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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능·부패 관료 퇴진” 거리로 나온 中 노동자들

    “무능·부패 관료 퇴진” 거리로 나온 中 노동자들

    파업 5년 새 16배 늘어 2944건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 기간에 노동자들이 봉기했다. 중국 정부는 석탄·철강 등 낙후 산업 노동자들을 해고 또는 이직시키고 노동법 개정을 통한 노동시장 유연화 조치를 단행할 예정이어서 노동자들의 대정부 투쟁이 폭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헤이룽장성 솽야산시 탄광 노동자 수만명은 지난 주말 임금 체불 해결과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철도를 점거하기도 했다. “노동자에게 밥을 달라”, “무능·부패 관료 퇴진하라” 등 중국 시위에서 보기 드문 대정부 투쟁 구호도 나왔다. 당국은 지난 14일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해 강제 진압했다. SCMP는 “이번 시위가 양회 기간에 조직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양회 기간에 석탄·철강 산업에서 180만명을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혔다. 특히 지난 6일 헤이룽장성 루하오(陸昊) 성장이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2∼3년 동안 성 정부 산하 석탄 기업인 룽메이의 노동자 5만명을 구조조정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월급을 한 푼이라도 적게 받은 노동자는 없다”고 밝히자, 노동자들이 “거짓말 마라”며 거리로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룽메이 노동자들은 지난 6개월 동안 임금을 받지 못했다.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루 성장은 “잘못된 보고를 받아 말을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 샤오야칭(肖亞慶) 주임(장관)도 기자회견을 열어 “1990년대와 같은 대규모 해고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은 서구의 신자유주의처럼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산업 체계 개편은 국유기업 민영화와 해고 자유화의 길을 연 미국의 ‘레이거노믹스’를 빼닮았다”고 분석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재정부장은 전인대에서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노동계약법을 개정해 기업에 해고의 자유를 주겠다”고 주장했다. 노동자 보호를 우선시했던 정부의 원칙을 뒤엎는 발언이었다. BBC 중문망은 “산업 조정과 노동시장 유연화가 본격화하면 노동쟁의가 중국을 뒤흔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중국 노조통신’에 따르면 2011년 185건에 불과했던 중국 노동자 파업은 2015년 2944건으로 급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中, 넘쳐나는 ‘시빠’(시진핑빠)들을 어찌하오리까?

    中, 넘쳐나는 ‘시빠’(시진핑빠)들을 어찌하오리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과거 마오쩌둥(毛澤東)에 비견될 만큼 공고한 리더십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한 당 간부들의 ‘도를 넘은’ 지도자 찬양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15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쉬서우성(徐守盛) 후난(湖南)성 당서기는 지난 8일 시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후난(湖南)성 대표단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업무보고를 하는 틈틈히 각종 미사여구로 시 주석을 칭송하며 ‘눈도장’ 찍기에 열을 올렸다.  쉬 서기는 “시 주석의 강력한 영도가 복잡한 형세에서 정치적 참신함과 전략적 안정을 유지하는 주춧돌이 되고 있다”, “총서기의 ‘치국이정’(治國理政·국가통치)에 대한 새이념, 새사상, 새전략은 우리를 정확하게 앞으로 이끈다”며 남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추켜 세웠다.  여기까진 그럭저럭 들어줄 만 했다. 하지만 “민간에서 회자되고 있다는” 시 주석 찬양가까지 소개하자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쉬 서기는 “시 주석이 2013년 11월 후난성 묘족 자치마을인 스바둥(十八洞)촌을 시찰한 뒤 불과 2년 만에 이 마을 136개 가구가 모두 빈곤에서 벗어났다”면서 “현재 이 지역에서는 시 주석의 빈곤 구제 노력을 담은 ‘당신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노래가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바둥촌 마을 사람들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이 노래는 시 주석 방문 당시 묘족 할머니와의 대화가 소재가 됐다.  시 주석은 텔레비전조차 없는 한 할머니의 집을 찾았는데, 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 할머니는 “당신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물었다. 이때 시 주석은 할머니를 ‘큰 누님’이라고 부르며 자신을 ‘인민의 심부름꾼’이라고 소개했다. 이 노래는 후난TV가 올해 춘제(春節·중국의 설) 특집 TV 프로그램에서 방영하면서 지역에 널리 알려졌다.  중국 일부 누리꾼들은 국영 방송국이 그런 노래를 대대적으로 선전한 것은 사회주의에서 경계하는 개인 숭배 요소가 적지 않고, 심지어 당서기가 이를 시 주석 본인 앞에서 소개한 것은 ‘아첨’에 가깝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에 후난TV가 매일같이 ‘당신을 어떻게 불러야할지 모르겠어요’를 틀어대고 있다고 비꼬았고, 또 다른 누리꾼은 “시 주석이 노래를 들으면 부끄러움증에 걸리지 않을까? 난 수치스럽다”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최근 전인대에서는 시 주석 배지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가 마오쩌둥, 덩샤오핑(鄧小平)과 같은 반열의 ‘핵심지도자’로 부상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시진핑 키워드로 꼽힌 ‘화장실 혁명’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시진핑 키워드로 꼽힌 ‘화장실 혁명’

