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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그대 앞에만 서면”… 천적 경보

    [프로야구] “그대 앞에만 서면”… 천적 경보

    프로야구에서 ‘천적’은 늘 있기 마련이다. 경기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천적 관계를 형성한 팀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팀 전력에 비례해 ‘먹이 사슬’이 형성된다. 강팀은 약팀에 뭇매를 가하며 ‘승수쌓기’의 제물로 삼기 일쑤다. 하지만 전력차이에도 특정 팀끼리는 쉽게 승리하거나 쉽게 승리를 헌납하지 않기도 한다. 이른바 천적이다. 올 시즌 상황은 다소 다르다. 어느 시즌보다 전력 차이가 좁혀졌기 때문. 특정 팀을 상대로 연승, 연패가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여전히 천적은 존재한다. 선두 SK의 천적은 KIA다. 26일 현재 SK는 상대전적에서 삼성, 롯데와 4승4패의 호각세를 이뤘다. LG, 두산에는 근소하게 앞섰고 하위권의 한화, 넥센에는 압도적인 우위다. 하지만 유독 3위 KIA에는 4승6패로 밀렸다. SK는 팀 타율 .263(6위)으로 KIA의 .278(1위)에 크게 뒤진다. 반면 팀 평균자책점에서는 3.31(1위)로 KIA의 3.88(3위)보다 앞선다. KIA의 파괴력에 밀렸다는 얘기다. KIA는 SK와 두산, LG에 강했다. 하지만 방망이를 앞세운 롯데(4승5패)와 한화(5승6패)에는 다소 약했다. 5위 롯데는 SK, 삼성, KIA 등 선두권과는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두산(2승5패1무), LG(3승8패) 등 서울팀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팀타율 .272(3위)로 타선에서 제몫을 해냈다. 무엇보다 막강 마운드의 SK, 삼성, KIA를 상대로 화력을 뽐낸 것이 자랑이다. 팀 평균자책점 4.66(7위)으로 마운드의 열세가 뚜렷했다. 혼란스러운 마운드를 어떻게 정비하느냐가 4강의 관건인 셈이다. 김경문 감독 사퇴 이후 전열을 가다듬은 6위 두산은 SK(5승6패)와 접전을 펼쳤지만 삼성(2승8패), 서울 맞수 LG(3승5패)에 부진했다. 두산은 팀 타율 4위, 팀 평균자책점 5위로, 그저 그런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냈다. 특유의 끈기와 조직력으로 난관을 극복해야 할 형편이다. 4위 LG는 롯데와 한화(7승2패)에 강했지만 삼성(3승6패), SK(3승5패), KIA(5승7패)에 뒤졌다. SK에 반경기 차로 뒤진 2위 삼성. 두산(8승2패1무), LG(6승3패), 넥센(7승3패)을 압도한 반면 SK와 한화(6승6패)와는 접전을 벌여왔다.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롯데에만 4승5패1무로 뒤졌지만 투타에서 가장 안정된 모습으로 사실 천적이 없는 상태다. 7위 한화는 SK에 1승8패, LG에 2승7패로 무기력했다. 놀랍게도 KIA(6승5패), 롯데(4승3패1무), 두산(6승5패) 등 순위에서 앞선 세 팀에는 강세를 보여 이채롭다. 후반기 한화의 기대를 부풀리는 대목이기도 하다. 모든 팀에 약세인 꼴찌 넥센은 유독 한화에만 5승4패로 앞섰다. 게다가 호락호락 승리를 내주지 않아 상대팀은 섣불리 경계를 늦추지 못한다. ‘고춧가루 부대’의 명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프로야구 천적 관계는 약육강식의 정글법칙과는 사뭇 다르다. 고도의 집중력과 근성으로 위기를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 천적 관계를 철저히 분석, 고리를 서둘러 끊는 팀이 후반기에 크게 웃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서울광장] 양건 감사원장께 드리는 편지/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양건 감사원장께 드리는 편지/최광숙 논설위원

    감사원장님은 기억나지 않겠지만 1980년대 대학생이던 필자가 다니던 대학에 외부 강사로 ‘헌법’을 강의하실 때 한 학기 내내 뵈었습니다. 지금까지 따로 만나 인사드린 적이 없으니 제자라고 내세울 처지도 못 되지요. 예의 없는 제자가 옛 스승께 어쭙잖게 펜을 든 것은 작금의 감사원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서입니다. 검은 돈을 받고 감사 무마 청탁에 나선 감사위원(차관급), 구제역 최일선 감사 현장에서 피감기관들과 음주가무를 즐긴 감사관들, 해외출장 간 군 장성을 문책 요구 대상에 넣었다가 뺀 천안함 감사. 국민들 눈에 비친 나사 빠진 감사원의 현주소입니다. 나랏돈이 허투루 쓰이는 걸 제대로 잡아 낼는지,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는 추상같은 영(令)을 세울 수 있을는지 걱정입니다. 여기저기서 “너나 잘하세요.”라는 조롱이나 받는 건 아닌지요. 감사원의 상징이 조선시대 암행어사의 ‘마패’인 것은 아시지요.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한 은진수 전 감사위원 구속 건은 암행어사가 도적들과 한패가 돼 선량한 백성들을 등친 것과 다를 바 없죠. 나쁜 놈들 잡아들이라 나랏님이 마패까지 내줬더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그래도 감사원 맨들은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 인사의 일”이라며 선을 그으려 합니다. 하지만 밖에서 보기에는 내부 인사라고 그리 큰소리칠 위치에 있다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원내에서조차 “특정인은 운이 좋아 저축은행 사태에서 비켜난 것 같다.”는 식의 얘기가 흘러나왔던 것을 보면 평소 엄격한 자기관리와는 거리가 멀게 살아온 감사원 맨들이 없진 않나 봅니다. 앞으로 정당 출신 인사는 감사위원이 될 수 없도록 한다는데 그게 다가 아닙니다. 내부 인사, 외부 인사 각 3명씩 땅따먹기 하듯 나눠 먹는 감사위원.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데 자질 검증 없이 아무나 가서야 되겠습니까. 금명간 은 전 위원의 후임과 오는 11월 퇴임할 하복동 위원 후임 등 감사위원 자리가 두 자리나 비니 그 자리를 노린 이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죠. 이참에 감사위원 인선을 한층 깐깐하게 스크린해야 한다고 봅니다. 과거 조선시대 감사원 역할을 하던 사헌부의 관료인 대관(臺官)만 하더라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4대 친족까지 ‘현미경 검증’을 했습니다. 다른 어떤 관직보다 더 엄하고 까다롭게 인선을 했지요.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규찰·탄핵해 권력의 남용을 막기 위한 인물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죠. 공정과 청빈은 기본이고, 뛰어난 식견과 강직한 성품도 필수였죠. 제약도 많았지요. 첫째, 공금횡령, 부정축재 또는 뇌물을 받은 탐관오리의 아들·후손은 대관에 임명되지 못했지요. 둘째, 정실에 흐르지 않도록 다른 관직보다 훨씬 심한 상피제(친족이 같은 관청·지역에 일하지 못하게 한 제도)의 적용을 받았지요. 셋째, 본인을 비롯해 부모와 처의 4대조(代祖) 허물까지 샅샅이 뒤졌다죠. 오늘날 총리·장관 인사청문회는 저리 가라입니다. 취임 전 일이긴 해도 사실 저축은행 사태 전부터 이미 감사원은 망가져 가고 있었습니다. 과거 정권에서 청와대에 파견 나갔던 감사원 출신들이 체급도 안 되는데 대통령과의 학연·지연으로 사무총장으로 금의환향하면서 감사원은 이미 무너졌습니다. ‘줄 잘 서면 된다.’는 정치 학습으로 감사원 기강은 해이해졌고, 출세의 처세술을 익힌 이들의 벼락 승진은 감사원 문화를 퇴행시켰지요. 실세 사무총장이 감사원장을 뒤에서 좌지우지하는 희한한 일이 생긴 것도 그리 먼 얘기가 아닙니다.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현재 작금의 사태들이 터진 건 그리 놀랄 일도 아닙니다. 은 전 위원만 하더라도 맑은 물을 흐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아니라 이미 감사원은 미꾸라지가 놀기 좋은 흙탕물이었던 거죠. 지금 감사원은 개원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흐트러진 내부 조직부터 다잡으셔야 합니다. 감사원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bori@seoul.co.kr
  • [사설] 외국인 전용 카지노 내국인 개방 안 된다

