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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기자 출신 민노당 초대 대표…현장노동자 출신 민주노총 위원장

    서울신문 기자 출신 민노당 초대 대표…현장노동자 출신 민주노총 위원장

    권영길(79)·단병호(71) 전 민주노동당 의원은 우리나라 진보정치를 이끌어 온 주역으로 꼽힌다. 권 전 의원은 서울신문 기자 출신으로 언론노조 활동을 통해 민주노조 운동에 뛰어들었다. 1988년 서울신문 노동조합을 결성해 노조위원장을 맡았고, 이어 전국언론노조연맹 초대 위원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초대 위원장 등을 지내며 동시대 노동운동의 기틀을 닦았다. 이후 직접 진보정당을 설립하는 데 뛰어들어 1997년 15대 대선에서 진보진영과 노동운동이 결집한 국민승리21의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진보정당 창당 운동을 이어 가던 그는 2000년 1월 현재의 정의당과 민중당의 모태가 되는 민주노동당을 창당하고 초대 당대표를 맡았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한때 지지율 10%를 견인했다. 2004년과 2008년 경남 창원을(현 창원성산) 지역에 민주노동당 후보로 나와 당선됐다. 2013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에도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고문 등을 역임하며 진보정당의 통합과 발전을 위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포항 동지상고를 중퇴한 단 전 의원은 1982년 동아건설에 입사해 일하던 중 연말상여금 문제로 파업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1987년 사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등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1990년 민주노총의 전신이자 국내 진보정당의 뿌리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를 창립하고 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전국민주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을 거쳤다. 전노협 창립 당시 함께 지도부를 이룬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단문심 트리오’로 불렸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의원 시절에도 늘 노동자의 상장인 감색 점퍼를 입고 다녔다. 당선증을 받기 위해 평소처럼 추레한 점퍼를 입고 국회에 왔다가 전경들에게 제지당한 일화가 유명하다. 최근 정의당 선대위 고문단으로 위촉돼 4·15 선거운동에 참여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권영길·단병호 “민주당의 진보정당 배제전략은 더 확고해질 것”

