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주식 빚투
    2026-09-05
    검색기록 지우기
  • 사진기자
    2026-09-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08
  • 487조 빚 짊어진 2030… 위기 땐 ‘폭탄’ 먼저 터진다

    487조 빚 짊어진 2030… 위기 땐 ‘폭탄’ 먼저 터진다

    대기업 직장인 박모(38)씨는 현재 주식으로 2억원 정도를 굴리고 있다. 이 가운데 1억원은 주식 열풍이 시작된 지난해 마이너스통장에서 조달한 돈이다. 박씨는 “주변에서 ‘집값이 얼마 올랐다’, ‘주식이나 코인으로 얼마 벌었다’는 얘기를 듣다 보니 나만 가만히 있다가는 ‘벼락거지가 되는 게 아닌가’라는 불안한 마음이 컸다”면서 “이자가 부담이긴 하지만 주식으로 이자보다 높은 수익만 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의 일환으로 은행들이 마통 한도를 줄인 상황이라 괜히 마통 사용액을 줄였다가 한도가 줄 수 있어 여유자금이 생겨도 당분간 빚을 갚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가계부채 규모가 매월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는 가운데 특히 2030 젊은층의 대출이 전 연령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박씨처럼 빚을 내 주식과 암호화폐 등에 투자하거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내 집 마련에 대거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한은의 경고… “전 연령층 중 청년층 빚의 속도 가장 빨라” 지난달 24일 한국은행은 ‘2021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특히 청년층 가계부채에 대해 경고음을 날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청년층의 가계부채는 약 487조원으로 전체 1806조원의 26.9%를 차지했다. 청년층은 아직 다른 연령에 비해 소득과 자산에 여유가 없음에도 전체 가계부채의 4분의1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빚이 불어나는 속도가 전 연령층에서 가장 빠르다는 점이다. 올 2분기 청년층 가계부채는 1년 전보다 12.8% 급증했다. 나머지 연령층의 증가율(7.8%)을 웃도는 수치다. 늘어나는 가계대출을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 대출이 높은 증가율을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증가세도 확대됐다. 먼저 최근 3년간 청년층 전세자금 대출 증가세를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019년 30.5%, 지난해 29.5%, 올 2분기 21.2%로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청년층은 전월세 거주 비율이 높은데, 최근 집값 상승에 따른 전월세 상승으로 전세자금 대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증가세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2019년 1분기만 하더라도 전년 동기 대비 0.9%에 지나지 않았고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이었다. 지난해 2분기 들어 3.3%로 높아지더니 4분기엔 11.2%를 찍고, 올 2분기 7.0%를 기록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청년층이 지난해 ‘패닉 바잉’(공포 매수)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 가운데 청년층의 비중이 36.6%에 이른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신용대출 증가율도 2019년 1분기 6.5%에서 지난해 1분기 12.7%로 뛰었다. 지난해 말엔 26.9%까지 급증했다가 올 2분기 20.1%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해부터 주가 상승과 주요 기업 기업공개(IPO) 등의 영향으로 개인의 주식 투자가 확대되면서 청년층이 신용대출 일부를 주식 투자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미래·KB·NH·한투·키움·유안타)의 지난해 신규 계좌 723만개 중 청년층의 계좌 개설은 54%(392만개)를 차지했다.●부동산 등 자산 가격 급등 불안감에… 영끌·빚투족 내몰린 2030 전문가들은 부동산을 비롯해 자산가격의 급등세가 청년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켜 ‘빚투족’, ‘영끌족’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았다는 분석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집값이 계속 올라가니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심리가 ‘공포 수요’를 만들었다”면서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을 위해 서울과 수도권 근처에 살아야 하고, 다른 대안이 없다 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 7734만원에 이른다. 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6억 708만원)보다 배 가까이 뛰었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진입 장벽이 높아지자 젊은층은 비교적 소액 투자가 가능한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에 대거 뛰어들기도 했다.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투자자 현황을 보면 신규 실명계좌 설립자 249만 5289명 중 20대 비중은 32.7%(81만 6039명)로 모든 연령층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버는 돈 아직 적고, 여러 군데서 돈 빌려… 청년층 ‘위험한 빚’ 청년층의 가계부채 급증은 다른 세대들과 비교해 특히나 위험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층은 중장년층에 비해 소득 기반이 아직 약하다”면서 “최근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에서 대출을 많이 받아 구입했기 때문에 가격 하락 때 충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을 나타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보면 올 2분기 기준 청년층 DSR은 37.1%로 여타 연령층(36.3%)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버는 돈에 비해 갚아야 하는 돈이 많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금융 당국은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시중 금리도 오르기 시작해 본격적으로 이자가 늘어나면 청년층의 타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청년층은 취약차주 비중도 다른 연령층보다 높다는 점에서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이 더 크다. 청년층 취약차주 비중은 올 2분기 기준 6.8%로 다른 연령층(6.1%)보다 높다. 취약차주는 3건 이상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차주를 의미한다. 무리한 빚투자는 소비를 위축시키고, 경기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지난달 29일 ‘한국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과제’ 간담회에서 “2030세대는 소비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향후 (소비 침체 등) 소비 기반의 상당한 잠식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결혼과 출산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다. 하 교수는 “빚이 많아지면 당장 소비에 쓸 돈이 없어지고, 결혼과 출산을 미루게 된다”면서 “애를 낳아서 키우는 대신 아파트 같은 콘크리트를 안고 사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라고 볼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청년층이 빚투에 몰리는 이유는 결국 복지 기반이 무너지고, 한국에서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라면서 “각자도생을 할 수밖에 없고, 현재 할 수 있는 건 최대 능력을 뽑아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자본을 축적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거 사다리 회복 등 복지시스템 변화와 양질의 일자리 필요” 전문가들은 주거 사다리 회복 같은 사회 복지시스템의 변화와 양질의 일자리 제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에서 청년층을 위한 임대 주택 등을 공급한다고 하지만 실제 청년들이 원하는 주거 형태와는 괴리가 있다”면서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고 주거 안정성을 강화한 좀더 세심한 맞춤형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현재 청년층 가계부채 문제는 금융 정책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들다”면서 “지방 곳곳에 괜찮은 노동시장을 만들고 공공임대 주택을 늘려 집값을 안정화시키는 사회 전반의 변화가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 대신·NH투자證도 신규 신용융자 중단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조이는 가운데 증권사들도 대출 일시 중단에 나서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이날부터 신용거래융자와 신용거래대주 신규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주식담보대출을 중단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NH투자증권도 15일부터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신용거래융자 신규 거래를 중단한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12일부터 주식담보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8일부터 주식담보대출을 중단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주식담보대출, 신용거래융자 등 투자자가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에 돈을 빌리는 ‘신용공여’의 경우 증권사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한도가 제한된다. 보통 대형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60~70%에서 이 신용공여 한도를 유지하는데,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빚투가 늘면서 적정선을 지키기 어려워져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신용공여 한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일시 중단을 결정하고, 비율이 낮아지면 대출이 다시 재개되는 조치를 반복한다”면서 “1~2년 전부터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한도 소진이 다소 빈번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이날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가 책정되는 가계 부동산대출, 일부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오는 11월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은행 기준 금리 가운데 ‘신잔액 코픽스’를 적용받는 부동산대출과 신용대출 상품이 대상이다. 신규 또는 증액 승인 신청 때 적용된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적용 시기는 협의 중이다. 현재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최대 한도는 2억 5000만원, 마이너스통장대출 최대 한도는 1억 5000만원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한도는 연소득 이내, 마이너스통장대출 한도는 5000만원으로 각각 낮췄다.
  • 빚투 급증에… 한투·NH證도 증권담보대출 중단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대형 증권사들이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했다. 투자자에게 자산이나 신용을 바탕으로 빌려줄 수 있는 돈인 신용공여 한도가 바닥을 드러내서다. 한국투자증권은 23일 오전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등에 대한 예탁증권 담보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200% 이내로 신용공여 한도가 제한된다. 이 규정을 준수해야 해서 증권사들은 신규 담보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담보대출 서비스 중단은 신용공여 한도 소진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도 신용공여 한도 소진으로 지난 12일부터 신규 증권 담보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다만 두 증권사 모두 매도 담보대출은 가능하고, 보유한 대출 잔고의 경우 요건을 충족하면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빚투의 급증으로 신용공여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증권담보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증권사는 늘어나고 있다.
  • [사설] 대출규제, 자영업자 대책 내고 실수요자 피해 없어야

