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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15) 만화 수출을 말하다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15) 만화 수출을 말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글로벌 만화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너무 급하게 달궈진 탓일까. 지금은 한계 상황에 직면해 고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만화의 수출이 2005년을 기점으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프랑스,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멕시코 등 해외에서 발행되던 우리 만화 잡지가 대부분 휴간 또는 폐간됐다는 사실도 현주소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 가장 큰 원인은 바깥에 내다 팔 콘텐츠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만화 잡지의 활황기에 쏟아져 나왔던 작품들은 대부분 수출 계약이 성사됐지만, 이후 신규 판권 계약이 급격히 감소했다. 불황이 국내 만화 시장을 덮치며 잡지가 3~4종으로 줄었고, 신규 출판 만화의 숫자도 급감한 탓이 크다. 웹툰과 어린이 학습 만화 쪽으로는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어 우리 만화 전체 생산력에 변함이 없어 보이지만, 그동안 수출 최전선을 담당했던 출판 만화의 생산력은 확실히 둔화됐다. 실제로 국내 만화 단행본 출간 규모는 2002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02년 2472종(학습 만화 제외)에서 2010년 1325종으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그나마 2007년 이후 다소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는데 이는 웹툰들이 단행본으로 출간된 데 따른 것이다. 만화 수출이 정체된 외부 요인으로는 일본 만화의 세계 시장 진출 본격화가 있다. 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 등지에서 일본 만화의 영향력이 더욱 막강해졌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휘청거리며 해외 출판 시장, 그중에서도 미국과 유럽의 만화 시장이 움츠러든 것도 우리 만화 수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작품 수출은 답보 상태지만 2000년대 이후 작가의 해외 진출은 두드러지고 있다. 선진 만화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한편으로 이는 국내 만화 시장 위축이 가져온 반작용이기도 하다. 일본 시장 진출이 가장 활발하다. 박성우, 임달영, 박무직, 양경일, 윤인완 등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프로 작가들이 앞장섰고 현지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이후에도 김동훈, 오세권, 김준형, 엄태복, 김진석, 이성규 등이 꾸준히 일본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김진태, 배준걸처럼 데뷔를 아예 일본에서 하는 작가도 나오고 있다. 작품성과 예술성을 높이 사는 유럽의 경우 변기현, 변병준, 최주연, 박경은, 이정현, 박윤선 등이 프랑스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에서는 이나래가 제임스 패터슨의 인기 소설 ‘맥시멈 라이드’를, 김영이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스테파니 마이어의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만화로 옮겨 주목받았다. 만화계에서는 우리 만화의 해외 진출과 관련한 새로운 흐름으로 리메이크를 꼽고 있다. 2009년 네스티 캣의 ‘트레이스’와 하일권의 ‘두근두근거려’ 등이 일본 월간지에서 리메이크로 연재된 바 있다. 주호민의 ‘신과 함께’도 지난해 말부터 일본 격주 만화 잡지에서 역시 리메이크 연재되고 있다. 웹툰은 아니지만 형민우의 ‘프리스트’는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져 화제를 모았다. 앞서 하성현의 ‘퀸즈’는 2007년 타이완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세계 만화계가 정체기 또는 전환기로 불리는 요즘 새로운 해외 진출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무엇보다도 최우선 과제는 전 세계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디지털 만화 시장 공략이다. 태블릿PC와 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이 보급되며 디지털 만화 소비 환경이 여물고 있다. 만화 관련 앱 개발과 디지털화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해외 독자도 우리 만화를 편리하게 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만화계에서는 디지털 만화와 관련한 기술 표준을 만들어 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원하고 있다. 외국어 번역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언어 장벽이 낮아져야 해외 독자들이 우리 만화에 좀 더 손쉽게 접근할 수 있음은 당연한 일. 기존 영미권을 넘어선 다국어 번역 작업 지원, 수출 타진을 위한 샘플 번역 지원, 전문 번역가 양성 등이 절실하다고 만화계는 입을 모은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연관 산업과 함께 미디어믹스 형태의 해외 진출이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화 강대국인 미국과 일본은 각각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동반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만화계에서는 온라인 게임을 필두로 영화, 드라마, K팝이 좋은 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성공 사례도 있다. 이명진의 ‘라그나로크’는 온라인 게임과 만화 모두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박소희의 ‘궁’은 일본에 드라마가 수출되며 현지 단행본 판매 200만부를 돌파하기도 했다. 한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만화 ‘슬픈 연가’는 수출 사상 최고 계약 금액을 기록했다. 현재 소녀시대와 비스트 등 K팝 아이돌을 활용한 만화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김낙호 만화 평론가는 “코믹스 만화의 경우 관련 아이템과 히트 코드를 접목해 적극적으로 대중을 공략하고, 동시에 한국 현실을 담은 작품과 지식 교양 만화를 중심으로 그래픽 노블 쪽에 도전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만화는 사용 편의성, 지속적인 콘텐츠 보급과 퀄리티 관리, 팬 커뮤니티를 파고드는 이른바 ‘소셜’ 관리가 중요하다. 부실한 번역 품질로 시험개발한 앱만 만든 뒤 손을 놓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박석환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전략기획팀장은 한국 만화가와 해외 스토리 작가의 공동 창작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K팝이 외국 창작자의 작품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우리 만화가들의 그림 능력과 현지 정서에 적합한 스토리 텔링을 조화시켜야 한다는 것. 그는 “국내에서 이미 만들어 놓은 것을 해외에 내보내는 게 1단계였다면 이제는 우리 기술, 자본력과 외국 이야기, 외국 정서가 만나 현지에 적합한 새로운 작품을 진출시키는 2단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만 목을 매다 국내 시장을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만화 수출 역사의 산증인인 김남호 만화 에이전시 토파즈 대표는 “디지털 만화 유통 지원도 중요하지만 너무 앞서 가서는 안 된다. 콘텐츠가 있어야 수출도 있다.”면서 “창작 지원에 비중을 두는 한편 만화 전문 마케팅 인력 양성에 대한 지원도 곁들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지 못한 채 해외 진출을 논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 만화 시장이 다양하게 발전하고 존재한다면 우리 만화는 자연스럽게 해외에 나가게 될 것”이라면서 “해외 진출 지원도 좋지만, 우선 다양한 만화를 창작하고 향유하고 연구하는 흐름들을 체계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인물이라면/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인물이라면/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대통령 선거일인 12월 19일까지 5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여야 대통령 예비 후보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김문수, 안상수, 임태희, 김태호 후보 등 다섯 명이 나와 겨루고,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김영환, 김정길, 정세균, 박준영, 조경태 후보 등 여덟 명이 뛴다. 그리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가 또 하나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경선의 속내를 보면 치열함이 배어 있지 않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가 된다는 예상을 뒤집을 만한 변수가 없어 싱겁다. 지난 24일 TV토론을 했지만 뜨겁지 않았다. 민주당은 딱해 보인다. 경선은 하지만 안 교수와 메이저 리그에서 겨룰 후보자를 선출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안 교수는 새로운 정치를 외치지만 잊혀질 듯하면 이벤트를 만들어 자기를 알리는 고도의 정치행위를 하는 듯하다. 이게 ‘안철수식 정치’이고 신중함의 결과인지 모르지만, 변화를 외치는 그의 행보에 신선함보다는 짙은 정치적인 산법이 느껴진다. 지금 대한민국은 심각한 위기이다. 경제위기에 복지위기가 겹친 모습이다. 수출, 투자, 내수가 모두 불안하다. 올 하반기 경제 성장률이 3%는 고사하고 2%대가 되리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경제는 아직 위기이며, 유럽연합(EU)은 휘청거리고,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는 시점에서 자유무역협정(FTA) 방식으로 경제를 끌던 우리나라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EU 회원국의 작은 경제뉴스에도 주가가 요동치는 게 우리 경제의 현주소이다. 부동산 경기침체도 세계경제의 침체, 한국경제의 위기에서 나온 현상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복지문제도 심각하다. 국민행복지수가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2위이다.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인 사회적 지출, 형평성 등 사회통합 부문의 최하위 점수가 행복지수를 낮추는 요인이 됐다는 게 연구결과이다. 인구 고령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데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이다. 노인 빈곤율은 전체 노인 중 중위 소득 미만에 속하는 노인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그리스의 23%보다도 두 배나 높다. 노인 빈곤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하지만 정부 부채와 연계돼 있어 손대기가 쉽지 않다. 현재 정부 부채는 420조 7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34% 정도이다. 전년도 33.4%보다 0.6% 포인트 확대됐다. 정부 부채는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게 문제이다. 2030년까지 인구 고령화로 사회보장성 지출 증가만으로도 정부 부채는 GDP대비 72.3%에 달하며, 여기에 외화자산 매입, 공공주택 공급지원 등 금융성 채무의 증가까지 포함하면 106%에 이른다는 예측이다. 현재대로라면 대한민국은 경제위기가 복지위기를 키우고, 복지위기가 다시 경제위기를 키우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 그래서 차기 대통령의 역할은 막중하다. 위기 극복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정치적 전략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인기에 영합해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면 그 인물이 비록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불행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정치지도자를 기다리고 있다. 소설 ‘람세스’에는 이런 글이 있다. 생산은 중요하다. 그러나 분배는 더 중요하다. 한 계급의 이익을 위한 지나친 부는 불행의 원인이 된다. 골고루 나누어진 부는 기쁨의 씨앗이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어떤 배도 굶주리지 않는다. 이처럼 생산과 분배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바탕이 돼야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수 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대통령에 당선됐던 1933년 당시 미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였다. 경제위기와 복지위기가 겹쳐 수백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루스벨트는 한 손으로는 공공투자사업을, 다른 한 손으로는 사회보장법 제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경제위기와 복지위기의 악순환 고리를 끊었다. 한국은 미국과 다른 정치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런 차이를 인식하면서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인물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그에게 지지를 보내고 싶다.
  • 성범죄자 주소 도로명까지 공개된다

