 학부모 발 동동

    코로나19 비상대책으로 전면등교 중단휴가·재택근무 어려운 학부모들 “속 타”눈치보며 연차, 조부모에게 부탁도 한계“요즘 월말에 연말이기도 해서 월차 쓰기가 너무 눈치 보이는데 목요일에 하루 원격수업을 한다고 하니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어 겨우 하루 월차 냈죠.” 초등학교 4학년생 자녀가 있는 직장인 김지현(44·가명)씨는 오는 24일 학교 방학을 앞두고 갑자기 시행된 주4일 등교 지침에 당혹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김씨는 “지난주 내내 아이 학교에서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와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보내지 못하고 친정어머니에게 아이 돌봄을 부탁했는데 이번주도 부탁할 수 없어 겨우 월차를 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가 코로나19 거리두기 강화 비상대책에 따라 지난 20일부터 수도권 모든 학교에서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지침을 내리며 학부모들이 혼란에 빠졌다. 김씨와 같이 자녀의 학사 일정에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직장인들은 회사에 가까스로 휴가를 신청하거나 조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등 자구책을 찾아야 하는 형편이다. 교육부의 코로나 비상대책으로 20일부터 수도권 초등 3~6학년은 4분의3 등교를 유지하고 1·2학년은 매일 등교하되 전교생 등교 밀집도를 6분의 5로 관리해야 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2까지 등교할 수 있다. 문제는 학부모들의 대책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김씨는 “조부모도 코로나 감염 취약대상인데 매번 아이를 맡기는 것도 죄송스럽고 걱정된다”며 “방학도 다가오는데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등으로 아이들 활동 반경이 점점 좁아져 가는 마당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만 쌓인다”고 말했다. 학교 내 청소년 확진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재택근무가 어려운 부모들은 자녀를 집에 혼자 두는 힘든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부부가 각각 의료와 학원업에 종사해 휴가 쓸 여건이 안 되는 주연후(46·가명)씨는 초등학교 5학년 자녀의 학교에서 코로나 확진지가 늘어나자 ‘체험학습’ 기간을 신청했다. 주씨는 “아이 할머니가 반찬을 해서 매번 집에 가져다 주신다”며 “아이 홀로 있을 때 안전 등이 걱정돼 집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언제든 연락할 수 있는 휴대전화와 패드 등을 여러 대 집에 뒀다”고 말했다. 주씨는 “학교에서 확진자 밀접 접촉자 한 명만 나와도 학급 전체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요즘 진료소에서 검사받는 것도 1~2시간 기다려야 하고 아이를 데리고 검사받으러 갈 시간도 내기 어렵다”며 “회사에서 뛰쳐나올 수 없어 결국 아이 등교를 스스로 포기하는 부모들이 최근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 장성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 가시화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비 28억원이 내년 예산에 반영된데 이어 국립보건연구원이 전남도·장성군 등과 전담팀(TF)을 구성에 나서는 등 이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20일 전남도에 따르면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이 최근 김영록 지사를 만나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 로드맵을 설명하고, 장성군 등으로부터 협력사항 등 의견을 수렴했다. 질병청은 최근 센터 역할과 기능 수행 확대를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인력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보건복지부 용역과는 따로 자체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기관 명칭은 국립심뇌혈관연구소로, 총사업비는 1980억원, 부지 규모는 3만 400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직도 1부 4센터 28과로 구성해 복지부 연구 용역 결과보다 사업 규모가 4배 늘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조정 심의를 거친 후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타당성 재조사를 할 계획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TF가 구성되면 매월 정례화해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에 따른 조직·예산 확보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타당성 재조사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 사업은 국민 사망원인 2위(24.3%)에 오른 심뇌혈관질환을 국가 차원에서 대응하기 위해 추진되는 시설 구축 사업이다. 경기도 일산에 설립·운영 중인 국립암센터 못지않은 국가 의료 중추시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당초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총사업비 490억원을 투입, 광주연구개발특구 내 장성 나노산단 일원 2만3000㎡에 센터를 구축하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질병청은 올 지난 10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사업비를 1500억원, 부지 면적을 3만8000㎡로 늘려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질병청이 시설 및 조직 확대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올 예산으로 책정된 설립비를 불용처리할 움직임을 보였고, 이에 지역사회는 크게 반발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 등은 ‘질병청이 직원 정주 여건 등을 핑계로 센터 입지를 전남 이외 지역으로 옮기려고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 “‘잘자요’라더니 못 자겠다” 층간소음 논란에 성시경 사과

    “‘잘자요’라더니 못 자겠다” 층간소음 논란에 성시경 사과

    가수 성시경 등 연예인들이 잇따라 층간소음 논란에 휘말려 고개를 숙였다. 성시경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거진 층간소음 논란에 대해 19일 직접 사과했다. 성시경의 층간소음 논란은 다른 연예인의 층간소음 논란글을 통해 불거졌다. 먼저 층간소음 논란에 휘말린 연예인은 배우 김경남.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눈도장을 찍고, KBS 2TV ‘오케이 광자매’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다. 지난 16일 네티즌 A씨는 “사는 집이 오래된 오피스텔이라 방음이 안돼 벽간 소음으로 주의가 필요한 곳”이라며 “이웃이 밤 12시까지 떠드는 건 어쩔 수 없다지만 새벽 늦게까지 고성방가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이어 “관리사무소장에 상의했더니 ‘상습적으로 소음을 일으키는 이웃은 어쩔 수 없다. 그냥 경찰을 부르라’고 하더라. 소장님이 따로 그분께 주의도 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MBC TV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도 나온 유명한 분이다. 인스타그램에 조용히 해달라고 메시지를 2번 남겨도 떠들길래 새벽 3시 30분에 찾아간 적도 있다. 그래도 그때일 뿐, 지금도 지인을 초대해 신나게 떠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예인이 지난해 오피스텔로 이사했고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점 등으로 미뤄 층간소음 가해자가 김경남이라는 추정이 나왔다.김경남의 소속사 제이알이엔티는 “당사자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눴다.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앞으로는 더 주의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더 주의하겠다. 피해를 보신 분께도, 놀라셨을 분들께도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성시경의 층간소음 논란은 A씨의 글에 다른 네티즌 B씨가 댓글을 달면서 불거졌다. B씨는 “내 상황과 완전 비슷하다. 윗집에 가수 S씨가 사는데, 매일 같이 쿵쿵쿵 ‘발망치’에 지금은 음악을 시끄럽게 틀어놓고 있다”고 적었다. B씨는 “이사 오고 얼마 안 돼서는 관리소를 통해서 항의를 했더니 매니저가 케이크를 사들고 와서 사과했는데 얼마 못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웃긴 건 그 집 인터폰이 고장났다고 한다. 관리실에 항의하면 경비원이 직접 그 집을 찾아가서 말을 해야 하는데, 밤에는 경비원이 없을 때가 많고, 있더라도 매번 죄송스러워서 도저히 못 참겠을 때 천장을 몇 번 두드렸다. 한동안은 효과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오늘은 너무 시끄럽게 음악을 틀어놔서 참다 참다 두드렸더니 무시한다. 환장하겠다. 경찰을 부를까 고민 중이었는데, 이 글을 봤다. 증거 수집이나 해놔야겠다. 광고에 저 연예인이 나올 때마다 TV를 부숴버리고 싶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잘 자’라더니 잠을 못 자겠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B씨가 해당 가수를 ‘S’라는 이니셜로 지칭한 점과 더불어 ‘잘 자요’라는 말을 했다고 언급한 것을 토대로 S씨가 성시경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다. ‘잘 자요’는 MBC FM4U의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에서 성시경의 엔딩 멘트로 유명한 말이다. 결국 성시경은 가수 S씨가 자신임을 인정하고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해) 이웃분께 직접 가서 죄송하다고 사과드렸다. 다행히도 잘 들어주셔서 더욱더 주의를 기울이기로 약속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층간소음과 관련해 “고생해주는 밴드 멤버들(과) 식당에 가려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집에서 저녁을 만들어 대접했는데 다들 음악 듣자고 늦은 시간 1층 TV로 유튜브 음악을 들은 게 실수였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앞으로 더욱더 조심할 것”이라며 “의자 끄는 소리 안 나게 소음 방지 패드도 달고, 평생 처음 슬리퍼도 신고, 거의 앞꿈치로만 걷고, 생활도 거의 2층에서만 하려 하고 노력한다”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함께 쓰는 공동주택이니 이웃을 생각하며 서로 배려하고 당연히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진짜 더 신경 쓰고 조심하겠다. 이웃분께 제일 죄송하고 팬분들께도 미안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 ‘비상선언’에 ‘킹메이커’까지...코로나 확산에 영화 개봉 줄줄이 연기