    카지노 논쟁이 또다시 불거졌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 및 카지노 확대 문제는 정권이,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민간에서 제기한 과제다. 그런데 이번엔 민간 쪽이 아닌 정병국 문화부 장관이 앞장서서 불을 지폈다. 정 장관은 어제 간담회를 자청해 “카지노를 포함해 관광산업정책에 대한 접근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취임한 지 5개월 동안 업무를 파악한 결과 카지노가 관광산업의 견인차라고 판단했는지, 평소 소신을 정책화하려는 의도인지 알 수는 없지만 발상 자체가 황당하다. 정 장관은 “내국인 출입은 안 되고 외국인은 출입해도 된다는 생각은 도덕적으로 볼 때 문제가 있다.”는 희한하고도 얼토당토않은 논리를 댔다. 정책이 잘못됐다는 얘기다. 국내 카지노 17곳 가운데 내국인은 2000년 10월 개장한 강원랜드에만 드나들 수 있다. 나머지는 외국인 전용이다. 그만큼 폐해가 큰 탓이다. 2006년 게임도박 ‘바다이야기’는 전국 곳곳에서 엄청난 폐해를 낳았다. 지금도 온갖 사행산업이 독버섯처럼 사회를 좀먹고 있다. 오죽하면 ‘도박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돌까. 정 장관은 이런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정 장관은 미국의 카지노정책 현주소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는 세수 증대, 고용 창출이라는 말에 솔깃해 추진하려던 카지노 단지 건설계획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정 파탄, 사회 혼란 등 정신적·경제적 해악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강원랜드에서 309만명이 도박한 금액이 1조 2568억원에 달한다는 통계만 봐도 정 장관이 내세우는 ‘한국 사회의 자정 능력’은 근거가 미약하기 짝이 없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내국인 허용은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훨씬 크다. 정 장관은 공연히 분란만 키울 수 있는 카지노 논쟁을 스스로 정리하기 바란다.
  • [사설] 줄줄 새는 개인정보 신용사회 근간 흔들린다

    서울신문이 오늘 보도한 개인정보 불법 유통 실태를 보면 입이 떡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다. 은행에서 저축은행·대부업체에 이르는 금융권은 물론이고 통신사와 신용카드사, 심지어는 공직사회까지 뚫리지 않은 영역이 없다 할 지경에 이르렀다. 실제 불법으로 거래된 개인 정보량 또한 방대해 부천 오정경찰서가 적발한 사건은 1900만건, 서울 수서경찰서가 붙잡은 사건은 1000만건에 달한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 안에서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 대부분이 직장 내 직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주소 등 온갖 신상정보를 노출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해킹에 따른 피해로 엄청난 몸살을 앓아왔다. 멀리 따질 것도 없이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대량 유출 사건이나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가 다 올해 발생한 일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철옹성을 자부하던 은행들의 개인정보를 비롯해 공무원 명단까지, 기관별로 정리된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유통되었다고 하니 이 사회의 정보 보안의식이 얼마나 허술했던가를 다시금 절감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가 하루 이틀에 수집, 형성된 것은 아닐 터이다. 따라서 개인정보를 다루는 모든 기관이 앞으로 완벽한 보안 체제를 갖추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미 시중에 나도는 개인정보가 더 이상 유통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조치를 하루빨리 취해야 하겠다. 이번 사건들에서 보듯이 개인정보는 이미 드러날 대로 드러났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인정보 불법 유통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정보 구매자를 엄벌에 처할 수 있게끔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본다. ‘살 사람’이 없어지면 ‘팔 사람’이 사라지는 건 당연한 이치다. 이와 함께 기관 내에서 개인정보를 내다파는 ‘내부 공모자’ 역시 존재할 수 없게끔 철저히 색출하고 장기간 이 사회와 격리시켜야 한다. 개인정보가 지금처럼 쉽게 노출되고 그것이 각종 범죄에 이용된다면 개개인이 피해를 입는 건 물론이고 신용사회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경제활동 위축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더 이상 늦기 전에 개인정보 유통에 예리한 메스를 단호하게 들이대기를 촉구한다.
  • 연봉 1억 넘는 고소득자에 국민주택기금 226억 지원

    국토해양부가 성과급과 상여금 등을 제외한 연소득을 기준으로 국민주택기금 지원대상을 정해 서민에게 지원돼야 할 기금이 오히려 상여금 비중이 높은 1억원 이상의 고소득자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세자금 대출자의 상당수가 실제 거주자가 아닌 것으로 조사돼 감사원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감사원이 23일 공개한 서민주택금융 지원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모 증권사 직원 A씨는 2008년 총소득이 1억 7000만원(성과급 1억 4200만원)이지만 급여소득은 3000만원에 못 미쳐 2009년 근로자·서민주택전세자금 45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이는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과 전세자금 대출이 성과급과 상여금을 제외한 연간 급여소득과 종합소득을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과급 비중이 높은 연봉 1억원 이상 증권회사 직원이나 부부 합산소득이 1억원을 넘는 고소득 가구에 226억원(438건)의 기금이 지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총 6만 5346건(대출금 2조 5444억원)이 당초 저소득·서민계층을 지원하려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국토부에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국민주택기금 지원대상자 소득기준을 가구 총소득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주택구입 시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국민주택채권은 증권사들의 담합으로 헐값에 거래되는 것으로 판단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2008년 1월부터 2010년 6월 말까지 근로자·서민주택전세자금을 통해 대출받은 30만 6179명의 주민등록상 전출·입 전산자료를 분석한 결과 348명이 전세자금 대출(85억여원)을 받은 후 전세주택에 전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기간 전세자금 대출자 가운데 1486명(대출금 430억원)은 전세주택에 전입했다가 3개월 이내에 종전의 주소지 등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 194명(대출 55억여원)은 연체 중이었다. 하지만 대출 취급은행들은 이 자금을 회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두고 있다. 이는 전세자금 취급은행이 신용정보회사 등에 위탁하는 임대차 사실확인 작업이 임대인의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는 등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세자금에 대해서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해 주고 있어 취급은행에서는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감사원은 분석했다. 감사원은 또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는 20개 소액채권 매입전담 증권사들이 채권의 시장가격을 담합해 연간 65억원 상당의 추가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조사와 함께 제재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부익부 빈익빈’ 국내 한류 현주소