    성범죄자 주소 도로명까지 공개된다

    26일 정부가 발표한 성폭력 근절 대책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성범죄자 관리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범죄자 인권보호라는 여론에 부딪혀 신상정보 공개 및 발찌 부착을 2010년 이전 성범죄자까지 소급적용하지 못했던 것을 경남 통영 초등학생 피살사건과 제주 올레길 여성 탐방객 살해사건 등으로 형성된 여론을 발판으로 입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김태룡 상지대 교수는 이번 대책을 “사건이 터질 때마다 땜질 식으로 내놓던 정책에서 탈피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성범죄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관련 법률을 일원화하고 우범자 정보수집의 법적 근거도 마련된다. 정부와 여당은 26일 당정회의에서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성폭력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경찰관직무집행법’ 등을 고쳐 올가을 정기국회에서 조속히 통과시키기로 했다. 또 일회성 구호 대책으로 끝나지 않게 국무총리실장 주관으로 추진 과제의 이행을 점검하기로 했다.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방식도 달라졌다. 성범죄자 주소를 ‘OO동 OO로’까지 자세하게 공개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변에 성범죄자가 거주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성범죄자의 등록 주소와 실제주소의 일치 여부 확인 등도 재범을 차단하고 효율적인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정주부 이남순(54)씨는 “20대 딸을 두고 있는데, 우리 동네에 성범죄자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정확히 알면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대책이 지나치게 ‘가해자 중심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는 “무엇보다 사건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에 떠밀려 내놓은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성범죄·성문화 등 기초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련 법률 개정 과정에서 범죄자 인권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재범률이 높다는 이유로 강도죄에도 전자발찌를 채울 수 있도록 하거나, ‘우범자 범죄정보수집’을 강화하는 데 대해 기본권 침해 논란도 예상된다. 한 변호사는 “성범죄자에 대해 심정적으로는 모든 신상 공개와 위치 공개를 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소급입법 금지를 채택하고 있는 현재 법체계에서 성범죄자에게만 소급적용하는 것은 다른 범죄와의 형평성을 무시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전자발찌’ 소급적용 추진

    정부는 2010년 이후 처벌된 성범죄자에게만 적용했던 신상정보 공개·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소급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동(洞) 단위까지만 공개했던 성범죄자의 주소도 도로명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또 장애인 상대 성폭력범죄는 단 한 차례의 범행만으로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전자발찌 부착 대상 범죄에 재범률이 높고 성폭력사범으로 돌변할 위험성이 큰 강도범죄를 추가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26일 당정회의와 김황식 국무총리가 주재한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성폭력 근절대책’을 확정했다. 대책은 미성년자에게도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누구나 쉽게 ‘성범죄자 알림e’를 접속할 수 있게 실명인증 절차를 폐지하고, 스마트폰 위치정보 서비스를 이용해 성범죄자 거주 여부를 알려주는 앱도 개발된다. 아동음란물을 제작·수입·수출한 자의 형량은 현행 ‘5년 이하’에서 ‘10년 이상’ 징역으로, 영리목적으로 유통·배포·소지한 자의 형량은 ‘7년 이하’에서 ‘10년 이하’ 징역으로 강화된다. 소득이 낮은 가정의 ‘나홀로 어린이’ 28만명에 방과후 돌봄서비스가 지원되도록 지역아동센터가 3985개에서 4874개로 늘어난다. 어린이 보호구역·도시공원·놀이터 등에 올해 말까지 폐쇄회로(CC)TV 4927개, 내년까지 1만 1285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 밖에 ▲성폭력 우범자 정보수집·특별점검·재범위험성 평가 ▲성폭력 사범 등에 대한 치료감호기간 상한 폐지 ▲모든 초교에 토요돌봄교실·방학 중 돌봄교실 운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정은 또 특정 성범죄의 공소시효 폐지, 방치 아동 보호를 위한 아동학대 처벌 특례법 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양진·최지숙기자 ky0295@seoul.co.kr
  •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14) 만화 수출을 말하다(상)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14) 만화 수출을 말하다(상)