    ‘비상선언’에 ‘킹메이커’까지...코로나 확산에 영화 개봉 줄줄이 연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 조치 강화로 신작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고 있다. 연말 기대작 중 하나였던 영화 ‘킹메이커’는 내년으로 개봉을 연기했다. 배급사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은 “29일로 예정됐던 ‘킹메이커’의 개봉일이 내년 1월 설 연휴로 변경됐다”고 17일 밝혔다. 배급사는 “단계적 일상 회복 분위기 속에 극장가 정상화를 기대하며 29일로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다시 강화된 방역지침을 고려해 부득이 개봉일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거 영화인 ‘킹메이커’는 지난 13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마치고 이번 주 주연 배우인 설경구와 이선균의 인터뷰 일정까지 잡은 상태였다. 그러나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턴할 것을 시사하자 최근 인터뷰를 취소한 바 있다. 당초 영화관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했지만, 오는 18일부터 시행되는 거리두기 강화조치에서는 영업시간이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연말·연초 개봉 예정이던 신작들의 개봉이 미뤄지고 있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 스타 배우가 총출동한 재난 영화 ‘비상선언’은 개봉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고 전날 밝혔다.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일본 영화 ‘도쿄 리벤저스’를 비롯해 미국 가족 영화 ‘클리포드 더 빅 레드 독’,스페인 스릴러 ‘피드백’ 등 외화도 개봉을 내년 1월로 연기했다.
  • ‘역대 최다 타이’ 박지수 통산 12번째 라운드 MVP

    ‘역대 최다 타이’ 박지수 통산 12번째 라운드 MVP

    박지수(청주 KB)가 통산 12번째 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12회는 신정자가 달성한 역대 최다 기록 타이로 박지수는 앞으로 한 번만 더 라운드 MVP를 받으면 대기록을 쓰게 된다. 사실상 박지수에 대적할 선수가 없는 만큼 달성은 시간문제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17일 “박지수가 기자단 투표 82표 중 55표를 획득해 3라운드 MVP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2위 박혜진(아산 우리은행·16표), 3위 진안(부산 BNK·11표)을 넉넉히 따돌렸다. 이번 시즌 1라운드에 이어 두 번째 라운드 MVP 수상이다. 박지수는 3라운드 5경기에 나와 평균 25분 50초 21점 13리바운드 3.4어시스트 1.8블록 등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2라운드에서 우리은행에 일격을 당했던 KB는 3라운드에 5전 전승을 달리며 시즌 반환점을 14승 1패로 마감했다. 남은 시즌 전승을 거둔다면 한 시즌 역대 최고 승률을 찍게 된다.WKBL 심판부와 경기 운영 요원의 투표로 진행된 기량발전상(MIP)은 이소희(BNK)가 34표 중 21표를 얻어 선정됐다. 2위 김지영(부천 하나원큐·12표), 3위 이주연(용인 삼성생명·1표)를 따돌렸다. 이소희는 지난 1일 하나원큐전에서 본인 한 경기 최다인 21점을 기록하는 등 BNK가 3라운드 3승 2패로 반등을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소희는 5경기 평균 31분 17초 16.6점 5.2리바운드 1.2어시스트 1.6스틸을 기록했다. 
  • 누리호 ‘히든 피겨스’, 꿈을 쏘다