    자연경관이 수려하기로 유명한 중국 윈난성(云南省)을 여행할 때였다. 함께 여행하던 친구가 길거리의 공중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온 뒤 ‘소감’을 밝히길, “취두부 느낌이 난다”고 했다. 소금에 절여 삭힌 취두부의 냄새는 고약하기로 유명하다. 그야말로 끔찍했다는 소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일명 ‘취두부 느낌의 화장실’ 상당수가 철거되긴 했지만, 중국의 화장실은 여전히 개혁 대상이다. 최근에는 아예 ‘화장실 혁명’(?所革命)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초 공식석상에서 언급하면서 ‘시진핑 키워드’로 꼽힌 이후 최근까지도 연일 관련 기사가 생산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왜, 굳이, 개혁의 대상이 화장실이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관광산업 걸림돌 제거다. ●문·칸막이 없는 화장실은 관광 사업 ‘장애물’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외국 관광객 유치에 힘써 온 중국 입장에서, 화장실은 장애물 중 하나였다. 문이나 칸막이가 없는 것은 예사, 긴 도랑으로 배설물이 흘러가는 ‘레전드급 화장실’은 여전히 중국 화장실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현지에서는 중국이 주요 2개국(G2)대열에 들어선 만큼 전반적인 국가 이미지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를 ‘관광 화장실 혁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 국무원신문판공실이 운영하는 뉴스사이트인 중국망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관광객 비중이 높은 중국 남부 하이난성(海南省)의 경우 ‘스산우’(十三五·2016~2020년 중국 중장기 경제전략을 담은 ‘13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총 1305개의 화장실을 새로 짓거나 보수해야 하는 임무가 생겼다. 당장 2017년까지 새로 건축되거나 개·보수되어야 할 화장실에 투입되는 자금만 4억 650만 위안(약 755억 원)이다. 하이난성이 실행해야 할 ‘화장실 혁명 4대 행동’은 ▲용지확보 및 용수(用水), 전기 문제 해결 등을 포함한 ‘건설 행동’ ▲관광객 편의 확보 및 만족도를 높이는 ‘기술 혁신 행동’ ▲국가 표준에 의거해 A급 화장실 유지를 위한 ‘관리 행동’ ▲사용자의 의식 개선을 위한 ‘문명 향상 행동’ 등이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과 행정적 지침을 총동원해 ‘후진국 화장실’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본격적인 중국의 노력은 시진핑 주석의 키워드 발표 이후부터 시작됐지만, 일부 도시에서는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부터 화장실에 공을 들여왔다. ●대리석 바닥·옥 장식 천장 ‘초호화 화장실’ 등장 2009년,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정부는 마치 금빛 황궁을 연상케 하는 초호화 공중화장실을 세웠다. ‘서유기’의 한 대목을 그린 18폭짜리 그림도 눈길을 사로잡았고, 바닥에는 최고급 대리석을, 문에는 금박을, 천장은 옥으로 장식했다. ‘6성급 화장실’이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로 화려한 이곳을 짓는데 시 정부가 쓴 돈은 무려 800만 위안(약 15억원)에 달한다. 규모도 무시할 수 없다. 2007년 쓰촨성 충칭시에는 1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3000㎡(약 910평) 규모의 화장실이 등장한 바 있다. 충칭시는 당시 이곳을 ‘세계 최대 화장실’로 기네스기록 등재 신청을 요청했지만 현지에서는 “이런 것이 과연 자랑스러운 기록인가” 등의 의문과 비난이 제기되면서 등재가 무산되기도 했다. 초호화·대규모 화장실이 등장하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했다. 2009년 장쑤성 난징시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공자의 사당 내부에 40만 위안(약 7500만원)을 들여 호화 화장실을 만들었다. 내부에는 화려한 인테리어는 물론 에어컨과 대형 텔레비전, 고급 의자 등이 구비돼 있어 오픈 당시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 화장실의 ‘생명’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용객들이 고가의 화장실 장식품을 하나둘 가져가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2011년 말에는 화장실 유리창까지 도둑맞자 시 당국은 결국 화장실 철거를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화장실 혁명의 가장 크고 어려운 과제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즉 사용자의 의식 혁명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간 일부 중국인들의 비위생적이고 무개념적인 화장실 사용 백태는 전 세계인들의 비난과 웃음거리가 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최근 등장한 것이 바로 충칭시 대로변에 세워진 공개 화장실이다. 밀폐된 공간 내에서의 비문명적인 행동을 규제하기 위해 등장한 이 화장실은 허리부터 허벅지까지 가려주는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 볼일을 봐야 한다. 불가피하게 여성은 사용할 수 없으며, 거리 미관을 위해 다양한 컬러의 무늬까지 칠해 놓았다. 중국 국가여유국(관광청)은 공중화장실을 몰상식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불시에 공중화장실을 급습해 적발하고 과태료를 물게 한다는 계획인데, 문제는 ‘범행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일’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프랑스의 대문호인 빅토르 위고는 대표작 ‘레미제라블’에서 “인류의 역사는 곧 화장실의 역사다” 라고 했다. 국가를 막론하고 지저분한 화장실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해왔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의 건강과 위생을 위해서라도, 중국의 화장실 혁명이 실효를 거두고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길 기대해본다.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판다’가 왔다/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판다’가 왔다/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전 세계적으로 16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 위기 판다(熊猫)가 지난 3일 한국에 왔다. 2014년 7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선물하기로 약속했었다. 암컷 ‘아이바오’(愛寶), 수컷 ‘러바오’(寶) 한 쌍이다. 각각 ‘사랑스러운 보물’, ‘기쁨을 주는 보물’이라는 의미다. 작년에만 왔어도 더 큰 환영을 받았을 것이다. 비록 올해 들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해 양국관계가 다소 침체되었지만 판다로 인해 오히려 회복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판다는 중국 외교의 홍보대사다. 판다는 국가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공공외교에 기여한다. 강압적 외교와 군사적 압박의 하드파워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 ‘판다 외교’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다. 판다의 매력은 치명적이다. 매력을 발산해 상대에게 끌리게 하는 소프트파워 기능을 가진다. 외모가 귀여워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이들이 보채면 부모들은 판다를 보러 가야 한다. 판다를 좋아하면 판다의 고향 나라에도 호감을 느끼게 된다. 판다는 중국의 개혁·개방에도 기여했다. 미·중 간 국교수립에 핑퐁외교와 함께 판다외교도 있었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판다를 미국에 선물했다. 중국이 개혁·개방하기 이전 시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할 때 ‘대나무(竹)의 장막’이라 한다. 그 대나무를 좋아하는 것이 판다다. 개혁의 설계사 덩샤오핑이 생전에 즐겨 피웠던 담배가 판다다. 죽의 장막을 거둬낸 덩샤오핑에게 영감을 준 것이 판다였나 보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3’가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제3편은 주인공 판다 ‘포’가 악당 ‘카이’에 맞서 마을을 지키는 내용이다. 영화는 철학적인 질문 ‘나는 누구인가’를 묻고 있는데 사실상 ‘중국은 누구인가’를 묻는 듯했다. 중국은 강대국이 될 준비가 되었는지 스스로 묻고, 미국엔 신형대국관계를 같이할지를 묻는 듯했다. 영화에서 누구를 가르쳐 본 적이 없는 주인공 ‘포’는 쿵후를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인다. 시 주석이 지도자로 등장한 이후 중국은 새로운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일대일로에서부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까지 중국이 이전에 가보지 않은 길이다. 시진핑 주석의 외모는 판다를 닮았다. 얼굴이 둥글고 체구도 푸근하다. 그러나 눈매의 검은 부위를 지우면 부드러움 속에 강인함과 날카로움이 숨어 있다. 지금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양회에서 중국 정부가 정책적 문제점을 숨기기보다 인정하는 모습은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자신감의 발로다. 시 주석은 반부패 캠페인으로 무소불위 권력자들을 추풍낙엽처럼 날려버렸다. 지난 수십 년간 하지 못했던 인민해방군 개혁을 불과 3년 만에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판다는 일반적으로 느리다. 평상시 조용하다. ‘만만디’(느리게)의 대명사다. 그러나 어떤 때는 전혀 느리지 않다. 덩치가 크고 힘도 세 결코 만만치 않다. 대나무를 주로 먹지만 어떤 때는 육식도 한다. 여전히 야생동물이다. 맹수인 ‘곰’의 DNA가 있다. 필요할 땐 쿵후도 한다. 공격성을 보일 때도 있다. 귀를 건드리면 화를 낸다. 귀는 ‘핵심이익’이다. 동중국해부터 남중국해까지 국익을 위해서는 거침이 없다. 중국은 판다를 아무한테나 안 준다. 키울 능력이 있어야 준다. 비용도 비싸지만 줄 필요성이 있는 국가에만 준다. 한국은 미국, 일본, 영국 등에 이어 14번째 보유국이 되었다. 중국의 주변 외교 정책인 친성혜용(親誠惠容·친밀, 성실, 혜택, 포용)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인 한국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중국에 한국은 ‘아이바오’, ‘러바오’인 것이다. 3월 말 미국에서 열리는 핵 정상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에 벌써 관심이 간다. 지난 3년 최상의 한·중 관계였고 최고의 파트너였던 두 지도자가 올해 초 북한발 위기 해소법과 관련하여 관계가 다소 소원해진 듯하다. 만나면 어떻게 어색함을 풀어야 할까? 판다로 시작해도 좋겠다. 경남 하동 청정지역의 최상급 대나무를 먹이면서 잘 키우겠노라고. 판다로 인해 사랑스럽고 기쁨을 나누는 한·중 관계로 거듭났으면 한다.
  • “내 시계는 7000만원” 올해도 ‘부자 양회’ 비난

    중국 최대 연례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 다음날인 지난 4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공상련) 소속 정협 위원들과 좌담회를 했다. 공상련은 중국의 대표적인 민간 경제인 단체로 시 주석이 기업인들과의 만남으로 양회를 시작하는 것은 이례적이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많은 부를 축적한 당신들의 발언이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회가 ‘부자 클럽’이라는 비난을 의식한 입단속이었다. 그러나 올해도 이 논란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좌담회에 참석했던 공상련 소속 정협 위원이 결국 사고를 쳤기 때문이다. 10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신화롄그룹 푸쥔 회장은 전날 정협 공상련 소조 토론회에서 중국이 내세울 대표 브랜드가 없는 현실을 개탄하며 38만 위안(약 7000만원)짜리 외국산 손목시계를 흔들었다. 그는 “이 시계가 38만 위안이다. 그런데 정말 그 가치를 하느냐? 우리 브랜드가 없으니 남의 브랜드를 사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푸 회장의 발언과 사진이 퍼지자 누리꾼들은 “양회가 특권 계층이 모여 꾸벅꾸벅 조는 곳임이 입증됐다”며 분개했다. 후난성 리링시 재정을 담당했던 관료 출신인 푸 회장의 재산은 700억 위안(약 13조원)이 넘는다. 경제지 차이신에 따르면 10억 달러 이상의 억만장자가 중국에 568명 있는데 이 중 전인대 대표가 57명, 정협 위원이 50명이나 된다. 107명의 재산을 합치면 3500억 달러(약 422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은 양회를 이권 획득의 장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어 정협과 전인대가 ‘부자 클럽’ ‘관상(官商)대표대회’로 전락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中정책 ‘바로미터’ 시진핑의 입… 올해는 대만 분열행동에 경고