    권영길·단병호 “민주당의 진보정당 배제전략은 더 확고해질 것”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역사를 연 권영길·단병호‘정의당’ 하면 떠오르는 것이 ‘데스노트’와 ‘조국수호’“민주노총, 과거 진보정당의 탄생을 복기 필요”“진보정치인의 정치 마당은 국회의사당 거리”민주노총 탄생과 민주노동당 창당의 주역으로 진보정치와 노동정치의 문을 연 권영길(79·초대)·단병호(71·3~4대)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21일 서울신문사에서 마주 앉아 진보정치의 길을 묻고 답했다. ‘노동자 출신 의원이 1명만 있으면 좋겠다’는 노동자들의 열망을 안고 2004년 국회에 동시에 입성했던 진보정치의 양대 거목인 이들이 언론 인터뷰를 함께 한 것은 처음이다. 권 전 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서 더불어민주당의 정의당 배제전략, 조금 더 과도하게 말하면 진보정당을 소멸시키겠다는 생각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 전 위원장도 “진보의 프레임을 민주당이 가져가겠다는 확실한 정치적 목적과 전략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진보 원로는 경남 창원성산 지역구에서 미래통합당에 의석을 내주더라도 정의당과는 단일화하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서 이런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중도보수에 가까운 거대 여당의 진보 점유 전략은 더욱 강화될 것이기에 정의당 등 진보정당들은 민주당보다 훨씬 선명하고 좋은 가치와 정책으로 차별화된 진보영역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두 원로의 당부다. -민주당 180석 압승 이유는 무엇인가. 권영길(이하 권) “미래통합당이 만들어준 민주당의 승리지만, 실제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승리다. 통합당은 보수언론과 극우 유튜버, 태극기부대, 박근혜만 쫓아다니다 헛물만 켰다.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대응을 잘하면서 얻게 된 승리다. 그럼에도 통합당과 보수언론은 ‘우한폐렴’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무차별 비난했는데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민주당이 이 정도까지 이기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통합당의 전략전술 부재가 만들어 낸 민주당의 승리다.” 단병호(이하 단)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더불어시민당과 단독과반을 할 것이라고는 봤다.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민주당이 4년 동안 일을 잘해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고 하기는 부족하다. 통합당이 탄핵 이후에도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점, 막판 공천과정과 막말처럼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은 행태를 보이면서 민주당이 180석까지 획득하게 됐다.” -우리 사회의 정치적 주류가 ‘586’(50대가 된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60년대생) 중심의 진보로 바뀌었다는 평가도 있다. 단 “당선자만 놓고 보면 새로운 정치적 주류가 형성된 것 아니냐고 볼 수도 있는데. 속단해서는 안 된다. 정당 득표율은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을 합쳐도 40% 안쪽이다. 정치적 토대가 크게 바뀐 게 아니다. 또 하나는 정치인과 지지자들이 가치를 중심으로 뭉친 게 아니라 진영으로 모였다는 점이다. 이런 정치적 기반은 언제든지 약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자체를 놓고 새로운 주체가 형성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민주당이 180석을 기반으로 정말 제대로 개혁정책을 펴고 촛불정신을 구현해 낸다면 새로운 주체가 만들어질 여지는 있다.” 권 “언론환경으로 볼 때는 중대한 변동이 발생했다. 조선·중앙·동아의 여론주도 시대가 완전히 끝났다. 이번 선거를 맞으면서도 통합당은 보수언론과 카르텔을 맺으면 승리할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과거에는 조선일보가 프레임을 만들면 모든 언론들이 따라가고 그게 선거판을 지배했다. 이번에도 그런 시도가 계속 있었지만, 국민의 판단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정의당의 성적이 저조하다. 진보정치에 대한 열망을 정의당이 받아안지 못한 거 아닌가. 권 “정의당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장관들 임명할 때마다 나온 ‘데스노트’와 ‘조국수호’뿐이었다.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책, 활동 등이 떠올라야 하는데 그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 점에서 정의당은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 단 “민주당의 진보정당인 정의당에 대한 대응이 상당히 전략적이었다. 진보의 프레임을 민주당이 가져가겠다는 확실한 정치적 목적과 전략이 있었던 것 같다. 경남 창원·성산에 양정철 전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내려와서 공개적으로 ‘성산을 미래통합당에 넘겨줘도 좋지만 단일화는 못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권 “저는 민주당의 진보정당 배제전략. 조금 더 과도하게 말하면 진보정당 소멸화 생각이 밑에 깔렸다고 본다. 정의당은 역량의 한계 때문에 민주당과 지역에서 단일화하고, 비례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자를 흡수하는 방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게 완전히 거부됐다. 지역에서 정의당과 단일화하면 비례투표에서 혼선이 생겨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정당 득표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나아가 21대 국회에서는 정의당과의 연대를 배제하는 쪽으로 생각한 듯하다.” 단 “민주당이 ‘어쩌다 진보정당’이 됐다.” 권 “지난 총선 때 정치적 세력의 표현은 ‘민주진보개혁세력’이라고 했다. ‘민주개혁세력’이라고 할 때 민주당이 들어가고 ‘민주진보개혁세력’ 할 때 민주당은 들어가지 않았다. 민주당 스스로도 진보정당 아니라고 했다. 어느 순간에 와서 ‘진보정당의 타이틀이 득이 되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민주진보개혁세력’뿐만 아니라 진보정치세력, 범진보라고 표현했다. 이번에도 끊임없이 스스로 범진보세력, 진보정치세력이라고 했다. 진보정당의 아이콘이 되고 싶어하는 생각이 있다.” -정의당은 어떻게 해야 하나. 권 “단 전 위원장도 진보정치가 통합돼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강하게 주장한다. 그런데 단 전 위원장은 과거 분열 과정의 쟁점이 해소되지 않은 채 또 통합이 진행되면 상처만 깊어질 것이라고 보는 현실파다. 나는 그럼에도, 통합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당위론자이자 이상파라고 할 수 있다. 통합이 안 되면 살 길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 범진보 진영의 정당으로 규정되는 민주당으로부터 정의당이 배제되는 것을 봤다. 민주당 태도는 강화되면 강화되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을 제외한 진보정당들의 통합밖에 살길이 없다.” 단 “민주노총이 항상 노동정치, 진보통합을 말하는데,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지 말고 냉정하게 과거 진보정당의 탄생을 복기해 봤으면 좋겠다. 민주노동당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첫째 민주노총의 높은 정치사회적 위상, 둘째 노동대중에 대한 지도력과 신뢰, 셋째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 진보적 강령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이 다시 통합된 진보정치와 노동정치를 이야기하고, 그 역할을 자임하고자 한다면 현재도 이 3개 조건을 갖췄는지 냉정하게 성찰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고용위기 전망이 나온다. 위기 상황에서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은 어떻게 해야 하나. 권 “일단 문 대통령이 정확하게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가장 중요한 것은 해고 없는 일자리 지키기라고 했다. 정부는 대통령이 진단하고 천명한 대로 그대로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민주노총과 정부의 비상논의 틀도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사용자단체가 말하는 탄력근로제와 쉬운 해고 같은 문제들을 붙이면 안 된다.” 단 “위기 국면에서 진보정당과 민주노총이 확실하게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 경총 등 사용자단체는 차제에 노동조건을 확실하게 후퇴시키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해고 없는 일자리 지키기는 대통령의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 혼자서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 정부와 힘을 합쳐 경제위기 대책을 만들어 가면서 노동조건 후퇴를 막고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양극화를 축소하고 사회의 평등가치가 확대되는 쪽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적 협의기구에 들어가면 임금동결 문제 등 노동이 내줘야 할 것도 있다. 권 “이번 위기 극복 위해서는 노동계의 참여, 민주노총의 참여가 절대적이다. 비상시국이기 때문에 속도가 중요하다. 과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처럼 기업단체들의 일방적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서는 (이번 협의가) 이뤄질 수 없다. 임금동결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대기업, 중소기업, 영세사업장 등 각 기업에 맞는 현실적 방안들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단 “중소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좀 더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면 민주노총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 전체노동자의 80~90%에 달하는 중소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노동운동의 지속적 성장도 장담하기 어렵다. 중소 영세사업장은 대부분 하청구조이기 때문에 재벌이 손을 쓰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앞서 재벌들이 두 차례 경제위기를 극복하면서 돈을 많이 벌었다. 이번에는 재벌에게 충당금을 내라고 하고, 그러면 우리도(민주노총)도 영세한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야 한다. -21대 국회에 새로 들어온 정의당 의원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은. 권 “2004년 민주노동당 의원 10명은 임기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단식과 농성이 끊어진 적이 없다. 진보정당의 의원직은 정말로 고달픈 자리다. 진보정당 국회의원에게 정치마당은 국회의사당뿐만 아니라 거리도 있다. 노동자, 농민, 서민과 삶의 현장에서 함께 손잡고 분노하고 외치고 눈물 흘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진보정당 의원의 활동이다. 6명밖에 없는 정의당에 가장 필요한 일이고, 이것이 없으면 정의당이 살아날 길이 없다고 본다. 단 “자신이 얼마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고, 무거운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다. 통합당과 민주당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이 참 많이 나타나는데, 진보정치인은 달라야 한다. ‘사언동(思言動)’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진보정치인으로서 생각하고, 생각하는 만큼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말하는 만큼 책임을 지는 게 매우 중요하다. 호찌민이 베트남 혁명투쟁할 때 머리맡에 ‘이불변 응만변(以不變 應萬變)’이라는 주역 경구를 뒀다고 한다. 어떤 경우에도 변하지 않는 원칙을 가지고 만가지 변화에 대응해아한다는 의미다. 지금 정의당에 꼭 필요한 자세다. 이창구 정치부장 window2@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이 영적인 국가가 된다고?/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이 영적인 국가가 된다고?/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나는 지금 매우 기이한 주제를 다룬 책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영능력자들이 바라본 한국의 미래’가 그 주제인데 이에 대해서는 이 지면에서 간략하게 다룬 적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영능력자란 출중한 종교가일 수도 있고 영적인 존재일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의 예언 말고 또 ‘주역’이나 ‘정감록’ 혹은 ‘송하비결’ 유의 비결서를 바탕으로 한국의 미래에 대해 예언하는 것도 빠뜨릴 수 없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탄허 스님이 ‘주역’을 통해 내린 한국의 미래에 대한 예언이다. 그런가 하면 외계인들이 한국의 미래에 대해 예언했다는 황당한 주장도 있었다. 나는 이 예언들의 신뢰성에 대해 등급을 매겨 보았다. 영화를 5점으로 품평하듯이 이 예언들에 대해 점수를 매겨 본 것이다. 같은 예언이라 해도 믿을 수 있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한 것이다. 이 평가는 주관적일 수 있지만 내용의 내적 일관성 혹은 예언가가 지닌 영격(靈格)의 고하, 그리고 사회적 위치 등을 고려해 점수를 매겨 보았다. 그 결과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박중빈이나 그의 제자인 정산 송규가 행한 예언이 5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반면 미국의 개신교 부흥사들이나 외계인이 했다는 예언은 최하위가 됐다. 그 중간에는 인지학(人智學)을 창설한 슈터이너 등이 내린 예언이 포진됐다. 그런데 이 등급이 어떻든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예언들의 결론이 같다는 것이었다. 신뢰도가 가장 높았던 소태산은 물론이고 가장 신임할 수 없었던 미국 부흥사들 역시 같은 주장을 하고 있었다. 이것은 어떤 예언일까. 한국이 앞으로 이 세계를 정신적으로 이끌고 간다는 것이 그것이다. 소태산과 정산은 미래의 한국은 세계 여러 나라 가운데 정신적 방면에서 제일가는 지도국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는 이들의 예언을 대할 때마다 이분들을 매우 존경하지만 이 예언은 너무 나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었다(참고로 나는 원불교도가 아니다). 소태산이 행한 것으로, 한국은 앞으로 물고기가 진화해 용과 같은 국가가 된다는 예언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 이 예언은 맞았다. 한국은 이미 아시아의 작은 용이 됐고 지금은 세계적인 용이 되기 위해 도약 중이니 말이다. 여기까지는 나도 수용할 수 있는데 한국인이 미래에 전 세계를 정신적으로 이끈다는 예언은 정녕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한국의 정치나 교육, 종교 등의 분야에서 보이는 난맥상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뜻밖의 사태를 맞이하면서 이 예언이 실현될 수도 있겠다는 심산이 섰다. 주지하다시피 지금 전 세계는 중국발 역병 때문에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역병은 세계의 모든 것을 바꾸는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 그런데 이 역병을 대하는 각국의 모습에서 우리는 세계의 미래상을 보게 됐다. 이번 사태에서 한국인들이 보여 준 모습은 실로 놀라웠다. 가장 선진화된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발전된 의료보험과 의료이용 체계, 그리고 정보통신 체계의 우수성 등등 외적인 면은 단연 세계 수위였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한국인들이 가장 뛰어났던 것은 그들이 지닌 성품의 ‘선함’이었다. 큰 위기 앞에서 자신의 안위나 불편함보다 사회나 이웃을 먼저 생각한 그 선함 말이다.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의료진들의 불굴의 희생정신, 남을 먼저 생각하는 국민의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 두기, 또 힘들지만 철저하게 자가격리를 준수하는 모습 등은 눈물겨운 것이었다. 이렇듯 한국인들의 선한 배려 정신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것은 한국인들이 도덕적으로 매우 선한 심성을 지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높은 영성은 바로 이 선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보면 한국인들은 영적으로 높은 민족이 되기 위해 시동을 건 것처럼 보인다. 앞으로의 미래가 자못 흥미진진해진다.
  • 여자농구 박혜진, 김은혜 뛰어넘는 우리은행 간판 프랜차이즈 선택