    우리나라가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에 시동을 건 것은 1960년대 중반이다. 이후 수십년 동안 우리나라는 차를 만들고 배를 만들고 TV를 만들어 팔아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문화 수출에 있어서만큼은 후진국을 면치 못했다.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의 수익이 한국 자동차 수십만대와 맞먹는 울적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도 문화 수출국 대열에 합류했다. 이제 영화, 드라마, 대중음악이 ‘한류’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만화도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우리 만화의 현주소와 미래, 지속가능한 한류로 도약하기 위한 제언을 2회에 걸쳐 다뤄본다. 지난해 말 발간된 ‘2011 만화산업 백서’에 따르면 세계 만화시장은 최근 5~6년 동안 소폭 성장과 소폭 하락을 반복하며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세계적으로 출판 만화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지만 디지털 만화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서에 인용된 다국적 회계감사 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통계를 보면 2010년 세계 만화시장 규모는 60억 2800만 달러(약 6조 8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2.4%가량 하락한 수치지만, 2015년에는 63억 9200만 달러로 예측됐다. 디지털 만화시장은 2010년 1억 5400만 달러로 전체 시장의 3%에도 미치지 못했다. 아직까지 시장 규모는 작은 편. 그러나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해 2015년에는 6억 6200만 달러로 1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만화시장의 권역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만화 왕국’ 일본이 버티고 있는 아시아 지역이 27억 8700만 달러(46.2%)를 기록하며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가 주축인 유럽·아프리카·중동 지역의 24억 3000만 달러(40.4%)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미국·캐나다 중심의 북미지역이 6억 9000만 달러(11.6%), 브라질 등 남미 지역이 1억 달러(1.8%)로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세계 만화시장에서 우리의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 국내 만화계는 3~4위권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산출한 2010년 우리 만화 매출 규모는 6억 7400만 달러(약 7419억원)다. 반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출판 만화 를 중심으로 잡은 매출 규모는 3억 1900만 달러. 이 같은 수치를 PwC 자료와 단순 비교하면 콘텐츠진흥원 통계로는 압도적인 1위 일본(19억 6600만 달러)에 이어 2위다. 만화영상진흥원 통계를 대입하면 일본, 미국(6억 3500만 달러), 독일(5억 4800만 달러), 프랑스(5억 1000만 달러)에 이어 5위에 해당한다. 우리 만화의 수출 규모는 1999년 24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도약을 거듭해 2000년대 중반 300만~400만 달러대를 유지하다가 2010년 815만 달러로 대폭 증가했다. 어린이 학습 만화의 선전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이 늘었는데, 특히 어린이 학습 만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동남아 지역 수출액이 2009년 52만 달러에서 2010년 200만 달러로 수직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지역 수출이 225만 달러(27.7%)로 가장 많았다. 반면 해외 만화 수입은 2008년 593만 달러, 2009년 549만 달러, 2010년 528만 달러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일본 만화 수입 비중이 90% 이상으로 절대적이다. 우리 만화는 언제부터 해외로 나갔을까. 넓은 범위에서 따져보면 근대 만화 초창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09년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교민들이 발행하는 신문인 ‘신한민보’에 당시 한·일 관계를 양쪽 시각으로 비교하는 만화가 게재됐다. 이보다 3개월 앞서 ‘대한민보’ 창간호에 실린 이도형의 삽화를 우리 근대 만화의 시작으로 보기 때문에 한국 만화는 출발과 동시에 해외로 나선 셈이다. 실질적인 해외 진출 사례는 1960년대에 나왔다. 한국형 히어로 만화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로 유명한 김산호가 1966년 미국으로 건너가 만화 전문 출판사인 찰튼 코믹스의 전속 작가로 활동하며 700여편의 작품을 그렸다. 서부 활극 ‘샤이언 키드’가 많은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1980년대까지는 해외 진출이 드문드문 이뤄졌다. 1976년 김성환의 ‘고바우 영감’이 일본에서 ‘고바우 아저씨’라는 이름으로 출간됐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 책을 만화가 아니라 이웃 한국을 이해하려는 취지의 사회교양 서적으로 분류됐다. 이후 1985년 방학기의 ‘임꺽정’과 ‘데카메론’, 1986년 이현세의 ‘활’, 1987년 박흥용의 ‘백지’ 등이 일본에서 차례차례 출간됐다. 1990년대 들어 한국 만화의 해외 진출은 보다 활기를 띤다. 먼저 일본의 영향이 있었다. 일본 만화는 1991년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축제에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글로벌화를 꾀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 만화도 다양하게 흡수하기 시작했는데, 한국 만화도 그 대상이 됐다. 일본 출판사 고단샤의 경우 자사 잡지를 통해 황미나의 ‘윤희’, 오세호의 ‘낚시’ 등을 연재하기도 했다. 대원 등 국내 만화 전문 출판사들도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국내 만화시장이 커지고, 잡지 시스템이 정착되며 토종 콘텐츠를 다량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1994년 지상완·소주월의 ‘협객 붉은매’가 타이완 잡지에 연재되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 만화는 타이완, 홍콩, 태국 등 일본 이외 아시아 시장을 개척했다. 2001년에는 국내 대명종 출판사가 일본에 법인을 만들어 타이거코믹스라는 브랜드로 김혜린의 ‘비천무’, 허영만의 ‘세일즈 맨’ 등을 출간하며 현지 시장을 직접 공략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에 대한 도전도 이어졌다. 1980년대 후반 국내 무협 만화의 대가 이재학은 대표작 ‘검신검귀’를 ‘더 데몬 워리어’라는 제목으로 미국 시장에 내놨다. 1997년에는 ‘스폰’으로 유명한 미국 출판사 이미지코믹스는 장태산, 김재환, 김태형 등 국내 작가를 섭외해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2000년 국내 유명 스토리 작가 야설록의 회사 야컴이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해 이태행, 형민우 등의 미국 진출에 징검다리를 놓는다. 한국 만화는 1990년대 후반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이탈리아 볼로냐 도서전, 미국 샌디에이고 코믹콘 등에 꾸준히 참여하며 일본 만화의 아류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2003년 프랑스 앙굴렘 축제에 주빈국으로 참여한 뒤에는 이두호, 김동화, 이희재, 박흥용, 박건웅 등 작가주의 작가들의 유럽 진출이 도드라졌다. 같은 해 프랑스에서 ‘도깨비’라는 한국 만화 전문 잡지가 등장하기도 했다. 작품성도 인정을 받았다. 박건웅의 ‘꽃’과 ‘노근리 이야기’는 2007년 앙굴렘 축제에서 프랑스 만화비평가 기자협회가 선정하는 아시아만화상 후보에, 앙꼬의 ‘열아홉’은 2010년 축제 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우리 만화는 아시아, 서유럽, 북미, 동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순서로 해외시장을 꾸준히 개척해 21개 언어, 45개국으로 뻗어나가 있다. 해외에서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작품은 이명진의 ‘라그나로크’, 형민우의 ‘프리스트’, 박소희의 ‘궁’ 등이 꼽힌다. 그러나 우리 만화의 해외 진출은 2000년대 중후반 들어서는 어린이 학습 만화를 제외하곤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국내 작가가 일본 등 해외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는 편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강용석 “女아나 비하 발언 깊이 사죄”

    강용석 “女아나 비하 발언 깊이 사죄”

    여성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한국아나운서연합회로부터 고소당한 강용석 전 의원이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고 한국아나운서연합회와 소송 취하 등에 관한 합의서를 교환했다. 강 전 의원은 20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년 전 저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이들과 아나운서연합회 회원들에게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순수하게 사죄를 받아준 아나운서연합회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합의서를 통해 강 전 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이는 한편 진행 중인 민사소송 항소심에 대해 일주일 안에 항소취하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법원에 계류 중인 형사소송에 대해서도 합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손범규 한국아나운서연합회장은 “여자 회원들 사이에서도 사과만 받고 합의하는 데 대해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대승적인 차원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연합회 결정에 따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은 2010년 7월 대학생을 상대로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이 때문에 한국아나운서연합회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당하는 한편 위자료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당한 바 있다. 강 전 의원은 민사소송에서는 승소했지만 자신을 상대로 소를 제기한 여자 아나운서 100여명의 주소가 담긴 판결문을 블로그에 그대로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강용석, 女아나운서에 사과한 진짜 이유가…

    강용석, 女아나운서에 사과한 진짜 이유가…

    여성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한국아나운서연합회로부터 고소당한 강용석 전 의원이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고 한국아나운서연합회와 소송 취하 등에 관한 합의서를 교환했다. 강 전 의원은 20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년 전 저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이들과 아나운서연합회 회원들에게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순수하게 사죄를 받아준 아나운서연합회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합의서를 통해 강 전 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이는 한편 진행 중인 민사소송 항소심에 대해 일주일 안에 항소취하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법원에 계류 중인 형사소송에 대해서도 합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손범규 한국아나운서연합회장은 “여자 회원들 사이에서도 사과만 받고 합의하는 데 대해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대승적인 차원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연합회 결정에 따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은 2010년 7월 대학생을 상대로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이 때문에 한국아나운서연합회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당하는 한편 위자료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당한 바 있다. 강 전 의원은 민사소송에서는 승소했지만 자신을 상대로 소를 제기한 여자 아나운서 100여명의 주소가 담긴 판결문을 블로그에 그대로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형사소송에서 강 전 의원은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엄마, 뽀로로 케이크가 자꾸 쳐다봐요