    ‘부익부 빈익빈’ 국내 한류 현주소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2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영국 BBC 방송이 ‘한류는 삼성을 대체할 국가 브랜드’라고 했다.”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의 문화를 힘주어 강조했다. 이날 저녁 잠실 올림픽공원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문화 전용 공연장인 ‘올림픽홀’이 문을 열었다. 정부는 여기에 맞춰 대중문화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같은 날 또 다른 곳에서는 한류 원조인 드라마 배우들이 “출연료를 못 받아 생계 유지가 어렵다.”며 출연 거부를 선언했다. 해외에서는 연일 떠들썩하지만 명암(明暗)이 교차하는 한류의 국내 현주소를 짚어 본다. ■<明> 정부, 케이팝 중동 공연 지원 아카데미 신설…음원시장 수익구조 개선 등 발벗어 정부가 예비 한류 스타 양성을 위한 ‘케이팝(K-Pop) 아카데미’(가칭)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등 한류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대중음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음원시장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대기업과 음악 제작사 등이 참여하는 ‘상생협의체’를 조성, 자율 개선 방안도 도출할 방침이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서울 풍납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국내 첫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개관 행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중문화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문화부는 우선 케이팝의 토대가 될 인디음악 창작 기반 지원을 확대한다. 올림픽홀 소공연장인 ‘뮤즈라이브’ 등을 명실상부한 인디음악의 산실로 육성하고, 인디음악의 인큐베이터인 ‘홍대 인디클럽’ 활성화를 위해 통합지원센터 구축과 공간 임대 지원 등의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원로 음악인 순회공연’을 여는 등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는 환경도 조성할 방침이다. 아울러 음원시장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협의체를 운영하고, 국내 대학 실용음악과 등을 ‘케이팝 특성화 기관’으로 지정하는 등 예비 한류스타 양성을 위한 지원 사업에도 발 벗고 나선다. 문화부는 케이팝의 해외 진출을 위해 초기 수익 보장이 힘든 중남미, 중동 등은 현지 케이팝 공연 개최를 지원하고, 아시아 시장은 단일 블록화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 문화원 주관으로 각국에서 ‘케이팝 콘테스트 예선전’을 여는 한편 ‘한국문화교류의 전당’(가칭)도 설립해 한류 팬은 물론 국민들의 대중문화 향유 공간으로 삼을 방침이다. 전당에는 ‘대중음악 박물관’과 같은 체험시설, 한류 관련 연구 시설 등을 조성하고 이를 올림픽홀 공연장과 한류 스타의 거리, 이스포츠(e-sports) 콤플렉스 등 주변 체험 시설과 연계해 ‘한국 대중문화 체험 코스’로 브랜드화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법령 정비도 서두른다. ‘대중문화 산업 발전 지원 법안’을 통해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현 ‘표준 전속 계약서’를 산업 현장의 특성에 맞게 개선할 방침이다. 관련 부처 협의를 통해 대중문화산업 지원 정책을 전담하는 별도 조직도 신설할 계획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暗> “출연료 22억 안 줘 생계 막막” 연매협 “불량 제작사 미지급에도 방송사는 방관”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는 22일 최근 1년간 조사된 출연료 미지급액만 22억원이 넘는다며 해당 드라마와 영화, 제작사 실명을 공개했다. 아울러 출연 거부도 선언했다. 연매협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출연료가 지급되지 않은 드라마는 ‘그들이 사는 세상’(4억 3925만원), ‘국가가 부른다’(3억 3990만원), ‘태양을 삼켜라’(1억 7441만원), ‘2009 공포의 외인구단’(1억 2980만원) 등 총 17편이다. 방송사별로는 KBS가 총 5편 8억 9875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MBC는 총 7편에 3억 5328만원을 미지급했다. SBS(케이블채널 포함)도 5편의 드라마에 2억 8567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충무로도 예외는 아니었다. ‘걸프렌즈’(1억 4000만원), ‘하녀’(1억 4500만원), ‘황해’(1억 500만원), ‘영화는 영화다’(1억 2000만원) 등 총 15편이 출연료를 미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매협 측은 “협회에 가입돼 있는 회원사 소속 배우들의 실태만 조사한 것”이라면서 “조사 시점도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로 국한돼 실제 미지급 실태는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길호 연매협 사무국장은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은 외주 드라마 제작사들과 문제를 방관해온 방송사들은 (서로 책임을 전가한 채) 문제 해결을 위한 미동의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량 제작사(자)들이 대표이사와 상호만을 바꿔치기하는 수법을 일삼고 있는 만큼 드라마 제작사 등록제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연매협은 모든 회원사에 불량 제작사 명단이 적힌 ‘블랙리스트’를 통보하고 출연 거부를 권고하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앞서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한예조)은 지난해 9월 KBS, MBC, SBS가 편성한 외주제작 드라마의 미지급 출연료가 43억원에 이른다며 출연 거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당시 ‘동이’, ‘김수로’, ‘글로리아’ 등 일부 드라마 제작에 차질이 빚어졌다. 한예조는 방송 3사로부터 출연료 미지급금 지급 보증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약속받고 출연 거부를 철회했으나 9개월 만에 똑같은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씨줄날줄] 평행선 친일논쟁/김종면 논설위원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오늘 목놓아 통곡하노라). 역사에 갓 입문한 어린 학생도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1905년 언론인 위암(韋庵) 장지연이 을사늑약 사실을 폭로하면서 황성신문에 쓴 논설 제목이다. 위암은 그렇게 고고하기 이를 데 없는 항일지사로 우리에게 각인돼 왔다. 그러나 일제 식민정책을 미화한 글이 알려지면서 한순간에 ‘거짓 영웅’이란 멍에를 짊어졌다. 마침내 ‘친일’ 전력을 이유로 독립운동 서훈마저 취소되는 수모를 겪었다. 친일문제보다 더한 민족사의 동통(疼痛)이 있을까. 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서글픈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위암 서훈 취소 논란에 이어 이번엔 인촌(仁村) 김성수 호를 딴 도로명이 도마에 올랐다. 1989년 고려대 본관 앞 인촌 동상 철거시위가 오버랩된다. 다시 친일논쟁이라도 벌어질 기세다. 고려대 인접 도로인 ‘인촌로’의 명칭에 대해 항일단체들은 인촌의 친일행적이 명백한 이상 그런 이름을 쓸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고려대는 인촌의 친일행위 여부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인촌기념사업회 측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의 친일행위자 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인촌로는 1991년 서울시가 지정한 이래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사용돼 왔다. 그런 길이 새삼 문제가 된 것은 새 도로명주소법에 따라 최근 고려대 인근 개운사 앞길인 ‘개운사길 51’이 ‘인촌로 23길’로 바뀌면서부터다. 그동안은 인촌로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해법은 없을까. 누군가 설득력 있는 ‘유권해석’을 내려줄 수는 없을까. 항일독립투쟁에 참여한 마지막 광복군 고(故)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의 ‘썩은 사과론’을 떠올려 본다. “일제 35년간 직간접적으로 일제에 협력하지 않고는 생존이 불가능했던 점을 감안해 처벌은 악질분자에 한해야 합니다. 물론 역사적 심판은 받아야겠지만 일일이 따지면 사람이 없어져요. 그 사람의 공과를 잘 따져서 총체적으로 봐야 합니다. 썩은 사과가 있다고 합시다. 절반 이하가 썩었으면 도려내고 활용해야지요. 이건 남북통일이 됐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북에서는 거의 다가 공산당이었는데 이들을 공산당에 부역했다고 일률적으로 거부할 수 있습니까?” 그는 물론 평소에 “해방 후 가장 잘못한 일 중 하나는 친일파를 정리하지 못한 일”이라는 강한 소신을 피력했다. 역사와의 화해를 강조한 것일까. 전사불망(前事不忘). 지난 역사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점만은 분명한 것 같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지적도 대수술 시급] ‘디지털 땅주소 구축’ 시범지구 가보니…