    中정책 ‘바로미터’ 시진핑의 입… 올해는 대만 분열행동에 경고

    동선따라 中정책 방향 예측 가능… 매년 ‘경제 수도’ 상하이와 첫 회의 국방개혁 발언 후 군대개편 결실 중국의 최대 연례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정치협상회의) 기간에는 모든 국가 어젠다가 분출된다. 최고 지도부를 이루는 공산당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7명도 전인대 대표 자격으로 각종 대표단과 토론을 벌이며 안건을 심의한다. 특히 국가주석이 전인대 기간 어느 지역 대표단 회의에 참석해 무슨 말을 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서울신문은 9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취임한 2013년 이후 전인대에서 시 주석이 만난 지역 대표단을 조사하고 이 회의에서 나온 발언을 분석했다. 시 주석의 동선과 발언만 봐도 국가 정책의 방점이 어디에 찍혔는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매년 3월 5일 전인대 개막식에 참석해 총리의 업무보고를 청취한 뒤 곧바로 상하이 대표단과 만났다. 4년째 상하이 대표단과 첫 회의를 한 것은 그가 국가주석이기도 하지만 전인대 상하이 대표단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국가주석이 ‘경제 수도’인 상하이 대표단 소속인 것은 그만큼 경제를 중시한다는 뜻이다. 경제 발전과 개혁·개방 심화를 강조한 예년과 달리 시 주석은 올해 이 자리에서 “대만과 중국은 한 핏줄”이라면서 “대만의 독립 분열 행동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 초 대만 총통에 당선된 민진당 차이잉원 주석에 대한 경고를 전인대 일성으로 삼은 것이다. 시 주석은 집권 첫해인 2013년 전인대에서 시짱(티베트) 대표단을 네 번째 면담자로 선택해 티베트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시 주석이 상하이 대표단과의 회의로 전인대를 시작한다면 대미는 늘 인민해방군 대표단과 머리를 맞대는 것으로 장식한다.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기도 한 그가 군권을 틀어쥐고 있다는 점을 상징하는 회의다. 시 주석은 2013년 해방군 면담에서 “싸우면 이기는 강군”이란 화두를 꺼내 ‘군사굴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14년에 제시한 국방개혁은 최근의 군대 개편으로 결실을 맺었다. 시 주석이 2014년을 제외하고 매년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 대표단을 만난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과거 중국 공업 발전의 기관차였던 이 지역은 현재 경제성장률을 깎아 먹는 주범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3개 지역의 성장률이 2~3%에 불과해 항상 꼴찌를 다툰다. 시 주석은 지난 7일 헤이룽장성 대표들과 만나 “동북 부흥의 꿈을 절대 놓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지역과 맞닿은 북한과의 경협이 대북 제재로 여의치 않지만, 동북을 되살리지 않고서는 국가 발전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에는 후난성 대표단과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3년 전에 찾았던 후난성 산골마을의 수입이 얼마나 늘었는지와 당시 만난 처녀·총각들이 결혼을 했는지 등을 자세히 물으며 “빈곤 탈출의 과업을 하루빨리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 구이저우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처음으로 꺼낸 ‘탈빈’(脫貧·빈곤탈출)은 2020년 샤오캉(小康·중소득 수준의 복지)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는 중국의 최대 현안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집 판매 ‘봄바람’… 이유 있는 돌풍

    시집 판매 ‘봄바람’… 이유 있는 돌풍

    전년 대비 판매량 24.8% 올라 이례적 “시인 정신에 감동한 청년들 위로받아” ‘출판계 동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 지난 2월 중순부터 시집을 진열하는 장소는 베스트셀러 진열대 앞, 계산대 옆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곳으로 바뀌었다. 시집이 교보문고의 노른자위를 차지한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1년간 교보문고 시 분야 판매량은 전년 대비 24.8%(8일 기준)나 뛰었다. 소설 분야 판매량이 같은 기간 -16.5% 급락한 것에 대비되는 경이로운 성장세다. 장정업 교보문고 광화문점 문학 담당 MD는 “요즘 쉽게 읽을 수 있는 SNS 시부터 초판본 시 등 문학에서도 시집에 대한 수요가 높아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동선에 맞춰 시집 매대를 옮겼다”고 말했다. 시집 판매 신장세는 초판본, SNS 시, 시 필사 책들에 힘입은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최근 1년간 교보문고 시집 베스트셀러 톱10 목록을 보면 요즘 독자들의 시 소비 풍속도가 뚜렷이 드러난다. 특히 초판본 바람이 거세다. 1인 출판사 소와다리에서 지난달 9일 출간한 윤동주 시인의 1955년판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한 달만에 15만부가 팔려나갔다. 소와다리에서 낸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백석의 ‘사슴’도 각각 10만부, 2만 5000부 팔렸다. 소와다리는 앞으로 그여름 출판사와 함께 다른 시인들의 초판본도 공동 기획해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그여름 출판사는 지난 4일 정지용의 ‘향수’ 초판본을 출간해 1쇄(2000부)를 모두 소진한 데 이어 이달 말에는 김영랑, 이육사 시집을 나란히 펴낼 예정이다. 김이연 그여름 출판사 대표는 “처음에는 복고풍의 예쁜 표지 때문에 젊은 층들만 소장 욕구를 갖고 찾는 게 아닌가 했는데 독자들과 소통하다 보니 초판본을 시인의 정신이 그대로 녹아 있는 원형으로 보고 큰 감동을 느낀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어려운 한자어에 따로 주석을 달지 않는데 젊은이들이 한자 공부까지 하면서 옛 시어를 읽으려는 걸 보면서 ‘시의 힘이 세구나’ 하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불고 있는 ‘필사 열풍’도 시집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확인된다. 5위에 오른 김용택 시인의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시인이 직접 고른 101편의 시를 감상하고 써볼 수 있도록 한 책으로 시 필사 바람을 이끈 책이다. 필사 책들은 현재 시중에 40종 넘게 나와 있을 정도로 독자들의 반응을 꾸준히 얻고 있다. 예담 출판사와 시 필사 책 3종을 함께 기획한 김용택 시인은 시 필사의 의미를 ‘위안과 희망’이라고 짚었다. “라디오를 들으니까 사는 게 힘들고 어렵다는 사람이 많대요. 좋은 시란 순결하고 순정한 영혼이잖아요. 그래서 삶이 힘든 사람들에게 시를 따라 쓰면서 삶의 순정함을 되살리게 하고 가느다란 희망을 쥐여주자, 시를 통해 위로를 받으며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게 해주자 한 거죠.”(김용택 시인) SNS 시인들의 시집도 톱10 가운데 하상욱 시인의 ‘시 읽는 밤: 시 밤’(4위)과 ‘서울 시’(9위), 최대호 시인의 ‘읽어보시집’(7위) 등 3종이나 오를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가 읽히지 않는 시대’라는 자조가 늘 존재하는 시단에서는 시가 대중적으로 많이 읽히는 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창비의 시 팟캐스트 ‘시시한 시다방’ 프로듀서인 박준 시인은 “미학적이고 예술적인 시도 중요하지만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왔던 대학가 낙서 시나 원태연 등의 하이틴 시, 최근의 SNS 시들은 문학 독자 외에 일반 대중 독자들까지 시와 문학을 친근하게 접하게 한다. 늘 사람들 곁에 자리하고 있는 게 시라는 장르의 미덕인 만큼 시가 어떤 형태로든 많이 향유되는 건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짝’ 하는 판매 신장세가 우리 시단을 실질적으로 풍요롭게 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조재룡 문학평론가(고려대 불문과 교수)는 “시집이 많이 팔리는 건 긍정적이나 초판본 시집은 마케팅의 승리, 일회성 이벤트로 보여져 허수가 많다. 하지만 1970년대의 서정적인 정서를 갖고 쓰는 박준이나 황인찬, 황병승, 이제니, 김경주 등 쉽지 않은 시를 쓰는 젊은 시인들의 시도 대중들에게 고르게 선택받는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세돌vs알파고 오늘 ‘세기의 대결’] 자가학습 통해 더 강해진 알파고… 패싸움·초읽기 능력 최대 관심