    엄마, 뽀로로 케이크가 자꾸 쳐다봐요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인기 만화영화 ‘로보카폴리’의 주인공들을 활용한 케이크를 지난 1월 첫 출시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한 달 만에 10만개가 순식간에 나갔는데 지금까지도 매월 평균 10만개씩 꾸준히 팔린다. 아동화 브랜드 스트라이드 라이트는 지난해 애니메이션 ‘카2’ 개봉에 맞춰 ‘라이트닝 맥퀸’ 운동화를 내놨다. 아동화치고는 비싼 7만원에 육박하는 이 운동화는 현재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출시 두달 만에 품절돼 올 6월 다시 입고했으나 조만간 완판을 앞두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7만원 고가 아동화 두달 만에 품절 고물가와 불황에 꽁꽁 언 소비심리가 풀릴 기미가 없다. 싼 제품만을 찾는 불황형 소비가 대세지만 금액에 상관없이 마음과 지갑을 열게 하는 데 이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건 없다.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얘기다. 뚜레쥬르는 로보카폴리 케이크 성공에 힘입어 로봇 카드를 또 빼들었다. 바로 추억의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 국내 최초의 극장판 로봇 애니메이션으로, 1976년 개봉 당시 탄탄한 스토리와 실감나는 영상으로 서울 관객 18만명이라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디플레이션의 그림자가 짙어질 때마다 복고·향수가 뜨는데 이런 점에서 태권V 케이크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로보트 태권V’와 ‘깡통 로봇 철이’ 캐릭터가 장식된 원형 초콜릿 케이크 ‘무적의 우리 친구 태권V’와 주인공들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 넣은 딱지로 장식된 사각형 초콜릿 케이크 ‘돌아온 로보트 태권V’ 등 2종은 부모 세대는 물론 아이들까지 단번에 사로잡을 만하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로보카폴리 케이크의 구매자들을 살펴보면 생일을 맞은 아이가 있거나 본인의 생일인데 아이가 있는 성인들이 대부분”이라면서 “로보트 태권V와 함께 유년시절을 보낸 부모들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며, 호기심 어린 자녀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잘 키운 캐릭터 하나, 수십년 충성고객 양산 태권V처럼 오래된 만화 캐릭터 ‘둘리’의 영향력도 여전하다. 동서식품은 최근 어린이용 시리얼 ‘포스트 오곡코코볼 우주탐험대’를 내놓으면서 아이들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포장 박스에 우주 비행사가 된 둘리와 그의 친구들인 도우너, 또치 등을 넣었다. 어린이를 주소비층으로 하는 과자업계에서 각종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캐릭터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다. 2010년 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어린이의 73~85%는 캐릭터가 그려진 과자를 선택했다. 또한 50~55%는 캐릭터가 그려진 과자가 없는 과자보다 맛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 개발은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 케이크’를 판매하는 파리바게뜨가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12’에 참가했다. 특히 귀여운 뽀로로 제품으로 꾸며진 부스를 찾은 어린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이런 제품 만들어 주세요’ 설문을 진행 중이다. 여기서 나온 반응을 토대로 향후 제품 기획, 개발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잘 키운 캐릭터 하나가 충성 고객을 양산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나온 지 20~30년 된 미국 ‘마블코믹스’의 캐릭터들이 영원불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온라인몰 G마켓(www.gmarket.co.kr)은 국내에서도 대박 난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의 캐릭터가 그려진 갤럭시S3 케이스를 단독으로 판매한다. ‘캡틴아메리카’, ‘아이언맨’, ‘토르’, ‘헐크’ 등이 그려진 케이스가 강력한 캐릭터의 힘과 갤럭시S3의 인기 덕에 불티나게 팔릴 것으로 기대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나도 당당한 서울주민… 가슴 뿌듯”

    “나도 당당한 서울주민… 가슴 뿌듯”

    웬만한 서울 토박이보다도 더 서울을 잘 알 정도로 서울을 사랑하는 무로야 마도카(30). 평소에도 서울을 더 잘 알기 위해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이런저런 소식과 정보를 찾곤 하던 그가 어느 날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위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됐다. ●한글 서예 매력에 끌려 한국과 인연 주소지나 직장이 서울에 있는 서울 ‘주민’이라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는 자격조건에 서울을 제대로 알고 싶기도 하고, 다양한 서울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주저 없이 신청서를 작성했다. 추첨에선 떨어졌지만 무로야가 보여준 관심과 열의에 서울시는 감동했고, 박원순 시장이 추천하는 25명 가운데 한 명으로 주민참여예산위원이 될 수 있었다. “내가 서울 주민이라는 걸 인정받았다는 기분도 들고요. 앞으로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합니다. 부모님과 친구들도 많이 응원해 주고요.” 무로야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한국과의 인연은 서예를 통해서 이어졌다. 서예에 관심이 많던 그는 한글 서예가 주는 매력에 끌려 한글을 익혔고 그 인연으로 2002년에는 한국에 어학연수를 오기도 했다. 한·일 교류와 관련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2008년 부산국제영화제 스태프로 참여한 뒤 줄곧 한국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2010년부터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로야가 예산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처음엔 직장과 연관된 문화관광위원회를 분과위원회로 신청했지만 경제산업위원회에 배정됐다는 무로야는 19일 “예산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걸 배울 수 있고 시에서 예산학교를 통해 모르는 것도 많이 가르쳐 줘서 아주 좋다.”고 시원스레 웃었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제안해보고 싶어” 그는 “중요한 건 전문성보다도 애정과 관심, 배우려는 열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예산사업을 많이 제안해 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성범죄자, 몰래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성범죄자, 몰래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성범죄 전과자가 공동주택 경비원으로 일하다 정부 점검에서 적발됐다. 다중이 이용하는 골프장 용역업체에서도 성범죄자가 적발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방자치단체·교육청과 함께 123개 성범죄자 취업 제한 기관을 대상으로 성범죄자 취업 실태를 조사해 성범죄자로 확인된 2명을 각각 해임, 퇴직 조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성범죄 전과범은 형 집행이 끝난 시점부터 10년간은 유치원, 학교, 학원을 비롯해 직장인 체육시설,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등 35만 5440개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점검 결과 대부분의 기관에서는 성범죄자 취업 제한 제도에 따라 범죄 경력 조회를 하고 있지만 용역업체 직원이나 기간제 근로자 등은 경력 조회 대상에서 빠뜨리는 경우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부는 해수욕장과 야외 수영장의 취업 예정자에 대해서도 성범죄 경력을 조회할 예정이다. 한편 여가부는 다음 달 2일부터 개정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과 가정방문 학습지 교사를 성범죄자 취업 제한 직업군에 포함한다. 또 성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을 고용했다 적발되는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명과 주소를 여가부 홈페이지 등에 3개월 이상 공개하며 성범죄의 범위도 지하철 성추행과 통신매체를 통한 음란물 배포로 확대한다. 업무상 추행죄에 적용되던 반의사 불벌죄(피해자가 원치 않을 시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는 원칙)도 폐지된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현실과 한계 (1)국내재단 실태… 본지, 민간 4430곳 통해 본 虛와 實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현실과 한계 (1)국내재단 실태… 본지, 민간 4430곳 통해 본 虛와 實

    국내 50대 민간 공익재단의 자산규모가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했다. 자산이 1000억원을 넘는 ‘메가톤급’ 재단도 17곳이나 됐다. 이 같은 현황은 서울신문이 국세청을 통해 공시된 공익재단 4430곳의 결산 서류 등을 분석해 확인했다. 삼양사 창업자인 김연수 회장이 1939년 사재 34만원을 들여 국내 첫 공익재단인 ‘양영회’(현 양영재단)를 설립한 지 73년 만에 ‘재단 전성기’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장학사업에만 열중하는 ‘붕어빵 재단’이 대부분이었고, 근거지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등 외화내빈은 여전했다. 100년 넘는 역사 속에 재단 문화가 정착한 미국 등과 비교해 국내 재단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세청에 지난 5월까지 자료를 제출한 공익재단 중 자산규모(지난해 말 기준) 상위 50개 재단의 자산총액은 10조 4080억원이었다. 2002년 대주주 지분정보 제공업체인 ‘에퀴터블’이 분석한 국내 50대 재단의 자산총액은 2조 1251억원이었다. 두 통계는 분석 대상의 선정 기준 등이 다소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10년 새 국내 대형재단의 규모가 5배 가까이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재단 ‘빅(Big) 5’는 모두 대기업 및 오너 일가가 출연해 설립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세운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자산액 1조 6540억원으로 1위였다. 삼성생명공익재단(1조 6523억원), 삼성꿈장학재단(7343억원), 현대차정몽구재단(7059억원), 삼성문화재단(663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기업 자금이 아닌 순수한 사재 출연으로 설립한 재단은 관정이종환교육재단과 경암교육문화재단 등 대형 재단 50곳 중 10곳이 채 되지 않았다. 2000년 이후 국내에 불어닥친 재단 설립 열풍은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국내 민간 공익재단 기초연구’ 결과에 따르면 분석대상인 국내 공익재단 1181곳 중 47.6%(562곳)가 2000년대 설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 새 폭증한 재단 수와 달리 내실을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였다. 우선 공익사업의 주제가 ‘학술·장학 분야’에 편중이 뚜렷했다. 국내 50대 재단 중 이 분야 사업을 주로 벌이는 곳이 절반(25곳)이었고, 문화 22%(11곳), 사회복지 16%(8곳), 기타 12%(6곳) 순이었다. 재단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지구촌 환경보호를 주요 목표(고든&베티 무어 재단)로 하거나 철학자 칼 포퍼의 ‘열린 사회’ 개념을 현실화하기 위해 애쓰는 재단(소로스 재단) 등 활동 분야가 다채롭다. 국내의 한 자선 전문가는 “장학재단이 워낙 많고 학업 우수자의 경우 여러 단체에서 수혜를 얻을 수 있다 보니 장학금 수여식에도 나오지 않고 ‘계좌번호로 부치라’고 하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재단이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기부문화연구소 조사 결과 국내 재단 소재지는 ▲서울 52.7% ▲경기 8.9% ▲인천 1.8%로 63.4%가 서울 및 경인지역에 있었고 ▲부산 4.6% ▲충북 4.4% ▲대구 3.5% ▲광주 2.9% 등 지역 풀뿌리 재단은 크게 모자랐다. 미국 재단은 북동부(29.2%)와 중부(20.1%), 남부(22.5%), 서부 (28.2%·재단 자산 기준)에 고르게 퍼져 우리 현실과 달랐다. 유대근·조희선기자 dynamic@seoul.co.kr [용어클릭] ●민간 공익재단 자선목적으로 공익활동을 수행하는 민간 비영리기관(NGO)을 아우르는 용어다. 개인이나 기업 등 출연자가 재산을 독립 기관에 내놓아 형성된다. 이번 분석에서는 국세청에 공시된 전체 민간공익재단 중 자선재단에 대한 통념을 감안해 ▲사회복지재단 ▲의료재단 ▲사학재단 ▲특별법 등에 의해 설립된 재단 ▲사단법인 ▲특정 학교 소속 장학회 ▲기타 자선 공익재단의 범주를 벗어난 연구기관 등을 제외했다. 다만, 사회복지재단 중 직접 시설운영이 주요사업이 아닌 경우는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 9월부터 간판에 도로명주소