    여자농구 박혜진, 김은혜 뛰어넘는 우리은행 간판 프랜차이즈 선택

    원소속팀 우리은행과 4년 재계약, 15년간 우리은행에서 뛰게 돼우리은행서 12년 반 뛴 선배 김은혜 뛰어넘어 간판 프랜차이즈로연봉은 3억원 확실시···인센티브 등까지 합쳐 리그 최고 대우일듯여자프로농구(WKBL)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최대어 박혜진(30·가드)이 결국 우리은행 프랜차이즈를 선택했다.아산 우리은행은 21일 “2008년(08~09시즌) 우리은행에서 데뷔한 박혜진과 2024년(23~24시즌)까지 4년간 FA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로써 12시즌간 6년 연속 통합 우승과 올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주역 박혜진은 15년간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게 됐다”면서 발표했다. 또 “이번 계약은 구단과 감독, 선수 간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낸 의미 있는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로써 박혜진은 우리은행에서 12년 6개월을 뛰었던 김은혜(은퇴)를 뛰어 넘어 명실상부한 우리은행 최고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또 계약 기간을 채우게 되면 한 팀에서 뛴 기간으로 15년간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은 박정은(은퇴)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WKBL에서 한 팀에서 가장 오래 뛴 선수는 삼성생명에서 18년을 뛴 이미선(은퇴)이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2019~20시즌에도 WKBL 연봉 상한인 3억원을 받았던 박혜진은 같은 액수를 받는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진다. 인센티브 등은 연봉과 별도인데 여자농구에서는 샐러리캡 14억원의 20%(2억 8000만원) 내에서 선수들에게 수당 등을 지급할 수 있다. 이번 WKBL FA 시장은 생애 두 번째 이상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처음부터 전체 6개 구단과 협상을 할 수 있어 박혜진의 이적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박혜진의 경우 금액적인 부분보다는 우리은행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로 남는 것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박혜진의 FA 협상은 최근 급물살을 타며 20일 밤 늦게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혜진은 구단을 통해 “신인 시절부터 함께한 우리은행에서 다시 뛸 기회를 주신 권광석 구단주님께 감사드리며, 협상 기간 많은 관심을 갖고 기다려주신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면서 “그동안 거둔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더 발전된 모습으로 한국 여자프로농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혜진은 2019~20시즌 27경기에서 평균 14.7점을 넣고 5.4어시스트, 5.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개인 통산 정규리그 MVP를 5회 수상으로 정선민(7회) 전 인천 신한은행 코치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웠다. 우리은행은 역시 FA자격을 얻은 베테랑 김정은, 홍보람(이상 포워드)과도 재계약을 체결해 특별한 전력 유출 없이 새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기생충’ 열풍 타고… ‘짜파구리’ 용기면 출시

    ‘기생충’ 열풍 타고… ‘짜파구리’ 용기면 출시

    영화 ‘기생충’에 등장해 글로벌 ‘메가히트’ 음식으로 떠오른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신제품으로 출시된다. 농심은 매콤한 맛의 ‘앵그리 짜파구리 큰사발’과 오리지널 ‘짜파구리 큰사발’ 2종류를 용기면 제품으로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국내에선 21일부터 ‘앵그리 짜파구리 큰사발’이 나오고 해외에서는 ‘앵그리 짜파구리 큰사발’과 오리지널 ‘짜파구리 큰사발’을 함께 출시한다. 해외 시장은 미국과 동남아시아, 일본, 호주, 러시아 등에 이어 순차적으로 판매 지역을 넓힐 예정이다. 짜파구리 출시는 전 세계 소비자들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농심은 설명했다. 실제로 기생충 열풍 이후 농심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월에 120%, 3월에는 116% 증가했다. 농심 관계자는 “봉지라면 조리에 익숙하지 않아 용기면 출시를 요청하는 해외 소비자들의 의견이 적지 않았다”며 “이번 신제품을 통해 ‘짜파구리’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한국 라면의 새로운 매력을 알려 케이푸드의 새로운 주역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농심은 계획이 다 있구나…‘짜파구리’ 컵라면 맛은?

    농심은 계획이 다 있구나…‘짜파구리’ 컵라면 맛은?

    농심 ‘짜파구리’ 컵라면 글로벌 출시 영화 ‘기생충’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영화에 등장하는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식 컵라면까지 등장했다. 농심은 20일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짜파구리를 하나의 용기면 제품으로 만들어 출시한다고 밝혔다. 신제품은 매콤한 맛의 ‘앵그리 짜파구리 큰사발’과 오리지널 ‘짜파구리 큰사발’ 2가지다. ‘앵그리 짜파구리 큰사발’은 전자레인지 조리용으로 개발돼 중간에 물을 버릴 필요가 없는 등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해외 시장은 미국과 동남아시아, 일본, 호주, 러시아 등에 이어 순차적으로 판매 지역을 넓힐 예정이다. 전 세계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이번 제품을 만들었다고 농심은 설명했다. 농심의 해외 매출은 짜파구리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월에 120%, 3월에는 116% 증가했다.농심 관계자는 “봉지라면 조리에 익숙하지 않아 용기면 출시를 요청하는 해외 소비자들의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번 신제품을 통해 ‘짜파구리’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한국 라면의 새로운 매력을 알려 K-푸드의 새로운 주역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짜파구리와 같은 소비 트렌드는 대중들이 자발적으로 찾는 재미와 즐거움이 핵심요소”라고 설명했다. 보다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소비자들은 구매를 일종의 게임으로 여기며 재미와 즐거움을 이용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런 말 하면 욕먹겠지만… 이재영·다영 언니 기다려요”

    “이런 말 하면 욕먹겠지만… 이재영·다영 언니 기다려요”

    프로 와서 주눅들어 실력 발휘 못해 차상현 감독님 ‘특급 지도’로 살아나 내년 FA… 웬만하면 의리 지켜야죠2015~16시즌 신인왕을 받은 뒤 처음으로 이번 시즌(2019~20) ‘베스트7’에 선정된 강소휘(23)는 GS칼텍스 배구 흥행의 주역이었다. 이번 시즌 GS칼텍스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1라운드 전승을 일궈 냈는데 생애 첫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강소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서울신문은 16일 강소휘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성공적이었던 그의 이번 시즌을 돌아봤다.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1라운드 마지막 현대건설과의 경기다. 나중에 알게 됐는데 라운드 전승을 거둔 건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이재영 선수가 ‘GS칼텍스 타도’ 발언을 했다. “그만큼 우리가 강팀이라는 증거 아닐까. 재영 언니가 그말 하고 나서 그날 경기가 모두 매진된 걸로 알고 있다. 팬들에게는 재밌는 일이다.” -이재영·이다영 선수가 다음 시즌 흥국생명에서 함께 뛰게 됐는데 이제 흥국생명 저격 발언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안 된다. 욕먹는다. 흥국생명 기다려라. 이렇게 말하면 되나(웃음).” -‘제2 김연경을 꿈꾼다’는 얘기가 들린다. “아직 멀었다. 코트에서 연경 언니를 보면 대단하다. 보통 키가 큰 선수들은 낮은 자세를 못하는데 언니는 낮은 자세를 잘하고 엄청 빠르다. 그리고 부지런하다. 잠을 좀 덜 자더라도 항상 훈련량을 채운다.” -그동안 특히 힘들었던 적은. “나는 원래 잘했던 선수가 아니다. 데뷔 2년차까지 선배들의 기량에 압도돼 늘 주눅들어 있었다. 볼을 잡아도 되나 항상 고민했다. 2018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리시브를 잘 못하고 돌아왔을 때 공이 손에 닿는 것조차 싫었다. 인스타 DM으로 욕을 하거나 게시물에 욕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참 속상했다.” -어떻게 극복했는지 후배에게 조언한다면. “그냥 스스로를 내버려 두라고 말해 주고 싶다.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이 먹고, 혼자 노래방 가서 노래도 부른다.” -차상현 감독의 새치를 뽑아 주는 영상이 있던데. “감독님이 없었다면 나는 그저 그런 평범한 선수로 남았을 거다. 힘들 때마다 감독님이 ‘한 번에 몇 단계 성장할 수는 없다. 노력하다 보면 성장해 있을 것이다’라고 다독여 주셨던 게 마음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감독님은 코트에서는 엄하지만 코트 바깥에서는 편하게 풀어 주시고 장난도 많이 치신다.” -내년 시즌 FA 최대어로 꼽히는데. “신인 때 모든 유니폼을 다 입어 보는 게 꿈이었다. 어린 마음에 예쁜 유니폼을 입어 보고 싶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웬만하면 소속팀에 의리를 지키고 싶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양정철·이근형 다시 야인으로