    [지적도 대수술 시급] ‘디지털 땅주소 구축’ 시범지구 가보니…

    “아니 당신 집이 우리 땅을 60㎝나 넘어왔잖아요. 돌려주세요.” “뭐요, 우린 몰라요. 벌써 몇 십 년을 그렇게 살았는데 이제 와서 담을 옮기라니. 그렇게는 못해요.” 100년 전에 만들어진 땅의 경계, 지적도를 쓰는 우리나라에서 끊이지 않고 벌어지는 싸움이다. 1910년대 일제가 만든 지적도를 기반으로 몇 번 고치긴 했지만, 대대적인 지적 재조사를 하지 않아 생긴 문제이다. ●“빼앗긴 내 재산 빨리 찾았으면” 2010년 말 서울 화곡동 355필지에 대한 전면적인 디지털 지적구축 사업이 마무리됐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물론 불부합지가 많은 곳을 시범적으로 측량했지만 355필지 중 단 한 곳도 디지털 측량을 한 것과 맞는 곳이 없었다. 김보연(42·화곡동)씨는 “옆집에 내 땅을 33㎡ 이상을 빼앗겼다.”면서 “구청이고 국토해양부고 쫓아다니며 민원을 제기했지만 다 소용이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친하게 지내던 이웃들과 얼굴만 붉히고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빨리 전국의 지적도를 다시 그려서 빼앗긴 내 재산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개지구 디지털 지적구축 시범사업 완료 대한지적공사는 2008~2010년 전국 20곳, 9590필지에 대한 디지털 지적구축 시범사업을 완료했다. 시범사업 대상은 지방자치단체가 추천한 부정확한 지역을 골랐다. 시범사업을 실시한 20개 지구 9590필지가 모두 ‘불부합지’였다. 디지털 측량 결과와 지적도가 한 곳도 맞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조사 대상 필지의 지적도상 경계를 다시 조정해야만 했다. 김영욱 대한지적공사 차장은 “설마 했는데 측량 결과를 놓고 우리도 깜짝 놀랐다.”면서 “시범사업은 단적으로 우리 지적도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어차피 첨단 방식으로 땅의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면 빨리 시작하는 것이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서 좋다.”고 말했다. 20개 시범지구 중 경기 양평군, 울산 남구, 충북 진천군 등 6곳은 주민들의 합의로 새로운 경계를 확정했다. 나머지 서울 강서구 등 14개 지구는 지적도상의 경계와 측량한 결과를 놓고 조율을 하고 있다. 민충기(44·경기 양평)씨는 “우리 동네는 지적공사의 도움으로 거의 100% 지적 경계를 바꿨다.”면서 “이제 이웃끼리 땅을 두고 싸움하는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양평 양근지구의 경우는 이웃끼리 담장 등을 허물진 않았다. 하지만 서로 자신의 땅을 확인한 후 재건축이나 매매를 할 때 상대방의 땅을 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측량결과에 따른 경계조정이 난항을 겪는 곳도 많다. 서울 강서구의 경우 지적 불부합지 355필지 중 10%인 35필지만이 경계 조정을 마쳤다. 특히 다세대나 다가구 등이 많은 지역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원회에 법적 구속력 부여해야” 서울 강서구는 디지털지적 경계정비 시범추진위원회를 두고 경계조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싸우는 경우가 많아 자율 조정이 힘들다. 이병열(강서구청 부동산정보과장) 위원장은 “위원회가 자체가 법적인 구속력이 없고 이해 당사자 간의 합의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조정 능력이 거의 없다.”면서 “분쟁의 소지를 줄이고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려면 위원회에 법적인 지위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지적도(地籍圖) 대수술 시급

    지적도(地籍圖) 대수술 시급

    전 국토의 15%가량이 지적도(땅지도)와 일치하지 않고, 이로 인해 연간 3800억원의 소송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져 지적(땅주소) 재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대한지적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땅의 주민등록증’으로 불리는 지적도는 일제시대 토지 수탈을 목적으로 한 토지조사사업(1910~1918년) 등을 통해 작성됐다. 구식 측량기로 측량한 것을 종이에 직접 그리다 보니 곳곳에서 뒤죽박죽된 땅의 경계가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일제때 구식 측량 탓 지난 3월 한국천문연구원은 일본 대지진으로 우리 국토가 5㎝가량 동쪽으로 이동했다고 밝혔지만 우리 국토의 위치는 세계 측지계 기준으로 이미 동쪽으로 464m나 어긋난 상태다. 100여년 전 일제가 도쿄를 원점으로 우리 땅을 측량한 탓이다. 개인과 자치단체들은 땅이 지적도와 맞지 않는 ‘지적 불부합지’(지적도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땅의 면적이나 위치가 맞지 않은 곳)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연 소송비용 3800억 지난해 12월 개통된 거가대교는 거제와 진해의 국가수준점 간 표고차가 37㎝에 달해 교량 건설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서울 서대문구 봉원동의 김모(54)씨는 선대부터 살아온 단독주택이 낡아 집을 새로 지으려 했으나 땅의 경계가 이웃집을 침범한 사실이 드러나 소송에 휘말렸다. 전국 3733만 2457필지 중 553만 5562필지(14.8%, 2010년 기준)가 지적 불부합지다. 지적공사에 따르면 땅의 경계를 놓고 개인 간 분쟁이 발생해 경계 확인을 위한 측량 비용만 연간 770억원이 소요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지적 재조사의 타당성을 설문한 결과 국민의 94%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준규·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닷서울·닷삼성 ·닷애플…기업브랜드 도메인 나온다