    누리호 ‘히든 피겨스’, 꿈을 쏘다

    누리호에도 ‘히든 피겨스’가 있다. 지난 10월 21일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총괄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의 250명 중 연구직 여성은 총 10명에 불과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하는 흑인 여성 엔지니어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 ‘히든 피겨스’처럼 누리호에도 우주를 향한 꿈을 쏘아 올리는 여성들이 있다.누리호는 발사 후 공중에서 2단과 3단 엔진 점화, 단 분리가 이뤄지고 페어링·위성 분리까지 성공하며 모형 위성(모사체)을 700㎞ 상공으로 쏘아 올렸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인 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는 이르지 못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 기술이 집약된 첫 발사체를 쏘아 올리며 자부심과 아쉬움을 함께 느낀 여성 과학자들을 최근 대전 유성구 항우연에서 만났다. 발사체체계사업관리팀 소속으로 발사 당시 ‘카운트다운’을 맡았던 이효영 선임연구원, 발사체구조팀에서 추진체 탱크 설계를 담당한 정연희 선임연구원이다.-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효영 “발사체 연구개발 과정에서 나오는 정보에 대해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정보 시스템을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발사 운용을 하다가 혹시라도 생길 손해에 대비, 우주보험에 가입하는 업무도 담당했습니다.” 정연희 “저는 누리호 개발을 시작해 인력을 충원하던 2014년에 입사했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발사체구조팀에서 구조물의 설계, 제작, 개발을 담당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추진체 연료탱크 설계 및 시험평가 일을 하고 있어요.” -누리호가 발사되던 그 순간을 복기해 본다면요. 이 “발사 당일 저는 발사통제지휘소에서 전체 진행 상황을 방송하는 역할을 했어요. 발사 10분 전부터 카운트다운을 준비하면서 발사체가 이륙한 이후의 시퀀스를 안내해 주는 자리에 있었죠.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제가 기존에 담당하는 역할하곤 전혀 다른 거니까요. 쏘아 올리기 전 10분 동안은 완전 초긴장 상태로 몰입했어요. 지휘소 안 화면에서 발사대를 폐쇄회로(CC)TV가 비추고 있는데, SF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밖에서 함성 소리가 들리니까 ‘올라가고 있구나’ 싶었죠.” 정 “기체 이상이 발생하면 즉시 투입될 수 있게 비상대기 중이었어요. 발사통제센터가 있는 건물 3층에서 카운트다운 돌입이 되니까 다들 창쪽으로 달려가서 봤죠. 처음엔 ‘정말 이게 실제인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하늘 위 점이 될 때까지 보고 있다가 바로 발사 현황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갔죠. 이 선임이 하시는 안내 방송을 들으면서 ‘1단 잘 분리됐구나’, ‘페어링 분리됐구나’ 하면서 각 부분 담당들이 앞으로 갔다가 자기 차례가 끝나면 뒤로 나와요.(웃음) 저는 엔진 연소에 필요한 연료를 저장하는 추진체 탱크를 담당하는데 ‘엔진 연소 종료’라고 하길래 내 임무는 무사히 끝났구나 싶어서 박수 치며 뒤로 빠졌죠. 근데 3단 비행할 때 어떤 분이 핸드폰 타이머로 체크하시더니 연소 시간이 짧다는 거예요. 이어 대통령 담화문 발표한다고 우르르 내려갔는데 ‘절반의 성공’ 얘기가 나와서 무슨 일인가 싶었죠.”-누리호가 발사되기까지 준비 과정을 떠올려 본다면요.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나요. 이 “제 입장에서는 보험에 가입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어요. 유엔의 국제협약에 의해 발사 전에는 배상책임보험에 들어야 해요. 저희가 자체적으로 손해를 보상하기 위한 보험도 들고요. 누리호가 국내 기술이 집약된 첫 발사체이다 보니 신뢰성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보험사 찾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저희가 받은 예산 안에서 가입 조건을 맞추는 것도 어려운 작업이었고요. 필수 보험 가운데 제3자손해배상책임보험은 6월에 들었지만, 재산종합보험은 마지막 리허설하던 날 들었어요. 어쨌든 그 날짜에는 맞춰서 한숨 돌렸죠.” 정 “설계부터 제작, 시험까지 구조적으로 안전하다는 걸 확인한 다음 전체 조립을 할 수 있게 납품하는 식인데요. 그 과정에서 제 실수로 제대로 요구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예산이나 개발 기한에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부담감이 엄청 컸어요. 실제로 저희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설계·제작하다 보니까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해 보더라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들이 나와요. 학교에서 논문만 쓰다가 실질적으로 대형 사업에 투입이 되니 부담스럽더라고요.” ‘우리 기술로 발사는 처음이라’ 겪은 어려움과 함께 보람도 컸다. “제 평생 사실 발사 이벤트 같은데 참여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몇 번이나 되겠어요”(정 선임), “주변에서 ‘누리호에서 일을 한다고?’라면서 안부를 물을 때 ‘내가 정말 국가적인 사업에 기여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쁘더라고요”(이 선임) 같은 일들이다. 발사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 연구원은 누리호에 “다시는 보지 말자, 잘 가”라고 했다고 한다. “정말로 다시는 못 보게 돼서 조사에 어려움이 많다”며 정 연구원은 웃었다. 누리호를 두고 ‘절반의 성공’, ‘95%의 성공’ 등 여러 말이 나오는 가운데 직접 개발에 참여한 이들은 이러한 평가들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누리호 발사를 두고 자평해 본다면. 이 “저희도 처음 발사체를 개발했고, 첫 비행 시험에서 이 정도 정상적으로 발사 운용도 진행됐고, 시퀀스도 정상적으로 이뤄졌잖아요. 위성 분리까지 마무리됐기 때문에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생각하고 다들 노력한 결과라고 봐요. 하지만 프로젝트의 임무 자체가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는 건데, 그건 실패했으니까 외부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해도 저희 입장에서는 실패인 거죠. 그 점에서는 많이 안타까워요.” 정 “저희는 사실 테스트 발사였거든요. 한 번도 클러스터링(엔진을 다발로 묶어 추진력을 높이는 기술)한 엔진에 불을 붙여 날려 보고, 단 분리도 해 본 적이 없잖아요. 지상에서 정말 많은 시험을 하는데, 그 데이터랑 발사했을 때 계측한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다른 점들이 많더라고요. 어떻게 물리적으로 달라지는지를 얻기 위한 시험이었거든요. 지금 단계에서 ‘성공이냐, 실패냐’고 말하는 건 의미가 없는 거 같아요. 다만 저희가 데이터를 받아서 분석을 해 보니까 아쉬운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 나가면서 2차 발사를 더 성공적으로 하기 위한 개발의 과정인 거죠.” 누리호의 ‘절반의 실패’ 원인을 두고는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원인 규명이 늦어진다”는 외부 평에 대해 정 선임은 “3단 엔진 연소의 조기 종료 원인에 대해 조사위원회 활동과 함께 내부적으로도 조사 워킹그룹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는 것이며 그게 더 빨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내년 5월에 있을 2차 발사를 앞두고도 2차 비행 모델 조립과 함께 관련 예산 배분 등이 진행되고 있다. 두 사람이 항우연에 입사할 당시를 떠올려 보면 딱히 우주를 꿈꾸고 들어온 것은 아니었단다. 이 선임은 정보통신공학 전공(광주과학기술원 석사)자이고, 정 선임은 구조역학 전공(서울대 비행체특화연구센터 박사 후 연구원)자다. 다만 “초등학교 때 과학교실에서 화학 실험을 하는데 반응이 일어나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이 선임)라든지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물리2를 가르치지 않는데 혼자 공부해서 수능을 쳤던 기억이 있어요”(정 선임) 등의 ‘열혈 이과생’ 기억은 있다. “특별할 것 없는 이과생이었다”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아 말했다.-영화 ‘히든 피겨스’를 보면 주인공인 흑인 여성 3명이 NASA의 절대 소수죠. 두 분도 항우연 발사체본부에서 같은 위치인 듯한데요. 정 “이건 협력하는 민간 업체에 가도 그래요(누리호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산업체만 300여개다). 제작을 하다 보니까 업체를 가잖아요. 시험을 하다가 잠깐 시간이 있을 때 저 멀리 있는 화장실에 달려갔다 와야 해요. 사무실 끝에 여성 화장실이 딱 하나 있어요. 작업장 엔지니어들 중에 여성이 거의 없어 생긴 일이죠.” 이 “일반적으로 남성들이 많으면 여성들의 행동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저희가 점심 먹고 산책을 하거나 그러면 아무래도 눈에 띄나 봐요. ‘무슨 얘길 그렇게 하나’ 궁금해들 하더라고요. 애들 양육하는 정보 공유하고 그런 건데, 그런 게 너무 주목받으니까 말이나 행동에서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어요.” 정 선임이 “이 인터뷰도 사실 무척 부담스럽다”고 하자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얘기인데도 조심스러울 때가 있다”며 이 선임이 거들었다. ‘히든 피겨스’ 때와는 사회적인 인식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끼기도 한다. “‘우리가 이렇게 의견을 개진해도 되나?’ 싶을 때 서로 상의하고 여성들끼리도 단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도 과학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걱정하는 젊은 여성 과학도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 “‘롤모델’로서의 여성들을 보면 성공하신 분이 많아요. 제가 여성 과학도라고 하면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구나’, ‘저런 능력이 있어야 되는구나’ 같은 생각 때문에 더 자신감을 잃을 거 같더라고요. 여기 안에 와서 일하시는 분들 보면 다 비슷해요. 밖에서 봤을 땐 항우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다 대단하다 싶겠지만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 같아요. 대부분은 직장인인 거고, 자기한테 주어진 역할을 최선을 다해서 하는 사람들이거든요. 발사체 사업이라는 게 정말 시스템 산업이에요. 누구 하나만 잘해서 될 일이 아니라 각자 역할을 충실히 해서 협업해야 온전히 날아갈 수 있어요.” 정 “이왕이면 항우연에 많은 여성들이 오면 좋겠어요. 특히 발사체 분야에요. 저희가 멘토링 활동, 과학 강연 같은 걸 가끔 나가는 이유가 여성들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서거든요. 부담 갖지 말고 와서 같이 일했으면 합니다.” 두 사람에게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주로 가야 하는 이유”를 물었다. “우주로 쏘는 이벤트 하나만을 위해 하는 건 아니다. 첨단기술의 집약체로서 여러 가지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정 선임)이라는 대답과 “애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우리도 우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이 되기 때문”이라는(이 선임) 답변이 돌아왔다. 두 사람의 향후 계획은? “애 키우면서 회사 다닐 것”이라고 두 사람 다 ‘심플’하게 말했다.
  • ‘설강화‘ 감독 “1987년 배경이지만 설정 모두 가상의 창작물”