    양정철·이근형 다시 야인으로

    더불어민주당의 21대 총선 전략을 주도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16일 당직에서 물러났다. 양 원장은 “다시 야인으로 돌아간다”며 원장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총선 결과가 너무 무섭고 두렵지만 당선된 분들이 국민들께 한없이 낮은 자세로 대통령님과 함께 국난 극복에 헌신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이제 다시 뒤안길로 가서 저녁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조용히 지내려 한다”고 말했다. 당직을 벗어던졌지만, 여권 내에서는 그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청와대에서든, 정권 재창출 과정에서든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12년에 이어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중추역할을 한 그는 이번 총선에서도 인재 영입부터 공약 설계, 공천 과정 등 전반적인 밑그림을 그렸다. 위성 비례정당 설립 과정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승리의 주역임에 틀림없다.양 원장과 함께 총선 전략을 실무적으로 책임졌던 이 위원장도 사퇴했다. 그는 “이해찬 대표의 무한 신뢰 속에서 다행히 대과 없이 임무를 수행한 것 같다. 홀가분하게 떠난다”고 말했다. 지역구 의석수(163석)와 관련, “자체적으로는 163개 정도 예측했었다. 오히려 180석 발언이 나오면서 좀 손해를 봤다”고 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단독 인터뷰] GS칼텍스의 밝게 빛나는 별, 강소휘

    [단독 인터뷰] GS칼텍스의 밝게 빛나는 별, 강소휘

    2015~16시즌 신인왕을 받은 뒤 처음으로 이번 시즌(2019~20) ‘베스트7’에 선정된 강소휘(23)는 GS칼텍스 배구 흥행의 주역이었다. 이번 시즌 GS칼텍스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1라운드 전승을 일궈 냈는데 생애 첫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강소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서울신문은 16일 강소휘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성공적이었던 그의 이번 시즌을 돌아봤다.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1라운드 마지막 현대건설과의 경기다. 나중에 알게 됐는데 라운드 전승을 거둔 건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이재영 선수가 ‘GS칼텍스 타도’ 발언을 했다. “그만큼 우리가 강팀이라는 증거 아닐까. 재영 언니가 그말 하고 나서 그날 경기가 모두 매진된 걸로 알고 있다. 팬들에게는 재밌는 일이다.” -이재영·이다영 선수가 다음 시즌 흥국생명에서 함께 뛰게 됐는데 이제 흥국생명 저격 발언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안 된다. 욕먹는다. 흥국생명 기다려라. 이렇게 말하면 되나(웃음).” -서브 부문 2위에 올랐는데, 강서브의 비결은. “서브는 혼자서 훈련이 가능하다. 될 때까지 연습하는 게 비결이다. 파워는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는데 엄마를 닮은 것 같다.” -‘제2 김연경을 꿈꾼다’는 얘기가 들린다. “아직 멀었다. 코트에서 연경 언니를 보면 대단하다. 보통 키가 큰 선수들은 낮은 자세를 못하는데 언니는 낮은 자세를 잘하고 엄청 빠르다. 그리고 부지런하다. 잠을 좀 덜 자더라도 항상 훈련량을 채운다.” -그동안 특히 힘들었던 적은. “나는 원래 잘했던 선수가 아니다. 데뷔 2년차까지 선배들의 기량에 압도돼 늘 주눅들어 있었다. 볼을 잡아도 되나 항상 고민했다. 2018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리시브를 잘 못하고 돌아왔을 때 공이 손에 닿는 것조차 싫었다. 인스타 DM으로 욕을 하거나 게시물에 욕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참 속상했다.” -어떻게 극복했는지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그냥 스스로를 내버려 두라고 말해 주고 싶다.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이 먹고, 혼자 노래방 가서 노래도 부른다.” -차상현 감독의 새치를 뽑아 주는 영상이 있던데. “감독님이 없었다면 나는 그저 그런 평범한 선수로 남았을 거다. 힘들 때마다 감독님이 ‘한 번에 몇 단계 성장할 수는 없다. 노력하다 보면 성장해 있을 것이다’라고 다독여 주셨던 게 마음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감독님은 코트에서는 엄하지만 코트 바깥에서는 편하게 풀어 주시고 장난도 많이 치신다.” -내년 시즌 FA 최대어로 꼽히는데. “신인 때 모든 유니폼을 다 입어 보는 게 꿈이었다. 어린 마음에 예쁜 유니폼을 입어 보고 싶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웬만하면 소속팀에 의리를 지키고 싶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역병과 정치에 염증난 조선 선비의 자가격리