    알파고의 실력 오늘 윤곽 나올 듯 ‘승리 0%’ 불계패 나올지도 촉각 中 녜웨이핑 “이세돌 100% 승리” 이세돌(33) 9단과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의 대결은 컴퓨터가 인간의 두뇌를 넘어설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다. 바둑계에서는 이 9단이 우세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자가 학습을 통해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거듭한 알파고에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김찬우(6단) AI바둑 대표는 “이번 승부는 창(이세돌)과 방패(알파고)의 대결”이라며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이 9단의 능력이 알파고의 균형감각을 무너뜨릴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알파고가 지난해 10월 유럽 챔피언 판후이를 이긴 후 자가 학습을 통해 얼마나 더 강해졌을지도 관심사다. 이 9단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알파고의 작년 실력은 나와 대국할 실력이 아니었다”고 진단했지만, 구글은 “알파고가 자가 학습으로 더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생성해 실력이 부쩍 향상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프로 바둑 기사의 대국처럼 불계(不計)패가 나올 것인지, 알파고의 패싸움과 초읽기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알파고는 대국 중 바둑판에 돌이 놓일 때마다 다음에는 어떤 위치에 돌을 놓아야 하는지, 그 돌을 놓았을 때 승률이 어떻게 되는지를 계산할 수 있다. 따라서 계산에 따라 자신의 승리 가능성이 0%로 판단되면 집을 계산하지 않고 돌을 던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수읽기에서 누가 유리할까도 관심사다. 대국 시간은 각자 제한시간 2시간과 1분 초읽기 3회씩이 주어지는데 수읽기에 있어 계산 속도가 빠른 알파고가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컴퓨터라고 해서 무조건 수읽기가 빠른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컴퓨터 특성상 사람보다 더 많은 경우의 수를 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알파고의 실력은 9일 첫 번째 대결에서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5국의 심판을 맡은 이다혜 4단은 “이 9단이 5전 전승을 장담할 수 있을 것인지는 첫 대국에서 그림이 나올 것”이라며 “알파고가 프로급임은 틀림없지만, 실력이 구체적으로 어떤지, 계산력과 수읽기에 있어 장점이 어느 정도인지, 변칙을 잘 알지 못한다는 단점은 어느 정도인지가 첫 대국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중국바둑협회 부주석 겸 기술위원회 주임인 녜웨이핑 9단은 8일 중국 텅쉰(騰迅)과기망과의 인터뷰에서 “컴퓨터는 선택과 판단의 문제에서 극복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 기계가 인간의 바둑 대결에서 이길 확률은 1%도 되지 않는다”며 “9일 대국에서는 이 9단이 100%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중국은 왜 ‘호화 화장실’에 집착할까?

    [송혜민의 월드why] 중국은 왜 ‘호화 화장실’에 집착할까?

    자연경관이 수려하기로 유명한 중국 윈난성(云南省)을 여행할 때의 일이었다. 함께 여행하던 친구가 길거리의 공중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온 뒤 ‘소감’을 밝히길, “취두부 느낌이 난다”고 했다. 소금에 절여 삭힌 취두부의 냄새는 고약하기로 유명하다. 그야말로 끔찍했다는 소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일명 ‘취두부 느낌의 화장실’ 상당수가 철거되긴 했지만, 중국의 화장실은 여전히 개혁해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아예 ‘화장실 혁명’(厕所革命)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초 공식석상에서 언급하면서 ‘시진핑 키워드’로 꼽힌 이후 최근까지도 연일 관련 기사가 생산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왜, 굳이, 개혁의 대상이 화장실이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관광산업 걸림돌 제거다.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외국 관광객 유치에 힘써 온 중국 입장에서, 화장실은 장애물 중 하나였다. 문이나 칸막이가 없는 것은 예사, 긴 도랑으로 배설물이 흘러가는 ‘레전드 급 화장실’은 여전히 중국 화장실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현지에서는 중국이 G2대열에 들어선 만큼 전반적인 국가 이미지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를 ‘관광 화장실 혁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 국무원신문판공실이 운영하는 뉴스사이트인 중국망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관광객 비중이 높은 중국 남부 하이난성(海南省)의 경우 ‘스산우’(十三五·2016~2020년까지 중국 중장기 경제전략을 담은 ‘13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총 1305개의 화장실을 새로 짓거나 보수해야 하는 임무가 생겼다. 새로 짓는 화장실이 총 732개, 개조해야 하는 화장실은 573개에 달한다. 당장 2017년까지 새로 건축되거나 개보수 되어야 할 화장실은 900여 개에 달하는데, 여기에 투입되는 자금만 4억 65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755억 원 규모다. 화장실이 3A, 2A, 1A 등으로 급이 나뉘어져 있다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하이난성이 실행해야 할 ‘화장실 혁명 4대 행동’은 ▲용지확보 및 용수(用水), 전기 문제 해결 등을 포함한 ‘건설 행동’ ▲관광객 편의 확보 및 만족도를 높이는 ‘기술 혁신 행동’ ▲국가 표준에 의거해 A급 화장실 유지를 위한 ‘관리 행동’ ▲사용자의 의식 개선을 위한 ‘문명 향상 행동’ 등이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과 행정적 지침을 총동원해 ‘후진국 화장실’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본격적인 중국의 노력은 시진핑 주석의 키워드 발표 이후부터 시작됐지만, 일부 도시에서는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부터 화장실에 공을 들여왔다. 화려한 것을 특히나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에 맞게 붉은색, 황금색 계열로 치장한 화장실이 속속 공개됐다. 2009년,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정부는 마치 금빛 황궁을 연상케 하는 초호화 공중화장실을 세웠다. ‘서유기’의 한 대목을 그린 18폭짜리 그림도 눈길을 사로잡았고, 바닥에는 최고급 대리석을, 문에는 금박을, 천장은 옥으로 장식했다. ‘6성급 화장실’이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로 화려한 이곳을 짓는데 시 정부가 쓴 돈은 무려 8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15억 원에 달한다. 규모도 무시할 수 없다. 2007년 쓰촨성 충칭시에는 1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3000㎡(약 910평) 규모의 화장실이 등장한 바 있다. 충칭시는 당시 이곳을 ‘세계 최대 화장실’로 기네스기록 등재 신청을 요청했지만 현지에서는 “이런 것이 과연 자랑스러운 기록인가” 등의 의문과 비난이 제기되면서 등재가 무산되기도 했다. 초호화·대규모 화장실이 등장하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했다. 2009년 장쑤성 난징시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공자의 사당 내부에 40만 위안(약 7500만원)을 들여 호화 화장실을 만들었다. 내부에는 화려한 인테리어는 물론 에어컨과 대형 텔레비전, 고급 의자 등이 구비돼 있어 오픈 당시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 화장실의 ‘생명’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용객들이 고가의 화장실 장식품을 하나 둘 가져가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2011년 말에는 화장실 유리창까지 도둑맞자 시 당국은 결국 화장실 철거를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화장실 혁명의 가장 크고 어려운 과제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즉 사용자의 의식 혁명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간 일부 중국인들의 비위생적이고 무개념적인 화장실 사용 백태가 전 세계인들의 비난과 웃음거리가 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화장실에서 생선을 손질하는 여성, 외국의 공항 화장실에서 버젓이 세면대에 발을 올리고 닦는 모습, 빨래를 하고 이를 공공장소에 걸어놓는 행동 등이 ‘인증샷’과 함께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이를 비난하는 내부 목소리도 커졌다. 그래서 최근 등장한 것이 바로 충칭시 대로변에 세워진 공개 화장실이다. 밀폐된 공간 내에서의 비문명적인 행동을 규제하기 위해 등장한 이 화장실은 허리부터 허벅지까지 가려주는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 볼일을 봐야 한다. 불가피하게 여성은 사용할 수 없으며, 거리 미관을 위해 다양한 컬러의 무늬까지 칠해 놓았다. 중국 국가여유국(관광청)은 공중화장실을 몰상식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불시에 공중화장실을 급습해 적발하고 과태료를 물게 한다는 계획인데, 문제는 ‘범행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일’이 녹록지 않다는데 있다. 프랑스의 대문호인 빅토르 위고는 대표작 ‘레미제라블’에서 “인류의 역사는 곧 화장실의 역사다” 라고 했다. 국가를 막론하고 지저분한 화장실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해왔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의 건강과 위생을 위해서라도, 중국의 화장실 혁명이 실효를 거두고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길 기대해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씨줄날줄] 중국과 ‘중진국의 함정’/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중국과 ‘중진국의 함정’/구본영 논설고문