    ‘설강화‘ 감독 “1987년 배경이지만 설정 모두 가상의 창작물”

    18일 첫 방 앞두고 온라인 제작발표회역사왜곡 논란에 “관리 소홀에 책임”배우 정해인·블랙핑크 지수 로맨스‘스카이 캐슬’ 작가·연출 다시 뭉쳐 배우 정해인과 블랙핑크 지수 주연의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가 오는 18일 첫 방송한다. 16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은 일각에서 제기된 역사왜곡 논란에 제작진은 “인물과 기관 등 설정은 창작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출을 맡은 조현탁 감독은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1987년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당시 군부정권과 대선정국이라는 상황 외에 모든 인물과 기관 등의 설정은 다 가상의 창작물”이라고 말했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대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정해인)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로(지수)의 사랑을 그린다. 드라마는 미완성 시놉시스와 안기부 요원을 ‘대쪽 같다’고 표현한 캐릭터 소개 글 일부가 유출되면서 민주화운동 폄훼와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 미화 의혹을 받았다. 조 감독은 “문구 몇 개가 밖으로 유출되면서 그것이 자기들끼리 조합을 이루고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진 것 같다”며 “일차적으로 관리를 소홀히 한 제작진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저와 작가 모두 굉장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작품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별로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들은 조만간 방송되니 직접 보고 확인해달라”고 덧붙였다. JTBC는 앞서 ‘설강화’의 여주인공 이름이 민주화 운동을 했던 실존 인물 천영초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에 따라 ‘영초’를 ‘영로’로 바꿨다. 조 감독은 “전체 이야기의 중심은 청춘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로 다른 것들은 가상으로 만들어졌다”며 “그 안에서 저희만의 리얼리티와 밀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소신껏 진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작품의 기획 의도와 관련해서는 극본을 맡은 유현미 작가가 2008년 정치범수용소의 탈북자 수기를 보고 영감을 받아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유 작가는 ‘각시탈’, ‘골든 크로스’, ‘스카이(SKY) 캐슬’ 등을 집필해 왔다. 조 감독과는 ‘스카이 캐슬’에 이어 또 한번 협업한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정해인과 지수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해인은 “수호는 뚝심 있고 강한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고 하나뿐인 여동생을 끔찍하게 아낀다”며 “영로라는 인물을 만나서 조금씩 변해가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간다”고 소개했다. 연기에 처음 도전하는 지수는 “처음이다 보니 긴장도 되고 떨렸다”며 “막상 현장에 가니 영로가 된 기분이었고 모두 잘 챙겨주셔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설강화’에는 유인나, 장승조, 윤세아, 김혜윤도 출연한다.
  • 연말 대목 앞두고 ‘망연자실’ 영화계 “영업 제한 예외 인정 해달라”

    연말 대목 앞두고 ‘망연자실’ 영화계 “영업 제한 예외 인정 해달라”

    약 2년 만에 연말 특수를 고대하던 국내 극장가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방역 지침이 강화되며 망연자실한 상황에 놓였다. 기대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하자 마자 영업시간 제한 업종으로 지정되어서다. 지난달 위드 코로나 이전에도 지역별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업시간 제한이 적용되기는 했으나 이번에는 전국 일괄 적용이라 강도가 다르다. 16일 정부의 거리두기 조정 방안에 따라 18일 0시부터 전국 모든 영화관 영업시간은 오후 10시까지로 단축된다. 전날 개봉 하루 만에 6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오랜 만에 극장가에 단비를 뿌렸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곧바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상영 시간이 148분으로 평일 관객이 몰리는 저녁 상영 회차가 사실상 1회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사전 예매율도 팬데믹 이후 최고라 당초 이번 주말까지 300만, 연말까지 600만 명 관객 동원이 너끈할 것으로 기대된 작품이었다. 하지만 영업시간 제한으로 흥행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개봉을 앞둔 또 다른 기대작 ‘매트릭스: 리저렉션’의 상영 시간도 147분이다. 앞서 정부의 방역 지침 강화 분위기가 짙어지자 내년 1월 개봉 예정이었던 토종 기대작 ‘비상선언’이 개봉을 미루기도 했다. 오는 29일 개봉을 확정했던 또 다른 기대작 ‘킹메이커’도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홍보전에 돌입하려 했으나 예정됐던 주연 배우 인터뷰를 취소하고 개봉 시기를 다시 고민하고 있다. 영화계는 즉각 예외 적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감독조합 이사회,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상영관협회 등 영화업계는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극장과 영화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예외로 인정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2년여의 팬데믹으로 영화업계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영업시간 제한은 영화의 개봉을 막음으로써 영화계 전체에 피해가 확산하고 결과적으로 영화산업의 도미노식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전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극장들은 정부 지침보다 훨씬 강화된 방역 활동을 해왔다”며 “이 모든 조치는 코로나19에 대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임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 스파이더맨, 팬데믹 이후 최고 오프닝..개봉 첫날 63만명