    NH농협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들이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규 부동산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한도 소진을 이유로 9월 말까지 전세자금대출을 사실상 중단한다. 기존 대출 만기 연장을 제외하고 대출을 늘리거나 재약정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간 5~6% 이내로 억제하라는 지난 4월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금융 당국이 17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 속도를 억제하려고 전방위 압박에 나선 취지는 이해할 만하다. ‘영끌’과 ‘빚투’의 대상인 부동산과 주식 등의 자산 거품을 빼면서 조만간 단행될 금리 인상의 충격을 막기 위한 출구전략이기 때문이다. 7월 말 현재 171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에 버금간다. 가계부채는 올 들어 월평균 10조원이 늘어나 임박한 금리 인상, 자산가격 조정 가능성 등과 맞물려 우리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그러나 금융 당국이 급등한 가계부채를 관리할 필요는 있지만,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을 느닷없이 전면중단한다면 서민과 취약계층에 더 큰 피해를 안길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압박으로 은행권의 대출 중단·축소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당장 코로나19로 생계에 위협을 받는 소상공인의 영업피해를 정부가 거의 보전하지 않는 상태에서 다수의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대출로 연명하고 있는데, 그 창구를 막으면 고통은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가을철 이사를 앞두고 긴급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들도 심한 자금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대출이 막힌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이동하는 쏠림 현상이 일어나거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몰리면 연쇄적으로 대출 중단 사태가 발생하고, 고금리로 돈을 빌려야 한다. 대출 억제 탓에 시중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크다. 앞으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대출 규제를 강화하려면 서민과 실수요자에게 피해가 덜 가도록 세심하게 해야 한다. 가계부채 안정화는 시급하지만 서민과 취약계층이 희생된다면 ‘포용적 금융’, ‘포용적 경제’가 아니다. 정부도 획일적 대출 총량 관리가 서민금융만 압박하지 않도록 점검해야 한다. 코로나 충격을 온몸으로 버티고 있는 취약계층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대출을 줄이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한계에 몰린 국민을 지원하고 고통을 경감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 1억으로 10억 투자 ‘그들만의 CFD’… 당국, 칼 뺐다

    1억으로 10억 투자 ‘그들만의 CFD’… 당국, 칼 뺐다

    차액결제거래(CFD)가 고액 자산가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로 떠오르면서 금융 당국이 규제 강화에 나섰다. 2년 새 시장 규모가 3배가량 커진 탓이다. 전문 투자자만 접근할 수 있는 CFD는 증권사에 증거금을 맡기면 주식 등 투자상품을 실제 보유하지 않고도 가격 변동에 따라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장외파생상품이다. 1억원으로 10억원어치의 주식 매수·매도가 가능한 데다 지난 4월 이전까지는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돼 고액 자산가들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17일 이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9곳(교보증권·키움증권·DB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의 CFD 잔액은 4조 8844억원으로 2019년 말 대비 284% 증가했다. 2년 새 3배가량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이다. 증권사별로는 2016년 처음으로 CFD를 팔기 시작한 교보증권이 6월 말 기준 잔액 1조 997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키움증권(1조 3161억원), DB금융투자(6629억원), 유진투자증권(4287억원) 등이 뒤따랐다. CFD는 증권사가 대신 매매해 차익은 투자자에게 주고 증권사는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로, 전문 투자자에게만 접근이 허용돼 있다. 최근에는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레버리지 투자를 통해 수익을 증폭시키는 것을 목표로 투자자들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게다가 2019년 11월 전문 투자자 요건이 완화되면서 이후 CFD 투자자도 늘었다. 당시 금융 당국은 전문 투자자 요건을 금융투자상품 잔액 기준 기존 5억원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낮췄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개인 전문 투자자의 CFD 투자 비중은 2017년 말 5%, 2018년 말 8%였으나 2019년 말 17.3%로 급증했고 지난해 말 17.9%까지 늘었다. 금감원은 CFD 최저증거금률을 기존 10%에서 40%까지 높이고 오는 10월부터 행정지도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다만 법적 강제성이 없어 얼마나 효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CFD 상품은 장외파생상품이기 때문에 현행법상 신용공여 한도가 없어 총량 규제를 받지 않는다. 투자자들이 대거 쏠리면 부채가 급등할 수 있다는 얘기다. 통상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대출을 해 주는 신용공여 총액 한도를 준수해 부채 총량 관리를 하고 있다. 애초 중소형사 중심으로 운영됐던 시장에 삼성증권, NH투자증권 같은 대형사들이 뛰어든 것도 금융 당국이 규제에 나선 이유 중 하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CFD 상품은 대출을 일으켜 수익을 내는 상품인데, 반대 매매(외상금액을 갚지 못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매도하는 것)가 계속 늘어난다는 뜻은 투자자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전문 투자자 범위가 넓어지면서 대규모 손실이 날 수 있는 위험성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 고액 자산가의 ‘빚투 시장’ CFD…금융당국이 규제 나선 까닭은

    고액 자산가의 ‘빚투 시장’ CFD…금융당국이 규제 나선 까닭은

    주식 보유 없이도 주식 거래 차액 얻어이자 수수료, 삼성·NH투자증권 등 관심↑대출총량 규제 대상 X…부채 급등 위험금감원, 오는 10월부터 CFD 규제 강화차액결제거래(CFD)가 고액 자산가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로 떠오르면서 금융당국이 규제에 나섰다. 2년 새 시장 규모가 3배가량 커진 탓이다. 전문 투자자만 접근할 수 있는 CFD는 증권사에 증거금을 맡기면 주식 등 투자상품을 실제 보유하지 않고도 가격 변동에 따라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장외파생상품이다. 1억원으로 10억원어치의 주식 매수·매도가 가능한 데다 지난 4월 이전까지는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돼 고액 자산가들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17일 이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9곳(교보증권·키움증권·DB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의 CFD 잔액은 4조 8844억원으로 2019년 말 대비 284% 증가했다. 2년 새 3배가량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이다. 증권사별로는 2016년 처음으로 CFD를 팔기 시작한 교보증권이 6월 말 기준 잔액 1조 997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이어 키움증권(1조 3161억원), DB금융투자(6629억원), 유진투자증권(4287억원) 등이 뒤따랐다. CFD는 증권사가 대신 매매해 차익은 투자자에게 주고 증권사는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로, 전문 투자자만 접근이 허용돼 있다. 최근에는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레버리지 투자를 통해 수익을 증폭시키는 것을 목표로 투자자들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게다가 2019년 11월 전문 투자자 요건이 완화되면서 이후 CFD 투자자도 늘었다. 당시 금융당국은 전문 투자자 요건을 금융투자상품 잔액 기준 기존 5억원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낮췄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개인 전문투자자의 CFD 투자 비중은 2017년 말 5%, 2018년 말 8%였으나 2019년 말 17.3%로 급증했고 지난해 말 17.9%까지 늘었다. 금감원은 CFD 최저증거금률을 기존 10%에서 40%까지 높이고 오는 10월부터 행정지도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다만 법적 강제성이 없어 얼마나 효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CFD 상품은 장외파생상품이기 때문에 현행법상 신용공여 한도가 없어 총량 규제를 받지 않는다. 투자자들이 대거 쏠리면 부채가 급등할 수 있다는 얘기다. 통상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대출을 해주는 신용공여 총액 한도를 준수해 부채 총량 관리를 하고 있다. 애초 중소형사 중심으로 운영됐던 시장에 삼성증권, NH투자증권 같은 대형사들이 뛰어든 것도 금융당국이 규제에 나선 이유 중 하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행연구위원은 “CFD 상품은 대출을 일으켜 수익을 내는 상품인데, 반대 매매(외상금액을 갚지 못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매도하는 것)가 계속 늘어난다는 뜻은 투자자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전문투자자 범위가 넓어지면서 대규모 손실이 날 수 있는 위험성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 가운데 CFD 관련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수치가 올해 상반기 총 2954억 5100만원을 기록하며 2019년 대비 174% 올랐다. 이영 의원은 “변동성이 많은 시장에서 CFD로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지만, 빚내서 하는 투자이기 때문에 위험성도 크다”며 “거래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모니터링을 통해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 ‘빚투’ 급증에… 신용대출 한도 연봉 수준으로 줄인다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에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해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낮추라고 요청했다. 현재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한도는 연소득의 1.5~2배 수준이다. 금감원은 지난 13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요청했다고 16일 밝혔다. 가계대출 증가폭이 좀처럼 완화되지 않은 영향이 크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은 15조 2000억원 늘면서 1년 전보다 10% 증가했다. 이 중 은행권 대출 증가액만 9조 7000억원에 달한다. 금융 당국은 은행권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실수요 대출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먼저 신용대출 한도 축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은 주식 시장 활황과 공모주 청약 등 자산 투자 열풍으로 급증했다. 지난달 카카오뱅크, HK이노엔 등 공모주 청약이 이어지면서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지난달 3조 6000억원 늘었다. 6월 증가액(1조 300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게다가 앞으로 현대중공업,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 대어급으로 꼽히는 공모주 청약이 예정돼 있다. 지난달부터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됐지만, 1억원 이하 신용대출은 2023년 7월부터 규제 적용 대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투자 목적의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판단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과도한 신용대출을 줄일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은행권에 요청했다”며 “강제성은 없기 때문에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신용대출 상품 한도 등을 다시 설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금리 인상에 취약한 韓 가계부채…과거 금융위기 경험 안하려면”

    “금리 인상에 취약한 韓 가계부채…과거 금융위기 경험 안하려면”