    역병과 정치에 염증난 조선 선비의 자가격리

    코로나19의 전 지구적 감염을 극복할 근본 해법은 아직 없다. 물리적 거리두기로 전염 속도를 줄이는 것이 유일하다. 300년 전 더 참혹한 역병 속에서 한 지식인은 반생의 노력으로 안전하고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만들었다. ●치사율 30% 넘는 역병에 정중기가 택한 방역법 경북 영천시 임고면 선원동은 무릉도원으로 불릴 정도로 이상적인 영일 정씨들의 씨족마을이었다. 1719년 이 지상 낙원을 전염병 두창이 휩쓸었다. 두창은 천연두의 옛 이름으로 전염력이 강하고 치사율이 30%를 넘으며, 회복되더라도 피부가 얽어 곰보가 되는 무서운 역병이었다. 원인도 치료법도 모르니 두창 여신을 ‘별성마마’라고 극존칭으로 대접하는 수밖에 없었다. 신라의 선덕왕도 앓았으니 역사가 오래됐고, 청나라 황제 강희제도 앓았다니 국제적인 역병이었다. 조선의 숙종도 감염돼 한때 혼수상태로 위중했다니 귀천도 가리지 않았다. 선원마을의 유지, 35세의 선비 정중기(1685~1757)는 이때의 두창으로 부친을 잃었고, 그 전해에 모친도 잃었다. 부모 봉양을 위해 과거시험도 거부했던 정중기는 절망에 빠졌다. 이제 선원동은 부모를 앗아간 상실의 땅이며, 언제 역병에 걸릴지 모르는 위험 지역이었다. 그래서 찾아낸 ‘피두지’가 지금의 삼매리, 매곡이었다. 이곳에 간소(艮巢)라는 서재를 짓고 틈틈이 머물며 공부했다. ‘간’이란 주역 팔괘 중 하나이며, ‘소’란 나무에 얼기설기 지은 둥지를 뜻한다. 소박한 초가였지만 철학적 의미를 지닌 만만찮은 집이었다. 43세에 과거에 응시해 장원급제, 수석으로 합격했다. 곧바로 등용돼 고향을 떠나 벼슬길에 올랐다. 그러나 세속은 꽃길이 아니었다. 그는 워낙 출세와 성공 따위에 초연한 성품이었다. 기뻐해야 할 출발 길부터 “원래 얻고 잃음은 모두가 운명이기에/ 어느덧 마음속에 생각이 아득해지네” 하며 마땅찮아 했다. 당시 정계는 노론의 세상이었고, 그가 속한 영남 남인들은 소외된 재야 세력이었다. 나이 많고 꼿꼿한 신참 비주류 선비가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계에서 버티려니 험한 자갈길에 아득할 수밖에 없었다. 46세에 관직을 사양하고 잠시 낙향했다. 이듬해 선원동을 비롯한 경상도 일대에 천연두가 더 심각하게 창궐해 정중기의 사촌과 친아우들이 목숨을 잃었다. 실의 속에서 다시 벼슬길로 떠났다가 결성현감을 끝으로 은퇴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56세 때 고향인 선원동을 아우 중보에게 넘겨주고 아예 매곡으로 이주하게 된다. 장자로서 말년에 고향을 떠나 오지로 가는 파격적인 모험을 감행했다. 친척은커녕 인적조차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 첩첩산골에 그만의 세계를 꾸준히 만들어 나갔다. 64세에 오록서당을 건립해 후학을 길러내고, 68세에 멋진 산수정을 지었다. 간소 자리에 살림집을 새로 짓다가 세상을 떴고, 아들 일찬이 완공한 집이 바로 지금의 매산고택이다. 참혹한 전염병과 지저분한 세속을 피하기 위한 정중기식 거리두기는 멀리 떠나서 새로운 낙원을 만드는 일이었다.●정중기와 후손이 120년 4대에 걸쳐 이룩한 매화골 매곡, 매화의 골짜기는 선원동으로 이어지는 선원천의 상류에 자리한다. 도가나 선가에서 상류란 미지의 근원을 뜻한다. 마치 시냇물에 흘러 내려온 복숭아 잎을 보고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신선들의 도원을 발견했듯이. 영천의 주산인 보현산이 흘러 기룡산에 이르고 그 지맥이 매곡에 이른다. 정중기는 이곳을 겹겹이 싸인 산과 돌아 흐르는 시냇물 사이에 우묵하게 들어간 곳이라 했다. 풍수가들은 ‘매화낙지형’이라 하여 뒷산이 매화나무이며 그 가지가 늘어진 곳이 마을 자리라 한다. 둥글한 앞산 봉우리들은 매화를 향해 날아드는 나비 형상이다. 매화가지 끝에 간소를 짓고, 나중에 매산고택을 증축해 꽃을 피웠다. 앞산에 정중기는 산수정을, 후손들은 산천정을 지어 한 쌍의 나비를 완성했다. 후대에 다른 매화가지에 향양정을 지어 매화골을 완성하게 된다. 120년 4대에 걸친 노력의 결과였다. 정중기는 자신의 호를 매산으로 지을 정도로 매화를 사랑했다. 매화는 사군자 중 으뜸으로 강인한 기품과 고결한 향기를 상징한다. “매화는 은둔하고 낙향하는 선비를 위한 나무다. 도시보다는 시골의 나무이며, 젊은이보다는 명상의 맛을 아는 중년에 어울린다.” 마치 정중기에 맞춘 것 같은 이 비평은 그보다 350년 전 정도전이 쓴 글이다. 매곡이야말로 매화 마니아를 위해 준비해 둔 땅이었다. 그리고 그와 후손들은 매화 동산을 훌륭하게 가꾸었다. (실물 매화는 드물고 풍수적 상징이다.) 정중기가 태어나고 자란 선원마을에 조카 일룡이 건립한 연정고택이 있다. 연정고택은 4동의 독립건물이 모여 마당을 감싸는 ‘튼ㅁ자집’이다. 별당인 연정도 본채와 떨어져 있다. 또한 건물들은 나지막하게 땅에 붙어 있다. 전체적으로 수평적이고 개방적이다.반면 매산고택은 건물이 모두 하나로 이어진 ‘막힌ㅁ자집’이다. 높은 축대 위에 누마루 사랑채와 2층 안채를 세웠다. 전체적으로 수직적이며 폐쇄적이다. 사촌 간인 두 집은 8㎞ 남짓 거리지만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매산고택의 폐쇄성은 격리와 보호를 위함이고, 수직성은 펼쳐진 자연을 음미하기 위함이다. 정중기의 건축관과 자연관이 강하게 반영된 집이다. 균형 잡힌 형태와 날렵한 누각형 사랑채 등, 가장 아름다운 살림집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맞은편 절벽에 지은 산수정의 의미는 더욱 명확하다. “우뚝 솟은 청산은 천년의 빛이요/ 길게 달리는 벽간은 만리를 흐르는 소리다/ 자연의 물상을 관찰해 인과 지의 묘한 이치를 깨닫는다.” 산과 물이란 인(仁)과 지(智)의 상징이다. 논어에 “인자한 이는 산을 즐기고, 지혜로운 이는 물을 즐긴다”고 했다. 3칸 정자는 절벽에 반쯤 걸려 뒷면에서 출입한다. 1층 집인 줄 알고 들어오면 툭 터진 산수의 경관이 펼쳐진다. 대청 양옆의 방 이름은 인수재와 지급재다. 산수정이란 인과 지의 집으로, 자연과 인문학이 하나가 된 철학적 정자다.●그때도 지금도 거리두기와 희망만이 치료제 1347~1350년 유럽에 페스트가 창궐해 인구의 3분의1 정도가 죽었다. 페스트의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었다. 단지 온몸이 시커멓게 굳으며 죽는다고 흑사병이라는 이름만 붙였다. 믿었던 교회가 알려준 치료법이란 비둘기 피 바르기, 담배 피우기, 피 뽑기 등으로 흑사병마를 몰아내는 정도였다. 인문주의자 보카치오가 발견한 최상의 방법은 격리와 피신, 그리고 이상향의 희망이었다. 그의 소설 데카메론은 피렌체 교외 피에솔레의 고립된 별장에 남녀 10명이 피신해 10일 동안 풀어놓은 100개의 이야기다. 데카메론 에피소드 중에 이상적인 정원들이 종종 등장한다. 둘째 날 이야기 무대인 빌라 팔미에리의 레몬 정원을 지상 천국으로 묘사했다. 사방이 담으로 막히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 그리고 향초와 약초가 있는 치유의 장소다. 생지옥 같은 도시를 탈출한 피난자들이 갈구하는 이상적인 빌라와 정원이었다. 조선시대 사람들도 천연두의 원인과 치료법을 몰랐다. 기껏 치료법이란 제사와 성생활을 금지해 별성마마를 공손히 모시는 수준이었다. 1721년 전국적인 천연두 감염 앞에서 국왕 영조는 “전염은 거센 불길 같아 치료할 방법이 없다. 예전의 처방이 전혀 없고 의원조차 어떤 증상인지 모른다”고 한탄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맑은 정신을 가진 정중기는 안전한 골짜기로 떠나는 것만이 근본적인 대책임을 알았다. 일시적 피난이 아니라, 아예 마을을 새로 만들고 정착해 후손들까지 보호하려 했다. 집안의 아우 정윤문 역시 역병을 피해 남쪽으로 잠시 대피하려 하자 이렇게 조언했다. “임시로 피하는 것보다 인근 길지를 찾아 한 마을을 만들고 굳건히 대대로 사는 것이 낫다.” 뚜렷한 봉우리가 없는 매곡 같은 지형은 재복이 머물지 않고 흘러나간다고 한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겹겹이 싸여 외부로부터 보호받는 천혜의 격리지이다. 임진왜란 때 여기에 성곽을 쌓고 영천고을의 피란처로 운영한 적도 있었다. 정중기는 이러한 지리적 장점 때문에 매곡을 택했다. 풍수적 단점이란 다분히 심리적인 것이어서, 지속적인 건축과 조경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적극적인 건축과 철학적 의미 부여를 통해 매화가지로 나비가 날아드는 치유의 낙원을 만들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었던 암울한 시대에 가능한 유일한 선택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격리와 거리두기, 그리고 새로운 희망만이 백신이자 치료제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 다음달 본격 조사 착수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가 조사관 채용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면서 다음달부터는 본격적으로 진상규명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진상조사위는 10일 최근까지 전체 조사관 34명 가운데 33명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1·2차에 걸쳐 채용된 이들 조사관은 최근 기초적인 교육을 마치면서 조만간 현장 투입이 가능해졌다. 1차 채용 당시 경력 누락으로 채용이 취소된 조사관 1명 자리는 3차 채용을 통해 공모할 방침이며, 사실상 진상조사위 조사관 채용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진상조사위는 지난 1월15일부터 조사 실무를 맡은 조사 3개 과와 대외협력 부서 등 34명(4급 4명, 5급 11명, 6급11명, 7급 8명)을 공모했다. 5·18 진상조사위는 내주부터 조사 계획서를 작성해 전원위원회에 보고한다. 조사 1과는 광주역 앞 최초 발포 및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 헬기 사격에 대한 경위와 책임자를 규명하고 이 과정에서 사망·부상·암매장을 포함한 5·18 과정 전반에 걸친 시민 피해 현황을 조사한다. 조사 2과는 군 보안사와 국방부가 1988년 국회 청문회를 대비해 구성한 비밀 조직 5·11연구위원회 조직 경위 및 왜곡·조작 경위와 집단학살지·암매장지 소재 및 유해 발굴과 수습, 행방불명자 규모 및 소재 조사에 주력한다. 3과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개입 여부 및 북한군 침투조작 사건과 조사위가 목적 달성을 위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건을 맡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흥행은 잡고 성적은 놓친 현주엽 감독 LG와 결별