    스파이더맨, 팬데믹 이후 최고 오프닝..개봉 첫날 63만명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국내 개봉 첫날 관객 63만명을 동원하며 팬데믹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지침 강화로 먹구름이 드리운 연말 극장가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63만 4955명이 관람했다. 2위 ‘연애 빠진 로맨스’는 3934명에 그치는 등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은 매출액 점유율 96.9%를 차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중 최고의 오프닝 성적이다. 앞서 최고 기록은 지난 5월 석가탄신일 휴일에 개봉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40만명)였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다른 마블 영화들의 오프닝 성적도 훌쩍 뛰어넘었다. ‘이터널스’ 29만 6000여명,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 20만 3000여명,  ‘블랙 위도우’ 19만 5000여명,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13만 8000여명 등이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개봉일 오전 예매율 95.7%, 예매 관객 수 75만 5000여명으로 팬데믹 이후 최다 사전 예매량을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톰 홀랜드 주연 ‘홈’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노 웨이 홈’은 이전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 주연 시리즈까지 불러오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4의 핵심인 멀티버스(다중우주)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 시공간 초월해도 꼼짝할 수 없네, 거미인간 매력

    시공간 초월해도 꼼짝할 수 없네, 거미인간 매력

    앞선 시리즈 7편 모은 ‘종합 선물세트’ ‘멀티버스’ 열리자 20년 치 악당 우르르 다차원 속 3명의 파커가 원팀처럼 활약 공중 전투장면 ‘인셉션’ 뺨치는 영상미 사전관객 75만명… 모처럼 극장가 후끈평범한 이웃 청년 피터 파커가 슈퍼 히어로로 변신하는 ‘스파이더맨’은 2000년대 이후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3부작(2002·2004·2007)은 물론 앤드루 가필드 주연의 ‘어메이징 시리즈’ 2부작(2012·2014),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홈’ 시리즈(2017·2019)로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스파이더맨에 환호하던 어린이들은 어느새 어른이 됐다. 15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 존 와츠 감독의 MCU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톰 홀랜드가 주연을 맡은 세 번째 작품이자 앞서 언급한 7편을 집대성하는 종합 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다.영화는 스파이더맨 신분이 노출돼 위기에 빠진 평범한 고교생 파커로부터 시작한다. 언론은 세계 곳곳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파커를 비난하고, 여자친구인 엠제이(젠데이아 콜먼), 절친 네드(제이컵 바털론)가 파커의 곁을 지키지만 단지 그와 친하다는 이유로 대학 불합격 통지서를 받는다. 자신 때문에 친구들이 불이익을 받게 되자 실의에 빠진 파커는 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찾아간다. 자신이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을 사람들 기억에서 지워 달라고 부탁하지만, 뜻하지 않게 시공간의 균열이 발생해 ‘멀티버스’(다른 차원의 다중우주)가 열린다. 이를 통해 스파이더맨을 기억하는 다른 차원의 빌런인 그린 고블린(2002), 오토 옥타비우스(2004) 등 역대 시리즈에 등장했던 빌런들이 한꺼번에 소환된다. 파커는 이들이 원래 있던 차원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고 이들의 악함을 치료할 방법을 찾는다. 서로 다른 차원에서 온 파커인 가필드와 맥과이어가 생각지도 않게 등장해 마니아들의 반가움은 절정에 달한다.각기 다른 우주에 존재하는 인물들이 만난다는 설정은 MCU의 ‘멀티버스’ 세계관을 반영한다.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2018)에서 스파이더맨들이 하나의 팀을 결성하던 방식을 차용한 것이나, 세 명의 파커가 각자 가진 애환을 풀어내는 점이 인상 깊다. 동창회를 연상케 하는 ‘노 웨이 홈’은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세계관을 통합하면서도 파커의 분노와 상실감, 감정적 동요를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한 청소년이 권한뿐 아니라 책임까지 질 줄 아는 성인으로 성장하는 서사 구조는 편한 길을 찾기보다 신념을 지키며 세상을 구하겠다는 순수한 열정을 대변하는 듯하다. 2000년대 이후 모든 시리즈를 챙겨 본 팬들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스파이더맨이 시공간이 뒤틀리는 ‘거울 차원’에서 벌이는 공중전투 장면은 ‘인셉션’(2010)을 떠올리게 할 만큼 매력적인 영상미를 과시한다. 풍성한 볼거리와 향수를 자극하는 멀티버스로 다채로워진 MCU의 야심작은 사전 예매 관객만 75만명에 달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다시 침체기로 접어든 국내 극장가를 살리게 될지 주목된다. 12세 관람가.
  • ‘멀티버스’가 이어준 꼼짝할 수 없는 거미인간의 매력

    ‘멀티버스’가 이어준 꼼짝할 수 없는 거미인간의 매력

    평범한 이웃 청년 피터 파커가 슈퍼 히어로로 변신하는 ‘스파이더맨’은 2000년대 이후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3부작(2002·2004·2007)은 물론 앤드루 가필드 주연의 ‘어메이징 시리즈’ 2부작(2012·2014),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홈’ 시리즈(2017·2019)로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스파이더맨에 환호하던 어린이들은 어느새 어른이 됐다. 15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 존 와츠 감독의 MCU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톰 홀랜드가 주연을 맡은 세 번째 작품이자 앞서 언급한 7편을 집대성하는 종합 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다.영화는 스파이더맨 신분이 노출돼 위기에 빠진 평범한 고교생 파커로부터 시작한다. 언론은 세계 곳곳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파커를 비난하고, 여자친구인 엠제이(젠데이아 콜먼), 절친 네드(제이컵 바털론)가 파커의 곁을 지키지만 단지 그와 친하다는 이유로 대학 불합격 통지서를 받는다. 자신 때문에 친구들이 불이익을 받게 되자 실의에 빠진 파커는 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찾아간다. 자신이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을 사람들 기억에서 지워 달라고 부탁하지만, 뜻하지 않게 시공간의 균열이 발생해 ‘멀티버스’(다른 차원의 다중우주)가 열린다. 이를 통해 스파이더맨을 기억하는 다른 차원의 빌런인 그린 고블린(2002), 오토 옥타비우스(2004) 등 역대 시리즈에 등장했던 빌런들이 한꺼번에 소환된다. 파커는 이들이 원래 있던 차원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고 이들의 악함을 치료할 방법을 찾는다. 서로 다른 차원에서 온 파커인 가필드와 맥과이어가 생각지도 않게 등장해 마니아들의 반가움은 절정에 달한다. 각기 다른 우주에 존재하는 인물들이 만난다는 설정은 MCU의 ‘멀티버스’ 세계관을 반영한다.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2018)에서 스파이더맨들이 하나의 팀을 결성하던 방식을 차용한 것이나, 세 명의 파커가 각자 가진 애환을 풀어내는 점이 인상 깊다.동창회를 연상케 하는 ‘노 웨이 홈’은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세계관을 통합하면서도 파커의 분노와 상실감, 감정적 동요를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한 청소년이 권한뿐 아니라 책임까지 질 줄 아는 성인으로 성장하는 서사 구조는 편한 길을 찾기보다 신념을 지키며 세상을 구하겠다는 순수한 열정을 대변하는 듯하다. 2000년대 이후 모든 시리즈를 챙겨 본 팬들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스파이더맨이 시공간이 뒤틀리는 ‘거울 차원’에서 벌이는 공중전투 장면은 ‘인셉션’(2010)을 떠올리게 할 만큼 매력적인 영상미를 과시한다. 풍성한 볼거리와 향수를 자극하는 멀티버스로 다채로워진 MCU의 야심작은 사전 예매 관객만 75만명에 달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다시 침체기로 접어든 국내 극장가를 살리게 될지 주목된다. 12세 관람가.
  • 연회비만 250만원…정태영 부회장, 20년 깐부 이정재에 ‘블랙카드’ 선물했다