    <윤 기자의 글로벌 줌> 독일 저명한 경제학자 알로이스 프린츠 교수 인터뷰‘은행의 건전성 강화’,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 필수독일, 재정준칙 등 부채관리를 제도화해서 관리하기도 코로나19 탓에 국경을 넘는 일이 어려워졌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세계가 연결돼 있습니다. <윤 기자의 글로벌 줌>은 글로벌 석학이나 유명 전문가들과의 화상 인터뷰 등을 통해 그들이 가진 통찰을 독자들께 전해 드리는 시리즈입니다.“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이자 부담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과거의 금융위기를 다시 경험하지 않을 겁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 ‘세금전쟁’을 쓴 독일의 경제학자 알로이스 프린츠(65) 뮌스터대 경제학과 교수는 27일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으로 자산 가격이 급락하며 금융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은행의 건전성을 미리 강화해야 한다”며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프린츠 교수는 ‘세금전쟁‘ 외에도 `공공부채(독일어)’ 등 다양한 경제경영 서적을 쓰고, 미시·거시 경제학 관련 글을 기고해왔다. 또 독일 최우수 경제경영 도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은행 건전성 중요…금리 인상에 취약한 韓 가계부채 프린츠 교수는 부채의 위험성을 들여다보려면 어떤 종류의 부채가 빠르게 쌓이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프린츠 교수는 “초저금리 환경에서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로 쌓인 빚은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더 높인다”며 “가계 빚이 치솟은 한국 상황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건 금리 인상의 속도와 정도”라고 말했다. 인상 시기나 폭을 핀셋 조절하지 못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남의 일이 아닐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빚투’(빚내서 투자) 증가 현상에 대해선 “특히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붕괴 위험이 큰 금융시스템으로 도미노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또 통화정책과 실물경제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연결고리이자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경제위기로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한 마지막 보루인 은행의 역할을 강조했다. 프린츠 교수는 “유럽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를 강하게 시행해 부실 대출을 막고 있다”며 “당장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은행 대출 수익에 세금을 매기는 것도 하나의 관리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부실 대출을 하면 은행에 책임을 묻거나 은행이 더 많은 자기자본을 쌓아 부실 대출이 생기더라도 방어할 수 있는 대비(충당금)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높은 가계부채에 치솟는 국가부채 더해지면 심각 아울러 가계부채뿐 아니라 국가부채를 포함해 전체 부채관리를 명문화한 제도를 통해 상시 관리·감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58.8%로 우리나라(103.8%)의 절반 수준이다. 프린츠 교수는 “독일은 과거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겪고 ‘하이퍼 인플레이션’(통제를 벗어난 물가 상승)을 경험했고, 부채의 무서움을 국민들이 기억하고 있다”며 “빚이 너무 많으면 일자리를 구할 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습적으로 빚을 지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독일은 2009년 헌법에 재정적자 규모를 GDP의 0.35% 이내로 유지하는 재정 준칙인 ‘부채 브레이크 조항’을 도입해 부채관리를 제도화했다. 특히 공공부채 관리는 1949년 제정된 독일연방공화국 기본법에서부터 명시돼 있을 정도록 강력하게 규제한다. 현재 독일은 코로나19 특수 상황으로 부채 브레이크 적용을 잠시 중단한 상태다. 프린츠 교수는 “팬데믹 같은 예외 상황을 빼고는 도시부터 연방정부까지 모든 영역에서 부채 균형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말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60%, 통합재정수지의 적자 비율 3% 이내 관리하는 재정 준칙을 발표했지만, 국회에서 6개월 넘게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프린츠 교수는 우리나라 부채의 위험성에 대해 “가계부채 등 민간부채와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급증하는 공공부채까지 더해지면 한국 경제 상황이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기준 국가채무 비율이 48.7%로 낮았지만, 5년 뒤인 2026년에는 69.7%로 치솟아 재정 건전성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린츠 교수는 “공공부채는 재정정책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계부채는 통화정책을 통한 안정적인 금리 인상으로 주택·주식 가격 거품이 터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가구당 순자산 최고 ‘5억’…금융빚도 두배 껑충

    가구당 순자산 최고 ‘5억’…금융빚도 두배 껑충

    지난해 가구당 순자산이 재작년보다 10% 넘게 증가해 5억원을 돌파했다. 부동산과 주식 급등이 가구 순자산을 밀어올렸다. 하지만 이런 자산 가치 상승을 본 사람들이 너도나도 ‘영끌’과 ‘빚투’에 나서면서 금융부채 증가 속도도 가팔랐다. 22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구당 순자산은 5억 1220만원으로 추산됐다. 2019년(4억 6297만원)에 비해 10.6% 늘었다. 비영리단체를 포함한 가계의 전체 순자산을 보면 1경 423조원으로 재작년보다 1110조원(11.9%) 늘었는데, 주택 가치가 616조 1000억원이나 늘어난 덕이다. 지난해 주택가치 증가 폭은 재작년(324조 600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모든 주택 시세를 합친 주택시가총액은 5721조 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1%(660조원) 뛰었다. 가계의 주식과 펀드 자산도 264조원 증가했다. 재작년 증가 폭(47조 5000억원)보다 여섯 배나 커졌다. 지난해 가계 금융부채는 172조 6000억원(9.2%) 늘었다. 재작년(88조 900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가파른 것이다. 그럼에도 순자산이 늘어난 건 부채보다 자산가격 상승이 더 컸기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와 저금리,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가계의 순자산이 상승했지만, 반대로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경우 부채는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순자산만 감소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가계·비영리단체와 함께 금융·비금융법인, 일반정부의 순자산을 모두 더한 ‘국민순자산’은 1경 7722조 2000억원이다. 1년 전보다 6.6% 늘었다. 비금융자산(1경 7215조 2000억원)이 97.2%를 차지했는데, 부동산(토지+건물) 비중이 77.0%에 달했다. 1년 전보다 0.9% 포인트 높아졌다.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507조 1000억원(국민순자산의 2.9%)으로 집계됐다.
  • 빚 갚느라 출산 포기, 식비도 줄여… 금리 오를까 봐 피가 마른다