    리커창 총리가 업무 보고 중 진땀을 흘리는 동안 박수 한번 안 친 시진핑 국가주석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그제 외신이 스케치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회의장에서의 중국 권부 1, 2인자의 표정이었다. 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등 양회(兩會)에 쏠린 세계인의 눈길을 끌 만한 스냅 사진이었다. 이들 5세대 지도부의 심각한 얼굴에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한 전망에 따른 불안감이 짙게 배어 있을 법하다. 이는 중국 정부가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 목표를 6.5∼7% 범위로 정한 데서도 짐작된다. 더구나 리 총리는 이날 “앞으로 5년은 ‘중진국 함정’을 극복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시기로 각종 모순과 위험이 뚜렷이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개혁·개방 이후 고성장을 구가해 온 중국이 실제로 ‘중진국의 함정’에 빠져든다면? 경제적으로는 시장화, 정치적으로는 1당 체제를 취해 온 중국 사회의 누적된 모순, 즉 도농·계층 간 양극화 문제 등이 일시에 분출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중진국의 함정은 2006년 세계은행이 공식화한 용어다. 경제발전 초기엔 순조롭게 성장하던 개발도상국이 중진국 수준에 이르러 성장이 장기간 정체하는 현상을 말한다. 20세기에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나라로는 일본과 아일랜드 정도가 꼽힌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많은 중남미국들과 포르투갈·그리스 등 일부 남유럽국들이 중진국의 덫에 걸린 전형적 사례로 꼽힌다. 한때 고성장하다가 포퓰리즘에 젖어들거나 반(反)세계화 노선을 밟으면서 1인당 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외려 뒷걸음치면서다. 2007년 1인당 2만 달러 돌파 후 금융위기 등으로 소득이 다시 떨어지자 중진국의 함정을 걱정했던 우리다. 2010년에 2만 달러대로 재진입하면서 그런 우려는 잦아들었으나, 아직 온전히 마음을 놓을 단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인당 소득 3만 달러가 대체로 선진국의 잣대로 통용된다. 하지만 우리는 십수년 동안 3만 달러의 벽에 막혀 있지 않나. 인구 5000만명이 넘는 나라 중 미국과 일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6개국은 벌써 3만 달러를 넘어섰는데…. 고성장기에 세계의 생산기지이자 시장이었던 중국의 위기가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일 순 없다. 중국 정부는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경기 부양뿐만 아니라 공세적 구조 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석탄·시멘트 등 공급 과잉 상태인 ‘강시(좀비)기업’을 구조조정하는 대신에 새로운 일자리 100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권은 중국 지도부의 그것처럼 위기의식을 공유하는 모습조차 안 보이니 사뭇 걱정스럽다. 총선을 앞두고 표밭 갈이에 쏟는 절반의 관심이라도 노동개혁 등 4대 부문 구조 개혁에 기울였으면 좋으련만….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시진핑의 진노? ‘北 경협 누락설’ 진실은

    시진핑의 진노? ‘北 경협 누락설’ 진실은

    중국 정부가 올해 중점 사업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보고하면서 북한과의 경제 협력 내용을 2년째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배경을 놓고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지난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배포된 중국 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사업 보고서와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에 관한 제13차 5개년 계획(13·5규획, 2016∼2020년)’ 초안 요강을 보면 “동북 지역에 러시아, 한국, 일본, 독일, 이스라엘과 중국과의 양자 합작 플랫폼을 설치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그러나 정작 지린·랴오닝·헤이룽장 등 동북 3성과 인접한 북한과의 협력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 핵실험에 화가 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에서 북한을 제외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2015년 전인대에 보고된 같은 문건들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역시 북한과의 협력 내용은 없었다. 이 때문에 ‘시진핑 진노에 의한 누락설’은 과장됐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가뜩이나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의지가 의심받고 있는데 전 세계가 주시하는 문건에 북한과의 합작을 굳이 넣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인대에서는 일부 대표는 시 주석 배지를 착용해 시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의 반열에 오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따르면 전인대에 참석한 티베트 대표단이 모두 역대 지도자 5명의 얼굴 사진을 모아놓은 배지와 시 주석 상반신 모습을 담은 배지 등 2개를 가슴에 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시 주석 배지가 등장한 것은 중국 공산당이 집단지도체제에서 1인 체제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거리 시위가 홍콩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외국 투자자들을 쫓아내고 있다”며 설 연휴 발생한 홍콩 시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인 장더장은 홍콩·마카오 공작소조 조장을 맡아 홍콩 정책을 주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올해 홍콩 전인대 대표들의 의자가 소파 대신 일반 의자로 바뀌어 주목을 끌고 있다.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홍콩 대표들은 늘 개별 탁자가 딸린 큰 소파에 앉는 특혜를 누렸지만, 올해에는 긴 직사각형 회의 탁자와 의자가 제공됐다. 전인대에 참석한 성과 직할시 서기 가운데 단연 산시성 당서기 왕루린(王儒林)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 최대 석탄 생산지인 산시성은 석탄 산업 구조조정으로 관련 업계 노동자 100만명을 당장 구조조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왕 서기는 “산시성 석탄 재고는 5076만t에 이르며 월급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대다수”라면서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중앙 정부가 큰 힘을 줘야 한다”고 읍소했다. 산시성은 그동안 부패 관료가 가장 많이 낙마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왕 서기는 “300여개의 공직이 여전히 비어 있다”면서 “전 부시장 한 명이 받은 뇌물액수가 9개 현(縣)정부의 재정수입을 모두 합한 금액을 초과하는가 하면 금융기관 당서기가 뇌물로 비행기를 구매하고 한국산 우유를 매일 공수해 마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리커창 “격전 치를 각오”… 과오 인정·구체 대안 제시