    9월부터 간판에 도로명주소

    오는 9월부터 간판에도 도로명주소를 표기한다. 행정안전부는 17일 “그동안 제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로명주소 안내시설 규칙’ 개정안을 마련하고 18일 입법예고한다.”면서 “상점 간판에 건물번호를 표기하고, 건물이 없는 곳에도 신호등, 가로등, 전신주 등에 기초번호판을 붙여놓을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상가 밀집지역, 재래시장 등에서는 가게 앞에 물건을 쌓아놓는 바람에 도로명주소판이 가려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아예 간판에 도로명주소를 표기하도록 바꾼 것이다. 또한 도로에 건물이 없는 위치에서 재난사고 등이 난 경우, 신속한 사고 대응이 어려웠던 점을 감안해 신호등, 전신주 등에 기초번호판을 붙여 신속한 위치 파악 및 출동 대응을 가능하도록 했다. 노병찬 행안부 지방재정세제국장은 “2013년 기존의 지번주소와 병행하고,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쓰이는 만큼 국민의 도로명주소 활용이 더욱 익숙하고 편리해지도록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0) 강원 인제 방동약수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0) 강원 인제 방동약수로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골은 내린천 물이 시작되는 원류이다. 주변에는 마지막 원시림인 방태산과 점봉산, 진동계곡이 있다. 방태산과 점봉산은 인제 기린면에 위치한 백두대간의 지류이다. 이곳은 사람의 발길이 드물어 아직도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최고의 목재이자 천연기념물인 주목나무가 자생한다. 또한 진귀한 약초와 버섯 등이 풍부하게 자생하고, 일급수에서만 산다는 열목어가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이다. 정감록에는 물과 바람과 불의 재난이 들지 않는다고 해서 ‘삼재불입지처’(三災不入之處)라고 했다. 각처에서 난을 피해 온 사람들이 화전을 일구고 숨어 살았다고 한다. 태곳적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방동약수로를 찾았다. ●방동골… 진동계곡물과 함께 내린천 원류 인제군 기린면 현리 덕다리에서 방동·진동방향으로 418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방태천이 나오고 방동교를 만나게 된다. 이 방동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방태산 자연휴양림과 대골이 있고 왼쪽으로는 방동약수(芳洞藥水)와 아침가리(조경동 계곡)에 연결된다. 방동2리에 위치한 약수터 주변은 깨끗한 계곡물과 함께 숲이 우거져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방동약수는 톡 쏘는 맛을 내는 탄산 이외에도 철·망간·불소 등이 다량 함유돼 있다고 한다. 일찍이 자연보호중앙협회에서 ‘한국의 명수’로 선정했을 만큼 유명해 새 주소 도로 이름에 반영됐다. 새 주소명에 등재된 방동약수로는 인제군 기린면 방동2리를 포함, 총 17㎞ 구간이다. 인제에서 내린천 지류를 타고 나 있는 지방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방동약수로 이정표가 보인다. 내린천은 홍천군 내면의 ‘내’(內)자와 인제군 기린면의 ‘린’(麟)자를 하나씩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내린천 줄기는 65㎞에 달하는데 래프팅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은 여름 휴가철이면 피서객들로 시끌벅적하다. 내린천을 끼고 나 있는 지방도를 따라 가다 보면 높이 솟은 산과 괴암괴석이 빚어낸 풍광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하천 폭이 좁아지는 상류지역에 다다르면 맛집으로 꽤 이름이 알려진 ‘방동막국수집’이 나온다. 이곳에서 10여분 위쪽으로 올라가면 방동대교가 나오는데 다리 끝부분부터 방동약수로가 시작된다. 방동약수로 좌측으로는 진동계곡, 그 위쪽으로는 양양군으로 이어진다. 약수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좌측에 ‘방동약수’와 ‘아침가리’라고 씌어진 입간판이 보인다. 약수터까지 들어가는 길은 관광버스가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도로가 잘 정비돼 있다. 인근 계곡은 높은 산과 울창한 숲이 끝없이 이어진다. 계곡을 가로지른 다리를 건너 조금 올라가자, 약수를 마시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손에는 약수를 담을 수 있는 용기들이 들려 있다. 약수가 나오는 곳은 한 사람만 들어갈 정도로 공간이 비좁아 차례로 줄을 서야 물맛을 볼 수 있다. 약수터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몇해 전 위장병으로 고생을 했는데 이 약수를 마시고 병이 말끔히 나았다.”고 자랑했다. 인제읍에 사는데 요즘도 약수를 떠가기 위해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위장병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병을 고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그는 “약수로 밥을 지어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며 “쌀을 충분히 불린 후 약수를 붓고 밥을 지으면 철분 때문에 푸르스름한 빛깔을 내는 약밥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방동약수에서 나와 고개를 하나 넘으면 ‘아침 가리골’이 나온다. ‘아침에 잠깐 밭을 갈아도 다 갈 수 있을 정도로 작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방동약수로 인근에는 방태산 휴양림도 있다. 휴양림으로 들어서면 서늘한 계곡바람이 나무향과 함께 코끝을 자극한다. 계곡에는 2단으로 흘러내리는 ‘높은집 폭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15m 높이의 폭포에는 바위 속으로 굴이 뚫려 있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공명효과를 내 더욱 크게 들린다. 한여름에도 깊은 산속의 물이라 얼음물처럼 차가워 한기를 느끼게 한다. 방동약수길이 시작되는 삼거리에서 왼쪽길은 또 다른 계곡물이 흘러내려 방동골 물과 합류한다. 이 계곡은 점봉산에서 발원되는 물길로 진동계곡이다. 진동계곡은 20여㎞에 달하며 곳곳에 야영장소와 소나무숲이 있어 여름철이면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워낙 골이 깊어 생경한 지명들도 눈길을 끈다. ‘쇠나드리’는 소가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세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조금 위쪽으로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설피(겨울철 눈에 빠지지 않도록 신 바닥에 대는 넓적한 덧신)를 신고 다녀야 한다는 ‘설피밭’이 나온다. 이곳 사람들은 아직도 겨울에 설피를 신고 나들이를 하며, 동짓날 설피축제를 열기도 한다. 방태산과 방동계곡, 진동계곡은 태곳적 모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오지로 꼽힌다. 인제에는 곳곳에 군부대도 많다. 이곳에서 군대생활을 해 본 사람들은 외진 곳이라는 것을 빗대 부르던 노랫말이 생각날 것이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 도로가 포장돼 예전보다 접근이 쉬워졌다고 하지만 산과 계곡은 예전 그대로 깊고 장엄한 모습을 하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개인약수 인제에는 방동약수 외에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개인약수’(開仁藥水)도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인제의 개인약수, 양양의 오색약수, 홍천의 삼봉약수를 국가지정 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개인약수는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에 있는 약수로, 방태산 다섯 봉우리 가운데 주억봉 중턱에 깊숙이 위치해 있다. 개인약수는 해발 1080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약수다. 탄산약수로 철분의 약간 비린맛과 단맛이 입안에 감도는데 위장병과 당뇨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곳 역시 약수의 명성을 인정해 새주소 도로명에 ‘개인약수로’라는 이름을 올렸다. 1891년 함경북도 출신의 수렵가인 지덕삼(池德三)이 처음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이 약수 주변에는 가문비나무, 전나무, 피나무, 주목 등 고목들이 우거져 용출하는 약수의 시원한 물맛을 더해준다. 입구인 미산계곡과 방태산 일대는 원시림과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이 계곡물 역시 내린천으로 흘러든다. 현재의 약수터 위에 ‘장군약수’가 있었는데 양쪽 겨드랑이 밑에 용 비늘이 세 개씩 붙어 있는 아기 장수가 혼자 마시고는 큰 바위로 덮어버려 아무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 약수를 마시기 전에 육류를 먹거나 남녀가 부정한 일을 하면 물이 흐려진다는 속설이 있다. 글 사진 인제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11회는 인천 홍예문로를 소개합니다.
  • 인강서 빼돌린 고3 개인정보 대학에 팔렸다