    빚 갚느라 출산 포기, 식비도 줄여… 금리 오를까 봐 피가 마른다

    1분기 가계대출 증가액 중 절반이 2030한은 이르면 새달부터 금리 인상 가능성 집값 고점론·코인 거품론에 불안감 확산“집값 오르면 다행… 내리면 폭탄 터질 것”초저금리에 취해 빚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달마다 기록을 다시 쓰는 가계빚과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들은 이미 임계점에 다다랐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재정을 푼 나라 곳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한 번만 삐끗해도 폭탄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수 있다. 질서 있는 부채 관리가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이 됐다. 서울신문은 우리나라 부채 문제와 대안을 살피는 ‘2021 부채보고서: 다가온 빚의 역습’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18일 첫 회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2030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빚의 위험성을 짚어 본다.“치솟는 집값을 보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샀는데, 돌이켜 보면 그때 아니었으면 평생 못 샀을 거예요.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가 거꾸로 기름을 부었으니까요. 지금도 수입의 절반을 빚 갚는 데 쓰는데,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어떻게 감당할지 막막하네요.” 지난해 7월 이지선(35·여)씨 부부가 각종 대출 한도를 꽉꽉 채워 5억원의 빚을 내 아파트를 산 이유는 분명했다. ‘지금 영끌하지 않으면 월급으로 집을 살 수 없다’는 확신이었다. 이씨는 “그렇게 큰돈을 빌린 건 처음이라 겁이 나서 눈물이 다 났다”며 “지금도 생활이 빠듯하지만, 그나마 오르는 집값을 보면 다행인 건가 싶긴 하다”고 털어놨다. 영끌에 나선 20~30대도 빚이 무섭다. 누구보다 이자의 무서움을 절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2금융권 대출까지 받아 집을 산 건 자고 나면 오르는 미친 집값이 더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러다 집 없이 평생 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벼락 거지’(부동산·주식 등에 투자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만큼은 되지 않겠다는 의지가 더 많은 빚을 지게 했다. 서울신문은 영끌과 빚투에 나선 20~30대 22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사연과 심리 상태 등을 들어봤다.2017년 집주인의 매수 제안을 거절했던 한모(39)씨는 결국 2년 뒤 분양아파트에 청약해 당첨됐다. 그새 집값은 50% 이상 뛰었다. 한씨는 “문재인 정부가 집값만큼은 잡겠다고 해서 이를 믿고 전세를 한 번 더 산 게 문제였다”며 “4억 2000만원이면 살 수 있던 집을 못 사고, 결국 분양가 6억 1000만원에 계약했다”고 했다. 은행 대출로 중도금을 낼 때마다 이자 부담이 늘면서 삶의 고단함도 쌓여 갔다. 먹는 것, 입는 것, 전셋집 평수, 아들 교육비, 용돈 등 줄이지 않은 게 없다고 했다. 아내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 지 꽤 됐다. “집값이 올라도 불안불안하죠. 입주 시점인 2년 후에도 집값이 오르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으면 폭탄이 터지는 겁니다. 평생 빚 갚다가 인생 끝난다고 봐야죠. 이르면 다음달부터 금리가 오른다던데, 더 줄일 용돈마저 없어 답답하네요.” 지난해와 올해 가파르게 늘어난 전체 가계대출의 절반 정도는 20~30대의 몫이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 중 20~30대가 차지한 비율은 2019년 33.7%, 지난해 45.4%, 올 1분기엔 50.8%였다. 이렇게 늘어난 빚은 당장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서울신문이 만난 22명은 일해서 번 돈의 3분의1가량을 빚 갚는 데 썼다.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회사 대출 등 모두 4억 4000만원의 빚을 진 이모(37)씨 부부는 매월 245만원의 원금과 이자를 갚고 있다. 두 사람의 한 달 벌이가 600만원인 걸 감안하면 소득의 약 41%를 빚 갚는 데 쓰는 것이다. 이씨는 “아이가 없어 그나마 지출이 적은 편이다. 씀씀이가 크지 않아 지금은 버틸 만하지만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면 비상용으로 넣어둔 적금에 손을 대야 한다”면서 “얼마 전 치과 치료비로 120만원이 들었는데 아픈 것은 느낄 새도 없었고, 어디서 돈을 융통할지가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대출상환 부담으로 출산 계획을 미뤘다”, “100만원도 안 되는 생활비로 빠듯하게 산다”와 같은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두 살짜리 아이가 있는 석모(34)씨는 고민 끝에 육아휴직을 쓰지 않기로 했다. 육아휴직 급여와 아내의 월급만으로는 생활비와 매달 250만원에 달하는 원리금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석씨는 “아이가 생기면 20평도 안 되는 빌라에서 계속 살기는 어려울 것 같아 무리하게 대출받아 오래된 아파트를 샀다”며 “빚은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건 정부가 집값을 잡지 못한 탓도 있지 않으냐”고 항변했다. 지난해 7월 아파트를 매입한 경모(30)씨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까지 싹싹 긁어모아 4억 7000만원을 대출받았다. 경씨와 아내의 벌이로 원금과 이자를 내고 교통비, 관리비, 통신비 등 매월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을 빼면 수중에 남는 돈은 50만원 남짓이다. 경씨는 “달마다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경조사비나 병원비 같은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하면 굉장히 곤란해진다”고 밝혔다.●“대출보다 더 무서운 건 미친 집값” 정석훈(38)씨 부부는 지난해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둘째 계획을 접었다. 정씨가 받은 대출은 모두 5억 5000만원이다. 그는 “지금이야 생활비를 아껴 가며 버틸 수 있지만 아내가 둘째를 갖고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혼자 벌어서 빚을 갚는 게 버겁다. 아이가 둘이 되면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할 자신도 없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라 조만간 금리가 오르면 갚아야 할 빚이 또 늘어날 텐데,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고 답답해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가구주 연령대별 가계부채 상환능력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164.6%였다. 2017년 141.5%에서 3년 만에 23.0% 포인트 증가했다. 소득은 3년간 14.3% 늘었지만, 빚은 32.9% 증가한 영향 탓이다. 29세 이하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1.6% 포인트 증가했다. 버는 돈보다 빚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현상이 20~30대에 집중됐다.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 높으면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직격탄을 맞는다. 서울신문이 KB국민은행의 도움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을 추산한 결과 금리 3.0%(원리금 균등 상환 기준)로 주택담보대출 4억원(30년 만기)을 받았다면 시중금리가 1.0% 포인트만 올라도 매월 갚아야 할 돈은 169만원에서 191만원으로 22만원 늘어난다. 시중금리가 2.0% 포인트 오르면 46만원 많은 215만원을, 3.0% 포인트 인상 땐 71만원을 더해 240만원을 내야 한다. 금리 3.0%(원리금 균등 상환 기준)로 주택담보대출 3억원(30년 만기)과 신용대출 1억원(10년 만기)을 영끌한 경우라면 시중금리가 1.0% 포인트 오를 때, 달마다 내야 할 원리금이 223만원에서 244만원이 된다. 한 달 이자가 21만원 늘어나는 것이다. 시중금리가 2% 포인트 오르면 44만원을, 3% 포인트 땐 68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지난 16일 기준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85∼3.90% 수준으로, 지난해 7월(1.99∼3.51%)과 비교하면 하단이 0.86% 포인트나 높아졌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도 코픽스 연동은 최저 금리가 0.24% 포인트,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고정금리)은 최저 금리가 0.72% 포인트 올랐다. 지난 1년간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1% 포인트 가까이 오른 가운데 금융계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르면 다음달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이자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금리 인상이 예정된 상황에서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이주열 한은 총재 등은 줄줄이 ‘집값 고점론’을 언급해 영끌로 집을 산 20~30대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경기 파주에 아파트를 산 박모(35·여)씨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등 떠밀려 서울이 아닌 경기도로 이사하면서 구입한 집인데, 가격이 떨어지면 빚을 갚아야 하는 30년 중 몇 년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토로했다. ●금리 1%P 올라도 매월 22만원 더 내야 꾸준히 제기되는 증시·암호화폐 ‘거품론’도 이들을 자포자기하게 만든다.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암호화폐에 3000만원을 투자한 직장인 이모(32)씨는 “오는 9월부터 거래소 규제가 본격화된다는 소식에 주위에 ‘손절’(손해를 중단하는 매도)한 사람이 늘어 불안하다. 그래도 나름 공부하고 투자했으니 내가 보유한 코인이 최소한 상장 폐지는 당하지 않을 거라는 ‘희망 회로’를 돌리면서 버티고 있다”며 “벼락 거지보다 투자하다 망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신용대출 3000만원을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주식과 코인 등에 뛰어들었다는 직장인 윤모(27)씨는 ‘거품 우려에도 왜 대출까지 받아 투자를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평생 일해 봤자 집 한 채도 못 사는 이번 생(生)은 어차피 망한 인생이다. 투자하다 떨어지면 어쩔 수 없고 터지면 대박인 거다. 빚이야 어떻게든 갚지 않겠나. 남들이 (주식과 암호화폐 등으로) 10% 수익을 내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 10%만큼 나는 가난해진다. 빚보다 그게 더 무섭다.”
  • 빚 갚느라 출산 포기, 식비도 줄여… 금리 오를까 봐 피가 마른다