    흥행은 잡고 성적은 놓친 현주엽 감독 LG와 결별

    2017년 코치 과정 없이 곧바로 감독 발탁2018~19 정규리그에서 3위 오르며 주목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전국구 인기 얻어외국인 선수 의존도 높아 ‘전술 없다’ 평가구단도 고심했지만 자진사의 밝히며 결별‘갑갑한’ 모습으로 프로농구 인기몰이의 주역이었던 현주엽 감독이 창원 LG와 결별했다. 인기는 그 어느 구단보다 많았지만 성적은 9위에 머물러 인기와 성적이 반비례했던 아쉬운 동행의 끝이었다. LG는 9일 “계약이 종료되는 현주엽 감독의 재계약 검토 과정에서 본인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 감독은 2017년 사상 처음으로 코치 과정 없이 곧바로 감독에 발탁돼 스타선수 출신의 스타감독으로 LG의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첫해엔 17승 37패로 9위에 그쳤지만 이듬해 30승 24패로 3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4강에 진출했다. 비시즌 기간 동안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현 감독은 선수들과 지내는 모습이 연일 화제가 되며 프로농구의 인기를 끌어올렸다. 조성민, 강병현, 김시래는 ‘아벤저스’라는 별명을 얻었고 김시래는 올스타 투표에서 2위에 오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새로운 이적생 김동량, 정희재, 박병우도 백업 선수에서 벗어나 팬들에게 얼굴이 널리 알려졌다. 특히 김동량은 경기당 평균 7.67점 5.03개의 리바운드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찍으며 인기와 성적을 모두 잡았다. 그러나 LG의 인기와 달리 이번 시즌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시즌 초반부터 꼬인 순위는 시즌 내내 하위권을 맴돌게 했고 조기 종료된 리그의 최종 성적은 16승 26패 9위로 끝났다. FA 김종규(원주 DB)의 이탈로 선수층 전력이 약화된 부분도 있었지만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 감독의 농구는 ‘특별한 전술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시즌 창원 LG는 외국인 선수 득점 의존도가 42.08%로 전체 1위였고, 외국인 선수 평균 득점도 30.57점으로 안양KGC(31.93점)에 이어 2위였다. 한국농구가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향이 있고 평균 21.4점으로 전체 1위에 오른 캐디 라렌을 보유한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 그러나 국내 선수들의 득점(42.07점)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높은 외국인 선수 의존도는 상대팀에게 공략법을 알려주는 것과 마찬가지였고 LG는 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버논 맥클린, 마이크 해리스, 라킴 샌더스 등 2옵션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은 LG의 아킬레스건이 됐다.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프로스포츠의 특성상 LG도 현 감독의 인기를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 감독이 자진해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3년간의 동행은 결국 끝나게 됐다. LG는 수일 내로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문대통령 “수출기업에 36조 무역금융…공공부문 선결제로 내수 지원”

    4차 비상경제회의, 공공 선결제 등 내수 부양 17.7조원 스타트업·벤처 자금 2.2조원 추가공급 문 대통령 “아직 충분치 않다”…재정부담에도 총56조 추가 투입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코로나19 경제 대책 관련해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거래 위축으로 타격이 극심한 수출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36조원 이상의 무역 금융을 추가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4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정부가 그동안 100조원 규모 비상금융조치, 긴급재난지원금 등 초유의 결정도 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면서 “가용한 자원을 모두 동원하겠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재정 투입도 주저하지 않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내수 부양, 수출활력 제고, 스타트업·벤처기업 지원 등 3개 분야 총 56조원 규모 추가 투입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3차에 걸친 비상경제회의에서 파격적인 금융지원책을 내놓긴 했지만, 코로나19가 시장에 가져올 전대미문의 충격을 고려하면 더욱 과감한 자금투입이 필요하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판단으로 풀이된다. 내수 진작을 위한 공공부문 선결제·선구매, 개인사업자 보호를 위한 세부담 완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먼저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거래 위축으로 타격이 극심한 수출기업들을 지원하는 대책을 마련했다”며 “36조원 이상의 무역 금융을 추가 공급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신용도 하락이 수출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수출 보험과 보증을 만기 연장해 30조원을 지원한다“면서 ”수출 기업에 대한 긴급 유동성도 1조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계적인 경기 부양 시점에 적극적인 수주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5조원 이상 무역 금융도 선제 공급할 것”이라며 “수출에서도 위기의 순간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자금문제로 수출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방역 모델이 세계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듯 코로나19 시대라는 새로운 무역 환경에 맞춰 한국형 수출 모델을 개발해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도 선제 대응해 가겠다.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더욱 발전시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효과적 방역으로 봉쇄와 이동제한 없이 공장들이 대부분 정상가동되면서 우리가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라는 인식이 세계에 각인되고 있다”고 평가한 뒤 “‘메이드 인 코리아’의 신뢰가 더욱 높아졌다. 이 위상을 살려 핵심 기업의 국내유턴, 투자유치, 글로벌 M&A를 활성화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17조 7000억원 규모 내수 보완방안에 대해서는 정부 구매 선결제·선구매 방식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민간의 착한 소비 운동에 호응해 공공부문이 앞장서 선결제, 선구매 등을 통해 3조 3000억원 이상 수요를 조기 창출하고자 한다”며 “중앙부처뿐 아니라 공공기관, 지자체, 지방 공기업까지 모두 동참해 어려운 전국 곳곳의 상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에서 일어나는 착한 소비 운동에 대해서도 전례없는 세제 혜택을 통해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악화로 결손기업이 증가하고 700만명 가까운 개인 사업자의 피해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12조원 규모로 세부담을 추가 완화하는 특별한 조치도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벤처 투자 지원 관련해서는 “저금리로 자금을 추가 공급하고 특례 보증 신설과 함께 민간 벤처투자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 확대로 약 2조 2000억원 규모 자금을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수출 의존성이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글로벌 공급망 재편 지원, 스타트업·벤처기업 자금 공급 방안을 마련한 것은 혁신 동력에 다시 불을 지피기 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쓰나미와 같은 충격을 받고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어두운 터널 속”이라며 “정부는 힘들고 어려운 기업과 국민들을 위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위기 극복에 필요한 조치들을 언제든지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아직 도래하지 않은 상황까지 내다보며 미래의 위기에도 대비하고 있다”면서 ”다행히 우리가 코로나19를 다른 나라보다 먼저 진정시킬 수 있다면 경기 부양 시기도 다른 나라보다 앞서서 맞이할 수 있다. 경기 부양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준비해 경제 회복 속도를 높일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국민들께서 정부를 믿고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런 언급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층 과감한 재정 투입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와 정부는 앞서 세 차례의 비상경제회의에서 100조원 규모 기업구호 긴급자금 투입 및 소득하위 70%에 4인 기준 가구당 100만원씩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상공인·영세자영업이 역대 최악의 휴·폐업 위기를 겪고 있고, 하반기로 갈수록 기업 도산, 장기 휴직·실직으로 더 큰 위기가 닥치리라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상황이다. 재정적자 규모가 역대 최대라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지만, 유례없는 경제위기에 나라 곳간을 한층 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방역에서 전 세계에 저력을 보여줬다. 착한 임대료 운동, 착한 소비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경제에서도 위기 극복의 주역으로 나서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을 믿고 국민과 함께 어떤 거친 풍랑도 반드시 헤쳐 나가겠다”고 마무리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송&송’, 뉴트로 음악예능에 뜬다