    “○○직업전문학교입니다. 우리 학교를 선택한다면 졸업 후 취업은 100% 보장합니다.” 지난 1월 입시생들의 휴대전화에 똑같은 내용의 학교 홍보 문자메시지가 쏟아졌다. 개인정보 판매상으로부터 고3 수험생들의 개인정보를 입수한 직업전문학교 측이 동시다발적으로 보낸 메시지이다. 고등학생 수십만명의 개인정보를 브로커로부터 사들여 홍보 및 신입생 모집에 활용한 직업전문학교 관계자와 개인정보 판매상이 적발됐다. 검찰은 서울 소재 모 대학 등 일부 종합대도 같은 방법으로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입수한 단서를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윤해)는 대학교 및 직업전문학교 등에 고3 수험생 11만여명의 개인정보를 판매한 고모(48)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고씨로부터 개인정보를 사들인 서울 R직업전문학교 이사 김모(34)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고씨는 지난해 9월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개인정보 판매상 정모씨에게 400만원을 주고 중국 해커가 수집한 고3 학생 11만여명분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주소 등이 담긴 USB를 건네받았다. M사, E사 등 국내 유명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 저장된 학생들의 개인정보였다. 고씨는 국내 대학 및 직업전문학교 등에서 고3 수험생들의 개인정보를 필요로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소문 끝에 정씨와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이렇게 입수한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김씨 등 대학과 직업전문학교 관계자 4명에게 65만~450만원씩 총 1000여만원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로부터 개인정보를 매입한 곳은 R직업전문학교 외에 서울 소재 K대, I직업학교, D학원 등이다. 김씨는 학생모집이나 대학홍보 등에 관한 각종 광고 글을 학생들의 이메일이나 휴대전화로 발송했다. 정원을 채우기 위한 학교 측의 홍보에 불법입수한 개인정보가 사용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학교 외에 추가로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사들인 곳이 있는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아토피·천식·비염 등 환자 늘어만 가는데 ‘새집증후군’ 규제 시늉만

    아토피·천식·비염 등 환자 늘어만 가는데 ‘새집증후군’ 규제 시늉만

    정부가 국정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는 ‘환경성 질환 예방·퇴치’ 정책이 힘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8년 ‘환경보건법’이 제정되고 환경성 질환 조사와 감시 체계 인프라를 구축했다. 환경성 질환과 관련해 특화된 병원 12곳을 환경보건센터로 지정했다. 또한 2009년부터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환경성 질환 예방·관리센터도 설립했다. 이처럼 법이 제정돼 시행됨에도 아토피와 천식, 비염 등 어린이 환경성 질환 발생은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하루 80~90%의 시간을 실내공간에서 지내는 어린이들의 생활 특성상 실내 오염 물질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실내 공기의 폐 전달률은 실외 오염 물질에 비해 1000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국내 실내 공기질 관리 정책은 규제 기능이 약해 여러가지 문제만 제기할 뿐 개선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환경보건법 시행에도 줄지 않아 15일 환경부와 국민의료보험공단에 따르면 과거 30년간 아토피 피부염은 3배, 천식은 5배 이상 늘었고 환경성 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2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아, 청소년들의 질병 부담은 천식이 1위, 아토피 등 피부 질환이 3위를 차지했다. 새집증후군으로 인한 질환도 증가 추세다. 전문가들은 환경성 질환이 증가한 데는 유해 환경 요소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 되지만 위해 요소에 대한 강력한 규제 기능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신축 건물을 짓거나 리모델링을 할 때 규제 기능이 있지만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밀폐화, 복합된 화학물질 건축 자재 사용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따라서 환경성 질환을 유발시키는 건축 자재와 가구 등에 대한 기준과 책임을 강화하는 법적 제제조항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환경부도 환경성 질환을 유발시키는 주범으로 건축 자재를 지목하고 2004년 ‘실내 공기질 관리법’을 시행하면서 규제를 시작했다. 석면을 비롯해 미세먼지, 포름알데히드, 라돈 등 유해 물질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하지만 건설업체나 공동주택 시공자들은 제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자체 점검 결과를 부풀려 생색만 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신축되는 공동주택의 경우 시공자가 입주를 시키기 전에 실내 공기질을 스스로 측정한 뒤 그 결과를 공고만 하면 된다. 공고는 입주 3일 전부터 60일간이지만 결과에 대한 시정 사항이 있다고 해도 입주 시점이 임박해 대충 넘어가는 식이다. 지난달부터는 다중이용 시설에도 ‘실내 공기질 관리법’을 확대 적용했다. 이에 따라 PC방, 영화관, 학원 등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고 향후 적용 면적을 더 축소해 나갈 방침이다. 적용 대상을 늘리고 위반 시 과태료 등을 물리도록 돼 있지만 선언적 의미에 그치고 있다. ●국민 공감 정책 수립 시급 따라서 신축건물의 실내 공기질 기준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준을 초과하는 주택의 명칭, 위치, 시공사의 이름을 공개하는 등 이행 강제 수단 조치가 이뤄져야 정책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 관계자는 “새집증후군이나 층간 소음에 대한 시공사와 입주민 간 분쟁이 늘고 있지만 도덕적인 기준에 호소할 뿐”이라면서 “선진국처럼 실내 공기질에 대한 규정이나 공동주택에서 지켜야 할 강제 수칙을 마련하고 어길 시 벌금을 물리는 등의 제재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도심 상가건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전진경(여·경기 동두천시)씨. 위층에 종합체육관이 들어서면서 소음으로 신경쇠약에까지 걸렸다고 하소연한다. 그는 “시청 환경과에 민원을 넣어 소음·진동 측정도 해봤지만 애매모호한 규정 때문에 지금까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가 주인한테도 항의했지만 “견디지 못하겠으면 나가면 되지 왜 그런 걸 따지느냐.”는 핀잔만 들었다며 울먹였다. 전문가들은 환경보건법 시행으로 안전장치가 마련된 것은 다행스럽지만, 정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처·시설을 연계해 역할을 더욱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학교 환경보건 문제만 해도 초·중·고교 시설에 대한 관련법이 제각각이어서 실내 공기질 개선이나 시설 개선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현재 초등학교 시설은 환경보건법, 중·고등학교는 학교보건법, 보육시설은 영·유아보육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같은 사안을 놓고 환경부, 보건복지부, 교육과학기술부 입장에 따라 정책 시행 우선 순위가 다를 수밖에 없다. 한양대 김윤신 보건의학과 교수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보상 문제는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 막대한 사회비용을 초래한다.”면서 “예방의학 관점에서 모든 것을 고려한 종합적이고 강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통진당 강기갑號 출범] 마지막날, 모바일이 당락 갈랐다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통합진보당 당 지도부 경선은 뚜껑을 열기까지 누구도 결과를 점치기 힘들 정도로 접전을 이어 왔다. 강기갑 대표가 구당권파 강병기 후보를 11.8% 포인트 앞서며 비교적 낙승했지만 이는 선거 마지막 날인 14일 실시된 모바일 투표에서 몰표가 없었다면 실현될 수 없었던 결과라는 분석이다. 그야말로 팽팽한 신·구당권파 세력이 존재하는 통진당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15일 통진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2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 전국동시당직선거 결과 당원 5만 8456명 가운데 3만 8161명(당 대표 투표율 기준)이 투표에 참여, 65.3%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천호선 최고위원 1위 역전극 두 후보는 막상막하였다. 투표가 인터넷, 모바일, 현장 투표 등 세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 가운데 강 대표는 인터넷 투표에서, 강 후보는 현장 투표에서 박빙 우위를 점했다. 첫 번째 인터넷 투표(9~12일 실시)에서는 강 대표가 1만 6200표(52.9%)로 강 후보(1만 4406표·47.1%)를 5.8% 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두 번째 현장 투표(13일)에서는 강 후보가 975표(50.5%)를 얻어 954표(49.5%)를 받은 강 대표를 1% 포인트 차로 제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 간 표차는 1773표에 불과했다. 당락은 인터넷 투표나 현장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바일 투표로 갈렸다. 강 대표는 모바일 투표에서 77.1%(3707표)로, 강 후보(1100표·22.9%)보다 3배나 많은 표가 집중되면서 선두를 굳혔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천호선(31.4%), 이혜선(19.5%), 유선희(15.4%), 이정미(13.5%), 민병렬(11.5%) 후보 순으로 당선됐다. 혁신비대위원인 이홍우 후보는 탈락했다. 천 최고위원은 구당권파인 이혜선, 유선희, 민병렬 후보보다 현장 투표에서 모두 적은 표를 받았지만 인터넷 투표와 모바일 투표에서 각각 30%, 48.9%로 모두 최다 득표를 기록해 1만 1686표(31.4%)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지도부 비율 신·구당권파 4대3 통진당 관계자는 “현장 투표를 보면 여전히 구당권파가 당원 조직세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다. 지난 비례대표 부정경선에서 (구당권파의) 현장투표 부정이 많았기 때문에 대부분 인터넷 투표나 모바일 투표로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당 지도부의 신·구당권파 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제외하고 심상정 원내대표를 포함해 현재 4대3으로 신당권파가 주도권을 잡았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KB굿잡’ 2만 7000명 정보유출 가능성