    빚 갚느라 출산 포기, 식비도 줄여… 금리 오를까 봐 피가 마른다

    초저금리에 취해 빚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달마다 기록을 다시 쓰는 가계빚과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들은 이미 임계점에 다다랐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재정을 푼 나라 곳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한 번만 삐끗해도 폭탄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수 있다. 질서 있는 부채 관리가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이 됐다. 서울신문은 우리나라 부채 문제와 대안을 살피는 ‘2021 부채보고서: 다가온 빚의 역습’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18일 첫 회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2030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빚의 위험성을 짚어 본다.“치솟는 집값을 보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샀는데, 돌이켜 보면 그때 아니었으면 평생 못 샀을 거예요.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가 거꾸로 기름을 부었으니까요. 지금도 수입의 절반을 빚 갚는 데 쓰는데,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어떻게 감당할지 막막하네요.” 지난해 7월 이지선(35·여)씨 부부가 각종 대출 한도를 꽉꽉 채워 5억원의 빚을 내 아파트를 산 이유는 분명했다. ‘지금 영끌하지 않으면 월급으로 집을 살 수 없다’는 확신이었다. 이씨는 “그렇게 큰돈을 빌린 건 처음이라 겁이 나서 눈물이 다 났다”며 “지금도 생활이 빠듯하지만, 그나마 오르는 집값을 보면 다행인 건가 싶긴 하다”고 털어놨다. 영끌에 나선 20~30대도 빚이 무섭다. 누구보다 이자의 무서움을 절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2금융권 대출까지 받아 집을 산 건 자고 나면 오르는 미친 집값이 더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러다 집 없이 평생 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벼락 거지’(부동산·주식 등에 투자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만큼은 되지 않겠다는 의지가 더 많은 빚을 지게 했다. 서울신문은 영끌과 빚투에 나선 20~30대 22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사연과 심리 상태 등을 들어봤다. 2017년 집주인의 매수 제안을 거절했던 한모(39)씨는 결국 2년 뒤 분양아파트에 청약해 당첨됐다. 그새 집값은 50% 이상 뛰었다. 한씨는 “문재인 정부가 집값만큼은 잡겠다고 해서 이를 믿고 전세를 한 번 더 산 게 문제였다”며 “4억 2000만원이면 살 수 있던 집을 못 사고, 결국 분양가 6억 1000만원에 계약했다”고 했다. 은행 대출로 중도금을 낼 때마다 이자 부담이 늘면서 삶의 고단함도 쌓여 갔다. 먹는 것, 입는 것, 전셋집 평수, 아들 교육비, 용돈 등 줄이지 않은 게 없다고 했다. 아내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 지 꽤 됐다. “집값이 올라도 불안불안하죠. 입주 시점인 2년 후에도 집값이 오르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으면 폭탄이 터지는 겁니다. 평생 빚 갚다가 인생 끝난다고 봐야죠. 이르면 다음달부터 금리가 오른다던데, 더 줄일 용돈마저 없어 답답하네요.” 지난해와 올해 가파르게 늘어난 전체 가계대출의 절반 정도는 20~30대의 몫이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 중 20~30대가 차지한 비율은 2019년 33.7%, 지난해 45.4%, 올 1분기엔 50.8%였다. 이렇게 늘어난 빚은 당장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29세 이하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1.6% 포인트 증가했다. 버는 돈보다 빚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현상이 20~30대에 집중됐다.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 높으면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직격탄을 맞는다. 서울신문이 KB국민은행의 도움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을 추산한 결과 금리 3.0%(원리금 균등 상환 기준)로 주택담보대출 4억원(30년 만기)을 받았다면 시중금리가 1.0% 포인트만 올라도 매월 갚아야 할 돈은 169만원에서 191만원으로 22만원 늘어난다. 시중금리가 2.0% 포인트 오르면 46만원 많은 215만원을, 3.0% 포인트 인상 땐 71만원을 더해 240만원을 내야 한다. 금리 3.0%(원리금 균등 상환 기준)로 주택담보대출 3억원(30년 만기)과 신용대출 1억원(10년 만기)을 영끌한 경우라면 시중금리가 1.0% 포인트 오를 때, 달마다 내야 할 원리금이 223만원에서 244만원이 된다. 한 달 이자가 21만원 늘어나는 것이다. 시중금리가 2% 포인트 오르면 44만원을, 3% 포인트 땐 68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하반기에 한 차례, 내년 상반기에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당장 다음달부터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담보대출 3억 5000만원, 신용대출 1억 8000만원(부부 합산)을 받은 임모(39·여)씨는 “아파트 관리비, 통신비, 생활비처럼 한 달에 나가는 돈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거기에 맞춰서 살고 있다”며 “월급이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이자가 몇십만 원 늘면 어떻게 부담해야 할지 막막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금리 인상이 예정된 상황에서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이주열 한은 총재 등은 줄줄이 ‘집값 고점론’을 언급해 영끌로 집을 산 20~30대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경기 파주에 아파트를 산 박모(35·여)씨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등 떠밀려 서울이 아닌 경기도로 이사하면서 구입한 집인데, 가격이 떨어지면 빚을 갚아야 하는 30년 중 몇 년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토로했다.●금리 1%P 올라도 매월 22만원 더 내야 꾸준히 제기되는 증시·암호화폐 ‘거품론’도 이들을 자포자기하게 만든다.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암호화폐에 3000만원을 투자한 직장인 이모(32)씨는 “오는 9월부터 거래소 규제가 본격화된다는 소식에 주위에 ‘손절’(손해를 중단하는 매도)한 사람이 늘어 불안하다. 그래도 나름 공부하고 투자했으니 내가 보유한 코인이 최소한 상장 폐지는 당하지 않을 거라는 ‘희망 회로’를 돌리면서 버티고 있다”며 “벼락 거지보다 투자하다 망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신용대출 3000만원을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주식과 코인 등에 뛰어들었다는 직장인 윤모(27)씨는 ‘거품 우려에도 왜 대출까지 받아 투자를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평생 일해 봤자 집 한 채도 못 사는 이번 생(生)은 어차피 망한 인생이다. 투자하다 떨어지면 어쩔 수 없고 터지면 대박인 거다. 빚이야 어떻게든 갚지 않겠나. 남들이 (주식과 암호화폐 등으로) 10% 수익을 내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 10%만큼 나는 가난해진다. 빚보다 그게 더 무섭다.” 서울신문이 만난 22명은 일해서 번 돈의 3분의1가량을 빚 갚는 데 썼다.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회사 대출 등 모두 4억 4000만원의 빚을 진 이모(37)씨 부부는 매월 245만원의 원금과 이자를 갚고 있다. 두 사람의 한 달 벌이가 600만원인 걸 감안하면 소득의 약 41%를 빚 갚는 데 쓰는 것이다. 이씨는 “아이가 없어 그나마 지출이 적은 편이다. 씀씀이가 크지 않아 지금은 버틸 만하지만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면 비상용으로 넣어둔 적금에 손을 대야 한다”면서 “얼마 전 치과 치료비로 120만원이 들었는데 아픈 것은 느낄 새도 없었고, 어디서 돈을 융통할지가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대출상환 부담으로 출산 계획을 미뤘다”, “100만원도 안 되는 생활비로 빠듯하게 산다”와 같은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두 살짜리 아이가 있는 석모(34)씨는 고민 끝에 육아휴직을 쓰지 않기로 했다. 육아휴직 급여와 아내의 월급만으로는 생활비와 매달 250만원에 달하는 원리금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석씨는 “아이가 생기면 20평도 안 되는 빌라에서 계속 살기는 어려울 것 같아 무리하게 대출받아 오래된 아파트를 샀다”며 “빚은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건 정부가 집값을 잡지 못한 탓도 있지 않으냐”고 항변했다. 지난해 7월 아파트를 매입한 경모(30)씨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까지 싹싹 긁어모아 4억 7000만원을 대출받았다. 경씨와 아내의 벌이로 원금과 이자를 내고 교통비, 관리비, 통신비 등 매월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을 빼면 수중에 남는 돈은 50만원 남짓이다. 경씨는 “달마다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경조사비나 병원비 같은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하면 굉장히 곤란해진다”고 밝혔다. ●“대출보다 더 무서운 건 미친 집값” 정석훈(38)씨 부부는 지난해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둘째 계획을 접었다. 정씨가 받은 대출은 모두 5억 5000만원이다. 그는 “지금이야 생활비를 아껴 가며 버틸 수 있지만 아내가 둘째를 갖고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혼자 벌어서 빚을 갚는 게 버겁다. 아이가 둘이 되면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할 자신도 없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라 조만간 금리가 오르면 갚아야 할 빚이 또 늘어날 텐데,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고 답답해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가구주 연령대별 가계부채 상환능력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164.6%였다. 2017년 141.5%에서 3년 만에 23.0% 포인트 증가했다. 소득은 3년간 14.3% 늘었지만, 빚은 32.9% 증가한 영향 탓이다.
  • 암호화폐 끝은 ‘막다른 길’… “취업해서 평범하게 살고 싶습니다”

    암호화폐 끝은 ‘막다른 길’… “취업해서 평범하게 살고 싶습니다”

    광풍에 휩쓸려 발을 내딘 ‘빚투’는 한 사람의 인생을 막다른 길로 내몬다. 수익률이 고꾸라지고 이자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불어나 돌이킬 수 없는 빚의 수렁에 빠져들게 한다. 서울신문은 심층 인터뷰를 통해 강지훈(31·가명)씨와 이형진(38·가명)씨의 빚투 사연을 재구성했다. 두 사람은 빚을 내 암호화폐(코인)와 주식에 투자했다가 실패해 신용회복(개인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다.자고 나면 올랐다. 엄밀히 말하면 잠을 자는 와중에도 지훈씨가 투자한 코인 가격이 오르고 있었다. 두 달 만에 수익률 50%가 넘자 지훈씨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대로라면 1년 치 생활비는 벌 수 있겠다. 이만큼 벌었는데 혹시 떨어진다고 해도 얼마나 손해 보겠어.’ 하지만 희망 섞인 바람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훈씨에겐 캐피탈과 카드론으로 받은 3000만원의 빚과 바닥으로 떨어진 코인을 손절한 150만원만 남았다. 지훈씨가 코인에 투자한 건 지난해 11월이었다. 지훈씨의 고등학교 동창은 코인의 높은 수익률을 입에 달고 살았다. “코인이 그렇게 수익이 쏠쏠하다더라.”, “요즘 코인 안 하는 애들이 없다.” 그때 생활비로 쓰려고 대출받은 돈이 눈에 들어왔다. 취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고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대출받은 1500만원은 1000만원으로 줄어 있었다. 당시 우상향 곡선만 그리던 코인에 남은 돈 중 500만원을 뚝 떼 넣었다. 한 달이 지났고 지훈씨는 추가로 1500만원의 카드론을 받았다. 당시엔 코인 가격이 1억원까지 갈 줄 알았다. 지훈씨 머릿속엔 ‘지금 잡아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이런 말이 나왔다. “잘만 하면 굳이 취업할 필요도 없겠는데.” 석 달이 지난 올 1월 말,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급락한 가격에 코인을 팔았다가 조금 오르면 다시 코인을 사들이면서 쌓였던 돈은 점점 쪼그라들었다. 남들과 다를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 역시 ‘루저의 패턴’을 피해 갈 수 없었던 것이다. 3000만원 대출에 연 15%가 넘는 이자를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졌다. 일용직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빚을 갚아 보려 했지만 이자 내기도 버거웠다. 지훈씨는 지난 13일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전체 빚에서 이자를 탕감받고 매월 38만원씩 8년 동안 원금만 갚는 조건이다. 지훈씨는 직장에 다니면서 평범하게 사는 게 지금 인생에서 가장 큰 목표다.형진씨의 인생 목표도 ‘평범한 삶’이다. 형진씨는 지난해 8월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해 올 1월부터 매월 230만원씩 갚고 있다. 코인과 주식 투자 광풍이 불기 전인 2017년, 여윳돈 200만원을 코인에 넣었다. 그 한 번이 형진씨 인생을 바꿔 놓을 줄은 몰랐다. 지난해와 올 초만큼은 아니지만 당시에도 코인 가격은 하룻밤 새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수익이 나자 300만원을 추가로 넣었고 어느덧 돈은 4000만원으로 불어나 있었다. 한 달 내내 밥 먹듯 야근하면서 받아 든 월급 450만원, 그 돈을 코인으로 버는 데는 불과 몇 주가 걸리지 않았다. 그러다 4000만원이 찍혀 있었던 코인 거래소가 하루아침에 폐쇄됐다. 형진씨는 아직도 되뇐다. “어차피 투자한 돈은 500만원이니 거기서 멈췄어야 했는데, 4000만원이 원래 내 돈이라고 생각한 게 비극이었다”고. 손실을 만회하려고 신용대출로 5000만원을 받아 코인보다 안전하다고 여긴 주식에 투자했다. 형진씨는 2018년부터 2년 동안 빨간색과 파란색이 뒤엉켜 있는 주식 시황판을 보며 지냈다. 이 기간에 주식으로 손해를 본 금액이 1억 5000만원이나 됐다. 당시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던 형진씨가 추가로 빚을 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가 받은 추가 대출 중에는 이자가 연 19%에 달하는 2금융권 대출도 있었다. 쌓였던 빚은 이내 폭탄이 돼 현실을 덮쳤다. 생활비를 줄이고 줄여도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할 수 없었고 원금은 갚을 기회조차 없었다. 결국 형진씨도 빚잔치를 가졌고 개인워크아웃을 선택했다. “20대 후반에 입사해 10년 동안 열심히 직장 생활을 했지만 빚만 남게 됐다. 10년 세월이 무위로 돌아갔다. 이제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 잠 못드는 영끌·빚투… “빚만 갚는 인생 막막”