    과잉생산 해소·구조조정 등 ‘공급 측 개혁’ 역점적으로 추진 시진핑 “대만 독립 반대” 강조 중국 정부의 경제·사회·외교 정책이 1년 만에 확 바뀌었다. 서울신문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리커창 총리가 발표한 ‘2016년 정부 업무보고’와 지난해 업무보고를 비교한 결과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의 정책이 바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정부 보고는 예전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전년도의 과오와 불안정한 미래 전망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문건 작성을 주도한 국무원 연구실 샹둥(向東) 국장은 “총리가 1만 9000자를 일일이 관장했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두 번이나 중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경제가 어떤 상황이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낱낱이 밝히라는 게 주석과 총리의 주문이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2015년 업무보고의 ‘전년 업무 회고’에서는 안정적인 성장 등을 부각시켰으나 올해는 전년도 성과는 물론 양쯔강 유람선 참사와 톈진항 폭발 사고를 뼈아픈 과오로 명시했다. 리 총리는 2016년을 전망하면서 “누적된 모순이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격전을 치를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업무보고 문건은 총 36페이지로 지난해보다 2페이지 늘었다.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의료 개혁의 핵심 목표로 ‘소아과 의사 양성’을 제시했는데, 소아과 병원 부족 현실을 인정하고 두 자녀 전면 허용에 따른 시급한 대책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고속성장에 대한 미련을 확실히 버리겠다는 의지도 곳곳에서 읽혔다. 21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5~7%’로 구간 설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무역증가 목표치는 아예 제시하지도 않았다. 지난해 무역액이 7% 감소했기 때문에 실현 불가능한 목표는 세우지 않겠다는 뜻이다. 불안한 주식 시장을 반영해 지난해 예고했던 주식발행등록제도도 백지화했다. 기업공개(IPO) 시 심사제를 등록제로 전환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자본시장 건전화 방안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올해 처음 등장한 ‘공급 측 개혁’이다. 과잉생산 해소, 좀비기업 퇴출, 노동자 구조조정 및 재배치, 서비스 공급 확대, 국유기업 구조조정 및 소유제도 변경 등이 6페이지에 걸쳐 소개됐다. 공급 측 개혁의 재원은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올해 제시된 재정적자폭 3%는 1976년 이후 최고치로 적자액이 무려 2조 1800억 위안(약 404조원)이 될 전망이다. 재정적자로 확보한 국고는 감세 등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데 주로 쓰인다. 중국은 올해 5월부터 법인과 개인의 영업세를 부가가치세로 전환해 세율을 깎아 준다. 정부 업무보고 문건에 ‘사회관리 강화’가 등장한 것은 통제의 고삐를 더욱 죄겠다는 뜻이다. 문화 분야의 경우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인민이 문화발전 성과를 보다 많이 향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으나 올해는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을 육성하고 애국주의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립 성향이 강한 민진당이 정권을 잡은 대만에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해 문건에서는 대만 독립 반대와 동시에 협상과 대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양안 정상회담도 열렸다. 하지만 올해 문건은 “대만 독립 분열 활동을 결연히 억제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시 주석은 상하이 전인대 대표들과 만나 “대만의 정국(정권)이 바뀌었더라도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어떤 형태의 독립 분열 책동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한·미, 北 핵심시설 700곳 선제타격 훈련

    한·미, 北 핵심시설 700곳 선제타격 훈련

    美 핵항공모함·핵잠수함 참가…평양 점령·北정권 붕괴 점검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서 7일부터 역대 최대 규모의 ‘키리졸브’ 군사연습과 독수리훈련에 돌입한다. 이번 한·미 연합 훈련은 미군 증원 전력과 첨단 무기의 신속한 전개 이외에도 북한의 도발 징후가 보이면 선제 타격할 700여개 핵심 시설을 검증하는 절차가 포함돼 북한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이어 갈 전망이다. 6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한·미연합군은 다음달 30일까지 진행될 이번 훈련에 한국군 30만여명과 미군 1만 7000여명 이외에도 핵 추진 항공모함, 핵 추진 잠수함 등의 장비를 대거 동원한다. 특히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로 진행되는 키리졸브 연습은 지난해 양국이 서명한 ‘작전계획 5015’와 ‘4D 작전’ 개념 등에 따라 북한 핵과 미사일을 선제 타격하는 한편 한·미 연합 기동부대가 항공력 지원을 바탕으로 평양을 점령하고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는 시나리오로 진행된다. 이는 북한군이 공격하면 미리 정해진 전선까지 후퇴한 뒤 반격한다는 기존 작전 계획보다 공세적이다. 특히 북한은 남한을 직접 위협하는 스커드(사거리 300~700㎞)와 노동(사거리 1300㎞) 미사일 등을 집중 배치해 놓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이를 통해 도발에 나설 징후가 확실하면 정밀 유도 무기 등으로 선제 타격할 ‘합동요격지점’(JDPI) 700여곳을 지난해 선정했고 이번 훈련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로 요격할 만한 곳인지 검증한 뒤 수정, 보완할 계획이다. 타격 대상에는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이외에도 방사포 진지, 핵·생물학 무기 등의 대량살상무기(WMD) 보관 시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평양 주석궁, 인민무력부 청사 등 북한군 지휘부가 포함돼 있다. 한·미는 통신 감청과 군사위성을 통해 북한군의 도발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타격 무기로는 국산 탄도미사일 ‘현무2’, 순항미사일 ‘현무3’, 슬램ER 공대지미사일, 미국의 잠수함 발사 토마호크미사일 등이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 해병대 1만여명이 북한 내륙 깊숙이 진격하는 내륙 작전도 강화할 것”이라며 “평양을 최단시일 내 점령하고 김정은 등 북한군 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 작전’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드라마까지 통제 나선 시진핑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시로 언론 통제의 고삐를 바짝 옥죄고 있는 중국이 드라마 통제에도 나섰다. 과도한 ‘엄숙주의’가 문화 콘텐츠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3일 중국 관영 인터넷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드라마 제작을 총괄하는 중국방송협회와 중국드라마제작산업협회는 드라마에 담겨서는 안 되는 내용을 총망라한 ‘드라마 내용 통칙’을 정해 지난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두 협회는 중국 민정부 산하 1급 법인으로 드라마 내용을 사실상 심의한다. 통칙에 따르면 앞으로 중국에서는 국가 종교정책을 위반하거나 폭력·도박·마약 내용이 담긴 드라마는 방영될 수 없다. 인민해방군, 무장경찰, 공안, 사법 기관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는 내용도 금지된다. 반동분자나 불법 사회세력을 영웅화하거나 사치스러운 생활을 선전하는 것, 환생·요술 등 봉건미신 사상도 드라마에 담아서는 안 된다. 특히 비정상적인 성관계, 동성애, 외도, 일탈적 사랑 등을 소재로 삼은 드라마는 강력 규제하기로 했다. 혁명 역사를 오락화해서도 안 되고 미성년자의 연애와 흡연·음주 장면도 규제 대상이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지난달 춘제(春節·설) 때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웹드라마 ‘상인’(上?·중독)을 퇴출시켰다. 10대 소년들의 동성애와 우정을 다룬 이 드라마는 하루 조회수가 1000만건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성적 소수자에 관한 독립 다큐멘터리 ‘마마 레인보우’도 웹사이트 업로드가 차단됐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9월 정치국 회의에서 문학·예술 분야 지침을 제정해 관리·통제를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시 주석은 “문예 종사자들이 인민과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에 중점을 두고 작품 활동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BBC 중문망은 “대대적인 콘텐츠 단속으로 중국 문예창작의 범위가 갈수록 협소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문화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드로 삐걱댄 한·중 ‘판다외교’ 통할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선물한 판다 암수 한 쌍이 3일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시험대에 올랐던 한·중 관계에 이들이 윤활유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판다를 외교에 적극 활용해 왔다. 쓰촨성 지역에 대부분 살고 있는 판다의 생태를 공동 연구한다는 명목이지만 정상 외교 차원에서 우호 관계를 다지기 위한 선물로 활용하는 게 대부분이라 ‘판다 외교’라는 말이 공공연히 쓰인다. 685년 당나라 측천무후가 일본 왕실에 판다 한 쌍을 준 것을 시초로 1972년 미·중 데탕트 같은 역사적 장면에도 판다 외교가 등장했다. 당시 마오쩌둥 주석이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 선물한 판다 한 쌍이 워싱턴 국립동물원에 등장하자 첫날에 2만명, 1년간 약 110만명의 관객이 다녀가 판다가 양국 관계 개선의 일등 공신으로 떠올랐다. 이번에 한국에 온 판다 한 쌍은 입국 시점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 직후라는 점에서 공교롭다.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를 공식화하자 중국이 강도 높게 반발하는 등 양국 사이엔 한때 긴장감이 흘렀다. 다음달 판다가 일반에 공개되기 시작하면 민간 차원에서 양국 관계를 개선하는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판다가 양국의 우호 관계를 상징하는 만큼 더 많은 관람객이 몰릴수록 중국에 대한 한국의 관심과 양국의 끈끈한 ‘관시’(관계)를 과시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또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 중 판다를 직접 보지 못한 사람들이 판다를 보기 위해 찾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일부 관광 효과도 기대된다. 중국이 안보리 결의 채택에 동의하고 전면적인 제재 이행을 천명하면서 안보리 논의 과정에서 생긴 한·중 간 갈등은 해소 국면에 있다. 하지만 사드 배치 문제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양국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랑·기쁨 주는 보배’… 2400㎞ 특별기 타고 온 中 판다