    KB금융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일자리 정보사이트인 ‘KB굿잡’은 13일 자체 시스템 점검 결과 회원 자료 일부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관계당국에 보고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사이트 개선 과정에서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해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 가능성이 있는 정보는 최대 2만 7000명에 이르는 회원의 이름, 주소, 이메일 등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KB금융지주 계열사와 KB굿잡 사이트는 별도 서버로 운영되므로 국민은행 등의 금융거래정보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논문표절·알박기 이어 아들 병역비리… 현병철 의혹 ‘봇물’

    논문표절·알박기 이어 아들 병역비리… 현병철 의혹 ‘봇물’

    민주통합당이 오는 16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에 대한 의혹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논문 표절’, ‘알박기 투기’ 의혹에 이어 ‘아들의 병역기피’, ‘인권위 판결에 대한 부적절성’이 새롭게 지적됐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의원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 후보의 아들은 19세이던 고교 3학년 때 체중이 100㎏이었으나 1년 후 병무청 신체검사에서는 113㎏으로 불어나 4급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다.”면서 “검사 당시 체중이 4급 보충역 판정 기준(113㎏)과 정확히 일치해 의도적으로 기준선에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 후보 아들이 무리수를 쓰면서 수차례 입대를 연기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아버지가 인권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2년 동안 세 차례나 병역 연기를 하는 등 총 네 차례 연기했다.”면서 “특히 마지막 연기 사유는 정보처리기능사 시험 응시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현 후보 아들이 전공과 무관한 시험에 응시함으로써 의도적으로 병역 연기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장하나 의원실에 따르면 진정인 이모(26)씨가 ‘교회 인터넷 방송국 홈페이지 운영자의 동성애자 카페 폐쇄’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했지만 지난 4일 인권위는 각하 결정을 내렸다. 교회가 개설한 카페라는 점과 성경이 동성애를 허용하는지 여부에 대한 의견 다툼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법 2조 3항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국회 운영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현 후보의 주민등록 주소를 확인한 결과 1983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도랑 근처 3㎡짜리 땅에 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김관영 의원은 “현 후보는 전입한 지 한 달도 안 돼 롯데연립으로 환지(換地)를 받아 4년간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명백한 위장전입으로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동시에 ‘알박기’식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진선미 의원은 “35년간 현 후보가 발표한 논문은 17편에 불과한데 이 중 최소 7편의 논문에서 표절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100년 위업’ 은하충돌 시기 밝힌 NASA 손상모 박사