    ‘송&송’, 뉴트로 음악예능에 뜬다

    송창식·송가인, KBS ‘악인전’ 합류가수 송창식과 송가인이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악(樂)인전’에 합류한다. 8일 KBS에 따르면 송창식은 새 음악 예능 ‘악인전’에 패널로 합류한다. ‘악인전’은 ‘음악인의 이야기’라는 뜻으로 음악에 한이 있는 음악 늦둥이들이 전설적인 음악인을 만나 컴필레이션 음반을 만드는 뉴트로 음악 예능이다. 송창식은 이 방송을 통해 1967년 데뷔한 뒤 53년 만에 첫 리얼리티 예능에 출연한다. 송가인도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한다. 2019년 트로트 열풍을 이끈 주역으로 장르와 세대를 초월한 음악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악인전’은 이상민, 김숙, 김준현, 문세윤, 붐, 이주빈, 김요한이 출연을 확정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오늘의 눈] 지금까지 이런 선거는 없었다/김진아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지금까지 이런 선거는 없었다/김진아 정치부 기자

    선거는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지만 최선이 없다면 최악을 피하고자 차악을 뽑는 행위여야 한다. 소중한 참정권에 대해 분명 이렇게 배웠다. 하지만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만큼은 최선은커녕 차악조차 발견하기 어려워서 투표장에 나가기 스스로가 겁날 지경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연동형 비례제’가 처음 도입된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의 험난한 과정 속에서 통과된 연동형 비례제가 이번 총선을 코미디의 장으로 만들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양한 소수의 목소리를 국회에 입성시키겠다며 만들어진 연동형 비례제의 그 취지에 돌을 던질 수는 없다. 진짜 문제는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를 왜곡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라는 거대 양당과 제대로 된 후보를 내지 못하고 그들만의 진영에 갇힌 소수정당 모두에 있다. 위성정당이라는 희대의 꼼수를 가장 먼저 기획한 것은 구 자유한국당이자 현 미래통합당이다. 통합당의 논리는 간단하다. 연동형 비례제에 반대해 왔기 때문에 선거법을 따를 수 없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의원 꿔주기’라는 기가 막힌 방법을 동원해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두 번째 칸을 차지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 민망함을 느끼는 건 국민뿐이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더욱 할 말이 없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월 10일 “국민의 투표권을 침해하고 결국 정치를 장난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통합당의 위성정당 창당을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위성정당과 다름없는 더불어시민당에 의원 꿔주기를 했고 이제는 민주당을 떠난 인사들이 만든 열린민주당과 누가 문재인 정부의 진정한 적자인지 적통 경쟁을 하고 있다. 통합당과 다른 점은 딱 하나 직접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고 이용했다는 것뿐이다.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지난 30일 “정당제도가 다소 훼손된 것이 사실이다. 정당법과 더불어 선거법도 개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훼손의 주역 중 하나는 민주당이라는 점을 잊은 듯하다. 정의당·녹색당·미래당 등 소수정당은 억울할 수는 있겠지만 유권자들과의 공감대 형성에는 실패했다. 정의당의 비례대표 후보는 도덕성과 경력 부풀리기 논란으로 감동을 주지 못했다. 녹색당과 미래당은 민주당과 연합해 원내 입성을 꿈꿨지만 뒤통수를 맞았고 정체성 논란만 남겼다. 며칠 전 총선 판세 전망에 대해 한 교수에게 묻자 “밥상을 걷어차고 싶다”는 격한 표현으로 답이 왔다. 4년에 한 번 각 정당이 차린 밥상을 유권자의 기호에 따라 골라 먹어야 하지만 이번 밥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먹고 싶은 것도 먹을 만한 것도 없기 때문에 차라리 유권자들의 투표 거부 행위로 정치권에 경각심을 주고 싶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이런 선거는 없었다. 그럼에도 학습된 참정권에 따라 투표장에 갈 것이다. 50㎝에 육박하는 긴긴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보며 차악 중의 차악을 고민해야 하는 이 현실이 괴로울 뿐이다. jin@seoul.co.kr
  • ‘모비스왕조 주역’ 양동근 전격 은퇴

    ‘모비스왕조 주역’ 양동근 전격 은퇴

    후배에게 길 터줘… 美로 코치 연수한국 프로농구의 ‘살아 있는 전설’ 양동근(울산 현대모비스)이 코트를 떠난다. 현대모비스는 31일 양동근의 은퇴소식을 밝혔다. 2004년 입단 이후 현대모비스에서만 16년을 뛴 양동근은 6번의 정규리그 우승과 6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며 현대모비스 왕조를 세운 주역이다. 2005년 신인상을 비롯해 4번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3번의 플레이오프 MVP는 물론 한국농구연맹(KBL)이 선정한 베스트5에 9회, 최우수 수비상 2회, 수비 5걸상 3회, 모범선수상 2회를 수상하는 등 상이란 상은 다 휩쓸며 KBL을 상징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40세인 양동근은 예년에 비해 출전 시간이 줄었지만 이번 시즌에도 경기당 평균 28분24초, 10득점, 4.6 어시스트, 2.7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와 1년짜리 단기 계약을 맺으며 사실상 은퇴수순을 준비하긴 했어도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리그가 끝난 만큼 한 시즌 이상 더 뛸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양동근의 경기력에 팬들 사이에서도 “아직 은퇴는 이르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양동근은 박수 칠 때 떠나는 쿨한 이별을 택했다. 지난 시즌 우승팀인 현대모비스가 이번 시즌부터 리빌딩에 들어간 만큼 양동근도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은퇴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시즌 18승 24패로 8위에 그치며 초라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양동근은 미국으로 코치 연수를 떠날 예정이지만 코로나19로 연수 시기를 늦출 것으로 알려졌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기업 유치로 특화” vs “창릉 신도시 철회”

    “기업 유치로 특화” vs “창릉 신도시 철회”