    잠 못드는 영끌·빚투… “빚만 갚는 인생 막막”

    1분기 가계대출 증가액 중 절반이 2030한은 이르면 새달부터 금리 인상 가능성 집값 고점론·코인 거품론에 불안감 확산“집값 오르면 다행… 내리면 폭탄 터질 것”초저금리에 취해 빚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달마다 기록을 다시 쓰는 가계빚과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들은 이미 임계점에 다다랐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재정을 푼 나라 곳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한 번만 삐끗해도 폭탄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수 있다. 질서 있는 부채 관리가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이 됐다. 서울신문은 우리나라 부채 문제와 대안을 살피는 ‘2021 부채보고서: 다가온 빚의 역습’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18일 첫 회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2030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빚의 위험성을 짚어 본다.“치솟는 집값을 보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샀는데, 돌이켜 보면 그때 아니었으면 평생 못 샀을 거예요.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가 거꾸로 기름을 부었으니까요. 지금도 수입의 절반을 빚 갚는 데 쓰는데,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어떻게 감당할지 막막하네요.” 지난해 7월 이지선(35·여)씨 부부가 각종 대출 한도를 꽉꽉 채워 5억원의 빚을 내 아파트를 산 이유는 분명했다. ‘지금 영끌하지 않으면 월급으로 집을 살 수 없다’는 확신이었다. 이씨는 “그렇게 큰돈을 빌린 건 처음이라 겁이 나서 눈물이 다 났다”며 “지금도 생활이 빠듯하지만, 그나마 오르는 집값을 보면 다행인 건가 싶긴 하다”고 털어놨다. 영끌에 나선 20~30대도 빚이 무섭다. 누구보다 이자의 무서움을 절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2금융권 대출까지 받아 집을 산 건 자고 나면 오르는 미친 집값이 더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러다 집 없이 평생 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벼락 거지’(부동산·주식 등에 투자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만큼은 되지 않겠다는 의지가 더 많은 빚을 지게 했다. 서울신문은 영끌과 빚투에 나선 20~30대 22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사연과 심리 상태 등을 들어봤다. 2017년 집주인의 매수 제안을 거절했던 한모(39)씨는 결국 2년 뒤 분양아파트에 청약해 당첨됐다. 그새 집값은 50% 이상 뛰었다. 한씨는 “문재인 정부가 집값만큼은 잡겠다고 해서 이를 믿고 전세를 한 번 더 산 게 문제였다”며 “4억 2000만원이면 살 수 있던 집을 못 사고, 결국 분양가 6억 1000만원에 계약했다”고 했다. 은행 대출로 중도금을 낼 때마다 이자 부담이 늘면서 삶의 고단함도 쌓여 갔다. 먹는 것, 입는 것, 전셋집 평수, 아들 교육비, 용돈 등 줄이지 않은 게 없다고 했다. 아내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 지 꽤 됐다. “집값이 올라도 불안불안하죠. 입주 시점인 2년 후에도 집값이 오르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으면 폭탄이 터지는 겁니다. 평생 빚 갚다가 인생 끝난다고 봐야죠. 이르면 다음달부터 금리가 오른다던데, 더 줄일 용돈마저 없어 답답하네요.” 지난해와 올해 가파르게 늘어난 전체 가계대출의 절반 정도는 20~30대의 몫이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 중 20~30대가 차지한 비율은 2019년 33.7%, 지난해 45.4%, 올 1분기엔 50.8%였다. 이렇게 늘어난 빚은 당장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서울신문이 만난 22명은 일해서 번 돈의 3분의1가량을 빚 갚는 데 썼다.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회사 대출 등 모두 4억 4000만원의 빚을 진 이모(37)씨 부부는 매월 245만원의 원금과 이자를 갚고 있다. 두 사람의 한 달 벌이가 600만원인 걸 감안하면 소득의 약 41%를 빚 갚는 데 쓰는 것이다. 이씨는 “아이가 없어 그나마 지출이 적은 편이다. 씀씀이가 크지 않아 지금은 버틸 만하지만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면 비상용으로 넣어둔 적금에 손을 대야 한다”면서 “얼마 전 치과 치료비로 120만원이 들었는데 아픈 것은 느낄 새도 없었고, 어디서 돈을 융통할지가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대출상환 부담으로 출산 계획을 미뤘다”, “100만원도 안 되는 생활비로 빠듯하게 산다”와 같은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두 살짜리 아이가 있는 석모(34)씨는 고민 끝에 육아휴직을 쓰지 않기로 했다. 육아휴직 급여와 아내의 월급만으로는 생활비와 매달 250만원에 달하는 원리금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석씨는 “아이가 생기면 20평도 안 되는 빌라에서 계속 살기는 어려울 것 같아 무리하게 대출받아 오래된 아파트를 샀다”며 “빚은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건 정부가 집값을 잡지 못한 탓도 있지 않으냐”고 항변했다. 지난해 7월 아파트를 매입한 경모(30)씨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까지 싹싹 긁어모아 4억 7000만원을 대출받았다. 경씨와 아내의 벌이로 원금과 이자를 내고 교통비, 관리비, 통신비 등 매월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을 빼면 수중에 남는 돈은 50만원 남짓이다. 경씨는 “달마다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경조사비나 병원비 같은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하면 굉장히 곤란해진다”고 밝혔다.●“대출보다 더 무서운 건 미친 집값” 정석훈(38)씨 부부는 지난해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둘째 계획을 접었다. 정씨가 받은 대출은 모두 5억 5000만원이다. 그는 “지금이야 생활비를 아껴 가며 버틸 수 있지만 아내가 둘째를 갖고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혼자 벌어서 빚을 갚는 게 버겁다. 아이가 둘이 되면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할 자신도 없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라 조만간 금리가 오르면 갚아야 할 빚이 또 늘어날 텐데,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고 답답해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가구주 연령대별 가계부채 상환능력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164.6%였다. 2017년 141.5%에서 3년 만에 23.0% 포인트 증가했다. 소득은 3년간 14.3% 늘었지만, 빚은 32.9% 증가한 영향 탓이다. 29세 이하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1.6% 포인트 증가했다. 버는 돈보다 빚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현상이 20~30대에 집중됐다.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 높으면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직격탄을 맞는다. 서울신문이 KB국민은행의 도움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을 추산한 결과 금리 3.0%(원리금 균등 상환 기준)로 주택담보대출 4억원(30년 만기)을 받았다면 시중금리가 1.0% 포인트만 올라도 매월 갚아야 할 돈은 169만원에서 191만원으로 22만원 늘어난다. 시중금리가 2.0% 포인트 오르면 46만원 많은 215만원을, 3.0% 포인트 인상 땐 71만원을 더해 240만원을 내야 한다. 금리 3.0%(원리금 균등 상환 기준)로 주택담보대출 3억원(30년 만기)과 신용대출 1억원(10년 만기)을 영끌한 경우라면 시중금리가 1.0% 포인트 오를 때, 달마다 내야 할 원리금이 223만원에서 244만원이 된다. 한 달 이자가 21만원 늘어나는 것이다. 시중금리가 2% 포인트 오르면 44만원을, 3% 포인트 땐 68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지난 16일 기준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85∼3.90% 수준으로, 지난해 7월(1.99∼3.51%)과 비교하면 하단이 0.86% 포인트나 높아졌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도 코픽스 연동은 최저 금리가 0.24% 포인트,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고정금리)은 최저 금리가 0.72% 포인트 올랐다. 지난 1년간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1% 포인트 가까이 오른 가운데 금융계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르면 다음달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이자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금리 인상이 예정된 상황에서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이주열 한은 총재 등은 줄줄이 ‘집값 고점론’을 언급해 영끌로 집을 산 20~30대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경기 파주에 아파트를 산 박모(35·여)씨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등 떠밀려 서울이 아닌 경기도로 이사하면서 구입한 집인데, 가격이 떨어지면 빚을 갚아야 하는 30년 중 몇 년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토로했다. ●금리 1%P 올라도 매월 22만원 더 내야 꾸준히 제기되는 증시·암호화폐 ‘거품론’도 이들을 자포자기하게 만든다.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암호화폐에 3000만원을 투자한 직장인 이모(32)씨는 “오는 9월부터 거래소 규제가 본격화된다는 소식에 주위에 ‘손절’(손해를 중단하는 매도)한 사람이 늘어 불안하다. 그래도 나름 공부하고 투자했으니 내가 보유한 코인이 최소한 상장 폐지는 당하지 않을 거라는 ‘희망 회로’를 돌리면서 버티고 있다”며 “벼락 거지보다 투자하다 망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신용대출 3000만원을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주식과 코인 등에 뛰어들었다는 직장인 윤모(27)씨는 ‘거품 우려에도 왜 대출까지 받아 투자를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평생 일해 봤자 집 한 채도 못 사는 이번 생(生)은 어차피 망한 인생이다. 투자하다 떨어지면 어쩔 수 없고 터지면 대박인 거다. 빚이야 어떻게든 갚지 않겠나. 남들이 (주식과 암호화폐 등으로) 10% 수익을 내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 10%만큼 나는 가난해진다. 빚보다 그게 더 무섭다.”
  • 한 달 새 또 21조 풀려… 유동성 자금 3385조 역대 최대