    ‘닷삼성’, ‘닷SK’…. 머지않아 이런 회사 브랜드를 단 인터넷 도메인 주소가 나올 전망이다. 국제 인터넷 도메인을 총괄 관리하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는 20일 싱가포르에서 특별이사회를 열고 인터넷 도메인을 일반 브랜드에 개방하는 방안을 승인할 것이라고 18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도메인 주소의 마지막이 ‘한국’이라는 국가명 도메인 주소인 ‘닷kr’(.kr)로 끝나는 서울신문의 홈페이지(www.seoul.co.kr) 주소는 회사가 원할 경우 ‘닷서울’(www.seoul.co.seoul)로도 끝날 수 있다. 로이터는 “애플은 ‘닷애플’(.apple), 콜라회사는 ‘닷코크’(.coke), 담배회사인 말버러는 ‘닷말버러’(.marlboro) 등 자신의 브랜드로 인터넷 도메인을 사용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제 도메인은 영리법인을 뜻하는 ‘.com’, 비영리법인인 ‘.org’, 국가기관인 ‘.gov’ 등 22개 영역 도메인과 ‘.kr’ 등 250개 국가의 도메인만을 허용해 왔다. 하지만 인터넷 도메인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결국 도메인의 영역을 확장해 경우의 수를 늘리는 방안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지적도 대수술 시급] “더 늦기 전에 땅주소 선진화 이뤄야…국민 재산권 지키고 국토 효율관리”

    [지적도 대수술 시급] “더 늦기 전에 땅주소 선진화 이뤄야…국민 재산권 지키고 국토 효율관리”

    “우리나라가 첨단 정보기술(IT) 강국이지만 아직도 후진국보다 못한 면도 있습니다. 바로 지적 분야가 그렇습니다.” 김영호(57) 대한지적공사 사장은 우리나라 지적관리 실태를 이렇게 말했다. 현재 우리가 100년 전인 1910년대 일제가 만든 지적도를 쓰고 있는 것을 두고 한 이야기다. 김 사장은 “우리 지적 측량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해외에 수출까지 하고 있지만 우리 지적도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을 그대로 쓰고 있다.”면서 “국민의 재산권 보호와 국가 미래 발전을 위해 지적선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적공사는 아제르바이잔과 모로코에서 지적도 작성 시범사업을 완료했고 자메이카 등에서 같은 사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우리보다 어려운 나라에 디지털 지적도를 만들어 주면서 정작 우리는 100여년 전 지적도를 쓴다는 사실이 해외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지적도를 다시 만드는 비용은 1조 2000억원, 20여년의 시간이 걸린다. 다행히 오는 22일 임시국회에 ‘지적 재조사에 관한 특별법’ 상정이 확정됐다. →지적(地籍)이란 말이 어렵다. -지적은 물, 공기처럼 사람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자연재’이다. 땅의 크기와 모양, 위치, 경계, 소유자 등 물리적인 현황과 법적인 권리 관계를 표시한, 한마디로 ‘땅의 주민등록증’(토지장부)이다. 국가 토지행정의 기초가 되는 매우 중요한 ‘사회·경제 인프라’다. →‘지적재조사’는 꼭 필요한가. -전 국토를 세계측지계와 첨단 디지털 측량기술로 정밀하게 재측량해 기존의 아날로그 땅 지도를 디지털 입체 지도로 바꾸는 것이 ‘지적선진화’의 핵심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지적도나 임야도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세금 징수를 위해 도쿄(東京) 원점을 가지고 아날로그식 측량으로 만든 종이 지적이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과다 지출, 국토의 효율적 이용·관리 미흡, 국민 재산권 행사의 제약 등 많은 지장을 가져오고 있다.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의 진행 상황은. -지난 4월 김기현(울산 남구을) 한나당의원이 입법발의했으며 두 달 만인 6월 임시국회에 특별법안 상정(22일)이 확정됐다. 오는 28일 법안소위 심사, 29일 상임위 의결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지금 분위기라면 잘될 것도 같다. 국격 제고 차원에서도 반드시 지적선진화가 이뤄져야 한다. →지적재조사 사업을 하게 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우선 우리 국토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밖으로는 세계표준과 464m 차이 나는 영토의 위치를 바로잡음으로써 영토분쟁을 막을 수 있고, 안으로는 필지단위로 지표·지상·지하정보를 통합 관리해 공평과세 실현, 국공유지의 효율적 이용이 가능해진다. 다음은 국민의 재산권이 확실하게 보호된다는 것이다. 토지의 경계가 반듯하고 분명해짐에 따라 지적불부합으로 인한 불편·비용부담·갈등 요인이 근본적으로 해소된다. 세 번째로는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 스마트폰 등 각종 IT기기를 통해 정확한 위치정보와 상황을 파악함으로써 각종 재해·재난을 예방하고 디지털부동산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네 번째로는 3차원 디지털 국토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미래의 신성장동력인 국토공간정보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 현재 공간정보산업은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연평균 40%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대한지적공사는 21세기 최고의 블루오션 산업인 공간정보사업을 공익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계획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분노한’ 스페인 시위청년, 복권대박 ‘인생역전’

    ‘분노한’ 스페인 시위청년, 복권대박 ‘인생역전’

    잔뜩 ‘화가 난 채’ 시위를 벌이던 스페인 남자가 복권에 당첨, 20억이 넘는 상금을 받게 됐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사는 34세 남자가 ‘화를 내다’ 덜컥 상금을 움켜쥔 행운의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주 복권을 산 뒤 마드리드 중심부에 열린 시위에 참여했다. 마드리드의 광장 ‘태양의 문’(푸에르타 델 솔)에선 최근 청년들이 모여 긴축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였다. 광장에 텐트를 치고 농성시위를 벌인 청년들은 스스로를 ‘분노한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스페인은 실업률이 21%를 넘어서는 등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40%를 웃돌고 있다. 복권을 산 행운의 남자도 ‘분노한 사람’이었다. 그는 복권을 산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광장에서 시위에 참여했다. 그런 그가 “1등에 당첨됐다. 상금 130만 유로(약 20억1500만원)를 받아가라.”며 복권회사로부터 믿기지 않는 연락을 받은 건 지난 13일이다. 남자는 회원가입이 요구는 인터넷사이트에서 복권을 샀다. 회사가 연락을 취할 수 있었던 건 남자가 전화번호와 메일주소를 남긴 덕분이다. 복권회사는 12일 하루종일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남자는 받지 않았다. 메일도 답이 없었다. 가까스로 하루 뒤 연락이 닿은 남자에게 복권회사가 “왜 전화를 받지 않았는가. 상금을 원하지 않는가.”라고 묻자 그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어 당첨사실을 몰랐다. 1등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인터넷에는 단번에 백만장자가 된 남자가 또 시위에 참여할지 궁금하다는 등 부럽다는 반응을 나오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독도 새주소 ‘이사부·안용복길’ 확정