    연회비만 250만원…정태영 부회장, 20년 깐부 이정재에 ‘블랙카드’ 선물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배우 이정재에게 연회비만 250만원에 달하는 블랙카드 ‘456번’을 선물했다. 현대카드 프리미엄 상품인 ‘블랙카드’는 초청된 1000명에게만 제한적으로 발급된다. 지난 14일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정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같은 소식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20년 친분이고 항상 차원이 다른 상상력으로 영감을 주는 귀한 지인”이라고 이정재를 소개했다. 이어 “최근 1년은 만날 때마다 뜬금없는 오징어 이야기를 해서 나는 솔직히 듣는 둥 마는 둥 했는데 그 오징어가 세상을 흔들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오징어 게임’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블랙카드에는 드라마의 456번을 부여하고 나는 ‘오일남’의 1번이다. 그런데 이 두 번호가 골든글로브로 간다”고 전했다.사진에는 이정재가 ‘456번’이 적힌 블랙카드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 속 블랙카드는 지난 10월에 리뉴얼된 ‘현대카드 블랙카드 the Black Edition3’로 초대한 사람이 있어야 가입이 가능한 최상위 클래스 신용카드다. 연회비 250만원에 달하는 이 카드는 초청된 1000명에게만 제한적으로 발급된다. 한편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은 한국 드라마 최초 드라마 부문 최우수 시리즈 후보에 올랐고, 이정재는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영수는 남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드라마는 456명의 출연진이 거액의 상금을 두고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하면서 겪는 일을 다뤘다.
  • 골든글로브 후보 ‘오징어 게임’, 시상식도 휩쓸까

    골든글로브 후보 ‘오징어 게임’, 시상식도 휩쓸까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과 주연 이정재, 오영수가 미국 골든글로브 후보로 지명됐다. 한국 드라마로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에 이어 한국 관련 콘텐츠가 3년 연속 수상할지 주목된다.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13일(현지시간)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텔레비전 시리즈 3개 부문 후보에 ‘오징어 게임’을 올렸다. ‘오징어 게임’과 함께 텔레비전 시리즈-드라마 후보에 지명된 작품은 ‘더 모닝쇼’(애플TV+), ‘포즈’(FX), ‘뤼팽’(넷플릭스), ‘석세션’(HBO)이다. 주인공 기훈을 연기한 이정재는 텔레비전 시리즈-드라마 남우주연상, 일남 역의 오영수는 남우조연상 후보에 각각 올랐다. 이정재는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와 제러미 스트롱, ‘포즈’의 빌리 포터, ‘뤼팽’의 오마 사이와 수상을 다툰다. 오영수는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과 마크 듀플라스,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석세션’의 키런 컬킨과 경쟁한다. ‘오징어 게임’은 최근 미국 현지 시상식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독립영화 시상식인 고담 어워즈에서 ‘최우수 장편 시리즈’에 해당하는 ‘획기적인 시리즈-40분 이상 장편’ 부문에서 수상했다. 또 내년 1월 9일 열리는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 한국 드라마 처음으로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이 가운데 여러 차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린 골든글로브에서 ‘오징어 게임’이 트로피를 거머쥘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넷플릭스의 히트작 ‘오징어 게임’은 가장 경쟁이 치열한 TV 시상식 시즌의 선두 주자가 됐다”면서 “결과와 상관없이 역사를 쓸 태세”라고 전했다.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은 대중적 인지도와 자본의 힘도 크다”며 “미국 자본인 넷플릭스가 제작하고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현상이 됐기 때문에 부담감 없이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2020년 2월 제77회 시상식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작품으로는 처음 후보(영화 부문 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에 올라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지난 2월 제78회 시상식에서는 윤여정이 열연한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미나리’는 미국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미국 영화사가 제작해 미국 영화로 분류되지만 당시 외국어영화상을 받아 차별 논란을 빚기도 했다. 1944년 시작한 골든글로브는 매년 미국 영화와 TV 시리즈를 대상으로 수상자를 가린다. 영화와 TV에서 각각 오스카상과 에미상에 다음가는 영예로 꼽히지만, 폐쇄적인 운영과 불투명한 재정 관리로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지난 2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보도로 부패 스캔들까지 드러나면서 매년 중계를 맡아 온 NBC마저 내년 방송을 포기했다. 제79회 시상식은 내년 1월 9일 열린다.
  • 골든글로브 후보 오른 ‘오징어 게임’, 연말 시상식 승자될까

    골든글로브 후보 오른 ‘오징어 게임’, 연말 시상식 승자될까

    작품·이정재·오영수 3개 부문 후보인종차별 논란 속 수상 여부 주목내년 1월 크리틱스 어워즈 등 발표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과 주연 이정재, 오영수가 미국 골든글로브 후보로 지명됐다. 한국 드라마로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에 이어 한국 관련 콘텐츠가 3년 연속 수상할지 주목된다.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13일(현지시간)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텔레비전 시리즈 3개 부문 후보에 ‘오징어 게임’을 올렸다. ‘오징어 게임’과 함께 텔레비전 시리즈-드라마 후보에 지명된 작품은 ‘더 모닝쇼’(애플TV+), ‘포즈’(FX), ‘뤼팽’(넷플릭스), ‘석세션’(HBO)이다. 주인공 기훈을 연기한 이정재는 텔레비전 시리즈-드라마 남우주연상, 일남 역의 오영수는 남우조연상 후보에 각각 올랐다. 이정재는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 ‘포즈’의 빌리 포터, ‘석세션’의 제러미 스트롱, ‘뤼팽’의 오마 사이와 수상을 다툰다. 오영수는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석세션’의 키런 컬킨, ‘더 모닝쇼’의 마크 듀플라스,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과 경쟁한다. ‘오징어 게임’은 최근 미국 현지 시상식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독립영화 시상식인 2021 고담 어워즈에서 ‘최우수 장편 시리즈’에 해당하는 ‘획기적인 시리즈-40분 이상 장편’ 부문에서 수상했다. 내년 1월 9일 열리는 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 한국 드라마 처음으로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할리우드 리포터 등 현지 매체들은 이정재를 매년 9월 열리는 미국 최고 권위 방송 시상식 에미상의 유력 수상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여러 차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린 골든글로브에서 ‘오징어 게임’이 트로피를 거머쥘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넷플릭스의 히트작인 ‘오징어 게임’은 가장 경쟁이 치열한 TV 시상식 시즌의 선두 주자가 됐다”면서 “결과와 상관없이 역사를 쓸 태세”라고 전했다. 앞서 2020년 2월 제77회 시상식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작품으로는 사상 처음 후보(영화 부문 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에 올라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지난 2월 제78회 시상식에서는 윤여정이 열연한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한국계 이민 가족 이야기를 다룬 ‘미나리’는 미국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미국 영화사가 제작해 미국 영화로 분류되지만 당시 외국어영화상을 받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1944년 시작한 골든글로브는 매년 미국 영화와 TV 시리즈를 대상으로 수상자를 가린다. 1956년부터는 TV 부문도 시상하고 있다. 영화와 TV에서 각각 오스카상과 에미상에 다음가는 영예로 꼽히지만, 백인 위주로 후보 명단을 채워 비판을 면치 못했다. 제79회 시상식은 내년 1월 9일 열린다.
  • 이정재, 한국 배우 첫 골든글로브?…‘오징어 게임’ 3개 부문 후보