    경기 고양정의 표심을 가를 화두는 단연 ‘부동산’이다. 지난해 정부의 ‘창릉 3기 신도시’ 계획 발표 후 주택공급 증가 우려에 집값 하락이 현실화됐고 그에 따라 민심도 출렁거렸다. 현역 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떠나는 자리에 미래통합당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온 ‘부동산 전문가’ 김현아 후보를 공천한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은 카카오뱅크를 출범·안착시킨 ‘금융 전문가’ 이용우 후보를 대항마로 배치하면서 기업 유치 등을 통한 부동산 해법 찾기에 나섰다. 31일 오전 7시 30분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출근 인사를 하는 이 후보의 손에는 ‘카카오뱅크 혁신 CEO(전)’라고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그의 출근 인사를 듣고 바쁜 출근길 걸음 속에서도 한 청년이 인사를 하고 가는가 하면 “고생하십니다”라며 먼저 말을 건네는 중년 여성도 있었다. 비슷한 시간 김 후보는 덕이동 한산초등학교 앞 사거리에서 출근 인사를 했다. 탄현역보다 행인은 적지만 김 후보는 “지역 주민이 느끼는 교통 불편에 공감하고 있어 이런 교통 소외 지역까지 다닌다”고 말했다. 차를 멈추고 “파이팅하세요”라고 응원하는 한 운전자의 인사에 김 후보의 얼굴은 한층 밝아졌다. 두 후보 모두 지역 연고는 없다.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이사했기에 주민들에게는 아직 낯선 얼굴들이다. 이 후보는 “온 지 얼마 안 돼 인지도가 낮고 주민들이 현실을 냉정하게 보고 있어 선거운동이 쉽지 않다”며 “하지만 이제는 반대로 상대 후보와 야당의 비판 논조를 주민들이 냉정히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점점 알아봐 주시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며 “다가와서 꼭 이겨 달라고 속삭여 주실 때 가장 힘이 난다”고 했다.이 후보는 28년간 금융·투자 업계에 몸담은 이 분야 베테랑이자 카카오뱅크를 출범 2년 만에 흑자 기업으로 만든 주역이다. 김 후보는 대학·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을 전공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다 4년 전 새누리당(현 통합당) 비례대표 후보로 영입돼 당선됐다. 김 후보는 “이 후보보다 지역 문제를 더 많이 알고 해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피력한다. 그는 일산의 베드타운 가속화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면서 “집만 짓는 창릉 신도시 철회가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했다. 3기 신도시 철회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이 후보는 베드타운화돼 있는 일산을 산업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비전에 집중한다. 그는 “일산테크노밸리 등 기반시설에 맞춰 영상, 사물인터넷, 전시, 바이오 등 특화도시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부동산 외 대표 공약으로 이 후보는 “일산을 ‘청년창업 중심도시’로 도약시키겠다”며 “취업 교육을 담당하는 일자리센터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지역 교육열이 높지만 평준화로 명문고가 사라져 자녀 중학교 졸업 후 떠나는 가정이 많다”며 “교육특구 지정과 국제학교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정은 최근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줄곧 높았다. 19,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2018년 고양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를 더블스코어로 앞섰다. 다만 최근 지역 주민 최대 관심사가 된 창릉 신도시 이슈가 변수로 떠오르면서 민심도 가늠하기 힘들어졌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정상에서 이별’ KBL 전설 양동근, 결국 코트 떠난다

    ‘정상에서 이별’ KBL 전설 양동근, 결국 코트 떠난다

    한국 프로농구의 살아있는 전설 양동근(울산 현대모비스)이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 현대모비스는 31일 양동근의 은퇴소식을 밝혔다. 2004년 현대모비스에 입단해 현대모비스에서만 16년을 뛴 양동근은 6번의 정규리그 우승과 6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며 현대모비스 왕조를 세운 주역이다. 듀얼 가드로서의 탁월한 경기 운영 능력에 더해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숨막히게 만든 수비는 ‘질식 수비’라고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개인적으로는 2005년 신인상을 비롯해 4번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3번의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하며 최고의 선수에 올랐다. 여기에 한국농구연맹(KBL)이 선정한 베스트5에 9회, 최우수 수비상 2회, 수비 5걸상에 3회와 모범선수상도 2회나 수상했을 정도로 상이란 상은 다 휩쓸며 현대모비스 뿐 아니라 KBL을 상징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40세인 양동근은 예년에 비해 출전 시간이 줄었지만 이번 시즌에도 경기당 평균 28분24초 10득점 4.6 어시스트 2.7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와 1년짜리 단기 계약을 맺으며 사실상 은퇴수순을 준비하긴 했어도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리그가 끝난 만큼 한 시즌 이상 더 뛸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양동근의 경기력에 팬들 사이에서도 “아직 은퇴는 이르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양동근은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쿨한 이별을 택했다. 지난 시즌 우승팀인 현대모비스가 이번 시즌부터 리빌딩에 들어간 만큼 양동근도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은퇴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시즌 18승 24패로 8위에 그치며 초라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양동근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대로 미국으로 코치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양동근은 4월 1일 KBL회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갖는다. 현대모비스는 양동근의 은퇴식 및 등번호 영구결번식을 다음 시즌 개막전에 한다고 밝혔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전남지역, 하루 만에 ‘코로나19’ 확진자 4명 발생

    전남 여수와 순천에서 입국자 3명이 한꺼번에 코로나 19확진 판정을 받아 해외 유입에 따른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29일 영국에서 들어 온 해외입국자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수에서는 25세 여성 A씨와 함께 입국한 스페인 국적의 22세 남자 B씨도 확진됐다. 순천에서도 비슷한 시기 영국에서 들어 온 43세 남자 C씨가 양성판정을 받았다. 무안에서도 만민교회 확진자로 인한 추가 감염환자가 나왔다. 서울에 거주하는 만민교회 관련 확진자가 양성 판정 전인 지난 23일 무안에 거주하는 91세 노모를 만나고 가면서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태국에서 입국한 2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전남지역에서는 해외 입국자만 4명에 달한다. 전남도는 해외 입국자의 확진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지역감염을 원천 차단할 특단의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31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발표를 통해 “다음달 1일부터 지역 전파 원천 차단을 위해 특별행정명령을 발동해 모든 해외 입국자가 임시검사시설에서 3일간 격리하고, 입국부터 14일간 자가격리 해제시까지 빈틈없이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는 최근 행정명령을 통해 지난 2일 이후 모든 입국자의 자진신고와 진단검사를 이행토록 행정명령을 발동했었다. 앞으로 해외 입국자가 인천공항에서 지역으로 이동 시 전용 KTX를 이용해 중서부권은 나주역, 동부권은 순천역에서 하차해 셔틀버스를 통해 임시검사시설에 입소시킬 방침이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In&Out] 4차 산업혁명을 위한 뉴딜정책/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In&Out] 4차 산업혁명을 위한 뉴딜정책/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1998년 2월 출범한 김대중 대통령의 DJ 정부는 취임하자마자 실업자가 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재교육 사업을 펼쳤다. 인터넷 홈페이지 만드는 법, 전자상거래 사이트 만드는 법, 인터넷 사업 하는 법 등 당시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1999년 인터넷닷컴 열풍의 주역이 됐고 그것이 한국의 3차 산업혁명에 기여했다. DJ식 뉴딜정책의 성공이었다. 한국인들은 아날로그에 집착하는 일본인보다 디지털에 빨리 적응했고 결국 구제금융 체제의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켰다. 지금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서 정부가 어떻게 돈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필자는 4차 산업혁명형 뉴딜을 제안한다. 그냥 10만원을 나눠주는 경기도의 정책에는 반대한다. 이미 실패한, 그리고 아직 전 세계에서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기본소득식의 지원은 부작용이 더 크다. 미국은 발권국이니까 혹시 가능할 수도 있는 것뿐이다. 지금 돈을 지원해야 할 개인이나 사업자가 있다면 돈을 지원하되 교육을 시키자. 원격 교육을 시키면 된다. 내용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인공지능(AI) 기술, 기계학습 기법 등을 온라인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면 그 교육을 하는 사람들도 돈을 벌 수 있고 피교육자는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지식을 이번 기회에 습득할 수 있다. 원격 교육 회사도 돈을 벌고 교육자, 피교육자 모두 원격 교육에 익숙해질 것이다. 교육 외에도 할 일이 있다. AI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 시스템이 학습할 데이터를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해야 한다.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AI 뉴딜 프로젝트를 만들고 거기서 데이터를 만드는 일들을 역시 원격으로 진행하자. 정부로부터 돈을 지원받는 개인과 사업자들은 AI 시스템에 필요한 데이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만들어진 데이터의 품질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에게도 돈을 줄 수 있다. 데이터를 성의 없게 만든 사람들에게는 다음에는 비슷한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열심히 데이터를 만드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면 이러한 4차 산업혁명 뉴딜 사업에 참여하는 기회는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마스크처럼 줄 세우지 말고 시장 메커니즘으로 해야 한다.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사업자와 개인에게 기회를 주는 형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정부가 사업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만 뉴딜이고 그 이후의 메커니즘은 가격 경쟁을 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뉴딜 정책은 1차 산업혁명기의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뉴딜정책과도 달라야 하고 3차 산업혁명 시대의 DJ의 뉴딜정책과도 달라야 한다. 과거 성공한 뉴딜정책의 지혜를 물려받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정책을 시장 메커니즘에 입각해 펼쳐 나감으로써 전 세계적 위기를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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