    독도 새주소 ‘이사부·안용복길’ 확정

    독도의 새 주소가 ‘독도이사부길’과 ‘독도안용복길’로 확정됐다. 행정안전부는 15일 독도에서 맹형규 행안부 장관, 공원식 경북도 부지사, 김진영 울릉군 부군수가 참석한 가운데 독도 도로명판 제막식을 열고 도로명 주소 고지문 전달 행사를 가졌다. 그동안 행안부와 경북도, 울릉군은 독도에 도로명 주소를 부여하기 위한 국민 응모를 거쳐 동도는 독도이사부길, 서도는 독도안용복길로 새 주소를 확정했다. 독도경비대 막사는 독도이사부길 55번, 독도등대는 독도이사부길 63번, 주민숙소는 독도안용복길 3번의 주소가 부여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독도와 관련된 역사적 인물 이름을 새 주소에 넣어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각인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사부는 신라 때 지금의 울릉도와 독도인 우산국을 점령한 신라 장군이고, 안용복은 조선 숙종 때 독도가 조선 땅임을 일본 막부가 인정토록 활약한 어부다. 독도에는 도로명판, 건물번호판 등 도로명 주소 시설물 외에 독도 도로명 유래를 기록한 한글·영문 안내판을 따로 설치해 독도를 찾는 사람들의 이해를 돕게 된다. 정부는 도로명 주소를 이달까지 모든 국민들에게 알린 뒤 7월 29일부터 법정 주소로 사용할 계획이다. 우선 주민등록 등이 도로명 주소로 전환되고 다른 공적 장부들도 올해 말까지 바뀌게 된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100여년 전 일제강점기에 시행된 지번 주소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도로명 주소로 바꾸는 작업을 독도에서 마무리하게 돼 뜻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의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이 같은 행사를 독도에서 개최한 것과 관련, 유감의 뜻을 주일한국대사관을 통해 전달했다. 이재연·이경원기자 oscal@seoul.co.kr
  • ‘무상급식 반대’ 71만 서명… 주민투표 내일 청구

    ‘무상급식 반대’ 71만 서명… 주민투표 내일 청구

    소득과 무관한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주민투표 청구안이 16일 서울시에 제출돼 본격적인 투표절차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늦어도 8월 말에는 주민투표가 실시될 전망이다. 14일 주민투표를 주도해 온 ‘복지포퓰리즘 추방 국민운동본부’에 따르면 현재 전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청구를 위한 서명에 71만명이 참여해 주민투표 청구서와 서명부를 제출할 방침이다. 운동본부는 이미 지난달 24일 주민투표 발의에 필요한 41만 8000명(유권자 836만 83명의 5%)의 서명을 받았지만 중복이나 무효 서명을 고려해 서명인원을 70만명 이상으로 늘렸다. 운동본부는 서명자 수가 이달 말쯤 7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으나 당초보다 1주일가량 앞당겨졌다. 이에 대해 운동본부는 그동안 서명운동에 주로 50대 이상 참여자가 대다수였지만 반값 등록금 논쟁 등으로 인해 30~40대가 적극 동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재성 운동본부 운영위원장은 “최근 반값 등록금 논쟁 등 복지 포퓰리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명이 앞당겨졌다.”면서 “16일 청구서를 제출하면 늦어도 8월 말쯤에는 투표가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시장 “투표율 넘으면 6대4로 이길 것” 운동본부가 16일 시에 청구서와 서명부를 제출하면 시는 17일 주민투표 청구사실을 공표하고, 이후 20일가량 서명인 확인작업을 거치게 된다. 서명자 확인은 이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 필수기재사항 누락자와 중복 서명자, 19세 미만 서명자, 타 시·도 거주자 등을 걸러낸 뒤 시와 자치구에 1주일간 공람을 하고 이의제기 신청을 받는다. 이어 다음 달 중순쯤 시 행정1부시장을 위원장으로 시의원과 시민단체, 변호사, 교수 등 14명이 참가하는 주민투표심의위원회가 수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주민투표가 결정될 경우 시는 1주일간 수리 사실을 공표하고 선거관리위원회와 상의해 8월 초 이후 모든 업무는 선거관리위원회로 넘기게 된다. 투표는 공표 후 20~30일 이내에 하도록 돼 있어 투표시기는 8월 말쯤 될 것으로 보인다. 주민투표의 가장 큰 쟁점은 투표 문구에 대한 것이다. 운동본부는 이미 청구인 서명부에 밝힌 대로 투표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구인 서명부에는 ‘(1)소득 하위 50% 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안과 ‘(2)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2011년), 중학교(2012년)에서 전면 실시’하는 안 두 가지를 놓고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민투표의 또 다른 관건은 투표율이다. 주민투표는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인 278만명 이상이 투표, 유효투표 수의 과반이 찬성해야 전면 무상급식에 제동을 걸 수 있다. 투표자 수가 유권자의 3분의1이 넘지 않을 경우 아예 개표를 하지 않도록 돼 있다. 이종현 시 대변인은 “최근 치러진 중구 보궐선거 당시 평일임에도 투표율이 30%를 넘었다. 선거운동 기간에 적극적인 홍보를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도 최근 “투표율이 기준을 넘기면 6대4로 이길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민투표에서 정치권의 무분별한 복지 경쟁에 대한 여론의 판정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3분의1이 투표하지 않으면 상황이 복잡해진다.”고 덧붙였다. 개표하지 않으면 민심의 향방을 알 수 없어서 여진이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시의회민주당 “청구안 접수때 입장 표명” 이에 대해 시의회 민주당 측은 주민투표가 청구되는 16일쯤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에서는 2008년 교육감 선거 투표율이 15.4%에 불과한 것을 놓고 투표율이 기준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승록 시의회 민주당 대변인은 “주민투표 청구안이 접수되면 곧바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英, 860만명 환자기록 담은 노트북 도둑맞아

    무려 800만 명이 넘는 환자의 의료기록을 담은 노트북이 사라진 사실이 알려져 영국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영국의 보건의료제도기관(국민보건서비스)인 NHS 본사 빌딩에서 지난 3주 전 해당 노트북이 사라졌지만 신고가 접수된 것은 불과 며칠 전인 것으로 밝혀졌다. 암호화가 되지 않은 이 노트북에는 최소 863만 명의 의료기록과 1800만 명의 병원 방문 기록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데이터들에는 환자의 실명이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성별, 나이, 인종 등의 정보와 간단한 주소 등이 기록돼 있다. 특히 여기에는 암, 에이즈, 정신질환, 유산·낙태 등의 질병과 관련한 환자들의 정보도 속해 있어 유출시에는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정보가 담긴 노트북은 NHS 런던지사의 창고에 저장돼 있던 것으로, 국민건강보험과 관련한 자료를 담은 노트북 중 무려 20대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8대는 회수했지만, 나머지 12대의 행방은 아직 미지수다. NHS 측은 “해당 노트북은 접근이 불가능한 사람이 정보를 열람하려는 경우 스스로 파일을 삭제하는 프로그램에 깔려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의 불안은 점차 커지고 있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한 뒤 곧장 수사에 나섰지만, 워낙 신고가 늦은데다 아직 용의자의 신원 조차 파악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동물이야기]백조의 노력? 진실을 말해주마