    이정재, 한국 배우 첫 골든글로브?…‘오징어 게임’ 3개 부문 후보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넷플릭스)과 주연 이정재, 오영수가 미국 골든글로브 후보로 지명됐다. 한국 드라마가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것은 ‘오징어 게임’이 처음이다.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에 이어 한국 관련 콘텐츠가 3년 연속 수상할지 주목된다.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13일(현지시간)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텔레비전 시리즈 3개 부문 후보에 ‘오징어 게임’을 올렸다. ‘오징어 게임’은 텔레비전 시리즈-드라마 작품상에 ‘더 모닝쇼’(애플TV+), ‘포즈’(FX), ‘뤼팽’(넷플릭스), ‘석세션’(HBO)과 함께 후보로 지명됐다. ‘오징어 게임’에서 주인공 기훈을 연기한 이정재는 텔레비전 시리즈-드라마 남우주연상, 일남 역의 오영수는 남우조연상 후보에 각각 올랐다. 이정재는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 ‘포즈’의 빌리 포터, ‘석세션’의 제레미 스트롱, ‘뤼팽’의 오마 사이와 수상을 다툰다. 오영수는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석세션’의 키에란 컬킨, ‘더 모닝쇼’의 마크 듀플라스,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과 경쟁한다. 앞서 2020년 2월 제77회 시상식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기생충’이 한국 영화로는 사상 처음 후보(영화 부문 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에 올라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 2월 제78회 시상식에서는 윤여정이 열연한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한국계 이민 가족 이야기를 다룬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 감독에 윤여정, 한예리를 제외하곤 한국계 미국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미국 영화사가 제작해 미국 영화로 분류되지만 당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라 수상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내년 1월 9일 열린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뱀파이어와 고딕 장르의 부활 이끈 앤 라이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뱀파이어와 고딕 장르의 부활 이끈 앤 라이스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원작 소설을 쓴 미국 작가 앤 라이스가 8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딕 문학 장르의 유명 소설가 라이스가 뇌졸중 합병증으로 12일(현지시간) 밤 가족들이 임종한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영국 BBC와 AP 통신이 보도했다. 라이스는 미국 대중문화를 읽는 코드 중 하나인 뱀파이어 장르물의 부활을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흡혈귀 등을 주인공으로 한 30여권의 고딕 소설을 썼고 그의 작품은 전 세계에서 1억 5000만부 이상 팔렸다. AP 통신은 “라이스가 피를 마시는 불멸의 존재를 안티 히어로로 재탄생시켰다”고 평가했다. 라이스는 베스트셀러 ‘뱀파이어 연대기’ 시리즈 13권으로 이름을 알렸는데 1976년 출간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가 첫 작품이다. 이 소설은 18세기 프랑스 귀족 출신의 뱀파이어 레스타트와 그의 피를 마시고 영생불멸의 존재가 됐으나 인간적 고뇌로 가득 찬 뱀파이어 루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94년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 안토니오 반데라스, 키어스틴 던스트가 주연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녀의 다른 작품 ‘퀸 오브 뱀파이어(Queen of the Damned)’도 2002년 영화로 만들어졌다. 미국 TV 드라마 ‘뱀파이어 다이어리’,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 등 뱀파이어 장르물이 큰 인기를 끌었다. AP 통신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가 동성애 코드를 담고 있다는 해석과 함께 “일부 비평가는 싸구려 에로티시즘이라고 평가했으나 수백만 독자와 다른 비평가들은 이 작품이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이후 뱀파이어에 대해 가장 중대한 해석을 담았다고 봤다”고 전했다. 라이스는 과거 회고록에서 자신의 소설이 “다양한 이유로 삶이 단절된 사람들에 관한 것”이라며 “따돌림을 받는 자들의 고통과 인간이 삶 자체로부터 배제되는 방식 등이 내 소설의 큰 주제”라고 밝혔다. 그녀는 뱀파이어 류 외에 앤 램플링이나 안 로켈라우레 같은 필명으로 ‘에덴으로 가는 비상구(Exit to Eden)’와 같은 에로틱 소설도 썼다. 이 작품 역시 게리 마샬 감독이 1994년 영화로 만들었다. 고인의 아들이자 작가인 크리스토퍼 라이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부고를 전하면서 “어머니는 날 뒷받침하는 데 무조건적이었다. 그녀는 내 꿈을 보듬고 편안함을 거부하며 공포와 자신을 의심하는 어두운 목소리에 맞서라고 가르쳤다. 작가로서 어머니는 장르적 경계를 무시하라고 가르쳤고 강박적인 열정에 몸을 내맡기는 법을 내게 가르쳤다”고 돌아봤다.
  • ‘모리타니안’ 실제 주인공 슬라히 “날 고문하던 이들 만나 용서”

    ‘모리타니안’ 실제 주인공 슬라히 “날 고문하던 이들 만나 용서”