    ‘사랑·기쁨 주는 보배’… 2400㎞ 특별기 타고 온 中 판다

    차관급 마중·특별 무진동車 이동 “아이바오(愛寶·2)와 러바오(寶·3)를 환영합니다!” 중국 암수 판다 한 쌍이 3일 대한항공 지원 특별기를 타고 쓰촨(四川)성 판다기지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적응 기간을 거친 뒤 오는 4월 에버랜드가 약 200억원을 들여 조성한 3300㎡ 규모의 판다월드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이날 공항에서 열린 환영식에는 새누리당 이우현(경기 용인갑) 의원, 정연만 환경부 차관, 정찬민 용인시장, 삼성물산 김봉영 사장, 삼성 중국전략협력실 장원기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판다들은 2014년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을 때 우호의 상징으로 주기로 한 것이다. 국가 최고 수반의 선물인 만큼 받는 입장에서도 격을 맞춰 총리 등 최고위급이 마중 나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로 불편해진 양국 관계를 반영하듯 이날 환영식에는 정 차관이 나갔다. 환영식은 에버랜드 악단의 흥겨운 연주를 시작으로 우리 하차, 환영사, 실물 및 이름 공개 등의 순으로 약 1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판다의 새 이름은 에버랜드의 중국 이름인 아이바오러위안(愛寶園)을 인용해 각각 ‘사랑스러운 보배’를 의미하는 아이바오(암컷)와 ‘기쁨 주는 보배’라는 의미의 러바오(수컷)로 지었다. 원래 이름은 화니와 위안신이었다. 애교 많고 온순한 아이바오는 154㎝에 86.5㎏, 활발한 개구쟁이 러바오는 163㎝에 95㎏으로 몸집이 크다. 아이바오의 장기는 나무 위에서 낮잠자기다. 러바오는 물구나무서는 재주를 가졌다. 한 관계자는 “2400㎞에 걸친 비행이 힘들었는지 환영식 때 피곤해 보였다”면서 “특별 설계한 무진동차를 타고 에버랜드로 옮겨질 때는 우리에서 대나무잎을 먹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판다가 한국에 온 것은 1994년에 이어 두 번째다. 판다를 받은 국가는 판다보호기금을 명목으로 연 100만 달러(약 10억원)의 임대료를 내는데 한국에서는 판다를 보호하는 에버랜드가 지불한다. 에버랜드 측은 “판다의 새 이름은 판다가 사랑받고 기쁨을 주는 보물과 같은 존재가 되길 바라는 한·중 양국 국민들의 바람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대북 레버리지 높이는 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 채택 과정에서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변화한 북·러 관계를 고려해 우리 북핵 외교 전략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러시아는 북핵 6자 회담의 당사국이지만 그간 한반도 정세나 북핵 문제에 크게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며 안보리 등에서 북한과 관련된 문제는 중국에 보통 일임했고 미·중이 합의를 할 경우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식이었다. 이에 이번 안보리 논의 과정에서도 우리 정부는 한·미·일 공조를 중심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취했다. 중국을 설득하면 러시아는 따라온다는 경험칙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결의 채택 과정에서 러시아는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미·중이 합의한 초안에 ‘딴지’를 걸어 결의 채택을 늦추는가 싶더니 종내는 자국의 경제적 이익에 반한다며 제재 내용까지 수정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외교부 관계자는 “첫 번째 대북 제재인 1718호 결의 때부터 직전 2094호 결의까지 러시아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2년 블라디미르 푸틴의 3기 정부 출범 때부터 ‘신동방정책’을 추진해 동북아 지역 개발에 적극성을 보여 왔다. 특히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등극과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가 소원해지자 러시아는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이번 결의 채택 과정에서 러시아의 움직임을 단순히 심술궂은 ‘몽니’로만 볼 수 없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전문가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중국마저 돌아서 북한이 어려울 때 숨통을 틔워 주는 게 값싸게 대북 레버리지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북핵 외교에서도 러시아 등 대북 제재 실효성과 관련 있는 나라들에 대해 더욱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서울포토] 입국하는 자이언트 판다 한 쌍

    [서울포토] 입국하는 자이언트 판다 한 쌍

    3일 오후 인천공항화물청사에서 대한항공 카고 직원들이 대한항공 화물기편으로 도착한 판다 암수 한쌍을 하역하고 있다. 판다 암수 한 쌍은 이날 대한항공 특별기를 타고 중국 청두 국제공항을 출발해 오후 3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번 판다 선물은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14년 방한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자이언트 판다 한 쌍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이뤄졌다.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 [新국토기행] 경기 이천시