    [동물이야기]백조의 노력? 진실을 말해주마

     몇 년 전 노무현 대통령 집권 당시 하도 혁신, 혁신 하다 보니 어디 강연마다 가면 혁신강의가 주를 이루었다. 그런데 강사마다 꼭 예로 드는 것이 솔개였다. 솔개는 생후 40년을 산 후에 어느 깊은 절벽으로 들어가 부리와 발톱을 모두 바위에 갈아서 뽑아 버린 후 그 고통의 세월을 참고 이기면 다시 새 부리와 발톱이 돋아서 그 후 40년을 더 살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언뜻 듣기에 매우 솔깃하고 감동적이었지만 정말인지 회의가 들었다. 집에 가서 인터넷이고 각종 서적이고 뒤질 건 다 뒤져보았지만 솔개는 그저 40년의 꽤 오랜 수명을 사는 걸로만 되어있었다. 그냥 이솝우화 같은 하나의 현대식 우화 일뿐이었는데 마치 사실처럼 믿고 이야기하는 강사들이 그 당시 늘 답답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TV광고 중 하나가 백조가 물위에서 열심히 발질을 하다가 멈추면 물로 쑥 빠지는 것이다. 흔히 교훈적인 이야기로, 바깥으론 편하게 보여도 안으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예로 바로 이 백조(오리)의 발질을 든다. 그런데 그게 정말일까?  나는 동물원에 사는 백조들과 떠다니는 물새들을 잘 관찰해 보았다. 그런데 대부분 오리발들이 가만히 둥둥 떠 있을 때는 가만히 있었다. 방수복과 같은 공기가 찬 깃털과 몸 안의 부레와 같은 기낭과 함기골(공기가 들어있는 뼈) 조직으로 인해 몸이 저절로 떠 있는 것이었다. 교훈내용과 예로 든 동물은 참 좋은데 약간 주소가 빗나간 것이다.  청솔모가 다람쥐를 잡아먹는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청솔모를 외래종으로 알고 있었다. 내가 본 청솔모는 거의 나무 위에서 사는 겁쟁이들이고 나무 열매를 주로 먹고살며 산책길에 심심치 않게 보는 자연의 벗들이었다. 그리고 다람쥐는 한동안 보이지 않다가 요즘에야 주로 참나무 군락이 많은 산에서 바위틈 같은데서 쪼르륵 달려가는 게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개 청솔모가 사는 곳에 다람쥐도 겹쳐 산다. 서로 나무 위와 아래라는 영역권이 달라 별다른 충돌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오해가 어떻게 생겨났을까?  자료를 여러 가지 뒤져보니 80년대 어느 인기 소설가가 청솔모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한 과수농부의 말을 액면 그대로 소설에 옮긴 게 기화가 된 것 같았다. 소위 진실분명의 유행 이야기 탄생이었다. 청솔모는 외래종도 아니다. 오히려 다람쥐보다 더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청솔모의 영명도 ‘코리안스쿼럴’이다. 예전에 붓의 주재료로 쓰이기도 했다. 다람쥐의 진짜 적은 60~70년대 수출용으로 한해에 30만 마리를 포획한 인간들이었다.  요즘 한 여름인지라 여름 철새인 뻐꾸기 소리를 어디서든 들을 수 있다. 뻐꾸기는 탁란하는 새로 유명하다. 주로 자기보다 훨씬 작은 멧새 같은 새의 둥지에 자기 알을 낳아놓고 잘 키우는지 아닌지 주변에서 감시까지 한다. 그러다 그 대리모가 자기 알을 잘 돌보지 않으면 응징까지 한다고도 알려져 있다. 그런데 유명한 우리나라 가수의 노래 제목이 바로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이다. 새들은 대개 하늘을 지붕 삼고 나무 위를 잠자리 삼아 자유롭게 살다가 새끼를 키울 때쯤 둥지를 애써 만든다. 둥지는 단지 새끼들이 나무에서 떨어지지 말고 적으로부터 차단하며 체온을 지켜주는 일시적인 조립 주택일 뿐이다. 그런데 탁란까지 하는 뻐꾸기가 왜 무슨 이유로 둥지를 만들었을까? 혹시 남들과 다름을 추구하는 특이한 뻐꾸기라도 보았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생물학이란 게 본시 워낙 예외가 많은 학문이니까. 원래 그 제목과 같은 동명의 미국소설이 있다. 미국 뻐꾸기는 많은 종류가 자기 둥지를 짓는다고 한다. 왜 하필 그 둥지를 잘 만드는 까치 같은 평범한 많은 새들 놔두고 꼭 뻐꾸기를 골랐을까? 글·사진 광주우치동물원 최종욱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오세훈 “정치 운명 걸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내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앞장선 주민투표가 가시화되고 있다. 16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복지 포퓰리즘 추방 국민운동본부’ 김춘규 총괄상임본부장은 12일 “서명자가 이미 65만명을 넘어 17일쯤이면 목표치인 70만명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 “늦어도 20일까지는 서울시에 주민투표 청구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복 서명, 주소·주민번호 오기 등 서명자 확인이 끝나면 주민투표가 정식으로 발의되고 오는 8월 중순쯤 주민투표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100% 무상급식 저지에 정치적 운명을 걸었다.”며 승부수를 띄웠다. 여권 내 대선 잠룡이라는 그의 입지를 감안해 보면 주민투표 승리를 발판으로 더 큰 정치 행보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면에는 실패할 경우 ‘정치적 책임’도 피하지 않겠다는 결연함도 감지된다. 오 시장은 투표운동에 직접 뛰어들 계획도 밝혔다. 그는 “토론회 참여, 투표 독려 등 투표운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 측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여론이 훨씬 높다는 게 확인됐다.”면서 “현명한 여론은 복지 포퓰리즘을 경계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투표운동을 내년 총선·대선 정국을 앞둔 ‘정책 바로 세우기 운동’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오 시장 측은 “이번 주민투표에서 정치권의 무분별한 복지 경쟁에 대한 여론의 판정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유효 서명자가 서울시 전체 유권자의 5%인 41만 8005명을 넘어야 한다. 이를 충족한 뒤에는 유권자의 3분의1인 278만명 이상이 투표해 유효투표 수의 과반이 찬성해야 전면 무상급식에 제동이 걸린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의 최근 ‘좌(左) 클릭’ 움직임은 여권의 전폭적인 후원에 기대를 걸었던 오 시장에겐 악재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복지 이슈를 어느 쪽이 더 많이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오 시장의 무모한 도전은 외로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외롭고 힘든 길이더라도 꼭 해야 할 일을 했을 땐 국민이 항상 알아주더라.”며 의지를 꺾지 않았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 두서없는 정책혼선 언제 멈추나