    주식과 주택거래 자금이 늘면서 지난 5월에도 시중에 풀린 돈(유동성)이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13일 한국은행의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5월 광의통화량(M2 기준)은 3385조원으로 전월보다 21조 4000억원(0.6%) 늘었다. 증가폭이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였던 지난 4월(50조 6000억원)보다 줄었지만, 통화량 규모는 1년 전과 비교해 333조원(11.0%)이나 많다. 그만큼 시중에 풀린 돈이 크게 늘었다는 얘기다. M2는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다.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 예금 등 당장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돈뿐 아니라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함된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건 공모주 청약대금, 주식자금 같은 예탁금이 늘면서 증권사가 굴릴 돈이 불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 한 달 새 15조 7000억원 늘었고, 가계·비영리단체에서 6조 7000억원, 기업에서 4조 1000억원이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 주식 거래 자금이 유입되고, 이 돈을 MMF, 정기 예적금 등으로 운용하면서 기타금융기관의 통화량이 늘었다”며 “가계·비영리단체는 주택 거래 자금, 주식 거래 자금과 생활자금 수요가 늘면서 통화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상품별로는 금전신탁 등 수익증권이 6조 2000억원 늘면서 유동성 증가를 주도했다. 수시입출금식 저축성 예금은 4조 7000억원, MMF는 4조 2000억원 늘었다.
  • “고신용자 잡아라”… 카드사 금리 인하 붐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책에서 카드사 대출이 제외된 가운데 카드사들의 고신용자를 잡기 위한 금리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1일자로 카드론 이자율을 당초 5.5~23.5%에서 4.5∼19.5%로 하향 조정했다. 최고금리 조정은 7일부터 시행하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것이고, 주로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최저금리를 자체적으로 1% 포인트 낮춘 것이다. 이에 따라 최저금리가 5% 미만인 카드론을 운영하는 전업 카드사는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롯데카드에 이어 현대카드까지 4곳으로 늘었다. SC제일은행과 수협은행은 4%대 카드론을 제공한다. 나머지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최저금리는 5.36∼6.9% 수준이다. 카드사들이 카드론 금리 낮추기에 열을 올리는 것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고신용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위험성이 낮은 고신용자 유치로 대출 자산을 늘려 수익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카드론은 그동안 고신용자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과 ‘빚투’(빚내 주식투자) 등으로 대출 수요가 급증하면서 덩달아 증가했다. 올해도 대출 수요가 여전한 데다 카드론은 내년 7월부터 강화된 DSR이 적용된다는 점도 앞으로 증가세가 점쳐지는 이유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3조 178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0조 3047억원)보다 9.5%(2조 874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32조 464억원)와 비교해도 3.5%(1조 1323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최근 여신금융협회를 통해 카드론 이용액과 잔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니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 한은, 새달 기준금리 올리나… 힘 실리는 8월 인상설

    한은, 새달 기준금리 올리나… 힘 실리는 8월 인상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연내로 사실상 못박은 가운데 당장 다음달 금리 인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4일 관가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 총재의 조찬 회동 이후 정부 내부와 업계에선 ‘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 부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 회동 이후 낸 보도자료를 통해 “경제 상황 개선에 맞춰 (통화 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해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융 불균형 누적 등 부작용을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가 한은의 금리 인상 방침을 사실상 지지한 셈인데 초유의 일이다. 보통 기준금리를 올리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에 경제 살리기 ‘전투’를 치르고 있는 기재부 장관이 여기에 힘을 실어 주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홍 부총리와 이 총재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에 공감한 건 자산시장의 지나친 거품과 잔뜩 쌓인 가계부채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26차례나 부동산 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약발이 안 드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 외에는 카드가 안 보인다. 또 저금리에 기대어 주식과 코인 등에 ‘빚투’(빚내서 투자)하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내외 충격이 발생해 자산 가격이 떨어지면 차주(대출받은 사람)들은 감당 못할 충격을 받을 수 있다. 관건은 시점이다. 올해 남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는 이달 15일과 다음달 26일, 10월 12일, 11월 25일 등 모두 네 차례다. 애초 10월 또는 11월에 현재 0.50%인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고, 내년 1분기에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점쳐졌는데 최근에는 당장 다음달 금통위 회의에서 0.25% 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채권 시장에서는 한은이 8월부터 연내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1분기에는 대선 정국이 펼쳐지는 데다 이 총재의 임기도 3월에 끝나 금리 인상이 어려울 수 있다. 한편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투자은행(IB) 13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곳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시점을 내년 1분기로 꼽았다고 밝혔다. 또 기준금리 인상 시점으로는 2023년을 꼽은 IB(9곳)가 가장 많았다.
  • 금리 오른다는데… 신규 대출 땐 고정금리가 유리

    금리 오른다는데… 신규 대출 땐 고정금리가 유리

    전문가 “내년 초까지 두 차례 인상 가능성”이미 대출받은 경우엔 혼합금리도 도움대출 갈아탈 땐 상환수수료·이자 비교를 지금 당장 예적금 비율 높일 단계는 아냐금리 인상 이후 비율 조정해도 늦지 않아해외투자 주식은 선진국으로 옮길 필요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과 ‘빚투’(빚내 주식투자)로 대표되는 대출·투자 전략에 변화를 꾀할 시기가 됐다. 한은뿐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등 글로벌 긴축 기조도 강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고정금리나 혼합금리 대출로 갈아타고, 투자 자산 분배를 다시 조정하는 등 금리 상승에 대비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설명회에서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연내 금리 인상’을 못박은 것이다. 이 총재는 “경제 상황이 본격적으로 나아지는 시점이기에 초저금리 상황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이후 사상 최저인 연 0.5%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년 1월 또는 2월에 0.25% 포인트 등 두 차례에 걸쳐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연 1.0%가 된다. 기준금리는 시중은행이 한국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이자율이다. 기준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린 고객이 내야 하는 대출 이자도 올라간다는 얘기다.●대출 정리 땐 변동금리성 대출부터 축소 금리 상승기에 부득이하게 신규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고정금리로 받는 게 유리하다. 이미 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나 혼합금리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대출을 갈아탔을 때 예상되는 이자액 감소보다 더 큰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고정금리로 가는 게 유리하지만, 신용등급과 상환능력 등 개인마다 차이가 크고, 중도상환 수수료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도 대출을 갚거나 갈아탈 때 고민해야 하는 요인이다. 금리 인상에 대비해 대출을 갚았다가 정작 필요할 때 원하는 만큼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정성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은 “무리하게 대출 상품을 갈아타기보다는 다시 대출을 받을 때 한도 축소가 있는지를 우선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예 대출을 정리하기로 했다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만기가 짧고, 금액이 적은 순서대로 갚는 게 유리하다. 김은정 신한PWM분당센터 PB팀장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시점에 대출을 정리한다면 카드론, 저축은행 대출 등 금리가 높은 변동금리 대출부터 축소하거나 없애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식은 선별적 투자… 성장주 비중 높여야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해서 당장 예적금으로 갈아타거나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 팀장은 “금리가 인상되면 유동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경기 회복이라는 요인은 플러스가 될 수 있다”면서 “금리 인상과 함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익률의 정기예금으로 갈아타는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현수 팀장도 “지금 당장은 예적금 등 안전자산의 비율을 높일 단계가 아니다. 실제로 금리가 인상된 이후에 비율 조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은 선별적 투자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다. 김 팀장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면, 신흥국보다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 주식은 종목별, 업종별로 더 큰 차이를 보일 것이기 때문에 성장주 등의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위험자산 내에서의 자산분배 조정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 개미 ‘빚내서 투자’ 23조 8500억 역대 최대…사흘째 증가세