    “법치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당신이 자유 세계의 지도자가 될 수 있겠어요? 어서 그곳에 수감됐던 이들에게 했던 일들을 깨끗하게 인정하고 미국에 대한 9·11 공격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붙잡은 이들을 이감해 그들이 법이 지배하는 법정에서 공개 재판을 받도록 하세요.” ‘당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그곳’은 쿠바 관타나모 섬에 있는 미군 군사기지의 수용소를 가리킨다. 지난 3월 개봉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조디 포스터 주연의 영화 ‘모리타니안’의 실제 주인공 모하메두 울드 슬라히(50, 모리타니)가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가 관타나모 수용소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청문회를 지난주 열었는데 바이든 행정부의 누구도 참석하지 않은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야후 뉴스! 팟캐스트 ‘스컬더저리(Skullduggery, 야바위)’의 질문에 돌려준 답이었다고 AOL 닷컴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슬라히의 얘기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 “도덕적 우주의 궤적은 길지만 정의를 향해 굽어 있다(the arc of the moral universe is long, but it bends toward justice)’를 떠올린다. 사필귀정이요,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참으로 곧은 길은 굽어 보인다’와도 맥이 통한다. 슬라히가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영화 대본 연습을 할 때 온화한 낯빛으로 차분하게 고통스러운 경험담을 털어놓아 제작진과 출연진을 놀라게 한 사실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영장과 혐의, 재판 없이 그곳에 14년이나 수감돼 있었으며 구타와 고문을 당했다. 며칠씩 잠을 재우지 않거나, 사이키 조명을 튼 채로 헤비메탈 음악을 강요하거나, 여성 조사관이 마스크를 쓴 채 자신을 겁탈하라고 달려들기도 했다. 바닷물을 마시게 하는가 하면 처형하겠다고 위협하다가 나중에 가족을 관타나모에 데려오겠다고 겁을 줬다. 어느날은 어머니가 끌려와 강간당할 것이란 가짜 편지를 보여줘 괴롭혔다. 자신을 지옥 같은 그곳에 끌고 간 이들에게 조언을 해보라고 했더니 “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미국의 법정에 세우며 음악을 틀어줘라”고 말했다.기사가 워낙 길어 그가 2002년 초 관타나모에 끌려가게 된 과정은 영화에도 나온 만큼 생략한다. 그는 세네갈 다카르에서 줌 화상회의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긴 얘기를 털어놓았다. “어느날 거의 죽었던 기억이 난다. 그들이 날 냉장고에 넣었기 때문이다. 내가 냉장고라고 얘기하면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다른 수감자가 그 안에 들어가 죽었다. 너무 추웠다. 해병대 친구가 기억나는데 그는 냉장고에 있는 내 몸에다 물을 끼얹고 있었다. 난 얇은 유니폼 하나만 걸치고 있었는데 너무 추워 그를 어떻게든 말리고 싶었다. 얘기하고 싶었지만 입술과 혀가 움직이지 않았다. 돌처럼 됐다.” 그가 관타나모로 끌려가게 된 이유는 사람을 쉽게 믿어서였다. 해서 “이날까지도 사람들이 날 만지거나 사람들이 날 만지려고 가까이 오면 난 할 말이 많고 문제가 많다. 난 그들이 내 옆에 가까이 오지 않았으면 하고 바란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런 일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은 있지도 않은 범죄들을 자백하는 것뿐이었다. 해서 난 뭐든지 모든 것을 그가 원하는 대로 얘기하고 싶었다. 고문당할 때 난 오로지 조사관을 기쁘게만 해주고 싶었다. 내가 목성에 있다고 그들이 말하면 난 내가 목성에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들이 넌 공중납치범이고 비행기 안에서 죽었다고 말하면 난 내가 비행기에서 죽었다고 말할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각고의 노력 끝에 2016년 10월 고국에 돌아온 그가 영화의 원작인 책 ‘관타나모 다이어리’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뒤 자신을 심문했던 조사관 몇을 만나 화해했으며 지금도 개인적 원한 같은 것은 품고 있지 않다고 털어놓은 점이다. 미국 공영방송 NPR의 ‘디스 아메리칸 라이프’의 일환으로 언론이 존 고에츠가 만든 새 다큐멘터리 ‘괴물들을 찾아서(In Search of Monsters)’에 소개됐다. “비밀 하나를 말하는데 많은 이들이 내가 어떤 한도 품고 있지 않다고 하면 정말로 믿지 않는데 틀렸다. 난 시련을 통해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됐고, 어쨌든 친절해지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용서하지 않고 친절하겠다고 다짐할 수는 없다. 이게 내겐 의미있다. 난 아주 이기적이다. 좋은 기분을 느끼려 한다. 알겠지?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게 기분 좋아지는 내 방법이다.”
  • “내 자식이 성소수자일 리 없어”… 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내 자식이 성소수자일 리 없어”… 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 ●교사들 성 정체성 농담에 ‘마음의 상처’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쇼트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우팅(43.8%) 피해가 컸다.●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 신청은 ‘0’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 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의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질책했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은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이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되지 않는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아우팅 우려 때문에 성소수자 학생이 권리 구제 신청을 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했다.●트랜스젠더 자녀 회피하는 부모들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없던 일이 됐다. ●굿판 벌인 아버지… 화내고 때리는 어머니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낳아 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한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독립하기 전까지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가스를 사 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세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았고, 가정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온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학업·진로 포기한 아이들 저임금 노동이 현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 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 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 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이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최훈진·김주연·민나리·최영권 기자 ●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단독]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해”… ‘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

    [단독]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해”… ‘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교사들 성 정체성 농담에 ‘마음의 상처’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쇼트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우팅(43.8%) 피해가 컸다.●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 신청은 ‘0’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 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의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질책했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은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이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되지 않는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아우팅 우려 때문에 성소수자 학생이 권리 구제 신청을 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했다.●트랜스젠더 자녀 회피하는 부모들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없던 일이 됐다. ●굿판 벌인 아버지… 화내고 때리는 어머니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낳아 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한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독립하기 전까지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가스를 사 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세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았고, 가정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온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업·진로 포기한 아이들 저임금 노동이 현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 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 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 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이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 02-745-9191과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카카오톡 친구 ‘띵동119’)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별기획팀 최훈진·김주연·민나리·최영권 기자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한국사회복지공제회 10주년… “2030년까지 자산 1조원 달성” 비전선포

    한국사회복지공제회 10주년… “2030년까지 자산 1조원 달성” 비전선포

    한국사회복지공제회(이사장 강선경)가 지난 9일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설립 10주년 기념식을 열고 2030년까지 자산 1조원, 회원 15만명 달성을 다짐하는 ‘비전 2030’을 선포했다고 12일 밝혔다. 2011년 법정기관으로 설립돼 이듬해 출범한 공제회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및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장기저축급여, 정부 지원 단체상해공제, 복지시설 종합안전배상공제 등 15개 공제상품을 개발하고 운영해왔다. 공제회는 또 복지급여금, 회원직영콘도 등 회원복지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강 이사장은 “공제회 10주년은 우리나라 사회복지 현장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실천가들의 처우 개선과 안전을 바라는 모두의 마음이 모인 귀중한 결실”이라고 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격려사에서 “복지부 복지정책관으로 있을 때 공제회를 출범 시키면서 금융 사업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공제회의 올해 자산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정부가 할 일의 많은 부분을 수행하는 공제회가 현장 종사자들의 버팀목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기념식에 앞서 복지부와 공제회는 공제회 설립과 발전에 기여하였고, 앞으로도 공제사업에 적극 협력해나갈 유공자를 선정해 표창했다. 공제회의 강인재 과장과 조성학·황성철 차장, 강상훈 경북사회복지사협회 팀장, 김경숙 대서지역아동센터 시설장, 도경미 충남 서천군 주무관, 문병준 경기도 주무관, 윤동인 동두천시장애인보호작업장 원장, 윤정희 울산광역시사회복지사협회 과장, 이성은 전국장기요양협회장, 이승희 나사렛대 조교수, 이인선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주임, 이호종 법무법인 해승 대표변호사, 최미숙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 센터장, 황주연 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 사무국장 등 15명이 복지부 장관 표창장을 받았다. 또 공제회의 정용원 부장과 김동아 대리, 권통일 국회 보좌관, 김우찬 경북사회복지사협회 사무처장, 김정희 화성시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관장, 김혜영 수원과학대 교수, 도현수 세종시 복지행정과장, 이은정 마포노인복지센터 원장, 정주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과장에게 공제회 이사장 공로상이 수여됐다. 공제회의 조성철 초대 이사장과 공제회 설립근거인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을 대표발의 했던 신상진 전 국회의원은 공제회 이사장 특별공로패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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