    ‘100년 위업’ 은하충돌 시기 밝힌 NASA 손상모 박사

    “지구서 달에 있는 사람 머리카락 자라는 속도 재는 격” “우리 은하는 40억년 뒤 안드로메다은하와 첫 충돌하고 65억년 뒤면 하나로 합쳐져 더 큰 은하를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은하는 거의 빈 공간이고 별간 거리도 멀어 태양과 다른 별이 실제로 충돌할 확률은 없다고 봅니다. 다만 그때까지 지구 상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들이 보는 밤하늘은 지금과는 현격히 다를 것입니다. 먼저 은하가 다가오는 동안 안드로메다는 점점 커질 것이고 충돌 전엔 하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40억년 뒤엔 두 은하 모두 충돌로 모양이 훼손돼 지금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끝으로 65억년 뒤엔 하늘에 은하수 대신 타원은하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 출신의 과학자 손상모(36) 박사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래 상황에 대해 위와 같이 예측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기관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에서 롤랜드 반더마렐 박사 연구팀에 참여한 손 박사는 “이상의 미래 예측은 허블의 관측 결과가 없었다면 근거가 없는 억측으로 치부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안드로메다의 정확한 궤적을 알기 때문에 신빙성을 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가 미래에 겪게 될 일에 대한 놀라운 내용(두·세 번째 논문 1 저자는 반더마렐 박사며 손 박사는 공동저자다.)은 손 박사가 충돌 시기를 계산한 첫 번째 논문 결과와 함께 천문학 분야 최고 권위인 ‘천체물리학저널’ 7월 1일 호에 실렸다. 특히 이 같은 예측을 위해서는 정확한 측정 결과를 요하는 데 그 중요성 때문에 손 박사의 논문은 지난 5월 3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NASA 기자회견에서 핵심 내용으로 다뤄졌다. 우리은하를 향해 안드로메다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100여 년 전부터 알려졌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다가오는지는 알려진 정보가 없었다. 손 박사는 “야구공에 비유하면 타자가 공이 다가오는 것은 아는데 직구로 오는지 큰 커브를 그리면서 오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로 공이 직구, 그것도 정확히 어떤 코스로 날아오고 있는지 확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드로메다가 우리은하로 다가오는 건 오래전부터 도플러 효과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손 박사는 “도플러 효과의 원리는 경찰들이 과속차량을 단속할 때 쓰거나 야구에서 공의 속도를 측정할 때 쓰는 스피드건과 같다. 그러나 좌우로의 움직임(천문학에서는 이를 고유운동이라고 한다.)은 워낙 미세한 정도의 움직임이기 때문에 측정하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손 박사에 따르면 어떤 천체가 좌우로 움직이는 운동을 잴 때 사용하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어느날 망원경을 통해 영상을 찍고, 몇 년 뒤 다시 똑같은 영역의 영상을 찍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영상 안에 관심 있는 천체가 얼마만큼 움직였는지 거리를 재면 천체의 이동 속도가 나온다. 손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도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라면서 “다만 이전 연구와 다른 점은 안드로메다 정도 되는 거리의 천체에 대해 이런 측정을 아무도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고 설명했다. 다음은 손상모 박사와의 이메일 인터뷰. →안드로메다은하가 다가오는 속도는 어떻게 측정했는지 허블로 관측한 영상은 5~7년이라는 시간차이를 두고 촬영했다. 이 기간에 안드로메다가 움직인 거리는 허블에 달린 초고해상도 디지털카메라에서 고작 약 1/100 픽셀(화소 단위)이다. 이런 움직임은 기존의 많이 쓰는 기술로는 측정할 수 없다. 따라서 본인이 주도적으로 약 1년 반가량을 여러 가지 아이디어와 실험을 통해 기술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보냈고 마침내 만족할 만한 정밀도로 측정이 가능해졌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측정한 속도를 비유하면 ‘지구에서 달에 있는 사람의 머리카락이 자라는 속도를 재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번 연구가 주목을 받았다. 감회가 어떤지 과학자는 주로 논문을 통해 자신의 연구 내용을 세상에 알리고 업적을 평가받는다. 논문의 내용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자의 또는 타의 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이를 주요 언론들이 조명하기를 기대한다. 그렇지만 NASA에서는 기자회견을 할 정도의 기회가 그리 많은 과학자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매우 영광스럽고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져 운도 따랐다고 생각한다. 허블을 이용한 수많은 연구 논문 중에서 NASA가 유독 이번 우리 연구팀의 결과에 주목하고 기자회견까지 한 이유는 허블이 아니면 측정할 수 없는 결과, 결과의 신빙성, 그리고 대중에게 호소할 수 있는 내용 (은하끼리의 충돌이라는 점) 때문으로 판단된다. NASA에선 여러 형태로 보도자료를 내는데, 이번 연구는 Science Update(사이언스 업데이트) 형식으로 보도됐다. Science Update는 NASA에서 행하는 대외 보도 중 최상위 것으로 1년에 10여 개를 내고 그중 천문학 논문에 대한 것은 1년에 한 번 정도 있을까 말까 한 것이다. 이런 중요성을 입증하듯 미국 내의 대부분 주요 매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언론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다뤘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보도 덕분에 캐나다의 라디오 방송과 브라질의 과학 잡지와 인터뷰를 하는 등 색다른 경험도 하게 됐다. →STScI에 들어간 계기는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재직할 당시 STScI의 롤랜드 반더마렐 박사가 허블을 이용해 안드로메다의 고유운동을 측정하는 연구를 한다는 정보를 듣고 해당 연구원을 뽑는 자리에 지원했다. 천문학자들에게도 안드로메다의 고유운동은 정밀한 관측과 복잡한 분석을 요구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지만 까다로운 일로 알려졌다. 또 결과 자체가 어떻게 나올지 불분명하기에 빠른 결과를 중시하는 현대 과학계 풍토에서 이런 일에만 전적으로 매달리는 걸 꺼리는 천문학자도 많다. 이런 불안한 요소를 알고 있음에도 난 관측천문학자로서 어려운 일을 하는 데 대한 도전 의식 같은 것이 발동해 STScI로 진로를 정했다. 이곳에 와서 좋은 결과도 발표하고 새로 배우고 개발한 기술도 많아서 지금으로서는 전혀 후회 없다. 국외 진출한 한국학자들은 얼마나 되고 이들 간에 교류는 있는지 다른 분야도 그렇다시피 갈수록 한국 과학자들의 잠재성이 인정돼 대학원생이나 연구원으로 해외 진출한 천문학자가 늘어가는 추세다. 그렇지만 절대적인 수로 해외 진출한 한국인 천문학자는 그리 많지 않기에 서로 잘 아는 편이다. 특히 1년에 두 번 열리는 큰 학회인 미국천문학회 회의 때는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한국인 천문학자끼리 모여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연구 분야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외에도 해외 진출한 한국인 천문학자로 이뤄진 그룹이 페이스북에 있고, 주소록/연락처 데이터베이스가 매년 업데이트된다. →천문학자를 꿈꾸게 됐던 이유는 무엇인지 직업이 뭐냐는 질문에 천문학자라고 답하면 많이 듣는 말이 있다. 바로 ‘나도 한때 우주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공부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누구나 우주에 관한 관심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난 정확히 5살 때부터 천문학자를 꿈꿨다. 당시 주재원으로 파견되신 부친을 따라 미국 뉴저지에 3년간 살면서 어린이들을 위한 우주 관련 서적을 많이 접하게 된 것이 꿈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확신한다. →향후 연구 계획은 무엇이고 진로는 어떠한지 이번 연구로 연구팀의 업적이 인정돼 허블을 이용한 연구 프로젝트가 몇 가지 채택됐다. (허블을 이용하려면 논문에 가까운 지원서를 작성해 8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채택돼야 한다.) 현재 연구 중인 내용은 가까운 은하들의 고유운동을 통해 은하 형성과 진화 역사를 규명하는 일이다. 여기서 사용하는 기술은 안드로메다 연구에서 사용했던 기술과 거의 같다. STScI에서는 계약이 4~5년으로 정해져 있고 앞으로는 좋은 연구원이나 대학교로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지원할 예정이다. 직업적인 꿈 외에도 천문학자로서 이루고 싶은 꿈들이 있다. 우주라고 하면 일반인들이 막연하게 신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대중에게 좀 더 구체적으로 천문학에 대해 알리고 싶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했다. 특히 이를 위해 언젠가 강연도 하고 책을 쓰고 싶기도 하다. →천문학자가 꿈인 이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한다 지금은 한국에도 좋은 (천문학 관련) 책이 넘쳐나고 있다. 그만큼 훌륭한 천문학자도 많고 사회적인 분위기도 이전의 ‘춥고 배고픈 학문’이라는 선입견보다는 차세대를 주도할 학문이라는 긍정적 면이 두드러지는 방향으로 가기 때문인 듯하다. 천문학자가 되는 길은 과학과 적성이 맞는다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그러나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어떤 유혹이나 역경에도 그 꿈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천문학을 할 정도의 열정이 있는 사람 중에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다른 분야로 간 경우를 자주 봤다. 막연한 동경과 신비로움 때문에 꿈이 생겼다면 책이나 다른 자료들을 통해 그 꿈을 구체화해가는 것이 좋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해커집단 ‘어나니머스’, 소아성애자들에 전쟁 선포

    해커집단 ‘어나니머스’, 소아성애자들에 전쟁 선포

    국제적으로 유명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가 이번엔 아동포르노를 유포하고 공유하는 소아성애자들에게 전쟁을 선포하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이 해커집단은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와 트위터를 통해 소아성애자들의 웹사이트를 공격하기로 결정, 작전명 ‘오퍼레이션 페도쳇’(Operation PedoChat)을 발표했다. 여기서 페도(Pedo)는 소아성애자(Paedophile)를 뜻한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해커집단의 회원으로 보이는 한 인물이 “최근 채팅과 사진 등을 공유하는 소아성애자들을 위한 웹사이트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새로운 캠페인을 벌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어나니머스는 그 전염병(소아성애를 지칭)을 인터넷에서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우리의 지지자들을 위해, 인류를 위해, 그리고 우리 자신의 유희를 위해 이 같은 사이트를 철저히 파괴해 인터넷에서 추방하겠다.”고 덧붙였다. 어나니머스는 지난해 10월에도 ‘오퍼레이션 다크넷’(Operation Darknet)이라는 작전명으로, 아동 성적학대자들이 운영하는 40여 개의 웹사이트를 폐쇄했다고 주장하며 약 190개의 IP주소를 인터넷상에 공개한 바 있다. 소아성애자 사이트는 일반적으로 인터넷 사용자가 쉽게 볼 수 없는 곳에 숨겨놓은 경우가 많아 이번 어나니머스의 공표는 이들 사이트에 대해 매우 철저하게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어나니머스 측은 “이번 작전을 단기간에 완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 세계 우리 회원들이 이 일에 참여해 소아성애자에 대한 정보는 수집,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소식에 대해 네티즌들은 “힘내라, 어나니머스!”, “정부는 그들을 고용해라.”, “이번 행동을 지지한다.” 등의 호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유튜브)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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