    개미 ‘빚내서 투자’ 23조 8500억 역대 최대…사흘째 증가세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빚투’가 24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개인의 신용융자 잔고는 23조 849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4일부터 사흘째 증가세다. 신용융자 잔고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금액을 말한다. 통상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신용융자 잔고도 오르는 경향이 있다. 코스피는 지난 25일 사상 최초로 330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지수의 경우 이달 들어 1000선을 회복했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이 13조 2269억원, 코스닥시장이 10조 6226억원이었다. 신용융자 잔고는 5월 중순까지 증시가 지지부진하면서 한때 23조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지난달 말부터 다시 23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 “연내 늦지 않은 시점”…한은 기준금리 인상

    “연내 늦지 않은 시점”…한은 기준금리 인상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처음 ‘연내’로 못박아 예고했다. 코로나19 탓에 실물경기가 얼어붙었던 지난해 5월 이후 연 0.5%에 멈췄던 기준금리가 조만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과 ‘빚투’(빚내 주식투자)로 천문학적으로 늘어난 가계빚이 우리 경제에 더욱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24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설명회에서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면서 “하반기 이후 역점 사항”이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다. 또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인상 여부는 결국 경제 상황의 전개에 달려 있다”며 더 모호하게 언급했다. 금리 인상 시점을 두고 시장에서 엇갈린 해석이 나오자 이 총재가 조금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이 총재는 경제상황이 본격적으로 나아지는 시점이기에 역사적인 초저금리 상황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금리 수준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급격히 위축될 때 물가상승률이 0%에 근접했던 상황에 맞췄던 것”이라면서 “경기 회복세에 맞춰 정상화하는 건 당연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2회 금리 인상이 긴축은 아니다’라는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의 발언에 동의하는지 묻는 질문에 “기준금리를 한두 번 올린다고 해도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답했다. 현 금리 수준이 비정상적으로 낮기에 조금 올린다고 해도 시중 유동성(돈)을 전격적으로 빨아들이는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자칫 한은의 금리 인상 신호에 놀라 얼어붙을 수 있는 시장을 달래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년 1월 또는 2월에 0.25% 포인트 등 두 차례에 걸쳐 0.5% 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 연소득 다 모아도 못 갚는 가계부채… 저소득층부터 덮친다

    연소득 다 모아도 못 갚는 가계부채… 저소득층부터 덮친다

    “부동산과 주식, 가상자산(암호화폐)까지 돈 빌려 하는 투자가 늘면서 가계부채 누증이 심각해졌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복병이라고 인식하고 있다.”(은성수 금융위원장) 우리 가계가 은행, 카드사 등에서 빌린 돈이 빠르게 쌓여 가면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잔뜩 부풀어 오른 부동산과 주식, 코인 같은 자산 가격은 대출금 회수가 시작되면 크게 빠질 위험이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조만간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것을 예고했고, 한국은행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중에 풀린 유동성(돈)이 다시 금고로 빨려 들어갈 시점이 머지않았음이 분명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얼마나 심각하고, 향후 금리 인상 등에 따라 유동성 회수가 시작된다면 어떤 일들이 발생할까. 가계빚 문제를 문답으로 정리했다.그렇다. 전문가 대부분은 국내 가계부채 문제를 걱정스럽게 본다. 1700조원 넘게 쌓인 부채 총액도 너무 많지만, 더 심각한 건 증가 속도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분석에 따르면 국내 가계부채는 2016년 말 당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87.3%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말에는 103.8%였다. 5년 만에 16.5% 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비교 대상인 세계 43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증가폭이 평균 11.2% 포인트, 주요 5개국(G5, 미국·영국·독일·일본·프랑스)은 평균 6.4% 포인트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증가 속도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20일 “가계부채가 GDP 대비 100%를 넘었다는 건 국내 가계의 연간 소득을 다 동원해도 늘어난 빚을 감당할 수 없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매달 버는 돈은 별로 늘지 않았는데 빚이 쌓이는 속도만 빨라지면 갚을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차주(돈을 빌린 사람)의 소득 대비 상환해야 할 부채 규모를 뜻하는 가계 총부채상환비율(DTI)은 2015년에서 2019년 사이 28.3% 포인트나 증가(162.3%→190.6%)했다. 반면 G5 국가들은 같은 기간 1.4% 포인트 늘었다. 크게 두 가지 원인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생업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대출로 버텼기 때문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가가 재난지원금 등을 푼다고 해도 역부족이다 보니 민간 부채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은 전년보다 2.3%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가계부채는 9.2%나 증가했다. 두 번째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 투자 문화의 영향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넘게 초저금리가 이어져 왔는데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금리가 더 떨어졌다. 대출받을 때 느끼는 심리적 부담감도 그만큼 줄었다. 특히 20·30대 사이에서는 ‘벼락거지’(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격이 크게 올라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들)를 면하려면 빚내서라도 집이든, 주식이든, 코인이든 투자해야 한다는 믿음이 강해졌다. 김 교수는 “(대출금으로 주택·주식 등을 사는 사람이 늘어서) 자산가격이 올라갔고, 그러니까 더 많은 돈을 빌려 집과 주식을 사는 악순환이 생겼다”고 했다. 실제 1분기 늘어난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60%(20조 4000억원)나 됐다. 가계빚이 위태로울 만큼 쌓인 상태에서 금리가 오르면 차주의 상환 능력에 문제가 생긴다. 생계를 위해 대출받은 소상공인이나 ‘빚투’(빚내서 투자)했던 가계 중 일부는 대출금을 갚지 못해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추락하게 된다. 특히 소득 대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는 고위험군이 타격받을 수 있다. 또 소득보다 부채가 커지면 대출금 갚기도 빠듯해진 가계는 소비를 줄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 포인트 높아지면 3~4년 뒤 소비 증가율이 0.3% 포인트 가까이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서비스업 등의 회복이 더뎌질 수 있고, 고용난이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생긴다. 신 연구위원은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쌓였던 ‘가계부채 폭탄’이 터질 때 어떤 상황이 생길 수 있는지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정책 속에 미국의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대출받아 집 사는 미국인이 늘었는데, 집값이 폭락하자 가계부채가 쌓인 저소득층부터 타격을 받았고, 돈을 빌려준 은행들까지 연쇄적으로 부실해져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가 찾아온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가계부채 위기가 온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을 비교적 엄격히 규제해 왔기에 심각한 금융 위기로 옮겨붙을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상반기 연속 인하한 뒤 1년 넘게 연 0.50%를 유지하고 있는 기준금리는 연내에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결정 주체인 한은에서 시장에 인상 시그널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오는 10월 0.25% 포인트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받는다.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쳐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차주들은 부담이 커진다. 한은이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가계대출 이자는 총 11조 8000억원 증가한다.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약 5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돼 한계에 부딪힌 이들은 생존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또 미국의 테이퍼링이나 국내 시장금리 인상으로 주택이나 주식 등 자산 가격의 ‘거품’이 크게 빠질 수도 있다. 황관석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금리가 1% 포인트 오를 때 주택가격은 연간 약 0.7% 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 김 교수도 “(미국의 테이퍼링이나 국내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가장 우려되는 건 자산 가격의 폭락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 연구위원은 “한은이 하반기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다고 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급격히 꺾일 것 같지는 않다. 사람들은 그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주택과 주식 등에 영끌 투자하기 때문”이라면서 “금리를 인상하면 ‘대출을 받을 때 심각하게 고민하라’는 신호는 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를 강화해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7.9%까지 뛴 가계부채 증가율을 올해엔 5~6%, 내년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4%까지 끌어내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다음달부터 DSR 적용 대상을 늘려 2023년 7월부터 총대출액의 1억원이 넘는 차주는 DSR 40% 규제를 받도록 했다. 개인의 모든 대출에 대한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한다는 얘기다. 다만 실제 살 집을 찾는 서민과 청년층에게는 대출 문턱을 오히려 낮추기로 했다. 예컨대 현재 소득이 낮지만 향후 소득 증가 가능성이 큰 청년 등에게는 DSR 산정 때 ‘장래소득 인정 기준’을 활용해 대출액을 정하기로 했다. 또 만 39세 이하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는 만기가 40년까지 늘어난 정책 모기지도 제공한다. 유대근·윤연정 기자 dynamic@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