    한나라당의 정책 혼선이 도를 넘었다. 대학생 반값 등록금 추진은 방향을 설정한 뒤 토론을 거쳐 결론내야 했지만 결론부터 내려놓고 혼란이 일자 내용을 수정해 혼선을 자초했다. 재정 확보 방안을 고민하지도 않고 내지르기 식으로 한 것도 딱하다. 복수노조 노조법 재개정안 발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번복 등 중요 정책 사안에 대한 혼선도 그렇다. 집권 한나라당에 야당과 대화·타협 정치를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한나라당은 두서없는 정책 혼선을 언제나 멈추려는가. 복수노조 시행 20여일을 앞두고 의원 50여명이 불쑥 서명해 노조법 재개정안을 발의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한국노총 사무총장 출신 김성태 의원이 서명을 주도했다고 한다. 여당 의원들이 정부의 법률 시행을 코앞에 두고 이를 막겠다는 것은 황당하다 못해 어이가 없다. 총선·대선에서 양대 노총 등 노동계 표가 중요하다지만 국가정책을 뒤흔드는 무책임한 자세는 달라져야 한다. 13년의 논의 끝에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타임오프와 시행 한달도 남기지 않은 복수노조 허용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표(票)퓰리즘’이다. 중수부 폐지 번복도 무기력한 한나라당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 사안은 당론 내지 당 방침을 정해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든지, 논의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상의하든지 했어야 한다. 사개특위에서 합의한 중수부 폐지 방침에 대해 사실상 당론 형식으로 반대 입장을 정리해 버린 것은 자기부정이나 마찬가지다. 뒤늦게 ‘합의 부재’ 운운한 것은 듣기 민망하다. 집권당답게 신중히 접근했어야 할 일이다. 여야 합의사항을 뒤집어 버리면 정치불신을 키운다. 아무리 총선을 앞두고 있지만 여당이 야당과 포퓰리즘 정책 경쟁을 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을뿐더러 위험하다. 정책의 수정이나 보완은 있을 수 있지만 여당으로서 책임과 절차적인 정당성을 보여줘야 한다. 국정 운영을 책임져야 할 여당이, 정권을 잡기 위해 우선 내지르고 보는 야당과 같은 방식으로 다투어서야 나라가 온전하겠는가. 한나라당은 지금부터라도 여당으로서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깊고 길게 구상하는 책임정치를 다해야 한다.
  • [10일 TV 하이라이트]

    ●토끼와 리저드(KBS1 밤 1시 10분) 메이는 어릴 적 자신을 버린 친엄마와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해 홀로 서울에 온 입양아다. 희귀한 심장병 민히제스틴 증후군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택시 기사 은설을 만난 메이. 입양 기록부에 적혀 있는 주소로 찾아가지만 친부모가 아닌 고모가 그녀를 맞이하고, 친부모는 어렸을 적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VJ 특공대(KBS2 밤 9시 55분) 대한민국 가계빚 1000조원 시대. 어려워진 경제 사정으로 돈을 빌려주고 못 받은 사람부터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한 사람까지 다양하다. 대한민국에서는 꽁꽁 숨어버린 돈을 ‘받아내기’ 위한 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떼인 돈부터 탈세까지, 2011년 숨은 돈을 찾아내기 위한 이들의 고군분투를 VJ 카메라가 따라가 본다. ●슈퍼블로거(MBC 밤 1시 25분) 고양이 작가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을 아는지…. 길고양이 애호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칼럼이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고양이가 인연이 돼 수많은 길고양이 사진과 고양이들의 희로애락을 전해주는 고 작가. 쓰레기통을 뒤지는 길고양이는 모두 잊으라고 주문한다. 우리가 모르던 길고양이의 세계로 안내한다. ●달콤한 고향 나들이 달고나(SBS 밤 9시 55분) 초대손님으로 출연한 톱배우 박신양과 최근 대세로 불리는 가수 아이유가 고향 나들이에 나섰다. 박신양의 지인으로는 드라마 ‘싸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사이코 패스로 열연했던 황선희와 대학동기들이 출연한다. 아이유의 지인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살았던 사촌언니와 학창 시절 ‘절친’들이 나온다. ●인생후반전(EBS 밤 11시 30분) 외환위기 시절 18년간 몸담았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진에 도전한 장호순씨. 홀로 50년 넘게 생선 장사를 하는 어머니가 생각나서 사진을 찍었다. 어머니의 생선 비린내는 향기라고 말하는 남자. 딸에게 만화책을 사주며 부드러운 사춘기를 부탁한다는 즐겁고 유쾌한 남자. 유쾌한 사진작가의 인생후반전을 만난다. ●콘서트 울림(OBS 밤 10시) 매주 초대손님과 함께 꾸미는 음악 프로그램이다. 이번에는 뮤지션 정원영이 출연한다. 그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교수이다.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만든 ‘정원영밴드’의 리더이기도 하다. 그간 음악이라는 단어를 동사로 살아낸 정원영의 다채로운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힘찬 발걸음을 따라가 본다.
  • 올레톡, 카카오톡에 도전장

    올레톡, 카카오톡에 도전장

    KT가 9일 데이터를 기반으로 무료 메시지를 주고받는 통합 스마트폰 메신저 ‘올레톡’을 선보였다. 국내외 가입자 1300만명을 돌파한 카카오톡의 대항마 서비스이다. 올레톡은 휴대전화의 개인 주소록과 연동돼 음성통화, 문자, 채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가능한 통합 커뮤니케이션 애플리케이션이다. 가입한 이동통신사에 관계없이 스마트폰 사용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올레톡은 단체 문자를 보내거나 그룹 채팅이 가능하며 일반 휴대전화 사용자에게도 문자메시지(SMS) 전송이 가능하다. 사용자 1인당 1개씩 제공되는 모바일 개인홈페이지인 폰피를 통해 트위터, 페이스북과 연동하고 ‘카페’ 기능을 살린 인맥 확장 서비스도 제공한다. 올레톡은 카카오톡과 마찬가지로 데이터 차감 방식이다. 채팅과 SNS는 와이파이(Wi-Fi)에서는 무료이고, 3세대(3G)망에서는 데이터가 차감된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무료이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카카오톡, 다음 마이피플, 네이버톡 등의 각축전 속에서 애플도 차기 운영체제(iOS)에 모바일 메신저인 ‘아이메시지’ 탑재를 발표했다. 국내 이통사도 LG유플러스의 SNS 서비스인 와글, KT 올레톡으로 맞대응에 나섰고, SK텔레콤은 연내 스마트폰 메신저를 기본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문자 수익이 감소될 수 있는 상황에서 무료 메신저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가입자를 자사 서비스에 묶어 두는 동시에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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