    [新국토기행] 경기 이천시

    대한민국 가운데 있는 경기 이천시는 쌀과 도자기의 고장이다. 동서 길이 27㎞, 남북 길이 36㎞. 남북으로 긴 표주박형을 이룬다. 광주산맥의 연장인 낮은 구릉이 이천시 전역에 산재해 있다. 구릉 사이를 남한강의 지류인 복하천·송곡천·청미천 등이 흘러 유역에 소규모 충적 평야가 발달했다. 토질이 비옥하고 수리시설이 잘 돼 있어 논농사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천 쌀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양질의 흙은 좋은 쌀뿐 아니라 도자기를 생산하는 근원이기도 하다. 전국의 도공들이 몰려들면서 전국 최대 규모의 도예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2010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공예 및 민속 예술분야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됐다. 도자기를 빚는 예술인들이 많이 살고, 도자 산업 전반에 대한 인프라가 잘 구성돼 있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천은 이외에도 산수유마을과 부래미마을 등 볼거리·먹거리·체험거리 등이 풍부하고 온천여행까지 곁들일 수 있어 수도권 웰빙 가족 여행지로 손색없다. >> 볼거리 ●4월 29일부터 서른 번째 도자기 축제 설봉공원은 이천 문화의 중심지로, 이천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설봉산 자락에 170만㎡ 규모로 조성했다. 해마다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이천도자기축제와 이천쌀문화축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도자기 축제는 올해로 ‘서른 돌’을 맞는 국내 최고의 도자기 축제이다. 올해는 오는 4월 29일부터 5월 22일까지 열린다.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축제 영상물을 제작해 홍보관에서 상영하고, 1950년대부터 2009년까지 제작한 대표 도자기 작품을 연대별로 전시할 예정이다. 이천쌀문화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016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축제 가운데 최우수 축제로 선정했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널찍한 설봉호수가 손님을 반긴다. 설봉호는 10만㎡의 면적에 둘레가 1.05㎞에 달해 호숫가 산책로를 따라 가벼운 운동과 나들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80m의 고사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쏘아 올리면 그 주위에 아름다운 무지개가 펼쳐진다. ●장우성 화백 예술혼 품은 시립월전미술관 설봉호수 인근에 있는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은 빼어난 디자인으로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2007년 개관한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은 근현대 한국화단의 산 역사로 전통의 맥을 이어 온 월전 장우성 화백의 대표작품과 화백이 평생 수집했던 국내외 고미술품 1532점을 중심으로 월전의 예술혼을 조명하고 있다. 미술관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학예실, 강좌실, 휴게실 등을 갖추고 있다. 1912년 여주에서 태어난 장 화백은 8살 때 이당(以堂) 김은호 문하로 한국화에 입문한 후 평생을 한국화에 헌신한 근대 한국화의 산 증인이며 문인화의 격조를 현대적으로 변용시켜 새로운 한국화의 경지를 개척해 온 한국화의 원로로 평가받고 있다. 월전미술관을 지나 산을 조금 오르면 신라의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영월암이 나온다. 보물 제822호로 지정된 영월암 마애여래입상은 고려 중기 작품으로 추정되고 이천시 향토유적 제3호로 지정된 석조광배 및 연화좌대는 통일신라 말이나 고려 초기작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자비엔날레 ‘심장’ 이천세라피아 설봉공원 안에 있는 이천세라피아는 세계도자비엔날레의 중심지이다. 이곳을 비롯한 여주, 광주 등지에서는 2년마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열린다. 지난해에는 74개국에서 참가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이천세라피아에서는 세계 유명 도예인들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공간과 마치 영화 촬영장 같은 미니 공원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세라피아 인근 이천도자전시판매장에서는 도예 작업을 하는 작가 200여명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국내 도자 전시장으로 최대 규모인 이곳에는 관상용 작품도자기와 멋진 다기 제품, 생활도자기와 각종 도자 인테리어 제품 등 수천여점이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전시장에서 50여m 떨어진 곳에는 도자기를 굽는 전통가마가 설치돼 있는데 실제로 이천의 도예가들이 이 가마에서 도자기를 굽는다. 도자기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가마에 장작을 넣으면서 불을 때는 과정을 관람객들이 직접 볼 수도 있다. ●도예마을 300여곳·가마 40개 전국 최대 이천은 한국 전통 도자문화의 맥을 이어 가는 중심지이다. 지금은 값싼 중국 도자기가 수입되면서 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도자기를 볼 수 있다. 이천시 사음동과 신둔면 수광리 일대에 300여개의 도예마을이 밀집해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이다. 전통가마도 40개가 넘는다. 이곳에는 40여개의 도자기 전시장과 함께 체험장도 곳곳에 있어 온 가족이 도자기 빚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도자문화의 전성기인 조선시대에는 인근 광주, 여주에 비해 세력이 약했지만 1950년대 이후 교통이 좋은 이곳으로 도공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도자 메카로 부상했다. 도로변에 성업 중인 가게에서는 도자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산수유 군락지에 관광객 年 20만명 찾아 백사면 도립리 경사리 송말리 일대에는 전국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산수유 군락지(16만 5000㎡)가 있다. 3월 말~4월 초에 노란 꽃망울을 터뜨린다. 마침 이때 이천산수유축제가 열려 해마다 20만명의 관광객들이 산수유 꽃을 감상하기 위해 몰려든다. 축제가 열리는 원적산 기슭 산수유마을은 100년 이상 산수유 고목 1만 7000여 그루에서 피어난 노란 산수유 꽃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이곳에 있는 반룡송(蟠龍松)도 유명하다. 하늘에 오르기 전에 땅에 서리고 있는 용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졌다. 천연기념물 제381호로 지정됐다. 신라 말기의 승려 도선(道詵)이 이곳에서 장차 난세를 구할 큰 인물이 태어날 것을 예언하며 심은 소나무 중 하나로 전해진다. ●농촌체험, 부래미마을에서 제대로 율면 부래미마을은 시골의 옛 모습과 전통이 남아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주민 대부분이 쌀을 비롯해 배, 복숭아, 고추 농사를 지어 생계를 이어 가고 있다. 해마다 수많은 도시민이 농촌체험을 위해 방문하는 농촌체험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인절미를 전통 방법으로 만들 수 있는 인절미 만들기 체험과 귤 따기 체험, 짚풀 공예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 600여년전부터 힐링 명소 ‘이천 온천’ 나른한 몸에 휴식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바로 온천을 찾으면 된다. 이천온천은 600여년 전 세종대왕 때부터 온천배미라고 불리어 온 곳으로 나트륨 함량이 많아 각종 피부질환, 피부미용, 신경통, 부인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가면에 있는 테르메덴과 시내권에 있는 미란다 스파플러스가 온천과 놀이를 겸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테르메덴은 숲으로 둘러싸인 산림욕장과 실내 바데풀, 야외 온천풀 등 대규모 바데풀을 갖춘 온천 리조트로 물놀이와 수치료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미란다 스파플러스는 원스톱 온천테마파크로 찜질방, 사우나, 노천탕 등 다양한 온천시설과 유수풀, 파도풀, 튜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놀이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먹거리 이천서만 볼 수 있는 ‘게걸무’… 최대 군락 ‘산수유’ ●조선시대 임금님 밥상 책임졌던 이천쌀 이천은 쌀 고장답게 쌀밥도 유명하다. 중부고속도로 서이천 나들목에서 3번 국도변 신둔면에 들어서면 임금님 진상미로 유명한 이천쌀 전문 식당들이 줄지어 있다. 이천쌀은 조선조 성종 때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했던 것으로 기록됐다. 또 조선시대 농서 행포에는 “이천에서 생산한 쌀이 좋다”고 기록돼 있다. 비결은 맛과 최고 품질이다. 이천쌀은 ‘추정’ 품종으로 아밀로스(19% 이하), 단백질(6% 이하) 등이 이상적으로 포함돼 있고 특히 옥타코사놀이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이천(利川)은 지명에 나와 있듯 물이 많은 고장으로 분지형이어서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오염원이 없고 일조시간과 일조량이 많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동숙기에는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커서 완전미 비율이 9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천쌀은 무기성분이 풍부한 지하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타 지역의 쌀보다 칼륨,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등 함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호원 복숭아, 차세대 특산물로 육성 이천은 복숭아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천을 비롯해 용인, 여주 등 경기 동부지역에서 재배하는 ‘장호원 황도’는 당도가 높고, 빛깔이 고운 데다 저장기간까지 긴 품종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다. 이천시는 황도를 비롯한 천중도, 미맥 등 품종의 복숭아 8000여t을 생산하는 등 지역 특산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1997년부터 매년 9월 복숭아 축제를 열고 있다. 복숭아 열량은 쌀, 보리 등의 20%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당분, 유기산, 비타민, 섬유소, 무기물 등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종합영양제로 꼽힌다. ●159개 산수유 농가에서 2만 3000㎏ 생산 백사면 5개 마을 159개 농가에서 2만 3000㎏의 산수유 열매를 생산하고 있다. 층층나무과의 낙엽교목인 산수유나무의 열매는 타원형의 핵과(核果)로서 처음에는 녹색이었다가 8~10월에 붉게 익는다. 육질은 술과 차, 한약 재료로 사용한다. 코르닌·모로니사이드·로가닌·탄닌·사포닌 등의 배당체와 포도주산·사과산·주석산 등의 유기산이 함유돼 있고 비타민 A와 다량의 당도 포함돼 있다. 특히 산수유의 가장 큰 약리작용으로는 허약한 콩팥의 생리기능 강화와 정력증강 효과가 꼽힌다. 이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산수유 불갈비 양념소스를 비롯해 산수유 차, 산수유 허브고추장 등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매운 맛 토종 무 ‘게걸무’ 피부미용 효과 게걸무는 목화밭이나 콩밭 사이에서 재배해 온 토종 무로 이천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다. 매운맛이 강하고, 껍질이 두꺼우며 육질이 단단한 게 특징이다. 일반 무나 순무에 비해 수분 함량은 낮은 반면, 단백질, 지방, 회분, 섬유소 함량이 높아 암, 황달, 치질,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름철에 입맛이 없을 때 입맛을 돋워 준다. 소금에 절여 땅에 묻었다가 겨울이 지난 후에 먹을 수 있는데 맛이 그만이다. 이천의 ‘돌댕이석촌골’에 가면 게걸무를 이용해 만든 걸무시래기밥을 맛볼 수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그래픽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서울포토] 판다 아이바오·러바오 입국

    [서울포토] 판다 아이바오·러바오 입국

    3일 인천공항화물청사로 도착한 판다가 밖을 보고 있다. 이날 도착한 암수 한 쌍 아이바오와 러바오(수컷)는 시진핀 주석이 지난 2014년 한중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선물이다.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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